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독 꼬마 독 사세요! 사계절 그림책
김정희 지음, 밤코 그림 / 사계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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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가 집에 있다. 어른은 부재 중으로 보인다. 어른이 없는 집에서 형제는 어쩌면 심심하거나 무섭거나 했을 것이다. 내 기억을 더듬어보면 난 커서도 혼자 있는 게 많이 무서웠다. 하지만 두 형제는 무서워하지 않고 기발한 놀이를 생각해 낸다. 한 명은 독이 되고 한 명은 독 장수가 되어 여러 가지 즐거운 상상을 한다. 그러는 사이 부모님이 돌아오신다. 


너무 앙증 맞은 그림에 먼저 눈길이 쏠린다. 집에 둘만 있게 되면 두려울 수도 있는데 용감한 두 형제는 의기투합하여 재밌는 독장수 놀이를 생각해낸다. 가끔 교실에서 자투리 시간이 남으면 어린이들이 " 뭐해요?" 라고 물어볼 때가 있다. 그 어린들에게 이 두 형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스스로 창의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말이다. 자투리 시간에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스스로 답을 구하길 바란다.


실제로 요즘 아이들은 부모님이 외출하시고 과연 무엇을 할까 궁금해진다. 십중팔구 핸드폰을 가지고 뭔가를 할 것 같은데.....형제가 있는 경우라도 이렇게 둘이 힘을 합쳐 몸으로 하는 놀이를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게임기를 가지고 놀거나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정형화된 장난감이나 스마트 기기 등이 넘쳐 나는 시대를 살고 있어서 오히려 맨손으로 아니 상상만으로 노는 놀이에는 우리 어린이들이 취약한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생긴다. 때로는 심심하고, 때로는 지루하고, 때로는 놀이 기구가 없어야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기는데 말이다. " 풍요 속의 빈곤" 이란 말이 절감되는 요즘이다. 


외동이 많은 시대라서 그림책에서처럼 형제가 협력해서 놀이를 하는 것이 새삼 의좋게 보인다. 혼자 놀던 아이들은 사회 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과 어울려 노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 과정이 결코 순탄할 리가 없다.  그런 사회화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교실에서도 보면 놀이를 통해 그 아이의 됨됨이가 드러나곤 한다. 승부욕이 강한 아이, 이기적인 아이, 반칙을 일삼는 아이, 어려우면 포기하는 아이, 주도적인 아이, 수동적인 아이 등등 다양한 모습이 발견된다.  분명한 건 친구들과 노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이 과정이 없는 아이들은 여전히 유아적 행동에 붙잡혀 있다. 많이 놀아본 아이가 역시 잘 논다. 


외동이 많아진 요즘, 교실에서라도 친구들과 놀 기회를 제공해서 어린이들의 성장을 도와줘야겠단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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