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세상, 20세기가 밝았다. 과학은 발전하고 인간은 전진하며 예술은 폭발한다.
1권에 이어 성공가도를 달리는 인생 후반기의 졸라와 로댕, 그들의 비대한 자아와 영광이 씁쓸하다. 이번 권에서는 파리의 재개발, 홍수, 몰려드는 외국인 예술가와 후원가들이 등장하며 음악의 새 장을 여는 (특히 드뷔시) 작곡가들과 그들의 음표 처럼 얽힌 애정사가 펼쳐진다. 그리고 전쟁으로 많은 것들이 파괴된다.
고난한 여성의 삶은 퀴리 부인, 이사도라 덩컨, 사라 베르나르를 비켜가지 않았다. 결혼, 임신, 출산 이 삼종 세트는 여자의 족쇄일 수 밖에 없다. 여자라서 노벨상을 사고사한 남편의 교수직을 맡을 자격을 의심받는 마리 퀴리. 그래서 노벨상을 하나 더 받았지만 과로로 쓰러지고 만다. 다시 꽃피운 사랑이 하필이면 불륜이라 공격을 당한다. 임신과 출산에 무대에서 당혹하는 이사도라 덩컨, 그녀의 화려한 연애 행각은 불안하기만 하고 가족의 비극은 세계전쟁과 때를 맞추는 기분도 든다. 한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오는가, 이번 권은 제1차 세계대전의 시작과 끝,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불굴의 인간 (혹은 역사에서 아무 것도 배우려들지 않는 인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