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희는 아기란다 평화그림책 11
변기자 글, 박종진 옮김, 정승각 그림 / 사계절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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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평화그림책 시리즈를 참말로 좋아한다.

이번에는 재일교포 변기자 님이 글을 쓰고 정승각 님이 그림을 그린 "춘희는 아기란다 "를 구매해서 읽었다.

한, 중, 일 세 나라가 평화를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평화그림책.

한 권 한 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평화 그림책이 벌써 11권 째이다. 

나 또한 온누리에 평화가 드리워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시리즈가 나오면 무조건 구매하곤 한다.


글 작가 변기자 님은 2012년 작고하셨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유작인 셈이다.

작가는 일본에 거주하면서

우리나라 동화나 그림책을 일어로 번역하여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하셨다고 한다. 

이 책에서 원폭 피해의 실상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거기에 정승각 님- 강아지 똥 그림 작가- 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더해져

담담하지만 원폭의 끔찍함을 강조하고 있다.

원폭이 터지는 순간, 섬광을  그린 장면은 진짜 압권이다. 

화선지에 그린 듯 실이 보이는데 그 색감이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이다.

그 아름다운 섬광이 얼마나 끔찍했는가!

그 피해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고.


이사를 온 유미는 학교를 오가며 어떤 집에

하얀 기저귀가 펄럭이는 것을 보게 된다.

기저귀를 널며 자꾸 창문 쪽을 기웃기웃 거리는 할머니와 할머니의 노래 소리를 들으면서

유미와 할머니는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할머니를 통해 기저귀의 주인공이 할머니의 딸, 춘희 아줌마의 것임을 알게 된다.

할머니의 딸, 춘희 아줌마의 나이는 43세.

43살인데도 아기처럼 기저귀를 차고 있어야 하는 춘희 아줌마와 할머니가 가여울 따름이다. 

누가 그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

할머니의 배 속에 있을 때 원폭이 떨어지고 

원폭 피해를 당한 춘희 아주머니는 자라지 못 했단다.


할머니가 창문을 기웃거렸던 이유는

기저귀를 널면서 방에서 자고 있는 춘희 아주머니를 보며

조선 노래를 불러주기 위해서란다.

할머니의 자장가를 나즈막히 읊조려 본다. 

"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


유미는 친구들과 열심히 리코더 연습을 한다.

할머니가 춘희 아줌마를 위해 불러주던 그 노래이다.

병원에 입원한 춘희 아줌마  병문안 가서

들려줄 거란다.


전쟁은 상상 이상으로 무섭고 끔찍하고 잔인한 것이다.

춘희 아줌마의 이야기는 빙산의 일각일 뿐일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피해자 이야기가 존재할 것이다.

그림책 "히로시마 " 나 " 맨발의 겐 " 

그리고 " 체르노빌의 아이들" 이란 책을 읽기 전에는

나도 그 정도로 폐해가 심각한 줄 몰랐다.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살상 무기를 써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 어떠한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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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16: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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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21: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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