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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경매에 참가해서 평소 눈여겨 보던 북한 그림 한 점을 낙찰받았습니다. 약30호 정도의 풍경화인데, 보는 순간 너무도 멋진 풍경화라 안 살 수 없었습니다.


특히 이 그림의 작가는 인민예술가의 칭호를 받는 사람인데, 북한에서 인민예술가는 그 공적이 탁월한 사람에게만 부여하는 칭호라고 합니다. 이보다 한 등급 낮은 칭호가 공훈예술가라고 합니다.


대체로 북한의 일류 예술가의 작품들이라고하면 공훈예술과와 인민예술가의 칭호를 받은 작가들의 작품군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로치면 각종 미술제에서 우수하게 입상을 여러번 하여 한국예술원 회원이 되는...뭐, 그 정도 급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물론 북한의 일류 예술가들 특히 미술가들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공적을 찬양하는 그림을 그리고 그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창작의 자유가 없는 아주 드문 곳이죠.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지 못합니다.


우리가 가끔 보는 6.25 전쟁을 미화하는 그림이나 노동적위대를 선전하는 포스터류의 그림들을 보면 약간 촌스러운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즉 사실화를 원색을 써서 강렬하게 표현하기에 그런 듯보입니다.


주어진 틀이 그러하니 아무리 대가들이 그렸다고하더라도 잘 그렸다는 느낌보다는 80년대 영화관에 걸린 선전용 포스터를 보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선전용 선동 매체로 그림을 활용하는 북한의 방식 때문에 북한 화가들의 그림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풍경화로 넘어가면 정말 끝내주는 그림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진짜 대가들이 그렸다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죠. 일반 그림 경력으로는 흉내조차 낼 수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풍경화도 정형적인 틀이 있는 듯 비슷비슷한 그림들(금강산을 그린 채색 산수화)이 많습니다만, 고흐가 그린 듯한 풍경화들도 꽤 있어 놀라곤 합니다. 정말 끝내주는 세밀화도 있구요.


이런 북한의 일류 화가들이 그린 풍경화는 유럽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희귀성 때문이라는군요. 화가들이 사실화만을 그리는 나라는 거의 없는데 구소련이 망한 이래 북한이 유일하답니다.


체제 안에서, 형식 안에서 그리도 많은 제한 속에서 탄생한 풍경화는 외국인들이 보기에 40-50년대 화풍을 간직한 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미지를 제공하는 면이 없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가 응팔을 보고 열광한 것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2015년에 영국에서 전시된 북한의 그림들은 엄청난 호평속에서 전시된 거의 모든 그림들이 팔렸는데, 50호 기준으로 한 점당 천 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팔려나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거래되는 북한의 일류화가들의 그림은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는 듯합니다. 인민예술가의 30호 그림이 강남 모 갤러리의 30대 초짜 작가의 그림에 1/10도 안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니까요. 이건 정말 기가찰만하죠.


물론 위작의 위험이 있긴합니다. 헌데 정창모 화백과 같은 아주 대가가 아닌 이상 위작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합니다. 뭐, 위작이라도 엄청나게 잘 그린 위작이라면 걸어놓고 감상할 가치는 충분한 듯합니다. 


인민예술가 정도 되면 위작에서 절대적으로 자유롭지 않긴 하겠지만(작가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 그림만 보고 내 눈을 믿어야겠지요. 이제, 구매한 그림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 렴태순(인민예술가), 육계리에서, 약30호, 캔버스에 유채, 2007>


렴태순 : 1950년생

1973    평양미술대학 조선화학부 졸업

1974~  전문미술창작기관 창작가

1993~  백호창작사 창작가

2005    인민예술가 칭호

1978 국가미술전람회 2등상 수상

1992 국가미술전람회 1등상 수상



렴태순 화백의 '육계리에서'라는 작품으로, 아주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담았습니다. 원경과 근경 그리고 물가에 반사된 자연을 먼 구도에서 포착해 표현한 부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물에 비친 모습은 흡사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도 받습니다.


실물을 보면 정말 압도합니다. 렴태순 화백의 여러 작품들을 봤지만 이런 수평 구도의 안정적이고 편안한 구도는 별로 못봤습니다. 물론 이 작품보다 훨씬 멋진 작품들이 더 있긴 하지만 렴태순 화백만의 뚜렷한 화풍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래 서명이라든가 색을 표현하는 붓터치 같은 걸 보면 위작일 수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뭐, 위작이니 북한 그림이니 이런 걸 모두 떠나서 위 그림 자체만 본다면, 이 그림은 강남 어떤 갤러리에서 보는 작품들보다 훨씬 좋습니다. 같이 놓고 본다면 다른 풍경화들은 다 아마추어 급이 되는 듯합니다. 저는 볼때마다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ㅎㅎ



아쉽게도 북한 화가에 대한 소개서나 북한 그림에 대한 안내서는 별로 눈에 띄지 않고 북한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개론서가 대세인듯합니다.











덧>

북한의 그림들은 통일이 됐을 시 가치가 상상 이상으로 폭등할 거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죠. 언제 어떤 그림을 사야할지가 문제이고, 위작에서도 자유롭지 않고...투자처로서는 머리가 아픈 그야말로 복마전이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그림을 저렴하게 사서 걸어 놓고 감상하여 좋다면 그걸로 된 거죠. 위작이라도 내가 좋으면 그만이니까요. 물론 진품이라면 좋은 이익이 덤으로 생기니 말해 무엇하겠습니까..ㅎㅎ 그때까지 좋은 북한 그림을 한점 한점 모아야 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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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2-11 1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처음 볼 땐 다소 촌스럽긴 하지만 뭔가 빨려 들어가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30호면 작은 것 같지는 않은데 정말 통일되면...!
덕분에 잘 배우고 갑니다.^^

yamoo 2023-02-12 17:25   좋아요 2 | URL
저는 처음 벌 땐 그냥 지나쳤었습니다. 다른 작품들에 눈이 갔긴했어요. 근데 다시 출품작들을 주의깊게 살피다가 다시 봤는데 압도적으로 좋았습니다.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잘 보관해야겠습니다~~ㅎ

초원 2023-02-12 1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렴씨 성을 가진 분이 그린 <육계리에서>, 볼수록 좋습니다. 북쪽 땅에도 바람이 통과하는 들판이 있고, 그 하늘 아래에서 같은 정서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으니 다행입니다. 북한의 그림들이 어떻게 남한에 오게 되는지 신기하네요.

yamoo 2023-02-12 17:32   좋아요 1 | URL
저도 볼수록 좋아요~~^^
이게..아마도 추측컨대 금강산 관광 즈음해서 울나라 사람들 북한에가서 북한 일급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구매해 왔을겁니다. 중국을 통해 우회하여 반입..그리고 소장하다가 가격이 오를거라 생각했는데 남북관계 경색으로 샀던 가격에 그대로 되팔고 있는듯합니다..ㅎㅎ
인민예술가 정도되려면 몇십년을 그려냐하는데..작품에 내공이 잘 담겨있어 볼수록 좋습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3-02-12 16: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풍경화 좋아하는데 정말 멋지군요.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이색적인 느낌이 납니다.
구도도 좋고 색상도 맘에 들어요. 하늘과 물의 색을 통일해서 통일감을 살렸네요.
지평선을 3분의 2의 지점으로!!! 하늘이 조금 더 넓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끼는 건 저만의 느낌이겠죠...

yamoo 2023-02-12 17:42   좋아요 1 | URL
저도 정말 멋져 구매했어요~~
입찰하고 약간의 경쟁을거쳐 낙찰받았는데...그냥 횡재한 느낌인거 있죠...프린트된 그림값 정도에 인민예술가 그림이라니...진짜 북한그림은 이맘때 사 둬야 좋을듯합니다.

흠..저도 그 지점이 야간 아쉬웠는데 페크님두 그렇게 느끼셨군요! 그래두 머...전체적으로 안정감있어 만족감이 더 높아요.~~^^

새파랑 2023-02-12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육계리에서 저그림 좋네요~!! 그림은 잘 모르지만 자연 그대로를 옮겨온듯한 느낌이 드네요 ^^ 사진보다 더 실제적인 느낌? ㅋ

yamoo 2023-02-12 17:48   좋아요 1 | URL
원경과 앞의 풀은 그림같지만 물에 비친 나무와 하늘은 정말 사실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나게 그렸습니다. 근데 보기에 밸런스를 잘 맞춰 이질감이 없어요~
대체로 저렇게 원경과 근경을 붓터치있게 그리고 중경을 던면에 내세워 세밀화 작업을하면 그림이 전체적으로 죽는데...이 그림은 정말 밸런스가 훌륭합니다. 전혀 이질감이 없어요. 작가의 내공이 느껴진 그림이라 보고있으면 넘 좋습니다~~ㅎㅎ

감은빛 2023-02-24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한 그림을 구매할 수 있군요.
그림을 잘 모르지만 상을 많이 받은 분이시니 당연히 대단한 분이시겠네요.

북한의 문화 예술을 소개한 책들도 의외로 많군요.
사실 남한의 정치, 사회 문제들만으로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북한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네요.

얼른 통일이 되어 그림 값이 많이 오르기를 기대해봅니다. ㅎㅎ

yamoo 2023-02-27 10:33   좋아요 0 | URL
네..북한그림을 구매할 수 있는 루트가 여러 곳이 있는데, 제가 구매한 곳이 가장 믿을 만한 곳입니다~ 북한의 인민예술가 정도 되면 30년 이상 그림만 그린 유명화가들인데, 김일성 김정일 선전용 그림만 그려 좀 안타까운 면이 없지 않습니다. 창작의 자유가 거의 없는 국회라..

북한의 문화예술을 소개한 책들은 꽤 되는데, 그림을 소개한 책들은 거의 없네요..ㅎㅎ

저도 빨리 그리되길 기대합니다!

2023-04-14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23-04-15 09:11   좋아요 0 | URL
주로 경매에서 살 수 있어요. 북학 그림은 처음에 여러 루트로 우리나라 컬렉터들에게 흘러들어왔습니다. 첨엔 금강산 관광 무렵이었구여. 이때 일반 그림애호가들에게 대대적으로 넘어왔죠. 북한에서 책정한 금액보다 무려 10배 20배 정도로 우리나라에게 팔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북한 여행길이 막혔고, 이 기간이 길다보니 영국이나 네덜란드 등 외국에서 북한그림 전시회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팔렸습니다. 또한 중국을 여행한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서 북한 그림을 구매했죠. 이 그림들이 현재 유통되고 있어요. 위작도 많다고 생각됩니다. 이 그림들....80년대 그림에서 2000년대 초반 드림들이 대부분이고...이런 그림들은 경매를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유일합니다.
여러 옥션 업체들이 있으니 온라인 경매시에 응찰하면 매우 저렴하게 데려올 수 있습니다.
 

며칠 전 가끔 들르는 매장(아름다운 가게와 비슷한 컨셉의 매장)에 방문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가는데, 그 이유는 이곳에는 가끔 그림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아니, 항상 그림은 있다. 꽤 큰 30호 이상 작품도 있긴한데, 훑어 보고 구매하지 않는다. 동양화이고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아서이다. 작은 그림들은 꽤 좋은 그림들이 있지만 너무 작아서(0호~1호 정도) 사기에 거시기하다. 최소한 3호 정도는 되야 거는 맛이 있다. 


결정적으로 구매하지 않았던 건, 혹하는 그림이 없어서다. 헌데 며칠 전 매장을 나오려는 찰나 안쪽 벽에 걸린 그림을 보게 됐는데, 한 동안 그 자리에 그냥 서 있었다. 


지명도 높은 화가들에게서나 보는 추상풍경화였는데, 매우 인상깊은 작품이고, 크기도 20호나 됐다. 단지 유리없는 액자가 좀 걸렸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고, 순간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런 정도의 그림을 여기서 보게 되다니!' 얼른 가격표를 보니 없는 거다. 


그래서 직원에게 물었다. 얼마냐고. 그랬더니 파는 게 아니란다. 경험 상 이곳에는 팔지 않는 물건은 없는 걸로 알기에 책임자에게 물어보라고 종용했다.


직원이 책임자에게 연락을 하더니, 뭔가를 계속 물어 그림을 찍어 보낸다. 그리고 잠시 후 5만원이란다. 잽싸게 결제하고 대충 포장을 부탁한 후 구매해서 나왔다. 쾌재를 불렀다. 무명작가인들 어떠랴, 내 눈에 이 그림은 정말 훌륭했으니까!


(작가 : Kyung Ya, 캔버스에 유채, 제목 없음, 유리없는 액자, 20호)


작가는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다. 뭐, 이런 그림이 한 두개도 아니고, 앞으로 계속 찾아볼 요량이다. 이 정도 그림을 그린 작가라면 한 두 해 경력은 아닐 것이 확실해 보이니.


집에선는 반응이 별로다. 밝은 그림이 아니라서 그럴 거 같다. 하지만 갤러리나 아트페어에서 이런 류의 약간 어두운 톤의 그림이 어느 정도 가격이 걸린지 본 경험상 이 그림은 예사롭지 않다. 그냥 내가 좋다...ㅎㅎ


사실 5만원은 액자 값도 안나오는 가격이다. 이쯤 되면 거의 횡재나 다름없다. ㅎㅎ


[덧]

요즘 매카시의 <신의 아이>를 읽고 있다. 아직 1/3도 안 읽었는데, 계속 2-3페이지를 읽고 다시 읽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곰곰 생각해보니, 번역이 영~~별로다. 다 읽고 좀 투덜거려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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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2-26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뭔가 느낌적인 느낌은 있는데 그게 뭔지 좀 애매하긴 하네요.
하지만 왠지 추상화 좋아하시는 야무님은 좋아하실 것 같긴해요.^^

yamoo 2022-12-27 09:17   좋아요 1 | URL
반추상화인데, 구상으로봐도 무방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을 보여준 보통 지인들이 색감이 칙칙해서 별로라고 하는데, 추상화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들은 매우 모던한 느낌에 괜찮다고 합니다..ㅎㅎ

전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소장품 경매. 이 경매에 참가하여 있을 수 없는 가격에 원화를 낙찰받는 기쁨이 있기에, 낙찰받는 족족 좀 올려보려고 한다.


오늘 오후 3시 쯤에 마감한 소장품 경매에서 최저가 입찰로 3점을 응찰했지만 아쉽게도 한 점만 낙찰받았다.


그래두 어디인가, 판화도 아닌 유화를 최저가 입찰로 그야말로 액자값도 안되는 가격으로 원화를 데려올 수 있는데!!  그 기쁨은 이루말할 수 없는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단지 작가를 알 수 없다는 하나의 이유만으로 최저가로 시작해 나홀로 입찰하여 낙찰받는 행운은 가뭄에 콩 나듯 있기는 있다. 아주 가끔이지만 정말 좋은 작품이 작가 미상이라서, 모르는 작가라서 유찰되는 작품들이 있다.


물론 맘에 드는 작품들은 여지 없이 경쟁이 붙어 다른 사람들에게 뺏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귀신같이 입찰을 하는 사람들. 경매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보는 눈은 비슷한가 보다.


첨에는 작가를 알 수 없는 작품에 입찰을 하는 심리가 궁금했지만, 이내 금방 알게 되었다. 작가를 알 수 없어도 잘 그린 그림은 그만한 가치가 있고 감상의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강남 갤러리들에서 신진작가의 어정쩡한 팝아트 한 점당 몇 백만원씩 하는 그림 보다 훨씬 좋다. 그러니 작가를 몰라도 입찰할 수밖에. 그렇게 놓친 그림들이 부지기수다. 보는 눈은 다 똑같나 보다.


아래 그림이 내가 구매한 그림이다. 유리 액자까지 있다. 캔버스에 유화.  78cm*48cm(변형20호), 타이틀 '풍경'


다소 정형적이고 도식적인 풍경화이지만 매우 훌륭하다. 캔버스는 정식 아사면이라 캔버스 가격만 5만원이 넘는데, 물감 값도 안나오는 저렴한 가격에 득해서 너무 신난다.


물론 50호의 멋진 작품 2개를 놓친 개 너무 아깝지만, 경쟁이 치열해서 그냥 포기했다. 하나 건진 것도 다행이다.ㅎㅎ


이걸 갤러리에서 구매한다면 200만원은 당연히 넘을 것이고, 대학교 졸업작품 전시회에서 구매해도 50만원은 족히 넘을 듯한데, 너무 저렴하게 데려와서 뭔가 당첨된 듯한 기분이다.ㅎㅎ


작자 미상인 그림이지만 나는 이런 그림을 꾸준히 모은다. 그 이유는 어느 순간 작가가 밝혀져 가뿐히 구매한 가격을 넘어서는 마법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공부하는 것은 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지인 집들이나 결혼식 때 부주 대신 이 그림을 선물로 주면 너무 근사할 것 같다는 생각. 


지난 여름 고마웠던 분이 박사학위를 받아 축하 선물로 이렇게 구매했던 그림을 선물한 적이 있었다. 어느정도 좋아할 줄 알고는 있었지만,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너무너무 반응이 좋았고, 몇 십만원 짜리 선물보다 훨씬 귀하게 여기는 걸로 봐서 그림 선물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듯하다.


로버트 헨리의 <예술의 정신>을 보면, 그림 감상의 가치와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언젠가 내 그림으로 선물을 줄 날이 머지 않았기를 바란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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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2-15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그림 진짜 좋네요.
저는 제목 읽고 아무님 그림이 팔렸나 했더니 그건 아직 아닌가 봅니다.
조만간 내 그림 팔리다. 뭐 이런 페이퍼가 올라오길 기대해 봅니다.^^

yamoo 2022-12-15 22:16   좋아요 2 | URL
그림 좋죠? 네...정말 좋습니다. 이 그림을 보여준 5명 모두 좋다고 난리입니다. 얼마줬냐구. 못줘도 200은 줬겠지?? 라고합니다만...저는 그냥 빙그레 웃기만 했습니다..ㅎㅎ

제 그림이 팔리면...호당 5만원만 되어도 직장을 때려칠겁니다..ㅎㅎ
그 페이퍼 쓰고 며칠내로 일 때려칠듯요..ㅎㅎ

얄라알라 2022-12-15 23:36   좋아요 1 | URL
저랑 똑같은 착각을 하셨네요 stellaK님^^
누구의 그림이건, yamoo님 좋으시다니 그냥 다 좋은 걸루다가~~~^^

얄라알라 2022-12-15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 없이 에릭 요한슨이 떠올랐습니다.

축하드려요^^ 해피 구매하셨네요

yamoo 2022-12-17 09:56   좋아요 0 | URL
음....
에릭 요한슨...스웨덴 사진작가 말씀하시는 건가요? 흠...어떤 면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요. 뜬금 없지는 않네요..^^

감사합니다!ㅎ 정말 해피해요~~

희선 2022-12-16 0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멋집니다 그림을 사시고 그걸 선물로 주신다니, yamoo 님한테 그림 선물 받으신 분 많이 기뻐하셨군요 작가를 모르거나 잘 알려진 작가가 아니어도 그림이 좋으면 되는 거죠 작가를 모르는 그림이 나오기도 하는군요 언젠가 그 작가가 밝혀지기를... yamoo 님이 그린 그림을 선물할 날도 오고 그림이 팔리는 날도 오기를 바랍니다

2022년 잘 보내시고 새해 잘 맞이하세요


희선

yamoo 2022-12-17 10:03   좋아요 0 | URL
이건 누가 봐도 멋지다고 할 거 같습니다. 약간 르네상스 시대 유명화가들이 초기에 습작했던 풍경화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맞아요. 작가 미상과 작가 이름을 알아도 알려지지 않은 작가는 뭐, 거기서 거기겠죠. 이런 정도의 그림을 그린 화가가 초짜가 아니라는 건 삼척동자도 알겠지요.

이렇게 사 모은 그림 중 아주 일부는 선물로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응은 상상이상이구요...그림 선물이 특별한지는 그림을 선물하면서 알게됐습니다. 선물 받은 사람은 집에 그림이 한 점도 없는 경우, 그분은 그림을 구매할 확률이 아주 높아지겠지요. 새로운 문화생활의 기회도 덤으로 주는 거 같아 새로운 차원의 선물인 듯합니다..ㅎㅎ

transient-guest 2022-12-17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세요 저도 언젠가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ㅎㅎ

yamoo 2022-12-17 11:31   좋아요 0 | URL
네, 도전할 가치가 충분해요. 트랜스 님에게도 강추드립니다!!ㅎㅎ
 

순전히 그림이 좋아서 구입했습니다. 서사를 엿볼 수 있게 상징화한 구도가 맘에 들었고 무엇보다 그림이 순수함을 지향하는 느낌이랄가요. 정말 다른 그림들과 다른 지점이 저를 끌어당겼습니다. 소장품 경매에서 매우 저렴하게 나온 좋은 작품들 중 하나였는데 작가가 생소하여 낙찰받은 후 작가에 대해 공부를 좀 해봤습니다.

 

근데, 처음에 박영 화백을 검색하면 판화가 박영하고 같이 검색됩니다. 첨엔 누가 그림의 원작자인지 모를 수 있는데, 조금만 검색해 보면 52년생 홍대 서양미술학과 졸업한 분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작가를 탐구할수록 성인의 인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작품을 팔아 2억원을 모금할 수 있을 정도면, 그림의 가치가 어느 정도되지 않는 이상 힘들겁니다. 외국에서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그렇고.

 

그의 기획작품전을 통한 그림 판매는 항상 억대를 찍었던듯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학교를 짓거나 파산직전의 사업가를 구할 수 없었겠죠. 아마도 박 화백이 그 모든 수익으로 작품활동을 하는 전업작가였다면 그림을 팔아 수백억을 벌었을 겁니다.

                            

 

불교계에 법정 스님이 있다면 기독교계에는 박영 화백이 단연 돋보입니다. 프랑스에 유학할만큼 그림 실력이 뛰어났지만, 유학생활 중 신을 만나는 체험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가 신학 박사학위를 받습니다.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다는 소설가 김승옥. 김 작가는 신을 만나는 체험을 한 후 붓을 꺽었습니다. 그리고는 선교활동에 그의 모든 삶을 바쳤습니다. 김승옥 작가는 신비한 체험을 한 이후 자신의 작품이 신에 비해 말할 수 없이 비루하다고 한 바 있습니다. 더 이상 작품활동을 하지 않아 한국문단에서는 큰 손실을 봤죠.

하지만 박영 화백은 신학 박사로 목회를 했지만 화가의 길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그림을 팔아 선교 후원을 하고 교회를 짓는 사업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낮아지기 위해 해남으로 내려가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면서 영감이 충만할 때, 다시 말해 지독히 고독하여 신의 인도함을 느낄 대 그림을 그린답니다.

불어와 영어에 능통하고 거기다가 라틴어와 히브리어까지 완벽하게 구사하는(진짜 우리나라에 몇 안 된다는 라틴어와 히브리어 능통자), 교수를 역임했던 엘리트 중 엘리트가 모든 걸 버리고 신의 영광을 위해 살면서 그림을 그립니다. 젊은날의 우쭐함과 우월함을 반성하면서 낮은 곳으로 물이 흐르듯 그렇게 낮아지고자 그렇게...

(그의 아내분(이화대 영문과 출신)도 그의 이런 생활을 응원하고 지원한다니 놀라운 부부입니다.)

아프고 낮은 자들을 위해, 그리고 신의 영광을 위해 죽는날까지 그림를 그리고자 한다는 화백의 인터뷰를 보면서, 고 이태석 신부가 오버랩 되기도 했습니다.

화가의 그림값은 화가의 삶과 밀접한관계가 있죠. 박수근, 이중섭,  손상기 등등. 우리는 압니다. 그들의 그림값이 나날이 높아가고 있다는 걸. 그건 그림에 화가의 드라마틱한 삶이 녹아있기때문이죠.

화가의 특이한 이력 때문인지, 박 화백은 오래 전에 서울 미대 김병종 명예교수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기독교 작가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그림의 소재는 항상 어머니와 소가 등장한다는군요. 제가 낙찰 받은 그림을 봐도 박화백의 작품인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크기까지 20호! 정말 가치있는 작품을 너무도 저렴하게 낙찰받아 미안할 정도.

 

아마도 내가 구입한 그림 중 제일 가치있는 그림이었다고 생각하며, 아니 우리나라에서 기라성 같은 화가가 많았지만 그 화가들 중 단연 돋보이고 내게 감탄사를 나오게 했던 화가이며 그런 화가의 그림을 소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입니다.

 

이미 대가에 오른 김종학 화백 만큼 작가 아우라를 가진(아니 이미 넘었다고 나는 판단하지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우리시대의 마지막 성자적 화가라 칭송하고 싶은 분입니다.

이 그림을 소장품 경매로 내 놓으신 분의 사연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작가의 삶과 그의 철학을 아는 분이라면 헐값에 그림을 처분할 마음을 먹지 않았을 거라 사료됩니다.

우리나라 미술계에서 그림을 잘그리는 분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철학을 표현하기 위해 그림을 도구로 사용하는 화가는 정말 손에 꼽습니다. 그런 작가 중에 자신의 모든 사회적 지위와 금전적 가치를 버리고 낮아지고자 자발적 가난이라는 구도자적 길을 가는 화가를 본 적이 없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나누지만, 작가적 이상은 한없이 치열하여 오직 영감이 온몸을 휩쌀때 작품을 시작하고, 작업 후 맘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폐기한다니 그가 세상에 내 놓은 그림은 모두 그의 온전한 삶의 기록이라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작가가 초야에 묻혀 있다는 사실이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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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2022-06-13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가격에 훌륭한 작품을 구하게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

yamoo 2022-06-14 07:3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ㅎㅎ 좋은 가격도 아닌 완전 헐값이라 이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작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뒤에 작가가 꼼꼼히 적은 작품 제목과 시를 보니 박영 화백 진품이 맞더라구요. 어쨌거나 장님 문고리 잡은 격리라 하겠습니다!ㅎㅎ

프레이야 2022-06-13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영 화백에 대해 알게 되네요.
잘은 몰라도 그림 참 좋습니다.
좋은 가격에 구입하셔서 기쁘시겠어요 ^^

yamoo 2022-06-14 07:33   좋아요 1 | URL
저도 몰랐습니다. 작품 낙찰 받고 보니, 너무도 대단한 작가더라구요. 쓰고 보니 박영 화백을 알리는 글 같아 더 잘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요~ㅎ
좋은 가격도 아닌 완전 헐값이라 이건 뭐지? 했답니다. 좋은가격이란 200만원 짜리를 한80-90만원 정도로 구입하는 건데...저는 뭐, 걍 거저먹기 정도로 데리고 온 거라서뤼..소장자가 작가를 잘 몰랐거나 자신과 맞지 않는 그림일 가능성이 높았던 거 같아요~

페크pek0501 2022-06-13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한동안 이 맛에 사실 것 같습니다.^^

yamoo 2022-06-14 07:37   좋아요 0 | URL
넵~
근데, 페크님의 ‘한 동안 이 맛에 살거 같다‘는 말씀이 딱이네요..ㅎㅎ 나중에 박수근 화백만큼 미술계에 큰 족적을 남길 작가인 듯해서 요즘 실실 쪼게고 다녀요~ㅎㅎ 주식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저는 좋은 작품들을 요즘 거의 1/10 가격으로 구매하고 있어 계속 기분이 좋습니다요~~ㅎㅎ

scott 2022-06-1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의 그림 컬렉션에 담긴 스토리
가슴 뭉클 따숩!
혼신을 다해 그림 작품에 가치를 알아 보시는
야무님
황금의 눈 ^00^

yamoo 2022-06-14 13:11   좋아요 1 | URL
스코트님, 좋게 봐주셔서 감솨합니다~~~
용기를 내서 제가 소장한 작가분들을 열심히 공부하고 알려볼까 합니다!

희선 2022-06-16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영 화백 몰랐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신학도 공부하셨군요 yamoo 님은 그림을 산 다음이지만 이 분이 어떻게 살고 살아가는지 알아서 더 기뻤겠습니다 아프고 낮은 사람을 늘 생각하시고 그런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실 듯하네요 이런 분이 많이 알려지시면 좋을 텐데, 이 분이 어떠신지 아는 사람은 알 것 같기도 해요


희선

yamoo 2022-06-19 09:53   좋아요 1 | URL
정말 그래요. 화가에 대한 관심과 공부는 그림을 소장하고 난 다음에 매우 갚어지는 거 같아요. 누군지 모르지만 그림이 좋아서 구매했는데 작가의 이력 또한 드라마틱하다...이런 확률은 극히 드물어요. 그림만 잘 그리는 화가도 있고, 여러모로 내공있는 작가지만 유독 상복이 없어 무명우로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화가도 있죠. 하지만 자신만의 사상과 철학을 갖고 그림을 그 표현 도구로 활용하는 작가는 정말 드물어요. 그런 사람들은 이미 유명해 졌거나 유명세를 타고 있죠. 박영 화백처럼 철저히 낮아지고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추억과 이상을 조화시켜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거의 없습니다. 그림 한 점 팔면 소품이라도 수백만원을 받을 수 있음이 증명됐는데도 그 모든 속세를 버리고 순수함의 원형을 탐구하고자 하는 화가가 얼마나 될까요??

그레이스 2022-07-27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영 화백 기억하겠습니다.

yamoo 2022-07-28 08:10   좋아요 1 | URL
네, 고맙습니다! 거의 알려지지 않아 무명 쪽에 가깝습니다. 좋은 일 많이 하시고, 자신의 사상을 그림으로 표현하시는 작가적 열정이 매우 충만한 분인데 미술계에서 조명하지 않아 많이 아쉬운 감이 있어 제가 몇 자 적어본 것이에요.
 

요즘 미술품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된 이 조짐은 비트코인으로 된서리를 맞은 MZ세대들이 찾은 마지막 투자의 보루처럼 느껴진다. 2021년 미술품 투자액이 9000억을 돌파해 사상최대였다는 기사는 뭔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미술품이 정말 투자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세뇌적 환상이다. 옥션에서 이우환 그림이 30억을 넘었다는 둥, 박서보의 묘법이 15억을 넘었다는 둥 등등. 이런 미술 시장의 화젯거리 뉴스는 투자만 잘하면 미술품도 얼마든지 떼돈을 벌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충분하다.

 

아니, 사실이긴하다. 자신이 몇 십억을 투자할 여력이 있어,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천경자 등과 같은 우리나라 대표 화가의 대표작 한 점 정도를 살 수 있다면 충분히 투자하여 돈을 벌 수 있다.

 

헌데 일반적으로 막 미술에 막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사람들이 몇 십억짜리 그림을 산다?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반 샐러리맨들이 지갑을 열어 미술품을 살 수 있는 여력은 200만~300만원이 한계이다. (사실 이도 매우 높은 금액이다.)

 

미술 투자와 미술 시장을 알려주는 몇 권의 책을 읽어봐도 초보 미술 투자를 5백 미만에 시작하라고 알려준다. 자신의 연봉의 10퍼센트가 적정선이라고. 아래는 내가 읽었던 미술시장 관련 책들인데, 이들 책에서 공통으로 추천해 주고 있는 초보의 그림투자법이다.

 

 

 

 

 

 

그래, 좋다. 이우환, 천경자 급은 아니더라도(이중섭과 박수근은 우리의 시야 밖이다) 모두의 검증을 어느 정도 끝마친 중견 화가의 그림 정도는 괜찮겠지. 개인전과 초대전을 합해서 20회 이상 하고, 미술대전과 같은 공모전에서 몇 번 입선을 한 화가의 그림 정도면 적당할 듯싶다. 예산은 200만원. 그럼, 이런 그림은 어디서 구매해야할까?

 

일단 초보자가 그림을 구매하려고 하면 매우 난감한 상황에 직면한다. 어디서 사야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갤러리(화랑)인데, 이곳에 문을 열고 들어가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미술에 대해, 그리고 그림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기 때문에 무슨 그림을 사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갤러리의 문을 열고 들어가도 넘어야 할 장애물은 더 있다. 위화감을 느끼는(어떤 게 좋은 그림인지 알 수 없기에) 그림들 앞에서 관련자를 찾아 이 그림이 얼마냐고 물을 수 있는 배짱 좋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가격을 물어야 그림을 살 수 있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림을 사는데 위화감이 없고 그림 값을 묻는 데 스스럼 없는 곳이 있긴하다. 바로 아트페어란 곳인데, 일종의 그림 장터와 같은 곳이다. 이곳은 그림을 사고 팔기 위한 거대한 시장이다. 쉽게 말해 미술품 마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곳에서는 그림 구매가 쉽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그림은 경쟁이 붙어 쉽게 구매할 수가 없다. 지난 3월 열린 화랑미술제에는 수십만 인파가 몰려 단 3일만에 주요 작가들의 좋은 그림은 매진이 됐다고 한다.

 

아트페어가 그림 구하기는 쉽지만, 장터이기 때문에 시간적 한계가 있다. 상설 장터가 아니라 부정기적 장터이기에. 보통 길어봐야 1주일 행사인데, 이 기간을 놓치면 땡이다. 물론 대한민국 내에서 연중 아트페어가 대도시 위주로 열리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림을 사기 위해 그런 곳의 정보를 찾아 차를 타고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장애물은 더 있다. 매우 중요한 사실인데, 전시 첫날 오프닝 때 그곳에 도착해야 한다는 거다. 입장해서 빠르게 맘에 드는 그림을 골라야하는데, 이건 거의 전쟁이나 다름 없다. 좋은 그림들은 첫날 모두 매진된다. 바쁜 직장인들이 이런 수고를 들인다? 확률적으로 적다.

 

하! 또다시 원점이다. 어디서 구매해야 좀 더 쉽고 발품을 덜 들일 수 있을까? 옥션이다. 온오프라인 경매회사의 경매에 참여하여 낙찰을 받으면 의외로 중견 작가들의 작품들을 200-300백 만원 대에 낙찰받을 수 있다. 오프 라인 경매의 난도가 높다면 온라인 경매에 참여하면 된다.

 

옥션 회사들은 여럿 있지만 대표적인 곳이 서울옥션과 K옥션이다. 중저가 작품을 위주로하는 온라인 경매가 성황이니 여기 가입하여 미술품을 낙찰받으면 된다. 가입도 쉽고, 경매 참가도 쉽다. 개중에는 작가에게 직접 연락하여 작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아트페어나 갤러리에서는 작가를 만날 수 있고 작가의 연락처도 알 수 있다.

 

자, 이제 답을 알았다. 미술품을 구매하려면 갤러리, 아트페어, 경매회사, 작가 등을 통해 구매하면 된다. 여기에 개인딜러에게 구매를 하는 방법(헌데 이는 초보자에겐 무리)도 추가할 수 있다. 일단 구매하는 곳은 알았는데, 그럼 예산 200만원으로 살 수 있는 작품은 어떤 게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하기에 앞서 호당가격제라는 벽을 넘어야한다. 아주 이상한 가격상정 체계인데, 우리나라에서만 맹위를 떨치는 계산법이다.

 

그냥 아주 단순하게 설명하겠다. 우리나라 그림가격은 호당 가격으로 책정된다. 1호는 약간 큰 엽서 크기이다. A4용지를 반으로 접은 크기의 정도다. 0호에서부터 100호 이상까지 나열할 수 있는데, 100호가 1호의 100배가 아니라는 점이다. 1호는 22.7센티x15.8센티 이고, 100호는 162.2센티 x 130.3센티 정도의 크기다. 대학을 막 졸업한 미대생의 그림은 시장가격이 형성되기 전이기에 호당 5만원 이만으로 책정된다. 보통 2-3만원 정도된다. 위에서 말한 중견 작가(경력20년 이상) 정도 되면 호당 20만원 정도 된다.

 

가장 많이 팔리는 사이즈는 10호에서 30호 정도의 크기인데 미대 졸업하고 막 전시회 몇 번 한 신진작가의 작품은 10호에 30만원 정도 한다. 중견작가는 200만원이다. 단순하게 호와 가격을 곱하면 얼추 가격이 나온다. 이게 대략의 그림 가격이다. 근데, 위에서 언급한 갤러리와 아트페어에 가서 붙어 있는 그림가격을 보라. 대개가 200만원 이상이다. 더군다나 10호 사이즈 크기는 별로 없고 거의가 30호 이상이다. 200만원으로 중견작가 10호 그림을 아트페어나 갤러리에서 산다? 어림도 없다. 공모전 입선까지 하면 가격은 호당 30만원으로 뛴다. 개인전과 초대전 합해 10회도 안 된 신진작가가 공모전에서 입상이라도 하면 호당 10만원은 가뿐히 넘는다.

 

참고로, 삼성이 택한 최승윤 작가는 호당 13~15만원 정도 하는데, 사이즈가 최소 50호 이상이어서 그림 한 점당 500만원이 가뿐히 넘는다. 거대 자본 삼성이 밀어주기에 개인전과 초대전이 일천해도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는다. 요즘 잘나간다는 팝아트 작가들은 옥션에서 없어서 못팔 정도. 이동기와 우국원 작가의 작품들이 옥션에서 얼마에 낙찰되는지 보면 참으로 한국 미술 시장의 가격이 거품이 많다는 걸 실감한다.

 

어쨌거나, 다시 돌아와서 예산 200만원은 제대로 된 그림을 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가격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없는 예산을 올려 500만원에 잘 나가는 신진작가 작품을 사면 되느냐? 그러면 안 된다. 그림을 살 수 있는 곳이 3곳이라고 말씀드렸지만 절대 이런 곳에서 그림을 구매하면 안 된다.

 

왜냐고? 간단하다. 구매한 그림을 되팔 수 없기 때문이다. 500만원을 주고 아트페어나 갤러리에서 그림을 구입했다고 치자. 1년 잘 감상하고 작가가 유명세를 타니, 그림을 팔아 시세차익을 볼려고 아트페어나 갤러리에 되팔고 싶다고 해봐라. 우스운 사람 취급한다. 절대 그곳에서 판 그림을 재구매 해 주지 않는다.

 

갤러리에서는 판 가격의 20퍼센트 미만으로 재구매 해 주기도 한다. 500만원에 산 그림을 50만원도 안 산다는 말이다. 미술품 투자라는 말이 허무 맹랑한 소리임을 이때에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그 투자의 대상이 되는 그림은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유명한 그림에 한 해서 통용되는 말이다. 아트페어나 갤러리에서 구매한 그림들은 절대 되팔 수 없다.

 

여러 미술품 투자 카페에서 애호가들이 천 만원 주고 산 그림을 팔지 못해서 발을 동동구르는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심지어 아프페어에서 500만원에 산 그림을 어느 갤러리에 10만원을 주고 팔았는데, 이 갤러리가 운영하는 옥션에서 이 그림을 300만원에 낙찰하여 파는 것을 보고 한 애호가는 절망어린 토로를 했다. 이런 글 부지기수다.

 

아트페어나 갤러리 그리고 옥션의 미술품 가격들은 매우 뻥튀기 되어 있다. 갤러리는 작가 홍보와 전시대관과 각종 비용 때문에 마진을 100% 붙인다. 갤러리에서 500에 팔리면 250은 갤러리 몫이다.

 

아트페어 또한 부스를 돈을 들여 사야하고 작가들 홍보해야 하기 때문에 그림 당 50% 정도의 마진을 붙인다. 원래 100만원 정도 하는 그림인데 백화점 갤러리에서 전시하고 있기에, 500만원에 팔리고 있고, 유명 아트페어에서 판매해야 하기에 300만원에 책정하고..이런 식이다. 이걸 옥션에서 사면 100~200만원 사이에 낙찰 받는다.

 

200만원 정도의 예산이면 사실 큰 돈이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를 잘 찾아보면 아트페어나 갤러리에서 500-600만원 정도 하는 그림을 1/5가격 심지어는 1/10가격에도 구매할 수 있다. 모두 검증이 끝난 화가들이다. 20년 이상 작가활동을 하면서 개인전과 단체전 합해 100여회 이상은 물론이고 국전 최우수상, 심사위원, 교수 및 원로 화가의 좋은 그림들을 30~100만원 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 직접 작가가 보증하고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어 위작을 방지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런 곳에서 구매하면 덤탱이를 쓰지 않고 제대로 된 '미술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 물론 자신이 산 제품을 회원들의 시장가격에 되팔 수도 있다!

 

명심하자. 아트페어, 갤러리, 작가 등에서 절대 그림을 구매하면 안 된다. 되팔 수 없고 환금성이 절대 보장되지 않는다. 그림은 감상만 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그림은 세월이 흐르면 값이 오르게 돼 있다. 그때 되팔 수 있는 그림, 되팔 수 있는 곳이 있어야 진짜 미술품 투자다. 거대 자본에 절대 휘둘리지 말자!

 

 

덧말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림 구매 초보자를 위해 개략적으로만 스케치한 글입니다. 여전히 봐야 할 그림은 많지만 쌩초보였던 때 내가 느꼈던 그림 구매의 막막함이 있었기에, 그림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라고 쓴 페이퍼입니다. 그림 구매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하나만 명심하시면 됩니다. 그림으로 투자한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시라구요. 그냥 좋은 그림을 소장하고 평생 보고 즐긴다고 생각하시고 '작품'을 저렴하게 구매하시면, 세월이 흘러 그 작품은 돈이 돼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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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5-19 17: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입니당~~~
이 글을 읽으니 조영남 가수가 재판 받았던 사건이 생각납니다. 티브이 나와서 그러더군요. 그림이 말썽이 되지 그동안 사 갔던 고객들의 환불 요청이 많았다고요. 그런데 그림이 팔릴 때마다 갤러리가 50프로 가져갔는데 환불할 땐 갤러리를 제외하고 혼자서 환불해 줘서 자기 손해가 컸다고요.ㅋㅋ
저 같으면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좋은 그림을 사 두고 감상하면서 오래 보관해 두겠습니다. 값이 오를 때까지요.^^

yamoo 2022-05-20 07:56   좋아요 2 | URL
20~30년을 내다보고 그림을 사 두며 감상하는 것이 가장 추천할만하고 애호가로서 정말 모범적인 컬렉터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요즘은 미술품을 투자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져서 갤러리에 가도 직원들이 서슴없이 이 그림 지금 사 두면 돈 된다고 마구 부추깁니다. 1-2년 내지 길게는 5년 내에 분명히 뜰거라는 사탕발림을 마구 날리죠. 젊은 작가들 홍보를 그렇게 하더군요. 요즘 갤러리들은..

전 제가 좋은 그림들을 오래 소장할 요량으로 아주 저렴하게 구입합니다. 최소 국전 입상자나 국전 심사위원 또는 미대 학장 정도 한 이력의 화가 작품들을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하지요. 몇 십만원에요. 갤러리 그림들과 비교하면 정말 환상적인 일입니다..^^

scott 2022-05-19 2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정 금액을 내면 짧게는 육개월에서 1년 정도 그림 구독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 있습니다
소유 하지 않고 렌트해서 내집 내방 그리고 사무실에 미술 작품을 주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ㅎㅎ

그림 구매도 쉽지 않지만 (액수의 문제 ㅠ.ㅠ)
구매한 그림 팔기도(적당한 가격에 손해 보지 않고) 쉽지 않는,,


yamoo 2022-05-20 08:05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스코트님! 반갑습니다~^^

저도 그림 대여 서비스 알고 있어요. 근데, 그 금액이면 원화를 소장하는 게 더 이득이에요. 외국 대가들 정도의 화력을 갖춘 국내 중견작가들이 꽤 많이 있더라구요. 아직 세계적으로 안 알려져서 그렇지 대단한 화풍을 자랑하는 화가들이 있습니다. 그런 작품들은 현재 10호 사이즈를 200~3백 만원 정도로 구매할 수 있어요. 보면 기가 찰 정도입니다. 그 보다 약간 못 미치는 작가들의 원화는 몇 십뭔원 정도에 평생 소장이 가능해요. (구매한 가격에 다시 재경매로 내놓을 수도 있어요!)

저도 첨엔 스코트 님처럼 그림 가격이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냈었는데, 찾아보니 애호가들 만의 그림 구매 루트가 있었더라구요. 아트페어나 갤러리에서는 작은 사이즈 최소 가격이 150부터(신진 작가 10호 사이즈) 인데, 이걸 평생 소장한다고 가격이 오를 것 같지도 않고 평생 소장할 정도의 가치도 없는 작품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럴 바에야 저도 그림 렌트가 훨씬 낫죠. 하지만 렌트는 렌트일 뿐...내 소장이 아니라 많이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죠. 대여해 놓고 보다 보면 더 좋은 그림에 눈이 가고 그럼 더 높은 대여료를 내야하고...그래서 전 걍 원화를 사기로 하고 팔품과 책품을 판 것이죠..^^

희선 2022-05-20 02: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림을 좋아해서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림 투자를 하려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그것도 잘 알고 해야지 모르고 하면 그림을 다시 팔기 어렵겠네요 실제 그림값보다 더 비싼 값으로 팔고 다시 살 때는 그것보다 싸게 사다니... 그런 데서는 한번 판 거 다시 사는 일 아주 적겠습니다

그림 사는 데 관심 있는 분은 yamoo 님이 쓰신 글 보면 도움 되겠네요


희선

yamoo 2022-05-20 08:14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희선님! 오랜만입니다요~~ㅎ

보통 책이나 언론에서 말하는 그림 투자라는 건....말 그대로 아주 유명하고 비싼 그림을 말하는 겁니다. 유명하지 않는 화가는 되팔 수 없는 구조가 우리나라 미술시장이더라구요. 이동업, 장용길, 차일만, 하판덕, 김순겸, 강창열, 차일만, 한희원 같은 작가들은 그림에 조금 관심 있는 사람들도 전혀 모릅니다. 그러니 되팔 수 없고, 좋은 그림을 소장만 하고 있는 형편이었는데, 한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이들 그림을 온라인으로 경매에 붙여 팔 수 있도록 해 주고 있습니다. 십년 전에 70만원에 구입한 이동업 작가의 그림은 현재 150만원 선에서 이 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어요. 앞으로 10년 안에 제가 위에서 열거한 작가들은 옥션에서 거래되는 걸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뭐, 제가 많은 얘기를 하긴 했지만 그림에 대한 투자는 분명히 있어요. 그건 책과 언론에서 떠드는 그런 얘기는 아니구요. 현재 30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그림을 저렴하게 사는 거에요. 200만원에 사도 2년 있으면 300만원이 되거든요. 그때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것. 이게 바로 그림이 투자의 대상이 되는 본질이지 않을가 합니다. 아트페어나 갤러리에서 1천만원 주고 산 그림은 절대 되팔 수 없다는 전언을 생생히 듣고 내린 결론입니다. 발품팔고 책품팔아 얻은 결론..ㅎㅎㅎ

transient-guest 2022-05-20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시장도 그야말로 복마전이 따로 없네요. 일단 옥션이 좋은 시작 같은데 앞서 글에서 말씀하신 ‘공부‘가 ‘심미안‘은 좀 나중에 따라올지 모르겠지만, 그 공부, 혹은 작가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가 뒷받침 되어야 할 것 같고, 일단 욕심을 좀 내려놓아야 하겠습니다. 투자로 접근하지는 않고 너무 부담이 없는 가격에서 자신의 예산에 맞춰 눈에 잘 들어오는 그림을 언젠가 하니씩 사보겠습니다. ‘투자‘에 중점을 맞추기엔 예산도 그렇고 뭐랄까 재미가 좀 떨어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프린트나 복제가 아닌 원화일 것, 그리고 뻥튀기된 가격이 아닐 것, 제 예산에서 넘어가지 않을 것 (물론 기본적인 수준의 예산을 잡았다는 전제하에), 그리고 제 눈에 편할 것 이렇게 네 가지를 기준으로 잡으면 어떨까 싶네요.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yamoo 2022-05-20 14:27   좋아요 1 | URL
네...그 정도 기준이면 충분할 거 같아요. 단지 뜰만한 작가 중에서 내 마음에 드는 작가를 고르면 됩니다. 위 댓글에 나열한 작가들과 신범승 화백 작품 중 마음에 드는 걸 고르시면 됩니다 2~3년 후에 반드시 오를 만한 작품이기에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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