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광석 포에버
구자형 지음 / 박하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김광석 포에버] 김광석과 인연이 닿았던 모든 시·공간, 사람에 대한 흔적들, 노래 리뷰까지
거리에서,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변해가네, 서른 즈음에, 일어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김광석의 노래는 몹시 서정적이고 철학적이고 문학적이다.
언젠가 <서른 즈음에> 라는 노래를 들은 적이 있다. 스물 즈음이든, 마흔 즈음이든 누구나 그 언저리에 서면 세월의 야속함을 알고 있기에 친구들과 공감하며 즐겨 듣던 노래였다. 기타치거나 하모니카를 부르며 노래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음유시인, 음유철학자 같은 포스를 풍겼다. 그가 부르는 노랫말에서는 삶의 헛헛함이 느껴졌는데…….
어쨌든 김광석을 추억하는 책을 읽으며 난 김광석 네 번째 CD를 들었다. LP판도 있지만 여간 번거로운게 아니라서 LP판은 포기하고...... 그의 네 번째 음반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꼽을 수는 없다. 모두 좋아하는 노래라서 말이다.
『김광석 포에버』
이 책은 김광석과 인연이 닿았던 모든 시간, 공간, 사람에 대한 흔적들을 담았다. 그가 태어난 시기의 역사, 그가 활동하던 시기의 한국사까지 모두 담았다. 물론 그가 스쳐갔던 공간, 그를 기억하는 가게, 음악인, 기자, PD까지 모두다 있다. 해서 김광석을 추모하며 그에게 헌정하는 책 같다. 그래서 그에 대해 몰랐던 많은 소소한 이야기들, 그의 진심, 그를 사랑했던 이들의 안타까운 마음까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1987년의 역사엔 중국 베이징 천안문 사태가 났고, 서울대생이던 박종철의 고문치사 사건이 났고, 노태우 대통령의 629 민주화 산언, 민주 열사 이한열이 죽은 해였다. ’새벽‘이라는 민중가요도 불르던 김광석은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서 노래를 부를 뻔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1987년 동물원의 앨범 녹음 당시 리더로 활약하게 된다. 이때도 그의 목소리는 소박하게 읊조리듯 했고, 암울한 사회에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내뱉는 목소리였다.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가라앉은 목소리로 절규하는 호소력 짙은 노래였다.
책에서는 대학로 ‘비르비종’이라는 라이브 카페에서 열린 김광석의 첫 콘서트, 그곳에서 용기를 얻어 열린 샘터 파랑새 극장 콘서트, 세실과 학전 소극장 등에서의 콘서트, 무교동 ‘코스모스 코러스’의 출연, 형의 응원, 마흔에는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세계일주를 하고 싶다던 소망, 고려대 앞의 ‘고리’, 홍대 앞 4층짜리 건물주가 되고, 1000회 콘서트의 신화를 쓰고, 조영남, 윤형주, 임지훈이 다녔던 동신 교회 성가대 참여, 대구 방천시장의 김광석 거리 등 그의 추억이 깃든 모든 공간, 사람, 시간, 노래, 노래 리뷰 등을 담았다
김광석을 추억하는 이야기에는 그의 흔적과 함께 세계 음악사, 한국 음악사, 한국 가요사도 들어 있어서 이야기가 심도 있고 방대하다. 그와 함께 했던 방송 작가의 글이기에 깨알 같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읽는 맛이 있다.
대구 방천시장의 김광석 거리. 그가 어릴 적, 자란 곳이라고 한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시간을 내서 한 번 가 봐야겠다. 나도 그의 노래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