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요 며칠 머리가 묵직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

엊그제는 잠들었다가 밤중에 설핏 깼는데, 문득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였다. (평소 이런 생각 잘 안하고 사는 MBTI 'S'인 자..) 아래 사진의 부둣가로 가서 새우깡 얻어먹으려는 갈매기가 바로 나다. ㅋㅋㅋ 




아 힘들어.. 힘들다.. 하며 뒤척이던 내게, 문득 요즘 듣고 있는 김영민 교수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의 시시포스 이야기('하데스와 시시포스')가 떠올랐다. 

시시포스는 잘 알다시피 하데스에 의해 형벌을 받아 저승에서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리는 고역을 치르게 된다. 김영민 교수는 시시포스의 이 형벌은 단순한 노고도, 단순한 덧없음도, 단순한 끝없음도 아니고, 이 세가지가 합쳐져 만들어지는 가공할 괴로움이라고 한다. 이 3요소 중 하나라도 제거할 수 있다면 괴로움은 훨씬 덜어질 것이므로, 어떤 이들은 노고를 제거하고자 하고(다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이들은 극소수), 어떤 이들은 덧없음을 제거하기 위해 보람을 찾고, 어떤 이들은 이 힘들고 덧없는 삶이 적어도 당대에서 끝나리라는 위안을 찾는다고. 

김영민 교수가 이 글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이 괴로움에서 탈출하기 위해 번식하지 않는 걸 택하게 된 사람들에게, 정부가 할 일은 '가임기 여성지도' 따위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이 사회가 무의미한 노역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일침이지만- 한밤중 뒤척이던 내게 이 이야기는 어쩐지 위로가 되었다.

내가 아이를 낳아 키우며 느꼈던 감정이 '덧없음'을 제거한 결과였구나. 아이를 낳은 후 나는 절대 아이가 다 자라 독립하기 전에는 죽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고(이게 다짐으로 될 일은 아니지만), 운전 중 너무 졸릴 때면 다리를 꼬집고 뺨을 때리며 내가 죽으면 엄마를 찾으며 울 아이들을 생각하곤 한다. 내 시간이 훌쩍 줄어들고 고난은 늘어났지만, 허무는 자리할 곳을 잃게 되었다. <올리브 키터리지>에서 올리브는 80살이 넘어도 여전히 봄에 새로 피어나는 생명들과 햇빛에 감동하며 또 한해를 살아낸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달라지는 생명을 곁에 두고 본다는 것은 그 자체로 허무주의를 날려버릴 에너지를 충전하는 거나 다름없다. 다만 에너지 충전이고 뭐고 고난이 너무 크면 소용없을지니, 한 아이를 키워내는 데 엄마 한 사람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환경이 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산업부 장관 후보인 모 인사는 2010년도에 '출산 기피 부담금'을 도입하자는 칼럼을 썼다는데.. 개인 책임주의를 논하기 전에 사회의 책임을 논해주길 바란다. 


엊그제는 세월호 8주기였다. 김영민 교수의 책에 나오는 이 세월호 이야기를 듣다가 울컥,,  


2년 전 봄, 남쪽 바다에 어떤 참사가 닥쳤을 때, 그 참사는 미증유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배는 여전히 바다 위에 떠있었고, 참사가 본색을 드러내기까지 배에 탄 사람들은 걷거나 멀미하거나 전화를 하거나 화장실에 갔다. 그들은 이동중인 일상을 살고 있었고 그 일상이 물에 잠겼으며 그 과정은 전국으로 생중계 되었다. 퇴근 중인 직장인이 교통법규를 무시한 트럭에 받치는 모습이 스팸을 구워먹던 가족들에게 느리게 생중계 되는 것처럼, 그렇게 비극은 우리의 안방으로 무심히 걸어 들어왔다.  - '참사는 오래 지속된다' 중


'참사는 오래 지속된다'와 '하데스와 시시포스'를 듣고 나니 아무래도 이 책은 사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핏 예상했던 것보다 더 묵직하고 현실과 직접 닿아있는 책이다. 저자가 정치외교학부 교수이니 당연한 건가. 아직 끝까지 듣지 못했지만 일단 별다섯 주고 나머지 들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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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4-18 14: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독서괭 2022-04-18 15:01   좋아요 3 | URL
S+뒤메질 다락방님, 또 사놓고 이거 왜샀지? 고민하지 마시고요 ㅎㅎ

건수하 2022-04-18 14: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N인줄 알았으나 최근 S임을 알게된자… 저 4컷 만화에 빵 터졌어요.

육아는 축복이지만 또 괴롭습니다… (주말에 아이랑 한 판 하고 회복이 안되는 중)

독서괭 2022-04-18 15:03   좋아요 2 | URL
어 저도 약간 제가 생각이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철학에도 관심 쬐꼼 있고..? 근데 저 갈매기 만화 본 순간 아 나는 S구나 싶었어요 ㅋㅋ 지금 새우깡이 중요하지 이 길의 끝이 중요해?!(버럭)
주말에 한판 하셨군요 ㅠㅠㅠ 아이와 관계는 회복이 더 중요하다 하니 잘 회복하시길 응원할게요..!!

건수하 2022-04-18 15:04   좋아요 3 | URL
아 아이는 멀쩡하구요… 제 멘탈이 회복이 안되고 있어요. ;ㅁ;

새우깡이나 생각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4-18 15:09   좋아요 2 | URL
아이는 멀쩡.. 하다니 다행이네요 ㅋㅋㅋㅋ 수하님, 맛있는 거 드시며 회복하세요~^^

청아 2022-04-18 14: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괭님 저번 페이퍼보고 주문했는데 함께 주문한 다른 책이 늦어져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 ㅡS들에게 끌리는 N으로부터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5:05   좋아요 2 | URL
오 미미님 벌써 주문을?? 이 책은 S에게도 N에게도 와닿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평 보니까 악평도 좀 있긴 하던데.. 미미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합니다^^ 저도 N들에게 끌립니다. 제 남편도 N인 것 같아요 ㅋㅋ

거리의화가 2022-04-18 14: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S인 저 괭님 글 읽고 뭉클해집니다. 그리고 이 책 생각지도 못했던 메시지를 주는군요! 찜하겠습니다^^

독서괭 2022-04-18 15:07   좋아요 3 | URL
화가님도 S이시군요 ㅎㅎ 초반에 연달아 듣고 있자니 조금 지치는 느낌이 있었는데, 어떤 꼭지들은 굉장히 좋더라구요. 이분 신간도 궁금하네요.

공쟝쟝 2022-04-18 14: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정말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대신 김영민 겨스의 <공부.....> 는 추천 안해요. ㅋㅋㅋㅋ 그렇구나 S들은 그렇구나.... 아 한치앞도 모르는 극강은 N은 양자역학어쩌고 이러고 있는데 부끄럽네요 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5:08   좋아요 4 | URL
쟝쟝님 재밌게 읽으셨군요! <공부란 무엇인가>는 별로인가요 ㅎㅎㅎ 신간 <인간으로~>는 어떨지 궁금해요. 양자역학 어쩌고 하는 N을 저는 좋아합니다^^ 같이 새우깡 먹으며 양자역학을 논하면 좋죠 뭐 ㅋㅋ 저랑 다락방님은 새우깡을 맡을게요 ㅋㅋ

공쟝쟝 2022-04-18 15:15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부는 좀 별로 였는데 잠자냥님이 <인간>은 좋다고 해서 또 멀어졌던 마음 다시 추스려 도전해보려고 해요. ㅋㅋ 글 재밌게 쓰는 사람 한국에 드물긴 하져 ㅋㅋㅋ 다락방과 독서괭조합을 저도 좋아합니다 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7:49   좋아요 4 | URL
아 그 책이 잠자냥님의 바로 그 ‘절구책‘이네요! 절구 땜에 좋은 평가는 까먹고 절구만 생각남..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4-18 15: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우깡때문에 웃으며 들어왔다가 ㅠ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요즘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시를 자꾸 기억하며 여기저기 문자를 남기고 있는데... 황무지위에 눈이 녹으며 땅의 민낯이 드러나고 고통을 뚫고 싹을 틔워올리는 ... 암튼 요즘 너무 맘이 아픕니다.
저도 이 책 찜요!

독서괭 2022-04-18 17:50   좋아요 3 | URL
첨에 전반적으로 무거운 글을 쓰려고 했는데 갑자기 새우깡 만화가 생각나면서 시작이 개그가 되었네요 ㅎㅎ
참으로 아름다운 4월인데 이 아름다운 때 죽어간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ㅜㅜ
그레이스님께도 좋은 독서가 되길 바랍니다!^^

잠자냥 2022-04-18 16: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새우깡 갈매기 넘 귀여운 것 아닙니까?
그나저나 INTJ 갈매기는 동료 갈매기를 아예 안 만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7:51   좋아요 5 | URL
갈매기 귀엽죠 ㅋㅋ
으악 인티제는 아예 저 그림이 안 나오는 건가요 ㅋㅋㅋㅋ 아니 아무리 그 정도는 아니잖아요 ㅋㅋㅋ 쟝쟝님도 인티제 아녜요? 그럼 모여앉아 새우깡 먹으며 양자역학 논하는 그림은 불가능한 건가요 ㅋㅋ

잠자냥 2022-04-18 21:37   좋아요 4 | URL
모이지 않아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4-18 23:18   좋아요 3 | URL
아 나 빵터짐 ㅋㅋ 자냥님 저 위에 제 댓글 보여요? 난 양자 역학 생각했다고 했더니 ㅋㅋㅋ 괭님은 같이 이야기 하자고 하고 ㅋㅋㅋㅋㅋ 나는 같이 이야기하자는 말은 없고 독서괭 다락방 조합은 좋다 ㅋㅋㅋㅋ 라고 말하고 있어 ㅋㅋㅋㅋㅋ (동료 갈매기 안만남ㅋㅋㅋㅋㅋㅋㅋ… 모이지않아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8 23:31   좋아요 3 | URL
아 그러네 진짜 쟝쟝님 모이자는 말에 맞장구 안 치면서 슬쩍 좋아하단 말로 넘어갔구만!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진짜 안 모이는 사람들이군요 인티제 ㅋㅋㅋㅋㅋ

mini74 2022-04-18 17: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본인이 s인지 n인지 모르겠는자 ㅎㅎㅎ 입니다. 김영민교수의 글이 ㅠ 슬프네요. 4월은 슬픈 날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도 새우깡 먹고 힘내야겠죠 ㅠㅠ

독서괭 2022-04-18 17:52   좋아요 3 | URL
ㅎㅎㅎ 그렇다면 미니님은 경계에 있으신 거 아닐까요? 저도 어떤 부분은 경계에 있다고 느낍니다.
김영민교수의 저 글이 세월호가 준 충격을 잘 표현한 것 같더라고요. ‘엄마는 이미 지옥에 있어‘라는 한 엄마가 남긴 글도 너무 슬펐어요 ㅜㅜ

페넬로페 2022-04-18 18: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책의 느낌만 있더라고요. 다시 종이책으로 읽어야겠어요.
저도 새우깡 얻으러 가는 새 같기도 해요.
그래서 요즘 우울합니다.
책도 안 읽히고 글도 안쓰고~~

독서괭 2022-04-18 23:33   좋아요 3 | URL
전 운전하며 듣다보니 순간적으로 운잔에 집중하다 놓치거나 딴 생각하다 놓칠 때가 있어요 ㅎ 그래도 그와중에 확 꽂히는 대목도 있더라구요. 발췌인용이 어려운 게 가장 큰 단점입니다 ㅠ
아까 페넬로페님 서재 갔는데 요즘 거의 백자평만 쓰신 것 같아요. 휴식기가 지나면 또 힘이 나실 거라 믿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4-18 22: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갈매기의 새우깡 생각에 공감되는 저도 결국 N이 아녔고 S였었나? 생각했어요.
전 INFP 라고 몇 년째 고수해 왔었는데 딸들이 나더러 성격 좀 이상해 보인다고 다시 정확하게 체크 해보라고 하더군요?
ㅋㅋㅋ 갑자기 죄다 반대로 나올까봐 무서워서 못하겠더군요. 저와 완전 반대의 유형이 울 남편이더라구요!!!! 아~ 무섭다!!!ㅋㅋㅋ
혼자 웃다가...세월호 이야기에 음...ㅜㅜ
4 월과 5 월은 너무 슬픈 달입니다ㅜㅜ

독서괭 2022-04-18 23:36   좋아요 2 | URL
새우깡에 공감 ㅋㅋㅋㅋ 나무님, 근데 애키우며 애들이랑 싸우고 그러다보면 점점더 S가 되는 것 같지 않나요..? 애들 입에 넣어줄 새우깡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ㅋㅋ
유형 사이 경계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면 몇년 지나면 바뀌기도 한다더라구요~ 완전 반대가 남편님이시군요 ㅋㅋㅋ 닮아가셨으려나요?
4월 5월 풍경이 아름다워서 더 비극적인 것인 것 같아요 ㅜㅜ

햇살과함께 2022-04-19 16: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 네컷 너무 찰떡이네요 여기 S 한명 추가요~

독서괭 2022-04-24 23:09   좋아요 1 | URL
오 햇살님도 S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새우깡 얼마나 중요합니까 ㅎㅎㅎ
 

1.

그(녀)는 왜 결혼을 '못'했을까? 

흔히들 쓰는 '결혼을 못했다'라는 표현을 가만 들여다보면, 그 전제가 '누구나 결혼을 하고 싶어한다' 또는 '누구나 결혼을 해야만 한다'는 데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그 전제는 이제, 아니 전자는 진작에 부정당했고, 후자 역시 명백히 무너지고 있다. 

결혼을 해야만 한다는 명제가 있을 때, 이 명제를 발화하는 이는 누구일까? 

일단 그 말을 직접 발화하는 이는 부모님이다(일가친척들은 어차피 진심도 아니므로 빼자). 부모님은 자식이 결혼을 해야 안심한다. 자식이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했다고 하더라도,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자식은 진정으로 독립한 게 아니라고 여기는 것 같다. 사실 부모님(정확히는 엄마)이 뻔질나게 드나들며 온갖 귀찮은 일을 해결해 주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이때에는 그 생각이 꼭 틀린 건 아닐 수 있다. 다만 결혼했다고 해서 완전히 독립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긴 하다. 때로는 부모님이 내가 겪은 고통을 너도 겪어봐야 나를 이해하지 않겠냐는 심보로 결혼과 출산을 강조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실은 부모나 일가친척들의 뒤에 숨어 그들로 하여금 발화하게 하는 진짜 주체는 국가/사회일 것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정상가족'을 꾸려야 '어른'이 되었다고 인정해주는 사회. 비결혼/비출산을 '실패'라 평가하는 사회. 어느 누가 내 자식이 실패자로 낙인 찍히기를 바랄까. 또 자식의 실패를 통해 나의 자식농사가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싶어할까.  


엄마가 “너 대체 결혼할 거니 말 거니”라고 물으면, “결혼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거기에 대해 “얘가 미쳤나”라고 말하면, “제정신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아버지가 “손주라도 한 명 안겨다오”라고 하거든 “후손이란 무엇인가”. “늘그막에 외로워서 그런단다”라고 하거든 “외로움이란 무엇인가”. “가족끼리 이런 이야기도 못하니”라고 하거든 “가족이란 무엇인가”. 정체성에 관련된 이러한 대화들은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와 같은 오지랖들을 내쫓고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의 '추석이란 무엇인가' 중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에 가입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듣고 있다.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은 워낙 회자된 터라 읽어봤었는데, 역시 재미나다. 특유의 문투가 있고, 논리적이고 날카로우면서도 유머러스 하다. 다만 연달아 쭉 들으니 약간 지치는 느낌도 있다. 칼럼이었음을 생각해서 며칠 걸러 한 편씩 읽으면 딱 좋을 것 같은데.  










2.

나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기를 바라지 않는 세태에 대해 '무책임'하다거나 '개인주의 팽배' 같은 언어를 쓰며, 누군가를 '쉽게 포기한 실패자' 취급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애 낳고 살기 힘든 세상을 만들어 놓고 왜 개인 탓을 하냐는 문제 이전에, 한 사람의 '선택'의 영역을 '포기'라고 단정하는 게 못마땅하다. 우리나라는 실패자를 양산하는 사회다. 대학에 안 가도 실패자,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전문직을 갖지 않아도 실패자, 결혼을 안 해도 실패자, 애를 안 낳아도 실패자, 자가가 없어도 실패자. 이 실패자 지뢰를 하나도 밟지 않고 빠져나가는 운 좋은 사람은 이 나라에 얼마 안 될 것이다. 


나는 결혼을 함으로써 비혼을 '못'했다. 가끔씩, 혼자 살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곤 하는데, 아무래도 나는 잘 견디지 못했을 것 같다. 혼자 살 때 느껴지던 고독감, 시장에 던져져 있는 느낌(누가 날 알아보고 사갈까?), 주기적으로 찾아오던 폐인 생활(밤새 드라마 보기)을 생각해보면, 결혼 후 그것들이 싹 없어지고 안정감이 찾아온 걸 생각해보면, 아이를 키우며 전에 없이 충실하게 살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나는 가정을 이루고 살아야만 했던 인간이고, 홀로 삶을 꾸려나가기에는 부족한 인간인 것이다. 그러니 정확히는, 비혼을 못해서 결혼을 했다는 게 맞다. 

그렇기에 혼자서도 충실하게 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느끼곤 한다. 



 <스토너>를 읽고 있다. 스토너가 이디스랑 만나고 청혼하고 그녀의 부모님을 만나는데, "그 결혼 제발 하지 마오!"라고 외치고 싶어졌다. 이건, 누가봐도 불운의 서곡... 읽고 있노라니 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스토너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인생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라고 여러 번 들었는데, 이 부분에 이르러 나는 그에게 당신은 정말로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레이스 스토너가 태어난 뒤 처음 1년 동안 접한 것은 오로지 아버지의 손길, 아버지의 목소리, 아버지의 사랑뿐이었다. -249/793쪽, 전자책기준

 그야말로 '슈퍼맨', '슈퍼 워킹 대디'라고 할만한 스토너의 인생이, 제발 좀 잘 풀렸으면 하고 응원하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그 어떤 경험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자식을 낳아 키워봐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절반만 진실이다. 군대를 다녀와야 어른(남자)이 된다는 말만큼 헛소리는 아니라는 소리다. 하지만 절반 넘게 맞는 소리도 아니다. 어떤 경험도 겪는 사람 모두에게 같은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 같은 일을 겪어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 

아이가 커가는 걸 지켜보며 한 인간이 어떻게 자라나는지, 그 정신이 얼마나 복잡하고 섬세한지를 깨닫는 일. 아직 짐승에 가까운 어린아이 앞에서 내 인내심이 얼마나 모자란지 깨닫는 일. 내게 온전히 의지하는 약자 앞에서 내 인격의 밑바닥을 보는 일. 그런 일들은 내가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아마도 평생 해보지 않았을 생각들을 매일매일 하게 만든다. 그러나 결단코, 경험이 저절로 마음을 성장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아이를 키운다고 모두가 훌륭한 어른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많은 물이 쏟아진다고 그릇이 그에 맞게 커지지는 않는다. 물이 너무 많이 쏟아진다고 불평만 하며 그릇은 들여다보지 않는 이들, 혹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 덕에 자기 그릇에 넘치지 않을 정도의 물만 담기는 것도 모르고 혼자 자족하고 있는 이들도 아주 많다. 

모든 것은 결국엔 받아들이는 자의 그릇에 달린 것. 


3.

그러니 책을 읽는다고 뽐낼 일도 아니다. 나는 여가 시간에 책을 읽는데 너는 온라인 게임을 한다고, 먹방을 본다고 깔볼 일도 아니다. 아무리 양서를 읽어내도 절대로 자기 그릇을 넓히지 못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분명히 책은 뭔가를 깨닫기에 좋은 수단이지만,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책을 읽어도 그릇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그저 흘러가는 잔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멍하니 티비를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이다. 그걸로 정신이 휴식을 취하고 기쁨을 얻는다면 충분하지만, 어쨌든 뭔가를 읽는다는 이유로 오만해지는 건 경계해야 할 테다.

알라딘 서재의 셀럽 중 한 분인 s님이 얼마 전, '책을 읽었으나 실은 나를 읽은 것이었다'라는 멋진 글을 쓰셨다. 많은 책을 읽었어도 결국 나라는 책 한 권을 읽은 것 뿐이 안 된다는, 자조와 겸양이 섞인 글이었으나, 나는 나를 읽었다는 그분의 독서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잠시 멈추어 섰다는 그분은 이제 더 많은 걸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겠지. 


 책 읽기는 현실도피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딸내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요. 독서는 현실도피와 정반대죠. 오히려 너무 극단적으로 자기 내면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자신의 다른 면이 나오는 거예요."  

 - 조 퀴넌,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334쪽 


독서가 더 나은 인간을 만들지는 않는다. 나는 베트남 전쟁을 다룬 책을 읽었기 때문에 그 전쟁에 대해서 안다. 내 친구 리치는 책을 읽지 않지만 베트남에 다녀왔기 때문에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안다. 내 차를 수리해주는 사내는 몽테뉴의 글을 읽지 않았지만 대단한 정비공이다. 우리 마을 경찰들은 존 밀링턴 싱을 읽지 않았고 할도르 락스네스는 더욱더 볼 일이 없었다. 적어도, 내 짐작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그들은 경찰로서 훌륭하다.   - 조 퀴넌, 위의 책, 337,338쪽



독서편력에 대한 매우 개인적이고 솔직하기 짝이 없는 이 책을 읽다가, 문득 오래전 한 친구가 <연금술사>를 인생책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놀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다고 그 친구와 멀어진 건 아니지만, 그 친구가 추천하는 책은 보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기억이 떠오르자 하게 된 결심이 있다. 절대로 알라딘에서 무엇이 나의 인생책이라고 떠들지 말아야지. 그랬다가 누가 내게서 등을 돌리지 모르니까. 후훗. 사실은, 언젠가 인생책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꼽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비밀스런(?) 소망이 있다... 


4. 

참, 4월 두 권의 책을 벌써 다 사버렸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거 너무 궁금하게들 만드셔서 덥썩 샀는데, 이거.. 논픽션이군요..?

그러고보니 논픽션이란 얘기를 본 것도 같은데.. 왠지 소설인 줄.. 스포일러 얘기 때문인가.

푹 빠져서 읽고 싶은데 충분한 시간 확보를 못해서 손을 못 대고 있다.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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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4-15 0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경험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저는 책을 읽고 잊어버리는데 읽는 것이 무슨 소용이지 하고 생각한 적 있었고 책이 내 삶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 어쩌지 고민될 때가 많은데 괭님의 이 글이 저를 다시금 일깨워주시네요.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4-15 10:16   좋아요 2 | URL
화가님 감사합니다~^^ 읽고 잊어버려도 어딘가에 남아있겠지 싶기도 하고, 읽는 시간 즐거웠으면 그걸로 됐지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북플 시작한 이후 완독율도 높아졌고 리뷰도 좀 쓰니 예전보단 남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2-04-15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저도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톡톡 튀는 문장들이 넘 좋았어요.
저자가 글쓰기는 리듬감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리듬이 느껴지더라고요.
근데 독서괭님
연금술사가 어때서요? ㅎㅎ
제 인생책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그 책을 아주 좋게 읽었어요~~

독서괭 2022-04-15 13:34   좋아요 2 | URL
ㅎㅎ 연금술사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거 알고 있어서 써놓고 올려도 되나 좀 고민했어요. 좋은 책이 아니라기보다는 저는 읽었을 때 취향이 아니어서, 친구가 인생책이라 해서 많이 놀랐었어요. 오래전이라 다시 읽으면 어떨런지는 모르겠네요^^
글쓰기 리듬감! 동감입니다. 잘 쓰시더라고요!

독서괭 2022-04-15 14:09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댓글 보고 다시 보니 넘 강하게 썼나 싶어 조금 수정했어요^^
그런데, 왜 수정하면 꼭 인용문 글씨체가 바뀌어버리는 걸까요? 맑은고딕인데 자꾸 딴 걸로 바뀌네요 ㅜㅜ

페넬로페 2022-04-15 14:17   좋아요 2 | URL
에고, 저는 가볍게 썼는데 독서괭님 글까지 고치시고~~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글에서 충분히 독서괭님 말씀 이해했어요**

독서괭 2022-04-15 14:44   좋아요 2 | URL
아니예요 써놓고 스스로 좀 걸리긴 했거든요 ㅎㅎ 연금술사를 무시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다른 분들이 오해하실까봐 수정했어요~ 감사해요~^^

햇살과함께 2022-04-15 1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2번에 공감^^ 저는 혼자 살면 집밖에 나가지 않고 맨날 라면만 끊여 먹는 히키코모리가 되었을 거에요 ㅎㅎ 혼자서도 계획 세우고 모임 하고 새로운 거 배우며 즐겁게 사는 사람 너무 부럽습니다~

독서괭 2022-04-15 13:38   좋아요 2 | URL
주변에 사람이 있어야 아무래도 신경쓰며 자신을 관리하게 되는데, 집에 아무도 없는데도 열심히 살 수 있다는 게 신기해요. 히키코모리도 나쁘지 않지만 ㅎㅎ 남의 시선 없이도 성실해질 수 있다는 게 존경스러워요. 햇살님 공감해 주시니 좋네요~^^

scott 2022-04-15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에 관한 사유와 철학이 가득 담긴 괭님의 페이퍼

매일 매일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고 가족 사이에 번민하면서도
하루의 양식
먹고사니즘에서 벗어나기 힘든것 같습니다 ㅎㅎ


독서괭 2022-04-15 16:52   좋아요 1 | URL
인생에 관한 사유와 철학..!! 스콧님이 그렇게 멋있게 표현해주시니 별거 아닌 글이 있어보이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먹고사니즘이 젤 중요하죠 ㅜㅜ 기본소득이 실현된다면 거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스콧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다락방 2022-04-15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전에 누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읽고 회사를 그만뒀다고 해서 도대체 그책이 어떤 책이길래 싶어 서점 갔었거든요. 아주 얇아서 금세 서점에서 서서 읽었더랬어요. 그리고 책장을 덮으면서 ‘그 남자는 멀리하자‘ 생각했습니다. ㅋㅋㅋㅋㅋ
또 소개팅 후 두 번째 만난 남자가 이병률 끌림 들고 왔는데 ‘흐음 오늘만 만나고 만나지말자‘ 라고 생각했고요. ㅋㅋㅋㅋㅋ 저는 이병률 넘나 싫어하는 사람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 ] 이거 담아갑니다. 이래놓고 다음에 사면 ‘왜샀지?‘ 이럴까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설이 아니지만, 소설 읽듯이 읽어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 그걸 다 읽고 나면 독서괭 님은 어떤 감상을 적어주실지 궁금합니다. :)

독서괭 2022-04-15 16:54   좋아요 0 | URL
으하하 저 예전에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이 얘기 봤던 것 같아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애초에 제가 읽는 분야 책이 아니고, 이병률 책 이야기 보니 제가 안 좋아하는 스타일 같아서 안 읽기로..^^
<아직도 책을 읽는~> 이거 제목이 재밌죠? 알라딘에서 아니면 추천하기 어려운 책인데, 나름 재미있습니다. 왜샀지? 하시면 제가 알려드릴게요 ㅋㅋ
물고기 읽어야죠.. 여성괴물 다 읽고.. 그럼 레이디는 언제 읽죠!! 아 괴롭다!! ㅠㅠ

singri 2022-04-15 22:56   좋아요 2 | URL
아 이병률 싫어하는 사람을 드뎌 찾았;;;;

다락방 2022-04-15 23:14   좋아요 3 | URL
진짜 딱 싫은 타입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싱그리 님도?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5 23:21   좋아요 1 | URL
근데 놀라운 게 뭔지 아세요..? 저에게 이병률 북램프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예쁘다고 사은품으로 받은 모양이예요. 책은 안 샀는데..🤣

singri 2022-04-15 23:28   좋아요 1 | URL
다들 좋다는데 이렇게 나는 진심왜왜왜 그랬던 지난날들 입니다. 갑자기 속이 뻥 뚫리는 이 기분!ㅎㅎ

잠자냥 2022-04-16 08:54   좋아요 2 | URL
와, 저 이병률 끌림 선물 받은 적 있는데 그 친구랑 결국 멀어짐. 그리고 그 책 안 읽고 갖고 있다가 조용히 되팔았어요. 정말 싫음;;;

독서괭 2022-04-16 12:31   좋아요 0 | URL
싱그리님 여기서는 싫다는 분들 많더라구요 ㅎㅎ

공쟝쟝 2022-04-18 15:19   좋아요 1 | URL
알라딘 여자들이 다 싫어해서 이병률 읽지도 않고 별로라고 생각하게 된 1인 ㅋㅋㅋㅋ

잠자냥 2022-04-18 17:01   좋아요 2 | URL
쟝쟝은 분명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다락방 2022-04-18 17:03   좋아요 2 | URL
쟝쟝 안좋아한다는데 700원 겁니다!!

공쟝쟝 2022-04-18 17:27   좋아요 1 | URL
훗 읽고 한번 까볼까? (길티….)

독서괭 2022-04-18 17:44   좋아요 0 | URL
다부장님, 부장님이 700원이 뭐예요 ㅋㅋ 틀렸을 때 쟝쟝님 책 한권이라도 사게 만원은 쾌척하셔야죠ㅋㅋ

그레이스 2022-04-15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혼, 제정신...
재밌어요!

독서괭 2022-04-15 23:20   좋아요 1 | URL
ㅎㅎ 김영민 교수 글, 재밌더라고요!

singri 2022-04-15 2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크레딧 이책 읽고 있는데 머리가 좀 아파오긴 하지만 부지런히 읽고 있어요. 물고기도 샀는데 벌려놓은것때문에 아끼고 있습니다.

자식을 낳아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공감이 되긴하는데 맨날 애들이랑 싸우고 있는 엄마로 한심할 때가 많아서 딱히 꼭 맞는말이 아니다라는 것에도 공감이;;;; ㅎ

독서괭 2022-04-16 10:43   좋아요 1 | URL
싱그리님도 애들 키우느라 분투 중이시군요! 저도 애들이랑 싸우고 나면 그래도 내가 어른인데 너무 유치했다고 반성 많이 합니다 ㅎㅎㅎ
크레딧 머리가 아프군요..? 작정하고 읽어야겠네요^^;

새파랑 2022-04-16 05: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 구독 하셨군요 ㅋ 책 두권사기 약속을 지키기 위한 꼼수(?) 아닌가요? 😆 저도 책 읽는게 그냥 저만의 취미인데 공감이 갑니다 ㅋ 어제 회식을 하는데 어떤 분이 저보고 ‘퇴근하면 책도 좀 읽고 그래라‘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ㅋ

잠자냥 2022-04-16 08:55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 술만 마시지 말고 퇴근하면 책도 좀 읽고 그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4-16 09:33   좋아요 2 | URL
앗 ㅋ 저말이 딱 잠자냥님 그 의미로 말한거였어요 ㅎㅎ 술좀 그만 마시고 책도 보고 그래라고 😅

독서괭 2022-04-16 10:45   좋아요 1 | URL
푸하하 연 200권 넘게 읽는 분에게 그게 무슨 막말인가요 ㅋㅋ 여기서 더 읽으면 전업 아닌가요 ㅋㅋ 그분이 말하신 책은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 아닐까요? 도스토예프스키만 읽지 말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좀 읽으란 말이야! ㅋㅋ

독서괭 2022-04-16 14:30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새파랑님 예리하시다.. 책 두권사기 약속을 위한 꼼수임을 간파하시다니.. 오디오북은 예외거든요. 오디오북 듣고 소장용으로 사는 경우도 예외임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2-04-16 15:20   좋아요 1 | URL
제가 쫌 예리합니다 ^^ 그리고 제가 책을 좋아하는걸 주변에 티를 안내서 그런지 대부분 모릅니다 😅

단발머리 2022-04-17 18: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번 문단 전체가 넘 좋아요, 독서괭님! 아이 낳고 나서 바닥을 보는 사람, 그걸 볼 수 있는 사람은... 제 생각엔 가능성 있는 사람 같아요(저랑 독서괭님^^) 전, 저랑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모든 면에 열심인 사람인데 그게 되더라구요.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뀌는 기준점이 다를 뿐이고,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작은 문이 육아 과정에 있다고, 전 생각해요. 근데 그 문에 손잡이 없으면 어쩌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님이 시간을 아끼고 아껴서 올려주신 글이 참 좋네요. 아이들에게 잘 자라고 좀 전해주세요^^

독서괭 2022-04-18 12:3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의 다정한 댓글 덕에 아이들이 어젯밤에 참 잘 잤습니다^^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작은 문이 육아 과정에 있다˝는 말씀에 무릎을 치게 되네요.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이거야! 이거라고! 흑흑 ㅠㅠ 그 문에 손잡이 없으면 ㅋㅋㅋㅋ 단발머리님은 이미 손잡이 잘 잡고 열어 통과하신 것 같고, 저는 잘 살펴봐야겠네요^^
오늘 아침에는 첫째한테 가져가서 친구들이랑 나눠먹으라고 캔디를 몇개 줬는데, 챙기다가 한개를 저에게 주더니 ˝엄마 이거 먹고 힘내서 일하세요˝ 해서 감동받았습니다. 애들이 저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22-04-18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큰딸이 몇년전 추석이란 무엇인가 읽고 이야기해서 김영민 교수를 처음 알았어요. 독서괭님 페이퍼 덕에 다시 기억 나 저 책을 다시 담습니다. 큰애는 비혼주의를 내세우는데 저는 왜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요. 말씀대로 비혼할 자신이 없어 결혼으로 도피? ㅎㅎ 인정합니다. 아이를 키워봐야 사람이 어른이 된다는 말은 반만 맞는 말 맞죠 ㅎㅎ 상대적인 것.

독서괭 2022-04-18 12:35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큰따님이 비혼주의군요! 엄마가 그런 생각을 이해해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부모 입장이 되면 걱정이 될 것 같긴 해요. 지금이야 젊으니 괜찮지만 늘그막에 혼자 있으면 어쩌려고.. 내가 계속 보살펴 줄 수도 없는데.. 그런 걱정에 자꾸 결혼하라고 보채게 되는 것 같아요(저희 부모님이 언니에게 그랬었어요^^;).저는 그냥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고 누군가와도 잘 맞춰 살아갈 수 있는 아이로 크길 빌어봅니다..!

공쟝쟝 2022-04-18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번에 대해서 드는 생각 한마디 덧붙이자면... 놀라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포기>가 맞았던 것 같고..... 그건 결혼이 아니라 엄마가 되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가끔 제가 엄마가 되고 싶었다는 말을 하면 ㅋㅋㅋ (적어도 제가 비혼 확고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놀래서 자빠지더라고요. 주변 비혼 친구들도 딩크는 해도 엄마는 못될거 같다고. 저는 사실 저 자신을 돌보는 것 보다 남을 돌보고 돕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던 시간이 길었어요.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는 <메기스 플랜>이고.. 최근에 산드라오 주연의 더체어?였나 그런것도 재밌게 봤고 사유리도 완전 존경하고. 하지만 그것도 살아본 것은 아니니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겠지요? 그렇지만 확신의 N답게 다른 평행우주 멀티버스ㅋㅋ 속들의 나는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 떠올려보곤 한답니다. 서재친구들의 엄마-되기 글읽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 아이 키우는 것 간접경험 스킬 익히는 것 같다고 여기면서 마음 훈훈해하며 읽곤해요.
다만 종종 SNS피드에 올라오는, 친구들의 아이들 사진은 좀 많이 힘듭니다. (그러더라고요, 제 맘이 ㅋㅋㅋ) 금쪽같은 내새끼도 볼 때 너무 힘들고 ㅜㅜ 여자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는 데 그러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러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가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을 자신은 없을 것도 같아서.... 뭐 ^^ 비혼모 되기의 꿈은 일시정지 해놓은 상태인데요 (로또되면 할거임ㅋㅋㅋ) 이런 사람도 있다고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7:49   좋아요 1 | URL
오 쟝쟝님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시군요. 저도 주변에 보면, ‘결혼은 괜찮은 상대가 있으면 생각해보겠지만 아이는 낳을 생각이 없다‘파와 ‘아이를 안 낳을 거면 결혼을 뭐하러 하냐‘파가 나뉘더라고요. 비혼모가 아이 혼자 키우기 너무나 빡신 세상에서, 후자도 이해가 갑니다. 아이를 같이 키울 만한 남자를 찾기보다는 여성공동체에서 함께 키우는 편이 나을 것 같기도 하지만요...
저도 평행우주 가끔 생각해 봅니다. 그 속에서는 저 대신 저희 언니가 결혼해서 애를 낳았고 ㅋㅋ 저는 조카에게 책 선물 들고가는 이모입니다 ㅋㅋ 그건 그거대로 좋을 것 같아요. 쟝쟝님도 동생들이 많으니 한명쯤은 아이를 낳아 쟝쟝님께 조카를 보는 기쁨을 주지 않을지??
저도 다른 사람에게 애들 사진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ㅋㅋ 아무리 자랑하고 싶어도 참아야한다.. 내눈에만 예쁜거다..라고 되뇌이면서 ㅋㅋㅋ
 


자연적이고 원초적인, 비체적인 어머니. 

<여성괴물>1부에서 다루는 이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내 출산 경험이 떠올랐다. 

출산을 해 본 사람은 다들 알겠지만 임신/출산의 과정에서 겪는 수치스런 혹은 당황스런 일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관장'이다. 진통이 와서 병원에 갔는데 관장약을 먹고 3분 동안 참으라고 하더라. 아마도 출산 시 힘줄 때 불상사가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함이겠지? 관장은 처음이라.. 1분도 안 됐는데 흐미 이거 뭐야, 3분이 대체 가능하긴 한 거? 그렇게 당황스런 첫 관장의 경험.. (식사 중 보신 분들 죄송) 혹시 3분 참으신 분 있으면 손들어 주세요. 존경할게요.. 

출산 직후부터 이어지는 모유수유를 위한 각고의 노력들로 말하자면, 경험자들은 모여서 이 주제로만 한두시간은 떠들 수 있을 것이다. 모유수유를 하다보면 "내가 젖소인지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반농담 반진담 푸념을 하게 되는데, 젖소까진 아니라도 아이의 도시락을 몸이 달고 다니는 기분이긴 하다. 그게 사실 편할 때도 있다. 애들 똥 치우다 똥이 옷이나 손에 묻거나, 기저귀 갈다가 쉬를 맞는 일(특히 남아의 경우 쉬를 얼굴에 맞기도..) 소파며 이불에 싼 쉬를 치우는 일 등 양육에는 참 원초적인 일들이 많이 수반된다. 아버지가 의미한다는 '상징계'가 인간의 이런 원초적 모습에서 벗어난 우아한 생활을 이야기하는 거라면, 양육에 참여하지 않는(놀아주기만 하는 건 진정한 의미의 양육참여가 아니다) 아버지들은 확실히 상징계에 있고, 원초적 어머니와 아이들은 기호계에서 똥묻히며 씨름하고 있고.. 갑자기 빡치는데.. 부모라면 아이가 어릴 때는 함께 기호계에서 뒹굽시다.  

※ 거친 이해로 오류가 있을 수 있음 주의 


윌리암스의 논의를 제외하고 위에서 논의된 거의 대부분의 논문이 여성을 공포영화의 희생자로 다루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그들이 대부분 여성이 거세되었기 때문에 공포를 유발한다는 프로이트의 이론, 즉 이미 여성을 희생자로 구성해 놓은 이론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은 여성은 원래부터 희생자라고 말하는 본질주의적 관점을 대변하고 또 지지하는 가부장적 정의를 강화할 뿐이다. 나는 공포영화에서의 여성 재현을 분석하고 여성이 다수의 공포영화에서 괴물로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장하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단순히 여성괴물이 수동적이 아니라 적극적인 형태로 재현되었다고 해서 이것이 페미니스트적‘이라거나 해방된 것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대중적인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여성괴물은 여자의 욕망이나 여성 주체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남성의 공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재현은 확실히 남성 관객은 대체로 적극적이고 가학적인 위치에 있고 여성 관객은 언제나 수동적이고 피학적인 위치에 있다는 관점에 도전한다. 이런 특징에 대한 분석은 또한 프로이트 이론의 중심 내용을 재독해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특히 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거세 위기에 대한 이론은 재독해 되어야 한다.  - <여성괴물> 31쪽 


<여성과 광기>에서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그렇고 프로이트의 여성에 대한 이론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측면이 있는데, 프로이트 이론에 대해서는 2부에서 다루고 있는 것 같으니 그걸 읽어봐야겠다. 애저녁에 사둔 <프로이트 컴플렉스>라는 책도 읽어보려고 꺼내두긴 했다.. 



 


최근 <스물다섯 스물하나> 드라마를 봤다. 김태리 너무 귀엽고, 남주혁 훈훈하고(너무 비현실적으로..), 전형적인 삼각관계 구도로 가지 않고, 여자펜싱이라는 소재 좋고, 나희도(김태리)와 고유림(보나)이 선의의 경쟁하는 거 좋고, 나희도 엄마의 프로정신 좋고.. 여러모로 거슬리는 점 없이 적당히 경쾌하고 적당히 진지하면서 '청춘은 역시 이래야지' 싶은 열정과 꿈을 보여주는 드라마라 보면서 즐거웠다. 


그런데 예전부터 드라마를 보며 느끼는 약간의 불편한 감정. 뚱뚱하거나 통통하거나 그저 '마르지 않을 뿐'인 보통 체격의 사람, 특히 여성은 주인공이 될 수 없고 가끔 엑스트라 캐릭터로 소모되기만 한다는 점. 나도 드라마에 예쁜 사람들이 나오면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많은 이들이 그걸 기대하고 드라마를 보니까, 아니면 다큐를 보지 왜 드라마를 보냐 할 지도 모르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저렇게 예쁘고 마르지 않으면 저렇게 아름다운 사랑도 할 수 없고 남들 보기에 멋진 삶도 살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그래도 얼굴에 대해서는 '개성적인 미인' 어쩌고 하면서 다소 폭을 넓게 인정해 준다 쳐도, '살찐' 여자는 아직까지 용납되지 않는 거 아닌가. 건너 건너지만 겨우 초등학생이 거식증으로 식사를 거부하면서 살찔 바에는 굶어죽는 게 낫다는 말까지 한다는 얘기가 들려오는데, 아이들을 이렇게 몰아가는 건 누구인가.. 


 


아이들에게 디즈니 초기작들(백설공주, 신데렐라, 밤비, 덤보 등)을 가끔 보여주는데, 동물이 주인공인 건 괜찮지만 역시 공주 이야기는 거슬릴 때가 있다. 그나마 디즈니가 만든 이야기에서는 원래 이야기보다는 공주에게 능동성을 부여하긴 하지만. 아름다움이 모든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은 변함 없다. 

디즈니에서 만든 '실리 심포니'라는 10분 안쪽의 짧은 만화도 재미있어서 보여주는데- <아기늑대들과 돼지 삼형제>였나? 이걸 애들 보여주기 전에 미리 살펴보다가, 돼지 두마리가 늑대들에게 붙잡힌 상태에서 한 아기늑대에게 트럼펫을 불게 하려고 자극하면서 하는 얘기가 "여자처럼 부네"인 걸 보고 애들 보여줄 거에서 뺐다. 이런 갑툭튀 여성혐오 어쩌지. 차라리 최근 영화들에는 그런 게 없을텐데 <주토피아> 나 <씽> 같은 거 보여주고 싶어도 이건 아직 둘째에겐 너무 길다.  



알베르토 망겔은 <끝내주는 괴물들> 중 '잠자는 숲속의 미녀' 편에서 우리가 이 이야기에 느끼는 불편함을 재미있게 지적했다. 


 공주의 잠. 그것 때문에 왕자가 그녀에게 매료되는 것일까? 미동 없이 조용히 눈을 감고 누운 채, 저항하지도, 반응하지도 못하는 처지라서? 파블로 네루다가 젊은 시절에 쓴 연시戀詩 스무 편 중 하나에는 이 오래된 남성적 판타지가 단순한 시구로 표현되어 있다.


 나는 그대가 조용할 때가 좋아, 마치 그 자리에 없는 듯해서

 그대는 멀리서 귀를 기울이고 내 목소리는 닿지 않네, 
 그대 눈이 날아가서 이제 내 곁에 없는 듯이
 그대 입이 키스의 감각으로 가로막힌 듯이

 에드거 앨런 포는 이렇게까지 돌려 말하지도 않았다. 글쓰기의 철학 The Philosophy of Composition에서 그는 아름다운 죽은 여자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시적인 주제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썼다. 죽음보다 더 조용한 상태는 없으니 말이다.
  - <끝내주는 괴물들> P107, 108


 왕에게 초대받지 못했던 요정의 저주는 사실 바로 이런 의미였는지도 모른다. 공주가 우아하게 늙어가지도, 지식과 경험을 천천히 쌓아가지도, 계절의 변화를 누리지도 못하게 하는 것. 그녀가 잠들었을 때 왕자가 보았던 미녀의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면 성형수술과 보톡스와 유방 확대술과 원숭이 분비선 혈청 주사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으리라.
 그러나 공주에게는 다른 선택지도 있다. 저주도, 축복도 거부하고, 잠든 궁정 대신들도, 부모님이 저지른 결례도 거부하고, 끝없이 찾아오는 왕자마저도 거부하는 것. 그리고 입센의 노라나 카르멘 라포레의 안드레아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현대판 후예들이라고 할 수 있다)처럼, 마법의 성문을 열어젖히고 크게 뜬 두 눈으로 세상을 맞닥뜨리는 것 말이다. 

 - <끝내주는 괴물들> P110



눈을 크게 떠야 한다. 세상이 우리에게 강요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 위해.. 

그런데 이 와중에 김태리 배우, 그녀가 추천했던 책 목록을 보니 이렇다.

뭔가 책 좀 읽은 느낌 나지 않나요? 세권 다 내가 꽤 좋아하는 책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꼭 아닌 건 아니고..? 

암튼 김태리 배우가 좋아서, 담에는 미스터선샤인을 보고 싶은데, 이건 좀 맘 먹고 쭉 봐야 하는 것 같아 섣불리 시작을 못 하겠다. 

















출산경험으로 시작해서 갑자기 김태리 배우에 대한 팬심 고백으로 끝나는 페이퍼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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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4-08 09: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끝내 주는 괴물들> 관심 없던 책이었는데 지금 이 페이퍼 읽고 당장 사러 갑니다. 슝-

공쟝쟝 2022-04-08 10:15   좋아요 3 | URL
그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 저기요…?

건수하 2022-04-08 10:16   좋아요 2 | URL
저는 사 두었는데 읽기로 합니다. 망겔 아저씨 넘 좋아요..

수이 2022-04-08 10:25   좋아요 2 | URL
오 뭐지 나랑 똑같은 생각 했어 그대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08 10:26   좋아요 1 | URL
전 이미 구매 완료..

건수하 2022-04-08 10:27   좋아요 1 | URL
우와 신속하시다..

수이 2022-04-08 10:31   좋아요 1 | URL
에이씨 한발 늦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2-04-08 22:17   좋아요 0 | URL
오 제가 망겔을 영업했군요? 전 레삭매냐님 강추하시는 거 보고 샀던 것 같은데 여성주의적 시각이 꽤 보여서 맘에 듭니당~ 찔끔씩 읽는중!

건수하 2022-04-08 22:20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전 밤의 도서관, 서재를 떠나보내며 좋았어서… 그 분의 관점 가치관?이 저도 맘에 들었는데 나중에 그 분에 대해 좀더 알게되니 이해가 되더군요.

독서괭 2022-04-08 22:47   좋아요 0 | URL
수하님- 이미 두권이나 읽으셨군요! 전 망겔이 처음이라.. 그 책들도 찜이요~^^

잠자냥 2022-04-08 09: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이번에 수술 때문에 관장했는데 10분 참았습니다! (몇 년 전에도 같은 부위 때문에 시술하느라 관장했는데 그때도 10분 가까이 참아서 간호사가 거의 박수 쳐줬어요. ㅋㅋㅋㅋㅋ) 이상 관장의 달인 올림….


근데 관장 진짜 싫지요? ㅋㅋㅋㅋㅋㅋ 아우 다신 하기 싫다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4-08 09:54   좋아요 2 | URL
우와….

공쟝쟝 2022-04-08 10:15   좋아요 2 | URL
우와2

수이 2022-04-08 10:26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 몸 괜찮아요? 물어봐야지 물어봐야지 하면서 다른 이 페이퍼에서 문득 떠올라 안부 묻는;;;

잠자냥 2022-04-08 10:36   좋아요 2 | URL
비타 님~ 네네~ 많이 좋아졌어요. 격리해제! 전 오늘 아아 사서 걸을 겁니다!

책읽는나무 2022-04-08 12:53   좋아요 1 | URL
그런 사람은 아마 없을껄? 했다가 여기 산증인!!!
뒤늦게 우와 3?,4?
비타님은 왜 안놀래지??
혹시 비타님도????😮😮

독서괭 2022-04-08 22:20   좋아요 1 | URL
와 대박… 10분이라니.. 와.. 진짜요? 리얼리? 10분.. 헐 3분도 5분도 아니고 10분.. 대박.. 와.. 진짜예요? (너무 놀라서 같은 말 반복중)
잠자냥님 제가 글솜씨로 존경해왔지만 이제 존경포인트 추가합니다. 인내심😆

잠자냥 2022-04-08 09: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에 관장이야기만 써서 미안해요…..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08 22:21   좋아요 1 | URL
댓글 많이 달려 놀랐는데 관장 덕인 듯 합니다 ㅎㅎㅎ

공쟝쟝 2022-04-08 1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릴때 동생들 돌보곤했는데 ㅋㅋㅋ 기호계에서 미리뒹굴었던 거 같아요 ㅋㅋ 기저귀가는 거랑 오줌 얼굴에 맞는 거랑 맒씀 주시니까 기억나네 ㅋㅋㅋㅋ ㅋㅋ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는데 제가 엄마한테 동생좀 그만 낳으라고 왜 엄만 만날 배가불러있냐고 그랬대요… (제가 동생이 세명 이라서ㅋㅋ)

독서괭 2022-04-08 22:22   좋아요 0 | URL
동생 셋에 장녀는 육아를 일찍 경험하죠^^;; 동생 좀 그만 낳으라고 하셨단 말씀이 웃프네요. 많이 힘드셨나 봅니다…
아니 내 새끼 오줌은 맞아도 괜찮은데 동생 건 싫을 것 같은데요😣 저도 나이차 많이 나는 동생이 있어 기저귀는 좀 갈아봤습니다 ㅋㅋ

다락방 2022-04-08 1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참 좋네요, 독서괭 님.
여성괴물을 읽고 저는 쓸 수 없는 글을 독서괭님이 써주셔서요. 그래서 같은 책을 같은 시기에 읽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각자의 다른 경험으로 다른 부분에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으니까요.
좋네요, 독서괭 님. 앞으로도 계속 읽고 써주셔야 합니다!!

독서괭 2022-04-08 22:24   좋아요 0 | URL
그런데 참 좋네요, 다락방님😍
저도 여기서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게 참 재밌고 좋아요. 같은 부분 밑줄 긋고 비슷한 생각 했을 때는 그거대로 좋고, 다른 부분 포인트 잡아 다른 이야기를 하면 그거대로 또 좋고!
앞으로도 잘 이끌어주세요 다락방님!!

수이 2022-04-08 1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번 페이퍼 좋아요. 저도 비슷한 거 느꼈는데 아직 여성 괴물 읽지 않아서_ 읽으려면 좀 시간이 걸릴 거 같아요 -_- 망겔 책 담아갑니다. 미국에서는 그래도 슬슬 뚱뚱하고 (뚱뚱하지만 예쁜 언니들) 귀여운 언니들이 주인공이 되어 사랑을 하는 연애물이 슬슬 등장하던데 이게 현실에서도 그렇고 픽션에서도 그렇고 사랑을 하면 살이 빠져 결국 예뻐지더라 이런 식으로 가더라구요. 전 이 과정이 좀 싫던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올리브 언니는 그런 게 없잖아요. 뭐 나이들고 예쁘지도 않은데 괴팍하고 너무 솔직한 성격에 반해 그들은 사랑을 하지만 이게 정말 리얼 아닌가 그런 느낌요. 예쁜 언니들 저도 세대 상관하지 않고 좋아하긴 하는데 정말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예쁜 사람은 드물잖아요. 사람이 사람한테 반하는 경우가 연애 빼고라도 서로 말을 섞고 생각을 교환하고 그런 케이스가 많은 거 같은데 너무 외모 위주로 몰고 가는 거 같아요. 이게 전반적으로 다 뒤섞여있긴 한데......

독서괭 2022-04-08 22:32   좋아요 0 | URL
오 비타님 미국 얘기하시니 저도 조금 봤던 미드 <드롭 데드 디바>가 생각났어요. 이건 어떤식으로 진행됐을지 모르겠네요. 계속 보질 못해서.. 결국 살 빠지고 예뻐지는 결말은 좀 씁쓸하죠? 살빼고 예뻐져서 복수하고 그런 스토리도.. 내면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어쨋든 예뻐야 사랑을 쟁취..
저도 역시 올리브가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적 매력이 하나도 없는 것 같지만 몇명의 남자들에게 진짜 사랑을 받았죠!
어려운 문제같아요. 무엇이아름다움을강요하는가 읽으면서 한숨 나오더라고요 ㅠ

건수하 2022-04-08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글은 항상 좋아요.

저도 아직 여성괴물을 읽지 못했는데… 조금 늦더라도 꾸준히 읽고 써 주셔서 넘 감사하고 제 게으름을 반성합니다.

독서괭 2022-04-08 22:35   좋아요 1 | URL
항상 좋다니 넘 감사한 말씀입니다😳
월 두권만 사는데 산 건 다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ㅎㅎ 수하님 반성하지 마세요~ 게으르지 않으십니다!

건수하 2022-04-08 22:42   좋아요 1 | URL
저도 역시 월 두 권만 사야… ^^ 독서괭님의 자제력을 본받고파요 ^^!

(이미 4월 두 권을 사 버렸네요..)

독서괭 2022-04-08 22:48   좋아요 0 | URL
저도 이미 두권 주문해버려서 이제 빈털터리(??) 입니다 ㅜㅜ

거리의화가 2022-04-08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스터선샤인 강추합니다^^ 웰메이드 드라마예요 저도 이 작품 보고 김태리 배우를 눈여겨 봤다는.
그리고 잠자는 숲속의 미녀 보면서 저도 왜 저런 설정이 필요할까 생각했어요 조용하게 만들 필요는 없을텐데 불편한 진실들이 눈에 많이 밟힙니다. 관장 저는 아직 경험해보질 못했는데 글로도 고통이 느껴져요ㅠ

독서괭 2022-04-08 22:37   좋아요 1 | URL
미스터선샤인 좋다좋다 얘긴 많이 들었는데.. 언젠가 꼭 볼 거예요 ㅠㅠ
잠자는 숲속의 미녀 그래도 디즈니 영화에서는 왕자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뒤에 잠드는 걸로 바꿔서 개연성이 훨 나은 것 같습니다 ㅎㅎ
관장은 고통이라기보다… 당황과 수치…??

청아 2022-04-08 1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드라마나 영화,광고계의 굳건한 아름다움의 숭배를 보면 나오미 울프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어요. 그 책을 읽게해주신 다락방님은 또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요! ^^*<내 이름은 김삼순>생각나네요. 조금씩 달라지고는 있지만 예능도 그렇고 미디어 영향이 적지 않죠.

다락방 2022-04-08 11:45   좋아요 3 | URL
이 댓글을 다락방이 좋아합니다. 엣헴-

책읽는나무 2022-04-08 12:56   좋아요 2 | URL
미미님도 그 사람 좀 볼 줄 아신다는 그 똑똑하신 분???

청아 2022-04-08 13:02   좋아요 2 | URL
아 제가 좀 봅니다ㅋㅋㅋ 돗자리 깔라는 말 많이 듣곤하지요~네!😆

책읽는나무 2022-04-08 13:04   좋아요 2 | URL
아침에 선 좋아요!! 일단 눌러놓고(왜냐면? 글이 무조건 좋을 거니까..^^) 산책 다녀와서 이제 읽었어요. 역시 나의 촉!!!!!ㅋㅋㅋ
아....읽으면서 주마등처럼 지나간 육아시절!!^^
망겔 책 주문하려다 늘 뒤로 미뤄뒀었는데 괭님이 언급해 주시니 반갑네요. 반가워만 하고....하~ 언제 사지?? 또 한숨!!
장바구니 터지기 직전~ㅋㅋㅋ
저도 김태리 넘 좋아해요. 헌데 저 유명하다던 스물 다섯은 안봤어요. 우리 김태리 언니에게 남주혁 배우가 좀 빠지지 않나? 란 생각을ㅋㅋㅋ 전 미스터 선샤인 때도 김태리 상대 배우로 이병헌 넘 나이 많잖아~~하고 안보다가 한참 뒤에 빠져서 보다가 아흑~ 오열을!! 오열을!!! ㅜㅜ
그 음식 해먹는 영화..제목이 생각 안나는군요. 그건 좋게 봤어요. 류준열은 내가 좀 좋아해서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4-08 13:07   좋아요 3 | URL
헐.....댓글창 잘못 열고 댓글을 달았...ㅜㅜ
아....다시 쓰기 귀찮아서 그냥 이대로 밀고 나갈랍니다.
두 분께는 강제 대댓글 알람 날아갔겠네요. 죄송!!!!ㅜㅜ

대신 두 분께는 좋아요!를 꾹 눌러 드릴게요^^

독서괭 2022-04-08 22:40   좋아요 2 | URL
미미님/ 정말 그래요. 나오미 울프 이상으로 대단한 다락방님!!😘 척척 읽고 좋은 리뷰 써내시는 미미님도 훌륭하세요! <내이름은 김삼순> 재밌었죠 ㅎㅎ 그때 나름대로 신선했던 것 같아요. 결말도 그렇고.. 미디어 영향 정말 큰 것 같아요. 애들이 티비며 유튜브며 접할 거 생각하면 벌써 넘 걱정돼요 ㅜㅜ

독서괭 2022-04-08 22:44   좋아요 2 | URL
나무님/ ㅋㅋㅋㅋㅋㅋ 대댓글이 되어 버렸네요!
무조건 좋을 거라니 영광입니다😳 주마등처럼 지나간 육아시절 ㅋㅋ 선배님 존경합니다. 저에게도 이 시절이 추억이 될 날이 오겠죠?
망겔 책 제가 나중에 다 읽으면 리뷰나 뭐 쓸테니 그때 다시 생각하시는 걸로 ㅎㅎ 이미 다락방님이 사셨다니까 곧 재미난 글들이 올라올 듯도 하고요.
스물다섯 남주혁도 아주 훈훈~합니다 ㅋ 멋진 연기할 때보다 코믹한 장면이 좋더라구요. 김태리 배우는 보면 볼수록 매력이 있네요. 연기가 너무 좋구요.

그레이스 2022-04-08 1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에게 강요하는 것! 반드시 알아야죠!

미미님! 김삼순 저도 좋아하는 드라마인데 약간의 오점을 생각했어요.
병에 걸리지 않은 여성을 찾는다는 것.
그럼 배가 나오고 살집이 있어야 한다는...!

독서괭 2022-04-08 22:46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 병에 걸리지 않는 여성을 찾는다는 것? 그런 설정이 있었어요? 기억이 안 나네요 ㅠ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도 생각나네요🤔

그레이스 2022-04-08 22:49   좋아요 2 | URL
몸이 약해서 자신을 먼저 떠나지 않을 사람!;; 거기나오는 할머니도 마찬가지 ㅠ
드라마에 너무 몰입 ㅋ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도 한국이 아닌 독일에서 그 편견을 깨는,,, 그런데 그것도 상상속에서 이루어진 내용이라는게 아쉬웠죠 ㅎㅎ

청아 2022-04-08 22:50   좋아요 2 | URL
헉!!! 그레이스님 전여친 말씀이시군요. 그러고보니 일리있네요. 그런거 없이도 여주 체형이 틀에 박히지 않는 날이... 오긴 오겠죠?😅

독서괭 2022-04-08 23:03   좋아요 2 | URL
아아아 맞네요 생각났어요! ㅠㅠ
 

5년 전 나름 열정적으로 썼던 리뷰.. 벌써 5년이라니 세월 빠르네요^^

http://bookple.aladin.co.kr/~r/feed/16177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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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4-07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년!
존경합니다!^^

독서괭 2022-04-08 09:28   좋아요 0 | URL
존경이라니요. 부끄럽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4-07 1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베 책 안읽었는데 읽고 싶게 만드시는군요?
그리고 앞으로 5 년 후의 괭님은??^^

독서괭 2022-04-08 09:28   좋아요 1 | URL
오베가 좋아서 배크만 책 여러 권 읽었는데 아직까진 오베가 제일 좋더라구요.
5년 후 나무님과 함께 올리브 재독 ㅋ

책읽는나무 2022-04-08 0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축제로다!!!
5 년 뒤에도 괭님과 친구 하면 난 나이 안먹고 이대로??ㅋㅋㅋ
축제로다!!!^^
 

후훗 의지가 코딱지만 하다고 하신 ㄷ님의 페이퍼를 읽고 온 참입니다. 

저의 의지는 코끼리라고 우겨 봅니다. 

아무래도 이번 페이퍼도 존대로 시작해서 반말로 끝날 것 같은 느낌이..? 


이번 달 독서괭에게 어필에 성공한 두 권의 책! 
















뭐, <여성괴물>은 여성주의 책읽기에서 읽는 거기 땜에 따로 어필할 필요 없이 쉽게 선정되었다.

아, 이게 딱 집으로 택배가 왔는데. 택배 오면 무조건 자기가 뜯어야 하고 어른책도 일단 한번 펼쳐봐야 하는 우리 둘째가 이 책을 살펴본 것이다. 그림이나 사진 없냐고 하길래 없다고 대답했고, 아이가 넘겨볼 때는 정말 없었다. 

그런데 나중에 내가 읽으려고 펼쳐보니 두둥. 

시작부터 이런 사진이 막.. 막.. 

* 놀라시는 분이 있을까봐 아래 사진은 일부 잘랐습니다 * 



헉. 이런 사진을 애가 볼 뻔했다니 식겁했다.. 너무 다행이다 ㅠㅠ 

<엑소시스트>를 다룬 장 재밌었고, <브루드> 거의 다 읽었다. 안 본 영화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재밌다. 


<을들의 당나귀 귀2>는 롱머그 굿즈를 갖기 위해 고른 책인데, <혼밥생활자의 책장>팟캐스트에 종종 출연하는 손희정 평론가가 기획한 책이라 믿고 골랐다. 저 팟캐스트를 들어보면 손희정 평론가를 좋아하지 아니할 수 없거든. 어찌나 말을 조곤조곤 잘 하시는지. 그런데 방송내용을 담은 책인 건 사서 펼쳐보고야 알았다. 

김혼비작가님 나오는 부분 슬쩍 봤는데.. 재밌을 것 같다! 




참, 롱머그 오면 사진 올리기로 했는데 이제야 올립니다. 

예쁘죠? 진짜, 예쁘긴 한데 무진장 무겁습니다.. 아직까지 사용 못해 보고 책상을 장식하고 있네요 ㅋ 





예외: 그림책




















소윤경 작가의 <콤비>는 정말 독특하다. 이건 확실히 애들용이 아니라 어른용이다. 

소윤경의 <환상화첩>이라고 부제가 붙어있듯이 환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데, 가상세계의 전쟁 속에서 콤비(인간1-동물1)의 관계를 다룬다. 아직 찬찬히 읽어보지는 못했다.

<뜻밖의 미로 여행>은 아주 재밌는 미로책! 6살 첫째에게도 아직 좀 어렵고, 초등학생에게 좋을 것 같다. 내가 재밌게 함ㅋ 

<아빠의 이상한 퇴근길>은 김영진작가 책인데,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주문했다. 아빠가 베스킨라빈스에 들러 아이스크림 사는 장면이 진짜 웃긴데.. 사진을 안 찍어놨네..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은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에서 알게된 노인경 작가의 그림책이다. 내용이 좋다. 

<나쁜 기분이 휘몰아칠 때>는 우연히 산 건데 쏘쏘. 


이번달은 오디오북을 안 샀다.


읽은 책: 5권





 






















휴.. 진짜 겨우겨우 5권을 채웠다. 올리브 키터리지 세트는 사실 두권이지만.. 한권으로 쳐서 샀기 때문에.. 

아니 그런데 이런 식이면 절대로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같은 건 한권으로 쳐서 못 사겠는데..? 그것도 다 읽어야 한권으로 칠 수 있다면..? 음 그냥 전집은 안 사도록 해야겠다. 라디오북클럽에 <열하일기> 이야기 나와서 급 사고 싶어지긴 했지만 참아야쥐. 

이번달 원픽은 역시 <올리브 키터리지>와 <다시, 올리브>다. <다시, 올리브>에 대해서는 평이 갈리는 것 같지만 나는 두 권 다 너무 좋았다. 5년~10년마다 다시 꺼내 읽어보고 싶다. 그때마다 느낌이 다를 듯.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도 참 좋았는데 번역이 아쉽다.

<조지 오웰>은 조지 오웰의 전기를 다룬 그래픽노블인데, 재밌었다. 이거 읽고 <카탈루냐 찬가>를 꺼내 놨는데 시작은 못했고, 전자책구독서비스에서 <조지 오웰 산문선>을 다운받아 두 편 읽어봤는데 좋다. 


역시나 존대와 반말을 마구 섞어버린 이번 페이퍼..! 

3월에 업무가 너무 많아 정신이 없었다. 4월에는 좀더 읽을 수 있길 바라며. 

따뜻하고 아름다운 봄날,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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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4-01 13:1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사진 잘못 자르신 거 아녜요? 잘렸는데 눈이.. 너무 무섭잖아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01 13:24   좋아요 3 | URL
얼마나 무서운 사진인가 자체는 인식 가능해야 할 것 같아서요 ㅋㅋㅋ

잠자냥 2022-04-01 14:44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 저도 그 생각 ㅋㅋㅋㅋ ‘괭님이 일부러….?’ ㅋㅋㅋㅋ

독서괭 2022-04-01 15:20   좋아요 3 | URL
일부러..는 맞죠..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4-01 13: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택배 오면 무조건 자기가 뜯어야 하는 둘째가 이 페이퍼의 주인공 맞죠? 귀여워라 ㅋㅋㅋㅋㅋㅋ 안 봐도 느껴지는 귀여움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01 15:20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 안 물어보고 제가 뜯어버리면 큰일 납니다.. 내 택배도 허락받고 뜯어야하는 신세랄까요 ㅋ

청아 2022-04-01 13: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괭님ㅋㅋㅋㅋㅋ 사진 눈이 보이게 자르셔서 저도 정말 놀랐어요!! 둘째 알라딘 언박싱 영상 찍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너무 귀여울듯ㅋㅋㅋ<혼밥생활자의 책장>저도 들어봐야겠어요^^*

독서괭 2022-04-01 15:21   좋아요 3 | URL
미미님은 이미 보셨는데도 놀라셨군요;; 둘째가 진짜 귀여운데.. 항상 ˝내 눈에만 귀여운 거˝임을 자각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ㅋㅋ 혼밥 팟캐스트 꼭 들어보셔요~^^

건수하 2022-04-01 13: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게 눈이에요???? 태아 초음파 사진 이런 건 줄 알았…..

독서괭님 완독 축하드려요 ^^

저도 그 팟캐스트 들어봐야지 했는데 미미님이 위에 딱 써두셨네요 :)

독서괭 2022-04-01 15:23   좋아요 3 | URL
태아 초음파 사진 발언에 진짜 빵 터져 웃었어요 ㅋㅋㅋㅋ 수하님은 하나도 안 무서우셨겠네요 ㅋㅋㅋ
저 <여성괴물>은 완독 아닙니돠.. 나오미 울프 완독 축하로 받겠습니당 ㅎㅎ
수하님도 혼밥 팟캐 꼭 들어보셔요^^

건수하 2022-04-01 15:25   좋아요 4 | URL
제가 책 안 펴본 티를 이렇게 팍팍 내고…
밤에 말고 낮에 펴봐야겠네요 ^^;;

mini74 2022-04-01 16:47   좋아요 2 | URL
수하님 넘 귀여우세요 *^^*

mini74 2022-04-01 14: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 권으로 퉁 쳐서 사셨다는 부분에 특히 감명받았습니다. 이러다 전집도 한 권으로 퉁 치시는건 아닌지 ㅎㅎㅎ독서괭님도 행복한 봄닐 만끽하시길 *^^*

독서괭 2022-04-01 15:24   좋아요 3 | URL
세트나 전집은 한권으로 치겠다고 결심했으나 차마 전집은 못 사겠어요 ㅋㅋ
미니님도 행복한 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잠자냥 2022-04-01 14: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 괭님이 잘라올리신 저 사진 때문에 저 책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04-01 14:48   좋아요 5 | URL
밤에는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독서괭 2022-04-01 15:24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 자냥님, 읽어보세요. 제가 아직 110페이지라 뭐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재미있습니다 ㅋ

수이 2022-04-01 15:49   좋아요 4 | URL
잠자냥님이 읽어주시면!!! 정리 쏵 머릿속에 저절로 될듯 해요!

얄라알라 2022-04-01 15: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엑소시스트> 읽다 말고, 검색 하다가
그 유명한 ˝계단 몸 뒤집어 씬˝ 사진을 보고 말았지 뭡니까. 책 보다 말고 너무 삼천포에 많이 빠져서 결국 <여성괴물> 2/3정도 밖에 못 봤는데 여러 선생님들 완독 소식 연달으니 제가 그냥 뿌듯합니다.

죄책감이 먼저 나와야 되는데..ㅋ

독서괭 2022-04-01 15:26   좋아요 3 | URL
커흑 얄라님 저 완독 아닙니다.. ㅠㅠ 110페이지까지 읽었어요 ㅋㅋ
죄책감보다 뿌듯함이라니 좋은데요?? 제가 꼭 완독해서 얄라님께 뿌듯함을 선사해드리겠습니다 ㅎㅎ
저 옛날에 엑소시스트 영화관에서 봤는데 진짜 무서웠어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함의들은 하나도 모르고 봤지요~

수이 2022-04-01 15: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많이 많이 남았습니다 천천히 같이
읽어요 독서괭님 ^^

독서괭 2022-04-02 01:05   좋아요 2 | URL
ㅎㅎ 비타님 힘이 납니다! 이번달 책은 많이 어렵지 않을거라 하셔서 여성괴물 얼렁 읽고 4월 책 제시간에 끝마치는 게 목표예요^^

새파랑 2022-04-01 16: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강인한 의지의 독서괭님 이시군요 ^^ 두권만 사는건 쉽지 않은데 ㅎㅎ 4월 목표도 잘 지키실건지 기대가 됩니다~!!

독서괭 2022-04-02 01:06   좋아요 3 | URL
그런데도 집에 쌓여 있는 못 읽은 책들이 많네요. 대책없이 샀던 전집이랑 벽돌책들 어쩌죠 ㅜㅜ

scott 2022-04-01 2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롱머그 실물 묵직함이 느껴집니다
4월 첫날 괭님에게
롱머그 땡투 하고 싶음요 ^ㅅ^

독서괭 2022-04-02 01:07   좋아요 3 | URL
ㅎㅎ 이거 설거지 하다 손목 나갈까 살짝 걱정됩니다 ㅋ 스콧님 감사해요~ 4월 행복하세용~^^

책읽는나무 2022-04-02 08: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롱머그잔 무겁다고 다들 투덜거리시면서 나의 인근 북플친님들은 다 하나씩 구입하셔..???
4 월이구나?? 하면서 눈 뜨자마자 무슨 책 사야하나? 신나게 주워담으니 저에게도 롱머그 살래? 물어와서 어떡할까? 싶은데 여름에 아이스로 가득 담아 먹긴 괜찮지 않을까? 하면서 일단 찜만 해뒀어요^^
근데 저런 사진이 있었나? 특히 잘린 눈 보고 놀람!!!! 둘째 안본 눈 사야겠어요ㅋㅋㅋ
둘째 아가 언방식 알라딘 TV로 보고 싶어요.
귀여워서 심장 터질 것 같은 영상!!!!
˝엄마! 이 책은 그림 있어??˝
넘겨 보면서 검증 해주는 둘째!!!
악~~~~~~~ 곁에 있었음 깨물어 줬을 것 같은 느낌!!!!^^
올리브 키터리지 두 권은 읽은지 몇 달이 되었는데도 괭님 글에서 책 얘기 들으니 또 반가워요. 재독해서 괭님이랑 1 년동안 올리브 얘기 계속 나누고 싶네요ㅋㅋㅋ
<다시 올리브> 도 괜찮았는데 평이 나뉘었나요???
그리고 그림책!!!^^
책표지로 봐서는 콤비랑 코끼리 아저씨 이야기가 좀 땡기긴 합니다.
근데 김영진 작가 책도 읽고 싶은...병관이도 나오는 거죠??
암튼 잘 읽고 갑니다.
주말 아가들과 오붓한 시간 보내시길요♡

독서괭 2022-04-07 09:27   좋아요 1 | URL
나무님의 정성스런 댓글에 폰으로 대댓을 달 수가 없어서 피씨 접속하려고 미루다가 늦어졌네요^^;
롱머그잔 무겁긴 하지만 예쁘기 땜에.. 무거워봐야 얼마나 무겁겠어 하며 사시는 거 아닐까요? ㅋㅋ 무거운 건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설거지가 쪼꼼 불편할 것 같아 걱정되긴 합니다. 한번 써봐야 검증이 될텐데..
애들이 자꾸 제 책들에도 그림이 있나 넘겨보려고 하는데 보다보면 은근히 애들한테 보여주기 부적합한 것들이 있더라구요.. 조심해야겠습니다ㅠㅠ 둘째 초상권 문제로 언박싱 영상은 못 찍을 것 같아요 ㅋㅋㅋ
벌써 올리브 재독하시기에는 다른 읽을거리들이 많으실테니, 우리 5년쯤 뒤에 재독해서 함께 이야기 나누면 어떨까요?^^
김영진 작가 이 책은 병관이 시리즈가 아닙니다! 글/그림 모두 김영진 작가가 지은 책이예요. <엄마의 이상한 출근길>이랑 세트더라고요. 저 책도 사봐야겠어요.
나무님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2-04-07 14:51   좋아요 1 | URL
부러 pc를 켜시게 만드는 수고로움을!!!!ㅜㅜ
영광입니다~^^
이번 달은 아직 주문 전이거든요.
롱머그잔 지금도 갈등 중입니다ㅋㅋㅋ
올리브 재독은 지금은 힘들겠죠??ㅋㅋㅋ
5 년 뒤!!!!✍️✍️✍️
그래요~~5 년 뒤에 재독해 보아요.
재밌겠어요ㅋㅋㅋ
5 년 뒤엔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지도 궁금해지네요^^
전 올리브 책 읽고 리뷰 쓰려고 색칠놀이도 하고, 2월의 햇빛 사진도 찍고 자료는 모아뒀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만.....아예 못썼네요ㅋㅋㅋ
그래서 리뷰 쓰려면 재독해야 하는 건가?? 고민했었어요.^^

독서괭 2022-04-08 09:29   좋아요 1 | URL
이번달 주문에 과연 롱머그가 포함될 지 궁금하네요 ㅎㅎ
아 올리브 리뷰 보고 싶은데요! 자료까지 모아두고 못 쓰셨다니 ㅠㅠ 그럼 그냥 지금 빨리 재독하고 써 주세요 ㅋㅋㅋ 5년 뒤에 또 재독하면 되지요 ㅋㅋ

책읽는나무 2022-04-08 09:39   좋아요 1 | URL
ㅋㅋㅋ 올리브 독서괭님처럼 잘 쓸 자신이 없어서...ㅋㅋㅋ
지난 번 스콧님이 다시 올리브 리뷰 써달라고 요청하셨었거든요. 스콧님은 한 번씩 포스팅 해달라고 하셔요. 제가 넘 불친절한 리뷰어라서 그런가 봐요ㅋㅋㅋ
써달라고 요청 받으니까 갑자기 부담스러워서 못쓰겠더라는.ㅋㅋㅋ
다른 이들은 척척척 어찌나 잘 쓰시는지...^^
괭님 글도 제가 참 좋아하는 글들입니다.
괭님 따라잡으려면 5 년 뒤에 제가 숙성해서 만나야 합니다.ㅋㅋㅋ
재독할 기회가 되면 다시 읽고, 그 느낌 사라지기전에 얼른!!!!!✍️✍️✍️
벌써 몇 개의 단편들은 가물가물 하네요~아~나의 전두엽이여!!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