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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콘크리트
마치다 요우 글.그림 / 조은세상(북두)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밤과 콘크리트] 약간은 기이한 일본 웹툰...
이번엔 일본 웹툰이다. 밤과 콘크리트, 여름방학의 마을, 푸른 사이다, 발포주 등 모두 4편의 단편이 들어 있는 웹툰집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210/pimg_7269711951150851.jpg)
처음에 나오는 <밤과 콘크리트>가 가장 끌린다. 조금은 철학적이기도 하고 기이하기도 하다.
늦은 밤 술에 취한 두 남자는 곤드레만드레 취해 골목길을 걷고 있다. 단지 옆 좌석에 앉았다는 이유만으로 결탁한 검은 머리 남자와 노란 머리 남자는 별빛조차 없는 어두운 밤을 걷고 있다. 조금은 덜 취한 검은 머리가 지나가던 안경을 쓴 낯선 남자에게 막차를 놓쳤다며 재워달라고 한다. 횡설수설하는 검은 머리와 노란 머리를 보며 어이 없다는 듯 택시 요금 빌려줄 테니까 집에 가서 자라고 한다. 그러다 안경은 두 남자를 데리고 자기 집으로 간다.
안경의 집 계단을 오르던 중 검은 머리가 수도를 틀어둔 채로 나왔다고 중얼거린다. 안경은 자신의 집에 물을 틀어놓은 사실을 검은 머리가 어떻게 알았을까 궁금해진다. 그러다 주스를 달라는 검은 머리와 노란 머리를 보며 안경은 또 생각한다. 자신의 냉장고에 주스가 있다는 것을 또 어떻게 알았을까라고.
물을 틀어놓고 간 사실을 알아 챈 검은 머리는 건물들의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건물이 잠을 자는 시간도 안다고 한다. 검은 머리는 어렸을 적부터 친척들의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전부 맞춰서 기분 나쁜 아이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그 이후론 건물들이 말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고 한다. 안경은 검은 머리의 이야기가 약간은 괴기스럽지만 불면증에 시달리던 안경은 그날 이후로 편안하게 잠들게 된다.
건물이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검은 머리의 이야기, 건물도 잠을 잔다는 소리에 편안하게 숙면을 취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기이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괴담이 많은 일본의 웹툰다운 발상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210/pimg_7269711951150852.jpg)
밤은 어두운 이미지이고 콘크리트는 딱딱한 이미지다. 밤과 콘크리트는 웬지 차갑고 삭막한 대도시의 분위기다. 하지만 이야기에선 오갈 데 없는 취객들을 자신의 방에 재워 주는 선량한 도시 남자가 나온다. 요즘 세상에 쉽지 않은 일이다.
모든 사물에는 나름의 역사와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건물이 말을 한다는 이야기, 건물도 잠을 잔다는 이야기가 그럴 듯해 보인다. 만약 불면증이 있다면 모든 사물이 잠을 잔다고 생각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같다.
여름방학의 마을, 푸른 사이다, 발포주 등 나머지 웹툰들도 독특한 이야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