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작가의 옮김 1
에두아르 르베 지음, 정영문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자화상]프랑스 작가 르베의 자신의 내면과 외면에 대한 고백소설

 

자화상이란 자기 얼굴을 스스로 그린 초상화다. 화가치고 자화상을 그리지 않은 이가 드물 것이고 작가치고 자신의 외면이나 내면을 적어보지 않은 이가 드물 것이다. 자화상을 잘 그리려면 우선 자신의 모습을 잘 관찰해야 한다. 전체적인 비율과 위치, 크기와 색상, 가느다란 주름과 작은 점까지도 세밀하게 포착해야 한다. 그렇게 자신의 모습을 오롯이 마주하고 세세하게 그리다보면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기도 할 것이고 잘못 알고, 있던 자신의 모습에 새롭기도 할 것이고, 세월의 흔적이 묻은 자신의 모습에 안타깝기도 할 것이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사진작가인 에두아르 르베의 자화상을 읽으면서 스스로의 자화상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자화상을 그린다면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궁금했다고 할까. 잘 못 그리는 그림이지만 있는 그대로의 세밀한 모습을 그린다는 게 자신과의 대화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불을 끄기 전 반시간 동안 책을 읽는다. 나는 오후보다 아침과 저녁에 더 많이 읽는다. 나는 독서를 위해 안경을 사용하지 않는다. 나는 30센티미터 거리를 두고 읽는다. 나는 5분 후에 정말 읽기 시작한다. 나는 신발이나 바지를 착용하지 않고 더 잘 읽는다. (37)

 

매일 독서를 하면서도 독서 습관에 대해 적어본 적이 없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어제 못다 본 책을 펼쳐서 읽는다.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읽기에 잠자기 전엔 TV시청으로 마무리하는 편이다. 밤에 방영하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안경은 늘 쓰는 것이고 눈과 책과의 적정 간격인 30센티미터는 나도 기본적으로 지킨다. 어디에서나 책을 들고 다니기에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독서를 한다. 대개 허리는 쫙 펴고 읽는 편이다. 때로는 엎드려서 읽기도 하고 때로는 걸어 다니면서 읽기도 한다. 때로는 차 안에서 조용히 읽기도 하고 때로는 카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에 읽기도 한다. 책의 표지를 보고 책의 매력을 느껴 독서를 하기도 하고, 무심코 펼친 책을 읽는 도중에 재미를 느껴 빨려 들기도 한다. 매일 새로운 책을 접하면서도 신간이 나올 때마다 읽고 싶은 목록이 빽빽해지곤 한다. 몰랐던 출판사, 몰랐던 작가, 몰랐던 블로그의 세계가 독서를 하면서 점점 영토 확장이 되고 있다.

 

솔직담백하게 자신을 그려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인간은 늘 단점은 숨기고 싶고 장점은 부각시키고 싶은 본능이 꿈틀거리기에 말이지. 아무리 객관적으로 그린다고 해도 자꾸만 주관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자화상을 한 편의 장편소설로 그릴 수 있다니. 자화상을 그리려면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얼마나 많아야 가능한 걸까.

 

 

르베가 2002년 미국 여행 중에 쓴 자화상에는 자신의 우울한 면과 재미있는 면, 무심한 성격과 적극적인 성격, 인간관계와 가족관계, 취향과 성향, 습관과 고민 관이 태연하게 그려져 있다. 다양한 자신의 모습, 때로는 이율배반적인 성격과 모순적인 사고까지 적나라하게 서술하고 있다. 프랑스 작가 르베의 자신의 내면과 외면에 대한 고백적인 소설이다. 문단 구분도 없고 생각이 흐르는 대로 자신의 모습을 그려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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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3-11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덕님두 안경을 쓰시는군요^~^
책의 적정간격이 인상적이였어요
제가 요즘 시력때문에 애를 먹고 있거든요

잘 안보인다구 가까이 읽다보니 시력이 급 격히 떨어져서 저녁에 책 읽기도 힘들고 컴퓨터나 휴대폰 들여다보면 눈이 아파서 거의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좀 우울ㅠㅜ
저두 봄덕님 처럼 적정간격 유지하는 습관 들여야겠어요^~^

봄덕 2015-03-11 13:56   좋아요 0 | URL
예전엔 안경이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냥 몸의 한 부분 같은 안경이죠. 눈 건강, 눈 관리는 저도 어렵지만 늘 눈 운동으로 관리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