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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올 한 해는 내게 있어 정말 역사적인 해였다. 크리에이티브한 삶을 살기 위해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결심을 한 후 어쩌다 보니 화가가 됐다. 물론 초짜이고 아직도 정말 갈 길이 멀지만 그 한 걸음을 내 디딜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겐 중요했다. 내 생애에 있어 터닝포인트 이자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알리는 한 해였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더욱이 올 한 해 신기록을 썼는데, 경매에서 낙찰 받은 그림이 20점을 돌파했다는 점! 50호에서부터 10호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그림들을 낙찰받았다. 개중에는 북한의 인민예술가 작품도 있었고, 걸출한 그림이지만 작자가 미상이라 저렴하게 낙찰 받은 횡재한 작품들도 있었다.

 

책은 많이 사도 그리 돈이 많이 나가는 느낌이 안 드는데, 그림은 몇 점만 사도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그래도 그림 한 점 당 갤러리에서 사는 가격의 1/10도 안되는 가격에 데려올 수 있어 나름 뿌듯함을 느낀다. 걸어 놓고 감상하다 보면 잘 샀다는 느낌이 볼 때마다 드니 구매 아이템들 중 최고였지 않나 하는 생각을 덤으로 하게 된다.

 

어쨌거나 여기에 사는 족족 소개한다고 해 놓고 여러 점을 귀찮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소개할 그림들이 너무 많아졌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내 그림과 더불어 컬렉션한 그림도 얼른얼른 업데이트 해 보겠다. 물론 마음에 드는 그림 순대로 포스팅하기 때문에 구매 시차는 바뀌겠지만.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은 방춘기 화백의 풍경이다. 15F(64.5cm×63cm) 사이즈의 유화 그림인데, 보는 순간 이걸 낙찰 받아야겠다는 결심을 굳게 했다


아마도 올 9월 경이었을 거다. 입찰을 하고  마감 시간이 가까올수록 마음이 조마조마 했었다. 나는 3번까지 응찰할 계획이었다. 3번이면 시작가의 2배인데, 그 정도까지 감수할 요량이었다.

 

헌데 어찌 된 일인지 추가 입찰 없이 마감됐다! 이걸 아마도 갤러리에서 구입했다면 400만원은 가뿐히 넘겼을 거다. 하지만 시작가는 1/10도 안됐다. 1주 후에 그림을 받았는데, 실물은 이미지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멋졌다. 올 해 건진 그림 중 최고의 그림 탑3에 들어갈 정도.

 


좋은 그림인데 시작가가 낮았던 이유는 아마도 작가 방춘기의 정보가 부재하기 때문이었을 듯하다. 이런 작가들은 부지기수로 많은데 공부를 하고 이력을 찾으면 가격은 원래의 가격을 회복한다


작가 미상 이라든가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을 사 모으는 매력은 여기에 있다. 경매 시장에 나오는 이들 그림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시작가로 상정된다. (정말 싸다!)

 

시작가로 낙찰 받으면 그것 자체로 장땡이다. 어디 가서 원화 20호 짜리를 100만원 미만에 데려올 수 있는 곳은 정말 드물기 때문. 아무리 알려지지 않은 화가라 할지라도 그 그림이 자신의 눈에 좋은 그림이고 타인들도 좋아하는 그림이라면 다른 어떤 장식품보다 뛰어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원화가 워낙 비싸다 보니 경매에서 알려지지 않은 화가나 작자미상의 저렴한 작품들을 저렴하게 낙찰 받는 자체가 돈 버는 거다. 환금할 수 없는 그림이라도 집 꾸미기 최고의 아이템이기에 돈 버는 거라 말할 수 있겠다.

 

요즘 집꾸미기 사이트 등에서 원화를 팔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중국화가들의 프린팅 그림도 있지만 우리나라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무명으로 작업하는 무수한 화가들이 있다. 이들 화가들과 계약하여 이들의 그림을 원화로 파는 사이트가 몇 곳 된다. 이곳의 그림 가격을 보면 대충 10호 기준 30~100만원 정도 한다. 물론 작가 경력 중 미전에 입상한 작가는 없다시피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원화들은 꾸준히 팔리고 있는 듯하다. 사무실이나 병원 또는 레스토랑 등에서 수요가 있다고. 그렇기에 원화는 인테리어용으로 그만이다. 앞으로는 원화시장이 조금씩 확장될 거라 하니 원화 수요는 없어지지는 않겠지.

 

어쨌거나 원화 걸어 놓고 감상하는 재미는 책 읽고 느끼는 재미만큼은 된다고 본다. 물론 내 생각이다. 그러니 이런 짓을 계속 하것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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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8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29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Falstaff 2023-12-29 0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소품 하나 샀습니다. 낙찰 받으신 방춘기 화백 그림이 매우 좋네요. 부럽습니다.

yamoo 2023-12-29 10:43   좋아요 0 | URL
오~~~뽈 님두 하나 구입하셨군요! 어떤 그림인지 궁금합니다..ㅎㅎ
소품이시라니 10호 미만이신거 같은데....그림이 아무리 좋아도 3호 미만이면 좀 거시기하더라구요..^^;; 방에 걸 수 있는 건 10호가 가장 적절한 듯해요. 거실은 크기에 따라 좀 다르긴 하지만 20호 이상이 무난한 거 같구요.

감사합니다!^^ 저두 경매에 나온 저 그림을 보고 살 작정을 했는데, 실물은 훨씬 더 좋더라구요..ㅎㅎ 액자값도 안되게 낙찰받아 횡재한 그분입니다요...ㅎㅎ

호시우행 2023-12-29 0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의 40대 초반 시절을 떠올리게 하네요. 난 돈벌이 수단으로 그림을 사모았다가 실패했어요.ㅠㅠ

yamoo 2023-12-29 10:46   좋아요 0 | URL
저는 절대 돈벌이 수단으로 그림을 사진 않아요.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삽니다요...보고 감상하는 즐거움이 환금성보다 더 커서 내가 볼 때 좋지 않지만 비싼 그림은(환금성 좋은 그림) 절대 사지 않아요. 그래서 작자미상이나 무명 작가의 그림들 중 내 맘에 쏙 드는 저렴한 그림만 삽니다. 그렇게 해서 작가를 발굴하는 재미도 커요. 작자 미상이어서 매우 저렴했었지만 작자를 알아내면 그림 값은 회복이 되거든요~~ㅎㅎ 그 차액은 실로 큽니다..ㅎㅎ

호시우행 2023-12-29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하시는 것 같네요. 전 처음부터 재테크차원에서 배워서 말이죠.ㅠㅠ

yamoo 2023-12-29 16:13   좋아요 1 | URL
첨부터 재테크 차원에서 그림을 사면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림으로 재테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에요. 그림은 환금성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최소한 3-4년은 갖고 있어야 하는데...30퍼 오르면 본전이에요. 수수료 빠져서뤼..그래서 40퍼 이상 되어야 수익이 나는데... 그림 값이 40퍼 오르는 게 매우 더뎌요. 재테크를 하려면 주식을 해야합니다.
보통 그림으로 큰 돈을 번 분들 보면 그림이 좋아서 구매하고 작가 공부하고 하다가 자식 결혼 때 그림 가격이 많이 올라 환금해서 이익보는 경우가 많아요. 이 그림이 요즘 핫하다고 해서 구매했다가 낭패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가 아주 저렴하게 요즘 득템하고 있는 그림들은 2000년대 초반과 10여 년 전에 그림 경매 시장이 뜨거울 때 높은 가격으로 구매했던 그림들이에요. 이땐 정말 그림이 잘 팔리던 시기였거든요..당시 1000만원에 산 그림들이 지금은 100만원 줘도 안팔리기에 아주 저렴하게 그림을 내놓을수밖에 없는 거...제가 경매에서 낙찰 받은 그림 주 일부는 당시 5-6백 했던 그림들입니다.

호시우행 2023-12-29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림으로 재테크하는 건 저도 적극 말리고 싶어요.
 

간만에 경매에 참가해서 평소 눈여겨 보던 북한 그림 한 점을 낙찰받았습니다. 약30호 정도의 풍경화인데, 보는 순간 너무도 멋진 풍경화라 안 살 수 없었습니다.


특히 이 그림의 작가는 인민예술가의 칭호를 받는 사람인데, 북한에서 인민예술가는 그 공적이 탁월한 사람에게만 부여하는 칭호라고 합니다. 이보다 한 등급 낮은 칭호가 공훈예술가라고 합니다.


대체로 북한의 일류 예술가의 작품들이라고하면 공훈예술과와 인민예술가의 칭호를 받은 작가들의 작품군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로치면 각종 미술제에서 우수하게 입상을 여러번 하여 한국예술원 회원이 되는...뭐, 그 정도 급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물론 북한의 일류 예술가들 특히 미술가들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공적을 찬양하는 그림을 그리고 그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창작의 자유가 없는 아주 드문 곳이죠.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지 못합니다.


우리가 가끔 보는 6.25 전쟁을 미화하는 그림이나 노동적위대를 선전하는 포스터류의 그림들을 보면 약간 촌스러운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즉 사실화를 원색을 써서 강렬하게 표현하기에 그런 듯보입니다.


주어진 틀이 그러하니 아무리 대가들이 그렸다고하더라도 잘 그렸다는 느낌보다는 80년대 영화관에 걸린 선전용 포스터를 보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선전용 선동 매체로 그림을 활용하는 북한의 방식 때문에 북한 화가들의 그림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풍경화로 넘어가면 정말 끝내주는 그림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진짜 대가들이 그렸다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죠. 일반 그림 경력으로는 흉내조차 낼 수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풍경화도 정형적인 틀이 있는 듯 비슷비슷한 그림들(금강산을 그린 채색 산수화)이 많습니다만, 고흐가 그린 듯한 풍경화들도 꽤 있어 놀라곤 합니다. 정말 끝내주는 세밀화도 있구요.


이런 북한의 일류 화가들이 그린 풍경화는 유럽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희귀성 때문이라는군요. 화가들이 사실화만을 그리는 나라는 거의 없는데 구소련이 망한 이래 북한이 유일하답니다.


체제 안에서, 형식 안에서 그리도 많은 제한 속에서 탄생한 풍경화는 외국인들이 보기에 40-50년대 화풍을 간직한 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미지를 제공하는 면이 없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가 응팔을 보고 열광한 것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2015년에 영국에서 전시된 북한의 그림들은 엄청난 호평속에서 전시된 거의 모든 그림들이 팔렸는데, 50호 기준으로 한 점당 천 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팔려나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거래되는 북한의 일류화가들의 그림은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는 듯합니다. 인민예술가의 30호 그림이 강남 모 갤러리의 30대 초짜 작가의 그림에 1/10도 안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니까요. 이건 정말 기가찰만하죠.


물론 위작의 위험이 있긴합니다. 헌데 정창모 화백과 같은 아주 대가가 아닌 이상 위작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합니다. 뭐, 위작이라도 엄청나게 잘 그린 위작이라면 걸어놓고 감상할 가치는 충분한 듯합니다. 


인민예술가 정도 되면 위작에서 절대적으로 자유롭지 않긴 하겠지만(작가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 그림만 보고 내 눈을 믿어야겠지요. 이제, 구매한 그림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 렴태순(인민예술가), 육계리에서, 약30호, 캔버스에 유채, 2007>


렴태순 : 1950년생

1973    평양미술대학 조선화학부 졸업

1974~  전문미술창작기관 창작가

1993~  백호창작사 창작가

2005    인민예술가 칭호

1978 국가미술전람회 2등상 수상

1992 국가미술전람회 1등상 수상



렴태순 화백의 '육계리에서'라는 작품으로, 아주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담았습니다. 원경과 근경 그리고 물가에 반사된 자연을 먼 구도에서 포착해 표현한 부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물에 비친 모습은 흡사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도 받습니다.


실물을 보면 정말 압도합니다. 렴태순 화백의 여러 작품들을 봤지만 이런 수평 구도의 안정적이고 편안한 구도는 별로 못봤습니다. 물론 이 작품보다 훨씬 멋진 작품들이 더 있긴 하지만 렴태순 화백만의 뚜렷한 화풍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래 서명이라든가 색을 표현하는 붓터치 같은 걸 보면 위작일 수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뭐, 위작이니 북한 그림이니 이런 걸 모두 떠나서 위 그림 자체만 본다면, 이 그림은 강남 어떤 갤러리에서 보는 작품들보다 훨씬 좋습니다. 같이 놓고 본다면 다른 풍경화들은 다 아마추어 급이 되는 듯합니다. 저는 볼때마다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ㅎㅎ



아쉽게도 북한 화가에 대한 소개서나 북한 그림에 대한 안내서는 별로 눈에 띄지 않고 북한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개론서가 대세인듯합니다.











덧>

북한의 그림들은 통일이 됐을 시 가치가 상상 이상으로 폭등할 거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죠. 언제 어떤 그림을 사야할지가 문제이고, 위작에서도 자유롭지 않고...투자처로서는 머리가 아픈 그야말로 복마전이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그림을 저렴하게 사서 걸어 놓고 감상하여 좋다면 그걸로 된 거죠. 위작이라도 내가 좋으면 그만이니까요. 물론 진품이라면 좋은 이익이 덤으로 생기니 말해 무엇하겠습니까..ㅎㅎ 그때까지 좋은 북한 그림을 한점 한점 모아야 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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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2-11 1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처음 볼 땐 다소 촌스럽긴 하지만 뭔가 빨려 들어가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30호면 작은 것 같지는 않은데 정말 통일되면...!
덕분에 잘 배우고 갑니다.^^

yamoo 2023-02-12 17:25   좋아요 2 | URL
저는 처음 벌 땐 그냥 지나쳤었습니다. 다른 작품들에 눈이 갔긴했어요. 근데 다시 출품작들을 주의깊게 살피다가 다시 봤는데 압도적으로 좋았습니다.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잘 보관해야겠습니다~~ㅎ

초원 2023-02-12 1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렴씨 성을 가진 분이 그린 <육계리에서>, 볼수록 좋습니다. 북쪽 땅에도 바람이 통과하는 들판이 있고, 그 하늘 아래에서 같은 정서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으니 다행입니다. 북한의 그림들이 어떻게 남한에 오게 되는지 신기하네요.

yamoo 2023-02-12 17:32   좋아요 1 | URL
저도 볼수록 좋아요~~^^
이게..아마도 추측컨대 금강산 관광 즈음해서 울나라 사람들 북한에가서 북한 일급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구매해 왔을겁니다. 중국을 통해 우회하여 반입..그리고 소장하다가 가격이 오를거라 생각했는데 남북관계 경색으로 샀던 가격에 그대로 되팔고 있는듯합니다..ㅎㅎ
인민예술가 정도되려면 몇십년을 그려냐하는데..작품에 내공이 잘 담겨있어 볼수록 좋습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3-02-12 16: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풍경화 좋아하는데 정말 멋지군요.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이색적인 느낌이 납니다.
구도도 좋고 색상도 맘에 들어요. 하늘과 물의 색을 통일해서 통일감을 살렸네요.
지평선을 3분의 2의 지점으로!!! 하늘이 조금 더 넓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끼는 건 저만의 느낌이겠죠...

yamoo 2023-02-12 17:42   좋아요 1 | URL
저도 정말 멋져 구매했어요~~
입찰하고 약간의 경쟁을거쳐 낙찰받았는데...그냥 횡재한 느낌인거 있죠...프린트된 그림값 정도에 인민예술가 그림이라니...진짜 북한그림은 이맘때 사 둬야 좋을듯합니다.

흠..저도 그 지점이 야간 아쉬웠는데 페크님두 그렇게 느끼셨군요! 그래두 머...전체적으로 안정감있어 만족감이 더 높아요.~~^^

새파랑 2023-02-12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육계리에서 저그림 좋네요~!! 그림은 잘 모르지만 자연 그대로를 옮겨온듯한 느낌이 드네요 ^^ 사진보다 더 실제적인 느낌? ㅋ

yamoo 2023-02-12 17:48   좋아요 1 | URL
원경과 앞의 풀은 그림같지만 물에 비친 나무와 하늘은 정말 사실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나게 그렸습니다. 근데 보기에 밸런스를 잘 맞춰 이질감이 없어요~
대체로 저렇게 원경과 근경을 붓터치있게 그리고 중경을 던면에 내세워 세밀화 작업을하면 그림이 전체적으로 죽는데...이 그림은 정말 밸런스가 훌륭합니다. 전혀 이질감이 없어요. 작가의 내공이 느껴진 그림이라 보고있으면 넘 좋습니다~~ㅎㅎ

감은빛 2023-02-24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한 그림을 구매할 수 있군요.
그림을 잘 모르지만 상을 많이 받은 분이시니 당연히 대단한 분이시겠네요.

북한의 문화 예술을 소개한 책들도 의외로 많군요.
사실 남한의 정치, 사회 문제들만으로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북한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네요.

얼른 통일이 되어 그림 값이 많이 오르기를 기대해봅니다. ㅎㅎ

yamoo 2023-02-27 10:33   좋아요 0 | URL
네..북한그림을 구매할 수 있는 루트가 여러 곳이 있는데, 제가 구매한 곳이 가장 믿을 만한 곳입니다~ 북한의 인민예술가 정도 되면 30년 이상 그림만 그린 유명화가들인데, 김일성 김정일 선전용 그림만 그려 좀 안타까운 면이 없지 않습니다. 창작의 자유가 거의 없는 국회라..

북한의 문화예술을 소개한 책들은 꽤 되는데, 그림을 소개한 책들은 거의 없네요..ㅎㅎ

저도 빨리 그리되길 기대합니다!

2023-04-14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23-04-15 09:11   좋아요 0 | URL
주로 경매에서 살 수 있어요. 북학 그림은 처음에 여러 루트로 우리나라 컬렉터들에게 흘러들어왔습니다. 첨엔 금강산 관광 무렵이었구여. 이때 일반 그림애호가들에게 대대적으로 넘어왔죠. 북한에서 책정한 금액보다 무려 10배 20배 정도로 우리나라에게 팔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북한 여행길이 막혔고, 이 기간이 길다보니 영국이나 네덜란드 등 외국에서 북한그림 전시회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팔렸습니다. 또한 중국을 여행한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서 북한 그림을 구매했죠. 이 그림들이 현재 유통되고 있어요. 위작도 많다고 생각됩니다. 이 그림들....80년대 그림에서 2000년대 초반 드림들이 대부분이고...이런 그림들은 경매를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유일합니다.
여러 옥션 업체들이 있으니 온라인 경매시에 응찰하면 매우 저렴하게 데려올 수 있습니다.
 

며칠 전 가끔 들르는 매장(아름다운 가게와 비슷한 컨셉의 매장)에 방문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가는데, 그 이유는 이곳에는 가끔 그림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아니, 항상 그림은 있다. 꽤 큰 30호 이상 작품도 있긴한데, 훑어 보고 구매하지 않는다. 동양화이고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아서이다. 작은 그림들은 꽤 좋은 그림들이 있지만 너무 작아서(0호~1호 정도) 사기에 거시기하다. 최소한 3호 정도는 되야 거는 맛이 있다. 


결정적으로 구매하지 않았던 건, 혹하는 그림이 없어서다. 헌데 며칠 전 매장을 나오려는 찰나 안쪽 벽에 걸린 그림을 보게 됐는데, 한 동안 그 자리에 그냥 서 있었다. 


지명도 높은 화가들에게서나 보는 추상풍경화였는데, 매우 인상깊은 작품이고, 크기도 20호나 됐다. 단지 유리없는 액자가 좀 걸렸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고, 순간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런 정도의 그림을 여기서 보게 되다니!' 얼른 가격표를 보니 없는 거다. 


그래서 직원에게 물었다. 얼마냐고. 그랬더니 파는 게 아니란다. 경험 상 이곳에는 팔지 않는 물건은 없는 걸로 알기에 책임자에게 물어보라고 종용했다.


직원이 책임자에게 연락을 하더니, 뭔가를 계속 물어 그림을 찍어 보낸다. 그리고 잠시 후 5만원이란다. 잽싸게 결제하고 대충 포장을 부탁한 후 구매해서 나왔다. 쾌재를 불렀다. 무명작가인들 어떠랴, 내 눈에 이 그림은 정말 훌륭했으니까!


(작가 : Kyung Ya, 캔버스에 유채, 제목 없음, 유리없는 액자, 20호)


작가는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다. 뭐, 이런 그림이 한 두개도 아니고, 앞으로 계속 찾아볼 요량이다. 이 정도 그림을 그린 작가라면 한 두 해 경력은 아닐 것이 확실해 보이니.


집에선는 반응이 별로다. 밝은 그림이 아니라서 그럴 거 같다. 하지만 갤러리나 아트페어에서 이런 류의 약간 어두운 톤의 그림이 어느 정도 가격이 걸린지 본 경험상 이 그림은 예사롭지 않다. 그냥 내가 좋다...ㅎㅎ


사실 5만원은 액자 값도 안나오는 가격이다. 이쯤 되면 거의 횡재나 다름없다. ㅎㅎ


[덧]

요즘 매카시의 <신의 아이>를 읽고 있다. 아직 1/3도 안 읽었는데, 계속 2-3페이지를 읽고 다시 읽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곰곰 생각해보니, 번역이 영~~별로다. 다 읽고 좀 투덜거려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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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2-26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뭔가 느낌적인 느낌은 있는데 그게 뭔지 좀 애매하긴 하네요.
하지만 왠지 추상화 좋아하시는 야무님은 좋아하실 것 같긴해요.^^

yamoo 2022-12-27 09:17   좋아요 1 | URL
반추상화인데, 구상으로봐도 무방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을 보여준 보통 지인들이 색감이 칙칙해서 별로라고 하는데, 추상화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들은 매우 모던한 느낌에 괜찮다고 합니다..ㅎㅎ

전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소장품 경매. 이 경매에 참가하여 있을 수 없는 가격에 원화를 낙찰받는 기쁨이 있기에, 낙찰받는 족족 좀 올려보려고 한다.


오늘 오후 3시 쯤에 마감한 소장품 경매에서 최저가 입찰로 3점을 응찰했지만 아쉽게도 한 점만 낙찰받았다.


그래두 어디인가, 판화도 아닌 유화를 최저가 입찰로 그야말로 액자값도 안되는 가격으로 원화를 데려올 수 있는데!!  그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는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단지 작가를 알 수 없다는 하나의 이유만으로 최저가로 시작해 나홀로 입찰하여 낙찰받는 행운은 가뭄에 콩 나듯 있기는 있다. 아주 가끔이지만 정말 좋은 작품이 작가 미상이라서, 모르는 작가라서 유찰되는 작품들이 있다.


물론 맘에 드는 작품들은 여지 없이 경쟁이 붙어 다른 사람들에게 뺏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귀신같이 입찰을 하는 사람들. 경매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보는 눈은 비슷한가 보다.


첨에는 작가를 알 수 없는 작품에 입찰을 하는 심리가 궁금했지만, 이내 금방 알게 되었다. 작가를 알 수 없어도 잘 그린 그림은 그만한 가치가 있고 감상의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강남 갤러리들에서 신진작가의 어정쩡한 팝아트 한 점당 몇 백만원씩 하는 그림 보다 훨씬 좋다. 그러니 작가를 몰라도 입찰할 수밖에. 그렇게 놓친 그림들이 부지기수다. 보는 눈은 다 똑같나 보다.


아래 그림이 내가 구매한 그림이다. 유리 액자까지 있다. 캔버스에 유화.  78cm*48cm(변형20호), 타이틀 '풍경'


다소 정형적이고 도식적인 풍경화이지만 매우 훌륭하다. 캔버스는 정식 아사면이라 캔버스 가격만 5만원이 넘는데, 물감 값도 안나오는 저렴한 가격에 득해서 너무 신난다.


물론 50호의 멋진 작품 2개를 놓친 개 너무 아깝지만, 경쟁이 치열해서 그냥 포기했다. 하나 건진 것도 다행이다.ㅎㅎ


이걸 갤러리에서 구매한다면 200만원은 당연히 넘을 것이고, 대학교 졸업작품 전시회에서 구매해도 50만원은 족히 넘을 듯한데, 너무 저렴하게 데려와서 뭔가 당첨된 듯한 기분이다.ㅎㅎ


작자 미상인 그림이지만 나는 이런 그림을 꾸준히 모은다. 그 이유는 어느 순간 작가가 밝혀져 가뿐히 구매한 가격을 넘어서는 마법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공부하는 것은 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지인 집들이나 결혼식 때 부주 대신 이 그림을 선물로 주면 너무 근사할 것 같다는 생각. 


지난 여름 고마웠던 분이 박사학위를 받아 축하 선물로 이렇게 구매했던 그림을 선물한 적이 있었다. 어느정도 좋아할 줄 알고는 있었지만,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너무너무 반응이 좋았고, 몇 십만원 짜리 선물보다 훨씬 귀하게 여기는 걸로 봐서 그림 선물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듯하다.


로버트 헨리의 <예술의 정신>을 보면, 그림 감상의 가치와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언젠가 내 그림으로 선물을 줄 날이 머지 않았기를 바란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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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2-15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그림 진짜 좋네요.
저는 제목 읽고 아무님 그림이 팔렸나 했더니 그건 아직 아닌가 봅니다.
조만간 내 그림 팔리다. 뭐 이런 페이퍼가 올라오길 기대해 봅니다.^^

yamoo 2022-12-15 22:16   좋아요 2 | URL
그림 좋죠? 네...정말 좋습니다. 이 그림을 보여준 5명 모두 좋다고 난리입니다. 얼마줬냐구. 못줘도 200은 줬겠지?? 라고합니다만...저는 그냥 빙그레 웃기만 했습니다..ㅎㅎ

제 그림이 팔리면...호당 5만원만 되어도 직장을 때려칠겁니다..ㅎㅎ
그 페이퍼 쓰고 며칠내로 일 때려칠듯요..ㅎㅎ

얄라알라 2022-12-15 23:36   좋아요 1 | URL
저랑 똑같은 착각을 하셨네요 stellaK님^^
누구의 그림이건, yamoo님 좋으시다니 그냥 다 좋은 걸루다가~~~^^

얄라알라 2022-12-15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 없이 에릭 요한슨이 떠올랐습니다.

축하드려요^^ 해피 구매하셨네요

yamoo 2022-12-17 09:56   좋아요 0 | URL
음....
에릭 요한슨...스웨덴 사진작가 말씀하시는 건가요? 흠...어떤 면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요. 뜬금 없지는 않네요..^^

감사합니다!ㅎ 정말 해피해요~~

희선 2022-12-16 0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멋집니다 그림을 사시고 그걸 선물로 주신다니, yamoo 님한테 그림 선물 받으신 분 많이 기뻐하셨군요 작가를 모르거나 잘 알려진 작가가 아니어도 그림이 좋으면 되는 거죠 작가를 모르는 그림이 나오기도 하는군요 언젠가 그 작가가 밝혀지기를... yamoo 님이 그린 그림을 선물할 날도 오고 그림이 팔리는 날도 오기를 바랍니다

2022년 잘 보내시고 새해 잘 맞이하세요


희선

yamoo 2022-12-17 10:03   좋아요 0 | URL
이건 누가 봐도 멋지다고 할 거 같습니다. 약간 르네상스 시대 유명화가들이 초기에 습작했던 풍경화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맞아요. 작가 미상과 작가 이름을 알아도 알려지지 않은 작가는 뭐, 거기서 거기겠죠. 이런 정도의 그림을 그린 화가가 초짜가 아니라는 건 삼척동자도 알겠지요.

이렇게 사 모은 그림 중 아주 일부는 선물로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응은 상상이상이구요...그림 선물이 특별한지는 그림을 선물하면서 알게됐습니다. 선물 받은 사람은 집에 그림이 한 점도 없는 경우, 그분은 그림을 구매할 확률이 아주 높아지겠지요. 새로운 문화생활의 기회도 덤으로 주는 거 같아 새로운 차원의 선물인 듯합니다..ㅎㅎ

transient-guest 2022-12-17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세요 저도 언젠가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ㅎㅎ

yamoo 2022-12-17 11:31   좋아요 0 | URL
네, 도전할 가치가 충분해요. 트랜스 님에게도 강추드립니다!!ㅎㅎ
 

순전히 그림이 좋아서 구입했습니다. 서사를 엿볼 수 있게 상징화한 구도가 맘에 들었고 무엇보다 그림이 순수함을 지향하는 느낌이랄가요. 정말 다른 그림들과 다른 지점이 저를 끌어당겼습니다. 소장품 경매에서 매우 저렴하게 나온 좋은 작품들 중 하나였는데 작가가 생소하여 낙찰받은 후 작가에 대해 공부를 좀 해봤습니다.

 

근데, 처음에 박영 화백을 검색하면 판화가 박영하고 같이 검색됩니다. 첨엔 누가 그림의 원작자인지 모를 수 있는데, 조금만 검색해 보면 52년생 홍대 서양미술학과 졸업한 분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작가를 탐구할수록 성인의 인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작품을 팔아 2억원을 모금할 수 있을 정도면, 그림의 가치가 어느 정도되지 않는 이상 힘들겁니다. 외국에서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그렇고.

 

그의 기획작품전을 통한 그림 판매는 항상 억대를 찍었던듯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학교를 짓거나 파산직전의 사업가를 구할 수 없었겠죠. 아마도 박 화백이 그 모든 수익으로 작품활동을 하는 전업작가였다면 그림을 팔아 수백억을 벌었을 겁니다.

                            

 

불교계에 법정 스님이 있다면 기독교계에는 박영 화백이 단연 돋보입니다. 프랑스에 유학할만큼 그림 실력이 뛰어났지만, 유학생활 중 신을 만나는 체험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가 신학 박사학위를 받습니다.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다는 소설가 김승옥. 김 작가는 신을 만나는 체험을 한 후 붓을 꺽었습니다. 그리고는 선교활동에 그의 모든 삶을 바쳤습니다. 김승옥 작가는 신비한 체험을 한 이후 자신의 작품이 신에 비해 말할 수 없이 비루하다고 한 바 있습니다. 더 이상 작품활동을 하지 않아 한국문단에서는 큰 손실을 봤죠.

하지만 박영 화백은 신학 박사로 목회를 했지만 화가의 길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그림을 팔아 선교 후원을 하고 교회를 짓는 사업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낮아지기 위해 해남으로 내려가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면서 영감이 충만할 때, 다시 말해 지독히 고독하여 신의 인도함을 느낄 대 그림을 그린답니다.

불어와 영어에 능통하고 거기다가 라틴어와 히브리어까지 완벽하게 구사하는(진짜 우리나라에 몇 안 된다는 라틴어와 히브리어 능통자), 교수를 역임했던 엘리트 중 엘리트가 모든 걸 버리고 신의 영광을 위해 살면서 그림을 그립니다. 젊은날의 우쭐함과 우월함을 반성하면서 낮은 곳으로 물이 흐르듯 그렇게 낮아지고자 그렇게...

(그의 아내분(이화대 영문과 출신)도 그의 이런 생활을 응원하고 지원한다니 놀라운 부부입니다.)

아프고 낮은 자들을 위해, 그리고 신의 영광을 위해 죽는날까지 그림를 그리고자 한다는 화백의 인터뷰를 보면서, 고 이태석 신부가 오버랩 되기도 했습니다.

화가의 그림값은 화가의 삶과 밀접한관계가 있죠. 박수근, 이중섭,  손상기 등등. 우리는 압니다. 그들의 그림값이 나날이 높아가고 있다는 걸. 그건 그림에 화가의 드라마틱한 삶이 녹아있기때문이죠.

화가의 특이한 이력 때문인지, 박 화백은 오래 전에 서울 미대 김병종 명예교수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기독교 작가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그림의 소재는 항상 어머니와 소가 등장한다는군요. 제가 낙찰 받은 그림을 봐도 박화백의 작품인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크기까지 20호! 정말 가치있는 작품을 너무도 저렴하게 낙찰받아 미안할 정도.

 

아마도 내가 구입한 그림 중 제일 가치있는 그림이었다고 생각하며, 아니 우리나라에서 기라성 같은 화가가 많았지만 그 화가들 중 단연 돋보이고 내게 감탄사를 나오게 했던 화가이며 그런 화가의 그림을 소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입니다.

 

이미 대가에 오른 김종학 화백 만큼 작가 아우라를 가진(아니 이미 넘었다고 나는 판단하지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우리시대의 마지막 성자적 화가라 칭송하고 싶은 분입니다.

이 그림을 소장품 경매로 내 놓으신 분의 사연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작가의 삶과 그의 철학을 아는 분이라면 헐값에 그림을 처분할 마음을 먹지 않았을 거라 사료됩니다.

우리나라 미술계에서 그림을 잘그리는 분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철학을 표현하기 위해 그림을 도구로 사용하는 화가는 정말 손에 꼽습니다. 그런 작가 중에 자신의 모든 사회적 지위와 금전적 가치를 버리고 낮아지고자 자발적 가난이라는 구도자적 길을 가는 화가를 본 적이 없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나누지만, 작가적 이상은 한없이 치열하여 오직 영감이 온몸을 휩쌀때 작품을 시작하고, 작업 후 맘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폐기한다니 그가 세상에 내 놓은 그림은 모두 그의 온전한 삶의 기록이라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작가가 초야에 묻혀 있다는 사실이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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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2022-06-13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가격에 훌륭한 작품을 구하게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

yamoo 2022-06-14 07:3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ㅎㅎ 좋은 가격도 아닌 완전 헐값이라 이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작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뒤에 작가가 꼼꼼히 적은 작품 제목과 시를 보니 박영 화백 진품이 맞더라구요. 어쨌거나 장님 문고리 잡은 격리라 하겠습니다!ㅎㅎ

프레이야 2022-06-13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영 화백에 대해 알게 되네요.
잘은 몰라도 그림 참 좋습니다.
좋은 가격에 구입하셔서 기쁘시겠어요 ^^

yamoo 2022-06-14 07:33   좋아요 1 | URL
저도 몰랐습니다. 작품 낙찰 받고 보니, 너무도 대단한 작가더라구요. 쓰고 보니 박영 화백을 알리는 글 같아 더 잘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요~ㅎ
좋은 가격도 아닌 완전 헐값이라 이건 뭐지? 했답니다. 좋은가격이란 200만원 짜리를 한80-90만원 정도로 구입하는 건데...저는 뭐, 걍 거저먹기 정도로 데리고 온 거라서뤼..소장자가 작가를 잘 몰랐거나 자신과 맞지 않는 그림일 가능성이 높았던 거 같아요~

페크pek0501 2022-06-13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한동안 이 맛에 사실 것 같습니다.^^

yamoo 2022-06-14 07:37   좋아요 0 | URL
넵~
근데, 페크님의 ‘한 동안 이 맛에 살거 같다‘는 말씀이 딱이네요..ㅎㅎ 나중에 박수근 화백만큼 미술계에 큰 족적을 남길 작가인 듯해서 요즘 실실 쪼게고 다녀요~ㅎㅎ 주식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저는 좋은 작품들을 요즘 거의 1/10 가격으로 구매하고 있어 계속 기분이 좋습니다요~~ㅎㅎ

scott 2022-06-1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의 그림 컬렉션에 담긴 스토리
가슴 뭉클 따숩!
혼신을 다해 그림 작품에 가치를 알아 보시는
야무님
황금의 눈 ^00^

yamoo 2022-06-14 13:11   좋아요 1 | URL
스코트님, 좋게 봐주셔서 감솨합니다~~~
용기를 내서 제가 소장한 작가분들을 열심히 공부하고 알려볼까 합니다!

희선 2022-06-16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영 화백 몰랐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신학도 공부하셨군요 yamoo 님은 그림을 산 다음이지만 이 분이 어떻게 살고 살아가는지 알아서 더 기뻤겠습니다 아프고 낮은 사람을 늘 생각하시고 그런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실 듯하네요 이런 분이 많이 알려지시면 좋을 텐데, 이 분이 어떠신지 아는 사람은 알 것 같기도 해요


희선

yamoo 2022-06-19 09:53   좋아요 1 | URL
정말 그래요. 화가에 대한 관심과 공부는 그림을 소장하고 난 다음에 매우 갚어지는 거 같아요. 누군지 모르지만 그림이 좋아서 구매했는데 작가의 이력 또한 드라마틱하다...이런 확률은 극히 드물어요. 그림만 잘 그리는 화가도 있고, 여러모로 내공있는 작가지만 유독 상복이 없어 무명우로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화가도 있죠. 하지만 자신만의 사상과 철학을 갖고 그림을 그 표현 도구로 활용하는 작가는 정말 드물어요. 그런 사람들은 이미 유명해 졌거나 유명세를 타고 있죠. 박영 화백처럼 철저히 낮아지고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추억과 이상을 조화시켜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거의 없습니다. 그림 한 점 팔면 소품이라도 수백만원을 받을 수 있음이 증명됐는데도 그 모든 속세를 버리고 순수함의 원형을 탐구하고자 하는 화가가 얼마나 될까요??

그레이스 2022-07-27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영 화백 기억하겠습니다.

yamoo 2022-07-28 08:10   좋아요 1 | URL
네, 고맙습니다! 거의 알려지지 않아 무명 쪽에 가깝습니다. 좋은 일 많이 하시고, 자신의 사상을 그림으로 표현하시는 작가적 열정이 매우 충만한 분인데 미술계에서 조명하지 않아 많이 아쉬운 감이 있어 제가 몇 자 적어본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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