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검색 무력화 도서(1)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 기념으로 뭐든 써야 하기에 첫 글을 쓴다. 이 카테고리를 만든 이유는 알라딘 검색 창에서 내가 찾는 책을 찾으면 거의가 다음처럼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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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그손의 철학 민음사"(으)로 검색한 결과 총 0 건의 상품이 검색되었습니다.

 

찾으시는 통합검색 이(가) 없습니까?
핵심단어를 띄어 써 주시면 통합검색 명을 모두 입력하는 것보다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찾으신다면 '싱아 누가'만 띄어 입력하시면 빠릅니다.
- [The Phantom of the Opera]를 찾으신다면 'phantom opera'만 띄어 입력하시면 빠릅니다.
정확한 통합검색 제목을 모르신다면 확실한 단어만 입력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흔한 단어의 통합검색 일 경우 저자/아티스트/감독.주연배우를 함께 입력하시면 원하는 상품만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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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하시면 정확히 그 음반이 나옵니다.
국내 저자/아티스트/감독.주연배우의 성과 이름은 붙여서 입력해 주십시오.

 

많이 짜증난다. 네이버 [책]에는 거의 대부분의 절판된 책이나 품절된 책들이 검색된다. 더군다나 이미지가 없을 시 목차까지 제공된다. 헌데 알라딘은 그냥 깔끔하게 없다고 나온다.ㅎ 이미지 부재로 리뷰코너에 리뷰 못쓴 책들이 꽤 된다. (이상하게도 이미지가 없는 책들은 글을 써도 리뷰에 올라가지 않는다. 나만 그런가?)

 

그래서 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절판된 책들의 이미지와 함께 간단한 책 소개를 하는 게 목적이겠다. 오늘은 카테고리 신설 기념 페이퍼이니 약간 벗어난 얘기(그래도 주제는 벗어나지 않을 듯~)를 해 보기로 한다. 바로 원서 가격 얘기다.

 

자주 가는 헌책방에는 항상 원서들이 넘쳐난다. 내가 베르그손의 원서들을 구매하기 위해 서울의 거의 전 헌책방을 다 뒤졌다. 그러면서 중요한 정보를 한 가지 알게 되었다. 바로 헌책방에서 가장 귀한 책이 철학 원서라는 것! 있어도 권수가 다른 분야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다.

 

내가 베르그손의 주저, 아니 베르그손에 대한 영어판 원서이면 뭐든지 구매할 의향으로 서울의 거의 전 헌책방을 돌아봤지만 허탕이었다. 휴가를 내어 아침부터 밤 10시까지 서울시 헌책방을 모조리 돌았지만 내 손에 들어온 베르그손의 주저는 딱1권 이었다. 

 

<The Two Sources Of Morality And Religion>이 유일하게 구한 책이다.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 영어본 원서가 신촌 정은 서점에 팔고 있었던 것이다. 주인 할아버지가 1만원을 부르신다. 그냥 닥치고 살 수밖에 없었다. 네덜란드 노트르담 대학교 출판사에서 나온 건데, 역시 알라딘 검색은 먹통이다. (왼쪽에 보이는 이미지처럼 디자인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은 멋없는 표지. 정가는 24달러)

 

 

좀 놀라운 사실은 원서 많다는 이태원 3곳의 헌책방에 가봤지만 내가 자주가는 헌책방의 철학 원서보다 권수가 적었다. 모든 책이 영어(프랑스어 독어 포함) 원서를 파는 헌책방이었지만 그랬다. 가격도 무지 비쌌다. 철학책은 그냥 얇은 책이든 뭐든 가뿐히 1만원을 넘었다.

 

주인잘 할아버지 왈, "철학책은 좀처럼 찾는 사람이 없어!" 흠...그렇지. 국내 도서 시장도 뭐 같은 말이 적용될 수 있겠다. 그래서 눈에 띄는 철학책은 냉큼 데려와야 겠다는, 다소 멍청한 결심을 했더랬다.

 

난, 책에 대해서는 좀 단순해서 결심을 하면 바로 실행에 옮긴다. 베르그손 영어본 원서를 사러 헌책방 순례를 한 게 8월 중순이었다. 이때부터 8월 말까지 주섬주섬 사 모은 원서가 한 30권 쯤 된다. 이중에서 내가 건진 걸출한 영어 철학 원서 얘기가 이 페이퍼의 핵심이 되겠다.

 

자주 가는 헌책방 한 곳은 한 쪽 코너가 전부 영어 원서다. 일부는 가판대에 빼서 1천원씩 판다. 근데, 영어 원서에 대해서 잘 몰라 뭐가 좋은 책인지 거의 모른다. 아동 리딩 이야기 책은 관심이 있어 많이 사 모았지만 교양서나 철학서는 어떤 게 좋은 책인지 거의 감을 잡을 수 없다.

 

소설도 그렇다. 현재 미국에서 잘나가는 작가를 모르니 비싼 원서가 싸게 나와 있어도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예천대 그냥 모험을 하는 셈치고 데려온 보일이라는 현대 미국 작가가 있다. 하드커버로 아주 두껍게 양장으로 된 책이 6천원밖에 되지 않았다. 정가는 35달러였다. 사실 이 작가에 대해 몰랐지만 책이 너무 유혹적이라 그냥 구매했다. 혹시 이 작가에 대해서 아는 분이 있으면 야무에게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 아직 우리나라에 번역되지 않는 작가인데, 미국에서는 꽤 유명한 작가 중 하나인가 보다.

 

 

내가 갖고 있는 책 시리즈 중 하나인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교양> 시리즈. 이 책의 2권이 <예술>이다. 여기 '미국 문학' 장에 보면 '20세기 중반부터 후반까지와 그 이후'라는 절에서 보일의 위상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처럼 적혀있다.

 

다양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기술에 따르는 책임과 현대성의 도전은 포스터모던 미국 소설의 주된 소재가 되어 왔다. 성장 소설은 독일에서 시작되었으나 미국에서 크게 발전했다. 아마도 이 나라가 19세기 말과 20세기 들어 다소 급하고 거칠게 성년을 맞아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은 20세기 미국 성장 소설의 진수로 꼽힌다. 필립 로스, 존 윈슬로 어빙, 버나드 맬러머드, 자메이카 킨케이드, 에이미 탄, 맥신 홍 킹스턴을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정전에 새롭게 추가되었다. 범위, 시야, 탁월한 재능 어느 모로나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를 뛰어넘기는 힘들다. 그는 외국 태생이면서도 물의를 밎은 작품 <롤리타>로 젊음, 할리우드, 섹스, 물질주의에 탐닉하는 미국의 모습을 포착했다. 커트 보네거트, 노먼 메일리, 존 업다이크, 존 치버, 조이스 캐럴 오츠, 팀 오브라이언, T.C. 보일Boyle(1948~), 바바라 킹솔버, 돈 드릴로 등은 모두 전쟁, 편견, 남녀 관계를 비롯해 변화무쌍하고 격동적인 나라에서 중요성을 니니는 주제들을 다루는 데 탁월한 재능과 용기를 과시했다. p107

 

그냥 너무 짤막히 언급된 정도지만 커트 보네거트와 노먼 메일리 그리고 존 업다이크와 함께 언급될 정도면(줄친 부분 중에서 이 셋밖에 모른다. --;;) 중요 현대 작가 중 하나인 거 같은데, 도통 모르겠으니 사면서도 불안했다. 다시 폐품으로 나가는 건 아닌지 하면서..

 

그런데 이 책과 같이 한 10권 쯤을 데려왔는데, 그 중에 <An intellectual History of Modern Europe>라는 책이 포함되어 있었다. 고르면서 유일하게 현대지식사에 관계된 책인 거 같아 낼름 데려왔다. 이 책은 4천원 주었다.

 

책을 사 놓고 좀 지나 원서들을 정리하다가 오늘 중요 교양 원서들을 알라딘에서 검색해 봤는데, 이 책의 가격이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현재 알라딘에서 이 책을 검색하면 책의 정가가 299,800원으로 나온다. 1992년 판인것도 똑같다. 우와~ 철학책이 좀 비싸다는 건 알았지만 이리 비싼지는 몰랐다. 보니, 100만원 넘는 책도 있었다!

 

어제도 저녁에 시간이 좀 남아(그냥 지리가 가까운 곳에 있어 생각난 김에) 가끔 가는 헌책방 구경을 갔다. 절대 사러 간건 아니었다. 오, 근데 이날 철학과 문화에 관계된 원서들이 대거 들어온 거다. 관심있는 철학책을 찾다가 '키에르케고' 타이틀이 붙은 묵직한 책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 책 역시 4천원 주었다. 새책인데 약간 세월의 흔적으로 인한 색바램을 제외하고는 아주 양호했다. 몇 권을 더 엊어 사왔다.

 

오늘 정리하면서 이 <KIERKEGAARD> 원서도 검색해 봤는데, 정말 놀라운 가격에 입이 벌어졌다. 현재 알라딘에서 이 책 가격은 486,750원이다(99년 판이!). 페이퍼백은 없고 하드커버 가격이다. 내가 데려온 책은 페이퍼백이니 이보다 약간 가격이 떨어질 수 있지만, 그래도 이리 비쌀 줄은 상상을 못했다. 외국 철학책은 정말 우리나라 책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비싸다는 걸 다시금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여튼 영어 원서 찾아 다닌 보람은 있다. 예상을 깨고 아주 비싼 책을 껌 값으로 사왔으니 말이다..ㅎㅎ 사온 원서들을 쌓아서 사진을 찍어봤다. 아주 흐믓하다~^^

왼쪽 사진의 원서는 모두 3만원. 오른쪽은 모두 2만원. 아 청소년 범죄 책이 중복 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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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5-09-02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서를 사러 서울 시내 전 헌책방을 뒤지는 열정도 부럽지만 영어 원서를 읽을수 있는 그 실력이 더 부럽습니당^^

yamoo 2015-09-02 12:29   좋아요 0 | URL
영어 원서...저 다 읽을 수 있습니다...네, 시간만 줄창 주어지면요. 하지만 같은 우리말 번역본을 읽는 것과 비교해 가독성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예컨대 살림지식 총서 같은 얄팍한 문고본 영어 원서도 제게는 2-3일 걸리더라구요~ 쉽게 집중력을 잃어서 맥락을 놓치기 일쑤구요. 어려운 내용의 책일수록 더 심해집니다. 자코메티를 다룬 원서는 매우 얇았는데, 읽는데 매우 오려걸렸습니다.
뭐, 다 수준 다름이겠지요. 카스피 님두 읽어보세요. 렉사일 지수에 맞춰 읽으면 그나마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저는 보니 렉사일 지수 1200~1000 단어 수준이더만요.ㅋㅋ 이런 책 골라 읽으면 그냥 술술 우리말 읽듯이 읽힙니다~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9-02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원서 읽으면 원서보다 사전 찾는 데 2,3배는 더 시간이 걸려서... 포기합니다....

yamoo 2015-09-04 00:04   좋아요 0 | URL
저두 첨엔 그랬는데, 옥스포드 북웜 시리즈 읽으면서 사전 찾는 버릇을 좀 고쳤습니다..ㅎㅎ 이후로는 거의 사전을 찾지 않고 보고 있어욤~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9-02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백만 원 넘는 책은 어떤 책인가요 ?

yamoo 2015-09-04 00:05   좋아요 0 | URL
철학책인데, 하드커버 도서 였는데 제목을 기억 못하겠어요. 엄청 긴 제목의 책이에요...근데, 철학책, 특히 철학사 하드커버를 검색해 보시면 외국 원서들은 비싼 건 가뿐히 50만원을 넘는 책들이 꽤 있더군요. 한 권에요..어우~

cyrus 2015-09-02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어 문장을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데 투자할 시간을 생각한다면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아깝습니다. 이래서 제가 영어 공부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yamoo 2015-09-04 00:07   좋아요 0 | URL
ㅎㅎ 영어를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안되구요...그냥 재미로 읽는 책으로 접근하면 의외로 슥슥 읽을 수 있어요. 저두 옥스포드 북웜 시리즈로 시작했는데, 원서 읽는 재미를 새감 발견했습니다. 사이러스님두 함 해보세요~ 재미와 영어 읽기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염~^^

서재지기 2015-09-03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yamoo님.
알라딘마을지기입니다.
우연히 yamoom님의 페이퍼를 보다가 검색이 안된다는 책을 말씀해주셔서 알아봤더니 이책은 1994년도에 나온 책으로 저희 알라딘이 웹사이트를 구축했을 1999년 당시에도 유통이 없었던 것인지 db등록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알라딘은 절판된 도서의 db도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정책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이번에 등록하였습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6132666
검색에 불편하신 점 있으시면 언제라도 http://www.aladin.co.kr/cs_center/wcs_ConsultQS.aspx?CategoryId1=72&CategoryId2=90 로 신고주시면, 확인 후 저희 db에 없는 도서는 바로 등록하도록 하고, 재고가 없는 도서는 재고확보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신고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알라딘 마을지기 올림.

yamoo 2015-09-04 00:08   좋아요 0 | URL
검색에 불편한 책들이 아주 많아요~ 그래서 요기 카테고리를 만든거에요...요기 올리면 알라딘에서 찾아 올려주세요~ㅎ

transient-guest 2015-09-04 0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책을 생각하면 이곳도 나쁘지 않네요.ㅎㅎㅎ 사실 저도 한국어로 된 책이 절판되었거나 구하기 어려울 때에는 영문판을 찾아냅니다.

yamoo 2015-09-05 21:11   좋아요 0 | URL
트랜지언 님은 원서도 아주 가뿐히 읽으실 수 있을 거 같아요..구하기 어려운 책들을 원서로 보는 맛이란 어떤 것일지...절판본을 영문판으로 읽는 다는 건 정말 멋진 일 같아요. 그런 면에서 저는 트랜지언 님이 부럽습니다만..^^

페크pek0501 2015-09-04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겐 먼 나라 이야기이지만 유익한 글로 읽었습니다. 한때 영어 공부에 도전해 보려고
영어로 되어 있는, 오 헨리의 소설 등을 시리즈로 구입한 적이 있어요. 원서는 아니고 해석도 함께 되어 있는 책이에요. 그런데 이젠 영어 공부라는 게 사고력을 발전시키는 건 아니라서 포기, 그냥 책을 많이 읽자, 로 생각을 바꿨죠. 하지만 이런 페이퍼 좋습니다. ^^

yamoo 2015-09-05 21:12   좋아요 0 | URL
요즘 보니, 중학생 단어로 고전 클래식 작품 읽기라는 컵셉으로 영어 문고판이 나오더이다~ 오헨리 단편집도 있구요, 몸 단편집도 봤습니다. 근데, 무척 비싸더군요. 전 패쑤했어요. 제겐 옥스포드 북웜 시리즈가 있으니깐요^^

2015-09-05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5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ㄹㄹㄹ 2016-05-31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혹시 자주가시는 헌책방 정보 알 수 있을까요

yamoo 2016-06-01 18:17   좋아요 0 | URL
낙성대 흙 서점과 황학동 일대 헌책방을 자주 가는 편이지요..ㅎ

비로자나 2023-01-12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알라딘에 등록된 원서들, 특히 학술서는 하드커버 양장으로 된 책들이 많다 보니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죠. 이런 책들은 차라리 아마존에서 헌책, 심지어는 새책으로 구하는 편이 더 싸더라구요.

yamoo 2023-01-13 12: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마존에서 헌책을 사는 게 월등하게 싸더라구요. 근데 배송료를 감안하면 안사게 되더라구요..ㅎㅎ

근데, 비로자나 님 정말 오랫만입니다!!
 

초중교를 다니면서 그렇게 싫어 했던 수학. 수학 없는 나라에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도 가졌더랬다. 항상 꿈은 과학자였지만 수학 점수는 별로 였기에, 나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여 역시 인문계 반에서 공부하여 인문 사회 계열 대학을 목표로 공부했었다.

 

그 결과 나는 평생 인문 사회과학 전공자라는 표식을 부여받고 이 땅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뭐, 그다지 불만은 없다. 나에게 체제를 거부할 수 있는 깨달음은 당시 없었으니.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고 한참을 지난 어느날 나는 일명 '교양 수학'이라는 분야에 빠져있던 적이 있었다. 문제 푸는 것도 재미있었고,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아니, 이렇게 재밌는 수학을 왜 학교에서는 그렇게 지루하게 문제만 풀게 했지?'라는 불만섞인 생각이 터졌고, 급기야 학교 수학 샘들이 매우 괘씸하게 여겨졌다.

 

확실히 수학은 흥미 있는 과목이었다. 단, 누가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 흥미와 적응 그리고 응용력이 판가름 나는 것 같았다. 지금 '수포자(수학포기자)'를 양산하고 있는 상황은 입시 위주의 수학 교육의 폐해라는 걸 극명하게 알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주 한참 후에 진정으로 느꼈다는 말이다.

 

사실 학창시절 수학에 흥미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흥미를 갖고 공부를 해 보려고 했지만 수학 정석의 연습문제는 나에게 넘을 수 없는 산이었고(뭐 그리 어려운 문제들을 그리 많이 풀게하는지..) 학교 수업도 교과서 문제풀이만 줄창해서 지겨움의 극치만을 내게 안겨 주었다.

 

하지만 교양 수학서의 하나인 <수학 악마>(하인리히 헴메, 푸른숲) 속 문제를 풀 때에는 전혀 지루한 줄 몰랐고, 문제를 풀지 못해도 상황 자체가 너무도 재미있었기에 계속 문제에 도전할 동기가 부여되었다. 풀리지 않던 문제가 풀리면 신기해하며 다음 문제를 생각하는 즐거움에 빠질 수 있었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한 권을 다 풀고나서는 비슷한 수학책이 없나 눈에 불을 켜고 찾아 다닌 결과 <수학 악마>의 후속편과 같은 책 <고스트 수학)(헴매)과 <마술같은 수학>(브라이언 볼트, 경문사)을 발견하기도 했다. 문제가 한 페이지 정도 되는 가까운 다소 까다로운 문제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문제들은 공식없이 순수하게 생각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 게 장점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일명, 퍼즐형 수학 문제는 수도쿠 문제들처럼 생각을 통해(공식 적용이 아닌) 수학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분야였다. 아주 흥미롭게도 아이와 어른이 같은 문제를 푸는데, 아이가 어른보다 훨씬 먼저 푸는 문제가 아주 많다. 그리고 아무리 시간을 줘도 어른이 못 푸는 문제도 있다. 쉬운 문제인데도 말이다.

 

어른이 쉬운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생각의 고정 관념 때문이다. 약간만 다르게 생각해도 쉽게 풀리는 문제를 자신만의 익숙한 생각에 갇혀 벽에 무딪친다. 그래서 가족이 같이 풀면 즐거운 한 때를 아카데믹하게 보낼 수 있고, 굳어 있는 사고도 유연하게 할 수 있어 매우 유익하다. 배 먹고 이 닥는 격~

 

이런 유형의 책들 중에서 가장 교과서 적인 책으로는 스티븐 크란츠의 <문제해결의 수학적 전략>(경문사, 2000)이 있다. 기하학, 경우의 수, 논리, 대수와 해석 등 수학 공식을 사용하지 않고 수학적 사고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텍스트이다. 주로 수학과 교양 수업 교재인데, 대부분의 문제 위주 교양 수학책들은 이 책의 쉬운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가장 뛰어나고 널리 알려진 책이 아마도 김용운&김용국의 <재미있는 수학여행1,2,3,4>(김영사, 2007)일 것이다. 수, 논리, 기하, 공간 등의 분권 책 부제만 보아도 크란츠의 책을 중고교 생의 눈높이에 맞춰 쓴 책임을 직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아이자와 아키라가 쓴 <머리가 좋아지는 논리퍼즐>(도서출판 홍, 2002), 박형빈&이헌수의 <재미있는 수학퍼즐1,2>(경문사, 2005), <즐거운 365일 수학>(팬더북, 2004) 등의 책들이 문제 위주의 교양 수학 책들이다.

 특히아키라 씨가 쓴 책은 논리 비중이 매우 높고, <즐거운 365일 수학>은 다양한 문제를 접할 수 있다. 전미 수학교육학계에서 추천하는 책이라 문제의 질도 좋다. 아쉬운 점은 현재 나와 있는 <창의력에 생각을 더하는 수학>의 미국판 쯤 된다. 학습용 성격이 강한 책이다.

 

 

비슷한 문제 위주의 책이지만 이보다 격조 높은 책들이 있다. 문제의 질도 그렇지만 저자만으로도 1급 수학서라는 보증표가 따라다닌다. 바로 마틴 가드너가 쓴 <이야기 패러독스>와 <아하! 바로 그거야>(현재는 <이야기 수학퍼즐 아하!>로 개정 출간됐다)다. 루이스 캐럴 연구가이자 수학 퍼즐 문제 개발자이기도 했던 가드너가 가장 성공을 거둔 책들이다.

 

개인적으로 가드너의 책이 헴메나 볼트의 책보다 훨씬 좋았다. 가드너의 문제들은 주로 만화와 함께 제시되어 있어 헴메나 볼트 책(이들의 책은 주로 삽화가 많다.)보다 친근하고 문제도 매우 간결하며 논리적이다.

 

위에서 <수학 악마>의 문제 푸는 즐거움을 언급했는데, 가드너의 책들은 더 재미있고, 대부분의 문제들이 아이들과 같이 풀 수 있는 문제이다. 헴메의 문제들이 문제 자체의 난도가 높은 경향이 강한 반면 가드너의 문제들은 다르게 생각해야 풀리는 문제가 많다. 더군다나 논리 비중이 헴메의 문제보다 더 부각된다.

 

어쨌든 가드너의 두 책은 교양 수학책으로는 보기 드물게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내가 갖고 있는 <이야기 패러독스>는 2000년 간행된 38쇄다. <아하! 바로 그거야>는 1990년 간행된 거다. 교양 수학책이 90년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팔리고 있다는 사실! 

 

 

가드너의 책이 문제 위주라서 보기가 좀 거시기 하다면 <70일 간의 수학여행>(새터, 1995/2012)과 이시하라 기요타카의 <세상밖으로 날아간 수학>(파란자전거, 1999/2007)을 강추할 수 있겠다. 전자는 '70일 간'시리즈 중 한 권인데, 수학의 각 분야를 속담과 연결시키는 혜안이 돋보이는 책이다.

 

 

후자는 수학의 개념을 밝혀주는 이야기 책이다. 숫자, 면적, 비례와 관계된 문제를 통해 수학적 개념의 기원을 탐색한 책이랄 수 있다. 삽화를 곁들여 문제 풀이 보다는 문제의 기원을 서술하고 있는 책. 물론 공히 수학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두 책은 공통점이 있다.

 

 

 

근데, <세상 밖으로 날아간 수학>은 초등학생용 책으로 분류되어 있다. 읽어본 경험 상 그 유명한 박경미의 <수학콘서트>와 비교해 절대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 책이다. 그만큼 어려운 내용을 평이하게 아이들 눈높이에 맞췄다는 증거이지 않을까.

 

이렇게 수학적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 문제 위주의 책보다 훨씬 유익하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런 류의 책은 문제를 풀어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대신, 왜 수학에 관심을 가져야 되고,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지 그 당위를 드러내 준다.

 

수학은 정말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는데, 우리가 단지 모를 뿐이라며 친절히 이를 밝혀 설명해 주는 책이다. 정말 교양을 함양해 주는 책이 아니겠는가?! 박경미의 <수학콘서트>는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줘서인지 수학책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가 됐고, 지금도 꾸준히 읽히는 책이다. (<수학콘서트>의 인기에 힘입어 '플러스'도 나왔다!)

 

 

한데, 비슷한 내용으로 강석진 박사의 책들이 박경미의 책보다 먼저 나왔지만, 대중적 성공을 구가한 책은 <수학콘서트>인듯하다. <축구공 위의 수학자>(문학동네, 2002)와 <수학의 유혹1,2>(문학동네, 2010/2011)은 범위와 깊이 모든 면에서 박경미의 책들보다 더 빼어난데 말이다.(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

 

 

 

 

 

 

 

 

지금까지 교양 수학책들 중 일부를 살펴보았다. 줄창 썼다시피 현재 대중을 위한 교양 수학책은 두 부류다. 하나는 수학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문제 위주의 책들이고, 다른 하나는 수학을 배워야하는 당위와 수학의 개념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책들이다. 출간된 책들의 컨셉은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책을 가만히 살펴보면 두 부류 중 하나라는 걸 알 수 있다.

 

 

 

 

 

 

 

 

 

 

 

 

 

 

 

 

수학 개념이나 이론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이론서도 있는데, 여기에는 유명 수학자의 업적을 소개하거나 유명 수학자의 일대기를 이야기 형식으로 푼 책도 있다. 역시 위 분류 중 후자 쪽에 가까운 책이다. 단지 좀더 전문적이고 이론적인 성향이 짙은 부류라 할 수 있겠다. 위의 책이 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다음 책들을 읽으시면 좋다~

 

 

 

 

 

 

 

 

이론서의 연장선으로 수학사를 쉽게 서술한 책도 있다. 수학사는 대부분 딱딱한 교과서 류의 책들이 많은데, (내가 읽어 본) 가장 유익한 책으로(여기서 유익하다는 건 매우 쉽다는 거다ㅎ) 꼽을 수 있는 책이 2권 있다. 야노 겐타로가 쓴 <생각하는 수학>(사이언스북스, 2002)과 샌더스 스미스의 <수학사 가볍게 읽기>(한승, 2002)다.

 

야노 겐타로는 일본의 저명학 수학자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수학사를 다룬 책 쳐놓고 일본에서 매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수학의 핵심 개념과 원리를 고대에서부터 최근의 확률이론까지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 수학자들이 생각하는 수학의 본질이 어떤 것이었는지 수학사의 흐름을 쌈박하게 일별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수학사 가볍게 읽기>는 야노 교수의 책보다 더 쉽다(편집 때문에 아주 쉬워 보인다). 유명 수학자와 사건 그리고 중요 개념을 108개의 단편으로 구성한 게 가장 돋보인다. 시대별로 사회, 문화, 종교 등과 관련해 수학사를 설명하는데, 정말 편집의 승리라 할 수 있다. 매우 전문적인 식과 이론이 즐비하지만 편집때문에(?)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읽게 된다!

 

한 단편마다 3~5개의 주관식 문제도 있는데(짜증나게 되게 어렵다~!), 그냥 가뿐히 뛰어 넘으면 된다.ㅎ 야노 교수의 책처럼 간추린 수학사라서 역사 이전의 수개념 형성부터 최근의 카오스 이론까지 살펴볼 수 있다. 더욱이 한 단편이 2페이지에 삽화와 같이 들어가 있어 아주 간명하게 주요 수학 이론의 발전사를 알 수 있다.

 

<수학사 가볍게 읽기>는 정말 수학사와 수학 문제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몇 안되는 책이다. 쉬운 서술 때문인지 2005년 서울시 교육청 선정 중고교용 수학과 추천도서였다. 아, 근데 문제는 고교 수학올림피아드 문제같다. 실력 정석 연습 문제는 여기에 대면 매운 쉬운 듯하다.

 

마지막으로 권해 드릴 수 있는 책은 수학에서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들이다. 아주 어려운 책을 제외하고 보면 일반인이 읽을 수 있는 책은 이 분야에서 지극히 한정적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꼽은 책은 3권이다.

 

먼저 가장 강추할 수 있는 책은 <이상한 나라의 사각형>(경문사, 2003)이다. 영국의 주교였던 에드윈 애벗이 쓴 이 책은 정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힌 수학책 중의 하나가 됐다. '최초의 수학 SF소설'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 책은 유럽 학생들 사이에서 <해저 2만리>만큼이나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19세기에 나온 책이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읽히는 걸 보면 빈말이 아닌 듯하다.

 

사실 이 책이 아이들 소설이라는 탈을 뒤집어 쓰고 있지만 주제는 차원을 다뤘기에 그리 만만한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쉽게 다가오는 이유는 작가가 너무도 평이한 이야기에 고차원적인 내용을 이야기로 담았기에 그렇다.

 

작가가 이런 발상을 했다는 자체가 정말 놀랍다. 그것도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말이다. 당시의 풍자도 엿볼 수 있는, 기가 막힌 차원에 관한 수학책. 아인슈타인이 4차원 시공간을 표현한 것은 어렸을 때 이 책을 본 게 틀림없다고들 회자된단다. 믿거나 말거나.ㅎ

 

이 보다 조금 어렵지만 수학의 대중성에 공헌한 것 때문에 회자되는 책이 있다. 알프레드 레니이의 <수학의 발견>(과학과인간사, 1979)이 그것인데, 부제가 '소크라테스식 대화를 통하여'라고 돼 있다. 플라톤의 저서들처럼 대화형식으로 주요 주제를 풀어간다. 책의 2장인 수학의 응용에 관한 대화'가 가장 인상깊었다.

 

수학과 자연과학 그리고 인문학과의 관계는 무엇이며, 수학은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를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좀더 근본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석학으로부터 친절히 설명받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쉽게 읽을 수 있는 수학의 명저인데 절판이라 좀 유감이다. 조속한 재간을 바라마지 않는다.

 

대화 형식을 취한 석학의 명저가 한 권 더 있다. 임레 라카토스의 <수학적 발견의 논리>가 바로 그 책이다. 라카토스는 과학철학자로 알려져 있는데, 그가 수학책도 냈다는 사실이 이색적이다. 이 책과 더불어 <과학적 연구프로그램의 방법론>이 그의 주요 저서 중 하나다.

 

<과학적 발견의 논리>는 그가 쓴 학위 논문을 수정 증보하야 책으로 낸 것이라 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아주 어렵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대화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이 책의 주제 자체에서 기인하는 듯하다. 오일러의 다면체 정리를 주제로 수학사(18세기~20세기 초)의 발생이 어떤 논리에 따라 이루여졌는가를 교수와 학생의 대화를 통해 따져가기 때문일 것이다.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필독서일 수 있지만 일반인이 읽기에는 좀 어려운 감이 없지 않다. <끝>

 

 

1. 아, 여기까지다. 첨엔 '그냥 써야지'라고 대충 생각했는데, 쓰다 보니 3시간이 넘게 훅 갔다. 수학책은 논리학 책과 더불어 가장 인기 없는 류의 책인데, 갑자기 써야 한다는 당위감이 발동하여 페이퍼를 쓰게 됐다. 박경미의 <수학콘서트>를 보면, 최근 수학에 관계된 교양서들이 꾸준히 팔리고 있는 듯해서.

2. 분명히 도움이 되는 분들이 있을 거 같기에 지금까지 읽었던 수학책들을 밑천 삼아 추천 페이퍼를 써 봤다. 물론 감안하시고 보시라. 비전문가의 추천이라 많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3. 그냥 무식하면 용감하다 했다. 그래서 이런 페이퍼도 쓰게 됐다. 수학에 관계된 추천도서 페이퍼를 누가 써줬다면 이런 수고는 덜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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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8-30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제가 이 페이퍼 이달의 당선작 위원이었다면 꼭 추천했을 겁니다. 진짜로!
저도 수학은 일찌감치 담 쌓고 살았죠.
오죽하면 수학 하나 잘못해서 제 성적이 바닥을 헤메고 살았을까요?ㅠ
수학에 대해서는 야무님도 저와 비슷한 트라우마가 있으신 것 같고
그런 야무님이 추천하시는 책이니 관심이 갑니다.
이달의 당선작의 행운이 있길 바라며 이 페이퍼 찜해 놓겠습니다.^^

yamoo 2015-08-31 14:09   좋아요 0 | URL
이 페이퍼를 좋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달의 당선작에 대해서는 관심을 끊은지가 아주 오래됩니다~
누가 수학 책을 추천해 달라기에....오래 전부터 교양 수학책을 좀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만 있었는데, 내침김에 썼습니다. 생각보다 정말 시간이 많이 걸렸답니다..ㅎㅎ 서재에 글을 후딱 후딱 잘 쓰시는 분들을 보면 매우 부럽다는~^^;;

cyrus 2015-08-31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이 소개한 책들을 따로 목록으로 만들어서 헌책방이나 알라딘 매장에서 책을 구입할 때 참고해야겠습니다. 좋은 글을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

yamoo 2015-09-01 20:34   좋아요 0 | URL
어우~ 뭐 목록으로까지 만들어서 책을 구입하시려 하시나욤? 매장 가서 수학 코너에 가 이리저리 훑어보면 내게 맞는,내게 손짓하는 책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아, 근디....수학 문제로 생각하는 연습늘 하지 않거들랑 강석진 교수의 책들을 강추합니당~~^^

stella.K 2015-09-10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 보십시오. 제가 이달의 당선작될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ㅋㅋ

yamoo 2015-09-11 14:02   좋아요 0 | URL
헐~~ 이거이거, 스텔라 님 뭔가 촉이 생기신듯..ㅋㅋ
전 도통 모르겠다는....그래서 관심을 끊었는데...아~ 또 주네요..ㅎ 전 주는 족족 바로바로 쓰는 주의라서..헤헤~

시원한 바람 2015-10-29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학창시절 장수생 수포자였는데 나이가 30 중반이되니 갑자기 수학에 흥미가 많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중학교 수학부터 다시 공부하자는 생각으로 중학교 수학책도 샀네요ㅎ 수학 교양책 찾아보다가 야무님 글 읽고 많이 도움됐습니다. 아마도 야무님이 추천하신 책 중 여러권을 보게될것 같네요 공들여서 저세히 써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저말고도 많은 분들이 도움을 얻을 것같네요

yamoo 2015-10-30 01:00   좋아요 0 | URL
도움이 됐다니 시간 내서 쓴 보람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열독 하세요~^^

homecafe 2019-08-10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적 집에 있던 ˝재미있는 수학여행˝ 책을 이제 읽으면서 이책을 왜 이제야 읽었을까 하다가 이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수학과 관련된 읽을만한 책들을 정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개인적으로 컴퓨터 관련 일을 하고 있고, 수학(특히 계산) 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읽히고 싶은 좋은 책이라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네요.

락희가이 2021-02-13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참고하겠습니디

기니 2021-10-06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이렇게 공들여 후기를 써놓으셨는지 긴글인데도 꼼꼼하게 읽게됩니다. 정말 도움이 될거같아요. 수학공부 아이들과 재미있게 해보려고 합니딘. 저는 수학을 잘 못했기때문에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책 없을까 찾다가 야무님 글보고 한권씩 구매해서 읽어보려합니다 감사합니다^^ 복받으실거예요~~
 

3일 간의 마라톤 협상의 결과로 나온 타결안을 보면서 제일 처음 든 생각이 '이건 뭐지?!!'라는 거. 그리고 새벽부터 부산하게 연속적으로 이를 보도하는 뉴스를 보면서 현 정부의 협상력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어찌도 그리 협상을 못하는지..

 

사실 이번 협상은 절호의 기회였다. 북한의 대남 도발을 하고 보여 준 행태 중에 가장 어의 없는 반응을 보인 때였다. 준전시태세를 선포해 놓고 바로 협상을 제기하는 모습은 북한이 얼마나 다급했는지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였다. 지금까지 북한이 이런 상황을 연출한 적이 없어 완전 호재였다.

 

근데!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얻으려고 북으로 간 두 양반이 들고 온 결과물은 진짜 참담한 성적표였다. 바꾸어 말하면 북한 측 요구가 모두 관철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보수 언론(TV조선)에 초청되었던 한 인사가 '북한에게 있어 100점'이라는 말은 이 타결안의 결과가 무엇인지 극명하게 드러내 주는 발언이었다.(앵커가 당황하여 빨리 마무리 한게 더 우스웠음..ㅎㅎ)

 

일단 타결안 6개 안을 거들떠 봐 보자. 북측에서 먼저 발표한 거다. 그래서 북남으로 표현되어 있다.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6개 합의 내용

 

 

 

1. 북과 남은 북남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평양 또는 서울에서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데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신생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방송을 8월 25일 12시부터 중단한다.


4. 북측은 동시에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하였다.


5. 북과 남은 오해 추석을 계기로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9월 초에 가지기로 하였다.

 


6. 북과 남은 다양한 뷴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이 타결안을 두고 현재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찬사 일색으로 도배되어 있다. 김관진의 협상력이 빼어나다는 둥, 엄정하데 개처한 결과라는 둥, 박근혜 정부의 단호함을 보여주는 성과라는 둥 정부 우호적인 평가가 대세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위 타결안의 핵심 사항인 우리측 안이 하나도 반영되어 있지 않다. 도대체 '도발 사과'와 '재발 방지'는 어디에 있는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우리 측을 대표해서 간 두 사람은 북에 이리저리 휘둘리다가(잠도 못자고) 북한의 요구조건만을 수용하고 돌아온 꼴이다.

 

저기에 어디 사과와 재발 방지가 들어있나. 정부 측에서는 2안을 '사과'를 우회적으로 얻어 낸 것이라고 자평하는데, 이게 무슨 사과인가. 고등학생 정도만 되도 알겠다. 저 두 번째 조항은 사과가 아니란 것을.

 

 

제2항을 다시 살펴보자.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데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북측'이라고 주어를 명시한 것에 대단한 의미를 두고 있는데, 이는 침소봉대이다. 저 문구는 이런 뜻일 게다. 북측이 보건데, '군사분계선에서 지뢰가 터져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평소같으면 그냥 넘어가겠는데, 남측이 자꾸 뭐라 하니) 참 유감이다.'라는 의미를 담은 내용 아니었겠나?

 

자기들이 했다면 사과를 했어야 했고, 우리 측이 지속적으로 주장했던 바인데, 북측의 반응은 위와 같이 표기했다. '사과'와 '유감'은 완전히 다른 단어다. '사과'는 잘못에 대한 용서를 비는 것이고, '유감'이란 언잖게 여기는 마음(또는 마음에 섭섭함)이다. (사전에 찾으면 바로 나온다.ㅎ)

 

그러니까 내가 위 합의문과 정부의 행태를 보고 말할 수 있는 단어가 '유감'인 거다. 여기에 '사과'를 대입해 보면 말이 안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걸 말이 된다고 우기면 아전인수가 된다.

 

지금 언론에서 하는 거의 모든 뉴스가 바로 이런 아전인수 격이다. 우리측 성과라고 포장하는 제2항을 계속 '사과'라고 풀고 있다. 정치적 용어도 어떤 그럴듯한 해석가능한 지점이 있어야 하는데, 2항의 '유감'은 전혀 '사과'를 담고 있지 않다.

 

'유감'이 '사과'를 함축하려면 이런 식의 발언이 되어야 한다. '내가 했다. 유감이다.' 이럴 때 비로소 '유감'을 '사과'의 뜻으로 풀 수 있다. '사과'는 너무 쌔니, '유감' 정도에서 마무리 짓자는 뭐, 그런 타협점을 느낄 수 있는데, 합의문 제2항의 표현은 이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다.

 

한 가지 성과가 있다면 제3항의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신생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이다. 이게 '재발 방지'라면 할 말이 없겠지만, 많은 걸 포기하고 얻은 대가치고는 수위가 낮아 불만이다.

 

여튼 총평하자면 북측은 90점, 우리측은 10점의 타결안이지 않을까 한다. 북이 공식 발표 몇 분 전에 이미 뉴스를 통해 공표했다는 것이 이 타결안의 핵심을 가장 잘 드러낸다고 할 것이다. 북한은 주 목적인 확성기 철거를 관철했고, 사과를 아주 미묘하게 빗겨갔으니까. 우리측은 사과도 받지 못했고, 재발 방지도 확고히 받아 내지 못했으니...

 

그냥 하늘이 준 기회를 날려 먹은 협상안이라 생각하련다~ 젠장!

 

북측에게 협상으로 휘둘린 우리 측 정부 인사들에게 다음 책들을 강추하는 바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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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sksek 2015-08-25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Q

saint236 2015-08-25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감과 사과가 유의어인지 이번에 알았습니다. 국어사전이 바뀔 것 같습니다. 네이버에서 한번 검색해 보려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8-27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감이 사과이면, 그동안 우리가 일본 정부의 유감 표명에 만날 지랄했던 것은 뭐라 설명할지 모르겠군요.
 

요즘 베르그손의 저작들을 다시 읽고 있다. 헌데 번역이 대체로 좋지 않아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도저히 안 되겠다싶어 영어 원서를 구하러 대형 서점에 가 보았지만 허탕이었다. 놀랍게도 교보, 영풍 전부 베르그손에 대한 저작들은 단 한권도 없었다. 그 많은 영어 원서 코너에 말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알라딘에서 주문했다. 한 2주 걸리나 부다. 내가 읽다가 얼마나 열불 났으면 원서를 볼 생각을 했겠나. <시론> 2장과 3장 심각했고 황수영 씨가 번역한 <창조적 진화>는 정말 읽을 수 없는 수준이다. 아직 읽지 않은 많은 분들이 베르그손 전문가가 번역해서 믿음 때문에 아카넷 본을 구입하는 것 같은데, 읽어보면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번역이 형편없다.

 

 

 

 

 

 

 

<창조적 진화> 영어 번역본이 오면, 영어본은 아카넷 본 비문들을 어떻게 번역했는지 일일히 대조해 볼 작정이다. 황수영 씨가 쓴 <베르그손>과 <물질과 기억, 시간의 지층을 탐험하는 이미지와 기억의 미학>을 믿고 그녀가 번역한 베르그손의 주저인 <창조적 진화>를 읽는다면 낭패를 볼 것이다. 내가 지금 개고생을 하고 있다. --;;

 

이런 와중에 서재에서 화재의 글에 올라온 퀄리아 님의 글을 접하게 되었다. 숲노래 님과 무슨 논쟁이 있었나 보다. 요즘 숲노래 님은 알라딘 서재에서 이래저래 논쟁의 한 가운데 계시는 거 같다.

 

오래 전에 숲노래 님이 '함께살기'라는 닉을 쓸 때 언급한 글인 듯하다. 요즘 숲노래 님은 잘못 쓴 문장을 바로 잡거나 우리말 살려쓰기 페이퍼를 아주 열심히 올리고 계신다. 그냥 제목만 봐도 어떤 글인지 알 것 같다.

 

헌데 숲노래 님이 퀄리아 님에게 지적하시는 부분은 도가 넘은 거 같다. 퀄리아 님이 인용해 주신 지난 글을 들여다 보았다.

 

‘나귀님 번역비판글에 대한 아주 사소한’도 ‘비문’

숲노래 (이메일 보내기) l 2014-10-20 10:43
http://blog.aladin.co.kr/hbooks/7176740

 


  한국사람 가운데 한국말을 제대로 익혀려고 애쓰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한국사람이면서 영어나 다른 외국말을 익히려고 애쓰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한국말이 한국말답도록 가꾸려고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참으로 어렵다.


  ‘-에 대(對)하다’는 한국 말투가 아니고, 한국말도 아니다. ‘사소(些少)하다’는 또 무엇인가? 이 낱말도 한국말이 아니다. 한국말은 ‘자잘하다’나 ‘보잘것없다’이다. ‘些少’는 한자말이다. 한자말은 한국말이 아니다. 그러니, “나귀님 번역비판글에 대한 아주 사소한” 같은 글월은 아주 잘못 쓴 글이다. 제대로 쓰자면,



 ㄱ. 나귀님 번역비판글을 놓고 아주 자잘한

 ㄴ. 나귀님 번역비판글을 보잘것없이 다시 비판

 ㄷ. 나귀님 번역비판글 살짝 건드리기

 ㄹ. 나귀님 번역비판글 살며시 비판하기

 ㅁ. ……



  이렇게 고쳐써야 올바르다. ㄱ, ㄴ, ㄷ, ㄹ 가운데 하나로 쓰거나, ㅁ처럼 새롭게 스스로 말결을 가다듬어서 써야겠지.


  그나저나 ‘비문’이란 무엇인가? 빗돌에 적은 글인가? 빗자루가 있는 문인가? 숨긴 글인가? ‘非文’도 한국말이 아니다. 한국말은 ‘잘못 쓴 글’이다. 4347.10.20.달.ㅎㄲㅅㄱ

 

'사소하다'는 '사소'의 한자를 지적하고 '비문'을 쓰지 말자는 거다. 근데, 퀄러아 님이 변호하셨다시피 이런 비판은 침소봉대(퀄러아 님이 언급하신 표현)가 아닐까? '사소하다'는 단어는 우리말처럼 통용되는 한자어다. 그렇다면 '사고'와 '표현' 그리고 '김치'도 우리말을 발굴해서 써야 할 것이다. 물론 발굴하면 그에 대응하는 말이 있을 게다.

 

근데, 그런 단어를 쓰면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 숲노래 님 서재에 가서 글을 몇 꼭지 읽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잘 파악이 안 되어 반복해서 보아야 했다. 숲노래 님만이 발굴한 우리말을 아주 빈번히 사용하기 때문이다.

 

숲노래 님 서재 글을 몇 꼭지만 읽었지만, 숲노래 님은 자가당착에 빠지신 듯하다. 숲노래 님 역시 '단편소설', '한국'말, '번역 비판'글, '자전거' 등을 아무 꺼리낌 없이 쓰고 계신다. 전부 한자인데 말이다. 숲노래 님 말대로라면 전부 이에 대응하는 우리말을 찾아 써야 될 것이다. ('짧은소설', '우리말', '바꾸는 말 삿대질', '발로 밟아 움직이는 탈 것' 등으로 말이다. 어렵지 않다.) 제 얼굴에 침뱉기란 속담이 여기에 어울리지 않을까한다.

 

한데, 더욱 놀라웠던 건 숲노래 님이 쓰신 글에 비문(아!, 잘못 쓴 글인가..)이 꽤 많다는 점이다! 자, 여러분은 우리말을 살려쓰고, '잘못 쓴 글'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바르게 고치시는 숲노래 님의 글을 보실 차례다.

 

숲노래 님의 지적 글을 종합해 보면, 자신은 올바른 문장을 쓰고 있어야 한다. 많은 글을 보면 좋겠지만 몇 문장만 검토해 보아도 어느 정도 윤곽은 나온다. 어떤 글을 쓰는지는..(이하는 비판적인 논조이기에 최대한 경어체를 쓰도록 하겠다.)

 

한 번 볼까요? 위 글과 그의 최근 글 하나를 보겠어요~.

우선 위 지적 페이퍼의 글 중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한국사람이면서 영어나 다른 외국말을 익히려고 애쓰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한국말이 한국말답도록 가꾸려고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참으로 어렵다.

 

여기서 '마음을 기울이다'는 일본식 표현입니다. 주의를 집중할 때 일본어에 '~을 기울이다'는 단어가 있는데, 이를 번역한 거에요. 유명한 애니 제목인 <귀를 기울이면>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주의를 기울이다', '귀를 기울이다'는 모두 일본어식 표현으로 순화 대상인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숲노래 님은 한국 사람이 '한국말답도록 한국말을 가꾸자'고 해놓고 자기는 아주 자연스럽게 일본어식 표현을 쓰고 계신거!.

 

흠....정말 숲노래 님은 우리말 전문가인가인지 의심이 듭니다. 계속 보도록 하자구요.

 

국어교사는 단편소설 여덟 가지를 여고생하고 함께 읽습니다. 여고생은 저마다 단편소설을 읽은 뒤에 모둠을 꾸려서 저마다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러고 나서 단편소설마다 글쓴이가 들려주려고 하는 생각이 무엇인가를 밝히려 하고, 이 단편소설을 오늘 이곳에서 여고생으로서 읽는 아이들이 마음에 어떤 꿈을 품을 만한가 하는 대목을 돌아봅니다.

 

먼저 '가지'를 봅니다. 사전에 보면 여기서의 '가지'의 품사는 의존명사로써 사물을 종류별로 구별하여 헤아리는 말입니다. '가지'보다는 '편'이 무난한 쓰임입니다. '단편 소설 여덟 가지'라는 표현은 ('여덟 편'보다)매우 어색하지 않을까요?

 

3번째 문장은 훨씬 심각합니다. 전단은 주어가 '글쓴이가 들려주려고 하는 생각'입니다. 이게 '그리고'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연결된 문장의 서술어인 '돌아봅니다'의 주어가 애매합니다. 주어가 '아이들'인지 '국어교사'인지 헷갈립니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애를 쓰고 악을 썼구나 싶어서 어쩐지 혼자 외톨이가 된 듯하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외톨이'라는 단어에 '혼자'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어의 중복으로 하나를 삭제해야 바른 문장이 됩니다. 이건 비문(아! 잘못 쓴 문장이구나..) 찾는 국어 시험 문제에 단골로 출제되는데 말이죠.

 

논리는 언급하지 말기로 해요. 숲노래 님은 논리를 무척 싫어하시는 듯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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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4 1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5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4 16: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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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5 11: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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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6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30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7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30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 가격이 나날이 오르고, 알라딘 중고서점의 책 가격도 나날이 오르고..

여러 알라디너 분들이 책을 싸게 사는 루트를 문의해서 제가 최근에 발굴한 곳을 알릴까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중고책 서점 중 가장 핫 한 곳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물론 아는 사람만 아는 곳이라서..

 

제 경우 책을 아주 싸게 데려오는 코스를 알고 있습니다. 주로 OO서점과 OO점을 이용하는데요, 정기적으로 방문하면 권당 천원에 데려오는 책이 아주 많습니다. 어제도 한 30권을 데려왔는데요...주로 절판된 책이지만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3천~7천원 가격에 팔리는 비교적 새책들도 많습니다. 제가 어제 데려온 천원 짜리 책들입니다.

 

 

 

 

 

 

 

 

 

 

 

 

 

 

 

 

 

 

 나머지 책들은 절판된 책이라 알라딘 이미지가 뜨지 않네요. 어쨌든 괜찮은 책들입니다.

 

헌데, 아주 일률적으로 책가격을 착하게 책정해 놓은 데가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제가 새로 뚫은 곳입니다. 바로 굿윌 스토어 라는 곳이지요. 컨셉은 '아름다운 가게'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름다운 가게와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하지만 굿윌 스토어는 책의 품목이 아름다운 가게보다 훨씬 다양합니다. 현재 아름다운 가게 중고책은 죽었다고 봐야지요.

 

어제도 굿윌 스토어 OO점에서 책을7권 구매했습니다. 데려온 책들은 아래와 같은데요..

 

 

 

 

 

 

 

 

 

 

 

 

 

 

모두 9천원 입니다. 대개 굿윌 스토어의 책 가격은 1만원(책 정가)을 기준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1만원 이하는 1천원, 1만원~1만5천원은 2천원, 1만6천원~2만원은 3천원, 5만5천원~3만원은 4천원, 3만원 이상은 5천원. 그런데 이개 일반적이지 않다는데 재미있습니다. 그게 뭐냐고요?

 

굿윌 스토어는 현재 서울에 5개의 지점이 있습니다. 문정 본점(함재점), 송파 밀알점, 은평점(효성1호점), 도봉점, 신정점 등입니다. 지방에도 있습니다. 창원점과 부산점 그리고 수원점이 있지요. 모두 복지재단이 기증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복지재단이 일원화 돼 있지 않고 지역마다 복지 재단이 달라 물품 가격이 일률적이지 않습니다.

 

위에서 제가 굿윌 스토어의 책 가격을 '대개'라고 언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굿윌 스토어의 책 가격 정책은 위에서 밝힌 바와 같습니다. 굿윌 스토어 지점 책임자를 만나 물어보니 그렇게 책정한답니다. 하지만 복지재단의 차이로 인해 지점마다 약간씩 가격 기준의 차이가 있습니다.

 

예컨대 OO점은 책 가격이 500원 짜리부터 있습니다. 제일 비싸봤자 3천원이지요. (간편하게도 굿윌 스토어 중고책 가격은 천원 단위입니다.ㅎ 또 OO지점은 일률적으로 책 가격 기준을 1만원에 맟줘놓고 그 이하는 천원, 그 이상은 2천원입니다. 무조건 그렇습니다. 그래서 3만원 짜리 책이건 5만원 짜리 책이건 무조건 2천원으로 계산합니다.ㅎ

 

반면에 OO지점 같은 경우 다른 지점에 비해 책이 엄청 많습니다. 책 상태도 좋고 거의 알라딘 급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책가격이 가장 비쌉니다. 1만원 기준선을 지키는 책들이 40%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좀 비쌉니다. 그래도 알라딘 보다 쌉니다. 2만원 짜리 책인 경우 5천원~7천원 정도 합니다.

 

가장 원칙적인 지점은 OO지점으로 굿윌 스토어의 가격 기준을 가장 충실히 지킵니다. 아무리 책을 많이 사도 조금의 에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지점은 원서가 매우 많습니다. 아주 저렴하게 원서를 데려올 수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철학 원서 두 권을 6천원에 데려 왔는데, 보통 중고 서점에서 권당 2만원에 거래되는 책이었습니다.

 

한데, 굿윌 스토어는 다른 중고 서점들에 비해 경쟁력이 월등한 지점이 더 있습니다. 주부들에게 대박인 정보인데요, 바로 아이들 책들이 무수히 많다는 겁니다. 특히 은평점과 송파점의 경우 아이들 책들이 전체 책의 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어 원서에서부터 전집류까지 다양한데, 권당 1천원 정도 합니다. 전집류는 세트로 판매하기 때문에 권당 가격은 700원 선일겁니다. 책 상태도 매우 훌륭합니다~ 정말 싸고 좋습니다!

 

굿윌 스토어는 아름다운 가게와 컨셉이 거의 비슷하지만 책 품목에서만은 다채롭습니다. 사실 옷과 가방 신발도 많은데, 건질 건 별로 없어 보입니다. 물품 중에서 책장과 책이 가장 경쟁력 있는 물품들입니다.

 

굿윌 스토어는 지점마다 지원하는 특색이 다릅니다. 공통점은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있지만 지점에 따라 주 지원 대상이 달라지는 듯합니다. 어떤 지점은 장애인 위주, 또 어떤 지점은 탈북자 지원, 뭐 이런 식. 직원들을 보면 대번 알 수 있다는..ㅎㅎ

 

어쨌든 여기서 물품을 사면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에 뭔가 일조하는 행위를 하는 듯하여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책가격 싸고 좋은 일하는 느낌도 들고..ㅎㅎ

 

 

한 가지 팁을 드리면, 책이 매달 200-300권이 들어온답니다. 근데, 들어오는 시점은 자기들도 모른다네요. 시간 날때마다 들르면 좋은 책을 저렴하게 데려올 수 있답니다. 집 가까운 곳에 굿윌 스토어가 있다면 수시로 구경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사진을 첨부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전부 다른 지점들입니다~ㅎ(홈피는 http://togethergoodwil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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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8-19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 님 복받을 겁니다. 가장 알찬 정보였습니다. 꾸벅 ~

yamoo 2015-08-19 22:57   좋아요 0 | URL
자주 들르다 보시면 곰발님 취향의 책들 업어오실 수 있을 거에요~ 영화 이론서도 꽤 있고, 송파점에는 세계문학이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알찬 정보였다니, 쓴 보람이 있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8-20 07:19   좋아요 0 | URL
내... 수레 끌고 가서 다 싹쓸이하리라~~~~ 불끈 !

가넷 2015-08-19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보지는 않았는데, 대충 근처에 있는 지점을 보니 도서는 아동류가 많은 것 같네요. 바로 근처라서 이사가게 되면 도서나 기증하면 되겠네요 ㅋ

일단 한번 가봐야겠어요 정보 감사합니당 ㅋㅋ

yamoo 2015-08-19 22:58   좋아요 0 | URL
일단 한 번 가보시고 골라올 책이 없으면 기증하시면 됩니다..ㅎ 근데, 책들어올 때 가면 득템할 수 있어욤!^^

stella.K 2015-08-1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공개를 하셨군요!
이런 곳이 있었네요. 근데 저희 동네는 없는 것 같고
그나마 가까운 곳이 송파점쯤 되려나요?
그런데 저 이왕 알려주시는 거 00 처리 하지 마시고 다 공개하시지
그러셨습니까?
이 기회에 알라딘과 경쟁이 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ㅋ
매장도 깨끗한 것 같고 좋으네요.
그런데 저 쓰신 주소로 클릭을 해 보면 없는 페이지로 나오네요. 어찌된 일인지...ㅠ

yamoo 2015-08-19 23:00   좋아요 0 | URL
ㅋㅋ 천천히 둘러보시라고..ㅎㅎ 다 공개하면 재미없잖아욤^^

주소를 칠 때 오타가 났습니다..다시 고쳤어요. 투게더굿윌.오알쥐 입니다. 그냥 검색창에 굿윌스토어라고 치면 지점들이 죽~ 떠요..ㅎ

동그리 2015-08-19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yamoo 2015-08-19 23:01   좋아요 0 | URL
동그리님 반갑습니다!
페이퍼 올린 보람이 있네욤~ㅎ 방문해 보시길!

낭만인생 2015-08-19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곳도 있었군요. 꼭 가보고 싶네요.

yamoo 2015-08-19 23:02   좋아요 0 | URL
네, 이런 별천지도 있더군요..ㅎㅎ 꼭 가보셔요~ 참고로 송파점이 잴루 큽니당~ 책이 제일 많은 곳은 은평점이에요~^^

감은빛 2015-08-1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좋아요!
일단 가까운 곳을 뚫어놓아야겠어요.
고맙습니다!!

yamoo 2015-08-19 23:03   좋아요 0 | URL
오~~ 감은빛 님도 좋아하실 줄이야!!
가까운 곳을 뚫으시면 좋습니다. 책이 언제 들어올 지 모르니 일 주일에 한 두번 정도 방문해 보면 횡재하시는 날이 있을 겁니당~^^

아침에혹은저녁에☔ 2015-08-19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조만간 들러봐야겠읍니다

yamoo 2015-08-19 23:03   좋아요 0 | URL
네네~ 들러보시고 좋은 책 업어오시기 바랍니당~^^

보슬비 2015-08-19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못 봤어요. 못 봤어.... o(>.<)o
야무님 저한테 왜 그래요~~~ ㅎㅎ

yamoo 2015-08-19 23:05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ㅋㅋㅋ 제가 보슬비 님에게 왜그럴까욤..ㅋㅋ
여기 대박입니다...아이들 하드커버 전집들이 진짜 거저에요~ 아이들 원서들도 대따 많습니다~
제가 보슬비 님에게 테러를 가하는 모양입니다..ㅋㅋ

쳬쳬 2015-08-20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정확해서 마케팅 담당자인 제 등골이 서늘해질 분석을 하셨네요.
추가로 알려드리면 송파점(goodwillsongpa.org)은
매일 400권을 목표로 생산 중입니다.

진열 공간의 제약으로 누적되어있는
아동 도서 4,000여권 정도는
매 년 3월 전후로 도서대전(권당 800원 이하)을 통해
3일 간 몰아서 판매합니다.

굿윌스토어는 중증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일자리를 구하기 취약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기업입니다. 밀알복지재단에 속해있는 밀알송파점은 송파구 마천동에 위치해 있으며, 53명의 중증장애인 및 비장애인 20명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애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격 정책에 대해선, 참고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yamoo 2015-08-23 18:43   좋아요 0 | URL
헐~ 굿윌스토어 마케팅 담당자님이 친히 왕림하시다뉘...예상 밖입니다만..ㅎ
매년 3월 전후로 도서대전을 하는 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생긴지 약 5년이 되어 가는 것 같은데...저는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아직 모르시는 분들도 많구요.
굿윌 스토어는 현재 아름다운가게와 차별점을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세부사항이야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이라는 대의는 정말 좋아보입니다. 어느 정도까지 발전할 지는 모르겠지만, 책 가격은 상당히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일원화하든가 아니면 지역에 맞게 가격정책을 취하는 걸 원칙으로 삼든가 해야할 듯합니다.
어쨌든 굿윌스토어의 무궁한 번창을 기원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