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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바람의 그림자 1~2 - 전2권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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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명성이 자자했던 <바람의 그림자>(문학과 지성사, 2005)를 드디어 읽었다이 책을 구입 한 게 2018년 정도였을 거다하도 여기저기 재밌다는 찬사가 들려 구입했던 기억이 생생하다헌데 2023년 11월에야 완독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당시 재밌다고 구입해 놓고 아직까지 읽지 못했던 책이 <바람의 그림자이외에도 여러 권이니 말해서 뭐하랴어쨌거나 욘 포세의 <멜랑콜리아>를 너무도 재미없게 읽어서 차기작은 무조건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다.

 

맞다. <바람의 그림자>는 정말 줄거리의 흡입력이 대단했다내가 가진 판본은 오래 전에 구입한 거라 1,2권으로 분권된 <문학과 지성사>판이다출퇴근 시에만 읽어 좀 오래 걸렸지만 출퇴근의 거리를 잊게 만들어준 아주 고마운 책이다.

 

헌데 내가 이 재미난 책에 별 한 개를 뺀 것은(정확히는 별3개 반번역가 정동섭의 번역이 별로였기 때문딱 읽을 수준으로 번역했는데군데군데 내용을 이해할 수 없게 번역한 문장들 때문에 여러 번 페이지를 되돌려 읽어야 했다.

 

판본이 이제는 문학동네로 넘어간 듯 보여문지판 <바람의 그림자번역 투덜거림은 그냥 접는게 상책이지 않을까 한다문동판을 읽지 않아 모르겠지만 출판사를 갈아탄 만큼 이전 번역의 단점을 잘 커버했거니 하며 넘어간다.

 

사실 번역이 짜증난 건 사실인데이거와 거의 비등하게 좋지 않았던 게 플롯의 문제였다개연성이 너무 없었다페르민의 출현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작가가 페르민의 과거 행적을 뭉겐 상태에서 보여주는 페르민의 행보는 거의 신급이다거의 모르는 게 없을 정도.

 

또한 푸메로의 보조형사 팔라시오스가 뜬금없이 다니엘을 동정하며 그를 돕는다자기는 다니엘의 친구라고이 뜬금포는 도대체 뭔지급기야 팔라시오스는 자기 상관의 명령을 거부하기까지 한다작품을 읽으면 팔라시오스가 다니엘을 왜 돕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그 흔한 암시와 복선도 없다!

 

가장 짜증을 유발하는 플롯은 베아와 다니엘의 연인 맺기둘이 연인이 되는 과정이 너무 작위적이다작가는 두 번의 관계로 임신까지 만드는데이는 카락스와 페넬로페의 연인관계를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짠 구성이다너무 어설퍼서 작가의 한계를 여실히 느꼈던 부분이다.

 

사실 플롯의 문제는 도처에 있다이 작품은 액자형식의 소설로과거 이야기가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인물들 간의 관계가 미스터리의 주축이라는 거확실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그럼에도 중간을 넘어 얘가 혹시 걔 아닐까라는 추측을 하면 여지없이 맞아 떨어졌다.

 

급기야 2권을 넘어 읽으면서도 혹시 얘와 걔가 배다른 형제아니아닐 거야그러면 삼류막장 소설인데그래도 전 유럽과 우리나라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문학작품인데 설마라는 우려도 현실이 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말 이 사실을 확인한 순간 맥이 빠지며 이 작품의 문학성에 심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그래도 작가는 서사의 재미 포인트를 정확히 구사할 줄 알았다실망하고 의구심이 들 때면 어김없이 긴장감을 유발하는 사건과 떡밥으로 이를 무마시켰으니 말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 작품은 장점과 단점이 아주 뚜렷하다그래도 단점이 아주 도드라지지는 않는다엄청난 줄거리의 흡입력으로 인해 단점은 어느 정도는 상쇄가 된다이 기묘함이는 작가 자체가 가지는 특성에서 기인하는 듯하다태생 상 한계가 아닐까.

 

작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은 아동 및 청소년 문학가로 출발하여 명성을 얻었다본작 <바람의 그림자>는 그가 처음으로 성인을 대상으로 선 보인 데뷔작이다그래서 복선을 깔고 떡밥을 회수하는 능력이 노벨상 레벨의 작가와 비교하여 많이 딸리는 느낌. (그래도 포세 보다는 낫다!)

 

사폰은 종종 인물의 심리를 자연에 빗대어 표현하곤 하는데이게 작위적이며 좀 유치한 감이 없지 않다. “밖은 눈이 심하게 내리며 … 눈은 문관심한 듯 겁 많은 내 눈물을 가져가버렸고 나는 천천히 눈가루의 새벽 속으로 멀어져 갔다.” (341)

 

그 타원형의 큰 홀은 대형 유리창 너머에서 무너지듯 내리는 눈발이 드리우는 그림자에 의해 상처 난 그늘 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352인용된 부분에서 보듯이 작가는 인물이 상심할 만한 사건을 겪은 후 혼자 있는 시간에 심리적 상황을 기후 상황을 빗대어 자주 표현하고 있다.

 

하도 자주 등장하여 후반부에는 좀 질리는 감이 없지 않다인물의 성격을 너무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습작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곤 했다이러한 인물의 심리는 좀더 압축적이고 상징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문학성을 담보하는 것인데작가는 이러한 면이 많이 떨어진다.

 

그리고 352쪽의 문장은 참으로 거시기 하다번역 문장 불평을 안하려야 안할 수가 없다물론 이 작품이 장르 소설의 범주에 속하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으면 되는데읽다가 보면 짜증을 유발하는 부분이 주기적으로 튀어나온다.(장르 출판사가 아닌 문지다!)

 

그럼에도 그가 창조하는 캐릭터와 사건의 구성은 아주 매력적이다이는 흡입력 있는 서사의 구조 속에서 큰 빛을 발하여(미스터리 스릴러물의 가장 큰 매력책장을 부지런히 넘기게 만드는 원동력이다물론 짜증스러움과 함께특이하다재미와 짜증의 두 쌍두마차가


[덧]

1. 내가 읽은 건 문지판. 문학과 지성사판 합본 이미지가 없기에 문동판 합본 이미지를 쓸 수밖에 없었다.

2. 읽은 사람들은 이미 다 읽은 책인데, 책을 지금에서야 읽어 뒷북아닌 뒷북이 됐다. 그래도 이 책에 대한 상찬이 수두룩해서 이런 리뷰도 있어야 구색이 맞추어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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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1-20 16: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떡밥을 회수하는 능력이 노벨상 레벨의 작가와 비쿄하여 많이 딸리는 느낌. ㅎㅎㅎ
저는 장르소설에 아직 은혜를 못 받은지라 내가 싫으면 말지 하는 쪽인데 분석을 잘 하시네요. 이책 바깥에 내놔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되네요. ㅋ

yamoo 2023-11-20 18:22   좋아요 1 | URL
청소년 문학의 향기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비유와 암시가 거의 없는 작품이랄 수 있겠습니다.

한번 읽고 바깥에 내놓아도 무방한 책..저는 그리 판단됩니다. 이 책을 읽고 바로 밀란쿤데라의 작품을 읽으면 제가 말하고 있는 지점을 바로 알 수 있어요.ㅎㅎ
 
멜랑콜리아 I-II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1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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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노벨문학상 수상작 <멜랑콜리아>(민음사,2023)을 읽었다. 마지막 문장 남아 있는 것은 생선 눈알과 평온한 빛뿐이었다.”을 읽고 난 후 나는 심한 빡침을 감내해야 했다. ‘~, 썅 이게 뭐지?’라는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뭔가 있을 거 같아 참고 인내하면서 마지막 문장까지 읽었지만 아무것도 없는 헛소리의 성찬일 뿐이었다.

 

끝까지 읽은 이유가 있다. 미쳐버린 헤르테르비그가 미치기 직전에 그려 구데가 팔아준 그림 두 점. 이 그림 두 점이 헤르테르비그가 죽고 비드메가 그의 삶의 궤적을 쫓아 그림과 화가의 일생을 재구성 하는 이야기이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보았다. 하지만 끝까지 작가는 내 기대를 무참히 꺾었다. 미친 헛소리의 성찬으로.

 

삶에 자리한 사랑과 죽음, 불안과 허무의 원천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시선”, “시적 언어와 침묵으로 직조해 낸 고독한 영혼의 아득한 초상이라는 책 뒤 표지의 사탕발림은 허울 좋은 주례사 비평의 전형에 다름 아니다.

 

나는 아주 멋진 보라색 코듀로이 양복을 입고 침대에 누워 있다. (p11) …… 한스 구데와 마주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까. 물론 한스 구데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구데와 티데만을 제외하고선 나처럼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p12) ……

 

첫 문장과 12페이지 한 대몫이다. 이 문장들은 1권 도처에 흩어져 있다. “한스 구데는 그림을 잘 그린다. 티데만도 그림을 잘 그린다. 나도 그림을 잘 그린다.”는 문장은 계속 반복된다. 작가는 진짜 정신병자의 언어적 망상을 자신의 문체로 확립한 듯하다. 계속 읽고 있으면 음악적 환청을 듣는 듯하다. , 이런 것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시적 언어일 수 있겠다싶다. 다음 인용된 문장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갈매기들을 봐야 하지만, 갈매기들은 보이지 않는다. 갈매기들이 사라졌다. 나는 다시 갈매기들을 봐야 한다. 만약 갈매기들이 내 눈앞에 다시 나타나지 않으면, 나는 바지 속에 손을 넣어 두 다리 속에 손을 넣어 자위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 산드베르그 박사는 만약 갈매기들이 보이지 않으면 바지 속에 손을 넣어 두 다리 사이를 어루만져 보라고 말했다. 나는 두 다리 사이에 손을 넣어 살짝 움직일 뿐이고, 그것을 눈치 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p254)

 


나는 화가다. 나는 화가 라스 헤르테르비그. 나는 눈을 치우는 일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것이다. 눈을 치울 사람은 많다. 하지만 나처럼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는 화가이며, 그림을 그릴 것이다. 나는 눈을 치우지 않을 것이다. 나는 화가 라스 헤르테르비그. 나는 그림을 그릴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가우스타 정신 병원에 있다. (p294)



문장들을 보면 페이지가 무의미할 정도다. 계속 같은 문장을 반복한다. 뭐 미친놈이 혼자 같은 말을 반복하면(미친놈은 혼자 같은 말을 반복한다.) 시적 운율이 생성되어 시적 언어라 명명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런 문장들이 매 페이지마다 계속된다. 미친놈의 넋두리가 고독한 영혼의 아득한 초상이라고 표현하면 그건 평론적 기교이겠지.

 

, 미친놈의 반복적인 문장으로 인해 책장은 넘어간다. 같은 문장이 계속 반복되어 플롯 전개가 매우 느리지만(A-B-C-D, B-C-D-E, D-E-F-G ……) , 그렇기에 눈으로 빠르게 같은 문장을 타고 넘을 수 있다. 그럼에도 5페이지 분량의 내용을 330여 페이지로 늘리는 작가의 경이로운 글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면에서는 노벨상 감이다. 알프레드 자리는 분량에서 깸이 안 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소설로서의 매력이 0점이라는 건 서사 구조 자체에 있다. 최대 괘씸한 건 재미가 무지 없다는 점. 욘 포세의 작품을 들어 의식의 흐름기법 운운하는데, 그건 푸르스트 정도의 작품을 말하는 거고, 이 작품은 그것도 아니다. 알프레드 자리의 문체를 가볍게 뛰어 넘는, 미친놈의 헛소리를 그대로 실현하는 문장들이다.

 

위에 인용된 문장들이 끊임없이 나열된다. 주제의식? ...2권에서 어느 정도 드러나긴 한다. “가난한 집 안에서 태어난 천재 화가의 비참한 운명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1권에서는 전무 했던 주인공의 그림과 그 행위가 두 페이지 정도 누나의 시각으로 나타난다. 주인공 라스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후 화구 일체를 없앤 듯하다.

 

그리고 고향에 돌아온 후에는 부목 조각에 석탄과 물로 그림을 그렸다. 이 책에서 주제의식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이 부분일 거다. 414페이지부터 418페이지에 걸쳐 있는 내용. 그는 바위에 앉아 바다 풍경을 보고 부목 조각에 석탄으로 그림을 그린다(물론 다락방에서도 낙서 같은 그림을 그렸다).

 

완성된 그림들은 바닷가 깊은 동굴에 보관한다. 부목 조각에 물로 섞은 석탄으로 풍경화(구름과 나무배)와 인물화를 그렸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큰 파도와 함께 사라졌다. 남은 작품들을 누나에게 보여분다. 석탄으로 그렸기에 온통 회색와 검은색이었을 거다. 이를 본 누나는 말한다. 그림이 참 훌륭하지만 우울함에 빠져 있는 라스의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그리고 라스는 모두 바다 속에 던져 넣는다.

 

작가가 책의 타이틀로 멜랑콜리아라고 붙인 이유를 알 것 같은 대목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천재 예술가가 그냥 미쳐버려 그 미친 독백을 빈약한 서사에서 읽는 맛이란 정말 지루함의 극치라 할 만하다. 2권은 1권보다야 낫지만 그래도 지루하긴 마찬가지다. 처음 기대를 보기 좋게 무너뜨린 작가의 글쓰기 방식은 참으로 고약하다고 느낀다.

 

천재 예술가의 고뇌와 그로부터 미쳐버린 얘기는 고흐의 일화로 충분하다. 노르웨이의 비운의 천재작가를 소개해 주려면 좀 더 재밌고 극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도 소설로서 말이다. 노벨 문학상의 기대를 갖고 본 작품은 정말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이렇게 임팩트 없고 고약하게 지루한 작품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런 작품은 중간에 덮어야 했는데, 끝까지 읽어 빡침을 감내해야했다. 뭐 어쩌랴 이것도 내 선택이었던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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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3-10-28 12: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야무님께서 얼마나 화가 나신 건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글이네요.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이라 더 배신감을 느끼신거죠? 저도 예전에 엄청난 찬사를 받은 소설이아고 기대하고 읽었다가 빡친 겸험이 있어서 공감이 가요. 다만, 제 경우에 국내 소설이어서 그냥 글 자체를 못 쓴 경우가 명확한데요. 이 책의 경우는 그래도 번역서라서 원본의 경우는 어떨까 하는 조금의 의문은 생겨요. 사실 번역 과정에서 원어의 맛과 작가 특유의 문체를 잘 살리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제가 출판사에 일할 때 번역가들과 몇 차례 작업을 해봤고, 이혼한 애들 엄마가 번역가였고, 매우 친한 지인들이 번역가라서 번역의 한계와 어려움을 잘 알지요. 그래서 안타깝게도 문학작품에서 원서의 그 훌륭한 측면들을 번역서에서 다 보여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말씀하신 동어 반복과 서사 내용에 대헌 지적은 또 번역의 문제와는 다른 측면이고, 글 자체의 문제를 지적하신 것 같아서 제가 드린 말씀과는 또 다른 것 같네요. 당연히 야무님께서도 번역서의 한계 정도는 감안하시고 말씀하셨겠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멜랑콜리아]라는 영화는 무척 재미있게 봤었어요. 원작과 리메이크작 두 개 모두 각각의 매력요소가 있어서 두 개를 모두 찾아보길 잘 했다고 생각했었어요.

yamoo 2023-10-29 14:37   좋아요 0 | URL
음....번역에 대해서는 뭐...어쩔 수 없는 한계를 감안하고 읽죠. 민음사판 파리대왕 정도를 제외하곤 문학에서 번역 때문에 짜증나는 경우는 별로 없는 듯해요..

이 책이 왜 상찬받는지 저는 도저히 모르겠더라구요. 서사의 재미가 거세됐다면 아포리즘을 방불케하는 문장이나 형식미가 돋보이면 그런대로 읽을 만 한데...이 책은 그런 것도 아니고 철학적인 내용도 없어 소설로서의 매력이 꽝입니다. 이번 노벨위원회 위원 구성이 저하곤 안 맞나 봅니다.

영화를 찾아봐야 겠군요! 검사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10-28 1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노벨문학상 받은 작가들 책 높은 확률로 재미가 없었어요…그래서 저는 다들 화제 될 때 안 읽고 기다렸다가 이게 뭐여 퉤퉤 하고 싸게 중고 매물이 쏟아져 나올 무렵 골라 읽거나 안 읽거나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출판사만 좋은 일 사절한다…

yamoo 2023-10-29 14:43   좋아요 1 | URL
반유행열반인님 반갑습니다!

노벨상 수상작가는 제게 복불복인듯해요. 어떤 작가는 너벨상에 걸맞는 작품을 보여주고 또 어떤 작품은 어떤 한 면이 소설사에서 의미가 있겠다는...그러니까 매우 아방하고 스타일리쉬한 면을 보여주죠. 나름 읽을만 했죠. 하지만 올해처럼 재미없고 지루하고 내용없는 작품은 별로 못봤습니다. 올가 토까르추크보다 훠~~~~얼씬 재미가 없고 지루합니다..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10-29 17:21   좋아요 1 | URL
다음 독서는 이 책보다 열 배(안 되나 그럼 백 배) 더 재밌는 책 걸리시길 기원합니다.

yamoo 2023-10-30 09:09   좋아요 1 | URL
다음 독서 바로 진행하고 있어요...

정확히 포세보다 열 배 재밌는 책이네욤...ㅎㅎㅎ
넘 재밌어요. 포세을 읽는 직후에 읽어서 그런가 봅니다...ㅋㅋㅋ

Falstaff 2023-10-28 16: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웃으면 안 되는데 자꾸 웃음이 나와서 좀 민망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전 이 양반 아무래도 책 읽지도 않고 걍 버릴 거 같아서 못 본 척하고 있습니다.

yamoo 2023-10-29 14:45   좋아요 1 | URL
흠....웃으셔도 됩니다...ㅎㅎㅎㅎ
저는 단지 제 느낌에 충실했으니까요..ㅋㅋㅋㅋ
그냥 버리셔요~~ 읽으시면...그래도 별3개는 주실듯합니다~~
저보단 의미있게 읽으시는 뽈님 이시라면..~^^

반유행열반인 2023-10-29 17:21   좋아요 0 | URL
버릴 땐 저에게 -폐지수집광 올림-

stella.K 2023-10-28 1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런~ 어지간히 빡치셨나 봅니다. 별 하나라니. 좀 충격적인데요? ㅎ
처음 읽어보는 작가의 작품이 좋으면 다른 작품도 읽고 싶고,
반대로 안 좋으면 다시 안 읽게 되더라구요.
근데 저 개인적으론 북유럽 작가의 작품 읽기 시도해서 성공해 본 적이
없더라구요. 뭐 그리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뭐 이런 작가의 작품은 괜찮은 작품도 많은데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취향의 문제인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yamoo 2023-10-29 14:51   좋아요 0 | URL
네...아주 심하게 빡쳤어요.
욘 포세는 아제 쳐다도 안볼 거에요.
물론 취향의 문제이긴 합니다만...그래도 소설인데 어느정도 재미는 있어야죠. 재미가 없으면 철학적이라든가...형식미라든가...
이런 요소가 전무한 작은 그냥 망작인데...노벨상 수상작이라....한숨만 나와요~~~

페크pek0501 2023-10-29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매우 인기가 높아 나도 사 봐야되나, 하고 있던 책이었는데 마침 이 리뷰를 보게 되어 망설임을 끝낼 수 있네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라는 높은 평가 때문에 기대하고 읽었다가 실망했던 기억이 저도 있어요. 개인 취향의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과 저는 잘 안 맞더라고요.^^

yamoo 2023-10-29 14:54   좋아요 1 | URL
왜 인기가 높은지 전혀 모르겠고..
완전 의문이에요. 이 책에 상찬을 보내는 이들이..
별5개 준 리뷰자들도 좋은 이유가 별로 잘 안보이더라구요..ㅎㅎ
노벨상의 후광효과가 엄청나다는 걸 다시금 느껴요..
페크님은 절대 읽지 마셔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0-29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벨문학상 수상작가가 쓴 작품이었던 만큼 기대가 크셨던듯 한데 써주신 글 읽으면서 문득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지루한 책읽으시느라 욕보셨습니다. 정말로 고생하셨습니다. 아무쪼록 써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amoo 2023-10-30 09:08   좋아요 1 | URL
네...생판 처음 듣는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면 기대하면서 읽게 돼죠. 지금까지 그랬습니다. 경험상 별로긴 해도 이번처럼 처참하지는 않았는데...욘 포세가 제게는 최고로 지루했습니다. 지루하면서도 건질 게 없는 유일한 소설..

네, 정말 욕봤어요..^^;; 다시는 이런 책 읽고 싶지 않아요..ㅎㅎ

그래도 뭐 이런 책 좋아하는 분들이 있으니 꾸준히 팔리고 노벨상도 타는 게 아니겠습니까..ㅎㅎ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0-30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 그쵸.. 각 사람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들 다른지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시는게 정신건강에도 좋고 여러모로 이래저래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ㅎㅎ

물감 2023-10-30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속이 다 시원합니다.
덕분에 거를 작품 알아갑니다!
저도 노벨상은 잘 안 맞던데, 대체 기준이 뭔지 참...

yamoo 2023-10-30 17:29   좋아요 1 | URL
이거 매우 재미 없습니다!!
안 읽는 게 장땡입니다..ㅎㅎ
요즘 <바람의 그림자>읽고 있는데. 이게 멜랑보다 10배 더 재밌습니다..ㅎㅎ
노벨상 수상작 중 사라마구, 살만 류슈디, 아나톨 프랑스 등은 무지무지 재밌었는데 말입죠..^^

그레이스 2023-11-07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 하나!
ㅠㅠ
책을 사놨으니 안읽을 수도 없고!;;;
딸이 보트하우스 재미없다고 해서... 찬물이었는데... 여기는 얼음물이네요^^

yamoo 2023-11-07 18:58   좋아요 1 | URL
읽으면 주관적인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이걸 재밌다고, 감동적이라고 하는 건 확실히 위선이겠지요.
노벨상이라는 후광효과로 눈이 멀어지면 그럴수도 있겠다시픈데...
이 소설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확실히 활자중독자에 포함되는 사람일 겁니다.

최고 좋은 건 안 읽는 건데.....저는 사놓고도 안 읽는 책이 많은데 그레이스님은 아닌가 봅니다. 그럼 그냥 읽고 재미가 너무 없다는 리뷰를 쓰시면 될 듯해요~^^
 
훌륭한 군인 - 가장 슬픈 이야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05
포드 매덕스 포드 지음, 손영미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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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소설이 왜 유명하고 필독서가 됐는지 도통 모르겠다. 이런 종류의 소설 이야기는 쌔고 쌨다. 부제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야기라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훌륭한 군인>(문예출판사, 2013)을 완독하고 난 직후의 내 생생한 감정이다.)

 

자녀가 없는 두 커플이 만나 9년 동안 그 관계를 유지했다면, 그래서 그것이 소설의 소재라면 거의가 커플의 한 쪽 여자와 다른 쪽 커플의 한 쪽 남자가 바람이 나거나, 아니면 쌍쌍이 바람이 나거나. 뭐 그 중의 하나다.

 

줄리언 반즈의 작품 중에서도 두 커플이 바람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고, 이언 매큐언의 소설에서도 비슷한 작품을 본 적이 있다. 여타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너무 많이 봐서 식상한 소재 중 단연 으뜸이다.

 

그런데 타이틀이 훌륭한 군인’. 커플 간 불륜이라는 걸 꿈에도 몰랐고, 책 표지에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20세기 최소의 소설이며 영어로 쓰인 최고의 프랑스 소설이라 찬사 받은 작품!"이라는 사탕발림에 넘어가 읽기 시작했다.

 

, 그런대로 읽을 만은 했다. 근데 주제가 너무 맥빠지는 얘기고 식상한 얘기라 책을 덮고 이 소설의 의의와 가치를 곱씹어 봤다. 결론은 옛날에나 통용되는 문학성이라는 거. 그리고 더 중요한 작가의 숨기지 않는 오리엔탈리즘에 냉소를 금치못했다.

 

저자인 포드 매덕스 포드는 1870년대 사람이다. 영국의 작가이자 비평가. 그는 대영제국의 그러니까 빅토리아 후기 시대의 문화적 세례를 받았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어보면 상류층 문화와 종교생활이 어떻게 데카당스적 라이프스타일로 수렴되는지 캐릭터에 생생히 녹아있다.

 

사실 이 부분이 이 소설을 끝까지 읽는 원동력이었다. 식상하고 뻔한 내용을 아주 훌륭하게 포장하는 것도 작가의 능력이다. 그 시대상을 인물들에 수렴해서 보여주는 것은 아주 훌륭한 작가적 능력이다. 문학성을 담보하는 지표 중 하나랄까.

 

그래서 이 작품을 번역한 손영미는 빅토리아조 후기에서 1차 대전까지의 사회상을 화려하고 정교한 표면 아래 예리하게 묘사하고 있는 의미심장한 소설이다. 또한 한 번 읽으면 잊을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장면들이 작품의 아름다움을 베가시킨다.”라고 상찬했다.

 

번역자만 그런 게 아니고 영미 쪽 평론들도 대체로 찬사 일색이다. 그리고 권위있는 문학지나 대학에서 필독서로 지정되어 있다. 진부한 내용의 소설이 이만한 가치를 받을 만한지 의구심이 정도로 필독서 리스트는 찬란하기 그지없다. 아래 추천 목록은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모던 라이브러리> 선정, 영어 소설 100

<옵서버>지 선정, 가장 위대한 소설 100

영국 가디언지 선정, 필독 소설 1000

하버드 대학 필독서 100

미국 대학위원회 SAT 추천 도서

피트 박스울, 죽기 전에 읽어야할 1001권의 책

랜덤하우스 선정 20세기 영문소설 100

칼리지 보드 추천 고등학생 필독도서 100

 

무려 하버드 대 필독서 100선에 선정되어 있는 것도 모자라 칼리지 보드 추천 그교생 필독서 100선에 포함되어 있다. 이 식상하고 진부한 불륜 이야기가 말이다. 아무리 그 시대상을 작품에 생생히 반영했다하더라도 그 중심 주제가 불륜인데 고교생 필독서라니 이건 너무하다싶다.

 

아마도 이 소설을 이리도 높게 평가한 건 영미쪽 시선이 많이 반영된 듯하다. 제국주의를 지나 냉전체제를 이어오며 영미 상류층에 이보다 더 판타스틱한 문학적 데카당스는 없을 듯해서다. 이 시절(187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자본주의는 맹위를 떨쳤으니, 돈으로 안 되는 일은 없던 때였다.

 

그래서 이 작품의 화자 존 다우얼(억만장자쯤 되는)은 사랑 없이 돈으로 마음에 든 여자를 산 다음 영국으로 이주한다. 거기서(정확히는 독일 온천) 비슷한 부류의 에쉬버넘 부부를 만나 9년 동안 친분을 쌓는데, 이 친분의 세월이 슬픈 이야기라는 거다.

 

슬픈 이야기의 요체는 이렇다. 다우얼의 아내 플로렌스가 자신을 속이고 에드워드와 붙어먹었다는 사실을, 에드워드가 죽은 후 그의 아내 레오노라에게 그 진실의 전모를 전해 듣는 것이다. 이걸 다우얼의 입을 빌려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달하는 내용.

 

이 작품은 외형상 전형적인 불륜 이야기이다. 그런데 작가 포드 매덕스 포드는 그 자신과 그가 포함된 계층의 아비투스를 천연덕스럽게 잘도 인물에 구현해 놓았다. 이 소설이 최악인 이유는 포드의 그 유감없이 발휘되는 오리엔탈리즘이다.

 

작중에서 에드워드 에쉬버넘은 훌륭한 군인으로 그려진다. 키가 크고 금발에 잘생겼으며, 동정심이 많고 감상적이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대대로 내려오는 부와 권력의 상징인 에쉬버넘 가문의 기둥이다. 여자들이 안 좋아 할 수 없는 요소를 다 갖고 있다.

 

그는 손만 뻗으면 여자들을 취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가 난봉꾼이 되는 건 아마도 필연적이었을 거다. 돈을 노리고 접근하는 여자들에게 그는 항상 휘둘렸다. 잘생기고 튼튼한 육체에 비해 감상적이고 소심한 성격은 늘 그런 여자들에게 먹잇감이 됐다.

 

그런데 그가 사랑했던 순수한(?) 여자들 대부분은 그가 인도에서 주둔했던 때에 그가 사랑했던 여자들이다. 자기 부관의 아내를 사랑했고, 그곳에서 20살도 안 된 메이시 메이단을 만나 사랑하여 영국으로 데려와 자살하게 만들고, 더욱이 에쉬버넘 부부의 양녀로 삼은 낸시까지 사랑하게 된다.

 

에드워드의 정부였던 플로렌스를 제외하고 에쉬버넘이 마음이 아플 정도로 사랑했던 여자들은 모두 인도 여자들이거나 하녀들이었다. 그리고 그 성적 대상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그녀들이 죽었을 때 에드워드의 행동으로 나타났다. 그는 전혀 슬픔을 느끼지 않았다. 메이시 메이단이 죽은 이유도 그가 플로렌스에게 그녀는 자기에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 말을 들어서였다.

 

보통 제국주의를 풍자한 만평 중 일부는 제국주의 국가들을 힘있는 군인으로 표현하고 식민지 나라를 여성으로 그려 놓는다. 그래서 제국주의적 착취를 보다 감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보여주는 오리엔탈리즘의 전형이 바로 에쉬버넘 대령이라는 인물을 통해서이다. 그를 통해 작가는 영국과 인도와의 관계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했다.


(이 소설을 읽고 딱 이 이미지가 떠 올랐다. 물론 태평양 전쟁기에 일본제국주의 만평이지만, 인도에서 에드워드는 메이시와 낸시를 저런식으로 대했을 거 같아서..ㅎㅎ))

 

이 소설이 최악인 이유는 작가의 오리엔탈적 인식에 더해 그 윤리적 인식의 박약함에 있다. 아무리 타이틀을 반어적으로 사용했더라도 전편을 흐르는 에드워드 삶의 궤적을 동경하는 듯한 화자 다우얼의 인식을 보면 대번 알 수 있다.

 

존 다우얼은 에드워드 에쉬버넘과 9년 간 친분을 쌓으면서 그의 난봉꾼적 기질을 그가 돈이 많고 감상적이어서 어쩔 수 없는 본성이라고 치부한다. 자기라도 에쉬버넘처럼 행동했을 거라고 서슴없이 결론내린다. 자기 부인하고 바람난 사람에 대한 평가치곤 매우 관대하다.

 

다우얼이 에쉬버넘 부부를 만나 레오노라에게 플로렌스의 악행(?)과 에드워드의 바람기와 낭비벽을 전해들어도 다우얼은 에드워드를 비윤리적인 사람이라고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 감상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약점으로 단정짓는다. 다우얼의 회상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도 여전하다.

 

물론 여과 없이 이러한 불륜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며 훌륭한 군인이라는 반어법을 사용하여 당시 시대상을 고발하는 비판적 작품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있다(대부분의 평단이 이런 시각이지 않을까)하지만 이 소설을 끝까지 읽고 곰곰 생각해 보면 나는 매덕스 포드라는 사람이 가진 계층적 아비투스를 도저히 좋게 봐 줄 수 없다.

 

이와 같은 작품을 청소년 필독 권장도서로 추천한다는 게 참으로 개탄스럽다. 우리가 그만큼 오리엔탈리즘에 부지불식간에 길들여져서 그런듯하다. 이보다 좋은 작품들은 널리고 널렸다. 모두가 상찬해 마지않는 작품이지만 나는 별로였다. 단언컨대 페미니즘 관점에서는 최악의 평가를 받을만한데 아직까지 이런 평이 없다는 게 신기할 뿐!()

 

 

[]

1. 며칠 전 쿳시의 <마이클 K의 삶과 시대>를 읽고 보니, J.M. 쿳시가 포드 매덕스 포드를 연구하여 학위를 받았다고. 그래서 그런지 쿳시도 페미니즘 계열에서 좀 비판을 받는 듯하다.

2. 포드 매덕스 포드는 서구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달랑 <훌륭한 군인> 하나만 번역된 듯하다. 그 어떤 다른 작품도 발견하기 어렵다.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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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5-18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필독서 100선, 을 오래전부터 불신했어요. 이걸 정하는 사람들이 완독하지 않고 정했을 거라고 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책을 필독서로 선정해서 말이죠. 그다음부턴 내가 읽고 좋았던 것만 남에게 추천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악행과 불륜이 들어가면 저는 재밌던데... ㅋ 님의 리뷰를 읽어 봐도 재밌을 것으로 느껴집니다. 점수는 짜게 주셨지만요...ㅋㅋ

yamoo 2023-05-19 09:37   좋아요 1 | URL
저도 필독서 100선 별로 신뢰하진 않습니다만..
타임지 선정 100선, 하버드 필독서 100선..뭐, 이런 추천리스트는 독서 활동 실체를 떠나 세간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심지어 비밀독서단 선정 책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양서에 비해 엄청난 판매부수를 자랑하죠. 유진 오닐의 밤의로의 긴 여로가 뭐가 그리 대단한지 지금도 도통 모르겠습니다. 물론 톨스토이의 부활같은 책들은 정말 충분히 그 위대함에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만...그렇지 않은 책들 때문에 불신이 쌓인다는..^^;;

악행과 불륜...프롯이 재미있고 드라마틱하게 짜인 소설이라면 확실히 재밌다고 느낍니다. 가독성도 뛰어나고...근데 포드의 책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확실히 읽어보셔야 알 거에요~~그런 면에서 페크님은 이 책을 한 번은 일독하셔야할 듯합니다..ㅎㅎ
 
나의 첫 사이드 프로젝트 - 본업도 있고, 부캐도 있고 자기만의 방
최재원 지음, 김현주 그림 / 휴머니스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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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N잡러가 대세인가 보다. 한승현의 <이번 생은 N잡러>(매경,2021)의 성공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을 해 부를 창출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서 그런가 보다. 쉽게 생각해도 인기 유튜버만 되어도 직장을 다닐 필요없이 유투브 제작에만 몰빵해도 수천만원의 수익이 생기니 말이다.


그래서 비슷한 부류의 책도 많이 나왔다. 그런데 한승현의 책보다 나은 책은 못봤다. 거의가 내용없는 자기 커리어 쌓기로 내놓은 책들인거 같아서다. 특히 최재원의 <나의 첫 사이드 프로젝트>(휴머니스트, 2020)는 이런 부류의 책들 중 최악이었다.


왜냐? 이 책은 사이드 프로젝트의 실천 방안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의 반은 '준비'에 할당되어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는 식이다. 중고교생 대상이라면 뭐 그럴 수 있다. 근데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인 생업전선에서 마음 가짐에 대한 장황한 서술은 그냥 지면 채우기용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물론 주된 업을 가진 사람이 부업, 즉 사이드 프로젝트를 실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N잡러를 꿈꾸는 사람들은 실제 주된 업 외에 부업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게 수입으로 연결되지 않아서가 문데다. 그래서 부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게 된다. 이미 '준비'는 끝난 상태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 타겟을 아무 준비 없는 평범한 직장생활하고 있는 사람들로 보고 있다. 그런 사람들은 생각은 있을지언정 전혀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주위에 널렸다). 물론 찾아 보기는 한다. 그런 사람을 위해 '준비'의 중요성을 역설하려면 책의 1/5 정도로도 충분하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자기 주위의 청소를 열심히 해야한다는 자계서의 내용과 비슷한 내용을 주구장창 나열한다. 책의 반이 그런식이다. 하나마나 한 소리다. 이건 습관의 문제이고 개인 의지의 영역이다. 습관을 바꾸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언급과 그 사례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준비를 하면 실천방안이 나와야하는데, 그 실천 방안이 잘 와 닿지 않는다. 이 책의 3장은(stage3)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나오는 단계인데, 목차를 보자.

나보다 상황을 믿자 : 시간

나보다 상황을 믿자 : 공간

나보다 상황을 믿자 : 사람

기록X기록


이건 뭐, 실천을 하는데 시간, 공간, 사람을 믿자니 믿음이 가지 않는 콘테츠다. 이런 류의 책은 실천 방안을 알려주는 것이 핵심인데, 그 핵심이 뭔가를 믿는 거다. '상황을 믿자 : 시간'의 절이 시작되는 90 페이지를 보면 이 책의 성격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막상 사이드 포르젝트를 시작했으나, 금세 불꽃이 꺼지려 합니다. 의지가 매우 굳은 사람들은 시작과 동시에 계획대로 모모을 움직일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거예요. 자기 비난에 빠지진 말아요. 대신 꼭 지키고 싶은 약속이나 해내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사람보다 상황을 믿어보세요. 


나를 더 강하게 묶어둘 상황을 위해 '지그재그 몰입' 방식을 추천합니다. 지그재그 몰입은 본업을 할 땐 본업을 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땐 사이드 프로젝트에만 완전히 집중하는 방식이에요. 하루 중 두 시간이면 두 시간, 일주일 이면 일주일 (중략) 사이드 프로젝트에만 집중할 시간을 만듭니다. (p90)



지금 위에 인용한 부분과 같은 내용들이 거의 모든 페이지를 점령하고 있다. '지그재그 몰입' 방식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부업을 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하고 있는 방식이다. 중요한건 어느 비중으로 하느냐가 중요한데, 이 책에는 이런 구체적인 얘기가 빠져있다. 


기록의 중요성도 하나마나한 얘기다. 내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 다른 부업을 시작한다면 기획을 하고 예산을 구상하며 내 시간 투자를 얼마나 하고 어떻게 내 산물을 팔려고 하는지 꼼꼼히 기록해야 하는 건 기본이다. 이런 걸 구체적으로 잘 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산출물만 있고 이걸 수익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거다.


보통 'N잡러'를 위한 이런 류의 책은 기획에서 수익창출까지 자기가 어떻게 기록했는지 알려주는 게 들어 있어야한다. 그래야 구매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런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있는 책은 구매할 가치가 전혀 없다. 자게서 본연의 역할을 전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행 관련 일을 좋아해서 게스트룸에서 외국인과 수다를 떨기를 좋아하는 성향을 가졌나보다. 그래서 지인의 조언을 따라 유튜브 채널을 열어 수익을 올리게 됐나보다. 그래서 본업 외에 수익을 창출한 기회를 얻어 이런 책도 썼나본데, 도대체 왜 유튜브를 통한 수익창출의 방법이 없는지 의아하다. '기록'을 강조한 장에서 이미 언급됐어야 했는데 말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한승현의 책보다도 먼저 출간된 책인데, 저자가 구체적인 사례나 방법이 전무한 책을 '나의 첫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내놓은 용기가 정말 가상하다. 자기가 부업을 통해 수익을 낸 방법이 쏙 빠진 책은 믿음이 가지 않는 책이다. 더욱이 하나마나 한 소리로 페이지를 채우는 내용은 함량 미달 그 자체다. 이런 책이 휴머니스트라는 지명도 있는 출판사에서 출간된 게 신기할 뿐.



[덧]

1. 나도 내 그림으로 뭔가를 해 보기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이런 류의 책을 주섬 주섬 사서 읽는다. 일하지 않아도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의 책들은 그래서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최재원의 책도 그래서 읽게 됐다.

2. 한승현의 <이번 생은 N잡러>를 보고 난 후에 몇 권의 책을 사서 보았는데 <나의 첫 사이드 프로젝트>는 그 와중에 본 책이다. 한승현의 책과 비교해 보니 너무 함량미달인 책이라 구매하지 말라는 의미로 여기 리뷰로 남겨 놓는다. 이 외에 몇 권의 책이 더 있는데 다른 책들도 대동소이했다. 한승현처럼 구체적으로 뭔가를 제시한 책이 하나도 없었다. 부업이 필요하고 부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싶으신 분들은 한승현의 책을 보시라. 최재원의 책은 절대 사지 마시라. 그냥 시간 낭비 돈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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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8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23-03-20 09:31   좋아요 0 | URL
그림도 있고 페이지 수도 많고...그런데 내용이 없고...하나마나한 얘기를 반이 넘는 분량으로 채우고 있는 책은 정말 독자를 우롱하는 책인듯합니다.

이런 류의 책, 그니까 내용없는 책들이 많은데 비판적 리뷰가 알라딘에 별로 없는게 참으로 거시기합니다~^^::
 
신의 아이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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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런 소설이 좋은 소설일까? 책을 완독하고 생각을 거듭하며 곱씹어 봤지만 결론은 하나다. 작가를 가리고 블라인드로 독자의 반응을 물으면, 단번에 매우 안 좋은 소설이라는 평을 들을 거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대체로 코맥 매카시 소설은 읽을수록 당황스럽다. 치명적인 문장 때문에 끝까지 읽을 수는 있지만, 다 읽고 나면 도무지 주제의식을 찾을 수 없다. 항상 물음표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서 말하는 바가 뭘까?


매카시의 작품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그 출발은 <로드>였다. 그래도 로드는 가독성 하나는 끝내줬다.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도 좋았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역시 물음표는 없어지지 않았지만 그것을 희석시키는 뭔가가 컸다.


'그 뭔가'는 콕 집어서 표현할 수 없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작가가 캐릭터를 통해 구축하는 분위기랄 수 있다. 뭔가가 일어날 것만 같은 심리적 긴장감과 공포감을 조장하는 사건은 시적인 문장과 만나 매카시 만의 아우라를 만들어 낸다. 매카시가 만들어내는 묘사는 소설이 구축할 수 있는 미학의 절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게 전부다. 아니 하나가 더 있긴 하다. 그가 창조해 내는 캐릭터. 코맥 매카시는 캐릭터를 설정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 범죄성을 부여하는 데 따라올 작가가 없다. 매우 사악한 주인공들을 매우 덤덤하게 잘도 그린다.


그래서 독자는 작품을 읽어가면서 미궁에 빠져들지만 강력한 캐릭터와 그 치명적인 문장들로 인해 끝까지 읽게된다. 이 작가가 인물과 사건들을 통해 무얼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종잡을 수 없지만, 읽고 나서 아우라 있는 작품을 만났다는 착각을 일으키곤 한다.


물론 내 얘기다. <로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카운슬러> 등을 보고 코맥 매카시를 계속 읽을지 말지를 결정하고자 든 책이 <신의 아이>다. <카운슬러>가 꽤 좋았기에 이 작품 역시 괜찮으면 나머지 주저 3권을 모조리 읽을 계획이었다.


헌데, 책을 덮고 나니 매카시는 더 이상 관심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내가 읽었던 매카시 작품 모두 딱 부러진 작가의 주제의식이 없었다. 매카시는 작품에서 범죄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그걸로 끝이다.


평론가들은 성경적 상징을 들먹이며 매카시의 작품들을 찬양하기 바쁜데, 매카시라는 작가를 제거하고 작품만 판단한다면 결코 좋은 평가를 못 얻을 거라 확신한다. 블라인드 평가를 내린다면 작가적 후광효과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작품을 읽고 남는 건, 캐릭터와 치명적인 문장밖에 없다. 좋은 소설 작품은 일단 재미있는 이야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확고한 주제의식, 더군다나 그것이 '인간의 가치'를 드러낸다면 명작이라 칭할만하다.


물론 전통적인 소설기법을 파괴하고, '아, 소설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닫게 하는 작품도 있다. 대표적인 작가가 파스칼 키냐르와 조르주 페렉 정도. 꽤 매력적인 작가들이다. 전형적인 소설기법을 탈피했다고 하더라도 주제의식의 선명하거나 이야기가 신선하면 그게 바로 멋진 작품이다.


그런데 <신의 아이>는 살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레스터 밸러드이다. 27세의 부랑아. 그가 하는 일이란 숲속을 배회하면서 음식을 훔치고 라이플 총으로 사람들을 죽이는 게 전부다. 


여자를 죽여 시간을 하고, 아무 이유없이 사람에게 총을 쏘아 죽인다. 진짜 아무 이유가 없다. 그리고 사체들을 인적없는 산의 동굴에 고히 모셔둔다. 살인의 흔적과 의심의 흔적을 을 싹 없애버린다. 거짓말도 천연덕스럽게 잘도한다.


시골의 한적한 마을에 살면서 그가 살인행위를 저지르는 동기와 정당성은 없다. 결코 없다. 처음 시작할 때 그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이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나는 밸러드가 그들에게 땅의 이름으로 복수를 하는 내용을 상상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내용이 전혀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레스터 밸러드의 기이한 성격과 범죄 행위들로 채워져 있다. 작가는 밸러드의 범죄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뭘까? 원죄의식? 자본주의에 대한 폭력적 항거? 미국 사회의 만연된 범죄행위? 무얼갖다 붙여도 납득할 수 있는 주제의식은 없다.


도대체 작가는 왜 이런 작품을 썼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는 답은 오로지 하나다. 그냥 캐릭터 습작하기. 이 소설은 매카시의 3번째 장편소설이란다. 40세에 발표된 작품.  그래서 그런지 <로드>보다 문장의 아우라가 떨어진다.


뭐, 주제의식이 박약해도 이야기만 좋으면 읽는 맛이라도 난다. 헌데 이야기는 없고 캐릭터만 있으며, 개연성 없는 시간(시체와 성교), 살인, 절도로 점철되는 사건들이 그냥 나열되는 수준이라면 좋은 소설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소설의 주된 목적이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것이라면 <신의 아이>는 완벽히 실패한 작품이다. 벨러드가 '신의 아이'로서 우리와 같은 부류라는 개소리는 하지 말자. 밸러드를 통해 교훈을 줄 수 있는 주제의식은 단언컨대 없다.


한 마디로 이 소설을 총평하자. 캐릭터만 부각된 작품은 이야기와 감동을 압살한다!



[덧]

1. 이 작품의 역자는 정영목이다. 꽤 많은 영문학을 우리말로 번역한 사람인데, 이 소설을 읽으면 이 사람이 진짜 통번역 대학원에서 번역을 가르치는 사람인지 의구심이 심하게 든다. 읽다가 페이지를 다시 읽는 우를 매번 겪게 되는데, 이게 독자가 멍청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역자가 그렇게 읽을 수밖에 없게 번역을 했기 때문이다. 아주 단적인 예를 적시해 둔다.


그날 밤 내내 그는 소유물을 날랐고 밤새도록 비가 내렸다. 그가 산패하고 곰팡이가 핀 마지막 시체를 구덩이 벽을 통해 끄려 내렸을 때는 동쪽에서 울고 있는 하늘의 옅은 회색 띠에 날빛이 이미 구멍을 냈다.  (p192)


동쪽에서 울고 있는 게 하늘인가 회색 띠인가? 문장이 길어지고 수식어가 덕지덕지 붙을수록 문장의 애매성은 높아진다. 시체를 형용하는 '산패하고 곰팡이간 핀'은 애교수준이다. 물론 코맥 매카시의 문장이 악명높기로 소문났고, 길게 쓰는 그의 문장 때문에 우리말로 옮기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님을 알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이런 문장들을 문학에서 보는 건 창피한 일이다.


2. 정영목은 이 소설에서 아주 희귀한 단어를 골라서 잘도 번역했다. 도무지 일상에서 그리고 문어에서 전혀 쓰지 않는 단어들을 아주 잘도 찾아 번역했는데, 이런 단어 역시 가독성을 막는 역할을 한다. 위에서도 '산패'가 그런단어다. 헌데 이 책에는 아주 어려운 단어들이 지뢰처럼 흩어져 있다.


3. 코맥 매카시가 미국 현대 소설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임은 틀림없다. 그의 국경3부작을 읽지도 않은 채 주제의식이 없다, 안 좋은 소설이다..라는 개인적 감상을 떠벌리는 것이 같잖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이전에 읽었던 <나는 고백한다>와 같은 소설과 비교하면 소설이 갖추어야 할 미덕이 상대적으로 너무 부족해 보인다. 물론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 있고, 소설이 꼭 주제의식을 보여줘야 하는지에 대해서 반감을 갖는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도 거기에 동의하지만, 이 작품에서 작가가 밸러드를 통해 말하고 싶어 하는 바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여 매우 실망했다. 요즘 읽은 작품들이 재미면에서 그리고 그걸 주제로 드러내는 방식에서 매우 탁월했기에 <신의 아이>의 단점(주제를 구현하는 방식과 재미)이 더 도드라졌다. 물론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읽을 사람들은 뭐 개의치 않겠지. 이런 리뷰는 개소리라고 욕하고 열심히 매카시의 작품을 읽으시면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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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3-01-02 21: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작가의 작품을 하나도 읽은 적이 없는데, 영화는 두 편이나 봤네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아마 3번 정도 본 영화이고,
[카운슬러]는 오래전에 보긴 했는데 지금은 내용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네요.
소설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긴 합니다.
이 책 말고 영화로 봤던 저 두 개를 나중에 구해봐야겠어요.

번역의 문제는 정말 매번 책을 읽을 때마다 아쉬움이 남죠.
제 주위에 번역자가 많아서 더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편집했던 번역서의 번역자는 정말 너무 엉망인 초고로 저를 질리게 만들었구요.
그 책은 제가 다시 원서를 찾아보면서 글을 새로 쓰느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도 했어요.

yamoo 2023-01-04 07:14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를 두 편 보고 원작을 찾아 읽은 다음 국경3부작을 읽기 전에 이 작품을 읽어 보게 됐습니다. 그의 첫 희곡작품인 <카운슬러>가 꽤 만족스러웠기에 <신의 아이>를 보고 더 볼지 말지를 결정하고자 든 책이었습니다. 이 작가의 박약한 주제의식 때문에 읽고 나서 불만스러운 부분이 좀 있는지라 그것이 뭔지 확실히 알아야 겠기에...

물론 소설에서 주제의식을 꼭 드러낼 필요는 없다는 부류가 있지만, 저는 그런 소설이 좋은 건지는 잘 몰르겠습니다. 뭐든지 작가가 작품으로부터 전달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는 일종의 고정관념이 있기에 작품에 주제가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닌거로 생각되어 읽을 가치를 못느낍니다. 특히 소설은 더 그래요. 근데 매카시의 작품들은 다 괜찮은데, 작가가 작품들을 통해 뭘 말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인물의 기행과 범죄사실을 계속 나열만하는 게 좋은 소설인지 심각히 생각해 보게 되더라구요. 결론은 아니라는 거고요...그래서 내 소설 성향이 어떤지 확실히 알게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ㅎㅎ

stella.K 2023-01-03 1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런 악마적인 소설은 못 읽을 것 같네요.
이제 똑똑한 독자들은 많아져서 누가 좋은 번역잔지 아닌지
다 압니다. 자꾸 야무님처럼 집요하게 지적해야 번역자들도 정신 차리고
번역을 잘 해 주겠죠. 자기네들도 옛날에 번역한 책 못 봐주겠다고
죽겠다고 난리칠텐데. 어따대고 독자더러 읽으라는 소린지. ㅉ

yamoo 2023-01-04 07:17   좋아요 1 | URL
악마적인 소설이라...뭐, 그렇게 악마적인 내용은 많이 없어요. 매카시는 죽이는 장면을 디테일하게 묘사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인물의 악행이 동기 없이 나열되는 이유를 찾지 못해 불만인 거구요..ㅎ

전체적인 번역은 슥슥 읽을 수 없는 정도 입니다. 매우 생소한 단어들을 번역어로 택해서 이 단어가 뭘 뜻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어 읽기를 방해할 정도에요. 분명히 더 쉬운 명사로 대체해도 될텐데...

영화로 작품화된 두 작품 정도 읽어보시고 판단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물감 2023-01-10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드 하나 읽었지만 저도 잘 모르겠는 작가입니다. 로드도 별 두갠가 줬을거에요. 왜들 그리 난리인건지 이해는 안가요...

yamoo 2023-01-11 12:00   좋아요 1 | URL
<로드>는 그나마 <신의 아이>보단 나아요. 치명적인 문장들로 인해 가독성은 꽤 좋아요. 근데, 읽고 나면 주제가 뭔지 몰겠어요. 그냥 끊임없이 길을 걷다 사건을 만나는 게 다에요...저도 왜 세익스피어와 견주는 지 도통 몰겠습니다!ㅎㅎ

2023-10-26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핏빛 자오선> 추천드립니다. 저는 정말정말 감탄하면서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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