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관련 책을 모으다 보니, 의외로 <주역>에 관계된 책들이 타 동양철학 원전들보다 그 종류가 매우 적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적어도 너무 적다. <주역> 텍스트를 다룬 책, 그러니까 집주 형태의 책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해설서들은 그래도 꽤 된다. 그럼에도 여타 4서에 비해서는 압도적으로 적다. 오래전에 명문당에서 나온 원본집주 주역본이 알라딘에서 검색할 수 있는 유일한 판본이다.

 



명문당 <원본주역>(이게 87년에 간행된 원본 집주 주역본과 같은책이다) 이외에 자세한 집주본을 찾다가 발견한 책이 <역경내주주해>란 책이다. 우리나라 책이 아니라 중국에서 출간된 책인듯한데, 도해와 해설이 정말 끝내준다.




주역에 이런 내용도 있었나, 하는 부분도 많은데, 이게 도해식으로 돼 있으니 도해만 봐도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바가 많은 신기한 책이다. 이 책이 번역되면 매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역>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원서를 구해서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이게 주역 집주본 중 최고 정평이 나 있는 책이란다. 펼쳐보기만 해도 왜 그런지 느낌이 오는 책. 빨리 번역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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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5-05-01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어려운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합니다.ㅠ
 

2022년부터 컬렉팅 해 온 그림이 50점을 넘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온라인 경매가 이렇게 무서운 줄은 몰랐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낙찰 받은 그림이 50점을 넘은 거다. 온라인 경매가 열리면 정말 욕심을 제어하기가 힘들다. 책탐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 중독이 책보다 심하다. 책은 '이번 10권이 마지막이야!'라는 결심을 우습게 무산시키는데, 그림도 마찬가지. '이번 경매에 이번 그림이 정말 마지막이야! 더 사면 안돼! 공간도 부족하고, 비용도 정말 한계점에 이르렀어. 이제는 정말 안돼!!' 이렇게 결심을 하지만 경매가 열리면 여지없이 입찰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치열한 경쟁이 붙으면 내가 설정한 한도가 넘어 포기를 하게 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 경쟁이 치열하지 않으면 낙찰에 성공한다. 이렇게 입수한 그림 중에 100호 유화가 있다.


[파도, 162cm x 112cm, 캔버스에 유화, 1999]


그림이 정말 내 맘에 딱 드는 그림은 아니었지만 100호 그림이 말도 안되는 가격에 올라온 거였다. 나름 수준급 그림 실력을 보여주는 파도 그림. (나는 파도 그림을 싫어한다. 바다 그림은 유화 초보자가 많이 그리는 그림이라 좀 질리는 감이 있다.) 내가 이 그림을 낙찰받은 이유는 캔버스 때문이다. 아사 100호 캔버스는 캔버스만 30만원이 넘는다. 그림이 좀 질리고 맘에 들지 않으면 캔버스를 재차 사용할 요량으로 구입한 건데, 실물을 보고 나니, 어떻게 이런 그림을 말도 안되는 가격에 업어올 수 있는지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심지어 액자도 있다!!)이거 보다 훨씬 못 그린 40호 짜리 파도 그림. 작년 뱅크 아트페어에서 보았다. 400만원. 경력 5년도 안된 신진작가의 그림인데, 낙찰 받은 그림에 비하면 정말 형편 없었다. 100호 이 정도 실력의 그림이면 아트페어에서 800만원은 가뿐히 넘을 거다.


갤러리나 아트페어 자주 가다보면 원화 그림의 대체적인 가격을 알 수 있는데, 온라인 경매 가격은 그에 비하면 정말 착하다. 물론 온라인 경매라 사진만 보고 판단해야 하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사진이 좋으면 실물은 대개 훨씬 좋다. 그 반대도 간혹 있긴 하지만 유화 구상화이면 대체로 좋다. 100호 그림 낙찰받기는 처음인데, 액자도 있는 상태라 정말 횡재한 그림이다. 심지어 작가 미상인 작품도 아니다. 작가 서명도 분명하다. 찾아 보니 하삼도에서 활동하는 중견 화가인듯한데, 메이저로 진출하지 못한듯. 어쨌거나 유명작가는 아니지만 작가가 분명한 작품 중 이렇게 저렴하게 나온 그림은 처음인듯하다. 물론 저렴한 가격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거겠지만 내 생각으로는 작가가 유명하지 않아서일 경우가 크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나중에 그림이 싫증나면 캔버스만 재활용해야 겠다. ㅎㅎ


이 페이퍼의 핵심 주제: 온라인 경매시장은 원화그림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루트. 원화 그림을 구입하고 싶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와 같은 아트 컬렉션에 관한 책을 보는 것보다는 온라인 그림 경매 시장을 노리는 게 훨씬 낫다. 이런 건 책에 나오지 않는다.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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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아 2025-04-22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오~ 안개는 없지만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그림이 연상되네요. 좋으시겠다~

yamoo 2025-04-23 09:41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필리아님!!^^
음...필리아님은 이 그림에서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그림이 연상되는군요! 정말 사람마다 그림 보는 방식은 천차반별 인듯합니다.ㅎㅎ 어쨌든, 되게 좋습니다요!!ㅎㅎ

페크pek0501 2025-04-23 1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그림을 보고 와~~ 하다가 파도가 미지근하게 느껴졌어요. 파도가 세거나 잔잔하거나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 중간이라서요. 그저 제 취향이 그렇단 뜻입니다. 그래도 저 정도 수준으로 그리려면 얼마나 연마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yamoo 2025-04-24 10:11   좋아요 1 | URL
역시 그림을 보는 사람만큼 많은 감상 포인트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낍니다.ㅎㅎ
파도가 힘차게 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해변에서 잔잔하게 파도가 치는 모래사장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죠.ㅎㅎ
파도 그림을 많이 보다 보니, 대가들일수록 전체적인 어두운 톤의 색을 쓰는 작가들이더군요. 이 그림이 좋았던 것은 파도가 크게 치기 전 물이 빠지는 순간을 포착해서 그렸다는 점입니다. 바위를 보면 파도가 친 흔적이 보여요. 파도의 세기가 컸을 때 파도의 흔적...전체적인 색감도 어둡고..여튼 수준급 화가가 그린 것만은 분명해요.
동네에 그림파는 가게가 새로 오픈했는데 20호 그림이 250만원 이랍니다. 우리 사생회 회원분들보다 못그린 그림이...원화 그림은 정말 비싸긴 합니다. 그에 비하면 이그림은 거의 공짜죠..^^
 

알라딘 서재를 열고 포스팅을 하면서 처음에 설정했던 프로필 사진을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엘르 페닝 어릴 적 사진. 난 엘르 페닝 어린 시절 팬이었기에 그걸로 프로필 사진을 정했다. 


근데 아무래도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인물이고 이제 성인이 된 엘르 패닝은 전혀 내 관심사가 아니기에 바꾸어야 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귀찮고 자꾸 까먹었다. 아니, 방치했다는 게 더 적절하다싶다.


최근에 내 작업의 근간이 되는 아주 중요한 주제를 확정했고 스타일도 정했기에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내가 작업했던 그림 중 가장 좋아하는 그림을 프로필 사진으로 채택하기로 했다.



캔버스에 아크릴과 파스텔로 그린 6호 짜리 그림이다. 제목은 '상상계적 환원으로서의 풍경'이다. 그림을 완성하고 지금까지도 만족하는 구상 계열 3작품 중 하나. 작년에 그린 30 작품 중 하나인데, 일부는 여기 올리기도 했다.


어쨌거나 요즘 내 작업은 콜라주인데, 이 그림을 축소 내지 확대 복사해서 열심히 사용 중이다. 갑자기 엘르 페닝이 없어지고 이상한(?) 그림이 보이면 그것이 yamoo라고 생각하면 되시겠다.^^



[덧]

1. 아마도 올 하반기 즈음 개인전을 할 예정이다. 단체전은 6-7월로 잡혔다. 내 돈 내고 개인전 하기 싫어서(대관하면 최소 500이상 든다) 갤러리들이 신진작가에게 지원하는 공모에 지원해서 선정됐다. 돈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아트페어나 개인전을 할 수 있게 됐다.

2. 개인전 열기 위해서는 20호 이상 그림이 최소 10점은 되어야 한다. 그래서 계속 그려야 한다. 그래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 그래도 한 달에 책 2-3권은 꼭 읽으려고 하고 있다. 쉴 때는 주로 드라마를 봐서 책 볼 시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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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4-12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프로필 사진을 바꾸셨군요.전 컴치라 프로필 사진을 어떻게 바꾸는지도 잘 모르겠어서 계속 그냥 나두고 있습니다.그나저나 직접 그리신 그림이라니 참 좋은 취미를 가지고 계신것이 부럽습니다^^

yamoo 2025-04-14 10:37   좋아요 0 | URL
서재관리로 들어가셔서 내 정보에서 바꾸면 됩니다. 아주 쉬워요~~ㅎㅎ
네, 직접 창작을 하고 보니, 창작물 들이 하나씩 쌓이는 기쁨이 크긴 한데, 너무 많아지니 보관의 문제가 대두되네요..ㅎㅎ
더 많아지면 큰 문제가 될 듯합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5-04-12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 그림, 멋진 프로필입니다. 제목은 있어 보입니다.

yamoo 2025-04-14 10: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ㅎ
저두 저 그림에 만족하여 여러 가지로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ㅎㅎ

니르바나 2025-04-12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yamoo 작가님,
그림이 참 인상적입니다. 한번 보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책이야 그 동안 많이 읽었으니까 전시회 작업을 위해 잠시 휴식기를 취해도 될 것 같습니다.^^

yamoo 2025-04-14 10:4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반추상 작품이라, 상상적인 걸 그려서 현실에 저런 곳은 없지요..ㅎㅎ
고맙습니다! 전시회 준비하면 자연스럽게 책읽기는 휴식기로 돌입하는 듯합니다..^^

그레이스 2025-04-29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림 분위기 너무 좋아요. 상상계의 환원으로서의 풍경이라! 한참 들여다 보게 되네요.

yamoo 2025-04-30 09:3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저도 제 그림 중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에요! 그래서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했습니다~~ㅎㅎ
 


원작: 최규석, 연상호 <계시록>

장르: 호러, 스릴러, 미스터리, 범죄

러닝타임: 122분

감독: 연상호

주연: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


연상호 감독의 최신 영화 <계시록>을 봤다. 류준열(성민찬)과 신현빈(이연희) 주연의 영화라서 기대가 되었고, 광고도 매우 기대감 있게 떡밥을 던져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계시록, 개봉 3일만에 세계 1위". 그래서 기대감을 갖고 봤는지도 모르겠다. 보고 나서는 괜히 봤다는 생각. 연상호는 더 이상 영화를 연출하지 말자. 어떻게 <부산행>을 넘어서는 작품을 단 하나도 만들지 못할까?


플롯도 그렇고 개연성과 핍진성이 한참 떨어졌다. '계시록' 특유의 상징성도 없었다. 도대체 감독은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 류준열의 개신교 목사역은 정말 어울리지 않았다. 뭐랄까, 무대 연극을 보는 느낌이랄까. 배우 이미지 자체가 목사와는 거리가 있는데, 영화 내내 적응할 수 없었던 캐릭터다. 신현빈 역시 마찬가지.


제작이 무려 알폰소 쿠아론이다. 들어간 자본을 생각하면 대망작이지 않을까. 그 어떤 광기도, 호러적 요소도 없는 '계시록'. 타이틀을 '계시록'으로 붙였다면 최소한 두 가지는 보여줘야 했다. '계시'와 '시간의 종말'. 영화는 두 가지 모두를 보여주지 못했다. 신파적 구원은 계시록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걸까. 지난 4.3.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4월 1주차 OTT 신청자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55점을 기록했단다. 이 영화에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을 보긴 했는데, 영화 보고 난 후 호불호가 갈릴 수조차 없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그냥 망작이다. 돈을 때려 부어도 영화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면 그건 순전히 연출가의 몫이 아닐까.


이 작품을 보는 건 시간 낭비다. 캐릭터, 플롯, 음악, 영상, 주제의 구현 등 그 무엇하나 건질 게 없는 영화. 연상호 감독은 더 이상 영화 찍지 말자. 제발 부탁이다~



영화 한 줄 요약 :  내 122분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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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5-04-05 1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 없었고, 별로 내용도 없었고, 캐릭터들이 하나 같이 이야기에 어울리지 않았고, 녹아들지 못했지요. 이 글 마치 제가 쓴 글이라고 착각할 정도네요. ㅎㅎㅎㅎ 저는 시즌 2까지 나온 지옥도 별로였는데, 지옥은 괜찮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연상호 감독은 영화나 드라마 감독을 맡지 말았으면 하는 의견에 완전 동의합니다. 초기 컨셉만 잡아주고, 각본과 감독은 다른 사람들이 맡아주면 좋겠어요.

yamoo 2025-04-07 09:29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 저하고 똑같이 느끼셨네요..ㅎㅎ 영화 좋아하는 사람치고 이 영화 좋다는 평 못들어 봤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딱 기생수까지에요. 기생수는 재밌게 봤습니다. 드라마는 영화보다 연출이 좋기는 합니다. 헌데, 영화만 찍으면 말아먹어요. 욕심이 항상 과해서 그런가 봅니다. 뭐, 컨셉 잡는 능력하나는 좋은 듯해요. 그래서 감은빛님 말씀마따나 컨셉만 잡아주고 연출은 다름 사람에게 일임하는게 좋을 듯한데...그놈의 시나리오를 연상호가 직접써서 그런 그림은 힘들듯합니다..ㅎㅎ

서곡 2025-04-05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볼까말까 하던 중인데 킬링타임으로 정 볼 거 없을 때 걍 비지엠처럼 틀어야겠습니다

yamoo 2025-04-07 09:30   좋아요 1 | URL
정 볼거 없을 때 지비엠처럼 듣는 것도 한 가지 시청 방법이겠네요..ㅎㅎ 근데 다른 좋은 작품 찾아서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요..^^

잉크냄새 2025-04-05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감독님...<부산행>이후 영 아니올시다~~
그나저나 요즘 이곳이 감독들의 무덤이 되어가고 있네요.ㅎㅎ

yamoo 2025-04-07 09:31   좋아요 0 | URL
네...맞아요. 영화는 부산행 이후 제대로 된 작품이 없어요.
그나마 드라마는 영화보단 낫습니다만...

음...뭘랄까, 요즘 넷플 영화들이 거의 폭망 수준이라 볼 게 별루 없어요. 보변 화나고 시간아깝고...하~ 그래서 여기 푸념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려요..ㅎㅎ
 



금새록 주연의 영화 카브리올레(2024)를 봤다물론 넷플을 통해서. 금새록 때문에 찾아보긴 했는데, 이건 영화도 아니다. 도대체 이따위 쓰레기 같은 영화를 연출한 사람이 누군가 찾아보니, <이태원 클라쓰>를 연출한 조광진이다! 조광진의 영화 연출 데뷔작.

 

자신이 쓴 웹툰(이태원 클라쓰)에 드라마 연출을 하고 나니(공동 연출이다) 연출이 쉽게 보였나 보다. 그래서 라이징 스타 금새록을 주연으로 하고 <이태원 클라쓰>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던 류경수를 서브 주연으로 하여 역시 웹툰 원작의 영화를 찍었다. 헌데 이건 학부 졸업 작품보다 못한 쓰레기다.

 

조광진은 영화 연출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있다면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없겠지) 플롯은 산으로 가고 개연성과 핍진성은 개나 줘버리는 개작이 탄생한 것. 여기에 금새록은 무슨 죄로 필모에 흑역사를 새기는 건지. 감독이 확실한 캐릭터를 형상화하지 못하니 금새록은 어정쩡하다 못해 우스운 캐릭터가 됐다.

 

고된 직장 생활로 번아웃이 와(갑자기 암이 생겨) 일상을 탈출하는 로드 무비 형식을 택해 진정한 자아를 찾는다는 감독의 변. 작품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하더라. 근데 이 말은 변죽을 울리는 꼴이 되었다. 그럴싸한 판타스틱 로드 무비를 만들려다가 호러 개그 막장 장르를 개척하다니. 실소가 절로 난다.

 

이게 2022년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장편 부분 초청작이란다. 부천 복사골 가서 이 영화 봤었다면 영화제에 항의하면서 환불받을 뻔했다. 시나리오만 있으면 누가 와도 이 정도는 찍겠다. 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가. 드라마 한 편 떴다고 영화를 연출하다니.

 

<피라냐> 라는 영화가 있다. 제임스 카메론의 첫 감독 데뷔작이다. 이게 얼마나 망작이었냐면 카메론이 감독한다고 하면 ~, 그 피라냐 감독~~’이라는 조소가 뒤따랐단다. 이 꼬리표를 없애는 데 엄청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조광진 역시 , 그 카브리올레 감독~~’라고 회자될 거다.

 

조광진에게 연출을 맡기는 투자자가 없기를 바란다. 나 역시 조광진이 뭘 연출했다고 하면 다시는 안 볼 거다. 영화는 아무나 찍는 게 아니다.



한줄평 : 이것도 영화라고 만드냐? 본 시간에 분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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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5-04-02 1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그 정도인가요? ‘이태원 클라쓰‘ 나름 괜찮게 본 기억이 있는데...
끝이 약간 아쉬웠던가 했던 것 같기도한데 또 그쯤 마무리가 되서 별로 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ㅋ
감독이 뭐 늘 잘하기만 하겠습니까? 세상에 다시없을 유명 감독 흑영화는 있을 겁니다.
가능성 있는 감독이라면 다음엔 좀 잘해라하고 보기를 접는 것도...ㅋ
금새록 저도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yamoo 2025-04-03 09:20   좋아요 1 | URL
이태원 클라쓰.. 저도 무진장 재밌게 봤습니다. 본 영화는 드라마와는 별개입니다. 이클에서 조광진은 공동연출 이었구요. 웹툰의 원작자라 연출가로 참여한 케이스. 자신이 쓴 웹툰이니 캐릭터와 콘티 이런게 확실했기에 각색을 했더라도 자신의 색깔이 있었고 공동연출자와의 호흡으로 멋진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죠.

영화는 다릅니다. 감독이 1에서부터 마지막까지 만들어 냅니다. 그런 면에서 조광진은 감독 깜량이 안됩니다. 이 작품으로 가능성이 없다는 걸 증명했죠..ㅎㅎ
금새록이 아깝습니다. 배우 필모에 흑역사가 추가 됐으니..^^;;

카스피 2025-04-02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열혈사제의 열혈 여형사 금새록을 좋아했는데 망작이라고 하시는 영화에 출연했다나 안타깝기 그지없네요.

yamoo 2025-04-03 09:21   좋아요 0 | URL
망작에 주연으로 출연했으니...당분간 영화 캐스팅에 좀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요. 조광진 같은 감독을 만났으니...참으로 애석합니다. 다리미 패밀리 이후 디즈니 차기작도 드라마여서 그나마 다행이라 여기고 있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