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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스마스에 영화를 한 편 보았다. 원래는 <소방관>을 보려고 했는데, <하얼빈>이 24일 개봉했다고 해서 25일 저녁 타임에 봤다. 영화 평이 하도 좋아서, 그리고 예고편이 기대감이 들게해서 봤는데, 결과적으로 만족한 영화였다.


요즘 영화관에 갈 땐 큰 맘 먹고 가야한다. 올 여름까지 8천원에 볼 수 있던 CGV가 갑자가 내부 공사로 인해 문을 닫았다. 그 두배인 1만5천원에 영화를 보려면 결코 실망스러운 영화를 보면 돈이 아까워서 안 된다. 그래서 검증된 영화만을 보게 된다. 


25일 본 영화 <하얼빈>은 촬영, 영상, 음악, 연기, 서사 등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거 없는 웰매이드 영화였다. 하지만 단 하나 아쉬웠던 점은 '고뇌하는 인간'으로서의 안중근의 모습이 미미했다는 점. 고뇌하는 인간 안중근의 현빈은 별로 안 보였다는 사실이다.


영화의 서사는 우리가 아는 안중근 업적을 착실히 따라간다. 너무 단순한 이야기라 빼고 더할 게 없을 정도로 매우 심플하다. 하지만 감독은 그런 심플한 이야기에 '아마도 이렇게 거사가 이루어 졌을 거야'라는 상상을 했고, 그걸 매우 사실적으로 영상화하는데 성공했다.


이 영화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실제 블라디보스토크처럼 보였던 라트비아 촬영 씬과 몽골 사막 씬 등은 영화를 넘어 거의 사진 미학의 정점을 보는 듯했다. 다큐멘터리 영화도 이런 영상미는 보기 힘들다. 


당시 시대상으로 관람자를 데려가 실제 독립 지사들이 그렇게 활동했을 거라는 상상을 현실로 구현해 냈다. 몰입감의 원천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건 순전히 감독의 역량이다. (특히 미술감독 기보묵이라는 분이 놀라웠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영화 오프닝 장면. 그리고 마지막 다시 등장한 그 얼음판 씬의 수미상관된 영상 미학은 정말 혀를 내두르게 한다. 화면으로 보여지는 압도적인 얼음판에 홀로 누워 있는 안중근의 모습은 미술관에 걸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300호 작품이었다.


아울러 마지막 바로 그 시작 장면과 동일한 얼음판을 걷는 안중근의 내레이션. 마지막 내래이션만으로도 이 영화는 돈 값을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현재의 시대상과 절묘히 유비되면서 감독이 영화에서 말하려는 메세지가 너무도 명확히 다가왔다. 영화를 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것이다. 감독이 이 영화에서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당시 이토 히로부미를 척결하기 위해 싸운 독립군은 대한의군. 안중근은 이 대한의군 참모 중장의 신분으로 이토를 격살했다. 이를 위해 이름 없이 숨진 대한의군 동지들은 20-30대의 청년들이었다. 현재 굥 탁핵을 위해 거리로 나와 탄핵봉을 흔드는 이들이 약 1세기 전 청년들과 겹치는 것은 우연일까.


예술영화치고는 2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이건 영화관에서 봐야 할 영화다. 액션 영화인줄 알고 다소 실망하는 관객들이 있긴 하겠지만 감독의 마지막 메시지만으로도 볼 가치는 충분하다. 반드시 보시라!


[덧]

1. 유일한 아쉬움이 배우 캐스팅. 특히 현빈. 김명민이나 조진웅이 안중근 배역을 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2. 현빈 보다는 이동욱이 더욱 빛났던 영화.

3. 김훈의 <하얼빈>이 원작이 아닌가보다. 김훈 소설을 얼른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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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2-27 18: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상이 뛰어나다는 얘기는 들어서 저도 이 영화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해요. 듄을 만들었던 팀이 촬영을 했다나 뭐라나 그랬던 것 같은데. 현빈은 약간 선이 가는 게 있죠? 생각해보니 진짜 김명민이나 조진웅 괜찮겠네요. 영웅에서의 정성화 배우도 나쁘진 않았어요.
김훈 작가의 하얼빈을 텍스트로 했겠죠? 차라리 고뇌를 보려면 책을 읽는 게 낫지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yamoo 2024-12-30 17:19   좋아요 1 | URL
영상미와 연출력이 극대화된 예술영화인데, 시간이 금방갑니다~
김훈 작가 하얼빈이 원작이면 자막에 나왔을 건데...이상하게 김훈 원작이라는 자막이 없어 좀 다른가...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못봤을 수도 있어요..^^;;

transient-guest 2024-12-28 0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뮤지컬 ‘영웅‘은 영화로는 크게 성공을 못했던 것 같은데 이번 ‘하얼빈‘은 잘 됐나보네요. 이래저래 한국영화를 미국에서 보는 건 어렵고 이상하게 COVID이후로는 극장에 안 가게 되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건 인디애나 존스 5가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보고 싶고 감동 받고 싶네요. 지금 시국엔 더더욱...

yamoo 2024-12-30 17:22   좋아요 1 | URL
뮤지컬을 못봐서 뭐라 말씀드리긴 어렵고...
영화 자체는 매우 잘 만든 웰메이드 작품입니다. 배우들도 모두 좋고, 연출도 좋고, 영상미도 뛰어납니다. 음악은 말할것도 없구요..영상미와 웅장한 음악 때문에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해요. 영상미와 음악이 만난 장면은 정말 압도합니다~~

transient-guest 2025-01-03 04:35   좋아요 0 | URL
뮤지컬은 정성화배우가 한 것이 유명하고 YouTube에 보면 노래하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이 배우가 직접 ‘영웅‘ 주연을 맡고 뮤지컬영화를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완성도가 떨어졌는지 흥행은 못했어요. ‘하얼빈‘은 지금 시국에 힘을 주는 영화 같고 흥행도 잘 되고 있어서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25-01-05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화가다운 영화평입니다. 잘 쓰셨네요. 안중근 역으로 너무 미남자를 캐스팅한 것 같습니다.
김훈, <하얼빈>을 읽었어요. 좀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작가도 그것을 알고 있는지 유튜브 보니까 개정판을 낼 계획을 갖고 있더라고요, 안중근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 점이 좋았어요. 언제 리뷰를 써 보려 합니다.^^

yamoo 2025-01-06 11:03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현빈 캐스팅은 미스 캐스팅은 아니라도 아쉬운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현빈은 선굵은 연기를 하는 배우가 아니라 멜로물 이미지가 강한 배우라서뤼..^^;;

김훈의 <하얼빈>에 대한 혹평이 하도 많아서 읽지 않고 있습니다. 본 소설이 영화의 원작은 아닌 것같아요. 자막 올라갈 때 원작이었으면 표기되었을텐데 못봐서 원작이 김훈 소설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2024년 한 해를 결산하는 때가 다시 도래했다! 올 해는 무척 많은 드라마를 보게 되어 드라마로 점철된 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플에서 정말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봤으니까. 이전에 못 본 드라마도 넷플에는 있곤 해서 유명한 작품은 거의 본듯..


2024년 올 한 해 내가 본 한국 드라마만 해도 10작품은 가뿐히 넘는다. 개중에 정말 명작이라고 칭할 만한 작품들만 봐서 그럴까. 정말 재밌는 시간이었다.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도 있었고 기분 좋은 작품도 있었으며 재밌지만 시큰둥한 작품들도 있었다. 


여러 작품들을 보다보니 내가 싫어하는 작품들이 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로맨틴 코미디물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근데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드라마의 8할 이상이 로코다. 그러니 잘 된 작품들도 중간에 보다 말거나 빠른 배속으로 보거나 아니면 건너 뛰면서 마지막회까지 보았다. 이렇게 본 올해 드라마 리스트다.


살인O난감

경성크리처

기생수 더 그레이 

사냥개들

모범택시

눈물의 여왕

군검사 도베르만

굿 파트너

빈센조

이태원 클라쓰

그해 우리는

모범형사

마이네임

이번생도 잘 부탁해

벌에서 온 그대

사랑의 불시착

시그널

소년시대

인간실격

눈이 부시게

청춘기록

슬기로운 의사생활

슬기로운 감빵생활

사이코지만 괜찮아

철인왕후

환혼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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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2-13 1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올해 만들어진 것만이 아니라 어쨌든 야무님이 올해 본 드라마군요. 저도 본 드라마가 몇 편 있네요. ㅎ 저도 로코는 별로더라구요. 최근 몇년내 끝까지 본 건 한 두편에 지나지 않을겁니다. 전 눈물의 여왕도 결국 끝까지 못 봤죠. 한석규가 나온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범죄 스릴러인데 너무 우울해서 나의 해리에게로 갈아 탓는데 그것도 멜로긴 하죠. 전 법정 드라마가 좋더라구요. 그래서 굿 파트너 볼까 생각중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보는 것도 야무님 미술 작업하시는데 도움이 되긴히죠? ㅎ

yamoo 2024-12-13 14:58   좋아요 1 | URL
저두 눈물의 여왕...보다가 빨리보기 눌러 대충 봤습니다..ㅎㅎ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요거는 재밌을 거 같아 봤는데, 이게 드라마 방영 중이라 완결되면 볼 요량으로 끝나길 기다렸는데...완결되어서, 요것도 조만간 볼 예정입니다.
굿파트너...볼만합니다. 저는 중반까지는 매우 재밌게 봤다가 후반부로갈수록 재미가 떨어지더라구요..ㅎㅎ
드라마 영화...미술작업하는데, 아주 약간은 도움이 되긴 합니다..아주 약간이요..ㅎㅎ

페크pek0501 2024-12-23 1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많은 것 중 제가 시청한 것은 넷플릭스로 본 이태원 클라쓰 하나네요. 티브이로 드라마 본 지 오래된 것 같아요. 뉴스 보고 나면 유튜브로 이동합니다. 간혹 누가 재밌다고 하면 드라마나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찾아보죠. 이태원 클라쓰도 누가 꼭 보라고 해서 봤네요.ㅋ

yamoo 2024-12-27 14:43   좋아요 0 | URL
이태원 클라쓰 정말 재밌죠! 전 3번 정주행하고 연출 잘된 부분 10여 번 넘게 돌려 보았습니다!

저도 누가 보라고 해서 봤어요..ㅎ 2019년 쯤 방영된 전도연 주연의 <인간실격> 있습니다. 고거 꼭 보셔요~~ 정말 잘 된 드라마~!^^
 

소위 명작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나면 그 후 뭘 봐도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전작과 비교되어 보다가 그만두기를 반복한다.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진짜 재미있는 작품을 만나기 전까지는 제대로 보는 영화나 드라마가 없게 된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뒤늦게 본 후로, 뭘 봐도 재미가 없는 거다. 넷플 영화는 죄다 재미가 없다. 그러다가 우연히 <헌트>를 보게 되었다. 2020년 영화라 이것도 보다가 재미없으면 꺼버릴 요량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B급 영화를 이처럼 재밌게 본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이 영화, 정말 B급 저예산 영화 맞다. 이름 있는 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힐러리 스웽크가 특별 출연한 정도) 제작비가 많이 든 스팩타클한 영화도 아니다.  그냥 데스 게임 형식의 고전물에 가까운 장르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이 대단한 작품. 감독이 그만큼 연출을 잘한 케이스.

 

원래 작품 의도는 정치적인 풍자를 하드 코어 영화로 만들었다지만, 그냥 데스 게임 영화로 봐도 손색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장르 영화가 갖추어야할 미덕(재미)을 충실히 구현한 영화로써 한계가 뚜렷하지만, B급 장르 영화를 이 정도로 재밌게 연출할 수 있는 감독은 많지 않다. <다크 시티> 이후 최고의 B급 영화였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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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4-11-28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 예전에, 그러니까 누군가가 불법 다운로드 받아서 공유해준 파일로 봤었어요. 그때 저도 야무님과 거의 비슷하게 정말 비급 영화치고 참 괜찮게 만들었다. 재밌었다. 라고 생각했었죠.

어제 밤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걸 보고 설마 그건가? 하고 영화 소개를 보니 맞더라구요. 반가웠습니다. 알라딘에서 야무님의 글을 읽으니 더 반갑네요. ㅎㅎㅎㅎ

yamoo 2024-11-29 15:01   좋아요 0 | URL
오~~ 감은빛 님두 이 영화를 보셨군요!
저하고 생각이 같으시네요..ㅎㅎ
늦었지만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생각을 했다니, 무척 반갑습니다!!^^

페크pek0501 2024-11-30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크 시티>와 <헌트>를 기억해 놓겠습니다. 어디 적어 둬야 기억 나서 보게 될 듯합니다.
읽은 책 목록은 꼭 적어 두는데 영화는 적다가 말았어요. 앞으론 영화도 기록해 놔야 할 것 같아요.
넷플에 영화가 많다 보니 뭘 봐야 할지 몰라 누가 보고 나서 추천한 영화를 주로 찾아봅니다.
좋은 영화 정보 얻어 갑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yamoo 2024-12-03 15:17   좋아요 1 | URL
아...그러시군요!! 일단 <다크시티>는 좀 오래된 영화긴한데, 아주 재밌고 의미심장합니다. 제니퍼 코넬리 리즈시절 영화에요~~

넷플 영화 중 재밌는 영화 일단 몇 개 추천드리겠습니다!!
리브더 월드 비하인드,
더 포가튼 배틀(스헬더강 전투),
뮌헨;전쟁의 문턱에서,
행복한 남자,
미스슬로운,
아이리시맨,
노바디
 


넷플 애청자로서 한 가지 불만이 있다. 넷플에서 방영되는 최신 영화들이 전부 그저그렇다는 거. 시간 낭비인 작품들이 8할 정도 차지하는 듯하다. 드라마는 볼 만한 게 많은데, 특히 한국 드라마. 영화는 외화든 방화든 뭐든 넷플에서 상영하는 작품들은 대체로 망작인 듯해서.


어떻게 보는 족족 죄다 재미가 없다. 심지어 '이런 걸 영화라고 만들다니'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들이 5할이 넘는다. 개중에 본 작품이 <탈출>과 <탈주>. 그나마 좀 나은 듯싶지만 여전히 보고 나서 괜히 봤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많이 아쉬운 작품이 <탈주>다. 이거 넷플 상영 시작일에 바로 본 건데, 보니까 2024년 7월에 개봉한 영화다. 3백만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겨우 손익 분깃점을 넘긴 영화. 다 보고 나니 왜 그저 그런 성적을 거뒀는지 알겠더라. 


탈북에 관계된 영화는 지금까지 없었는데, 이 좋은 소재로 어떻게 연출을 그따위로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믿고 보는 배우인 이제훈과 구교환이 아니었으면 200만도 달성하지 못했을 영화였다. 개연성이 완전 망한 케이스.


처음엔 매우 긴장감과 몰입감이 좋았다. 헌데 김동혁이 임규남의 탈주 계획을 눈치 채고 같이 탈북하겠다는 대목까지는 볼만했지만, 그 이후 규남과 동혁의 관계는 영화의 흐름을 깨는 1등 공신. 쫓은 현상과 쫓기는 규남 역시 플롯 구조에서 개연성 없기는 마찬가지.


디테일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더 혈압이 오른다. 물론 좋은 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규남이 비무장 지대를 달리는 탈주 장면은 꽤 좋았다. 그냥 아주 심플하게 탈주하는 규남과 쫓는 현상의 관계만으로 러닝 타임을 채워도 충분할 거였다. 심플하게. 


헌데 동혁의 서사구조가 끼여들면서 영화 플롯은 산으로 갔고 개연성도 망가졌다. 2002년 영화 <비하인드 에너미 라인스>에 보면 탈출하는 주인공과 그걸 쫓는 보스니아 반군 추리닝맨의 서사가 있다. 도주와 추격에 초점을 맞춰 걸출한 연출력을 보여준 숨어있는 명작이다.


<탈주>는 군대를 배경으로 한 전형적인 도주와 추격에 관현 영화다. 그렇다면 규남과 현상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에너미 라인스>의 도주 구도와 <탈주>의 도주 구도를 비교해 보면 왜 <탈주>가 용두사미가 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탈주를 막는 외부 요인과 집요한 추격의 서스펜스만으로도 충분했다는 말이다. 탈북과  비무장지대라는 이 매력적인 요소로도 도주와 추격의 드라마틱한 연출을 할 수 없다면 감독으로 소질을 의심해 봐야하지 않을까. 더군다나 이제훈과 구교환 배우로 뽑아낸 영화가 이 정도라면 망한 케이스가 아닐까. (끝)


종합 평점 : 3점/5점 (참신한 소재+좋은 배우+내맘대로 개연성=평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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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11-09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봤어요
ㅠㅠ
넘 아니더라고요.
이러다 한국 영화 망할까 우려됩니다^^

yamoo 2024-11-10 10:31   좋아요 1 | URL
헛!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봤군요!
이거 1만5천원 내고 봤다면 욕을 한바가지로 하고 나왔을 듯합니다.
다행히 넷플로 편안히 봤는데...요즘 영화들이 대체로 평타 이하더라구요. 특히 넷플 영화들은..

한국영화 망하는 도화선은 아마도 영화관 티켓값 15000원으로 쳐 올린 영화관들 몫이겠죠. 이렇게 재미없는 작품을 1만5천원 내고 누가 갈까요? <파묘> 정도면 돈 안깝다는 생각이 안들터인데...죄다 평타 이하...탈출, 탈주 이 두작품을 영화관에서 본 사람이라면 다시는 극장 안갈겁니다..

hnine 2024-11-09 1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마 이 영화를 본다면 이제훈과 구교관 때문일 것 같은데요.
배우의 연기력으로 부족한 서사와 작품성을 덮기엔 무리가 있지요.
저도 <시민 덕희> 이후로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추천할 만한 영화를 본 기억이 없어요.

yamoo 2024-11-10 10:3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런 도주와 추격의 영화는 외부적 사건이 인물의 연기력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볼거리도 외부 사건들이 중요합니다. 이걸 두 배우의 연기력으로 덮는다? 불협화음으로 이런 작품이 탄생하죠.
전란,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 탈주, 유령, 돈 무브 등 넷플에서 최근 본 영화들 모두 다 최악이었습니다. 그나마 패스트라이브즈가 좀 위안이 됐죠.
여튼 넷플용 개봉 신작 영화들은 죄다 망작이라는..--;;

<시민 덕희>가 재밌나보죠? 흠...봐야 겠습니다. 작년과 올해 넷플용 영화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를 뛰어넘은 영화가 없으요~~~ <테넷>은 너무 어려워 3번 봐야 해서 제외..ㅎㅎ

stella.K 2024-11-10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저만 그런게 아니군요. 저는 최근 지성이 나오는 커넥션하고,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봤는데 둘 다 감히 걸작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좋았는데 영화는 영 땡기지 않더군요. 문제는 드라마는 보는데 넘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거죠. 앞으로도 찜한 드라마가 산더미인데 언제 다 볼는지 모르겠어요. 행복한 비명이죠? ㅎㅎ

yamoo 2024-11-12 15:16   좋아요 1 | URL
커넥션..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리스트에 추가 했습니다..ㅎㅎ

맞아요....넘 시간이 많이 걸려요..ㅎㅎ 군검사 도베르만 같은 경우 이틀만에 해채웠는데...슬의생은 한편이 너무 길어서 1주 넘게 걸렸으요~~

그래도 행복한 비명 맞는 거 같아요...넘 시간이 잘가요..ㅎㅎ
 

어제는 올 하반기 기대작이라고 회자되는 영화 <전란>을 봤다. 물론 넷플렉스로. 나는 네플 애청자다..ㅎㅎ 넷플은 끊임 없이 내 취향의 영화와 드라마를 추천해 준다. 넷플 켜고 플레이 누르면 가장 최근에 올라온 영화나 드라마를 보여준다.


뭐, 그렇게 본 영화나 드라마들이 다 재밌었던 건 아니다. 그냥 저냥 볼 만 했던 게 다수를 차지한다. 정말 재밌게 본 건 내가 찾아서 본 작품들. 유명한 작품들은 그만한 이유가 다 있었다. 


<이태원 클라쓰>, <그해 우리는>, <다음 생도 잘 부탁해>, <청춘기록> 등등. 모두 재밌게 본 드라마들이다. 영화는 재밌게 본 작품이 거의 없지만 최근에 본 <테넷>은 그나마 볼 만했다.


어쨌거나 어제 넷플이 내게 추천해 준 영화는 <전란>. 박찬욱 감독이 각본을 쓰고 김상만이 감독을 맡은 넷플 최신작이다. 이거 보기 전에 예고편을 보긴 했는데, 강동원, 정성일, 차승원 등 라인업을 보면서 기대는 했다.



아, 근데 막상 보니 영화는 '빛좋은 개살구'였다. 도대체 영화가 말하는 바가 뭔지 모르겠다. 도련님과 그의 몸종이 적이 되어 서로 싸우는, 그러다가 죽으면서 '우린 친구였나'하고 눈물을 흘리는...


7년 조일 전쟁의 배경은 분량이 상당하다. 제목이 전란이라서 임진왜란의 다른 버전인줄 알았는데, 왕의 호의무사인 이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인 천영(강동원)의 대결 구도를 그린 게 전부인 영화다. 왜란의 배경은 들러리였다.


거기다가 고니시의 선봉장인 겐신(정성일)은 그 역할이 애매하다 못해 헛웃음이 났다. 마지막에 종려, 천영, 겐신의 칼싸움 장면은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개막장 싸움 같았다. 


그 싸움을 위한 선조의 결단은 짜맞추기식이라 개연성이 거의 없었다. 아니, 거의 모든 플롯이 개연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 이야기의 전개가 뚝뚝 끊겨 보는 내내 짜증이 났다.


세트장과 동원된 인력이 아까울 정도. 시나리오 자체는 나쁘지 않다. 조선 후기 두 소년이 신분의 차이를 넘어 서로 친구로 지내다가 장성하여 신분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양반과 천민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전제.


그 와중에 7년 조일전쟁이 발발하여 하나는 왕실의 입장을 위해, 하나는 의병 입장을 위해 싸워 나가는 와중에 서로 대립할 수밖에 없었던 그 시나리오의 구도는 괜찮았다는 말이다. 


헌데 이러한 류의 영화, 그러니까 그 시대적 배경 속에서 신분을 대변하는 두 인물의 갈등이 영화의 주제가 되려면 연출을 잘해야 한다. 그래야 시대 속에서 두 인물의 갈등과 아픔이 잘 형상화 되는데, 이 영화는 모든 볼거리가 시대적 배경에 가 있다.


도대체 왜 정여립의 대동계로 영화를 시작했을까? 마지막에 대동계의 새로운 결사를 만들기 위해서? 조선 후기 두 인물을 통해 신분제 질서의 동요를 보여주기 위해서? 


조선 후기 정여립 모반 사건은 정말 큰 사건이었다. 이건 정말 한국 사상사적으로 혁명적 사상이었다. 반상의 구별이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왕과 천민이 다를 게 없다는 건 저 고려 무신정권이 외쳤던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게 아니다'라는 것과 상통하는 거였다. 성리학의 세계에서 말이다.


그래서 내게 엄청난 기대를 갖게 했다. '아, 정여립이 나오는 구나. 이 신분제적 문제를 캐릭터에 어떻게 담아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봤다는 말이다. 러닝 타임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기대감은 실망감을 바뀌어 갔다.


차승원의 선조는 어울리지 않았고, 진선규의 김자령은 밋밋했다. 강동원은 보는 내내 맞지 않는 캐릭터를 입은 느낌이었다. 배우들 라인업에 비해서 캐릭터를 살리지 못한 느낌이랄까. 감독이 작품의 캐릭터 성격에 아무 관심이 없는 듯.


결국 영화는 많은 걸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이도저도 아닌 영화가 됐고, 캐릭터들은 생동감이 없었다. 분장과 미술 그리고 동원된 엑스트라를 볼 때 자본이 많이 투여된 영화인듯한데, 이런 게 바로 '돈으로 쳐바른 영화'이지 않을까. 김상만이 연출한 영화는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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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0-12 1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상만이 박찬욱 사단이겠군요. 박찬욱 전 별론데 김상만도 그러지 않을까 싶기도하네요. 전 요즘 영화보다 드라마를 더 보게되는 것 같아요. 오늘밤 정년이가 출격하는데 기대됩니다. ㅎ

yamoo 2024-10-15 11:34   좋아요 1 | URL
김상만이 박찬욱사단?....음..그럴수도 있겠네요. 저더 영화보단 드라마 뒷북을 많이 차고 있됴..ㅎㅎ 근데 정년이 나오는 드라마 제목이 뭔가요??

stella.K 2024-10-15 11:56   좋아요 0 | URL
ㅎㅎㅎ 드라마 이름이 <정년이>입니다. 김태리가 타이틀롤을 맡았습니다.

서곡 2024-10-20 13:22   좋아요 0 | URL
정년이 조금 봤는데요 저는 김태리 배우가 시장통에서 노래하는 장면에서 만화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ㅎㅎㅎ 왜 천재가 뭐 하면 주변에서 와아아 하며 숨죽이고 감탄하는 거 있잖아요 배우가 열심히 하는 건 알겠는데(소리를 오래 배웠다면서요 이 드라마 때문에)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니잖아요 ㅋㅋㅋ 볼 거면 그러려니 접어주며 봐야겠지요

stella.K 2024-10-20 17:05   좋아요 1 | URL
서곡님, 정년이 원래 만화잖아요. 김태리 만찢녀로 딱이던데요? 근데 본인 목소리 맞군요. 아주 잘 하려면 대역을 썼겠죠. 모나지 않게는 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소재주의죠. 국극을 소재로 했다는 건 좋은데 그 흐름은 별로 새롭지 않아 끝까지 볼지는 잘 모르겠어요. ㅋ

서곡 2024-10-20 18:37   좋아요 1 | URL
앗 원래 만화 원작이군요 몰랐습니다 ㅎㅎㅎ 네 소재가 참신해서 보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더군요 배우들도 좋은 배우들이죠

서곡 2024-10-20 18:37   좋아요 1 | URL
프레디 머큐리 전기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나 엘튼 존 전기영화 ‘로켓맨‘ 같은 것도 실존인들이 워낙 특출해서 배우임을 감안해도 미진해서 어쩔 수 없이 아쉽더라고요 ㅋㅋ

stella.K 2024-10-20 18:48   좋아요 1 | URL
ㅎㅎ 그건 그래요. 그러니까 드라마지 하면서 보는 거죠 뭐. ㅋ 근데 보헤미안 랩소디는 주인공 보다 그 옆에서 전기기타 치던 거 누구죠? 암튼 그 사람은 실제와 너무 똑같아서 오히려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ㅎ

잉크냄새 2024-10-12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상만이 연출한 영화는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그 실망감이 피부로 와 닿는군요.^^

yamoo 2024-10-15 11:35   좋아요 0 | URL
넹~~ 너무 보기 거시기해요..타이틀 이름에 기상만 이름 보이면 걍 패쑤할 예정~~~ㅎㅎ

서곡 2024-10-20 1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전란 좀 보다 말았는데요 ㅋㅋㅋ 안 봐도 되겠습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yamoo 2024-10-21 22:11   좋아요 1 | URL
그냥 끝까지 볼 수는 있어요..시간때우기로는 괜찮습니다..ㅎㅎ 안 보면 금상첨화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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