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호의 옷감 - 생활 고구려 이야기 그림책
김해원 지음, 김진이 그림 / 창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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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사뒀던 고구려 그림책 시리즈가 지금 와서야 빛을 보고 있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에도 고구려 관련 그림책을 읽어줬다.

읽어주기 전, 왜 하필이면 고구려 그림책일까 생각해보자고 질문을 던졌다.

지금 남북으로 분단된 상황에서 백제, 신라는 우리가 언제든 가고 싶을 때 둘러볼 수 있지만

고구려 문화는 그렇지 못하다.

아쉽게도 고구려 문화는 북한과 중국에 있기에 우리가 맘놓고 둘러볼 수가 없다.

그래서 창비에서 고구려 그림책을 내놓은 게 아닐까 싶다고 내 의견을 말해줬다.


지난 번 삼족오에 대한 배경 지식과 더불어 

이제 고려시대까지 노래를 외운 아이들은 역사에 대한 자신감이 팽배해진 상태였다.

게다가 사회 시간에 옛날과 오늘날의 의식주 생활을 배운 터라

전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볼 수 있었다.


이번 이야기도 고구려 벽화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상상해낸 거라고 한다.

작가란 그런 사람인 것 같다.

하나의 그림을 보고 몇 백년을 거슬러 올라가 이렇게 애잔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탄생하다니 말이다.


이번 이야기는 <매호의 옷감>이다. 고구려의 의생활과 관련이 깊다. 

고구려 벽화 중에서 점무늬 옷을 입고 있는 벽화가 있단다.

분명 전에도 역사 책에서 이 벽화를 봤을 터인데 내가 봐도 정말 새로웠다.

정말 고구려인들의 한복이 점무늬였다. 그 당시 점무늬 옷을 해입었다는 이야기인데 놀랍다.

작가는 이 점무늬 옷감이 어떻게 탄생하였을까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고 한다.


매호와 지밀이는 축국을 좋아한다.

매호는 여자아이 지밀이가 자신보다 축국을 더 잘하자 심통을 부린다

지밀이에게 축국을 하자고 부르러 갔지만 지밀이는 이제 엄마한테 길쌈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함께 축국할 사람이 없자 

매호도 염색장이 아버지를 따라 여기저기 염색할 풀을 따러 다니고, 저녁에는 염색을 배우는 일에 전념한다.

시간이 지나 매호는 염색장이로 지밀이는 동네 소문난 길쌈 여인으로 성장한다.

 (이제 씩씩하게 축국을 하던 지밀이의 모습은 볼 수 없다. )

지밀이는 이번 칠석날 길쌈 대회에 나간다고 매호에게 말하며 밤이 되자 직녀에게 꼭 으뜸이 되게 해 달라고 빈다.

지밀이의 비는 소리를 듣고 매호 또한 지밀이가 으뜸이 되게 해 달라고 작은 소리로 빈다.


드디어 길쌈 대회가 열렸다.

28일 동안 길쌈 대회가 진행되었다.

29일 째 되는 날 심사가 있고, 지밀이가 결국 으뜸이 되었다.

매호는 누구보다 기뻤다.

그 길로 으뜸한 지밀이에게 줄 예쁜 옷감을 선물하려고 여러가지 염색을 해 본다.

꼭두서니로 붉게 물들여보고

쪽으로 파란 빛도 내보고

치자로 노란 달처럼 색도 내보고...

하지만 영 성에 차지 않는다.

지밀이에게 특별한 옷감을 선물하고 싶은 매호.

매호는 옷감에 실로 여기저기 묶어 염색을 해봤다.

실을 풀어 보니 여기저기 동그란 점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점무늬였다.


그 때 나라에 전쟁이 터졌다.

매호는 점무늬 옷감을 지밀이한테 준 채 전장터로 떠난다.

매호와 지밀이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고구려 벽화에 그려진 점무늬 옷을 입은 고구려인이 

이렇게 멋진 그림책으로 재탄생하였다.

덕분에 우리 반 아이들은 고구려 사람들의 의생활과 놀이, 시대상황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가슴 아픈 매호와 지밀이의 사랑 이야기는 덤이었다. 

너무 안타깝고 슬펐다고 쓴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다 읽어주고나서 숙제로 독서일기를 써오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적어왔다.

" 고구려 여자 아이들은 씩씩하게 축국을 잘했나 보다."

"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매호가 지밀이를 사랑하는 힘으로 점무늬를 만들어냈다"

" 매호는 참 창의적인 것 같다."

" 고구려 시대 가축을 많이 키웠나 보다. 강아지, 소, 닭 등이 그림책에 보인다." 

" 나도 축국을 한번 해 보고 싶다. 나도 염색을 해 보고 싶다 "

"꼭두서니가 빨간 색, 쪽이 파란색, 치자가 노란색이 나온다는 게 신기했다" 등등 다양한 생각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압권은 그림책 마지막 장에 삼족오가 보이자 아이들이 환호하였다.

자신이 아는 게 나오니 완전 반가웠단다.

어떤 아이는 내가 자주 하는 말,

" 역시 아는 만큼 보이나보다" 이렇게 써놨다. 


우린 고구려의 후손이기도 하니 삼족오처럼, 매호처럼 씩씩하고 창의적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자. 

독서일기를 정성스레 써 온 우리 반 아이들이 참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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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8 14: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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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8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