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재에서는 누가 어떤 책을 샀는지 구경하는 거 꽤 흥미롭다. 다른 사람이 산 책 구경하는 거, 왜 이렇게 재미있을까? 그래서 나도 최근 구매한 책을 올려본다. 6월 30일부터 7월 9일 사이에 나에게 다정하게 온 책들(나도 이런 포스팅 한 번 해보고 싶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합본 특별판)
7월 2일 도착. 예약 구매했다. 하루키 작품을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 작품은 소싯적(대학 때)에 읽고 반했다. 대학 때 이거 안 읽으면 대화에 낄 수 없었다능(라떼는 말이야....). 암튼 <마의 산> 에로버전인 <상실의 시대>보다 이 작품이 훨씬 좋다. 이렇게 말하지만 지금 이 책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실은 친필 사인본 노리고 샀는데(하루키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사인본은 노림;;) 결과는 꽝. 그런데 민음사에서 이 책으로 리뷰 이벤트를 열어서 ‘친필 사인본’ 준다고 한다! 리뷰 대회 도전해야지. 몇 십 년 만에 다시 읽어보겠구나.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예피판의 갑문>
예전부터 사고 싶었던, 나의 최애 러시아 작가 중 한 사람인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장바구니에는 늘 담겨 있었는데, 당일 배송 책이 아니라 늘 주문을 미루곤 했다. 그러다가 하루키 책을 7월 2일에나 받을 수 있으니 같이 주문하자! 해서 드디어 구매. 알라딘 직배송 중고나 이 광활한 우주점에 나오는 게 없을까 좀 오래 기다렸는데, 전혀 볼 수 없더라. 거의 읽히지 않는 나의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여, 하지만 내겐 너무 소중한 그대. 플라토노프가 예술적 재능을 가장 화려하게 꽃피웠던 장르는 중단편이었고, 이 책에는 플라토노프 문학의 ‘본령’을 보여주는 작품 일곱 편을 엄선했다고 하니 더욱 기대.   

   

빅토리아 토카레바, <눈사태>
그렇다. ‘빅토리아 토카레바’다! 상반기에 발견한 현대 러시아 최애 작가 중 하나. <티끌 같은 나>를 읽고 반해서 토카레바 작품을 더 찾아보니 <눈사태>와 <빅토리아 토카레바 단편집> 두 권 나온다. 모두 지만지에서 나왔다. 사실 지만지 책, 부피에 비해 너무 비싸다. 그래서 난 지만지 책은 주로 도서관에 신청해서 읽는데, 요즘 도서관은 코로나 때문에 계속 휴관. 몇 달 전에 지만지에서 나온 세르게이 도블라토프 <수용소>를 희망도서로 신청했는데, 도서관에 들어왔어도 여전히 받으러 갈 수가 없다. 워킹스루 시간에 도저히 맞출 수가 없다!! 암튼  그래서 망설이다가 그냥 샀다. 주인공 이고리가 휴양소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과 불륜을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라니, 어떤 면에서는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 떠오르기도 한다. 지만지가 책 값 비싼 거 자기들도 좀 민망했는지 겉표지는 예전보다 조금 두껍게 만들었더라.

[eBook] 빅토리아 토카레바, <토카레바 단편집>
이것도 토카레바 책이다. 단편 모음. 종이책으로 사려다가, 전자책이 조금 더 저렴하기에 전자책으로 구매. 어차피 종이책을 사서 되팔아도 판매 가격은 낮게 책정될 게 틀림없거나, 매입하지 않을 책으로 보인다. 이럴 때는 그냥 전자책으로 사는 게 낫다. '거짓 없는 하루', '없었던 것에 대해', '안톤, 부츠를 신어!', '나 대신' 등 단편 4개 수록.


레이철 쿠시너, <마스 룸>
다락방 님에게 기프티북 보내느라 구매. 그래서 지금 내 수중엔 없다. 이 책 사면 팝콘도 함께 주는데, 다락방 님이 팝콘 씹으면서 즐겁게(?) 아니 무겁게 이 책을 읽으셨다고 한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읽고 싶었는데, 그 이유는 자신을 스토킹한 남자를 쳐 죽이고(와! 시원하다) 감옥에 가는 여성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뭔가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왠지 감옥 안 스토리는 미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과 좀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다락방 님의 리뷰를 읽어 보면 그렇지는 않은 거 같다. 이 책은 나를 위해 또 한 번 사 읽을 예정.
   

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
출간일이 6월 8일이다. 거의 한 달을 고민했다. 이 책이 너에게 과연 필요한 것이냐? 너는 여기 실린 작품을 거의 읽지 않았느냐? 이 책을 사는 것은 합당하냐? 묻고 또 물었다. 그러다가 결국 2권이나 샀다....(현대문학 님아, 나 상주세효) 한 권은 나를 위해, 한 권은 카프카를 사랑하는 친구에게 기프티북으로 보냈다. 그러고 나서 나는 100자평을 이렇게 썼다. “이것은 거의 소장용 아닌가! 여기저기 흩어져서 읽었던 카프카 작품이 많았는데 이 책은 그걸 다 한데 모았다. 머리맡에 두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좋고, 그냥 두고 보기만 해도 뿌듯하다.” 그렇다. 말 그대로 두고 보기만 하고 있다. 그런데 아주 뿌듯하다.
   

미셸 투르니에, <뒷모습>
미셸 투르니에 글에, 김화영의 번역, 부바의 사진이다. 이보다 더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삼박자가 있는가! 게다가 ‘앞모습’도 ‘옆모습’도 아닌, ‘뒷모습’에 대한 글과 사진이라니. 이, 얼마나 매혹적인가. 사실 첫 출간은 아니고, 20여 년 만의 개정판이다. 책 받아들고 휘리릭 넘기면서 보았는데 사진과 글이 정말 아름답다. 사실 굿즈로 주는 피너츠 마스킹테이프 받으려고 샀다는 후문은 안 비밀.....

아니 에르노, <빈 옷장>
아니 에르노의 신간이 작년부터 쏟아지고 있다. 읽는 속도가 내는 속도 못 따라갈 정도. 그럼에도 아니 에르노의 첫 작품인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지. 이 책에서는 또 얼마나 날것 그대로 자신을 해부하고 있을까. 당장 읽고 싶으나, 요즘 읽는 책이 있어서 2순위로 밀렸다. 참, 사고 나서 보니 요즘 알라딘에서 ‘제1회 100자평 백일장’하더라고요? 1등하면 무려 적립금이 15만원이랍니다. 웬만한 리뷰대회보다 실속 있지유?? 그 대상 책에 이 <빈 옷장>도 포합됩니다. 아니 에르노 즐겨 읽는 이들은 이 책 읽고 도전해보시라는.
   


서머싯 몸, <어셴든, 영국 정보부 요원>
서머싯 몸의 스파이 소설. 몸 그 자신의 스파이 활동이 얼마나 녹아들어 있을지 흥미진진 기대 만빵. 별것 아닌 것도 아주 흥미진진하게 썰 풀어나가는 데 기막힌 재주를 가진 서머싯 몸이니까, 이건 또 얼마나 재미나게 썼을까. 여름을 대비한 장르 소설로 한 권 구매. 이웃 폴스타프 님은 이 책이 아닌 다른 출판사 버전으로 예전에 읽으시고는 아주 썩 재미난 책은 아니라고 하셨으나, 썩어도 준치라고, 그래도 서머싯 몸이라고.
   


마리아나 엔리케스,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
요즘 읽은 책. 이거 좀 대박이다. 공포&호러&환상이 겹친 단편들로 이루어졌는데, 작가가 아르헨티나에서 1973년에 태어난 여성이다. 이 말인즉, 현대 아르헨티아의 참혹한(진짜 이 책에 실린 단편 읽다 보면 참혹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실상을 여성의 눈으로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는 것. 물론 공포와 환상의 외피를 입은 채. 아르헨티나 정말 이렇게 살기 어려운가 싶어져서 현실이 더 공포스러워진다. ‘아델라의 집’ 읽고 쭈뼛쭈뼛. ‘파블리토가 못을 박았다 : 페티소 오레후도를 떠올리며’ 읽고는 작품에 나오는 연쇄살인범이 실존 인물인가 싶어서 구글 검색 들어갔다능. 강력 추천한다.

알라딘 직배송 중고


조라 닐 허스턴,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출간 년도가 좀 오래된 책은 중고를 종종 노린다. 신간은 빨리 읽고 되팔면 50% 가까이 받을 수 있는데, 구간은 그게 아니라서. 게다가 이런 책은 잘 팔리지도 않아.... 암튼 알라딘 직배송 중고로 운 좋게 구매. 책 상태는 참 솔직하게도 ‘중’이더라.ㅋㅋ 조라 닐 허스턴은 최근 읽은 <그녀들의 이야기>에서 단편 ‘땀’이 아주 강렬했던 터라 더 읽어 보기로 결정. 문예출판사 세계문학시리즈에도 같은 제목으로 출간되어 있는데(전자책 ‘대여’로도 볼 수 있음), 내가 대산세계문학을 좋아하는 터라 이 책으로 구매. 
   

한설야, <과도기 - 한설야 단편선>
문지 한국문학전집도 중고로 구입하기 좋다. 이 광활한 우주점은 말할 것도 없고 알라딘 중고 직배송으로도 심심찮게 나온다. 아마 중고딩들이 입시용으로 사 읽고 빨리 되파는 게 아닐까. 외국 번역작 읽다 보면 종종 한국문학(특히 1920~60년대)을 읽고 싶어지는데, 그런 때를 위해 구입. 한설야는 카프 계열 작가로서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을 추구했다.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속한 인간의 주체성에 초점을 맞추어 쓴 단편들 수록.


이 광활한 우주_강남점
이 광활한 우주는 한 지점에서 2만 원 이상 구매해야지 배송비 무료라서, 아래 책들을 한 번에 구매. 다들 내가 꼭 갖고 싶던 책이라, 완전 횡재한 기분으로 삼.

백신애, <혼명에서 - 백신애 중단편선>
이 책도 한설야 단편집 산 것과 마찬가지 이유로 구입. 특히 백신애, 강경애 등 근대 초기 여성 작가 글을 그 무렵 남성 작가 글에 비해 많이 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백신에 단편집을 사려고 벼르고 있었다. 그러던 터에 이 광활한 우주-강남점에 ‘최상’ 등급으로 올라와서 냉큼 구매. 백신애는 1929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신춘문예에 당선해 등단 1939년 31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소설 20여 편, 수필 30여 편을 남겼다. <인간문제> 강경애와 함께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오늘날 페미니즘 관점에서 다시 조명 받고 있다.

지넷 윈터슨, <예술과 거짓말>
거의 2년 동안 보관함에 담겨만 있던 책, 도서관에도 있어서 빌려 읽을까 했으나, ‘최상’ 중고로 나왔으니 어찌 구매하지 않으랴. 민음사 모던클래식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로 이름을 알린, 지넷 윈터슨의 이 책은 수잔 손택이 극찬했다고 해서 2년 전부터 눈독 들이고 있었다. 피카소가 여자라면? 사포의 작품이 파괴되지 않았다면? 헨델이 현대에 다시 태어난다면? 등등 거장의 이름을 주인공 삼아 성(性의) 전환을 소설 소재로 삼으면서 성별 차이에 엄청난 사회적, 법률적 함의가 담겨 있음을 고발하고 있다.


E. L. 코닉스버그, <클로디아의 비밀>
이 책 읽어보신 어른? 이거 정말 대박이다. 최근 우연히 이 작품을 읽게 됐는데 홀딱 반해서, 드디어 책을 사고야 말았어. 다 읽고 조카에게 줄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아니야, 아니야. 이건 내가 갖고 있어야지. 10대 소녀가 가출한다. 동기는? 아빠, 엄마가 남동생들(무려 세 명)과 자기를 차별한다고 생각해서. 근데 이 소녀, 남동생 중 부자인(그래봤자 구두쇠라서 용돈을 많이 모아놓은) 제이미를 콕 선택해서 같이 집을 나간다. 그런데 이 꼬마들이 어디로 가출할까요? 그곳은 바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두둥. 이 남매가 바로 이곳에서 일주일동안 생활하는 이야기인데(밤에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썼던 침대에서 잠. ㅋㅋ), 아주 흥미진진하고 유머러스하고 기발하다. 정말 걸작이다.

에두아르 르베, <자화상>
앞에 세 권만큼 갖고 싶던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호기심에 예전부터 읽어 보고는 싶었다. 프랑스의 천재 작가 ‘에두아르 르베’에 소설가 ‘정영문’의 번역이라니 조금 더 솔깃하다. 그런데다가 어떤 이의 100자평을 보니 ‘갓두아르 르베 >>>>>> 조르주 페렉’이라지 않는가? 그래, 정말 그런지 제가 곧 확인해보겠습니다요.




선물 받은 책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작품을 여태 한 권도 읽은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신 다락방 님이 기프티북으로 선물해 주신 책. 많은 사람들이 읽고 좋다고 평가한 것은 알고 있으나 왠지 손이 가지 않았다. <무엇이든 가능하다>, <내 이름은 루시 바턴>, <버지스 형제>, <에이미와 이저벨> 등등 이 작가 책 제목이 좀 내 취향이 아니었다(왠지 말랑말랑 대책 없이 희망만 말하는 그런 류의 소설로 느껴짐;), 국내 책표지도 그렇고. 그런데 절대 그렇지 않은 듯. 자, 이제 드디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세계로 진입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보니, 아주 예전에 <직업의 광채>라는 단편모음집에서 ‘약국’이라는 작품은 읽은 것 같다.... 그러나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음).


올랭프 드 구주,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

트위터에서 이벤트를 했다. 꿈꾼문고 ff시리즈에는 왜 책등에 회사 로고가 아닌 ‘ff시리즈’ 로고만 있는지 맞히는 이벤트. 응모했는데 덜커덕 당첨! 꿈꾼문고 페미니즘 총서 ff 시리즈의 책등에 출판사 로고를 넣지 않은 것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폭력적인 억압으로 작용하는 어떠한 정체성 규정도 거부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암튼 꿈꾼문고에서는 ‘창비우롱상자’와는 달리 원하는 책을 살포시 물어왔고, 나는 이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 중 <시몬 베유의 나의 투쟁>, <포도주병 공장 야유회>, <페멘 선언>, <곱세크>는 이미 읽은 터라 이 책을 골랐다. 올랭프 드 구주는 남성만을 인간으로 전제한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의 형식을 빌려 1791년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을 발표했다. 며칠 전 성범죄자 안희정 모친 빈소에 대통령 문재인을 비롯해, 전/현직 총리 및 집권 여당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조화를 보내고 조문을 갔다. 성범죄자와 함께 뜨거운 남성연대를 과시하면서 여성들을 무시하는 처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했다. 이 나라에서 여성은 여전히 시민이 아닌 것이다. 올랭프 드 구주의 이 선언은 지금 이 땅에서 읽고 또 널리 읽혀야 할 책이다.

김지은, <김지은입니다>
오랫동안 보관함에만 넣어두고 있었다. 누군가의 고통스러운 기억과 연대한다는 것은 또 다른 고통을 나 자신에게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사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선뜻 구매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성범죄자 안희정과 조폭들(이번 안희정 모친의 장례식장에 조화를 보내고 조문 간 정치인들을 보노라면 오야붕 찾아간 조폭무리가 떠오른다. 그렇지 않은가?)을 지켜보자니 진작 이 책을 사지 않은 걸 후회했다. 그런 중에 <김지은입니다> 이 책은 여성들의 연대로 최근 다시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는 등 역주행을 하고 있다. 이 책을 나눔하겠다는 트윗을 봤고 더 많은 이들이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 트윗을 리트윗했다. 그런데 고맙게도 생면부지의 이가 내게도 이 한 권의 책을 보내준다고 한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내가 또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더 분노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읽고 더 널리 알릴 것이다.

그 밖에 구매


<Elliott Smith - New Moon>
벌써 3번째 구매. 알라딘 이웃 케이 님이 ‘똑같은 앨범을 3번이나 구매하신건가요? 아니면 이 앨범이 계속 새로운 버전으로 나오고 있는 걸까요?’ 물으셨기에 댓글로 밝혔지만, 이 앨범을 3번째로 구매한 데에는 아픈(?) 사연이 있다. 10여 년 전 이 앨범이 처음 나왔을 때 망설임 없이 구매해서 잘 듣고 있었는데, 친구가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줌. 그 무렵 친구 생일이라 뭘 돌려받는가, 그냥 생일 선물로 주자 싶어서 친구에게 넘김. 그 후 다시 이 음반을 구매(2번째). 그 시절 나는 엘리엇 스미스 앨범은 모두 갖고 있었다. 근데 그 무렵 회사도 그만두고 오래 백수로 지내던 나는 마땅히 돈에 쪼들린다. 그즈음 헤어지게 된 사람이 엘리엇 스미스 앨범을 몽땅 자기한테 처분하지 않겠느냐고 제안. 나는 단돈 10만원에 엘리엇 스미스 앨범을 모두 넘겼다(지금 생각해보면 아깝다; 대부분 수입반에 이제는 구하기 어려운 싱글 앨범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때는 언젠가 다시 사 모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 일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더라. 일단 헤어진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엘리엇 스미스 앨범을 한동안 듣지 않았고(내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바람에 헤어진 거라, 노래를 들으면서 슬퍼지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암튼 그 사람과 얽힌 음악을 듣는 게 싫어서 안 들었음), 시디는 없어도 음원은 아이튠에 고스란히 있으니 음반을 산다는 게 생각처럼 잘 안 되더라. 그래도 조금씩 다시 모으기 시작, 이 앨범도 드디어 샀다. 3번이나 구매할 만큼 좋은 음악입니다.


커피 <엘살바도르 엘 보르보욘>
요즘 건강 문제 때문에 커피 카페인 대폭 줄였는데도(그래서 알라딘에서 디카페인 커피 나왔을 때 넘나 기뻤음), 이 커피는 궁금해서 구매. ‘복숭아의 산미, 아몬드의 고소한향, 코코넛 같은 질감의 커피’라고 하는데, 코코넛 느낌은 정말 물씬 난다. 근데 내가 복숭아를 좀 아주 많이 좋아하는데요, 복숭아 산미는 안 느껴지던데....... 복숭아 통조림의 산미인가????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은 우체국에 있다...(등기로 보내주신 바람에 배달원과 시간이 맞지 않아 아직 못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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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0-07-10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정말 책 산 이야기가 재미있군요.
저도 트루니에의 <뒷모습> 거의 살 뻔하다가 김화영 번역.....이라서 패스했습니다.
이 양반이 번역한 책의 특징은 1. 되게 짧다. 2. 역자의 우리말 글이 재밌다. 3. 워낙 유명한 불문학자라 번역은 뭐 잘했겠지, 라고 믿음이 간다. 그러나, 4. 역자 해설을 느므느므느므 함부로 써서, 심지어는 상트배째라부르크에서 기차 기다리다가 스마트 폰으로 쓴 거 같이 써서 재수가 좀 없다. 하는 겁지요. 그래서....재수없기 싫어서.... 패스. ㅋㅋㅋㅋ
근데 <뒷모습>은 ˝키는˝ 크네요.

잠자냥 2020-07-10 10:40   좋아요 0 | URL
네, 책 산 이야기 참 재미나요. 남들이 뭐 사는지 구경하는 것도 그렇고요.
아하, 김화영 번역이라 패스하신 이야기 재미납니다., 어떤 부분은 공감도 가고요. ㅋㅋㅋㅋㅋ <뒷모습> 이 책 크기가 큰 이유는 아무래도 사진이 실려 있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

아휴, 요즘 뉴스 보면 스트레스 지수 팍팍 치솟는데, 걍 조용히 책이나 읽어야겠습니다.
 

코로나로 마스크와 씨름하며 어느덧 훌쩍 지나간 2020년 상반기. 그동안 읽은 책 가운데 특별히 좋았던 책을 ‘신간’ 위주로 골라 보았다. 물론 신간이 아님에도 아주 좋아서 이 리스트에 꼽을 수밖에 없었던 책도 종종 있다. 도서관이 문을 닫는 바람에 비문학 부분 독서가 여느 때보다 크게 줄었다(난 문학 위주로 책을 사고 비문학은 빌려보는 편이라서).

소설


1. <티끌 같은 나>
빅토리아 토카레바, 올해의 발견. 나는 요즘 신간 사보면 대부분 금세 팔아버리는 편인데 이 책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두고두고 읽으려고. 그뿐만이 아니라, 국내에 출간된 빅토리아 토카레바 다른 책들도(지만지에 나온 것뿐이라 비싼데도) 모두 구매했다. 체호프와 윌리엄 트레버 그 어디쯤이 생각나는 이야기들. 조용조용 담담하게 오늘날 러시아 여성의 꿈과 욕망 삶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섬세하고 다정한 어조로 인간에 대한 연민을 잃지 않는다. 담백한 문장이 아름다우며 위트와 유머러스 또한 빛나서 뜻밖에 웃음 터지는 장면도 많다.

2. <각성>
120여 년 전 작품임에도 여성이 아내나 엄마가 아닌 한 인간으로 자유롭게, 독립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이 이 작품 안에 담겨 있다. 인간이 자유롭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 경제적 독립 등등이 필요함을, 무엇하나 놓치지 않고 케이트 쇼팽은 꿰뚫어 보고 있다. 정신적으로 완전히 각성한 에드나가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일까. 선택의 길은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각성>의 결말은 더 이상 아내, 엄마 등 누군가와 이어진 ‘여성’이 아니라, 오롯이 홀로선 인간, 진정한 자아를 찾은 한 사람의 완전한 해방을 보여준다.

3. <보라색 히비스커스>
아버지 유진으로 상징되는 폭력적인 가부장제와 함께 나이지리아 사회의 부정부패를 다루며 그 아래에서 신음하는 약자들의 삶을 흥미롭게 그려나간다. 유진의 폭력에 숨죽인 채 살아가는 캄빌리와 자자, 엄마는 나이지리아 정권 아래 입 다물고 귀 막고 살아가야 하는 수많은 힘없는 이들의 삶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를 벗어나는 길은 많지 않다. 그 괴물에 맞서 저항하거나 떠나거나 둘 중 하나이다. 온통 빨간색 히비스커스 천지 속에서 조금씩 꽃을 피우는 보라색 히비스커스처럼 ‘원하는 것이 될, 원하는 것을 할 자유’를 꿈꾸는 일은 이런 폭압적인 상황에서도 조용히 이루어진다. 이 작품은 그 과정을 섬세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려나간다.

4. <지복의 성자>
‘히즈라(남성의 몸에 갇힌 여성)’의 이야기이자 그녀와 얽힌 수많은 이들, 그리고 인도 이야기. 잔나트 게스트하우스에서 모든 ‘정상’을 벗어난 이들을 산 자와 죽은 자, 가리지 않고 온 마음으로 껴안는 ‘안줌’. 그녀가 바로 21세기 지복의 신 ‘사르마드’는 아닐까. 하나의 종교, 하나의 성별만을 고집하는 경직된 인도에는 이 안줌 같은 존재야 말로 답이 되리라. 날줄과 씨줄처럼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와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루어진 <지복의 성자>는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잔나트 게스트하우스’ 같은 존재가 되어줄 것이다.

5. <가랑비 속의 외침>
가난한 집안의 둘째, 집안 사정으로 5년 동안 다른 집의 양자로 가야 했던 소년. 집에서도 마을에서도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외톨박이 소년이 바라본 삶이 웃기고도 슬프게 그려진다. 염치도 없고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아버지와 죽을 때까지 자식에게 신세지지 않으려 애쓰던 어머니, 현실에 절망해 무너진 큰형 등등 소년의 가족이 빚어내는 일상이 매우 생생하게, 그리고 가슴 저리게 다가온다. 기억과 상처에 관한 이야기. 웃다가 분노했다가 쓸쓸했다가 한없이 연민이 드는 인간 군상들. 책장이 어떻게 넘어가는지 모를 만큼 흡인력 있다.

6. <떼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들>
말할 수 없이 흥미진진하고 아름다우면서도 통렬한 작품. 잘생긴 바람둥이 좀도둑 마놀로, 남부러울 것 없는 여대생 떼레사-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욕망하는 두 남녀의 사랑을 통해 하층민과 부르주아 그 두 계급이 지닌 문제점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신분은 사라졌지만 계급은 더 선명해진 1950년대 스페인을 배경으로 서로 결코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다른 계급에 속한 남녀의 사랑을 그리면서 진보적인 부르주아 대학생들의 위선과 가난한 하층계급의 도덕적 파탄을 모두 비판한다. 고전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완전히 깨뜨려줄 책.

7. <찬란한 길>
중산층 지식인의 눈으로 대처의 집권 이후 1980년부터 1985년까지 영국의 시대상을 세밀하게 기록하면서 그 시대의 결코 풍요롭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풍경을 담담히 그려나간다. 특히 케임브리지대학을 졸업한 세 여성의 삶이 어떻게 굴절되어가는가를 치밀하고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아무리 똑똑한 여성들일지라도 자기의 의지만으로는 삶의 방향을 이끌어 나갈 수 없다는, 그런 처절한 시대의 기록.  읽기가 수월하지는 않아서 누군가에게 이 작품을 선뜻 권하지는 못하겠다. 그럼에도, 다 읽고 난 뒤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연스레 별 다섯 개를 주게 되는 작품이자, ‘마거릿 드래블’의 이름을 기억하게 된다.

8. <인형>
대프니 듀 모리에가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에 걸쳐 쓴 초기 걸작 단편을 모아 낸 선집. 거장이 거장으로 자리 잡기 전, 얼마쯤 어설프고 풋풋한 그런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은 책을 받아 읽는 순간 와장창 깨지고 만다. 아니, 이게 정말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에 쓴 작품이라고? 깜짝 놀라게 된다. 거장은 애초부터 거장인 것이다. 특히 표제작인 <인형>은 사디즘, 마조히즘, 관음증을 비롯해 문제의 그 ‘장면’까지 여러 의미로 혀를 내두르게 된다. 무려 100여 년 전에 여성의 욕망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그저 놀라울 뿐.

9. <눈보라>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해한, 뜻밖의 일들은 이렇게 인생 곳곳에서 숨어 있다가 불현듯 나타난다. 이 모든 인생의 ‘눈보라’들은 처음에는 삶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가지만 그 끝에는 어떤 의미로든 깨달음을 얻거나 긍정적인 결말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불행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 <눈보라>에는 하나 같이 크고 작은 뜻밖의 일로 인생이 그 전과 크게 달라지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가난한 이도, 부유한 이도 ‘삶의 눈보라’를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은 대부분 그 사람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되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또한 그에게 달려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코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는 푸시킨의 말은 그래서 그의 소설에서도 유효하다. 푸시킨의 위대함은 이 짧은 이야기에서도 그렇게 영롱히 빛난다.


10. <곱세크>
돈을 쥐락펴락하는 고리대금업자 ‘곱세크’. 그 앞에서 인간의 욕망, 숨겨진 비밀, 추악한 갈등 등 모든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고리대금업자로 유명한 샤일록과는 또 다른 의미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곱세크. 그런데 읽다 보면 문득, 곱세크가 악인인가? 그를 찾아가게 만드는 인간의 헛된 욕망과 허영심이 악인가, 아니면 돈 자체가 악인가 하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사치와 향락에 젖어 방탕을 일삼다 끝내 파산 지경에 몰리고, 그런 자기 때문에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가는 남편을 보면서도 어떻게 하면 유산을 받을까만 궁리하는 드 레스토 백작 부인의 모습을 보면 인간의 마음에 깃든 허영, 그 허영을 채우기 위한 끊임없는 욕망이 결국 악이 아닐까. 곱세크는 결국 인간의 폭주하는 욕망을 이용해 엄청난 부를 쌓는 자본가의 표상이다. “금은 자네들이 사는 현 사회의 정신이라네.” 곱세크의 이 말은 오늘날, 그래서 더 날카롭게 다가온다.

11. <사라지지 않는 여름>
10대 레즈비언 소녀의 성장담. 90년대를 배경으로 그 시절의 문화와 그때 10대였던 아이들의 마음, 생각, 행동, 말투 등이 놀랍도록 섬세하고 세밀하게 그려진다. 주인공 캐머런만이 아니라 그의 친구들인 아이린, 린지, 콜리, 제이미, 애덤, 제인, 마크, 에린 등등이 책을 읽는 내내 내 옆에 있었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소설이려니 했는데, 읽으면서 홀딱 반했다. 첫사랑, 장난처럼 다가온 그 다음 사랑 또는 우정, 그리고 아, 진짜 사랑인가 싶은 순간의 그 처절한 배신. 나도 모르게 설레고 긴장하고 낄낄 웃다가 어느 순간 눈물까지 난다. 고칠 수도 없는 성정체성을 고치라고 강제로 들어간 시설, 그 시간 동안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눈부시게 그려진다.

12. <뒤렌마트 희곡선>
<뒤렌마트 희곡선>에 실린 ‘노부인의 방문’, ‘물리학자들’ 두 작품은 모두 풍자와 해학이 넘쳐나 흥미롭게 읽힌다. 한편의 잘 만들어진 블랙코미디를 보는 기분. 특히 ‘노부인의 방문’은 인간성과 공동체, 정의와 자본의 문제를 이토록 교묘하게 질문할 수 있다니, 극 설정에 감탄하게 된다. ‘물리학자들’ 또한 그로테스크한 설정으로 인해 ‘저게 말이 돼?’ 하는 생각이 얼핏 들기도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현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폭주하는 자본과 과학 앞에서 개인의 양심과 정의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 빛나는 작품들은 날카롭게 묻는다.

13. <컬러 퍼플>
자기만의 목소리도, 생각도 없던 여인이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맞서 스스로 한 인간으로 우뚝 서는 과정이 눈부시게 그려진다. 여성은 물론 남성까지 망가뜨리는 가부장제의 폭력이 매우 생생히 그려져 있어 읽는 내내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을 이겨내는 여성들의 이야기에 끝내 뭉클해진다. ‘비난에 맞서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자기 인생을 살 수 없다’는 소피아의 말은 이 세상 모든 여성에게 유효하다. 여성이여, 흑인이여, 싸우고, 연대해서 살아남으라. 그리고 더 소리 높여 목소리를 내라.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에 쓰인 이 책은 그렇게 강렬하게 외치고 있다.

14. <레이디 맥베스>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에서 맥베스 부인은 남편을 설득해 던컨 왕을 살해하도록 종용하고, 남편이 왕위에 오르자 자신은 왕비가 된다. 그 후로 ‘레이디 맥베스’는 흔히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권력욕 넘치는 여성을 일컫게 되었다. <레이디 맥베스>에는 바로 그런 여성이 등장한다. ‘카테리나 리보브나 이즈마일로프’가 바로 그녀이다. 그러나 그녀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부인’보다 몇 배는 더 강렬하다.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누군가를 뒤에서 은밀히 조종하거나 살인을 종용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 자신이 직접 나선다. 그것도 여러 차례. 니콜라이 레스코프는 이 강렬한 여인의 일생을 거침없는 입담으로 폭풍처럼 몰아 써내려 간다.

15. <코틀로반>
읽을수록 반하게 되는 플라토노프. 이 작품은 정말 압권이다. 살기 위해 구덩이를 파는데, 그 구덩이는 그야말로 무덤이 되는 현실. 문장 하나하나가 허투루 쓰이지 않았다. 모든 노동자들이 영원히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롤레타리아의 집’은 암울한 현실에서 민중이 꿈꾸는 유토피아이다. 이 건물을 짓기 위한 토대이자 민중의 삶이 된 ‘코틀로반’을 파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지만, 집단화 정책에 동조된 사람들은 그들의 목표를 잃어버리고 코틀로반을 떠난다. 플라토노프는 이 작품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드러냄과 동시에, 혁명의 정신을 잃어가는 1920년대 후반 러시아의 모습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비소설

1. <검은색>
알랭 바디우를 잘 알지 못해도 누구나 친숙하게 읽을 수 있는 철학 에세이. 짧지만 깊고 날카롭다. 바디우의 말처럼 인간에게 정말 색깔이 있는가? 당신은 무슨 색인가? 누군가를 색깔로 결정할 수 있는가? 백인이 정말 하얀색이며, 황인은 노란색인가? 흑인은 정녕 검은색인가? 그 피부를 검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인류 그 자체로 색깔이 없다’는 바디우의 선언은 그래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130쪽 남짓의 짧은 책이지만 검은색 하나만으로도 이토록 수많은 이야기를, 이토록 깊이 있게 다루다니 책을 덮을 때는 나도 모르게 찬탄이 나온다. 알랭 바디우라는 이름 앞에서 왠지 어려울 것 같아 주저하는 이들이게도 이 책은 검은색에 관한 다정하고도 친숙한 에세이로 읽힐 것이다.

2. <긴즈버그의 말>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현대의 모든 인권 관련 문서는 법 앞에 양성(兩性)이 평등하다는 진술을 담고 있다. 미국의 헌법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법 앞에 양성 모두가 평등해지도록 평생을 바치고, 지금도 그렇게 일하고 있다. 어린 시절 긴즈버그는 교향악단에서 여성 단원을 본 적이 없다고 회상한다.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 오디션 참가자와 심사위원 사이에 커튼을 치자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고 곧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거의 하룻밤 만에 여성들이 교향악단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긴즈버그는 이제 모든 영역에 그때처럼 커튼을 치자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영역에 커튼을 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사람,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명민하고 똑똑하고 자기 일에 열정적인 여성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는 일은 언제나 감동이다.

3. <선량한 차별주의자>
한 인간은 사회 안에서 다양한 범주 안에 속한다. 때문에 그 누구도 절대 강자일 수도 절대 약자일 수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누구라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차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완전한 평등은 지금 당장 어렵겠지만 평등에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은 헛된 것이 아니다.” 평등은 저절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애써 노력해야하는 것이다. 그것도 모든 사회구성원이 함께. 그러나 2020년 국회에서도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하는 사람이 고작 10명 남짓이라니, 이 사회가 갈 길은 참 멀게만 보인다.

4. <정본 백석 소설/수필>
백석의 향토적이면서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로 쓰인 수필 열두 편과 소설 네 편을 만날 수 있다. 수필이 시처럼 아름답고 따스하다면 소설은 사뭇 느낌이 다르다. 백석이 처음 문단에 이름을 알린 것은 시가 아니라, 1930년 조선일보 현상문예에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이 당선되면서였다. 이 책에서 그 작품을 볼 수 있는데, 토속적인 평안도 방언으로 마을 사람들이 주고받는 소문을 이용, 과부와 유부남의 일탈된 성(性)을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도발적이라기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고 애잔하다. 가난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연민이 엿보인다. 백석의 시에서 그러했듯이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것들을 사랑했던 그의 면모를 또 다시 확인할 수 있어 왠지 내 마음도 나리는 저 흰 눈처럼 깨끗해지는 그런 느낌이다. 소장 가치 100%

5. <펀홈>
만화가 그냥 만화가 아니다. 웬만한 문학보다 더 문학적이고 울림이 깊은 <펀홈>. 게이 아버지와 레즈비언 딸이 사는 장례식장 같은 집안. 아버지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이 이야기는 덤덤히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슬픔이 차오른다. 벽장게이였던 폭군 같은 아버지와 예술, 특히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같은 ‘문학’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 별난 가족 사이에서 페넬로페 같았던 엄마의 삶도 내내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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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0-07-02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소설 열다섯 편 중 열 편 읽었으니 이제 다섯 개 남았습니다! 이 정도면 괜찮은데요. ㅋㅋㅋㅋ
나머지도 조만간 ‘해치우는‘ 방향으로 해야겠습니다. ^^

다락방 2020-07-02 15:19   좋아요 0 | URL
아니, 열 편이나 겹치십니까! 저는 여섯권이네요.... 흐음.. 저는 좀 분발해야겠군요. 킁킁.

그래도 비문학에 한 권 겹쳐요. 펀홈..

잠자냥 2020-07-02 15:24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폴스타프 님과 다락방 님이 읽으신 책들과 몽땅 겹치고 싶습니다!
특히 폴스타프 님의 그 엄청난 소설 리스트! 다락방 님의 그 페미니즘 관련 서적!

비연 2020-07-03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권만 겹치는........ ㅜ
몇 권 보관함에 푱푱 넣었답니다 ㅎ

잠자냥 2020-07-03 09:16   좋아요 0 | URL
ㅎㅎ 취향은 다를 수 있지요! ㅎㅎ
비연 님도 재미난 책 발견할 수 있길 바랄게요.
 

요즘 <인생의 베일>이나 <컬러퍼플>처럼 무척 흥미진진한 세계문학을 읽다 보니, 문득 이른바 ‘고전’으로 꼽히는 작품들 중에 이렇게 흥미진진, 너무 재미있어서 책장이 어떻게 넘어가는 줄 모르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내가 읽은 작품들 위주로, 다른 건 고려하지 않고 오직 ‘재미’와 ‘흥미’ 보장 세계문학고전을 골라봤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100% 재미 보장 고전! 이 글에서 소개한 작품들을 읽다 보면 아니 고전이 이렇게 재미난 거였어? 깜짝 놀랄 것이다.(아님 말고;;) 출판사별 세계문학시리즈에서 골라봤다. 작품에 따라서는 다른 출판사 세계문학시리즈로 중복 출간된 것도 있다. 물론, 내가 출판사별로 모든 세계문학시리즈를 다 섭렵한 것은 아니라, 이 작품들만큼 재미난 책임에도 누락된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작품은 댓글로 제보하시라~

토머스 하디, <캐스터브리지의 시장>
아끼는 시리즈 중 하나인 대산세계문학총서. 이 총서에는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다른 세계문학시리즈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명작이 꽤 많다(물론 그렇다고 나도 다 읽은 것은 아님;;). 그중 토머스 하디의 이 책도 다른 세계문학시리즈에서는 만나 볼 수 없는 작품으로, 재미와 흥미에서는 단연 압도적이다. 웬만한 일일 막장 드라마보다 흥미진진하고 재미나다. 어느 사내가 돈에 눈이 멀어 아내를 ‘판매’한다. 이런 충격적인 소재로 시작, 얽히고설킨 인물들을 등장하면서 그 한때의 실수가 어떻게 한 인물의 평생을 옥죄는지 숨 가쁘게 그려나간다. 자자, 줄을 서시오. 입담꾼 토머스 하디의 진면목이 펼쳐지는 막장드라마! 썩은 블루베리 지수 흥미100

슈테판 츠바이크, <초조한 마음>
재미하면, 츠바이크를 빼놓을 수 없다. 대산세계문학총서 중에서 <초초한 마음>은 판매지수 2위. 이 흥미로운 책에 대해선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는 증거. 이 작품, 정말 기 빨릴 정도로 재미있다. 츠바이크 작품이 대부분 흥미진진하지만 그중에서도 <초초한 마음>은 단연코 으뜸! 츠바이크가 인간 심리의 대가임은 다 잘 알고 있쥬? 그 심리 묘사가 이 책만큼 뛰어난 작품도 없는 것 같다. 인간에게 동정심이나 연민 같은 감정은 꼭 갖추고 있어야만 할, 선한 덕목, 종종 한 사람의 ‘인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연민’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어떤 비극적인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이 작품은 처절하게 보여준다. 완벽한 소설을 원하는 이들이여 이 작품 앞에 줄을 서시오.

하비에르 마리아스, <새하얀 마음>
대산세계문학총서에서 또 다른 ‘마음’으로 사람 마음을 휘어잡는 이야기가 있으니, 이것은 바로 하비에르 마리아스의 <새하얀 마음>. 츠바이크 <초조한 마음>보다 살짝 재미는 떨어지지만! 이 작품도 무척 흥미롭다. 하비에르 마리아스 작품은 종종 지루한 면이 있지만 이 책은 절대 그렇지 않다. 새신랑인 후안, 아내를 두 번이나 잃고 세 번 결혼한 란스, 불륜 커플 등등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이야기들, 도무지 이 이야기는 대체 지금 왜 하는 거지 싶은 소재들이 나열되다가 드디어 마침내 퍼즐처럼 맞춰지면서 콰쾅! 하나의 완벽한 구조를 이루는 순간의 짜릿함이란!
 

이반 곤차로프, <오블로모프>
읽은 지 오래인데도, 오블로모프 이 남자를 절대 잊을 수 없다. 아니 평생 못 잊을 듯. 이런 남자 처음이야. ㅋㅋㅋㅋ 당신이 하루 중 침대에 누워있기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남자, 그의 별칭을 ‘게을게을게을 게으르니스트’라 불러도 무방할 오블로모프 이 남자에 절대 공감하면서 그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은 모두 2권으로 이루어졌는데, 세상에서 으뜸가는 귀차니스트 오블로모프의 ‘기행’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2권 마지막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에 꼽혔던데, 아니다. <101>권에 꼽히고도 남을 책이다. 아, 이 사람들아, 톨스토이도 대작 중의 대작이라고 극찬했다니까.

서머싯 몸, <인생의 베일>
내가 이 페이퍼를 쓰게 만든 주인공이랄까. 서머싯 몸은 진부할 것 같은 소재도 참 흥미진진하게 엮어내는 솜씨를 지녔다. 고전하면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책 딱 1장만 읽어보라. 계속 읽고 싶어질 걸? 첫 장면부터 불륜장면이 발각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대부분의 문학 작품은 유부녀, 유부남이 어찌어찌하다 눈이 맞아서 서로 살을 섞고 그러다 남편이나 아내에게 딱 현장 들키기까지 전체의 3분의 2를 할애한다. 그러나 서머싯 몸은 처음부터 그냥, 불륜현장을 들키는 장면으로 시작하니, 어찌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게다가 아무리 남들 눈에 훌륭한 사람이라도 내게 욕망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는 쓸쓸한 결론이라니. 흐흐흑.

에리히 레마르크, <사랑할 때와 죽을 때>
소싯적에 가슴앓이 할 정도로 좋아했던 작품이 <사랑할 때와 죽을 때>였다. 나는 이런 사랑을 하고 싶......... 중고등학교 시절 다른 아이들이 데미안이니, 헤세니 할 때 나는 마음속으로 레마르크가 짱이지 생각했다. <개선문>, <서부전선 이상 없다>, 그리고 이 작품 <사랑할 때와 죽을 때>. 아아, 지금도 심금을 울리네. 자칫하면 상투적으로 흐르기 때문에 전쟁문학을 좋아하지 않지만, 레마르크가 쓰는 전쟁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슬프고, 참혹하고, 아름답고, 그러면서도 흥미진진해. 남에게 추천 말고, 나부터 다시 또 읽어야겠다.

마거릿 애트우드, <눈먼 암살자>
이야기 천재, 마거릿 애트우드의 흥미로운 작품 중 하나인 <눈먼 암살자> 이 작품은 꼬장꼬장하고 어딘가 뒤틀린 듯한 노파 아이리스의 회상과 중간 중간 삽입된 로라의 ‘눈먼 암살자’와 그 안에서 포함된 또 다른 이야기 및 이 세 이야기를 바탕으로 틈틈이 기사 형식으로 그 무렵의 중요한 사건들이 종종 나열된다. 그러므로 독자는 이 네 가지 이야기들이 과연 어떤 관련이 있을지 유추하느라 두뇌를 바삐 굴려야 한다. 그런데 이 복잡한 구조는 사실 애트우드의 <눈먼 암살자>를 진심으로 찬탄하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다. 1권의 중반을 넘어가면서 아마 대부분의 독자는 진심으로 이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면서 작가의 천재적인 솜씨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가즈오 이시구로, <나를 보내지 마>
이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며, 가즈오 이시구로 작품 중에서도 단연 좋아하는 작품이다. 장담한다. 가즈오 이시구로 작품 중 명불허전은 바로 이 책이다! ‘인간의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복제되어 온 존재, 클론들의 사랑과 성, 슬픈 운명을 통해 삶과 죽음, 인간의 존엄성을 진지하게 성찰한 문제작’ 이 책은 정말 먹먹하다. 책을 덮고도 한참 이 문제에 대해, 정말로 복제인간이 존재한다면 그것도 인간을 위해 ‘소비’되는 복제인간들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하게 된다. 게다가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나 우정과 애정의 미묘한 사이에서 방황하고 상처주고, 서로 보듬어주기도 하면서 십대를 보내고 성년이 되는 클론들의 이야기. 미스터리 요소가 있기에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후안 마르세, <떼레사와 함께한 마지막 오후들>
이 책 처음 번역되었을 때 제목이 <여대생과 좀도둑>이었단다. 왠지 드라마가 그려지지 않는가? 부잣집 여대생과 엄청 잘생겼지만 한낱 좀도둑인 가난한 청년의 사랑이야기. 말할 수 없이 흥미진진하고 아름다우면서도 통렬하다. 잘생긴 바람둥이 좀도둑 마놀로, 남부러울 것 없는 여대생 떼레사-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욕망하는 두 남녀의 사랑을 통해 하층민과 부르주아 그 두 계급이 지닌 문제점까지 날카롭게 꼬집는다. 고전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완전히 깨뜨려줄 책.

기 드 모파상, <삐에르와 장>
어느 날 예상치 못하게 누군가의 유산을 물려받게 된다면? 생면부지의 사람은 아니지만 유산을 받으리라고는 전혀 기대할 수 없었던 사람에게서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을 상속자로 지정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런데 그 유산이 형제 중 유독 나, 또는 내가 아닌 다른 형제 단 한 사람에게만 남겨진 것이라면 기분이 어떨까? 인간이라면 그 누구도 선택 받지 못한 사실에 대해 질투든 괴로움이든 부러움이든 자학이든 어떤 형태로의 ‘고통’을 맛보게 될 것이다. 모파상의 <삐에르와 장>은 두 형제 중 한 사람에게 우연히 막대한 유산이 상속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매우 탄탄한 구도 속에서 갈등을 겪는 인간의 마음을 예리하게 묘사하고 있다. 돈을 갖게 된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심리는 물론 두 형제 사이의 갈등. 그뿐만 아니라 이들이 속한 가족과 주변 인물(그래 봤자 몇 안 되는)의 심리가 탁월하게 그려진다. 이 두 형제 및 가족들의 심리 변화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표도르 솔로구프, <허접한 악마>
사람들아, 러시아문학은 정말 보물이 잔뜩 파묻힌 바다와 같다! 이 작품도 그 바다에서 건진 보물이다. 이 책 뒤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인간 내면의 비열한 악마성과 추악한 현실 속, 악의 형상화 도스토예프스키를 잇는 가장 완벽한 러시아 소설’ 책장을 펼치자마자 의미심장한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난 사악한 여자 마법사를 불에 태우고 싶었다.’ 불길한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착한 소설, 감동으로 독자를 감화할 작품은 아니라는 느낌이 확 밀려온다. 이 작품은 굉장히 ‘고약한 소설’이다. 시작부터 인간의 온갖 비열하고 추접한 근성이 여과 없이 폭로된다. 그런데 사실 잘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하나 같이 이런 속성을 지니지 않았던가? 단지 그렇지 않은 척, 잘 포장하고 있을 뿐. 도스토예프스키가 창조한 병적인 인물들과 함께, <오블로모프>의 침대를 떠날 줄 모르는 남자 ‘오블로모프’- 그리고 표도르 솔로구프의 허접한 악마 ‘뻬레도노프’는 문학 작품이 창조한 가장 잊기 힘든 주인공일 것이다.

앨리스 워커, <컬러퍼플>
서간체로 이루어졌는지도, 또 이렇게 잘 읽히는 책인 줄도 몰랐다. 그렇다. <컬러 퍼플>은 흡인력이 상당해서 좀처럼 책에서 눈을 떼기 어렵다. 뜻밖에도 재미가 있어서 며칠 만에 읽기를 마쳤다. ‘재미’라는 말은 어쩌면 모순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스토리는 흥미진진하지만 사실 이 책은 읽기에는 고통스럽다. 당신이 여성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컬러 퍼플>은 셀리가 처음에는 하느님에게 보낸 편지로, 그러다가 어느 순간 헤어진 동생 네티에게 보내는 편지로 이루어진다. 셀리와 네티는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이 폭력적인 가부장제의 틀 안에서 셀리는 온전히 한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일으키며 이 작품은 자매의 고통스러운 삶을 몇 십 년에 걸쳐 보여준다. 여기에 또 다른 흑인 여성들의 삶이 겹쳐지면서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가난하고 힘없는 흑인 여성들이 싸우고 연대하고 살아남는 과정을 고통스럽지만 감동적으로 그려나간다.

아베 고보 <불타버린 지도>
이 세상에는 마땅히 인간이 누려야 할 자리가 있다고. 가정 안에서도 사회 안에서도 인간은 머물 자리, 마땅한 자기 자리가 있다고. 그리고 그 자리에 머물러야만, 머물렀을 때 제대로 잘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낙오자, 패배자, 쓰레기, 잉여인간 취급을 받는다. 그러므로 지도 안에서 자기 자리를 굳세게 지키라고 한다. 하지만. ‘불타버린 지도’- 이 사회에서 자기가 있어야 할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다시 그 지도 안에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찌할 것인가? <모래의 여자>, <상자인간> 등을 통해 인간 존재 방식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온 아베 고보는 <불타버린 지도>로 다시 한 번 이 사회에서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쉽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이렇게 어려운 질문을 추리소설 형식으로 이끌어가니, 뜻밖에도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절망>
나보코프가 재미있다고? 반문하지 마시라. 아, 이 책은 재미있다니까. 나보코프의 <롤리타>를 읽은 사람이라면 ‘험버트’의 끊임없는 수다와 말장난을 기억하리라. <절망>의 ‘게르만 카를로비치’는 명백히 험버트와 닮았다. 그러나 ‘게르만’의 이야기는 오히려 더 흥미진진하다. 이 작품은 한 편의 스릴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소개한 문구 중에 ‘폭로해서는 안 되는 아름다운 미스터리 플롯’이라는 구절이 있던데, 정말 그렇다. 만약 이 작품을 읽으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있다면 줄거리와 상관있는 그 어떤 내용도 읽지 않기를 바란다. 이 작품을 읽으며 한 두 번쯤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험버트를 쏙 빼닮은 게르만의 수다와 자아도취적인 태도 때문에…. 그러나 중반 이후부터는 놀랍도록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그리고 책을 덮을 즈음에는 게르만의 수다가 단순한 ‘수다’가 아니었구나 싶어 감탄하게 된다. 문학의 아름다움과 이야기 읽는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흔치 않은 작품. 참으로 매혹적인 스릴러다.

슈테판 츠바이크, <체스 이야기 / 낯선 여인의 편지>
또 다시 츠바이크다. 이 책에 소개된 ‘체스 이야기’와 ‘낯선 여인의 편지’ 또한 츠바이크 작품답게 인간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체스 이야기’는 비상한 능력을 지닌 냉혹한 체스 챔피언과 체스가 주는 강박에 사로잡혔던 미지의 남자가 벌이는 체스 대결을 긴장감 있게 그리고 있으며 서간체 형식으로 쓰인 ‘낯선 여인의 편지’는 평생 한 남자만을 사랑해온 여인의 절절한 고백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츠바이크의 작품이 대부분 그렇듯이 비밀을 감춘 이 인물들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의 그 놀라움이란. 중편으로 빨리 읽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네또츠까 네즈바노바>
사실 도선생 작품은 무엇이든 흥미진진하다. 복잡한 인물구도와 까다로운 이름 때문에 읽기 어렵다고 하는 이들도 많은데, 그런 이들에게 이 미완성 작품인! 그래서 상대적으로 짧은! <네또츠까 네즈바노바>를 권한다. 그의 수다, 그의 지껄임,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이 미치광이 같은 이들의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예민함, 신경증에 시달리는 이 나약하고 가련한 병적인 인물들. 별것 아닌 것 같은 일들의 나열일 뿐인데 다음 장이 너무나도 궁금해지는 이 흥미진진함! 그러다 혼자 이렇게 중얼거리게 된다. 미쳤어. 정말! 도스토예프스키 이 인간, 천재야. 소녀 빙의 제대로 하네! 책을 덮을 즈음에는 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매우 궁금해서, 이 작품을 그냥 이대로 미완성으로 끝내버린 도스토예프스키를 저주할 지경에 이른다. 다음 편이 몹시 궁금한데 더 이상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 웹툰에 악플을 달고 싶은 심정이랄까.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이런 명문장이 담긴 명작.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사실 초반은 살짝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선만 참고 넘으면 정말 고급 추리소설 읽는 느낌에 온몸이 짜릿해진다. 모종의 임무를 띄고 14세기 중세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 잠입한 영국의 수도사 윌리엄. 그의 도착과 더불어 수도원에서는 끔찍한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대체 범인은 누구인가, 왜 때문에? 하는 궁금증을 쫓아가다 보면, 14세기 철학, 풍습, 문화, 건축에 대한 에코의 해박한 지식까지 엿볼 수 있으니 일거양득.


존 르 카레, <추운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존 르 카레 작품 중엔 역시 이 작품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좀 낯선 단어이기도 한 ‘냉전’을 다룬 스파이소설이자 영국사회를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는 이 작품은 1960년대 냉전 상황이 극에 달한 시기, 각국 스파이들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베를린을 배경으로 비정한 국제 첩보전의 세계를 그려나간다. 차곡차곡 차분하게 이야기를 쌓아가다가 마지막에 몰아치는 솜씨는 가히 일품. 그 쓸쓸한 분위기도 잊기 어렵다. 자매품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도 흥미로우니 놓치지 마시라.

E.M. 포스터, <모리스>
소설을 아껴두었다가 읽는다는 심정. 이해 할 사람은 이해하겠지만, 그만큼 이 소설 참 흡인력 있다. 포스터의 생애를 훑어보면, 그가 사랑했던 남자, 한때 연인이었던 남자들이 모두 결국 결혼이라는 제도권 안으로 귀착하는 데 반해, 평생 혼자 독신으로 늙어갔던 포스터, 이 남자의 생애가 소설과 겹치면서 슬픔을 동반한 아이러니컬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 작품은 플라토닉한 사랑에서, 육체적인 기쁨을 동반한 사랑, 그리고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포기하는 인습과 전통 따위를 다 벗어 던져 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싸워가는 한 남자의 성장이 매혹적으로 그려진다.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이 영화화한 <모리스>도 무척 잘 만들었으니 그 또한 추천.

카렐 차페크, <곤충극장>
차페크의 모든 작품들이 대단한데, <곤충 극장>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이 책에는 희곡 3편이 실려 있다, 세 편 모두 100쪽 남짓으로 짧지만 강렬하다. 첫 희곡인 ‘곤충 극장’은 한 편의 우화에 가깝다. 인간인 여행자가 곤충들의 세계를 엿보게 되는데, 그 곤충들의 삶이 볼수록 인간의 삶과 다름없다. 나비들은 암컷수컷 할 것 없이 짝짓기에 몰두한다. 그러다 곧 다른 짝한테 추파를 던지는 꼴불견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쇠똥구리는 또 어떠한가? 똥 덩어리를 끌고 다니면서 그것이 마치 숭고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이 광적으로 집착한다. 쇠똥구리가 똥 덩어리를 대단하게 여기는 모습을 보노라면 인간이 집착하는 돈, 성공, 명예, 권력 같은 것들이 어쩌면 저렇게 하나의 똥 덩어리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싶어져서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된다.

줄리언 반스,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제목의 ‘세계 역사’라는 단어 때문에 ‘역사’와 관련된 지루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사람들 많으리라. 실제로 이 작품은 처음 출간되었을 때 ‘역사’ 코너에 꽂혀있는 웃지 못할 사연도 있었단다.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이 작품은 정말 재미있다. 픽션과 논픽션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어떻게 보면 반스의 또 다른 작품인 <플로베르의 앵무새>와 비슷하기도 한데, 재미와 기발함, 감동까지 두루 평가한다면 이 작품이 더 좋다. 읽는 내내 반스의 해박함과 재치, 위트에 경탄하게 된다. 책 뒤표지에 어떤 이는 ‘당신은 이 책을 거듭 읽고 싶을 것이다’라고 말했는데, 정말 그렇다. 책을 다 읽고, 당장 다시 어느 구절을 펼쳐 읽어도 재미있고, 문장을 읽고 나서 음미하고 생각하는 과정도 즐겁다.

이디스 워튼, <이선프롬>
이 작품에는 평생 겨울과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나온다. 혹독한 추위와 함께 모든 것이 얼어붙어 생명의 기운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겨울. 그런 겨울이 지나면 꽃이 만개하는 봄이 올 것이라는 희망으로 사람들은 살아간다. 하지만 봄도 없고 끝없이 겨울만 지속된다면? 주인공 이선 프롬이 바로 그런 남자다. 그의 인생에서 봄이 존재했던 적이 있는가? 아, 그래 그에게도 봄이 잠시 찾아왔다고 여겨졌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봄은 끝내 그와 함께 겨울에 머물고 만다. <이선 프롬>은 차갑고 슬프다. 아무도 없는 눈 덮인 설원 위를 혼자 걷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흥미진진하니 참으로 묘하지 않은가. “ 이렇게 좋은 작품은 마음속으로 혼자만 즐겨야지 다른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톄닝(소설가)라는 말이 있던데, 정말 그렇다.

펄 벅, <대지>
워낙 유명해서 읽지 않았는데도 내용을 다 아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작품. <대지>는 땅을 사랑하는 가난한 농부 왕룽과 그 아들들, 손자들로 이어지는 3대에 걸친 이야기이다. ‘대지(1931)’, ‘아들들(1932)’, ‘분열된 집안(1935)’, 3부작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주로 우리나라에 알려진 작품은 1부에 속하는 ‘대지’로, ‘대지’는 1931년 출판되자마자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아들들’과 ‘분열된 집안’은 그 속편으로 발표된 것이다. 나는 1~3부가 모두 담긴 판본인 동서문화사 <대지>로 읽었다. 그런데 1부인 <대지>만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서 동서문화사판이 아니라 이 문예출판사 번역본을 추천한다. <대지>는 뒷부분이 궁금할 정도로 잘 읽히고 잘 썼다. 그러나 2부와 3부인 <아들들>, <분열된 일가>로 가면서 흐름은 늘어지고, 속편은 없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기 드 모파상, <벨아미>
‘조르주 뒤루아’의 속물적인 모습, 허영기, 멈출 줄 모르는 욕망을 묘사하는 부분들이 이 작품의 백미. 그토록 아름답다는 외모와 달리 어쩌면 이렇게도 못났으면서도 찌질한 인간이 있을 수 있는가! 뒤루아 뿐만이 아니라 그에게 넘어가는 여자들 또한 허영으로 똘똘 뭉쳐있다. 교양 넘치고 정숙한 척은 다하지만 결국 <벨아미>의 여자들은 반반하게 잘생긴 남자 외모 하나에 홀딱 넘어가서 영혼까지 털려버린다.  뒤루아가 처음 일자리를 얻은 신문사와 신문사에 드나드는 기자들 및 작가들 또한 다르지 않다. <벨아미>에 나오는 인물들은 신분이나 직업 귀천을 떠나 하나같이 세속적이고 우스꽝스럽다. 돈이나 권력, 성공에 대한 욕망만 있을 뿐 자기 성찰이나 인생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을 하는 인물은 거의 없다. 문학 작품을 읽다 보면 한 사람쯤은 정신 차리고 있는 인물이 있기 마련인데, <벨아미>에는 그런 인물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소설은 정말 재미있으니 꼭 한 번 읽어보시라. 이 남자의 찌질함에 짜증이 치솟으면서도 너무 어처구니없어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마크 트웨인, <왕자와 거지>
어릴 때 그토록 좋아했던 작품이라 다시 읽으면 감흥이 깨어질까 두려워 말 그대로 책을 갖고만 있었던 <왕자와 거지>. 어느 날 어른의 눈으로 다시 읽으니 감흥이 퇴색하기는커녕 정말로 그 옛날처럼 단숨에 읽어버렸다.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그 옛날과 똑같은 장면에서 분개하고, 안타까워하고, 조마조마했으며 마지막에 모두가 다 알고 있듯 왕자 에드워드가 제자리로 돌아가 나쁜 놈들을 벌할 때 느꼈던 카타르시스까지 똑같았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어릴 때는 웃지 않았던 장면에서 낄낄낄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달까. 이미 다 알고 있는 줄거리인데도 마크 트웨인의 이야기 솜씨는 얼마나 놀라운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헨리 제임스, <워싱턴 스퀘어>
이 작품은 꽤 통속적다. 캐서린이라 불리는 여주인공이 있다. 그녀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뉴욕의 상류층과 어울리며 자신의 아버지가 죽은 뒤에는 많은 유산을 물려받을 것이 확실하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한 남자가 다가온다. 파티에서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캐서린에게 엄청난 호감을 표현하더니 급기야 그녀에게 반했다며 열렬히 구애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이 남자, 모리스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 하지만 캐서린은 돈이 많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볼품없는 여자다. 독자는 궁금하다. 모리스는 정말 캐서린을 사랑하는 것일까? 정말 그의 말대로 그녀의 평범한 매력 속에 숨어있는 진가를 발견했고, 반한 것일까?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저, 돈이 필요해서, 그녀의 유산이 탐나서 접근하는 거겠지 등등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여주인공 같지 않은 여주인공이라는 설정이 이 작품을 독특하게 만든다. 캐서린과 모리스는 어떻게 될까? 읽는 내내 흥미진진하다.

대프니 듀 모리에, <지금 쳐다보지 마 외 8편>
서스펜스의 여왕 대프니 듀 모리에 단편선. 어느 하나 읽는 순간 바로 빠져버린다. 특히 히치콕의 영화로 유명한 <새>, 이 작품은 공포가 스멀스멀, 새가 이토록 무시무시한 존재인지 오싹해진다. 표제작인 ‘지금 쳐다보지 마’를 비롯해 이상적인 공동체의 이미지를 그린 ‘몬테베리타’, 인상적인 하룻밤을 묘지에서 보내고 사라진 수수께끼의 여인의 이야기인 ‘낯선 당신, 다시 입 맞춰 줘요’ 등 일상을 무너뜨리는 광기는 사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보여주는 매혹적인 작품들이 가득하다. 대프니 듀 모리에 다른 단편도 합해서 좀 더 두껍게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러브 크래프트, <크툴루의 부름 외 12편>
어린 시절 나는 무서운 걸 잘 보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호기심은 생겨서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공포 영화를 보곤 했다. 그런 밤에는 한여름에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잤다. 발가락 하나라도 이불 밖으로 나가면 그 발가락을 귀신이 스윽 만질 것만 같았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이불을 절대 벗어 던지지 못했다. 러브크래프트의 단편들은 그 어린 시절의 이불 밖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그때 내 머릿속에 이불 바깥은 온통 공포로 가득한 세계였다. 무언가 형태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내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모습으로, 어떤 무시무시하고 엄청난 공포의 실체가 존재하고 있는 것만 같다. 러브크래프트의 단편을 읽노라면 정말로 어디선가 그런 존재가 나를 줄곧 지켜보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으스스하다. 한밤중에 읽는다면 꿈자리가 뒤숭숭할 수도 있다. 올 여름 무더위를 책으로 날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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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0-06-22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왕자와 거지도 들어가요? 흠... 얼른 읽어봐야겠네요. ㅋㅋㅋ

잠자냥 2020-06-22 12:32   좋아요 0 | URL
아니, 폴스타프 님에겐 시시할 거 같은데.... ㅋㅋㅋ (아니 이러면 이거 벌써 누구에게나 재미보장 100%가 아닌 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0-06-22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권 읽었는데 작가는 알지만 제목은 처음 들어보는 책들이 많네요. 음 제가 고전을 많이 안읽었다는걸 오늘 여기서 확인합니다. 잠자냥님덕분에 새롭게 읽고싶은 책들이 또 가득찼네요. 감사합니다. ^^

잠자냥 2020-06-22 14:44   좋아요 0 | URL
부디 흥미롭고 재미난 책 많이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

다락방 2020-06-22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페이퍼에서 열 권 겹치는데 이선 프롬과 벨아미에 대해서는 적극 동의하지만, 재미있다고 추천하신 것중에 저랑 어긋나는(?) 감상도 있어요. ㅎㅎ 츠바이크의 체스이야기도 그렇고 절망도 처음엔 되게 지루했거든요. 올리신 책들 중에 <사랑할 때와 죽을 때>가 가장 관심가네요. 제가 오래전에 본 영화중에 <사랑할 때와 이별할 때 a time to love a time to leave>가 있었는데, 그 영화를 엄청 재미있게 봤거든요. 젊은 신인 남자가수가 연상의 기혼녀 여자랑 사랑하게 되는.... 재밌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할 때와 죽을 때 샀는지 안샀는지 모르겠으니까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봅니다. 그러면 알라딘이 알려주겠죠. 후훗.


잠자냥 2020-06-22 14:45   좋아요 0 | URL
앗 그럼 재미 보장 100%에서 살짝 낮출까.... ㅋㅋㅋㅋㅋㅋ
<사랑할 때와 죽을 때> 다락방 님도 흥미롭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2020-06-22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자와 거지도 넣어야겠다.
헨리 제임스도요...

잠자냥 2020-06-22 14:48   좋아요 0 | URL
<왕자와 거지>는 읽고 조카에게 ㅋㅋㅋㅋㅋ (아 그런데 조카가 읽기엔 펭귄클래식판은 아직 글자가 너무 빽빽하겠어요.)
<워싱턴 스퀘어>는 얼마 전 다락방님이 읽은 <데이지 밀러>보다는 훨씬 재미있습니다. ㅎㅎㅎ

잠자냥 2020-06-22 14:56   좋아요 0 | URL
<왕자와 거지>는 민음사판도 나와있어요....

파이버 2020-06-22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꽉찬 리뷰 감사합니다 북마크해두고 한권씩 꼭꼭 읽어볼게요!

잠자냥 2020-06-22 16:58   좋아요 1 | URL
넵! 재미난 책 좋은 작가 발견하게 되길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20-06-22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100개 누르고 싶은 페이퍼입니당~~
두 권 구입하기로 마음먹었어요. ㅋ

잠자냥 2020-06-22 17:4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재미나게 읽으세요!

케이 2020-06-23 16: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쓰신 글을 다 좋아하지만, 이렇게 정성어린 글을 보면 황송할 지경이예요! 나중에 책살 때 많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해요!

잠자냥 2020-06-23 16:34   좋아요 1 | URL
하하, 감사합니다. 케이 님은 특별히 <오블로모프>와 <허접한 악마>를 추천합니다. ㅎㅎㅎ

케이 2020-06-23 16:45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허접한 악마> 는 리뷰 쓰신 거 보고 보관함에 넣어놨는데 <오블로모프> 도 지금 추가할게요!

잠자냥 2020-06-23 16:52   좋아요 0 | URL
케이 님 마음에도 드는 작품이길 바랄게요. ㅎㅎㅎ
 

어제 드디어 창비 우롱상자가 도착했다.


나의 정신적 자유와 글 쓸 자유를 위해 내 블로그 및 알라딘 서재를 읽지 않는 애인은 드디어 우롱상자 왔다는 소리에 진지한 얼굴로 창비에서 우롱차 보내 준 거냐고 물었다. ㅋㅋㅋㅋㅋㅋ 그동안 내가 리뷰 대회에서 석류즙/오디즙 이런 걸 받은 적도 있어서 또 그런 것인가 했다는.... ㅋㅋㅋㅋㅋ



상자는 일단 라면 박스보다는 매우 작다 (과대포장이라는 지적을 의식한 듯??)



열어보니 창비 굿즈가 위에 떡하니....(역시 상자는 빈틈없을 정도로 꽉 찬다. 과대포장 절대 아님 ㅋㅋ)



드디어 모시는군요. <주군의 여인>이여. 1, 2권 모두 600쪽 넘음. 1200쪽의 위엄...(각 권 17,000원)



상자만 오면 관심 폭발 고냥 2호 등장.



나도 빠질 수 없지.... =33 고냥 3호도 등장


이 아이들이 관심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노끈!!!
이때부터 개봉하다 말고 집사와 삼냥이들의 노끈 놀이 15분 간 이어짐.
(이날 창비 우롱상자에서 단연코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노끈이었다고....)



창비 굿즈. 에코백/수첩(4개)/메모지/연필/시요일 한 달 구독권 (폴스타프 님, 이제 받으셨지요? ㅋㅋㅋ)



책꽂이에 꽂아 보았당! 레헨따 1은 전자책으로 갖고 있음....(시공사 책 몇 권 다른 쪽으로 뺐음)



내가 갖고 있는 창비세계문학... 사실 몇 권은 읽고 팔았..... ;;
아, 그러고 보니 <주군의 여인>에 '창비드림' 도장 안 찍혀 있었다! 이것도 독자 불만 수용한 듯??


암튼 잘 보면 <죽음> 그러니까 <이반일리치의 죽음>은 내가 별 다섯 개 준 작품으로 소장 중(레헨따2 옆에 꽂혀 있다. 글씨가 희미해서 잘 보이지 않음).

그러나 <고뇌> 즉,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는 없음. 절대 갖고 싶지 않음...
이 작품은 중학교 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문고판으로 읽었는데, 사실 그때도 별로 좋지 않았다...
그 후로 괴테 작품은 <파우스트>,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편력시대> <이탈리아 여행기>까지 읽었지만....
다 별로였다. 난 괴테를 참 좋아하지 않는구나...


암튼 이렇게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 창비우롱상자. 집단 지성... 아니고 의 힘. ㅋㅋㅋ



자, 이제 <주군의 여인>을 읽고 리뷰를 써야지. 그러나 언제 읽을지는 모름; 넘나 두꺼운 것.

사실 이 작품은 옆집의 주정뱅이 폴스타프 님 리뷰 읽고 궁금해진 책이다.

올해 안에는 읽고 리뷰 쓸게요. 창비여, 고마워요. ㅋㅋㅋ 

<주군의 여인> 마니아가 될 테얌!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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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6-11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주군의 여인 창비드림 찍혀있었는데요?! 흐음..

이 페이퍼로 인해 잠자냥 님의 책장 사진을 보게 되어 너무 좋네요. 이왕이면 전체샷도 올려주시지... 넘나 궁금한데 말입니다.....
그건그렇고 이제 잠자일보는 더이상 볼 수 없는건가요? (서운..)

잠자냥 2020-06-11 11:01   좋아요 0 | URL
학 정말요? 전 도장 안 찍혀있었어요. 이론이론....
그렇지만 읽고 나서 팔지는 않을 거 같아요. 할머니 되고 나서도 창비우롱상자를 추억하기 위해 간직하려고요. ㅋㅋㅋ

그나마 저 책장 사진은 알라딘 이웃들이 다른 사람 책장 구경하는 걸 좋아하시는 듯하여(저 또한 그렇고요) 다른 사진보다는 좀 크게 올렸어요. 제 책장은 온갖 잡동사니가 섞여 있는 터라 ㅋㅋㅋㅋ 나중에 정리되면 한 번 소개할게요.

잠자일보는... 음 또 뭔가 이런 재미난 일이 있으면 특종으로 찾아오겠습니다- ㅎㅎㅎ

Falstaff 2020-06-11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잘 된 일입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창비도 이렇게 변하게 만드는 독자, 소비자들의 힘. 크... 이걸 ‘연대‘라고 하셨나요, 특종에서? ㅋㅋㅋ
며칠간 참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잠자일보 특종에다가 여러 재미난 에피소드들.
정말 먼 훗날까지 기억할 즐거운 추억입니다.
<주군의 여인> 즐기세요. 제발 책하고 궁합이 맞으셔야 할 텐데요. ^^;;

잠자냥 2020-06-11 11:23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다. 창비의 사전에 반성을 집어넣은 집단지랄 연대의 힘! ㅋㅋㅋㅋ
암튼 즐겁고 기분 좋은 추억이었어요. ㅎㅎ
<주군의 여인> 휘리릭 넘겨 보았는데 재미있을 거 같아요!

초란공 2020-06-11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여인>은 표지가 근사하네요. 저도 괜히 솔깃해지는 책이네요^^ 그나저나 이런 특종을 낚으시려면 이렇게 책을 많이 읽으셔야한다는 걸 알았어요^^ 책이 정말 많으시다는...

잠자냥 2020-06-11 12:40   좋아요 0 | URL
<여인> ㅎㅎ 상당히 흥미진진해 보이는 내용입니당!
다 읽으면 꼭 리뷰 남길게요. ㅎㅎ
저 책은 제가 갖고 있는 책의 극히 일부에요.. ㅠ_ㅠ
날마다 책이 쌓여서 참 처치곤란입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0-06-11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정신적 자유와 글 쓸 자유를 위해!!! 키햐! 잠자냥님 내 스타일! 저희 집 사람은 제가 리뷰대회 응시한 것도 모릅니다. 이전 죽음과 고뇌도, 빌레뜨도 다 제가 산 줄 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에서 그런 일이 있었대~ 라고 남이야기 하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냥이들 3호까지 있으시다니 대식구시네요. 저도 다락방님처럼 잠자냥님 책장샷 너무 좋아요. 역시나 역시~ 그런 생각도 들고요. 제 책엔 도장이 찍혀있었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좋은 추억 선사해주신 알라딘 이웃분들께 감사드려요. 잠자일보는 격주 발행 안 되나요? ㅎㅎㅎㅎㅎ

Falstaff 2020-06-11 12:33   좋아요 0 | URL
커헉!
단발머리 님이..... 남성분이세요? ‘저희 집사람‘...이시라니.
하여튼 우롱상자의 미스테리는 끝이 없습니다. @@

아직 여성분이 남편더러 ‘집사람‘이라고는 안 하지요? 혹시 몰라서.... ^^;;;

단발머리 2020-06-11 12:36   좋아요 1 | URL
저에요. 그런 사람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 집(에 저랑 같이 사는) 사람.... 이런 의미고요.
제 실명은 남자틱하다는 점도 알려드려요. 약국 가서 처방전 내밀면, 남편 분 약인가요? 그러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06-11 12:4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 아니 정말 도장 찍혀있었어요?! 저만 안 찍혀있었나봐요. ㅎㅎㅎ
잠자일보는 내맘대로 발행입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06-11 12:42   좋아요 1 | URL
폴스타프 / 폴스타프 씨(42세, 남) ˝창비우롱사태에 세대격차 절감˝ ㅋㅋㅋㅋㅋㅋㅋ

초란공 2020-06-11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내지를 촛불에 비춰보면 ‘창비드림’이라는 글자가 등장하지 않을까하는.. 아니면 창비에서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독자들께는 도장을 찍지 않고 특별히 관심독자 명예의 전당 리스트에 기재되어 관리된다는 뜻일까요? ㅋㅋ

잠자냥 2020-06-11 13:2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그럴까요? ㅋㅋ 오늘 집에 가면 한번 불빛에 비춰보겠습니다. ㅋㅋㅋㅋ
 
<속보> 창비세계문학리뷰대회 불만 폭주.....“참여자 우롱했다” 항의 빗발쳐

“우롱상자 재고 처리용 아냐……원하는 책 2권 재배송”

지난 5월 발표된 창비세계문학리뷰대회 결과를 놓고 일부 3등수상자들로부터 “독자를 우롱한 처사”라며 빗발치는 항의를 받은 창비가 6월 1일 잠자일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3등수상자 전원에게 원하는 책 2권을 재배송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창비세계문학팀 팀장 양 모씨(18세)는 3등 상품인 창비세계문학 2권(랜덤)을 발송한 이후에 당선자들의 블로그와 인스타 등 여러 경로로 독자 후기를 모니터링한 결과, 만족하고 감사한 독자도 있었던 반면, 폴스타프, 잠자냥, 다락방, 단발머리 등 일부 극렬 알라디너들을 중심으로 창비가 전한 상품과 전달 방법, 구색 등에 강하게 비판을 제기한 이들도 있었다고 운을 뗐다.

양 씨는 먼저 두 가지 오해를 풀고자 한다며 입을 열었다. 첫째 상품 발송 시기와 방법에 관해서는 “5월 8일 저녁 당선자 발표 뒤 주말을 지나 5월 11일부터 2~3주 안에 대부분의 수상자들이 상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총 서른 네 명의 당선자에게 주소를 묻는 이메일을 보내고 답장을 받기까지의 시간, 상품 준비와 포장 및 발송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통상 걸리는 시간이며 다른 이벤트에 비해 아주 늦은 것은 아니다.” 말함으로써 폴스타프 씨(42세, 남)의 “5월 8일 결정된 사안을 21일까지 질질 끌었다면 최하 시말서, 보통 징계에다가, 최고가 사직섭니다. 얄짤 없어요. 이 회사 경품잔치 담당자들은 무사했을지 참 걱정입니다. 아무쪼록 가벼운 시말서 수준에서 그쳤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진심어린 우려에 정면으로 반박, 창비 직원 가운데 누구도 징계를 받은 이가 없음을 밝혀 장내를 한때 훈훈하게 만들었다. 다만 “사전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충분히 안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고, 이어 “커다란 상자에 책만 덩그러니 보내 마음이 상하셨을 분들(폴스타프 씨)께도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쓰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어 양 씨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문제의 책 선정 해명에 나섰다. 양 씨의 말에 따르면 <죽음>과 <고뇌> 두 권은 3등 수상자들이 생각하듯이 죽음과 고뇌나 먹고 떨어지라는 의미가 아니었다며 “이벤트 진행한 마케팅팀 담당자로부터 창비세계문학의 문을 연 가장 상징적인 작품 1권, 그리고 그동안 창비세계문학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작품 1권 이렇게 의미 있는 작품 2권을 골랐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히며 “이미 가지고 계신 책이라면 창비세계문학을 잘 모르는 주위 분들과 나누실 수 있으리라는 바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2권 모두 꾸준히 중쇄를 찍는 작품으로, 일부 당선자들이 지적한 것처럼 재고 처리용이 아니었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평소 세계문학 고전에 조예가 깊고 리뷰대회에 응모해주실 만한 독자 분들의 취향을 좀 더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렇게 사과와 감사의 의미로 3등 수상자 전원에게 랜덤이 아닌 “원하시는 창비세계문학 도서 2권을 지정하시면 발송해드리도록 하겠다.” 밝혀 기자회견에 참석한 3등 수상자들을 술렁이게 했다. 특히 “기존에 받으신 상품은 다시 보내주실 필요는 없다”라는 말에 지금까지 <죽음>과 <고뇌>를 소 닭 보듯 하던 3등 수상자들 사이에서 한때 “개이득”이라는 말이 여러 차례 오가기도 했다. 특히 “창비 굿즈세트를 받지 못하신 분도 말씀해주시면 함께 보내드리도록 하겠다.”는 말이 나오자 폴스타프 씨는 기자회견장에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호성을 내질렀다. 폴 씨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사실 나만 굿즈를 주지 않아서 기분이 몹시 상했다. 같은 3등이라도 급이 다른 줄은 알고 있었지만 내가 맨 꼴찌라는 생각에 한동안 자괴감에 빠져 밤잠을 이룰 수 없었다. 술맛도 예전 같지 않더라. 두꺼비도 쳐다보기 싫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의혹이 말끔히 해소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창비는 끝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참고해 다음 이벤트 때는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쓰겠노라 약속했고, 창비세계문학에 보여주신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3등 수상자들은 “창비가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나올 줄은 몰랐다.” “마치 꿈만 같다.” “집단지성, 아니 집단지랄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이번 일을 계기로 깨달았다.”며 창비의 이러한 태도 변화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폴스타프 씨는 “창비 회사에 우리말 사전이 네 종류가 있다. 권 수로는 아홉 권인가 그렇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들 사전에는 하나같이 ‘반성’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드디어 반성이 등재된 모양”이라며 회한에 젖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3등 수상자들은 또한 “지랄로 얻어낸 듯해서 좀 쑥스럽지만 모두가 원하는 책 2권을 받을 수 있다니 무척 기쁘다”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러한 가운데 이번 리뷰대회에 유일하게 본명으로 참여한 다락방 씨(24세, 여)는 1인 시위를 제안했던 잠자냥 씨와는 별도로 창비를 상대로 음지에서 레지스탕스 운동을 벌여 이와 같은 극적 타결을 이끌어낸 것으로 밝혀져 크게 주목 받고 있다. 다락방 씨는 창의연(창비에게 정의를 기억하게 하는 연대) 이름으로 화염병을 제작, “나에게 <고뇌>와 <죽음>만은 피해주기 바란다. 가급적 <주군의 여인> 아니면 <대위의 딸>을 모시고 싶다. <떼레사와 함께> 마지막 오후를 보내도 좋다. <미하엘 콜하스>와 <패니와 애니>도 나와 동참할 것이다.”라는 장문의 편지를 담아 창비 본사에 여러 차례 투척했다고 한다. 화염병 제조 시 사용한 소주병은 두꺼비마니아 폴스타프 씨가 80여 개를 무상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적극적인 화염병 세례로 인해 다락방 씨는 가장 먼저 <주군의 여인>을 모시게 됐으며, 공교롭게도 잠자냥 씨 또한 <주군의 여인>을 모시고 싶다고 창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발머리 씨는 창비의 제안에 처음에는 까탈스럽게 거절해볼까 싶었지만 곧 생각을 바꿔 <빌레뜨>를 집안에 들여놓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으며 두꺼비 마니아 폴스타프 씨는 주정뱅이답게 <까떼드랄 주점에서의 대화>를 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리뷰 대회 참여자 우롱 및 기만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고 선언했던 잠자냥 씨(20세, 여)는 5월 29일이 되도록 우롱상자조차 받지 못하자 지난 5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마포구 창비서교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잠자냥 씨는 다음과 같은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와 함께 고뇌와 죽음을 의미하는 검은 복장 차림으로 창비서교빌딩 앞에 서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내 벗이 몇인가 하니 죽음과 고뇌이라
빈 상자 덩그러니 그 더욱 처량구나
두어라 이 둘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그러나 5월 30일과 31일은 창비 직원들이 근무하지 않는 주말이라는 점에서 1인 시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주장이 속속 제기되고 있으며, 실제로 잠자냥 씨가 48시간 동안 혼신을 다해 서 있었다고 주장하는 창비서교빌딩 앞 지역은 CCTV사각지대라 그 어디에서도 잠자냥 씨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인근 편의점 CCTV를 확인해 봐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잠자냥 씨의 실체에 의혹을 제기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익명의 제보자는 “잠자일보에서 특종이라고 소개했던 내용 자체가 잠 씨의 기획이다, 잠 씨는 사실 창비관계자다. 창비세계문학 홍보판을 키우려고 처음부터 그런 여론몰이를 한 것이다. 의도가 있다.”며 그 증거로 잠자냥 씨가 유독 아직까지 선물을 받지 못한 게 무얼 뜻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잠 씨는 창비관계자가 틀림없다, 지금도 잠 씨는 2권씩 새로 받고 리뷰를 써 올리면 창비에게 보답하는 일이 아니겠냐며, 책을 받은 3등 수상자들에게 리뷰 쓸 것을 종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잠자냥 창비관계설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창비세계문학리뷰대회 관련 사태는 모두가 훈훈한 가운데 일단락되는 형국이지만 잠 씨를 중심으로 잠자냥 창비관계설, 잠자냥 큰그림설, 잠자냥 매트릭스설 등이 피어오르고 있어, 이 또한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이런 소식을 접한 잠자냥 씨는 “무슨 소리냐, 내가 바로 열혈 창비마니아다. 이 모두가 창비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창비로부터 단 1원도 받은 게 없다. 창비관계자는커녕 창비가 어디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해 1인 시위를 철석 같이 믿은 폴스타프 씨를 비롯한 3등 수상자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잠 씨는 오늘도 창비세계문학 독려 운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잠 씨의 태도에 일각에서는 “사람이 책 2권 받았다고 저렇게 손바닥 뒤집듯 태도가 달라진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놈은 창비 아니 읽었느냐
저 너머 저리 긴 글을 언제 읽으려 하나니




잠 씨가 창비마니아임을 주장하며 내놓은 증거. 2번째 마니아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첫 번째 마니아는 폴스타프 씨 추정).



끝으로 이 사태를 통해 ‘집단지랄’의 힘을 깨달은 창비세계문학 독자들은 평소 똘스또이, 도스또예프스끼, 레오뽈도 알라스 끌라린, 돈끼호떼, 안나 까레니나, 알렉산드르 블로끄, 지나이다 니꼴라예브나 기삐우스, 꼰스딴찐 드미뜨리예비치 발몬뜨, 발레리 야꼬블레비치 브류소프,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블로끄, 안나 안드레예브나 아흐마또바, 오시쁘 예밀리예비치 만젤시땀, 마리나 이바노브나 쯔베따예바, 쎄르게이 알렉산드로비치 예세닌, 벨리미르 흘레브니꼬프, 블라지미르 블라지미로비치 마야꼽스끼, 보리스 레오니도비치 빠스쩨르나끄, 예브게니 알렉산드로비치 옙뚜셴꼬, 안드레이 안드레예비치 보즈네센스끼, 벨라 아하또브나 아흐마둘리나, 이오시프 알렉산드로비치 브로드스끼처럼 유독 특유의 맞춤법을 줄기차게 고집해온 창비에게 오늘날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바른 표기 제안 성명서를 내고 창비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어 또 다시 창비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opyleft ⓒ 잠자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니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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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20-06-05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들어왔는데 이거 넘 웃기네요 푸하하

잠자냥 2020-06-05 10:17   좋아요 0 | URL
와, 오랜만입니다. 안 그래도 왜 안 보이시나 했습니다.
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시려면 1편부터 읽으셔야 합니다. ㅎㅎ

1편 https://blog.aladin.co.kr/socker/11736220

Falstaff 2020-06-05 1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잠자일보입니다. 이번에도 특종이구먼요! 정말 집단지랄의 힘, 대단합니다.
와,.... 미국이었으면 분명 퓰리처 상인데, 아깝습니다.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06-05 11:03   좋아요 1 | URL
이 글을 저기 위의 1편과 함께 이달의 당선작으로 선정해 영구 보존함이 어떨까 싶습니다.
제1회 : 알라딘 퓰리처 상, 대상.......... 잠자일보의 잠자냥님!!!!!!!!! 축하드립니다!!!

잠자냥 2020-06-05 11:03   좋아요 1 | URL
ㅋㅋㅋ 감사합니다.
제가 퓰리처상 받으면 옆집의 주정뱅이 폴스타프 님을 잊지 않고 감사 인사 명단에 넣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06-05 11:09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 창비가 그걸 원할지 ㅋㅋㅋㅋㅋ 아 근데 이 글에 신간이 포함되는 바람에 ‘알라디너의 선택‘에 오르긴 했네요.
사실 그걸 노렸습니다. 푸하하하

단발머리 2020-06-05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내 웃음 참으며 킥킥대고 읽다가 CCTV 사각지대에서 뿜었습니다!!!! 잠자냥님의 노고와 애정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저도 샬럿 브론테를 만나는 이런 좋은 시간이 예정되어 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저도 이메일 받고 해명을 이해했다기 보다는 뭐여? 하는 맘이 강했는데, 잠자냥님의 ‘받아야죠!‘에서 확신을 얻고서는 위의 아름다운 책을 신청했습니다. 아쉬움이 있는거야 말할 필요도 없고요. 창비에서 책 두 권 보내준다해서 크게 달라지는 살림살이 아니지만, 우롱상자 열어보며 알라딘 이웃들과 이야기하는 추억을 남겨줬다는 점에서 창비한테 고마운 마음도 들려고 하구요. 또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독자의 소리를 귀담아 들으려는 제스쳐 정도는 취했다는 점에서, 저는 창비에게도 점수를 쪼금 주고 싶습니다. 알라딘 집단지성과 창비의 제스쳐라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빌레뜨가 저의 집으로 오고 있겠죠.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0-06-05 11:08   좋아요 1 | URL
창비로 인해 알라딘에서 재미난 일이 생겼고, 추억할 일이 생겨서 좀 즐겁네요. 창비는 좀 곤욕스러웠겠지만;; ㅎㅎ

전 이메일 온 날, 회사에서 바빠서리... 밤 늦게 11시에야 메일을 확인했는데 솔직히 엄청 기뻤어요. ㅋㅋㅋㅋ
뭔가 집단 지성-아니고 지랄의 힘이 먹힌 거 같아서? ㅎㅎㅎ 창비가 선뜻 응해준 것도 좀 놀라웠고요.
저는 그래서 그날 메일 읽어본 그 즉시, 창비에게 이렇게 답장을 보냈습니다.

=============================
안녕하세요. 3등 수상자 000입니다.
알라딘에 ‘<속보> 창비 세계문학리뷰대회 불만 폭주....’ 이 글 작성한 잠자냥이기도 합니다.
이웃분들 불만 포함 제 불만까지 담아서 좀 웃자고(?) 쓴 글인데, 이렇게 진심으로 응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솔직히 피드백까지는 바라지 않았는데 뒤늦게라도 피드백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튼, 저는 아직 상품을 못 받았고요, (굿즈 포함)
그러니 다른 분들 보내주신 책 두 권 말고
<주군의 여인 1,2> 이렇게 두 권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ㅋㅋ 좀 굽실굽실 느낌이죠? 아 책 2권 원하는 거 준다니까 손바닥 뒤집는 잠자냥 참 웃깁니다.

다락방 2020-06-05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저도 걍 주는대로 받을걸 그랬어요. 그렇지만 애초에 주소 묻는 메일이 안왔었으니 ㅠㅠ 이런 사과의 메일 리스트에도 저는 없었겠죠. 주는대로 받고 ‘너 무얼 받을래 다시 줄게‘ 물었다면, 빌레뜨를 답할 것을.. 인생..타이밍.....

그나저나 제가 안그래도 이 기사를 읽으면서 잠자냥 님의 1인 시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려고 했는데, 이미 의혹은 불거지고 있었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빌레뜨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도 빌레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20-06-05 11:1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너무 성급하셨군요. 화염병 투척 좀만 자제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6-05 11:12   좋아요 0 | URL
성질이 워낙 불같아서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지만 저는 주소 묻는 메일도 안왔었다고요. 그래서 제가 단발머리님께 담당자 이메일 좀 알려주세요, 라고 부탁한 뒤에 그 메일로 보낸거거든요. 나 빼먹었어, 나 왜 안줘 ㅠㅠ 이러면서요 ㅠㅠㅠㅠㅠ 하아-
인생은 뭘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0-06-05 11:23   좋아요 0 | URL
허어어~~~~~~~~
그렇다면 일인시위를 주도하시고 알라딘 퓰리처상에 빛나는 잠자냥님과 지하에서 활약하신 레지스탕스 다락방님만 두 권씩 받으시는거예요? 아하, 또 일이 이렇게 흘러갈줄이야ㅠㅠㅠㅠㅠㅠ
두 분께 공히 선택받은 <주군의 여인>만 좋은 일 났는가요? 허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20-06-05 11:18   좋아요 0 | URL
저도 생각해 보니까 주소 묻는 메일 따로 받은 기억이 없어요.
전 당연히 알라딘과 연계해서 한 행사라 알라딘에서 개인정보 수합해서 보내나보다 하고 손 놓고 있었는데....
아 그래서 <죽음>과 <고뇌> 우롱 상자가 저에겐 오지 않은 거였나봅니다.

창비에서 보낸 메일에 ˝아직 저희에게 주소를 알려주시지 않은 분이 두 분 계십니다.˝라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여기에 결국 제가 포함된 거?? 푸하하하하....

잠자냥 2020-06-05 11:2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괜찮습니다. 저는 <주군의 여인>만으로 만족합니다. 처음부터 원하던 거라서요.
그런데 성질 급한 유일한 본명 다락방 님은 ㅋㅋㅋㅋ <빌레뜨>가 그만 눈앞에서 날아가버렸군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6-05 11:24   좋아요 0 | URL
저도 알라딘에 저장된 주소로 보내는가보다, 하고 손놓고 있었는데 다른 분들이 죽음과 고뇌를 계속 받는 바람에 으응? 나는, 나는? 이렇게 된것입죠. 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고뇌와 죽음을 ‘더‘ 받는것 보다는 지금에 더 만족합니다. 엣헴- ㅋㅋ

단발머리 2020-06-05 11:27   좋아요 0 | URL
빌레뜨 신간 다 필요없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오로지
고뇌와 죽음!!! 😱

Falstaff 2020-06-05 12:31   좋아요 1 | URL
이번 해피엔드의 가장 큰 공헌은 다락방 님께서 직접 팀장한테 메일 보내셔서, 난 이거 아니면 저거 줘, 라고 하신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친 엄마도 아기가 울어야 젖을 주는데, 저를 비롯해 몇 몇 분은 그냥 투덜대기만 하는 동안, 잠자냥 님은 다른 것 받고 싶은데요, 라고 첫 포문을 여셨으며, 다락방 님이 나한테 이거 줘, 라고 분명한 단어로 이야기하신 겁니다.
덕분에 창비 리뷰대회가 282만원에서 한 300만원 정도로 올라갔습니다만, 솔직히 이게 뭡니까. 주고 욕 먹고, 욕 먹고 난 다음에 그럼 다른 거 줄게. 스타일 구기게 말이지요. 맘엔 들지 않지만 창비가 명색이 우리나라 출판사 국가 대표잖아요.
우짰든 20세, 24세 두분 여성 동지들의 맹활약에 경의와 감사를 아낌없이 보냅니다!!!!!

잠자냥 2020-06-05 12:43   좋아요 0 | URL
창비는 결국 3등 수상자들한테 2만원으로 선방하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한 4~5만원어치 책 보낸 셈이네요; 하하하하

다락방 2020-06-05 13:04   좋아요 1 | URL
제가 이메일 보낸분은 팀장..님은 아니었던 것 같고요, 어조가 신입사원 같았어요. 하핫. (팀장님이면 큰일날 댓글 ㅎㅎ)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원하는 걸 쟁취하기 위해(응?) 행동한 멋진 여성인 것입니다!!!!!

=3=3=3=3=3=3=3=3=3=3=3=3=3=3=3=3

a 2020-06-05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요, 잠자냥 씨..
5월 30,31일 양일 간 창비서교빌딩 앞에서 1인 시위하셨다면서 제가 30일 오후에 ㅇㅈ동에서 만난 사람은 누구죠?
(해명 바람)

잠자냥 2020-06-05 13:20   좋아요 0 | URL
<속보>! 잠 씨 지난 30일 1인시위 현장에 없었다. 모처에서 지인들과 모임 가져.......... 충격

레삭매냐 2020-06-05 1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단지롤에 한 몫해서 오늘의
이런 성과를 거두는데 혁혁한...

다 필요 없고, 원하는 책 두 권은
<금색 공책>으로 정중하게 요청
드렸습니다.

공교롭게도 어제부터인가 중고서점
주욱 풀렸더군요.

적어 주신 대로 외래어 표기법 좀
고쳐 주었으면 하는 큰 바람이
있습니다.

잠자냥 2020-06-05 13:24   좋아요 0 | URL
아 그럼요. 레삭매냐 씨도 한몫 하셨지요!!

아, 그러고 보니 <금색공책>도 있군요.
전 창비 이전 버전 웅진에서 나온 <황금노트북>으로 갖고 있어서 그 책은 탐이 나지 않았는데,
절판된 <황금노트북> 중고로 구하느라 애 좀 썼어요. 창비에서 나올 줄 알았으면 그냥 참을 걸; ㅎㅎ

anuvadaka 2020-06-05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데 이 와중에 잠자냥 씨가 요청한 책 제목이 하필 <주군의 여인>인 건 왜 또 웃긴 건가요.... ㅋㅋ

잠자냥 2020-06-05 13:2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다락방 님이 <죽음>과 <고뇌> 대신 <주군의 여인>을 달라하신 부분도 이 기사와 잘 들어맞습니다. ㅋㅋㅋ

초란공 2020-06-05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면 1인 시위는 없었다는 거군요. CCTV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건의를하려 했으나, 추진 동력을 잃은 셈이네요. ^^;; 철도원 삼대처럼 고공시위를 하셨던 것일까요 ㅋㅋ

잠자냥 2020-06-05 16:14   좋아요 0 | URL
ㅎㅎㅎ 1인 시위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ㅋㅋㅋ
또 모르죠, 일요일에는 잠 씨 혼자 나가서 했는지도? ㅋㅋㅋ

coolcat329 2020-06-05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축하드립니다!🤣🤣🤣

잠자냥 2020-06-05 17:0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syo 2020-06-06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말고 무슨 말을 더 덧붙이랴....

잠자냥 2020-06-06 15:15   좋아요 0 | URL
업무에 바쁘신 syo 님 이 사태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그저 안타깝습니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