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의 모양 7

 

 

 

목련도 남았는데 라일락이 다 피었네요. 오르막길에 향이 온통 어지러운 계절입니다. 바람도 따라 걷는 산책길이 빗방울에 젖으면 또 무언가 향기 나는 것들이 자라나겠지요. 비가 자주 들릅니다. 좋은 소식 전해 들었습니다. 축하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마음은 잘 있습니다. 나는 늘 잘 있는 마음입니다. 약속하지 않는 마음에는 실망도 없는 법이어서 나는 여전히 기대하기보다 기대면서 삽니다. 내일은 잘 모르겠어요. 알 수 없는 것들을 당신은 미워했는데 그 미움이 용케도 나를 향한 미움이 되지 않도록 이 악물고 뭔가를 지켜냈던 그때의 당신을 가끔 생각합니다. 당신이 아니라 당신의 그 이 악문 마음을 생각합니다. 지키려는 마음을 지켜주지 못했던 마음을 생각하고 기대려는 마음에 기대지 못하게 했던 마음도 생각합니다. 왜 그런 생각은 오르막을 오를 때만 하게 되는지, 내리막에서 우리는 왜 내려가는 것 말고는 무엇도 하지 못하는지, 나는 늘 궁금합니다. 하지만 답 없는 질문은 모든 것이 답인 질문이나 마찬가지라서, 질문하는 마음이 더욱 어지러운 계절입니다. 그렇지만 마음은 잘 있습니다. 끼니를 잘 챙기고 커피를 줄였습니다. 미운 것들은 아무래도 알 수 없어서, 그런 마음에 기대지 않고 사는 삶을 생각하지요. 쌀을 안칠 때는 잡곡을 많이 섞으려고 합니다. 크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일수록 작게 실망하니까, 실망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파와 달걀을 아낌없이 써서 상을 차리고, 다 먹으면 바로 일어나 삼십 분쯤 걷습니다. 마을을 에우는 길은 오르막도 내리막도 다 있어서 잠깐을 걸어도 나는 오르락내리락해야 합니다. 오늘부터는 내려가는 길 위에서도 내려가는 것 말고 무엇이든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내리막에도 이 봄은 묻었겠지요. 비가 또 그쳤습니다. 라일락이 다 피었는데 목련도 남았네요.


아득합니다.





  "그곳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한 말이 뭔지 알아? 사랑한다는 말이었어."

  "아마 다시는그 말을 할 수 없으리란 걸 알았기 때문이었겠지."

  "그렇다면 그 말은 뭘까?"

  "다시는 할 수 없는 말."

  "다시는 말할 수 없는 사랑이란 말은 뭘까?“

_ 정영수, 우리들


과거를 잊는다는 것은 물론 무언가를 상실했다는 감각마저 잃는 것이다. 그런데 상실의 감각이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풍요로움에 대한 기억이자 우리가 현재에 길을 찾도록 도와줄 단서들에 대한 기억이기도 하므로, 엄밀히 말하면 우리가 익혀야 할 기술은 과거를 잊는 기술이 아니라 손에서 놓아주는 기술이다. 그리고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 우리는 그 상실 속에서 풍요로울 수 있다.

_ 리베카 솔닛, 길 잃기 안내서


답은 없었다. 대단히 어렵고 풀기 힘든 질문에 인생이 던지는 일반적인 답을 제외하고는. 그 답은 이것이다. 하루하루 그날 할 일을 한다, 즉 잊는 것이다. 잠을 통해 잊기는 이미 불가능했다, 적어도 밤이 될 때까지는 귀여운 유리병 여인들이 불러주던 음악으로 되돌아가기란 불가능했다. 그러니 삶의 꿈으로 잊을 수밖에.

_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 읽은 ---



134. 나만의 사적인 미술관

김내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

 

공공장소로서의 미술관을 공유하는 우리는 모두 우리 안의 고독한 미술관을 들여놓고 산다. 미술이 하는 일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 마음의 어떤 공백이나 흉터, 얼룩을 작품으로 채우고 보듬고 닦아냈다면, 미술관을 들러 작품을 보고 오는 일은 내 안의 사적인 미술관에 새로운 작품을 거는 일이 된다. 미술이 미술관보다 완벽할 수는 있어도 그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 책은 김내리 선생님의 사적인 미술관의 도면이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읽어야 할 것은 그가 그 안에 지은 미술관이 얼마나 아름다운 작품을 많이 전시하고 있는지, 그래서 얼마나 아름다운지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 안의 미술관을 짓는, 혹은 이미 지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곳에 그림을 채워나가는 방법, 바로 그것이다. 그러니까 아래 예문은 단지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다. 다른 사람의 사적인 미술관 역시 내게는 공공장소로서의 미술관과 다를 게 없는 것. 나만의 사적인 미술관에 걸릴 작품들은 나의 덧칠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건 언제나 혼자서 할 일이다.

 

막막한 어둠 속에서 절망에 잠길 때가 있습니다. 회색빛 밤하늘에 별이 총총 빛나고 밤이 지나간 후에는 따스한 햇살이 반겨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속 어둠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럴 때 저는 이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마음을 추스릅니다. 그리고 그래,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다짐을 해요.

  몸을 일으켜 주변을 정리하고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합니다. 몸을 움직이면 생각이 정리됩니다.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내 마음을 바꿔봅니다. 내 마음만 달리 먹어야 한다니 조금은 억울한 기분입니다. 그럼에도 순응하고 실낱같은 희망을 품어봅니다. 회색빛 밤 속에 반짝이는 별들이 이토록 크고 밝게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할 수 있게 되길 바라봅니다.

_ 김내리, 나의 사적인 미술관

 

 

 


135. 69_sixty nine

무라카미 류 지음 /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18

 

- 일독(기억도 안 나는 멀고 먼 옛날)

- 재독(기억날 듯 말 듯 한 먼 옛날)

- 삼독(210417)

 

지금 여기에다가 느낀 점을 뭐라뭐라 쓰고 있었는데, 한 서너 줄쯤 쓸 때마다, 음 이건 리뷰에 써먹는 게 좋겠군, 하면서 ctrl+x, ctrl+v로 옮기고 다시 썼다가 또 옮기고, 또 쓰고 옮기고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기에 쓸 말이 없어졌다. 남은 말은 재미있고 허망하다는 것. 뭐니뭐니해도 류는 역시 허망맛이지.

 

  "미안해."

  "?"

  "모처럼 데이트에서 그런 영화를 보게 해서."

  "그렇지만 명작이잖아?"

  ", 어떤 잡지에 소개되어 있더라."

  "과연 필요한 것일까?"

  ", 뭐라구?"

  "그런 명작이 필요 있을까 말이야."

  "무슨 의미?"

  "그 사건 정말로 있었던 일이라며?"

  ",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

  "왜 그런 이야기를 일부러 영화로 만들지? 난 알고 있는데."

  "알고 있다고?"

  "이 세상에는 잔혹한 일이 있다는 걸 난 알아. 베트남이나 유대인 수용소라든지, 그렇지만 난 일부러 그런 영화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왜 그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야만 할까?"

  나는 할말이 없었다. 천사의 말뜻은 잘 알 수 있었다. '무엇 때문에 보기 싫은 것, 더러운 것을 일부러 보여주는 것일까?' 아기사슴 같은 눈동자에게 그런 말을 들으면 대답할 말을 잃고 만다.

  마쓰이 가즈코는 상냥하고, 예쁘고, 머리 좋고, 사랑받으며 자란 사람이다. <냉혈>에서 묘사된 셰게가 평화로운 생활과 무척 가까운 곳에 잠복해 있다고 해도, 또 그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해도, 역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에 천사가 한 말, "난 브라이언 존스의 쳄발로 소리 같은 느낌으로 살아가고 싶어"라는 것이다.

  샌드위치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은 채, 우리는 겨울 바다를 뒤로했다.

  키스가 문제가 아니었다.

_ 무라카미 류, 69_sixty nine

 

 

 


136. 그때 너에게 같이 가자고 말할걸

이정환 지음 / 김영사 / 2021

 

그 나이에 그렇게 많은 곳을 다녀올 수 있었던 것. 그리고도 훌륭히 본업을 해나갈 수 있는 것. 그러다가도 언제나 다시 나를 부르는 곳으로 훌쩍 떠날 수 있는 것. 그럴 수 있는 데에 용기와 의지 말고 다른 것이 필요치 않다면, 그걸 입증한 것이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건 그렇지가 않아서 그럴 수 없었을 것이고, 또 사실 작가 선생님도 그걸 입증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을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었고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것. 아름다움까지는.

 

 

 

--- 읽는 ---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 존 그리빈

피에 젖은 땅 / 티머시 스나이더

화재 감시원 / 코니 월리스

여자를 위해 대신 생각해줄 필요는 없다 / 이라영

걸어 다니는 어원사전 / 마크 포사이스

처음 읽는 브뤼노 라투르 / 아네르스 블록, 토르벤 엘고르 옌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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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18 0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밤의 연애편지? 남의 연애편지를 읽는건 적당히 멜랑꼴리해질 수 있어서 좋네요. ^^

syo 2021-04-18 02:06   좋아요 1 | URL
연애를 꾸준히 팔아서 적당한 멜랑꼴리를 사드리겠습니다ㅋㅋ 😂

2021-04-18 0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8 0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8 0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8 0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21-04-18 1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니? 가 또 문득 떠오르는 페이퍼네........... ㅋㅋㅋㅋㅋㅋㅋ

syo 2021-04-19 10:19   좋아요 0 | URL
자니 페이퍼 쓰기로 된 거 아니었어? ㅋㅋㅋㅋㅋ

수이 2021-04-19 10:21   좋아요 0 | URL
자니..... 페이퍼 안 쓴 이들 누구누구인지 체크중입니다. 제일 아련한 자니-로 당첨! 쇼님 완료 ✅ 락방님 완료 ✅ 누가 안 쓴 거 같은데....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4-18 1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고등학생 때 69읽고 따라한다고 학교 급식 거지 같다고 교장선생님한테 항의하는 자보 붙이고 수배됐잖아요 ㅋㅋㅋ저런 달달한 부분이 있었나 싶게 내가 뭘 읽은 건지 ㅋㅋ다시 읽어 볼까...

syo 2021-04-19 10:19   좋아요 1 | URL
그 이야기는 정말 언제 들어도 찰떡이라니까요, 반님 이미지랑.
곧고 굳건하게 잘 자라나셨네요^-^ㅋ

비연 2021-04-18 15: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월의 결과는 어떤가요?

syo 2021-04-19 10:20   좋아요 1 | URL
좋지요~ㅎ

비연 2021-04-19 22:01   좋아요 1 | URL
굿. 8월 홧팅!

Angela 2021-04-21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뷰~~

syo 2021-04-22 18:04   좋아요 0 | URL
해발고도가 지나치게 높은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뭐이래 껀덕지가 없노

 

 

 

1

 

어제가 생일이었다. 생일이 되면 치킨과 커피 같은 각종 먹거리들이 바코드 옷을 입고 쏟아져 들어온다. 카톡으로. 21세기의 힘이다. 멋진 신세계.

 

그러나 이것은 부담이기도 하다. 일단 경조사를 잘 챙길 줄 모르는 살갑잖은 성격을 베이스로 하고, 그 위에 그래도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먹튀만은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얹은 후, 마지막으로 백수라는 특수/경제적 양념을 솔솔 뿌리면, - syo의 곤란함 완성.

 

그런 까닭으로 언급하지 않고 지나갔는데, 어떻게든 알게 된 친구들이 늦었지만 축하한다고 난리다. 여러분, 마음은 고맙지만 넣어두세요. 아놔, 또 늙었? 어쩐지 나이를 먹을수록 생일날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욕설의 매콤함과 데시벨이 동시에 커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여러분 그 다정한 성격에 지금 syo에게 이런저런 선물을 보내고 싶어서 그냥 아주 안달복달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침이 바짝 마르는 건 알겠는데, 정중히 사양합니다. 어어, 거기 클릭하시는 분, 멈추는 게 좋을 거예요. 제 말만 듣는다면 우리는 아무 일 없이 이 순간을 지나갈 수 있어요. , 이제 마우스에서 손을 떼고, 조용히 뒤둘아 서는 겁니다. 그리고 그대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내 눈을 봐요. 그렇죠. 나를 믿어요. 아무 일 없을 겁니다. 다 잘 될 거예요.

 

인간은 인내의 동물입니다. 어떻게든 참아 보시라구요. 사람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 수는 없는 법이잖아요.

 

 

 

2

 

나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겠지만 syo30대고 앞자리와 뒷자리 수를 더하면 10입니다. 이런 십…….

 

 

 

3

 

매일 글 올리는 분들 멋있다. syo는 읽는 건 쉬운데 쓰는 건 진짜 어려워서, 이렇게 헛소리로 한 바닥 채우는 데만도 거의 두 시간이다. 한 편의 글을 만드는데 투입된 syo의 노동량이 사회적으로 투입된 노동량보다 크기 때문에, 결국 syo는 경쟁에서 도태되고 프롤레타리아로 전락할 거라는 것이 마르크스 선생님의 분석이다. 저 선생님은 언제 한 번 나한테 다정하게 군 적이 없다. 근데 나는 왜 좋지? , 어쩔 거야, 수염 돼지 페티시…….

 

둥글고 빨간 얼굴은 단순하지만 눈에 띄기 때문에, 대충만 알짱거려도 사람들 뇌리에 선명하게 박히는 듯하다. 그래서 syo라는 놈이 분주하게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것 같지만, 실은 조용한 편이다. 20174월 하순부터 알라딘에서 설치기 시작했으니 이제 만 4년인데 그간 써 놓은 페이퍼가 500개가 안 되고, 심지어 리뷰는 꼴랑 50개에 그친다.

 

그런 이유로 어제도 썼지만 오늘도 써 보려고 이러는 중인 건데, , 도무지 쓸 게 없다. 아침에 일어나 우유를 마시는데 조준을 잘못해서 나랑 티셔츠랑 반반씩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샤워하면서 봄인데 얼굴 털만 밀지 말고 다리털도 한 번 밀어볼까 고민하다가 그냥 밖에 안 나가면 된다는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흡족했다. 떡볶이에 콩나물을 넣어봤다가 한 끼 시원하게 말아먹었고, 푸시업을 잘못했는지 힘만 주면 뒷골이 땡기는 거라 오늘은 그 핑계로 운동을 안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여전히 똥은 잘 나오고 있어서 이거 참 똥 만드는 기계로 태어난 이번 생, 건실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높아졌다. 이게 다다. 이런 인생은 대체 뭘까. 어제는 어제의 쓸 거리가, 오늘은 오늘의 쓸 거리가 생겨야 되는 게 아닐까? 아닐까요? ?

 

 

 

--- 읽은 ---



131. 에세이 만드는 법

이연실 지음 / 유유 / 2021

 

에세이 만드는 법의 장르는? 에세이다. 이 지점이 재미있는 지점이라고, 이연실 선생님은 말한다. 모든 것을 에세이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선생님은 에세이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에세이를 만드는 법으로 하나의 에세이를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에세이 만드는 법을 읽고 남기는 이 글의 장르는?

 

물론 똥.

 

똥이지만, 에세이랑 가장 많이 닮은 똥(……)이라고 해보겠다.

 

모든 것이 에세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에세이를 쓰기가 쉽다는 이야기인 동시에, 좋은 에세이를 쓰기란 굉장히 어렵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소재로 누구와도 다른 글을 써내어 누구나 기꺼이 읽게 만드는 일, 그것은 물론 일차로 쓰는 사람의 일이겠지만, 일차 뒤에 이차, 삼차, 사차…… 아오. 그 여러 차차차들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겉표지에 이름이 찍히지 않는 사람들의 알려지지 않은 차차차를 통해 독자가 가장 편안하게 읽는 장르, 에세이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주성치 세계의 거리에선 쟁반을 손도 대지 않고 머리에 인 채 배달하는 밥집 아주머니와 앞을 쳐다보지도 않고 물건을 던져 정확하게 정리하는 아저씨들이 곳곳에서 아무렇지 않게 밥벌이를 한다. 맨날 화내면서 세금과 임대료를 걷으러 다니는 파마머리 아줌마는 '사자후'를 토할 줄 아는 전사고, 메리야스 입은 복부 비만 아저씨는 자신보다 약한 아이와 서민을 구하려고 목숨을 거는 히어로다. 전혀 우아하지도, 잘생기지도 않았고, 화면 너머로만 봐도 땀냄새 · 발 냄새 · 머릿내 풍길 것 같은 이 평범한 생활인들이 주성치 영화에서는 최고의 무림고수이자 영웅이다.

  에세이 편집자의 작가는 도심의 카페와 집필실, 교수 연구실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다. 거리에, 출근길 만원 버스와 전철에, 시장에, 가게에, 정신 없이 돌아가는 회사에, 이름도 몰랐던 시골 마을에, 세상 방방곡곡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하며 생활하고 있다. 메일함에 꽂히는 완전 원고 너머의 세계에도, 우리가 그토록 차장 헤매는 단 하나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이걸 어떻게 책으로 만들어야 하나, 조금은 막막하기도 하고 내 힘과 노력과 용기를 조금 더 쏟아야 하는 곳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는 툭툭 튀어나온다.

_ 이연실, 에세이 만드는 법

 

 

 


132.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엘즈비에타 에팅거 지음 / 황은덕 옮김 / 산지니/ 2013

 

요 책은 아무래도 조만간 리뷰를 쓸 모양이다. 그래도 그 전에 간단히 말해두자면,

 

하이데거는 쓰레기처럼 연애하고 아렌트는 망한 연애를 붙들고 망하지 않았다고 자신을 속이느라 일생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 물론 이 말은 제3자의 입이니까 쉽게 튀어나오는 말이고, 당사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일생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해서는 안 될 연애의 중요한 특징 중 몇 가지의 표본을 만들었다고 보는 데는 무리가 없다. 타인의 사랑을 비웃고 비난하지는 않겠지만, 비웃고 비난하지 않기 위해 꾹 참아야만 하는 저 사랑이 내 사랑이 되지 않도록 하려고 이런 평을 남기는 것이다. 어차피 그들은 이미 죽었고 이제 사랑은 살아있는 내가 할 일이니까.

 

사실 하이데거 그 양반이야 원래 생각하고 있던 이미지 딱 고대로 연애를 했기 때문에 달리 더 실망하고 말고 할 것이 없었지만, 아렌트의 연애는 오히려 충격. 똑똑해도, 아니 너무 똑똑하기 때문에 오히려 멍청한 사람들이 하는 실수와 같은 실수를 하면서도 자기 같은 똑똑이가 그럴 수 있다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게, 그런 게 있나 보다. 모르지, syo는 안 똑똑이니까. 하여간 나처럼 실망하는 사람을 위해 역자 선생님이 후기에 남긴 말.

 

아렌트의 경우, 하이데거와의 관계에서 시종일관 보여주는 극적이고 고통스러운 자기모순은 그녀의 사상에 경외심을 품어온 독자에게 일종의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반유대주의와 제국주의라는 전체주의의 기원, 그리고 나치즘과 파시즘을 포함한 전체주의 체계를 그토록 논리적으로 비판한 이 유대인 사상가가 어떻게 나치즘 이념에 찬동하고, 12년 동안이나 나치당적을 유지한 하이데거를 적극적으로 변호하고 두둔하며, 사랑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이런 질문은 아렌트에게는 애초에 무의미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에게 있어서 하이데거는 사랑하는 연인의 의미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었고, 철학이나 정신(Geist) 그 자체, 혹은 첫사랑이나 순수 그 자체와도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_ 엘즈비에타 에팅거,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솔직히 그냥 하는 말 같다. 한나도 연애할 땐 우리랑 똑같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바보짓을 했다- 라고 했었으면 더 쿨하고 좋았을 것 같다. 사실 사랑할 땐 종종 바보가 되는 우리들도 저런 핑계를 댄다. 걘 달랐어. 걔는 나한테 그냥 여자가 아니었다고. 그리고 끝내 자니?’를 하곤 한다.

 

 

 


133. 메이지 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박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0

 

예전에는 참 젊은이들도 대단했던 것 같다. 이런 말하면 웃긴 게, 사실 절대적 기준으로 보면 요즘 젊은이들의 역량이 그때 그 젊은이들의 몇 곱절은 된다. 요시다 슈인이 아무리 잘나 봐야 토익 치면 300도 받기 힘들 거고, 사카모토 료마가 아무리 뛰어나도 코딩 한 줄 할 줄 모를 것. 그런데도 20세 근처에서 이미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젊은이들의 시대인 100년 전, 150년 전에 비하면 요즘은 학문, 정치 분야에서 젊어 이름 날리기란 굉장히 어렵다. 그렇게 젊은이들이 아는 것도 알아야 하는 것도 많은 시대가 더 발전된 시대겠지만, 그래서 이게 지금 더 좋아지고 있는 게 맞는 걸까?

 

서술이 경쾌하고 분량 조절도 나쁘지 않아서 읽기 좋았다. 이 최후의 사무라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을 한 권으로 다룬 두꺼운 책들도 많겠지만, 사실 뭐, 바다 건너 여기서 그런 두꺼운 책들까지 읽는 건 취미가 거기에 닿는 사람들의 몫이겠지. 나는 이 책으로 만족.

 

메이지유신은 그 자체로도 혁명사의 흥미로운 사례다. 거대한 변혁을 수행하면서도 기존사회의 어떤 부분은 잔존시켰고 연속성을 중시했다. 천황제의 온존은 대표적이다. 그 과정은 격렬하지만은 않았고 매우 타협적이었다. ‘연속하면서 혁신한 것이다. 본격적인 계급투쟁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고, 외세와의 전쟁도 광범한 내전도 회피했다. 민중 대다수는 변혁 과정을 관망하는 데 그쳤고, 막부는 서양 열강과 전쟁하기를 한사코 거부했다. []

  한편으로 메이지유신은 일본의 한계와 약점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그 강렬한 일본우월주의는 끊임없이 주변 국가인 조선, 중국과 마찰을 일으켰고, 끝내는 전 세계를 적으로 돌려 자멸했다. 우월주의는 콤플렉스의 다른 면이다. 천황에 대한 맹신은 사회 전체를 체계적으로 권위주의화했다. 자유주의와 개인주의는 근대 일본의 눈부신 성취에 비해 아직도 일본 사회에서 초라한 존재다.

_ 박훈, 메이지 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 읽는 ---

나만의 사적인 미술관 / 김내리

그때 너에게 같이 가자고 말할걸 / 이정환

피에 젖은 땅 / 티머시 스나이더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 존 그리빈

69 / 무라카미 류

비유물론 / 그레이엄 하먼

한국 산문선 7 / 박지원 외

흥미로운 베이지안 통계 / 윌 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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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4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4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4-14 15: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syo님 나이를 공개한거임??? ㅋ 축축축~~~~하해용~~~~ 같이 늙어가니 넘 좋아용. 젊은 그대에게 늙어간다 해 미안해용. 근데 이리 쓰니 기분이 좋아져서리^^;;;;
웃긴 글. 잼난 글. 시적인 글. 잘 쓰는 syo도 멋있다요. 글이란 칼을 어쩜 이리 자유자재로 휘두를까나. 늦었지만 케익 투척🎂🍰🧁아스크림도🍧🍨🍦

syo 2021-04-14 16:04   좋아요 4 | URL
살 엄청 찌겠는데요? 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젊은이는 안 늙나요 어디. 3살짜리도 같이 늙어가는 게 물리 법칙입니다.
어차피 늙는 거 초롱초롱하게 늙어가자구요.

청아 2021-04-14 15: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났지만 생일 축하드림요!!🎂
주성치 말이 나왔으니 영화에 나온 사탕 어렵게 구했어요!🍭 요기요^^* 이거 드시고 앞으로도 많이많이 써주시길 바람요!🙋‍♀️

syo 2021-04-14 16:05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ㅎ 왜 이렇게들 단 거를 투척하시지? 요즘 살이 자꾸 쪄서 큰일인데.
미미님도 지금처럼 열심히 꾸준히 써주셔요. 저는 어떻게든 살아보겠습니다....

수이 2021-04-14 15:4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쇼 오빠 열네살 수연이라고 합니다 쇼오빠도 나이 까서 저도 나이 깠습니다. 친구가 쇼오빠 생일인데 선물 줘야하지 않을까 하고 어제 연락이 왔는데 제가 그걸 깜박 못 보고 오늘 아침 느즈막히 확인을 하고 어떻게 해 했답니다. 근데 하루 지났으니까 그냥 쌩까 했어요 너무 몰인정했나요;; 그랬더니 아니야 줘야 할 거 같아 하더니 주었나봐요 넌 쇼오빠 생일인데 뭐 안 주니 그래서 아 난 그냥 쌩깔래 오빠도 내 생일에 그냥 생일 축하해 하고 말았던 거 같아 했죠 하지만 오빠 실은 제 마음이 그렇지 않다는 거 잘 아시죠. 내년 오빠 생일에는 제대로 챙겨줘야겠다 싶어서 달력에 커다랗게 쇼 생일 해놨어요. 이러고 또 내년에 깜박할지 모릅니다만 내년에는 근사한 선물을 드릴게요. 오빠는 할 일이 참 많을텐데 대체 언제 이렇게 책 읽고 글 쓰고 공부하시고 그러는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사실을 말해봐, 넌 쇼가 아니지?) 그럼 오빠 한살 더 나이 잡수셨으니 몸 건강에 더 신경쓰시고 슬럼프도 얼른 내다버리시고 (슬럼프 왔다고 그랬던 거 같은데 그래도 읽고 쓰고 다 하시네요 거짓말은 참) 유쾌하고 상쾌하고 밝은 쇼 할아버지 아니 오빠가 되시기 바랍니다. 해피뻘스데이투유!!!!

syo 2021-04-14 16:24   좋아요 8 | URL
안녕, 열네 살 수연아? 우리 수연이 오빠가 생각했던 것보다 한참 어려서 오빠 당황했네? 원 녀석.....

오빠가 100일만에 걷어차인 첫사랑 말고 그 다음 사랑이랑 한 2년쯤 만나고 결혼했으면 지금쯤 수연이 만한 딸이 있을 건데, 오빠가 말 놔도 되지? 어른이 말하면 안 되도 그냥 되는 걸로 하렴. 그게 조선 살아가는 방법이란다.

우선 오빠 생일은 딱히 챙겨주지 않아도 괜찮단다. 오빠는 앞으로 한 80년 정도 더 살 작정인데, 매번 생일 챙겨 먹을 생각을 하니까 벌써부터 진저리가 나는 것 같아. 그러니까 내년에도 대충 그냥 뭉개면 된단다. 뭐 사는 게 다 그런건데, 우리 수연이도 좀 자라면 알게 될 거야.

오빠가 수연이 생일에도 그냥 축하해 하고 넘어간 게 미안해서 몇 가지 좋은 이야기를 해 주려고 해.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니까 새겨 들으렴.

우선 우리 수연이가 내년이면 열다섯이 될 거고, 아마 그때쯤 되면 세상 모든 게 다 틀려먹은 것 같고,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꾸만 삐뚤어지고 싶고 겁나 이상한 시가 쓰고 싶어지기도 할 거야. 어른들은 그걸 중2병이라고 부른단다. 그런데 수연아, 너도 10년쯤 지나보면 알게 되겠지만, 틀려먹은 건 열다섯의 너고 열다섯의 너를 스물다섯의 너조차 이해하지 못할 거란다. 써놓은 시는 겁나 쪽팔릴 거니까 절대 인터넷 같은데 올리지 말고 일기장에 고이 적어놨다가 불싸지르렴.

그리고 그 고비를 잘 넘기면 이제 고등학생이 될 텐데, 학생의 본분은 공부란다. 연애 같은 건 대학가서 하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오로지 공부, 공부 뿐이다.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줄게. 이거 남들 잘 모르는 건데. 바로 국영수를 중심으로, 교과서 위주로 하는 거란다! 놀랍지? 우리 수연이 오빠 말 듣고 공부 열심히 하려무나. 안 그럼 한 20년 뒤쯤에 오빠처럼 백수 된다?

마지막으로, 엄마 말씀 잘 들어야 훌륭한 사람이 된단다. 오빠 때는 말이야, 엄마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말이 있었어.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단다. 항상 엄마 아빠 말씀을 잘 따르는 청소년이 되려무나. 너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잊지 말렴.

오빠가 말이 너무 많았지? 생일 축하해줘서 고마운 마음에 말이 길었네. 앞으로는 우리 수연이 말대로 유쾌하고 상쾌하고 밝은 와중에 닥칠 때 닥칠 줄 아는 쇼 할아버지가 되도록 할게. 그럼 안녕.

라로 2021-04-14 17:42   좋아요 3 | URL
아이 이거 뭐야! 페이퍼보다 더 재밌어.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암튼, 생일 축하해 (왕누나라도 반말로 하면 안 되지요?) 직접 만나서 축하해 주고 싶은데 우리 달덩이처럼 하얀 이쁜 토비님!! 살다보면 그럴 수 있는 날이 올까요???

syo 2021-04-14 17:22   좋아요 2 | URL
이런, 라로님 사람 잘못보셨네요.
저는 하얗고 이쁘지 않구요. 굳이 따지자면 거무튀튀한 편입니다.
그치만 약간 둥글긴 한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로 2021-04-14 17:43   좋아요 2 | URL
댓글 달았다가 삭제하고, 달았던 것도 좀 수정했어요.. 무례한 것 같아서,, 물론 토비님 그렇게 생각 안 하겠지만,,,^^;;

syo 2021-04-14 17:46   좋아요 2 | URL
응? 반말이 존댓말이 됐네 ㅎㅎㅎㅎ 뭐하러!
원래 삭제한 댓글은 보지도 못했어요.

‘야이새끼야‘ 안 했죠? 그럼 딱히 무례한 거 아니었을 거야 ㅋㅋㅋㅋ

겨울호랑이 2021-04-14 15: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syo님 어제 생일 잘 보내셨나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합니다^^:)

syo 2021-04-14 16:19   좋아요 5 | URL
ㅎㅎㅎㅎ 자기 손으로 미역국 끓여서 잘 먹고 잘 보냈다고 합니다^-^

2021-04-14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4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1-04-14 17: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글 재미있게 잘쓰시는 syo님~저도 늦었지만 생일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글 잘 읽겠습니다 ㅎㅎ

syo 2021-04-18 01:36   좋아요 0 | URL
제 쪽이야 말로 늦었네요 ㅎㅎㅎ 늦었지만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1-04-14 2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하루 늦었지만 저도 생일 축하드려요!!단 건 많이 받으신 것 같으니 전 꽃으로 🌺🌸🌼🌻
syo님 꼰대빙의 넘 자연스럽네요 ㅋㅋㅋㅋ

syo 2021-04-18 01:37   좋아요 1 | URL
하루 늦은 댓글에 3일 늦은 대댓글을 달았으니 저야말로 오랑캐놈입니다. 용서하소서 ㅎㅎㅎ
누구나 저 정도 꼰대쯤은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거 아니었나요? ㅋ

바람돌이 2021-04-14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말로만 생일 축하드려요. ^^ 읽는 건 쉬운데 쓰는 건 어려운 사람은 4년동안 이런 페이퍼 500개 못써요. ㅎㅎ 저처럼 신변잡기로 얼렁뚱땅 갖다 붙이는것도 아니데 말이죠. 생일 맞아 자신감 충천 레이저 빔 쏩니다. ^^

syo 2021-04-18 01:37   좋아요 0 | URL
사흘이나 지나서 댓글 확인하네요. 자신감 충전 레이져빔 다 식었겠다..... 그래도 냠냠 맛있게 먹었습니다.
모래요정 님 늘 감사합니다요^-^

psyche 2021-04-15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yo님 생일 축하드려요! 저는 맨날 syo님 읽으시는 책의 양에도 놀라지만 어쩜 이렇게 글을 재미나게 잘 쓸 수 있을까 놀라는데 이런 겸손의 말씀을!

얄라알라 2021-04-15 14:50   좋아요 0 | URL
syo님의 글을 읽다보면 이상한 나라 앨리스 모험 다녀오는 기분, 짧은 시간 이상한 나라에 휘릭^^ 정말 어찌 이렇게 글을 잘 쓰실 수 있을까, 이 많은 알라디너들 홀릭시키시는 syo님 생일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syo 2021-04-18 01:38   좋아요 1 | URL
과찬의 댓글에 과과찬찬의 대댓글이 더해져서 저의 몸둘바가 소멸되었습니다.
3일이나 늦게 확인했는데도 부끄러움이 식지 않고 뜨끈뜨끈하네요.

프님도 북사랑님도 감사합니다^-^

감은빛 2021-04-25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잔인한 달이라고 불렀던 4월에 태어나셨군요. 유난히 슬퍼해야 할 일이 많은 4월인데, syo님께선 또 한 해 늙었다는 슬픔을 겪으셨네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꽤 오래전부터 가족을 제외한 누구에게도 생일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곤란함을 피하고 있어요. 내가 누군가의 생일을 챙길만큼 부지런하지 않고 살가운 성격이 아니니, 누군가가 내 생일을 챙기지 못하게 만들어 서로 안 챙기는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죠. ㅎㅎ

syo 2021-04-26 10:16   좋아요 0 | URL
오, 속깊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비공개 전략을 택할까 봐요.

그러나 또 쓸 거리가 없다보면 생일이라도 팔아서 쓰려고 하겠지요..... 나란 놈아...


 

  

도적놈과 도적놈 심보

 

 

 

1

 

감기의 정점에서는 아무 약도 약발이 안 받듯, 슬럼프도 정점에서는 백약이 무효다. 그러다 그 맹렬한 기세가 한풀 꺾인다 싶으면 그때부터는 이런저런 처방을 시도해 볼 수 있게 되고, 재수 좋으면 즉시 깔끔하게 털고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쓰는 약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나보다 나은 놈, 나보다 못한 놈, 그리고 미친놈. 이번 시간에는 미친놈으로 한번 슬럼프를 치료해보자.



그는 옥중에서 죄수들을 상대로 맹자를 강의했다. 이 강의는 185512월 보석으로 풀려난 후에도 친족과 찾아오는 청년들을 상대로 자택에서 18576월까지 계속되었고, 그 내용은 저 유명한 강맹차기로 정리되었다.

  남을 가르치는 데 그친 게 아니었다. 14개월의 수감 기간 동안 독서에 열중해 554권의 책을 독파했다. 출옥 후에도 1856년에 505권의 책, 1857년에 385권의 책을 읽어제쳤다. 고향에 돌아온 후 3년간 약 1500권의 책을 읽어냈으니 가히 독서광이라 할 만하다.

  쓰기도 열심히 썼다. 유수록, 노야마옥 문고, 회고록45편의 저술이 이 3년간 쏟아져나왔다. 맹자에 이어 일본외사, 춘추좌씨전, 자치통감등 일본과 중국의 역사서 강의가 이어졌다.

_ 박훈, 메이지 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막부 말, 체제변동의 중심부에서 사상을 생산하고 새 인재를 기르던 인물로 유명한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의 이야기다. 1830년에 태어나 1859년에 죽었다. 저 때는 우리 나이로 26.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완전 애기다! 애기는 영어로 baby.

 

우리 쇼인이 몇 짤 먹어떠요? 스물여섯 개 먹어떠요? 아코 겁나 귀여워. 솜털 보송보송. 연애는 좀 하니?

 

라고 묻기가 무서울 정도의 도른 젊은이 요시다 쇼인. 강의까지 했다는 걸 보니 사무라이 용 옥사라는 건 수감시설이라기보다는 문화시설에 가까웠던 듯. 그래도 분명히 쾌적하지는 않았을 텐데, 강의하는 와중에 554권을 읽었다고. 연평균 500권쯤 읽는 모양이다. 젊은이, 좀 읽는데?

 

그걸로 모자라 3년간 45편의 저술을 썼다고 하니, 강준만 선생님도 혀를 내두를 생산력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쇼인이 너네 집에는 인터넷도 안 들어오잖아…….

 

, 정말 너무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다. 열 살도 더 어린 친구가 저렇게 치열하게 사는데, syo, 넌 슬럼프나 운운, 지금 대체 뭐 하는 거니? 형아가 돼가지구서는 모범은 보이지 못할망정…….

 

 

 

2

 

솔직히 말하기로 한다.

 

어젯밤 11. 자리에 누워 코니 월리스의 단편집 화재감시원을 시작했다. 2019년 개정 전 출간된 책이어서 첫 작품은 리알토에서. , 코니 월리스는 처음인데. 리알토는 어디일까?

 

, 리알토. 거기가 어디인지는 몰라도 겁나 지루한 곳이었고 나는 졸았다. 리알토에서는 뭔가 진행되는 게 없으며 그저 온통 카오스였고 나는 졸았다. 양자역학적 일상이라는 것이 이런 느낌일 수 있겠구나 싶었고 나는 졸았다. 자꾸자꾸 졸았다. 낮에 우산을 들고 바짓단을 적시며 자박자박 걸었던 빗길이 총 일만이천 보였다. 그래서 그런가? 원래 잠드는 시간까지 4시간 30분이 남았건만…….

 

어찌저찌 리알토가 마무리되자 다음 등장한 작품은 나일강의 죽음. , 리알토만 거쳐오지 않았어도 안 죽고 버틸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들고 있던 아이패드를 놓치기를 두 번. 나는 이럴 바엔 그냥 자기로 하고 불을 껐다. 나일강에서 마침내 나는 죽었다.

 

덕분에 푹 자고 개운한 아침을 맞이했다. 7시에 일어나 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조록조록 내리는 빗소리. 아침에 어울리는 커피 향. 달콤한 딸기 요거트 한 컵. 그리고 읽다만 나일강의 죽음. …….

 

개정판의 목차를 보면, 걸작이라 불리는 내부 소행이 맨 앞으로 와 있다. 뒤따르는 작품은 표제작 화재감시원이다. 리알토와 나일강은 책 가장 뒤쪽으로 좌천당했다. 그렇게 개정한 찐의도야 알 길 없지만,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빗속의 일만이천 보가 없었더라도 맑고 깨끗한 정신상태로 리알토를 지나오긴 힘들었을 것이다.

 

 

 

3

 


며칠 전 도적맞은 7만 원 상당의 책 택배에는 티머시 스나이더의 피에 젖은 땅이 들어있었다. 리뷰 대회에 참가하려고 산 놈이었다. 그걸 가져가다니 범인은 리뷰대회 참가자 중 한 명이 틀림없다, syo의 참가를 방해하려고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심지어 그 동기를 숨기기 위해 애꿎은 하인즈 케찹 1.25kg까지 함께 가져가는 용의주도함을 보였다, 결국 내가 도둑맞은 것은 고작 7만 원이 아니라 리뷰 대회 1등 상금 40만 원인 셈이다- 뭐 이런 식으로 징징거렸다. 4만 원짜리 책을 두 번 살 건 아니어서 대회 참가는 물 건너간 모양이니 너스레를 떨어본 것이다. , 내가 참가만 했으면 40만원인데, 참가를 못 하네?

 

그랬더니 그 말을 듣고 있던 친구가 기프티북을 쐈다. 선물 메시지에는 “1등 아니면 안 돼, 오직 1등뿐이라는 짧은 협박성 격려와 함께 4만 개에서 40만 개 사이쯤 되어 보이는 느낌표가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어제 내게 두 번째 피에 젖은 땅이 도착했다. , 이제는 도망칠 데가 없는 것이다. 나는 이제 저 800페이지짜리 두꺼운 책을 읽고 리뷰를 쓸 모양인가 보다. 피로 쓴 리뷰, 아주 피에 젖은 리뷰를 써서 40만 원을 쟁취해야 한다. 도적이 보아라. 내 네가 리뷰대회에서 1등 하는 꼴을 볼 수는 없다. 그건 정의가 아니까. 그러니까 정의롭게 1등은 나여야만 해…….

 

출판사 관계자 여러분 보고 계신가요…….

 

 

 

4

 

정작 리뷰도 안 써놓고 1등 내놓으란다. 도적놈이 여기도 있네.

 

 

 

 

--- 읽은 ---



128. 안나 카레니나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 윤새라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1

 

친구와 나란히 읽으며 가끔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결론은 늘 톨스토이 겁나 잘 써-로 요약된다. 사실 그건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이야기라서, 이게 다라면 읽고 나서 얻은 게 하나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다. 절대 아니지.

 

이 대목을 한번 봐 보자구요.

 

봐 보기 전에 앞 상황을 요약하면 이렇다. 레빈은 키티에게 청혼했다가 까였다. 왜냐하면 키티는 브론스키를 좋아했고 브론스키도 자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한 데는 키티의 어머니인 공작부인의 역할이 컸다. 공작부인이 보기에 브론스키는 완벽한 사윗감이어서, 딸에게 계속 푸시를 넣었던 것. 하지만 브론스키는 개스키였던 거라, 안나에게 홀딱 반해서 키티에게 제대로 된 작별 인사 한 번 없이 안나가 있는 페테르부르크로 이동, 안나 주변을 계속 얼쩡거린다. 키티는 날개도 없이 새됐고, 삶이 영 개 같다. 이번 생은 망했어. 브론스키도 원망스럽고 엄마도 원망스럽다. 엄마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심지어 키티보다 더 빡치는 게, 브론스키가 아직 키티 근처를 알짱거릴 때부터 벌써 남편인 공작이 브론스키 스키는 진정성 없는 스키라서 사위로는 좋지 않은 스키고 진짜 좋은 사람은 레빈이라는 충고를 해 왔음에도 개무시한 채 브론스키에 올인한 것이 자기 자신이란 걸, 그래서 이 파국 속에서 가련한 키티가 받고 있는 고통에 자기 지분이 가장 크다는 걸, 남편도 알고 키티도 알고 심지어 자기 자신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걸 인정하는 순간 내가 뭐가 되냐고, 그래서 모든 잘못을 남에게 돌리고(물론 브론스키 그 스키가 제일 잘못한 스키가 맞다)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심리, 자기 과오를 들추어내는 사람에게 적대감을 품는 심리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이런 공작부인의 심리를 구구절절 설명하면 톨스토이가 아니라 syo. 톨스토이는 다음과 같이 한다. 키티를 위로하러 달려온 언니 돌리와 그녀들의 어머니인 공작부인의 대화다.

 

오래전부터 물어보고 싶었던 것이 있어요, 마망. 레빈이 지난번에 여기 왔을 때 키티에게 청혼하고 싶어 한 걸 아세요? 레빈이 스티바에게 말했대요.”

  “무슨 말이냐? 난 기억이 안 나는데…….”

  “그럼, 아마도 키티가 레빈을 거절한 모양이네요……. 그 애가 엄마에게 말하지 않았어요?”

  “아니. 그 남자든 다른 남자든 간에 그 애는 아무 말도 안 했다. 너무 고고해서 말이야. 그렇지만 내가 알기로 이 모든 건 그…….”

  “그래요. 키티가 레빈을 거절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다른 남자가 아니었다면 그 애는 레빈을 거절하지 않았을 거예요. 저는 알아요……. 그러고 나서 그 남자가 키티를 잔인하게 농락한 거예요.”

  공작부인은 자신이 키티에게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생각하기조차 무서울 정도였다. 그래서 더 화가 났다.

  “, 난 이제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니까! 요즘은 모두 자기 생각대로 살고 싶어 하고, 어미는 아무 말도 않고, 그러니까 이런 일이…….”

  “마망, 제가 그 애한테 가볼게요.”

  “가보렴. 내가 가지 말라고 막든?” 어머니가 대답했다.

_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1

 

도망친 브론스키 탓, 요즘 젊은 것들 성향 탓, 나한테 말 안 해준 키티 탓……. 마지막 한 마디, “내가 가지 말라고 막든?”은 얼마나 많은 것을 알려주는가.


읽기에 따라서 저런 한 마디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건 우리가 읽는 책을 쓴 사람들이 다 꾼들이라서 그렇다. 막상 써 보잖아? 저렇게 대화를 활용하여 성격과 심리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기술은 굉장히 고등하다. 된장찌개는 누구나 끓일 수 있지만 거업나 맛있어서 자꾸만 생각나는 된장을 끓이는 건 웬만큼 어려운 요리를 하는 사람, 그 단계를 넘어선 단계다.

 

 

 


129. 길 위의 철학자

에릭 호퍼 지음 / 방대수 옮김 / 이다미디어 / 2014

 

한참 아나키즘 책 찾아 읽던 20대 젋은 아나키스트워너비 syo의 시야에 처음 포착된 이후, 에릭 호퍼는 syo가 사랑하는 두 호퍼 중 1인으로 만신전에 입성해 든든히 자리를 지켜왔다. 일은 호구지책에서 멈추고 읽고 사색하는 삶, 겁나 힙해 보였지. 딱 그렇게 살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 삶의 궤적이 syo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 인생에 선명한 홈을 파 놓은 책을 가끔 다시 읽는 것은 내 무늬를 찾는데 꽤 도움이 된다. 재독 삼독까지는 좋은 책으로 하는 것이겠지만, 그 이상의 주기적 독서는 좋은 책이 아니라 좋아하는 책으로 하게 마련이다.

 

"한평생 나는 모든 사색을 분주히 돌아다니면서 해 왔습니다. 번쩍이는 모든 생각들은 일을 하던 중에 떠오른 것들입니다. 나는 따분하고 반복적인 일터에서 일하는 경험을 즐기곤 했지요. 파트너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머리 뒤쪽에서 문장을 따 맞추었던 거지요. 그러다가 은퇴를 하고 나서 나는 세상의 모든 시간을 내가 다 차지했어도 뭘 할 수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마 머리를 아래로, 엉덩이를 위로 하는 것이 사유의 가장 좋은 자세일 겁니다. 동시에 두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것은 영혼의 스트레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은 아주 생산적이지요.“

_ 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

 

 

 


130. 혐오의 시대, 철학의 응답

유민석 지음 / 서해문집 / 2019

 

- 일독(191127)

- 재독(210412)


혐오 표현을 주제로 한 이런저런 철학 문헌들을 발췌, 정리하여 엮은 요약서나 강의 자료, 혹은 리포트 느낌을 주는 책이다. 멈춰서 오래 생각하게 하는 책이 있고, 여기가 아니라 저기 저 다른 책으로 나아가서 멈추세요 하는 책이 있다. 둘 다 좋은 책이다. 생각해 볼 만한 주제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은 어떻게든 좋은 책이 아니기 어렵다.

 

말을 가지고 행위하는 법이라는 오스틴의 저서 제목은,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있지 못한 소수자들에게는 일종의 넌센스다. 언어가 행위라고? 아니, 그건 최소한 누군가에게만 그렇다! 소수자들은 언어를 가지고도 무언가를 행할 수 없다. 혐오표현은 일종의 '침묵시키는 말'이기 때문에, 소수자들이 언어 행위를 할 수 없게 만든다. 이들에게는 '표현의 자유'란 없는 것이다.

_ 유민석, 혐오의 시대, 철학의 응답

 

 

 

--- 읽는 ---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 우치다 다쓰루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 엘즈비에타 에팅거

에세이 만드는 법 / 이연실

200년 동안의 거짓말 / 바버라 에런다이크, 디어드러 잉글리시

피에 젖은 땅 / 티머시 스나이더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 고미숙

화재감시원 / 코니 월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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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4-13 10: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른 남자가 아니었다면 그 애는 레빈을 겆러하지 않았을 거예요.

나 쇼님 서재 그동안 오면서 오타 처음 봐요.... 샤라라랑~

그리고 슬럼프 완전 극복한 것 같은데요? 오늘 페이퍼 완전 술술 읽히는데??

안나 카레니나 저도 친구랑 함께 읽은 책인데요 둘다 정말 너무 좋아하며 읽었던 그 오래전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그 친구는 지금 미국에 있어요.. 미국간 지 오래야... 인생......

syo 2021-04-13 10:20   좋아요 3 | URL
아냐 나 완전 오타 많이 내.....
심지어 그 인용부분은 앞쪽에 들여쓰기도 안 해놨네? 😫

미국이라면 NYU가 있는 그 country를 말하는 거잖아? 다락방님도 가면 되겠군!

다락방 2021-04-13 11:14   좋아요 4 | URL
근데 왜케 댓글에 English 쓰는거에요? 나 놀라..
여튼 나 NYU 갈건데 가면 놀러와요. pizza 한 판 쏠게. 그 country 는 pizza size 가 매우 large 해요. you는 pizza 좋아하잖아요. big size pizza 로 쏠게요.
see you there!

다락방 2021-04-13 10:24   좋아요 3 | URL
아 내가 써놓고 너무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21-04-13 10:27   좋아요 4 | URL
Um... Me가 English를 very 많이 써서 you surprised했군요. sorry sorry....
pizza는 페퍼로니 pizza로 하자고 말하고 싶었는데 페퍼로니를 어떻게 쓰는지 i don‘t know라서 완전 망했어요. very sad.....

수이 2021-04-13 15:12   좋아요 3 | URL
I가 you들을 like하고 love합니다. ㅋㅋㅋㅋㅋ

han22598 2021-04-14 06:00   좋아요 1 | URL
lolololololo 어썸!

다락방 2021-04-14 07:54   좋아요 0 | URL
everybody~ thank you!!

새파랑 2021-04-13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 안나카레니나 보면서 도대체 브론스키 그놈은 얼마나 잘생겼길래? 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구요 ㅎㅎ

syo 2021-04-13 14:12   좋아요 3 | URL
걔 앞머리도 벗겨지는 중이라고 하지,
러시아 사람들이 크다고 해도 1800년대라는 걸 고려해보면 대충 170대일 것 같은데 몸무게도 75kg가까이 되서 군대 체중 제한에 걸릴듯 말듯하다고 하지,
심지어 걔네 형이 잠깐 등장할 때 형이 걔보다 더 잘생겼다고 하지,

이런 여러가지 지점을 종합해봤을 때 오늘날의 미적 관점에서 봤을 때 어마어마한 미모일 것 같지는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syo주제에 외모지적

잠자냥 2021-04-13 1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택배 잃어버린 책이 하필 <피에 젖은 땅>이었군요. 범인은 저 책 중고 시장에 팔 테니, 다른 분들은 알라딘 중고 시장을 노려보세요...쿨럭;

syo 2021-04-13 14:13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 리뷰대회 일등하시면 제 의심의 눈초리 공격을 받으실 겁니다 😎

잠자냥 2021-04-13 14:26   좋아요 2 | URL
아아아 왜 그러세요. 저의 <피에 젖은 땅> 리뷰 보면 ˝구매˝ 딱 떠 있는 사람임! 휴 다행이다ㅋㅋㅋ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4-13 1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리뷰 쓰면 40만원 줘요? 아. 글쿠나. 다른 세계일세. syo 1등 쾌척! 미리 축하 ㅋㅋ
다락방님과 syo의 대화 넘 재밌음요^^

syo 2021-04-13 14:13   좋아요 3 | URL
이 사회의 질서와 정의를 위해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으하하하

반유행열반인 2021-04-13 2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임시정부수립일은 누구 탄신일?! 축하드리러 겨우 하루 네 시간 남기고 왔다갑니다ㅎㅎㅎ늘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진심 진심 기원합니다!!!

syo 2021-04-13 21:25   좋아요 2 | URL
역시 마니아 1번 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자가발전으로 미역국 끓여먹었어요 ㅋㅋㅋ

deadpaper 2021-04-14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참 잘 쓰시네요.

syo 2021-04-14 15:06   좋아요 0 | URL
과찬이세요, 감사합니다.
 

  

다시 빛으로 향하는 첫 문장

 

 

 

1

 

슬럼프가 길다.

 

못 쓰는 나 자신이 야금야금 싫어진다. 싫은 놈이 쓰면 잘 쓴 것도 미운 법인데 못 쓰니 더 못 봐주겠다. 못 봐줄 내가 진짜 못 봐주게 못쓰니 싫어진다. 이렇게 싫은 놈이 계속 쓰니 미움만 점점 더 커져 가고…….

 

 

 

2

 

뭐라도 끄적거리지 않는 시간이 사흘이면 불안해지고 칠 일이면 불행해지는 삶을 시작한 지도 벌써 15년이 넘었다. 15. 큰 뜻이 있고 운 좋게 열정도 있었다면 지금쯤 뭐라도 됐을 만한 시간. 거기다 기적적으로 재능까지 있었다면 나는 지금의 나와 닮은 데 하나 없는 훌륭한 사람이 되었겠지. 기적도 없고 운도 없고 뜻도 없는 내게 남은 거라고는 습관, 쿠세, , 뭐 이런 이름으로 조리돌림 당하는 일종의 망한 개성뿐이다.

 

돌이키기엔 이미 늦었어요. 차라리 정자로 되돌아가는 게 빠르지.

 

 

 

3

 

쓰는 일에는 의미가 있다.

 

작가를 권하는 댓글이 가끔 달리지만 격하게 한번 좋아하고는 만다. 그렇게 돼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네 말대로 작가도 아니고 아닐 사람이 작품도 아니고 아닐 글이나 쓰는 건데 뭘 거창하게 슬럼프씩이나 오고 가고 그러느냐는 이야기도 듣지만, 오히려 바로 그 이유로, 이 쓰기가 작품이 아닐 거고 이 쓰기로는 작가가 아닐 거라서 지금 이러는 거라고 대답한다. 여기 내가 쓰기로 지은 이 좁고 누추한 집이 바로 내가 쓰기로 도달하고 싶은 목적지이기 때문에 나는 여기에 어떤 아름다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 글이 비록 남루하더라도 끝내 비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책도 없고 작가도 아니지만 나는 이미 쓰는 사람이고, 그건 내가 정했으므로 다른 이의 첨언이 필요하지 않다. 책이 나오고 작가가 되어도 나는 여전히 쓰는 사람일 거고, 내 안쪽에서 변하는 건 없을 것이다. 남들이 내 글을 사랑하면 기쁘겠지만 그 기쁨은 내가 내 글을 사랑하는 기쁨 위에 지어지는 건축물이다. 내 글을 향한 남들의 사랑이 에펠탑이라면, 내 사랑은 파리다.

 

 

 

4

 

그렇다면 훔쳐야 할 것은 문장이 아니라 형식이다.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나오는 것이 문장이라면, 한 명의 천재가 태어나 한 세대 동안 딱 한 개를 만들어 영원한 이름을 박아넣는 것이 형식이다. 형식은 장르와 같은 말이 아니고, 장르의 경계와 형식의 경계는 닮았다가 달랐다가 한다. SNS식 글쓰기는 장르가 아니라 형식이다. 사람들은 그 형식으로 시를 쓰기도 하고 에세이를 쓰기도 한다. 벤야민이 아케이드 프로젝트에다 해 놓은 것은 장르의 정립이 아니라 형식의 발명이다. 글을 배우는 사람은 그 형식을 훔쳐서 소설을 쓸 수도 있고 논문을 쓸 수도 있다. 산해경의 형식을 빌려 이제껏 한 번도 세상에 등장한 적이 없는 동물을 만들어내는 일은 그저 헛소리를 창조하는 일인가? 아니다. 모든 생명에는(상상 속의 생명일지라도) 반드시 서사가 깃들고, 그래서 그 생명에 대한 이야기는 서사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장르로 펼쳐질 수 있다. 어떤 그림이나 사진을 오래 들여다보고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 물건들을 하나로 꿰어 하나의 단절된 컷, 혹은 씬을 써낸다면, 나는 소설을 쓴 것일 수도 있고 일기를 쓴 것일 수도 있다. 심지어 그림을 다시 그린 것일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문장에서 시작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내 안에서 나오는 건 그 문장이다. 읽기는 먹기이고 쓰기는 요리일까? 틀렸다. 읽기도 먹기고 쓰기도 먹기다. 내가 먹는 문장을 내가 썼나 남이 썼나의 차이일 뿐이다. 이게 다다. 결국 읽고 쓰기의 권태를 벗는 방법은 읽는 것, 쓰는 것, 먹고 또 먹고 끊임없이 먹는 것. 끝없는 되새김의 회로를 돌리기 위해 딱 하나의 첫 문장을 백지 위에 부려놓는 것. 이게 전부다. 다른 길은 없다. 나도 안다. 이미 안다. 벌써 알았다.

 

 

 

누구에게나 글쓰기는 고독한 일이다. 그 누구도 나의 글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 그러니까 종착지는 어디이며 어디쯤에서 끝맺어야 할지에 대해 결정하지 못한다. 결론을 향해 나아가는 일은 오롯이 작가의 몫이며, 글에 불어넣는 정신 역시 작가의 고유한 영혼에서 비롯한다. 그런 의미에서 솔닛의 말처럼, 작가로서의 축복이란 '끈기'일는지 모른다. 홀로 하는 항해의 끝을 향해 끈질기게 견디고 묵묵히 버티며 작업을 이어가는 힘이 결국 글을 완성하는 법이니까. 얼기설기 씨줄 날줄로 엮어놓은 논리를 계속해서 촘촘히 메우고, 여기저기 구멍 난 감성의 빈 공간을 채워 매끈한 옷을 지어내는 것은 꾸준하게 그 일에 매달리는 의지로부터 시작된다.

_ 이고은, 여성의 글쓰기 

 

밤은 아주 고요했다. 작은 탁자 위의 석유등과 구석에 놓여 있는 경태람 화병만이, 유카타를 입고 머리르 기른 이 청년의 치열한 분투를 똑똑히 지켜보았다. 주위는 모두 잠들었고, 깨어 있는 것은 오로지 그 자신과 책뿐이었다. 그리고 질주하는 정신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가 몇 시에 잠드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다음날 아침에 주인 할멈이 석유등을 내가고 화로를 청소하기 위해 들어오면, 마치 말벌집처럼 담배꽁초가 화로 속에 수북이 꽂혀 있는 게 보였다.

_ 린시엔즈, 인간 루쉰

 

거대한 사상은 이미 내게는 골칫거리다 장식된 책들을 솔직히 다 불사르고 싶다 다 타고 남은 수북한 재를 모아두었다가 심심할 때 물에 타 마시고 싶다 방이 아닌 큰독 안에 들어가 웅크린 채 잠들고 싶은 밤이다 나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어 그 사람과 둘이 독 안에 들어가 웅크려 자는 것도 좋을 듯싶다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니지만 백 살도 넘게 살아버린 느낌은 뭘까

_ 김충규, 내일이 오지 말기를, 중얼거리는 밤이다부분

 

 

 

 

--- 읽은 ---



125. 안녕은 작은 목소리로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 신혜정 옮김 / 북노마드 / 2018

 

나는 이 사람을 잘 모르지만, 일본 젊은이들의 워너비라고 하는 듯. 뭔가 폼나게 일하면서도 자기 생활의 향취를 놓치지 않는 멋진 인간 포지션인가 본데.

 

1부는 일과 생활에 관한 깨달음을 에피소드식으로 풀어놨고 2부는 싸돌아다니던 젊은 시절 있었던 풋풋한 연애 사건 몇 개가 실려 있다. syo가 백수라 그런가 1부는 심드렁했는데 그 심드렁 덕분인가 2부는 쏠쏠했다. 일본 연애소설의 짧은 한 바닥 같은 문체가 나의 심장을 간지럽힌다. 역시 syo의 본령은 거기, 일본연애소설. , 조금은 유치한 마음일지라도, 이렇게 가볍게 팔랑거리는 것도 좋잖아, 봄에는.


두 시간쯤 전차에서 흔들리고 있자니 어느 사이에 승객이 우리 둘밖에 없었다. 앞으로 두 정거장이면 종점인 곳이었다. 전차에 타고 있는 동안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여느 때처럼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아아, 재밌었어. 슬슬 돌아갈까?"

  전차가 종점에 도착하자 그녀가 이렇게 말했다. 그녀의 눈을 보니 실컷 울고 나서 후련해진 듯한 눈빛이었다. "." 나는 말했다. 바깥 공기가 차가워서 얼굴이 굳어졌다. 무심히 서로 얼굴을 마주 보다가 나와 그녀의 눈이 한순간이지만 딱 맞아 두근두근했다. 두 사람 사이에 깊은 유대 같은 것을 느꼈다. 영화에서라면 이럴 때 틀림없이 서로 껴안거나 하겠지 싶어 조금 쑥스러웠다.

  우리는 반대편 플랫폼에 서 있던 전차에 올라타 출발을 기다렸다. 자리에 앉자 ", 추워 추워, 손 좀 빌려줘"라며 그녀는 내 한쪽 손을 끌어당겨 자기 코트 속에 넣었다.

  "사람 손은 역시 따뜻하네."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가만히 눈을 감자 조용히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흔들리면서 도시로 돌아가고 있었다.

_ 마쓰우라 야타로, 안녕은 작은 목소리로

 

 

 


126. 춘분 지나고까지

나쓰메 소세키 지음 /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5

 

- 일독(??????)

- 재독(210410)

 

그러니까 뭐랄까, 포의 뒤팽 시리즈 비슷한 정탐소설을 쓰고 싶었던 것 같은데, 초반에는 어떻게 해나갔지만 결국에는 소세키 소설이 되고 말았다. 그러니까 거장이여, 당신은 뭘 어떻게 해도 결국 당신입니다. 그건 참 축복 같은 저주이면서 저주 같은 축복이네요.

 

이 작가가 참 심리 묘사를 잘한다- 는 평을 하기 전에 주의해야 할 점은, 내가 그렇게 평가한 것이 단순히 등장인물의 심리와 동일한 심리를 내가 가져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와, 이 감정 나도 알아, 하는 약간의 흥분을 동반한 동질감 때문이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사실 작가가 심리 묘사를 잘해서 내 마음에 딱 들어맞는 그림을 그려놓았다기보다, 동질감을 찾고 싶은 나, (좋은)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는 멋진 나를 원하는 나, 위로나 용기가 절실히 필요한 주저앉은 나, 이런 나들이 묘사 이해를 잘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 있다. 그러니까 작가가 잘한 것도 있지만 실은 독자가 잘했다는 것이다.

 

심리 묘사를 잘하는 작가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감정의 흐름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심리 묘사를 겁나 대박 잘하는 작가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감정의 흐름에 대해서조차 와, 얘는 뭐 이렇게까지 한다고? 역시 인간의 심리란 그 입장 바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오묘한 것이란 말이지- 하며 심리에 모자란 자신을 탓하게 만든다. , 우리의 소선생님은 심리 묘사 대가의 좌표축에서 어디쯤 이름을 올리고 계실까?

 

저는 삐뚤어진 걸까요? 분명히 삐뚤어졌겠지요. 외삼촌이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외삼촌한테서 그런 주의를 받지 않아도 잘 알고 있어요. 저는 그냥 왜 이렇게 됐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은 거예요. 아니, 어머니도, 다구치 이모도, 외삼촌도 다들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을 거예요. 오직 저만 모르는 거죠. 오직 저한테만 알려주지 않아요. 저는 세상 사람들 중에서 외삼촌을 가장 신용하고 있으니까 물었던 거예요. 외삼촌은 그걸 잔혹하게 거절한 거고요. 저는 앞으로 평생의 적으로 외삼촌을 저주하겠어요.

_ 나쓰메 소세키, 춘분 지나고까지

 

 

 


127. 한나 아렌트

알로이스 프란츠 지음 / 김경연 옴김 / 이화북스 / 2019

 

전기문학에 있어서 문장 스타일은 그 책이 지향하는 서술 방식을 가리키는 나침반이다. 사건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데 주력하는 전기의 경우 문장이 다소 건조하다. 그게 유리하다. 사건의 전개 과정을 단문으로 딱딱 끊어치는 게 좋다. 작가의 사견이 적게 들어가므로 더욱 그렇다. 반면, 그 인물을 독해하는 작가 자신의 견해가 포함되어 있는 평전의 경우, 문장 역시 그에 따라간다.

 

이 책은 단문의 장점을 보여주는 쪽이다. , , , .

 

현상하는 것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한나 아렌트에게는 실제의 삶 뒤에 본래적인 삶이 존재하지 않는다. 언젠가 메리 매카시는 자신이 쓰는 소설의 인물들이 결국은 그녀 자신이 체험하고 교육받은 것에 한정되며, ‘인간은 자신의 삶이라는 끔찍한 통찰에 이르게 된다고 한탄한다. 한나는 그녀의 말에 분명하게 동의한다. 그녀는 메리에게 답장을 쓴다. “인간은 자신의 삶이라고 난 늘 믿어 왔어.”

_ 알로이스 프란츠, 한나 아렌트

 

 

--- 읽는 ---

혐오의 시대, 철학의 응답 / 유민석 지음

길 위의 철학자 / 에릭 호퍼

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 박훈

안나 카레니나 1 / 레프 톨스토이

글쓰기가 만만해지는 하루 10분 메모 글쓰기 / 이윤영

에세이 만드는 법 / 이연실

주말 / 베른하르트 슐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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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4-11 22: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syo님이 꼭 책을 내시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syo님은 이미 작가셔서 책을 출판만 하면 되실 거 같은데요~

syo 2021-04-12 01:22   좋아요 2 | URL
툐툐님, 식목의 달에 걸맞지 않은 말씀을 하시면 어떡해요 ㅎㅎㅎㅎ
나무가 듣고 있습니다.....

얄라알라 2021-05-19 18:20   좋아요 1 | URL
글쵸 글쵸?^^

독서괭 2021-04-11 2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응? 1,2에서 슬럼프라고 잉잉 하시고서는 3,4에서 이런 글을 써 놓으시면... 난 슬럼프라도 이정도는 쓰는 사람이야, 뭐 그런거죠? 내 사랑은 파리다! 완전 멋짐...!

syo 2021-04-12 01:24   좋아요 4 | URL
😉 그게 또 그렇게 되나요? ㅎㅎㅎㅎㅎㅎ
보이기를 그렇게 보이다니, 불행 중 다행일까요. 쓸 때는 뭐랄까요, 더 이상 못 들겠는 역기를 딱 한 번만 더 들어보자는 식으로 이를 갈며 아득빠득 썼습니다만....

반유행열반인 2021-04-12 06: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너무 안 하고 막 싸지르며 디지털 생태계 오염만 시키는 구나 하고 반성하게 하는 글이네요... 나는 왜 쓰는가 읽고도 왜 쓰는지 고민 안 해본 1인..

syo 2021-04-12 09:52   좋아요 3 | URL
안 해도 잘 쓰면 되는 거 아닐까요?
이쪽은 안 하면 잘 쓰지 못하는 사람이라 자꾸 하는 거지 ㅎㅎㅎ

얄라알라 2021-05-19 18:21   좋아요 1 | URL
반유행열반인님 ㅋㅋ이런 겸손을...
디지털 생태계 오염이라니!!!

그런데, 저는 제 이름을 ‘얄라,˝ 혹은 ˝얄˝이라 불러주시면 좋더라고요. 저는 ‘열반인˝이라고 불렀다가 ˝반인?˝ 뭐를 좋아하시는 지 여쭤본적 없이 제 맘대로네요 ^^알려주시면 그리 하리오리다

반유행열반인 2021-05-19 18:56   좋아요 2 | URL
열반인, 반반, 유열, 다양하게들 불러주고 계십니다 ㅎㅎ반인도 괜찮네요 앞으로 얄님 하고 친밀?하게 불러드리겠습니다 ㅎㅎㅎ

syo 2021-05-20 20:00   좋아요 1 | URL
그렇다면 저도 얄님으로 하겠습니다 ㅎㅎ

수이 2021-04-12 08: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푸쉬업 100개 하면 슬럼프 사라진대요~

syo 2021-04-12 09:52   좋아요 1 | URL
그거 사람마다 다른가 봐 ㅋㅋㅋㅋ
아니면 과목마다 다르든가요 ㅎㅎ

2021-04-12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2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2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4-12 0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히야. 슬럼프에 이 정도 글이면 슬럼프 아닐 땐 대하소설을 쓰시겠소^^ syo 사전에 슬럼프 따윈 없소가 맞는 제목 같소^^ 난 또 시집만 눈에. <백 살도 넘게 살아버린 느낌은 뭘까>에서 흡. 해버렸음. 알라딘 친구들은 syo를 격하게 응원한다네. 나는 먹고 또 먹는 syo 등이나 토닥이겠음. 잘한다!!!^^

syo 2021-04-12 09:53   좋아요 2 | URL
잘한다 잘한다 잘하~안다
해주시네요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잘 해야 될 텐데요...

새파랑 2021-04-12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정도가 슬럼프라면 평소에는 어떠실지~ 놀랍네요. 에펠탑과 파리 문장은 완전 감탄 ㅋ

syo 2021-04-12 13:18   좋아요 2 | URL
평소에도 똥입니다....
단지 그 똥이 잘 나오느냐 힘겹게 나오느냐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scott 2021-04-12 1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판 두들기는데 에너지가 많이 소비됨, 파리, 에펠탑 보다 더 중요한건 배불리 먹는것 !! 소요님 벌써 슬럼프 극복^@@^

syo 2021-04-12 13:19   좋아요 3 | URL
아직 시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극복에 취약한 인간이라서 ㅠㅠ

안나 2021-04-15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들렀는데 생일 소식을 접하네요. 생일 축하드립니다. 매일 올리시는 분들도 대단하고 존경스럽지만 제게는 syo님도 그분들 못지않게 대단하다는 생각을 뵐 때마다 하네요. 글에 유머를 담는다는 거, syo님 글의 큰 매력이죠. ^^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syo 2021-04-18 01:35   좋아요 2 | URL
늦었지만 감사합니다^-^
한 번 읽고 지나가도 시간이 아깝지 않은 글을 계속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그저 그게 눈앞에 놓인 바람이고, 유머며, 매일쓰기며, 뭐 그런 것들은 차차 되기를 바라면서 ㅎㅎ

얄라알라 2021-05-19 1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심리 묘사를 잘한다.
에 대해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는데, 역시나 날카로우신 syo님!!!

오늘의 문장은 제 맘대로 ˝ 차라리 정자로 되돌아가는 게 빠르지.˝로 뽑았습니다. 늘 웃고 가지만, 오늘도 syo님 특유의 유머에 피시식 웃으며 매료되네요

syo 2021-05-20 20:01   좋아요 1 | URL
오랜만에 오셨네요.
뭔가 열심히 하시나보다- 했습니다^-^
 

 

마니아의 마니아로부터 당신에게

 

 

 

1

 

그게 189월이었으니, 벌써 2년 반. 옛말에 따르자면 강산이 1/4쯤 바뀔만한 시간이지만 요즘 같은 시대 2년 반이면 14번쯤 바뀌는 카멜레온 강산.

 

그렇다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은 그야말로 옛말인가? 글쎄, 한번 미분하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강산의 변화 속도는 예전과 달라져서 이제 10년을 논할 수 없지만, 등가속도 운동이라면 저 말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심지어 강산이 변하는 속도마저 변한다.”로 성글게 고쳐쓸 수 있다는 말이다. 인문학적으로 변주해보자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심지어 강산이 변한다는 말조차도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당신은 결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기원전 6세기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처럼 말할 수 있겠다.

 

뭔 말이고 왜 이러냐고요? 공대생이 자기 딴에는 재밌다고 생각해서 시전한 개그의 성공률은 1/4쯤 되거나 그에 약간 못 미친다는 거지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syo한번 미분’ 쓰면서 소소하게 터졌다. 공대생들이여, 알잖아요. 미분 이야기 나오면 일단 한 번 웃는 거. 그거 규약이잖아요. 암페어의 오른나사 법칙처럼.

 

 

 

2

 

이야기가 샜다. 다시,

 

그게 189월이었으니, 벌써 2년 반. 절정을 찍었던 백수생활의 리듬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무슨 짓이라도 하고 싶고 또 할 수 있었던 당시의 syo는 북플의 마니아 시스템에 집착하게 되었는데, syo에게 그것은 뿌리뽑힌 존재로 떠돌아다니던 긴긴 세월 부드럽지만 확실하게 소진되어버린 자존감을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였다. 그런 개인적인 필요성에다가 쓸데없어 보이는 일에 천착하는 것 자체에서 기쁨을 느끼는 도착적 공대생의 종특이 발휘되었고, 심지어 마니아에 관해 알라딘에 물었다가 내부적인 로직에 따라 작동합니다하는 겉핥기 대답만 들었기 때문에 촉발된 분노까지 더해졌던 것이다. , 로직 있겠죠. 그러니까 그거 물어본 건데. “로직은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시든가요.

 

그렇다면 내가 판다. 진행시켜.

 

 

 

3

 

이래서 며칠간 실험을 거쳐서 마니아 로직에 대해 이런저런 사실들을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서재에 공개했다. 그러나 이 알라딘에 syo처럼 자존감 낮은 인간은 별로 없었고, 허허- 그런 게 있었군요, 그런 건 그저 숫자일 뿐 하나도 중요한 게 아닌데 허허허, 왜 사람들은 그런 허울에 집착하는 걸까요 하는 지당하고 건강한 반응을 보이셨다. 그러나 자존감 오래 낮은 인간은 겁나 꼬여 있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여기가 분노 포인트라고 생각조차 못한 대목에서 경기하듯 열등감을 폭발시키며 빡치곤 하거든. 누가 시킨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고생했는데 어쩐지 섭섭한 반응에 삐뚤어진 syo가 내부적으로 생각하기를, 와선비시네요, 그허울에대해분석까지한놈글에그런댓글을다는건싸우자는뜻인가요, 그렇게내실을따지셔서syo보다더읽으시긴하시나요, 하며 고슴도치가 되기도 했었다. 이게 다 추억이네. 그 이후로 강산은 1/4쯤 변했고, 왜곡된 열등감과 자기비하적 마인드는 여전히 1년에 두어 번씩 폭발하여 불필요한 사건사고를 일으키지만, 강산이 변하는 속도가 변했듯 사건사고의 빈도도 조금씩 줄고 있다. 여러분, syo는 이렇게 천천히 천천히 사람이 되고 있습니다.

 

 

 

4

 

요즘은 뭐 딱히 쓸 것도 없고 해서, 그때 발견한 북플의 마니아 로직이나 재탕하려고 한다. 그 사이 로직에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있었더라도 아마 소소한 수준이 아닐까. 틀린 부분이 있다면 독자 제현의 날카로운 질정과 고언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ㅋ 저 말 언제 한 번 해보고 싶었어.

 

 

마니아 로직의 정체

 

 

쓰셔야 합니다

 

여러분은 누구보다 훌륭한 도스토옙스키 독자일 수 있습니다. 30년째 매년 쿤데라를 읽어온 애독자일 수 있고, 김연수 작가의 모든 행사에 참가하며 작가님이 직접 하사하신 연필 한 자루를 가보로 삼는 찐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실에 스스로 큰 자부심을 가지고 계실 수도 있습니다. 전부 너무 아름답고 훌륭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을 북플은 모릅니다. 작가로부터 연필이 아니라 땅문서를 받았더래도, 북플은 관심이 없습니다. 당신이 어떤 작품과 작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당신에게 있는데, 혹시 그 자부심이 북플이라는 작은 SNS에도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도 조금이나마 있다면, 페이퍼나 리뷰를 쓰셔야 합니다. 북플은 당신의 글에 점수를 매깁니다. ‘읽고 싶어요읽었어요에는 점수가 붙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00자평은 제가 실험해보지 않았지만 상식적으로 점수가 붙겠지요? 밑줄은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페이퍼와 리뷰입니다.

 

 

 

좋아요가 필요합니다

 

이 동네 여러분들은 기본적으로 훌륭한 독자이고(그래서 여기 있지요), 그러다 보니 필연적으로 인간의 전체 평균을 상회하는 글꾼입니다. syo는 알라딘을 열심히 싸돌아다니면서 숨어있는 글쟁이들을 발견하는 취미가 있는데, 이 동네는 진짜 글 잘 쓰고 똑똑하고 많이 읽고 많이 아는 사람들이 진짜 파도파도 나옵니다. syo는 그냥 나부랭이죠. 운 좋은 나부랭이. 타인이 읽고 말고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자신의 사유를 정리하고 개진해나가는 멋진 글쟁이들, 진짜 존경합니다. 당신이 진짜 마니아죠. 그렇지만 진짜 마니아가 북플의 마니아는 아닙니다. syo가 글로 똥을 싸고 40개의 좋아요를 받는 동안, 당신의 조용히 빛나는 글이 5개의 좋아요를 획득한다면, 북플은 syo를 당신보다 8배 정도 마니아스럽다고 인정합니다.

 

북플 마니아에는 4개의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a. 작품 마니아

b. 작가 마니아

c. 장르 마니아

d. 시리즈 마니아

 

페이퍼에 책을 첨부하시면 2, 리뷰를 쓰시면 7(5점이었던가? 하여간)이 기본적으로 부여됩니다. 기본점수가 그렇고, 그 글에 붙은 좋아요 숫자만큼의 추가점수가 획득됩니다. 4개의 카테고리 각각에 다 점수가 주어집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1) 

당신은 어제 저녁 쓴 페이퍼에 나쓰메 소세키 소설전집으로 현암사에서 출간된 <도련님>을 첨부했습니다. 그리고 그 페이퍼에 밤새 20개의 좋아요와 10개의 댓글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마니아 점수는 이렇게 변합니다.

 

a. 작품 <도련님>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페이퍼 기본 2+ 좋아요 20)

b. 작가 나쓰메 소세키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

c. 장르 일본소설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

d. 시리즈 나쓰메 소세키 소설전집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

 

우리에겐 댓글이 훨씬 더 소중하지만 북플은 그런 거 안쳐줍니다. 1000만 댓글의 위업을 달성해 국민 페이퍼에 등극했어도 좋아요가 10개라면 당신은 12점입니다.

 


마니아 목록 등재 기준

 

우선, 마니아 점수는 당신이 글을 쓰거나 좋아요를 받는 매순간 갱신되지 않습니다. 하루에 한 번 몰아서 갱신됩니다. 제가 알기로는 새벽과 아침 사이의 어느 시점입니다.

 

둘째, 각 카테고리 별 마니아칭호를 획득하기 위한 최저점수는 이렇습니다.


a. 작품 : 20

b. 작가 : 40

c. 장르 : 100

d. 시리즈 : 40

 

이 점수에 도달하기 전까지 북플은 조용히 당신의 점수를 가지고만 있습니다. 페이퍼에 <도련님>을 첨부했으나 획득한 좋아요가 10개라면, 총점은 12점이 되겠지요? 그 점수는 20점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만 보관될 뿐이고, 당신은 아직 <도련님> 마니아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합니다. 좋아요가 더 붙거나 다른 페이퍼/리뷰를 통해 추가 점수를 획득하여 총점 20점에 도달하는 순간, 당신은 <도련님>의 마니아에 표시되는 식입니다.

 

셋째, 작품 마니아가 되기 위해서는 별 4개 이상이 필요합니다. 당신이 페이퍼에서 <도련님>에 별 3개를 매겨도, 점수 자체는 추가됩니다. 하지만 마니아 목록에 이름이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가끔 어떤 작품의 마니아 목록을 보면, 1번째 마니아 다음에 2번째 마니아를 건너 뛰고 3번째 마니아가 자리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점수상으로 보면 2번째 마니아 자리에 있어야 할 누군가가 그 책에 별 3개 이하를 매겼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그 사람이 지금이라도 그 작품에 별점을 4개 이상으로 매기고 새벽과 아침 사이를 지나면 2번째 마니아의 정체가 드러날 겁니다. 당신의 점수는 결코 어디 가지 않습니다. 제가 확인한 바, 이 사항은 작품 마니아에만 해당합니다. 여러분이 나쓰메 소세키가 그냥 그래서 작품마다 별점 3개를 매기고 다녀도, 점수만 쌓이면 당신은 나쓰메 소세키의 작가 마니아로 이름을 올립니다. 별점에 똥점을 줘도 그렇게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순위 급등을 원하는 당신을 위한 잔재주

 

우선, 한 페이퍼 내에서 작가, 시리즈, 장르 점수는 중복으로 채점되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뜻인가 하면요,

 

2)

당신은 어제 작성한 페이퍼에 최근 번역 출간된 시몬 드 보부아르의 소설 <아주 편안한 죽음>을 첨부했습니다. 아오, 따끈따끈. 그리고 페이퍼를 주욱 써나가다 보니 작년쯤 보부아르의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2의 성>을 읽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 책도 첨부합니다. <2의 성>1, 2 두 권이네요. 그리고 역시 좋아요 20개가 붙었습니다. 그러면 새벽과 아침 사이를 지나 당신의 마니아 점수는 다음과 같이 변동합니다.

 

a. 작품 <아주 편안한 죽음>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

a. 작품 <2의 성 1>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

a. 작품 <2의 성 2>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

b.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66점이 아닙니다)

c. 장르 프랑스 소설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아주 편안한 죽음>)

c. 장르 여성학/젠더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44점이 아닙니다)

d. 시리즈 을유세계문학전집에 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아주 편안한 죽음>)

d. 시리즈 동서문화사 세계사상전집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역시 +44점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한 페이퍼에 21세기 프랑스에서 출간된 모든 소설을 다 집어넣어도, 좋아요가 10개라면 당신의 프랑스 소설마니아 점수는 12점인 겁니다.

 

두 번째로, 마니아 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리뷰보다는 페이퍼가 좋음을 알 수 있습니다. 페이퍼 하나에 100만 개의 작품을 넣어서 좋아요 10개를 받았다면 작품 각각마다 +12점이니 당신은 총점 1200만점을 얻는 셈이겠지요?

 

세 번째로, 페이퍼에 작품이 추가되기만 하면 그 작품에 대한 글이 있건 없건 마니아 점수는 획득이 됩니다. 페이퍼 전체가 어느 정도의 분량을 갖추어야 점수가 주어지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 본 바가 없어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어느 책을 목록에 추가하고 그 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도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것은 확인했습니다. 마니아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본 분이 계시다면, syo라는 빨간 똥그라미가 여기저기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는 걸 발견하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syo는 페이퍼에다가 읽은 책들 말고도 현재 읽고 있는 책들의 목록도 기록하는데, 마니아 점수 획득 관점에서 보면 양아치도 이런 양아치가 없습니다.

 

꼼수라면 꼼수겠지만 이걸 어떻게 하기에 북플 입장도 참 난처한 것이, 그 글 속에 책에 대한 언급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파악해서 하나하나 점수를 매기려면 페이퍼마다 좀 고급한 문맥 분석 알고리즘을 돌려야 한다는 건데, 그렇게까지요? 아예 페이퍼에다가 마니아 점수를 부여하지 않는 방법이 있겠으나, 그것도 빈대잡자고 초가삼간 불 지르는 격일 거고요. 마니아 점수 높다고 뭐 적립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하나 올 굿즈가 두 개 오는 것도 아닌데.

 

 

급마무리. .

 

 

 

--- 읽은 ---



122. 시를 읽는 오후

최영미 지음 / 해냄 / 2017

 

시가 문제다. 모든 번역이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의 왜곡과 손실을 거칠 운명이지만, 시는 난리난다. 운과 율은 언어가 저마다 독창적인 특성이고 시는 리듬이 반이다. 결국 시가 내 언어의 얼굴로 나에게 오기보다 내가 시가 쓰인 그 언어로 뛰어들어야 하는 것. 결국 이 책은, 이렇게 아름답고 훌륭한 시가 영어로 쓰였으니 네가 너 바깥에 있는 저 아름다운 세상을 놓친 채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당장 가서 영어책을 꺼내들란 말이다, 이 그지깽깽이야- 라고, 윽박지르지 않는 형식으로 윽박지르는 책이다. , .

 

그래. 그래서 내가…… 사포의 뒤틀린 위트와 아이러니에 매료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나는 평범한 주부가 되어 적당히 편안한 중년을 보냈겠지. 너무 이른 나이에 사포에게 세뇌당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보다는 부드러운 이미지의 시인이 되어, 더 폭넓은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감히 나를 노래하는 모험을 택하지 않고 그 혹은 그녀의 이야기를 아리송하게 심각하게 포장하는 재주를 익혔다면 비평가들의 칭찬과 상도 뒤따랐으련만……. 그러나 나는 를 노래하다 안개처럼 사라질 운명인 것을…….

_ 최영미, 시를 읽는 오후

 

 



123. 문장 교실 : 글쓰기는 귀찮지만 잘 쓰고 싶어

하야미네 가오루 지음 / 김윤경 옮김 / 2021

 

제목부터 멋지다. ‘귀찮지만저것은 syo 인생의 화두다. 이번 생은 귀찮음의 침투에 맞서 사람 최소한의 사람 구실을 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갈 모양이다. 귀찮게.

 

책에 대해서는 긴 말 하지 않겠다. 고양이가 나타나서 글쓰기를 가르쳐준다. 세상에. 끝난 거 아닌가? 저 뚱친 것 좀 보라지…….


 

선우 + 정아 = 도망가자?




 

 


124. 정치적인 식탁

이라영 지음 / 동녘 / 2019

 

입이다. 입이 여자가 되고 여자가 입이 되는 역사가 있었다. 그 역사는 역사책에는 하나도 없었고 책이 되지 않는 모든 곳에는 있었다. 입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먹는 입, 말하는 입, 사랑하는 입은 모두 필수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필수적인 것들은 필수적이지 않은 것들이 만들고, 필수적인 인간들은 필수적이지 않으면서 고상하고 훌륭하고 아름답고 위대한 일을 했다. 고대 그리스가 그렇게 돌아갔고, 고대 그리스는 그렇게 돌아가셨지만, 여전히 여기 이 땅은 그렇게 돌아간다. 돌아가신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멀었다. 각자가 각자의 필수를 챙기는 세상에서 필수는 폄하되지 않고, 필수적인 일이 모두의 것이 되는 순간 고상하고 훌륭하고 아름답고 위대한 일도 모두의 것이 된다. 이론적으로는 그렇게 명백하다. 그러나 실제로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해야 까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하려면 까지 않아야 한다. 아오 이, 불멸의 닭달걀프라블럼. syo는 그냥 닥치고 내 식탁을 내가 차리는 중.

 

상추를 봉지째 밥상에 올렸다고 죽이거나, 밥을 안 차려줬다며 살해를 시도한 남편이라는 이름의 폭군들.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 밥 안 줘서 아내를 살해하는 남자들 덕분에 여성 일반을 조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쁜 놈을 남성연대는 꼭 필요로 한다. 모든 남성이 나쁜 놈은 아니더라도, 이 나쁜 놈 덕분에 남성은 여성을 지배할 수 있다. 아내를 살해했거나 살해를 시도한 남편에게 법이 관대한 이유다.

_ 이라영, 정치적인 식탁

 

 

 

--- 읽는 ---

한나 아렌트 / 알로이스 프린츠

안녕은 작은 목소리로 / 마쓰우라 야타로

춘분 지나고까지 / 나쓰메 소세키

망자들 / 크리스티안 카라흐트

그래비티 익스프레스 / 조진호

내가 사랑한 공간들 / 윤광준

제가 어쩌다 운이 좋았습니다 / 김민조(민조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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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4-09 14: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때도 지금도 이걸 다 이해는 못하겠지만서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정리, 너무 고맙네요.
제가 씉테니 쇼님은 ‘좋아요‘ 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21-04-09 14:39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 지름길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대단해요 ㅎㅎ

잠자냥 2021-04-09 14: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야 역시 syo는 AI였다!

syo 2021-04-09 14:39   좋아요 2 | URL
그런 오해를 많이 받곤 합니다만 저는 너무나도 휴먼입니다!

다락방 2021-04-09 14: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로직 안읽고 패쓰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왜 로직 이런거 못읽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그냥 막 열심히 읽고 쓰는걸로 내 할일을 다 하겠다. ㅋㅋㅋㅋ

syo 2021-04-09 14:40   좋아요 2 | URL
4차산업혁명 시대에 이제 로직 못읽겠는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터미네이터가 잡으러 온다?

다락방 2021-04-09 14:45   좋아요 2 | URL
에이~ 나 살아남을 수 있게 쇼님이 요케요케 잘 도와주고 그러면 되잖아요. 응?

syo 2021-04-09 14:47   좋아요 2 | URL
잘 도와는 드리겠지만, 그것도 터미네이터가 총들고 쫓아오기 전까지야!
걔 나타나면 내가 제일 먼저 도망칠거예요 ㅋㅋㅋㅋㅋㅋ 살려면 나보다 더 빨리 도망쳐요.

잠자냥 2021-04-09 15:12   좋아요 2 | URL
크하하핳... 다락방 님! 동지다. 저도 저 뭔 로직 저거 보는 순간 어질어질해서 걍 막 패스.. 아 대충 이런 소리구나... 하고 넘어감. 뭔가 심오해보인다.. 뭔가. 그래 그렇구나 많이 쓰고 하트 막 누르란 소리구나 하고 넘어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직 보는 순간 심호흡 가빠짐;;)

다락방 2021-04-09 15:42   좋아요 1 | URL
저는 로직 보는 순간 스트레스가 뽝- 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겨 넘겨 넘겨버리자 이런건 다른 사람이 대신 읽어주면 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4-09 15: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런 시스템이라니...syo님 완전 대단하시군요^^ 리뷰와 페이퍼의 차이도 첨 알았습니다. 전 열심히 밑줄긋기 하는데 아마 밑줄도 들어가는거 같아요. (북플에는 대단한 사람들이 너무 많은듯~!)

붕붕툐툐 2021-04-09 22:42   좋아요 1 | URL
리뷰와 페이퍼의 차이는 뭔가요? 읽었는데도 모르겠는 1인...(시무룩)

syo 2021-04-10 17:20   좋아요 2 | URL
아무래도 세상은 덕후가 굴리는 법이지요.....

리뷰는 기본점수 7점, 그러나 책 한 권 밖에 넣을 수 없으니 좋아요 100개 받으면 107점입니다.
페이퍼는 기본점수는 2점으로 낮지만 글 하나에 책을 무한대로 집어넣을 수 있으니 개이득이죠.

라파엘 2021-04-09 15: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실험을 통해 이 로직을 간파하시다니, 쇼님 정말 놀라워요!! 알라딘에는 진짜 대단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궁금하던 부분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syo 2021-04-10 17:20   좋아요 2 | URL
의미 없는 일의 뿌듯함이란 여러분들의 오구오구에서 나오는 법이지요!
감사합니다 라파엘님 으하하하하.

scott 2021-04-09 15: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쇼님 이 분석한 로직 탁월하신데 짠돌이 알라딘이 요렇게 좋은 시스템에 투자 했을리가 없으요 제가 닐 게이먼 사진 한장 올리고 난후 일주일뒤에 북플 알람이 울렸는데 그날로 전 닐 게이먼 마니아가 됨 ^ㅎ^

수이 2021-04-09 16:14   좋아요 3 | URL
오 그럼 저도 매일 사진을 올려야겠습니다 ㅋㅋㅋㅋㅋ

syo 2021-04-10 17:21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ㅎㅎ 스캇님 가즈오 이시구로 점수 독보적이시겠어요.

수이 2021-04-10 17:22   좋아요 2 | URL
가즈오 이시구로 매니아가 되어볼까요 스캇님 뒤를 이어 ㅋㅋㅋㅋㅋ

scott 2021-04-10 17:26   좋아요 2 | URL
지금 확인 해봤는데
가즈오 이시구로는 아예 리스트에도 없고 마니아에 끼지도 못함
그런데 닐게이먼은 마니아 3위 ㅎㅎㅎㅎㅎㅎ

소요님 북플 시스템은 깡통!!
북플앱에 비밀글 남기면 알림창으로 다보게 만듬

syo 2021-04-10 17:28   좋아요 3 | URL
스캇님 가즈오 이시구로 마니아 3위세요.
1위는 로쟈님, 2위는 syo놈 ㅋㅋㅋㅋㅋㅋㅋ 얍삽이가 이겼어.

조만간 뒤집어지겠지요?

수이 2021-04-10 17:29   좋아요 2 | URL
분연히 일어나 제가 끼어들어보겠습니다 🙄

scott 2021-04-10 17:38   좋아요 1 | URL
우리모두 힘을 합쳐도 진정 로쟈님은 못이길것 같은
거의 모든 작가들의 마니아 1위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4-09 16: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쇼님이 예전에 로직 분석한 글이 있습니다-요렇게 다른 글에 댓글들 달려다가 아마도 이제 곧 재탕 우리겠지? 하고 너그러이 참았답니다...ㅋㅋㅋ요새 무플방지위원회 안 해도 잘 달려서 활동이 뜸했는데 저의 syo님 마니아 순위는 얼마나 밀렸을까요...죄송합니다...얻어먹은 커피 값 못해서 더 죄송합니다...

syo 2021-04-10 17:23   좋아요 2 | URL
syo 마니아 순위 1위는 반님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막 좋아하시곤 했었는데......
변했어.....

공쟝쟝 2021-04-09 17: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놔 별 짜게 주기 시전해볼랫는데!! (그치만 요즘 에세이 다 미쳤... 넘 잘씀) 알라딘 마니아는 주례사 별표를 원하는 가!!! 이곳은 독설이 허용되는 곳 아니엇던가??? 꿋꿋하게 신념을 가지고 별표 짜게 주는 길을 갈테다!!! (결연!!!)

syo 2021-04-10 17:24   좋아요 2 | URL
마니아도 큰 의미가 없지만, 사실 별점도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야....
별점은 다섯개랑 한개 빼고는 특별한 정보량이 없는 것 같아요.

붕붕툐툐 2021-04-09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이걸 온몸으로 부딪혀 알아내시다니~ syo님께 존경을 안 보낼래야 안 보낼 수가 없네요. 근데 솔직히 이 마니아 로직은 읽어도 잘 모르겠는 건 제가 문과생이라 그런거죠?ㅠㅠㅠㅠ

syo 2021-04-10 17:24   좋아요 1 | URL
그렇다기보다 제가 이과생이라 설명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책 한 1,000권쯤 더 읽고 나서 다시 시도해 볼게요.

난티나무 2021-04-10 1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로직 보고 대충 넘어간 일인입니다. ㅎㅎㅎ

syo 2021-04-11 22:08   좋아요 0 | URL
역시 이런 건 Q&A로 처리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까 저도 사용설명서 같은 거 안 읽습니다ㅎㅎㅎㅎ

겨울호랑이 2021-04-11 0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syo님 로직에 하나 추가해 봅니다. 마니아 목록 갱신은 아침 6시 53분 전후에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ㅋ

syo 2021-04-11 22:09   좋아요 1 | URL
그게 때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 같았습니다ㅎㅎㅎ
사용자마다 한번씩 리프레시를 하는 식이어서 앞에 얼마나 많은 알라디너들의 얼마나 많은 마니아 점수를 재집계하느냐에 따라서 시간대가 조금씩 달라지지 않나 추측하고 있습니다.

Jeremy 2021-04-11 0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분과 Right-hand rule 을 통해 전달하는 syo 님의 웃음 포인트는 잘 알아 듣겠는데
마니아와 알라딘 점수제를 읽다보니 갑자기 제 혼이 비정상이 되는 듯한 느낌이!

전 그냥 주절주절거리면서 제 책 정리하는 즐거움과
새로운 친구 만들어서 책 얘기 하는 재미에 맛들여서 알라딘에 놀러오는건데
이렇게 알라딘 서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분석한 글은 그야말로
Brave New World!

syo 2021-04-11 22:11   좋아요 1 | URL
사람들은 다들 안온하고 즐거운 목적으로 알라딘 마을에 모여들지요. 저도 그렇구요.
그렇지만 사람이 모이면 희한한 인간이 반드시 있는 법.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Jeremy님.
이 구역의 희한한 인간, syo입니다^-^

2021-04-27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9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30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