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새벽 4시가 지나서야 자려고 누웠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한숨과 한숨과 한숨…. 나는 민주당 지지자도 아니고, 대선에서 두 거대 정당 후보를 찍은 경우가 거의 없다. 유일하게 정말 간절히 원해서 투표했던 사람 중 대통령이 된 사람이 단 한 명 있는데 그는 지금 이 세상에 없다. 대선뿐만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 내게 주어진 투표권은 거의 대부분 이른바 ‘사표’가 뻔한 군소정당에 투표해왔다. 정의당 계열이나 녹색당, 노동당 같은. 지난 대선에서도 원 없이 심상정에게 투표했고 이번에도 당연히 심이었는데...... 그랬는데.... 막판에 K-트럼프 만큼은 막고 싶어서 행사한 그 한 표가 덧없어졌다. 하.............  이 깊은 우울.

너무너무 우울해서 에라, 역시 책이나 읽자 싶어 어제 왕창(?) 질렀다. 알라딘, 예스24 두 군데서 온 택배 상자 개봉하고 있으려니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




스타니스와프 렘, <솔라리스>
현대 SF 문학, 대중문화, 서브컬처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영향을 끼친 스타니스와프 렘의 최고 걸작! 그런데다가 르 귄 님이 극찬한 <솔라리스> 뒤늦게 읽고 싶어서 검색하고, 도서관 찾아보고 해도 너무 옛날 책만 있더라. 새 번역본 나오면 좋겠다 싶어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덜컥! 민음사에서 렘의 작품이 우르르 번역되어 나왔다. 그것도 폴란드어 원어 번역! 어머, 이건 사야 해! 읽어야 해!




미시마 유키오, <금색>
작가는 싫은데 계속 읽게 되는 작가 미시마 유키오, <금색> 번역 소식에도 눈이 띠용! ‘탐미주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절정기의 필력으로 선보인 문제적 작품’이라는데, 꺄오, 이 미치광이가 떠 어떤 미문으로 써 내려갔을지 기대 기대! 왕 기대.




미하일 불가코프, <불가코프 중단편집>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불가코프 중단편집도 나왔다. 그것도 국내 미발표 중단편 13편!!!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나고 자란 불가코프가 직접 참전해 겪은 우크라이나 내전 상황을 담은 작품이 함께 실렸다니 지금 읽으면 더 남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근데 지만지, 참 책값은 비싸....
    



알레호 카르펜티에르, <잃어버린 발자취>
이 책도 반갑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출간된 가장 위대한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잃어버린 발자취>-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에 앞서 라틴아메리카의 고유성과 독창성을 일상 현실 속에서 발견해낸 알레호 까르 뻰띠에르 문학의 핵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찬 쉐, <마지막 연인>
은행나무와 휴머니스트가 세계문학 고전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은행나무 시리즈 중에서는 일단 이 작품이 눈에 띈다. 국내 초역인 데다가 중국 현대 여성 작가가 바라보는 사랑에 관한 탐구는 어떨지 궁금.




임레 케르테스,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운명>, <좌절> 등 임레 케르테스 작품 아직 안 읽어봤는데, 이 작품부터 시작해 보기로.




스타니스와프 이그나찌 비트키에비치, <탐욕>
지난번에 함께 출간된 희곡 <광인과 수녀 / 쇠물닭 / 폭주 기관차>부터 읽고 다른 작품도 궁금해서 구매. 이 작품은 비트키에비치가 쓴 작품 중 가장 긴 장편소설이자 그의 대표작이다. 공산주의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와, 근데 정말 두껍네!




아니 에르노, <그들의 말 혹은 침묵>
아니 에르노 작품이 또 나왔다. 그만 읽어야지 하면서도 또 샀네. 아니 에르노의 초기 장편 소설로, 작가의 초기작 중에서도 가장 실험적인 글쓰기와 문체를 선보인 독특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의 다른 작품인 <빈 옷장>, <얼어붙은 여자>와 결이 비슷한 듯.




마리 르도네, <장엄호텔>
열림원에서는 프랑스 여성 작가 작품을 시리즈로 소개하고 있다. <장엄호텔>은 그 시리즈 두 번째 작품.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었던 작품으로(이번이 개정판) 얼굴도 이름도 없는 ‘나’가 인적이 끊긴 늪지대에서 할머니의 마지막 유산 ‘장엄호텔’을 지키며 분투하는 이야기.




이디스 워튼, <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중 <사악한 목소리>와 <회색 여인>을 읽었는데 두 작품은 기대보다는 못했다. 이디스 워튼 작품은 어떨까 싶어 구매. 국내 처음 소개되는 이디스 워튼의 고딕소설 세 편과 대표작 한 편이 담겼다.




미시마 유키오, <문장독본>
미시마 유키오의 문장론을 담은 책도 새로 나왔다. 엄청난 다독가였던 미시마 유키오가 세계문학에서 가려 뽑은 문장들을 직접 해설하고 감상한 ‘문장론’- 또한 그만의 문학관을 가감 없이 드러낸 고백록이기도.




실비 제르맹, <페르소나주>
실비 제르맹은 소설만 읽었는데,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어제 살짝 열어봤는데 글쓰기와 소설 속 인물들에 관한 독특한 사유의 글인 듯 싶다. 미시마 유키오의 <문장독본>과 비교해 읽어도 흥미로울 것 같다.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이 책 그렇게 난리더라구요? 다락방 님이 소개하신 글 읽고 구매. 이 책은 사실 어제 사지는 않았고 3월 초에 샀던 것 같다. 그즈음 이 책으로 땡스투 들어갔나요? 그거 접니다, 다부장님!   




알베르 카뮈, <카빌리의 비참>
이것도 에세이. 어머, 나 이번에 에세이 많이 샀네. 카뮈가 1939년 6월 5일부터 15일까지 프랑스 일간지에 쓴 기사 11개를 번역해 묶은 책. 이 책을 통해 카뮈는 알제리 카빌리 지역의 비참한 실태를 절제된 문장과 각종 수치, 증언을 통해 고발한다.




어슐러 K. 르 귄 <세상 끝에서 춤추다- 언어, 여자, 장소에 대한 사색>
보관함에 담아뒀는데 중고로 떠서 냉큼 구매했다. 이 책에는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전반에 걸쳐 발표했던 르 귄의 강연용 원고, 에세이, 서평이 수록되어 있다. 르 귄의 서평 읽다 보면 알라딘 장바구니 터진다....!




수의사 냥토스, <고양이 집사 매뉴얼>
아무래도 집사라, 고양이 관련 책을 여럿 읽어봤다. 이 책도 그런 책들 가운데 하나려니 하고 넘기려다가 목차를 보니 좀 흥미로운 게 아닌가! 이를테면 ‘과도한 그레인 프리 신앙을 주의하자’, 나 ‘힐스나 로얄캐닌을 추천하는 이유’ 같은 부분. 내가 울 냥이들 그레인프리 사료만 주고 있고, 로얄캐닌 사료는 기호성 끝장인 데도 잘 안 사주는데 그거랑 정반대 말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어제 사서 당장 읽어봤는데 아하, 그렇구나 싶은 부분이 좀 있다. 그리고 어제 새로 알게 된 사실. 뚱냥이 우리 둘째의 출렁출렁 배가 나는 다 살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그게 ‘원시 주머니’라고?! 그렇게 깊은 뜻이?! ‘원시 주머니’가 뭔지 궁금하신 분(ex: 홉스 주인님)은 이 책 미리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제 참 울적했나봐유.... 참 많이도 질렀쥬??



아무튼 나는 책으로 다시 침잠하지만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K-트럼프의 5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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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3-11 11: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중간에 탐욕 저 미친 두께 뭐예요?? 정말 탐욕스럽다.. 탐욕스런 책탑임다…👍
고양이집사 저책 좋아보이네요? 언니한테 선물할까.. 원시주머니 뭔지 찾아봐야겠네요. 저희 언니네 냥이들도 뱃살 장난 아니던데 ㅋㅋ

잠자냥 2022-03-11 11:5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탐욕스럽게 두껍죠? 저도 저렇게 두꺼울 줄은.
이제 원시 주머니라고 불러주세요~~! ㅋ

Falstaff 2022-03-11 12: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 권 골라놓았는데 ㅎㅎㅎ 겹치는 것이 있군요. 아직 사지는 않았습니다. 여름이나 되어야 할 거 같네요.

잠자냥 2022-03-11 12:04   좋아요 2 | URL
<잃어버린 발자취>랑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거기에 더한다면 <탐욕>과 <마지막 연인> 정도? ㅎㅎㅎ

Falstaff 2022-03-11 12:13   좋아요 2 | URL
하여간 귀신이셔요! 깜짝 놀라서 랩탑 다시 열어 답글 쓰는 겁니다. ㅋㅋㅋㅋ
<태어나지 않은....>은 아주 어렵게지만 하여간 전에 다른 이의 번역으로 읽었고요, 딱 세 권인데요, 세 권을 다 맞추셨습니다! @.@

공쟝쟝 2022-03-11 12: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잘했어요! 깊은 침잠, 앞으로의 5년은 우리를 더욱 천재로 만들어주겠군요. 저도 오늘의 일상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 책을 샀습니다!!! (그런데 의욕이 타오른 나머지 땡투까먹었…) 히_!!

잠자냥 2022-03-11 12:35   좋아요 3 | URL
괜차나 괜차나.... 땡투 까먹고 열심히 읽고! 천재됩시다! ㅎㅎㅎ

새파랑 2022-03-11 1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 여섯권~!!! 잠자냥 많이 울적하셨나봅니다 ㅜㅜ 저도 열 여덟권 구매해야 할거 같아요 😅

전 <잃어버린 발자취>가 가장 땡기네요~!!

잠자냥 2022-03-11 12:35   좋아요 2 | URL
아니 열여덟권! ㅋㅋㅋ 저보다 더 우울하셨나요?! 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22-03-11 12: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로 땡투가 네 번 들어와서(엣헴-) 호호. 어떤게 잠자냥 님이 주신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하나는 잠자냥 님이 주신거다, 감사하며 사용할게요.
가 아니라 사용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탑 사진 보니 저도 얼른 올리고 싶은데 제가 어디보자, 저는 일요일쯤 책탑 사진 올리겠습니다. 저는 무려 머그 세 개..와 같이 책탑을..... 그럼 이만.

역시 책 사는게 좋아요. 기분 전환엔 짱이야!! >.<

잠자냥 2022-03-11 13:24   좋아요 1 | URL
아니 머그 세 개 ㅋㅋㅋㅋ 이 사람 정말 지르는 건 ceo급이야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3-11 22:44   좋아요 0 | URL
머그 세 개....? 그럼 세 번 주문하신 건가요? 우와우와.

다락방 2022-03-11 22:53   좋아요 2 | URL
네 일단 오늘 두 개 받았고 내일 하나 더 올듯요! ㅋㅋㅋㅋㅋ

mini74 2022-03-11 13: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질렀어요. 2차도 질러서 오고 있어요 자냥님 우울할땐 책, ㅎㅎ 겨울잠 자고 싶지만 벌써 봄이 왔네요. ㅠㅠ 그러면서도 또 책을 주섬주섬 담아요 ~~

잠자냥 2022-03-11 13:24   좋아요 2 | URL
맞아요. 우울할 땐 책 지름이 최곱니다!

독서가 한량 심씨 2022-03-11 13: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강가서 파도만 보고 한숨짓고 오는데...이런 탈출 방법이 있었네요.

잠자냥 2022-03-11 13:24   좋아요 1 | URL
네, 독서가라면 ㅎㅎㅎ 책 지르면 조금 덜 우울해집니다. ㅎㅎㅎㅎ

그레이스 2022-03-11 1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한 표 사라지지 않습니다.
과반수 넘지 못했고, 반대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때문이죠.
책이야말로 가장 보람된 선택!^^

잠자냥 2022-03-11 13:25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10% 이상 압승 운운하더니.... 출구조사 발표 때 급당황하며 썩소 본 것만으로도 조금 위로가 됩니다. ㅎㅎ

coolcat329 2022-03-11 1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많이 사셨네요. 근데 반 이상이 다 제가 읽고 싶은 책들입니다. 미시마 유키오 <문장독본>도 눈에 들어오네요.
기운내세요~

잠자냥 2022-03-11 14:02   좋아요 2 | URL
ㅎㅎ 천천히 반 이상 다 읽으세요~!!
어제보다는 기운납니다! 감사합니다~

케이 2022-03-11 14: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선거 끝나고 울어본 거 처음인 것 같아요. 자식이 둘이고 또 둘 다 딸이라 이번 대선 남다르더라고요. 저 역시 기호 3번 이하 번호만 찍다 1번 찍은 거 처음이었는데. 너무 우울합니다. 애증의 대한민국. 참 제 뜻 같지 않네요.

잠자냥 2022-03-11 14:50   좋아요 3 | URL
저도 생각해보니 선거 끝나고 울어본 적 처음인 거 같네요. 다음날 출근길에 SNS 보다가 전철에서 울컥하고 울었습니다;; 이명박근혜 때도 울지는 않았거든요. 전 어떤 면에서는 이명박근혜보다 윤이 더 싫습니다(그 사기꾼 가족들도요). 이렇게 혐오팔이를 대놓고 하는 사람은 처음이라... 물론 거기에 이준석도 크게 한몫하고 있지만.

저도 조카들 생각하면서 불꽃추적단 박지현 위원장한테 투표하는 셈으로 1번 뽑았어요. 디지털 성범죄 처벌은 지금 강화하지 않으면 정말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휴, 이제 야당이 될 민주당 및 다른 정당들의 제어 기능을 믿어봐야죠....ㅠㅠ

페넬로페 2022-03-11 17: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울적하면 책을 사야지요~~
저 중에서 방금 ‘물고기는존재하지 않는다‘가 도착했어요.
지인이 선물을 보내 주었더라고요~~
5년간 자지 않고 눈 부릅뜨기 위해 허벅지 찔러 가며 책 읽어야겠습니다^^

잠자냥 2022-03-11 23:04   좋아요 2 | URL
네~ 울적할 땐 책입니다! 우리 열심히 읽어요~

FLAKSUIT 2022-03-12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선 참 ,맘이 불편합니다. 소설로 마음을 돌리는중입니다.

잠자냥 2022-03-12 20:5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뉴스 끊고 책만 보고 있는데, 그것도 쉽지는 않네요. 간간이 귀에 들리는 소식마다 벌써 암담해진다는.

GoldenSlumber 2022-03-12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불가코프 중단편집이 신간 알림으로 떴을 때 완전 흥분했습니다. 출판사는 미덥잖지만 이건 지를 수밖에 없죠. 오늘 회사로 발송됐는데 다음주는 덕분에 월요병이 없겠네요ㅋ

잠자냥 2022-03-13 13:34   좋아요 0 | URL
와, 월요병을 잊을 만큼 강력한 책이군요! 네, 출판사가 좀 별로고… 책값은 좀 비싸지만 이런 건 질러야죠. ㅎㅎㅎ

다락방 2022-06-14 0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솔라리스를 장바구니에 넣으면서 누구한테 땡투할까, 하다가 이곳까지 흘러들어오게 됐습니다. 흠흠.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6-14 09:48   좋아요 0 | URL
아니 저는 아직 읽지도 않았는데…. 황공하옵니다….
 

집에 있는 책부터 읽자고 생각해서 그동안 구매를 잘도 참았다. 흥미로운 신간이 많이 보이지 않은 것도 다행이면 다행이랄까. 그래도 중고는 꾸준히도 사들였다. 2월은 신간 사지 말까 하다가, 아 그래 난 입원을 앞두고 있으니까 사자! 그래, 병원에서 읽자! 하고 오늘 좀 질렀다. 다음 주 월요일에 입원하고 화요일에는 수술한다. 큰 수술은 아닌(?) 것도 같고,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코로나 때문에 병원 입원이 꺼려져서 재작년, 작년 수술을 계속 미뤄왔는데, 최근 증상이 심해져서 더는 미루지 못하고 하루 확진자 5만 명을 넘어선 이런 때, 입원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입원 전 48시간 이내에 코로나 검사도 해야 해서, 나도 드디어 오늘 처음으로(!!!!!) 코로나 검사를 했다. 코 쑤실 때 나도 모르게 악! 소리 질렀다능~ 결과는 당연히(?) 음성.

암튼 입원해서 읽을 책도 이것저것 생각해뒀는데 과연 몇 권이나 읽을 수 있을지? 병실에서 내내 숨죽이고 동계올림픽 컬링 킴팀 경기만 보고 있는 거 아닌가 몰라~ 한일전이 월요일 밤 9시에 있던데, 이건 다행히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볼 것 같다. 킴팀 파이팅! (응???)


신간     
















엘리자베스 개스켈, <회색 여인> / 도러시 매카들, <초대받지 못한 자> / 버넌 리, <사악한 목소리>

츨판 시장에서 세계 고전문학 분야가 안전빵이긴 한가보다. 현재 여러 출판사에서 세계문학 시리즈가 나오고 있는데 거기에 두 출판사가 더 뛰어들었다. 휴머니스트와 은행나무. 그런 데다가 두 회사 모두 공교롭게도 현재의 출판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서 여성 작가 위주로 발굴해서 첫 번째 목록을 내놓았다. 나는 일단 휴머니스트쪽이 좀 더 흥미롭기는 하다. 휴머니스트는 여성 작가에 ‘공포’를 덧붙였다. 각 출판사의 시리즈 첫 번째 책은 <프랑켄슈타인>(휴머니스트), <등대로>(은행나무)로 좀 심심한 편. 아마 이 작품들은 그간 번역본이 많이 나와 있던 터라 다른 작품들에 비해 작업 속도가 빠르지 않았을까 추측 중. 두 출판사 모두 첫 번째 목록에 앨리자베스 개스켈이 포함된 것도 흥미롭다. 나는 일단 휴머니스트의 첫 번째 목록 가운데 <프랑켄슈타인>과 이디스 워튼의 <석류의 씨>를 제외한 엘리자베스 개스켈, <회색 여인>, 도러시 매카들, <초대받지 못한 자>, 버넌 리, <사악한 목소리> 세 권을 구입했다. <석류의 씨>는 이디스 워튼 공포 작품집을 갖고 있는 터라 일단 그것부터 읽고 살펴 볼 예정. 암튼 이 세 권 다 병원 가져갈까?? 말까??? 아니, 수술 후 아픔의 공포에 뭔 공포를 덧붙이려곸ㅋㅋㅋㅋㅋㅋ

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권 이상 사면 <매거진 흄세>를 단돈 100원에 받을 수 있다. 최은영, 강화길, 이다혜, 천희란, 정희진의 작품 리뷰와 에세이, 짧은 소설이 담겼다. 정희진의 글을 단돈 100원에 만날 수 있는 기회!


이것이 바로 <매거진 흄세>- 옆의 책은 크기 비교를 위해 찬조출연....ㅋㅋㅋㅋ



정희진 님의 아름다운 글은 이렇습니다. 궁금하쥬?



    
V. S. 나이폴, <세계 속의 길>
전부터 장바구니에 담았놨는데 드디어 구매. 나이폴의 자전적인 작품으로, 그의 대표작인 트리니다드 하층민의 생활상을 다룬 연작 소설 <미겔 스트리트>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다. <미겔 스트리트>의 세계관을 확장해 전 세계에서 제국주의 사회, 식민지 이후의 사회를 살아간 인물들의 발자취를 쫓는다고.



이온 크레안거, <하라프 알브 왕자 이야기/시어머니와 세 며느리>
벌써 읽고 100자평 남겼다. 흥미로워 보이는 책은 책 소개 대충 읽고 사는 편인데, 아뿔싸 이 책이 동화라는 정보를 놓쳐버렸네!!! 정말이지 끝까지 동화여서 당황스러웠다. 전형적인 권선징악- 근데 이 책은 다 읽고 어디에 쳐박아뒀는지 찾을 수가 없어서 오늘 사진에는 출연 못함.... 
    



열린책 편집부,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22>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집에 여러 권 있다. 몇 해에 한 번씩 걸러서 샀던 듯. 이번에는 그냥 넘길까 하다가, 2022년 판에는 ‘차별적 표기 순화 용례’ 내용이 추가되었다는 것을 보고 구매했다. 나도 교정교열 볼 때 차별적 용어 바로잡기에 민감하려고 애쓰는 편인데 그래도 놓친 부분이 있나 살펴볼 생각.
 


중고




막스 프리슈, <호모 파버>
폴스타프...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의 골드문트가 된 골드문트 님이 추천했던 책, 신간으로 살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떡하니 중고로 나왔으니 냉큼 구매.




블라지미르 오도예프스키, <러시아의 밤>
국내 초역, 블라지미르 오도예프스키의 대표작. 천일야화처럼 러시아의 기나긴 아홉 번의 밤을 다룬다.




알렉산드르 블로끄 외, <삶은 시작도 끝도 없다>
러시아 대표 시선집이다. 시집은 요즘 잘 안 읽기도 하고, 특히 외국 번역 시는 더더욱 읽지 않는데(다른 나라 언어로 쓴 시를 우리말로 옮겨봤자 완전히 다른 작품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서), 189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발표된 러시아 시 가운데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을 선별해 수록하고 있다니, 이건 좀 땡기더라.



딩링, <내가 안개마을에 있을 때>
중국 현대를 대표하는 여성작가 딩링의 중단편집. 가부장제도도 부족해 공산 체제 하, 억압받은 여성의 이야기가 얼마나 또 암담하게 그려졌을까 싶어서 읽기 전부터 답답한 생각도 드는데, 그래도 궁금한 작가와 작품.

















로베르토 볼라뇨, <칠레의 밤>, <제3제국>
볼라뇨 작품은 몇 권 읽었는데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칠레의 밤>은 정작 여태 안 읽었다.
난 좀 이상하게도 한 작가의 대표작은 나중에 읽는 버릇이 있다..... 사실 도서관에도 당연히 이 책은 있어서 빌려 읽어도 되지만 그냥 소장용으로 구매. 때마침 <제3제국>도 보여서 같이 구매.
   



오에 겐자부로,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이거 재밌다는 평이 많다. 제목이 왠지 안 땡겨서 아직까지 안 읽었는데 드디어 읽고 싶어졌다.




이스마엘 카다레, <죽은 군대의 장군>
이것도 약간... 제목 때문에 손이 가지 않았던 작품이다. 제목에 ‘군대’나 ‘~장군’ 들어가는 거 좀 별로라...(내용 너무 뻔할 거 같아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20여 년 후, 알바니아에 묻힌 자국 군인들의 유해를 찾아 나선 어느 외국인 장군의 시선을 통해 전쟁의 추악함과 부조리성을 폭로’한다는 내용도 사실 흥미롭지는 않다. 그럼에도 이스마엘 카다레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다 준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니, 안 읽을 수는 없잖아?! (아니, 근데 이 책도 사진에서는 빠졌다.....이런 이런)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서머싯 몸 작품임에도, 이 책 역시 제목 때문에, 그리고 고갱의 삶을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가 일지 않아서 지금까지 외면했던 책이다. 그래도 작가의 대표작이라는데 안 읽을 수는 없잖아?!2222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
마르케스, 내겐 너무 먼 작가. 마음 속으로는 그래도 언젠가는 <백년의 고독>과 <콜레라 시대의 사랑> 읽지 않아야 하겠는가 싶었는데, 최근 새파랑 님의 이 책 증말 재미나다는 리뷰를 읽은 김에 자, 이제 바로 그때가 왔도다 싶어 샀다.



존 파울즈, <마법사>
나도 증말 웃겨. 존 파울즈의 국내 번역작은 다 읽었다. <마법사>만 빼고! 이건 진심 아껴둔 작품이다. 한 중산층 지식인의 정신적 방황을 그린 성장 소설이기도 한 <마법사>는 20세기 유럽의 현대사를 바탕으로 고전 신화, 다양한 종교와 철학, 사이드와 엘리어트, 셰익스피어 등을 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프랑스 중위의 여자>도 재미있지만 <마법사>에 비하면 조족지혈, 즉 새 발의 피.”라고 골드문트가 극찬한 바 있다.




윌리엄 포크너, <팔월의 빛>
다른 출판사에서 한 권으로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그런 소식은 안 들리네. 그런 가운데 이 책도 절판되는 거 아닌가 조마조마. 그래서 그냥 샀다. 7월 중순의 어느 날 임신한 리나가 아이 아버지를 찾아 앨라배마를 떠나 미시시피주의 제퍼슨시에 도착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일어나는 9일 동안의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나는 왜 SF를 쓰는가-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사이에서>
목차를 보니,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서 샀다. SF에 관한 작가의 전반적인 생각을 살필 수 있는 글과 SF에 관한 비평들, 그리고 애트우드가 쓴 SF단편 다섯 편이 실려 있다. 단편도 궁금하지만 르 귄의 <세상의 생일>이나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를 읽고 애트우드가 어떤 감상문을 남겼을지 궁금하다!




그렇게 지른 2월의 책들-


암튼 병원에서도 틈틈이(?) 북플할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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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2-18 21:23   좋아요 0 | URL
거듭 감사합니다.

은오 2023-02-17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술이라니!! 잠자냥님 살아계셔서 만나 다행입니다 아프지마세요ㅜ

잠자냥 2023-02-17 23:3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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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레이터의 사진은 그리움이다. 내가 가본 적 없는 장소, 만난 적 없는 이들을 피사체로 담았는데도 그의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노라면 마음속에서 무언가 그리움이 일렁인다. 뿌옇게 물기 어린 유리창, 촉촉하게 비에 젖은 거리, 만지기만 해도 바스라질 듯 보송보송해 보이는 하얀 눈…. 그리고 그 비에, 눈에 수증기에 가려져 뚜렷하게 형체를 드러내지 않는 남자, 여자, 아이, 노인, 사람들, 사람들…. <영원히 사울 레이터>의 표지 이미지도 그렇다. 물기로 뿌옇게 흐려진 창밖으로 한 남자가 보인다. 한 손에 우산을 든 그는 모자를 벗는 중인지 쓰는 중인지 아리송하다. 거리는 어제인지 오늘인지 흰 눈이 내린 듯하고, 때마침 창밖으로 노란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간다. 물기 서린 창문 위로 누군가가 손 글씨를 남겼다. 뭐라고 썼는지 그 또한 또렷이 알 수 없지만 뭉툭한 그 글씨는 이 모든 이미지들과 함께 마음에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누군가를, 무언가를 그리워하게 하는 흔적들.

<영원히 사울 레이터>의 표지 이미지는 사울 레이터의 사진이 지닌 힘을 단 한 장으로 완벽하게 보여준다. 사울 레이터는 뉴욕 이스트빌리지의 집에서 60년 가까이 살았는데 그 거리를, 자신의 동네를 날마다 산책하면서 주로 평범한 사람들과 일상적인 거리의 모습들을 렌즈에 담았다. 창문과 거울을 이미지를 구획하는 덮개와 프레임으로 활용해 이미지를 추상화했고 눈과 비를 이용해 사진에 회화적 요소를 덧입혔다. 더욱이 그의 작품이 소개될 당시(1950년대, 아니 사실상 레이터가 활동한 기간 내내), 사진에서 컬러는 경시되는 분위기였는데, 그는 거기에 과감히 색을 입혔다. 노랑, 빨강, 초록 등등 그 컬러도 화려하고 선명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그의 이 과감한 선택은 그를 이제 컬러 사진의 선구자로 명명하기에 이르렀다.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에 이어 <영원히 사울 레이터>를 한 장 한 장 넘겨보노라니, 내가 그의 사진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싶어진다. 빗방울 흐르는 창, 수증기 맺힌 창, 빨강 우산, 노랑 버스, 노랑 택시, 흰 눈이 하염없이 내리는 초록 가게, 꿈꾸듯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길, 혼자여서 고독하고 외로워 보이지만 어쩐지 집으로 돌아가면 누군가가, 그도 아니면 고양이 한 마리라도 살포시 반겨줄 것 같은 사람들, 카페 구석에서 글을 쓰는 여인….  어렴풋한 수증기와 빗방울, 왠지 따뜻할 것만 같은 하얀 눈, 꿈꾸는 사람들의 눈빛으로 인해 그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이미 꿈속 어딘가를 거니는 것 같다. 어느덧 그리움이 밀려온다. 이미 지나간 시절, 1950년대나 60년대로 짐작되는 한때. 그 무렵을 살아가는 사람들 모습을 담은 레이터의 사진은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 시절이 꼭 좋았기 때문이 아니다. 그가 찍은 피사체는 하나 같이 쓸쓸하고 외롭다. 그런데도 그의 렌즈를 통해 바라보면 그 외로움은 희석된다. 물기 어린 창이나 부옇게 흐려진 거울이 필터처럼 외로움과 고독감을 걸러준다.



단순한 것이 지닌 아름다움을 믿는다.
전혀 관심을 끄는 데가 없는 대상도
굉장히 흥미로울 수 있다고 본다.



사진을 찍을 때 그림을 떠올리진 않았다.
사진은 찾아내는 것이지만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책을 소장하는 게 좋다
그림을 감상하는 게 좋다
인생을 누군가와 함께하는 게 좋아서
내게 마음써주는 이에게 나도 마음을 준다.
내게는 이것이 성공보다 중요했다.



레이터가 사진을 찍기 시작하던 1940년대 초기작부터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10여 년 동안의 미발표작까지의 엄선한 사진들이 실린 <영원히 사울 레이터>는 전작인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에 비해 인간 사울 레이터, 한 사람의 모습을 더 오롯이 만날 수 있다. 피츠버그에서 태어난 레이터는 뉴욕으로 오기 전까지는 도서관에 틀어박힌 채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처음에는 회화를 사랑했고,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와 일본 우키요에 작가들을 깊이 존경했다. 랍비가 되라는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1946년 드디어 뉴욕으로 떠난 그. 그곳에서 그는 깜짝 놀랄 만큼 이국적이고 낯선 환경을 태어나 처음 접한다. 이 거대 도시는 레이터에게 비로소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그렇게 그가 60년 넘게 살았던 거리의 소소한 풍경들을 <영원히 사울 레이터>에서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레이터의 자화상을 여러 점 살펴 볼 수 있고, 그의 벗이자 연인, 뮤즈였던 패션모델 솜스, 사울이 사진에 담은 최초의 모델이자 뮤즈인 두 살 어린 동생 데버라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인물 사진에서도 대상을 그저 대상으로만 표현하지 않는 레이터의 섬세한 시선이 느껴진다.

레이터는 “중요한 것은 장소나 사물이 아니라 자신의 시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 91쪽). <영원히 사울 레이터>에서도 그의 그런 생각은 여전하다. 그는 “신비로운 일은 친숙한 장소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늘 세상 반대편으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영원히 사울 레이터>, 196쪽) 말하면서 자신이 늘 산책하던 도시의 일상,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그런데도 그가 빚어낸 세계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목적 없이 그저 세상을 바라본다’는 태도로 찍은 그의 소박하면서도 아련한, 꿈결 같은 사진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빨강 노랑 초록으로 빛난다. ‘특정 대상을 찍기 위해 촬영을 계획한 적은 없’지만 순간순간이 빚어낸 일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할 수 있었던 그, 세상을 단순하게 바라보지만 “세상은 무한한 기쁨의 근원”이라고 생각한 그. 그 모든 작품들이 “좋아서 한 일들”의 결과물이라고 말하는 그. ‘우리는 공개된 부분이 현실 세계의 전부인 척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이 세상은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있다’고 말하곤 했던 그. 그렇게 생각했던 사울 레이터였기에 평범함 속에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그렇기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해보면 내 작품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136쪽)고 겸손하게 말할지언정, 그의 이 섬세한 사진들은 그가 믿고 싶었던 대로 분명 사람들에게 소소한 기쁨을 주었을 것이다. 성공보다도 “내게 마음써주는 이에게 나도 마음을 주는” 것이 중요했던 사람. 그런 사람이었기에 레이터의 사진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아닐까. 오늘은 나도 손에 익은 평범한 카메라를 꺼내들고, 또는 스마트폰에 달린 카메라를 켜고 내가 걷는 이 동네 구석구석의 모든 평범한 것들을 좀 더 애정 어린 마음으로 렌즈 속에 담아보고 싶게 만드는 사진, 사울 레이터의 세계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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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2-03 15:1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내내 카메라를 들고 멋진 순간을 포착할 수 없으니 사울레이터의 사진같은 추옥돋는 작품들을 보면 빚을지는 기분도 들어요.^^

잠자냥 2022-02-03 15:45   좋아요 5 | URL
찍고 싶은 피사체의 바로 그 순간을 포착하기 참 어렵죠. 저는 제 고양이들 정말 귀여운 걸 다 못담아서 늘 한입니다. ㅋㅋㅋㅋ

페넬로페 2022-02-03 16: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울 레이터의 사진 넘 좋아요~~
60년 동안 같은 지역을 산책하면서 이렇게 좋은 작품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 참 대단해요. 이 책은 소장해야 되겠어요^^

잠자냥 2022-02-03 17:00   좋아요 4 | URL
네, 이 책은 두고 두고 펼쳐 보면 좋은, 소장용 책 맞습니다.

coolcat329 2022-02-03 16: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울 레이터 사진은 사진같지가 않고 그림 같아요. 대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이 중요, ‘친숙한 장소‘에서 그 만의 시각으로 담아낸 사진이라 그만의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거 같아요.

잠자냥 2022-02-03 17:01   좋아요 3 | URL
그렇죠?! 정말 한폭의 그림 같습니다. 실제로 레이터의 그림도 참 좋더라고요~

mini74 2022-02-03 17: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 빨간 우산 사진이며 넘 좋네요. 저도 이 책 주문했어요. 내일 온다는데 와야 오는거겠지요 ㅠㅠ

잠자냥 2022-02-03 18:32   좋아요 2 | URL
내일 올 거예요~ ㅋㅋ

초란공 2022-02-03 20:07   좋아요 1 | URL
다른 분 책 사시는거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ㅋㅋ 아무래도 저는 책 마케터를 해야할까봐요 ㅋㅋ

새파랑 2022-02-03 18: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뭔가 흐릿하게 찍히는 사진이 우리의 기억처럼 흐릿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더 마음에 와닿는거 같아요. 사울 레이터는 이름부터 멋짐 폭발입니다 ^^

잠자냥 2022-02-03 18:33   좋아요 4 | URL
그러게요. 생각해 보니 정말 이름도 멋지군요!

얄라알라 2022-02-03 18: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어제였을지도...) 초란공님께서 사울 레이터 도서관 책을 입양해오신 에세이 읽었는데, 잠자냥님께서 사울 레이터를 2월 3일에 또 소환해주시네요. coolcat님, 페넬로페님, 북플에 사울 레이터 팬덤이 이미 있었군요! 저는 mini74님처럼 바로 주문하지는 못했지만, 꼭 사진집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초란공 2022-02-03 20:23   좋아요 3 | URL
북사랑님은 오늘 저녁 책을 주문한다.... 레드썬!!! ㅋㅋ

잠자냥 2022-02-04 09:58   좋아요 0 | URL
네 어제 저도 초란공 님 리뷰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을 알아보듯이 좋은 사진도 많은 분들이 알아보시는 거겠죠. ㅎㅎ

책읽는나무 2022-02-03 20: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못참고 주문했죠.
저는 월요일 받기로 했죠.
그래서 이 리뷰를 가슴 설레며 읽게 되는 거겠죠? 리뷰마저 넘 좋네요♡

잠자냥 2022-02-03 23:20   좋아요 1 | URL
아니, 왜 하루 배송이 아니되는 것입니까?! ㅎㅎㅎ 사진 천천히 잘 감상하세요~~

독서괭 2022-02-03 22: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마법같은 사진이예요~ 저 이번달 살 수 있는 책 딱 1권인데(이미 1권은 사서 오는 중..) 무지무지무지 고민됩니다ㅜㅜ

잠자냥 2022-02-03 23:21   좋아요 1 | URL
네, 정말이지 보고 있으면 마법 같습니다. 세상이~ ㅎㅎ다음 달도 있지 않습니까!?
 

민족 최대의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긴 연휴에 맛난 음식 먹으며 뒹굴뒹굴 책 읽고 넷플릭스 볼 생각에 행복한 이들도 있을 테지만 바리바리 짐 싸들고 귀성 길에 올라 가족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골치가 지끈지끈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개중에는 한 1, 2년 코로나 핑계로 잘도 가족 모임을 피했는데, 그놈의 백신이 나오는 바람에....하면서 이를 뽀드득 가는 사람도 있으리라. 그러면서도 이렇게 가족 만나기를 꺼려하는 내가 비정상인가? 양심에 찔려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대여, 그런 당신 비정상이 아니라 다분히 정상 중의 정상이니 안심하라. 누구나 가족이란 이름 아래 묶인 이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에 크든 작든 고통받고 있으니 가족 만나길 꺼려하는 당신,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 말지어니. 여기 가족 관계를 다룬 수많은 문학 작품을 통해 나만 가족 때문에 고통받는 건 아니구나, 이런 막장 가족도 있구나, 그에 비하면 내 가족은 천사들이구나, 아, 내 가족에게도 이런 알흠답고 감동스러운 부분은 있지?! 위로받고 공감받기를 바라는 마음에 설 연휴 특집 ‘가족 문학선’을 소개해본다...... 참고로, 영숙이의 엄마를 부탁하고 아버지에게 갔었어 같은 가족 문학이 아닌 고전으로 오래 살아남은 작품들 중 골라보았다.   



카밀로 호세 셀라, <파스쿠알 두아르테 가족>


<파스쿠알 두아르테 가족> 읽었던 날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막장 중의 막장 가족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이의 작품이 <돈키호테> 이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읽은 스페인 소설이라니, 아마도 이 막장 가족 사연에 공감하면서 읽은 지구촌 인간들이 그토록 많다는 소리가 아닐까. 스페인의 열악한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극단적인 폭력을 경험한 파스쿠알의 고백록으로 그의 가족은 개에게 물리거나 기름통에 빠져 죽거나 가난에 진저리치며 집을 떠난다. 파스쿠알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지만 행복은 잠시. 자식이 죽고 가족은 불화로 치닫고, 아내는 불륜에...... 막장 가족의 이야기와 스페인 내전의 상흔이 뒤섞인 참혹한 이야기. 장담한다, 이 책 읽으면 내 가족, 내 집이 사랑스러워 보일 것이다.





고지마 노부오, <포옹가족>


초장부터 너무 센 가족을 소개했다. 여기 평범한(?) 일본의 한 가정이 있다. 평범해서 더 공감하기 쉬울 것이다. 작은(?) 균열로 서서히 무너져 가는 한 가정을 다룬 작품으로 주인공 미와 슌스케는 중류층의 인텔리로 평화롭고 풍족한 가정의 가장이다. 그러나 미군 청년 조지와의 교류를 계기로 가정에 균열이 생기고 만다. 아내가 그 미군 청년과 부적절한 관계였던 것.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그것은 시작이었으니....! 위태로운 부부 관계를 개선하려고 이 가족은 도쿄 교외에 2층짜리 서양식 주택을 지어 이사를 간다. 그러나 새로운 곳에서 새 출발을 시작하려던 그들 앞에 뜻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데.... 역시나 인생은 새옹지마로구나.






유진 오닐, <밤으로의 긴 여로>


인간은 나 혼자 아무리 잘나도, 아무리 노력해서 벗어나보려 해도 결국 가족이라는 멍에가 드리워진 한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유진 오닐의 자전적 이야기인 <밤으로의 긴 여로>는 그 굴레와도 같은 가족의 이야기이다. 유진 오닐이 너무나도 고통스럽게 쓴 나머지 자기가 죽은 이후 25년 안에는 절대로 발표하지 말라고 했던 작품이기도 하고, 그의 아내의 말에 따르면 그가 이 작품을 쓸 당시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쓰고 나올 때마다 눈물로 눈이 붉어져 방에서 나오고는 했다고. 성공한 아일랜드 이민자의 집이지만, 돈밖에 모르는 아버지, 모르핀 중독자인 어머니, 술과 여자에 빠져 사는 형, 폐병환자인 막내 에드먼드(유진 오닐의 분신) 등 비극적인 가족사와 비극의 원인이 되는 사건, 가족의 붕괴 모습이 단 하루 안에 완벽하게 드러난다.






테네시 윌리암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유리 동물원>


<유리 동물원>은 윌리엄스가 벗어나려 했지만 쉽게 벗어날 수 없었던 가족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정신병을 가진 그의 누나는 <유리 동물원>에서 절름발이 누나로, 히스테릭한 어머니는 화려했던 과거를 잊지 못하는 다분히 허영기 가득한 어머니로, 외판원이었던 아버지는 아예 집을 나가버린, 부재중인 아버지로 그려진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역시 가족 간의 이야기다. 암으로 죽어가는 아버지, 아버지의 거대한 유산을 노리는 탐욕스러운 큰 아들 내외와 그들의 다섯 아이들, 부모의 무한한 애정의 대상인 둘째 아들 ‘브릭’과 그의 부인 ‘마거리트’- 이들이 만들어내는 욕망과 좌절, 위선, 소통의 단절, 불협화음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유진 오닐, <느릅 나무 아래의 욕망>


역시나 유진 오닐의 희곡. 탐욕스럽고 전형적인 가부장의 모습을 한 아버지 ‘캐벗’과 그의 세 아들 ‘시미언’, ‘피터’, ‘에벤’, 그리고 이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집에 어느 날 느닷없이 등장하는 한 여자 ‘애비’- 이렇게 다섯 인물을 중심으로 극은 흘러간다. 셋째아들 에벤에게 시미언과 피터는 이복형이다. 캐벗이 두 번째 결혼을 통해 낳은 아들인 에벗은 어머니가 캐벗의 학대로 죽었고, 원래 어머니 소유였던 농장마저 아버지가 빼앗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언젠가는 아버지에게 복수하고 어머니의 농장을 되찾으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아버지는 세 번째 부인이라면서 ‘애비’를 데리고 나타났으니… 게다가 애비는 전형적인 팜므파탈! 농장을 둘러싼 캐벗과 에벤, 시미언과 피터, 그리고 애비의 욕망의 대결이 시작된다. 이 욕망의 대결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나쓰메 소세키, <한눈팔기>


가난한 집 막내로 태어나 양자로 보내졌던 나쓰메 소세키는 스무 살이 넘어 다시 본가로 돌아오기는 하지만 친부모에게서도 양부모에게서도 사랑보다는 환멸을 먼저 느꼈다. 그리고 그런 환멸과 생에 대한 쓰라린 시선이 <한눈팔기>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친부모에게서 환영받지 못했던 어린 겐조(나쓰메 소세키의 분신)는 양부모의 세속적인 모습을 보며 비틀어진 욕망에 끌려 다니는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먼저 배운다. 성인이 되고 나서 친가에 복적되기는 하지만, 어느 날 그에게 양부와 양모가 번갈아 나타난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요구하는 것이 없는 듯 다가오지만, 그들은 서서히 경제적 궁핍함을 호소하며 ‘옛정’을 생각하라며 손을 내밀기 시작하는데…. 겐조가 많이 배우고 유학을 다녀온 식자층이고 어딘가에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입이 많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가족이라는 이들이 당연하다는 듯 그에게 손을 내민다. 그리고 그런 이들을 향한 겐조의 시선은 연민을 떠나 경멸감에 가깝다. 그렇다면 그냥 외면해 버리면 될 텐데, 겐조는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 따뜻한 사람이 아닌데도 그들에게 끌려 다닌다.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벗어날 수도 없다. 그것이 바로 겐조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굴레 같은 가족, 무능력하고 불만족스러운 자기 처지,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인간에 대한 경멸감, 그런 인간들이 아옹다옹 살아가는 사회에서 자기도 그렇게 닮아가는 것에 대한 모멸감, 미래와 현실에 대한 불안감 등등 <한눈팔기>에는 인생의 쓰디쓴 모든 면이 담겨 있다.



네우송 호드리게스, <결혼식 전날 생긴 일>


이 작품에 대해 한 브라질의 문화 비평가는 이렇게 말했다. “가족이라는 위선적인 집단의 쓰레기통에 버려진 오물과 빈부 격차가 빚어낸 퇴폐의 부스러기를 이렇게도 잔인하게 묘사하고, 일상의 추잡함을 이토록 농밀하게 그려낸 작품은 일찍이 없었다.” 1966년에 출간되었을 때 이 책은 표지에 빨간 테두리를 두르고 ‘성인문학’이라는 문구를 표지에 달았음에도 당시 카스텔로 브랑코 정권은 이 소설이 “가족 제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는 이유로 판매금지령을 내렸단다. 평온한 일상의 얼굴 뒤에 감춰져 있던 은밀한 욕망과 차마 드러낼 수 없이 숨겨왔던 어두운 열정이 가족들의 가장 중요한 잔치라는  결혼식을 하루 앞둔 전날, 뜻밖의 사건과 함께 터져버린다.





투르게네프,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와 아들, 신구(新舊)세대 간의 갈등,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지대로 표현한 작품. 대학을 졸업한 아르카디와 바자로프가 아르카디의 고향 마을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친구 아르카디의 저택에 잠시 머무르게 된 바자로프는 귀족주의에 젖어 아무런 생산 활동도 하지 않은 채 탁상공론만 일삼는 아르카디의 큰아버지 파벨과 정치, 사상, 문화, 예술 등 모든 방면에서 맞서는데…. 귀족 출신의 이상주의적 자유주의자 아버지 세대와 잡계급 출신의 혁명적 민주주의자인 아들 세대의 갈등이 나타난 이 작품은 진보와 보수가 갈등하던 당시의 시대 상황과 맞물려 두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 이번 설 식탁에서는 대선 관련 정치 이야기 금지. 자칫 칼부림난다능.





엘프리데 옐리네크, <피아노 치는 여자>


<아버지와 아들>이 있다면 여기 어머니와 딸 관계를 그린 작품도 있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인 <피아노 치는 여자>에서 피아노 교사인 ‘에리카’는 삼십대 중반임에도 아직 엄마와 산다. 특별하게 사귀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장과 집을 오가는 생활이 거의 전부다. 그런데 이 모녀 관계는 좀 특이하다. 엄마는 에리카의 일상을 감시하고 조종한다. 엄마는 에리카가 어릴 때부터 자신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에리카에게 음악 교육을 시켰고, 특별한 재능이 없는 딸인데도 천재로 치켜세우며 피아니스트를 만들고자 딸에게 거의 모든 쾌락을 금지한다. 게다가 이 모녀는 아직도 한 침대에서 잔다! 마치 부부처럼! 엄마의 지나친 억압과 구속 때문에 그 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딸- 이 책을 읽노라면 결코 정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기이한 여자 에리카에게 한없는 연민이 느껴진다.



프랑수아 모리아크, <테레즈 데케루>


설에 결혼 안 하냐고 묻기 있긔?없긔? 결혼하라고 압박 주는 어른들이 있다면 이 테레즈의 삶을 들려주자. 실화다. ‘테레즈’는 불합리한 결혼 생활에 반기를 들고 속박된 삶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는 여인이다. 어쩌다 보니 또 다른 피난처를 찾아 결혼하는 많은 여자들처럼 테레즈도 안정적인 자리, 자신의 최종적인 지위를 찾고자 서둘러 결혼한다. 그렇게 그녀는 스스로를 구원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테레즈는 점차 결혼과 가족이라는 굴레가 주는 속박감에서 숨막혀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그곳에서 개인의 자유란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임신을 하고 딸을 갖게 되어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임신을 했을 때 남편의 지나친 관심이 역겹기만 하고 오히려 자신이 가문의 ‘자손받이’라는 생각에 비참해질 뿐이다. 테레즈는 혼자, 혼자이고 싶다. 그리하여 그녀는 결국……. 테레즈의 숨 막히는 결혼 생활을 보고 있노라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만든 결혼이라는 제도가 얼마나 인간을 억압하는 폭력적인 제도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도리스 레싱, <다섯째 아이>


정상적이 두 남녀가 축복 속에 결혼하고 가정을 꾸린다. 문란한 혼전 성관계, 이혼 또는 혼외정사, 산아 제한, 마약 같은 것들을 거부하며 그들은 전통적 의미의 행복한 가정을 건설해 나간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들의 ‘다섯째 아이’는 이 평화롭고 이상적인 가정을 파괴해 가는데…. 이상한 유전자의 지배를 받고 있는 비정상적인 아이 하나가 태어남으로써 평화롭던 가족의 일상에 균열이 가고 무너지기 시작하는 모습을 통해 레싱은 인간이 갖고 있는 전통적인 가족,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란 결국 하나의 헛된 이데올로기,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폭로한다.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막장 집안하면 또 이 집을 빼놓을 수 없다. 어린 시절 아버지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에게 버림받고 어머니 없이 자란 세 형제, 드미트리, 이반, 알료샤가 집으로 돌아온다. 이들은 음탕하고 탐욕스러운 아버지를 동정하거나 혐오하는데, 특히 드미트리와 이반은 노골적으로 또는 은밀하게 아버지의 죽음을 바란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살해당해 세상을 떠나자 혐의는 유산 문제 및 한 여자를 놓고 갈등 중이던 장남 드미트리에게 쏠린다. 부자간의 재산 다툼, 한 여자를 둘러싼 갈등, 거기에 친부 살해까지 막장 중의 막장 가족이지만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도스토옙스키는 갱생과 구원이라는 필생의 주제로 이끈다. 긴 연휴 이 대하장편을 완독하는 것은 어떠신지? 아, 현실 속 가족 관계만으로도 골치가 아프다굽쇼?




체호프, <지루한 이야기>


‘한때 나는 진짜 가족과 함께 집에서 살았었지만 지금은 내 진짜 아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손님으로 와서 식사를 하고 있으며 진짜 리자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다.’ (53쪽) 이 문장이 많은 것을 말해주지 않는가. 많은 이들의 삶이 그렇듯이 이 노 교수에게도 한때는 아름답고 눈부셨던 삶이 있었다. 사랑스러운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딸. 진짜 가족이라 여겨졌던 그들과의 단란하고도 행복한 한때. 그런데 지금의 그 앞에 있는 아내와 딸은 한없이 속물스러울 뿐이다. 아내가 하는 이야기는 오직 돈, 돈, 돈에 관한 것뿐이며 그토록 영특하고 예쁘기만 하던 딸은 어느 사기꾼 같은 녀석한테 홀딱 빠져서는 한없이 그를 실망시키고 있다. ‘어느 노인의 수기’라는 부제가 달려있듯이 이 작품은 한 늙은 교수가 바라보는 삶의 비루함, 쓸쓸함, 고독함, 애잔함이 주를 이룬다.




에밀 졸라, <집구석들>


아침 드라마의 온갖 막장 집안을 생생하게 구경하고 싶은 사람에게 <집구석들>을 추천한다. 요즘으로 치면 아파트 같은 공간, 그 각각의 집구석들의 막장 생활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아내와 처형과 살면서 바람난 부르주아 깡빠르동, 건물주 아버지의 재산에만 관심이 있는 중2층의 큰아들 오귀스뜨 바브르와 2층의 떼오필 바브르, 건물주의 사위이자 고등법원 판사로 도덕성을 강조하며 살아가지만 내연녀를 따로 두고 있는 2층 뒤베리에, 허례허식에 빠져 사는 5층 조스랑 가족 등등  인간의 추악한 면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이 <집구석들>을 지켜보노라면, 아, 나는, 우리 집안은 이 지경은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아니, 오히려 공감하는 집안이 많을지도?)





기 드 모파상, <삐에르와 장>


<삐에르와 장>은 두 형제 중 한 사람에게 우연히 막대한 유산이 상속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탄탄한 구도 안에서 갈등을 겪는 인간의 마음을 예리하게 묘사하고 있다. 돈을 갖게 된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심리는 물론 두 형제 사이의 갈등. 그뿐만 아니라 이들이 속한 가족과 주변 인물의 심리가 탁월하게 그려진다. 평온한 가정->어느 날 유산이 증여 됨 -> 형제간의 갈등 -> 형 삐에르의 내적 갈등 -> 유산이 장에게 주어진 이유가 밝혀 짐 -> 삐에르와 장의 갈등 증폭 -> 장의 갈등 -> 갈등의 타협 혹은 미진한 해소의 구조로 빠르게 전개된다. 유산은 있어도 문제, 없어도 문제!






후루이 요시키치, <요오꼬/아내와의 칩거>


코로나로 배우자와 칩거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부부싸움도 잦아지고 이혼도 늘어났다는데, <아내와의 칩거>는 그런 끔찍한(?) 상황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고열로 쓰러져 집으로 돌아와 휴가를 내고 몸져누운 남편 히사오와 그를 간병하는 아내 레이꼬의 일주일간을 묘사한 작품으로, 남편은 평일 낮에는 목격할 수 없는 대낮의 자신의 아파트와 아내를 관찰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인식에 도달하고, 그러기는 아내도 마찬가지. 이 작품은 외부와 접촉이 희박해진 현대인들의 불안정한 현실이 외부에 노출되었을 때 평온한 생활이 위협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근데, 아니 저기 골드문트 님 아내와의 칩거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굽쇼? ㅋㅋㅋㅋㅋㅋ




오에 겐자부로, <개인적 체험>


작가의 장남 히카리가 뇌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것을 계기로 쓰게 된 작품으로 중중 장애아를 둔 아버지의 내적 변화와 성장을 지켜볼 수 있다. 27세의 학원 강사 버드는 결혼 후 아기가 생겨도 여전히 아프리카로의 모험 여행을 꿈꾼다. 그런데 태어난 아기가 뇌 손상을 가진 장애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행동의 자유를 빼앗긴 현실에 절망하고, 아기에 대한 책임감에서 벗어나려 술과 여자에 집착하는데…. 아이는 없지만 나도 우리 고양이들 키우면서 자유가 많이 제한되어 이 작품 읽을 때 여러 부분에서 공감되기도 했다. 부모됨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작품.






하인리히 뵐,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독일. 프레드와 캐테는 가난한 중년 부부다. 아이들은 셋이나 있고, 캐테는 심지어 임신을 또 한 것 같아 두렵기 그지없다. 좁은 단칸방에서 복작대며 살다 보니 무엇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아이들은 집주인 눈치를 보느라 숨죽여 노는 법을 이미 터득했고, 옆방에 소리가 들릴까 부부는 마음 편히 사랑을 나눌 수조차 없다. 이와는 달리 옆방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시시때때로 섹스를 하는 바람에 캐테는 아이들이 그 소리를 들을까 전전긍긍한다. 가난에 찌들어 힘겹게 살다 보니 프레드는 자기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손찌검을 하게 되기도 하고, 결국 그렇게 사는 것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와 홀로 생활하기 시작하는데…. 작품은 이런 부부의 어느 주말 48시간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전후 독일의 피폐한 상황, 가난에 찌든 하층민의 삶, 가진 자들의 위선적인 면모와 가톨릭교회의 이중적인 모습이 낱낱이 보여준다.




다니자키 준이치로, <세설>


<세설>은 별다른 ‘큰’ 이야기는 없다. 오사카 몰락한 명문가 집안 네 자매 –쓰루코, 사치코, 유키코, 다에코-의 일상생활이 세세하게 그려질 뿐이다. 특히 셋째 유키코의 혼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유키코의 혼담은 이뤄질 듯하다가도 파혼으로 끝나기가 일쑤다. 과연 유키코가 결혼을 하게 될지 궁금한 가운데 나머지 세 자매의 소소한 일상이 잔잔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 그 시절 일본 문화라든지 생활상이 놀랄 만큼 세밀하게 드러난다. 그러면서 이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를 죽 읽노라면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니자키 준이치로 작품치고는 막장은 아니고 소소한 일일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랄까.





D.H. 로렌스, <아들과 연인>


영국판 <올가미>?  결혼 후 이미 남편에게 실망하고 아들에게 온갖 정성을 쏟는 가운데 유일한 희망이었던 큰아들이 병으로 죽자 모렐 부인은 이제 둘째 아들 폴에게 모든 애정을 쏟아 붓기 시작하며 그에게 자신의 전부를 건다. 아들에게 맹목적인 헌신을 보이는 어머니, 어머니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아들. 그러나 폴에게 여자 친구가 생기자 모자 관계는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하는데…. 영국 중부의 탄광촌을 배경으로 폴의 청춘과 성(性)의 고뇌, 어머니와의 근친상간적 관계, 유부녀와의 성적 사랑, 연인과의 정신적 사랑 등 이들 사이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어머니들이여, 아들에게 집착 금지!





로맹 가리, <새벽의 약속>


이 작품을 읽으면 로맹 가리의 삶이 그의 어머니가 일구어낸 성공임을 알 수 있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프랑스의 외교관이 되고 최고의 작가가 되기까지- 언제나 그에겐 어머니의 철저한 자기희생과 사랑이 뒷받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난하고 남루한 생활 속에서도 늘 아들에게는 비프스테이크를 먹이던 어머니- ‘엄마는 왜 먹지 않느냐’며 물었더니 당신은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어느 날 로맹 가리는 부엌에서 어머니가 자신이 먹다 남긴 비프스테이크 접시 기름에 빵을 꼭꼭 찍어 먹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터뜨린다. 이 세상의 '어머니'라는 존재는 다 이런 것일까. 찢어질 듯한 가난 속에서도 자신의 아들만큼은 최고의 멋진 남자, 성공하는 남자, 최고의 예술가로 자라주길 바랐던 어머니의 기대와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어렸을 때부터 갖가지 시도와 노력을 하는 로맹 가리의 눈물겨운 삶의 투쟁이 이 책 속에는 세밀히 펼쳐진다. 이번 설에 어머니가 소고기가 싫다고 하셔도 한 점 더 구워드리자......



앨리슨 벡델, <펀홈 가족 희비극>


긴 장편이 싫다는 분에게 추천- 정상 가족의 강박 속에서 평생  게이인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산 아버지, 그런 남편을 옆에서 지켜본 아내,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태어난 레즈비언 딸 등등 별나지만 별나지 않은 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가족 간 갈등, 성장과 독립의 과정을 삶과 죽음,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 고전 문학, 정치, 역사 등으로 촘촘하게 엮어가고 있다. 레즈비언 딸이 폭군 같았던 게이 아버지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이 이야기는 덤덤히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슬픔이 차오른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끼어 있던 어머니의 삶도…. 이번 설에 혹시 커밍아웃 결심한 분 있다면 응원합니다!





자, 이 얼마나 다양한 가족이 있는가. 이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내 가족이 조금 알흠다워 보이지 않는가? 아, 너무 길어서 못 읽었다굽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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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1-25 16: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모든 가족들은 다양하게 징글징글해요. 애들한테 집착안합니다. 그저 애들이 학식 먹으러 등교하길 정한수 떠놓고 빌고 있습죠. (이것도 무속신ㅇ…)

잠자냥 2022-01-25 16:2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저도 이거 쓰다 보니 참말로 징글징글하네요.ㅋㅋㅋㅋㅋ 만두님 집착 안 하실 타입으로 보입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25 16: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페이퍼에는 어쩐 일로 제가 읽은 작품이 몇 개 보여서 아주 흡족합니다.
읽은 것도 있고 사둔 것도 있는데, 저기 가장 눈에 띄는 카밀로 호세 셀라, <파스쿠알 두아르테 가족>은 없네요. 사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집에 있을겁니다. 어디도 안가고.. 그렇지만 아가 조카를 맞이하겠죠. 아가 조카 너무 예뻐요 샤라라랑~ (이상 해피가족모드로 댓글 쓴 1인)

잠자냥 2022-01-25 17:01   좋아요 1 | URL
ㅎㅎ 유명한 작품이 많아서 아마 다른 분들도 많이 읽었을 거예요.
저도 집에 있...다가 엄마한테 가기는 가겠군요. ㅋ 같은 서울인데도 이놈의 귀차니즘. 다부장님 집안은 행복한 가정으로 보입니다.

Falstaff 2022-01-25 16: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설>이 막장?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개판인 집구석들을 나열하셔서 스크롤 내리면서 키득키득... ㅋㅋㅋㅋ <세설> 때문에 다시 저 위로 올라갔더니 ˝가족 문학선˝이었던 겁니다. 당연히 동의할 수밖에요!

잠자냥 2022-01-25 17:02   좋아요 3 | URL
<세설>은 다른 집구석들에 비하면 막장은 아니죠. ㅎㅎㅎ 걍 평범한 집안? ㅎㅎㅎㅎ

라파엘 2022-01-25 16: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명절 특집 가족 문학선 정말 좋네요!! 항상 좋은 작품들 잘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잠자냥 2022-01-25 17:02   좋아요 3 | URL
길디 긴 글 읽어주시니 제가 더 감사하지요~ ㅎㅎㅎ

새파랑 2022-01-25 17: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7권이나 읽었군요 ㅋ <새벽의 약속> 빨리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설날에는 잠자냥님 페이퍼 책과 함께 보내야겄어요 ^^

잠자냥 2022-01-25 17:03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 정말 독서기계! ㅎㅎㅎ

다락방 2022-01-25 17:15   좋아요 4 | URL
으하하 저 8권 읽었어요. 제가 이겼습니다. 승!!!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1-25 17:20   좋아요 5 | URL
다부장님 제가 이겼습니다. 전 다 읽었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1-25 17:21   좋아요 4 | URL
앗 맞네요! 잠자냥님이 챔피언 이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새파랑 2022-01-25 17:26   좋아요 2 | URL
<카라마죠프> 3권 짜리니까 전 그럼 9권 입니다~!!
(근데 이작가님도 카라마죠프 당연히 읽으셨을듯 하네요 😅)

다락방 2022-01-25 17:27   좋아요 5 | URL
저 카라마조프 읽었어요.. 하하하하하. 그러므로 제가 여전히 새파랑님은 앞섭니다. 잠자냥 님껜 무릎 꿇었지만.. ㅋㅋ

blanca 2022-01-25 17: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뿜었어요 ㅋㅋㅋㅋ 막장 중에 특히 막장을 고를래요. ^^;;;; <펀홈 가족 희비극>에서 쓰러짐요.

blanca 2022-01-25 17: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또 댓글달아요. 잠자냥님 하나하나 집중해서 읽다 혼자 미친듯이 웃어요.

잠자냥 2022-01-25 17:58   좋아요 2 | URL
ㅋㅋㅋ 깨알 웃음 포인트 찾아주셔서 감사! ㅋㅋㅋ

coolcat329 2022-01-25 1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글 너무 좋습니다. 두고두고 읽을 페이퍼에요~^^
저는 딱 네 권 읽었네요.
그리고 대체로 다 갖고 있어서 더 좋습니다~^^

잠자냥 2022-01-25 19:48   좋아요 2 | URL
네 권과 앞으로 읽을 책들 가운데 쿨캣 님은 어떤 집안 이야기에 진저리를 치실지 궁금합니다.

Falstaff 2022-01-25 20:29   좋아요 4 | URL
진저리로 치자면 전 <밤으로의 긴 여로>!
다른 작품들을 보면, 정 수 틀리잖아요? 그럼 아, 못살아, 못살아, 하고 이혼을 해버리면 대강 절반은 해소가 되는데, 이 <...여로>는 도대체 가족관계가 얼키고설킨 것이, 저 그리스 고전보다 더 하다니까요!
으.... 그래서 <밤으로의 긴 여로>는 정말, 정말, 정말 명작, 걸작입니다. 크흐흐흐흑....

구단씨 2022-01-25 1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은 작품들이 보여서 페이퍼가 더 반가웠어요. ^^
가족이란 주제로 풀어내기 시작하면 정말 끝도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집구석들 읽기 시작했어요.
위 목록 중에서, 막장 중의 막장 뽑으면서 한권씩 읽어보고 싶습니다. ^^

잠자냥 2022-01-25 19:47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어쩜 이리도 막장 가족 이야기가 많은지! 더 추릴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넘나리 길어져서 줄였습니다. <집구석들>에서 가장 막장인 집안 고르는 재미도 있을 거 같아요.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2-01-25 21: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헉...한 권이라도 읽은 게 있어서 이런 댓글을 쓸 수 있어 다행입니다!!!헉헉~~
가족......참 좋은 주제입니다.
가족......사랑이기도 그리고 애증의 관계이기도 한..뭐라 할말이 없네요.ㅋㅋㅋ
나열하신 책들에 정신이 팔려서 말이죠^^

잠자냥 2022-01-25 21:45   좋아요 3 | URL
사랑이기도 하고 애증이기도 해서 버릴 수 없는 존재! ㅎㅎㅎ

단발머리 2022-01-25 2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설맞이 맞춤 페이퍼 너무 좋네요. 저도 몇 권 읽었다고 뿌듯해하려다가 위에 주르르 댓글 읽고 바로 꼬리 내립니다.
전 느릎 나무가 끌리는군요. 움하하하하핫!

잠자냥 2022-01-26 09:35   좋아요 1 | URL
느릅나무 재미있습니다. 욕망으로 끈적끈적한 막장 드라마! ㅎㅎㅎ

mini74 2022-01-25 22: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기 자냥님 민족 대명절을 맞아 본격 가족해체 및 막장을 소개해주시는 이 센스는 무엇 ㅎㅎㅎ 전 7권 읽었어요 ~

잠자냥 2022-01-26 09:36   좋아요 1 | URL
ㅎㅎㅎ 우리 가족은 그래도 이 지경은 아니구나! 생각하면서 위로가 될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1-27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본가 가는 공항에서 뱅기 기다리묘.... 읽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안내려가서 불호령 떨어질까봐 명절 쇠러 감... 이 얼마만이람ㅋㅋ)

잠자냥 2022-01-27 08:52   좋아요 1 | URL
잘 다녀오시게~~ 가족하고 싸울 거 같을 땐 이 목록을 되새기고~ ㅋㅋㅋ

케이 2022-01-28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잠자냥님. 저는 운 좋게(?) 이번 설엔 집에만 있을 것 같아요. 그래봤자 쉬진 못하고 5일 동안 아기들과 씨름하겠지요. 남편과 단둘이 애만 볼 생각을 하니 벌써 관절이 아파오는 것 같습니다. ㅜㅜ
영화 [피아니스트] 가 원작이 있는 소설이군요...대학 때 심리학 교수님이 너무 잘 만든 영화라고 추천하셔서 보다가 속이 울렁거리고 불편해서 끝까지 보진 못했어요. 비록 끝까지 보진 못했지만 이자벨 위페르의 징글징글한 연기는 잊을 수가 없네요.
[지루한 이야기]는 전에 알라딘 페이퍼에도 썼지만, 늙은 교수가 자기 사위 될 청년이랑 같이 식사하는 장면 읽으면서 진심으로 배꼽잡고 웃었거든요.ㅋㅋㅋ 근데 마지막 장에서는 제가 울고 있더라고요. 교수가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며 느낌표로 끝마쳤던 것 같은데 언제 시간 되면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전 아마도 연휴 중 하루쯤은 돌아가신 엄마 생각에 또 울 것 같네요.
잠자냥님은 모든 면에서 완벽한 연휴 보내세요!

잠자냥 2022-01-28 23:20   좋아요 1 | URL
아가들이 잠을 좀 푹 많이 자주면 좋을 텐데요! ㅎㅎ <피아니스트> 영화 정말 울렁울렁 징글징글하죠. 이자벨 위페르 연기도 강렬하고요. 원작도 그에 못지 않게 강렬합니다. <지루한 이야기>는 저도 막판에 울었어요. 참 좋은 작품이죠.
설 연휴 같을 때 엄마 생각 날 거 같아요. 저로서는 상상이 안 가지만… 조금만 마음 아프시고 쌍둥이들 웃음에 많이 웃으시는 연휴되길 바라겠습니다!

수니러브 2022-01-29 16: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밌게잘읽었어요ㅎㅎ

잠자냥 2022-01-29 19:4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1-29 2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냥님 설특집 올리신 걸 모르고 있었네요. 설 오기 전에 읽어서 다행(?) 전 딱 두권 읽었네요 ㅜㅜ
결혼식전날생긴일 - 이건 표지나 제목이나 딱 로설인데요..?? 것도 19금..?? 집에 사서 놔두면 남편이가 오해할 듯?? ㅋㅋ

잠자냥 2022-01-29 22:04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러고 보니 정말 <결혼식 전날 생긴 일> 로설 같네요! ㅋㅋㅋㅋㅋ

nomi0803 2022-01-30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절 앞두고 와 닿는 글 입니다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는 가족 사이에서 힘든 모든 이들에게 위안이 되는 책들과 소개입니다 안 읽어본 책들을 용기를 가지고 읽어 봐야겠어요

잠자냥 2022-01-30 12:06   좋아요 0 | URL
이 세상 사는 많은 이들이 이토록 가족 때문에 힘들고 고통받고 그러면서도 또 위로도 받고 사는구나,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새해 목표가 책 ‘덜 사기’(또는 책 ‘덜 읽기’)인 곳은 여기 알라딘 서재밖에 없지 않을까? 나 또한 올해는 책을 ‘덜’ 사고 사둔 책부터 읽자고 다짐했으나.... 벌써 이렇게 사버렸다?!

신간



사울 레이터, <영원히 사울 레이터>
책 표지부터 근사하다. 첫 번째 사진집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의 그 느낌을 여전히 기억한다. 그런 와중에 찾아온 사울 레이터의 또 다른 사진집, <영원히 사울 레이터>- 레이터가 사진을 찍기 시작하던 1940년대 초기작부터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10여 년 동안의 사진들을 엄선해서 실었다. 때마침 사울 레이터 회고전도 열리고 있으니 전시장까지 찾아가면 그의 사진 세계를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단, 전시장을 먼저 찾았던 친구가 말하길, 줄이 꽤 길다고 하니 참고 바람!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과 최근 나온 <영원히 사울레이터>를 나란히.....




사울 레이터 전시회가 3월 27일까지 열리고 있다..





토머스 새비지, <파워 오브 도그>
지난해 말, 제인 캠피온 감독의 동명의 영화를 먼저 보고 작품을 읽으려 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되는 바람에 극장은 못 가고 이렇게 새해가 밝았다. 아무래도 책부터 읽고, 걍 집에서 넷플릭스로 영화 봐야겠다... -_-;  1967년 초판 출간 당시 평론가들과 언론의 상찬을 받았으나 1천부도 판매되지 않고 오랜 세월 잊혔다가, 2001년 <브로크백 마운틴>의 저자 애니 프루의 탁월한 해설이 실린 판본으로 다시 출간되면서 재발견되었다고. 애니 프루 좋아 >_<(응?) 아무튼 보관함에 담아둔 상태에서 유부만두 님이 사라고 쐐기를 박으셔서 구매. 만두 님께 땡스 투~




라오서, <고양이 행성의 기록>
<찻집>의 라오서가 이런 SF도 쓴 줄은 몰랐다?! 라오서가 1933년에 쓴 디스토피아 SF 소설 <묘성기(貓城記)>의 국내 초역작. 고양이의 얼굴에 사람 몸을 하고, 중독성 약물인 미혹나무 잎을 주식으로 먹는 ‘묘인’들이 등장한다고 하는데, 혹시 미혹나무잎은 냥님들께서 환장하는 캣닙?? ㅋㅋㅋㅋㅋㅋ 라오서 그대도 한때 집사였던 것인가? 그래서 캣닙을 알았던 것인가?? 어쩐지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비교해 읽어도 재미날 거 같다.




토베 얀손, <정직한 사기꾼>
토베 얀손이 ‘무민’만 쓴 줄 알았쥬? 아니랍니다. 성인 대상 소설도 여럿 있답니다. 지난해 말 이 책과 함께 출간된 <페어플레이>는 먼저 읽었다. 그때 <정직한 사기꾼>까지 포함해서 두 권 모두 동시에 구매하려고 했는데, 이 책이 출간이 더 늦더라? 그래서 1월에 구매. 사실 내용으로는 이 책이 더 재미날 거 같다. ‘이방인에게 배타적인 시골 마을에서 호기심이자 혐오의 대상이 되는 두 남매’의 이야기로 독자는 물론, 비평 측면에서도 커다란 성공을 거둔 얀손의 대표작이라고.




마리즈 콩데, <이반과 이바나의 경이롭고 슬픈 운명>
새해에 구매해서 냉큼(?) 읽은 책. 프랑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마리즈 콩데가 절필 결심을 뒤집고 2017년에 발표한 신작. 카리브해의 과들루프 출신 흑인 쌍둥이 남매 이반과 이바나의 인생을 통해 인종차별과 식민주의의 폐해를 그리고 있다. 이 책 때문에 ‘과들루프’가 어디 붙어 있는 나라인지 지도로 찾아봤다능(아니, 그런데 프랑스 축구 선수 티에리 앙리가 여기 출신이었어!). 아무튼 마리즈 콩데 작품은 처음 읽는데 더 읽어보려고 장바구니에 몇 권 더 담았다.




최승자, <어떤 나무들은 - 최승자의 아이오와 일기>
최승자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 1995년에 출간된 책이 26년 만에 새 옷을 입었다. ‘미국 아이오와주 아이오와시티 아이오와대학에서 주최하는 인터내셔널 라이팅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어 첫 외국 여행을 떠난 시인이 1994년 8월 26일 일요일부터 1995년 1월 16일 월요일까지의 여정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일기 형식의 산문’- 사실 난 이 1995년 판본 <어떤 나무들은> 갖고 있다. 심지어 아직 안 읽었어! ㅋㅋㅋㅋㅋㅋ (아예 안 읽은 건 아니고, 처음 좀 읽다가 만 상태) 그런 주제에 왜 또 이 신간을 산 거죠? 왜냐면 그것은 책이 예쁘니까? 자매품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와 함께 꽂아두면 간지 나니까?(표지 사진이 최 시인+커피와 담배라니....이런 제길슨 어머 이건 꼭 사야 해!) 그리고 사은품으로 주는 최 시인 사인 스텐머그도 받고 싶고, 최승자 드립백도 받고 싶었어....;;(커피는 마셔도 드립백 포장지는 간직해야지!)




<어떤 나무들은> 초판과 개정판 사이에 무려 세월이.... (초판도 아직 다 못 읽은 나...-_-;;;)




이렇게 모은 승자언니 컬렉션.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저 두 책 판형이 달라서 좀 슬펐다...ㅠㅠ)




비비언 고닉, <사나운 애착>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비비언 고닉은 문학비평, 특히 회고록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을 만큼 자전적 글쓰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한 작가이다. 자전적 글쓰기의 전범이자 고전이 된 <사나운 애착>은 <뉴욕타임스>에서 지난 50년간 최고의 회고록으로, <옵서버>에서 20세기 100대 논픽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성, 유대인, 도시하층민으로 뉴욕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삶이 신랄한 문체로 펼쳐진다고. (사실 최승자 시인 스텐머그 받으려고 구매...; 에세이 2만 원 이상 사야해서......)




뤼스 이리가레, <반사경- 타자인 여성에 대하여>
엄밀히 말하면 새해에 산 건 아니고, 작년 말 구매해서 공쟝쟝님께 선물. 알라딘 TV 희대의 명작이자 불멸의 명작인 <5년차 서재 고인물의 알라딘 활용법>을 찍고 장렬히 쓰러진 공쟝쟝님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며..... (목소리 없는 버전으로 찍으라는 반강요로) 번아웃에 일조한 잠자냥이 사죄의 뜻으로 전한 선물. 그런데 이 책 읽다가 더 번아웃 오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능. 아무튼 이 책은 뤼스 이리가레의 대표 저서인 <반사경: 타자인 여성에 대하여> 국내 초역작으로, 이리가레의 철학박사 학위논문인 <반사경>은 수많은 남성 철학자 및 프로이트와 라캉의 이론을 남근중심주의 담론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하며 서양철학사를 새롭게 다시 쓴 문제적 저작이라고 한다. 나도 곧 또 구매해서 읽을 예정!



중고



패트릭 화이트, <전차를 모는 기수들 1, 2>
골드문트(구 폴스타프) 님 리뷰 보고 찜해뒀던 책 중고로 나와서 냉큼 구매(대산세계문학, 창비세계문학, 문동세계문학 중고 구매 최대 경쟁자인 새파랑 님을 제치고 내가 산 듯? ㅋㅋㅋㅋ) 영국에서 오스트레일리아로 대량 이주(유배지이자, 식민지이자 금광을 노린 인구들이 몰려든)가 일어나던 18세기 호주인들의 삶과 정체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골드)문트 오별 작품.



레프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1, 2>
읽은 듯하지만 아직 제대로 안 읽어본 작품 <전쟁과 평화> 이제 드디어 읽어보겠삼..... 문동 버전으로 중고 사 모으는 중. 1, 2 구매, 3,4까지 손에 넣으면 드디어 읽겠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돈키호테, 1, 2>
읽은 듯하지만 아직 제대로 안 읽어본 작품222222. 사실 난 이 책 어릴 때 축약판으로만 봤다. 그걸 읽었다고 과연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 싶어 완역판으로 다시 읽기 도전.
    



빅토리아 토카레바, <토카레바 단편집>
이 책 전자책으로 사서 정말 감동적으로 재미나게 읽었다(페이퍼도 작성했음. 참조). 그런데 자꾸 종이책으로 갖고 싶어지는 게 아닌가. 몇 달 째 중고 노리던 중(지만지 책 비싸......) 나왔기에 냉큼 구매. 아아, 난 이로써 국내 출판 토카레바 책은 모두 소유했다. 음하하하하하하하하............... 종이책으로 다시 읽어야지.




J. M. 쿳시, <마이클 K의 삶과 시대>
쿳시의 작품을 크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그래도 최근 신간이 중고로 떴으니 망설임 없이 구매.  이 작품은 <야만인을 기다리며>, <철의 시대>와 함께 쿳시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대표작으로 꼽힌다. 역시나 쿳시에게는 외면할 수 없는 아파르트헤이트 시대의 문제 의식이 담긴 작품.




필립 로스, <네메시스>
필립 로스. 알라딘 서재에서는 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나는 이 작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뭐 많이 읽지도 않고 이런 말 하기는 뭐한데, 읽는 작품마다 마초적이고 불쾌한 표현이 많아서 점점 손이 안 갔던 작가. 다부장님의 2021년 올해의 책으로 꼽혀서 한 번 읽어보기로.... 이 책을 계기로 필립 로스 기피증을 극복해보고 싶다.




그라치아 마리아 델레다, <어머니>
<어머니>하면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여기, 여성 작가가 쓴 <어머니>도 있다.  그것도 이탈리아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라치아 마리아 델레다가 쓴 <어머니>가 있다능! 이 작품은 종교와 미신이 섞인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종교인이 겪는 인간적인 갈등과 그것을 지켜보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새해 첫 구매.... 소소하쥬? (<반사경>은 쟝쟝님 댁에 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빠지면 섭섭한 우리 냥이들 사진




새 집을 마련해드렸어요.... 물론 1개 ㅋㅋㅋㅋ 니네끼리 알아서 쓰라.



그랬더니 사이좋게 돌아가면서 들어가심....



역시나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간 셋째- (형님 먼저라기보다는 겁이 많아서 새로운 거 뭐든지 가장 나중에 도전)



새초롬 표정 너무 고와서 한 장 더 올림(두 손 꼬옥~)




새초롬 표정 뒤에 가려진 저 후덕한 뱃살 어쩔;;;




님들아~ 새해 소망하는 일 모두 다 이뤄지라고 내가 두 손 모아 빌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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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17 10:5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토카레바 단편집이 가지고 싶네요~!! ㅋ 필립로스가 좀 마초적(?)이긴 해서 호불호가 갈리는 거 같아요 ^^
저도 설날 전까지만고 이후부터누 안사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새해 시작은 구정이죠~!!

잠자냥 2022-01-17 14:07   좋아요 4 | URL
토카레바의 <티끌 같은 나>와는 또 다른 단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ㅎㅎ
필립 로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있겠죠? 저도 그 매력을 알게 되길 비나이다! ㅎㅎ
구정 전까지! 헉! 그런 묘수가! ㅋㅋㅋㅋㅋ

미미 2022-01-17 10: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나운애착,반사경 샀어요!!(휴~3)아 사울레이터 사려다 말았는데ㅠ 통통한 냥이 두손보며 일단 진정하고 페이지 찜^^*

잠자냥 2022-01-17 14:08   좋아요 4 | URL
네, 지난번에 미미 님이 <사나운 애착> 사신 것 페이퍼에서 봤습니다~
아니, 우리 통통냥이 손이 지름을 막는 효과도 있군요?ㅋㅋㅋ

mini74 2022-01-17 11:1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 책 사진은 ~ 하다가 헉. 냥이님 소중하게 모은 두 손 ㅜㅜㅜ 아이고 예뻐라 토실토실 새초롬 눈매도 예쁘고. ㅎㅎ 어머니 란 책 끌려요. ~~ 소소?! 하다고 칩시다 쟈냥님 ㅎㅎ

잠자냥 2022-01-17 14:09   좋아요 3 | URL
ㅋㅋ 우리 토실냥이들 제가 봐도 넘나 귀엽습니다.... 병원에서 의사쌤이 그래도 살은 좀 빼야 한다고 하셨는데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1-17 11: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꺄악!!!
아버님들이시닷!!!!

볼수록 둘째!!! 둘째 맞죠?
포스가 장난 아니심!!!^^
점도 있으시군요?ㅋㅋㅋ
매력점!!!
그리고 그 두 손을 어찌하오리까??

최승자 시인님의 스텐머그컵 저도 정말 고민 많이 했었는데 이렇게 사다 들인 머그컵들이 넘쳐나서 포기했었는데 조금 후회되는군요ㅜㅜ
대신 드립백은 신청했는데 아까워서 뜯질 못하고 있어요ㅋㅋㅋ
소소하게 큰 손이신 잠냥님!!!🖐🖐
역시....책들이 탑납니다요^^

잠자냥 2022-01-17 14:11   좋아요 4 | URL
아버님들 ㅋㅋㅋㅋㅋㅋㅋ
네, 둘째가 점 있는 녀석 맞습니다. 저의 최애캐? ㅋㅋㅋㅋ(첫째랑 셋째에겐 비밀입니다)

저도 머그가 넘쳐나는데, 스텐머크 보온 효과 믿고 한번 굿즈 선택해봤습니다.
드립백도 왠지 맛날 거 같아요. ㅎㅎㅎ

독서괭 2022-01-17 11: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냥사진은 빠지면 섭섭하쥬!! 이번엔 셋다 있어서 만점입니당😍 물론 책탑만으로도 만점입니다만.. 그렇담 (플러스)백만점!!
<네메시스> 잠자냥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하네요. 다락방올해의원픽 &자냥오별이면 이건 무조건 사는 거임. 전 올해 월2권 사고 5권 읽기가 목표입니다. 놀랍게도 아직까지 실천중..! 아직 1월이 2주나 남은 게 함정이지만…!
돈키호테 보니 또 전집 뽐뿌 오네요 하… 전집은 한권으로 치는 게 인지상정이겠죠?🤪

잠자냥 2022-01-17 14:12   좋아요 3 | URL
오, 월 2권 사고 5권 읽기! 정말 좋은 목표입니다.
저도 괭님 따라해 볼까 싶어지네요.
암요, 전집은 1권입니다.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1-17 11: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돈키호테 2권 다 읽었죠
저는 시공사 걸로
나중에 열린책들 나온거 보고 어쉬웠던,,,^^
기회가 되면 열린책들거로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전쟁과 평화는 민음사로 읽었구요^^

잠자냥 2022-01-17 14:12   좋아요 2 | URL
네, 돈키호테는 혹하는 판본이 나오니까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전쟁과 평화>도 그렇고요. ㅎㅎㅎ

건수하 2022-01-17 12: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빨간책 저는 선물받았어요! 책이 넘 예쁘더라구요 ^^ 가져오진 못해서 돌아가면 읽을 거예요. ^^

잠자냥 2022-01-17 14:14   좋아요 3 | URL
오~ <고양이 행성의 기록>을 집사님에게 선물한 분은 센스 만점~

공쟝쟝 2022-01-17 12:4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으아. 최승자 판형다른거 좀 너무했다 ㅜㅜ 저도 두권 셋뚜 셋뚜 할랬는데 판형 다르다니 왜 구매욕 싹 달아나죠?
여러분 그렇습니다. 저에겐 잠자냥이 선물해준 반사경이 있습니다. (읽다가 아무래도 번번아웃 올 것 같아서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째려만 보는 중입니다!) <파워 오브 도그> 넷플릭스로 봤어요. 인상적인 영화더라고요. 마초 버전의 오이 아저씨가 우리의 키얼스틴 온냐를 어찌나 못되처먹게 괴롭히던지... (진짜... 그 신박한 괴롭히기가 인상적이었음다ㅋㅋㅋㅋ)ㅋㅋㅋ 책도 있다니.... 썩 읽고 싶진 않지만 ㅋㅋㅋ 자냥평 보고 생각해봐야징!

잠자냥 2022-01-17 14:15   좋아요 2 | URL
맞아요. 판형이 달라서 넘나 당황했다는 ㅠㅠㅠㅠ 나란히 꽂아두기도 뭐하게 이게 뭐람... 너무했다 난다....
반사경 함부로 읽으면 정말 번번번아웃각 ㅋㅋㅋㅋ 나중에 심신회복하면 읽으셈~~
<파워 오브 도그>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자꾸 주인공 ‘필‘ 나올 때마다 오이 아저씨 얼굴로 상상하고 있어서 슬퍼요... 나 오이 아저씨 얼굴 싫어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2-01-17 13: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돈키호테가 열린책들로 한 권으로 된 것도 있더라고요. 따끈따끈한 신간들이 참 새롭네요 작가도 작품도 저한텐 새로운 것이 많아서요 ㅎㅎ
오늘의 냥이들은 예쁜 집에 있네요~~
포근해 보입니다^^

잠자냥 2022-01-17 14:16   좋아요 4 | URL
아니 이 무거운 책이 한 권으로?! ㅋㅋㅋㅋㅋ 누워서 읽다가 떨어뜨리면 큰일나겠어요. ㅋㅋㅋㅋ
페넬로페 님 새 프로필 사진 아름답습니다~

페넬로페 2022-01-17 14:25   좋아요 2 | URL
저라고 상상해 주세요
1도 안 닮았지만요 ㅎㅎ~~

coolcat329 2022-01-17 13: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파워 오브 도그> 고민 중이었는데 사셨군요.
토카레바 단편도 갖고 싶고요. 요즘 단편이 점점 좋아지네요.
점있는 분이 시아버지죠? ㅋㅋ
표정이 도전적이고 카리스마 있어요.

잠자냥 2022-01-17 14:18   좋아요 3 | URL
네, 저는 보관함에만 넣어두고 있었는데 유부만두님이 극찬하셔서 믿고 구매했습니다.
어제부터 읽기시작했는데 재미나더군요.
단편이 좋아지신다니 얼마 전 말씀드린 <모리츠 단편집>도 좋아하실 거 같아요~

네, 점 있는 분이 저의 시애비입니다. ㅋㅋㅋㅋ
아오 이 녀석 정말 영양제 넘나 잘 받아서 오늘 아침에도 우다다다다다다다다=33

다락방 2022-01-17 15: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그동안의 구매책탑에 비하면 소소하지만 그러나 이 페이퍼만 놓고보면 소소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소소한 페이퍼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당연히 고리끼의 어머니구먼.. 했는데 아니어서 응?? 하고 어머니를 슬쩍 보관함에 담습니다. 어휴. 어머니는 진짜 뭐예요. ㅠㅠ 좀전에도 독서괭 님 서재에서 엄마 보고 왔는데 엄마 하고 어머니하고 ㅠㅠ

일이나 하러 가야겠어요. ㅠㅠ

잠자냥 2022-01-17 15:50   좋아요 2 | URL
네~ 열심히 자제 중입니다. ㅎㅎㅎ 자제한 티 나죠? 헤헤헤.
이탈리아 여성 작가가 쓴 어머니, 제가 먼저 읽어보고 리뷰 남기겠습니다!

Falstaff 2022-01-17 16: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드디어 <전차를 모는 기수들> 사신 분 봤습니다! 탁월한 선택이예요!!!!
전 필립 로스.... <유령 퇴장>에서 이이의 기력이 다 했다고 판단, 급 브레이크 밟았습니다. 안 읽을 겁니다. ㅋㅋㅋ
쿳시는 저도 헌책 ˝만˝ 읽을 겁니다.
<전쟁과 평화> 안 읽으셨다고라? 잠자냥 님 인생 가운데 가장 길고 지루한 에필로그를 읽으실 기회! ㅋㅋㅋㅋㅋ 물론 본문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장땡입니다만.
최승자는 시집만 읽는 걸로....
하여튼 신간 고르는 솜씨는 정말 대단하십니다. 얼른 읽고 리뷰 올려주세요. 좋으면 나도 사게. ㅋㅋㅋ

잠자냥 2022-01-17 16:24   좋아요 3 | URL
<전차를 모는 기수들> (골드)문트 오별 믿고 갑니다~ ㅎㅎ
필립 로스 저는 문동 세계문학전집에서 나온 것까지는 읽어 볼 생각입니다. 휴먼스테인, 미국의 목가 등. 그 두 개 읽기까지 참 많이 돌아가는 느낌. ㅋㅋㅋㅋ
네, 제가 대하장편에 약해서 여태 <전쟁과 평화> 안 읽었습니다요. 이제 읽어야지요!

망고 2022-01-17 16: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들이 정말 귀여워요😍제가 본 책은 파워오브도그 밖에 없네요^^이 책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근데 영화에서 오이아저씨 캐스팅은 좀 실망이었어요ㅋㅋㅋ좀더 선굵은 배우를 상상했었거든요😆

잠자냥 2022-01-17 16:46   좋아요 3 | URL
네, 저도 책 읽으면서 보니까.... 오이 아저씨 너무... 안 어울리는 거 같아요 ㅠㅠ

stella.K 2022-01-17 19: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뭐 책에 대해선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고 그냥 탁월한 선택이란 말 밖에...!
근데 오늘 따라 고양이 흰 발이 유독 따뜻하고 고혹적으로 보이네요.ㅋㅋ

잠자냥 2022-01-17 21:13   좋아요 3 | URL
냥이들 발이 정말 포동동동 말랑말랑 넘나 매혹적이죠! ㅎㅎㅎ

얄라알라 2022-01-18 0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박스에 다 담겨 오던가요? 우아! 제 반년치 커피값과 동동.

잠자냥님,
˝토베 얀손이 ‘무민’만 쓴 줄 알았쥬?˝에 ˝어쩔?˝ 뜨끔했습니다!

예전에 scott님께서 토베 얀손 영화로 멋진 글 써주셨는데 다시 찾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잠자냥 2022-01-18 13:23   좋아요 0 | URL
사실 박스 여러 번 받았습니다. ㅋㅋㅋㅋ;;
토베 얀손 작품도 한 번 읽어보세요~ ㅎㅎㅎ

바람돌이 2022-01-18 0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고싶은 책과 같이 놀고싶은 냥이들까지 부러움 만발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

잠자냥 2022-01-18 13:23   좋아요 1 | URL
와- 우리 뚱냥이들이랑 놀아주면 애들이 홀딱 바람돌이 님께 반할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