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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로드 - 파노라마 : 비단, 향신료, 소금, 황금, 차
아니크 드 쥐리 지음, 크리스토프 메를렝 그림, 이윤정.조청현 옮김 / 옴므리브르 / 2015년 1월
평점 :
[슈퍼로드] 길의 역사와 함께하는 설레는 여행…….
길은 세계로 통한다. 그 길을 통해 사람이 지나가고 문물이 지나가면서 새로운 문화가 탄생한다. 예전부터 길을 통해 세계가 만나고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
길 중에서도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길을 슈퍼로드라고 한다면, 슈퍼로드는 비단과 향신료, 소금과 황금, 차 등이 오고간 옛길일 것이다. 비단을 싣고 가던 길, 향신료를 싣고 가던 길, 소금을 싣고 건너던 대상의 길, 황금을 찾던 바닷길, 고급 차를 구하기 위해 나섰던 찻길, 유목민, 상인, 외교 사절단, 순례자, 여행객들이 만나고 헤어지던 길, 모험의 길, 장사의 길, 탐험의 길, 종교가 퍼지고 문물이 퍼지고 이야기가 퍼진 길은 한때 세상을 쥐락펴락했던 길이었다.

<슈퍼로드>! 대단한 옛길들을 한권의 책으로 만나다니, 흥미로운 책이다. 길의 역사가 스토리와 그림과 함께 하기에 슈퍼로드 백과사전을 보는 듯하다.
먼저 나온 비단길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다.
비단길의 갈래는 4가지로 구분된다. 중국 장안에서 시작해 만리장성을 따라 타클라마칸의 북로와 남로를 거쳐 키슈가르, 박트리아 왕국에 이르는 사막길, 키슈가르에서 사마르칸트와 파미르 고원을 지나 콘스탄티노플로 연결되는 초원길, 지중해길, 광저우를 출발해서 제노바와 베네치아를 거치는 바닷길이다.

비단길의 역사엔 추위와 죽음, 정복과 욕망이 함께 한다.
기원전 4세기경, 그리스와 중앙아시아, 인도를 교류할 수 있는 계기는 알렉산드르 대왕의 페르시아 정복이었다. 다문화정책과 그리스인과 인도인의 결혼 장려 등 문화의 결합을 이루면서 이후 간다라 미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원전 138년 한 무제는 북방 흉노족의 침입에 대항하기 위해 국경 수비 대장 장건 일행과 상단을 이끌고 서역으로 보낸다. 두 차례의 서역 원정길은 실크로드를 만들게 된다. 13세기 칭기즈 칸의 세계 정복은 비단길의 안정을 가져왔고 쿠빌라이 칸에 이르러서는 험난하고 위험했던 비단길의 안전을 보장한 전성기였다.

비단길 위로 순례자들이 오고가고 현장 법사가 오고갔다. 외교 사절단이 오고가고 프란치스코 수도사들과 네스토리안교인들, 15세 소년 마르코 폴로가 오고갔다. 비단 길을 통과했던 물건에는 모직물, 면직물, 비단, 유리, 은, 진주, 향료, 차, 종이, 도자기 등이었다. 실크로드는 동양과 서양의 교역을 잇는 길이었고 신기한 문물 교류가 활발히 이뤄진 길이었다.

향신료 길에선 후추와 계피, 샤프란과 양념 등 향신료의 길을 따라 오고간 물건들, 중계무역을 한 도시들, 향신료의 가격상승, 신바드, 이븐바투다, 나침반과 항해술과 대서양 시대를 연 이야기 등이 나온다.
이외에도 소금 대상의 길, 황금에 눈이 멀어 엘 도라도(황금의 도시)를 찾아 떠난 이들, 삼각무역, 사탕수수 농장 개발, 아메리카 원주민 문명 파괴, 신대륙의 노예제도의 시작, 노예상선, 인도와 유럽을 잇는 찻길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소금 대상을 이끌고 테네레 사막을 횡단한 소년의 일기, 로베르 샬의 <인도 기행문>은 처음으로 알게 된 이야기였다.

파노라마 슈퍼로드는 동서양의 진귀한 물건이 오가고, 종교가 퍼지고, 꿈과 야심을 품은 사람들이 지나던 길이었다. 물욕이 지나고 정복욕이 지나고 스토리가 지나던 길이었다.
길 위에는 사람과 사물, 교통수단이 지난다. 모든 길은 서로 통하기에 세계가 연결되는 길의 역사였다. 무역과 정복, 문화와 종교 전파를 만날 수 있는 여정이었다. 사물과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길의 역사였다. 많은 책을 읽고 있지만 이런 책은 진정 처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