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의 주부라면 남편의 월수입이 늘었다든지, 아이의 성적이 올랐다든지, 명품 핸드백이 세일을 한다든지 등 이런 일에 관심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것들로 즐거워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나는 신간으로 어떤 책이 출간되었는지, 베스트셀러 중 어떤 책이 구입할 만한 책인지, 어떤 책이 세일을 하는지 등에 관심이 많고 이런 것들로 즐거워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 (알라딘 메인에 들어가곤 한다.)

 

 

 

며칠 전, 친정 동네의 문구점에서 내 맘에 쏙 드는 노트를 네 권이나 샀다. 우리 집에서 가까운 문구점엔 없는 노트였다. 표지가 딱딱한 것을 좋아하는데 마침 그런 노트가 내 눈에 띄었던 것. 색상도 좋았다. 내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 문구점에서 파는 물건이 좋구나, 하는 생각. (문구점에 들어가곤 한다.)

 

 

 

알라딘엔 책만 파는 게 아니라는 게 재밌다.

 

 

 

 

 

 

      

 

 

  이런 컵도 있구. 이것, 하나에 6000원인가 보다.

 

 

 

 

 

 

 

 

 

   이런 컵도 있구. 이것도 하나에 6000원인가 보다.

   그런데 이건 나도 가지고 있잖아.

   '서재의 달인'에게 주는 선물로 검정색의 컵을 받았으니까.

   

 

 

 

 

 

빨간색의 다이어리도 함께 받았다. 이게 9800원이구나.

 

 

 

 

 

 

 

 

 

 

 

 

 

 

2013년의 '서재의 달인'(61명)에게 준 선물은 머그컵, 다이어리, 책상 달력 등이었다.

 

 

 

책에 끼워 주는 컵도 있구나.

 

 

 

 

   

 

 

 

 

 

 

 

 

 

 

 

 

 

 

 

 

 

 

 

 

 

 

 

 

 

 

 

이것 두 권을 사면 흰색과 검정색 컵 두 개를 가질 수 있구나.  

 

 

 

아, 그런데 다섯 권의 책의 저자들이 다 괜찮은 저자들이잖아.

그러니까 잘 팔릴 것 같은 책에 컵을 끼워서 더 잘 팔리게 하겠다, 이건가?

 

 

 

책을 사면 컵이 생기는 건가, 컵을 사면 책이 생기는 건가.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유혹에 넘어간다는 건 아니다.

다만 이런 게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얘기지. (그런데 왠지 꼭 살 것 같다.)

 

 

 

알라딘에서 구경하는 게 문구점만큼이나 재밌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착한시경 2014-01-14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보면서 느끼는 친근함...ㅎㅎ 저도 문구점 구경 너무 좋아해요~ 특히 예쁜 노트와 색연필이나 펜...예쁜 연필을 보면 꼭 사게 되더라구요~ 물론 알라딘에서 신간을 구경하는건 젤 즐거운 일이구요~

페크pek0501 2014-01-15 14:19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어떤 때엔 문구점에서 제게 필요 없는 물건도 사 갖고 나오나니까요.
물론 신간 구경이 제일 재밌죠.
반갑습니다. ^^

stella.K 2014-01-14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달인에게 다이어리를 줬다굽쇼?
일기는 잘 안 쓰게 되던데 다이어리는 좀 욕심이 나는군요.
다이어리 있으면 일기를 쓰게 될까 해서 말이죠.
결국 있어도 안 쓰게 되는 게 일기가 되는데...ㅠ

요즘 강신주의 매력에 빠졌는데 컵까지 끼워준다니 괜히 지름신이 발동하려고 하는군요.
안 그래도 읽을 책이 산더민데 말이죠.
이 페이퍼 괜히 봤나 봐요. 책임지세욧!ㅠㅠ

페크pek0501 2014-01-15 14:22   좋아요 0 | URL
아, 다이어리를 못 받으셨군요? 저는 매년 서재의 달인에게 주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말이죠. 그 예쁜 빨간색의 다이어리를 무슨 용도로 써야 할지 아직도 정하지 못했답니다. 날짜가 써 있어서 말이죠. 일기를 쓰다 보면 세 장을 쓸 때도 있고 세 줄을 쓸 때도 있는 저인지라...

책임못져요!!! ㅋㅋㅋ 즐겁게 낚이시기 바랍니다.
좀 속기도 해야, 인생이 재밌는 거죠. ^^

잘잘라 2014-01-15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아니 아니어요. 공짜 아니어요, 책 사면 컵 주는 거 아니구요, 컵 값도 알뜰하게 챙겨 받아요. 이번에 <다윗과 골리앗> 한 권만 샀는데 정가 17,000원이었거든요. 컵이랑 세트는 정가가 23,000원이예요. 컵 값 6,000원 정확하게 포함된 가격! ^^;; 컵을 원하신다면, 할인율이랑 쿠폰, 마일리지 다 따져봐도 그냥 책 따로 다른 책이랑 오만원어치 몰아서 주문하고 컵은 사은품으로(비록 마일리지 차감하지만..) 받는 게 훨씬 나은것 같아요. 필요한 책이 오만원어치 안되고 알라딘 컵은 지금 당장 꼭 필요하고 그런 상황이라면 할 수 없구요. ;;

페크pek0501 2014-01-15 15:27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 님이 말씀 잘 하셨어요. 낚일 때 낚이더라도 알고 낚여야 하겠죠.
그래도 마스다 미리의 책은 좀 저렴한 것 같아요.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말이어요. 컵 값을 포함해서 11,100원이니 괜찮죠. 만화라서 좀 그렇지...
저는 이 책을 찜합니다. 요즘 마스다 미리에게 빠져 있거든요.

이 글을 본 사람들은 컵을 따로 사는 게 좋겠어요. 그래야 색상을 선택할 수 있을 테니까. ^^

님, 반가웠어요.

mira 2014-01-14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컵 너무 이뻐요. 검은색있는데 하양색도 가지고 싶어요 ㅎㅎ

페크pek0501 2014-01-15 15:28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하얀색 컵을 따로 주문하시는 게 좋을 듯해요.
책에 딸려 있는 건 컵 색상을 선택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반가웠습니다.^^

다크아이즈 2014-01-15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흰색 컵이 예뻐서 하나 더 구하고 싶은데, 저 책들을 사면 색깔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사월의 미~에는 흰색이, 감정수업에는 검은색이 셋팅되어 있으니 헛갈려요.ㅋ
설마 꼭 정해진 색으로 가져가야 하는 건 아니겠지요?
그나저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페크언냐. 새해 인사 했는지 안 했는지도 헛갈려요.^^*

페크pek0501 2014-01-15 15:30   좋아요 0 | URL
선택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 컵을 따로 사는 게 좋겠어요.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복을 또 받아도 좋습니다. ㅋ^^

노이에자이트 2014-01-15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보통 아줌마들 취향에도 어느 정도 맞장구 쳐주는 척 해주어야 될 것 같아요.안 그러면 "야! 네가 책 좋아한다고 잘난 척하냐?"고 도끼눈을 뜨며 달려들지도 모르니까요.

페크pek0501 2014-01-15 15:3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동네 아줌마들을 못 사귀잖아요.
동창들이야 원래 제가 그런 것 알지만...
그렇지만 그들에게도 책 얘기를 잘 꺼내지 않아요. 재수없는 아줌마가 되거든요.
블로그가 있는 걸 아는 정도죠.

책 얘기를 맘 놓고 할 수 있는 건, 이곳 알라딘뿐이죠. 제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죠.
그런데 노 님,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

프레이야 2014-01-16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에 알컵이랑 알다이어리랑 알달력을 못 받았어요.
이런 일 처음이랍니다. 너무 게을렀어요 ㅎㅎㅎ
페크님 새해에도 건강히 지내요. 저도 그럴게요^^

페크pek0501 2014-01-16 14:00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저와 정반대군요. 저는 처음 받아 보았답니다.
서재의 달인은 아예 의식하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그런데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몰라요.ㅋㅋ

2014년은 프레이야 님이 부지런하시길...
그런데 님이 알라딘에 소홀한 동안 다른 일로 바빴으리라 추측합니다.
가령 책을 많이 읽으셨다거나 혹은 녹음을 많이 하셨다거나 혹은 다른 일로...

어쨌든 우리 파이팅!!!!!!!! 해요!!!!!!!!!!!
 

 

 

 

이번 겨울에 눈이 소복이 쌓인 땅을 밟은 적이 있다. 내가 눈 위에 첫발자국을 내며 길을 걸었다. 세상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겨울이란 계절엔 이렇게 조용히 찾아오는 하얀 손님이 있다.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다.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나 내겐 겨울이 독서의 계절이다. 긴 겨울, 따뜻한 방에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이때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다.

 

 

세상은 잠들어 있고 밖에서는 하얗게 눈이 내리고 있으며 나는 아끼는 책의 책장을 넘기고 있다면, 나는 그때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오늘은 1월 8일이다. 새해 계획을 다음과 같이 세워 보았다.

 

 

1. 많이 읽기 : 새해엔 고전을 많이 읽으려 한다. 고전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책이다. 현대에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을 알아내고 해결하는 데에 고전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이므로.

 

 

“과학 분야에서는 가장 최신 작품을, 문학 분야에서는 가장 오래된 작품을 우선적으로 읽어라. 고전 문학은 언제나 현대적이다.”(벌워리턴)

 

 

과학은 최신의 책을, 문학은 고전을 읽으라는 것.

 

 

고전 중 하나인 <달과 6펜스>를 읽고 서머싯 몸의 팬이 되어 버려서 그의 작품은 소설이든 에세이든 다 찾아 읽으려 한다. 이런 걸 전작주의라고 하던가. <달과 6펜스>에 이어서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인간의 굴레에서>이다.

 

 

이 부분을 읽고 마음이 아팠다.

 

 

시간이 지나면서 필립의 불구도 관심을 끌지 않게 되었다. 누구는 머리가 붉고 누구는 굉장히 뚱뚱하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그의 불구도 이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필립은 무섭게 예민해져 있었다. 뛰지 않아도 되는 한, 그는 절대로 뛰지 않았다. 뛰면 절룩거리는 게 한층 눈에 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걸을 때도 독특한 걸음걸이로 걸었다. 되도록 시선을 끌지 않게끔 절름거리는 발을 온전한 발 뒤로 숨긴 채, 가만히 서 있는 편을 택했다. 누가 발에 대해 말할까 늘 신경을 썼다. 남들이 노는 데 낄 수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의 생활은 여전히 낯선 것으로 남아 있었다. 남들이 하는 일은 밖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뿐이었다. 남들과 자기 사이에 어떤 벽이 있다고 느꼈다. -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1>, 77쪽.

 

 

이 글은 작가의 경험을 변형시킨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서머싯 몸은 이 소설의 주인공인 필립처럼 다리가 불구는 아니었지만 말더듬증이 있어서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작품 해설에 다음의 글이 있어 옮겨 놓는다.

 

 

필립이 불구를 낫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를 했는데 몸 자신도 말더듬증을 낫게 해달라고 하느님에게 기도를 하였다고 한다. -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2>, 작품 해설, 511쪽.

 

 

가슴이 찡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 필립이 자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해 보라. 자신의 남동생이라고 생각해 보라. 마음이 아프잖아. 물론 아프기만 해서는 안 되고 지금도 필립과 같은 아이가 있다는 것을, 이렇게 만든 것은 우리가 만든 세상임을 알아야 하리라.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소외되는 이가 한 사람도 없게 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리라. 이런 소설을 읽지 않는다면 소외되는 이들을 위해 고민하는 기회조차 우리에겐 없는 게 아닐까 싶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현실의 무대에서 우리 각자는 바쁘니까.

 

 

내가 소외되는 일이 있을 때 나는 필립을 떠올리며 힘을 낼 것이고, 남이 소외되는 일이 있을 때 나는 필립을 떠올리며 따뜻하게 대하려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게 소설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을 때 같은 책이라도 사람에 따라서 10퍼센트만 흡수하는 독자가 있고 90퍼센트를 흡수하는 독자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나도 책에 따라 흡수하는 정도가 다 다르다. 예를 들면 <시적 정의>라는 책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80퍼센트 흡수했다고 말할 수 있고 <달과 6펜스>라는 책은 어려운 부분이 없고 재미있어서 100퍼센트 흡수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의 굴레에서>도 100퍼센트 흡수하게 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모두 흡수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용이 어렵거나 재미없거나 공감이 가지 않거나 하기 때문이다.

 

 

어제, 이미 읽은 <달과 6펜스>를 아무 데나 펼쳐 놓고 읽곤 했다. 어느 페이지든 다 맘에 드는 소설을 만나 뿌듯했다. 그런데 <인간의 굴레에서>도 다 읽고 나면 어느 페이지든 다 맘에 드는 소설이 될 것 같다. 내게 있어 가장 좋은 책은 이미 읽은 책을 아무 데나 펼쳐 놓고 읽게 만드는 책이다.

 

 

내가 문학을 읽으며 배운 것은 이런 것들이다.

 

 

* 쪼잔한 승리자가 되기보다 넉넉한 패배자가 되기.

 

*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을 구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작은 행복을 발견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를 알아보는 것.

 

* 똑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불행해 하고 누군가는 행복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2. 많이 쓰기 : 책 읽기도 좋아하지만 글쓰기도 좋아한다. 그런데 글을 다 쓰고 나서 읽어 보면 잘못 쓴 것이 눈에 띄어 고치게 된다. 또 읽어 보면 또 고칠 곳이 있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글쓰기라는 작업은 어려운 일로 여기게 된다. 그래서 나는 글 쓰는 시간보다 책 읽는 시간을 더 갖게 되고 더 즐기게 되는 것 같다. 내 삶에서 글쓰기와 책 읽기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나는 책 읽기를 택할 것이다. 어떤 것을 더 좋아하는지를 길이로 말하면, 글쓰기보다 책 읽기를 1센티미터 더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책 읽기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냐, 라고 묻는다면 글쓰기라고 확실하게 답할 수 있다. 새해엔 작년보다 글을 더 많이 쓰겠다.

 

 

나의 견해를 주장하는 글을 쓰기보다 읽는 사람들이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흔들어 주는 글이면 좋겠다. 그런 글이 독자로 하여금 사고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글일 것이다. 예이츠는 “자신의 견해를 지닌다는 것은 작가들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더 알고자 하는 데 관심을 갖겠다. 서머싯 몸은 “작가는 판단하기보다 알고자 하는 데 관심이 더 많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이 부분을 여러 번 읽었다. 나에게 글쓰기의 지향점을 말해 주는 것 같아 기억해 놓기로 했다.

 

 

보세요. 아마 우리 대부분은 이 시대가 어둡고 어리석은 시대라는 점에 동의할 겁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얼마나 어둡고 어리석은지를 그저 극화해서 보여주는 그런 소설이 필요할까요? (…) 어떤 소설이든 하고 싶은 대로 어두운 세계관을 가질 수 있지만, 정말로 좋은 소설이란 이런 세계를 묘사하면서도 그 속에 살아있는 인간 존재를 위한 가능성에 빛을 비춰주는 소설일 겁니다. - 휴버트 드레이퍼스 ‧ 숀 켈리 저, <모든 것은 빛난다>, 62쪽.

 

 

위의 글을 <인간의 굴레에서>라는 소설로 말하면 이렇게 되리라.

 

 

<인간의 굴레에서>는 불구, 가난 등 여러 종류의 굴레들을 가지고 있는 필립이 그 굴레들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소설이다. 불구로 인해 고통스럽기는 했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자신이 성숙해졌다는 것을 자각하는 필립의 모습에서 ”인간 존재를 위한 가능성에 빛을 비춰주는 소설“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서머싯 몸에 관해 덧붙임.

 

 

“(....) 은유에 재능이 없없다. (....) 그러나 나는 예리한 관찰력을 지니고 있었다.” - 서머싯 몸.

 

 

서머싯 몸이 쓴 것인데, 내가 어디에선가 읽고 메모해 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그와 나의 공통점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도 문장력은 없으나 관찰력은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랑질인가. ㅋ) 그리고 문장력과 관찰력 중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나는 관찰력을 택할 것이다. 둘 다 필요하지만 글을 쓰는 데에 꼭 필요한 것은 관찰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을 낼 때 문장력이 부족하면 누군가가 도와주면 되지 않나. 출판사에서 편집 위원들이 도와주면 되지 않나. ㅋ) 관찰력은 남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능력이다. 날카로운 관찰력을 가졌다면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의 관찰력은 날카롭지 못하다.) 

 

 

서머싯 몸에 관해 또 덧붙임.

 

 

그는 그저 말하고 싶은 것을 재미있게 이야기할 줄 아는 <이야기꾼>인 것에 만족하고 그것이 자신의 글쓰는 목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 그는 새로운 주제와 새로운 기법을 고안해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지 않았다. 문체의 수련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것은 알기 쉽고 단순하고 편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였다. -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2>, 작품 해설, 519쪽.

 

 

알기 쉽고 단순하고 편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였다.

 

 

이것을 읽으니 서머싯 몸이 더 좋아진다. 나와 똑같기 때문이다. 나는 탁월한 문장력을 돋보이게 할 재주가 없기 때문에 그저 글을 쉽고 단순하게 쓰려고 노력하는데. (어머, 어머...)

 

 

요즘 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는, 쓰고 싶은 글은 이런 것들이다.

 

 

* ‘나는 행복한가’에 대한 자신의 느낌과 남들의 느낌 중 어느 게 더 중요한가. 나는 행복한데 남들이 나를 불행하게 본다면 그래도 나는 여전히 행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행복이 줄어들까.

 

매년 명절이면 시댁에서 2박 3일 동안 여러 식구들과 함께 보낸다. 불편한 점은 화장실을 느긋하게 사용할 수 없는 점이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를 감으려고 하면 씻으려고 줄을 서 있을 식구들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다. 또 대소변을 볼 때도 불편하다. 그래서 깨달은 게 있다. 집에서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것도 행복이 될 수 있구나, 하고. 행복을 찾으려고 마음먹으면 별 게 다 행복이 될 수 있구나, 하고. 그렇다면 별 게 다 행복일 수 있는 작은 행복 중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

 

* 나는 슈퍼에서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더 받게 될 경우에 찜찜해서 더 받은 돈을 돌려준다. 이때 돌려주는 이유가 손해를 보는 상대를 위해서인가, 찜찜한 나를 위해서인가. 그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어느 쪽이 옳은가.

 

*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남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야 하는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남들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이 세상에서 마침표가 없는 것은? 행복한 시간이다. 왜냐하면 언제든 깨질 수 있으니까.

이 세상에서 마침표가 없는 것은? 남녀 간의 사랑이다. 왜냐하면 언제든 깨질 수 있으니까.

이 세상에서 마침표가 없는 것은? 남녀 간의 우정이다. 왜냐하면 언제든 깨질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마침표가 있는 것은 무엇인가? 부모의 사랑, 이것밖에 없는가.

 

 

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는 생각의 조각들인데 언젠가는 꺼내어 완결된 글로 쓸 날이 오겠지,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

 

 

내가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느끼면 기분이 좋다. 글을 쓰고 있을 때 그렇게 느낄 때가 많다. 그러니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작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폼나게 보여서가 아니라)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바른 생활 어린이’가 아닌, ‘바른 생활 어른’인 것 같아서 글을 쓴다, 가 되겠다. 물론 기본적인 이유는 글을 쓰는 재미가 있어서겠지만.

 

 

마찬가지로 내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도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게 좋아서다. 물론 기본적인 이유는 돈을 버는 재미가 있어서겠지만.

 

 

 

 

 

 

3. 많이 걷기 : 운동 삼아 하루 한 시간씩 걷던 날이 많았다. 다년간 걷기는 나의 좋은 습관이었다. 그런데 요즘 날씨가 추운 날이나 미세먼지가 있는 날엔 실내에 있는 자전거로 운동하자고 마음먹고 나가지 않았다. 몇 번 그렇게 했더니 게을러져서 걷는 운동을 생략하는 날이 늘어났다. 다시 걷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걸으면 그 자체만으로 운동이 되어서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햇볕도 받고 식욕도 생기고 잠도 잘 잔다는 생각 때문에 많이 걸으려 한다. 신문에서 본 적이 있는데 매일 30분씩 걷는 운동은 각종 암을 예방한다고 한다. 겨울이라 추워서 밖에 나가기 싫지만 막상 나가서 따뜻한 햇살 받으며 세상의 풍경을 보며 걸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꼭 하루에 한 번은 밖에 나가 걸어야겠다.

 

 

 

 

 

 

4.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남을 사랑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 자기 자신도 남들처럼 귀한 생명이므로. 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남도 사랑할 수 있으므로.

 

 

니체도 다음과 같이 말하지 않았던가.

 

 

그대들의 이웃을 언제나 자신처럼 사랑하라. 하지만 우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가 되도록 하라! - 프리드리히 니체 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04쪽.

 

그리고 벗이 그대에게 악행을 저질렀을 때는 이렇게 말하라. “나는 그대가 내게 한 행동을 용서한다. 하지만 그대가 그대 자신에게 악행을 했다는 것. 이것을 내가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는가!” - 프리드리히 니체 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54쪽.

 

 

자신을 사랑해야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다. 자신을 사랑해야 자신을 가치 있게 생각할 것이고 그래야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므로.

 

 

자신을 사랑해야 자존감도 가질 수 있겠지.

 

 

 

 

 

 

 

 

 

 

 

 

 

 

 

 

 

 

 

 

 

결론을 말하면,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걷고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기.

 

이 네 가지가 나의 새해 계획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14-01-08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머싯 몸 완전 좋아해요. 하지만 <인간의 굴레에서>는 아주 예전에 축약복--;;으로 읽었던 기억이 나요. pek님의 감상이 궁금해집니다. 요새 저도 운동을 좀 해보려 하는데 참 짬도 안 나고 의욕도 안 생기고 그렇네요. 저는 아기때문에 나갈 수가 없어 요가 방송 보고 하려하는데 안 할 이유가 너무 많이 생겨서요. 새해 계획들 다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

페크pek0501 2014-01-09 12:47   좋아요 0 | URL
블랑카 님, 오랜만입니다. 반가워요.
<인간의 굴레에서>를 읽으셨군요. 저는 다른 책들을 병행해서 읽고 있어서
언제 다 읽을지 모르겠어요. 그 책을 빨리 읽지 않고 아끼며 읽고 있는 중입니다.

운동하기... 참 중요한데요, 우리같이 책을 끼고 사는 사람들에겐 필수인 것 같아요.
아직 아이가 어리군요. 저는 애들이 다 커서 이렇게 나이 먹은 것도 좋더라고요.
자유로워지거든요.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아이 키울 때가 여자로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육아를 즐기시길...^^

카스피 2014-01-08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많이 읽기와 쓰기를 올해 계획으로 하셨네요.전 있는 책 많이 팔기를 목표로 세웠답니다.안그러면 책더미에 깔릴듯 싶어서요ㅡ.ㅡ
그나저나 늦었지만 pek0501님 서재의 달인등극 축하드리며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O^

페크pek0501 2014-01-09 12:49   좋아요 0 | URL
반가운 카스피 님이 방문하셨군요.
책 많이 팔기가 새해 목표군요. 목표를 이루시길...

서재의 달인...ㅋ 제가 드디어 처음 돼 봤습니다.
서재의 달인이 61명으로 알고 있어요. 제가 61등 안에 들었다는 얘기입니다.
님은 해마다 서재의 달인이시겠지만... ㅋㅋ
감사합니다.

잘잘라 2014-01-09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불안증이 있는데 글쓰기를 하면 증세가 많이 누그러지는 것을 느껴요. 다른 사람에게까지 도움이 되는 글을 쓴다는 건 저로서는 상상도 못하겠고 그저 저 하나라도 도움이 되니 다행이라고 느끼면서 써요. 그런데 페크님 글을 읽고 나니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져서 오늘은 일기를 한 줄만 써도 될 것 같아요. 「페크님의 새해 계획에 나도 하나 둘 하나 둘 발맞춰 걷기 시작!」(히히 얌체~)

페크pek0501 2014-01-10 13:36   좋아요 0 | URL
얌체해도 돼요...ㅋ

불안증... 현대인들이 다 갖고 있는 병이죠. 알랭 드 보통이 <불안>이란 책을 썼을 정도로요.
저도 그래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쓴다기보다 제가 글을 쓰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것이죠.
행복한 사람은 글을 쓰지 않는다고 하죠. 하지만 아마도 글을 쓰면서는 행복한 사람이 될 듯해요.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내보내는 배출구가 생긴 셈이니까요.
우리, 글 쓰면서 행복한 사람이 되자고요. ^^

프레이야 2014-01-09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계획은 저도 같이 실천하겠어요^^

페크pek0501 2014-01-10 13:43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계힉을 같이 실천해 보아요.
많이 쉬셨지요? 에너지 충전이 되셨나요?
새해엔 많이 쉬시지 말고 조금씩 쉬시면서 꾸준히 글을 쓰시길 바랍니다.
님의 글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
 

 

 

 

나의 성적이 궁금한 분들은 보세요.

궁금하지 않다고요?

그래도 보시와요..........................................................

올린 성의를 생각해서요...........................................

 

 

 

서재의 주인만 볼 수 있는 ‘연간 통계 리포트’를 보고

이것이 알라딘에서의 나의 성적이라고 생각했다.

그중에서 몇 가지만 옮겨 본다.

 

 

 

1. 어떤 글이 가장 추천을 많이 받았을까.

 

 

내가 2013년에 쓴 글 중에서 추천을 많이 받은 것, 1위에서 5위까지는 다음과 같다.

 

 

1년간 추천을 많이 받은 글 TOP 5

... 아버지와의 영원한 이별 (09/10) 19

단상(73) 헤르만 헤세의 글을 읽으며 (11/12) 17

단상(51) 해서는 안 될 말 (01/17) 15

단상(69) 책을 빌려 주지 않는 이유 (10/06) 15

<어느 독서광의 노트> 디지털을 고찰하다 (04/07) 14

 

 

 

 

2. 어떤 글이 가장 댓글을 많이 받았을까.

 

 

내가 2013년에 쓴 글 중에서 댓글을 많이 받은 것, 1위에서 5위까지는 다음과 같다.

 

 

1년간 댓글을 많이 받은 글 TOP 5

... 아버지와의 영원한 이별 (09/10) 17

단상(69) 책을 빌려 주지 않는 이유 (10/06) 13

단상(62) 이런 생각, 저런 생각(130605) (06/05) 11

단상(48) 새해에 바라는 네 가지 (12/30) 10

단상(72) 131106에 쓰는 이런 생각 저런 생각 (11/06) 9

 

 

 

 

3. 알라딘에서 나는 몇 번째로 글을 많이 쓰는 알라디너일까

 

 

2013년은 이러하였다고 하네.

 

 

2013년 pek0501님이 작성해주신 글은 총 59개이며, 작성해주신 글자수는 229,802자 입니다. 이는 <엄마를 부탁해> 같은 단행본으로 만든다면 1.99권을 출간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pek0501님은 전체 알라디너 중 717번째로 글을 많이 작성해주신 알라디너십니다.

 

1년간 총 방문자는 12,392명이며, 방문자가 가장 많았던 날은 4월 10일(수)로 138명이 방문하셨습니다. (지난해 12월 부터 올해 11월까지의 통계이며 12월 12일 기준 수치입니다.)

..............................

 

 

 

그렇다면 2012년은 어떠했을까.

 

 

2012년 pek0501님이 작성해주신 글은 총 47개이며, 작성해주신 글자수는 180,393자 입니다. 이는 <엄마를 부탁해> 같은 단행본으로 만든다면 1.57권을 출간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pek0501님은 전체 알라디너 중 1,055번째로 글을 많이 작성해주신 알라디너십니다.

 

1년간 총 방문자는 17,070명이며, 방문자가 가장 많았던 날은 12월 31일(토)로 210명이 방문하셨습니다. (지난해 12월 부터 올해 11월까지의 통계이며 12월 12일 기준 수치입니다.)

..............................

 

 

 

 

2012년과 비교해 보니 2013년에는

글자 수는 단행본 1.57권의 분량에서 1.99권의 분량이 되었고

전체 알라디너 중 1,055번째에서 717번째로 글을 많이 작성한 알라디너였다.

그러므로 2012년에 비하면 2013년에 조금 발전했도다.

 

 

 

1년 동안 거의 두 권의 단행본의 분량만큼 글을 내가 썼네.

(그런데 내 앞에 716명이나 있다니... 놀랍네... 기죽네...)

 

 

 

게다가 내가 이곳 알라딘 서재에 2009년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2013년 한 해 동안 서재 활동을 열심히(?) 해서

처음으로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었도다.

 

 

 

 

2014년에는 더 발전해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4-01-08 0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8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박 3일의 가족 여행을 마치고 어젯밤 늦게 집에 도착했다.

여행 중 경상남도의 보리암에서 낙조의 아름다움을 보며

2013년과의 작별을 생각했다.

 

 

 

오늘은 12월 30일.

우리는 곧 2013년과 작별을 해야 한다.

작별이라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다.

무엇과의 작별은 다른 무엇의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2013년을 보내면서 2014년이란 새해를 맞이한다.

‘보냄’에 생각을 두기보다 ‘맞이함’에 생각을 둔다면,

우리는 슬픔 대신 설렘으로 새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이 ’상황을 달리 보기’일 것이다.

 

 

 

<모든 것은 빛난다>라는 책에서 다음의 글을 읽었다.

 

 

 

 

 

저런, 내 앞 계산대에서 “덕지덕지 화장한 썩은 눈의 뚱뚱한 여자”가 자기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군. 당연히 나는 그녀에게 화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꼭 그렇게 반응할 일이 아니다. 월러스에 따르면, 지금 필요한 것은 그저 그녀에 대한 나의 생각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것은 내 안에서 지금 솟구쳐 오르는 경험에 대하여 다른 의미, 그리고 더 행복한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다. “아마 저 여자도 평상시에는 그러지 않을 거야”라고 추론해보는 것이다.

 

 

아마도 그녀는 골수까지 침투한 암으로 죽어가는 남편의 손을 잡고 사흘 밤을 지새웠을지 모릅니다. 아니면 오토바이 숍의 최저임금 직원일지도 모르죠. 어제 당신 부부를 노발대발하게 했던 빨간 테이프 문제를, 작은 사무적인 친절을 발휘해서 해결해준 그 여자 말입니다. 물론 그 여자가 아니겠지만 불가능할 것도 없습니다. 단지 우리가 생각하기에 달려 있는 거죠.

 

 

- 휴버트 드레이퍼스 ‧ 숀 켈리 저, <모든 것은 빛난다>, 78쪽.

 

 

 

 

위의 글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상황을 달리 보기’ 위해서 자신의 생각을 통제한다면,

지금의 상황을 다른 상황으로 바꾸어 버릴 수 있다.

어떤 경우엔 불행한 상황을 행복한 상황으로 바꾸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2014년에는 우리 모두,

불행해질 때 딱 하루만 불행해 하거나 며칠만 불행해 하기를.

그러고 나서 ‘상황을 달리 보기’ 위한 노력으로

불행한 시간은 줄게 하고 행복한 시간은 늘게 하기를.

 

 

 

나는 이 해 여름에 슬픈 일을 겪었다. 많이 힘들었고 많이 울었다.

 

 

 

하지만 이 말을 믿는다.

 

 

 

“단지 우리가 생각하기에 달려 있는 거죠.”

 

 

 

 

 

 

 

 

 

 

 

 

 

 

 

 

 

 

 

 

.........................................

여독을 풀지 않은 채 글을 올렸습니다.

이 해의 마지막 글이 될 것 같군요.

글을 많이 올리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제 능력의 한계겠지요.)

하지만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입니다.

 

제 서재를 방문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2014년에도 변함없이 방문해 주세요... (저, 속보이고 말았습니다.)

 

2013년 12월 30일, 페크 올림.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4-01-0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부럽습니다.
저는 여행이란 걸 언제 해 봤는지 모르겠습니다.ㅠㅠ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상쾌하고, 즐거우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올해는 언니가 계셔서 또 한 해 잘 지내온 것 같습니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슬픔을 겪고 함께 잘 이기며 지내온 것 같습니다.
이제 슬픔일랑 다 잊어버리고 또 힘차게 새해를 맞이해야겠죠.
이제까지는 한해가 가는 것에 아쉬움 같은 게 있었지만 이제는 안 그럴려구요.
그냥 나이보다 젊다에 위로받고 살려구요. 그게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으나.ㅋ

올해 저에게 용기주시고, 저의 썰렁한 서재에 댓글달아 주셔서 감사했어요.
새해에도 변함없이 좋은 글 남겨주세요.
더욱 건강하시고, 가정에도 변함없는 평안과 행복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4-01-01 13:22   좋아요 0 | URL
애티커스 님, 저도 님을 의지해서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았답니다.
님의 글을 읽고 건강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었고요.

님은 아직 젊으세요. 왜냐하면 님보다 몇 살 많은 저도 아직 젊기 때문에... ㅋ
님이 다시 돌아와서 무척 반갑고 기뻤습니다.
새해에는 더욱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세요. 님의 서재 활동을 지켜 보겠습니다.

프레이야 2013-12-30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보인 페크님, 귀여우세요. 남쪽으로 여행 다녀가셨군요. 올해 제 서재에 댓글 주신 탑 다섯분 안에 드십니다. 고마워요. 새해에도 좋은글 좋은생각 나누자구요^^

페크pek0501 2014-01-01 13:23   좋아요 0 | URL
귀여웠나요? 프레이야 님이 언제나 저를 좋게 봐 주시기 때문입니다.
예, 남쪽으로 갔어요. 남편이 스케줄 잡은 대로 따라다녔죠.
제가 댓글 5위 안에 든다니... 님과 제가 친해진 증거라고 생각해도 되겠지요?
흐뭇합니다.

새해에도 우리 좋은 생각 많이 나눠요.

(비밀 댓글 : 님은 제 서재에서 댓글 3위이십니다.)

hnine 2013-12-30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리암 다녀오셨군요.
저 '보리'란 이름을 좋아해요.
2014년 전 변함없이 이곳을 드나들 것 같은데 pek님도 그러실거죠?
올해 힘들고 슬프셨던 일, 더 많이 위로해드리지 못해 미안하네요.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꾸벅~

페크pek0501 2014-01-01 13:25   좋아요 0 | URL
저도 보리라는 이름이 좋아요.
당연히 2014년에도 드나드는 우리가 되어야 하죠.
님과 알게 되어 좋습니다.
hnine 님의 댓글이 많이 위로가 되었답니다. 감사드려요. 꾸벅~


잘잘라 2013-12-30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14-01-01 13:25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그리고 즐겁고 유쾌한 글, 새해에도 많이 올려 주셔요. ^^ 기대하겠습니다.

마녀고양이 2013-12-30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여행 사진! 여행 사진!

저 책을 저도 구매했건만, 언니가 먼저 읽으시는군요. ㅠㅠ
이별은 또다른 만남이라니까, 저는 그렇게 믿겠습니다.

새해에 즐겁고 평온하고 건강하셔요. 쪼옥~

페크pek0501 2014-01-01 13:28   좋아요 0 | URL
아, 마고 님. 저는 글로만 승부를 보겠어요. ㅋㅋ 아. 이건 핑계...
저는 사진도 올릴 정도로 유능하지 못하답니다.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언젠간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는 날, 진화하는 날도 오리라 생각해 주셔요.
(컴퓨터 배울 때 방문하는 선생님한테 다 배웠는데 잊어 먹었어요. 사진을 올리려면 필기해 놓은 노트를 봐야 해요...ㅋ)

아, 그리고 저, 이제 사진 안 찍을 거예요. 나이가 드니 제 모습, 후져요. 못 봐주겠어요. 흐흐~~

마립간 2013-12-31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pek0501 님이 계셔 제 서재가 외롭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14-01-01 13:31   좋아요 0 | URL
마립간 님. 외롭지 않았다는 말씀이 참 좋네요.
새해에도 님의 외로움을 덜어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새해엔 제가 더 부지런해야 되겠어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꾸벅 꾸벅 ~
 
시적 정의 - 문학적 상상력과 공적인 삶
마사 누스바움 지음, 박용준 옮김 / 궁리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1.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때가 있다. 여기서 문제란 직접 경험하기 전엔 알 수 없는 ‘인간의 마음’ 때문에 생기는 문제를 말한다. 서로 똑같은 처지가 아니라면 어느 누구도 상대의 마음 상태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건 인간관계에서 큰 장애 요인이다. 이 장애 요인으로 인해 상대를 오해하기도 하고 상대로부터 이해를 받지 못하기도 한다.

 

 

 

우리 대부분은 ‘인간’에 대해 무지하다. 단지 자신의 무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 인간이 어리석다는 것은 알지만 자신의 어리석음을 모르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 우리 모두 자신만은 올바르게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사별한 사람의 심경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난 8월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로부터 며칠 뒤에 어머니의 심경을 전해 들은 게 있다. 남편이 죽었다는 게 창피하기도 하고 자신이 죄를 지은 것도 같아서 밖으로 돌아다닐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과일을 사러 슈퍼마켓에 가는 것도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된다고 한다. ‘남편은 죽었는데 자신은 과일을 먹고 싶어 사러 왔다.’고 사람들이 자신을 흉볼 것 같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자신에게 말을 붙이며 위로해 주는 사람보다 못 본 척해 주는 사람이 더 고맙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을 듣고 많이 놀랐다. 남편과 사별한 경험이 없으면 이런 마음을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갖춰야 할 덕목 중의 하나가 상대를 배려하는 것인데, 이것은 상대의 마음을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예를 들면, 과부가 아닌 사람은 과부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배려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상대와 똑같은 처지에 있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하면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우리가 상대의 마음을 공유하며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공부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

 

 

 

 

 

2.

내가 이십 대 초반에 있었던 일이다. 한 친구가 자신의 부모에 대한 얘기를 들려 준 적이 있다. 그 친구는 비밀스러운 얘기를 하듯 머뭇거리다가 입을 떼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해서 따로 살고 있으며 자기는 어머니와 살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늘 슬픔을 품고 산다고 한다.

 

 

 

나는 이 얘기를 듣고 놀랐지만 위로를 해 주고 싶어서 놀라는 기색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며 이혼이 별것 아닌 일이라는 듯이 말했다. 이혼한 부모를 둔 게 그에게 큰 약점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거였다. 상처를 받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던 거였다.

 

 

 

그런데 나중에 그가 얘기해 줘서 알았는데 이런 나의 말이 그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 그는 내게 그런 위로의 말을 듣고 싶었던 게 아니었다고 한다. 그가 바랐던 건 내가 자신의 심경과 똑같이 느껴 주는 것, 그것이었다. 즉 내가 ‘공감’하길 바랐던 것. 만약 내가 그의 슬픔에 공감해 주었다면 그에게 위로가 될 수 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그런 그의 마음을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3.

내가 어머니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은, 슬픈 일을 당한 사람을 대할 땐 본인이 그 일에 대해 말하기 전엔 알은 척을 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은, 본인이 슬픈 일을 말할 땐 그의 마음에 공감해 주는 게 좋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경우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건 확실하다.

 

 

 

하지만 내가 어머니와 친구로부터 듣지 않았다면 내가 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소설 읽기’가 답이 되지 않을까 한다. 만약 내가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을 읽었다면 그의 마음을 잘 알았을 것이다. 꼭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을 읽지 않더라도, 평소에 소설을 읽지 않는 사람보다 평소에 소설을 읽는 사람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더 발달하리라고 확신한다.

 

 

 

만약 소설을 주의 깊게 읽었다면, 우리의 자연스러운 반응은 내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다. 이는 가난한 자들을 마치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는 듯 대하고, 극히 평범하고 비루한 환경을 공상을 통해 우리 스스로가 거주하는 장소인 듯 바라보는 태도와 같다. - 88쪽.

 

 

 

(소설은) 우리 스스로를 친구로서의 공감과 감정을 이입하는 동일시를 통해 등장인물들과 관계 맺음으로써 그들의 운명을 나의 운명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 88쪽.

 

 

 

문학 작품은 일반적으로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의 입장에 서게 하고, 또 그들의 경험과 마주하게 한다. - 33쪽.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예술 등 모든 영역에서 ‘생활의 지혜’라는 건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바탕 없이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어떤 영역에서든 인간의 활동이 없는 영역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에 대해 연구하는 ’인간학’이라고 말하는 소설을 읽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리라.

 

 

 

 

 

4.

우리는 상상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상상력이 과학이나 의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은 그것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상상력은 소설에서도 필수다. 소설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창조된 세계이고, 소설을 읽는 독자 또한 상상력으로 그 내용을 수용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독자는 소설을 보면서 상상력의 힘을 빌려 등장인물들의 느낌과 생각을 공유한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함으로써 상상력을 강조했다.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지식은 제한적이지만 상상력은 계속해서 발달을 자극하고 진보를 낳으면서 온 세계를 포용하기 때문이다.”

 

 

 

상상력이 가치가 있다면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설도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래서 특히 상상력을 발전시키고 싶은 청소년들에겐 소설을 읽는 게 더욱 필요하리라.

 

 

 

 

 

5.

혹시 이런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저는 소설 나부랭이나 읽는 사람들과는 달라요.”라고 말하는 사람.

“제가 소설을 읽고 있다고 하면 왠지 창피해져요.”라고 말하는 사람.

 

 

 

이렇게 소설을 폄하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유익한 독서가 되리라. 이 책은 우리가 소설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므로. 우리에게 문학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문학의 가치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므로.

 

 

 

 

 

6.

이 책은 문학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찰스 디킨즈의 『어려운 시절』, 리처드 라이트의 『미국의 아들』, E. M. 포스터의 『모리스』 등의 소설을 등장시켜 설명한다.

 

 

 

이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도록 다음의 글들을 뽑았다.

 

 

 

1) 우리는 단순화된 모델이 주로 쉽게 장악하고, 이것이 현실의 전체인 양 보게 만드는 편리함을 늘 경계해야 한다. 이러한 경향에 맞서야 한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더욱더 소설 읽기를 강조해야 한다. 소설 읽기는 인간적 가치에 대한 감각을 생생하게 일깨워주며, 우리를 온전한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가치 판단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 110쪽~111쪽.

 

 

 

2) 『어려운 시절』과 같은 소설을 해석의 이론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문학이론가로서가 아니라 감동하고 기뻐하는 인간 존재로서 읽을 때, 우리는 개인적 편견과 선호로부터 자유로운 분별 있는 관찰자가 된다. - 180쪽.

 

 

 

3) 사실상 우리는 소설에 의해 특정 형태의 재판관이 되는 것이다. 재판관으로서 우리는 무엇이 옳고 적합한지에 대해 서로 논쟁을 하게 될 것이다. - 181쪽.

 

 

 

4)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그리고 다른 많은 형태의 유해한 편견은 흔히 집단 전체에 부정적인 특징을 귀속시키는 것에서 비롯한다. (…) 문학적 이해란 사회 평등으로 이끄는 마음의 습관을 고취시켜 집단 증오를 지탱하던 고정관념을 해체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 196쪽~197쪽.

 

 

 

5) 라이트의 소설은 내가 언급한 두 가지 방식 모두에서 “형평을 맞춘다”. 즉, 절망에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개별자들에게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 비거의 자아 개념과 감정적 삶을 지배하는 힘은 인종적 불평등과 증오다. 그는 백인 사회가 그에게 가한 명예 훼손으로부터 도출된 이미지에서 자기 자신을 인식한다. 즉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로 정의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를 그러한 식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무력함과 수치로부터 벗어나고자 폭력을 사용하며 생쥐와 같이 사납게 달려들 가능성이 다분한 존재다. - 198쪽~199쪽.

 

 

 

6) 소설은 처한 환경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본래 같은 형제들이라고 말하는 손쉬운 공감을 불러일으키려 하지 않는다. 백인 독자들은 비거와의 동일시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의 외부적 환경뿐 아니라, 그의 감정과 욕망은 사회적 ‧ 역사적 요소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 199쪽.

 

 

 

7) 하지만 손쉬운 종류의 공감 이면에는 깊은 공감의 가능성이 놓여 있다. 즉,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것이 인간 존재다. 생산적인 삶을 이끌 기본적인 장비를 가진 존재. 행위의 외부적 환경뿐 아니라 분노, 공포 그리고 욕망이 인종적 증오와 그것의 제도적 발현으로 인해 어떻게 변형되었는지를 보라.” 동일시를 거부하게 만드는 이질감이 이제 우리의 주요 관심 대상이 된 것이다. - 199쪽~200쪽.

 

 

 

8) 소설은 모리스의 번영하는 삶과 클라이브의 위축된 삶의 묘사 속에서 자유의 깊은 가치를 보여줌으로써 성적 평등과 자유의 문제를 다룬다. 그리고 소설은 우리 자신 혹은 친구나 연인 중 누군가도 모리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쉽게 간파할 수 있도록 만듦으로써 그러한 평등의 지지자로서 독자의 참여를 요청하는 것이다. - 208쪽.

 

 

 

 

 

.............................................................

이 책의 리뷰를 쓴 사람이 없어서 내가 첫 리뷰 등록자가 되었다.

그래서 뭐?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잘라 2013-12-23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아! 제가 워낙 님의 글을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오늘 이 글 진짜 진짜 좋아요!!!
공감 꾸우우욱-! 이 책도 읽고, 소설도 한 권 읽고싶어져요. 올해가 가기 전에요. ^___^

페크pek0501 2013-12-24 08:05   좋아요 0 | URL
반가운 메리포핀스 님... 감사합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라고 하시니까 마음이 바빠지네요.
며칠 남지 않은 올해의 마무리를 잘 하시길 바랍니다.


stella.K 2013-12-23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쓰셨네요.
예전에 저는 소설의 일회성이 아쉬웠어요.
잘 읽지도 않지만 읽어도 한 번 밖에 안 읽잖아요.
그런데 요즘엔 소설의 위상이 예전에 비해 높아졌지요.
좋은 컨텐츠가 되고 있으니.
정말 재밌고, 속 든든한 소설 한 번 써 봤으면 좋겠어요.
뜨거운 곰탕국 같은 소설. 하하.
서재의 달인 되셨네요. 축하해요!^^

페크pek0501 2013-12-24 08:09   좋아요 0 | URL
예, 드디어 썼습니다. 미완성인 채로 있었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완성해 올려야겠다고 맘먹었죠.
뜨거운 곰탕국 같은 소설 쓰기! 저는 리뷰 쓰는 것도 벅차네요. ㅋ
서재의 달인...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 의외였어요.

메리포핀스 님과 애티커스 님 때문에 살았네요. ^^
좋은 하루 보내시길...

아!!!!!!!!!!!!! 님에게 밑줄긋기 하라고 지적질을 해 놓고 정작 저는 깜빡 했어요.
그래서 뒤늦게 올렸답니다. 6번이요. ㅋㅋ

노이에자이트 2013-12-24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 반응을 보이니까 대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렵죠.확률로 봐서 이런 처지에 있는 사람은 이런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하고 접근했는데 상대는 예상 외의 반응을 보이면서 오히려 관계가 어색해져 버리는 경우도 있고요.그냥 너무 신경쓰지 않고 대충 신경 꺼야 좋은 경우도 많더라고요.

페크pek0501 2013-12-26 14:48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맞아요. 어려운 문제죠.
제 결론은 슬픔을 당한 사람에겐 침묵하고, 본인이 말을 꺼낼 때만 위로할 생각을 하자는 것이죠. ㅋ 침묵으로 욕 먹는 경우는 드물거든요.
그러니까 도움을 주고 싶을 땐 상대방이 요청할 때만(바란다고 느낄 때만) 해라, 가 되겠습니다.

마태우스 2013-12-25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어야 할 이유를 정말 잘 정리해주셨네요. 감사드리구요, 전 외부강의를 할 때 독서와 과학의 관계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한답니다 독서야말로 상상력을 길러주는 요체고, 책을 많이 읽으면 논문도 잘쓸 수 있다구요. 그 중에서도 소설을 읽어야 상상력이 길러진다고 강의하죠. 진짜 그런 것이, 저도 소설 읽고나서부터 논문을잘쓰기 시작했답니다.

페크pek0501 2013-12-26 14:50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
소설을 무시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소설엔 굉장한 것들이 들어 있는 것 같아요.
사람에 따라서 10프로만 흡수하는 독자가 있고 90프로 흡수하는 독자가 있다고나 할까요. 저도 책에 따라 흡수하는 정도가 다 다르더라고요.

논문 쓰기... 저는 참 재미없던데... 존경스럽군요. ^^

화이트북 2017-04-09 0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았어요 🎀

페크pek0501 2017-04-11 13:03   좋아요 0 | URL
옛 글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17-11-08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08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침에혹은저녁에☔ 2017-11-08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 하겠습니다

2017-11-08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