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또 책과 씨름하다가('읽느라'가 아니라 '찾느라'다) 다시금 낭패감을 느끼며(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 그냥 밀린 페이퍼 가운데 하나를 처리한다(이런 페이퍼 거리는 자동 망실되기까지 하루에도 몇 개씩 쌓인다). 아리스토텔레스에 관한 것이다. 그리스 철학 고전 가운데 내가 강의에서 다룬 건 플라톤의 <국가>나 몇몇 대화편,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등이다. 그렇다고 더 욕심이 있는 건 아닌데(다뤄야 할 책들이 부지기수인지라) 한편으로는 기회가 닿지 않기도 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같은 경우가 그렇다. 언젠가는 지방의 한 연속강좌에서 정치철학에 관한 강의를 계획하면서 플라톤의 <국가>와 함께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도 커리큘럼에 포함시켰는데, 문학 강의로 바뀌면서 무산되었다. 이번에 <정치학>을 옮긴 김재홍 교수의 가이드북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쌤앤파커스)이 출간되었기에 생각이 났다. 그런 강의의 부교재로 읽어볼 만한 책이다. 





 










'리더스 클래식' 시리즈의 하나로 나왔는데, 앞서 <애덤 스미스 국부론>, <존 론스 정의론>, <존 로크 통치론> 등이 나왔다. 고전의 다이제스트이자 가이드북에 해당하는 시리즈다. 



다시 아리스토텔레스로 돌아오자면 <정치학>의 경우에는 천병희 선생의 번역본과 함께 김재홍 교수의 번역본을 교재로 쓸 수 있다. <정치학>과 함께 다시 떠올린 책은 <영혼에 관하여>(아카넷)다. 이번에 새 번역본이 나와서인데, 예전 궁리판은 절판된 상태였다. '정암고전총서'의 첫 권인데, 정암학당 고전 연구자들의 그리스-로마 고전 번역 총서다. 근간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과 키케로의 <법률론> 등이 예고돼 있다. <영혼에 관하여>의 의의는 무엇인가.


"<영혼에 관하여>는 아리스토텔레스 이론 철학의 최고봉인 <형이상학>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동물/생물 관련 저술들에 다리를 놓는 작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저술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을 비롯한 고대 철학자들의 연구를 총괄하고 비판적으로 사유하여 영혼을 ‘삶의 원동력’으로 논한다."


내년 고전 독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론에서부터 시작해봐도 좋겠다... 


18.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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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출간기념으로 1월 10일과 17일 저녁, 두 차례에 걸쳐서 특강을 갖는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신청은 http://blog.aladin.co.kr/culture/10548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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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h 2018-12-22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명 2회 첨석합니다

2018-12-22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gredyk59 2018-12-23 0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명 2회 참석 요청입니다

로쟈 2018-12-23 09:06   좋아요 0 | URL
댓글을 신청 페이지에 달아주세요.~
 

한해의 강의 일정이 마무리되어 간다. 다음 한주가 남았지만 연말 분위기에 약간이라도 휩싸이다 보면 가볍게 지나갈 것이다. 게다가 부담스러운 분량의 작품도 없다(<분노의 포도> 강의가 있지만 이미 다뤄본 작품이다). 지난 일년을 되돌아보며 감회의 시간을 가져도 될 만한 것.

지난 1월에 일본근대문학기행으로 한해를 시작하면서 도쿄와 <설국>의 무대인 에치코 유자와까지 방문했었지만 달력을 다시 봐야 할 정도로 오래전처럼 여겨진다. 그 사이에 너무 많은 일이 있었던 것. 내 경우에는 너무 많은 강의와 너무 많은 책이 있었던 것.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가려면 적게 잡아도 400회 이상의 강의와 2000권 이상의 책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매달 최소 200권의 책을 나는 만져본다. 읽는 건 별개더라도).

일본에서 일본맥주를 마셔보았고(그것도 신주쿠에서) 독일에서 독일맥주를 마셔보았으니(뮌헨과 헤세의 고향 칼브에서) 그만하면 한해의 사치로는 충분했다. 4월 23일, 기억에는 세계 책의 날부터, 20년만에 다시 쓰기 시작한 시도 180편 넘게 썼으니 이쪽으로도 나는 한껏 욕심을 부렸다. 출간해야 할 책이 서평집 <책에 빠져 죽지 않기>를 제외하고 다시 또 미뤄졌다는 게 흠이긴 하지만(시말서를 써야 할까) 강의 일정을 고려하면 정상참작이 안되는 바도 아니다. 다만 내년에는 분발하거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저서뿐 아니라 번역서도 몇 권 밀려 있기 때문이다.

계획대로라면 내년에는 이탈리아(3월)와 영국(9월) 문학기행을 다녀와야 하고 최소 서너 권(목표는 대여섯 권)의 책과 세 권의 번역서를 내야 한다. 아마도 올해만큼 바쁜 한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새로운 강의, 새 책과 만나는 일은 여전히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 일이 더이상 의욕을 부추기지 못할 때 나는 노년에 들어서게 되리라.

해를 넘기기 전에 유발 하라리의 책들과 히틀러 평전에 대한 소개글을 써야 한다. 하라리의 책들을 다시 훑어야 하고 두꺼운 히틀러 평전들과도 씨름해야 한다. 그러고 보니 새해가 쉬이 올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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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gles 2018-12-27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께서 많은 강의와 책을 다루신 덕분에 제 인문학 생활이 풍성해졌습니다. 읽는 것과는 별개로..ㅎㅎㅎ 올 한해 제겐 과분했던 좋은 강의 매우 감사드립니다.

로쟈 2018-12-29 09:49   좋아요 0 | URL
네 새해에도 달려보아요.~
 

에드거 앨런 포 전집(시공사)이 새로 나왔다. 장르별 분류로 전6권이다. 기존에 전집이 없지 않았지만 소설 전집이었던 데 반해서 이번에는 시와 에세이까지 포함돼 있는 게 특징이다. 게다가 양장본이어서 결정판의 모양새도 갖추었다(내가 갖고 있는 건 문고본이었다).

주요 작품들을 한데 모아놓는 게 전집의 의의이지만 분량상 강의 교재로는 불편하다. 강의에 참고하는 정도. 올해 미국문학을 강의하며 포 문학의 의의에 대해서도 짚어본 터라 기회가 닿을 때 한마디 하기로 하고, 이번 전집에 대해서는 에세이 선집 <글쓰기의 철학>이 포함돼 있다는 걸 특별히 강조하고자 한다(‘작문의 철학‘이 포함돼 있어서 제목이 그렇게 붙여진 듯하다).

또다른 중요한 에세이로 보들레르와 프랑스 상징주의에 큰 영향을 미친 ‘시의 원리‘도 들어 있다(단편론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이전에 <생각의 즐거움>이란 제목의 산문집에 번역돼 있었는데 이미 절판된 지 오래돼 참고할 수 없었다. ‘시의 원리‘는 자작시 ‘갈가마귀‘의 해설도 겸하고 있는데 이 시의 후렴구 ‘Never more‘를 어떻게 옮겼느냐도 번역본 선택의 포인트. 이번 전집판은 시 제목은 ‘까마귀‘로, 시구는 ‘결코 더는‘이라고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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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 일기와 노트‘ 둘째 권이 나왔다. <의식은 육체의 굴레에 묶여>(이후). 첫째 권 <다시 태어나다>를 어디까지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그에 앞서 책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마치 독촉하듯이 둘째 권이 나왔고 또 어김없이 원서와 함께 주문했다. ‘손택의 모든 책‘이라고 작정했기에 불가피한 수순이다. 다만 좀 체계적으로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수전 손택론 정도 쓸 수 있으려면 어디까지 읽었는지, 무얼 더 읽어야 하는지 점검도 필요하다.

손택의 에세이, 혹은 매력적인 작가론을 읽자면 그녀가 다루는 작가나 작품도 읽어야 하기에 일의 견적이 늘어난다. 그래서 독서를 보류한 경우도 기억에는 꽤 된다. 지금 다시 점검해보면 예전에 읽을 수 없었던 작가나 작품도 있으리라. 지금은 독서가 가능한. 가령 로베르트 발저만 하더라도 그렇다. 발저론이 손택의 책 어디에 실려 있는지도 확인해봐야겠다.

그리고 ‘일기와 노트‘라면 나대로도 쓸 수 있는 장르다. 이렇게 페이퍼로 적는 것 말고 조금 긴 호흡의 글도 써야겠다는 생각이다. 내년의 과제로 진지하게 고려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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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12-19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조 해야 할 것>에 나오는 발저의 목소리
샘글 통해서? 알게 된후 지난 발저 강의 때 읽었던~
이글 읽고 다시 찾아서 읽어봤네요.

로쟈 2018-12-20 22:14   좋아요 0 | URL
네, <강조해야 할 것>에 있군요. 저도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