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냥의 인생 네 권- 2024년 버전


인생 책을 꼽아보라는 질문을 받으면 당황한다. 그 많은 책에서 몇 권을 고르라고? 그게 가능해? 게다가 책 한 권이 사람의 인생을 대단히 크게 바꾸지는 못한다고(그런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인생 책!”이라는 매우 무척 대단히 몹시 장엄한 질문에는 괜스레 가볍게 장난을 치고 싶어진다. 예를 들면 <소돔120>일!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다.... 전에도 말한 적 있지만 이것도 어떤 의미로는 인생 책이긴 하다. 책을 읽다가 난생처음 구토를 해보게 해줬으니까...........끄아.

아무튼 다른 분들의 인생 네 권을 살펴보니 참 재미있구나. 나도 일단 2024년 4월 현재 인생 책 네 권을 추려보았다.





황순원, <나무들 비탈에 서다>
진정한 의미로 인생 책이다. 10대 시절 황순원의 소설을 읽고 감응하지 않은 문학소녀소년들이 있을까. 나는 그중에서도 <나무들 비탈에 서다>를 최고로 꼽는다. 이 판본으로 읽은 것은 아니고 문고본으로 읽었는데 하.... 진짜 몇날 며칠 몇 달 이 책의 문장과 분위기 정서 인물들에 사로잡혀 살았던 것 같다. 지금도 생각하면 뭔가 가슴이 아파지는 작품. 아마도 이 작품을 읽고 문학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로제 마르탱 뒤 가르, <회색 노트>
인생 책이라면 아무래도 자기 자신의 역사와 관련 있는 책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회색 노트>도 이 판본으로 읽은 것은 아니고 아주 오래전 문고본으로 읽었는데 진짜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거의 모든 구절들에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본가에 가면 그때의 그 문고본이 아직도 있는데(지난 2월 설에 갔을 때도 잠깐 펼쳐봤는데.... 하 이젠 뭔가 부끄러워서 재빨리 덮었다), 이 책은 영원히 버릴 수 없을 것 같다. 10대 시절에 이 책을 읽고 감응하지 않았다면 당신이 심장은......... 아직도 기억하는 구절. “Tibi” 내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C. 더글러스 러미스,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이 책도 늘 꼽는 책이긴 하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이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나는 많이 달라졌다. 어쩌면...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이 세상에 순응하면서 살아가기 더 편했을 것이다. 엄마가 보기에도 그렇게 살아가는 내 삶이 더 좋았을 것은 확실하고- 그러니까 이 책을 읽기 전의 나- 20대의 나는 이른바 자기계발 같은 것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성장이라든가 발전이라든가 이런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이 책 이후로 비슷한 책을 탐독하면서......예컨대 <게으를 권리>(폴 라파르그)나 <게으름에 대한 찬양>(러셀)이나 <벤야멘타 하인학교>(발저) 같은 탈성장 반성장주의 책을 읽어대며 나는 엄마가 원하는 삶에서 점점 더 멀어져갔다...... 나의 야망 없음을 안타까워하는 이들(엄마 및 집사2)은 이 책을 탓해야 할지도.

데이비드 오길비, <어느 광고인의 고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미치겠다. 이 책을 저주합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런데도 인생 책으로 꼽은 까닭은, 이 책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여, 내 인생 돌고 돌아 이제와 제자리에 선 듯한 느낌. 그러니까 내가 고등학생 때 하필이면 데이비드 오길비의, 하필이면 이 책 <어느 광고인의 고백>을 읽고 우아, 광고! 멋지다! 카피라이터! 멋지다! 매일 새로운 걸 생각하고 살아야 한대! 와, 대박. 좋아! 나는 오길비 같은 카피라이터가 되겠어! 생각하고.... 또르르... 그 이후 인생은 그렇게 망조로 걸어 들어가........... 10년 이상을 허비한 것 같다. 그래도 이 책 자체는 해당 분야에서 명저이긴 하다. 엥? 근데 이 책 오랜만에 보니까 왜 가슴이 뛰어...? 정신 차려!!!!











이렇게 그냥 가면 재미없으니까 은잠 드라마 열혈 시청자들을 위한 특별버전입니다.


잠자냥의 인생 네 권- 2083년 버전(은곰탱한테 결혼 10년 줄여줬습니다)





2083년 버전이니까 할망구 톤 앤 매너로 상상하면서 읽으십시오.

하마노 지히로, <성스러운 동물성애자>
“아니 내가 그 옛날에 언제더라.... 내가 소싯적이던 그 마흔 몇 살 때 말이야. 아이고, 젊다 좋을 때다. 그때 그 알라딘인가 옛날에는 온라인 서점 같은 데서 책도 팔고 글도 끼적이게 하고 그랬거든? 근데 거기서 웬 어린애가 나타나서는 허구한 날 나 좋다고 들이대고 그러더라고. 근데 걔가 이 책을 처음 소개했지 아마? 허, 요즘 애들은 신통방통한 걸 다 아는구나 싶어서 한번 읽어보자 했다가. 그때 말로 대가리가 깨졌잖아? 이걸 요즘 말로 뭐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근데 나 좋다고 하던 그 애가 이걸 읽고 쓴 리뷰도 또 기가 막히게 잘 썼더라고. 아니 요 녀석 좀 똘똘하구나, 그래서 좀 관심이 갔지. 그 전에는 뭐... 별 이상한 애가 다 있군 했거든. 이 책 때문에 좀 관심이 생겼다, 뭐 이거지.”

박태하, <책 쓰자면 맞춤법>
“아니 근데 그 애가 말이야. 무슨 맞춤법 공부를 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뭐 그래 공부도 열심히 하는구나? 기특하다 했더니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일이야. 예문을 다 온통 나를 예로 들어서 쓰면서 연재를 하는 게 아니겠어? 그거도 다 기승전결혼. 내가 그때부터 세뇌를 당해가지고, 아 내가 얘를 좋아하나? 아 좋아해야 되나?? 아 결혼해야 되나? 자꾸 넘어가는 것 같더라고? 서동요 작전을 맞춤법 책으로 할 줄 내가 알았느냔 말이야. 그러니까 이것 좀 보라고. 완전 결혼신청이지.”

꼬깃꼬깃한 종이를 탁자 위에 펼쳐놓는다.
 
어떻게 잠자냥 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수')
잠자냥 님 때문에 남자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아. ('따위')
잠자냥 님이 별로였던 적이 있던가? ('적')
잠자냥 님의 지성미, 귀여움, 재치 등 모든 게 좋아. ('등')
잠자냥 님을 만나는 김에 뽀뽀도 해야겠어. ('김')
잠자냥 님과 결혼하면 정말 행복할 텐데. ('터' * '텐데' = '터인데')
잠자냥 님과 결혼할지 말지는 내가 정해. (어미)
잠자냥 님을 사랑한 지 벌써 일 년이나 되었어. (의존명사)
나한테는 잠자냥 님밖에 없어. (조사)
잠자냥 님, 추운데 왜 밖에 계세요? 저희 집에서 라면 먹고 가세요. (명사)
잠자냥 님은 정말 바람직한 성품을 갖고 계셔. (접사)
잠자냥 님과의 결혼은 내가 바람 직한 일이지. (보조형용사)


다니엘 글라타우어,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책이라는 게 참 요상한 물건이야. 요런 책은 내가 평소라면 절대 안 읽을 책이거든? 근데 이 제목만 봐도 오그라드는 책을 인생 책이라고 허구한 날 꼽는 사람이 있었어. 다락방이라고 진짜 많이 먹는 걸로 유명한 여자가 있었거든. 지금 백 살이 넘었는데도 자기 장수 비결을 1끼 2메뉴로 꼽고 있어. 대단하지? 아무튼 그 여자가 이 책을 설명하면서 은오랑 내가 알라딘판 새벽 세시라고.... 하는 게 아니겠어? 그게 뭔 소린가 싶어서 읽었다가 제대로 낚였지 뭐.... 내가 읽었더니 은오도 따라 읽고 나서는 ㅋㅋㅋㅋㅋ 자기가 공감한 구절 서로 막 보여주면서 그랬다 뭐 그런 옛날이야기야.... 그러니까 이런 구절 말이야.”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아유, 이 책도 우습네. 내가 신형철을 안 좋아해서 은오가 맨날 내 귀 막고 약혼자가 신형철 마니아하고는 결혼하지 않는다고 해서 만든 뭐 그런 짤이 있는데 그 짤 보다가 신형철하고 정들어서(엥?) 읽어봤지 뭐야. 근데 원래 뭐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읽는 책 궁금해지고 왜 좋아하나 들여다보고 싶어지고 그런 거잖아? 그래서 내가 큰마음 먹고 대체 왜 신형철을 좋아하나.... 내가 뭐 놓친 게 있나? 싶어서 읽어봤거든? 좋더라고..... 그러니까 이런 문장 말이야. 아 그리고 주례사비평의 대명사 신형철이가 우리 주례 서줬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도 나는 네가 될 수 없겠지만, 그러나 시도해도 실패할 그 일을 계속 시도하지 않는다면,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나. 이기적이기도 싫고 그렇다고 위선적이기도 싫지만, 자주 둘 다가 되고 마는 심장의 비참. 이 비참에 진저리 치면서 나는 오늘도 당신의 슬픔을 공부한다. 그래서 슬픔에 대한 공부는, 슬픈 공부다.”(<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28쪽)

“이제 여기서는 욕망과 사랑의 구조적 차이를 이렇게 요약해보려고 한다.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은 욕망의 세계다. 거기에서 우리는 너의 ‘있음’으로 나의 ‘없음’을 채울 수 있을 거라 믿고 격렬해지지만, 너의 ‘있음’이 마침내 없어지면 나는 이제는 다른 곳을 향해 떠나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반면,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지 않은지가 중요한 것이 사랑의 세계다. 나의 ‘없음’과 너의 ‘없음’이 서로를 알아볼 때, 우리 사이에는 격렬하지 않지만 무언가 고요하고 단호한 일이 일어난다. 함께 있을 때만 견뎌지는 결여가 있는데,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나는 너를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신형철, <정확한 사랑의 실험>)



탁자에 놓은 틀니를 입에 넣고 일어서는데 지팡이 짚은 은곰탱이가 나타나서 부축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곰탱이도 이거 해보라고 할까?!

은오야 인생 책 4권 쓰면 결혼 5년 더 줄여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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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4-24 12: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은오님과 책으로 연애하시네요 ㅎㅎㅎㅎㅎ

다락방 2024-04-24 12: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재미있다. 잠자냥 님은 이 간단하게 쓸 수 있는 페이퍼도 아주 재미있게 쓰시네요. 황순원 소설 말씀하셨는데 저는 강신재 생각이 납니다. 다른분 인생책 네 권에도 강신제 <젊은 느티나무>가 있던데, 저도 그거 참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고등학교 시절 한국 단편은 의무감으로 읽는걸로만 알았는데 젊은 느티나무 읽으면서 와 엄청 재미있다! 하고 반복해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문장들은 외우기도 했었는데요, 어제 마침 회사 동료가 민음사 북클럽인가 신청해서 온 책들 인증했는데 거기에 젊은 느티나무 있더라고요. 오빠, 그는 무리와 부조리의 상징이었다. 이런 구절 같은거 막 얘기해줬었어요. 국내 문학작품을 인생 네권으로 꼽으시니 잠자냥 님 뭐랄까 정말 문학도 같고 멋집니다. 게다가 광고책까지.. ㅋ ㅑ - 술 마실 각이네요. (갑자기?)

글로써 잠자냥 님 인생에서의 많은 부분들을 읽어보긴 했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만나서 나누어도 정말 시간이 모자랄 것 같다는 생각을 지금 해보게 됩니다. 잠자냥 님 만나서 겁나게 수다 떨고 싶다는 생각을, 이 페이퍼 보고 하게 되네요. 껄껄.

잠자냥 2024-04-24 12:37   좋아요 5 | URL
네 권만 딱 올라온 페이퍼도 재미있기는 하지만 역시 그 책과 관련한 이야기가 술술 덧붙여져 있으면 더 재미있더라고요. <젊은 느티나무> 때문에 비누 판매율 치솟았던 거 아세요? (는 뻥 ㅋㅋㅋㅋㅋㅋㅋ) 한국 단편은 지금 기준(특히 페미니즘 기준)으로 보면 빻은 작품들도 많지만 그래도 또 한국인 특유의 정서로만 이해할 수 있는 문학도 많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름 피와 살이 되고.... 황순원의 작품은 진짜 참 아름답습니다...... 캬 술마실.....(응?ㅋㅋㅋㅋ)

만나서 나눌 시간이 육박해오고 있는 느낌입니다. 다락방 님 하고 저는 조만간 왠지 만날 거 같은 예감~ ㅋㅋㅋㅋ 순댓국 뚝배기 기울이기 대결! ㅋㅋㅋㅋㅋ

망고 2024-04-24 12: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글 잘쓰는 사람은 인생네권 페이퍼로도 이렇게 고품격 글이 나오는군요. 캬~
그나저나 성스러운동물성애자가 사랑의 시작이었군요. 역시 잠자냥님은 동물성애자 곰탱이사랑꾼ㅋㅋㅋㅋ

잠자냥 2024-04-24 12:46   좋아요 3 | URL
엥? 고품격? ㅋㅋㅋㅋㅋㅋ 고품격이라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ㅋㅋㅋ
동물성애자 곰탱이사랑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4-24 1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잠자냥님 인생네권은 재밌어요~
폴스타프님과 잠자냥님 인생네권에 황순원이 있다니.
황순원하면 소나기 밖에 생각안나는 저로서는 궁금하네요. 문학도 두 분이 꼽으셨다니!!

잠자냥 2024-04-24 13:00   좋아요 2 | URL
폴스타프 님이 황순원 꼽으신 거 보고 끄덕끄덕했습니다. 내적 기쁨 ㅋㅋㅋ
(<이 시대의 사랑>이나, <밤의로의 긴 여로>도 그렇고...)
소나기가 아닌 다른 작품으로 황순원 한번 읽어보세요! ㅎㅎ

라파엘 2024-04-24 15:53   좋아요 2 | URL
자냥님과 폴스타프님의 공통된 선택에 영향을 받아서, 문지 한국문학전집에 있는 황순원 단편선과 소설선을 주문했습니다 ㅎㅎ

공쟝쟝 2024-04-24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순원 자냥에 감히 드래곤 라자를 비볐구나…

잠자냥 2024-04-24 13:24   좋아요 1 | URL
ㅋㅋㅋ <삼미>는 읽었을 당시엔 나도 좋아했던 작품.... 그 이후 표절 사건으로 정이 좀 떨어졌...
아무튼 드래곤 라자는 안 읽어봐서 뭐라 말하기가.... ㅋㅋㅋㅋ
근데 쟝은 이미 프랑스고앵 자냥한테 씨제이감송도 비볐으니까 괜찮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4-24 14:00   좋아요 1 | URL
부비적 부비적. 나 저거 경재성장 20대초반에 읽었다고 말씀드렸죠? 좋은 시절이었죠… 나의 불만과 함께 리먼브라더스가 터지던 시절…

페넬로페 2024-04-24 15: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야홋!
이 잠자냥의 센스 보소~~
은곰탱을 사랑하고
부정했지만 신형철마저 사랑하게된 할머니, 잠자냥!! ㅎㅎ

잠자냥 2024-04-24 15:52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 님은 역시 문해력과 리뷰와 독해력이 뛰어나십니다~!! ㅋㅋㅋㅋ

Falstaff 2024-04-24 1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황순원에 딱 꽂힙니다. ㅋㅋㅋ 저도 뒤 가르의 <티보가의 사람들> 넣을까 말까, 끝까지 괴민하다가 ㅎㅎㅎ 여러가지로 반갑네요.

잠자냥 2024-04-24 20:04   좋아요 0 | URL
황순원은 그져 한국 문학의 꽃입죠… 저도 <학>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은오 2024-04-24 20: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책...? 😫 그거 버리면 안되나요? 아님 절 끝사랑으로 여기시든지....
2. 경제성장 궁금합니다. ㅋㅋㅋㅋ 게으름에대한찬양이랑 벤야멘타하인학교보다 먼저 잠자냥님을 바꾼 책이라니!
3. 광고인의 고백 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보니까 또 가슴 뛴다고 하는 거 너무 귀여웤ㅋㅋㅋㅋㅋㅋ
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책도 멘트도 하나하나 주옥같다...... 신형철이 우리 주례 서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용문 두개 다 저도 좋았읍니다. 정확한 사랑의 실험 저 구절 때문에 조제호랑이물고기들을 다시 봤다는
5. 부축해줄게요. 진짜! ㅋㅋㅋㅋㅋ
6. 인생네권이니까 40년 줄여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2043년에 결혼 약속 해주시면 쓰겠읍니다~!!

잠자냥 2024-04-24 20:08   좋아요 1 | URL
1. 엥?! 버리라고?! ㅋㅋㅋㅋ 아니 이 무슨 벌써부터 집착&질투&감시 나원참
2. 경제성장 저거 개정판 말고 초판 2002년인가 나왔을 땐 센세이션했는데 그 이후 저런 책 많이 나와서 은오는 이미 다 알 내용일지도.
3. 🤯🔫
4. ㅇㅇ 주례 서준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인용문 곰탱이 글에서 가져 온 겁니다. 바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 너 지금도 기대서 다니잖아!!
6. 헐 이 곰탱이 나랑 밀당을 하시겠다?! ㅋㅋㅋㅋㅋㅋㅋ 2043년 계산해 봄…. 음………….🙄🙄🙄🙄

새파랑 2024-04-24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뭔가 제가 생각하는 잠자냥님의 책 리스트는 아니지만,

책마다 다 사연이 있어서 그런지 더 인생책처럼 느껴집니다~!!

잠자냥 2024-04-24 21:20   좋아요 1 | URL
사연도 있고 그래야 인생책스럽지 않겠습니까~!!

독서괭 2024-04-24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오!! 역시 잠자냥님이닷!! 읽은 책이 한권도 없닷!!! ㅋㅋㅋㅋ
이건 무슨 신종 프로포즈인가 ㅋㅋㅋㅋ

잠자냥 2024-04-24 21:20   좋아요 0 | URL
ㅋ ㅑ ㅎ ㅏ ㅎ ㅏ ㅎ ㅏ ㅎ ㅏ ㅎ ㅏ 신종 프로포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 ㅑ 하하하하하 그때 꼭 국수 먹고 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24 21:26   좋아요 0 | URL
뷔페로 해주시면 안되나염? 🙄

단발머리 2024-04-24 21:51   좋아요 0 | URL
갈비탕도 난 괜찮아요. 잡채는 나오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4-24 21:56   좋아요 1 | URL
뷔페면 축의금 좀 더 생각해드릴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4-24 22:16   좋아요 1 | URL
얼마 하실거에요? (속닥속닥)

다락방 2024-04-24 22:30   좋아요 1 | URL
(그건 나중에 따로 얘기합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24 22:56   좋아요 1 | URL
엥?! 🤯😂😂😂 얘들아 그래 국수 뷔페….. 갈비탕 잡채…. 그래 접수는 할게……

잠자냥 2024-04-24 22:58   좋아요 3 | URL
곰탱이가 제 말 잘 들어서 지금 쓰고 있습니다…페이퍼 쓴다고 해서 지하실에서 올라오게 해줬어요. 낼 아침에 올릴 테니까 기다려~~~!! 드뎌 페이퍼 쓰는 은곰탱

그레이스 2024-04-24 22: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황순원 나무들 비탈에 서다
고등학교때 읽었던 것 같아요
한국문학전집이 집에 있었거든요
거기서.

잠자냥 2024-04-24 22:58   좋아요 1 | URL
좋았죠?! ㅋㅋㅋㅋ 좋았을 겁니다~!!

그레이스 2024-04-24 23:01   좋아요 1 | URL
예~^^
반가운 맘에...!

달자 2024-04-24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이라고 진짜 많이 먹는 걸로 유명한 여자가 있었거든”에서 별안간 다락방님 소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24 23:02   좋아요 0 | URL
언제나 제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는 많이 먹는 그 여자….🤣🤣

단발머리 2024-04-25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기> 밖에 모르는 저는 황순원에서부터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오늘의 표지로는 <회색노트>를 꼽고 싶고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얼른 자야지 ㅋㅋㅋㅋㅋㅋㅋ 내일 아침에 은오님 페이퍼 올라온대요. 앗! 그거 잠자냥님이 말해줬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월에는 책을 열심히(?) 사지는 않았다. 기대별점 이벤트로 모은 적립금 쓸 생각에 일주일에 한 권 정도는 사고는 했는데 뭐랄까 열광적으로(?) 사게 되지는 않더라. 읽을 책이 쌓여 있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열 권 왕창 대출해온 책들도 있기도 하고 이래저래 그랬던 듯. 그런데 그 와중에 다락방 너마저 책을 안 사고 있어?! 실망이다..... 그랬더니 다시 책 사기 시작한 다락방! 말도 잘 듣는다. ㅋㅋㅋㅋ 그래서 나도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그간(?) 산 책을 올려본다. 은오가 왜 요즘 산 책 안 올리냐고... 잔소리하기도 하고.....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세상의 발견>
리스펙토르 이 언니 참 난해한데 계속 읽게 만들게 합니다. 안 그렇습니까? 이 두꺼운 책, 심지어 가격도 비싸서(정가 43,000원) 선뜻 사지는 못하고 장바구니에 일단 담아뒀었는데 오잉!? 알라딘이 아니 북하우스가 이 책 사라고(엥?) 베리 로페즈 리뷰대회 1등 적립금을 주는 바람에 두 권이나 샀다(엥?) 내 거 사기 전에 은오에게 먼저 보냈다(곰탱아 이 정도면 찐사랑 아니니? ㅋㅋㅋㅋㅋ)- 곰탱이랑 서재 합치면 이 두꺼운 책이 두 권이나 나란히 있을 듯?(그동안 <언니 얼려도 될까요?>에 목마른 알라딘 언니들을 위한 깨알 드라마 방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은오한테 보낼 무렵에는 땡투할 사람이 전무했고, 내 거 살 때는 그사이 공쟝쟝이 페이퍼 쓴 게 있어서 쟝에게 땡투.... 붕대값 0,00000001%에 보태고 다리 얼른 나으쇼!!




맥스 커틀러.케빈 콘리, <컬트- 세상을 경악시킨 집단 광기의 역사>
이 책도 재미날 거 같다. 컬트- 왜 사람들은 컬트에 빠져들까? 컬트 지도자와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을까? 20세기 이후 세상을 경악하게 한 집단 광기의 역사를 탐구하는 책. 맨슨 패밀리부터 시작해서 목차만 봐도 흥미진진하다.




샹탈 자케, <몸-하나이고 여럿인 세계에 관하여>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을 읽고 나니 샹탈 자케에게 반해서 이 사람의 다른 책들도 읽고 싶어졌다. 그런데 현재까지 번역 출간된 책은 <계급횡단자> 제외하고는 이 책이 유일하더라. 이 책도 흥미로워 보인다. 이 책 역시 그린비에서 출판. 그린비 만세. 그나저나 땡투 하려고 보니 공쟝쟝이 사두고 몇 장 펼쳐 읽다만 듯? 아무튼 쟝에게 땡투. 다리도 다쳐서 냥이 두 마리 케어하기 힘들 텐데 츄르값에 보태 ㅋㅋㅋㅋㅋㅋ



스피노자, <에티카>
자케의 <계급횡단자>들을 읽은 사람이라면 분명히 스피노자가 읽고 싶어질 것이다. 스피노자와 에티카, 그동안 이름만 무수하게 들어봤을 뿐인데, 드디어 읽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아아아아아니 그런데 진짜 에티카! 이 정도가 최선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네, 전에 다락방이 스피노자 에티카 읽고 싶다고 페이퍼 쓴 거 보면서도 책 표지들이 참.... 하고 절레절레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내가 책을 사기 위해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이 책보다 더 나은 대안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샀다. 락방아 땡투 나야.... ㅋㅋㅋㅋㅋ 너는 이 책을 고민만 하다 사지는 않은 것 같지만 아무튼 내가 먼저 읽어볼게.



별빛처럼 영롱한 스피노자....ㅋㅋㅋㅋㅋㅋㅋ 아 표지 힘드네...




진짜 별이 쏟아질 거 같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궁서체?!?!?!?!? 대충격




내지 편집은 이렇습니다. 서체는 계속 보니 적응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ㅋㅋㅋㅋㅋ 나 저 서체 진짜 싫어하는데.... 저 서체를 제목으로 쓰는 패기!




아무튼 그래도 이 책이  <에티카> 중에서는 최선인 듯합니다......




필립 피셔, <열정에 대하여 - 분노, 공포, 애도, 수치 … 감정의 지리학>
저자 필립 피셔는 “강한 감정이나 열정은 어떤 인지 가능한 세계를 만들고, 이 세계는 열정적인 또는 격렬한 상태를 경험하는 순간에만 나타나는 구분선으로 만들어진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열정을 분노/공포/애도/수치의 네 가지 범주로 나누어 살펴본다.

 


조르주 바타유, <파시즘의 심리구조>
오잉 <에로티시즘>의 바타유가 파시즘도 연구했어? 궁금해서 샀다. 그런데 이 책 대학교재로 자주 사용되는지 “스프링 분철”서비스 해준다는데.......... 네?! 스프링 분철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얇은데요?




우치다 다쓰루,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라는 제목에도 공감했고 우치다 다쓰루 선생의 주장에도 공감하는 편이다. 책은 결국 읽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져야 한다는 말, 이 세상에는 세속적인 공간, 초월적인 공간이자 그런 세계가 있어야 한다는 말, 그리고 그것이 책과 책이 만드는 세계라는 말에 깊이 공감했다. 그리고 전자책은 줄 수 없는 종이책만의 그 세계도.
    
[eBook]


이현재, <악셀 호네트>
전자책 적립금 모은 거 써야 할 거 같아서 구매. 악셀 호네트 <인정투쟁> 읽기 전에 또는 읽고 난 후 예복습용으로 좋을 것 같아서....
    
  

B. 파스칼, <팡세>
이것도 뭔가 최근에 읽은 책 때문에 드디어 읽어야겠다! 생각하게 되어서 구매. 나는 이런 식의 아포리즘에 취약한 편이라(집중하기 어려움) 미루고 미루기만 했는데 이제 마침내 읽겠습니다.

아니 잠자냥, 실망이다! 소설을 안 사다니! 하는 분들을 위해 그동안 이런 소설을 사서 읽고 되팔려고 챙겨두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줄리아 스트레이치,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



샐리 루니,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제시카 앤드루스, <젖니를 뽑다>



아사이 료, <정욕-바른 욕망>

이미 다 읽고 100자평 남김. 다 별 넷. 근데 별 네 개보다는 살짝 부족한 느낌. 별 네 개가 4.0이라고 치면 저 책들은 대부분 3.7정도. 줄리아 스트레이치는 국내 초역 작품과 처음 소개하는 작가 책을 읽어봤다는 데 의의를 두고, 샐리 루니는 역시 나랑은 안 맞는구나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젖니를 뽑다>는 MZ 여성 작가 소설을 읽어봤다는 데 의의를 두고, <정욕>은 소문난 잔치 먹을 거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를 두기로. 아무리 생각해도 그 페티시가 그렇게까지 부끄러워 할 페티시인지 모르겠네? 난 내가 그런 페티시 있으면 친구들이나 뭐 가까운 사람한테는 그냥 말할 거 같은데. 난 “000을 보면 흥분해!” 이게 그렇게 부끄러운가?! 아무도 이해 못 할 거라고(아니 그리고 꼭 이해받아야 하나?? <-이건 본인들도 알고 있는 듯) 가드치고 자기들끼리 서로 부둥부둥 쉴드 쳐주는 거 같기만 하다....
 



스티키 북마크(120매) - 마티스
색깔이 다채롭기를 바라는, 더 예쁜 색깔이 나오길 바란다는 망고 님 100자평을 알라딘이 접수한 듯? 마티스랑, 클림트 버전 두 가지로 나왔다. 난 클림트보다는 마티스 그림을 더 좋아해서 일단 마티스로 구매.

그리고 선물받았다.



실비아 플라스, <낭비 없는 밤들 - 실비아 플라스 작품집>
받고만 있지는 못하는 은곰탱이가 책을 보냈는데, 하필이면 때마침 도서관에서 빌려왔던 <탈코르셋> 이 한 권과 실비아 플라스 <낭비 없는 밤들> 두 권이 아닌가. <탈코르셋>은 취소하라고 협박해서 겨우 취소시키고 이 한 권만 받았다. 실비아 플라스의 국내 초역 단편과 산문 모음집.







그래도 진짜 덜 산 거 같지 않습니까?!







그나저나 곰탱이는 요즘 이렇게 스티커 제작 솜씨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 지하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곰탱이에게 드레스 입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은오는 잘 있습니다.





마무리는 우리 막내.... 아니 여보세요, 지금 어디 들어가 계신 거죠???

아...저녁밥 달라고, 밥창고에 들어가셨네요....나와 아가야 밥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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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04-20 1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티카 진짜 표지랑 글꼴 뭔가요. 2014년 아니고 1984년 아닌가요 ㅋㅋㅋ
막내 표정이 ㅎㅎㅎ 화났네 화났어 밥 왜 안줘!!

잠자냥 2024-04-20 20:04   좋아요 1 | URL
ㅋㅋ 무려 2022년 초판 발행입니다! ㅋㅋㅋㅋㅋ 막내는 이제 밥 먹고 배 빵빵 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4-20 21:03   좋아요 0 | URL
응?! 14년 아니고 22년요???

잠자냥 2024-04-20 21:53   좋아요 0 | URL
네! 지금 또 확인해봤는데 판권에 2022년 9월 30일 발행이라고 써 있어요!!! 알라딘 책 정보랑 왜 다르지?!?!?!

은오 2024-04-20 22:42   좋아요 2 | URL
근데 저 에티카 표지 구린 건 진짜 옛날부터 유명했어서 2022년에 처음 나온 건 아닐걸요?! 검색해봐도 2017년에 표지 촌스럽다 이런 글 나오는데 엥?!

잠자냥 2024-04-20 22:46   좋아요 2 | URL
알라딘 예스24 교보 다 찾아봐도 2014년 초판 발행으로 나와요. 그렇다면 2022년이 가장 최근 증쇄 버전일 텐데 보통은 이러면 판권에 2022년 9월 30일 1판 3쇄 이런 식으로 표기해야 하거든요?! 근데 ㅋㅋㅋㅋㅋㅋ 그걸 그냥 무시하고 2022년 9월 30일 발행 🤣🤣🤣

은오 2024-04-20 22:4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조있는 출판사군...멋있다~!! 표지 안 가는 것부터ㅠ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4-20 22: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찐사랑 맞읍니다~!! 놓치면 후회할 찐사랑~!! 아 진짜 어차피 합칠 건데 보내지 말래도 계속 보내고.....결혼신청이라고생각할수밖에없읍니다이건
에티카의 광기넘치는 표지와 폰트....잠자냥님을 향한 제 마음같읍니다..
열정에 대하여는 막 출간됐을때 보관함 담았다가 삭제했는데 잠자냥님이 구입하신거 보니까 다시 살짝 관심. 100자평을 기다리겠읍니다~!!
저도 계급횡단자 읽고 반해서 <몸> 담았읍니다. 근데 계급횡단자는 역자분이 번역을 잘하시기도 한듯?!
오잉? 잠자냥님도 아포리즘 취약하신 거 처음 알았읍니다. 그래서 제가 불안의책을 거의 한달만에 완독 ㅋㅋㅋㅋ
정욕은 패스~!!

진짜 저렇게 드레스까지 입고 기다리는데....결혼도 안해주고....

잠자냥 2024-04-20 22:47   좋아요 2 | URL
에티카 표지와 폰트랑 왜 엮죠?! 근데 이해되는 광기 ㅋㅋㅋㅋㅋ🤯🤯🤯🔫🔫

은오 2024-04-20 23:04   좋아요 2 | URL
사실 걔네보단 잠자냥님이랑 더 엮이고싶읍니다 아주단단히 풀수없도록...

잠자냥 2024-04-21 01:09   좋아요 3 | URL
사철제본해야겠군요…

공쟝쟝 2024-04-21 13:56   좋아요 1 | URL
땡투는 나에게~ 샹탈 자케와 샹탈 무페 헤깔리지 말아요! 그리고~ 저는 아무래도 프랑스 철학 쪽 인 것 같습니다 (취향찾음ㅋㅋ)

은오 2024-04-20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별이 쏟아질 거 같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헛웃음이 납니다....

잠자냥 2024-04-20 23:4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엽긴 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4-2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알라딘이 제가 쓴 평에 영향을 받았을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막냉이 배고프다 보채는 모습 아구 귀요워라😭

잠자냥 2024-04-21 10:40   좋아요 1 | URL
네 영향받았습니다… ㅋㅋㅋㅋㅋ
ㄲ ㅑ 우리 막냉이 하트코 보이시나요?! 어쩜 코도 하트하트 😍😍

망고 2024-04-21 10:49   좋아요 0 | URL
핑쿠하트코❤

새파랑 2024-04-21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글꼴 왠지 80년대 느낌이 납니다 ㅋ
생각보다 소설이 별로 없군요~! 역시 편집자의 중요성이 큰것 같습니다. 편집장 잠자냥님의 위엄~!

알라딘 기대별점 적립금 때문에 매일매일이 고통입니다...

공쟝쟝 2024-04-21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절망적인 궁서체인데… 그….. 요즘 유행하는 티셔츠와 콜라보인 가 싶은 맛인가 싶기도 하고…. 잠냥님 저도 모 책에 땡스투를 했사오며… 그거 납니다… !!ㅋㅋ 힌트 (자케 책과 취지 비슷?)
오고가는 츄르값 보태기에… 좋은 건 알라딘 ㅋㅋㅋ 고마워요… 병상일지라도 쓸까 하다가 일단 움직이기 귀찮으니…😆

다락방 2024-04-21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먼댓글 썼는데 왜 안보이죠?)

안그래도 어제였나 시사인에서 [컬트]보고 저도 보관함에 담아두었는데 잠자냥 님은 벌써 사셨네요? 빠르셔라.
제가 지난주에 책을 좀 샀고 그중에는 당연하게도 잠자냥 님께 땡투한 게 몇 권 되기 땜시롱 제 덕에 또 부자 되실 것 같습니다. 어제 책장 보다가 ‘나 이런 책도 있었어?‘를 좀 많이 한 관계로 다시는 책을 사지 말자 생각하였으나, 오늘 아침 눈뜨자마자 또... 나란 인간은 정말 답이 없는걸까요. 아무튼 잠자냥 님의 책지름을 응원합니다! (응?) 남들 책 산 거 보는게 너무 재미있어요!

단발머리 2024-04-21 20:22   좋아요 0 | URL
먼댓글 서비스 잠정적으로 중단 상태입니다. 저도 문의하고 친구도 물어봤는데 다시 서비스할 생각이 별로 없어보이기는 해요.
다음은 알라딘 고객센터 답변입니다.

담당부서 확인 결과, 송구하게도
먼댓글을 통해 스팸 댓글 달리는 등의 문제가 있어
현재 닫아 둔 상태에서 점검 중이라고 합니다.
이후 서비스를 재개 여부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상세한 안내가 어려운 점 양해 말씀드립니다.


다락방 2024-04-22 14:15   좋아요 0 | URL
아 먼댓글 서비스 중단..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님!!

단발머리 2024-04-21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티카>랑 <세상의 발견>의 ‘이 달의 표지상‘ 각축전입니다ㅋㅋㅋㅋㅋ 둘 다 표지가 아주 눈에 쏙 들어옵니다. 하지만 <세상의 발견>은 너무 두껍고(더하기 비싸고) <에티카>는 너무 어려워보이네요. 게다가 가격 실화입니까? @@ 정말 말도 안 되는 가격입니다.
저는 일단 우치다를 마저 읽는 것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4-23 14: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무튼 은오 님은 잘 있고 우리 막내도 잘 크고 있군요!
 

언젠가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였다.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엄마는 자몽이 어떻게 생겼느냐고 물었다. 난데없이 자몽의 생김새를 말해야 했던 나는 약간 당혹스럽기는 했으나 엄마의 질문이 진지했기에 설명을 하기는 했다. “오렌지보다 더 크고 단단하게 생겼잖아.” 그러다 문득 엄마가 자몽을 먹어봤는데 왜 모르지 싶어서 “자몽 어떻게 생겼는지 진짜 몰라?” 하고 반문했는데 하필이면 그때 친구들의 얼굴에 약간의 놀라움 비슷한 표정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수화기 너머 엄마는 “아니 글쎄.... 누가 설명을 해달라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전화해봤어. 알았어.” 그러고는 끊긴 전화.

그때 나는 약간의 열패감 같은 게 느껴졌다. 갑자기 엄마는 자몽도 못 먹어본 사람이 되어 버린, 우리 집은 그런 집이 되어버린 것인데, 친구들이 만일 그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면, 친구들 중 누군가가 전화를 끊고 나서 “자몽? 엄마가 자몽을 모르셔?”하고 의아하게 되묻지 않았다면 느끼지 않았을 감정이었다. 나는 자존심이 센 편이라 내 집안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사귀던 사람에게조차 부모의 이혼 사실을 말하지 않고 여전히 아빠가 함께 사는 척했던 적이 있으니 말다했지 뭐. 아무튼 어릴 때부터 그랬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렇게 뭐랄까 감춘 것도 아니지만 굳이 드러내지 않았던 집안 생활 풍경이 나도 모르게 ‘밝혀질’ 때면 열패감에 휩싸일 때가 가끔 있다. 친구도 많지 않지만 그나마 이 나이 되도록 유지하고 있는 친구들의 집안이 알고 보니 어릴 때부터 부유하거나 알고 보니 다들 학자 집안 출신이라 어린 시절부터 해외 유학 경험이 풍부하고 부모의 가방끈도 길고 교수이거나 대개가 이렇더라. 내가 극복할 수 없는 지점이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친구들 앞에서 졸지에 자몽도 모르는 엄마를 둔 내가 느낀 그 미묘한 열패감. 타인과 나 자신을 잘 비교하지 않는데도 이렇게 문득 나고 자란 환경의 다름- 계급의 다름을 인지하고는 씁쓸해질 때가 있다. 아니 에르노는 그걸 “부끄러움”이라고 했던가.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에서는 계급횡단자들- 그러니까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개천에서 용 난 자들, 그래서 자신이 나고 자란 환경을 벗어나 그 환경을, 계급을, 재생산하지 않은 ‘비-재생산’자들이 등장한다. 대표적으로 아니 에르노와 피에르 부르디외, 디디에 에리봉 같은 사람이 언급된다. 문학 작품도 다양하게 소개되는데 <적과 흑>의 ‘쥘리앵 소렐’, <마틴 에덴>의 마틴도 자주 인용된다. 나는 내가 에르노나 부르디외, 에리봉처럼 계급횡단자이거나 비-재생산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여전히 내 삶이 비루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처럼 대단한 지식을 쌓은 것도 아니고 사회에서 이름만 대면 누구나가 알 정도로 내 분야에서 성공해 이름을 알린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돈도 명성도 지식도 아무것도 없다. 계급은 이런 것들로 달라지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엄마에게 나는, 아니 내 형제들은 모두 엄마 기준에서는 자기 인생의 전철을 답습하지 않은 비-재생산들에 속할 것이다. 엄마를 자랑스럽게 만드는 것은 결국 ‘배움’이다. 한때 우리 집 거실 벽은 자식 넷의 대학 졸업 사진, 그러니까 학사모 사진 네 개가 걸려 있었다. 엄마는 내 건 두 개를 걸어야 한다고 해서 뜯어 말리느라 곤혹스럽기도 했는데, 그 사진들을 볼 때마다, 종종 집에 손님이 올 때마다 당신 스스로 ‘내가 딸 넷 다 대학 보냈다!’ 자랑스러워하는 엄마를 보면 복잡한 마음이 들고는 했다. 그게 뭐라고…. 그런 엄마는 이제 대학생인 손주들 자랑에 정신이 없다. 내 조카들은 한국의 부모라면 자기 자식을 다 집어넣고 싶어 하는 학교를 갔다. 그렇지만 나는 그 애들을 보면서 가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저 녀석들도 자기가 속한 세계에서 나의 ‘자몽’ 같은 일로 당혹해하는 일이, 열패감을 느끼는 있을 텐데....... 대학생이 된 큰조카가 우울증을 앓는 것을 보고 혹시 그런 건 아닐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묻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그랬을지도 모른다. 우리 집안의 계급횡단 혹은 비-재생산이 어디까지 가능할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조카들 대(代)에서 괄목할 만한 비-재생산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 애들이 나고 자란 환경은 어쨌든 또 다른 종류의 부끄러움이나 열패감 같은 것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언제든지 불쑥불쑥.

샹탈 자케의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은 이처럼 계급횡단자들의 존재의 불안이나 소외 고독을 통해 계급 문제를 성찰한다. 에르노나 부르디외는 그들의 출신 성분과 달리 그들이 이룬 업적으로 워낙 유명해졌고 또 그에 관한 책을 많이 써냈기에 그렇게까지 센세이션하지는 않았으나(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디디에 에리봉은 이 책을 읽고 나니 사두고 여태 안 읽은 <랭스로 되돌아가다>를 올해는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케에 따르면 “계급횡단자는 서로 이질적일 뿐만 아니라 배타적이기까지 한 두 환경의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런데 에리봉의 경우는 여기에 한 가지가 더 덧붙여진다. 바로 그의 성정체성이다. 계급횡단자들이 태어난 우물을 벗어나려면 어떤 욕망, 그러니까 그 세계를 벗어나려는 의지가 발현되어야  한다. 자케는 그중 하나로 야심인, 모방의 욕구를 꼽는다. “모든 야심은 그것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실제적인 것이든 허구의 것이든 한 개인이 달성하고자 욕망하는 어떤 모델의 표상이 조건으로 주어져 있어야 한다.” 즉 요컨대 모방 없는 야심이란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모든 비-재생산은 일종의 재생산의 형식을 가진다. 다만 자신의 출신 계급에서 지배적인 모델과는 다른 모델을 모방하여 재생산할 뿐이다.

쥘리앵 소렐의 야심은 나폴레옹이라는 모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아니 에르노는 L선생님이 그런 모델이었다. 샹탈 자케가 보기에 L선생님은 에르노가 욕망할 수 있는 탁월성과 완전성의 모델을 그녀에게 심어줌으로써 에르노가 자신의 세계로부터 벗어나는 데 기여했다. 물론 L선생님은 사랑의 욕망을 불러일으킬만한 구석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이 경우 선생님이 사랑스러운 사람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에르노의 주변에는 그 선생님 정도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L선생님으로부터 에르노는 어머니와 이모들, 가게에 들르는 손님들과는 전적으로 다른 한 여성의 형상을 발견한다. 요컨대 L선생님은 에르노의 여성적 환경에 어떤 타자성의 형상을 도입한 것이다. 그녀의 교양과 엄격함은 당시 어렸던 에르노가 상인의 딸로서의 정체성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에리봉의 경우 그 모방(욕망)의 대상이 사랑하는 한 소년이었다. 에리봉은 “위대한 음악”이란 도저히 봐줄 수 없는 것이며 혹시 어쩌다가 라디오에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기라도 하면 당장 라디오를 꺼 버리는 것이 일상이었던 집에서 자랐다. 그런데 어느 음악 시간에 클래식에 귀를 기울이다 그 음악을 듣고는 그게 어떤 곡인지 곧바로 정답을 맞히는 소년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에리봉은 자신이 혐오하던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이 소년에게 매혹되고 에리봉 안에는 이 소년의 마음에 들고 싶고 또 그를 닮고 싶어 하는 욕망이 생겨난다. 에리봉은 그 소년처럼 글을 쓰고자 시도했으며 그 소년을 자신의 모범으로 삼으면서 반항아를 벗어나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디디에 에리봉에게 이 우정은 닫혀 있던 그의 계급적 아비투스와 거부감을 느끼게 했던 교양의 세계를 개시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모든 문화 충격이 그런 것처럼 서로 다른 계급 사이의 우정 혹은 사랑의 만남은 우리가 우리의 것으로 만들고 싶고 또한 우리가 하나가 되고 싶어 하는 타자성을 향한 열림을 통한 정체성의 재주조를 동반한다. 이러한 타자성을 향한 모험은 동요와 저항 없이는 일어나지 않는다. 계급적 코드에 대한 무지가 불러오는 오해와 상처는 결코 쉽게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친구란 서로 다른 사회적 역사를 체현하고 있는 두 인물이 서로 공존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다”라는 우정에 대한 디디에 에리봉의 아름다운 정의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정의 역량은 사회적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 사랑 역시 그러한 역량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대개의 경우 사랑은 분명히 우리의 눈을 멀게 만들지만 가끔씩은 우리의 시각 자체를 근본적으로 뒤바꿔 주기도 한다. (p.105)


사랑이 우리의 눈을 멀게 만들지만 때때로 우리의 시각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주기도 한다는 말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타자성을 향한 열림을 통한 정체성의 재주조”라는 말 또한 그렇다. 디디에 에리봉이 그 증거이다. 어느 날 한 여성에게 반하고 그 여성을 갖고자 예술과 문학을 향한 사랑에 빠져 작가가 된 거칠고 무식한 바닷사람, 마틴 에덴의 이야기도 떠올릴 수 있다. 이렇듯 “사랑의 힘은 그 사랑의 대상과의 만남을 통해 주체의 변신을 보조해 주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으며 바로 이 점에서 비-재생산에서 동력원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케는 사랑을 통한 사회적 신분 상승의 한계를 분명히 지적한다. 사랑이 비-재생산에 특권적인 감정이라거나 이 감정이 마치 계급투쟁의 병폐를 치료하는 해독제로 쓰일 수 있다는 식의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사랑은 일시적으로나마 분명한 효력을 지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랑이 만병통치약인 것은 결코 아니라고. 매력이 넘치는 지배자가 되기를 꿈꾸거나 아름답고 유복한 상속녀를 차지하겠다는 꿈이 우리에게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더라도 상상은 그저 상상일 뿐이며 그러한 상상은 혁명을 낳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러한 상상은 사람들을 신분 상승에 대한 헛된 기대를 꿈꾸게 하는 보수주의 속에 가둠으로써 사회적 질서를 안정화시킬 뿐”이라고.
 
비-재생산은 사랑처럼 단 하나의 감정에만 기초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원한, 증오 그리고 굴욕에서 탄생한 분노와 같은 그 모든 부정적 감정이 기쁨의 감정들과 마찬가지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수치심도 그런 동력 중의 하나이다. 에리봉은 자신의 성정체성 때문에 스스로 자신과 타인들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차별화하기 위해 철학자나 예술가 혹은 지식인 등의 모습에 근거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발명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므로 지배적 모델에 대한 성적인 비-재생산은 사회적 비-재생산의 결정적 요인이자 그 기원이 되기도 한다. 에리봉은 이미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나의 학업적 궤적을 되짚어 보면서 나는 그것을 일종의 ‘기적’처럼 기술했다. 적어도 나와 관련한 한에서 이 ‘기적’의 동력은 동성애였을 것이다.” 샹탈 자케는 성적 수치심이 게이 프라이드로 전환할 경우 이 감정은 사회적 신분 상승의 증기기관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디디에 에리봉에게서 수치심은 비-재생산의 과정에서 여러 방식으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먼저 성적 수치심은 디디에 에리봉이 동성애 혐오가 만연한 노동자들의 환경과 거리를 두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사회적 수치심은 게이 프라이드를 통해 가려진다. 이런 식으로 하나의 수치심은 다른 수치심을 감출 수 있었으며 게이 프라이드는 다른 사회적 출신 성분을 가려 주는 방어막이자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정의하는 데 사용되었다. (p.125)

수치심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출신에 대한 부정의 극단적 형태’가 가장 흔하다. 생략을 통한 거짓말은 계급횡단자가 자신의 출신을 숨기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흔한 수법이다. 그럼에도 출신 성분을 들킬지 모른다는 공포로 인해 끊임없이 자신을 위장하도록 만든다. 넬라 라슨의 <패싱>에서 ‘클레어’는 자신의 인종을 부인하고 백인 행세를 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끝없는 거짓말이 들통 나고 고발당할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린다. 전에 나는 <패싱>을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가는 인물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성애자이면서도 이성애자로 패싱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도 읽혀 더 흥미롭게 읽었다, 샹탈 자케는 디디에 에리봉과 넬라 라슨의 <패싱>을 들어 계급횡단자의 “밀항자(clandestin)”로서의 성격을 분석한다. “계급횡단자는 그의 가족을 보기 위해서 혹은 보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연약하고 위협받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감춘다. 따라서 출신에 대한 수치심과 출신이 발각될지 모른다는 공포는 진심을 이리저리 짜깁기하여 아예 한 편의 소설을 발명하거나 거짓말로 에둘러 말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고통의 감정도 큰 동기가 된다. 계급횡단자에게는 배신자, 위장자라고 비난하는 집단 검열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런 주변의 검열은 어느 누구도 자신이 태어난 환경으로부터 뛰쳐나가지 못하도록 만드는 평준화의 효과를 산출하고 이를 통해 기성 질서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검열에도 도저히 대안적 모델을 욕망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주변 환경이  강압적이고, 숨 막힐 정도로 목을 조르는, 그야말로 파괴적인 환경이라면, 그러한 환경이 키워 내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끝내려고 아예 그 환경을 떠나고자 하는 참을 수 없는 욕망 같은 강력한 동기들을 제공하게 된다. “욕망한다는 것은 달을 따오겠다는 말처럼 불가능한 일을 시도하는 것이며, 산개하는 고통을 찬란한 미래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고통에 긍정적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고통은 우리의 숨을 조이는, 우리를 둘러싼 갑갑하고 나쁜 존재 상황으로부터 벗어나 숨 쉬게 하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실존의 방식을 찾아내도록 우리를 추동한다는 점에서 긍정성을 지닌다.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 고통은 비-재생산의 본질적 원인 가운데 하나이다. 고통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 그것은 더 나은 다른 삶으로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고통을 느낀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더 나은 삶을 욕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p.117)

아니 에르노는 자신이 속했던 세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취향의 결여에 대한 부끄러움을 일찍이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그들을 은밀하게 부인하고 있다는 감정 때문에 고통받는다. 그녀의 글쓰기는 “바로 이러한 고통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자신과 자신의 것을 구원하기 위해 저 악덕들을 낱말로 옮기게 만드는 그러한 고통으로부터 탄생”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비-재생산은 고통의 승화와 구원의 형태로부터 그리고 고통을 창조적인 동원력으로 변형시키는 것으로부터 귀결”(p.113)되기도 한다. 자케는 에르노의 작업을 수치심과 죄책감을 문학작품으로 전환시킨 결과라고 평한다. 에르노 자신은 이를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이 죄책감이야말로 결정적인 것입니다. 이 감정이 제 글쓰기의 기저에 있다고 한다면 그와 동시에 글쓰기가 저를 그 죄책감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단순한 열정>의 말미에 등장한 ‘되돌려주는 선물’(don reverse)의 이미지는 제가 쓴 모든 글에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배신자가 되어 버린 저의 상황에서 글쓰기는 정치적 행동이자 ‘선물로서’ 내가 그나마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pp.281~283)

사랑(욕망)이나 수치심, 고통 등 한 개인의 감정이 계급횡단자를 어떻게 이끄는지를 위주로 살펴보았지만 이 책은 그런 한 사람의 감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는 않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가족, 개인적 원인을 분석하며 계급횡단자의 기질을 살펴보는 데까지 이어진다. 그런 중에도 자케는 계급 이동은 한 사람의 능력에 달린 것이 아니며 계급횡단자는 언제나 그를 둘러싼 환경 속에서 사유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수성가의 신화가 허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짚고 넘어간다. “타자성을 향한 열림을 통한 정체성의 재주조”- 에르노나 부르디외, 그리고 에리봉 같은 이들은 비-재생산에 성공했으나 어떻게 보면 여전히 경계인으로서의 위치성을 갖고 있다. 나는 그 경계인으로서의 위치성을 사유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을 높이 사고 싶다. 자신이 태어난 환경의 규범을 따르지 않고 독특한 것을 사유하려는 노력, 도리어 정상성의 용어로 자신을 설명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이 경계인들, 이 책의 표현에 따르자면 ‘검은 양’들의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그것이 무엇이든 ‘횡단’을 더 자유롭게, 가능하게 만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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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4-09 14: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모든 문장이 다 와 닿는 명품 페이퍼. 책을 안그래도 잠자냥님 덕에 담아뒀었는 데, 꼭 읽어 봐야겠어요. 프랑스 고양이 답다!
저는 사랑은 스스로를 변화시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안믿는데 사랑의 순간은 믿어요 ^^;;
덧, 디디에 에리봉 나 읽었지롱~ 아니 에르노도~ 정확히 그 맥락에서 저는 읽어왔기 때문에 무척이나 뿌듯하며.... 마지막으로... 마틴 에덴 그토록 스포 안당하려고 실눈 뜨고 읽었는 데... 지젝한테 스포당해서... 에이씨... 추천 목록에서 <적과 흑>을 담아갑니다!

잠자냥 2024-04-09 14:49   좋아요 2 | URL
<계급횡단자> 이 책은 쟝은 또 쟝대로 다른 지점에서 공명하면서 읽기가 가능할 책이라고 생각해요.
디디에 에리봉 쟝이 읽은 거 알고 있습니다! 저도 당장! 읽으려고 했는데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이 일단 째려보고 있어서 밀리네요.. 그래도 올해는 조만간 읽는다!!
이 책에서 쟝이 읽은 에르노 <칼 같은 글쓰기>도 종종 인용됩니다.
아니 그나저나 지젝은 스포일러 감추고 글쓰는 법은 모르는군요? 나한테 좀 보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급횡단자>는 진짜 사유의 폭을 넓혀주는 아름다운 문장 천지입니다(미문이라기보다는 사유의 폭을 넓혀주는). 꼭 읽어보셈. 소장각!

다락방 2024-04-09 15: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기를 잘했군요. 잠자냥 님 페이퍼만 읽어도 참 좋네요.

음, 저는 사실 제가 원하는 것을 제 스스로 해나갔다고 보는 편이고요, 그래서 남들보다 늦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건 제가 경험주의자이기도 하지만 제가 스스로 해나가야 했던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고요. 특별히 미술에 대한 취향은 없지만 미술관에 더러 가기도 했는데 미술관에 가보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을 자주 보게 돼요. 그럴 때 정말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우리 엄마는 내가 미술관에 다녀왔다고 하면 ‘그거 돈 내고 보니?‘ 라고 물으셨는데, 어떤 아이들은 너무나 자연스레 어릴 때부터 미술관에 간다니. 저는 어릴 때 저희 부모님이 대졸자가 아니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었어요. 아니, 대학을... 아무나 졸업하는게 아니야? 졸업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 그런데 우리 엄마 아빠는 .. 아닌거야?

저도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하지도 이름을 날리지도 않아서 개천에서 용난 것도 아니고 계급횡단자도 아니지만, 그러나 계급에 대해 얘기하자면 저도 제 부모님보다는 상승했죠. 그런데 제 조카들은 말입니다, 어릴 때부터 제엄마랑 뮤지컬도 보러 다니고 전시도 보러 다닙니다. 심지어 부모 둘다 대학을 나왔고요. 아직 아이들이라 어떤 삶을 살게될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자신들이 갖고 있는 혹은 누리고 있는 것을 한세대 앞선 누군가는 그토록 갖고 싶어했던 것이라는 걸 알까요. 그것이 당연하지 않은데 당연하게 받아들일걸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복잡해요.

제 댓글의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우 윳 빛 깔 잠 자 냥!! 만세!!

잠자냥 2024-04-09 16:22   좋아요 2 | URL
다락방 님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편하다고 느끼는데 ㅋㅋㅋ 아마도 성장배경이 비슷한 지점이 있어서 그런 거 같아요. 저도 뭐 제가 알아서 잘 컸다고 (푸하하 엄마한테 진심 이렇게 말합니다)하는데... 미술관도 혼자 다녔던 거 같아요. 중딩 때 극장 혼자 가고 고등학생 때 뭐 호암아트홀 같은 곳 찾아가서 보고 오고 그런...? 근데 그건 어린애 마음속에서 계급 탈주 의식이나 이런 거라기보다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다른 데서 찾아보려는 애씀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해요.

다락방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제 조카들도 부모가 이젠 다 대학을 나왔고 어린 시절부터 각종 다양한 경험에, 해외 경험까지 자유롭게 하는 아이들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게 그 애들에게는 당연한 세계가 되었다는 게 어쩌면 다행이면서도... 진짜 그게 당연한 것인가 싶기도 하고... ㅎㅎ 다락방 님의 복잡한 심경도 찌찌뽕입니다.

근데 나 요즘 자전거 많이 타서 초코우유인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4-11 12:25   좋아요 2 | URL
딸기우유 바나나우유여도 좋을거같다 뭔들....

다락방 2024-04-09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실 제목에서 ‘자몽‘만 보고 퍼뜩 19금 문장 가지고 오려고 했던 저를 반성합니다. 흠흠.

잠자냥 2024-04-09 16:13   좋아요 0 | URL
또또또 하몽하몽 이런 거 생각했지?!

건수하 2024-04-09 17: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몽만이 과일은 아니다. ...

자신이 태어난 환경의 규범을 따르지 않고 독특한 것을 사유하려는 노력, 도리어 정상성의 용어로 자신을 설명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이 경계인들, 이 책의 표현에 따르자면 ‘검은 양’들의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하려는 노력

명예남성으로 살아가다가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것에서 공감이 되네요.

잠자냥 2024-04-11 09:30   좋아요 1 | URL
이 글이 건수하 님의 명예남성 시절을 커밍아웃하게 만들었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건수하 님 명예남성 시절 뭔가 멋있었을 거 같기도 합니다. 건조한 카리스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4-11 10:13   좋아요 1 | URL
전에도 가끔 썼던 것 같습니다만... 전 지금의 제가 더 좋습니다 ㅎ

단발머리 2024-04-09 22: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제가 속했던 계급을 탈출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에리봉 책 읽고 그렇게 썼어요. 나는 아직도 계급을 탈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돌아가지 못한다. 탈출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데, 근데 오늘 저녁에 마라상궈랑 꿔바로우 먹었거든요. 그 가격을 생각하면 내가 계급 탈출한거 맞기는 한 거 같고... 암튼 그래요.

저는 제가 속했던 계급을 탈출하지 못한 사람이라 그게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잘 모르겠는데, 계급이 어떤 형태로든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프랑스와 전쟁 이후 폭망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우리 나라에서, 계급은 다르게 읽히고 이해된다고 생각해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제가 느끼기엔 그래요. 그러니까 프랑스보다 우리나라에서 계급 혁파나 탈출이 더 쉽다고 생각하고. 그것도 아이엠에프 이전의 이야기겠지만 말입니다.

잠자냥님의 고궐 페이퍼를 읽었으니 이 책을 꼭 읽을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나중에 함 찾아봐야겠어요.
언제나처럼 잘 읽고 갑니다^^

잠자냥 2024-04-11 09:33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 님 어제도 치킨 사먹고, 아아도 두 잔 사 먹고, 녹차 케이크도 사 먹고....
노트북 여러 대 켜놓고 개표 방송 보고.... 계급 탈주자 아닌가요? ㅋㅋㅋㅋㅋㅋㅋ

우리나라도 이제는 계급횡단이 전처럼 활발하게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아요.
국회의원 자식들만 봐도......... *먼산*

2024-04-11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4-11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 만에 배송받으려고, 그러니까 밤 11시 이전에 받으려고 아침 일찍 주문하면 오후 3-4시쯤에 알라딘에서 신간 알림 문자가 또 날아온다. 근데 그중에 읽고 싶은 책이 또 있어! 미쳐 버려. 며칠 전에 사고 싶은 책 주문하고 났더니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에세이 <세상의 발견> 이 나왔다고 알림이....... 하... 딥빡.... -_- 이렇게 책의 노예가 되어가는 나날들. 3월에도 또 샀다.

참, 어제는 손목 치료 때문에 통증병원 가는 날이었는데, 주사 맞고, 물리 치료 후 전기 및 적외선 치료받으면서 누워 있는데, 나 이후로 물리치료사한테 치료받는 환자가 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리치료사랑 대화를 나누며 영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그 물리치료사하고 10분 가까이 같이 있었는데 대화라고는 1도 안 했는데 말이다! 심지어 들어보니 <파묘> 이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이 또 있네 싶었다. 누워서 들으면서 아 낯선 사람끼리 대화는 저렇게 하는 것이구나 생각....

심지어 이날 발목 염증 치료 때문에 주사 맞고 났을 때 간호사가 “아프기는 하세요?” 묻기에 “네” 했더니, “다른 분들은 주사 맞을 때 아프다고 장난 아니거든요. 근데 항상 미동도 없으셔서 안 아프신가 신기했어요. 그런데 오늘은 조금 움찔 하시더라고요?” “네, 오늘은 진짜 아팠거든요.” 아.... 그러고 보니 다들 주사 맞을 때 아프다고 소리 지르고 그러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뭘 저렇게 호들갑인가 했지..... 주사 맞을 때조차 1도 소리 안 내는 나는 통증병원에서 만난 또 다른 다락방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테스 건티, <우주의 알>
간만에 읽고 싶은 소설 책 등장!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새롭게 ‘환상하는 여자들’이라는 시리즈를 내놓았는데 그 첫 번째 권이다. 데뷔 소설로 전미도서상 수상 단숨에 미국 문단의 스타로 떠오른 작가 테스 건티- “쇠락해가는 미국의 가상 도시 바카베일에서 무더운 7월의 한 주 동안 일어나는 기이하면서도 가슴 아프도록 현실적이고 때로는 웃음이 터질 정도로 황당한 일들”을 다루고 있다는데 출판사 소개 글을 보니 확 땡기는 맛




앙드레 지드, <팔뤼드>
지드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지드의 이 작품은 궁금하다. 지드의 초기작으로 “그가 엄숙한 종교적 윤리와 철저한 금욕주의에서 막 해방된 시기에 발표한 기념비적 작품”이라고. 그나저나 쏜살문고 디자인 예뻐졌는데? 지드 책만 그런 것인가.




배리 로페즈,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투자용으로 샀다. 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들아, 이거 리뷰 대회한다~!! 이 책하고 베리 로페즈 또 다른 책 <북극을 꿈꾸다> 둘 중 하나 읽고 리뷰 쓰기.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이 부제인데, <북극>보다는 이 에세이 모음집이 더 끌려서 이걸 읽고 쓰기로. 베리 로페즈는 55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북극을 포함해, 초원, 사막, 섬 등 80여 개 나라를 탐사하면서 스무 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로페즈 사후인 2022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었는데 출간 직후 <아마존> 베스트 1위에 올랐고, 그해 <뉴욕 타임스>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고.




정윤수, <클래식 시대를 듣다>
정희진의 <공부> 3월호를 듣다가 발견한 정윤수. 아, 이번호 게스트에 반했습니다. 이렇게 해박하고 똑똑한데 (내 기준에서는) 포지셔닝까지 훌륭하고 재치 있고 유머러스까지 하다니. 정윤수의 책을 읽고 싶어서 검색하다 보니 (다락방 님 말처럼) 딱히 읽고 싶은 분야는 없던데(게다가 공저가 너무 많았다), 이 클래식 관련 도서는 극찬 일색이기도 하고, 이분 자체가 클래식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고 있어서 이 책을 일단 읽어보기로. 아무튼 이런 사람을 보면 겸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 멀었어.




엘리자베스 커리드핼킷, <야망계급론>
부제는 “비과시적 소비의 부상과 새로운 계급의 탄생”- 재미있을 거 같아서 샀는데 그새 읽은 은곰탱이가 3별 준 거 보고 약간 김빠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책은 또 서로 다른 읽기가 가능한 품목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소개 문구만 보면 예전에 읽은 <보보스> 생각나기도.




마크 딩먼, <뇌의 흑역사- 이토록 기묘하고 알수록 경이로운>
끄아, 이거 진짜 재미나 보인다. 근데 왜 사놓기만 하고 바로 안 읽어? (읽을 책이 밀려서)- 그러니까 이 책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이른바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의 뇌가 때때로 기묘한 작용을 해서 기이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밝혀주는 책이랄까.



   
한병철, <고통 없는 사회>
한병철 책은 가끔 하나씩 읽으면 언젠가 전작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생각나면 하나씩 추가- 이 책의 부제는 “왜 우리는 삶에서 고통을 추방하는가” 고통공포에 포획되어 만성 마취에 빠진 진통사회를 분석한다고.

    


오쓰카 에이지, <감정화하는 사회>
플랫폼 자본주의가 사회와 문학에 초래한 거대한 변화를 ‘감정화’라는 키워드로 분석하는 책. 이 책에서 말하는 ‘감정화’란 좋음과 싫음, 쾌적함과 불쾌함, 감동과 혐오 따위 감정이 판단의 주된 근거가 되는 사태를 뜻한다. 콘텐츠 생산자나 수용자 모두가 복잡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즉각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를 점점 더 선호하는 시대. 감정화가 전면화되고 ‘반지성의 쾌락’이 사회 전 영역을 압도하고 있는 현실을 파헤쳐본다고.




실라 피츠패트릭, <아주 짧은 소련사>
러시아 문학을 좋아해서 자주 읽는데 러시아사, 특히 1900년대 역사는 진짜 읽을 때마다 헷갈린다. 이 책은 그래서 한번 정리 차원에서 읽어보자 싶어서 구매. “러시아혁명부터 페레스트로이카까지, 순식간에 사라진 사회주의 실험의 역사적 현장”
    




마이라 맥피어슨, <모든 정부는 거짓말을 한다>
최근에 읽은 어느 책에서 ‘이지 스톤’에 관한 언급이 있었는데, 그 책에서 이지 스톤이 했던 말이나 행동이 꽤 인상 깊어서 이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고 책을 읽던 도중 알라딘에 검색해 보니 이지 스톤 관련 책이 나와 있더라. 20세기 진보 언론의 영웅 이지 스톤의 평전-




아얀 히르시 알리, <나는 왜 이슬람 개혁을 말하는가>
또 선물 받았다... 이 책의 존재는 <난민과 여성 혐오>를 통해 알게 되었고, 흥미로워 보여서 읽을 생각으로 보관함에 담아둔 상태였다. 그런데 다락방이 최근에 샀네? 다락방의 월요 책탑페이퍼에 댓글로 ‘나도 찜해둔 책’이라고 달았는데 달면서도 약간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왜냐 1. 다락방이 선물하는 거 아닐까? (아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2. 곰탱이 은바오가 선물하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이 스쳤으나 이 곰탱이가 요즘 알라딘 서재에 잘 들어오지 않기도 하거니와 내 모든 댓글을 꼼꼼히 읽는 건 아닌 듯해서 그냥 댓글을 남겼다. 아 그랬더니................... 잠시 후.


최근 은잠드라마 <언니 얼려도 될까요?> 방영이 드문드문해서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특별 방송 나갑니다.


갑자기 서재에 깨알 같이 나타나서 깨알 같이 저 댓글을 보고는 바로 선물........





심지어 책을 들고 문 앞에 나타난 곰탱이.









받지 않는다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결국 자기를 보낸다지 않습니까??

휴... 그렇다면 책을 받아야지 곰탱이 따위 받아서 뭐해.... 그래서 받았습니다...



아니 그런데, 다음 날인가요? 밤에 제가 자전거를 타고 한강 한번 돌고 오니 문 앞에 택배- 오잉 벌써 왔어? 하고 택배 상자를 들어보니 뭔가 너무 가벼움?? 이상하다 싶어서 집에 들어와 바로 뜯어보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배송료 아까우면 책을 두 권 보내지 말고 스티키 은바오 120매를 보내라고 했더니 스티키만 먼저 왔네요. 알라딘에 난 분명 분리배송 하지 말라고 했는데.... -_- 책은 아직 준비 중.....





그나저나 저 뒤에 보이죠? 카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녀석 요즘 카드 보내는 재미에 빠진 거 같은데 뜯어보니 휴............. 집사2가 가끔 택배 상자 정리하느라 제 택배 상자 뜯어줄 때 있거든요? 이거 집사2가 먼저 뜯어봤으면 약혼자가 누구냐 또 큰일 날 뻔(물론 카드는 안 뜯어봤겠지만 웬 스티키 120매랑 카드만 덜렁 있느냐고 알라딘에서 벌써 서재의 달인 뽑았느냐고 옆에서 봤을 듯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곰탱이가 카드 보내는 목적은 바로 집사2가 보길 바라는 마음이 아닌가 싶군요??

아무튼 제가 말이죠, 구매리스트 공개하지도 않을뿐더러 책 산 거 바로바로 올리지도 않으니까 댓글로 찜해둔 책이다, 이 책 저도 궁금해요! 말하면 바로 선물 보내는 분들이 있는데..... 앞으로는 제 입을(손가락을) 틀어막을 생각입니다. 산책 페이퍼 안 올리다가 올리는 것은 이런 책 샀다고 알리기 위함입니다!! 그러니까 선물금지-

아무튼 은오는 잘 있습니다. 요즘 공부하느라 정신없습니다.
잠미새 은곰탱이 전공이 뭔지 아시죠?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잠자냥 공부하느라 정신없어서 서재에는 잘 못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책탑 사진.... 소박하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곰탱이의 선물 <이슬람>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마무리는 역시 우리 고양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막내냥이.

며칠 전 제가 연차 내고 집에서 쉴 때 찍은 사진입니다.
아 저 착한 눈, 저 오므린 앞발.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귀여운 생명체입니다.
제가 이 녀석을 아가, 아가~ 하고 부르는데요,
집사2가 “쟤 올해 네 살 아니야? 언제까지 아가야??” 하기에,
“영원히. 영원히 막내지? 그럼 영원히 아가지!” 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세상에서 이 녀석 볼 때 가장 행복합니다! 꺄하하하하 >_<
금요일에 보면 더 행복하고, 주말에 보면 더 행복한데 주말이다! 꺄하하하하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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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4-03-22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물리치료사님과 영화 얘기하시는 다락방‘님 놀랍..

저는 <북극을 꿈꾸다>가 더 재밌어보이지만 리뷰는 쓸 수 없으므로 패스~

해러웨이 책 읽느라 너무 힘든데 이런 알콩달콩 이야기는... 흐뭇하네요 ㅋ

잠자냥 2024-03-22 10:13   좋아요 1 | URL
한의사랑 영화 이야기하는 다락방 님도 놀랍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
전 배리 로페즈 저 책 읽어보고 괜찮으면 <북극>도 읽어볼 생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현실 일탈 드라마는 가끔이라도 방영해줘야. 이번 호 정희진의 <공부>에서도 정윤수 씨가 그랬죠. 드라마의 효용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3-22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원히 막내지? 에 집사2가 답변하지 않으셨을 듯 합니다...
근데 사진을 잘 찍어서인가 아직도 아기 아기 하네요^^
주말 잘 보내세요~

잠자냥 2024-03-22 10:15   좋아요 1 | URL
헉 어떻게 아셨어요? ㅋㅋㅋㅋㅋㅋ 헐... 그 인간... 육고 다 세상 뜨면 또 키울 생각;;; 하더라고요??;;; 아놔-
다른 애들에 비해서 아기 같기는 해요. 몸도 작고 얼굴 생김새도 그렇고...
밤에 자다가 저 찾는 거도 그렇고 ㅋㅋㅋㅋㅋ(아 왜 옆에서 자는 지 엄마 안 찾고 ㅋㅋㅋ)
햇살 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이번 주말 날씨 엄청 따뜻한 거 같더라고요!

독서괭 2024-03-22 15:13   좋아요 2 | URL
ㅋㅋㅋ 저도 영원히 막내라고 장담 못 할 거라 생각 ㅋㅋㅋ

잠자냥 2024-03-22 15:2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그래도 그 인간 요즘 길에서 고양이들이 부르면 눈 질끈 감고 잘 도망가긴하던데……😹😹

새파랑 2024-03-22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탑종류가 너무 다양한거 아닌가요? 잠자냥님 술집에서는 사장님하고 말 많이 하실듯...

잠자냥님의 영원한 막내는 은바오님..

잠자냥 2024-03-22 10:17   좋아요 2 | URL
아닌데 ㅋㅋ 술집에서도 안 합니다~!!
말 거는 술집/카페는 다시 안 갑니다~!!

영원한 막내 은바오 ㅋㅋㅋ 어떻게 아셨어요?
제가 곰탱이한테 일곱번째 고양이 하라고 했어요. 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3-22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리치료사와는 뜨겁네요, 이 정도가 전부인데...
이번에도 어마어마한 책들, <우주의 알>이 궁금하네요.
리뷰 올려주실 거죠?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는 주문은 했는데 읽을 수 있을지. 투자 대비 실패가 많아서. ㅠ,ㅠ
날로 발전하는 막내의 놀라운 미모와 자태!!

잠자냥 2024-03-22 10:26   좋아요 0 | URL
뜨겁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기가) ˝너무 세요!˝ 도 있습니다 ㅋㅋㅋㅋ
<우주의 알>은 읽기 전이긴 하지만 어쩐지 쓸 거 같아요.
<여기 살아 있는 것....> 저도 아직 한 장도 안 읽었어요! ㅋㅋㅋㅋㅋㅋ 언제 읽지;;;

아웅 우리 막내 진짜 예뻐요.
이젠 저랑 막 말도 하고(무슨 말인지는 서로 못 알아 듣지만;;) 뽀뽀도 하고.... >_<

stella.K 2024-03-22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윤수의 책 궁금하네요. 근데 언제 나와서 절판된 건가요? 허락도 없이. 광활한 우주에서 찾으면 있으려나요? 🤔

잠자냥 2024-03-22 10:5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그러게요, 저도 절판이라 우주에서 최상급으로 샀습니다~ 우주점에 좀 있더라고요!

망고 2024-03-22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분 혹시...진짜 다락방님 아닐까요?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22 11:16   좋아요 1 | URL
헉!!!!!!!!!!!!!!!!!

잠자냥 2024-03-22 12:00   좋아요 2 | URL
사실 내가 보쓰의 딸입니다.... (아래 다락방 댓글 참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4-03-22 13:07   좋아요 1 | URL
두분이 벌써 술마셨어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4-03-22 11: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 정윤수 장난 아니죠? ㅋㅋㅋㅋㅋ 아 진짜 너무 좋아요. 근데 정윤수는 김혜리 기자와의 합이 최고입니다!! 저 정윤수 책 저거 사야겠네요. 저도 우주점 노려봐야겠어요. 물론 정윤수 두 권 사두고 두 권 다 읽지도 않은 저이지만... 한 권 더 늘려서 안읽으면 그래봤자 세 권이니까, 뭐. ㅎㅎㅎㅎㅎ

2. 저는 이 세상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는데요 ㅋㅋㅋ 저는 보쓰의 딸과도 같이 술마시고 그러는데 회사 동료가 기절초풍 하더라고요? ㅋㅋㅋㅋ진짜 신기한 사람이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세상 모두와 친구할 수 있습니다. 위 아 더 월드 ~ 샤라라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의사든 물리치료사든 그게 누구든 다 데려와라, 다 대화터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상대 봐가면서 합니다. 요가쌤 극내향형 같아서 말걸지 않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잠자냥 님의 이 페이퍼 보니까 <우주의 알> 사고싶은데, 책의 표지도 제목도 너무 내 타입 아니라서... 진짜 잠자냥 님 서재에서 본 거 아니라면 쳐다도 안봤을 것 같아요. 흐음. 사볼까요? 아직 이번주에 책 한 권도 안질렀지롱. 근데 만약 오늘 지른다면 땡투가 다 잠자냥 님이닷 ㅋㅋㅋㅋㅋ

4. 근데 은오 님 진짜 이미지 잘 만든다. 나는 저런거 할 줄 모르는데!!

잠자냥 2024-03-22 12:09   좋아요 1 | URL
1, 게스트 나온 사람 중에 의외로 남자 게스트들이 더 좋더라고요? 조현철 감독하고, 이번에 정윤수 이분 진짜 발견입니다. 제가 쌤 매거진 들으면서 빵 터지는 일 없는데(주로 길 걷거나 전철에서 듣기 때문에) 이분 땜에 진짜 빵빵 터지는데 ㅋㅋㅋ 아 근데 너무 똑똑하고 말 잘하고 아니 그리고 소설을 어쩜 그렇게 다 기억을 잘해요? 축구 끊은 지 오래인데(그래도 정윤수가 말하는 선수들은 다 알아들음 ㅋㅋㅋ), 축구마저 다시 보고 싶어지게 만들더라고요. 이 책 우주점에서는 구하기 쉽더라고요.

2. 보쓰의 딸... 사실 그거 나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극내향형이긴 하지만... 다락방 님은 서로 거의 9년째 알고 만나는 거라 이젠 괜찮을 거 같아요.
근데 잘 모르는 사이에 다락방 님이 말 걸면.. 약간.... 에에엥? 이 여자가 왜 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다 제가 또 사회적 가면 쓰고 잘 대화해줄지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우주 알> 기다려 봐봐.. 내가 먼저 읽고 리뷰 써줄게 그때 사!!!!!!!!!!

4. 은바오 진짜 저 이미지 보고 깜놀.. 물론 돌아다니는 푸바오 짤 구해와서 책 이미지 합성한 거 같기는 한데..ㅋㅋㅋㅋㅋ
아무튼 삼행시도 잘 써. 잠자냥 100자평 패러디도 잘해... 이미지 합성도 잘해.. 눕기도 잘해... ㅋㅋㅋㅋㅋㅋ 못하는 게 없는 곰탱이.

망고 2024-03-22 12:18   좋아요 1 | URL
보쓰의 딸이랑 어떻게 친해져요? 정말 이해할 수가...ㅋㅋㅋ저는 예전에 보쓰의 딸과 동창이었는데 전혀 내색 안 하고 우연히라도 마주치면 숨어다녔어요ㅋㅋㅋㅋㅋ다락방님 친화력은 진짜 존경스럽읍니다

잠자냥 2024-03-22 12:29   좋아요 1 | URL
망고는 가서 보스 딸한테 부비부비 가르르릉 purr...purr...purr.... 그럼 친해짐 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3-22 12:35   좋아요 1 | URL
사실 망고도 낯가림 심해서 낯선사람한테 부비부비 못했어요ㅋㅋㅋㅋ

잠자냥 2024-03-22 12:40   좋아요 2 | URL
고양이가 사실 낯선 사람한테 부비부비하는 거 드물긴 하죠....
근데 다락방 고양이로 태어나면 장난아닐 거 같긴 하네요??! ㅋㅋㅋㅋ
저희 집 주변에 길고양이 있는데 젊은 여자 사람만 나타나면 장난 아니게 들이대면서 먹을 거 달라고 졸라대거든요? ㅋㅋㅋㅋ 다락방이 그 고양이 같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22 17:34   좋아요 1 | URL
아니 여러분, 제가 낯선 사람한테 부비부비는 안해요. 걍 말만 거는거지. 저는 저한테 부비부비하는 것도 싫어해요. 그렇게 막 친근하진 않아 ㅋㅋ 친절할 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차가운 도시여자라구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4-03-22 1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탑에 쌓인 책의 종류가 다양해 읽고 싶은 욕구가 더 생기네요.
제가 한 때, 몸 전체를 돌아가며 물리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데 병원 침대에 눕는 순간 휴식 같은 꿀잠에 빠졌더랬어요.
그때 자꾸 말 시키는 물리치료사가 그렇게 밉더라고요.

은바오의 속셈~~
잠자냥에게 용돈 아껴가며 자꾸 책 보내다가 결국 미안해 한 잠자냥이 밥 사준다고 만나자고 할 기회를 엿봄!

저의 남편은 20살이 넘은 딸에게 아직도 애기라고 불러요.
아마 할머니 되어도 그렇게 불려질 듯요^^

잠자냥 2024-03-23 22:30   좋아요 2 | URL
앞으로 여러분들이 다양하게 읽고 싶어지도록 더 자극하겠습니다! ㅋㅋㅋㅋ
몸전체를 물리치료!? 많이 아프신 적 있었나 봅니다. 이젠 다 나으셨죠? 저도 허리때문에 물리치료받을 때는 누워있으면 따뜻해서 그런 지 잠이 잘 오더라고요? 근데 진짜 그때 말 걸면 싫을 거 같아요;; 잠 좀 자자!!ㅋㅋㅋ

ㅋㅋㅋ 은바오 속셈! 진짜 그럴듯하네요?!!ㅋㅋㅋㅋㅋ

맞습니다. 한 번 아가는 영원한 아가! ㅋㅋㅋ
페넬로페 님이 반려인분한테 애기 아닌가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3-22 15: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은바오 곰탱이 너무 귀엽군요!! 이런건 받아줘야죠!! ㅋㅋㅋㅋ 공부하느라 바쁜데 몸소 배달을 ㅋㅋㅋㅋㅋ
아니 잠자냥님을 겸허하게 만드는 장윤수님이 뉘십니까? 기억해두어야 겠군요.
막내냥이 미모는 오늘도 샤라랑💕💕💕

잠자냥 2024-03-22 15:25   좋아요 2 | URL
몸소 배달 ㅋㅋㅋㅋㅋ 몸소 배달하고 바로 그날 떡실신 ㅋㅋㅋ🤣
아 정윤수입니다… ㅋㅋㅋㅋㅋㅋ 그 방송을 들어보시면 끄덕끄떡 인정하실 듯!? 경향신문에 10년 동안 칼럼 쓰신 성공회대 교수…. 다락방 증언에 따르면 김혜리 기자 팟캐에서 그렇게 재미나게 이야기를 하신다고 하네요?!

다락방 2024-03-22 17:33   좋아요 1 | URL
정윤수 이미 제가 진작에 반한 분입니다. 저는 클래식을 전혀 모르는데 그 분의 클래식 이야기를 취한듯이 듣게 돼요. 김혜리 기자 팟빵은 그 분 때문에 정기구독 입니다. 다른 코너 안듣는다능 ㅋㅋㅋㅋㅋ 아 그런데 클래식 고전음악방은 끝났어요 ㅠㅠ 이제 안나오시더라고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윤수를 돌려달라!!

독서괭 2024-03-22 18:36   좋아요 0 | URL
아 전에 다락방님이 그 방송 좋다고 하셨던 거 기억나요. 그분이 이분이었군요!!

단발머리 2024-03-23 1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관심 가는 책 ‘읽고 싶어요‘로 담아갑니다. 담아만 가서는 안되는데 일단 담아둡니다.
영원한 막내의 미모가 갈수록 번창(?)하네요. 책 들고 문 앞에 서 있는 은바오랑 경쟁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기는 편 우리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3-23 21:03   좋아요 1 | URL
담아두신 거 봤습니다~!!
월급 타시면 꼭 사세요!! ㅋㅋㅋㅋㅋ
저희 막내 번창하는 미모만큼 ㅋㅋㅋㅋ 단발머리 님 새로 시작하시는 일도 번창하시길~!!

은오 2024-03-23 2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새로운 미용실 갈때마다 디자이너 언니랑 n년지기마냥 입터는 은바오한테는 과묵한 잠자냥님 너무 매력적 ㅋㅋㅋㅋㅋ
야망계급론에 보보스 나와요!! 역시...모든걸 아는 잠자냥님... 머싯어...
뇌의 흑역사랑 감정화하는 사회는 좀 재밋어보입니다 잠자냥님이 먼저 읽어주십시오~!!
고통없는사회는 ㅋㅋㅋㅋ 전 자발적으로 잠자냥님을 사랑하면서 고통을 느끼고 있으니 해당x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3-23 22:35   좋아요 1 | URL
진짜 곰탱이 친화력에선 다락방2세….
전 미용실 선택 기준 말 안 거는 헤어디자이너입니다~!! ㅋㅋㅋㅋㅋㅋ 말 많이 거는 미용실은 바로 아웃 ㅋㅋㅋㅋㅋ
자발적으로 고통 선택하고 쾌감 느끼는 은바오 뇌도 지금 흑역사 쓰고 있는 거 아닌지….😹😹😹

은오 2024-03-23 22:58   좋아요 1 | URL
친화력만이라도 다락방님2세~!! 영광 ㅋㅋㅋㅋ
아 저같아도 손님이 왔는데 그 손님이 잠자냥님이라면 말 걸고 싶을텐데... 잠자냥님한테 말 못거는 건 고문이다!!😭

흑역사라니요?! 애틋한 사랑의 역사를 쓰고 있읍니다.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4-03-25 1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문하고 알라딘 알림 받고 다시 주문하고...^^
그러는거 아니었나요?
저는 자제하면 그담엔 매일 주문하고 있다는!
한병철 잊을만하면 한권씩 출간 소식 오고, 그때마다 구입하는데,,, 얇아도 쉽지 않다는...!
그런데 이 이미지 뭘까 정말 궁금해요!

잠자냥 2024-03-25 14:25   좋아요 1 | URL
우리 같은 책쟁이들의 심리를 너무나 잘 알아서 야금야금 이벤트 적립금 주고,
야금야금 곧 소멸된다고 알림(빙자) 협박! ㅋㅋㅋ 거기에 번번이 넘어가는 알라딘 책쟁이들...ㅋㅋㅋㅋㅋㅋㅋㅋ
 

<수치심은 혁명적인 감정이다>를 읽을 때 자연스레 떠오른 책이 한 권 있다. 지난해 읽은 <수치-방대하지만 단일하지 않은 성폭력의 역사 Disgrace: Global Reflections on Sexual Violence>(디플롯, 2023)이다. <수치>는 부제가 설명하듯이 인류가 저질러온 온갖 강간의 역사를 훑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수치Disgrace’란 누구의 수치인가? 물론 책을 읽기 전부터 제목의 <수치>는 이토록 유구한 역사 내내 강간을 저질러 온, 저지르고 있는, 그리고 저지를 인류의 민낯을 지적한다는 것을 알 수는 있다. 그런데 모두가, 모든 인간이 그렇게 생각할까? 개중 누군가는 강간당한 피해자의 ‘수치’부터 떠올릴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뇌가 그렇게 작동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수치>에는 강간 피해자가 더 수치심을 느끼는 사례가 여럿 등장한다. 가문의 수치가 되어 명예살인을 당하는 여성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꼭 이렇게 다른 나라의 사례를 가져올 필요도 없다. 이 땅에서도 강간은 피해자의 수치로 환원된다. 그럴 만한 행동을 했기에 강간당했고, 피해자인데도 ‘수치스럽게’ 살아남았기에 더 수치스러운 존재가 된다. 사회에서도 피해자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그렇게 작동한다. 남성지배(사회)에 길들여진 남성들만 강간 피해자를 그런 존재로 내모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지정 성별이 여성이면서도 여성 피해자를 수치스러운 존재로 낙인찍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이성을 지닌 인간이라면 한번 생각해보자. 성폭력 피해자가 수치스러워해야 할 일인가 아니면 가해자가 수치스러워해야 할 일인가? 단순하게 생각하면 성폭력을 포함한 모든 범죄에서 가해자가 수치스러워 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데 왜 실제 사회에서는 그것이 그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일까. 피해자의 수치스러움을 강요하고, 그것이 내면화되기 때문에 강간은 은폐되고 <수치>에서 보듯이 결코 뿌리 뽑히지 않는-뽑을 수 없는 만국공통의 범죄가 되고 만다.

<수치심은 혁명적인 감정이다>는 이렇게 ‘피해자의 수치심’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여겨지는 수치심의 뿌리를 찾아 나선다. 수치심은 부정적 감정이다. 결코 긍정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수치심과 가까운 감정이라고 할 수 있는 부끄러움이나 그와 비슷한 자괴감, 창피함, 모욕, 망신, 치욕 등도 모두 그렇다. 하나같이 빨리 털어버리거나 극복해야 할 감정으로 취급된다. 대부분은 가해자, 또는 힘 있는 자들의 감정이기보다는 피해자나 약자의 감정에 속한다. 그렇지만 여기서 또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다. 비단 성폭력 피해자뿐만이 아니다. 부자라는 이들이 가난한 이를 멸시하며 손가락질 할 때 가난한 사람이 수치를 느끼는 것이 온당한가? 그런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인가? 덜 가진 사람을 향해 아무렇지 않게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 수치를 느껴야 함이 옳지 않은가? 노동자는? 장애인은? 성소수자는? 사회에서 곧잘 혐오의 대상이 되기 쉬운 사람이 수치를 느껴야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혐오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 수치를 느껴야하는 것이 옳은가? 저마다 자기 과시에 안달이 난 사회에서 염치를 알고 그 과시를 숨길 줄 아는 사람의 수치가 과연 부끄러운 감정일까?

프레데리크 그로는 수치심이 사회적 멸시를 내면화한 결과임을 지적한다. 부자의 교만함과 무례한 오만, 혐오를 담은 비웃음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이런 말을 남긴다. “내가 형편없는 건 사실이야. 사람들이 나를 배려하지 않는 건 당연해.”(<수치심은 혁명적인 감정이다>, 62쪽) 타인의 멸시가 자기멸시로 바뀐 것이다. 자식들 앞에서 멸시당하는 계층에 속한다고 느끼고, 상사의 모욕을 견뎌야 하는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 내면화되어 그래도 마땅한 감정(존재)처럼 인식하는 것이다. 이 수치심에서 비롯된 대표적인 세 가지 태도에는 ‘멸시’와 ‘분노’, ‘극복할 수 없는 혐오’가 있다. 한마디로 ‘비참하고 비열하고 불결해지거나 그렇다고 느끼는 것, 그런 감정이 바로 수치심이다.’(88쪽)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수치심은 이렇게만 작동하지 않는다. 패륜이거나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우리는 종종 수치도 모르는 자라거나 부끄러운 줄 알라거나, 창피한 줄 알라고 손가락질을 한다. 이럴 때 수치는 사회적이면서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 이때의 수치는 인간으로서 지녀 마땅한 하나의 윤리이다.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알고 있는 수치심의 긍정적인 면모이다. 실제로 수치심은 여러 면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수치심이 “정지시키고 한계 짓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그로가 지적하듯이 파렴치한 행동은 조심성의 부재에서 시작되기 마련이다. 디지털 시대에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자신을 과시한다. 학위들, 인성, 성공, 사생활, 몸을 과시한다. 그러나 이때 수치심이 문득 고개를 들면 일단 정지, 이 선을 넘으면 안 될 것 같은데 하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feat. 눈물셀카 보내놓고 수치스러워하는 은바오). 또한 인간은 “수치심 때문에 악을 행하는 걸, 불의를 저지르는 걸 멈출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아이도스(Aidos)라는 개념을 중심에 둔 그리스 윤리의 비밀(153쪽)이다.

저자는 말한다. “도덕적 추락이란 자기 자신을 과신하는 것”이라고. “이 자만은 한계 없는 그늘의 세계를 연다. 허영심, 착각, 말과 행동 사이의, 원칙과 행동 사이의 괴리” 등. 그러나 “수치심은 행동하겠다고 떠벌리기보다는 행동하게 만든다. 수치심은 실제로 공정하고 공손하고 진지해지게 한다. 우리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게 하려고 지치도록 애쓰기보다는.”(158쪽). 나는 그로의 수치심에 대한 이 정의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수치심보다 더 내밀한 감정은 없다. 그리고 그 내밀함은 “타인들의 존재가 종횡무진 누비며 흔적을 남긴 내밀함”(67쪽)일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 사르트르가 말했듯이 인간은 대중 앞에서만 수치심을 느낄 줄 아는 존재일까? 그로가 사르트르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듯이 나 또한 그렇다. 수치심은 자기 내면 안에서 스스로 작동하는 눈이다. 보이지 않는 자기 감시의 눈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식은 “나를 깨어 있는 존재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것은 “도덕적 의식”이며 칸트가 말했듯이 이 눈은 “나를 관찰하고, 나를 위협하고, 나를 제압하는 판관”과(70~71쪽) 같다. 또 플라톤이 말했듯이 수치심은 “함께 살아가기를 가능하게 만들고, 지혜를 요악하고, 용기를” 줄 수도 있다(160쪽). 때문에 인간이라면 자가 정서로서의 아이도스를 갖출 필요가 있다. 즉 “나는 나 자신과 윤리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정기적 훈련으로 내 안에 그것을 기르고, 반복된 정신적 경험으로 양분”(166쪽)을 댈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는 마땅히 수치를 알아야 할 자들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이다. 부자들은 염치가 없고 어느 곳에서나 약자를 향한 혐오와 조롱이 판을 친다. 그리고 그런 자들일수록 혐오할 권리를 당당히 외친다. 권력과 부의 분배체계, 학교나 법원 같은 공공기관, 때로는 심지어 “지배자”의 거만한 눈길을 옹호하는 가상의 “학문”(인종, 성, 계층 간의 불평등에 대한 학문)이 부추기는 열등의식 조작(200쪽) 등으로 약자들이 도리어 수치심을 내면화하고 그것을 떨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것은 수치가 ‘개인적 특성이라기보다는 역사적 시기, 지리적 장소, 무수히 많은 권력의 제도적 체제에 깊이 뿌리박힌 사회적 감정’이기에 ‘젠더와 인종, 민족성, 종교, 성적 지향, 연령, 세대를 포함하여 다양한 교차적 자아들을 통해 굴절된’, 그리하여 수치는 ‘성차별주의와 인종주의, 식민주의, 경제적 불평등을 포함하여 지배의 관계들을 통해 심어지기 때문에 불균등하게 분배된’ 것이라는, ‘그래서 사회적으로 소수화된 집단 속에서는 유독 강한 감정’(<수치>, 64~65쪽)으로 자리 잡는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그렇다면 약자들은 이렇게 수치를 내면화한 채 씁쓸함을 껴안고 침묵하고 살아야 하는가? 프레데리크 그로는 수치심에는 앞서 말했듯이 분노의 감정도 수반됨을 잊지 않는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수치심의 뿌리를 ‘투모스thumos(심장, 마음)’에 두었는데, 이것은 감정적인 방식이라기보다는 역동적인 방식으로 뜨거운 열정,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에너지, 실존의 연료이다. 투모스에 뿌리를 둔 수치심은 그리스인들에게는 분노의 자매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때의 분노는 “우리를 향한 또는 우리 가족을 향한 공개적 멸시, 부당한 멸시를 마주하고 공개적 복수를 바라는 비통한 욕구.”(241쪽)이기도 하다. 이것은 이 책에서 저자가 인용한 프리모 레비의 “인간으로서의 수치심”이자 “세상을 향한 수치심”이다. 또한 이것은 더 나아가 세상의 권력을 지닌 “지배자”들의 명령에 불복종할 힘이기도 하다. “수치심을 가쳐야 할 건 우리가 아니라 바로 너희들!”이라는 분노 말이다. 그리고 또한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 다섯 명 중 한 명이 성적 학대를 겪는다는 사실이 수치”라는, “다른 젠더와 섹슈얼리티, 인종, 민족, 계급, 카스트, 종교, 나이, 세대, 신체 유형,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성적 위해를 별것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수치”라는 “성적 피해를 당했다고 알리는 사람들을 믿어주지 않기 일쑤인 법 집행자들이 수치”라는, “권력을 휘둘러 성적 피해를 입히는 권력자들이 수치”(<수치>, 23~24쪽)라는 외침이기도 하다. 부정적이고 수동적인 감정으로만 생각했던 수치심의 혁명적인 면모를 이 책은 뜨겁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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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3-05 17: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책에 대한 리뷰가 자주 보여~~
아직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수치나 수치심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겪은 수치심을 글로 쓴다면 양이 많을거예요.
그저 그러려니 하면서 살아가서 그렇지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가 엄청나요^^
꼭 성적인 것을 떠나서도요.

잠자냥 2024-03-05 17:43   좋아요 2 | URL
두 권 다 강추입니다~!! 물론 두 권 모두 강간 관련 부분 읽다 보면 심적으로 매우 힘들어지긴 합니다…. -.-

독서괭 2024-03-05 18: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이 책 리뷰 쓰실 줄 알았어요!! 책에 매우 공감하고 또 수치를 모르는 자들에게 분노하는 잠자냥님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수치를 알자 인간들이여… 눈물셀카 보낸 은바오 빼고…

잠자냥 2024-03-05 22:34   좋아요 3 | URL
아니 회장님 제 마음 염탐하시나요?🤣🤣 아무튼 은바오에게 그만 수치스러워하라고 전해줄게요. ㅋㅋㅋㅋ

건수하 2024-03-05 18: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수치심은 행동하겠다고 떠벌리기보다는 행동하게 만든다.˝

그래서 제가 3월 계획을 쓰지 않았습니다. 행동할 지는 모르지만 떠벌리지 않으려고 ...

잠자냥 2024-03-05 22:32   좋아요 3 | URL
아니 그걸 또 그렇게 핑계거리로 삼나요?! 건수하 님은 수치를 조금 없앱시다~!!

건수하 2024-03-06 10:17   좋아요 1 | URL
ㅋㅋㅋ

망고 2024-03-05 19: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은바오님 당당해집시다 눈물셀카는 수치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잠자냥 2024-03-05 20:21   좋아요 3 | URL
수치스럽다면서 내가 이쁘다고 했다고 자꾸 계속 보여주는데 어떡하죠?!🙄

망고 2024-03-05 20:37   좋아요 3 | URL
지속적으로...눈물셀카를요?.....그...그건 좀....쉴드 불가인데....🤣

잠자냥 2024-03-05 21:11   좋아요 2 | URL
아니 그건 아니고 전에 찍은 그걸 자꾸 보여줍니다~!! 🤣🤣🤣

망고 2024-03-05 21:14   좋아요 2 | URL
그건 좀 귀여운데요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3-05 22:31   좋아요 2 | URL
막 자꾸 저장하라고 강요해요….🙄

은오 2024-03-06 20:50   좋아요 1 | URL
은바오가 또 보여줘서 본 횟수 vs 잠자냥님이 보고싶어서 혼자 다시 본 횟수

잠자냥 2024-03-06 21:16   좋아요 0 | URL
28 vs 2

은오 2024-03-06 21:28   좋아요 0 | URL
엥? 잠자냥님 코가 길어졌읍니다~!!
5대10 예상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3-06 21:37   좋아요 2 | URL
나 코 없어😺 이거 봐

은오 2024-03-07 22:17   좋아요 1 | URL
귀여운 잠자냥님....

은오 2024-03-06 2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잠자냥님의 글을 읽고 성장한 은바오

은오 2024-03-06 20:54   좋아요 1 | URL
1년전의 저를 되돌아보니....아 수치ㅠ 완전 진심입니다~!! 잠자냥님을 만나 성장했다!

잠자냥 2024-03-07 08:58   좋아요 1 | URL
뭘 성장해 종일 뒹굴대면서~!! 🤣🤣
아 목소리는 2주 전보다 성장했읍니다~!!

은오 2024-03-06 21:29   좋아요 1 | URL
오늘도 성장한 목소리였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헐 진짜 성장했나...

잠자냥 2024-03-06 21:36   좋아요 1 | URL
ㅇㅇ 지금도 성장기 어린이🐼

다락방 2024-03-07 09: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아침 출근길에 <인셀 테러> 읽으면서 왔는데요, 거기에는 페미니스트 여성드에게 협박 디엠이나 메일, 트윗을 보내는 남자들이 계속 등장하거든요. ‘나는 오늘 너를 강간할거야‘ 이런 거 써서요. 그거 보면서 생각했어요. 자신이 저런 말을 했다는 사실, 저런 글을 썼다는 사실을 도대체 부끄러워서 어떻게 견디는거지? 하고 말이지요. 그러나 부끄러움을 ‘알았다면‘, 수치를 알았다면 그럴 말을 내뱉지도 그런 글을 쓰지도 않았겠지요. 저는 지금 당장 그들이 주변의 다른 남자들과 함께 있는 분위기에 휩쓸려 강간 협박을 한다고 해도, 그렇게 말한 자신이 일년뒤에도 십년뒤에도 자신이라는 사실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그들이 반드시 알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은 안하겠죠. 십년 뒤에도, 이십년 뒤에도 후회하지 않을까요? 그때도 여전히 그냥 그렇게 살고 있을까요? 수치를 모르는 채로?

잠자냥 2024-03-07 10:51   좋아요 2 | URL
왜 그러고 산답니까? 나원참... 에휴. 수치를 알았다면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표 떨어지면 여성혐오팔이 시작하는 이준석이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4-03-13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오지심이 생각납니다.
이 책 장바구니로!
읽을 책 많지만 제목이 앞 순서에 놓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