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에 국문학자이자 문학평른가 김윤식 선생(1936-2018)의 부고를 접했다. 위중한 상태라는 소식은 들은 바 있어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대학에 처음 입학하던 해 ‘한국근대문학의 이해‘라는 강의를 들은 이후 30년간 선생의 많은 책을 읽었고 많이 배웠다. 러시아문학뿐 아니라 세계문학에서 근대와 근대성이 무엇인가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지고 강의하고 있는 현재의 일상도 선생의 강의와 책에서 계발된 바 크다. 공저를 포함해 250권이 넘는 저작은 앞으로도 후학들에게 추월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질에 있어서도 <이광수와 그의 시대>를 필두로 한 선생의 한국근대문학사 탐구와 비평은 후학들이 뛰어넘어야 할 산맥이다.

올해 한국문학계는 황현산 선생(1946-2018), 허수경 시 인(1964-2018)에 이어서 소중한 경륜과 자산을 잃었다. 애석한 마음과 함께 감사를 표하고 싶다. 선생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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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2018-10-26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올려주시는 교수님께 감사드려요
문학의 깊이를 폭넓게 배우고 있고 자극도 됩니다
건강관리 잘하십시오~

로쟈 2018-10-26 23:3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다시금 돌아와 서재의 PC로 적는 페이퍼다. 출국하는 날부터 상태가 안 좋았는데 핸드폰이 고장이 나서 긴급통화만 가능하고 카톡도 와이파이존에서만 된다. 핸드폰 상태만으로는 독일에 있을 때와 다를 게 없다(와도 온 게 아닌 것인가?). 



열흘간이었지만 밀린 책들이 또 적지 않다. 그 가운데, 러시아문학도 끼여 있어서 미리 '처리'한다. 언젠가 한번 소개한 바 있는 블라디미르 보이노비치의 <병사 이반 촌킨의 삶과 이상한 모험>(문학과지성사)이 드디어 나왔다(알라딘에는 영어판과 함께 스페인어판도 뜬다). 소비에트 풍자문학 대표작가의 대표작. 


"러시아 우화에 등장하는 '바보 이반'을 차용해 스탈린 체제하 소련을 그린 <병사 이반 촌킨의 삶과 이상한 모험>이 지하 출판에 이어 서방에서 출판되고, 보이노비치가 반체제 인사 탄압 저항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그 역시 반체제 인사로 분류됐다. 그는 감시와 협박에 시달리고 심지어 KGB의 독살 시도까지 뒤따랐으며, 끝내 국외로 추방당했다. 하지만 보이노비치는 어떤 상황에서도 펜을 꺾지 않고 부조리한 체제와 그 체제가 낳은 개인들의 위선에 끊임없이 성내고 대들며 소련 사회와 온갖 군상을 기록했다. 한 편의 부조리극 같은 현실을 코믹하지만 신랄하게 풍자한 <촌킨>은 보이노비치의 삶과 문학 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풍자문학으로는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와 비교해볼 수도 있겠는데, 예술가소설과 민담류 소설이라는 게 차이점이라면 차이점. 20세기 러시아문학을 새로 강의한다면, 한 주를 할애해도 좋겠다 싶다...


18.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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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맘 2018-10-25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오시자마자! 독일문학기행 잘 읽었습니다^^건강도 챙기십시오^^요즘 건강이 걱정되는 한분(!)이 있는데 선생님 걱정까지 되네요ㅋ 오래오래 건강히 뵙고 싶은 욕심에~

로쟈 2018-10-26 08:35   좋아요 0 | URL
아직은 괜찮습니다.^^
 

강의 공지다. 이진아도서관에서 10월 30일부터 12월 8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에 ‘20세기 러시아 예술가소설‘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 이반 부닌과 나보코프, 그리고 파스테르나크의 작품을 읽는 강의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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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gles 2018-10-25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착하시자 마자 강의 공지~ 감사합니다^^

로쟈 2018-10-26 08:34   좋아요 0 | URL
^^
 

함부르크공항에서 탑승을 앞두고 있다. 출국이라고 적지 않은 건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환승해야 하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유일한 일정으로 찾아간 곳은 함부르크미술관인데 뭉크의 대표작 몇 점과 인상파 그림들도 소장하고 있지만 간판 그림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다. 독일 낭만주의를 대변하는 작품으로 책표지에도 자주 쓰이기에 친숙한 그림이다. 실물을 보니 생각만큼 큰 그림은 아니었다.

호텔에서 가까운 거리였지만(10-15분) 교통체증으로 무려 한 시간 가까이 걸려서야 미술관에 도착했고 관람시간도 한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그림들만 바쁘게 둘러보고 기념품숍에서 소개책자를 구입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 이제 비행기에 탑승하여 이륙을 기다리는 중이다...

여기는 프랑크푸르트. 이제 귀국행 비행기의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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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문학기행의 마지막 공식 일정은 토마스 만의 고향 뤼벡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중세 한자동맹의 중심도시였지만 17세기 이후에는 기세가 꺾였고 현재 인구 22만 가량의 중소도시다. 함부르크에서 뤼벡까지는 1시간 거리(하지만 일정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교통체증으로 30분 이상 더 소요되었다). 중세 때 세워진 뤼벡의 관문 홀슈텐 문을 거쳐서 옛 도심으로 들어갔는데 목적지인 부덴브로크하우스까지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다.

부덴브로크하우스는 이름대로 만의 첫 장편이자 걸작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1901)을 중심으로 한 토마스 만 문학관이다. 작품의 등장하는 부덴브로크가의 저택 내부를 일부 재현하면서 만의 집안, 특히 형 하인리히 만과 토마스 만을 중심으로 만 가계의 여러 인물들도 조명하고 있었다. 토마스 만 문학의 의의와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의 성취에 대해서 짧은 강의를 하고 기념품코너에서 독어판 <부덴브로크의 사람들>을 구입했다. 독어를 읽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간단한 문장은 식별할 수 있기에. 그리고 의당 그래야 할 것 같아서(전시실에는 일어판과 중국어판도 여러 언어의 번역판들과 나란히 전시되어 있었는데 한국어판은 빠져서 아쉬웠다).

부덴브로크하우스에서 빠져나와 향한 곳은 귄터 그라스하우스다. 사실 예상 못했던 방문지인데 여행사에서 알아내어 일정에 넣은 곳으로 귄터 그라스의 생애와 함께 화가 귄터 그라스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공간이다. 국내에도 그의 스케치북이 나와 있지만 그라스는 미술가로도 상당한 실력을 발휘했던 작가다. 대표작 <양철북>(1959)의 책표지 등도 모두 그의 작품이고. 문학과 관련한 자료 전시관은 아니었지만(현재의 폴란드 그단스크가 그라스의 고향이자 <양철북>의 배경인 단치히다) 그라스 체취를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독어판 <양철북>을 구입했다.

자유식으로 점심을 먹고 난 오후시간은 자유시간이어서 일행은 독일의 대표 마트들에서 귀국을 위한 쇼핑을 즐겼다. 이렇게 또 한 차례의 문학기행이 마무리되는구나 싶었다. 내년 봄에는 이탈리아 문학기행이 예정돼 있는데 귀국하는 대로 세부 일정을 확정할 참이다. 오늘 오후 (독일은 현재 새벽시간이다) 공항으로 향하기 전 함부르크미술관의 그림들을 독일의 마지막 인상으로 남겨놓으려 한다. 미리 작별의 인사를 적는다.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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