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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
최경 지음 / 미르북컴퍼니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이외수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개성 있는 청춘 멘토들의 힘찬 격려, 역시 따뜻해~
긴 머리의 남자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지나치게 짧은 머리의 여자들도 좋아하지 않았다. 남자답지 못하거나 여자답지 못하다는 일반적인 상식에 휘둘려온 나의 선입견이었다. 외모로 사람을 보지말자는 생각을 하면서도 은근히 재고 따지고 있는 나의 정형화된 생각들은 지극히 속물근성이었다. 물론 지금은 긴 머리의 남자들도 좋아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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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긴 두 남자인 이외수, 김태원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 보이는 모습들이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것 같아서 좋아한다.
두 사람의 직업은 서로 다른 분야이지만 닮은 점이 매우 많은 것 같다. 안티도 있겠지만 공감하는 팬들도 많다는 점, 상투를 틀어도 될 정도의 긴 생머리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공통점인 것은 산 세월의 길이만큼 세월의 연륜이 더해진 진솔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말은 때로는 핵심을 찌르는 비수처럼, 때로는 중심을 잡아주는 축처럼 가슴에 콕 새겨지는 촌철살인의 말이 되어 감동을 준다는 공통점도 있다.
비록 외모적으로 고상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수더분하고 어수룩한 모습이 더욱 친근한 두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보다도 소통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이외수 작가의 책 사인회를 찾아온 초등학교 6학년 민하의 이야기는 코끝을 시큰거리게 한다. 동생의 병치레로 기약 없는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민하의 엄마에게 삶은 얼마나 고단했을까. 그런 엄마에게 이외수 작가의 글은 위로가 되었고 그런 엄마를 대신해서 어린 아들이 사인을 받으러 왔던 것이다.
내가 불행하다고 느낄 때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생각하고, 내가 고통스럽다고 느낄 때 나보다 더 고통스러운 사람을 생각하면 그 마음의 그릇이 넓어진다. (책에서)
누구는 그저 스쳐지나갈 수 있는 말이지만 고통스런 현실의 민하 엄마에게는 더 없는 위로가 되었나 보다. 비교를 하지 말라지만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면 감사와 미소가 절로 나오는 건 사실이다.
희망이란 현재를 감사하며 행복에 겨워할 때 가질 수 있는 보석 같은 것이 아닐까.
민하네 가족에게 행복하고 건강한 그런 봄날, 희망의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TV를 잘 보진 않지만 남자의 자격 합창단 편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는 부활의 리더 김태원. TV속에 나오는 그는 기타를 치고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며 평생을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는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부활 3집에서 <사랑할수록>을 불렀던 가수 김재희는 부활을 떠나 살다가 폐인처럼 살다가 김태원의 기타 선물을 받았다. 편지가 아닌 기타 위에 메모가 가득한 채로 말이다.
비상은 고독의 창조이다. 완성은 기다림에 비례하며 배려라는 통로를 거쳐야 설렘이란 입구를 만난다. 아, 그곳에 '이루어짐'이란 놈이 있었다. (책에서)
비싼 기타 위에 낙서하듯 적어놓은 글귀에 후배의 가슴은 얼마나 설레었을까. 그렇게 재기한 후배는 급류에서 꺼내준 선배를 평생 잊지 못할 텐데.
자신도 어려운 상황을 많이 겪었기에 남들의 고통이 예사롭지 않았나 보다. 남들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절망과 아픔을 겪은 김태원의 가족 이야기에 또 눈물이 글썽인다.
설레면 이기고 긴장하면 진다. - 김태원
생로병사, 희로애락 그 무엇이든지 내게로 오는 것은 다 내 몫입니다. - 이외수
이외수의 리트윗이 유명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몰랐다. 개인적으로 트윗하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무심했다 랄까. 140자에 담은 리트윗의 내용에는 사람들의 아픔과 사람들의 심리를 정확히 간파하면서도 젊은 감각을 유지한다는 점은 소통의 대마왕 다운 면모다.
-내가 가는 곳에 길이 있다.
-자기 자신이 당당하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몸은 불편하지만 멋있게 보인다. 그러니까 어디 누구한테 가서도 당당해라. 그러면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
-온실형 인간이 아닌 잡초형 인간이 되세요. 척박한 환경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끊임없이 인내하며 마침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그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인내심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야 키워집니다.
-시련은 절대로 극복하는 게 아닙니다. 극복하려고 하면 항상 지게 돼 있습니다. 견디는 겁니다. 버티는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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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아픈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때로는 민감한 사회적 이슈에 거침없는 비판을 하는 이외수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된다.
강원도 화천의 감성마을로 찾아온 울랄라세션과의 만남에서는 함께 어울리는 청춘버전으로,
인순이의 느닷없는 전화에서도 절대강자의 고독을 어루만져주는 위로버전으로. 대구의 장윤혁 씨에게는 당당한 버전으로 매번 다르게 힘과 격려를 실어주는 이 시대의 어른 같다.
강원도 화천의 감성마을에 들어가 살게 되면서 주민들과 화합하기 위한 노력들, 화천의 산천어축제 홍보, 화천 감자떡에 대한 트윗, 절임 배추 판매 등의 이야기에서 이웃을 돕고자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을 위해 알게 모르게 도움의 손길을 펼쳤던 이외수, 하지만 무턱대고 돕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기준을 갖고 돕는다고 한다.
오랜 세월 빚어낸 나무의 나이테처럼, 고통과 아픔의 경험들이 남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연륜을 생각한다. 경험만큼 사유한 만큼 촌철살인의 트윗, 간결한 압축미에 빛나는 트윗도 가능함을 생각한다. 누구보다도 아픔과 고통을 겪었던 두 사람이기에 울림이 있는 격려, 따뜻함이 있는 위로들이 가능할 수 있으리라.
이 책은 <SBS스페셜>에서 방송된 '이외수와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아픈 청춘들에게, 아픈 자식을 둔 부모들에게, 일상의 삶에 지치고 피곤한 영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힘찬 격려를 주기 위해 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