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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조선잔혹사 사탐(사회 탐사) 2
허환주 지음 / 후마니타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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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절대적인 가치다. ‘안전제일표지판은 안전을 주지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공통기호다. 그렇지만 사람의 안전이 제일중요하다고 내세운 안전제일주의는 생산제일주의 앞에서는 무용하다. 조선소들이 생산제일주의에 집착, 안전을 무시하고 작업을 강요해 산업재해가 급증하고 있다.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에게 드리워진 산업재해, 그 죽음의 그림자가 완전히 걷어지지 않았다. 프레시안의 허환주 기자는 6년이라는 세월 동안 조선소에 일하면서 죽음의 그림자를 바짝 쫓아다녔다. 그 그림자를 붙잡을 수 없었지만, 하청노동자들이 어떻게 조용히 죽음 속으로 사라졌는지 낱낱이 파헤쳤다. 현대조선잔혹사세계 1위 조선소라는 허명에 숨겨진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비참한 실상을 담아낸 르포다.

 

조선소 산재 사고 희생자 대부분은 하청노동자다. 하청노동자는 원청업체와 하청계약을 맺은 업체에 소속된 노동자를 일컫는다. 기업이나 회사는 그때그때 고용조정을 쉽게 할 수 있는 하청노동자들을 선호한다. 이러한 사업주의 욕심이 하청노동자들을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몰아넣는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니 4대 보험과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에 보장된 권리는 남의 얘기다. 하청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가 회피하는 위험한 작업을 맡고 있다. 급증하는 일감을 처리하기 위한 무리한 조업일정 강행으로 인명 사고가 일어난다. 하청노동자들을 옥죄는 것은 산업재해에 대한 공포다.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원청에 책임이 있다. 그러나 산재 건수를 많아지면 행정적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원청은 산재가 발생하면 그 노동자가 소속된 하청업체와의 계약을 끊어버린다. 하청업체는 하청노동자들이 산재를 당하더라도 쉬쉬한다. 하청노동자들은 원청과 하청업체에 의해 철저하게 법의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미래를 위한 안전보다는 당장의 경비 절감을 위해 동원되는 각종 편법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부실한 안전설비,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작업일수록 전혀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을 투입하는 하청업체의 구조적 문제점은 죽음의 그림자를 숙성시키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다. 하청노동자들이 노조를 세워 산재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자신들의 처지를 절박하게 호소했지만, 돌아온 것은 안전 불감증에 의한 단순한 사망사고로 보는 조선소의 입장이었다. 안전 교육을 담당하는 원청업체가 노동자들에게 당부하는 말은 고작 정신 바짝 차리면서 일하라고 말할 뿐이다. 사업주는 무재해 명예를 위하여 노동자들의 부상과 사망을 은폐하기에 급급하고, 사업주 지정 병원은 그들의 조치에 순순히 동조한다. 사람 목숨보다 돈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업주와 병원의 은밀한 결탁이 노동자들을 두 번 울린다.

 

지금도 일용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열악한 조건으로 작업하면서도 산업안전에 대한 대책 없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들은 사고원인과 책임문제를 하청업체에 떠넘긴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현대중공업 현장에는 근로기준법은 남의 나라 법이다. 자산과 소득뿐 아니라 위험까지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위험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매해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결코 흘려들을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병들어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개미처럼 일하다가 허무하게 죽어간 노동자들의 비보에 대해서는 그 원인을 분석한 기사도 또는 그 사고의 책임을 추궁하는 기사도 많이 보이지 않는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조선소 산업재해 문제를 폭로하고, 규탄하는 하청노동자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다. 조선소에서 일하는 것이 극한직업이라서 너무나 많이 다치고, 죽는 현상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조선소 담장 안에서 일어나는 잔혹한 사고에 굳게 입을 다무는 현대중공업과 정규직 노조의 반응보다 더 심각하다. 하청노동자들의 죽음을 단순하게 바라보고, 빨리 잊히기를 원하는 현대중공업을 옹호하는 입장과 다를 바가 없다. ‘안전제일표지판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조선소에 있는 안전제일 표지판은 안전을 제 일처럼 여기는 냉정한 작업장의 현실을 보여준다. 노동자가 다치거나 죽었을 때 회사는 ‘자사의 안전을 제일중요하게 생각한다.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회사가 많은 사회에 노동자들의 진지한 분노의 목소리가 더 커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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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6-07-21 1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을 지지합니다.
분노의 목소리만 커질 게 아니라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지요.

cyrus 2016-07-22 07:29   좋아요 0 | URL
조선소 노동자들의 삶이 메인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 좋겠는데,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사가 많지 않아서 관심 받을 기회가 적습니다.

yureka01 2016-07-21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인 생각은 사업주,,대표에게 사고나면 구속시키면 됩니다.
아무리 돈 아끼려고 안전에 투자를 하지 않아도
대표가 구속되면 감방 안갈려고 알아서 먼저 안전에 투자하라고 지시내릴 겁니다.
벌금 따위로는 택도 없거든요.

직원이 아무리 안전애 투자 하자고 건의해도 경영자나 대표자의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으니
돈 나간다는 비용으로 생각하니..안되죠..아주 중벌로 .....


말로는 안전에 주의 하라고 떠벌려도 안전시설 등안시하고 이게 생명보다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었으니 사고 자꾸나죠.

cyrus 2016-07-22 07:34   좋아요 1 | URL
일본 같은 경우, 작업장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하는 사업주는 엄벌받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산업재해가 생기면 일단 사고정황을 살펴보겠다면서 사업주 처벌을 미룹니다. 이렇다 보니 보상 문제도 차질이 생깁니다. 누가 책임질 사람이 없어서 사고 원인을 다치거나 죽은 노동자에게 떠넘깁니다.
 

 

 

 

 

 

 

대구에 거주하는 분들께 알리는 소식입니다.

 

포스터에 ‘참여방법’이라는 내용은 신경 안 써도 됩니다. 저기 말하는 ‘참여방법’이란 벼룩시장에 책을 파는 분들이 신청하는 방법을 뜻합니다. 공원에 가셔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면 됩니다. 작년에 열린 책판 장터에 가봤는데, 가족이 모여서 돗자리에 깔고 책을 파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대체로 어린이용 책, 베스트셀러 책이 많았습니다. 제가 원하는 책이 많이 없었습니다. 작년에 ‘물레책방’ 사장님이 부스를 차려서 책을 팔았는데, 저는 물레책방 부스에서 책 두 권만 사고, 시청 쪽 헌책방에 갔습니다.

 

공원에 파는 책들을 다 둘러보면서 마음에 드는 책이 단 한 권도 보이지 않으면, 알라딘 서점이나 헌책방에 가면 됩니다. 그런데 일요일에 비 소식이 있던데 과연 행사가 진행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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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2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사한 책행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cyrus 2016-07-21 17:21   좋아요 0 | URL
일요일에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

지금행복하자 2016-07-21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을만한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가시는 분들을 위해~^^

cyrus 2016-07-21 17:22   좋아요 0 | URL
마음에 드는 책 두 권만 건져도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

레삭매냐 2016-07-21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동네에서도 헌책방 운영한다고 해서 잔뜩
기대했었는데, 시청에서 주관하는 거라 그런지
비오면 안하고 덥다고 안하고 그러더라구요.

여름에는 덥다고 몇 달 쉰다고 하더군요.

주말마다 바빠서 못 가봤는데 기대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책이나 팔고 싶네요 ㅋㅋ

cyrus 2016-07-21 17:25   좋아요 0 | URL
야외 벼룩시장의 단점이 날씨에 크게 영향 받는다는 점인 것 같아요.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갑자기 행사가 취소되면 어이없겠어요. ^^;;

서니데이 2016-07-22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많이 더운 대서입니다.
cyrus님 좋은 금요일 되세요.^^

cyrus 2016-07-22 17:51   좋아요 1 | URL
네, 고맙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모파상의 오를라(La Horla)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단편소설이지만, 모파상이 쓴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을 읽게 되면 모파상의 대표작 비곗덩어리목걸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오를라는 두 가지 버전으로 된 소설이다. 모파상은 1886년에 발표한 것을 개작하여 이듬해에 공개했다. 등장인물과 사건 전개는 똑같지만, 형식과 결말이 다르다. 두 번째 버전은 일기 형식으로 되어 있다. 1886년에 나온 소설은 오를라 1’(오를라 제1), 개작한 소설은 오를라 2’(오를라 제2)이라고 부른다.

 

오를라의 주인공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환자다. 그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에 걸리고 나서부터 기묘한 형체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린다. 이 환자는 불가사의한 존재가 밤낮으로 자신을 따라다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환자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환자는 신경 증상과 정신 착란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환자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 오를라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그의 주장이 헛소리로 느껴지는 것도 당연지사.

 

환자의 진술에 따르면 오를라는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특이하게도 오를라는 물과 우유를 마신다고 한다. 환자는 자기 전에 물과 우유를 탁자 위에 놓았는데, 다음 날 아침에 물과 우유가 없는 빈 병을 확인했다. 환자는 몽유병에 걸리지 않았고, 집의 하인들도 물과 우유에 손대지 않았다. 도대체 누가 한밤중에 물과 우유를 마신 걸까? 환자는 오를라가 마셨을 거로 확신했다. 그는 언젠가 오를라가 자신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워한다. 오를라에 대한 공포가 커질수록 환자는 과대망상 수준에 이른다. 그는 오를라가 인간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존재라고 믿는다.

 

그는 누구일까요? 여러분, 그는 이 지구가 인간 다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존재입니다! 우리의 지위를 빼앗기 위해, 우리를 굴복시키기 위해, 우리를 삼키기 위해 오는 존재입니다. 그는 마치 우리가 쇠고기와 멧돼지 고기를 먹듯이 그들은 우리를 삼켜버릴지도 모릅니다. 수세기 전부터 인간들은 그 존재를 예감했고, 그 존재를 두려워했고, 그 존재를 예고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 조상들의 머릿속을 끈질기게 따라다녔습니다. (오를라오를라 제1’ 37)

 

오를라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간의 정신이 파멸해가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묘사한 수작이다. 특히 오를라 제2은 제1판보다 인물의 정서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일기 형식의 제2판은 마치 실제 정신병 환자가 직접 쓴 수기와 같은 느낌이 난다. 실제로 모파상은 오를라를 쓰기 직후에 정신 착란의 징후가 있었다. 그런데 소설의 공포 분위기를 깨는 작품 설정이 있는데, 오를라를 물과 우유만 마시는 투명 흡혈귀로 설정한 점이다. ‘설정 구멍으로 봐야겠지만, 오를라를 쓰고 있을 당시 모파상의 정신 상태가 메롱이었음을 고려하면서 읽어야 한다. 참고로 오를라 1판과 2판 모두 수록된 단편선집이 많지 않다. 절판된 모빠상 괴기소설 광인?(장원출판사)이라는 책에도 오를라두 가지 버전이 수록되어 있다. 1996년에 나온 이 책이 오를라를 처음 소개한 모파상 단편선집일 가능성이 있다.

 

 

 

 

 

 

 

 

 

 

 

 

 

 

 

 

 

 

 

 

 

 

 

    

 

 

 

 

 

 

 

 

러브크래프트는 비평서 공포문학의 매혹에서 모파상의 오를라를 극찬했다. 러브크래프트 역시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소재로 공포소설을 남겼는데, 그의 대표작 크툴루의 부름은 모파상의 영향을 받고 쓴 작품으로 보인다. 크툴루의 부름에 등장하는 헨리 앤서니 윌콕스라는 남자는 오를라의 주인공 환자의 모습을 닮았다. 윌콕스는 조각을 공부하는 젊은 남자인데 어렸을 때부터 기묘한 꿈에 사로잡혔고, 신경이 예민한 성격이었다. 그 역시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오를라의 주인공처럼 열병에 걸리면 기이한 환영을 목격한다. 윌콕스는 자신보다 거대한 괴물이 자신 주변을 배회한다고 말했다. 괴물에 관해서 설명하면 혼수상태에 빠졌다. 윌콕스가 무서워하는 괴물은 크툴루다.

    

 

크툴루에 대한 설명이 있는 잡문

 

<Colla[book]ration #7 신들의 세계 : 던세이니 X 러브크래프트>

http://blog.aladin.co.kr/haesung/7369281

 

<러브크래프트 덕심으로 대동단결!>

http://blog.aladin.co.kr/haesung/8539616

    

 

이미 크툴루를 여러 차례 소개한 적이 있어서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크툴루는 문어 머리에 촉수가 여러 개 달린 외계 생명체이자 고대의 신이다. 크툴루의 부름에 크툴루를 추종하고, 그의 부활을 위해 비밀 의식을 진행하는 이교도들이 등장한다.

 

버트런드 러셀은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라는 책에서 종교의 일차적 기반은 두려움이라고 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인간은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미지의 존재에 대하여 가장 두려움을 느낀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공포와 신화를 낳았다. 모파상과 러브크래프트는 러셀보다 먼저 공포 본능이 우리 삶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점은 진리를 파악한 모파상과 러브크래프트, 이 두 사람은 제 정신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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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7-20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한 질문입니다. 소개한 작품이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 중에서 최고인 것이지요? 모파상의 작품 전체에서 최고라면 대표작 비곗덩어리와 목걸이처럼 이미 널리 알려졌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혹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cyrus 2016-07-20 20:15   좋아요 1 | URL
`오를라`라는 소설을 최고라고 높이 평가한 것은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제가 첫 문장을 마치 기정사실을 알리듯이 쓰는 바람에 글을 보는 분들에게 혼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모파상이 쓴 단편소설의 수가 엄청 많습니다. 그래서 대표작들을 포함한 단편선집이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모파상의 단편 중에는 환상적이면서도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소설들은 옛날에 어린이들을 위한 `무서운 이야기 모음집` 같은 책에 소개되곤 했습니다. 원전의 일부가 잘리거나 작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채 그저그런 공포 이야기로 소개한 거죠.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그때는 공포문학에 대한 인식이 낮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오를라`가 러브크래프트가 극찬한 작품임에도 국내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못했습니다. 공포소설을 마이너로 취급하는 인식 탓에 단편선집에 수록되는 경우가 적습니다.

제 답변이 오거서님의 궁금증 해소에 도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좋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

프레이야 2016-07-20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cyrus 2016-07-20 20:17   좋아요 0 | URL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일본을 대표하는 회화로 우키요에가 있다. 17세기 일본 에도 시대에 나타난 회화 양식으로 통속적 정서를 담았으며, 감각적이고 장식성이 강한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19세기 말 유럽에 번진 자포니즘 열풍의 선봉에 섰던 것도 우키요에였다. 고흐와 모네, 드가 등의 인상파 화가들은 우키요에의 강렬한 색채, 과감한 시선 처리에 완전히 매료됐다.

 

 

 

             

 

모네는 방안을 우키요에로 가득 채울 정도로 열렬한 수집광이었다. 말년에 그는 파리 근교 지베르니에 집을 짓고 연못에 일본식 다리가 놓인 정원을 가꾸었다. 이러한 연관성에 의미를 부여해서인지 지베르니를 일본식 정원혹은 일본풍 정원으로 잘못 소개하는 책이나 칼럼니스트, 기자가 많다.

 

 

 

 

 

 

 

 

 

 

 

 

 

 

 

 

 

 

작은 침실에서 북적이는 사람들의 소음을 등 뒤로 한 채 내려다본 바깥 정원 풍경은 온통 푸른색과 흰색, 붉은색 등의 갖가지 색들이 뒤엉켜 강렬한 빛을 발하여 5월의 따사로운 햇볕에 더욱 발랄하게 느껴졌다. 정원으로 나와 청보라색 라벤더와 연분홍색 튤립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예쁜 꽃밭 사이를 이리저리 거닐며 지하통로를 통과하니, 모네의 명작 '수련'이 탄생된 일본풍 정원과 연못이 나타난다.

(서유럽 자동차 여행중에서)

    

 

지베르니에는 모네와 친분이 있는 화가와 미술상들이 방문했는데, 그중에 다다마라 하야시라는 일본 출신의 미술상도 있었다. 다다마라 하야시가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인지 알려줄 정보가 한 개도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모네에게 우키요에를 공급한 인물로 추정된다. 하야시는 수련이 있는 물의 정원이 일본식 정원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는데, 모네는 그의 주장을 부정했다. 아치형 다리는 일본의 양식을 따랐지만, 모네가 직접 고르고 심은 꽃들 중에 일본에서 가져온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지베르니 토착종이거나 유럽에 자라는 것들이다. 모네가 정말로 일본식 정원을 만들 계획이었으면 일본에 직접 들여온 식물 위주로 심었어야 했다. 하야시는 지베르니 정원을 방문했음에도 정원에 대한 모네의 생각과 예술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야시처럼 국가의 문화를 과도하게 부각해서 미화하는 태도를 국뽕’(국수주의를 뜻하는 은어)이라고 한다. 모네가 일본 문화에 애착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지베르니 정원을 일본식 정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다.

 

 

 

                 

 

 

모네는 정원이 딸린 작업실을 만들고, 정원을 소재로 많은 그림을 남겼지만, 정원에서 예술미를 발견한 최초의 화가는 아니다. 모네 이전 혹은 동시대에 활동했던 화가들은 파리 근교에 있는 시골에 살면서 풍경화를 그렸다. 특히 파리에서 북서쪽에 있는 작은 시골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는 화가들의 근거지였다.

 

 

 

                    

 

 

지베르니는 파리에서 서쪽으로 떨어진 곳에 있는데, 오베르 쉬르 우아즈가 거리상으로 파리와 가깝다. 모네의 정원의 명성을 알고 있었던 폴 세잔과 카미유 피사로도 오베르에서 작업했는데, 몸과 정신이 피폐해진 상태가 된 네덜란드 출신 화가도 조용한 오베르에 정착했다. 그가 바로 빈센트 반 고흐다.

 

 

 

 

 

 

 

 

 

 

 

 

 

 

 

    

 

정신병원에 퇴원한 빈센트는 자신의 주치의 폴 가셰 박사의 집에 딸린 정원과 화가 샤를 프랑수아 도비니의 정원을 그렸다. 빈센트가 오베르에 머물던 최후의 시기에 그려진 까마귀가 남긴 밀밭이 걸작으로 알려졌지만,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정원 그림도 훌륭하다. 빈센트는 십 년 동안 그림을 그리는 동안 개인 정원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가 정신병원 생활을 하면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 때, 모네는 지베르니의 정원 속에 살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두 화가의 행보가 대조적이다. 그렇지만 빈센트도 정원을 사랑한 화가였다. 그는 어렸을 때 살았던 집의 정원을 잊지 않았다. 영국에 살았을 때 정원 조경 일을 한 적도 있었다. 고흐는 정원 속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그림을 그릴 때 큰 행복감을 느꼈다. 고흐와 모네 두 사람 모두 생각하기 싫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마주했다. 고흐는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모네는 가족들의 죽음에 실의에 빠졌고, 두 눈이 백내장에 걸려 그림을 그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마음을 크게 다친 두 사람은 정원에서 예술에 대한 열정을 찾았으며 위로를 얻었다.

 

만약에 빈센트가 지베르니에 정착했다면, 아니면 반대로 모네가 오베르에 정원이 딸린 작업실을 세웠다면 과연 두 사람은 역사적인 조우가 이루어졌을까? 주관적인 상상력을 덧붙이자면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을 것 같다. 발작이 언제 일어날지 모를 정도로 빈센트의 건강이 좋지 않았고, 정원을 찾는 손님이 부쩍 늘어나자 모네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아무래도 서로 친해지기가 무척 힘들었을 듯하다.

 

 

 

그림 이미지는 위키아트(http://www.wikiart.org/)에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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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6-07-21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빠리에 갔을 적에 다들 지베르니 타령을
하더니만 다 이유가 있었군요.

아마 차가 없으면 고생 엄청할 것 같은
예감입니다만.

cyrus 2016-07-21 17:33   좋아요 0 | URL
정원의 일본식 다리 때문인지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
 

 

 

※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가 작성한 글입니다.

 

 

자음과모음 사측의 사과 발표 이후, 지역출판지부는 사측과 계속된 교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마 현재 어떻게 문제 해결이 진행되고 있는지, 앞으로 윤정기 편집자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관해 궁금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아직 교섭의 결과가 나온 상황은 아니지만 간략히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윤정기 편집자의 원직 복직과 관련된 사항은 어느 정도 논의가 정리되었습니다. 사측은 정상적인 편집 업무와 (주)자음과모음 본사로의 출근 등을 약속했습니다. 다만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 노측은 노사협의회 등 상설 기구의 마련을 요청했지만, 사측은 구체적인 기구의 명칭이나 시기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입니다.


모든 논의의 결과는 노사합의안에 명시될 예정입니다. 노사합의안이 체결되는대로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음과모음 사태는, 그 내용이나 경중을 막론하고 이미 출판노동자에게 하나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독자/저자/출판노동자 등 여러분이 보여주신 관심과 연대, 그리고 분노까지 모두 잊지 않겠습니다. 자음과모음 사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시선을 끝까지 거두지 말아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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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7-19 1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럼요..지켜봐야죠..독자가 출판사를 살리느냐 죽이느냐는 경영자들에게 달렸습니다...

cyrus 2016-07-20 06:46   좋아요 2 | URL
회사가 윤정기씨를 쪼잔하게 대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를 완전히 믿지 못하겠습니다.

오거서 2016-07-19 2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시하고 있어요 …

cyrus 2016-07-20 06:47   좋아요 2 | URL
출판사들도 이 사태를 지켜보면서 각성했으면 좋겠습니다.

:Dora 2016-07-20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자들 무셔운 줄 모르는 악덕인들

cyrus 2016-07-20 13:28   좋아요 1 | URL
저런 악덕인들은 독자를 순진한 호구로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0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부터 이 출판사 유명했습니다. 사건 터지기 전부터 말이죠... 출판계에서는 자모`를 좋게 안 보더라고요..

cyrus 2016-07-20 16:06   좋아요 0 | URL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자모만큼 문제 많은 출판사가 더 있을 거예요.

레삭매냐 2016-07-21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모에서 나오는 책을 꾸역꾸역 보고 있는데
참 끊어야 하는지...

시공사도 그렇잖아요 왜.

cyrus 2016-07-21 17:31   좋아요 0 | URL
저는 문제 많은 출판사의 책은 사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말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요, 책에 대한 글을 남기지 않으려고 해요. 특정 출판사의 책을 완전히 멀리한다는 게 힘든 일이죠. 제가 시공사출판사의 책을 서평 작성 목적으로 받긴 하는데, 사실 좋게 볼 행동은 아닙니다. 이번에 시공사에서 부코스키의 책 세 권 나왔던데, 부코스키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상당히 고민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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