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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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푸른 오후. 평화롭게만 보이는 그 날 학교 풍경도 다른 날과 다를 바 없었다. 운동장에선 학생들이 미식축구를 하고, 옆 교실에는 수업이 한창이다. 분주하지만 너무나 일상적인 미국 한 고등학교의 풍경이다. 순간 철컥하는 차가운 금속음. 그리고 이어지는 총성. 평화로운 학교 전체가 한순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콜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사건은 미국 최악의 교내 총기참사 사건이 되었다. 2명의 재학생이 총알을 무차별로 난사, 13명이 죽고 23명이 다쳤다. 사건을 일으킨 2명의 소년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산 자들이 할 일은 분명하다. 비극이 또 다른 비극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이제 학교 총기사건은 매우 흔한 일이 됐다.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학교에서 자꾸 폭력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매번 같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나 아무도 답을 해주지 않는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은 미국 사회 그 자체에 있다. 각계 전문가와 언론 들은 총기 난사의 원인으로 마릴린 맨슨의 록음악, 폭력성 짙은 비디오게임, 잘못된 가정환경 등 일상의 탓으로 돌렸다.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 장편 다큐멘터리 수상작 <볼링 포 콜럼바인(Bowling for Columbine)>를 만든 마이클 무어는 총의 천국인 미국인의 총기 집착증에서 원인을 찾았다. 하지만 누구도 총기를 난사한 두 명의 가해자의 범인동기에 대해서 명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언론은 피해 상황을 보도하는 데만 주력했고, 사건을 확대 해석하면서까지 가해자들을 비정상적인 인물로 묘사했다.

 

가해자의 잔인한 면이 밝혀질수록 가해자는 극악무도한 괴물의 모습으로 변한다. 언론의 시선에 따라 총기 사건을 바라본 대중은 대량살인의 가해자를 무시무시한 괴물이라고 비난한다. 과연 괴물을 낳아 키운 부모는 어떤 심정일까? 콜럼바인 사건의 범인 딜런 클리볼드의 어머니 수 클리볼드는 죽은 아들을 흉측한 모습으로 묘사한 언론 보도를 듣는 일이 고통스러웠다고 밝혔다. [1] 상실과 비난과 자책. 클리볼드 부부는 상상할 수 없는 모든 고통을 겪었다. 사랑으로 키운 아들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가해자의 어머니를 괴롭힌 건 살인 괴물의 부모라는 낙인보다는 형언할 수 없는 죄책감과 괴로움이었다. 수 클리볼드는 자신의 책 A Mother's Reckoning에서 아들의 죽음과 비극 이후의 삶을 고백했다. [2]

 

딜런은 중학교 때 영재 코스에 들어갈 정도로 똑똑한 아이였다. 그러나 수는 딜런이 술을 마시고 종종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녀는 자신이 아들의 비행과 우울증을 미리 알았으면 끔찍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 책이 가해자의 어머니가 썼다는 사실만으로 불편한 감정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아들의 범죄를 사죄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살인 괴물이 된 아들을 모성으로 감싸 안은 변명이 아니다. 수는 이성적인 판단을 유지하면서 아들이 일으킨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 인간의 근원적인 폭력성을 설명하고 또 예방하기 위해 책을 썼다.

 

범죄 심리학자들과 법의학자들은 대량살인에 관해 적지 않은 연구를 내놓았지만, 유발 원인에 대해서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생전 행동을 관찰 분석할 수 있을 뿐이다. 수는 딜런의 성장기를 되돌아보면서 그가 어떻게 분노를 키웠는지 스스로 되짚어 보고 있다. 그녀는 아이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고 털어놓는다. 딜런은 분명 평범한 소년이었다. 다만 속에서는 분노가 끊어 넘치고 있었고, 사건 2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았다. 이런 데서 딜런의 깊은 좌절과 분노를 읽을 수 있다. 누적된 부정적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고 해소할 수 없으면 극단적인 충동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잘 알지 못하는 타인이 저지른 행위를 보고 그 사람의 성격이나 기질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행동을 개인의 특성이나 기질적인 성향에 귀인(歸因)하는 인지적 오류다. 언론은 총기 난사 사건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 사안을 과대평가하면서 보도했다. 선정적인 보도는 범인이 극한 상황으로까지 몰고 갔을 법한 여러 가지 외부적인 측면에 주의를 기울이는 데 방해한다. 사건 소식을 접하는 사람들은 수많은 환경적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발생원인은 바로 주인공의 성격이나 기질 때문이라고 황급히 간주해버린다. 이러한 현상이 무릇 미국에서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증오범죄 사건의 가해자를 우발 범행을 일으킨 괴물로 몰아가는 일관된 시선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가해자가 왜 증오심을 가지게 되고 그 증오심을 범죄로 표출하는지 찾아야 한다.

 

이 책을 읽은 부모라면 자녀들이 과연 행복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을까 하는 점을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분노 표출을 억압당하며 살아온 아이들은 언젠가 그 쌓아둔 분노를 한꺼번에 터트린다고 한다. 흔하게는 사춘기 시절 반항으로 나타나지만 심각하게는 범죄를 저지르는 등 억압된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터지고 있다. 감정 조절이 성숙한 어른도 화를 냈다가 갑자기 기분이 좋아질 수 없다. 하물며 어른보다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가 어떻게 갑자기 화를 풀 수 있겠는가. 어른들은 어린 게 뭘 알겠어라며 아이들의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아이가 화를 낼 땐 분명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다. 따라서 어른의 시선으로 아이의 감정을 바라보지 말고 아이와 같은 눈높이로 바라봐야 한다. 아이의 숨은 마음을 이해하는 첫 단추는 공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1]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81~82

[2] 원제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어머니의 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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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16-08-19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가 왠지 머뭇거려져서 도서관에서 외면 했어요 .

cyrus 2016-08-19 20:31   좋아요 0 | URL
저는 국내 번역본 제목이 읽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yureka01 2016-08-19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됩니다..
요즘 아이 키우기 정말 힘들죠.

한번도 아이 키우는 연습조차 해보지 못했거든요.

재대로 할 수 있을지 경험도 없이, 아이 낳고 양육을 하게 될때 닥치는 어려움은
아무래도 사회가 복잡해지고 나아가 요구사항이 늘어나는 세상일수록
더욱 아이 키우기는 어려워지겠지요.

다짐이야 백번 잘 키워야지 라고 하지만,
정작 우리들은 아이키우기가 처음이었단 사실이거든요....

부모가 될려면 심리학도 공부해야 할듯합니다.....
아이 심리를 모르면 정말 돌이킬수 없는 상처도 주는게 부모니까요....

리뷰보고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cyrus 2016-08-19 20:35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덕분에 좋은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육아 일에 자신이 없어요. 게으르고, 집에 있으면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할 것 같아요.

심리학 공부 말씀에 공감합니다. 예전에는 자녀가 안 다치고 병에 걸리지 않으면서 자라는 것이 최고였지만, 이제는 마음의 건강도 챙겨야합니다.

블랙겟타 2016-08-19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입니다!
예전에 이 사건을 소재로 만든 `볼링 포 콜럼바인`과 `엘리펀트`를 본 기억이 나네요.
이 책도 한번 읽어봐야겟어요.

마지막의 말, 숨은 마음을 이해하는 첫 단추가 `공감`이라고 하신 대목에서 많은 걸 느낍니다. ^^
왜냐면 지금 친구가 그 `공감`을 필요로 할것 같아요..

cyrus 2016-08-19 20:37   좋아요 1 | URL
제가 두 편의 영화를 보지 않아서 책 내용과 비교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가해자 엄마의 입장에서 서서 사건을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

서니데이 2016-08-19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은 금방 돌아오네요.
cyrus님, 시원하고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cyrus 2016-08-19 20:37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 ^^

AgalmA 2016-08-20 0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총기 수는 2억 7천만 정, 민간인 100명 당 88정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라고 합니다. 세계 1위죠. 총기 소유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불안정한 정신 때문이라는 건 전제가 잘못되었죠.
사람이 늘 평정할 수 있나요. 상태나 사태가 악화되면 나쁜 맘 먹고 우발적일 수도 계획적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때 바로 옆에 총이 있다면?
미국은 곧 교통사고사보다 총기사고사가 1위가 될 거란 전망이죠.
테러다 뭐다 하며 전세계적으로 사회 분위기는 어수선하니 자기 보호를 위해 더 총을 사겠죠. 911 포함해 십년 간 테러로 죽은 사람보다 1년 동안 총기 사고로 죽는 미국인이 10배는 더 많은 데 말입니다. 이 악순환을 그나마 완화하려면 총기규제를 엄격히 해야 하는데, 이 문제 참 답 없어 보이더군요.
사회 분위기와 체제를 이런 식으로 만들어 놓고 아이를 못 돌본 부모, 주변 사람들의 무관심만 질타될까봐 덧붙여 보았습니다.

cyrus 2016-08-20 10:30   좋아요 1 | URL
저도 총기 규제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총기 제조업 협회와 은밀하게 손잡고 있는 보수 주류 세력이 워낙 탄탄해서 총기 규제 찬성 여론이 점점 높아져도 논쟁만 가열될 듯합니다. 어떤 사건의 원인을 다각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사회적인 원인뿐만 아니라 개인의 문제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전자가 총기 규제를 엄격하게 하지 못한 상황이라 개인의 문제는 불안정한 정신으로 인한 극단적인 일탈입니다. 언론이 총기난사 사건을 개인의 문제만 부각시켜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봅니다.

2016-08-20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0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0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0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1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8-21 16:50   좋아요 0 | URL
명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저자가 이런 원인이 있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아들의 일기 등을 토대로 아들의 우울증 증세와 자살 신호가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나서 미리 확인하지 못해 후회한다고 썼습니다.

오쌩 2016-08-22 2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모들이 아는 자녀가 전부라는 착각을 버려야합니다.
가정에서 보이는 자녀의 모습이 다가 아니죠.실제로 학교에서 자녀의 행동과 모습은 가정에서와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학자는 부모보다 또래집단이 더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만약 또래집단에서 소외되고, 질이 안좋은 친구들을 만나거나 하면 그영향을 무시할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cyrus 2016-08-22 20:44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자녀가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려면 대화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녀와 어울리는 친구들에도 관심을 가져야죠. 부모가 맞벌이를 하게 되니까 자녀에 대한 관심을 쏟을 수가 없어요. 이러면 자녀와 부모 간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안 좋은 감정들을 계속 마음 속에 담게 됩니다.
 
비 고인 하늘을 밟고 가는 일 - 여림 유고 전집
여림 지음 / 최측의농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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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하다는 것은 견디기 어려운 상태다. 고독하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소속감이다. 소속감에서 자부심이 생기고, 자부심에서 자신감이 생긴다. 그런데 소속된 공동체로부터 멀리 떨어진 상황은 존재의 뿌리가 흔들리는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그것은 방황의 시작이요, 고독의 시작이다.

 

 

고독은 내적 밝음의 고독과 외적 어두움의 고독이 있다.

내적 밝음의 고독은 자기성숙을 의미하지만

외적 어두움의 고독은 자기 상실을 의미한다.

선택은 자신만이 할 수 있다.

 

(『고독』, 96쪽)

 

 

고독. 누구나 이걸 잘 이겨 열정을 바치면 뭐든 이루고, 지면 병이 된다. 각오가 필요하다. 외로움을 이겨내는 고통을 잘 알기 때문에, 고독에 질 준비를 먼저 할지도 모른다. 고독에 진 사람은 적막한 고독과 자기소멸의 공포에 시달리면서 살아간다. 반면 피하고 싶은 징글징글한 고독감도 나의 일부로 여기면 훨씬 살기 편해질 수도 있다. 고독은 더 깊은 사랑을 주고 더 깊은 인연을 맺기 위한 자기 성찰과 성장을 위한 탐구가 된다.

 

고독은 시인 여림이 고집스럽게 추구하는 가치이다. 어찌 보면 가장 상투적인 감정이다. 이를테면 사랑, 진정한 소통 같은 것. 그렇지만 단순히 타자들의 삶을 이해하고 동정하는 것 정도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절대고독을 견디며 살아가는 존재들을 통해 시인의 주된 관심사가 존재의 고독에 대한 성찰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화는 언제나 불통이었다

사람들은 늘 나를 배경으로 지나가고

어두워진 하늘에는 대형네온이

달처럼 황망했었다. 비상구마다 환하게 잠궈진

고립이 눈부셨고 나의 탈출은 그때마다 목발을 짚고 서 있었다.

살아있는 날들이 징그러웠다. 어디서나

계단의 끝은 벼랑이었고

목발을 쥔 나의 손은 수전증을 앓았다.

 

(『계단의 끝은 벼랑이었다』, 77쪽)

 

 

이 시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빛이 아닌 어둠이다. 그곳은 절망과 좌절의 세상이다. 시의 화자는 사람의 관계에 거리를 두고 있다. 고독은 완벽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완전하지 못한 인간들이기에 가까워질수록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고독을 느낀다. 대부분 혼자인 채로 남겨져 있거나 고독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그 고독에 몸을 떠는 후유증 속에서 치유의 방법을 발견해 내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다.

 

 

몇 번이나 주저앉았는지 모른다

햇살에도 걸리고 횡단보도 신호등에도 걸려

자잘한 잡품들을 길거리에 늘어놓고 초라한

눈빛으로 행인들을 응시하는 잡상인처럼

나는 무릎을 포개고 앉아 견뎌온 생애와

버텨가야 할 생계를 간단없이 생각했다

해가 지고 구름이 떠오르고 이윽고

밥풀처럼 입술 주위로 묻어나던 싸라기눈

아줌마 여기 소주 한 병 주세요,

나는 석유 난로 그을음 자욱한 포장마차에 앉아

가락국수 한 그릇을 반찬 삼은 저녁을 먹는다

둘러보면 모두들 살붙이 같고 피붙이인 사람들

포장 틈새로 스며드는 살바람에 찬 손 가득

깨진 유리병 같은 소주 몇 잔을 털어 넣고

구겨진 지폐처럼 등이 굽어 돌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는 오랜 친구처럼

한두 마디 인사라도 허물없이 건네고 싶어진다

 

포장을 걷으면 환하고 따뜻한 길

좀 전에 내린 것은 눈이 아니라 별이었구나

옷자락에 묻어나는 별들의 사금파리

멀리 집의 불빛이 소혹성처럼 둥글다

 

(『나는 집으로 간다』, 27쪽)

 

 

『나는 집으로 간다』 속 세상은 사랑과 교류가 불가능한 곳이다. 그곳에서 화자는 실패한 관계의 상처와 흔적을 지워나간다. 삶의 암흑에서도 화자는 부단히 상처를 치유하고 실존적 사유를 시도할 자신만의 ‘공간’을 추구한다. 예컨대 ‘살붙이 같고 피붙이인 사람들’이 모여 있는 포장마차는 바로 그러한 공간을 상징한다. 그곳에서 화자는 다시 한 번 삶에 대한 진한 감동과 전율을 경험한다.

 

 

종일,

살아야 한다는 근사한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근데 손뼉을 칠 만한 이유는 좀체

떠오르지 않았어요.

 

소포를 부치고,

빈 마음 한 줄 같이 동봉하고

돌아서 뜻모르게 뚝,

떨구어지던 누운물.

 

저녁 무렵,

지는 해를 붙잡고 가슴 허허하다가 끊어버린 손목.

여러 갈래 짓이겨져 쏟던 피 한 줄.

손수건으로 꼭, 꼭 묶어 흐르는 피를 접어 매고

그렇게도 막막히도 바라보던 세상.

세상이 너무도 아름다워 나는 울었습니다.

 

(『살아야 한다는 근사한 이유』 중에서, 70쪽)

 

 

고독감이 짙게 배면서 그리움이 진드기처럼 묻어난다. 이제껏 사는 동안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고 느껴질수록 지난 시간의 냄새가 뼛속까지 스며든다. 삶의 고통과 고독이 우리를 숨 막히게 하고, 때로 손목을 긋는 무시무시한 충동을 일으킨다. 하지만 여림의 유고시집은 우리가 가진 고독과 쓸쓸함을 확인하는 글이 아니다. 상처로 가득한 자와 상처만 주는 자, 좁은 방, 암울, 불안, 허무, 상처, 외로움. 결국은 사랑. 이것이 여림이 독자에게 세상이란 그런 것이라고 알려준다. 뻔한 것을 쫓아 달려가기도 하고 때로는 가까이 있어도 바라보기만 하지만, 결국은 정답이 없이 또 달려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시인에게 완벽한 고립과 철저한 고독은 곧 완전한 자유와 정신적 성숙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시인이 생각하는 ‘살아야 한다는 근사한 이유’는 궁극적으로 회복과 재생에 대한 염원과 기구의 은유인지도 모른다. 존재 이유를 찾는 과정은 인간의 필연적인 의무이므로 충분히 그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 삶을 거역하지 않는 것이다. 진정한 자기 성숙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정말이지 인생에서 오롯이 나를 이해하는 것은 나뿐이다. 지독하게도 어렵고 힘든 것이 사랑이고, 가슴 터질 만큼 외로운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결국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선택의 문제이다. 여림, 당신이 가고 나서부터 시가 내렸다.[주석] 우리는 여림의 시를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본다. 여림의 시는 그 누구에게나 있는 감정을 건드리고 있다. 그의 시가 소중한 것도 바로 그러한 동질감 때문일 것이다.

 

 

 

 

[주석] 여림이 쓴 시의 제목 『네가 가고 나서부터 비가 내렸다』를 오마주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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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8-19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왜 몰랐을까요..소개 감사드리며 ^^..
바로 장바구니로~

바로 주문 콜!~^^..

cyrus 2016-08-19 16:22   좋아요 1 | URL
혹시 대형서점에 가게 되면 여림 시집을 찾아보시고, 그 자리에서 한 번 읽어보세요. 분명 마음에 드실 겁니다. ^^

또 봄. 2016-08-18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주 한 사발 들이켠 기분이에요.

cyrus 2016-08-19 16:23   좋아요 0 | URL
제 글은 시의 감동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직접 시를 읽어보시면 정말 소주가 당길 겁니다.

아무 2016-08-18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독>을 읽고나니 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솟네요 ㅎㅎ 이렇게 또 리스트가 늘고...^^;;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cyrus 2016-08-19 16:24   좋아요 0 | URL
제가 다른 분들에게 책을 추천하지 않는 편인데, 이 시집만큼은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clavis 2016-08-19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cyrus님 덕분에 질렀습니다^^시집을 사는 아침은 행복합니다.시인이 되려면 가질 수 없는..행복ㅠ

cyrus 2016-08-19 16:25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여림 시집을 펴낸 최측의농간 출판사가 최근에 에세이집도 펴냈습니다. 이 출판사의 책은 믿고 사셔도 좋습니다. ^^

yureka01 2016-08-19 1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오늘 이분 시집 오는데 왠지 빠져들거 같은 예감이 스물스물...ㅎㅎㅎ다시한번 소개 감사드리며 ^^

루쉰P 2016-08-19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저 이거 주문하자나요 ㅋ ㅋ 생큐 투를 눌렀어요 ㅋㅋㅋ 이거 정말 읽어보고 싶은 시집이네요.

시루스님의 소개와 어찌이리도 잘 맞는지 아, 정말 명 리뷰에 좋은 시집인 듯 싶네요 ㅎ

cyrus 2016-08-20 10:32   좋아요 0 | URL
생큐 투.. ㅎㅎㅎ 주문하기 전에 도서관이나 서점에 직접 시집을 천천히 확인해도 좋습니다. 명 리뷰는 아니고요, 확실히 좋은 시라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


페크pek0501 2016-08-21 1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 님의 좋은 글과 함께 좋은 시, 잘 감상했어요...

cyrus 2016-08-21 16:5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서평보다 시가 더 좋습니다.

오쌩 2016-08-22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이름이 특이하네요. 고독을 모르는자와 인생을 논하지말지어다 ㅎ

cyrus 2016-08-22 20:41   좋아요 0 | URL
출판사 이름이 `최측의농간`입니다. 절판된 책을 복간하는 출판사입니다. ^^
 

 

 

제가 알라딘에 가입한 지 2년째로 접어들었을 때까지 유튜브 동영상을 넣는 방법을 몰랐어요. 그때 다락방님이 동영상을 넣은 과정을 친절하게 정리한 글을 올린 적이 있었어요. 저 같은 컴맹도 금방 따라할 수 있었어요.

 

북플이 런칭되었을 시기에 알라딘 활동을 시작한 회원분들은 비회원 댓글 권한을 설정하는 기능이 어디 있는지 잘 모를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설정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알라딘 서재에 로그인합니다.

 

2. 컴퓨터 화면 위에 ‘서재관리 -> 나의 정보’에 들어갑니다.

 

 

 

 

 

3. ‘나의 정보 -> 정보공개/저작권 설정’으로 들어갑니다.

 

 

 

4. 그러면 ‘비회원 댓글 권한’이 있습니다.

 

 

 

 

‘로그인하지 않은 사람의 댓글을 허용합니다’ 체킹을 해제합니다.

그리고 제일 밑에 ‘저장하기’ 꾸욱 눌러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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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봄. 2016-08-18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쉽네요.^^

cyrus 2016-08-19 16:26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한때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알아냈습니다. ㅎㅎㅎ

transient-guest 2016-08-19 04: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회원 댓글을 금지하고 있어요. 처음에 시작할 때 몇 번 이상한 댓글이 달리고 나니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cyrus 2016-08-19 16:29   좋아요 0 | URL
비회원 댓글 못 쓰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댓글을 보면 무방비한 상태에서 테러당한 기분입니다.

루쉰P 2016-08-19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설정했어요 ㅋ 무지 감사
 

 

 

 

어그로(aggro)’라는 게임 은어가 있습니다. 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도발적인 채팅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공격적이라는 뜻을 가진 ‘aggressive’의 속어입니다. 어그로는 상대방을 도발해 분노를 유발합니다. 그래서 게임에서 상대방을 도발하는 행위를 어그로 끈다라고 말합니다.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어그로꾼이라고 부릅니다.

 

알라딘에도 어그로꾼이 있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기가 부끄럽지만, 그 어그로꾼이 바로 접니다. 올해에 알라딘의 문제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한 어그로꾼이라는 표현 대신에 프로불만러라고 부를 수 있겠군요.

 

인터넷 댓글 창에 어그로꾼 한 명 등장하면 무시무시한 키배(키보드 배틀)이 일어납니다. 어그로꾼의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상대방의 적대감과 분노를 표출하게 만드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어그로꾼은 도발 대상을 향해 시비를 걸기 시작합니다. 상대방은 어그로꾼의 시비에 달려들 것이고, 언쟁의 강도가 높아집니다. 키배의 열기가 뜨거워지면 어그로꾼은 유유히 전장을 빠져나갑니다. 그리고 컴퓨터 모니터 뒤에 숨어서 불구경하듯이 즐깁니다.

 

어제 만화애니비평(줄여서 만애비’)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제가 서프러제트 운동과 넥슨 사태의 배경을 잘 몰라서 만애비님의 글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못했습니다. 이미 몇 몇 분들이 비판 의견을 내주셔서 서프러제트 운동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만애비님의 주장의 오류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논리적 오류를 범한 만애비님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서 어제 일을 언급한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저는 상대방의 비판 의견을 받아들이는 만애비님의 모습이 좋게 봤습니다. 지금까지 알라딘에 일어났던 키배를 몇 차례 구경해봤는데 만애비님 같은 분을 본 적이 없었어요. 자존심에 세고, 부끄러움을 참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이 잘못되었어도 끝까지 굽히지 않습니다. 내 잘못을 인정하게 되면 상대방에게 굴복당한 느낌이 들거든요. 자신의 의견이 틀렸음을 스스로 인정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비회원 계정으로 댓글을 단 사람들입니다. ‘이갈리아라는 닉네임의 비회원은 만애비님 서재에 일어난 키배를 구경하다가 자신이 노무현재단 후원회원이라고 밝힌 만애비님의 댓글(817175분에 작성)을 봤을 겁니다. 그리고 만애비님의 글을 비판하면서 노무현 지지를 철회하라는 말까지 남깁니다. 그 밑에 만화비평이라는 닉네임의 비회원은 누가 봐도 어그로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만애비님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만약 만애비님이 감정적으로 대응했으면 논쟁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만애비님을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뻔뻔한 사람으로 봤을 겁니다.

 

저는 비회원 계정으로 댓글을 다는 기능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그로꾼은 비회원 상태로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댓글을 남깁니다. 자신의 정체가 노출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마음껏 시비를 겁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닉네임을 도용해서 비회원 댓글을 다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시루스라는 닉네임의 회원이 평소에 저를 싫어한다고 상상해봅시다. 잘난 척하고, 남들에게 관심을 받으려는 모습에 불만을 품습니다. 시루스는 저를 엿 먹이려고 ‘cyrus’라는 닉네임으로 비회원 댓글을 달면서 어그로를 끕니다. 제로서는 정말 화가 나고, 짜증 나는 일이죠. 비회원 댓글의 단점은 댓글 작성자가 누구인지 밝힐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비회원 악성 댓글을 막으려면 비회원 댓글을 달지 못하도록 설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도 실 계정으로 어그로성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어요. 제가 당해봐서 잘 압니다. 그 회원 닉네임이 밥풀이던가, 딱풀이었나? 아무튼, 어그로꾼을 만나면 피곤해요. 이런 사람은 그냥 무시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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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러스 바보 멍충이 2016-08-18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이러스 바보 멍충이 사이러스 바보 멍충이 사이러스 바보 멍충이 사이러스 바보 멍충이
사이러스 바보 멍충이 사이러스 바보 멍충이 사이러스 바보 멍충이 사이러스 바보 멍충이

이 댓글은 제가 비회원으로 남긴 것입니다. 이렇듯 여러분들의 닉네임이 누군가가 훔쳐서 이런 악성 댓글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cyrus-


2016-08-18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8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8-18 17:25   좋아요 2 | URL
의견을 밝히기가 힘들거나 의견에 대한 믿음이 불확실하다면 비밀 댓글로 남겨도 됩니다. 어그로꾼은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공개적인 상황에서 분노를 유발하고 시비를 거는 것을 좋아해요.

메갈리아 문제는 복잡해요. 사실 저도 민감한 문제를 만나면 확실하지 않은 의견은 밝히지 않으려고 해요. 정말 걱정이에요. 양쪽의 상반된 입장을 악용해서 싸움을 부추기는 어그로꾼이 많아져서요.

stella.K 2016-08-18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도 알겠지만 나도 그런 일 당해봤잖니.
정말 기분 더러워.
그땐 비회원 댓글 달지 못하게 만드는 기능을 몰라서 더 당하기도 했지.
그런데 비회원이면 차라리 정말 무시하겠어.
회원이 비회원인 양 해서 그런다는 말을 들었을 땐 정말 기가막히더군.
그리고 내가 듣기론 무슨 비밀 결사대마냥 알라딘에 무슨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고도
들었어. 예전에 카페 공간 있었을 걸? 그게 유명 무실해서 없어진 것 같던데...
암튼 거기서 누구 한 사람 놓고 까기도 한다는 얘기가 있더군.
믿어야 되는 건지 모르겠다만 공간이야 이렇게 저렇게 마음만 먹으면 여러 용도로
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니가 어그로라니까 웃긴다 얘.ㅋㅋ

cyrus 2016-08-18 19:43   좋아요 0 | URL
알라딘 회사는 비회원 댓글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보지 않는 것 같아요. 비회원 댓글 작성자의 정체를 확인할 수 없어서 그런 댓글을 보면 관심 주지 말라는 식으로 답변할 뿐이죠.

알라딘 비밀 결사대가 마치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과 비슷하네요. 마음이 맞는 사람들만 모이는 비밀 그룹을 만들어서 자기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특정 인물을 깔 수도 있거든요.

yamoo 2016-08-18 20:12   좋아요 0 | URL
헐~ 그런 공간이 있다니!!

stella.K 2016-08-18 20:43   좋아요 0 | URL
저도 좀 놀랐죠. 그걸 알려준 알라디너가 있는데
우리가 알만한 사람들이 포진해 있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그래서 절 가지고 엄청 깠다는...
다 지나간 아름다운 옛 추억이죠.
그래도 알라딘만한 공간 없죠. 그래서 다시 돌아 온 거고.
이렇게 오순도순 댓글도 주고 받는 거 아니겠습니까?ㅋ

2016-08-18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8-18 19:57   좋아요 2 | URL
1. 알라딘 서재에 로그인합니다.
2. 컴퓨터 화면 위에 ‘서재관리 -> 나의 정보’에 들어갑니다.
3. ‘나의 정보 -> 정보공개/저작권 설정’으로 들어갑니다.
4. 그러면 ‘비회원 댓글 권한’이 있습니다. ‘로그인하지 않은 사람의 댓글을 허용합니다’ 체킹을 해제합니다. 그리고 제일 밑에 ‘저장하기’ 누릅니다.

북플에 가입한 지 얼마 안 된 회원분들은 이런 기능 설정이 있는지 모를 거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8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cyrus 2016-08-18 19:48   좋아요 0 | URL
어제 비회원 댓글들 일침하는 모습 개사이다였습니다.

AgalmA 2016-08-18 1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켑틱> 5호에 `익명의 악플러에게 던지는 경고`라는 칼럼에서 그러더군요.

일단 어그로 싸움이 되지 않으려면 악플러들의 기분을 풀어지게 해야 하는데, 절대 충족될 수 없는 조건이 있습니다.
1. 감정 표현에 있어 받은 만큼 돌려 줄 수 없다는 것
2. 상대방이 자신의 말에 함묵하던가 동조하던가 해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런데 사람인 이상 두 사람 다 불길이 되어 버리죠.
위안을 삼으라는 건지 악플러들에게 심장병 발병률이 더 높으니 내버려두라는 결론으로 끝ㅎㅎ;


cyrus 2016-08-18 19:53   좋아요 0 | URL
악플러의 기분을 풀어준다는 것 자체가 실현 불가능한 일인데요. ㅎㅎㅎ
솔직히 조금이라도 인간답게 대우해줘도 이걸 약점 삼아서 집요하게 파고들어 괴롭히는 게 악플러입니다. 1번 사항 역시 성립되기 힘들고요. 허무하지만(?), 악플러를 상대하지 않는 것이 그마나 좋은 대안이네요. ^^;;

yamoo 2016-08-18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애비 님은 논쟁을 할 줄 아는 분입니다. 멋진 분이시죠~^^

비회원 어그로 댓글은 정말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저러나...사이러스 님이 어그로꾼이라니...첨에 모지모지?? 하면서 봤다지요..ㅎㅎ

cyrus 2016-08-18 20:18   좋아요 0 | URL
네. 만애비님을 다시 봤습니다. 정말 훌륭했습니다. ^^

어그로꾼 말고 프로불만러라고 불러주세요.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9 09:34   좋아요 0 | URL
욕 먹고 나서 인기를 얻는 케이스군요.. ㅎㅎ

cyrus 2016-08-19 16:33   좋아요 0 | URL
To. 곰발님 // 욕 먹으면서 인기도 얻고 오래 살고 싶습니다. 그래야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잖아요. ㅎㅎㅎ

이리스 2016-08-18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그로라는게 그런거면 소크라테스나 한나 아렌트도 어그로꾼 아닌가요?ㅋㅋ

cyrus 2016-08-18 20:38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제가 소크라테스와 아렌트를 깊이 알지 못해서 잘 모르겠어요.
 

 

 

 

 

 

 

 

 

 

 

 

 

러브크래프트 전집 4권 세트를 2014년에 샀고, 외전 편 5, 6권은 이듬해에 샀다. 책을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읽었건만 책 표지에 누렇게 변색하기 시작했다. 책 앞표지와 뒤표지 중간 부분, 그리고 접히는 책등 부분에 변색 흔적이 있다.

 

 

 

 

 

 

 

 

 

맨눈으로 보면 누렇게 뜬 부분이 잘 보인다. 하지만 사진을 찍으면 누런색이 희미하게 나온다. 도서관에 있는 전집은 변색이 심하다. 게다가 사람들의 손길을 많이 거친 탓에 종이 재질의 표지가 거의 찢어지기 일보 직전이다. 파본이나 다름없는 책을 도저히 읽을 수 없어서 전집 세트를 장만했다. 전집 세트를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책장에 꽂았다. 햇빛을 많이 받으면 종이가 변색하기 쉽다. 책을 자주 들여다보지 않았는데도 변색 조짐이 나타났다. 러브크래프트 전집에 변색 현상이 생기는 원인이 궁금하다. 전집 세트는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것보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직접 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책에 변색 조짐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말 운이 없으면, 변색 현상이 시작되는 새 책을 받을 수도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글을 ‘민음사 & 황금가지 초대전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을 때 올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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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8-18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에 찍힌 잉크가 문제일까요??이상하네요..얼룩덜룩한거 좀 보기 싫어지는데 말이죠..

cyrus 2016-08-18 14:27   좋아요 1 | URL
잉크 흔적은 아닌 것 같아요. 손떼 자국이 오래 남아서 생긴 것도 아니예요. ㅠㅠ

레삭매냐 2016-08-18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색되도 책의 컨디션만 좋다면 뭐 크게 불만 은 없습니다. 찢어지거나 낙서 등등은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아, 그리고 지난 주에 마누엘 푸익의 <조그만 입술>을 램프의 요정 중고서점에서 샀는데 떡 하니 증정이라는 마크가 새겨져 있더군요. 그 뒤로는 증정본은 매입하지 않습니다란 문구 가 보였구요 거 참...

cyrus 2016-08-19 16:31   좋아요 0 | URL
절판된 책이라면 변색과 낙서 흔적이 있어도 무조건 삽니다. 제가 알라딘 매장에서 증정 도장 찍힌 책을 발견했으면 항의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