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태은이는 어린이집을 안간다고 울었다. 결국 갔는데 조건은 친구를 집에 초대한다는 것.
요즘 날씨가 좋아 어린이집에 4시 즘 가서 놀이터에서 놀다 집에 오는데 놀이터에서 모든 친구에게 집에 가자고 해서 참으로 난처했다
일단 집이 엉망이고(난 사실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
먹을 것도 없고 (집에 과자하나 과일 하나 반찬도 없었다.)
집도 좁고, 집에 예쁜그릇하나 없고
집에 설걷이도 쌓인 채였고(흑 나 이러고 사네)
하지만 내내 귓속말로 오늘 가자고 친구델고 가자고 계속 난리를 치는 통에 엄마 세명에게 가자고 말하고 말았다.
사실 처음이나 마찬가지였다.
엄마 세명이지만 두 엄마에게 아이가 셋이고 한 엄마는 아이가 둘이니 8개월된 아이만 뺴고 밥먹을 아이 8명. 엄마는 나포함 4명
허겁지겁 밥을 앉치고 두부랑 햄을 부치고 미나리 부치고 가자미랑 조기를 굽고, 부추전을 하고 김치 썰고 있는 반찬 없는 반찬 대강 내서 먹기 시작
먹고 치우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거야 뭐 늘 하는 일이니.
아이들은 소꿉놀이에 집에 있는 헬스 자전거와 공놀이 방방이에서 뛰고.
재미있게 놀았다,
여자아이들은 공주옷입고 소꿉놀이하고 남자아이들은 몇개 없는 레고와 꽃불럭
그렇게 두시간 반 놀고는 밤 8시즘 가야된다고 모두 서둘러 허겁지겁 돌아갔다.
자 이제 치우기
아 그런데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얼마전 사달라고 졸랐던 비즈데코(구슬) 그리고 누가 사줬다는 비즈 구슬들이 온 집에 굴러 다니는 청소기 막힐 테니 빨아들일 수도 없고 쓸어버리면 다시 못할테고
태은이에게 주우라 하니 몇개 줍더니 힘들다 징징거리고
그래서 보니 공룡인형 상자는 다른 곳에 섞여있고 소꿉놀이 속엔 점토가 박혀있고
꽃불럭과 비즈 데코 구슬, 그리고 레고 조각과 수막대가 마구 섞여 있고 싸인펜과 색연필 그래파스는 무엇을 했는데 마구 썪여있고. 책으로 담을 쌓아서 책은 다 밖에 나와 있고
밤 10시 다되도록 치우고 설걷이 하는데 완전 뻗었다.
태은이에게 제발 친구는 한두명만 초대해라 했지만 자기 딴엔 4명 초대한 것이 그 동생들과 엄마들 포함 그리 된 것이고
다음에 초대할 떈 네 장난감 네가 챙겨라 했지만 불 가능한 일일 테고
아
친구 초대하는 거 쉬운 일 아니구나를 새삼 느꼈다.
밤에 너무 힘드었는지 잠이 안오더라는.
그래도 아침에 일어난 태은양에게 어제 좋았냐니까 좋았단다.
그래 좋았으면 되었다.
^^
지나고 보니 그 난장판 사진이라도 찍어놓을걸 그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