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 지방강의를 마치고 귀가중이다. 이번 한주만 지나면 이번 시즌도 하반기로 접어든다. 대학이라면 중간시험 끝나고 축제기간으로 들어가려나. 연휴가 껴 있기에 한숨 돌릴 수는 있겠다. 강의도 강의지만 강의 뒤풀이(보완)도 많이 밀려 있기에. 영국문학 강의와 관련해서도 디킨스의 책 몇권과 주문해놓은 새커리 평전 등을 읽어봐야 한다. 부분적으로라도.

게다가 셰익스피어에 대해서도. 영국문학기행에서 그의 고향 스트랫포드(어폰에이번)를 방문하기에 관련하여 읽을 책들이 많다(아무리 읽어도 다 읽지 못할 정도로 관련서가 많긴 하다). 이번에 강의차 황광수 선생의 <셰익스피어>(아르테)를 읽었는데(공을 많이 들인 책이다), 책에서도 인용하고 있는 파크 호넌의 <셰익스피어 평전>(삼인)이 다시 나왔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2003년에 나왔다가 절판된 책이 지난해에 15년만에 나왔다(예전판보다는 표지와 장정이 나아보인다).

언젠가 도서관에서 훑어본 책으로 특별히 인상적이지는 않았지만 그건 대부분의 셰익스피어 평전이 갖고 있는 문제점이다. 불확실한 대목이 많은 작가의 생애를 추정과 상상으로 채워넣어야 하는 게 셰익스피어 평전이니까. 그보다 나중에 나온 그린블랫의 평전 <세계를 향한 의지>(민음사)와 같이 읽어보는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영어판으로는 단권짜리 셰익스피어 전집도 저렴하게 나와있는데 이 참에 구입할까 망설이는 중이다. 1300쪽이 넘기에 분명 들고다닐 수도 없는 책이어서다. 그래도 1623년에 나왔던 전집 대신으로 꽂아놓는다면 의미가 없지는 않겠다. 더불어 몇 권의 관련서를 더 주문하려다 보니 대체 셰익스피어도 어디까지 읽어야 하는지 고민스럽다. 책은 많고 인생은 짧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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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한스 2019-04-23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00쪽 영어판은 어느 출판사에서 나온건가요

로쟈 2019-04-24 00:51   좋아요 0 | URL
옥스포드대출판부입니다.
 

중국작가 왕샤오보(1952-1997)의 <혁명시대의 연애>(창비)를 엊그제 강의에서 읽었다. 가끔 예기치않은 작가 혹은 작품과 만나게 되는데 왕샤오보와 그의 작품이 그렇다. ‘중국의 조이스‘ 혹은 ‘중국의 카프카‘로도 불린다지만 소개된 작품들로 봐서는 정확하지 않다.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좋아하고 제목도 <콜레라시대의 사랑>을 패러한 것이지만(번역본의 제목도 그에 맞춰주는 게 낫지 않았을까. 원어는 ‘혁명시기적 애정‘이다) 왕샤오보의 소설들의 자기 체험에 좀더 밀착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령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처럼.

왕샤오보는 늦게 데뷔하여 1990년대 중국문학계에 열풍을 불러일으켰다가 45세에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급사하는데 사후에도 여전히 중국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다. 소설과 마찬가지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그의 산문들도 소개되면 좋겠다. 국내에 소개된 건 <혁명시대의 연애>에 수록된 표제작과 ‘황금시대‘, 그리고 이전에 나온(작가명이 ‘왕샤오뽀‘로 표기됨) <황금시대>(한국문원)에 실린 ‘유수 같은 세월‘까지 세 편이다. ‘황금시대‘는 두 종의 번역이 있는 셈(소설에서 여주인공을 지칭하는 표현이 각각 ‘걸레‘와 ‘화냥년‘으로 되어 있다).

다른 시기를 다룬 작품들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왕샤오보 소설들의 시대배경은 문화혁명기다. 성에 대한 억압을 부조리하면서도 매우 유머러스하게 다루는 게 그의 장기로 보인다(인기비결이기도 할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옌롄커의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웅진지식하우스)와 경합할 만하다. 옌롄커는 1958년생이고 소설은 2005년작이다. 왕샤오보의 작품이 10년쯤 앞선다. 그리고 왕샤오보의 소설들은 상당 부분 자전적 소설로 읽힌다. 얼마만큼 실제 사실과 일치하며 얼마만큼 각색되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그의 수필들을 참고해야 할까. 중국에서라면 평전도 나옴직하다) 그런 인상을 준다. 옌롄커 소설과의 차이점이다.

아무려나 중국식 블래유머나 부조리소설을 기대하는 독자라면 실망하지 않을 희귀작이 왕샤오보의 소설들이다. 좀더 번역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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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저녁 러시아문학 강의에서도 잠깐 나쓰메 소세키의 의의에 대해서 언급했는데(투르게네프가 일본문학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 소개하다가), 소세키 작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소설전집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작품이 번역돼 있는지라 새책이라 하더라도 초역이 아니라 중역본이다. 그래도 근간예정인 <소나티네: 나쓰메 소세키 작품집>은 김석희 선생이 옮긴 것이라 관심을 두게 된다. 단편과 수필, 강연 등을 모은 책이다.

최근에 나온 것으로는 <그 후>(문예출판사)의 새 번역본과 <나쓰메 소세키 단편소설전집>(현인)이 있다. 소설전집에 대해서는 강의에서 다룬 적이 있어서 나로선 단편 쪽에 더 끌리는데, 특히 ‘런던탑‘처럼 런던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이 궁금하다(단편선집도 갖고 있지만 당장 손길이 닿지 않는다). 계획상으로는 이번가을 런던 방문시에 소세키문학관에도 찾아가볼 생각이다. 소세키를 더 밀착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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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의 인터뷰집, <프리모 레비의 말>(마음산책)이 출간되었다. 지난달 이탈리아 문학기행 이전에 나왔다면 가방에 넣고 갔을 책이다(대신 넣었던 건 서경식 선생의 책과 함께 <이것이 인간인가>와 <주기율표>, 두 권이었다). 토리노의 생가 앞에서 한 구절을 낭독할 수도 있었겠다. 더구나 그의 마지막 인터뷰라니 더욱 그렇다.

˝프리모 레비가 세상을 뜨기 두 달 전인 1987년 1월과 2월에 가진 마지막 인터뷰를 담았다. 이탈리아 문학 교수이자 평론가인 조반니 테시오가 인터뷰어로 나섰다. 그는 프리모 레비가 세상을 뜰 때까지 10여 년간 우정을 나눈 조언자로서, 프리모 레비와 공동으로 자서전을 쓰기 위해 구술을 받던 중이었다. 두 사람의 대화는 가족과 유년 시절의 이야기로 시작해 학창 시절, 성격, 취향, 독서 등 편안하고 애틋한 이야기를 계속하다가도 언뜻언뜻 프리모 레비 자신도 낯선 듯 털어놓는 즉흥적인 변주가 끼어들어 긴장감을 일으킨다. 자신에 관해서도 남에 관해서도 격렬한 목소리를 내지 않던 프리모 레비의 심경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언제 토리노를 다시 찾을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행의 기억을 간직하는 의미로 읽어보려 한다. 레비에 관한 두꺼운 평전도 기회가 닿는 대로 읽어보고. <주기율표>도 여행 전에 다시 구입해서 들고 갔는데 이번에 리커버판이 나왔다. 소장용으로 다시 사둘까 싶다. 표지가 이전보다(파란 색의 너무 밋밋한 표지) 낫다. <이것이 인간인가>도 리커버판이 나옴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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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7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17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제트50 2019-04-17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이것이 인간인가>를
읽었어요. 기억력이 안좋은데 이 책은 몇군데 생각이 나네요. 그 만큼
울림이 있는 회고여서 그렇겠지요.
그 후 <주기율표>를 샀는데 아껴서
보려고 아직 방치 상태여요^^
전 밋밋한 파란색 표지가 더 좋아요^^
인터뷰집은 좋아하는 분야인데
서글프고 애잔한 거는 안좋아해서...
그런데 소개글 보니...천천히 구입을
고려하렵니다 -.-



로쟈 2019-04-17 22:07   좋아요 0 | URL
^^
 

‘미국 백인 민중사‘를 표방한 책이 나왔다. 낸시 아이젠버그의 <알려지지 않은 미국 400년 백인사>(살림). ‘백인 쓰레기‘가 원제다. 2016년에 나와서 화제가 됐다는 책인데 ‘백인 카스트 제도‘의 민낯이 이제야 폭로되었다는 점도 신기하다. 묵과해왔다는 것인지 무지했다는 것인지. 아무려나 미국사를 이해하는 데 요긴한 참고가 되겠다.

˝루이지애나 대학교의 석좌교수 낸시 아이젠버그는 <알려지지 않은 미국 400년 계급사>에서 미국은 그 시작부터 착취와 배제의 논리에 의해 기획되었으며 힘없고 가난한 이들은 400년간 끊임없이 조롱받고 소외되어 왔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하워드 진처럼 대안적인 역사 해석을 가하지만, 그녀의 분석은 훨씬 사적이고 내밀하다. 그동안 흑인과 소수인종 등 마이너리티에 주목해온 진보적 역사서술과는 달리, 정작 미국사의 근간을 이루면서도 세력가나 주류 사회에 의해 철저히 무시되고 이용당해온 ‘가난한 백인‘에 집중한다. 그 결과 미국 역사에 잠복해온 ‘백인 카스트제도‘의 민낯을 낱낱이 폭로한다.˝

‘가난한 백인‘을 다룬 미국문학에 어떤 작품이 있었나? 이 주제에 관한 책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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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6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19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