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7첩 반상 - 인류 최고 스승 7명이 말하는 삶의 맛
성소은 지음 / 판미동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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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7첩 반상]생각 밥상, 새콤 달콤 매콤한 양념은 없지만 단백하고 정갈한 맛이야!

 

 

잘 차려진 밥상이지만 낯익은 밥상은 아니다. 7첩의 경전 밥상이다. 분명 먹기만 하면 되는, 잘 차려진 밥상이지만 경전이 주는 무게 때문일까. 덥석 집어먹기엔 격식이 필요한 밥상 같아서 자꾸 멈칫하게 된다. 그럴 땐 일단 손이 가는대로 한 입 두 입 먹어보는 수밖에.

경전은 문자가 없던 시절, 종교 창시자의 계시나 그 행실을 기록한 책이다. 종교 서적이기도 하고 고전 중의 고전이기도 하다.

 

도마복음1945년 이집트의 나그함마디에서 발견된 나그함마디 문서가운데 하나다. 4복음서인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의 내용과 같은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다고 한다. 예수의 행적이나 죽음, 부활에 대한 언급 없이 오직 예수의 말씀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맹목적인 믿음이 아니라 깨달음을 강조하는 점이 4복음서와 차이점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추구하는 사람은 찾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야 합니다. 찾으면 혼란스러워지고, 혼란스러워지면 놀랄 것입니다. 그런 후에야 그는 모든 것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25)

구하는 사람은 찾을 것입니다. 열릴 것입니다.(26)

가난한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하늘나라가 여러분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 마음속에서 박해받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아버지를 진정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배고픈 사람은 행복합니다. 원하는 사람마다 그 때가 채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51)

 

행복을 찾는 과정이 더 행복하고, 약간의 결핍이 있는 삶이 감사와 행복을 누리게 한다. 파키스탄 같은 빈국이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도 그런 결핍이 주는 감사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설렘과 기대감, 호기심으로 가득한 1%가 부족한 상태에서도 인간은 행복할 수 있겠지. 행복은 다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숫타니파타는 초기 불교 경전으로 팔리어로 경의 모음이라는 뜻이다. 인도 마우리야 왕조의 3대 아소카왕 이전에 지어진 인간 붓다의 행적과 육성이 담긴 경전이다.

 

묶여 있지 않는 사슴이 숲속에서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방으로 돌아다니지 말고, 남을 해치려 들지 말고, 무엇이든 얻은 것으로 만족하고, 온갖 고난을 이겨 두려움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중략)

집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르지 말고, 벙어리도 되지 말라.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자제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78~80)

 

무소의 코 위에 우뚝 솟은 뿔은 출가수행자의 獨覺을 상징한다고 한다. 수행자의 흔들림 없이 정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흔들림 없이 용맹정진하기가 쉽지 않지만 혼자서 해내야 하는 인생살이기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고 싶다. 오늘도 흔들림 없이 씩씩하게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자.

 

인도 고전인 바가바드기타베다, 우파니샤드와 함께 힌두교 3대 경전의 하나다. 산스크리트어로 지극히 높은 사람’, ‘거룩한 자의 노래라는 뜻이다. 궁극적 실재인 브라만에 대한 가르침이자 요가(신에게 닿는 것)를 설하는 경전이다. 베다우파니샤드와 달리 모든 계층의 해탈 가능성을 인정하는 경전으로 마하트마 간디의 영적 지침서이었다.

 

그대에게 부여된 의무의 행위를 행하라.

행동은 행동이 없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행동이 없이는 그대 자신의 육신조차 부지하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집착함 없이 있으면서 언제나 행해야 될 행위를 하라.

집착 없이 행동을 함으로써 그는 가장 높은 것에 이르느니라. (170)

 

집착 없는 행동, 오늘 부여된 의무를 다하는 행동, 거침없이 당당하게 행동하는 오늘 하루가 되기를......

 

 

이 책은 불교 경전 가운데 가장 초기의 숫타니파타, 노자의 도덕경, 새로운 기독교 경전 도마복음, 중용, 한국불교의 소의 경전인 금강경, 인도 고전인 바가바드기타, 동학 천도교의 경전인 동경대전등 모두 7개의 경전으로 이루어진 경전 밥상이요, 생각밥상이다.

 

익숙한 경구도 있고 낯선 경구도 있는 잘 차려진 밥상이다. 소화불량에 걸리지 않게 꼭 씹어 소화시켜야 할 밥상이다. 새콤 달콤 매콤한 양념은 없지만 단백하고 정갈하다. 그렇게 경전의 맛을 음미하라는 마음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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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3-30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저는 7첩 밥상이라서 잔뜩 기대했는데 경전의 말씀 정갈한 맛이 일품 인 밥상이군요^~^ 덕분에 마음이 든든해졌어요ㅋㅡㅋ,,

봄덕 2015-03-30 13:05   좋아요 0 | URL
진짜 밥상이 7첩 반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양반의 밥상이니까요. 조금은 낯선 경전 이야기지만 새로운 느낌이 들었어요. 몰랐던 걸 조금씩 알아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