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일배

 

 

 

1

 

새해, syo 자신에게 한 첫 번째 질문은, 니가 다섯 권을 읽었으면 그 중 한 권이라도 리뷰로 토해내야 사람 자격 있는 거 아니냐, 양심상- 이었다. 양심良心. 표준국어대사전은 그것을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라고 정의하는 데, 그렇다면 표준과 국어와 대사전의 성삼위일체는 아무래도 syo가 변별력 없고 도덕적 의식이 멀건, 그야말로 개차반이라고 선고하고 싶은 모양이다. 개차반. 그것을 표준국어대사전은 개가 먹는 음식인 똥이라는 뜻으로, 언행이 몹시 더러운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적시한다는 점을 또한 거론할 만하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새해는 왔어도 리뷰를 쓰지 않는다면 syo란 그저 새해에 새로 싼 똥일 뿐이고, 표준국어대사전은 도무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줄 모르는 냉혹한 언어 살인기계라는 것이다…….

 

 

 

2

 

카드회사에서 문자가 오기를, 12syo의 대중교통 이용 건수는 3, 총 교통비는 3,300원이라고 한다. 집 밖에 어지간히 안 나간다는 거, 내 몸뚱이라서 내가 제일 잘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였다고!? ,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코로나 시대의 참시민을 목도하고 계십니다.

 

이제 상남자의 시대는 끝났다, 밝아오는 새 시대는 방남자의 것이다…….

 

 

 

3

 

연말연시에는 대구에 있었다. 친구 호밀이 일터 근처에 작은 오피스텔을 구한 덕에 코로나 시기에도 우리 패밀리(syo, , 호밀, 박곰돌 : 5인 미만입니다)는 작당 모의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11일이었다. 모여서 대충 치킨이나 시켜 먹을 줄 알았더니, 근래 요리에 꽂혔는지 호밀이 직접 손님 대접을 하겠다고 오전부터 수선을 떨어대는 것이었다.

 

<돼지 탐험대 단톡방>

- 호밀 : 어제 장 봐놓고 지금 음식 준비 중임. 오늘 저녁에 보면 될 듯?

- syo : 굿.

- 三 : 굿굿.

- 박곰돌 : 굿굿굿.

- 호밀 : 1. 슈바인 학센 / 2. 투움바 파스타 + 치킨 + 3종 치즈를 곁들인 감자튀김 / 3. 스테이크 + 순두부찌개 + 버섯곤드레밥 / 4. 치즈케이크 + 초코브라우니 + 생딸기쉐이크

- 三 : 22222222

- syo : 닥치고 2번 아니냐.

- 박곰돌 : 곤드레…….

- 호밀 : 아니, 니들한테 선택권 따위는 없다. 왜냐하면 이건 1234 다 나오는 코스요리거든.

- syo : 😲!!!!!!!

- 三 : 😨!!!!!!!

- 박곰돌 : 😱😱😱😱곤드레!!!!!!

 

호밀. 그는 점심나절부터 브라우니와 치즈케이크를 미리 구워놓고(오늘을 위해 90만원짜리 오븐을 샀다는 호기로운 구라는 존경심으로 상쇄), 딸기 덩어리가 둥둥 떠다니는 쉐이크를 미리 제조하고, 스테이크를 숙성시키고, 매실이 들어간 독창적인 치킨소스를 창조하는 등등의 일을 하며 우리를 기다렸다. 그리고 19시에 집합이 완료되자 숙련된 셰프처럼 착착착 코스 요리를 내왔는데, 마지막 브라우니를 입에 집어넣으며 아씨의 발, 겁나 배 터져!를 외쳤을 때가 2230분이었다. 네 명 합쳐 350kg에 육박하는 우리 돼지돼지 패밀리의 배를 터뜨리고도 남음이 있던 저 막대한 식량의 flow를 부드럽게 감당한 호밀. 그의 재바르고 정밀한 손과 우리가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며 씨익 웃던 그의 어미새 마인드를 다시 칭송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렇게 기름진 육폭식을 마친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새벽 1시까지 무려 <리틀 포레스트>를 감상했다고 합니다…….

 

칼로리 폭탄으로 우리 일당의 배를 빵 터뜨린 호밀이를 syo202111일부로 윤봉길 선생님과 동급으로 존경하기로 결심했다.

 

 

 

--- 읽은 ---



1. 마흔에 관하여

정여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

 

새해 벽두부터 이런 책을 읽고 말았지만, 아직 마흔은 아니랍니다.

 

일단 좋다. 아름답고, 든든하다. 에세이스트 정여울 선생님의 기량이야 논할 필요가 없지. 그렇지만 선생님의 책을 두 자리수로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또 이런 것은 있다.

 

알라딘에 정여울이라고 때려 넣으면 찾아지는 국내 도서의 수가 64종이다. 대부분 에세이고. 그러면 당연히 작가가 자신의 글로 겨냥하는 분야가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 인간이 무언가에 대해 책을 쓸 만큼 정통해지는 일이란 쉽지 않으니 종횡무진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 결국 이야기는 겹치거나 얇아질밖에. 그렇게 자연스레 쓸 말은 줄어드는데 한 권을 채워내려면 중언부언을 동원해 길게 써야만 한다. 그러면 이번에는 밀도가 감소하고 마는데 또 그걸 막으려면 내용의 유사를 표현의 다채로움으로 메꿔야 한다. 여기까지 오면 어떻게든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한 권의 제대로 된 책을 뽑아낼 수는 있는 것 같다. 각자 자신의 색을 자랑하지만 실은 유사한 말들일 뿐인 문장들의 반복된 공격은 지나치게 현란한 느낌을 줄 때가 있다. 마치 해가 두 개 뜬 하늘처럼. 그리고 그런 느낌은 작가의 여러 책을 읽다 보면 더 크게 다가온다. 1년에도 책이 두세 권씩 나오는 다작 에세이스트의 슬픈 숙명 중 하나는, 그의 책 한두 권을 새로 접한 이에게는 더없이 달콤하지만, 십수 권을 읽는 단골손님에게는 도리어 그렇지 못하게 되는 일이다.

 

결론. 아름답지만 필연적으로 다소 중언부언.

 

  중년은 결코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시간이 아니다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비로소 나 혼자만의 힘으로 결정할 수 있는 시기지혜와 용기를 굳이 저 멀리 타인의 참고문헌에서 꺼내오지 않고 나 자신에게서 바로 참고할 수 있는 시기그리하여 내 안에 깃든 밝음과 향기만으로도 능히 내 세상을 지탱할 수 있는 뱃심이 두둑해지는 시기그것이 바로 찬란한 마흔이라는 시간이다.

정여울마흔에 관하여

 

  

 


2. 아침 3분 데카르트를 읽다

오가와 히토시 지음 /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17

 

이번에는 진심이다. 자기계발과 철학을 버무린 책은, 그리고 그 책이 일본에서 건너왔다면, 이제 더는 읽지 않아야겠다.

 

이런 대목이 있다.

 

  가슴 아픈 경험이 하나 있다. 철학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던 무역상사 신입사원 시절의 이야기다. 대기업에 입사하여 스스로 위대하다는 착각에 빠진 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난 척 함부로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특별히 아는 척을 했던 것은 아니고 정말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다, 오만이다. 함부로 판단을 내렸다가 나중에 상사로부터 자네,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나?”, “그런 말을 했다면서?”라는 질책을 듣고 후회하곤 했다. 그때는 나 자신의 잣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잣대로 사물을 판단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후에, “자신감을 가지고 단언하라는 명제를 중심으로 이런 대목도 등장한다.

 

  한번 상상해보자자신감이 없는 의사가 다음과 같이 자신의 소견을 말한다. “아마 약으로도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수술을 하면 아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런 말을 듣는다면 환자는 불안을 느끼고확신하지 못할 것이다. “이 수술을 하면 반드시 좋아집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의사가 아니라면 환자나 보호자는 수술을 맡기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앞의 의사의 예는 극단적일 수 있지만 사실 자신감을 어떤 직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물론 이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해서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전제를 붙이지만, 그건 뭐 김치볶음밥을 김치와 밥을 볶아서 만든다는 말이라서 별로 언급할 가치가 없다. syo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이것이 철학서라면, 저 두 개의 대목이 상충하는 지점을 해소하기 위한 실마리를 제공해야 한다. 뒷 문단에 등장하는 의사가 앞 문단의 저자처럼 특별히 아는 척을 했던 것은 아니고 정말로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이 수술을 하면 반드시 좋아진다고 자신있게 단언했다가 실패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보면 어떨까. 내가 아는 것이 진짜로 아는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혹은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그 불가능성에 대해) 다루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 책이 지식에 대한 회의의 상징인 데카르트를 다룬 책이라서 아쉬움이 더 크다.

 

  중요한 것은 머리를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는 점이다바꾸어 말하면 모든 일을 대할 때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이다예르 들어, 1+1=2라는 것은 누구나 지식으로서 알고 있다하지만 “1+1?”이라는 질문을 듣고 기계처럼 “2”라고 대답하는 것과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화학 반응에 따라서는 무한대가 될 수도 있다.”라고 대답하거나 성질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1이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오가와 히토시아침 3분 데카르트를 읽다


  

  


3. Chaeg 2020. 12

()(월간지) 편집부 지음 / ()(잡지) / 2020

 

늘 느끼지만 이 잡지 참 든든하다. 그리고 점점 전지윤 에디터님의 팬이 되고 있다. 그래놓고 막상 발췌 포인트는 지은경 편집장님의 걸로 따오네.

 

  어쨌거나 우리는 사회로부터 완벽하게 분리될 수는 없습니다하지만 최소한의 연결만을 유지하며 사회가 보기 좋다고 정해 놓은 많은 허상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지는 연습을 해 볼 수는 있지 않을까요우리 뜻대로 될 수 없는 여러 가지 허상을 찾아다니며 그것이 유일한 의미인 양 살기보다는 실제인 것을 바라보고 만족하는 삶이 더 큰 의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데이터로 측정할 수 있는 삶이 아닌 스스로 계절과 자연을 느끼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 삶의 목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은경허상이 이상인 세계

 


 


4.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

에이브러햄 플렉스너, 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 지음 / 김아림 옮김 / 책세상 / 2020

 

기초과학 연구 지원 미흡이 장기적인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어제오늘 문제도 아니고, 매번 노벨상 시즌마다 반복되어 지적되는 걸 보면 아직 해결된 문제도 아니다. 이 책 역시 요약하자면 결국 그 말이긴 하다. 그래도 다른 방식으로 읽어 볼 여지도 있다. 이를테면 사내에서 업무와 관련 없는 자유로운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어떤 기업의 생산성에 대한 고찰이랄지, 아니면 쓸모없는 인간에게 어떤 쓸모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랄지……. 왜 이 책을 읽었는지 들켰군. 실은 제목을 보고 유추적용의 욕망이 일었던 것이다. 쓸모없는 인간으로 산다는 건 이렇듯 저거라도 잡아보면 나아질까 싶은 지푸라기들이 사방천지에 둥둥 떠다니는 삶을 사는 일이다.

 

  응용된 연구와 아직 응용되지 않은 연구라는 구별법을 따르는 일은 현명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다수많은 중요한 방식으로 사회에 공급되는 과학적 혁신을 가동하고 장려하기 위해서는잘 관리된 금융 자원에 접근하는 것처럼 연구 포트폴리오를 충분히 개발하는 것이 더욱 생산적이다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는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단기 투자는 물론본질적으로 더욱 위험하지만 어마어마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장기적인 투자를 포함한다건강하고 균형 잡힌 생태계라면 상호의존성과 피드백 고리가 어우러져 복잡한 망을 육성할 수 있는 완전한 범위의 학문을 지원할 것이다.

에이브러햄 플렉스너로버르트 데이크흐라프쓸모없는 지식의 쓸모

  

 

 

--- 읽는 ---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 최영기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 메리 앤 셰퍼, 애니 배로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오연호

을의 철학 / 송수진

육식의 성정치 / 캐럴 J. 아담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 다나베 세이코

실험실의 진화 / 홍성욱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 / 김훈종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클림트 / 전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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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1-01-0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로운 돼지돼지 패거리를 배부르게 하신 진짜 존경스러운 호밀 선생님...그래서 다음 쓰실 리뷰는 무엇인가요. 궁금합니다. (맞은 데 또 때림)

syo 2021-01-04 14:24   좋아요 2 | URL
네. 정말이지 호선생님은 의롭습니다!
그리고 새해 첫 리뷰는 아무래도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 아닐까 하고 있습니다 ㅎ

얄라알라 2021-01-04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남자 아니라 방남자 ㅋ점잖게 지나가려다 너무나 재밌어서^^호밀친구분 대단하신 애정꾼이시네요. 친구를 향한 애정

syo 2021-01-04 14:25   좋아요 1 | URL
니들이 먹는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 이러는데, 진짜 배가 많이 불러있더라구요..... 언행일치에 깜놀.

행복한책읽기 2021-01-04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준국어대사전 정의는 개나 줘버리구요(개 비하 발언일까요ㅋ), 리뷰랑 페이퍼랑 뭐가 다른지 몰라 다 리뷰로 보는 1인^^;;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를 쓸모있게 담아감다~~~^^

syo 2021-01-04 14:25   좋아요 1 | URL
쉿. 표준국어대사전이 들으면 어쩌시려구. 무려 표준+국어+대사전이잖아요! ㅎㅎㅎ

다락방 2021-01-04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님의 친구에 대한 찐사랑... 샤라라랑 ♡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정성스레 요리해 먹을 것을 차려내고 대접하는 것은 제 경우에는 애정없이 불가합니다.

데카르트 아침 3분..은 3분씩 데카르트 생각한다는거에요? 데카르트 읽는다는거에요? 데카르트가 되어 생각한다는거에요? (제목처럼 그냥 순수하게 읽는다는건데 제가 막 꼬아서 생각하나요?)

그리고..
육식의 성정치.. 시작하신 겁니까? @.@


다락방 2021-01-04 14:24   좋아요 0 | URL
저 너무 궁금해서 책 검색해보고 왔는데, 저는 3분씩 데카르트에 투자하는 사람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이미 철학자인 사람이 데카르트의 책에서 발췌해서 독자에게 3분씩 데카르트 보라고 하는 얘기인가 보네요?

syo 2021-01-04 14:2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데카르트의 말을 인용(이용?)하여 ‘자기계발‘의 지혜를 전수하는 한 꼭지당 3분 분량의 글들이 모여있는 책입니다. 이 작가가 이런 종류의 책을 많이 쓰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제가 거의 다 보게 되네요. 상당수는 그지 같습니다.

육식의 성정치는 어제 침대에 누워서 시작했어요. 저는 원없는 육식의 유희를 마쳤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레삭매냐 2021-01-0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칩거 모드에서 책달리시기?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작당 모의
부럽습니다.

syo 2021-01-04 14:2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작당 모의가 즐거운 일임을 뼈로 느끼게 되는 요즘입니다.
레삭매냐님, 인사가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ㅎ

페넬로페 2021-01-04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남자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삼님에게도 전해주세요~~
다른 친구분들은 잘 몰라서요
그러나 호밀님!
존경해요^^
양심있는 쇼님의 많은 리뷰 기대할께요^^
정여울의 책을 한 권도 안읽어서
한 두권 읽는것도 괜찮을듯 한데
무려 64종중에 뭘 읽어야할지~~

syo 2021-01-04 14:30   좋아요 0 | URL
정여울 책은 뭐든 다 읽을 만했던 것 같아요.
64권. 경험치가 장난이 아니시잖아요.

페넬로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책 즐거운 책 많이 많이 읽으세요^-^

blanca 2021-01-04 1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 작가에 ㅋㅋ 유독 일본 작가들이 이런 뭐랄까, 하이브리드적인데 깊이는 얕은 자기계발 책을 많이 쓰더라고요. 오, 요새 문학 관련 잡지 보는 재미에 빠졌는데 <책>도 한번 봐야겠네요. 와 코스요리는 주부들이 모여도 쉽지 않은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syo 2021-01-05 14:37   좋아요 0 | URL
blanca님! 새해도 벌써 닷새째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ㅎㅎㅎ^-^

단발머리 2021-01-04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미새 모드 호밀님 칭찬합니다!! 이제 리뷰 자주 올라오는 거에요. 그죠?

syo 2021-01-05 14:37   좋아요 0 | URL
........🙄

모운 2021-01-04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전면허 따는데 90만원 쓰고 아직 못 딴 나 같은 사람도 있으므로, 댁은 전기장판 취침모드 정도는 된다고 이 연사 외칩니다

syo 2021-01-05 14:38   좋아요 0 | URL
제길,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댁은 90만원을 들였으나 운전면허를 못땄다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stella.K 2021-01-04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지난 코로나 때 교통비 5천원도 안 나온 적도 있어요.
원래도 그다지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성미가 아닌데
너무 안 나오니까 웃음이 나오더군요.

그러니까요. 책 써서 벌어먹고 산다는 건 그런 애로사항이 있는 것 같아요.
가장 좋은 건 이 작가가 언제 책을 쓰나 독자를 기다리게 만들고
적게 써서 많이 파는 작가가 제일 좋은 것 같은데 이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정여울 같은 케이스는 뭐 그냥 자기만의 시그니처 뭐 그런 걸로 해 두죠.
예전에 앙드레 김은 옷이 다 거기서 거기야 하다가 무식하다고 찍히기도 했다는 걸 보면.ㅎ

syo 2021-01-05 14:4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지난 코로나 때‘ 하시니까 코로나 끝난 것 같아서 기분 좋네요.

뭐 책 많이 내주시는 거야 나쁠 건 없죠. 읽는 사람들이 잘 골라서 읽으면 되니까.
그나저나 책 써서 벌어먹고 사는 이들의 고달픔을 제가 이해하게 될 날이 올 것 같진 않네요 ㅎㅎ


stella.K 2021-01-05 19:52   좋아요 0 | URL
엇, 제가 그런 깜찍한 실수를!
아, 정말 저런 얘기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ㅠ

cyrus 2021-01-04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책방에 갈려고 했는데, 그 책방이 카페를 겸업하고 있어서요. 그래서 그곳에서 커피를 못 마실 것 같아요. 코로나 유행이 잠잠해지면 맛있는 음식을 사들고 책방에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런 날이 언제 올지 막막하네요. 음료를 팔지 않는 책방에 빈손으로 들어오고, 빈손으로 돌아가니 괜히 책방지기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책방도 작당 모의하기에 정말 좋은 장소에요. ^^

syo 2021-01-05 14:43   좋아요 0 | URL
언제나 작당모의는 소중한 것이지요.
올해는 전국의 책방지기님도 손님들도 방실방실 웃으면서 작당모의가 꽃피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바람돌이 2021-01-05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분인 호밀님은 성자의 반역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집 아이들이 어린 시절 저는 식탁 한켠에 계란신과 김(먹는 김)신을 모셨습니다. 늘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죠. 지금은 모실 신이 사라져 안타까워하고 있었는데, syo님의 친구님 호밀님을 모시고 싶습니다. 간절히요. ^^;;

syo 2021-01-05 14:47   좋아요 0 | URL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진다면 그때는 지극한 마음으로 모셔야지요.
손재주 있고 마음씨 좋은 친구가 연애-결혼을 포기할 때 떨어질 수 있는 콩고물에 대해 소화기관을 통해 절절히 배우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바람돌이 2021-01-05 14:55   좋아요 0 | URL
음 이 댓글은 좀 슬프군요. 새해에는 syo님도 호밀님도 다른건 몰라도 연애운은 다시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결혼은 옵션이고 연애는 필수입니당

syo 2021-01-06 20:4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호밀의 모습을 보며 일단 슬픈 표정을 지었습니다만,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고 그게 왜 아무런 것이 되기나 해야하냐는 듯한 반응이어서, 아 내가 내 잣대로 또 저 아이를 판단하는 오만을 부리고 말았구나, 하게 되었습니다.

저야 원체 연애지상주의자지만요.....

독서괭 2021-01-05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혹한 언어 살인기계 ㅋㅋㅋ
호밀님 진심 존경합니다. 코스요리라니 부럽기 짝이 없네요..(식단 조절 중인데 ㅠ)
정여울작가 책은 헤세로가는길 하나 봤는데 저렇게 많은 책을 쓰셨군요. 게다가 중언부언이라고는 하나 대체로 다 괜찮다고 평하시는 걸 보니 더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부지런한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syo 2021-01-06 20:42   좋아요 0 | URL
그날 이후로도 호밀은 오븐을 돌려가며 저 혼자 만들어 먹은 이런 저런 빵쪼가리 사진들을 단톡방에 부지런히 올리고 있습니다. 놀리는 것 같아서 점점 존경심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공쟝쟝 2021-01-06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300원! 존경! 저 3월에 2200원 도전!

syo 2021-01-11 13:46   좋아요 0 | URL
응원합니다! 근데 2,200원이 나올 수 있는 구성인가??

tintin2506 2021-01-09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통비에 진심으로 리스펙트 하고 갑니다 ^^

syo 2021-01-11 13:4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여느때 같았으면 자랑거리는커녕 부끄러움거리였을 텐데 말이지요 ㅎㅎ
 

  

*


이걸 4년째 하고 있군요. 2017년 처음 결산을 할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2018년 두 번째로 결산을 할 때쯤 내가 뭐라고 이런 거창한 짓을 하고 있나 싶더라구요. 2019년 결산을 하면서는, 그래, 내가 뭐라고 아이고 내가 뭐라고 징징징- 하고 있지 말고 차라리 힘을 모아서 진짜 뭐라도 되어 보자 했는데, 오늘 결산을 하며 되돌아보니 뭣도 되지 못한 2020년이었습니다. 서글픔.

 

먼저, 2019년 말까지 백수였다가 올해 13일 자로 직장인이 되었는데, 지금은 다시 백수입니다. 직장 같은 직장은 처음 다녀봤는데, 그냥 그랬어요. 원래 끈기가 없는 인간인 탓도 있지만, 빈번히 불행하더라구요. 좋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는데도 자주 불행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삶은 아무렇지도 않게 잘 견디는데 불행한 삶에는 면역이 없었습니다. 저도 이번에 알았네요.

 

엄마는 상태가 엉망입니다. 암이라는 게 참 알 수 없네요. 의사도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한동안 대구에 내려가 있어야겠네요.

 

2019, 35년짜리 백수 생활도 이제 신물이 나고 10년짜리 연애는 결국 파투가 났던 2019, 환자들 앓는 소리로 귀 마를 새가 없던 병실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면서 아, 올해는 좀 힘들구나, 올해는 확실히 힘들었다고 말하고 다녀도 뻔뻔하다 소리 들을 일은 없겠구나, 최악이구나, 생각했었는데요. 아무래도 2021년은 그 이상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앓는 엄마와 없는 엄마 중 그래도 뭐가 더 나은지는 선명하니까요.


 


*


책 이야기를 해야지요. 북플이 알려주는 바에 따르면, 올해는 이렇습니다.


 

01: 18

02: 11

03: 05

04: 05

05: 08

06: 34

07: 11

08: 25

09: 46

10: 38

11: 27

12: 30

---------

2020 :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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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 411

2018 : 500

2017 : 689

---------

2017-2020 : 1,858

 

딱 보니까 이런 상황이네요.

 

1(18) : 인재개발원 연수라 그래도 여유가 좀 있었다.

2(11) : 구청 발령 받았지만 멋모르고 어영부영 3일에 한 권은 읽었다.

3(5) : 9급 함부로 발로 까지 마라,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직종이었다.

4(5) :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업무량이 두 배라네요, 와 신발, 적같이 신난다 내 인생! 으하하하하!

5(8) : 여긴 어디? 나는 누구?

6(34) : 이렇게는 도저히 못 살겠다 엎어보자.

7(11) : 언제 관둔다고 말하지? -> 관두기로 했으니까 하던 일은 마무리해야지 으아아아.

8(25) : 살맛 난다.

9(46) : syo가 돌아왔다.

10(38) : 그래도 먹고 살긴 해야 할 텐데…….

11(27) : 할 공부는 있지만 그래도 백수가 하루에 한 권은 읽어줘야 사람 대접 받지 않을까?

12(30) : 에라, 모르겠다. 내년에 더 빡세게 구르면 되겠지…….

 

일을 하면서 읽는 건 정말 마음 같지 않았습니다. 일도 일 나름이겠고 체력 부족 짬 부족 탓도 있겠지만, 허허허, 세상 만만한 게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마음을 비웠습니다. 추세로 보면 2021년에는 150권 언저리 나오겠고, 무릎 시리기 전에 만 권 찍어보리라는 부질없는 꿈은 먼지가 되어 날아가는군요.




*

 

올해는 별로 실하게 읽지도 못해서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랍시고 목록 올리기도 뭣하네요. 내년에는 좀 더 실하고 두껍한 애들로…….

 

 

 

<>



사랑을 위한 되풀이 / 황인찬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 이원하

북항 / 안도현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 이규리

 

 

 

<에세이>



어떤 양형 이유 / 박주영

맨 얼라이브 / 토머스 페이지 맥긴

우물에서 하늘 보기 / 황현산

길 잃기 안내서 / 리베카 솔닛

언젠가, 아마도 / 김연수

보통의 언어들 / 김이나

 

 

 

<한국 소설>



일곱 해의 마지막 / 김연수

마음의 빌라 / 백수린

복자에게 / 김금희

체공녀 강주룡 / 박서련

시절과 기분 / 김봉곤

경애의 마음 / 김금희

 


 

<외국 소설>



스포츠와 여가 / 제임스 설터

어젯밤 / 제임스 설터

아우스터리츠 / W. G. 제발트

그 후 / 나쓰메 소세키

 

 


<희곡>



밤으로의 긴 여로 / 유진 오닐

 

 


<철학>



왜 칸트인가 / 김상환

프로이트 패러다임 / 맹정현

성의 역사 1 / 미셸 푸코

 

 

 

<젠더 / 페미니즘>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 캐슬린 배리

흑인 페미니즘 사상 / 패트리샤 힐 콜린스

모니크 위티그의 스트레이트 마인드 / 모니크 위티그

 

 

 

<만화>



사브리나 / 닉 드르나소

마주 보기 / 장 자크 상뻬

 

 


* 

 

위기의 2020을 지나온 것도, 첩첩산중 2021을 지나갈 것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힘이 없었으면 어려웠겠고 어렵겠습니다.

 

더덕단 친구들 감사합니다. 처음 결성될 때는 이 정도까지 든든한 단체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요. syo 인생의 3보험, 암보험 실손보험 더덕보험 사랑합니다.

 

안아주는 일 하나조차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데도 겁 없이 늘 최선을 다해 안아주는 사람, 사랑합니다. 덕분에 버텼던 시간들 하나도 보답해주지 못했는데 또다시 덕분에 버팁니다. 누군가를 위해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거, 다신 하지 않을 거라고 짐작했었는데요.

 

2020, 코로나 없이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는 2020년인데도 개인적으로는 코로나 이슈가 전혀 없었네요. 주변에 확진 난 사람도 하나 없고, 어차피 출근도 퇴근도 없는 인생이라 감염 위험도 낮습니다. 심지어 코로나 덕을 본 경우까지 있었네요. 허허. 다들 어떠셨는지. 우리 알라딘 작은 마을 이웃 여러분들, 격랑은 한해가 저무는 밤에 죄다 가라앉고 건강과 평안이 가득한 2021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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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0-12-31 1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보다 더 힘든 한 해 보내셨습니다. ㅠ
올해는 저만 무척 힘든 줄 알았습니다. ㅠㅠ
‘이 또한 지나가리!’를 외치면 더 나은 내년을 기대해 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syo 2021-01-01 11:00   좋아요 1 | URL
공무원들 복무신조 비슷한 거더라구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일하던 중에는 그걸 외울 일이 별로 없었는데, 2021년에는 어떻게 될까요...

북다님께는 ˝멈추어라, 너 참 아름답구나˝ 하실 2021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21-01-01 19:42   좋아요 0 | URL
‘이 또한 지나가리’란 말은 저도 잘 안 쓰는 말인데, 정말 어쩔 수 없을 때, 세상이 정말 무엇인지 모를 때, 만사가 내 맘 같지 않을 때 최후에 떠오르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제 느낌의 표현이 아직 짧은 것 같습니다. ㅠ

독서괭 2020-12-30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syo님 이 글을 오전에 읽고서 일단 좋아요만 눌러놨는데 지금 잠들려 하는 이 시간까지 틈틈이 계속 떠올랐어요. 한해에 한 사람에게 모두 일어나기 힘든 일들을 겪으셨네요. 부디 새해에는 “다사”는 있더라도 “다난”은 없기를...

syo 2021-01-01 10:58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도 2020년 어떻게 보내셨는지 모르겠지만 2021년은 그와 비교도 안 되게 행복하고 아름다운 한 해 만드실 거예요.
무플방지위원회 1호 위원님 늘 감사합니다^-^

AgalmA 2020-12-31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들다 힘들다 하시면서 이 독서양은 무엇이죠! 저도 힘들었는데 님에 비하면 앓는 소리 말아야 할 것 같은ㅜㅜ
어머님 병세가 괴롭게 진전되지 않았으면 싶고... 기운내시길, syo 님

syo 2021-01-01 10:57   좋아요 1 | URL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희망 가져봅니다 ㅎㅎㅎㅎ 아갈마님 늘 감사해요^-^

2021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ㅎㅎ

91 2020-12-31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 대단해요.. 항상 syo님의 글을 보며 읽어갈 책들을 하나하나 추가하고 있답니다. 표현은 안했지만 항상 감사해요. 저는 올 한 해 코로나라는 핑계로 책은 뒷전이었네요... 그래도 syo님 덕에 좋은 책 많이 알아갔으니 그걸로 만족한답니다 ㅎㅎ 내년에 읽으면 되니까요! 여튼 덕분에 감사한 2020년이었습니다. 2021년도 부탁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yo 2021-01-01 10:56   좋아요 0 | URL
알라딘 참 좋은 곳이죠? 읽을 책이 무한 증식한다 ㅎㅎㅎㅎ

2020년 마무리하며 91님이 가슴에 품으신 계획이나 바람들이 모두 이루어지는 2021년 되시기를 기원할게요. 제가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자주 만나요 ㅎㅎ

나무처럼 2020-12-31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
올 한 해 수고하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yo 2021-01-01 10:54   좋아요 0 | URL
2020년 참 감사했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힘차게 2021 열어나가시길 기원합니다^-^

scott 2020-12-31 2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족을 잃어본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지만 곁에 계실때 최대한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드세요
전 한국에 없을때 돌아가셔서 몇년뒤에 빈자리로 슬픔이 밀려와서 힘들었네요.
마음이 많이 무겁지만 쇼님 힘내세요.

천권을 가슴에 세기 신 쇼님
2021년 쇼님에게 행운과 사랑이 가득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하장 놓고 갑니다.

새해 행복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2021년 신축년
┏━━━┓
┃※☆※ ┃🐮★
┗━━━┛
힘내세요

syo 2021-01-01 10:54   좋아요 1 | URL
저런 귀여운 표정이나 트리, 연하장 이런 것들은 스캇님이 발명하시는 건가요 ㅋㅋㅋㅋ 맘에 쏙 듭니다.

힘이 되는 말씀 꼭 품고 2021도 열심히 살아야지. 스캇님도 행복 폭발 2021되세요^-^

2020-12-31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1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20-12-31 2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여~~
올 한 해 감사했습니다 :-) 파이팅 한 해 기원합니다

syo 2021-01-01 10:51   좋아요 2 | URL
창밖이 어제랑 똑같은데 새해라네요.....
작년이 초딩님께 어떤 한해였든, 올해는 훨씬 더 행복한 1년이 되실 거예요^-^

페크pek0501 2021-01-01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님을 독서광으로 임명합니다.
알라딘에서 가장 기억하기 쉬운 이미지를 쓰시는 분으로도 임명합니다.
글을 맛있게 쓰는 분으로도 임명합니다. (누구 맘대로? 페트 맘대로...)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님이 뜻하는 대로 일이 술술 풀리는 행복한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 ★ ★

syo 2021-01-02 13:3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임명왕 페크님으로 임명합니다. 1댓3임명 하셨네요.

페크님께서도 올해 많이 읽고 쓰시고, 또 한 권 내시길 ㅎㅎ

2021-01-04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04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1-14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syo님. 2020년 많은 일들이 있으셨군요. 그동안 안녕하셨냐는 뻔한 인삿말을 드릴려고 했는데ㅠ

21년에는 좋은 일들 있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어머님 부디 좋아지시길.

syo 2021-01-14 23:23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고라님 오랜만입니다. 잘 사시지요? 요즘 다시 부쩍 활동량을 늘리신 것 같던데, 반갑습니다!
많은 좋은 분들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좋은 일 있을 거라고 좋게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라님께서도 찬란한 21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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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방향으로


 

비가 새벽을 훑고 지나가면서 지나간 몸짓들을 던져 놓았어. 빗소리만 들으면 언제고 자꾸만 커피를 내리고 싶어지는 것도 어쩌면 그런 몸짓들 가운데 어느 하나가 새겨놓은 주름일까. 빗방울이 바람의 발자국처럼 뚜벅뚜벅 골목을 적시며 걸어 나간다. 이럴 때 책은 덮어도 되는 거지. 이런 날이면 그간 이해할 수 없었던 몸짓들을 하나씩 떠올려보는 게 차라리 남는 일이지. 돌아보건대 사실은 아무래도 결국 좋았고 이해하지 못한대도 역시 좋고 마는 그것들. 배부른 표정을 하고 찰박찰박 그것들 위를 지나가고 나면, 파문처럼 한 번 일렁였다가 잠잠해지고 나면, 그것은 그냥 그것으로 남고 나는 그냥 나의 얼굴로 나서는 거지. 빗소리를 들으며 커피잔을 빙글빙글 돌리는 것은 그런 것이지. 흔들려라 흔들려라, 섞이고 섞여라, 돌고 돌아라. 돌아오지 못할 것들은 이미 돌아온 것으로 하고, 잊지 못하겠다는 말도 까맣게 잊고, 믿지 못하겠다는 말만은 끝내 믿지 말고, 울지 않겠다고 말하는 이는 최선을 다해 울리지 않고. 얼굴을 모르는 신께 올리는 아침 기도처럼, 내 이야기인 줄도 모른 채 처음 듣는 낯선 친숙한 이야기처럼, 웃다 보면 차마 웃게 되는 마음처럼, 속삭임 같은 속살을 맞대고 속살같이 속삭이던 수많은 낮과 밤처럼. , 비가 다 지나간다.

 


 

  무언가 잘 안 되어 생이 다른 쪽으로 돌아갔다면

  모쪼록

  이것도 역설의 방식이라 하면 안 될까

 

  나도 내가 아닌 곳으로 흐른 때가 많았으니

  너무 오래되었다면 그리 두어라

  긴 밤이여 솟구쳐 흘러라

이규리, <역류성 식도염부분


내가 그만두지 않으면 언젠가는 가능한 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무언가를 계속하는 것뿐이었다.

김봉곤데이 포 나이트


 

 

--- 읽은 ---

 


256. 그림으로 보는 세계문학

야마모토 시로, 오오타케 마모루 지음 / 김영주 옮김 / 내인생의책 / 2016

 

이야기를 줄이는 것, 요체를 둘러싼 먹지 못할 것들을 발라내고 피가 되고 살이 될 것들만 접시 위에 올리는 것, 바쁘게 살다보니 도무지 먹을 여유가 없는 거대한 책들이 생기는데 그런 책들을 아예 먹지 않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는, 요즘은 유튜브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몇 가지 이야기를 통과한 사람은 세계와 이어지는 힘을 가지게 되고개인의 세계를 깊이 연구한 정신은 다른 사람을 향해 열린다

야마모토 시로오오타케 마모루그림으로 보는 세계문학

 

 

 


257. 맹자를 읽다

양자오 지음 / 김결 옮김 / 유유 / 2016

 

유유에서 양자오 선생님이 읽었노라고 선언한 이런이런 책들을 나도 대부분 읽었지만, 아무래도 선생님처럼 읽을 수는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 통달한 자들은 입문서란 원전의 요약인 동시에 원전의 해석이므로 경계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원전을 다이렉트로 읽어 가질 수 있는 것이라 해봐야 어차피 원전의 지혜가 아닌 원전에 대한 나의 해석일 따름이라, 별로 다를 게 없다는 게 syo의 생각. 원전에 대한 양자오 선생님의 견해와 syo의 견해가 테이블에 띡 있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앞에 걸 쥐고 보겠다는 것 역시 syo의 생각.

 

내 것은, 어차피 알아서 자란다. 불가피하다. 내 사견을 빼고 객관적으로 읽어야지 암만 마음을 먹어 봐야, 내 것이 자라는 것을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건 마치, 아무 생각도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만 잔뜩 할 순 있어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일 자체는 결코 불가능한 인간의 한계와 흡사하다.

 

인의仁義로 천하를 평정할 수 있다는 맹자의 웅변은 듣기 좋은 말을 하거나 억지를 쓰지 않고 일관된 논리를 펼칩니다. 이 논리의 전제는 인간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감응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나의 마음으로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넓혀, 사람들을 보호하고 아끼는 자애로운 은혜를 이룰 수 있습니다. 방향을 바꿔 보자면, 사람은 모두 마음을 가지고 있어 인의를 가진 군왕을 알아보고 선택할 수 있으며, 인의를 가진 군왕을 지지하고 그에게 달려가 의지할 수 있습니다. 민심을 얻어, 백성이 몰려와 의지하는 군주가 어떻게 천하의 왕 노릇을 하지 못하겠습니까?

_ 양자오, 맹자를 읽다

 


 


258. 나의 하루는 430분에 시작된다

김유진 지음 / 토네이도 / 2020

 

꼼꼼히 읽기를 마쳤다. 그리고 나서 이틀 전이었나, 어찌 된 일인지 아침 7시에 잠들어서 오후 1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해버렸다. 도대체가.

 

결국 남들보다 빠른 삶을 산다고 꿈도 더 빨리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보다는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게 목표를 이루는 진정한 방법이었다.

  꿈을 이루는 데 이르거나 늦은 때는 없다모두에게 동일하게같은 시기에 목표를 달성할 타이밍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누군가에게는 다음 주에 문이 열리는가 하면 누군가에게는 몇 년 뒤에야 문이 열린다.

김유진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 읽는 ---

인간 루쉰 / 린시엔즈

어른의 맞춤법 / 신선해, 정지영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 다나베 세이코

분자 사용 설명서 / 김지환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 / 김훈종

종이 동물원 / 켄 리우

마흔에 관하여 / 정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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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20-12-2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찍 일어나면 일찍 잠들어버려요ㅠㅠ
전 그냥 이렇게 생각할래요...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할 일을...
전날 밤~새벽 사이에 해버린다고...
4시 30분에 잠드는 건 가능하지만
일어나는 건 절대 불가능해요... 네버 네버 네버 ㅠㅠ

syo 2020-12-30 00:52   좋아요 0 | URL
저도요 ㅎㅎㅎㅎㅎㅎ
되는 건 책을 안 읽어도 되는 거고 안 되는 건 아무리 책을 읽어도 안 되더라구요....
인생 뭘까요ㅠ_ㅠ

페크pek0501 2020-12-28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규리 시인의 시,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를 좋아하는 1인입니다.
작년에 아포리즘 책 두 권을 한꺼번에 낸 시인인데 유능하네요. 벌써 이런 시집도 나오고...
누구는 용을 쓰고 젖먹던 힘까지 다 써서 한 권을 뽑아 내기도 어려웠는디...
인간 능력의 차이. 너무 해다...(혼잣말)ㅋ

syo 2020-12-30 00:54   좋아요 0 | URL
아포리즘 책 두 권은 빠르게 나왔지만, 시집과 시집 사이의 간격은 5년이 더 벌어졌으니, 그리 빠른 건 아닌 것 같아요. 이규리 선생님은 더 자주 뵐수록 반가울텐데 ㅎㅎㅎ

페크님 힘내세요.
저는 책 0권이잖아요 ㅎㅎㅎㅎ 인간 능력의 차이, 너무 하네요(혼잣말)

북다이제스터 2020-12-28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빗소리에 반응은 저와 다르세요. 전 커피가 생각나지 않고 빗소리가 지붕에 울리는 포장마차가 생각납니다. ㅎㅎ

syo 2020-12-30 00:55   좋아요 1 | URL
저는 포장마차 경험이 없어서!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본 것 같은데ㅎㅎㅎㅎ
본질적으로는 술이냐 커피냐의 차이일까요? ㅎㅎ
 

 

膝瑟

 

 

 

무릎이 아름다워 좋았던 사람을 떠올렸다.

 

나는 무릎을 무너진 흔적이 축적되는 부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의 무릎을 볼 기회가 생기면 꽤 유심히 보았고, 보다 보면 무릎의 주인이 더 좋아지기도 하고 그 반대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무릎을 보기도 전에 사랑에 빠진 적이 없진 않지만 그럴 때도 들불처럼 끓는 사랑의 손길이 제일 먼저 닿는 곳은 항상 무릎이곤 했다. 무릎의 역사는 깊고 아득하여서 그저 보는 것만으로 전부를 캐어 올릴 수는 없다. 무릎을 만지고, 무릎에 입 맞추고, 무릎을 어루만지는 나를 바라보는 그 눈동자를 샅샅이 들여다보고.

 

무릎의 역사를 발굴하는 일은 그 사람의 무너진 경험을 사랑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때로 그 사람과의 사랑이 무너지는 경험이기도 하다. 아름답고 튼튼하던 그 사람의 무릎이 굳고 단단해지는 동안 세상 앞에 무릎 꿇지 않겠다고 우기던 고집스런 사람의 마음은 실은 천만번 꿇어 무릎이 닳은 마음이었고, 우리는 서로가 무너지는 이유임을 끈질기게 외면하면서 서로의 방향으로 끝없이 무너졌다. 그러던 어느 밤, 마침내 그 사람은 내어주는 제 무릎이 부끄러워 돌아누웠고, 어루만지는 것 외엔 할 줄 아는 게 없던 손길이 부끄러워 나 역시 돌아누우면서 우리의 무너짐은 완결되었다. 서로가 서로의 무릎으로 스며들어 지난한 흔적이 되었다. 가끔 무릎을 만지며 환등상처럼 경험하는 무너짐의 흔적. 그 흔한 무너짐의 흔하디흔한 흔적.

 

가끔 무릎이 아프면 이제는 다른 생각을 한다. 아름다운 무릎보다는 아픈 무릎을 만졌으면. 흔적을 가지고 끈질기게 달려온 사람에게 무릎을 만져주는 정도의 사람이 되면 좋겠다.

 

 

 

 

--- 읽은 ---

 


253. 찌질한 인간 김경희

김경희 지음 / 빌리버튼 / 2017

 

무미건조하다는 말은 너무 익숙해서 한 가지 뜻만 품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무미와 건조의 합이다. 실제로 잘 들여다보면 세상에는 유미건조한 것도 있고, 무미촉촉한 것도 있다. 이 책은 후자다. 건조하진 않지만 특별한 맛이 없다. 담백하다고 표현해도 괜찮겠지만 밍밍한 맛이라고 말하는 것에도 거리낌이 생기지 않는다. 백수며 퇴사며 다시 백수며, 역시 긴 세월 찌질함을 체화하고 있는 syo, 다니던 회사를 관둔 스물아홉 젊은 청년의 고뇌를 모를 리 없다. 알고 봐도,

 

  누구에게나 찌질한 순간은 있습니다.

  찌질함의 기준이야 저마다 다르겠지만,

  100% 완벽한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

  부디 당신의 찌질함에 작아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니 우리 어깨를 쫙 펴고당당하게 살아요.

김경희찌질한 인간 김경희

 

 

 


254. 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

 

사랑을 하고 했던 사람이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보다 많을 수밖에 없는 게 이치라면 우리는 끝없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이야기가 사랑을 밀어올리도록. 반대로 사랑을 하는 사람보다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면, 우리는 실패와 실패와 실패를 지나 다음 실패가 오기 전까지 지치지 않고 사랑해야 한다. 이번에는 사랑이 사랑 이야기를 밀어 올릴 수 있도록. 왜냐하면, 어떤 사랑 이야기는 진짜 사랑보다 아름답고 더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이이니까 사랑에 대해 말하고 싶을 때만 이메일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그래서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을 때를 기다렸습니다요즘 저는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그걸 했던 나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합니다그 시간의 의미가 타인에 의해서 판결되는 것이야말로 나 자신에게 가혹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언니 님은 요즘 어렵게 지내고 계실 것이 분명하고 이메일이 버젓이 돌아다니는 저도 좋은 기분은 아닙니다만우리가 함께 이야기하는 일만은 폐기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금희경애의 마음

 

 

 


255. 당신은 첫눈입니까

이규리 지음 / 문학동네 / 2020

 

무너지고 부서지는 것이 색을 가진다면, 그것은 눈과 같은 색일 것이다. 하얀색. 우리 눈이 잡아챌 수 있는 모든 빛이 들어 있는, 하얗다 하얗다 입에 올리다 보면 어쩐지 글썽이게 되는, 안도 바깥도 없고 왼쪽도 오른쪽도 없으며 오로지 떨어지고 떨어져 내리는 방향으로 흐르는, 말하려다 만 것 같은데 모든 것을 말한 것도 같은. 

 

  우리단단함에 대해 적을 것이 아니라

  하염없이 무너지도록

 

  힘쓸 일이 없도록

  아침엔 토마토를 구워요

 

  당신을 당신 바깥으로 놓아보아요

이규리정말 부드럽다는 건」 부분

 

 

 

 

--- 읽는 ---

경계인의 시선 / 김민섭

나의 하루는 430분에 시작된다 / 김유진

맹자를 읽다 / 양자오

인간 루쉰 / 린시엔즈

에티카, 자유와 긍정의 철학 / 이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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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1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28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행복한책읽기 2020-12-2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규리 저 시로부터 무릎까지? 아님 그 반대? 암튼 무너짐을 이렇게 엮으시다니. 멋져요~~~^^

syo 2020-12-28 09:36   좋아요 1 | URL
제가 댓글이 늦는동안, 행복한책읽기님은 매일매일 시 읽기를 이어나가셨겠고, 최소 7개의 시를 더 읽으셨겠네요!
좋은 연말 보내세요. 3일 남았네요 ㅎㄷㄷ...

행복한책읽기 2020-12-28 10:13   좋아요 0 | URL
댓글 달아주신 덕에 님의 글을 다시 읽고 든 생각은, 저야 독자에 머문다면 님은 이미 시인이시네요.^^

2020-12-21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28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ngela 2020-12-22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릎과 감정을 이렇게 표현하시다니. 가던길 멈추게 하는 아름다운 글이네요^^

syo 2020-12-28 09:38   좋아요 1 | URL
안젤라님, 좋은 연말 보내시고, 내년에도 가끔 오셔서 멈췄다 가세요^-^

수이 2020-12-22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규리를 읽지 않으려고 이리 노력을 했건만 여기에서 또 무너져버리고...

syo 2020-12-28 09:3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원래 시집 많이 많이 읽으시잖아요.
제 탓 하지 마시고, 얼른 진입하시기를 ^-^

scott 2020-12-25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요님,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이브V
열공하시는 방에 트리 한그루 놓고 갑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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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rry ☆ Christm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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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I         ☆
│ *** Merry ..:+ +:.. Christm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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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행복한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

혹시 외롭거나 심심하실때 쓰담아주라고 루돌프 한마리도 요기 놓고 가여 ㅋㅋㅋ

¥¥ ★☆★☆
^∩∩^ *Merry*
(●) Christmas
-o--¢-☆★☆★-


syo 2020-12-28 09:40   좋아요 1 | URL
제 짧은 알라딘 일생동안, 댓글 앞에 놓고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이렇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네요 ㅋㅋㅋㅋㅋㅋ
거대하다......

크리스마스 어떻게 보내셨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잘 보내셨을거라고 가정하고, 연말연시도 그렇게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밤마실

 

 

 

syo는 밤에 글을 쓰는 것이 특별하게 두렵진 않다. 밤에 쓰면 별이니 달이니 별 같은 사랑이니 달 같은 영원이니 하는 간지러운 단어를 남발하기 쉽지만, 뭐왜뭐


글쓰기 책에는 밤에 쓴 글을 해 뜨고 읽었더니 오글오글 손발이 점으로 무한히 수렴하더라는 식의 경험담, 저자인 나도 겪어봤지만 독자인 너도 글깨나 깨작대봤다면 남 일은 아닐 거야- 하는 식의 경험담이 종종 등장한다. 감정 과잉의 글을 경계하라는 취지다. 밤에는 쓰는 게 아니라 싸는 것이다! 겁나 부끄러움만이 남을 뿐이다


그러나 낮에 쓴 글, 이성의 견고한 토대 위에서 절제의 붓질로 태어난 글이라면 부끄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오만이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읽어보면, 과거의 글들은 대체로 부끄럽다. 이성이고 삼성이고 간에 그냥 오그라든다. 몇 년 지나고 다시 읽었는데 그때 쓴 글이 여전히 완벽해 보인다면, , 당신은 망하고 있거나 망하기 위해 추진력을 모으는 중입니다. 물론, , 내가 이런 걸 썼다니, 그것도 서른이 되기도 전에!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 아주 가끔 튀어나오긴 하겠지만, 그래도 추세라는 게 있는 법이다. 그 잘난 글을 중심으로 며칠 사이의 글을 함께 읽어본다면 그럼 그렇지 싶게 마련. 그러니까 결국, 글 쓰는 이의 운명이란 퇴보와 부끄러움의 Y자형 갈림길을 반복적으로 맞닥뜨리는 꼴이 아닌가 싶다


syo의 경우 밤에 썼든 낮에 썼든 옛날에 쓴 글은 전반적으로 쪽팔려서, 오늘도 밤에 글을 쓰지만 그게 특별히두렵진 않은 것. 이러다 가끔 하나 얻어걸리면, 3년쯤 뒤에 다시 읽고 혼자 감탄하면서 이런 대사나 치는 것이다. 그때 난 천재였지. 하지만 그땐 그걸 몰랐고 지금은 명확히 알겠어. 난 더는 천재가 아니라는 걸.

 

사람들은 너무 낮에만 글을 쓴다. 혹은 밤에 쓴 글은 부끄러워 세상에 내놓지 않는다. 그렇지만 밤에 쓴 글을 어느 다른 밤에 읽고 있는 어느 다른 사람이 있어 낮보다도 환한 위안을 얻는 일도 있을 것이다. 영하 10도다. 밤이 길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다들 나처럼 새벽 1시까지 깨작댈 수 있는 팔자 좋은 백수는 아니구나. , 출퇴근 멸종했으면. 세상에, 얼마나 됐다고 백수 공무원 적 생각 못 하고. 죄송합니다. 경솔했네요. 이래서 밤에는 글을 안 쓰는 것이었군요…….

 

 

 

--- 읽은 ---

 


251. 다정한 매일매일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0

 

syo는 세 가지 유형의 사람을 가장 사랑한다. 무해한 사람, 다정한 사람, 그리고 귀여운 사람. 이 세 가지 미덕은 서로 완전히 격리되거나 하나가 다른 둘을 배제하는 사이는 아니어서, 다정한 사람이 무해하고, 귀여운 사람이 다정하고, 무해한 사람이 귀엽기도 하다. 이 세상에는 심지어 무해하고 다정하고 귀여운 사람조차 존재해주신다. 세상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은 다 그런 사람들이 암암리에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날숨에 내쉬는 이산화탄소조차 은총인 사람들. , 물론 애기 멍뭉이처럼 생명체가 지나치게 귀여워 버리면 내 심장에 유해하기도 하지만……♡


어, 엄마 그 밑에서 뭐해?

 

하지만 무해한 사람도, 다정하고 귀여운 사람도, 매일매일 한결같이 그러기는 불가능하다고 봐야지. 다정한 매일매일이란, 그런 불가능성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다정한 하루를 꾸려나가겠다는 무해하고 너무 귀여운 다짐이다. 좋아, 씩씩하게 무해하고 뚜벅뚜벅 다정하자. 그럼 완벽하지. 내가 또 귀여운 거 그건 아주 타고났으니까……♡

 

그나저나 2020은 백수린이구나. 여름의 빌라에서 다정한 매일매일을. 

 

사람들은 쉽게 타인의 인생을 실패나 성공으로 요약하고 싶어 한다하지만 좋은 문학 작품은 언제나어떤 인생에 대해서도 실패나 성공으로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세상은 불확실한 일들로 가득하지만 단 하나 분명한 것은당신과 나는 반드시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고 고독과 외로움 앞에 수없이 굴복하는 삶을 살 것이라는 사실이다하지만 괜찮다그렇더라도당신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채 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기만 한다면우리가 서로에게 요청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뿐이다.

백수린다정한 매일매일

 

 

 


252. 성호사설을 읽다

설흔 지음 / 유유 / 2020

 

한국사 외울 때, 저놈의 실학자 패밀리들은 아주 신물 나는 존재였다. 분명히 큰 틀에서 다들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했으니 한 카테고리에 묶였을 텐데, 그 안에서도 차이점을 부각시켜 누군 중농이고 누군 중상이고 이렇게 구분하는 건 약간 중상모략 같았다. 그리고 그 실학이라는 게 뒷날 보니 선구적이었던 거지, 그 많은 실학자들 가운데 지기 시대에 자기 사상을 접목시켜 경세하고 치용한 사람도, 이용하고 후생한 사람도 거의 없다. 물론 그게 그들 탓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들이 그들의 시대에다 해 놓은 건 딱히 없는 것. 그러니까 오늘날 실학의 입장이라는 건 뭐랄까, 주판 시대에 태어나버려서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사장된 286 컴퓨터가 스마트폰 시대에 재조명된 것 같은 모양새가 아닌가. 신박할 땐 묻혔다가 다 낡아 쓸 수도 없을 때야 발견된 지식.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이렇게 똑똑한 얼리어답터에 트렌드세터였다는 증거로 밖에는 기능하지 않는 일종의 화석 같은. 잘 모르겠다. 17세기 할아버지가 만든 20세기 초반까지는 먹혔을 생각을 21세기에 읽는 게 그 할아버지 잘났다는 거 깨닫는 것 말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 오늘을 사는 syo의 눈에는 공자나 이익이나 도낀개낀 아름다운 대목은 아름답고 훌륭한 대목은 훌륭하며, 낡은 대목은 오십보백보로 낡았다. 아니면, 오늘날에도 되새길 만한 어떤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설흔 선생님 정도의 도력을 갖춰야 하는 것일까

 

하늘과 땅 사이에서 함께 자라나면서 편벽되거나 완전의 차이만이 있을 뿐인데 사람이 어찌 더 물류를 멀리하여 잊어버려야 되겠는가잊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 이름을 다 알아야 할 것이니 한 가족이 아무리 많더라도 다 어루만져 사랑하려면 반드시 먼저 그 이름을 알아야 하는 것과 같다라는 구절참 아름답지 않습니까?

설흔성호사설을 읽다

 

 

 

 

--- 읽는 ---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 홍명희

Chaeg 2020. 12 / ()(월간지) 편집부

법의 이유 / 홍성수

AI 최강의 수업 / 김진형

경애의 마음 / 김금희

당신은 첫눈입니까 / 이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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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12-16 07: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밤에 쓰니까 막 쪼끄만 하트를 여기저기 붙이고... 그런 사람이 있어서 세상이 덜 삭막한 거겠죠? ㅎㅎ밤에 읽고 쓰는 대신 쿨쿨 잔 사람은 힘차게 출근이나 해야지 ㅎㅎㅎ

syo 2020-12-17 08:37   좋아요 1 | URL
큰 하트가 적은 세상보다 쪼끄만 하트가 여기저기 있는 세상이 덜 삭막하겠죠?
오늘도 즐거운 출근(역설)되시길(반어아님)^-^

cyrus 2020-12-16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에 책 읽거나 글 쓰는 일이 오히려 집중이 잘 돼서 좋아요. 요즘은 건강을 생각해서 밤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자마자 글을 써요. 눈 뜨기 시작해서 아침 식사하기 전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지만, 그래도 제겐 소중해요. 자투리 시간에 글을 조금씩 써놓으면 편해요. ^^

syo 2020-12-17 08:38   좋아요 0 | URL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쪽이 건강에 유리한가요? 저는 아무리 하려고 해도 잘 안되더라구요.....
심지어 아침 식사도 안 하니, 우리는 참 사는 모양이 달라요, 그쵸 ㅎㅎㅎㅎ
자투리 시간이 자꾸 나서 사이러스님이 좋은 글 많이많이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cyrus 2020-12-17 09:14   좋아요 0 | URL
저는 본인이 편한 시간대에 글을 쓰는 습관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아침에 글쓰기가 힘든 대신에 저녁에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정말 당연한 말이지만, 바쁘시고 귀찮더라도 아침 식사는 꼭 하셔야 돼요. ^^

psyche 2020-12-16 08: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을 보니 매가 강아지를 채 가다가 무거워서 옆옆집인가에 떨어뜨렸다는 이야기 들은 게 생각나네요. 매가 채 간다니 무섭긴 한데 강아지가 뚱뚱해서 무거워 떨어뜨렸다니 웃기기도 하고.... 역시 뚱뚱한게 좋은 겁니다!

단발머리 2020-12-16 09:21   좋아요 1 | URL
이 댓글을 제가 좋아합니다*^^

scott 2020-12-16 20:29   좋아요 0 | URL
이 댓글 저도 좋아합니다 ^0^

syo 2020-12-17 08:38   좋아요 0 | URL
이 댓글 저라고 안 좋아할 재간이 없네요^-^

레삭매냐 2020-12-16 0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그것 참.

syo 2020-12-17 08:3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안전하게 구출됩니다. 얼마 못가 떨어뜨리고 주인공이 받아내거든요.

scott 2020-12-16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요님 밤사랑, 밤을 노래 한다-김연수 ㅋㅋㅋ
소요님, 멍뭉이 내려놔요 ^ㅎ^

syo 2020-12-17 08:39   좋아요 1 | URL
저는 멍뭉이를 잡았다 하면 내려놓을 줄 모르는 집요한 짐승입니다 *ㅂ*

stella.K 2020-12-16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 무슨 영화에 나온 모양인데, 그것 참...

syo 2020-12-17 08:4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저러고 가다가 떨어뜨리는 걸 주인공이 받고, 독수리는 주인공 폰을 대신 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