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하 교수의 생물학 산책 - 21세기에 다시 쓰는 생명이란 무엇인가?
이일하 지음 / 궁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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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하 교수의 생물학 산책] 생명에 대한 공부, 생물학과 친하고 싶다!

 

, 토양, 햇빛만으로도 살아가는 식물을 보면 놀랍다. 식물은 돈이나 노동의 댓가 없이도 자신의 앞가림을 할 수 있기에 축복받은 생명체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에 비해 인간을 비롯한 동물은 이런 식물을 채취해 먹거나 다른 동물에서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 해바라기를 한다고 해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노동이나 금전적인 댓가를 치루어야 겨우 에너지를 얻는 체면치레를 하게 된다. 너무나 신기한 생명의 원리로 인해 한때는 생명의 존재를 공부하는 생물학에 끌리기도 했다. 그래서 일까? 이일하 교수의 생물학 산책은 프롤로그를 읽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책이었다.

 

 

이 책은 이일하 서울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다. 30여 년 동안 식물분자생물학을 연구하는 저자는 일반인들,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쉽게 풀어 썼다.

 

생명은 흐름이다. 생명은 반복한다. 생명은 해독기다. 생명은 정보다. 생명은 진화한다. 등 모두 5가지 주제로 나눈 내용들이 흥미진진하다.

 

저자가 말하는 생명의 공통된 특징을 보자.

생명체는 성장을 하고 이를 위해 물질대사를 한다. 생명체는 주변 환경의 자극에 대해 적응하는 특성을 보인다. 생명체는 영원하지 않기에 생식을 통해 자손을 남긴다. 모든 생물은 진화 과정을 거친다.

 

영화에 나오는 기계인간들이 생명이 되려면 이런 특징을 지녀야 한다는 얘기다. 물질대사, 자극반응, 환경적응, 생식과 진화의 과정들 말이다.

영화 <트랜스포머> 속 기계인간이 가능하지 않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

인간은 환경에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의 시스템이 항상성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체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를 물질대사로 해결해야 한다. 생식을 통해 자손을 남겨야 한다.

 

1년 전 나와 지금의 나는 물리적으로 전혀 다른 원소의 구성이라니! 이미 노폐물이 되어 버린 1년 전의 나의 세포들에제 이젠 안녕을 고해야 할 판이다.

 

1년이 경과하면 우리 몸의 98%가 다른 원소로 대체된다. (45)

4개월 뒤는 새로운 피로 바뀌고, 2개월 뒤엔 간 세포도 바뀌고, 6주 뒤엔 피부가 교체된다. 뼈도 아주 서서히 새로운 뼈로 바뀐다. 생명은 동화와 이화의 작용을 거치면서 생명체의 물질 대사 경로인 캘빈 회로, 해당 작용, 크렙스 회로를 따라 평형 상태를 유지하는 흐름의 과정을 반복한다. 결국 생명은 흐름이라는 말이다.

 

원자로 구성된 생명인 내 몸을 원자단위로 분해했다가 다시 원 상태로 정확히 조립하면 내가 여전히 살았을까? 과학서적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영화 <트랜스포머>에서도 나온 질문이라는데....

 

창발성 이야기도 흥미롭다.

탄수화물, 지질, 단백질, 핵산의 결합체인 생명체는 동적 평형 상태를 유지하면서 끝없이 물변화하면서도 그 모습은 변하지 않기에 형태를 유지한다. 이렇게 물질이 생명이 되는 과정에는 창발성이 있다고 한다. 창발성은 단순 물질의 조직화가 고도화되면서 물질에서 생명체로 진화하는 것이다. 단순한 구성요소들이 자발적으로 상위 구조를 이루어 전체를 만들어 낸다는 말이다.

 

물이 생명을 잉태하는 분자인 이유, 물이 술보다 좋은 이유,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을 찾는 과학자들, 생명의 최소 단위인 세포, 멘델의 유전법칙, DNA에 담긴 유전 정보, 유전자 해독, 유전공학의 발달, 생명의 기원과 인류의 진화까지 생명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주는 생명 이야기가 흥미롭다.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인 황 등의 화학원소들이 아주 정교하게 조립된 생명체, 내 몸의 90% 이상은 1년이 지나면 다른 원소로 치환되는 이야기, 원자들의 조합이 생명이라면 원자들을 조합하는 기술만 있다면 인공생명도 가능하지 않느냐는 기계론과 생기론의 논쟁, 물질의 창발성 등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른 과학 과목처럼 논리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과목인 생물학이 암기 과목으로 여기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저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던 책이기도 했다. 물질에서 온 나, 매일 바뀌는 세포들, 무엇을 먹고 마시느냐의 유의미함, 생명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생체고분자화합물인 단백질의 구성과 배열방식, 단백질의 물리화학적 과정 등 아직은 어렵지만 생물학에 조금은 다가 선 느낌이다. 생물학과 친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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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2-13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책두 소개하셨던 ㅎ 인간의 몸이 1년에 한번씩 변화한다는 이야기가 참 흥미로워요 요즘 날도 따뜻해지니 식물에
관심도 부쩍 늘었는데 이 책으로 해소해봐야 겠어요^~^

봄덕 2015-02-14 10:21   좋아요 0 | URL
세포는 바뀌는데 몸은 그대로니, 참 신기하죠.^^ㅎㅎ
식물에 관심이 많군요. 봄이 오면 저도 화분에 씨앗을 뿌려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