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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힘든 말
마스다 미리 지음, 이영미 옮김 / 애니북스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하기 힘든
말]하기 힘든
말에 대한 통찰,
공감
가네.
쉬엄쉬엄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났다.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는 사실,
처음 접한다.
너무나 유명한 작가이기에 한 번쯤 읽고 싶었던
책이기도 하다.
그녀가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수필가인 것도
처음 알았다.
그녀의 작품이 인기가 많은 이유도 이제야 알았다고
할까.
시시콜콜하고 소소한 이야기지만 예리하게 집고
넘어가는 센스가 부담 없으면서도 미소를 짓게 한다.

하기 힘든 말이 뭐가 있을까.
살면서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
사노라면,
때로는 하고 싶은 말을 참기도
하고,
때로는 불같이 폭발하기도 하고,
때로는 잊고 살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 속 깊이 오래도록 삭히는 말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말,
누군가에게 손해를 끼칠 말,
누군가를 곤란하게 하는 말,
쑥스러운 말,
남이 알아듣지 못하는 말,
자기 생각을 그대로 나타내거나 고백의
말,
꺼내기 민망한 말,
직설적인 말,
솔직하게 말하기 싫을 때,
유행에 뒤떨어진 말,
아이들의 축약어 등일 것이다,

레스토랑에서 공짜로 주는 물이지만 자주 시킬 때면 ‘물 더 주세요.’
라는 말도 하기 힘든 말이 되는
건,
맞다.
그러다가 커피 한 잔을 더 시키거나 탄산수를 더
시킨 적도 있으니까.
식당에서 음식을 먹다가 마지막 남은 고기 한 점도
누가 먹어야 하느냐를 말하기 곤란할 수도 있다.
물론 지금은 예전보다 하기 힘든 말이 아닐 수도
있지만 반찬의 마지막 한 점을 남기는 건 동양 문화의 특징이 아닐까.
이젠 후식보다 디저트란 말이 더욱
익숙하고,
‘후식’이란 단어도 하기 힘든 말이 되고 있다.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이나 남이 이해하기 곤란한
말,
남에게 상처가 되는 말도 하기 힘든
말이다.
외래어가 난무하는 세상이기에 순 한국어가 하기 힘든 말이 되고 있다는 건
서글픈 현실이다.
십대들이 쓰는 게임 용어나 지나치게 줄인 말도
몰라서 하기 힘든 말이다.
말에 담긴 함축성,
암시성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말도 하기 힘든
말,
맞다.
저자의 말처럼,
평소 잘 쓰지 않는 말이 그 사람의 성격이나
취향,
인품을 더 잘 드러낼까.
매일 사용하는 말에 대한 마스다 미리의 통찰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지만 한 번쯤 우리의 언어생활을 되짚어 보게 한다.
하루 동안에 내뱉는 말을 모두 녹음한다면 나의 말
습관을 보다 정확히 알 수 있을 텐데.
한 번쯤 그렇게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