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의 '새로나온 책'은 거의 매일 검색하는 편이지만 가끔씩 못 보던 책을 서점 신간코너나 언론리뷰에서 볼 때가 있다. 놀랍기도 하고 뭔가 속은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번주에 나온 책 가운데 미키 맥기의 <자기계발의 덫>(모요사, 2011)이 그런 경우다(출판사도 처음 들어본다). 그래도 제목이나 주제가 모두 마음에 든다. 한국에서 붐을 일으켰던 자기계발서의 문제점에 대해선 서동진의 <자유의 의지 자기계발의 의지>(돌베개, 2009)에서 무게 있는 비판을 읽을 수 있었다. <자기계발의 덫>은 미국 '본토'의 사정은 어떤지 들려줄 듯하다. 자기계발서의 애독자라면 필독해볼 만하다... 

  

한국일보(11. 07. 30) 허구적인 자아를 제시하는 현대의 자기계발서들

잡지와 신문, TV 토크쇼와 서적을 통해 하루에도 몇 번씩 소위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이가 “더 나은 나로 거듭나라”며 전하는 생활 수칙들을 접한다. 어느 틈에 자기계발 담론은 하나의 산업군으로 분류할 수 있을 만큼 급증했다. 



<자기계발의 덫>은 이처럼 널리 퍼진 자기계발의 메시지, 특히 관련 서적이 지닌 가치에 의문을 품는다. 사회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저자는 1970년대 이후 발행된 미국의 자기계발서를 토대로 자기계발 문화의 맹점을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1972년부터 2000년 사이 미국의 자기계발서 발행 부수는 두 배 이상 늘었고 전체 출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시장 자율과 경쟁을 기치로 내건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현대의 자기계발서는 허구적인 자아의 미래상만을 제시한다고 꼬집는다. 어느 누구도 혼자서 자아를 실현할 수는 없으며 진정한 자기 형성을 위해서는 타인의 노동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온전히 개인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자수성가가 가능하다면 실패 역시 오직 개인의 단점이나 약점에서 비롯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는 논리적인 허점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

오늘날의 자기계발 문화는 광고와도 닮아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자기 변화를 위한 가장 빠른 수단으로 몸치장에 열을 올리는 교본류의 처세서가 늘고 있다”며 “구강청결제나 비듬샴푸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생활의 기본 예의를 지킬 수 있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이 같은 종류의 자기계발서는 독자들을 미, 건강, 부, 특정 분야의 기술적 지식 등 어떤 근본적인 요소가 결여된 존재로 정의하면서 해결사를 자처한다.

결국 저자는 오늘날의 자기계발 문화가 개인들이 자신의 상처와 불만을 구조적인 사회 문제의 일부로 이해할 가능성에서 비켜서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자기계발서의 성적 불평등 가능성도 덧붙인다. 전통적으로 여성은 배우자나 자녀의 자아실현을 돕는 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표현해 왔지만 자본주의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하는 것만으로 가치를 인정 받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김소연기자)  

11. 07. 29.  

P.S. 서동진의 <자유의 의지 자기계발의 의지>와 함께 떠오르는 건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긍정의 배신>(부키, 2011)인데, 그는 <자기계발의 덫>에 대해 이렇게 평해놓았다. "과연 이 책이 당신을 부유하고 성공적이며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은 당신을 즐겁게 해주고, 대중문화와 경제적 힘을 훨씬 더 잘 이해하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그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데뷔작이 <빈곤의 경제>(청림출판, 2002)이다. 저자명이 '바바라 에렌라이히'로 돼 있어서 같이 검색이 안 된다. 이런 건 맞춰주면 좋지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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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비의 알림
    from seoulrain's me2day 2011-07-30 10:44 
    [책] 자기계발의 덫 — “널리 퍼진 자기계발의 메시지, 특히 관련 서적이 지닌 가치에 의문을 품는다. 사회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저자는 1970년대 이후 발행된 미국의 자기계발서를 토대로 자기계발 문화의 맹점을 지적한다.” (via 로쟈)
 
 
evol 2011-07-29 23:13   좋아요 0 | URL
추천사 명단에 바바라 에런라이크 말고도,
미디어사의 대가 스튜어트 유엔,
감정노동의 저자 알리 러셀 혹칠드 (혹실드?),
역시 저명한 미디어 정치경제학자인 토비 밀러까지.
화려하군요.

로쟈 2011-07-31 11:50   좋아요 0 | URL
성공적인 데뷔작인 듯해요...

펠릭스 2011-07-30 06:37   좋아요 0 | URL
신자유주의 경제체제하에서 끊임없이 자기계발하라는 압박, 준비라는 명분하에 현재를 만끽 못하는 불안의 연속, 모 광고에서 그러던데요. 많은 스팩을 쌓았는데 뽑아주시면 안될까요? 매일매일 성실하십시오!

로쟈 2011-07-31 11:51   좋아요 0 | URL
편리한 관리술이지요...

꼬마요정 2011-07-30 15:58   좋아요 0 | URL
제가 처음 접한 자기계발서는 한 때 엄청 유행했던 치즈 머시기 였어요. 그거 읽고 좀 아니다.. 싶었거든요. 쥐들이 치즈가 가득한 창고를 찾아서 치즈를 약탈(?)하는 걸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지 적어놨더라구요. 차라리 치즈를 만드는 법을 배우지 말이죠.. 그 뒤로도 자기계발서 - 아침형 인간 이런 것들 - 좀 봤는데 읽다보니 그냥 경영학 원론 보는 게 훨씬 낫겠다는 생각을 했죠. 인간을 기업의 부품 취급해서 불량속성을 제거하려는 시도로 보여 불쾌했어요..ㅠㅠ

로쟈 2011-07-31 11:52   좋아요 0 | URL
알아서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라는 주문이지요...

담연 2011-07-31 14:53   좋아요 0 | URL
자기계발을 사회와의 대립각 속에서 비판하였다는 느낌입니다. 쉽게 말해서 자기계발로 인해 사회에 대한 관심을 망각하게 된다는 것인데, 너무 범박한 문제 설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문제를 사회 구조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분명히 필요한 태도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반드시 바람직하기만 한 것일까요? 이 점에 대해서는 푸꼬가 <<주체의 해석학>>에서 보여주었던 '자기에의 배려'라는 개념을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사회의 틀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자기에게 고유한 삶의 형식을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지가 오늘날엔 더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최근에 제가 품고 있는 의문과 곁들여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로쟈 2011-07-31 23:34   좋아요 0 | URL
자기계발의 의지가 자유의 의지와 중복되기도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의문 같습니다. 서동진도 "결국 지난 20년간 한국 자본주의의 변화과정에서 형성된 권력의 주체화의 논리, 즉 '자기계발하는 주체'의 형성은 아이러니하게도 동시에 기존의 규율사회를 비판하고 자유를 꿈꾸는 주체의 자기형성의 논리와 겹쳐져 있다. 그렇다면 이런 자기계발에의 의지와 자유에의 의지의 공모는 불가피한 것일까."(<자유의 의지 자유계발의 의지>, 376)란 고민을 적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경영'이나 '기업가적 자아'로의 주체화가 갖는 문제성을 식별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는지, 빠져나가는 게 가능한지는 별개로 묻더라도요...
 

오늘자 경향신문의 '경제와 세상' 칼럼을 옮겨놓는다. '시골의사'이자 경제평론가인 박경철 씨가 아직 진행형인 한진중공업 사태의 의미와 해법을 짚었다.   

  

경향신문(11. 07. 29) [경제와 세상]대기업이 존경받고 싶다면

‘천성산 지킴이’라 불렸던 지율 스님의 단식은 외견상 6개월간의 공사 지연과 145억원의 공사 손실을 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유형 손실’이 아닌 ‘무형 가치’의 관점에서 본다면 계산은 달라진다. ‘도롱뇽’이라는 한 생명체를 상징으로 한 지율 스님의 강력한 환경운동은 이후 토목공사나 국책사업 등을 계획할 때마다 ‘천성산’의 기억을 가장 먼저 떠오르게 할 것이고, 강력한 자기검열의 기준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지율 스님의 ‘도롱뇽 전쟁’은 유형의 손실과 무형의 이익이라는 양자의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마땅하다. 우리는 보통 자연물을 대상으로 가치를 산정하지 않지만, 가격이 매겨지지 않은 자연이 훼손될 경우, 그것을 복구하는데 드는 미래의 ‘그림자 비용’은 구조물의 가치보다 훨씬 큰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모든 문제는 단기적 득실과 장기적 득실, 나아가서는 당대성의 관점과 시대성의 관점이라는 두 가지 기준에서 해석되어야만 한다

같은 맥락에서 지금의 ‘한진중공업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사측에서는 정당한 경영행위에 대한 극렬한 노동운동이라고 하고, 노측에서는 생존권을 주장하는 노동자의 피 끓는 절규라고 말한다. 이 대립되는 문제를 단기적인 이해의 관점에서 보면 영업손실과 같은 물질적 손익계산이 앞서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득실은 달라진다. 이유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떠오르는 가장 뜨거운 이슈 중의 하나인 대기업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문제란 물론 부의 편중, 중소협력업체와의 불공정 계약,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 불법 상속 증여문제 등을 가리킨다. 불균형은 반드시 부작용을 낳는다. 대기업의 성장은 과거 국민들의 희망에서 서운함으로, 다시 배신감으로, 나아가서 분노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법인격’의 관점에서 보면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 몰라도 그 법인의 성장이 국가사회적인 지원에 힘입은 것이라면, 국민들은 기업을 ‘법인격’이 아닌 ‘인격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의 문제는 이 모든 문제의 축소판이다. 과연 지금 상황에서 국가 공권력을 투입해서까지 지켜줘야 할 법인의 이해문제는 무조건 정당한 것인지, 아니면 인격적인 차원에서 부양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이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되었을 때, 그에 대한 생존 차원의 저항을 하는 것이 무조건 부당한 것인지가 핵심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진중공업 사태는 시장과 기업이 중시하는 ‘법인격’과 ‘대중’이 생각하는 ‘인격’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실로 중요한 시험대에 선 셈이다. 이 문제는 이 시대 한국사회의 주류가 고공 크레인에 매달린 노동자의 절규를 두고, 약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금 양보하며, “그만하면 최선을 다했다”는 수준이라도 정서적 화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감력’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제대로 된 상황 인식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만에 하나 상상하기도 싫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면, 대중은 탐욕스러운 법인격에 의해 대중의 인격권이 침해당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 경우 발화될 대중의 분노와 그동안의 외면에 대한 죄의식이 결합할 경우, 대중이 재벌에 대해 본격적으로 돌을 드는 발화점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재벌 스스로를 위해서도 절대 이 문제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하지만 만약 이 문제를 존중의 바탕 위에서 풀어간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건강한 희망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천성산 도룡뇽이 보이지 않는 미래 가치에 미친 영향처럼, 이 문제 역시 향후 화산처럼 터져나올 재벌 개혁과 자본 독주에 대한 분노를 연착륙시키고,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벌과 대기업이 진정 이 땅에서 존경받기를 원한다면, 이번에는 진짜 ‘통큰 양보’가 필요한 것이다

11. 0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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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미술 전시회 소식이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오늘의 프랑스 미술'전 10월 16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특별히 '마르셀 뒤샹 프라이즈' 수상자와 후보자들의 작품이 대거 전시된다고. 좀 멀기는 하지만, 시간을 내 한번쯤 걸음해도 좋겠다.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 중인 마티유 메르시에가 2006년에 제작한 브론즈동상 ‘호모클러스’(Homoclus)  

경향신문(11. 07. 29) 현대미술 아버지, 마르셀 뒤샹에 대한 경의

‘오늘의 프랑스 미술: Marcel Duchamp Prize(마르셀 뒤샹 프라이즈)’전이 10월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본관에서 열린다. 프랑스 현대미술의 흐름과 첨단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프랑스 출신인 마르셀 뒤샹(1887~1968)은 1917년 남성용 소변기를 뒤집은 작품 ‘샘(Fontaine)’을 선보이며 ‘레디 메이드’라는 현대예술의 새 장을 개척,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초현실주의 미술가다. 그의 아방가르드적인 정신을 기려 제정된 ‘마르셀 뒤샹 프라이즈’는 프랑스의 현대미술국제화추진회가 2000년부터 세계 미술 무대에서 영향력 있는 프랑스 출신의 젊은 현대미술가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번 전시에는 마르셀 뒤샹 프라이즈 수상자와 후보자 45명 중 16명이 작업한 영상, 설치, 조각, 사진, 판화 등 10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4명의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을 방문해 자신의 작품을 직접 설치하는 등 한국 전시에 관심을 나타냈다.  

5개월 동안 준비한 이번 전시는 흔히 접할 수 있는 회화보다 설치와 미디어에 비중을 둔 게 특징이다. ‘오브제’라고 불리는 일상의 물건들을 예술적인 상황으로 바꾸는 작업을 통해, ‘예술은 눈에 보이는 물건 자체만이 아니라 정신 속에도 담겨있다’는 주제를 강조했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작품보다 역사의식을 되짚어보는 작품이 대부분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전통과 모더니즘을 연결해 작품에 녹인 작가 마티유 메르시에(41)는 산업화의 소산물인 일상적인 물건들을 삶에 끌어들여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슈퍼에서 구입한 알록달록한 생활용품들을 이용해 몬드리안의 작품처럼 수직·수평선과 몇 가지 색을 조합해 시각적 형태를 표현했다.

작곡하면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창작품을 만드는 셀레스트 부르시에-무주노(50)는 전시관에 동그란 물통 3개를 바닥에 설치하고 펌프에 의해 생성되는 가벼운 전류효과로 회전하는 물통 안에서 도자기 그릇들이 서로 부딪쳐 소리를 내도록 한 작품을 선보인다.

비디오 아티스트인 로랑 그라소(39)와 시프리앙 가이야르(31)의 영상작업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품이다. 지난해 마르셀 뒤샹 프라이즈 수상자인 가이야르의 영상물 중에 ‘레이크 아치’는 1분30초 길이의 짧은 영상이지만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다. 강물의 수심이 얕은 줄 모르고 다이빙한 두 남성이 코피를 흘리며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을 담았다.

지난해 광주비엔날레 초대작가였던 그라소는 3부작인 ‘데스 뉘안스키 레이온’에서 이익을 위해 싸우는 인간의 모습, 잘못 지어진 건축물의 파괴 장면 등을 통해 망가진 존재의 미학을 해부했다.

음식을 재료로 이용한 미셸 블라지(45)의 작품은 음식 썩는 냄새를 감당할 수 없어 전시하지 못하고 대신 설겆이용 세제를 이용한 거품 나는 그릇을 설치했다. 블라지는 ‘현재’와 ‘살아있음’을 강조하기 때문에 작품 도록을 만들지 않고 대신 자신의 작품 레시피(요리법)를 제작하는 작가다.

한국 전시를 위해 내한한 프랑스 현대미술국제화추진회 질 푸시 회장(80)은 “1994년 설립된 현대미술국제화추진회는 300여명의 현대미술품 개인 소장가들을 주축으로 프랑스 미술의 홍보와 세계화에 앞장서는 단체”라며 “예술은 소수의 엘리트 집단이 향유하는 문화라는 생각을 지양하고 모든 사람이 예술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02)2188-6000 (유인화 선임기자) 

11. 07. 28. 

 

P.S. 뒤샹을 위한 책 몇 권도 골라본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모더니즘 편>(휴머니스트, 2011)은 현대미술의 전반적인 배경을 일러주는 책이겠고, 베르나르 마르카데의 <마르셀 뒤샹>(을유문화사, 2010)은 가장 두툼한 평전이다. 닐 콕스 등의 <마르셀 뒤샹>(시공아트, 2009) 표준적인 소개서. 그밖에도 화집과 인터뷰집 등이 다수 출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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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 커넥션

푸른역사 아카데미의 제안을 받고 8월중 네 차례에 걸쳐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읽기'를 진행하기로 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4시-6시에 이루어지며 장소는 푸른역사 아카데미다(http://blog.daum.net/purunacademy/71). 강의 개요와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일독에 대한 욕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안내를 보태자면 내주부터는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도스토예프스키 커넥션' 강의도 진행된다).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지작 장편소설이자 세계문학의 걸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으려고 합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모든 것이 집약된 이 작품에서 인간의 본성과 정념의 문제, 신과 구원의 문제, 이성과 광기의 문제 등을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1강. 8월 5일_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세계

작가와 문학세계 전반에 대한 소개. 1부 1편까지 읽기. 



2강. 8월 12일_ 호색한들과 대심문관 편

1부 2편에서 2부 5편까지 읽기. 인물 소개와 대심문관 편. 



3강. 8월 19일_ 조시마 장로의 설교와 알료샤의 꿈

2부 6편에서 3부 9편까지 읽기. 작품의 사상적 주제. 

4강. 8월 26일_ 어린아이 테마와 대단원

4부와 에필로그 읽기. 토론 

11. 0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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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9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9 0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2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8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8월의 읽을 만한 책'을 며칠 앞당겨 골라놓는다. 그런다고 유달리 긴 장마가 빨리 끝날 리 없겠지만 마음은 조금더 볕이 드는 쪽으로 옮겨가고 싶다. 물론 불볕 더위가 닥치게 되면 이 지루한 장마가 혹 그리울지도 모르겠지만.   

1. 문학 

정과리 교수가 고른 책은 김이설의 <환영>(자음과모음, 2011)이다. "요 근래의 한국 소설에 의미심장한 변화가 보인다면, 그것은 1990년대 이래 희미해져 가던 사회성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는 진단하에 그런 경향을 주도한 작가 중 하나로 김이설을 꼽았다. 이미 지난달에 이 자리에서 골라놓았으니 따로 덧붙이지 않아도 되겠다. 나도 최근에 읽었는데, 감상은 다른 자리에 적어두려고 한다.    

 

새로 작가를 보태자면 다자이 오사무는 어떨까. 대표작 <인간실격>이나 <사양> 외 최근에 (다시) 나온 <쓰가루 외>(문학동네, 2011) 같은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 다자이 오사무 같은 경우는 체계적으로 번역본이 나오지 않아서 중복되는 단편들이 많지만 처음 번역되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 <정의와 미소>(세시, 2011)나 <굿바이>(예문, 2010)에 실린 몇몇 단편이 그렇다. 작년에 다자이의 작품을 여러 편 다시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몇 편 더 보태어 읽고 작가론이라도 써보고 싶다...  

2. 역사 

김기덕 교수가 추천한 역사서는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펴낸 <조선사람의 세계여행>(글항아리, 2011)이다. "이 책에 소개된 12가지 이야기는 풍랑에 의해 표류된 경우, 북경 사행길, 일본 통신사행, 공녀로 팔려간 경우처럼 실제 자유 여행에 해당하지 않는 것도 많으나, 그 이야기 속에는 구체적인 삶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어 자유 여행 못지않은 정보와 즐거움을 준다"는 평이다. 그런 여행길에 필히 동행했을 역관들의 이야기로 이상각의 <조선역관열전>(서해문집, 2011)도 같이 읽어볼 만하다. 또 개화기 지식인들의 세계여행을 다룬 책으로 이승원의 <세계로 떠난 조선의 지식인들>(휴머니스트, 2009)도 같이 묶을 만하다.    

3. 철학 

김형철 교수가 고른 책은 마티아스 루의 <축구화를 신은 소크라테스>(함께읽는책, 2011)다. 제목만으론 좀 미심쩍은 책이지만 "도대체 축구와 철학 사이에서 이런 연관관계를 찾아낸 것이 신기하다 할 정도다. 철학적 글쓰기의 폭을 넓히는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이라는 평이다. 게다가 저자는 프랑스의 수재학교 고등사범 출신의 젊은 철학교수라고. 축구화를 신은 소크라테스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면, '진짜' 소크라테스를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내가 고른 건 플라톤의 대화편 가운데 <파이드로스>이다. 국내에는 현재 두 종의 번역본이 나와 있는 성싶다. <소크라테스의 변명>(글로북스, 2011)에 수록된 <파이드로스>는 짐작에 일어본을 중역한 것인 듯싶다.  

4. 정치/사회 

강정인 교수가 추천한 책은 로버트 서먼의 <달라이 라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김영사, 2011)이다. 제목만으로도 중국과 티베트 문제를 다룬 책이란 걸 짐작하게 한다. 달라이 라마의 책은 거의 100권에 육박할 정도로 많이 출간돼 있는데, 클로드 르방송의 <달라이 라마 평전>(바움, 2008)과 이시하마 유미코의 티베트 입문서 <티베트, 달라이 라마의 나라>(이산, 2007)를 참고할 만한 책으로 꼽아둔다.   

5. 경제/경영 

박원암 교수가 고른 책은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도시의 승리>(해냄, 2011)다. 하버드대에서 도시경제학을 강의하는 저자의 도시예찬론으로 이미 다룬 적이 있는 군말은 보태지 않는다. 다만 균형을 잡자면 그런 도시의 이면도 살펴보는 게 좋겠다. 정진열/김형재의 <이면의 도시>(자음과모음, 2011)과 이경훈의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푸른숲, 2011) 같은 책. 만약 '도시가 아니라면' 도시예찬론에서도 비껴나는 것인가.     

6. 과학 

장경애 실장이 고른 과학책은 조홍섭의 <한반도 자연사 기행>(한겨레출판, 2011)이다. 저자는 한겨레신문의 환경전문 기자로 <생명과 환경의 수수께끼>(고즈윈, 2005), <프랑켄슈타인인가 멋진 신세계인가>(한겨레출판, 1999) 등의 저작을 내놓은 경력이 있다. 새로 나온 책은 "한반도를 누비며 발품을 팔고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인터뷰하고 토론한 결과가 글과 함께 사진, 일러스트와 잘 어우러져 우리 땅을 이해하는데 좋은 출발점이 될 것 같다"는 평이다.  

7. 예술 

이주은 교수가 추천한 책은 유재현의 <시네마 온더로드: 영화로 보는 아시아의 역사>( 그린비, 2011)다. 이미 '온더로드' 시리즈를 통해 아시아 각국의 현실/현장에 대한 르포를 제시해온 저자가 이번엔 스크린 속 재현과 스크린 너머의 현실을 대질시키고 있다. "<시네마 온더로드>는 영화를 비판할 목적이라기보다는 영화로부터 역사를 바라보는 길을 모색하려는 책이다. 관객이 영화의 장면들을 무작정 받아들이지 말고 예리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보기를 바라는 저자의 심정이 엿보인다"고 추천자는 적었다.    

8. 교양 

탁석산 철학자가 고른 책은 돈 쿨릭과 앤 메넬리의 <팻 - 비만과 집착의 문화인류학>(소동, 2011)이다. "비만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깊고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라는 걸 알려주는 책이라고. 우리 몸에 대해서 깊고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주는 책으로 수지 오바크의 <몸에 갇힌 사람들>(창비, 2011)도 눈길을 끈다. 부제는 '불안과 강박을 치유하는 몸의 심리학'이고 저자는 고(故) 다이애너 왕세자비를 상담했던 정신분석가로 영국에서는 '프로이트 이래 가장 유명한 정신분석가'로 불린다고. 여러 상담사례를 통해 몸 때문에 고통받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다룬 책.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저자는 비만을 주제로 한 책도 썼다. <비만은 페미니즘의 주제다>란 제목. 소개됨직한 타이틀이다.    

9. 실용 

손수호 논설위원이 고른 책은 박희선의 <아주 특별한 바다 여행>(자연과생태, 2011)이다. 비록 표지는 시원한 느낌을 전해주지 않지만 8월에 어울리는 타이틀이다. "인천 앞바다에서 부산 오륙도를 거쳐 서귀포 문섬에 이르는 해양보호구역 14곳을 답사하면서 각별한 바다의 기별을 전하고 있다"고. 여행이라고 하니 역시 제주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제주 올레 여행 안내서들은 많이 나와 있기에 다른 쪽으로 고른다면 김병훈의 <제주 자전거여행>(터치아트, 2010)도 있다(8월의 자전거 여행은 좀 무리겠지만). 민속학자 주강현의 <제주기행>(웅진지식하우스, 2011)은 제주도도 아는 만큼 보게 해줄 것이다.   

10. 지구사 

내 맘대로 고르는 주제는 지구사로 정했다. 크리스토퍼 로이드의 <지구 위의 모든 역사>(김영사, 2011) 때문에 상기하게 된 주제다. 사실 '지구사'란 말도 아직 합의된 용어는 아닌 듯싶다. '글로벌 히스토리', '거대사', '빅히스토리' 등이 통일되지 않은 채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멜라 카일 크로슬리의 입문서 <글로벌 히스토리란 무엇인가>(휴머니스트, 2010)와 국내 저자들이 엮은 <지구사의 도전>(서해문집, 2010)을 보면 감이 좀 잡히지 않을까. 여하튼 문명사나 제국사로도 성에 차지 않는 분이라면 지구사에 한번 도전해보시길(그 다음은 우주사에 관한 책들이다). 

11. 07. 27.  

P.S. 이번 8월에도 강의차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을 예정이지만, 이미 작년 7월에 '이달에 읽을 만한 고전'으로 꼽았었다. 다른 작품을 고르자면, <푸슈킨 선집>(민음사, 2011)이 어떨까 한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문학을 가능하게 한 러시아 국민문학의 아버지가 바로 푸슈킨이다. 이번에 나온 선집에는 그의 희곡과 서사시가 망라돼 있다. 지난 1999년 푸슈킨 탄생 200주년을 맞이해 나온 푸슈킨 전집/선집들이 대거 절판된 참이라 반가운 작품집이다. 역자인 최선 교수 번역본으로는 <벨킨 이야기. 스페이드 여왕>(민음사)과 <예브게니 오네긴>(서울대출판부)도 읽어볼 수 있다. 거기에 <대위의 딸>까지 보태면 서정시를 제외한 '푸슈킨 전집'이 된다. 

 

내친 김에 찾아본 옥스포드 문고판 푸슈킨 작품들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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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8 12: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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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8 13: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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