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스크로 가는 기차 (양장)
프리츠 오르트만 지음, 안병률 옮김, 최규석 그림 / 북인더갭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을 울리는 작품은 없었다… 내겐 곰스크처럼 못다 이룬 꿈이 없어서일까? 원래 멀리 떠나고 싶은 꿈을 품지 않는 편이라 그런가. 우화같은 단편보다 구체적인 장편이 취향이라 그런가. 감성이 맞아야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책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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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6-25 0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렵게 찾으신 책인데 안맞으셨군요 ㅜㅜ

독서괭 2022-06-27 11:07   좋아요 0 | URL
ㅎㅎ 이책이 어딘가 다른 책에서 좋다고 해서 샀던 것 같은데.. 한번 읽어야지 계속 생각했던 책이예요. 이참에 읽어본 거죠~^^
 
토지 3 - 1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3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토지> 3권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선의(善意)다. 


2권에서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던 귀녀-평산-칠성의 '최참판댁 살림 먹기' 프로젝트가 발각되어 세 사람은 최치수 살인죄로 모두 사형을 당한다. 귀녀는 강포수와 사이에 생긴 아기를 출산한 후 사형 집행을 당하고 그 아기는 강포수가 데려간다. 평산의 아내 함안댁은 목을 맨다. 칠성의 아내 임이네는 도망치듯 마을을 떠난다. 


함안댁이 죽고 '살인죄인의 자식'이 된 거복이와 한복이는 멀리 친척집으로 떠난다. 그러나 얼마 뒤 한복이는 걸어서 평사리에 나타난다. 두만네는 한복이를 딱하게 여겨 집으로 데려가 밥을 챙겨 먹이고 재워 준다. 두만이가 처음 한복이를 보고 '살인죄인의 자식인데'라며 불만을 표하자 두만네는 무섭게 화를 낸다. 그 엄마에 그 자식이라고, 엄마 닮아 맘이 고운 두만이는 금세 반성하고 한복이를 때리는 마을 아이들에게 맞서기도 한다. 

마을에서 상당히 중요한 인물로 보이는 두만네 부부, 특히 두만네(두만이 엄마)는 인정 많고, 남의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바른 성품이다. 쫓겨갔던 임이네가 돌아왔을 때도 두만네는 '살인죄인의 아낙/자식'이라는 다른 이들의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임이네에게 일거리를 주며, 그 아이들을 위해 밥을 꾹꾹 눌러담아 퍼준다. 


3권에서는 작가님께서 등장인물들을 가차없이 죽이는데.. 아니 작가님.. 이럴 거면 정들게 하지라도 말지.. 하는 원망이 들 정도로 좋은 사람들이 '호열자'(콜레라)에 걸려 픽픽 죽어나간다. 맨 처음이 최참판네 기둥역할을 했던 김서방(ㅠㅠ)이고, 뒤이어 역시나 든든한 기둥이었던 봉순네(ㅠㅠ), 훌륭한 의술을 펼치던 문의원(ㅠㅠ)... 결정적으로 윤씨부인(ㅠㅠ!!!)... 이들이 다 죽어버리며 최참판네는 마구 흔들린다. 서희와 길상이, 봉순이는 간신히 살아나지만 기둥이 되어줄 만한 어른들이 다 사라지고.. 최참판네는 조준구와 아내 홍씨의 손에 들어간다. 


그 와중에도 인간의 선의는 빛난다. 쓰러진 김서방을 보며 근처에도 안 가려고 하는 놈(삼수놈..!)이 있는가 하면, 전염병이든 뭐든 신경 안 쓰고 들어다 방으로 옮겨주는 수동이, 무서워하면서도 거들어주는 복이나 돌이 같은 이들이 있다. 또 윤보(곰보목수)는 어떤가? 호열자에 죽은 강청댁(용이 아내) 시신을 무섬증이 돋아 들여다보지도 못하는 용이에게 찾아가 염을 해준다. 윤보와 용이는 함안댁이 죽었을 때도 목매단 나무의 나뭇가지나 새끼줄 따위를 챙기기에 급급한 놈(봉기!)과 달리 영팔, 서서방과 함께 무덤을 만들어 준 바 있다. 한복이는 이때 어머니를 묻어준 어른들에게 나중에 커서 보답할 상상을 하는 게 즐거운 공상이라고 말하는데(이건 4권에 나오는 듯), 이토록 힘든 일을 겪은 아이가 이렇게 예쁜 마음을 품고 있다니 얼마나 또 기특한지..(울컥) 


그러고 보면 윤보가 진짜 괜찮은 인물인데. 하늘이랑 땅에 매달려 사는 농사꾼도 아니고 종도 아니고, 실력을 인정받은 목수- 전문가다! 정의롭고(동학당이었음) 힘도 세고 말도 잘하고, 또 자기랑 생각이 다른 사람(예를 들어 김훈장)과도 반장난처럼 말장난을 주고 받으며 지낼 줄 안다. 조준구가 흉년에 기미쌀을 자기 편이 될 법한 사람들에게만 나누어 주는 장난을 쳤을 때, 도끼 들고 찾아와서 조준구를 놀려먹는 장면에서는 증말 통쾌했다 ㅋ 근데 윤보는 얼굴이 얽었다고 그런가 여자한테 인기는 없는 듯.. 얼마나 얽었길래.. 얼굴이 그리 중요한가.. 물론 중요하긴 하다.. 슬픔.. 


<토지>에서 미남을 꼽아 보자면 용이, 구천이, 길상이 같은데, 길상이는 아직 어리고, 구천이는 너무 아픈 과거를 품은 불쌍한 남자고, 용이? 용이.. 그래도 이만하면 괜찮은 줄 알았다. 비록 월선이와의 첫사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아내를 서럽게 만들기는 하지만 강청댁도 어지간히 그악스러워야지.. 하지만 용이, 갈수록 "아니 이 쉐끼가?" 하게 만든다. 애초에 기대가 없었던 평산이나 조준구, 삼수 같은 인물은 나쁜 짓을 해도 그러려니 하는데, 용이는 괜찮은 놈 같다가도 한번씩 미친짓을.. 

임이네랑 일 친 걸 보고 알았다. 용이 이놈은, 우는 여자, 가녀리고 구슬픈 여자에게 빠지는구나. 건강미 넘치고 너무나 예뻤던 시절의 임이네가 은근슬쩍 눈길을 보내도 꿈쩍도 안하더니, 불쌍한 처지가 되어 훌쩍훌쩍 우니까 갑자기 막 욕망을 느껴.. 임이네가 다시 형편이 좋아져서 생명력 뿜뿜하니까 다시 안 좋아져.. 강청댁도, 신혼 때 보니까 첨부터 그렇게 그악스럽지는 않았다. 순수하고, 귀여웠다. 강청댁도 불쌍하네.. ㅠㅠ 고새를 못참고 임이네랑 일을 쳐서 애를 만들고 그래서 여전히 월선이는 첩 같은 신세. 월선이도 불쌍하기도 하고, 왜 저러나 미련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용이, 미친넘.. 


정말로 미치게 된 인물이 하나 있는데, 이거야말로 기가 차게 가여운 사연이다. 

앞서 함안댁 묻어줄 때 함께 했다는 서서방이다. 호열자에 이어 지독한 흉년이 찾아오고, 서서방과 서서방댁을 모시고 사는 며느리 안산댁은 곡식을 얻기 위해 친정에 간다. 사흘이면 다녀온다고 하고 나섰는데, 친정에 가서 병이 나고 만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보니 이미 열흘이 지나 있었다. 시부모님이 걱정되어 쉼없이 걸음을 재촉해 돌아갔는데, 서서방댁은 굶어 죽었고 서서방은 정신이 혼미한 상태. 서서방은 살아나지만 금슬 좋던 부부 사이, 부인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나머지 정신이 나간다. 그는 안산댁에게 "시어미를 굶겨 죽인 년"이라고 욕설을 하며 저년이 주는 밥을 어찌 먹냐고 나가서 걸식을 하고 돌아다닌다. 안산댁 너무 불쌍 ㅠㅠㅠ 


이렇게 호열자에 흉년에, 몰아치는 불운 속에서 평사리 마을의 인심도 날이 갈수록 팍팍해진다. 

조준구가 점점 더 위세를 키워가는 와중에, 서희의 앞날은 어찌 될 것인가? 

현재 1904년 정도인 것 같은데, 러-일 전쟁 여파에 평사리는 어찌 될 것인가? 

평사리에서 또 누가 죽어나갈 것이며 ㅠㅠ 누가 미칠 것인가 ㅠㅠ ? 


이야기 자체도 너무 재밌고, 장면 묘사는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이 얼마나 세련된지, 장면 전환이 기가 막히고, 

다만 김훈장이 탁상공론하는 게 좀 듣기 힘들긴 한데 ㅋㅋ 정말 너무 훌륭한 소설이다. 

박경리 선생님 만세. 오디오북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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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6-22 21: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박경리 선생님 만만세!! 오디오북으로 들을 수 있군요?
많이 그렇겠지만 <토지>는 사는동안 꼭 읽어야지 하던 소설이예요. 꼭 해야할 숙제같은? 일단 많이들 죽으니 캐릭터에 정주지 말아야겠어요ㅎㅎ

독서괭 2022-06-22 21:48   좋아요 2 | URL
네 윌*오디오북에서 듣고 있는데, 너무 재밌어요^^ 성우들 목소리에 적응 되어서 누가 누군지 맞출 정도가 되었는데, 대규모로 죽어버렸.. ㅠㅠ !! 하지만 아직도 갈길이 머니, 앞으로 정 줄 캐릭터들이 또 많이 나오겠지요? ㅎㅎ

건수하 2022-06-22 21: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으로 듣고 계시군요 ^^ 독서괭님 정리하신 줄거리를 보니 옛날 생각 나면서.. 언젠가 다시 읽어볼 수 있을까 싶네요 :)

독서괭 2022-06-22 21:49   좋아요 3 | URL
ㅎㅎ 이미 읽으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읽으며 기억을 더듬어보시라고 괄호 안에 누군지 설명을 넣기도 했어요. 오디오북으로 들으니 드라마 보는 것처럼 재밌어요^^

페넬로페 2022-06-22 2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토지는 오래 전 드라마로 접했는데,
열받아서 끝까지 보지 못했어요.
언젠가는 읽어야지 해요.

독서괭 2022-06-23 16:28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열받아서 ㅎㅎㅎ 열받는 이야기지요, 이 시절 우리 역사란 ㅠㅠ
저도 중도 포기 했었는데 이번에는 끝까지 가보렵니다~!!

새파랑 2022-06-22 2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토지는 드라마로만 봤는데 만세! 할 정도라니 재미있나봅니다 ㅋ 오디오북은 구매로 카운트 안하시나요? ㅋ

독서괭 2022-06-23 16:28   좋아요 3 | URL
오 새파랑님 드라마를 보셨군요. 전 드라마는 못 봤어요. 아주아주 재미납니다^^
오디오북은 처음부터 예외로 설정해 두었습니다 크크킄

scott 2022-06-23 00: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토지 9권에서 멈춘지 N년째인데!
괭님 오디오북으로!

완독!완청 응원합니돠!^^

독서괭 2022-06-23 16:29   좋아요 2 | URL
스콧님이 다 못 읽으신 책이 있었다니!! 저도 9권인가 10권에서 멈춘지 N년째였는데, 이번에 오디오북으로 다시 도전하게 됐어요. 꼭 완청해 보겠습니다~^^

다락방 2022-06-23 08: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토지 전권 완독을 하긴 했었으나(집에 아직도 책 다 있어요) 왜 적어주신 내용은 기억이 안날까요? 하하. 책 도대체 왜 읽는지. 저도 읽는 내내 박경리 작가에게 감탄했었어요. 천재냐, 천재다 진짜.. 어떻게 이렇게 모든 인물들을 각각의 개성을 가진 생생한 인물로 그릴 수 있을까. 각각의 스토리가 어떻게 이렇게 찰지게 구성되어 있을까 하고 말이지요. 정말 대단한 작가에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별당아씨가 구천이에게 진달래 화전 만들어주고 싶다던 이야기 좋아해요. 이게 아마 6권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그거랑 나중에 뒷편에 그런 얘기 나와요. 등장인물들 이름은 생각 안나지만 ‘널 잊는것은 나의 의지지 마음이 아니지 않냐‘ 이런 뉘앙스의 대화였는데 그 때도 어휴 막 가슴을 치고 그랬어요. 아, 쓰다보니 토지도 다시 읽고 싶은데 세상에 읽고 싶은 책 너무 많아서 미치겠네요 ㅠㅠ

독서괭 2022-06-23 16:32   좋아요 3 | URL
오오 전권 완독자!! 저도 책 집에 다 있습니다 ㅋㅋ 9,10권 정도까지 읽었었는데, 몇몇 내용 밖에 기억이 안 나더라구요? ㅠㅠ 이번에 다시 들으니, 나이가 더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최참판네 주요 인물들 사연 보다도 평범한 마을 사람들 이야기에 눈이(귀가?) 가더라구요. 개성, 찰진 구성, 정말 공감합니다.
저도 별당아씨 구천이 진달래 화전!! 그건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넘 슬픈 부분 ㅠㅠ 그게 엄청 인상적이어서 별당아씨와 구천이 러브스토리를 메인처럼 기억하고 있었는데 2, 3권에는 거의 안 나오더라구요. 가끔 한번씩 구천이를 어디서 봤다더라, 이런 얘기만.. 6권쯤 가야 나오는군요? 다시 들으면 어떨지 궁금해요. 제가 거기까지 꼭 들어서 리뷰 쓰겠습니다 ㅋㅋ

mini74 2022-06-24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20살에 봤는데 분노하며 읽었던 기억납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무거운거 들게 해서 밑이 빠진 ㅠㅠㅠ 시대도 삶도 인물들도 ㅠㅠ 이게 만화책이 있더라고요. 청소년이 읽는 토지? 왜? 몇 몇 내용 빼고 이런 식으로 굳이 청소년들이? 좀 커서 읽으면 되는데 왜 라는 생각들었던 적 있어요. ㅠㅠ

독서괭 2022-06-27 11:09   좋아요 0 | URL
스무살에 읽으셨군요! 무거운 거 들게 해서 밑이 빠졌어요??ㅠㅠ 그건 아직 안 나왔나봐요.
청소년 용으로 줄여서 만화로 만든 게 있군요. 흠,, 그래서는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게 얼마나 전달이 될런지 우려스럽네요;; 줄거리만 압축하면 사실 아침드라마 스럽기도 한데^^;;
스무살에 읽으셨으면 지금 다시 읽으시면 또 느낌이 다르실 것 같아요!
 
로맨스… 길티플레져가 불가능한 사람…은 바로 나다.


어제 이 책을 읽는데 이런 내용이 나오지 않겠어요? 얼른 찍어두었죠. 

쟝쟝님께 먼댓글로 바칩니다ㅎㅎ 

* 하지만 비혼자만이 겪는 문제라는 편견은 노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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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 2022-06-21 0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다른 책이 있을까요?

독서괭 2022-06-20 17:31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이신지..^^;

단발머리 2022-06-20 16: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아!
먼댓글로 바칠만하네요.
핵심은 *에 있고요!

독서괭 2022-06-20 17:31   좋아요 4 | URL
토요일에 쟝쟝님 글 읽고 일요일에 이 부분 읽으면서 제가 얼마나 소름 돋았게요? ㅋㅋㅋ

공쟝쟝 2022-06-20 17:43   좋아요 4 | URL
그렇다고 스물 세명과 사랑에 빠진적은 없었는데 왜냐하면… …

단발머리 2022-06-20 18:15   좋아요 3 | URL
그만 좀 웃겨요!! 😆😆😆

공쟝쟝 2022-06-20 17: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길….

독서괭 2022-06-20 17:30   좋아요 4 | URL
아드리아랑 통하셨어요 ㅋ

공쟝쟝 2022-06-20 17:37   좋아요 3 | URL
… ……… ………. 모든 것이 구차해진다….. 핵심 앞에서 모든 것이……..
(그러나 결혼을 해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ㅋㅋㅋ 결혼 제도야 말로 모순ㅋㅋㅋ)

독서괭 2022-06-20 17:43   좋아요 4 | URL
별반 다르지 않은 것까지는 아닌 것 같고 케바케인 것 같습니다. 결혼 하든 안 하든 핵심을 잘 얻어내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고.. 그런 거죠 뭐.. 다만 결혼하면 좀더 일이 쉽긴 합니다 ㅋㅋㅋ

공쟝쟝 2022-06-20 20:17   좋아요 6 | URL
후후.. 이반지하 님에 따르면. 자본주의하에서 부자가 아닌 사람에게 좋은 섹스는 없다입니다. 그것이야 말로 미디어가 유포하는 환상인 것입니다!!!!! 저는 핵심을 신포도로 해결하였습니다. 승리! 승리다! 정신 정신 승리다!!!와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울러 전 과학 기술의 진보를 믿습니다. 머지 않아 간편한 오르가슴 알약이 나올 때 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이러다 페미니즘 sf 한편 쓰겠네 ㅋㅋㅋㅋ)

다락방 2022-06-20 17: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다들 아직 젊어서 그래요. 내 나이 돼봐요. 섹스 따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6-20 17:30   좋아요 3 | URL
아니, 다락방님, 아직 열정이 넘치시는 줄 알았는데...

공쟝쟝 2022-06-20 17:40   좋아요 3 | URL
전 봄에 기록을 갱신하는 러너가 되어요… (여름이 다가오면 기록에 의미 부여하기가 귀찮아지죠) 그러고 보니 다락방님 요즘 요가 뜸하시더라고요… 역시 운동이 답입니다!;

독서괭 2022-06-20 17:43   좋아요 3 | URL
오오 기록 갱신! 멋지네요. 전 겨우내 쉬다가 근육이 다시 사라져서 ㅠㅠ 다시 첨부터 달리기를 시작..은 했으나 자주 못하고 있네요 흑

공쟝쟝 2022-06-20 17:52   좋아요 3 | URL
저도 겨울엔 뛰는 시늉만해서 기록이 원상복구되요 ㅋㅋㅋㅋㅋ 즉 봄에 외롭다는 뜻 ㅋㅋㅋㅋㅋ 봄에 조심해야해 ㅋㅋㅋ

잠자냥 2022-06-20 20:29   좋아요 4 | URL
뭐야 쟝쟝 요즘 욕구를 운동으로 해소하는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20 20:35   좋아요 4 | URL
네 ㅋㅋㅋ 요즘 제가 아침에도 운동하고 밤에도 가끔 해요…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참고로 작년 봄에 달리기 하다 ㅋㅋㅋㅋㅋ 무릎 나감 ㅋㅋㅋㅋ 외로움은 그런 것 입니다 ㅋㅋㅋㅋ (피눈물나는 4b를 얼떨결에 실천하는 실천적 삶되겠음ㅋㅋㅋㅋ)

독서괭 2022-06-20 21:38   좋아요 2 | URL
외로우면 뛴다고 하더니 봄에 많이 외롭군요??

공쟝쟝 2022-06-20 21:44   좋아요 1 | URL
네… 경험을 따져보니까 ㅋㅋㅋㅋ 이유는 모르겠…. 걍 이거 마시고 나랑 사귈래? ㅋㅋㅋㅋㅋ 상태가 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ㅋㅋㅋ 내 머릿속에는 지우개가 있닼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조심합니다 ㅋㅋㅋ 운동 열심히 합니다 ㅋㅋㅋ

페넬로페 2022-06-20 17: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드리아는 평생에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데 이런 구절을 보면
음, 역시 남자란, 쯧쯧~~
어쩔 수 없군~~
이런 생각이 들어요^^

독서괭 2022-06-20 17:47   좋아요 3 | URL
어우, 그 사라만 주구장창 사랑하는 건가요? 하긴 애초에 사라한테 하는 이야기로 설정되어 있으니,,
남자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쿨럭
그러고보니 아드리아, 학생 스물세명이나 만났다니 문제 많은 선생이네요!

건수하 2022-06-20 19: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게 핵심이 아닌 사람도 있는걸요 ㅎㅎ 어쨌든 비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에 한 표 더 ^^

공쟝쟝 2022-06-20 20:22   좋아요 3 | URL
수하님의 행복한 성생활을 응원합니다! 핵심은 아니지만 좋은 섹스는 하면 좋지 않을까요? ㅋㅋㅋ 제 경우는 거기까지 가는 것이 산넘고 물건너야 해서, 그냥 신포도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ㅋㅋㅋㅋ (큼큼 ㅋㅋㅋ) 인생 모든 것을 다 충족하면서 살 수는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6-20 21:42   좋아요 2 | URL
그게 딜레마 같아요. 다수의 여성들에게는 거기까지 가는 게 산넘고 물건너는 힘든 과정인데.. 산넘고 물건널 가치까지 있는지 의문이다.. ㅋㅋ

공쟝쟝 2022-06-20 21:48   좋아요 2 | URL
남자놈들은 산넘고 물건너기 귀찮아서(그건 너도 마찬가지 잖아!!!) 성매매를 한다고 하더군요? 아 부인이 있어도 한다던데? 아 여친이 있어도 한다던데? ‘서울시’ 룸살롱 1968개 vs ‘전국’ 롯데리아 1338개

건수하 2022-06-21 01:30   좋아요 2 | URL
/공쟝쟝님 원래 몸보단 정신의 비중이 큰 사람이기도 하고, 나이가 있어서 그런가 이제 다 귀찮네요.
그냥 책 읽고 페미니즘 얘기 하고 하는게 훨씬 재밌는 것 같아요 ㅎㅎ
(좋은 섹스를 못해봐서 그런가?;;)

공쟝쟝 2022-06-21 01:59   좋아요 2 | URL
몸과 정신의 이분법 노농! 하지만 지적인 활동과 대화와 페미니즘 댓글 놀이가 도파민을 뿜뿜 하게 하죠!! 이 맛을 알아버리면, 돌아갈 수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렇지만 규칙적인 섹스가 똑똑해지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ㅋㅋㅋ (제 우울할땐 뇌과학 페이퍼를 참고하세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6-21 08:53   좋아요 2 | URL
/쟝쟝님 그니까 요즘 몸의 중요성을 조금씩 깨닫는 중이에요 ㅎㅎ (노화가 느껴져서 특히)
똑똑해지는데 도움이 된다고요?! 어쩌지 계속 책 읽어야 하는데... 산넘고 물건너며 노력해봐야 할까요?;;
꼭 파트너가 있어야만 똑똑해지는건가... (우울할때 뇌과학 페이퍼 읽고 왔어요)

그냥 산책하고 달리고 외국어 공부할게요 ㅎㅎㅎ

잠자냥 2022-06-20 2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 ㅅ 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20 20:3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그만놀려!!!! 😑

scott 2022-06-20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이 앞서 올리신 포스팅 웹소의 일부 내용인줄 알았써요 ㅎㅎㅎ

독서괭 2022-06-22 19:43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스콧님, 이런 재밌는 부분이 가끔 나오는 게 이 책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로맨스 소설을 생각한다

수하님이 로판을 읽으시는 것 같기에 말을 좀 얹고 싶었던 마음 + 먼댓글이라는 걸 얼마전 다른 서재에서 보고 한번 써보고 싶었던 마음이 합쳐져,

드디어 먼댓글 기능을 써보게 되었습니다..ㅋㅋ 

인용해주신 아래 부분이 최근 웹소의 로맨스/로판 경향과는 좀 다른 것 같아서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웹소 끊은지 1년 되어서 최최근 경향은 아닐 수 있는데다가 수하님이 읽으시는 것들과 경향성이 다를 수도 있으니 가볍게 읽어주세요~ 


인기 있는 로맨스 소설은 평범한 주인공에게 무지갯빛 스포트라이트를 비춰 우리의 평범성을 값지고 특별한 것으로 보이게 한다. ...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던 흔한 인물이 사랑의 힘으로 단숨에 빛나는 별이 되는 것,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져 남달리 사랑받는 것, 우리에게 설렘의 감각을 일깨우고 충만감을 안겨주는 로맨스 소설의 힘이다.  

- <평균의 마음> 1부, '인기있는 로맨스 소설의 비결' 중

위 인용문은 아무래도 웹소설이 아니라 전통적(?) 로맨스 소설이나 이성애 사랑을 다룬 문학에 관한 것이 아닌가 싶다. 

2년 여간 카카페를 이용하며 내가 파악했던 웹소의 로맨스/로판의 메인 스트림은 '평범한 주인공'을 내세우지 않기 때문이다(내가 주로 읽은 건 로판이므로 아래에서 얘기하는 건 거의 로판 관련이다). 미모는 말할 것도 없고, 특별하거나 뛰어난 능력을 가진 여주가 대부분이다. 불운한 처지에 놓여 고생하는 여주들도 있지만, 부유한 고위 귀족인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이 부분이 나는 많이 의아했다. '나'를 주인공에 이입하여 이런 '평범한 나'가 완벽한 남자로부터 사랑받는 걸 꿈꾸고 싶다면 평범한 여주를 내세워야 하는 게 아닐까? 왜 사람들은 처음부터 다 가지고 태어난 금수저 여주, 혹은 그런 소설 속 캐릭터에 빙의하는 여주가 나오는 로판을 읽는 것일까? 


내 나름대로 찾은 답은 이거다.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다. 나 자신을 가지고 완벽한 로맨스를 꿈꾸는 건 글렀다. '완벽한 로맨스'를 꿈꾸는 게 아니라 '완벽한 나' 또는 회귀하여 완벽해지는 나를 보고 싶다. 빙의물과 회귀물이 그토록 유행하는 이유가 그거 아닐까. 별거 없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걸로는 모자라다. 나 자신이 대단해지고 싶다. 그런데 현실의 내가 대단해지기에는 애초에 금수저도 아니고 능력의 한계도 있는데다가, 생활에 너무 지쳤다. 그래, 지.쳤.다. 


웹소설의 미덕은 현실과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그걸 모두 잊게 해주는 데 있다. 잠시 다른 세계로 가자. 그곳에는 거울을 볼 때마다 거슬리는 뾰루지들도 없고, 개수대에 쌓여 있는 설거지감도 없으며, 전세살이의 설움도 없고, 두둑한 배를 두드리며 소파에 정물화 된 남편도 없다(웹소의 독자들 중에는 기혼자가 많다). 그곳에는 단지 거대한 음모, 암투, 목숨을 건 사랑, 아름다운 남자들이 있을 뿐이다. 아무리 심각한 위기에 처한 여주라 해도, 매일 청소에 빨래에 음식하고 애들과 씨름하는 나의 현실과 비교하면, 하녀들 시중받아 목욕하고 향유 바르고 드레스 골라 입고 티타임 하고 가끔 하인/하녀들에게 너그럽게 대하면(주로 빙의물에서) 좋은 주인이라고 칭송받을 수 있는(대부분 로판이 계급사회- 주로 유럽 중세와 비슷함-를 배경으로 한다. 대체로 계급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1도 없다는 것도 재밌는 점이다) 그곳은 부러울 만 하다. 


웹소가 결코 문학이 될 수 없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나는 문학이 세계와 인간의 본질을- 그것이 제아무리 더럽고, 추잡하고, 찌질하다 할지라도- 직시하면서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건져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웹소는 직시하지 않는다. 도피한다. 웹소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부분(애초에 빙의니 회귀니가 비현실적이지만 그건 차치하고)은 두 가지다.


1. 남주의 캐릭터

 - 이건 뭐, 잘생기고 몸 좋은 건 기본, 싸움도 잘해야 하고 머리도 좋아야 하고 요리도 잘해야 하고, 밤일도 잘해야 하고(이거 되게 중요하게 취급됨;;) 여주에게 한결같아야 하고 등등. 그 비슷비슷한 조건 속에서 이 남주만의 특징과 매력을 창조해내는 것이 작가의 능력이다. 외모가 무척이나 강조된다는 점이 또 문학과의 큰 차이다. 특징이 아니라 완벽함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2. 사랑의 모습 

 - 문학 속 사랑과 가장 큰 차이. 로설/로판 속 사랑은 한치의 부족함도 허용하지 않는다. 오해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등등의 과정이 물론 있지만 그 와중에도 사랑의 마음은 한결같아야 한다. 특히 남주는. 여주는 흔들릴지언정 남주는 그러면 안 됨. 가장 중요한 것, 웹소 속 관계에는 '짜증'이 없다. 분노, 슬픔, 좌절, 질투, 그런 거 다 있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관계를 망치는 요소인 '짜증'이 없다. 짜증은 딱히 상대에게 잘못이 있는 게 아닌데도 나의 힘든 상황이나 안 좋은 감정을 상대에게 전가하면서 발생한다. 여주에게 짜증내는 남주를 좋아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 짜증 없음을 뒷받침해 주는 것은 '생활 없음'이다. 로설도 좀 그렇지만, 특히 로판에서는 생활의 냄새가 없다. 우리를 짜증나게 하는 소소한 일들, 밤늦게 퇴근했는데 어질러진 집안, 윗집에서 쿵쾅대는 발소리 같은 거 말이다. 


최근 로판에서는 페미니즘적 요소들도 상당히 보인다. 애초에 여성이 주체적으로 전면에 나서는 것이니 여성주의적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남자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성공하는 똑똑한 여주들, 심지어 로판만이 가능케 하는 전투능력에서 남주를 앞질러버리는 여주도 등장한다. 그런 소설을 읽으며 현실의 암울함에서 도망갈 수 있다. 그걸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웹소를 문학이라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웹소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거기에는 그 나름대로의 미덕이 있다. 가끔 기대 이상으로 잘 써내려간 작품을 만나면 기쁘다. 하지만 그 한 작품을 만나기 위해 버려지는 시간이 너무 많다. 그래서 나는 웹소를 끊었다. 

내가 좋아했던 작품들은(기억이 잘 안 나서 찾느라 애먹음) 

여주의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낸 것 - <에보니>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해 나가며 발전하는 사랑의 모습을 그려낸 것 -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며 맞춰나가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낸 것 - <다행인지 불행인지>, <너의 의미>

그러고보니 로판에 제목 이상한 거 진짜 많은데 내가 좋아했던 작품들은 대체로 제목이 무난하네? 

















혹시나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이중 하나만 꼽아 추천하라면,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를 꼽겠습니다. 

<에보니>는 좀 웅장하고(로판 읽으며 운 유일한 작품), <다행인지 불행인지>랑 <너의 의미>조금 소소하고 귀엽고 즐겁습니다.

길티 플레저건 뭐건 어떤가요, 지친 우리에게 잠시 휴식을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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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맨스 속 남주 분석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2-06-18 09:34 
    이 글은 웹소설보다는 로맨스물에 대한 것이다. 나는 네이버 연재로 웹소설을 딱 하나 읽어봤는데(이름도 기억 안 남), 무료로 공개되는 것이었다. 수요일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 새 글이 올라왔는데, 아이들 수영장에 집어넣어 놓고 수영장 앞쪽 의자에 앉아, 쉬지 않고 ‘새로고침’을 누르다가 ‘New’가 뜨면 반갑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야한 장면도, 충격적인 장면도 별로 없어서 좀 싱거운 느낌이기는 했는데, 기다리고 읽는 시간은 마냥 즐거웠다. 그 후로
  2. 로맨스… 길티플레져가 불가능한 사람…은 바로 나다.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6-18 13:27 
    독서괭님이 나한테 도피하지 않는 강한 정신이라고 했는 데.... 인정하는 바다. 자 도피하지 않은 강한 정신이 얼마나 병들었는지 써보겠다. 신자유주의에서 살아가(남)기위해 푸코를 읽는다… 고 말하면 사람들이 웃던데, 나는 진심이다. 우치다 타츠루는 푸코의 사상을 한마디로 “나는 바보가 싫다”로 요약했는 데, 처음엔 이게 뭔 소린가 했는 데… 뭐랄까 읽을 수록 그것이 푸코의 핵심 사상 같다. 여기서 포인트는 그의 이상한 뒤틀린 태도(?)정도로 요약이 될
 
 
단발머리 2022-06-17 13: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크흐흐흐 간만에 읽는 유익하고 재미있는 페이퍼 감사해요! 저도 할 말 있건만 지금 밖이라서요 ㅋㅋㅋㅋㅋ 난중에 이 글을 먼댓글로 페이퍼 작성해 볼게요.
웹소설의 미덕은 … 이랑 그 다음 문단 넘 좋아요! 제가 선생님으로 모셔도 될까요? 😘😘😘

독서괭 2022-06-17 14:44   좋아요 5 | URL
아닛 재밌다는 말도 좋은데 심지어 유익하다고 해주시다니 ㅋㅋㅋㅋ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단발머리님 꼭 먼댓글 작성해주세요. 먼댓글 릴레이!! 재밌네요!!
무슨 선생님인가요? 저 이제 웹소설 안 읽어서 더 나올 게 없습니다 ㅋㅋㅋ

건수하 2022-06-17 14: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바쁘실텐데 이렇게 빨리 글이 올라오다니! 넘 반갑고 기뻐요 ㅎㅎ

제가 인용했던 <평균의 마음>은 일반 로맨스 소설 얘기한 것이 맞고요.
제가 읽고 있던건 중세 귀족에 회귀 빙의물 ㅎㅎ 그런걸 로판이라고 하는군요!

웹소설의 미덕은~ 뒷부분을 읽으며 제가 최근 스트레스 받았을 때 왜 웹소설을 읽게 되었는지 알게됐어요 ㅎㅎ
생활의 냄새가 없다! 남주가 한결같을 수 있는 이유는 남주의 신하들에게 스트레스를 팍팍 풀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저는 어릴 때도 로맨스에 딱히 관심이 없었던지라 로맨스 아니라도 재미있는 소설이면 되는데. 딱 그럴 때 적절하게 웹소설 광고가 눈에 띄거나 했던 것 같아요. 예전에 잘 보던 스릴러는 이다혜 작가의 <아무튼, 스릴러> 보고 나니 읽으면 마음이 무거워서요..

제가 봤던 웹소설들은 여주들이 좀 한결같이 우울한 상태(라고 해도 생계가 어렵거나 하진 않지만)에 있다가 타개책으로 남주를 만나거나 남주랑 잘해보거나.. 하면서 갑자기 다른 남자들한테도 주목을 받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 인용문과 나름 겹치는 부분이 있다 생각했어요 ㅎㅎ

제가 많이 보진 않았고 <루시아>, 그리고 얼마 전에 <결혼 장사> 라는 걸 봤고요.. (제목 너무 이상) 얼마 전에 본 건 알라딘에서는 검색이 안 되는 카카페에 있는 아직 완결 안된 거였어요. 다음에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이 페이퍼를 찾아와서 소소하고 귀여운 웹소설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지말고 여성주의 책읽기 책 읽으면 더 좋고)

이생망이라니. 저는 요즘 페미니즘 책읽기 하면서 삶이 더 즐겁거든요. 알라딘 서재를 발견해서 또 좋고요. 이번 생 생각보다 괜찮다 ㅎㅎ

독서괭 2022-06-17 14:53   좋아요 4 | URL
수하님 덕에 제가 글을 하나 썼네요 ㅋㅋ
수하님 이제 보니 웹소설 초심자이시군요?! 전 이미 좀 읽으신 줄 알고. 로맨스판타지, 줄여서 로판입니다. 근데 가끔 로맨스1도 없는데 단지 여자주인공이라는 이유로 로판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들도 있어요.
제가 로판을 주로 읽었던 이유는 생활의 냄새가 1도 없다는 게 컸어요. 정말 도피성 ㅎ 현로라고 하는 현실배경로맨스는 거기도 생활의 냄새가 많지는 않지만 로판보다는 아무래도 좀 있거든요.
저는 로판을 보지만 사실 로맨스에 크게 이입하거나 남주에 빠져서 보지는 않아요. 그런데도 일반 판타지가 아니라 로판을 보는 이유는 일단 주인공이 여자이기 때문이고, 여주의 성장드라마를 보는 게 좋기 때문입니다. 연애세포가 거의 죽은 것 같아요.. ㅠㅠ
<루시아>는 저도 봤습니다. 재밌죠 ㅋㅋ 여주가 우울한 상태인 쪽이 있고 통통튀는 발랄함으로 우울한 남주를 휘두르는(?) 쪽도 있습니다. 제가 추천드린 소설들이 수하님 취향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별로는 아닐 거예요.
이생망 ㅋㅋ 이게 진짜로 망했어, 좌절모드, 이건 아니고 가볍게 ‘이번 생은 망했지~그러니 아등바등 할 필요 없어~‘ 뭐 이런 마인드라던데, 저는 로맨스쪽으로는 애 낳은 유부녀 되고 나서는 망한건 아니고, 끝났다고 생각하므로- 아니 남편을 사랑하긴 하는데 저런 강렬한 로맨스는 아니니까요 ㅋ - 현실과 1도 겹치지 않는 로판물을 읽었나 봅니다.
저도 이번 생이 좋습니다. 딴 데 갈 생각은 없습니다 ㅋㅋㅋ

건수하 2022-06-17 15:57   좋아요 2 | URL
네 많이 보진 못했어요. 조아라는 아예 안가고 (가면 못 나올거 같아서요 ㅎㅎ)

저도 성장물, 약간의 페미니즘 양념 좋은데.. (아마 여성 작가가 많겠죠?)
그래도 한계가 있는 것 같아서 판타지 아닌 현대 로맨스 물도 시도해보려 합니다 ㅎㅎ

로맨스는 원래도 관심이 없었으나 결혼하고 나니 더 그렇긴 해요.
127세까지 산다는데, 이러다 한 사람하고 100년 살 수도 있겠어요.. 어후.
(딱히 불만은 없으나 왠지 억울한 느낌)

독서괭 2022-06-17 17:25   좋아요 1 | URL
와 조아라 아직도 있나요? 전 거의 카카오페이지에서만 봤어요.
성장물에 페미니즘 양념이라면 로판 쪽이 많습니다. 제가 몰라서 그런지 몰라도 현대로맨스는 좀더 전형적인 것 같더라구요. 직장상사와의 로맨스, 알고보니 재벌2세(3세).. 아무래도 소재가 다양하기 어려운 듯요. 현대로맨스+회귀물은 한편 본 적이 있어요.
딱히 불만은 없으나 왠지 억울한 느낌에 공감이요 ㅋㅋㅋ

건수하 2022-06-17 20:05   좋아요 1 | URL
조아라 말만 듣고 가본 적이 없어서… 근데 아직 있는거 같더라구요. 저도 카카페에서 봐요 ㅎㅎ

직장 상사에 재벌…. 로판이 나은거 같기도 하고요 @.@

잠자냥 2022-06-17 14: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진짜 웹소설이랑 로맨스 읽는 분이 이렇게 많구나! 깜놀하면서 난 왜 연애 세포가 없는...(건 아닐 텐데)가? 왜 웹소설, 로맨스 소설, 할리퀸 문고 이런 거에 관심이 통 없는 걸까, 심지어 <오만과 편견> 이런 류 문학도 잘 못 읽겠..... 왜죠? 대체 왜?? 전생에 무슨 로맨스왕이었는가..... 로맨스에 질린 것인가....?

암튼 괭 님 이 글 재밌어요. 로(맨스)알못 자냥이가 읽기에도 아주 재미난 글이었어요~

독서괭 2022-06-17 14:59   좋아요 6 | URL
저도 연애 세포 별로 없습니다.. 로코 드라마도 별로 이입을 못하고요, 멋진 남자들에게 별로 설레지도 않아요 ㅋㅋ 전 결혼하고 애 낳으면서 사라진 건데, 자냥님은 원래 별로 없는..? 그렇군요. 낭만적 이성애 로맨스를 중심으로 다루면 별로 흥미가 안 가신다는 거죠? 저도 지금은 그렇습니다. ㅋㅋㅋ
그럼에도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해요~^^

건수하 2022-06-17 16:00   좋아요 4 | URL
잠자냥님은 애인이 있으셔서 (실제 로맨스가 있어서) 그러신 것은 아닐까요?

저도 연애세포 그닥에 할리퀸은 지루하다 생각했는데,
얼결에 결혼하고 나니까 이제 소개팅이 안 들어오네? 하며 뭔가 아쉽다 느꼈거든요.
안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다르달까... :)

공쟝쟝 2022-06-17 20:39   좋아요 2 | URL
와... 저도............. 저도 못봐요.. 저는.. 고등학교 다닐때 그... 귀여니 엄청 유행했을 때.. 것두 못봤어요 ㅜㅜ 그나 저나 웹툰도 안보는 제겐..... 로판.. 로판이라는 세계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아마 볼 일 없을 거예옄ㅋㅋㅋㅋ.. (저 역쉬 오만과 편견도 못보는 사람이라 ㅋㅋㅋ 잠자냥님앜ㅋㅋ 동지!!!) ......... 전 로맨스도 없어요!!!!!!! .................. 아 퍽퍽해. 내 인생 닭가슴살이야. 왤케 퍽퍽하니........내가 살아있는 생불인가...... 갑자기 왜 이러고 사는가 싶다... ㅋㅋㅋ.......

잠자냥 2022-06-17 21:25   좋아요 2 | URL
쟝쟝 앗, 나도 웹툰 1도 안 보는데….! ㅋㅋㅋ

독서괭 2022-06-17 21:37   좋아요 2 | URL
쟝쟝님은 안 볼 줄 알았어요. 소설도 별로 안 보잖아요 ㅎ 저도 웹툰은 거의 안 봅니다.
도피하지 않는 강한 정신이라 생각해요..! 강하다 그대!👍

공쟝쟝 2022-06-17 21:56   좋아요 1 | URL
도피하지 않는 강한 정신이라뇨 ㅋㅋㅋ 저는 각종 향정신성약물 중독자로…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 잠… 요즘엔 그 대상을 책과 산책 달리기 카페인 잠으로 바꿨을 뿐입니다…)ㅋㅋㅋㅋ 아무튼 저는 감정을 즐기지 못하는 게 아닐까요? ㅋㅋㅋ 돌이켜보면 썸타는 것도 귀찮아서 걍 직진하거등요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6-17 17: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웹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고 원작이 있는 만화나 소설이 영상화된 것을 종종 보았습니다. 원작이 있을 때 영상물이 괜찮으면 원작을 다시 가서 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장르는 다 무협&판타지이고 주제는 환생인 경우가 많았어요. 두 번 세 번 태어나도 당신을 사랑하겠다 뭐 이런 것이요^^; 시간여행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한데 저는 현대물을 많이 보지는 않아서 그런 경우는 잘 없고요^^

<삼생삼세 십리도화>나 <경여년>은 드라마가 재밌었지만 원작도 그만큼 훌륭해서 좋았거든요~ 결국 두 개는 책을 샀네요ㅋㅋ

제가 잘 보지 않는 장르이지만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건수하 2022-06-17 17:35   좋아요 2 | URL
아, 경여년 재밌다고 추천 받은 적이 있어요. 화가님 덕분에 기억났어요 ^^

거리의화가 2022-06-17 17:42   좋아요 3 | URL
네 수하님~ 경여년 무지 재밌습니다.ㅋㅋ 사실 무협 장르이지만 주인공이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한계를 느끼면서 성장해가는 스토리가 기반이라 호불호가 크게 없을 것 같아요~ㅎㅎ

독서괭 2022-06-17 21:39   좋아요 2 | URL
오 화가님은 무협장르를 좋아하시는군요! 전 무협은 거의 안 봐서.. 무협로맨스의 시초격인 <연록흔> 정도밖에 안 봤습니다ㅎㅎ 경여년은 검색하니 드라마부터 나오네요~ 소설도 재밌군요?

거리의화가 2022-06-17 21:55   좋아요 2 | URL
네 괭님 경여년 드라마가 워낙 유명합니다 근데 문제는 드라마 2편이 나와야 하는데ㅠㅠ 완결이 안됐어요ㅋㅋㅋ 언제 나올지 모르겠네요

독서괭 2022-06-19 22:39   좋아요 0 | URL
경여년 드라마 찾아봤다가 넘 길어서 포기요 ㅋㅋㅋㅋ

mini74 2022-06-17 18: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희땐 할리퀸이었는데 ㅎㅎ요즘은 자주 보진 않아요. 옆에 분이 자꾸 오징어로 보이고 승질나서 ㅋㅋ 현실은 오징어와 꼴뚜기인데 말이죠.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가벼운 맘으로 마실 갔다 오는 느낌이죠

햇살과함께 2022-06-17 21:03   좋아요 3 | URL
저도 할리퀸에 한동안 빠져서 ㅎㅎ 중학교 때 수업시간에 몰래 보느라 아주 스릴있었는데요~

잠자냥 2022-06-17 21:26   좋아요 3 | URL
오징어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6-17 21:40   좋아요 2 | URL
오징어.. 꼴뚜기.. 🤣🤣🤣 전 학창시절엔 순정만화였어요. 성인 된 후에 로설에 입문..

단발머리 2022-06-18 09: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저 먼댓글로 글 썼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즐건 주말 되시길요^^

독서괭 2022-06-19 22:40   좋아요 0 | URL
으흐흐 단발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기억의집 2022-06-18 1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먼저 읽어야지 싶어서 웹소나 웹툰을 읽을 시간이 없는데… 사실 웹소같은 주제의 책은 소설이 나오면서 같이 나왔을 걸요. 제인 오스틴도 읽을 거리를 찾는 여성 독자층을 위해 썼다가 정말 위대한 소설로 지금까지 읽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책에 대한 책 읽다보면 20세기에 로맨스 소설 작가가 제법 많었고 인기도 많어서 부도 축적 했다고 해요. 단지 로맨스 소설이라도 제인 오스틴같은 시대가 변해도 살아 남을 수 없는 뭔가가 없어서 한때 인기만 끌고 다 사라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웹소설중에서 나중에 살아 남는 소설이 진정 승리자겠죠. 요즘은 다 웹소 읽어서..제 딸도 리디북스 정기 결제 해서 보더라고요. 제 카드에 매달 리디 북스 금액 이만원 찍히는 거 보면.. 웹소 시장 거대할 것 같어요!!

독서괭 2022-06-19 22:44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읽고 싶은 책이 한가득인데 웹소가 은근 시간을 빼앗는 것 같아서(전 캐시 결제 거의 안 하고 기다리면 무료로 끈질기게 기다려서 보는 편이라 짜투리 시간만 소비하지만요..) 끊었더니 확실히 책을 더 보게 되긴 하더라구요. 그리고 거의 로판으로 2년 이상 팠더니 비슷비슷해서^^;; 더 이상 볼 마음이 안 생깁니다.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책에 재미를 느끼기 전에 웹소부터 접한 세대는 긴 문장, 긴 호흡을 견뎌낼 수 있을지.. 약간 걱정스럽네요. 웹소 중에도 괜찮은 것들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짧은 시간에 빠르게 술술 읽히고 다음 결제를 유도하는 형태라서..
기억님, 웹소나 웹툰 안 읽으실 수 있으면 안 읽는 게 나은 것 같습니다 ㅎㅎ

공쟝쟝 2022-06-20 2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극단적인 n이라서 웹소는 안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는 데요, 현실에서 페미니즘이 화학 작용하는 지점에 대해서는 로판에 대한 분석 너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ㅋㅋㅋㅋㅋ 제가 다락방님의 로맨스 소설 리뷰나 독괭님의 리뷰가 제가 쓴 선동적(?) 글보다 훨씬 귀하다고 여기는 지점이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ㅋㅋㅋ s는 새우깡 먹다가 진리 깨달아버리더라? ㅋㅋㅋㅋ 암튼 짜증 없는 사랑에 대해서 저는 조금 오래오래 생각할 것 같습니다. 짜증없는 사랑이라…. 저야말로 사랑을 이데아로 알고 있는 바보인 것 같다 (눈물…)

독서괭 2022-06-19 22:47   좋아요 0 | URL
S는 새우깡 먹다가 진리 깨닫는다니 ㅋㅋㅋㅋㅋㅋㅋ 넘 웃긴데요. 어쨌든 새우깡과 관련 없는 진리는 별로 깨닫지 않는 것 같습니다 ㅋㅋ 로설들 보면 거기 나오는 사랑의 모습과 현실의 사랑의 모습이 너무 괴리가 커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그렇게 안 되잖아요..? 사랑의 이데아라는 말씀이 딱이네요. 그런 한도끝고 밑도끝도 없는 사랑을 한번 듬뿍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거 아닐까 싶습니다. 현실에서도 사랑이 막 시작할 때는 이데아에 가깝긴 하지요.. 지속이 어려울 뿐..
 

​스무살 전후에 이미 이런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남자는 누구나 야동을 본다'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야한동영상'은 그 범주가 매우 넓다. 그건 예술영화의 한 장면일 수도 있고, 포르노일 수도 있고, 불법촬영물일 수도 있다. 그걸 다 퉁쳐서 '야동'이라고 하면서 관대하게 보는 말들을 들어 왔다. 은연중에 나도 불법촬영물을 제외한, 촬영 및 유포에 당사자가 동의한 영상은 보건 말건 당사자의 자유라고 생각해 왔다. 너무 이상한 것- 그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아동,청소년이 등장하거나 너무 잔인하거나 그런 거?- 만 아니면, 그리고 거기에 중독만 되지 않는다면 내 파트너가 보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다행히 내가 만났던 사람들은 안 보거나, 적어도 나에게는 숨겼지만. 
하지만 여기서 포르노 반대를 외치는 알라디너님의 글을 읽고,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이게 그냥 개인의 자유로 치부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다. 그리고 <페이드 포>에서 성매매를 직접 경험한 레이첼 모랜이 아주 분명하게 포르노에 반대해야 할 이유를 정리해준 부분을 만났다. 길지만 매우 인상적이므로 인용해 본다.


어떤 여성들은 포르노에 반대하지 않지만, 나는 반대한다. 성적으로 노골적인 포즈를 취한 채로 사진 찍히는 경험을 해봤기에 화려한 시각적 이미지 뒤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산업 안팎으로 여성을 막대하게 훼손하는 모욕적이고 착취적인 산업이다.
포르노를 건전하게 보이려는 시도로 포르노가 성적 자기 결정의 한 방식이며, ‘성적으로 힘을 실어준다‘라고 한다. 내게는 발가벗겨져 사진 찍히고 자세를 취하는 행위가 발가벗겨져 일방적으로 성행위당하고 자세를 취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었다. 그 당시에 여섯 명 정도의 아이들과 함께 일했는데 그 아이들 모두 10대 중후반이었다. (...)
나와 같이 그곳에 있었던 열입곱 살 소녀 한 명(아동 성학대 생존자)은 집주인이 그 아이와 계속 잠자리를 시도했기 때문에 임신해서 집을 떠났다. 그 아이는 나이 든 남자들한테 계속 성적으로 괴롭힘을 당할 거라면 차라리 돈을 받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우리 가운데 많은 아이들이 도달한 공통의 결론이었다.
사회적으로 더 권력 있는 남성들에 의해 착취당하는 현실은 줄곧 수그러들지 않았고, 도망칠 수 없었기에 우리에게 실질적 혜택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착취를 경제적인 이유로 ‘선택했다‘라고 표현하는 일이었다. 성매매를 ‘성적 자기 결정권‘으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뒷받침될 수없는 이유는 우리가 성적인 이유가 아닌 경제적인 이유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성적인 요소는 즐길 수 없었고 견뎌야 했는데 우리가 진정으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더라면 업주에게는 빈 업소가, 성구매자들에겐 빈 필름이 남았을 테다.
카메라 반대편에 서봤기에, 솔직히 말해 현재 포르노를 보는 습관이 있는 사람과는 관계를 맺고 싶지도 않고, 맺을수도 없다. 포르노를 불쾌하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있다면 그렇지 않다고 설득하려는 어느 누구도 용납하지 말라고 충고해주고 싶다. 인간됨을 지키는 일은 때때로 무엇을 수용할지에 대한 경계를 세우는 일을 필요로 한다. 나는 스트
립과 포르노가 초래하는 폐해와 수모를 겪었다. 무해한 산업이 아니다. 구별 지을 수 있는 산업도 아니다. 성매매라는 거대한 기계의 부속품들이다. 이 체제는 그 정점과 핵심 모두에 상품화를 배치함으로써 여성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저하시킨다. - <페이드 포> 126-128쪽

포르노를 보면서, 성매매를 하면서, 여자를 인간으로 보는 것이 가능할까? 
거기 있는 여자들과 거기 없는 여자들을 정확히 구분지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우습다. 그 경계 자체가 분명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둘을 다르게 보는 내심에는 자신의 더러운 부분을 감추려는 무의식이 있다. '거기 있는 여자들'은 '그렇고 그런 여자들'이니까 내가 함부로 해도 되고, 내 더러운 욕구를 마구 풀어도 된다. '거기 없는 여자들'이 해주지 않는 것들을 그들은 해주니까. '거기 없는 여자들'은 남자들의 욕구를 다 채워주지 못하는 대가로 거기 가는 남자들을 수용해야 한다. 어쩔 수 없으니까. 남자들의 욕구는 어쩔 수 없는 본능이니까. 

​뭐? 그럼 성매매 안 하고 포르노 안 보는 남자들은 자연스러운 욕구가 없다는 말인가? 관계를 맺는 것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정서적 친밀감을 무시해버리는 것이 자연스러운가? 사자도 교미를 할 때 다정하게 애무한다. 정서적 친밀감이 제거된 섹스, 특히 상대가 원하는지를 무시한 채 이루어지는 섹스는 폭력이지 에로가 아니다. 무조건 여자랑 할 기회가 되면 하는 게 '정상'이고, 못 하면 '줘도 못 먹냐'며 고자라고 놀려대는 일부 남성문화는 섹스를 인간 대 인간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그냥 자기 성기의 능력을 시험하는 장으로 여기는 것이다. 거기에는 인간 여자는 없다.
포르노와 성매매는 원래 있던 자연스러운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수단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들이 본래 없던 폭력적 욕구를 만들어 낸다. 더 새롭고 더 자극적인 욕구에 익숙해질수록 종전에는 만족스러웠던 섹스는 불충분해진다. 그렇게 중독으로 이어진다. 

자신들이 하고 있는 행동이 성매매라는 사실과 거리를 두려 하는 몇몇 구매자들은 우리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야깃거리였고, 때로는 술을 마시러 가서 구매자들이 접시 밑이나 잔 받침에 돈을 끼워 넣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떤 남자들은 그렇게 해야만 했고, 그렇게까지 하면서 만끽해야만 했다.  - <페이드 포>,141쪽 
이야말로 성매매를 지탱하는 주춧돌이다. 자신과 인생을 공유하는 여성에게 드러낼 수 있을 거라고 이성적으로 기대를 할 수 없는 변태 성향을 다른 계층의 여성에게 떠넘기려는 남성의 고집이다. 여성들은 존중과 경멸, 품위와 천박, 존경과 비난이라는 두 부류로 구별되게 나뉜다.  - <페이드 포>, 145쪽 
아니, 그러니까, 꼭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거냐고...
<페이드 포> 10장의 '고급 창녀 신화'는 몹시 흥미로웠다. 고급이나 저급이나 성매매인 건 똑같은데, 그 사이에 위계가 생기고 성매매 여성들 스스로도 그것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독특하게 가장 하급으로 취급되는 거리 성매매에서 시작해서, 안마, 업소(룸살롱 같은 걸 말하는 듯), 에스코트 에이전시라고 일컬어지는 가장 고급 버전까지 골고루 경험했고 자유롭게 업종을 오갔는데, 오히려 착취의 측면에서는 에스코트가 제일 심하다고 보았다.  

'고급' 성매매 시장에서 겪었던 경험들만큼 '고급' 같지 않은 일은 없었다. 섹스를 위해 돈을 지불하는 데 품격이 있을 리 없고, 성매매가 일어나는 환경이 상관있을 리 만무하다.  - <페이드 포>, 152쪽 
고급 창녀 신화는 대체로 그 신화를 믿으려고 섹스에 큰 돈을 지불하는 구매자들의 욕망과 맞닿으므로(성매매의 다른 신화들과 같이) 계속 지속된다. 많은 성구매자들이 에스코트 에이전시에 전화하면 고급의 질이 집 문 앞에 도착할 거라 짐작하고 싶어 하며, 그 질에는 고급의 여자가 부착됐을 거라는 생각이 뒤따른다. 고급 창녀의 개념은 성매매 시장을 극대화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고, 그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에 의해 전파되었다. 삶의 모든 부분에 계급적 편견이 존재하듯이 에스코트 성매매 여성들은 자신들이 거리 성매매 여성들보다 어찌됐던 더 낫다고 하는 그 개념을 믿는다.  - <페이드 포>, 157쪽 


우리나라에서는 에스코트 여성 비슷한 개념으로 '텐프로'가 있다. 한때 '강남 돌아다니면 눈에 띄는 예쁜 여성들은 다 텐프로'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레이디 크레딧>에서도 텐프로로 표상되는 성매매의 서열화에 대해 분석한다.


그들은 부가가치가 있는 여성에게만 욕정을 느낌(그렇다고 자신에게 암시함으로써 자신의 성욕이 평범한 남성의 성욕과 다르다는(더 고급이라는) 것을 자신에게(그리고 다른 남성에게)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설명을 참고한다면 텐프로라는 업소를 통해 ‘고급‘으로 인정받는 것은 결국 구체성을 상실한 여성 접대부가 아니라 그곳을 이용하는 남성 고객이다.
(...) ‘텐프로‘는 마치 결코 닿을 수 없는, 범접할 수없는 어떤 곳을 나타내는 대명사다. 그러므로 텐프로는 언제나 그보다 낮은 등급의 외부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유흥업소는 텐프로에서 노래방까지 각 분류의 업소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서열화되고 군집을 형성한 채 표상된다. 또한 텐프로를 중심으로 한 업소의 서열화는 여성의 가치가 외모를 기준으로 서열화될 수 있다는 관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언제나 텐프로와 비교해서 ‘부족분‘만을 드러낸다.  - <레이디 크레딧>, 227쪽​

사실 현재 성매매 산업의 재구조화 국면에서 여성들의 위계화된 ‘몸 가치‘, ‘사이즈‘에 따라 업소가 세분화 등급화되어 있다는 생각은 전후 관계가 뒤바뀐 것으로 그 자체로 여성혐오적이며 이데올로기적인 성격을 갖는다. 여성들은 이러한 생각 속에서 자신의 몸가치를 확인하고 언제나 결여된 존재로서 순응해야 한다. - <레이디 크레딧>, 232, 233쪽​


참 성매매 하면서도 지가 고급이고 싶다 이거지.. 거 참 재밌는 욕망이다. 

텐프로라는 걸 설정해서 고급지고 싶은 구매자들 끌어모으고, 여성들에게는 너도 텐프로 될 수 있다며 성형 부추기고.. 진짜 이 세계 돌아가는 꼴이.. 왜 이렇게 지저분하냐.. 

<페이드 포>는 밑줄 그을 곳이 많아서 진도가 빨리 안 나간다. 찬찬히 읽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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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6-15 17: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포르노산업 다루는 다큐를 보고 ㅠㅠ 성희롱과 무시 및 폭력이 난무하고 결국 약물중독이나 에이즈 등으로 불안하고 힘든 삶 속에서 자멸하는 이들이 많더라고요. 산업구조상 빠져나오기도 교묘하고 낙인이 찍히면 다른 일을 하기도 힘들고 ㅠㅠ 열일곱 소녀 이야기 넘 속상하네요. 텐프로같은 소리하고 있네란 소리가 정말 저절로 나오네요 ㅠㅠ

독서괭 2022-06-16 09:44   좋아요 2 | URL
으 다큐도 보기 힘들 것 같네요ㅠㅠ 성구매자보다 성판매자 쪽이 더 낙인이 찍히고 수치스럽게 여겨지는 건 정말 이상한 것 같아요. 도덕적 잣대는 성판매자가 아니라 성구매자에게 적용되어야 하겠고.. 성판매자는 구조적 문제 해결이 없으면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게 참 무서운 일입니다ㅠ 열일곱 소녀 진짜 속상하죠? 똑같이 성적으로 착취당할 바에는 돈을 받겠다라는 결심을 하게 만들다니, 참담합니다ㅠㅠ

다락방 2022-06-15 18: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페이드포 인용해주신 부분 다 기억이 나네요. 저도 책 한 권에 밑줄 긋고 싶었던 책이었어요. 오늘 독서괭 님의 이 글은 왜 읽는데 자꾸 울고싶어지나 모르겠습니다.
함께 읽어주셔서 그리고 써주셔서 감사해요, 독서괭 님.

독서괭 2022-06-16 09:45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을 몰랐으면 제가 이 책을 알지 못했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저자가 ‘산문적 말더듬증‘을 경험하며 써나갔다고 하던데, 읽는 사람도 휘릭휘릭 읽을 수도 없고 읽어서도 안 되는 책 같아요. 계속 열심히 읽고 쓰겠습니다~!

청아 2022-06-15 18: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던 성매매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이
거의다 이 책으로 해소가 되었어요. 읽다보면 화도나고 눈물도 나지만 레이첼 모렌 글을 참 잘쓰더라구요. 성매매를 노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일먼저 읽어봐야할 체험적 글쓰기의 본보기라고 생각해요.
괭님의 읽기를 응원할께요~♡

독서괭 2022-06-16 09:47   좋아요 2 | URL
정말요, 미미님. 체험적 글쓰기의 본보기라는 말씀이 딱이네요. 개인적 체험에서 온 주관적인 느낌들과 객관적 분석이 이렇게 잘 결합되어 있는 글은 보기 드물 것 같아요. 비범한 인물 같습니다. 그 세계에 빠져서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결국에는 성공적으로 빠져 나온 것도 정말 대단하고요. 응원 감사해요!!^^

건수하 2022-06-15 19: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천천히 꾸준히 읽고 계시군요. 저도 요번달은 시작 안하고 읽던 책 마저 마무리해야겠어요 (다음달은 다행히 읽었던 책이니 따라잡을 수 있을듯)

페이드 포 꼭 읽어야겠어요.

독서괭 2022-06-16 09:47   좋아요 4 | URL
<페이드 포> 꼭 읽어보세요~ 전 <레이디 크레딧>과 함께/연달아 읽으니 더 좋더라구요.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니 수하님도 다른 책과 함께 천천히 읽어보세요~^^

책읽는나무 2022-06-15 22: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늘 구매한 책이 <포르노랜드> 라는 책이 한 권 포함되어 있었어요. 아마도 여름 아니면 가을쯤 읽을 것 같은 책이긴 한데..이 책을 읽기 전에 괭님 리뷰하신 이 책도 읽어 봐야겠구나?싶기도 하구요~
헌데 읽으면서 또 가슴 답답함을 느끼겠죠?ㅜㅜ

독서괭 2022-06-16 09:49   좋아요 4 | URL
책나무님, 저도<포르노랜드> 여성주의 책읽기 목록에 있는 거 봤어요! 다락방님이 여러 차례 추천하시던 책 같은데, <페이드 포>의 포르노 부분 읽으면서 저도 그 책을 생각했어요. 그때 더 깊이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읽으시면 답답하고 괴롭고 그렇지만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그레이스 2022-06-17 00: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야동은 성행위를 폭력적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아서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갖게 하므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특히 십대의 경우 그런 왜곡된 배움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폭력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서괭 2022-06-17 12:02   좋아요 2 | URL
네, 정말 요즘 아이들이 야동 등 이상한 영상을 일찍부터 접해서 원래 성이라는 건 그런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ㅠㅠ

잠자냥 2022-06-17 14: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즘 괭님 글 실력 포텐 터진 듯하옵니다.

독서괭 2022-06-17 14:59   좋아요 2 | URL
어이쿠, 과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