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생각
김일연 지음 / 책만드는집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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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생각] 그리움을 몰고 오는 시집 한 권!

 

 

엎드려 별을 보다

 

예쁜 네가 보고 싶어 어깨를 수그린다

허리를 구부린다

무릎을 접는다

봄풀을 하늘 땅바닥에

별꽃 무더기를 피운다

두꺼운 안경을 벗고 마이너스 디옵터의 시력으로

별을 엎드려 보는

나는 행복하다

우주와 맨눈으로 맞춘 초점

가장 낮게

순하게 (본문에서)

 

 

언젠가 봄에 친구랑 팔공산 자락의 한티재를 넘어 제2석굴암 쪽으로 간 적이 있다.

공기 좋고 봄꽃들이 좋은 한 적한 산길을 걸으며 별꽃을 처음 보았다. 그때 이름만큼이나 예쁜 모습에 한참을 들여다보고 왔다.

지금도 별꽃이라면 그때 그 장소가 떠오른다.

아파트 마당에도 피는 흔한 풀꽃이지만 그때의 총총히 핀 모습이 강렬해서 잊히지가 않는다.

 

친구 생각

 

등나무에 기대서서

신발 코로 모래 파다가

텅 빈 운동장으로

힘 빠진 공을 차본다.

내 짝꿍 왕방울 눈 울보가

오늘

전학을 갔다. (본문에서)

 보고 싶은 친구를 그리는 마음은

세월만큼 커져 이젠 하늘만큼 파랗다.

각자 살고 있는 자리가 달라서 마음만큼 몸이 따르지 못하기에

더욱 애절하게 그리운 친구

날 가고 해가도

그리 오래 살더라도 친구들 다 볼 수 있을까.

내 안에 그리움만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꿈길에라도 만나지려나

시계바늘 소리, 달력 넘기는 소리에

자꾸만 달아나는 추억들이다.

캔버스에 그린 풍경화처럼 이젠 흐릿한 기억들.

꽃처럼 아름다웠던 친구

물처럼 여유롭던 친구

바람처럼 강렬한 흔적을 남기고 간 친구

태풍처럼 상처를 남기고 간 친구,,,,,

다들 그립다.

 

책 제목이 <친구생각>이라서인지 모든 시에서 친구를 연상하게 된다.

그리움을 몰고 오는 시집이다.

뒷부분에는 시인의 산문도 있다.

 

저자는 김일연이다.

중학교 교사, 신문사 기자를 거쳤고, <시조문학>으로 등단했고 동화집<하는 발자국> 등을 출간했다.

 

시 <친구 생각>은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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