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알라딘 북플에서는 과거 작성글을 리마인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오늘 아침에는 무려 13년전 페이퍼다('의인의 길과 악인의 길'이란 제목으로 성경의 시편 1편 읽기였다). 그때만 해도 여러 가지 의미로 건강했던 모양이다. 여건이 그맘때 같지 않지만 그래도 자극을 받아서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이달에는 신년 벽두부터 고르도록 한다.
















1. 문학예술 


작가들의 산문집이 예삿일처럼 출간되고 있는데, 이달에는 시인들의 산문집을 골랐다. 서효인 시인과 박혜진 평론가의 <읽을 것들은 이토록 쌓여가고>(난다)는 '읽어본다' 시리즈의 하나. 1년간의 독서일기를 모은 것이다. 책읽기이면서 책일기인 것. 제목에 무엇보다도 공감하게 된다. '이토록'이 좀더 쌓이게 되면 '미치도록'이 된다. 


김소연 시인의 산문집은 <나를 뺀 세상의 전부>(마음의숲)다. "저는 제 자신이 텅 비어 있는 자아이기를 바라고, 제가 살아가며 만나는 접촉면들로부터 받은 영향들로 제가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항상 제가 저에게 낯선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야 이 세상과 타인들을 관성적으로 바라보지 않을 거라 여기면서요." 시인의 기획은 세상에서 나를 뺌으로써 '텅 비어 있는 자아'를 만들고 이를 통해서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겠다는 것이다. 특기할 만한 것은 그것이 바로 산문정신이라는 데 있다. 자아를 최대한 낮추는 데 산문의 미덕이 있기에. 시가 아닌 산문으로 장르를 바꿀 때 몸의 높이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표나게 의식한 산문집이다. 


그리고 이근화 시인의 <고독할 권리>(현대문학). "여성이자 엄마, 시인이자 생활인이라는 무수한 자의식과 씨름하면서도 일상의 소소한 사물과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을 시인만의 다채로운 감각으로 포착하여 가족과 이웃이 함께하는 생활의 온기를 구김살 없이 풀어낸다." 전형적인 시인의 산문집이다. 그럼에도 시가 아니라 산문집이 되는 것은 '일상'을 다루어서다. 




   












소설은 데이비드 미첼의 책을 고른다. 이미 여러 작품이 번역된 작가인데, 지난 가을에 나온 <야코프의 천 번의 가을>(문학동네) 때문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래서 먼저 읽기로 하고 구입한 책이 데뷔작 <유령이 쓴 책>이다. 영국에서 '뛰어난 재능'이란 어떤 작가를 일컫는 말인지 확인해보려고 한다. 


 














예술 분야에서는 먼저 영화사 책들을 고른다. 국내 연구자들이 쓴 <한국근대영화사>(돌베개)는 "1892년 인천에 우리나라 최초의 극장 인부좌(仁富座)가 설립된 시기부터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는 1945년에 이르기까지, 한국영화의 주요 장면과 사건, 인물, 영화운동, 영화이론, 작품, 관련 기록을 포괄적.종합적으로 기술한 책이다." 영화사의 교본으로 쓸 수 있겠다(이효인의 <한국영화역사강의1><한국 근대영화의 기원><영화로 읽는 한국 사회문화사> 등이 같이 참고할 수 있는 책들이다). 


리처드 라우드의 <영화 열정>(산지니)는 부산의 출판사 산지니에서 펴낸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총서' 1권으로 나온 책으로 시네마테크의 아버지 앙리 랑글루아 평전이다. "앙리 랑글루아의 생애를 담기 위해 그의 지인 및 관계자 76명을 인터뷰해 만들어졌다. 괴짜 영화광에 대한 흥미로운 평전인 이 책은 랑글루아 개인의 궤적을 따라가면서도 무성 영화에서 70년대에 이르는 영화문화사의 형성기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크리스 마커의 <환송대>(문학과지성사). 부제가 '영화-소설'이다. "단 한 장면을 제외하면 전부 사진으로 이루어진 이 영화는, 정치적·미학적으로 획기적인 영상작업을 선보여온 프랑스의 영화감독 크리스 마커의 유일한 픽션 영화로, 영화예술의 새로운 차원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책은 "영화 <환송대>에 사용된 사진과 내레이션을 담은 '영화-소설'"이다. 영화 환송대(La Jetee)는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2. 인문학


<실크로드 세계사>의 저자 피터 프랭코판의 <동방의 부름>(책과함께)이 지난해(날짜로는 어제) 출간됐다. '십자군 전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가 부제. "저자 피터 프랭코판은 기존의 십자군전쟁사에서 등한시되어왔던 동방 세계에 주목한다. 직접 번역한 12세기의 중요한 역사서 <알렉시아스>를 비롯해 풍부한 동서방 사료와 최신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십자군전쟁이 어떻게 일어났고 전개되었는지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속내와 그들 사이의 상호 관계를 중심으로 세밀하게 풀어낸다." 















우리에게 십자군 전쟁의 화제가 된 건 시오노 나나미의 책 때문이었는데, 좀 다른 시각의 책이 나왔기에 늦게라도 비교해볼 수 있겠다. 















유튜브에서 자주 보여서 몇 편 보게 된 중국드라마가 '사마의'('미완의 책사' 편과 '최후의 승자' 두 시리즈다)인데 아니나 다를까 책으로도 나왔다. 친타오의 <결국 이기는 사마의>(더봄). 드는 생각은 사마의가 시진핑 시대 중국의 새로운 역사 아이콘이라는 점이다(사마의와 마찬가지로 시진핑 역시 명문가 출생이다). "조조를 철저히 속이고 제걀량을 죽음에 이르게 하여,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된 사마의 인생과 처세술"이 새삼 조명받는 배경이 궁금하다. 마치 일본 전국시대를 마무리 지은 승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비견되는 것일까.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을 간과할 수 없는데, 사마의의 손자가 조위(조씨 가문의 위나라)를 무너뜨리고 세운 진은 시황제의 진과 마찬가지로 단명하기 때문이다(드라마가 그 단명의 교훈도 되새기게 해주는지 모르겠다. 혹은 시진핑의 중국은 되새기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마의, 조조, 제갈량을 리더십을 주제로 다룬 책으로는 자오위핑의 <사마의><조조><제갈량>도 나와 있다(<유비>도 포함돼 있다). 중국 CCTV의 '백가강단' 강의를 책을 엮은 것이다. 
















3. 사회과학


먼저 읽어볼 만한 책은 2017년부터 출간되고 있는 <한국의 논점>이다. 올해는 <한국의 논점 2019>(북바이북). '현재와 미래를 바꾸기 위한 42가지 제언'이 부제. 연차가 쌓이게 되면 트렌드 추이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가 되겠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이사의 <투기자본의 천국>(인물과사상사)은 <투기자본의 천국 대한민국>(2006)의 개정판이다. 12년만에 개정판이 나오면서 분량은 두 배 가까이 증면되었다. '론스타와 그 파트너들의 국부 약탈작전 전모'라는 부제는 '국가부도와 론스타 게이트'로 바뀌었고. "투기자본의 국부 침탈 과정과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헐값에 매각되었는지 그 민낯을 가감 없이 기록했다. 또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와 ‘투기자본의 천국’의 실체를 드러내는 역사적 기록이다. 제일은행과 한미은행, 외환은행 매각에서 출발해 IMF 이후 공적자금 투입과 환수, 국부 유출의 역사, 그 과정에서 유사 로비스트 집단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역할과 정부 관료들의 회전문 현상,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과 글로벌 투기자본의 역학관계 등을 다룬다." 연말에 개봉되었던 영화 <국가부도의 날>의 입문편이라면 책은 심화편에 해당한다고 할까. 마땅히 나왔었야 할 책이고 필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덕분에 상기하는 책은 10년 전(2008)에 나온 나오미 클라인의 <쇼크 독트린>(살림Biz)이다. " 세계 경제를 쥐고 흔드는 소수와 그들을 둘러싼 부의 거품 내부에서 흐르는 급격한 자본의 순환, 민영화, 자유시장, 규제 완화로 대변되는 은밀한 시스템의 추악한 욕망을 해부한다. 세계 경제가 어떤 방식으로 흘러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분석한다." 저자의 분석대상에는 1997년 아시아의 금융위기도 포함된다. 


또 한 권은 안드레아스 와이겐드의 <포스트프라이버시 경제>(사계절)다. '빅데이터 시대, 잃어버린 프라이버시를 가치로 바꾸기 위한 대담한 제안'이 부제. 빅테이터 시대, 소셜 데이터 혁명시대에 더이상 프라이버시의 보호가 가능하지 않다면 어쩔 것인가. "더 이상 데이터를 생성하고 공유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시대라면, 주지 않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내준 만큼 혹은 그 이상을 받아내는 편이 낫지 않을까?"라는 게 저자의 제안이다. 

















정치 분야에서는 변호사이자 시민교육센터 이한 대표의 <철인왕은 없다>(미지북스)를 고른다. 저자가 심의민주주의에 오래 숙고해온 결과물이다. "이 책은 촛불 시위 이후 한국 사회에서 대의제 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라는 두 방향으로의 뚜렷한 분화를 아우르고, 조화시키려 시도했다는 점에서 중요하고도 큰 문제를 제기한다"고 최장집 교수가 추천사에 적었다. 그리고 일본의 나다 이나다의 <권위과 권력>(웅진지식하우스). 1974년에 출간돼 일본 정치교양서의 고전이 된 책이라 한다. '혼돈의 시대를 헤쳐가기 위한 정치학 수업'이 부제. <무명의 말들>(포도밭)은 일본의 한국사 연구자 후지이 다케시의 칼럼집이다. "2014년 여름부터 시작해 2017년 겨울까지 3년여 동안 <한겨레>에 연재한 칼럼 44편과 사진집에 실은 해설 1편, 문학지에 실은 글 1편을 엮은 것이다." 박노자를 연상시키는 비판적 문제의식과 문체를 읽을 수 있다. 
















4. 과학


가상현실의 아버지로 불리는 재런 러니어의 책들을 고른다. <가상 현실의 탄생>(열린책들)은 'VR의 아버지 재런 러니어, 자신과 과학을 말하다'가 부제. "과학자이자 철학자로서 기술 발전에 대한 예의 날카로운 시각을 견지함과 동시에 자신의 독특하고 풍부한 개인적 경험을 버무려 가상 현실을 마주한 인간 삶의 의미를 고찰한다."  
















알라디너들에게 예고돼 있던 <서민 교수의 의학세계사>(생각정원)가 지난달에 나왔다. 띠지에는 반팔 차림의 저자 사진이 실렸는데, 여름에 책을 썼다는 뜻인지 모르겠지만, 올여름까지 책이 롱런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리고 일본 과학자 군기 페기오-유키오의 <무리는 생각한다>(글항아리). '개미에서 로봇까지, 복잡계 과학의 최전선'을 다룬 책이다(저자의 전작으론 <생명이론>이 소개되었다). "단독으로 배양되었을 때는 의식이나 마음의 편린조차 보여주지 못하는 신경세포가 수천억 개의 신경세포 집단이 될 때, 바로 거기서 단순한 집단을 넘어서는 의식이 출현한다. 바이오컴퓨팅, 인공지능, 인지과학 등 폭넓은 분야에서 독자적인 이론과 모델을 제시해온 군지 페기오유키오는 ‘무리’라는 개념을 통해 연구실의 개미에서 바닷가의 병정게, 컴퓨터그래픽과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 사례를 소개하며 의식의 문제를 파헤친다."


그리고 청소년들도 읽어볼 만한 책으로 마이노 올드 고타로의 <메뚜기를 잡으러 아프리카로>(해나무). '젊은 괴짜 곤충학자의 유쾌한 자력갱생 인생 구출 대작전'이란 부제대로 젋은 곤충학자의 논픽션 분투기다. "비정규직 곤충학자이자 메뚜기 박사인 저자 마에노 울드 고타로는 메뚜기를 연구하기 위해 메뚜기 떼가 출몰하는 아프리카의 모리타니로 떠난다. 메뚜기 떼 연구로 정규직 곤충학자가 되겠다는 희망을 품고, 그렇게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인생을 내맡겼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인생을 걸고 아프리카에 도착했지만, 정작 맞닥뜨린 것은 메뚜기 떼가 출몰하지 않는 냉혹한 현실! 이 걱정스러운 상황 앞에서, 저자는 청춘의 열정과 패기를 무기로 3년을 아프리카 땅에서 보낸다. 이 책은 머나먼 아프리카 모리타니에서 보낸 좌충우돌 격동의 3년을 유머와 해학이 넘치는 문체로 재미있게 써내려간 과학자 에세이이다. 메뚜기 연구로 정규직 곤충학자가 되려는 젊은 연구자의 좌충우돌 리얼 모험담!" 정규직 곤충학자 대신에 프리랜서 작가가 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5. 영국기행


이달에는 '책읽기/글쓰기' 카테고리 대신에 영국과 관련한 책들을 고른다. 올봄에 영국문학 강의를 진행하고 가을에는 영국문학기행도 떠나야 해서 그 준비에 해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알렉산드라 해리스의 <예술가들이 사랑한 날씨>(펄북스)는 영국 시인과 작가들이 사랑한 날씨를 종횡으로 엮은 책이다. "영국인들의 가장 흔한 화제가 날씨라는 건 잘 알려져 있다. 변화무쌍한 날씨의 나라답게 날씨에 대한 영문학의 묘사와 기록 역시 섬세하고 풍족하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부터 브론테 자매를 거쳐 버지니아 울프와 이언 매큐언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대표 문학가들이 날씨를 어떻게 경험하고 또 묘사하고 있는지 소개한다. 날씨를 빼놓고 영국을 이야기할 수 없다면 영문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책을 빼놓고는 영문학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가 내가 거든 추천사다. 


<문학의 도시, 런던>(올댓북스)은 런던 여행과 문학을 결합한 책. "저자들은 런던 곳곳에 숨어 있던 문학, 작가들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찾아내고 그들만의 위트와 유머로 버무려낸다.' 일정상 극히 일부만 따라가보게 되겠지만 요긴한 참고로 삼으려 한다. 그리고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국산책>(21세기북스)은 내가 아직 구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 


19. 01. 01.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역시 개인적으로 일정과도 관련하여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고른다(번역본은 여러 종이다). 다수의 이탈리아 여행기와 견문기가 나와있지만 이탈리아 여행기의 표준을 만든 저작이다. 두 차례에 걸쳐 3년 가까운 기간 동안 이루어진 그의 여정을 다 따라갈 수는 없지만, 이번 3월에 일부 흉내는 내보려 한다. <셰익스피어의 이탈리아 기행>이란 책도 나와 있지만 셰익스피어의 여행에 대해서는 작품 이외의 물증이 없는 터라 작품 이해에 참고가 되는 정도다. 그래도 이탈리아 몇몇 도시들을 유명하게 만드는 데 셰익스피어 또한 한몫한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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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19-01-01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올 해도 좋은 책 소개 많이 부탁드립니다! 항상 감사드려요!ㅎ

로쟈 2019-01-01 19:5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2019-01-02 0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02 0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국의 정신분석가 앤서니 스토의 책을 여러 권 사두었는데 손에 든 건 최근에 나온 책이다. <처칠의 검은 개 카프카의 쥐>(글항아리). 정신분석 에세이집인데 의당 카프카 장을 먼저 읽었다. 그러고는 깨달았다. ‘앤서니 스토의 모든 책‘이라고. 카프카에 한정하더라도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길지 않은 글에도 빼곡하게 채워넣고 있어서 경탄했다. 카프카에 관한 어지간한 책들을 무안하게 만든다.

스토의 책으론 <고독의 위로> 외에 <창조의 역동성>이 갖고 있는 책이고 <공격성, 인간의 재능>은 얼마 전에 구입했다(이 책들을 찾아서 모아놓아야겠다). <처칠의 검은 개 카프카의 쥐> 영어판과 함께 ‘가장 짧은 입문서‘ 시리즈의 <프로이트>도 구입했는데, 한편으로 스토는 융 전문가이기도 했다(짧게 쓴 소개서 <융>도 번역됐었다). 모처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정신분석 에세이와 만나게 돼 반갑다. 몇 차례 더 페이퍼 거리가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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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12-31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로쟈 2019-01-01 00:10   좋아요 0 | URL
네 카스피님도요.~

two0sun 2019-01-01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독의 위로에선
카프카의 불안과 두려움에 대해 읽었는데
이번엔 카프카의 정체성이로군요.
정체성~
퀸의 영화를 보고난후 계속 생각하게 되는~

로쟈 2019-01-01 19:53   좋아요 0 | URL
정체성은 구성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형성되는 것이기에 성장환경이 중요하지요.

blanca 2019-01-01 0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칠의 검은개 카프카의 쥐>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해요.

로쟈 2019-01-01 19:54   좋아요 0 | URL
관심분야라면 흥미로우실 거에요.
 

이생진 시인의 산문집 제목이 그렇다.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작가정신). 잊고 있었는데 <그리운 바다 성산포>(1978)의 시인, 벌써 구순이 되어 구순 특별서문집으로 <시와 살다>도 새 시집 <무연고>와 같이 펴냈다.

내가 기억하는 <성산포>는 시집보다는 시낭송이다. 30년쯤 전에 지방도시의 카페(이름이 ‘홀로서기‘였다)에서 기억에 가장 자주 들었던 시낭송이어서 낭송테이프도 샀었다. 내가 소장했던 유일무이한 시낭송 테이프가 아니었나 싶다. 노래로 부르던 시에서 눈으로 읽는 시로 시의 역사는 전화하는데 그 사이에 낭송하는 시가 놓인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지역 문인들의 시낭회가 연말이면 있었고 나는 몇 차례 참여하기도 했었다.

시인이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쓴 지 40년이 넘었고 내가 그 시를 들은 지도 30년이 더 지났다. 그래도 아직 현역으로 시집과 산문집을 펴낸 시인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현장에도 가고픈 마음이 생겼다. 내년에 제주에 갈 일이 생기면 필히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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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부터 꼬박 하루 반나절을 감기에 시달렸다. 고열 때문에 독감이 아닌가 싶었지만 다행히 열감기였고 오늘 오전 병원에 들러 수액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아 기력을 회복하는 중이다. 세밑의 감상도 적을 여유가 없는 형편이지만 저녁을 먹고 나서 책장을 살펴보다가 김윤식 선생의 <문학사의 라이벌 의식>(그린비)을 빼왔다. 어젠가 그제 꿈에서 뵙기도 해서(벤치에 앉아 무슨 말씀인가를 들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생각난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으로 만나는 수밖에.

아직 읽지 않은 선생의 책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게 새삼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내년에 한국문학 강의 비중을 조금 늘릴 예정이어서 더 자주 참고하게 될 것이다(한국시에 대한 강의준비차 읽고 있는 근대시사 관련서만
해도 대여섯 권이다). 하지만 이런 ‘라이벌 의식‘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어느 세대에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국문학사 전반에 대한 독서와 애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가령 김현과 백낙청, 두 평론가의 라이벌 의식을 이해하려면 두 사람의 평론집은 물론 70년대 두 라이벌 문학지(백낙청의 <창작과 비평>과 김현의 <문학과 지성>)의 대결구도도 가늠하고 있어야 한다. 젊은 세대라면 국문과 대학원생은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 정도는 예전 같으면 지식인의 교양에 해당했지만 요즘은 문학 전공자라 하더라도 별로 기대하기 어렵다. 아즈마 히로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의 양상인지도. 헤겔의 인정투쟁, ‘위신을 위한 투쟁‘(김윤식)이 더이상 관심사가 아닐 때 인간의 삶은 한갓 동물의 삶과 구별되지 않는다. 그런 구별을 대수롭지 않게 다루는 문학 역시 ‘동물화하는 문학‘에 다름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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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18-12-31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쓰신 글 잘보고 있습니다. 얼른 쾌차하셔서 책들을 돌봐주셔야죠!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가능하시면 며칠 푹 쉬세요!

로쟈 2018-12-31 22:12   좋아요 0 | URL
며칠 쉴 수는 없고 그래도 어제오늘은 휴업중입니다.^^

모맘 2018-12-31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도 돼지~해 되시길 바랍니다^^

로쟈 2019-01-01 19:54   좋아요 0 | URL
네 건강한 새해.~

two0sun 2018-12-31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병치레 액땜을 미리 하시는걸로~
저책들 중 2권만 만져봤는데 이런 책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저만 모르는건지)
따로 따로 읽을때보다 함께 놓고 봤을때
더 선명해지고 잘 와닿고
내용까지 충실하다면 이보다 더한
호사가 없지요.

로쟈 2019-01-01 19:55   좋아요 0 | URL
더 많아질 가능성은 희박해보입니다.^^;
 

로맹 가리(1914-1980)의 신작이 나와서 뭔가 했는데 무려 ‘첫‘ 장편소설이다. 23세이던 1937년에 탈고했지만 받아주는 출판사가 없어서 원고 뭉치로만 남아있다가 스웨덴의 한 여성기자에게 주어졌고 로맹 가리가 세상을 뜬 지 12년이 지나서야(1992년) 경매품으로 세상에 다시 나왔다는 것. 이걸 다시 22년이 지난 2014년에 갈리마르에서 비로소 책으로 출간했다고. 출간과정 자체가 소설거리다. 여하튼 그래서 로맹 가리의 첫 소설이 그의 ‘마지막‘ 소설이 되었다(문학사에서는 가끔 있는 일이긴 하다). 이럴 때 우리가 쓰는 표현으로 ‘기구한‘ 작품이다.

통상 로맹 가리의 데뷔작은 그간에 <유럽의 교육>(1945)으로 알려졌다. <죽은 자들의 포도주>를 완성하고 8년이 더 지나서야 작가로서 데뷔하게 되는 것. 그리고 그의 마지막 작품은 <솔로몬왕의 고뇌>(1979)다. <죽은 자들의 포도주>는 이 두 작품의 기록을 갈아치우게 되는 셈. 이번 겨울 로맹 가리에 대한 강의도 예정돼 있는데 겸사겸사 23살의 로맹 가리, 러시아 태생의 로만 카체프를 만나봐야겠다. 포도주를 한 병 들고 찾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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