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엗쥐있다’ ‘시크하다’란 말이 많이 쓰인다. 모두 ‘멋있다’와 비슷한 의미인 것 같긴 한데, 미묘한 뉘앙스 차이가 있단다. 여자사람들의 전언에 의하면, '엗쥐(edge)'와 '시크(shik)'가 동일한 상황에서 쓰이지 않는다나 뭐라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 두 단어를 잡음 없이 묶어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건대, 그 단어는 ‘세련미’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단어를 찾을 수 없다. 나는 이 단어를 내 어머니와 여타 여자사람들에게서 끊임없이 들어왔다. ‘오~ 저 사람 쎄련됐다~’라는 말.

근데, ‘엗쥐’와 ‘시크’하고 ‘세련미’는 어떻게 다르지? 물어봐도 시원스런 답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때그때 다르다는 둥, 시크는 평범하지 않다는 둥, 엗지는 세련미가 극대화 된 것이라는 둥 모호한 말만 쏟아낸다.

솔직히 나는 이 ‘세련미’라는 단어가 무엇을 지칭하는 지 처음 들었을 당시부터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 단어를 접하는 빈도가 많아질수록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아, 그러고 보니 국사 교과서에도 백제 예술을 가리켜 세련미 운운 한 것을 본 기억이 난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보기까지 했다. 국어사전에는 세련미를 다음과 같이 정의해 놓았다.  

        “세련미(洗練味) : [명사] 사물이 세련된 데서 느껴지는 맛.”

오~~이런, 젠장! 이건, 동어 반복에 불과한 설명이다. 하지만 옆에 붙어 있는 한자 하나하나를 살펴보니, 세련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은 감히 잡혔다. ‘洗’는 ‘씻는다’는 뜻이 있고, ‘練’은 ‘익히다’, ‘단련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러니 사람을 지칭할 때 ‘세련되다’란 의미는 ‘깨끗하고 교양있는 사람’정도 될 듯싶다.

그런데, 여자사람들이 가리키는 ‘세련된 사람’이라는 분들은 극과 극을 오간다. 교양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럭셔리한 옷차림을 한 사람에게도 똑같이 ‘세련됐다’고 칭하니 정말 혼란스럽다. 어떻게 한 단어로 포괄해서 지칭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특히 옷차림에서 이런 경향이 도드라졌다.

나의 이런 생각이 좀 미덥지 못하다면 다음 언론에 소개된 기사의 사진과 짤막한 패션 단평을 보도록 하자. 

 
       깔끔한 망토패션 '세련미 철철'                                  도시적인 세련미 연출                                     '전통과 세련미'의 조화

사진을 보면 당췌 ‘세련미’가 뭘 뜻하는지 알 수 없다. 3개의 사진은 전혀 다른 패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사진은 복고적이고, 두 번째 사진은 전혀 세련되지 않았으며(세련되기 보다는 모던하거나 시크한 쪽이다) 세 번째 사진은 맥시멀리즘에 가깝다. 스타일의 미학적 공통점이 하나도 없다. (있긴 있다. 모두 옷을 잘 입었다는 정도) 헌데, 어째서 ‘세련미’라는 단어가 공통적으로 자연스러움을 가장해 통용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쓰임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세련미는 ‘엗쥐있는’, ‘시크한’, ‘밀리터리풍의’, ‘도시적인’, ‘모던한’, ‘프렌치 스타일의’, ‘보헤미안적인’ 등등의 형용사를 포괄해야 한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이런 형용사가 붙은 옷차림은 ‘세련미 넘치는 패션’에 포섭된다. 이때의 세련미는 이들 형용사의 상위 개념어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뭔가 좀 꺼림칙하다. 일단 사과, 배, 딸기 등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배를 보고, ‘이 과일 맛 좀 봐’ 라든가, 사과를 보면서 ‘과일이 벌레가 먹었어’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구나 이런 말을 의심의 여지없이 수용한다. 왜냐하면 사과, 배, 딸기를 추상화 시킨 상위 개념어가 ‘과일’이기 때문이다.

사과와 과일의 관계와 시크와 세련미의 관계가 동일한 구조인가? 동일한 구조라면 세련미는 시크를 포괄하는 상위 차원의 단어로 써도 무방하다. 즉 세련미가 시크의 추상적 단어가 되기 위해서는 ‘시크’의 개별적 특징을 포괄하면서 그것보다는 넓은 의미여야 한다는 말. 쉽게 말해서 ‘시크한 세련미’가 올바른 표현이 된다는 것이다. 

자, 시크의 의미가 무엇인지 사전에서 찾아보자. 시크(chic)를 네이버 사전에서 찾으면 다음과 같은 설명을 볼 수 있다.

시크(chic) ; 절제된 단순미와 부드럽고 도시적인 지성미를 느끼게 하는 이미지. 현재 ‘스마이트, 엘레강스, 멋진, 유행하고 있는 교묘한 기교’ 등의 의미를 포함.

영어 사전에는 ‘멋진, 세련된’이라고 짤막하게 표현되어 있다. 결국 시크하다는 ‘멋있다’와 ‘세련됐다’라는 의미를 포괄하는 단어(아니면 비슷한 단어)이다. 그래서 ‘시크한 세련미’는 동어반복인 셈이다. 위에 나열된 ‘모던한’, ‘보헤미안’, ‘프렌치’ 등등의 단어들도 찾아보면, 그 의미 속에 ‘멋있고 세련된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음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세련미는 ‘엗쥐있는’, ‘시크한’, ‘밀리터리풍의’, ‘도시적인’, ‘모던한’, ‘프렌치 스타일의’, ‘보헤미안적인’ 등등의 형용사를 포괄하는 단어가 아니다. 세련미는 이들 형용사의 동의어쯤 되거나 이들 단어의 의미를 규정하는 하나의 세부적 특징 요소밖에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어째서 이 모호한 단어가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를 넘어 ‘멋’을 표현하는 사물에 두루 통용되고 있는지 불가사의하다. 이 단어가 책과 기사에서 얼마나 무소불휘하게 통용되고 있는지 보면 실로 놀랍다. 이건 정말 미학적으로 연구해 볼 가치가 충분할 듯하다.  



고상하며 세련된 형식은 그 사람을 향한 사랑의 작은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서, 몸매와 옷매무새에 신경을 쓰는 사람, 어려우 대화중에서도 단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단어를 찾으려고 애쓰는 사람은 상대에게 관심과 존중을 표하는 것으로 상대는 기분이 좋아집니다. 연인과 부부 사이에서 서로에 대한 관심의 표현 방식 또한 세련미를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꽃다발에서 추억을 담은 연애편지, 애정 넘치는 굿나잇 키스까지. 그런 관심으로 삶을 함께 하고 있는 두 사람은 더욱 친근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세련미가 없는 연인관계는 마치 아무런 장식도 되어 있지 않는 연회장과 같습니다. <남녀관계에 유익한 108가지 이야기>(태동, 2002)  p161

우리가 알고 있던 승부의 여신 미스 김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물론 그녀가 변한 것은 아니었으나 아니, 오히려 더욱 세련되고 아름다워졌지만 우리가 좋아했던 그녀는 이미 퇴색되고 낡아버렸다.  p11
여성이 유능해 보이려면 세련미와 단정함이 패션에서 묻어나야한다. 세련미와 단정함은 신뢰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며 안정감을 갖게 해 준다. 우리가 아나운서들을 볼 때 … 생각을 갖는 것도 바로 이러한 세련미와 단정함에서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과 성공을 위한 파티 패션은 단정한 세련미를 보여주는 동시에 활동적인 느낌으로 연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하는 여자는 노는 물이 다르다>(씨앤톡, 2009)  p68

한 번 더 거울을 보고 자신의 얼굴과 몸을 잘 살펴봅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거울에 비치는 모든 것이 현재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경영 자원입니다. 물론 목소리도, 나이도 포함됩니다. 이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여 자신의 매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가꾸고 완성된 아름다움을 '세련미'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세련미'가 비즈니스 환경에서 중요할까요? 그것은 '세련'과 '기업경영'의 사고방식이 근본적으로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기업경영이란 간단히 말하면 '자사의 경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고객이 돈을 지불할 마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세련미'를 목표로 자신의 모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기업경영과 같습니다.   <아름다움도 권력이다>(매경,2008) p34 

세련미라는 단어는 이처럼 실용서, 특히 여성들을 위한 자기계발서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빈도를 보인다. 하지만 세련미는 이런 실용서의 미덕에 그치지 않는다. 스타일과 사물, 심지어는 국가에 까지 두루 쓰인다.  


인체공학과 세련미를 겸비한 '피스카스(Fiskars) 공학용 접이식칼
수입차 시승기 폭스바겐 제타 시승해보니…'초 고연비'에 세련미까지
지프 컴패스, 세련미 더한 도심형 SUV
우아함과 세련미가 넘치는 매력적인 가구!
세련미와 감각을 겸비한 보석같은 아이템
중국(China), 서구적인 감각과 세련미를 갖고 있는 도시

 

 정말 놀라우리만치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단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세련’이라는 미적 단어는 코에 걸면 코거리,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신비한 단어다. 미적으로 표현하고 싶은데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그냥 ‘세련됐다’ ‘세련미가 넘친다’라고만 말해도 충분할 듯.

흠, 그러고 보니 이 ‘세련미’라는 단어의 통용력은 전라도 사투리의 ‘거시기’에 준할 정도다. 정확히 정의 내리기 어렵지만 말함으로써 그대로 의미가 통하는 걸 보면.

 

마지막으로 몇 마디만 덧붙인다. 우리나라 미학자들은 이런 건 연구 하지 않는가 보다. 세련미는 미를 표현하는 매우 중요한 어휘 중 하나인데, 미적인 정의가 수록된 책을 찾을 수 없는 걸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이글을 쓰기 전에 ‘세련미’의 미적 의미가 궁금해서 많은 미학 서적을 뒤적여 봤다. 도서관의 미학 코너 전부를 뒤져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미학 일반을 다룬 책 들 중 아주 일부의 학술 서적(김문환, 백기수)만이 ‘미의 유형’으로서 순정미, 우아미, 숭고미, 비장미, 골계미 등을 다루고 있다. 혹시나 해서 열심히 관련 부분을 읽어 봤다. 하지만 역시나 ‘세련미’는 빠져 있다. (<미의 사색>, <예술의 사색>, <미학의 이해>, <미학의 중심>)





 

 


물론, 분명한 것은 역시나 내 무지의 소치가 크다. 그 많은 미학 책과 논문을 뒤져본 것은 아니니, 어딘 가에 ‘세련미’를 논한 박사학위 논문 몇 편 정도는 있을 거란 생이 들긴 하다. (아니면 국어 어휘를 집대성한 책에 숨어 있을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행본 책을 만나 볼 수 없다니,  무척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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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10-26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시기'에 준할 정도ㅋㅋㅋㅋ 저도 세련미가 뭔지 모르겠어요!

yamoo 2011-10-26 22:32   좋아요 0 | URL
네..ㅎㅎ 미적 차원을 얘기할 때 진짜 '거시기'에 맞먹는 거 같아서욤..ㅎㅎ 저도 몰르겠어서 이런 가당찮은 글을 써본 거 아닙니까..ㅋㅋ 누가 좀 깔끔하게 정의내려 줬음 좋겠어요...김어준 버전으로^^

노이에자이트 2011-10-26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꼬부랑말은 거의 전부 방송가를 통해서 전파됩니다.엣지나 시크도 연예인들이 많이 쓴 단어로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 널리 퍼졌죠.제가 어휘력을 늘리기 위해 쓰는 방법이 "이 꼬부랑말이 쓰이기 전에는 틀림없이 다른 우리말 표현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보자" 하는 것입니다.그래서 저는 시크,엣지 등이 생기기 이전에 '맵시' '깔끔함' '물찬 제비 같은' 등의 표현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또 '멋드러지다'는 표현이 '멋지다'보다 더 강하죠.

yamoo 2011-10-26 22:38   좋아요 0 | URL
어휴~ 노이에자이트님, 시크와 엗지...여기에 해당하는 우리말 표현 찾는거 디게 어려울거 같아요. 저도 시크와 엗지에 해당하는 우리말을 찾아 써주는 것에 대찬성하는 사람이에요~ 근데, 좀 대중의 호응을 받기가 힘들거 같아 좀 거시기해요..ㅎㅎ 이 단어들은 순간적인 느낌이 좌우하는데, 우리말은 요즘 젊은세대에게 어필하기 힘들거 같습니다. 적합한 단어를 찾는 것이 더 문제이지만요^^ 방송에서 좀 신경을 써 줬으면 하는 부분이네요~

마녀고양이 2011-10-26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평생 세련되었다고 한번도 못 들어봐서리,
할 말이 없네요... 아하하.

하지만, 진짜 '세련미'라는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서 저 책들을 다 보셨단 말이예요?
저는 그 부분에 감탄하고 갑니다.

yamoo 2011-10-26 22:40   좋아요 0 | URL
헛! 정말요? 평생 한번도 못들어보셨단 말입니까?! 못믿겠는데요..ㅋㅋ

네, 도서관 가서 도대체 '세련미'가 뭔지 알아보려고 다 뒤져 봤어요...근데, 뭐 미학코너가 미술과 음악 관련 책을 제외하면 그리 많지가 않더라구요..ㅎㅎ

이진 2011-10-26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 세련미를 귀에 물리게 들어서 그런지 이렇게 객관적으로 생각을 못하고 있었군요. 정말 온갖 책과 광고 문구에 하나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군요. 이렇게 보니 약간은 심각한 사태이기 까지 한 것 같군요 ...!

yamoo 2011-10-26 22:4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소이진님^^ 반갑습니다, 꾸벅~

저도 마찬가지로 세련미를 주구장창 들어왔거든요~ 들을 때마다 궁금해서 물어보는데, 위에서처럼 모두 애매한 답만을...--;;

저도 세련미=거시기...가 돼 가는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마태우스 2011-10-26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어 몇 개에서 출발해 미학 전반에 걸친 지식을 풀어놓는 님의 글솜씨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네요. 엣지있는 글이란 생각을 읽는 내내 했습니다.

yamoo 2011-10-26 22:47   좋아요 0 | URL
어우~ 마태우스 교수님, 그 무슨 말씀을...저는 마태우스 교수님의 글을 보면서 항상 감탄을 하는 걸요~ 글을 어떻게 써야 그런 유머가 넘치는 글이 되는지...좀, 전수좀 해주셔요~~^^

엣지있는 글로 봐주신 마태우스 교수님의 센스가 돋보이시네요~ 감사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10-26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크가 불어에서 왔군요.

노이에자이트 2011-10-26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생각났는데, '차갑고 도시적인'을 뜻하는 신조어인 '차도남' '차도녀'가 '시크'나 '엣지'에 해당하는 단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yamoo 2011-10-28 01:11   좋아요 0 | URL
네...시크의 어원이 불어더라구요^^

저도 얼추 생각을 해 본 단어인데요, 아무래도 차도남 차도녀는 시크, 엣지, 모던 뭐, 이런 단어들의 복합체 같은 신조어인거 같아욤..시크나 엗지에 부합하는 우리말 표현을 좀더 숙고해 봐야 겠어요~^^

sslmo 2011-10-27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맞다~
전에 yamoo님 수전증 걸린 손으로 찍힌 사진들을 보고 참 세련됐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세련이란 말은 '갈고 닦는다'는 인공이나 노력이 개입됐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전 다소 촌스럽더라도 꾸미지 않은 소박하고 수수한 따뜻함이 좋아요~^^

yamoo 2011-10-28 01:13   좋아요 0 | URL
흐~ 그 사진을 보고 세련됐다고 생각하는 분은 양철님이 유일하실 듯^^

그렇죠. 확실히 어떤 인공적인 노력이 부가된 거죠. 꾸미지 않은 듯한 멋...그래서 스타일의 최정상이라 말들하나봐요~^__^

감은빛 2011-10-27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정말 위의 마태우스님 말씀처럼 이 글이 참 멋진 글이네요!
저도 가끔 기사를 읽거나 광고문구를 보면서
대체 무슨 뜻으로 쓰인 것인지 모를 단어를 만나곤 합니다만,
저는 야무님처럼 부지런하지 못하거나, 글재주가 없어서 이런 글은 못 쓸 것 같아요.

yamoo 2011-10-28 01:16   좋아요 0 | URL
마태님과 같은 센스를 가지셨군요~! 좋게 봐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저는 아마도 이 문제를 좀 더 많이 생각할 듯 싶어요..ㅎㅎ
부지런한게 아니라, 너무도 궁금해서 재미삼아 찾아본 거 뿐이에요..ㅋ 제가 궁금한 건 못참는 성격이라서요..헤~

L.SHIN 2011-10-28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찜 해놓은 얘들 중에 '괴짜가 사랑한 통계학'은 이미 다른 분이 입양 신청을
하셨더군요. 그래서 알려드리러 왔습니다. 현재 '네 이웃의 지식을 탐하라' '지속성장'
2권 밖에 되지 않게 되는데 그래도 괜찮으신가요? 남은 책 중에 1권 더 고르셔도 됩니다만.
 

몇일 전 나경원의 재산이 언론에 밝혀 졌을 때 심히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도대체 피부를 어떻게 관리하기에 억대의 비용이 들 수 있을까...하는~ 

뭐, 40-50대 여자 연예인들이 젊어지기 위해 보톡스 주사를 맞거나 20-30대 연예인들이 조금 더 어려보이려고 양악수술을 하는 건 이해가 간다. 

헌데, 나경원 의원은 원래부터 타고난 미인이었다는 소릴 들으지라...돈의 출처가 의심스러웠다. 어디서 받은 돈을 위장하려고 피부미용비로 둔갑시킨게 아닌가 하는... 

아, 오늘 그 실체를 알았다. 다음 사진으로부터..ㅋㅋ 

  

정말 놀랍다. 왼쪽이 지금의 오른쪽이 됐으니...ㅋㅋ 성형을 피부미용으로 포장하다니..나경원스럽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ㅎㅎ 

아, 근데 저 정도의 시술이면 그 병원 문전 성시를 이루겠네~ 와~~~정말 마술같은 성형이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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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10-25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럴수가...
작년인가, 재작년에 어느 남자 국회의원이
이 여자의 미모에 대해 한마디 하던데
그게 단순히 남자로서 흑심이 있어서 한 말마는 아니었나 봅니다.
원래 미모가 출중한 줄 알았는데.
사람 생긴 것 가지고 뭐라고 하는 것처럼 치사한 게 없는 건데
사회가 성형을 권하고 있으니 탓할 수마는 없는 노릇이고.
암튼 대략난감하네요.ㅋ

yamoo 2011-10-26 11:25   좋아요 1 | URL
저도 원래 미모가 출중했다는 소릴 들었었거든요. 어디서 나온 뜬소문인지 모르겠지만..ㅎ
저도 사람 생긴거 가지고 뭐라 하는 것만큼 치사한 짓은 없는 거 같아요. 근데, 얼굴에 손대는 사람들에 정치인도 포함된다니 좀 의외에요. 유명한 정치인으로서는 나경원이 아마도 유일할 듯 싶어요..ㅎㅎ
 
계량화돼가는 학문세계(이승우)

아프락사스님이 서재에 올려주신 이승우 씨의 글을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 있어 전문을 옮겨 놓고 몇 자 부가해 본다.  


 

계량화돼가는 학문세계
2011년 10월 20일

이승우 출판인  

 

최근 우리 사회에 독서 열풍을 몰고 온 한 교수의 책은 여러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가운데 나는 경제적 삶의 영역을 이제와는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함으로써 ‘통계’에 익숙한 경제 분석보다는 인간의 감정과 정신이 스며든 시각으로 경제 현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을 명징하게 드러내 보인 점이 신선했다.

사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예를 들어 애덤 스미스로부터 마르크스, 요제프 슘페터까지)이 단순한 ‘경제학자’가 아니라 사상가였음을 상기해본다면, 현대경제학 특히 미국식 계량경제학에서는 ‘인간’이 배제된 숫자놀음을 하고 있다고 좀 극단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통계자료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경제 생활의 주체가 인간인데 인간은 배제되고 단지 숫자화된 통계자료를 통해 경제학을 해왔으니 일반 사람들 입장에서는 흔히 말해 ‘전문적인’ 경제학자들의 분석과 전망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제 현상 한가운데 ‘인간’을 두고 분석해보면 의외의 시각으로 복잡한 경제현상을 ‘인간학적’으로 볼 수 있음을 그는 말하고 있다.

무릇 학문의 존재 이유는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고, 대학에서의 인문학, 사회과학 역시 인간의 이해를 돕는 학문일진대, 지난 십여 년간 우리 대학사회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숫자와 통계의 논리에 빠져 최소한의 상아탑 지위마저 상실 위기에 처한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한 학회지 편집간사를 맡고 있는 소장학자에게 들은 바로는 예전에 비해 학회지에 기고하는 논문 편수가 눈에 띌 정도로 늘었지만, 질적 수준의 진전은 제자리걸음 내지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아울러 실적을 쌓고 그에 걸맞은 승진 제도가 질적 평가기준보다는 수치화된 양적 평가 위주로 이루어지고, 연구 프로젝트 역시 (인문학의 경우 특히나) 장기간에 걸친 ‘사유의 모험’을 보장해주기보다는 당장 눈앞에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처지에 교수나 강사, 대학원생들이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각 대학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제 대부분의 평가기준은 논문 편수로 수치화된다.

그렇다보니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분한 연구기간을 확보하고 심혈을 기울여 단행본 저술을 해나간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자연스레 출판계 쪽으로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난 해 각 언론사들이 선정한 올해의 책을 유심히 살펴보면 괄목할 만한 수준의 학술서를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출판계의 평가이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출품종수 자체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그 질적 수준 역시 갈수록 떨어진다는 데 있다.

여기까지는 아마도 대부분의 연구자들이나 인문, 학술출판계에 종사자들이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보다 먼 훗날을 생각해보면 실적에 급급한 양적 연구결과물 생산에 익숙해진 것이 고착화돼 저술의 早老 현상이 가속화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서구 학계에서는 정년을 넘어서도 오히려 더 열정적으로 연구에 매진해 대작을 집필하는 학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가다머나 하버마스, 최근의 자크 랑시에르나 알랭 바디우, 테리 이글턴, 프레드릭 제임슨 등이 대표적인 학자들이다. 우리 주변에서 이제 大作이나 力作을 찾는 것은 물론, 소장학자 때부터 온축된 치열한 글쓰기와 사유의 모험을 나이 들어서도 활발히 전개해나가고 있는 학문의 ‘어른’을 찾기란 더더욱 요원한 일이 되어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계량화를 전적으로 무시할 수는 없다. 다만 그것이 유용하게 쓰일 정도까지가 그 한계이지 그 범위를 벗어나면 사람이 거기에 종속하게 된다. 하물며 학문세계는 인간의 ‘정신’을 다루지 않는가. 한 연구자의 정신의 발현을 숫자로 표기할 수 있을까. 앞서 말한 한 교수가 시장자유주의의 숨겨진 허상을 인간화된 경제학으로 극복하자고 하듯이, 대학의 학문세계 역시 인간의 정신 행위에 대한 온당한 평가를 통해 계량화의 폐해를 극복해나가야 할 것이다.

 

현대 경제학이 인간을 위한 경제학이 아닌 수학적 모델을 위한 경제학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은 예전에 이미 슈마허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설파한 내용이 아닌가. ‘우리 사회에 독서 열풍을 몰고 온 한 교수의 책’이 무슨 책인지 모르겠지만 “복잡한 경제현상을 ‘인간학적’으로” 본다는 시각에서, 그 교수는 확실히 슈마허의 경제학을 계승한 학자임이 분명할 것이다. 이 교수가 쓴 책이 무엇인지 참 궁금하다.

아무튼, 출판계에 종사하지 않아 출판계의 현황은 이런 출판인들의 전언에 귀 귀울이지 않는 이상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이런 글은 가치가 있다.

   
  지난 해 각 언론사들이 선정한 올해의 책을 유심히 살펴보면 괄목할 만한 수준의 학술서를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출판계의 평가이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출품종수 자체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그 질적 수준 역시 갈수록 떨어진다는 데 있다.
 
   

 


괄목할 만한 수준의 학술서가 거의 없다거나, 출품종수가 현저히 줄었들었다는 사실을 우리네 평범한 독자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통계 수치로 좀 자세히 알려줬음 하는 아쉬움이 있는 대목이다.

각 대학의 논문 편수가 늘었지만 질적으로는 떨어지며 학술 단행본이 양적, 질적으로 저하된 이유는 위 글에서 언급 됐다시피 결과물 위주로 교수와 대학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작년과 올해, 교수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꽤 많아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교수들에 따르면 예전에 심혈을 기울여 1편 쓸 논문을 여러 편으로 쪼개서 발표한다고 한다. 그래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논문이 질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그런데 대학에서 실적 위주의 양적 평가 장치라도 없으면 1년에 논문 한 편도 안 쓰는 교수들이 엄청 많아지리라는 데 문제가 있다.

내가 학부를 다닐 때에도 그런 교수들을 부지기수로 많이 보았다. 그런데 그런 교수들도 지금은 결과물 위주의 평가 때문에 적어도 몇 편은 쓴다. 물론 부실할 수 있다. 쓰기 싫어하는 사람이 억지로 쓰니 오죽 할까. 그래도 이런 공부 안하는 교수들이 공부를 하게 한다는 점에서는 그리 나쁜 장치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좋은 논문들을 쓰고 항상 공부하는 교수들에게는 논문의 질을 저하시키는 작용도 할 것이다. 제약이 없었던 예전에는 1년에 양질의 논문 3편을 썼던 교수가 이제는 평가 제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6편-7편을 쓴다. 확실히 질적인 면에서 예전만 못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지만, 주목할 만한 학술서가 없고 논문의 질이 떨어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예나 지금이나 좋은 논문을 쓰는 교수는 정해져 있다. 예전에 좋은 논문이 100편 이었다면 어떤 제약 없이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에서 이들이 쓴 논문이다. 양질의 논문이 50편으로 줄었다면 이들이 스트레스로 인해 100편 쓸 것을 200편 쓴 것이다. (이게 주범일 듯)

현행 결과 위주의 대학 평가 시스템은 결국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공부 안하는 교수들을 어느 정도 공부하게 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공부를 꾸준히 해 오던 교수들에게 쓸데없는 스트레스를 주어 그들의 학구열을 반감시키는 것은 크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학문의 진보'는 그저 그런 100편의 논문이 아니라 양질의 논문 1편에 의해 이루어진단다. 예전에 비해 좋은 논문이 점점 없어진다는 것은 이승우 씨가 지적했듯이 학문의 퇴보라 불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듯하다.

평가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학문의 퇴보는 가속화 될 것같아 심히 걱정된다.
 

 ps.
좋은 글을 접할 수 있게 해 준 아프락사스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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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1-10-24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해하는 책은 정태인 <착한 것이 살아남는 경제의 숨겨진 법칙>일 것입니다.한번 확인해 보세요.

yamoo 2011-10-24 19:05   좋아요 0 | URL
우왓! 감사합니다~ 한 번 찾아볼게요. 무지 궁금했더랬어여! ^^
 
완득이 - Punc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그러니까 10월 14일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친구가 시사회에 당첨이 돼서 보기 싫다는 나를 억지로 불러냈습니다. 내키지 않았지만 꽁짜표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러 갔지요. 

책은 이미 재미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지만 볼 생각이 전혀 없었고, 영화 포스터도 디게 재미 없을 것 같은 포쓰가 마구 발산되는 것 같아, 그냥 어떤 내용인지 확인만 할 요량이었습니다. 

하지만, 보기 시작하자 영화의 재미에 금새 빠져들었습니다. 저예산 영화라는 티가 팍팍 났지만, 재미 면에서는 역대 성공한 한국 영화에 전혀 뒤지지 않았습니다. 5분마다 한 번씩 폭소를 터뜨렸던 것 같습니다. 

동주 선생을 열연한 김윤석 씨와 도완득 역을 훌륭히 소화한 유아인 군의 연기가 발군이었습니다. 특히 김윤석 씨는 이 영화에서 처음 봤는데, 연기 내공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이 영화가 성공한다면(아마도 성공하리라고 확신합니다만) 이 두 배우의 탁월한 연기력 때문일 것입니다. 

이끼에서 이미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김상호 씨의 옆집 아저씨 역은 정말 많은 웃음을 선사해 줬습니다. 조연 이었지만 옆집 아저씨 캐릭터가 없었다면 그 많은 웃음의 미학은 반감됐을 겁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문득 완득이에게 호를 붙여주고 싶더군요. 영화 속에서 완득이는 이름 앞에 붙는 호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유명한 사람 이름 앞에 남들이 불러주는 호. 완득이는 동주 선생으로 인해 그 염원하는 호를 저도 모르게 얻게 됩니다. 다름 아닌, '얌마'라는 호이지요. 담임 선생인 동주선생은 완득이를 그냥 이름대로 부르지 않습니다. 항상 '얌마, 도완득~!'하고 부르죠. 언제나, 항상 그렇게 부릅니다. 그래서 도완득의 호는 '얌마'입니다..ㅎㅎ 

한편, 이 영화는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웃기는 영화이긴 합니다만, 내용 자체는 만만치 않습니다. 이 영화는 주로 소외된 사람들의 일상을 들추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를 조심스럽게 비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시종일관 유머와 따뜻함을 잃지 않습니다. 

영화는 보기드물게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합니다. 왜냐하면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내내 웃었지만 완득이가 자신의 필리핀 어머니를 만나 구두를 사주면서 '엄마'라고 부르는 대목에서는 눈물이 핑 돌았으니까요. 완득이의 어머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실상을 대변하는 것 같아 보는 내내 마음이 싸~했습니다. 

영화가 해피 엔딩으로 끝나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관을 나왔던 기억이 엊그제 같습니다. 마지막 완득이의 웃는 모습이 어찌나 밝고 깨끗한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

어찌나 재밌에 이 영화를 봤는지, 시사회 당첨된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 '거, 참 재밌네~ 진짜~ 재밌네'라는 말을 지하철을 타고 오는 내내 했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에게 초강추 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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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0-23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엉, 저는 영화본지 너무 오래되었는데
이렇게 마구 유혹의 메시지를 날리는 리뷰라니! 그런데
김윤석 씨의 연기를 처음 보셨단 말이예요? 으아, 야무님두 영화랑 담 쌓고 사셨군요. ^^

완득이 무척 좋은가봐요, 아직 책도 못 읽었는데...... ㅠㅠ

yamoo 2011-10-24 00:13   좋아요 0 | URL
네~ 김윤석 씨 첨 봤어요..ㅎㅎ 한국영화하고 그리 친하지가 않아서여..^^;;
좀 친해지려고 요즘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완득이, 완전 재밌습니다. 책 읽은 친구가 책보다 훨씬 낫다고 해요. 책 안 보고 보는 것이 더 좋을 거 같다는...이거 꼭 보시길 권해드려욤!

가연 2011-11-03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좋은가봐요, 저도 볼까 생각중인데.

yamoo 2011-11-04 01:24   좋아요 0 | URL
완전 재밌어요! 전, 안보려고 했었다니깐여!ㅎ 보고나서 이 영화 광고인이 됐다는..ㅋㅋ 가연님에게두 강추~~^^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 - 개정판
이재정 외 지음 / 예경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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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계열의 책들을 읽다가 보면 의외로 숨겨진 일급 비서(秘書)들을 만나는 행운을 누린다. 도널드 노만의 <디자인과 인간심리>, 커트 행크스외 2인 공저 <재미있는 디자인 여행> 그리고 루이스 멈포드의 <역사 속의 도시>와 같은 책들을 보면 디자인을 넘어 ‘인간’에 대한 어떤 통찰 같은 것을 던져 준다. 생각의 폭을 넓혀 주며 전혀 다른 학문들을 이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고 할까.

그래서 디자인과 패션에 관한 책들은 즐겨 찾게 되며, 이 분야의 책들은 항상 읽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충족시켜 준다. 거기다가 편견과 고정관념까지 깨주니, 여간 고마운 게 아니다.

최근 우연히 도서관에서 빌려 본 책 하나가 이런 유익함을 듬뿍 얻어 주었다. 바로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예경, 2004)이다. 어찌 보면 딱딱하고 멋대가리 없는 책인 듯 보일 수 있다. 나도 디자인 코너에서 책을 빼어들고 첫 장을 열어보기 전에는 교과서 느낌이 물신 풍겼으니까.

하지만 몇 장을 넘겨보니, 트렌드를 대표하는 사진에 눈이 즐거워졌다. 책을 뺀 곳에서 순식간에 40여 페이지를 읽었다. 서서 읽을 책이 아니었다. 대출하여 황급히 집으로 가져와 단숨에 읽어버렸다.

이 책은 실로 유익하다. 타이틀이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이지만, 이 책의 본질은 ‘트렌드 개념어 사전’쯤 된다. (책의 부제가 ‘패션 디자이너를 위한 트렌드 키워드 130’이다.) 그래도 개념 자체가 인문 사회학에서도 두루 통용되는 용어이기 때문에 ‘트레드 개념어 소사전’이라 불러도 무방하겠다.

공저자인 이재정과 박은경 씨는 모두 미국 뉴욕 주립대 F.I.T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들이다. 이 씨는 현재 국민대 의상디자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박 씨는 패션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패션계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이러한 책을 출간한 이유가 머리말에 제시되어 있다.   


두뇌한국 21 정책 지원을 받아 출범한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 대학원 패션디자인 랩실에서는 독자적인 프로젝트로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국내외 시장을 조사한 것은 물론이고 해외 현장과 서점에 나와 있는 방대한 자료도 접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이러한 정보를 집대성한 책이 있어서 디자이너가 참고하며 영감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국내외의 자료를 수집, 요약,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수백 개의 주제어 중에서 효용성을 고려해 다시 130개 주제어를 추출하여 정리한 것이 이 책이다. (p8)

   

디자이너들에게 필요한 책으로 집필되었지만 일반인들이 보아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소사전’이다. 예컨대 패션 잡지나 기사를 보다보면 생소한 개념어들이 부지기수로 등장한다. 아르데코, 옵아트, 레트로, 그런지 등이 바로 그러 단어들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기 위해 패션과 디자인에 관련된 최근 기사를 옮겨 본다.


세련된 패셔니스타들은 베이지 톤의 트렌치코트와 함께 브라운과 베이지컬러가 매치된 머플러로 포인트를 준다. 좀 더 모던한 느낌을 주려면 내추럴한 캐주얼룩에 브라운 컬러 슈즈로 표인트를 주어   OSEN,  2011.10.14

베이직하우스의 조홍준 마케팅 팀장은 “올 가을은 ‘레트로 클래식’의 영향으로 그런지룩의 대표적인 아이템인 필드점퍼와 복고적인 감성이 살아있는 체크셔츠가 빼놓을 수 없는 패션아이템이다”  2011.8.30 [아주경제] 패션 면

북유럽의 자연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표현했다. 다양한 재단을 통해 의외의 즐거움을 주면서도 기능성을 놓치지 않은 그의 컬렉션은 실용적인 미니멀리즘을 보여주었다. [패션저널] 2011.10.13

지난 9월말 국내에 발매된 잼박스는 최첨단 스피커이다. (중간 생략) 스테인리스스틸의 기본 구조에 고무 케이싱, 사면 전체가 하나의 그릴형으로 이루어진 잼박스는 미니멀리즘 미학을 추구하면서 내구성까지 확보했다.  [IT/디지털 미디어 케이벤치] 11.10.18

  

 

 외국어가 한국어 문법을 무시한 채 무지막지하게 나열된 기사이다. 패션계의 언어는 이렇다. 뭐, 모두가 패션잡지에서 많이들 보아 온 익숙한 기사이니 외국어 남용 문제는 제쳐 놓고 기사에 묻혀 있는 개념어들을 놓치지 말자.  

 

‘모던(모더니즘)’과 ‘캐주얼’ 그리고 ‘그런지’와 ‘미니멀리즘’ 등의 개념들은 익숙하지만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한 단어들이다. 이 책은 이러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준다. 의미와 기원 그리고 문화현상으로서의 해석이 사진과 함께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책의 일부만 발췌해 본다.

 

모더니즘 ; modemism 
  Key Words ; Form follows Function, Bauhaus, Futurism, De Stijl 
  P(인물) ; Thomas Elyot
-보편적으로 모더니즘은 근래의 스타일, 취향, 태도, 표현을 일컬음.
-넓은 의미의 모더니즘은 르네상스 이후에 생겨난 개념으로 보편적인 근대적 감각을 나타내는 문화, 예술의 여러 경향을 일컬으며 19세기 예술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사실주의에 대한 반항이자 제1차 세계대전 후에 일어난 아방가르드 운동의 한 형태임
-순수한 미를 표현하고자 단순성을 추구하며 기능적 구조를 위해 장식을 제거하고 비례와 리듬감을 살려 디자인을 재구성하며 새로운 소재와 기술을 사용함. (p48)

미니멀리즘 ; minimalism 
  Key Words ; ABC Art, Primary Structures, Specific objects, 3S(small, slim, simpl) 
  P(인물) ; Kasimir Malvich, Frank Stella, Josef Albers, Prada 
  Color ; 오렌지바미리온, 팔 그레이, 알루미늄 그레이, 슬레이트 그레이, 담수색, 퍼머넌트 그린, 커피 브라운
-1960년대 후반, 미국의 젊은 작가들이 최소한의 예술을 뜻하며, 미학적인 범위에서 극도로 단순화하는 것이 특징임.
-미니멀리즘은 주관적이며 풍부한 디자이너의 감성을 고의로 억제하며 디자인에서 최소하의 장식을 통해 미감을 최소한으로 줄여 나타내려는 것으로 그 시각적인 특성은 화려한 색상을 절제하여 대개 검은색이거나 단색, 때때로 금은색을 사용함. 미니멀 디자인들은 그 절제된 단아함 속에서 더욱 세련된 면모를 보임. (p50)

레트로 ; retro 
  Key Words ; Classic tradition, Historicim, Rvivalism, remake image 
  Color ; 프렌치 그레이, 와인, 핑크, 밝은 청자색, 다크 브라운, 베이지
-과거에 대한 향수를 담은 복고적 분위기와 가상을 의미함. 또한 상징적인 복고적 표현 또는 과거 스타일에 대한 새로운 분석에서 비롯된 감성적 표현임.
-방법론적 고찰에서의 가치보다는 ‘시대적 이념 혹은 이상의 계승’이라는 측면이 강하며 레트로의 표현은 고대부터 1980년대 풍의 이미지까지 다양하나 주로 가까운 과거인 20세기에 대한 복고적 경향을 일컬음. (p126)  


그런지 : Grunge
  Key Words ; Ecology, bricolage, layering&shabby, recycle fashion 
  P ; Pearl Jam, Nirvana 
  Color ; 프렌치 그레이, 올리브 그린, 와인, 다크 블루, 베이지, 라이트 브라운
-그런지라는 용어는 1980년대 말 미국의 시애틀 지역에서 최초로 발전한 그런지 록(Grunge Rock)에서 출발하였으며 90년대 중반에 이르러 대중적인 면모를 갖춘 얼터너티브 음악이자 문화를 일컬음.
-80년대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시작되었고 근원은 도시적인 보헤미아니즘에 있음. 실용적인 가치관이 낳은 이 문화는 히피에서 영향을 받기도 했는데, 젊은이들의 염세주의와 불안을 잘 표현한 거칠고 분노에 찬 감정적인 노래처럼 현실에 대해 냉소적임.
-특별한 형식  없이 아무렇게나 입거나 혹은 여러 가지 스타일을 섞거나 반대되는 소재를 사용하여 다양함을 표현함. 또는 중고 의류를 재활용한 에콜로지의 표현이나 색상에 서로 반대되는 것을 혼합하여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하기도 함. (p 230)   

 

 (왼쪽부터 미니멀리즘, 레트로, 그런지를 보여주는 이미지 컷들. 책의 왼쪽 면에는 개념 설명을 그리고 오른쪽 면에는 해당 주제어를 잘 보여주는 이런 이미지 컷들로 구성됨)

 

 위에서 살펴보았다시피 이 책은 다양한 문화 현상에 주목하여 디자인 소스를 찾아내고 정리한 사전이다. 사회, 문화, 예술 일반에 드러난 130가지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였으며,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풍부한 사진자료를 곁들인 게 최대 장점이다. 핵심 개념어 설명도 기원과 함께 응용 분야를 명시하여 간결하게 정리해 주고 있다.

 특히 각 주제어를 대표하는 컬러, 키워드, 중요 인물, 영화 등이 함께 제시되어 있어, 디자인과 문화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이 책만의 미덕이다. 디자인과 문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사고를 넓히고자 하는 분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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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6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1-11-16 15:08   좋아요 0 | URL
늘 아껴 읽는지 아닌지는 저로서는 알 수 있는 일이 아니구여~~ㅋㅋ
저는 좋은 리뷰를 쓰는 인간이 절대 아니랍니다~~ㅎㅎ

2011-11-16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