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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KBS스페셜 ‘청년 탈출, 꿈을 찾아서’를 시청했다. 이걸 보면서 드는 생각이 한국은 정말 희망이 없는 나라라는 거.

 

 

올 해 5월 말인가, 공중판 방송에서 네덜란드 이민 가족을 조명한 다큐를 방영했었다. 요점은 여유를 찾고 싶어 이민을 결심했다는 사람들의 얘기였다. 한국은 과도한 경쟁과 근무조건으로 가족과 같이 지낼 여유가 없다고. 말미에 다큐 주인공 부부는 말했다. “물론 타향살이가 힘들지만, 5시 이후에 여유가 있는 삶, 한국에 있을 때 보다 더 적게 일하면서도 소득은 배로 벌 수 있는 나라를 뒤로하고 한국에 돌아갈 이유는 없다”고.

 

 

어제 본 ‘KBS스페셜’은 이의 청년 버전 쯤 된다. 헬조선을 탈출한 20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정부 정책이라는 것이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현재 알바 최저 시급은 6470원. 학자금 대출받아 학교를 다니고, 알바 뛰어 대출금을 갚아도, 살아갈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들의 전언에 의하면 한 달 풀타임으로 알바를 뛰어도 100만원이 안 되고, 이 돈으로 학업과 생활을 해 나가기 어렵다고 한다. 저축은 언감생심이고, 미래를 그려볼 수조차 없다니, 이게 무슨 OECD 회원국의 삶이란 말인가.

 

 

헌데, 한국을 탈출하여 주요 선진국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이들의 말에 따르면, 이거 보다 더 견딜 수 없었던 것이 희망이 없는 ‘무력감’이었다고 전한다. 이력서를 넣고 떨어지는 무한 루프 속에서 내가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버러지 같은 존재가 되어 간다는 것이 무섭다고. 그렇게 열심히 살았건만 택배 알바조차도 떨어지는 삶에서는 희망을 찾을 수 없었다니, 이들의 고충을 어렴풋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다. (택배 알바에 그리 높은 스펙을 가진자들이 지원한다는 자체가 매우 이상하다고. 미친 사회 맞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여 '네가 잘 못하고 있어서다, 네가 문제다.'라는 게 결정타였다고.

 

 

다큐를 보면, 해외에서 알바를 하는 이들이라고 삶의 패턴이 한국에 있었을 때와 달라지지는 않았다. 호주, 캐나다, 일본 등에서 식당과 호텔 정리 알바를 하지만, 이들은 한국과는 180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노동 강도는 한국보다 세지 않지만, 임금은 거의 두 배 이상을 받는다. 야근 수당을 꼼꼼히 챙겨 받고, 늦게 귀가 시 교통비도 지급받는다. 휴식은 법적으로 기본. 이들은 알바지만 능력을 인정받고, 저축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고.

 

 

호주 워킹 홀리데이에서 용접공의 대우를 눈으로 확인한 32세의 한 청년은 그 길로 용접을 배워 캐나다에서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용접 보조로 일을 한지 5년 만에 해당 자격증을 2개나 따고, 능력으로 인정받아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청년의 연봉은 7천 만원. 캐나다인 용접 매니저의 말이 인상 깊었다. 우리 캐나다는 직업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직무와 능력으로 사람을 대우하기 때문에 아시아 사람들이 와서 성공하기 좋은 조건이라고.

 

 

선진국이라는 호주, 캐나다, 일본. 비록 자본주의 사회였지만 한국 청년들이 ‘행복’이라고 느끼고 삶의 ‘희망’을 발견한 곳이다. 결코 편하다고 볼 수 없는 기술직이거나 비정규직이었지만, 이들은 여유 있는 삶이 좋아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그 나라에 머물겠다고 다짐한다.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한국은 열심히 살아도 그 대가가 정당히 주어지는 나라가 아니라고.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미래를 그려볼 수 없는 나라라고.

 

 

헬조선이라는 말이야 언론과 책에서 많이 듣고 알았지만,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20대에게 생생한 말을 전해 들으니, 이 나라의 미래가 암울하다. 그들이 한국을 향해 ‘애처로운 나라’라고 했을 때, 오로지 하나의 생각만이 떠오를 뿐이었다. 바로 정치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그 나라의 청년들이 나라를 등지고 해외로 떠나간다. 두뇌유출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앞으로 기성세대가 될 그들이 한국을 ‘애처로운 나라’라고 표현한다는 사실이 비극이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인구절벽을 감당해야 한다고 한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어 성장률이 마이너스 상황을 기록할 시기가 확실히 도래한단다. 이 와중에 나라 경제의 근간을 부양할 20-30대 층들이 해외취업과 이민으로 한국을 등지고 있다. 엑소더스 헬조선이다. 이 추세가 10년만 지속되어도 우리는 그리스 사태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기성세대의 정치를 바로 잡지 못하고 한국을 탈출하는 청년들. 그들에게 돌을 던질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자신의 꿈을 찾아 스스로 개척하는 길까지 ‘비겁하다’고 말하기는 참으로 어불성설이다. 기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나라가 그래도 굴러간다면, 그게 고작 몇 년을 버티겠는가? 수많은 비리와 갑질 위에 서 있는 나라. 머리가 텅 빈 대통령이 국가의 주요 인사와 정책을 마음대로 획책하는 나라. 이런 나라에 창조의 희망이 있다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뭐, 정치에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이미 있는 기본 제도만 제대로 돌아가게 해 달라는 거다. 세금 걷으면 투명하게 쓴 거 공개하고, 현장을 체험한 후 정책을 기획하고, 퇴근 후 근무지시 하지 말고, 야근 하지 말고, 야근 하면 수당 제대로 주고, 직무 능력으로 역량 평가하고, 생활에 맞는 임금을 지불하면, 최소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삶은 되지 않을까. (근로기준법만 제대로 준수하라고!)

 

 

이명박근혜 10년 치적의 결과가 ‘헬조선이요, 국민이 꿈을 찾아 그 헬조선을 탈출’하는 것이다. 이 인과관계를 의심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새누리 빠 아니면 외국인일 듯. 이제 1년 남았다. 대통령을 잘 못 뽑으면 국민 생활이 어떻게 파탄나는지 우리가 똑똑히 보고 있다. 우리가 아직 희망을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기본이 바로 서는 정치뿐이다. 자본주의가 아무리 구조적 모순점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정치가 제대로만 작동하면 우리 모두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BS 자본주의 다큐가 책으로 묶였다. ‘쉬지 않고 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 가’를 잘 파헤친 다큐였다. 이는 자본주의에 내재한 본질적 문제점에 대한 얘기였다. ‘KBS 스페셜’ <청년 탈출>의 경우에는 여기에 정책의 부재가 더해져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른 듯. 내게는 청년 실업 문제가 ‘세월호 사태’의 경제 버전으로 읽힌다. 정부가 젊은 층의 얘기를 현장에서만 파악했더라도 현재와 같은 ‘공황적 엑소더스 사태’는 막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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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 2016-08-26 2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ㅠㅠ..

yamoo 2016-08-27 17:37   좋아요 0 | URL
우끼 님 반갑습니다!^^ 청년 이시라면 홧팅 하십시요!

[그장소] 2016-08-27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이 동치미 국물 들이켠듯 덜덜덜 ~~^^

yamoo 2016-08-27 17:38   좋아요 1 | URL
이거 재방 시청 가능하시다면 봐 보세요. 진짜 뚜껑 열립니다. 청년들에 대한 정부 정책은 세월호가 가라앉고 있는 상황을 그냥 보고만 있는 것과 똑같아 보입니다~

[그장소] 2016-08-27 17:40   좋아요 0 | URL
찾아봐야겠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 내내 고무마 10000개 물 없이 먹는 기분입니다..

yamoo 2016-08-27 17:39   좋아요 0 | URL
표현이 참 곰발 님스럽습니다! 이런 창의적 표현이라뉘!!^^

시이소오 2016-08-27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접 배우고싶네요 ^^

yamoo 2016-08-27 17:39   좋아요 0 | URL
저도 용접 배우고 싶어, 동생에게 말하니 나이제한이 있답니다..ㅜㅜ

stella.K 2016-08-27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가 외국의 알바 사례를 접하면 좀 놀랄 것 같아요.
헬조선에 찌들어 사느라 과연 이래도 되는 건가 당황하지는 않을지...

오늘 아침 SBS 시사 프로 봤는데 30대 기혼자들이 서울을 떠난다더군요.
기혼자들이 자기 자녀를 데리고 서울에서 전세살이하는 거 지옥이라고...
그 얘기를 들으니까 그나마 위로가 되더군요.
사람이 일단 사는데 걱정이 없어야지 2년마다 전세값은 얼마나 오르나
어디로 가야하나 얼마나 스트레스겠어요.
그래놓고 인구감소나 걱정하는 탁상행정이나 하고 앉았고...
어찌보면 우리나라는 진짜 인구가 더 감소해 봐야 정신을 차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봐요.ㅠ

yamoo 2016-08-27 17:43   좋아요 0 | URL
20대는 알바로 해외 취업....30대는 이민으로 탈출....대세가 그렇다네요. 30대 이민이 급증하고 있답니다. 기술만 있으면, 해당 나라의 외국어만 할 줄 알면 대우가 꽤 좋다네요..

우리나라...정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헬조선 상황을 계속 죽을때까지 겪어야하지 않나...하는 우려가 듭니다. 진정한 사회개혁을 일으키는 정권 창출이 되어야 합니다..그리스 사태와 같은 공황상태가 오기 전에요..

페크pek0501 2016-08-31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이 생기는 나라가 되기를...

yamoo 2016-09-01 22:17   좋아요 0 | URL
바뀌지 않으면 끝인거 같아요. 정치가 바뀌기를 희망해 봅니다~~^^

transient-guest 2016-09-02 0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미 선진국의 인구절벽은 기정사실이고 미국의 경우 이민으로 이를 상당히 많이 해소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트럼프 같은 놈들에게 놀아나기도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이 지금의 미국으로 남아있게 된다면 이민으로 인한 인구증가 덕분일 겁니다. 우수인력도 많이 들어오지만, 기초노동력 인구를 확보하고 이는 세금을 낼 수 있고, 구매력이 있는 인구증가의 측면에서 적어도 미국은 유럽보다더 훨씬 더 외래이민자에게 개방된 사회입니다. 프랑스의 리버럴리즘에 반해서, 또는 다른 이유로 유럽을 칭찬하고 미국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미국만큼 비주류의 정치참여가 활발한 국가도 드물죠.

벌써 십 수년전에도 택시기사님들하고 얘기해보면 한국은 참 살기 힘든 나라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하루에 14시간씩 일해도 밥먹고 살기 어려운 현실이 말이죠...그때도 지금도 그렇게 열심히 살면 이곳에선 뭐라도 하고 살 수 있어요. 또 돈없다고, 힘없다고, 덜 배웠다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게 사회보편의 통념이라서 한국에서 겪는 이상한 일은 많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까 별별 사람이 다 있지만, 지금의 한국은 모든 가치관이 무너지고, 뒤죽박죽이 된 무질서한 사회에서 정글같은 경쟁만 90%들이 무한반복하고 싸우고, 그 위에 10%가 군림하는 형태라서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향후 5-10년 간의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아요. 정치개혁이 일어나도 사회 전반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확장되지 않는 한 어렵다고 생각해요. 갑갑합니다.

yamoo 2016-09-03 18:18   좋아요 1 | URL
그렇죠~ 좋은 두뇌의 지속적인 미국 이민이 미국을 계속 부강하게 했던 거 같습니다. 비주류의 정치참여가 미국만큼 활발한 국가도 별로 없지요. 시민이 의원을 만나기가 한국보다 10배는 쉬운 나라이니까요..ㅎ

지금은 십 수년 전보다 훨씬 안 좋습니다. 혹시 조만간 한국 나오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피부로 느끼실 듯...정말 전반적인 사회의식 수준이 높아지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듯합니다. 국민 개돼지 발언은...어느 정도 사실이니까요..하~ 저도 갑갑하답니다^^;;

Jeanne_Hebuterne 2016-09-04 0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멀리서 보면 신기하고 가까이서 보면 이상한 곳 같아요. 언젠가 저의 모친께서 남긴 말이 딱 들어맞아요.
되는 거 하나도 없고, 안되는 것도 하나도 없는 나라다, 한국은.
야무 님의 글이 참 좋아요.

yamoo 2016-09-11 12:19   좋아요 0 | URL
우왕~ 쟌느 님이시당~~^^
모친 께서 하신 말씀이 참 인상깊어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알라딘에서 쟌느 님의 페이퍼를 좀 많이 볼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ㅎ 고양이들 사진글 말구, 예전에 가끔 올려주시던 리뷰 비슷한 예전 글...많이 그립네요~
 

 

 

우리나라에서 한 국회의원이 국회 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써 최장시간 기록을 세웠다는 뉴스를 봤다. 은수미 의원. 10시간을 넘겼다고.

 

 

네이버 검색 순위 1위를 현직 국회의원 차지하기는 꽤 이례적이다. 그것도 6선, 7선 의원도 아닌 초선 의원이 말이다. 난 이런 국회의원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자체가 좀 신기하다. 개한민국 국회의원은 다 '썅OO'이란 선입견을 갖고 있기에.

 

 

은수미 의원이 국회에서 홀로 열심히 싸우고 있는 동안 진보진영의 호프라고 자체하는 안철수 대선 예비주자께서는 입을 잘못 놀려 여론의 뭇매 세례를 받고 계신 모양이다.

 

 

헌데, 이런 사태를 유발한 건 다름 아닌 테러방지법 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한 야당의 결사적인 수단이란 거. 야당의 입장에 따르면, 여당이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는 목적이 바로 민간인 사찰을 합법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는 거다.

 

 

흠... 보자, 확실한 건 이 법이 통과되면 이전보다 테러를 줄일 수 있다는 거다. 테러를 감행할 낌새를 보이기만 하면 잡아서 족치면 되니까. 예컨대 마스크를 쓰고 집회 장소에 나타난 사람이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일단 연행할 수 있다.

 

 

당연하다.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권 유린보다 테러의 위협에 대한 방지가 훨씬 중요하다. 테러에 의한 피해, 무시무시하니까. 조금 불편해도 테러방지법으로 보다 좋은 개한민국을 만들자!....는게 여당의 논리.

 

 

여당이 이런 말도 되지 않는 논리를 펴는 건 다음과 같은 전제 때문이라 생각된다. 지난 집회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쇠파이프를 휘둘렀다는 ‘팩트’로부터(이게 과연 팩트인지 의심스럽지만) 공권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거다.

 

 

그러니까 ‘테러방지법’을 촉발시킨게 바로 ‘체제를 전복하려는 마스크를 쓴 사람’ 때문이라는 거다. 자, 이게 왜 ‘정치-언어학적’(이건 내가 붙여본 이름이다) 사기 공작 행위인지 지금부터 쬐~~금 고찰해 보겠다.

 

 

흠, 이건 ‘이달의 발견’이 아닌 ‘올해의 발견’ 쯤 되는 거 같다.

 

 

 

 

우리말에서 형용사구를 비롯한 수식 구는 종종 문장으로 치환할 수 있다. 예컨대 ‘앞발이 짧은 토끼’하면 ‘토끼는 앞발이 짧다.’로 나타낼 수 있다. 의미는 같지만 형태는 다르다는 거.

 

 

그런데, 의미가 같지 않은 미묘한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보자.

 

 

‘사회에 불만을 품은 실업자’, ‘방약무도한 대통령’, ‘부패한 기업총수’ 등은 매우 구체적이다. 왜냐하면 어렵지 않게 이런 존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 불만을 품은 실업자’의 경우, 저번에 인천 공항 테러 협박범으로 잡힌 용의자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음악을 전공한 대학원 출신인 30대 가장이 취업이 안 돼 사회에 불만을 품었다고.

 

 

‘방약무도한 대통령’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 통과. ‘부패한 기업총수’ 역시 모 기업의 총수가 떠오른다. 회사 돈을 빼돌려 철창신세를 진 아무개 말이다.

 

 

위의 어구들은 정말 이런 존재를 쉽게 확정짓는 표현이다. 그런데 ‘실업자는 사회에 불만을 품는다’, ‘대통령은 방약무도하다’, ‘기업총수는 부패하다’라고 변환해 보자. 이들은 모두 일반화된 문장으로, 논리학의 대당사각형에서 ‘A’ 명제 형식(‘모든 X는 K이다’)을 띤다.

 

 

이처럼 형용사구가 문장이 되면, 그 상황의 사례가 일반화된다. 그래서 사례를 훨씬 더 쉽게 증명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명제의 타당성이나 건전성의 충족 여부가 아니다. 대상의 존재를 포함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있다.

 

 

이를 ‘절반의 진실’이라고 명명한다나 뭐라나. 사실이 아닐 수 있지만,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면, 다시 말해 단 하나의 사례라도 증명가능하면 진실이라는 거다.

 

 

‘절반의 진실’, 이를 가공하는 기교가 뛰어날수록 대중을 현혹하기 쉽다. 광고와 통계 그리고 정치와 언론에서 우리는 이러한 일반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테러를 자행하는 이슬람교도’를 보자. 이를 일반화하면 ‘이슬람교도는 테러를 자행한다’이다. 그래서 일부 국가는(예컨대 미국) 이슬람교도이면 입국이 거부되거나 검문검색이 훨씬 더 강화한다.

 

 

모든 이슬람교도가 테러를 자행하지는 않을 거다. 이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미국 테러의 주범이 이슬람교도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진짜?!)

 

 

이 단순한 증명이 ‘절반의 진실’을 ‘진실’로 받아들여지게 한다. 현재 미국의 정치와 언론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무언가 ‘트라우마’가 있는 사회에서 ‘절반의 진실’이 횡행하는 것 같다.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 듯하다. 이번 필리버트터 사태에서 이를 명확히 알게 해 주었으니.

 

 

형용사구나 수식어구가 일반화된 문장으로 변할 때 ‘어떤 의미’가 내포된다는 사실이 참으로 신기하다. 지금까지 이를 간과해 왔다니!

 

 

어쨌거나 은폐되고 가공된 진실을 보는 눈은 필요하겠다. 고로, ‘테러방지법’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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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2-26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번 집에 녹음 시설 갖추고 해적 방송 함 해보려고 대본 만들어서
한 시간 정도 모의방송진행한 적 있는데...
이거 정말 힘들더군요..
앉아서 해도 진땀 나고 목이 갈라지고 하는데.. 서서..
그뿐입니까. 방해 공작도 있고..
대단한 분이십니다..

이런 분이 정치를 해야 합니다..

yamoo 2016-02-27 20:50   좋아요 0 | URL
네, 그러믄입쇼! 이런 분이 아직까지 존재한다는 게 신기합니다! 아닌 걸 아닌 거라고 말할 수 있는 의원...이런 의원들이 많이 당선되면 좋겠네요~^^

해적 방송을 진행해 봤다는 곰발 님, 대단합니다! 시도가 중요하죠, 시도가! 그런 발상 아무나 하는 거 아닙니다. 역시 곰발 님은 예사롭지 않아요, 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01 15:06   좋아요 0 | URL
제 목소리 듣고 좌절했습니다. 혀 짧은 목소리에 코맹맹이 소리 듣고 기겁해서
당장 포기했슴돠.. 아, 진짜 녹음된내 목소리를 듣는다는 게 그렇게 끔찍한 건지 몰랐슴돠..

stella.K 2016-02-27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글은 참...!^^
저는 1시간 서 있는 것도 힘든데 10시간을 서 있다니!
어셈블리란 드라마에서 정재영이 10시간 동안 필리버스터하는데
전 드라마니까 가능한 거지 했거든요.
지금은 친일파들이 아직 득세하는 것 같아도
저런 걸 보면 언젠가 판이 바뀌지 않겠습니까?

yamoo 2016-02-27 20:52   좋아요 0 | URL
어셈블리도 보셨군요! 근데, 거기서 정재영이 10시간 필리버스터 했나요? 흠...그 여파가 아주 없다고 볼 수는 없겠네요..ㅎ

돌아오는 선거에서 물가리를 확실히 해야 하는데.....그게 참 거시기 해서뤼..

근데, 왜 첫문장은 짜르셨나욤~? 궁금하게스뤼..^^;;

transient-guest 2016-03-01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이 테러방지법이지 사실 공안사찰용이라는 건 상식이 있으면 누구나 알 수 있죠. 이건 오가작통보다 더 한 것이 예전 같으면 밀고시키고, 미행하면서 감시하던 것을 이제는 앉아서 하겠다는 거잖아요. 정말 바닥이 보이지 않는 듯한 절망적인 시대입니다.

yamoo 2016-03-01 12:33   좋아요 0 | URL
근데, 개한민국에선 그 상식이 통할 기미가 없는 듯합니다. 부모님에게 이런 논조로 말씀드렸다가 넌 왜 사상이 좌파냐며 나무라시더군요. 우리 부모 세대를 어찌 하지 않는 이상 정치적 변화는 없어 보입니다. 정말 말씀하신대로 절망적인 시대 입니다..
 

“언젠가부터 내가 들이마시는 시대의 공기는 몹시 탁해졌고 또 희박해졌다. 더 이상 사람들은 긍정적이지도 낙관적이지도 않다. 사람들은 미래를 기대하지도 기다리지도 않는다. 한편, 한때 과거의 일 혹은 먼 나라의 일로만 느껴졌던 경제적, 정치적 위협들이 속속 현실화되고 있다. 가장 절망스러운 것은,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 아니라 삼류 막장 드라마에 가까운 것 같다는 것이다. 사실 당연한 것이다. 사람들을 정말로 좌절하게 하는 것은 고통의 강도보다는 고통의 내용, 그것의 텅 비어 있음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가진 문제의 대부분은 어느 다른 시대의, 혹은 어느 다른 나라의 어설픈 복사본이거나 덜떨어진 유령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도착할 결말이 막장 드라마의 마지막 회처럼 그저 혼란스럽고 바보 같을 것임이 자명해 보인다. 스페인 국경의 음독자살 같은 멋진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개처럼 죽거나, 혹은 개같이 살아남거나. 삶에도 죽음에도 치욕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어쩌면 이게 우리가 처한 가장 큰 곤경이다. 절망조차 우습다는 것. 그것은 지금 여기 일말의 인간적 존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니까.”

 

 -김사과, <불가능한 비극>, 한겨레 2014/1/19

 

 

 

 

 

 

 

 

 

 

 

어제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빵가게 님의 서재 글에서 본 김사과 작가의 글이다. 처음 볼 때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잘 드러낸 글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글이었다. 곰곰 되씹어 보니 막 화가 나는 거다. 왜 그런지 그 이유나 밝혀 보고자 한다.

 

그 이전에, 나는 김사과가 누군인지 전혀 몰랐다. 한국 소설을 안 읽은 지, 약 10여 년이 돼간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문단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

 

보니 꽤 인지도 있는 작가 같다. 데뷔한지 10년이나 흘렀다는데, 난 전혀 모르고 있었으니. 편혜영이나 장강명 정도는 아는데 말이다. --;;

 

요즘 김사과 작가의 에세이집도 핫 한가 보다. 알라딘 서재에서 종종 출몰하는 걸 보면. 헌데 유명 작가 타이틀을 빼고 보면, 저 위의 글은 네이트나 다음 뉴스의 댓글만도 못하다는 인상이 짙다. 비판적 논조가 알맹이 없는 이미지의 수사로만 채워져 있기에 그렇다.

 

작가가 말한 글의 논조를 차근히 따라가면서 이 글이 왜 허무맹랑한 헛소리인지 비판해 보도록 하겠다.

 

 

 

글의 전반부가 좀 심하다. 김 작가는 말한다. “더 이상 사람들은 긍정적이지도 낙관적이지도 않다. 사람들은 미래를 기대하지도 기다리지도 않는다.”라고. 이것이 작가가 ‘들이마시는 시대의 공기가 몹시 탁해졌고, 또 희박해졌다’는 근거다.

 

‘사람들이 긍정적이지도 낙관적이지도 않다’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는 게 시대의 공기가 탁해진 것이가? 항상 현상의 긍정적인 면만을 보고 살아야하는 이유라도 있어야 된단 말이가?

 

또 ‘사람들이 미래를 기대하지도 기다리지도 않는다’는 게 그리도 혼탁한 시대의 표상인가? 도대체 미래를 왜 기다리는가? 메시아의 재림으로 휴거를 바란다면 모르겠다. 이건 정말 개소리같다.

 

사람은 현재를 사는 동물이다. 미래는 결정되어 있지 않고, 결코 알 수 없다. 내가 사는 순간 순간이 미래를 결정할 뿐이다. 미래를 기대하지도 기다리지도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야 현재를 향유하면서 살 수 있다.

 

결정된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무슨 노력이 필요하겠는가. 이미 결정되어 있는데. 김 작가의 두 번째 문장과 세 번째 문장은 이를 결정적으로 드러내 준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가 없는, 작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한때 과거의 일 혹은 먼 나라의 일로만 느껴졌던 경제적, 정치적 위협들이 속속 현실화

되고 있다. 가장 절망스러운 것은,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

급의 비극이 아니라 삼류 막장 드라마에 가까운 것 같다는 것이다. 사실 당연한 것이다.

 

 

작가가 멍청한 것인지, 아니면 독자를 바보로 아는 것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한때 과거의 일 혹은 먼 나라의 일로만 느껴졌던 경제적, 정치적 위협들이 속속 현실화되고 있다. 이건 김 작가가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경제적, 정치적 위협들은 언제나 있어 왔다.

 

돈이 자본주의를 떠받치고 있는 시스템은 언제고 터질 수 있는 뇌관을 안고 살아가는 삶이다. 그리스 사태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보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다. 물고기가 물을 보지 못하듯이.

 

이런 상황이 ‘한때 과거의 일 혹은 먼 나라의 일로만 느껴졌다’는 것은 그만큼 작가가 현실감각이 없다는 걸 나타내주는 지표가 아닐까. 현실을 비판하는 글로는 함량미달인 듯하다.

 

가장 심각한 내용은 뒤에 나온다.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면 나는 절망스럽지 않다는 거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시대의 괴로움’이 어떻게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 될 수 있다는 것인가? 귀신 싯나락 까먹는 소리같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젊은 층이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란 이런 것일 거다. 학자금 대출 받아 학교를 다니고, 대출 이자를 상환하기 위해 학업보다는 아르바이트 전선에서 상환금을 벌어야 한다. 학점은 좋을 리 없고, 인턴 자리조차 잡기 힘들다.

 

쪽방 고시원에서 4-5년을 살고, 어렵게 졸업해도 실업자 신세가 될 뿐이다. 사랑과 연애는 사치일 뿐이고, 오로지 입에 풀칠하기 위해 임시직을 전전해야 한다. 오포를 지나 칠포 시대. 그냥 괴롭고 힘든 시대일 뿐이다.

 

근데, 이 생활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라고? 뭐, 스스로 자기 삶을 정리한다면야 ‘일급의 비극’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불행한 상황이 ‘감동적인’과 ‘우아한’이라는 형용이 가당키나 하냔 말이다. ‘감동’과 ‘우아’는 이런 상황에 쓰라고 있는 단어가 아니다.

 

모순 형용을 아무데나 갖다 붙이면 그것이 문체의 미학인가? 삶을 제대로 담을 수 없는 문장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괴롭고 팍팍한 일상에 눌린 시대의 삶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라니 정말 조소를 금할 수 없다.

 

일발 물러나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라고 해도 그렇다.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전제되어야 할 듯하다.

 

장마로 물이 불어 한 아이가 물에 휩쓸려 떠내려간다. 이를 본 아이의 아버지가 아이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다. 둘 모두 허우적거리는 걸 보고, 참다못한 다른 행인이 뛰어든다. 모두 살려달라고 외친다.

 

이 상황을 옆에서 보고 있는 김 작가. 자기는 뛰어들어 구할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뛰어들면 죽을 확률이 90% 이상이다) 어쩌면 좋냐고 발을 동동 구른다. 그리고 쓴다.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라고. 자신은 안전하니까.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작가가 이게 아니라는 거다. 저런 상황은 감수할 수 있는데, 가장 절망스러운 것이 삼류 막장 드라마 같은 시대의 괴로움이란다. 막장 드라마가 뭔가? ‘콩가루 집안’, ‘불륜’ 뭐 이런 걸 전면에 내놓는 드라마 아닌가.

 

소위 ‘삼류 막장’ 드라마의 결말은 뻔하다. 대체로 권선징악이다. 드라마 내내 비윤리적이고 속물적인 악의 화신이 승승장구하다가 결말에 가서 착하고 바보같은 주인공에게 모든 것을 잃는 다는 그런 조악한 내용이다. 중요한 건 결말이 해피엔딩이라는 거. 다시 김 작가의 말을 인용해 보자.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 아니라 삼류

막장 드라마에 가까운 것 같다는 것이다. ........ 그러니 우리가 도착할 결말이 막

장 드라마의 마지막 회처럼 그저 혼란스럽고 바보 같을 것임이 자명해 보인다.

 

 

그러니까 김 작가가 ‘삼류 막장 드라마’를 언급한 것은 ‘우리가 도착할 결말이 막장 드라마의 마지막 회처럼 그저 혼란스럽고 바보같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막장 드라마가 혼란스럽고 바보같은 이유는 드라마 작가의 의도적 대립에 있다.

 

결말에 이르기까지 악이 승승장구하도록 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착한 주인공의 느낌, 즉 ‘혼란스럽고 바보같다’는 느낌을 강요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결말의 해피엔딩이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니까. 혼란과 바보 같음은 결말을 예비하기 위한 전제(前提)밖에 되지 않는다.

 

현실의 괴로움은 결말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안하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불안’이 현 시대적 괴로움의 표상이다. 우리가 도착할 결말은 끝이 보이지 않는 ‘빈곤의 악순환’ 이자 ‘자본주의 시스템의 불안’이지, 막장 드라마의 마지막회가 전하는 해피엔딩이 전혀 아닌 것이다.

 

그리고 정말 어처구니없는 논증이 등장하는데, 위 주장의 근거이다.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 삼류 막장 드라마에 가까운 것 같다는 것이

다. 사실 당연한 것이다. 사람들을 정말로 좌절하게 하는 것은 고통의 강도보다

는 고통의 내용, 그것의 텅 비어 있음이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사람들을 좌절하게 하는 것이 고통의 강도보다는 고통이 텅 비어 있기 때문이라니. 고통의 내용이 텅 비어 있어 사람들이 좌절한다? 그냥 소설을 쓰는 게 낫겠다. 아니 그냥 시를 쓰시라 권해드린다.

 

서민들을 좌절로 몰아넣는 것은 자본가가 모든 잉여가치를 독점하기 때문이다. 임대료의 지속적인 상승, 노동의 경직성과 연간 2000시간이 넘는 노동 강도 그리고 형편없는 교육 경쟁력. 이런 지표들은 새로운 계급사회를 고착화하고 있는 증거들이다. 이로부터 새로운 ‘자본의 노예층’이 탄생하고 있다.

 

예전에 한국 경제를 지지했던 중상층이 서민층으로 떨어지고 이제는 상류 자본가를 위한 자본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는 이 진행 상황이 고통인 거다. 고통의 내용이 텅 비었다? 이 무슨 개가 짓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스페인 국경의 음독자살 같은 멋진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개처럼 죽거나

, 혹은 개같이 살아남거나. 삶에도 죽음에도 치욕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어

면 이게 우리가 처한 가장 큰 곤경이다. 절망조차 우습다는 것. 그것은 지금

 기 일말의 인간적 존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니까.”

 

 

아, 정말 안타깝다. 이 작가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어떤 환상같은 걸 갖고 사나보다. 스페인 국경의 음독자살이 ‘멋진 일’이란다. 사실 스페인 국경에서 왜 음독자살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사연은 있겠다싶다.

 

하지만 핵심은 독을 먹고 자살하는 거다. 그 끔찍한 상황적 죽음이 ‘멋진 일’이라니,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개처럼 죽는 상황은 치욕이고 음독자살은 멋진 일이라는 이런 이분법적 사고가 과연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도식인지 묻고 싶다.

 

 

개처럼 죽거나, 혹은 개같이 살아남거나. 삶에도 죽음에도 치욕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이 논증은 스페인 국경의 음독자살을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양도논법적 사고의 전형이다. 개처럼 살거나 혹은 개같이 살아남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 쉽게 말해서 죽을 수 없어 사는 사람도 있다는 거다.

 

그리고 치욕을 피할 길이 없는 삶은 있어도 치욕을 피할 길 없는 죽음은 없어 보인다. 왜냐? 죽으면 끝나버리니까. 조선시대처럼 부관참시를 당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살아남은 자들의 피해는 논외로 하자. 이건 작가의 논증을 일단 넘은 거니까.

 

그런데, 아무리 삼독, 사독 해 보아도 우리나라가 아직 저 정도는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김 작가가 말하는 사회는 북한이다. 북한에 딱 어울리는 실상이다. 탈출이냐 아니면 인간의 존엄도 없는 치욕을 견디며 개같이 살아남느냐 하는 이분법적 고민 말이다. 북한과 대한민국이 뭐가 다르냐고 한다는 사람은 설마 없겠지.

 

물론 작금의 대한민국은 ‘헬조선’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일말의 인간적 존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 일말의 인간적 존엄이라도 남아 있기에 이런 불만도 털어 놓는 것이 아닐까. 아주 약간이지만 정권 교체의 가능성도 남아 있긴 하니까.

 

 

 

작가라면, 언론에 이런 글 함부로 쓰지 말자. 공허한 말장난이나 수사학적 기교는 작품에서 좀 보여주길 당부 드린다. 혹 쓰시려면 현실의 정황을 정확히 파악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문체의 수사학을 보여주시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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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25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발터 벤야민 ㄷㄷㄷㄷㄷㄷ

yamoo 2016-01-26 00:05   좋아요 1 | URL
음독자살자가 벤야민이군요. ㅎㅎ
근데, 벤야민이 자살한 곳은 알프스 국경 부근 아니었나욤?? 그래서 저 사람이 누군가 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착각을 하고 있었나 보네욤^^;;

yureka01 2016-01-26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국경의 음독자살에 방점을 찍어서 인지, 이게 스페인국경인지 알프스 국경인지 기억을 못했습니다.^^..하여간 국경이라는 것이 경계를 나타내는 건데.결국 그는 망명지에 도착도 못하고 그 선에서 죽음을 택한 거라니 그래서 울렁거렸던 적이 있었습니다.....벤야민의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서 자주 회자 되었길래 요.그래서 작가를 알고 있었던 거였어요~~^^.

yamoo 2016-01-26 22:03   좋아요 0 | URL
흠, 그랬었군요~^^;;

oren 2016-01-26 0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yamoo 님의 글을 읽으니 문득『웃음』을 쓴 베르그송 생각이 납니다. `그 타격점이 너무나 정확하고 그 표현이 너무나 폐부를 찌르는 것이어서 대건축물이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져 내려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고, 장내에는 정적이 감돌았으나, 내심으로는 모두 그 논리의 힘과 사유의 섬세함을 경탄했다`고 하는 `유명한 일화`를 남긴 바로 그 앙리 베르그송 말입니다. 작가의 `방심`이 글 속에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다시 읽기가 민망할 지경이네요...

* *

방심이 뿌리 깊으면 깊을수록 희극성은 더욱더 진해진다

대체로 본질적으로 우스운 것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진 사항뿐이다. 결점에서나 아름다운 점에서조차도 우스개는 인물이 알게 모르게 해버리고 마는 것, 본의 아닌 몸짓이거나 무의식적인 언어이다. 방심은 모두 희극적이다. 그리고 방심이 뿌리 깊으면 깊을수록 희극성은 더욱더 진해진다. 만일 스스로 자신을 직시하고 비판할 수 있다면 어떻게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그렇게 드러낼 수 있겠는가?

- 앙리 베르그송, 『웃음』중에서

yamoo 2016-01-26 21:30   좋아요 0 | URL
역시 오렌 님은 텍스트에서 적절한 상황적 맥락을 찾아 적시하시는데 탁월하십니다! 저두 베르그손의 <웃음>을 오래 전에 읽었는데요, `방심`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런~

다시 한 번 펼쳐 보아야 할 듯해요. 좋은 택스트 인용 감사드립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6 12: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게 문과의 이과의 차이군요.. ㅎㅎㅎ.
저는 김사과의 울분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문예지가 아닌 이상은 저런 식의 메시지 전달은 실패한 거죠. 매체의 특성을 고려한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 신문에다가
저런 식으로 써보십시오. 욕만 잔뜩 먹지..

자의식 과잉이죠.. 알라딘도 보믄 그런 구석이 많습니다. 스스로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yamoo 2016-01-26 21:36   좋아요 0 | URL
흠, 그러게요. 문예지에 저 글이 실렸다면 그런대로 봐 줄 수 있었을 듯합니다. 문예지이니까요..ㅎ

저도 김사과가 어떤 의도로 이 글을 썼는지 그 울분 충분히 공감했어요. 그래서 첨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넘어갔던거구요~^^

매체의 특성을 고려한 글쓰기, 정말 필요한 기술 같습니다! 작가 역시 취사선택을 잘해야지요. 조선에서 지면 내준다고 덥썩 무는 그런 행위는 안하면 좋겠습니다..ㅎㅎ

말씀하신대로 일명 자뻑글..^^ 저도 몇 명이 쓰쳐지나갑니다~ㅋ

cyrus 2016-01-26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 이름이 없고 달랑 저 인용한 글만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허세글`, `엉터리 문장`이라고 부정적으로 볼 겁니다. 이런 문자 껍데기에 불과한 문장을 쓰는 작가 때문에 독자는 자신 스스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보라고 생각합니다.

yamoo 2016-01-26 21:35   좋아요 0 | URL
아마도 그렇겠지요. 밑에 작가 이름이 후광을 입어 `뭔가 있는 글`로 둔갑하는 것 같습니다.

`문자 껍데기`..좋은 표현입니다. 저도 애용해야 겠어요~^^
 

국정화가 고시되었던 오늘....심학 빡침에 치를 떨어야 했다. 2017년부터 새 교과서로 배운다니...정치적 의도치고는 너무도 치사하고 뻔뻔스럽다.

 

정부 본연의 기능을 망각하고 공산당 일당 독재 정치에서나 봄직한 관행을 아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구나.

 

도대체 절차법이라는 건 왜 있는 거고, 국민의 의사라는 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일까? 이 나라 집권 정당은 국민을 아주 단순하고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국인의 의사를 묻는다는 절차를 아주 간단히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고시를 확정할 수는 없는 거다.

 

반대 여론을 알면서도 국정화를 그렇게도 밀어붙이다니.....얼마나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에 물타기를 할지는 안봐도 비됴같다. 아마두 우리는 2017년 이후에는 이런 문제를 볼 듯하다. (모두 함께 눈에 불을 켜고 풀어보아요~ 참고로 문제는 서재 쥔장이 대안교과서 <근현대사>를 참고로 출제를 해 본 것입니다..ㅎ)

 

 

[국정교과서 실험평가 예상 문제]

 

 

예상 문제 1. 우리나라 제4공화국에 대한 사실로 올바르지 않은 것을 고르면?

① 급변하는 세계 질서에 따른 올바른 헌정 질서의 구축이었다.

② 독재와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새 헌법을 제정하였다. 

③ 북한이 남한에 대한 군사적 공세를 강화한 대응이 유신체제였다.

④ 내우외환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경제는 고도성장을 지속하게 되었다.

⑤ 오일쇼크를 계기로 중동 건설 붐이 일어났다.

 

정답 ②

쉬운 문제다. 유신 정권은 비록 대통령의 절대 권력을 탄생시켰지만 이것이 독재와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했다고는 볼 수 없다. 이런 인식은 일부 북한을 찬양하는 좌편향의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소수 학자들이 주장하는 소수설에 불과하다. 유신체제가 독재가 아니라는 것은 통설이 된지 오래다. ② 번을 답으로 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의식이다.

 

 

 

 

예상문제 2. 1920년대 있었던 사실로 틀린 것은?

① 우리나라가 대일본제국으로 쌀을 적극 수출할 정도로 쌀 생산력이 왕성했다.

② 조선물산장려회가 창립되었다.

③ 6.10 만세운동이후 신간회가 창립되었다.

④ 문화정치를 표방한 대일본제국으로인해 우리민족은 언론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⑤ 이때 실시된 산미증식계획으로 우리 민족은 쌀이 부족하여 만주에서 잡곡을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

 

정답 ⑤

조금 어려운 문제다. 연대를 정확히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물산장려회는 1923년 창립되었고, 6.10만제운동은 1926년, 신간회 창립은 1927년이다. 1920년대는 3.1운동 이후 대일본제국이 정치의 기조를 바꾼 첫 해다. 대일본제국은 문화정치를 표방하면서 한국인의 정치참여를 적극장려하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여 많은 신문사들이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정답은 ⑤번을 찾기는 쉽다. 왜냐면 1번과 5번의 진술은 상반되기 때문에 둘 중 하나가 답이다. 예전 교과서들은 산미증신계획으로 우리 민족이 쌀 부족에 허덕였다고 기술되어 있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일본제국의 산미증식계획으로 인해 우리 농가의 쌀 생산량은 확실히 늘었고, 이를 일본에 수출하여 수입도 생길 수 있는 길이 있었으니. ⑤번과 같은 진술은 예전의 좌 편향 교과서에서 여과 없이 나와 있는 내용이다. 지극히 소수설적 견해로 우리 학계의 통설은 '산미증식계획으로 우리 나라는 경쟁력 있는 농업국이 되었다.'라는 것. 그래서 이문제의 정답은 ⑤번이다.

 

 

 

 

예상문제 3. 우리나라 독립운동가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김일성은 보천보 전투를 이끌어 당시 국내에 일제에 대항하는 저항세력이 있음을 알렸다.

② 안중근은 대일본제국의 정치적 거두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여 러시아에서 체포되었다.

③ 이완용은 1910년 병합 후 대일본제국으로부터 백작 작위를 받았다.

④ 유관순은 항소재판 중 일본인 검사에게 걸상을 던져 법정모독죄가 추가되어 7년 형을 선고 받았다.

⑤ 김원봉은 의열단을 조직하여 요인 암살 등 무정부주의적 투쟁을 벌였다.

 

정답 ①

당시 김일성의 보천보 전투는 날조된 것으로, 전투를 볼 수 없다. 습격이 맞다. 이 습격으로 죽은 일본군은 1명 뿐이고 부상자도 1명 뿐이다. 김일성이 보천보에서 일본 파출소를 습격한 사건으로 보천보 전투를 이끌었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전투는 정규군 끼리의 충돌을 말하는 용어다.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알지 않으면 좌편향 돼기 쉽기에 학생들은 국정교과서로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배워야 한다.

 

 

 

 

예상문제 4. 대한민국의 건국과 관련된 사실로 잘못된 것은?

① 여운형은 1944년 조선건국동맹을 결성하여 해방 이후의 상황을 대비하였다.

② 1948년 8월 15일 인류 보편의 가치에 입각하여 대한민국이 건국되었다.

③ 남로당을 중심으로한 좌파 정치 세력은 대한민국의 성립에 저항하였다.

④ 현재 광복절의 경축 대상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⑤ 건국된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은 국회의 간접선거로 이승만을 선출했다.

 

정답 ④

광복절의  경축대상은 1945년 8월 15일 한국 민족이 일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된 사건과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두 가지 사건이다. 이 두 가지 사건은 모두 중요하여, 45년의 해방만으로는 해방의 진정한 의미가 성취된 것은 아니었다.  해방의 진정한 의미는 1948년 자유, 인권, 시장 등의 인류보편의 가치에 입각하여 대한민국이 세워짐으로써 비로소 확보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문제는 광복절의 올바른 이해를 학생들이 숙지하고 있는지 측정하기 위해 출제한 것이다. 기존의 왜곡된 역사적 사실을 바로 잡는 의미에서 출제한 것이다. 교과서 144페이지의 왼쪽 박스를 충실히 공부한 학생이라면 어렵지 않게 정답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추정되는 바다. 역량 있는 학자들을 공개 참여시킨다고 하지만, 역량있는 학자들은 국정교과서 집필을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그럼 누가 정부의 역사교과서 편찬에 집필자들로 들어갈까?

 

뻔하다. 위 문제의 출제 보고인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집필진과 감수진이다. 이들의 면모는 이렇다.

 

[집필]

이영훈 설대 경제학부 교수

김재호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김용직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주익종 낙성대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김일영 성대 정외과 교수

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 원장

김세중 연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김종석 홍대 경영학과 교수

전상인 설대 환경대학원 교수

박효종 설대 윤리교육과 교수

김영환 <시대정신> 편집위원

 

책임편집 이영훈 설대 경제학부 교수

편집        김배균 뉴라이트재단 정책위원

 

[감수]

유영익 연대 국제대학원 석좌교수

이인호 설대 서양사학과 명예교수

이주영 건대 사학과 명예교수

차상철 충남대 사학과 교수

복거일 문화미래포럼 대표

 

 

헌데, 종 이상하다. 아무리 근현대사 교과서라고해도 그렇지 어떻게 집필진에 사학과 전공 교수 한 명이 없을까? 죄다 경제학 아니면 정치외교 전공 교수들 일색이다. 그러니 이 교과서가 얼마나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색채가 짙을까....

 

어쨌든 고시가 통과되어서 편찬위원을 선정하게 된다면 그 선정된 위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꼭 살펴보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 위 집필진 명단에 중도 사학과 교수 몇 명을 구색맞추기로 끼워 넣을 것 같다.

 

참으로 살기가 싫은 개한민국 공화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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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04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저도 정말 깊은 빡침이.... 정말 나라꼴이 말이 아니죠. 국민을 무시해도 분수가 있지, 국민의견은 우편이나 팩스로만 보내라고 하더니만 그 팩스는 꺼놨더구만요. 국민들도 이대로 가만히 있지는 않을겁니다!

yamoo 2015-11-04 12:30   좋아요 0 | URL
아, 정부가 그런 꼼수도 부렸군요. 의견을 팩스로 보내라고 해 놓고 팩스를 꺼 놓다뉘...새누리당스럽습니다..ㅎ 예상보다 항의와 반대가 빗발치니 그냥 끈거 같습니다..ㅎ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건 분명해 보입니다만....헌법소원은 아닌 듯합니다. 헌법소원 내면 100% 각하 맞을 듯하니..

곰곰생각하는발 2015-11-0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을 맛이군요. 막 생각난 건데 대한민국은 헬지옥을 떠나서 간국`인 것 같습니다.

간강제국, 간통제국, 간신제국.. 합쳐서 3간국... 요거 함 신조어로 밀어볼까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간강이 아니라 강간이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yamoo 2015-11-04 12:31   좋아요 0 | URL
오~~~쓰리 간국이라....괜찮네요. 요거 밀어도 될 거 같습니다...ㅋㅋ

간강이라고...엔날에 영삼이가 많이 말했습니다...괜찮습니다..ㅋㅋ

stella.K 2015-11-04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다른 과목은 어떻습니까? 역사 교과서가 국정화 되야한다면
모든 과목이 국정화 되야하는 거 아닙니까?
유독 역사 교과서만 이러는 거라면 웃기는 거 아닙니까?

yamoo 2015-11-08 22:30   좋아요 0 | URL
코미디 같은 일이지요...그냥 박근혜가 현재의 서술체계가 못마땅한 겁니다. 박정희 정권의 독재 표현이 넘넘 거슬려 그걸 자신의 임기 중에 고치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는 거에요~ 좌편향 운운 하면서요...명분 좋잖아요~

그러니 다른 과목 교과서는 털끝만큼도 관심이 없지요. 당연히 세계사 교과서도 같은 맥락에서 검토해 봐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잖아요. 사회 교과서도요..ㅎ

cyrus 2015-11-04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100분토론에 권희영 교수가 패널로 또 나오는 걸 보고 그냥 티비 껐습니다. 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도 자주 나오는데 이 사람의 주장 역시 끝까지 듣기가 불편합니다.

yamoo 2015-11-08 22:32   좋아요 0 | URL
권희영, 정말 짜증나서 못봐주겠습니다. 논리도 없고 그냥 억지를 쓰더라구요....이런 사람이 학계에 있으니 정말 <흡혈귀가 지배하는 대학>이라는 말이 딱 맞는 거 같아욤~

자유경제원의 그 아줌마 역시 자주 나와서 권희영과 같은 짜증나는 발언들을 마구 쏟아내더이다...듣고 있으면 혈압이 막 오른다는..^^;;

transient-guest 2015-11-05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스트 좀 퍼가렵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 수시로 일어나는 곳이라지만, 정말 막장의 끝을 보여주네요.

yamoo 2015-11-08 22:32   좋아요 0 | URL
네네^^

정말 울나라는 말도 안되는 일이 수시로 일어나지요...진짜 새누리와 정부의 행태는 막장인 거 맞습니다..ㅎㅎ

감은빛 2015-11-05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들의 치밀한 역사 바꾸기가 긴 물밑작업을 끝내고,
이제 본격적으로 막을 연다는 느낌이 들어요.
몇 해전부터 돈과 사람을 마구 투입해가며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거든요.
뭐 이명박때부터 계속 느끼는 거지만,
무슨 짓을 더 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네요.

yamoo 2015-11-08 22:34   좋아요 0 | URL
흠...몇 해전부터 이것들이 준비를 하고 있었군요!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항하려는 준비는 하지 않고 지들의 과거사를 정당화 내지 미화하려고 혈안이 된 듯합니다. 이 정권의 역사바로세우기란 그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 반드시 정권교체를 통해 이 짓거리를 단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슬비 2015-11-07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속에서 열불이 나요.. 이러다가 대통령 연임제까지 한다고 나올것 같아 치가 떨립니다.

yamoo 2015-11-08 22:37   좋아요 0 | URL
에이~ 설마 대통령 연임제를 들고나올까요...세상은 그래도 많이 변했습니다. 만일 연임제를 들먹거리면, 정말 탄핵해서 파면해야합니다. 새누리도 그 정도는 알겠지요....그냥 자기 임기중에 역사를 자기들 입맛대로 손보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겁니다. 이제는 짱돌을 들어야 할 때인가 봅니다~^^
 

 

“우리 아이들이 왜곡된 역사를 배우고 있어요. 어서 빨리 교과서가 개정되어야 해요.”


어제 약국에 갔다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새누리당 지지자의 발언이었다. 이 사람이 여당 의원인지 학자인지 논평자 인지는 모르겠지만(중간에 들어서), 확실한 건 이 사람의 주장은 현재 검정 교과서들이 잘못된 역사적 사실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는 거였다.


또 부아가 치밀었다. 똑같은 상황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듯하다. 그제는 합정역 사거리에서 이상한(?) 현수막을 보았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역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정말 기가 찬다. 저번 주 100분 토론에서 권희영을 비롯한 국사교과서 국정 지지자 패널들의 발언에 심한 빡침을 받은 이후 도처에서 계속되고 있는 현상이다. 새누리당이 물량 공세를 펴고 있는 듯.


정부는 한 술 더 떠서 국정화의 논거가 참으로 새누리당 다웠다. “우리아이들이 학교에서 주체사상을 배우고 있어요!” 이게 새누리당과 정부의 국정화를 위한 모토다.


동국대 홍윤기 철학과 교수가 하도 어처구니 없어서, 100분 토론 와중에 7종 교과서(8종 중 교학사 제외)를 열어 확인까지 시켜줬다. 7종 교과서 중 3종이 김일성 주체사상을 싣고 있었다.


김일성 전집에 나온 주체사상의 핵심 내용을 자료로 제시하면서 교과서들은 비판적 논조로 설명하고 있었다. 세계에서 유일한 우상화 작업이라고.


그런데 국정화 지지자들은 이걸 왜 싣느냐는 거다. 성인들은 상관없지만 자라나는 어린 학생에게는 주체사상을 싣고 있는 자체가 어떤 의도를 담고 있다는 거다. 교사에 따라서 가르치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는 것.


이들의 주장은 그냥 아전인수요, 견강부회로밖에는 안 들린다. 그리고 똑같은 패턴으로 이를 반복하거나(자신들의 주장이 논파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대 주장의 중요치 않은 부분을 집중 공격하여 논지를 흐리게 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다른 방송 토론을 보아도 비슷한 방식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방식이 일반 대중에게 먹히고 있다는 거다. 심히 분통터지는 일이지만 계속 반복해서 “우리 아이들이 왜곡된 역사를 배우고 있어요!” “현재 한국사 교과서들은 모두 좌편향이에요~!”라는 말도 안돼는 주장들로 인해 대중은 정말 교과서가 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문 조사를 봐도 그렇고 막연히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기성세대들도 그렇다. 특히나 역사를 잘 모르는 50대~80대에게는 ‘전교조=빨갱이’라는 도식이 더 강화되고 있다.


아마도 새누리당 쪽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 거다. 이 말도 안돼는 억지 주장이 먹히고 있으니. 내 부모님만 해도 교과서가 ‘좌편향’돼서 큰일이라고 걱정하시니 말이다.


새누리당 쪽이 말하는 ‘좌편형’이라는 잣대는 한마디로 침소봉대다. 이들의 논리는 보천보 전투(김일성의 대일 항쟁)를 과대포장 했다는 거고, 싣지 말아야 할 김일성 전집의 내용을 다루었다는 거다. 그리고 ‘건국’을 문제삼으면서 검정교과서들이 대한민국을 부정한다는 논리를 편다.


그리고 6.25 전쟁을 검정교과서들이 북침이라고 했다는데, 이는 어느 교과서에서 기술 된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7종 중 하나의 교과서에서 ‘북침’이라는 용어를 쓴 모양인데, 이걸 갖고 검정교과서들은 모조리 좌편향 되었다는 주장을 편다.


심지어는 현대사 단원 첫 사진을 문제 삼기도 한다. 허고 많은 사진 중에 민주화 투쟁의 사진을 싣는 것은 어떤 역사적 의도가 내재돼 있단다. 경제발전을 다룬 사진을 메인에 걸어야지 왜 굳이 데모하는 걸 현대사 메인 사진으로 쓰느냐는 거다.


이들의 논의를 살펴보면 그냥 쓰레기같은 것들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슈화시켜서 현 검정 교과서체제가 ‘좌편향 됐다’라는 걸 계속 반복하여 대중의 뇌리에 심으려는 의도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는 개정을 빌미로 교학사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국정화하겠다는 심보로 보인다. 국정을 비판하는 쪽에서 이 얘기를 꺼내면 아직 나오지도 않은 교과서를 갖고 비판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국정교과서 시험판(예비판)에서 이미 그 기조를 들어내 보여주고 있다.


실험본 교과서(국정 교과서를 발행하기 이전에 시험적으로 가르쳐보는 교과서)에는 '독재'라는 표현이 완전히 빠져있다. 일제시대의 내용은 일본 우익을 대변해 주는 듯한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다.


일본 우익이 계속해서 우려먹어온 내용이다. 일본에 의해 건설된 철도 도로는 해방이후 국가 발전의 근간이 됐다는 거. 토지조사사업이나 산미증식계획으로 인한 쌀 ‘수탈’을 ‘수출’로 명명한 건 애교다.


우익 학자들은 일제의 토지조사사업과 산미증식계획을 근대적인 소유권 제도의 확립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이완용을 기술한 부분이나 을미사변을 기술한 부분은 매우 온건하거나 분량이 지극히 짧다. 을미사변으로 명성왕후가 살해된 사건은 단 한 줄에 불과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지금부터 우익 인사들의 역사의식이 투영된 미리보는 국정교과서인 기술을 봐 보자. 교학사 교과서가 학교 채택률 0를 보이자 대안 교과서라고 해서 근현대사 대안 교과서를 미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교과서포럼에서 낸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기파랑, 2010)는 10쇄 이상을 찍었다.


우익의 역사인식이 어떤지 위 책에서 몇 가지만 발췌해서 보고자 한다. (조금 분량이 되지만 국정화 지지자들이 어떤 역사의식을 갖고 있는 지 극명히 드러나는 부분이기에 그대로 옮겨 본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한 번쯤 생각해 보셨으면 한다.) 맨 먼저 산미증식계획을 서술한 86~87페이지 부분이다.

 

 


 

 

문화정치로 전환한 총독부는 농업개발에 착수하여 산미증식계획을 추진하였다. 이 계획이 수립된 데에는 1918년 일본에서 쌀이 부족해져 주요 도시에서 ‘쌀소동’이라는 소요가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 계획의 주요 내용은 저수지, 보, 양수장과 같은 수리시설을 확충하고자 각지에서 수리조합이 활발하게 결성되었다. 수리조합은 식산은행의 대출자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했고, 총독부의 토지개량과는 공사의 설계와 기술을 지원하였다.

산미증식계획의 결과 수리시설을 갖춘 논이 증가하였다. 종자 개량도 추진이 되어 일본계 우량 품종이 대부분 농촌에 보급되었다. 1929년 흥남에 질소비료공장이 완공된 후에는 화학비료의 투입량이 크게 늘었다. 그 결과 쌀 생산량이 증가하였다. 증산된 쌀의 상당부분은 일본으로 수출되었다. 1910년대 후반에 비해 연평균 쌀 생산량은 700만 석가량 증가했는데, 그 가운데 570만 석이 일본으로 수출되었다.

쌀의 생산이 늘어난 데에는 쌀값이 다른 물가보다 더 많이 올랐다는 시장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농민과 지주는 다른 농사보다 수익성이 좋은 쌀농사에 주력하였다. 농민들은 산미증식계획의 지원을 받지 않고서도 자발적으로 수리시설을 개량하였다. 그런 토지가 수리조합에 속한 토지보다 훨씬 많았다.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 pp86~87


여기에는 일본의 산미증신계획 의도가 잘 드러나 있지 않고, 그 결과로 우리민족의 근황이 어땠는지는 전혀 기술되어 있지 않다. 우량 품종이 농촌에 보급되었다는 이후 내용들은 모두 산미증식계획에 대한 우호적 기술들이다. 일본의 이 계획으로 일본에 많은 수출을 할 정도로 우리나라가 좋아졌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부정적인 기술을 하나도 찾을 수 없다.


똑같은 산미증식계획을 <우리역사>에서는 어떻게 기술했는지 보자. 참고로 한영우 교수의 이 책은 우리 역사의 객관적 기술과 탁월한 평이성을 인정받아 외국에 우리 역사를 알리는 가장 대표적인 역사서다. 러시아판, 영어판이 모두 번역되었다. 그리고 간행물윤리위원회 추천도서이자 문광부 선정 우수학술도서이기도 하다. 주요 인터넷 서점 추천도서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역사>(경세원, 2007)에는 산미증신계획 내용이 534페이지에 나와 있는데, 그 바로 앞 페이지에 소제목이 ‘경제수탈의 강화’이다.

 

 

 


 

일본은 1910년대 이후 자본주의 경제가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농민들이 도시에 몰려 식량 조달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른바 산미증식계획이 세워졌다. 이 계획은 토지개량과 농사개량에 의해 식량생산을 대폭 늘림으로써 일본으로 더 많은 쌀을 가져가고 우리나라 농민생활도 안정시킨다는 목표 하에 추진되었다. 그러나 제1차(1920~1925), 제2차(1926~1934)계획이 계속 추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936년 현재 쌀 생산량은 1920년보다 약 30%가 증가한 데 불과하였으나, 일본으로의 수출량은 약8배로 증가하였다. 1932~1936년의 평균 쌀 생산량은 1700만석인데, 일본으로 가져간 것은 그 절반이 넘는 876만석이었다. 그 결과 한국인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20년의 약 7두에서 4두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일본인은 1년에 1인당 1석 2두를 소비하였다. 한국인들은 부족한 식량을 만주에서 들여오는 잡곡[조,수수,콩] 등으로 메꾸어 갔다.

우리나라 농민들은 식량사정만 나빠진 것이 아니라, 과도한 수리조합비로 자작농이 소작농으로 몰락하는 사례가 많았고, 농업구조와 유통구조까지 쌀 중심으로 개편되어 경제구조의 파행성이 심화되었다. 결국 일제의 산미증식계획은 1920년대 이후 소작쟁의가 격화되는 원인을 제공하였다. <우리역사> p534


위의 대안교과서 내용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비슷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역사>에는 이 계획의 원인과 진행 결과를 아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이 수탈정책으로 우리 민족은 매우 고통 받았다는 정황을 그대로 알 수 있다. ‘수탈’이지 ‘수출’이 아닌 것이다.


이번엔 을미사변을 기술한 부분을 비교해 보자. 대안교과서에는 을미사변 내용이 정말 짧게 기술되어 있다. 55페이지에 [3국간섭과 을마사변]이라는 소제목하에 15줄로 기술되어 있는데, 을미사변은 단 1줄로 처리했다. 나머지는 모두 3국 간섭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일본은 3국간섭으로 한국을 보호국으로 만들려던 책동이 좌절되고, 나아가 친러파가 정권을 잡는 사태가 벌어지자 1895년 10월 민황후를 시해하였다(을미사변). 이후 김홍집과 유길준 등의 내각이 조직되어 급진적인 개혁 정책을 시행했는데, 특히 단발령은 극심한 반발을 일으켰다.


2007년 국정교과서 <국사>에 서술된 내용과 흡사하다. 거기서도 1줄로 처리했는데, 근현대사 책이 따로 발간됐기에 별로 문제거리가 되지 않았다. 근현대사 검정 교과서들은 보다 자세히 이를 소개했다. 일부 검정교과서는 자료 박스로 제시하기 까지 했으니까.


<우리역사>에 기술된 내용을 보자. 487~488페이지에 걸쳐 소개돼 있는데, 절의 명칭은 [일본의 명성황후 시해와 을미의병(1895~1896)]이다.


친일세력의 실각에 불안을 느낀 일본은 또다시 폭력으로 정국을 뒤집어 놓기 위하여 먼저 당시 친러외교를 주도하던 명성황후를 제거하려고 음모를 꾸몄다. 이를 위해 일본은 이노우에 가오루 대신 육군 중장 출신의 과격한 인물인 미우라 고로를 우리나라 주재 공사로 보내 일본인 수비대와 경찰 그리고 신문기자 등으로 하여금 1895년 음력 8월 20일 새벽 경복궁을 습격하여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홍계훈을 비롯한 훈련대군인들이 저항했으나 흉도들을 막지 못했다. 45세의 황후는 시해된 뒤 시체가 불살라졌다. 이 사건은 우리 국민의 분노는 물론 국제적 비난을 크게 불러 일으켰는데, 일본은 미우라 고로 일당을 소환하여 히로시마 형무소에 가두고 재판하는 체하다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죄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을 을미사변이라고 부른다.


근현대사 검정교과서들의 내용은 <우리역사>의 내용과 비슷하다. 단지 분량 차이(약 절반 정도만 기술)만 있을 뿐이다. 교과서포럼이 쓴 근현대사만 한 줄로 기술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박정희 정권에 대한 기술 부분을 살펴보자. 여기서는 ‘독재’에 대한 기술 여부이다. 교과서포럼의 현대사 부분 중 박정희 정권을 기술한 60~70년대 내용을 샅샅이 살펴봤다. 놀랍게도 ‘독재’라는 단어는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혹시나 해서 2007년 국정교과서 <국사>에서 박정희 정권을 평가한 부분을 살펴봤다. 126페이지에 유신체제 대한 평가가 기술되어 있다.


1967년 선거에서 재선된 박정희는 3선 개헌을 강행하였고, 1972년에 비상 계엄을 선포하여 국회를 해산하였으며, 10월 유신을 단행하였다. 10월 유신은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민주적 헌정체제를 부정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하면서 장기적인 독재체제를 구축것이었다. 2007년판 국정교과서 <국사> p126


교과서포럼의 <근현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할애한 부분이 180페이지부터216페이지까지 무려 37페이지나 된다. <우리역사>는 10페이지 분량이고, 대부분의 검정 근현대사 교과서들은 20여 페이지 정도 된다. 요즘 잘나가는 <살아있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휴머니스트, 2007)의 경우는 28페이지 정도 된다. 근데 여기에는 5장 5절의 제목이 [되살아난 군사독재]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사 교과서 개정 논란의 핵심은 박근혜 정부의 역사의식을 교조화하고자 하는 은밀한 시도라 추정할 수 있다. 그 정황적 증거가 교학사 교과서와 교과서포럼이 펴낸 <근현대사>이다.


여기에는 친일에 대한 단죄가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기술되어 있고(이완용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나라를 팔아넘긴 매국노라는 내용이 하나도 없다), 일제 36년의 만행들이 완화 및 미화되어있다. 이는 산미증식계획을 기술한 부분을 보면 대번 알 수 있다.


그리고 박정희 정권을 기술한 부분에서 현 정권의 역사의식의 방점을 찍는다. 그 많은 분량을 할애했지만 정작 중요한 ‘독재’라는 단어를 한 번도 쓰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배우고 있는 국정교과서 실험본도 교과서포럼이 쓴 근현대사 책과 대동소이할 것이다. 이건 100분 토론에서 밝혀진 바 있다.


현 시점에서 국사교과서의 국정은 어불성설이다. 세계 제대로 된 나라에서 아이들을 단일화된 교과서로 자국의 역사를 가르친다는 건 일종의 코미디다. 만일 우익 인사들의 지적처럼 행여나 잘못된 곳이 있다면 현재 검정 교과서 내에서 타협점을 찾아 고치면 된다.

 

아주 편한 길을 놔두고 산을 옮기려는 행위는 정치적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납득하기 힘든 사안이다. 교조적 선전을 가려내는 국민들의  혜안이 절실히 필요한 때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덧]

개인적으로 하도 언론에서 좌편향 교과서 운운해서 해당 부분을 찾아 한영우 교수의 <우리역사>와 대조해 보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현재 검정교과서들은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내가 본 건 두산, 대한교과서, 지학사) 진짜 문제가 심각한 건 우익이 만든 교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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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10-30 0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민주주의는 신체 장기에 비유하자면 간 같습니다. 건강할 때 모르잖아요. 완전 망가졌을 때 제대로 증상이 나오는.... 이 교과서 문제만 해도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간암 5기라는 것을 증명한 예라 보여집니다. 도무지 이해를 못함.....

특히 쌀 수탈을 어떻게 쌀 수출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뇌에 들어가서 탐구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착한 제국주의라는 망상을 어떻게 하게 되었을ㄲ요 ?
아니 니미... 착한 짓 하려면 왜 침약을 하죠 ? 아예 멀리서 원조나 해주면 되지... 아, 또 아침부터 열받네... 에휴... 얼릉 눈곱 떼고 씻어야 겠다....

yamoo 2015-10-31 22:26   좋아요 0 | URL
민주주의를 간에 비유하시다뉘...탁견이십니다~

7종 검인정 교과서 중 2개 교과서가 수출이라고 명명했더라구요....그치만 전체 논조가 우리가 일본 때문에 어려웠다는 거였습니다~ 통계치를 언급하며 수출이라 명명했는데, 요걸 갖고 아주 오지게 공격하더이다~ㅎ

어제 또 토론회 하던데, 이번에는 자유경제연구원에서 나온 여자가 두껑 열리게하더이다..ㅋㅋ

stella.K 2015-10-30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일 났군요. 어떻게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있는 족족 시비만 걸고
문제만 일으키는지 모르겠네요.
안 그래도 산적한 민생현안들이 많은데 이런 것 가지고 발목을 잡고 있으니.ㅠ
그래도 이대생들 박 언니 오는 거 저지했다고 나오더군요.
그러면 안 되는 줄 알지만 잘한 일이라고 봐요.ㅋ

yamoo 2015-10-31 22:29   좋아요 0 | URL
민생 보다는 박근혜 집권기 동안 눈에 가시같은 이 역사 교과서 문제를 일닥락 지을 모양새입니다..

흠..오는 거 저지한 거 보다도 지속적으로 박근혜 정책을 비판적으로 지켜보고 계속 딴지를 거는 게 오지 못하게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이대생들이 역사교과서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고맙겠네요~^^

나그네 2015-10-31 0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봤습니다. 그들의 주장도 함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p3wVHmcYeZU&feature=player_detailpage

yamoo 2015-10-31 22:30   좋아요 0 | URL
그네들 주장들은 계속 듣는데...들을수록 짜증 수치만 높아지더군요~ 계속 견강부회식 논리를 잘도 지껄입니다~

쉽싸리 2015-10-31 0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드라 종북 교과서는 기본이고 이제는 적화통일 운운...박근혜빨아주기 기도 안차요.

yamoo 2015-10-31 22:31   좋아요 0 | URL
아오~ 이게 누구십니까, 쉽싸리 님 아니십니까!! 잘 지내시죠~^^

그냥 하는 짓거리가 엔날 공작 정치하는 거 같더라구요~ 짜증납니다~~

2015-10-31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31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10-31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안교과서를 비정상적인 사회가 만들어낸 괴작으로 선정하고 싶군요.

yamoo 2015-10-31 22:33   좋아요 1 | URL
괴작의 탄생인가요? ㅋㅋ

사이러스 님도 요 문제좀 비판해 주시면 좋을 텐데....말이죠^^;;

cyrus 2015-11-01 19:2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야무님이 아주 정확하게 문제점을 짚으셔서 제가 따로 글을 쓸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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