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사진 등 역대급으로 긴 페이퍼이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그동안 산 책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4월 이후 멈춤. 그래서 책을 사지 않았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요. 무지막지하게 샀더군요. 오랜만에 산 책 올리려고 구매리스트 살펴보다가 깜놀..... 4월 초에 산책 페이퍼 쓰고 나서 구매한 책들 세어보니 무려 112권(전자책 포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 울 집 책방에 책도 넘치고 고양이도 넘치고......(응?) 정신 차려! 다 읽고 사! 제발... 

2025년 10월에는 직장인들이 수천 년 전부터 그토록 고대해왔다던 기나긴 황금연휴가 있었다. 나는 10월 2일부터 연차를 냈기 때문에 무려 11일을 쉰 듯(헤아리기도 어지러움ㅋㅋㅋ). 올 초만 하더라도 집사2하고 어딜 갈까? 그때 비행기 티켓 값 비싸겠지, 고양이들 때문에 어차피 멀리 못가 등등 의견이 분분했었다. 그러다가 정한 게 제주도 자전거 일주였다. 인생 버킷리스트 따위 없이 되는대로 살자 잠자냥이지만, 그래도 거의 유일하게 죽기 전에 이건 꼭 하자 싶은 게 내 브롬톤(제주도에서 빌리는 게 아니라 꼭 내 자전거이어야 함)으로 제주도 일주를 하는 것이다. 자전거 여행은 너무 덥거나 추우면(특히 땅이 얼거나 눈이 내리는 겨울은 불가) 할 수 없기 때문에 주로 집사2와 내가 자전거 국토 종주를 떠났던 계절은 봄/가을 그러니까 5월, 9월, 10월이었다. 10월의 제주도 자전거 일주라니. 환상이다!!! 싶었는데...........

인생은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지 않음.)

역시 환상으로 그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 8월 집사2가 고관절이 뚝 부러져서 수술을 받는 바람에 자전거 여행은커녕 테니스도 못 친 지 어언 두 달이 넘었다. 그런 데다가 다들 아시다시피 9월에는 느닷없이 우리 둘째가 고양이별로 떠나버렸....... 이 와중에 또 새로운 아깽이들을 둘이나 데리고 왔......... 그러니 이 녀석들 적응시키려면 집사들이 집에 있어야 할 거 같아서 기나긴 연휴를 고양이들과 씨름하면서 보냈다. 8월, 9월, 10월 아무튼 돌봄 끝판왕...으로 보낸 나. 요즘은 진짜 좀 방전된 기분이다...... 에효. 하루 중 가장 편할 때는 모든 집안일 끝내고 냥이들도 재우고 집사2도 재우고 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침대에 누워서 책 읽을 때. 물론 그때도 3호는 한손으로 부둥부둥해줘야 하지만.......(곧 잠듦)

아무튼 연휴 막바지에는 단 며칠이라도 고양이들하고 좀 떨어져 있고 싶어서(울고 토하고 싸우고 난리 ㅋㅋㅋㅋㅋㅋ) 2박 3일로 가까운 곳으로 요양여행을 다녀왔다. 계속 비가 내려서 비 내리는 거 강물 흐르는 거 보면서 멍 때림- 그런 중에 10월 9일 저녁에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있다는 걸 깨닫고는 집사2랑 민음사 유튜브를 시청했다........(엥?) 내 평생 유튜브 그렇게 오래 본 건 처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책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좀 재미나기는 했다. 다른 편집자들이 소개하는 책에는 혹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화면에서 맨 왼쪽에 있는 편집자가....(나름 유명한 거 같은데 이름을 잘 모르겠다) 소개한 자메이카 킨케이드 <내 어머니의 자서전>은 좀 읽어보고 싶어졌다. 사실 나는 킨케이드가 노벨문학상 받을 것 같지는 않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으로 나온 <루시>나 <애니 존>은 그다지 인상 깊게 읽지 않아서(엄마와 딸 이야기 좋아하지 않음.......) <내 어머니의 자서전>도 딱 그럴 것 같았단 말이지? 그래서 패스했는데, 그 편집자가 참 흥미로워 보이게 잘 소개하더라. 이건 조만간 읽어봐야지.




이렇게 오랫동안 유튜브를 시청한 건 이날이 처음인 잠자냥.



그리하여 대망의 수상자는 내가 작년부터 계속 찜했던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꺄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사2랑 술 마시면서 유튜브를 보다가 내가 수상자 맞혔다고 환호하며 나 알라딘에서 배팅한 거 배당금 받아!!!!!!!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얼마나 받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쎄, 300만원을 베팅한 사람끼리 나눠준대. 근데 라슬로 쓴 사람 얼마 없을걸?” “그냥 주식을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제가 도무지 알지 못하는 세계라 사양하겠습니다.....




꺄하하핳하하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그러니까 이제 300만원을 215명이 나눠 갖는 것입니다.... 그럼 얼마냐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3,950원! 책 한 권 값도 안 나오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라슬로가 드디어 받았고, 이 작가의 책 중 아직 구매하지 않았던 책 두 권을 그때 바로 주문했다. 연휴 시작 전에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이 우주점에 중고 최상으로 풀린 걸 보고(왠지 안 읽고 내다 판 느낌적 느낌 ㅋㅋㅋㅋㅋㅋ), 아, 이 인간 이번에 노벨상 받을 텐데, 받으면 중고로 나온 거 싹 다 사라질 텐데 살까 말까 살까 말까 고민하다 말았는데... 아마 지금쯤 예상대로 다 사라졌을 것이다. 그래서 새 책으로 구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세계는 계속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라슬로 국내 번역된 책은 다 갖췄다. 근데 솔직히 <사탄 탱고>, <저항의 멜랑콜리> 둘 다 3분의 2 가까이 읽었으면서 결국 포기했었다(나가떨어짐). 내가 웬만하면 책 읽다가 중도에 포기 안 하는데 이건 참..... 극복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라슬로의 국내 출간 작품 중 유일하게 완독한 책은 상대적으로 짧은 <라스트 울프>. 문체가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내가 싫어하는 문체야. 묵시록이 아니라 이건 그냥 문체로 지옥을 보여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내 취향 작가는 아닌데 읽다보면 묘하게 매력도 있고 대단한 건 알겠어서 사 둔 책은 다 읽기는 할 것이다....

그간 구매한 책 112권을 다 올릴 수는 없어서(이미 읽고 팔아버린 책도 많음) 그중에서 아직 안 읽었거나, 읽었지만 팔지 않아서 남아 있는 책들 위주로 올려본다.   




하인리히 뵐, <여인과 군상>
노벨문학상 받은 작가이면서도 넘나 내 취향인 뵐.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 준 바로 그 책! <여인과 군상> 출간 소식 듣고 너무 사고 싶었다. 그런데 지만지여...... 이런 책을 무슨 3만원 가까이 받는가?(정가 28,800원) 가격만 보면 큰글자도서인 줄... 이달의 당선작 적립금 받으면 사야지하고 기다렸다가 이번에 샀다.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 <멜랑콜리아>
이번에 노벨문학상 베팅 사이트에서 순위가 좀 많이 올라갔었다는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 민음사 유튜브 편집자1(남자 편집자/해외문학 담당자였던 듯)이 이 사람이 받을 거 같다고 찜했던 작가이기도 하다. 내용만 훑어보면 약간 동화 같고 약간 환상적인 게 좀 내 취향은 아닐 거 같아서 망설였었는데 이번에 한번 읽어보기로. 제럴드 머네인 <평원>도 이즈음 읽었는데 그냥 그랬다.... 다른 작품 또 읽어보기는 좀 망설여짐(차암....재미없음 ㅋㅋㅋㅋㅋㅋㅋ)


샬럿 우드, <상실의 기도>
노벨문학상 말고 부커상도 좀 관심이 가지 않습니까? 현대 호주 문학계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가는 작가 샬럿 우드의 2024년 부커상 최종 후보작- 2014년 리처드 플래너건의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이후 호주 문학 작품으로는 10년 만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작품. 


코맥 매카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새로운 번역이 나와서 구매. 코엔 형제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아서 이 작품을 영화화한 것도 보지는 않았다...만 역대급 악인 단발머리 하비에르 바르뎀은 기억한다. 매카시 작품이 늘 그렇듯이...... 자극적이고 무자비하며 폭력적인 게 도파민 폭발할 거 같아서 샀다.


헨리 제임스, <보스턴 사람들>
읽고 리뷰 남겼다. 연휴에 은근 스트레스&열받게 했던 작품.


데니스 존슨, <예수의 아들>
“소설가가 되고 싶어 하는 미국인들이 참고하는 경지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도 끝없는 감탄과 상찬을 끌어내고 있”다는 책. 트위터에서도 엄청나게 상찬해서 궁금증에 사서 읽었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던 것으로.... 약물중독이든 알코올중독이든 중독자들이 밑바닥으로 살아가는 자극적인 인생의 나열을 나는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은근 모범생인가...? -_-?) 그런 중에도 뭔가 희망이 있어야 함. 레이먼드 카버의 빵 한 덩이 같은 뭐 그런 거(‘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체사레 파베세, <아름다운 여름>
다 읽고 100자평 남김. 리뷰를 쓸 것 같지는 않다. 마음으로 느끼는 책. ‘지니아’의 첫사랑이 그렇게 될 줄은 이 책의 첫 문장을 읽는 사람 누구나, 그리고 지니아, 그 아이조차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여름이란, 첫사랑이란 다 그렇게 가는 거지......

그새 고양이털 많이 묻었다.........-_-


그레이엄 그린, <아바나의 우리 사람>
제가 또 좋아하는 작가가 그레이엄 그린 아니겠습니까? 그린의 이 책도 뒤늦게 구매.


미시마 유키오, <새벽의 사원>
유키오 이 미친놈의 책도 뒤늦게 구매. <풍요의 바다> 시리즈 완간된 거 같으니 마저 다 읽어야지. 아참, 최근에 미시마 유키오의 <목숨을 팝니다>가 알에이치코리아(RHK)에서 재출간되었던데... 딱히 재미있는 책은 아니다. 완전 통속소설에 괴작이라서 괴랄&아스트랄한 맛 좋아하는 독자라면 모를까 미시마의 문장이나 미학적 아름다움에 반해서 이 인간 책 읽는 독자라면 굳이....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년>
야스나리의 소년애를 다룬 이 소설도 구매. 문장하면 또 가와바타 야스나리 아닌가. 미시마 유키오의 <가면의 고백>과 비교하며 읽어도 흥미로울 듯.


스테파니 오셰, <고양이 예찬>
토하고 울고 싸우는 울집 고양이들에 지쳐 여행 떠난 주제에 고양이 예찬 책은 산, 고양이에 미친 자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보기로 몇 줄 읽었는데 고양이 찬양한 문장들 읽으면서 또 막 웃고 있는 잠자냥. 나도 참 진짜 못 말려.

그나저나 생각난다. 얼마 전 쿨캣 님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쿨캣님은 정작 푸코와 한나 입양한 글엔 댓글 달지 않으셨던데 너무 놀라서 그냥 가셨던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르난두 페소아, <이명의 탄생>
<불안의 책>으로 국내에선 널리 알려진 페소아. 그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시각, 문학 창작자로서의 태도 등 페르난두 페소아 문학 에세이- 


윌리엄 해즐릿,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이 사람 신간 또 나왔더라.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 사람들이 이런 느낌을 갖는단 말인가? 신기하네... 아무튼 뭔가 꼰대 맛인데 계속 읽게 되네. 저 신간도 읽을 듯.


아쉴 음벰베, <죽음정치- 증오의 정치에 관하여>
10월에 드디어 올해의 책을 만난 기분. 왜냐면... 읽어보면 압니다. 그나저나 이 책으로 갑자기 땡스투 적립금이 680원이나 들어와서 에엥? 이거 6만원 안 넘는데...? 했더니 같은 날 세 사람이 산 듯. ㅋㅋㅋㅋㅋㅋ(225*3)

낸시 프레이저.라엘 예기, <포식하는 자본주의>
식인 자본주의에 관한 비판서였던 <좌파의 길 Cannibal Capitalism: How our System is Devouring Democracy, Care, and the Planet and What We Can Do About It>과 같은 맥락의 책으로 보인다. 비판 이론 제4세대 학자인 라엘 예기와의 대화로 묶은 책이라 좀 더 쉽게 읽히지 않을까.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
'밀리의서재'에 있어서 심심해서 읽어보다가 의외로 재미나서 아아.. 이건 종이책으로 읽어야겠다 싶어서 구매. 마르크스 자본은 읽지 못해도 피케티 21세기 자본은 읽고 죽어야지.



주디스 버틀러, <누가 젠더를 두려워하랴>
다 읽고 100자평 남김. 이 책을 읽었을 때만 하더라도 잠자냥 픽 올해의 책이 아닐까 싶었다... 만 <죽음정치>로 밀림. 그러나 버틀러 언니도 <죽음정치>를 극찬했으므로 괜찮아.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
개역판으로 샀고, 드디어 읽었다.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몇 년 뒤 다시 읽을 듯. 


찰스 라이트 밀스,<화이트칼라-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화이트칼라’ 계급을 분석한 기념비적 저작. “화이트칼라 계층의 부상이 현대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그들의 정치적, 경제적 특성뿐 아니라 심리적 특성까지 망라”한다는데 너무 재밌을 거 같아서 사두고는 계속 다른 책에 밀리고 있다... 


존 R. 히빙.케빈 B. 스미스.존 R. 알포드, <정치 성향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타고난 성향인가, 학습된 이념인가>
내가 다른 세상, 세계,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내 정치 성향은 지금과 달라졌을까? 아니면 타고난 성향일까? 진심 궁금해서 샀다. 그렇지만 책을 펼쳐든 순간.... 글자체, 장평, 자간 등등 편집이 너무... 읽기 싫게 생겨서 조금 읽다가 일단 덮음. -_-


키스 로, <야만 대륙-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유럽 잔혹사>
유럽은 참 자기들이 선진국이라고 대단한 착각을 하고 사는 것 같다. 이 책은 ‘야만대륙’이라는 표제가 알려주듯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민낯을 까발린다. 저자는 전시뿐 아니라 전후에도 인류가 ‘짐승’ 노릇을 계속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특히 유럽에서 저질러진 헤아릴 수 없는 만행을 고발한다고. 왠지 시원할 거 같음.


아비탈 로넬, <루저 아들>
제목부터 참 흥미롭다. 루저 아들이라고? 아비탈 로넬은 911 테러와 그 후 미국이 일으킨 전쟁의 중심인물이 모두 ‘루저 아들’이었다는 데 주목한다(아들 ‘부시’를 보라......) 아버지의 억압을 세계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같은 ‘루저 아들’로 해석, 권위의 형상을 본격적으로 해부한다. 이 책 읽다가 일단 다른 책 갑자기 궁금해져서 덮어 둔 상태인데 참 재밌다능....
 

자크 랑시에르, <이미지의 운명>
자크 랑시에르, <무지한 스승>
<무지한 스승> 개정판 사면서 <이미지의 운명>도 같이 샀다.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 <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
부제는 “인간은 왜 경험하지 못한 과거를 그리워하는가” 난 이게 정말 궁금했다. 사람들은 왜 옛날에 그렇게 향수가 있는 걸까?? 대체 왜죠?


모니크 위티그, <스트레이트 마인드>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는데 이번에 <젠더 트러블> 읽을 때 여러 번 언급되더라. 그래서 다시 읽고 싶어져서 구매. <젠더 트러블> 아직 안 읽은 분들은 모니크 위티크 <스트레이트 마인드>하고 게일 루빈 <일탈> 먼저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요......

그나저나 집사2가 푸코 한나 다음에 고양이 또 생기면 (게일 ‘루빈’에서 따서) 루빈이라고 짓자고 했는데....... 과연 루빈이라는 이름을 쓰게 될까요? 아닐까요? ㅋㅋㅋㅋㅋ ㅋ그나저나 그렇게 되면 울 집 고양이 게이, 스트레이트, 레즈비언(이면서 사도마조히스트ㅋㅋㅋㅋㅋ) 다 있는 거니?! 좋으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멀리서 또 쿨캣님 놀라는 소리 들려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붉은 인간의 최후>
알라딘 선정 “21세기 최고의 책” 리스트에 있어서 구매했다. 그나저나 올해 우주리뷰대회는 '21세기 최고의 책' 중 읽고 리뷰 쓰는 거였는데... 올해는 도전 못했다. 그 리스트 중 읽은 책은 많은데 글을 못 씀. ㅜㅜ 10월에 쓰려고 했는데 돌봄에 지쳐 그만...ㅋㅋㅋ 내년에는 꼭 다시 도전! (이러다 없어지는 거 아닌지?) 



대니얼 헬러-로즌, <에코랄리아스- 언어의 망각에 대하여>
이 책도 ‘21세기 최고의 책’에 있어서 구매. “언어의 상실과 망각, 인간 본성에 관한 21편의 에세이.” 넘나 재밌을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거 세우다가 쓰러질 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하........생략.


그만 소개하고 고양이나 보자...





요즘 3호. 형아는 없어지고 이상한(?) 꼬물이들 둘이 나타나 자길 따라다녀서 정신적 아노미 상태...



내려와 이눔아... 넌 거기 잘 안 올라갔잖아......-_-



여전히 꽃미모 원조 막냉이....(6호)



쿨캣님을 놀라게 한.... 푸코의 등장.... 7호.



근데... 8호가 또 있었으니.....



안녕하세요, 한나라고 합니다..... 8호.



ㅋㅋㅋㅋㅋㅋㅋㅋ 인형이세요?



얼굴 가득 주근깨..(눈밑에 주근깨가 브리티시숏의 매력이라는데...) 그래서 깨돌이라고 부르는 중.



막냉이가 앉았던 벤치에 앉은 푸코. 같은 자리 다른 느낌.



이 녀석 보면 넘 웃기게 생겨서 웃음 터지긴 한다.....



우리집 똥개..... 



공 던져주면 저렇게 입에 물고 옵니다..... 똥깨야!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아 진짜 공 던지면 물고 오는 고냥이.... 아니 똥개


 

왜요, 나 똥깨 아닌데요.



무럭무럭 자라는 깨돌이. 집에 온 지 3주 조금 지났을 뿐인데... 무슨 터줏대감 같으십니다.



불편한 동거. ㅋㅋㅋㅋㅋㅋㅋㅋ 등돌린 3호



도대체 이 인간은 뭘 저렇게 보는 걸까...? 궁금한 푸코.



나랑 좀 놀아줘요... 이잉...


 

뭘 보는 걸까.... 이 인간은?



알 수 없다. 인간은... 도대체..... 이게 뭐라고 날마다 보는 걸까?



오늘 아침 따끈따끈 한나. 고양이 예찬 위에 앉았네용.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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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5-10-17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어떡해😀🥰😍🤩❣️
책이 보이지 않고 냥이만 선명히요~~
넘 예쁘고 귀여워요.

그래도 노벨상 예상해서
만원대의 베팅 상금 받으시네요.
저는 매년 루슈디 예상하거든요.
정작 아직 그 작가의 책 한 권도 읽지 않았어요 ㅎㅎ

잠자냥 2025-10-17 12:16   좋아요 1 | URL
사실 고양이 사진 올리려고 갑자기 산 책 페이퍼 쓴 거랍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10-17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아기냥이들 넘나 예쁘네요. 푸코 는 눈이 처진게 저 닮았어요. (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00원 이상 엄청난 땡투 적립금 중 하나는 접니다. ㅋㅋ 싱가폴로 돌아가는 제 캐리어에 실려 있습니다. 하-

저는 오늘 올리신 책중에 ‘낸시 프레이저.라엘 예기, <포식하는 자본주의>‘ 가 너무 관심이 가네요. 이 페이퍼를 지금 봐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안그랬으면 저것도 사서 가방이 난리날 뻔 했어요. 수트케이스가 너무 무거워요. 아, 저는 자본주의 이걸 좀 어떻게 해야할 것 같다고 늘 생각하고 있거든요. 뭐, 저야말로 자본주의에 찌들어있지만 말입니다.

저는 우주리뷰상 도전할 생각도 안했어요. 이건 내 길이 아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

잠자냥 2025-10-17 14:55   좋아요 0 | URL
아 진짜 왜 이래요ㅋㅋㅋㅋㅋㅋㅋ 우리 푸코 눈 볼 때마다 다락방 님 생각 나게! ㅋㅋㅋㅋㅋㅋㅋ
담에 만나면 눈 밑에 주근깨 그려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안 그래도 다락방 님이 하나 날렸겠구나 싶었어요.
근데 저 벌써 <죽음정치> 이거 땡투로 천원은 넘게 벌었어요. ㅋㅋㅋㅋ 현재까지 일곱 분이 땡투 주심. ㅋㅋㅋ

싱가포르 돌아가고 있군요. 다음에 나왔을 땐 제 신변도 좀 정리되고 다락방 님 신변도 정리가 되어서 순대국밥 한 그릇 따뜻하게 먹읍시다~!!

다라방, 우주리뷰상 도전해서 돈 벌지... 이런 생각은 하긴 했는데.... *먼산*

다락방 2025-10-1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저도 친구가 노벨상 발표 때문에 민음사 유튭 본다길래 막판에 잠깐 보았거든요. 다른 분들이 하는 얘기는 못들었고, 흰셔츠의 여자분이 언급하신 책이 너무 관심이 가더라고요. 그런데 아직 번역도 안되고 우리 나라에 소개가 안된 작가더라고요. ‘세자르 아이라‘의 [바라모] 인데, 월급을 위조지폐로 받고 시를 쓰게 되는 주인공이 나온다고 했어요. 되게 궁금하더라고요.

잠자냥 2025-10-17 14:56   좋아요 0 | URL
막판에 보셨군요? 전 거의 처음부터 보다가 수상자 발표하고 나서는 바로 껐어요. 흰셔츠 그분이 초반에도 그 책에 관해서 이야기 많이 했는데 뭔가 마술적 리얼리즘 계열 같아서 아 내취향은 아니구나... 했던 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5-10-17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휴 동안 정말 바쁘셨겠어요. 원하던 제주여행은 못하게 되셨지만 그래도 잠깐의 휴식을 취하셔서 다행입니다.
3호가 진짜 지쳐보이는... 아이들이 정말 3호를 좋아하나봐요ㅋㅋ ‘나 좀 잠깐이라도 내버려둬.‘라고 말하는 듯 보였어요. 막냉이는 여전히 예쁜데 푸코, 한나 무시못할 매력입니다ㅎㅎ
우주리뷰대회는 저도 보기는 했는데 제가 낄 곳은 아니다 싶어 패스~ 내년에도 있을 겁니다.
책탑 쌓느라 무척 힘드셨을 것 같아요. 엄청난 리스트 중 한 권의 픽 ‘증오정치‘를 찜해놓겠습니다^^

잠자냥 2025-10-17 15:03   좋아요 0 | URL
3호가 진짜 지쳐 보이는군요? ㅋㅋㅋㅋ 아 불쌍해.
그래도 이 녀석을 위해서 밤 12시 넘으면 제 방에서 다른 고양이들 다 내쫓고 저랑 둘만 자는데요, 그때 정말 행복해하긴 합니다. ㅋㅋㅋㅋㅋ
푸코 한나는 아깽이들이라 더 귀엽긴 한 것 같은데 성묘로 자라도 이쁠 것 같기는 해요.
<증오정치>는 역사적 이야기도 많아서 화가 님은 더 흥미롭게 읽으실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5-10-17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가들 많이 컸네요.
푸코랑 한나 눈망울 넘 예뻐요.ㅋㅋㅋ
근데 자냥 님댁에선 웃기게 생긴 얼굴이라니.ㅋㅋㅋ

저는 한 번씩 민음사 tv 유튜브 봅니다.
저기 왼쪽에서 두 번째 분 조아란 부장? 차장?이라고 하시던데 저 분 입담이 장난 아니시더라구요. 정말 말을 재미나게 잘 하시더라구요. 다른 북튜버들도 서국전에서 저 분을 보고 출판사계의 아이돌이라면서 다 알아보는 걸 봐선 아주 유명한가보더라구요.
근데 저기 출판사 직원들은 다들 말을 재미나게 잘 해서 웃으면서 보다가도 뭘까? 출판사는 저렇게 재미난 곳일까? 상상해보곤 하죠.ㅋㅋ
저는 저 영상은 안 보고 지나쳤던지라 지금 보고 다시 들어와 댓글을 답니다.ㅋㅋㅋ
엄청나게 긴 영상이두만요?
보고 나니 왼쪽 혜진 편집자님 소개하신 책이 좀 땡기긴 하네요.
그나저나 저 네 분이 못맞힌 노벨 수상자를 자냥 님이 맞히시다니?
저는 아마도 계속 마거릿 애트우드 작가 찍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죠.
내년엔 누굴 찍으실 건지 꼭 비댓으로 알려주세요. ㅋㅋㅋㅋ
그리고 올만에 보는 책탑!
여적 본 책탑 중 높이가 가장 고층인 책탑이지
싶네요. 축하드려요.ㅋㅋㅋ
간병인으로 고생하신 정신을 책으로 잘 다스리시길 바랍니다.^^

잠자냥 2025-10-17 15:11   좋아요 1 | URL
그쵸? 그새 많이 컸죠? 아니 집에 들어온 지 3주, 2주째인데 그새 왜케 많이 컸는지...-_-
그냥 자라지 않고 이대로 계속 아기냥이였으면 좋겠습니다.
푸코 웃기게 생기지 않았어요? 약간 눈이 심술궂어 보이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음사 유튜브는 책 좋아하는 분들은 재미나게 볼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저희 회사는 다들 말이 없기는 한데....
그래서 제가 좀 웃긴 편입니다. ㅋㅋㅋㅋㅋㅋ(헐?! ㅋㅋㅋㅋ)
오늘도 점심회식 했는데 제가 좀 농담으로 많이 웃긴 거 같았어요. 푸하하하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킨케이드 소개하신 분 성함이 박혜진인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저 네 분이 못 맞힌 이유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책이 민음에서 출간되었거나 출간 예정이 아니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책으로 잘 다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망고 2025-10-17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작가였는데...내년엔 잠자냥님한테 물어보고 투표해야지 꼭 알려주세요😁
똥개냥이 발이 넘넘 귀엽습니다 발 큰거 보니 키도 많이 클 모양입니다 공 물고 있는 모습ㅠㅠ 아 귀여워귀여워!!!!!!!!

잠자냥 2025-10-17 15:15   좋아요 1 | URL
내년에는.....내년에는..... 여남여남 이 수상 패턴이 깨질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푸코 저 종이 앞다리가 굵은 게 특징이더라고요. 정말 앞다리 튼실튼실. ㅋㅋ
3호는 예전에 쥐돌이 던져주면 물고 달려왔는데
푸코는 공던져 주면 물고오니까 정말 똥개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망고님은 그 어렵다던 한강 수상 맞힌 사람 아닙니까?!!?!?!?!?!!?!

blanca 2025-10-17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7호, 8호, 이런 고양이들 두고 출근 내지 외출 가능한가요? 진짜 비현실적 미묘네요. 그리고 어떻게 노벨문학상을 맞추셨어요? 저는 이 작가 존재조차 몰랐는데... 와, 그리고 배당금 ㅋㅋ 그렇게 맞힌 사람이 많다는 거에 더 놀라고 가네요. 고관절 골절은 보통 일이 아닌데 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잠자냥 2025-10-17 15:1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외출은 자연스레 안 하게 되던데, 출근은 안 하고 싶어도 할 수밖에 없...ㅋㅋㅋㅋㅋㅋㅋㅋ 안 그래도 긴 연휴 덕분에 고양이가 가장 귀여운 시기에 실컷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좋기는 했어요. 벌써 폭풍 성장해버리고 있네요;;;

아 배당금... ㅋㅋㅋㅋㅋㅋ 저도 215명이나 투표했을 줄은 몰랐습니다... 작년에 한강 맞힌 분들이 아마 대박이었을 듯. 이참에 블랑카 님도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책 한번 읽어보세요~

단발머리 2025-10-17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벨상 맞추는 사람이 있긴 있군요!! 아니 ㅋㅋㅋㅋㅋㅋ 전 거기 작가들도 다 모르겠는데 이 사람일 것이다... 라고 점찍었단 말이에요? 게다가 맞추기까지? 내년에도 꼭 성공하시길 바래요. 아마도 성공하실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푸코가 얼굴은 예쁜데 ㅋㅋㅋㅋㅋㅋㅋ 우아... 한나 털색깔이 진짜 막강하네요. 막강 미모!!

독서괭 2025-10-17 20:06   좋아요 0 | URL
와 “악인 단발머리” 시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10-17 1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대급 긴 페이퍼!! 기대별점부터 올리고 들어갑니다. 백개!

독서괭 2025-10-17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에서부터 거꾸로 보고 있는데.. 한나 푸코 미모에 😍😍😍 이러고 있다가 책탑 보고😱😱😱 이렇게 됨
 

둘째 고양이가 세상을 떠난 후 6-1. 고양이는 다섯 마리가 되었다. 둘째의 밥그릇을 볼 때마다 울컥 눈물이 난다. 둘째가 떠난 지 하루가 지나 정신을 차리고 고양이들 화장실을 치우다가 오열했다. 아니...... 내 인생에 고양이 똥 치우다가 오열하는 날이 올 줄이야. 그렇게 울고 있으려니 집사2가 “왜...? 똥이 너무 조금이야?” 하고 묻는다. “아니 그게 아니라.....이게 꽁치 똥오줌 마지막이잖아.......” 또 오열. 그랬다. 화장실을 치우다가 문득, 아, 이게 녀석이 남긴 마지막 똥오줌이겠구나 이젠 이것조차 끝이네 싶어서 너무 슬펐다. 그렇게 눈물은 시도 때도 없이 아무 때나 찾아왔다.

나만 힘든 것은 아닐 것이다. 둘째랑 가장 친했던 막냉이는 둘째의 빈자리를 찾아 밤마다 울고 다녔다. 둘째랑 한 침대를 쓰던 3호도 마찬가지. 둘째가 3호와 막냉이를 워낙 예뻐했기 때문에 이 두 녀석의 공황상태는 다른 고양이들보다 심했다. 특히 막내는 제 엄마인 4호보다 둘째를 더 따랐다. 맨날 껌딱지처럼 붙어서 서로 핥아주던 녀석들.... 혼자 처량 맞은 막냉이를 보다 못한 내가 먼저 쟤 친구 만들어줄까....? 꽁치처럼 다정한 아깽이로 데려와서 처음부터 둘이 정 붙이게 하는 거야!! 집사2는 얘가 제정신인가 싶은 얼굴로 쳐다봤다. 고양이 돌보느라 힘들다고, 어디 마음대로 가지도 못한다고 우리 인생에서 반려동물은 육냥이가 끝이라고 그렇게 외치더니 쓸쓸한 막냉이를 보다 못해 집사2도 나도 거의 동시에 아깽이 한 마리 더....?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아깽이의 조건은 막냉이랑 친해져야 하니까 일단 온순하고 다정하고 사람보다는 고양이 친화적인 녀석. 둘째가 수컷이기도 했고 가만히 지켜보니 막냉이가 1호, 3호 등 집에 있는 수컷 녀석들을 더 잘 따라다니니까 아깽이 성별은 수컷으로. 이런 조건으로 입양할 만한 고양이를 찾아 동물보호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근데 진짜 너무 신기한 게, 아니 동물보호소에 왜 이렇게 품종묘들이 많지? 이상하다..... 우리는 키우던 애들이 모두 길에서 구조한 코숏(코리안쇼트헤어) 이어서 이번에도 그렇게 갈 곳 없는 보호소 아깽이 중에 한 녀석 데려오자는 심산에서 보호소를 검색한 것이다. 근데 올라온 사진은 죄다 이른바 ‘품종묘’이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 “요즘 펫샵에 부정적이어서 폐업한 데가 많은 거 아냐? 그런 데서 구조해온 아이들인가....?”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서울 모처에 있는 한 동물보호소를 찜하고 집사2가 전화를 걸었다. 예약하고 방문해야 한다기에 예약 시간을 정하면서 마지막으로 책임 비용 정도 제외하고는 무료 입양이죠? 물었는데 말끝을 흐리더란다. 그래서 폭풍 검색에 들어간 나. 아.......... 어처구니. 내가 검색한 바로는 이 동물보호소는 동물보호소 이름을 달고 서울에선 여러 군데에서 운영 중인데 물론 유기묘나 유기견도 보호소 안에 있기는 하지만 가 보면 결국 품종묘/견들을 입양 권유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일종의 펫샵에 가까운 곳이었다. ****논란 ****실체 등의 연관 검색어가 뜬다. 후기를 찾아보니 안타까운 애들 입양하러 갔는데 펫샵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속았다면서 분개하는 댓글도 많았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젠 하다하다 이렇게 장사를 하나? 분노하고는 일단 그곳은 제외.
 
집사2가 다시 열심히 찾아서 경기도 **시에 위치한 **동물보호소를 가기로 했다. 그게 지난 9월 20일. **동물보호소라고 지역명이 버젓이 들어가 있어서 이건 틀림없다! 펫샵이 아닐 것이다! 생각하고는 집사2가 그 불편한 다리를(운전은 가능하지만 여전히 걸을 땐 목발) 이끌고 집에서도 먼 그 보호소까지 찾아갔다. 건물도 좀 낡았고, 주차장도 헬게이트(주차장에서 동물보호소까지 목발로 열심히 걸어가야........-_-) 그래서 더 보호소가 맞겠구나 생각하고 예약한 시간에 맞춰 들어갔다. 들어갔더니 일단 좀 이상하다. 핸드폰은 다 맡기시라고...? 

둘러보니 아니... 왜 여기도 다 품종묘/견들만 있는 거죠? 게다가 다 아기들. 하..... 주차하고 가까스로 오느라 진을 다 뺀 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여기도 거기랑 다를 바 없구나, 직감하고 속았구나, 열 받는다. 이렇게 힘들여 왔는데 화가 났다. 그래도 왔으니 일단 보기는 하자 싶어서 들어갔다. 우리는 이런저런 상황이라 갈 곳 없는 아깽이를 입양하러 왔다고 하니 “여기 있는 애들도 다 불쌍하고 갈 데 없다. 펫샵 폐업해서 온 아이들이다. 단지 품종묘일뿐... 이 애들도 똑같은 생명이다.” 운운. 코숏은 없나요? 했더니 그런 아깽이들도 구조했는데 이미 데려갈 분들이 다 데려갔다나. 네네네네. 그렇겠지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왠지 우리가 품종묘는 안 데리고 갈 거 같으니까 갑자기 싸늘한 반응.

에효. 여기까지 멀리 왔으니 일단 볼게요, 하고 아이들을 보는데 안 예쁜 새끼 고양이 새끼 강아지가 있나? 나는 또 그새 입이 헤벌어져서 새끼 골든리트리버는 왜 쳐다보구 있니. 다시 정신 차리고 고양이들 쪽을 보는데 첫눈에 꽂힌 애가 있었다. 집사2도 그건 마찬가지. 그러다가 두 번째로 꽂힌 애가 아아아아아니? 이 녀석은 우리 꽁치 아깽이 때랑 완전 똑같이 생겼어! 집사2도 헐 꽁치랑 똑같아! 하는데....... “그 애는 먼치킨하고 브리티시 섞인 아이에요. 요즘에는 먼치킨끼리 교배하면 안 되기 때문에.”란다. 먼치킨이고 뭐고 꽁치 닮아서 마음이 흔들리는데, 아이가 좀 힘이 없다. 우린 무조건 건강한 아이, 막냉이 곁에서 막냉이보다 오래 살 녀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활발하고 건강해야 한다. 그래서 이 녀석은 약간 안타깝지만.... 미안해. 

첫 번째로 눈에 들어온 녀석을 한 번 안아보겠다고 했더니 아아....... 역시 너로구나! 아무튼 우린 이 애를 데리고 가고 싶다고 하니 출생일(2025년 7월 3일생)을 알려주고(‘품종묘는 생일을 정확히 알 수 있어서 좋아요!’란다) 출신도 알려주고(광주의 폐업한 펫샵에서 올라온 아이라고), 품종도 알려준다. 브숏(브리티시숏헤어)이라는데 입양 내역서를 쓰면서 이 사람이 골드/블루 이런 걸 자꾸 강조한다. 우린 그냥 귀찮아서 네네네..... 블루고 골드고 뭐고 건강하기만 하면 됩니다. 하는데 자꾸 골드를 강조. 아네...... 그래서 입양비는 얼마냐고 물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사2랑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네....? 얼마라고요? 다른 애들도 다 비슷하다고? 난 순간 동공지진해서 아아..... 길에서 데리고 온 코숏만 키워서 몰랐다. 품종묘들은 이렇구나. 그러면서 순간 알라딘에서 품종묘 키우는 집사들을 떠올리면서 아니 다들 부자였네 싶은 것이었다. 공쟝쟝의 홉스.... 러시안블루. 공쟝쟝 너 부자였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폐업한 곳에서 데리고 왔다면서 브리딩 비용 운운은 뭔 소리인지. 보호소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펫샵이나 마찬가지인 곳에서 애 입양하는 거 집사2는 싫어할 텐데.... 싶은데 집사2는 도리어 날 보더니 너만 좋으면 데리고 가겠다고 한다. 그럼 막냉이한테 애기 데리고 오겠다고 약속도 했는데 데리고 갈까....? 

5+1=6. 무한 육냥이. 그렇게 녀석을 데리고 집에 오는데, 자꾸 어디서 많이 본 느낌. 어디서 내가 많이 본 거 같아.... 집에 와서 집사2에게 브리티시숏헤어 골드 어쩌구 크면 어떤 얼굴 되는지 검색해보라니까....... 검색. 아아아! 이 녀석이로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워서 SNS에서 대스타가 된 일본 고양이가 있다. 나도 녀석이 너무 귀여워서 SNS 팔로하고 그랬는데 그 녀석이 바로 브리티시골드 이 종이 아닌가! 아니 내가 꿈꾸던 바로 그 고양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일주일. 완전 개냥이에 너무 귀여워! ㅠㅠ 내가 녀석 때문에 계속 웃는다. 소심한 막냉이(가 아닌 막냉이)는 처음엔 하악질 하고 도망 가기 바쁘더니 어제오늘은 이 녀석하고 뛰어다닌다. 꽁치 오빠는 어느덧 잊은 듯....(다행이야... ㅠㅠ) 3호는 3호 나름대로 이 녀석이 자기 자리 차지할까 봐 경계하느라 꽁치를 잊은 거 같다(그것도 다행이야....) 근데 너무 어처구니 없는 건 집사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나랑 막냉이 핑계 대고 아깽이 데리고 오자더니 종일 이 녀석이랑 놀고, 밤에도 얘 데리고 잔다....? 막냉이 준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숏만 예쁜 줄 알았더니 브숏 너무 예쁘다고 환장. 결국 한 마리 더 키우고 싶다.........

그렇게 해서 지난 일요일에 또 한 녀석을 데리고 왔다.... 나도 집사2도 미쳤나보다. 집사2왈. 내가 푸코 들어오고 나서 계속 웃는다나. 나 이제 책 볼래! 하면서 방에 들어가던 사람이 거실에서 들어가질 않는다나....... 아... 그래서 내 9월 한 달 독서량이 현저히 떨어짐....? (그건 아니고 꽁치 죽음 이후로 한동안 거의 못 읽음).

막냉이 밑에 꼬물이 둘 이름은 푸코와 한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사2가 지었다. 푸코 못 알아듣는 사람한테는 그냥 푸드코트 줄인 거라고 말하겠다는데.... 아니 진짜 이 녀석 먹성이 장난이 아니다. 아닙니다. 우리 푸코는 POU de COURT 입니다. 귀족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6+1=7. 근데 푸코와 한나가 수컷 암컷이라.... 더 늘까...? 아닐까? 고양이를 잃어서 많이 울었고, 고양이를 얻어서 많이 웃는다. 인간에겐 고양이가 처방이다. 




















울 애기 보고싶다..... ㅠㅠ



꽁치야, 새 동생이야.....



푸코입니다. 푸드코트.  POU de COURT ㅋㅋㅋ 처음 데리고 온 날. 9월 20일. 태어난 지 두 달째.



분명... 요렇게 작았단 말이죠?




조 꼬맹이가 방묘문 열고 나올 기세..... 




우리집 책방은 책방이 아니여.. 입소하는 고양이들 적응&훈련소가 된 지 오래.



너무 나오고 싶어해서 형/누나 다른 방에 가두고 이 녀석만 거실에 나오게 했습니다....




꺄하하........ 한 손에 잡히는, 푸른 눈이 매력적인 푸코. (크면 눈 색깔이 달라진다네요.)



방문 열어놓는 시간이 많아졌더니... 헉 이 녀석! 벌써 형아/누나 밥 먹기... 안 돼! (넌 키튼 사료 먹어야 하는데....)



그 이후... 며칠 사이 폭풍 성장... 아주 그냥 처음부터 여기서 살던 분인 줄......



"아 자는데 찍지 마요......."



꺄..... 곰돌이보다 더 귀여운 곰냥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무시는 중




내 고양이지만 너무 귀여워!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떨어진 거 아님. 자는 거임. ㅋㅋㅋㅋㅋㅋ




왜요, 나 멀쩡할 때도 있다구요.




요렇게 이쁜 거 많이 찍어달라구요!




울집에 온 지 일주일+이틀인데... 이젠 그냥 날라다님. 벌써 캣타워도 올라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찮은 이빨 어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나는 집에 온 지 오늘이 이틀째라 아직은 얌전... 근데도 벌써 집사들이 다가가면 그릉그릉그릉그릉. 예뻐. (한나는 엄빠 둘 다 브리티시인 브리티시실버라는데 노르웨이숲 좀 섞인 거 같다....? 이젠 나도 품종묘 대충 알게 됨)




한나는 보호소에서 너무 커버릴까봐 안 먹였는지 너무 작아서... 열심히 먹이는 중. (열심히 먹더라)




울집에선 푸코랑 한나가 책방에서 함께 밥을 먹습니다. ㅋㅋㅋㅋㅋㅋ



하......냥들에게 점령당한 내 책들이여.... 포기다. -_-;;



푸코, 한나! 너희들 좀 친해졌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리하는데 발밑에서 흥분한 푸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푸드코트 녀석!




울 애기 폰배경하실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하찮미 당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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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5-09-30 15: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푸코 한나 눈망울 넘 귀여워요.ㅋㅋㅋ
푸코 한나..이제 귀여움은 너희들 차지로구나.
집사님들과 선배 냥이들에게 이쁨 많이 받고 건강하게 잘 자라라.
자주 봐.^^

잠자냥 2025-09-30 15:26   좋아요 2 | URL
저 녀석들 눈이 약간 억울미가 넘치는데... 그게 매력포인트 같습니다.
근데 3호가 ㅋㅋㅋㅋㅋ 푸코 들어오고나서 애기 소리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9-30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너무 이쁘다~~ 나는 한나 아렌트 좋아한단 말이죠. 푸코보다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푸코가 이쁘네요. 새끼는 다 이쁘다지만, 세상에서 제일 이쁜 건 아기 고양이인건가.

글 읽다가 얼른 내려가서 사진 보고 ㅋㅋㅋㅋㅋ 올라와서 다시 글 읽었어요. 우당탕탕 온 가족 행복한 웃음이 끊이질 않겠네요.

잠자냥 2025-09-30 15:35   좋아요 1 | URL
세젤예 새끼냥 ㅋㅋㅋ 이것은 진리입니다. ㅋㅋㅋ
제 눈에도 푸코가 더 귀엽고 예쁘긴 합니다. ㅎㅎ
사실 집사2는 한나는 눈에 확 들어오지 않았던 거 같아요.
제가 그냥 불쌍하고 뭔가 가여워 보여서 데리고 가자고 했어요.
한나야~ 자냥이가 예쁘게 키워줄게!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9-30 15:27   좋아요 1 | URL
이 집이, 냥이들이 입주하기만 해도 미모 폭발한다는 ㅋㅋㅋ 바로 그 집이던가요?☺️

다락방 2025-09-30 16:53   좋아요 3 | URL
푸코 물론 넘나 이쁘지만 한나도 너무 예쁜데요, 저는?!!!!!!!!!!!!!!!!!!

단발머리 2025-09-30 17:02   좋아요 1 | URL
1인 1표에요, 락방님! 저는 푸코에 ㅋㅋㅋㅋㅋ 푸코의 눈동자에 ㅋㅋㅋ

다락방 2025-09-30 17:07   좋아요 2 | URL
저는 한나로 갑니다. 엣헴-

단발머리 2025-09-30 17:08   좋아요 0 | URL
일단 ㅋㅋㅋㅋㅋ 1 : 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5-09-30 17:11   좋아요 1 | URL
저도 한나 한표요~~

단발머리 2025-09-30 17:13   좋아요 1 | URL
아ㅋㅋㅋㅋ 분하다
푸코 : 한나 = 1 : 2 😟

페넬로페 2025-09-30 16: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어쩔~~
너무 예쁘고 귀여워요.
그럼 총 7마리인거죠?
저도 딸아이에게 공유해야겠어요.

잠자냥 2025-09-30 16:3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몇 마리인지 숫자는 헤아리지 마세요! 😹😹😹😹😹😹😹

건수하 2025-09-30 16: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며칠 조용하시더니만… 넘 이뻐요!

전 무채색 냥이들만 키우다보니 한나도 넘 예쁜걸요 ^^ 조금 포동포동해지면 한미모할듯~

저도 러블 한 마리랑 같이 살지만 제가 첫 주인이 아니라서… 보호소에서 입양비를 받고 그 금액이 크다니 충격이네요;;

잠자냥 2025-09-30 16:59   좋아요 1 | URL
고양이랑 노느라...;;
그래도 <한국의 능력주의>는 읽고 별점 증여했습니다. ㅋㅋㅋㅋ
수하 님 첫째 러블도 떠올렸답니다. ㅋㅋㅋ 알라딘에 은근 러시안블루 키우는 분들 많은 듯.
거기 보호소에서는 먼치킨+브리티시 교배한 아이도 같은 가격을 말하더라고요.
뭐라더라 천만원하는 애도 있다고 해서 속으로 미쳤나 싶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어리숙해 보여서 그런 것인가 싶기도 했는데...
나중에 집에 와서 이렇게 된 이상 찾아보자! 하고 검색해 본 후... 아아.. 그렇구나 했습니다.
한나는 푸코보다 2주 늦게 태어난 아이인데요, 이것도 제가 이번에 알게 된 것인데 보호소(라고 합시다)에서는 애들 많이 먹이면 쑥쑥 크니까 진짜 최소한으로만 먹이는 거 같아요.
데리고 가면 키튼 사료 한숟갈 물에 불려서 하루에 2-3번만 급여하라던데,
아니 이게 무슨 ㅋㅋㅋ 두 애들 다 걸신 걸린 듯이 먹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그러더니 푸코 일주일 만에 폭풍 성장.

건수하 2025-09-30 18:00   좋아요 0 | URL
오오 벌써! 멋지십니다~

먼치킨 브리티시가 다 흔한 애들이 아니라서 그런거 같아요. 러블은 아마 그렇게 많이 부르진 않을듯…. 아가들 많이 먹을때죠~ 둘이도 사이좋게 지냈음 좋겠어요 ^^

다락방 2025-09-30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푸코토 한나도 진짜 넘나 귀여운거 아니에요? 제가 남의집 고양이 이름 잘 못외우는데 푸코랑 한나는 외우겠네요. 이름 너무 잘 지으신 거 아니에요? 푸코야 한나야, 무럭무럭 자라라. 너희들은 장차 큰 인물이 아니지 큰 고양이가 될 것이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9-30 17:00   좋아요 0 | URL
다락방 입에서 남의 집 고양이 귀엽다는 말이 나오다니.........🙀
울 한나푸코 성공했따!!!!!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5-09-30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꺄아아~~
넘 예뻐요

잠자냥 2025-09-30 17:00   좋아요 1 | URL
😺 아깽이는 사랑입니다~!!

망고 2025-09-30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호소가 그런 줄 첨 알았어요 보호소도 잘 보고 가야겠네요 시에서 운영하는 건 괜찮겠죠?
푸코랑 한나 사랑스럽고 넘넘 귀여워요 특히 폰배경 꺄악~~~~~~~~~부농코 부농입술 깨물어 주고 싶어요

잠자냥 2025-09-30 17:37   좋아요 1 | URL
네 시에서 운영하는 데로 가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첫번째로 검색한 곳에서는 파양당하거나 유기 된 애들도 있었어요. 그니까 그런 애들은 미끼인지…. ㅠㅠ
폰 깨물면 안 됩니다~!! 🤣

거리의화가 2025-10-01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크롤 내리며 글을 읽어내려가는데 입가에 미소가 점점 활짝! 두 아이 모두 다 예쁘네요.
잠자냥 님과 집사 님께 새로운 삶의 활력소가 될 것 같아 제 마음도 흐뭇합니다. 모쪼록 건강하게 잘 자라렴^^

잠자냥 2025-10-01 10:16   좋아요 0 | URL
화가님을 웃게 만든 올 추석 선물입니다~!! ㅋㅋ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자목련 2025-10-01 0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코와 한나, 정말 귀엽네요. 그래도 저는 푸코에게 더 눈길이 가요.
눈망울이며 발바닥! 아, 어쩌면 좋아요!
무럭무럭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튼튼한 냥이가 되길 바라요!

잠자냥 2025-10-01 10:16   좋아요 0 | URL
진짜 귀엽죠! 꺄.... >_<
지금 하는 짓도 생김새도 약간 똥개 같아서 똥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건수하 2025-10-01 11:10   좋아요 1 | URL
똥개…. 빵 터졌어요 똥고양이라고 해주세요 ㅋㅋㅋ 똥냥?

잠자냥 2025-10-01 11:53   좋아요 0 | URL
아 진짜 똥개 같아요;; 시골에서 키우는 누렁이 같다니까요. 시바견 새끼 같기도 하고...
밥그릇에 얼굴 푹 담고 밥 먹을 때 보면 더 내가 누렁이를 키우는 것인가...
저게 고양이가 맞나 싶기도 하고.
한나 데리러 갔을 때 진짜 누런 브리티시 똥똥이 수컷 두 마리 있었는데...
잘 모르는 분한테는 강아지라고 우겨도 속을 것 같이 생겼더라고요.... ㅋㅋ

케이 2025-10-01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억울한 눈동자가 너무 사랑스러운 둘이네요.
그런데 일곱 고양이 감당 가능하시겠습니까 ㅋㅋㅋㅋ 화이팅!!

잠자냥 2025-10-01 11:5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없기는 하네요.
일단 밤마다 놀아주는데... 양손에 낚시대 들고 막 흔들고 있는데.... 놀이방 차린 거 같은 느낌;;;

꼬마요정 2025-10-01 1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펫샵 안 좋게 보기 시작하니까 이제 보호소라는 이름을 달고 펫샵을 운영한다고 해요. 제가 sns 잘 안 하는데(저는 피드에 온통 동물 구조 후원 이런 것만 떠요ㅠㅠ) 얼마 전부터 보호소란 이름 달고 펫숍 운영하는 곳들 고발한다고 뜨더라구요.

그나저나 푸코와 한나 너무 너무 귀여운 것 아닙니까!!! 푸코는 잘 먹는 귀족이고 한나는 아직 적응 중인(?) 적응 다 한 것 같은 철학자인가요 ㅎㅎ 눈에 우수가 가득하니 뭔가 아주 심오한 걸 생각하면서 바라보는데요. 저희집 막내 레이가 생각나네요. 레이는 캔만 따면 미친듯이 울면서 달려왔는데 그 눈이 진심 도른 눈이었거든요.(아직도 캔 따면 다리에 달라붙습니다. 타고 올라오려고 그래요) 그런데 한나는 그 레이 눈이랑 완전 달라요. 너무 순해 보여요. 너무너무너무 귀엽다!!!! (어휘력 부족을 절실히 느낍니다. 너무, 진짜, 귀엽다 말고 없나요ㅠㅠ)

꽁치 행복했을 거예요. 언제나 이별은 슬프죠. 저도 둘째였던 누롱이 보내고 집이 너무 허전한 거예요. 누롱이랑 친하던 쭈쭈, 샤미도 우울해하고... 그래서 남편이랑 한 마리 더 델꼬 올까 해서 알아보니 하필 두 마리를 구조한 분이어서... 그 형제들을 어떻게 떼어놓겠나 싶어 두 마리 입양... 아니, 고양이가 사람보다 많은데 한 마리 없다고 집이 비어보이는 게 참... 그 두 마리 지금은 7키로가 넘는 거대냥이가 되어 한 마리는 이불에 오줌을 싸고 한 마리는 맨날 밥 달라 놀아달라 물어뜯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10-01 12:05   좋아요 1 | URL
그쵸? 그런 거 같아요. 정말 오갈 데 없는 코숏 길냥이들은 케어나 고보협 이런 곳 통해서 알아보는 수밖엔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처음 가보려다가 이상하다 싶었던 곳은 ‘도그마루’인데... 여긴 JTBC에서도 취재해서 방송한 적 있는 것 같더라고요. (보호소가 서울 강남/잠실/용산 이런 데 위치한 거 자체가 이상하다 싶었죠... 순수한 보호소인데 그 높은 임대료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런 생각이 절로 듭니다)

*진심 도른 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똥개 푸코가 요즘 그렇습니다. 사료 쏟는 소리 냄새에 돌아서 막 발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약간 한나도 그럴 기미가 보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새벽 6시에 밥 달라고 울어서 제가 일어났.........-_-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 오줌싸개가 그렇게 들어온 녀석이군요. 꼬마요정 님 고양이들도 왠지 한 마리 보내고 여러 마리 들어왔을 거 같다고 생각했더니.. 역시. 맞아요. 사람보다 고양이가 많은데도 고양이 빈자리 왜 그렇게 커 보이는지. 근데 또 우당탕 아깽이들이 채워주네요.

독서괭 2025-10-01 1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네?? 밑에 사진 보기 전에 잠깐 확인합니다. 한마리가 아니라 둘을 들이셨다고요?? 이름은 푸코랑 한나라구요?? 네??!!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10-01 17:39   좋아요 0 | URL
케케케🤣

독서괭 2025-10-01 17:40   좋아요 1 | URL
아악 소파에 떨어진 듯 자는 사진 😍😍😍😍😍
잠자냥님 혹시 여행 안 가요..? 제가 밥 챙겨주고 똥 치워주러 갈 수 있는데.. 헤헤ㅎ…

잠자냥 2025-10-01 17:4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집사2가 일단 다 나으면…🤣
 

비가 많이 온다. 기분이 참 처진다. 8, 9월에 일이 많았다. 8월에는 집사2가 수술을 받았다. 7월말부터 왼쪽 골반이 불편하다고 해서 테니스를 너무 많이 쳐서 무리가 간 것인가 싶어서 좀 쉬자고 하고 통증병원을 가라고 했다. 근데 그게 화근이 될 줄이야. 골반뼈에 실금이 가 있었는데 그 병원에선 엑스레이를 찍고도 발견을 하지 못했다. 거기에 스테로이드 처방에 충격파 치료까지 했으니 증상은 더 나빠졌다. 2주 가까이 치료를 해도 더 아프다고만 해서 그때서야 다른 정형외과를 찾았다, 골반에 실금이 가 있으니 당장 수술해야 한다나. 수술 날짜를 잡고  입원을 앞뒀는데 하필이면 그날 집사2는 넘어지고 말았다. 뚝.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나. 왼쪽 고관절 골절. 수술이 끝나도 꼬박 6주를 휠체어 또는 목발에 의지해야 한다. 수술 후 일주일 가까이 병원 입원, 퇴원하고도 집에서 혼자서는 움직이면 큰일 날 것 같아 재활병원에 입원했다. 8월 중순 이후로 내 일상은 집-회사-병원을 오가는 나날이었다.

집사2가 수술받은 이후 며칠 동안은 보호자가 바로 옆에 있어야 해서 휴가를 내고 거의 병원에서 지냈다. 그래도 고양이들은 챙겨야 해서 낮에 잠깐 들러 밥, 물, 간식 챙겨주고 화장실 치워주고, 궁디팡팡해주고 “내일 또 올게 집 잘보고 있어!”하고 병원으로 오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때 내가 현관문을 나설 때면 늘 “애들 잘 보살피고 있어!”라고 신신당부하던 녀석이 둘째이다. 수컷인데도 돌봄을 잘해서 분리불안 있는 3호도, 집사들의 애정보다 고양이의 애정을 더 좋아하는 막냉이도 잘 돌보던, 그래서 그 녀석들의 형이자 오빠이자 엄빠와도 같던 둘째. 누구보다 말귀를 잘 알아들어서, 듬직하고 예쁘고 착한 내 둘째 고양이. 그런 녀석이 지난 11일에 죽었다. 사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목요일이었고, 하루만 더 출근하면 주말이라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다락방이 그날 영어테스트 1등 했다고 글을 썼던가. 또 깐쭉거리는 댓글을 달고 웃고 있는데 집사2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가 회사에 있을 때 전화하는 일은 없는지라 이게 무슨 일이 났구나 싶어서 받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집사2가 숨이 넘어가는 소리로 “꽁치가 숨을 안 쉬어!”한다. 처음에는 그 말을 잘 못 알아들었다. 재활병원 갑갑하다고 퇴원 후 집에 있던 집사2가 혼자 움직이다가 넘어지기라도 했나 싶어서 덜컥 겁이 났다. 인공호흡하고 심폐소생술을 하는데도 숨을 안 쉰다는 소리에 정신이 멍해졌다. 가방도 싸는 둥 마는 둥 택시를 타고 바로 집으로 달려가는데, 목요일 오후 2시 30분의 서울 시내 길이 그토록 막힐 줄이야. 집사2 성격상 애를 들쳐 엎고서라도 병원에 갈 거 같아서 그게 너무 걱정이었다. 안 돼 안 돼, 움직이면 안 돼. 꽁치야 제발 살아!!!!! 숨을 안 쉰다는 녀석보다도 집사2가 무리해서 움직일까봐 무서웠다. 길은 너무 막히고, 도저히 안 되겠어서 우리 집 가까이 사는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 우리 집에 좀 가줄 수 있어? 꽁치가 숨을 안 쉰다는데.... **이가 움직이면 안 되는데....” 

15분쯤 지났을까. 나는 아직도 꽉 막힌 도로 위, 택시이고 제발 살아라, 제발, 간절하기만 한데 집사2한테 전화가 왔다. “**이가 와서 지금 꽁치 병원에 데리고 갔어. 근데...... 죽은 거 같아.” “그래.... 나 그럼 병원으로 갈게.” 집에서 병원으로 목적지를 바꾸고, 도저히 안 되겠어서 병원 근처에서는 택시에서 내려서 뛰어가는 동안에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서서 진료대 위에 눕혀 있는 녀석을 보고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동생이 나를 보며 고개를 가로젓는데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의사와 간호사가 한숨을 푹 쉬는데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아침에 내가 털 빗겨주면서 뽀뽀해주고 궁디팡팡 해준 녀석인데?! 오후 2시까지만 해도 살아있던 녀석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녀석을 끌어안고 동생 차를 타고 나서야 펑펑 눈물이 났다. 이렇게 말랑하고 따뜻한데? 그냥 잠든 것만 같은데 왜 고개가 자꾸 떨어져? 어디 아픈 곳도 없었잖아! 너 이제 열두 살밖에 안 되었는데? 하필이면 왜 이 녀석을.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 눕혀 놓고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면서 내내 울었다. 자는 것만 같은데 배가 오르락내리락 하지 않는다. 몸이 차다. 코를 골지 않는다. 잠든 얼굴에 부비부비를 해도 귀찮다고 찡얼대지를 않는다. 그 와중에도 집사2가 정신을 차리고 장례치를 곳을 알아봤다.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서울 시내에는 동물 화장터가 없단다.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나. 24시간 가능하니 지금 데리고 와도 된다는데 하룻밤은 집에 같이 있고 싶어서 다음 날 아침 10시로 장례 예약을 했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코나 항문에서 분비물이 흐를 수 있으니 놀라지 마세요.” 

정말 그랬다. 새벽이 올수록 둘째는 더 빳빳해지고 차가워지고 코에서도 분홍빛 콧물이 자꾸만 흘러나왔다. 둘째를 유독 좋아하던 3호는 둘째 상태가 아무래도 이상한지 그 앞에 가서 울고 집사들한테 와서 울고 밤새 내내 안절부절이다. 막내도 마찬가지인데 다만 막내는 바깥 생활을 오래 하면서 고양이들 죽음을 몇 번이고 마주한 적이 있는지 냄새를 맡아보고는 자기가 좋아하던 그 둘째가 이미 다른 곳으로 떠났음을 인지한 것 같다. 그렇게 좋아하던 오빠를 먼 발치에서 쓸쓸하게 바라보기만 한다. 첫째는 한눈에 보기에도 우울한 상태이다.

한달 가까이 병원과 집 안에만 갇혀있던 집사2는 바깥바람이 쐬고 싶다고 얼마 전부터 노래를 불렀었다. 안 된다고 나는 계속 말렸는데, 이번에는 어쩔 수가 없었다. 둘째를 보내러 파주까지 가야했으니까. 오랜만에 집사2가 운전대를 잡고, 나는 둘째를 안고 장례 치르러 가던 지난 금요일은 날씨가 참 좋았다. 바람 쐬고 싶다고 했더니 이렇게 또 바깥바람 쐬게 해주는구나. 너는 늘 그랬지. 사랑도 많고 따뜻하고 말랑하고 잔소리도 많고 고양이들 혼이라도 내면 달려와서 뭐라 뭐라 나를 혼쭐 내주던 녀석. 오래 살아서 기네스북에 오르자! 했던 녀석인데 고작 열두 해 우리 곁에 있다가, 그렇게 건강하던 녀석이 갑자기 떠났다. 아직도 너무 황망해서 믿기지 않는 둘째의 죽음. 내일이면 벌써 일주일이다. 정신을 차려보자고, 다른 고양이들 생각해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참 그게 쉽지는 않구나. 나를 향했던 그 무한한 사랑을 내가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사랑한다, 꽁치야.





정신 차리고 보니, 내 회사 컴 바탕화면이 둘째랑 3호이다.




그렇게 막냉이 마음을 홀딱 빼앗고 먼저 훌쩍 가버리면 막내는 어떡하니, 이놈아.




병원에서 낮에 씻으러 잠깐 집에 왔다 깜빡 잠들었을 때 폭풍 그루밍해주던 녀석. 이게 생전 마지막 사진이라니.........





꽁치야.. 사실, 난 아직 이 보자기를 풀 자신이 없어....





인생+고양이

장담하건대, 이 둘의 합은 엄청나게 큰 것입니다. 무언가를 잃어버린다는 건 매우 슬픈 일입니다. 무언가를 잃어버린다는 건 나쁜 일을 당하거나, 어딘가가 부러지거나, 결국엔 늙고 쇠락한다고 가정하는 것이죠. 하지만 ‘고양이를 잃어버린다’라는 표현은 절대 생각해 낼 수가 없습니다! 그 누구도 고양이를, 살아있는 생명체를, 하나의 생명을 잃어버릴 수 있을까요? 하나의 생명체를 잃어버리는 것은 바로 죽음입니다! ​

그건 바로 죽음이에요 

찾는 것, 잃는 것, 상실이 무엇인지 제대로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상실이란 단순히 자신이 짐작하지도 못했던 기대를 막 충족했던 그 관대한 순간을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한 순간과 상실 사이에 항상 무언가가 있는데, 조금 어설프긴 하지만 그걸 소유라고 칭해야 하겠군요.
그런데 상실이 아무리 잔인한 것이라 해도, 상실은 소유에 대항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상실은 소유의 끝입니다. 상실은 소유를 확인해줍니다. 결국 상실이란 두 번째 소유일 뿐이며, 그 두 번째 소유는 아주 내적인 것이며, 첫 번째와는 다른 식으로 강렬합니다. 
그러고 보니 발튀스, 너도 그 점을 느꼈니? 더는 미츄를 볼 수 없겠지만, 너는 미츄를 더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걸 말이야.
미츄는 아직 살아 있을까? 고양이는 네 안에 계속 살아 있지. 그 작고 태평한 고양이의 쾌활함은 너를 즐겁게 해주고 또 네게 의무감을 주었단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미츄>, pp.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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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2025-09-17 16: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ㅜㅜ 😭 둘째 얘기 많이 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너무 착한 나머지 그 누구도 힘들게 하지 않고 그냥 황망하게 훌쩍 떠났네요. 싸여진 보자기를 보니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착한 꽁치 잘가.

잠자냥 2025-09-17 16:34   좋아요 0 | URL
너무 예쁘고 착한 녀석이라 다른 곳에도 탐을 냈나 봅니다.
둘째는 처음 구했을 때부터 죽을 뻔했던 녀석을 살렸던 거고, 그 후에도 한 번 죽다 살아난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기적을 바랐는데.... 녀석 명이 거기까지였나봐요.
집사들 고생 안 시키겠다고 자다가 그냥 저세상으로 가버린 거 같은데 진짜 무심하고 시크하네요. 그렇게까지 효자일 필요는 없는데.... 바보.

망고 2025-09-17 16: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잠자냥님의 충격과 슬픔 이루 말할 수 없겠죠ㅠㅠ 예쁘고 착한 꽁치ㅠㅠ
10년 이상을 같이 살던 동물 가족들 떠나 보내는 거 그 슬픔과 그리움이 말로 표현 못 해요ㅠㅠ
우리 망고도 지금 세상에 없지만 여전히 저는 망고 이름을 부르며 살아요. 집에 있으면 습관처럼 ˝망고는 지금 뭐 할까?˝ 하면서 가족들이랑 이야기 하거든요. 아마 지금 시간엔 망고가 밥을 달라고 보채겠지, 쿨쿨 자면서 사람 말에 꼬리로 대답하고 있겠지...이러면서요. 그렇게 그리움을 달래는 것 같아요.
잠자냥님 올 여름 많은 일이 있으셨군요. 위로를 드립니다ㅠㅠ 꽁치도 잠자냥님과 함께 살아서 행복했을 겁니다.

잠자냥 2025-09-17 16:57   좋아요 3 | URL
장례 치르고 주말 내내 집사2랑 술 퍼마셨는데 ㅋㅋㅋ 마시면서 알라딘에서 고양이 키우는 분들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망고 님 생각도 하면서 아직도 죽은 고양이 사진 프사하고 그 이름으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고...... ㅎㅎ
건수하 님 생각하면서 첫째가 18살인데! 난 내가 이거 이길 줄 알았거든! 아무 의미없다.......... ㅎㅎㅎㅎ
꼬마요정 님 생각하면서 그집도 고양이 참 많은데...... 허허참..
아무튼 감사합니다.

이 소식은 우리 꽁치 예뻐하셨던 분들도 아셔야 할 거 같아서 썼어요.
헬가 님........ 으음. ㅠㅠ (이제는 알라딘에서 볼 수 없는 공쟝쟝....)

2025-09-17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9-18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5-09-17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슬프네요ㅜㅜ 작별은 너무 슬픕니다 ㅜㅜ 잠자냥님도 건강 잘 회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힘내세요~!

잠자냥 2025-09-18 10:1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 사람아, 내가 아프단 소리는 글에 쓰지도 않았는데 나 아픈 건 어떻게 안 거야?!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술파랑~!! 저도 감기몸살이 지독하게 걸렸는데 빨리 낫도록 하겠습니다. 새파랑 님도 테니스, 건강 잘 챙기면서 즐기세요!

건수하 2025-09-17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꽁치야… ㅠㅠ 갑자기 떠나서 더 황망하실 것 같아요… 그래도 많이 안 아프고 간 건 복일 거예요.

올여름 마음 쓸 일이 많으셨네요.
허전한 잠자냥님 머리맡에 누군가 와 주기를..

잠자냥 2025-09-18 10:12   좋아요 1 | URL
언젠가는 겪을 일이다. 그것도 6번이나....! 하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그것도 저 녀석이 먼저 갈 줄은 몰랐네요....; 수하 님 말씀처럼 녀석이 지병으로 고생하다 떠난 건 아니라서 녀석에겐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제 머리맡에는.... 늘 그렇듯이 3호가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형아 없어졌다고 너무 치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5-09-17 23: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잠자냥 님 요즘 왜 뜸하시지? 그런 생각 했었는데…에고 마음 많이 아프시겠습니다.ㅜ.ㅜ
집사2 님 골반 수술도 좀 놀라운데 둘째가…
둘째는 고 예쁜 사진이 제게도 아직 기억에 많이 남아요. 꼭 영국 신사 같다고 댓글을 달았던 기억이 납니다.
꽁치의 온기가 남은 몸을 데려와 서서히 차가워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믿기지 않았을 두 집사님과 고양이들이 황망했겠지만 가족들의 품에서 사랑 많이 받고 간 꽁치는 웃으면서 구름다리 건넜지 싶어요.
읽으면서 친구네 강아지가 생각나서 또 좀 울적해지네요. 그 강아지도 갑자기 죽어서 친구가 울면서 전화가 와 얼마나 놀랐었는지…장례 치르는 걸 지켜봤었는데 뭐랄까요? 그래도 주인이 곱게 사랑을 주며 키운 고양이나 강아지는 웃으면서 떠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표정이 꼭 그래보였어요.
꽁치도 그럴 테니 잠자냥 님도 마음 잘 추스르시고 잘 보내주세요.
잘 가. 둘째 꽁치❤️

잠자냥 2025-09-18 10:13   좋아요 3 | URL
서재를 몇 년 하다 보니 뜸하지 않던 분들이 뜸해지면 무슨 일이 있는가 싶어서 걱정이 되고는 하더라고요. 그걸 알아서 저는 무슨 일 있어도 뜸하지 말아야지;;;; 하는데도 결국 정신적으로 그럴 여력이 없으니까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기는 해요. ㅎㅎ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올여름에 좀 있어서 집사2랑 저도 이게 무슨 일인가 황망한데 다 잘 겪어넘기기로 했습니다.

전에 우리 둘째 영국 신사 같다고 말씀하신 것 기억해요. 근데 녀석은 저희 집에서 별명이 루이14였습니다. 생긴 건 코리안쇼트헤어인데 전생은 프랑스고앵이라고 ㅋㅋㅋㅋ 와인하고 치즈, 빵을 너무 좋아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아 있을 땐 와인은 넘보지도 못하게 했는데 매년 9월 11일은 와인 한 잔 주기로 했습니다.

언제나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2025-09-18 0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9-18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9-18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9-18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5-09-18 1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몇 번이나 여기 왔다가는데 그때마다 어떤 댓글을 달지 몰라 그냥 다시 돌아갑니다. 오늘도 어떤 말을 해야할지 생각나지 않아 그저 마음을 두고 간다고만 적고 갑니다.

잠자냥 2025-09-18 12:07   좋아요 0 | URL
몇 번이나 왔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입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님 마음은 그때 문자로 이미 잘 받았습니다.

아니 정리정돈도 못하는 사람이 마음까지 여기 두고 가면 어떡해? ~!! 얼른 마음 챙겨서 숙제해! ㅋㅋㅋㅋ

헬가 2025-09-18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제 2호는 가끔씩이라도 못보는구요 ㅠㅠ 첨부터 웬지 독립심이 강한거같은 느낌이 좋아 늘 사진 올려주시면 기뻐하며 보았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저도 전직장에서 (식물원) 냥이들 밥주다보니 얘들이 각각 성격이 참 다르고 유 난히 애정이 이 가는 녀석이 있더라구요 2호꽁치 그래도 최고행복누리고 잘살다갔으니 저도 2호냥이에게 마지막 애정을 보냅니다

잠자냥 2025-09-18 14:19   좋아요 0 | URL
여섯 마리 키워보니 사람도 그렇지만 고양이들도 성격이 똑같은 녀석 하나 없더라고요. 다들 주워온 애들이라 제각각인가 싶었는데, 한배에서 태어난 자매인데도 5호, 6호는 완전 딴판이에요. 이번에도 막내인 6호는 꽁치 없다고 찾아다니면서 엄청 우울해하는데.... 5호는.... ㅋㅋㅋㅋㅋㅋㅋㅋ 벌써 잊은 거 같더라고요. 아니, 애초부터 집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듯;; ㅋㅋㅋ(지금 젤 속편한 애들이 4호, 5호입니다. 둘째랑 친밀도가 가장 낮은 애들이었어요. 사람처럼 냥이들도 자기와 애정이 깊었던 관계일수록 슬픔이 큰 것 같습니다)

둘째 예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5-09-24 0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이 글을 이제야 봤어요. 가까우신 분이 입원한 소식까지 읽고 많이 바쁘셔서 알라딘 자주 못 오신다~~ 이렇게만 생각했는데....
큰 일 겪으셨어요 ㅠㅠㅠ 힘들고 쓸쓸한 시간 잘 이겨내시길요.
다른 아이들 있다고 해서 꽁치 잃은 슬픔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잠자냥님 눈치 보고 있을 아이들 생각해서라도 어서 힘내시길요~~

잠자냥 2025-09-24 09:55   좋아요 1 | URL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셔서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처음인 데다가, 너무 뜻밖의 일이라 무척 슬펐지만.... 다른 고양이들도 챙겨야 하고, 앞으로도 여러 번 겪을 일인데, 강해지자 하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먼저 간 자식은 마음에 품고 살아야죠. :)
무엇보다 단발머리 님에게만 먼저 말씀드리는 건데.... 😸 막냉이가 꽁치 빈자리를 너무나 슬퍼하고 그리워해서 보다 못한 집사들이 막냉이 친구(?) 동생(?) 만들어주자 싶어서 새 가족을 들였습니다. (집사2 사심도 크게 작용한 것 같은데........ 음........) 암튼 그 꼬물이 녀석 때문에 즤집 고양이들은 이미;;; 꽁치의 빈자리를 많이 채운 것 같기는 합니다. 😹

단발머리 님도 감사합니다! 😻

단발머리 2025-09-24 10:20   좋아요 1 | URL
아~~ 그러셨군요. 잘하셨어요. 막냉이가 마음 못 잡고 힘들어하면 집사님 두 분 마음도 더 힘들어지죠. 새 가족 들어와서 북적북적 하고 서로 살피고 눈치 보느라 활기찬 몇 주가 되겠네요. 막냉이 동생도 건강하게, 듬직하게 잘 자라기를 바래요~~
그러나, 지금은 너무나 귀여울 것이몈ㅋㅋㅋㅋㅋ 극강의 귀여움으로 사랑을 독차지!!!

잠자냥 2025-09-24 10:22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 님 ㅋㅋㅋㅋㅋㅋ 상상만으로도 귀여움에 쓰러지신?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너무나 귀여울 것이몈ㅋㅋㅋㅋㅋ˝ <-에서 느껴지는 ㅋㅋㅋㅋㅋㅋㅋ 오두방정 ㅋㅋㅋㅋㅋㅋㅋ
꼬물이의 귀여움은 곧 보여드리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독서괭 무슨 잠사모 회장이라더니 꽁치가 가고 꼬물이가 오도록 여길 오질 않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9-25 20:44   좋아요 1 | URL
아악 죄송해욧 ㅠㅠㅠ

잠자냥 2025-09-26 10:01   좋아요 2 | URL
흥! 저리 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9-26 10:04   좋아요 2 | URL
이런 말씀 드리기 좀 그렇습니다만 잠자쟝님의 격노가 윤통 수준이었다고 하네요. 우리 독서괭님 앞으로의 각오와 결심을 야무지게 파력하셔야 할 듯 ㅋㅋㅋㅋㅋ
독서괭님, 화이팅!!

잠자냥 2025-09-26 10:06   좋아요 2 | URL
파하하........ 속옷 차림으로 떼 쓰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9-26 13:34   좋아요 1 | URL
아니, 잠자냥님이 저를 그렇게나 찾으셨단 말입니까? 아 좋다… (흐뭇) 또 격노하시 말아주시고 ㅎㅎㅎ

잠자냥 2025-09-26 14:07   좋아요 2 | URL
아니 뭐... 찾은 건 아니고.... *먼산*

독서괭 2025-09-26 14:16   좋아요 2 | URL
부끄러워하시긴…

단발머리 2025-09-26 14:22   좋아요 1 | URL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 망부석이 될까 생각중이었다는 소문입니다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9-25 2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이제야 와서 죄송합니다.. ㅠㅠㅠㅠ 2호야.. 꽁치야.. 사랑둥이를 떠나보낸 마음이 어떠셨을지 감히 짐작도 안 되지만, 집사2님과 다른 아이들과 꼬물이와 함께 잘 다독이며 추모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집사2님이 크게 다치셨군요. 일이 참 겹치네요.. 많이 나으셨나요? 저도 남편이 다리에 깁스를 해서 더 바빴어요. 주말에 내내 혼자 애들 데리고 돌아다니고 집안일도 늘어나서 말입니다 ㅠ 짝꿍들 어서 나으라!

잠자냥 2025-09-26 10:06   좋아요 1 | URL
괭 님도 요즘 많이 바쁜가 보다 싶었는데... 아니 남편이 깁스했어요?
저런 그럼 혼자 독박육아에 집안일에 회사일까지! 엄청 피곤하고 힘들고 바빴겠어요!
(제가 한 두 달 해보니까 진이 다 빠지더라고요;; 그냥 눕고만 싶음 ㅋㅋㅋㅋㅋㅋㅋ)
집사2는 추석 연휴 끝나면 발을 디뎌도 되지 않을까 싶고...(그때 병원 가봐서 결정) 그때부터는 빼박 출근해야 합니다. ㅋㅋㅋ
암튼 늦게 온 거 용서해주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우리 꼬물이 보면 또 반할 거 같은데.....

독서괭 2025-09-26 13:30   좋아요 2 | URL
용서받아 다행이다!!😭😭😭
저희 남편도 추석연휴 끝나면 발 디뎌도 될 것 같아요. 그뒤로도 2주 정도는 깁스는 하고 있을 것이지만.. 다 나으면 주말에 저 혼자 좀 놀아야겠어요😤
꼬물이 궁금하네요~~😳
 

*잠자냥의 긴 글 성애자들(건수하, 다락방 등)을 위한 아주 긴 글이므로 각오하고 읽으시오

<버릴 수 없는 티셔츠-70장의 티셔츠, 70가지 이야기>를 읽다 보니 나도 티셔츠에 관한 글을 끼적이고 싶어졌다. 이 책이 나오게 된 계기 자체가 아마도 이렇게 ‘나도 그런 티셔츠 하나 갖고 있는데’ 하면서 사람들이 추억에 젖고 그러다가 글을 끼적이고 싶어지는 욕망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 어떤 글에서 밝힌 적이 있는 것 같은데(아마 투비였던 듯), 나는 옷을 좀 오래 입는 편이다. 유행을 타지 않는 옷을 사서 십 년이고 이십 년이고 입는다. 그러다 보니 옷장에 옷이 켜켜이 쌓여서 터질 지경이 되는데 그럴 땐 눈물을 머금고 처분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버리지 못하거나 버릴 수 없는 티셔츠에 관한 이야기. 또는 어쩔 수 없이 버릴 수밖에 없었던 티셔츠 이야기.

<버릴 수 없는 티셔츠> 이 책을 보면 글쓴이들이 아끼거나 버리지 못하는 티셔츠 중에 유독 록 밴드 티셔츠가 많다. 록 밴드 티셔츠가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아티스트(음악가)와 관련된 티셔츠들이 많더라. 내게도 그런 티셔츠가 여러 장 있다. 사실 한때는 덕후처럼... 좋아하는 록 밴드 티셔츠를 왕창 사 모으기도 했다. 예컨대 스웨이드, 플라시보, 매닉스, 위저, 스노우 패트롤, 더 킬러스, 킨, 피더, 그린데이, 오아시스…. 집사2랑 같이 살게 되면서 집사2가 나의 이 티셔츠들을 보고는 눈이 동그래져서 말을 잇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너 진짜... 덕... 덕후구나.” 집사2는 그때 속으로 이 사람 참....... 어쩌지 싶었다고(큐브릭이나 베어브릭 레고 피규어처럼 장난감도 모으던 시절이니 아마 더.... 말잇못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그중에서 몇몇 개는 옷장을 너무 많이 차지해서 버렸는데(품질이 조악하거나 세탁 후 늘어나거나 줄어든 경우), 그럼에도 버리지 못하는 게 스노우 패트롤 티셔츠이다. 스노우 패트롤은 집사2 만나기 전에 만나던 사람, 그러니까 X하고 관련이 있는 밴드이다. 1회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1999 Triport Rock Festiva)l이 역대급 우천으로 폭삭 망하고 난 뒤 몇 년 동안 열리지 않았다가 두 번째로 다시 열린 적이 있다(2006년 7월). 그해는 진짜 내한했던 밴드들이 엄청났다. 스트록스, 스노우 패트롤, 제이슨 므라즈, 플라시보, 블랙 아이드 피스, 프란츠 퍼디난드 등 진짜 어마어마했다. 나는 3일 내내 집과 인천 송도를 오가면서 이 공연을 혼자!!!!!!!!!! 봤는데(그때 만나던 사람인 ‘과메기’는 록 음악을 좋아하지 않아서 나 혼자 다녔다), 아무튼 2006년 7월 28일 첫날 내한했던 밴드 중 ‘스노우 패트롤’이 있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스노우 패트롤 팬은 국내에서 얼마 되지 않았는데(아닌가? 지금도 그러한가?), 이들은 내 최애 밴드 중 하나이다(보컬 게리 라이트바디 목소리가 진짜 영혼을 울린다). 아무튼 그런데.... 그즈음 온라인으로 알고 지내던 X가 무려 본인이 스노우 패트롤 팬이라고 밝히고는 이 공연을 보러 온다는 게 아니가. 내가 3일 내내 송도까지 출퇴근 하면서 혼자 공연 보러 다닌다는 것을 알고 있던 X는 그날 공연장에서 공연을 같이 봐도 되느냐고 물어왔다. “네, 뭐 그러세요....” 그러고는 나는 그날 오전부터 이 공연장에서 죽 치고는 내내 좋아하는 밴드들 공연을 보고 있었다. 문제는 이날도 또 역대급으로 비가 내렸다는 것. 7월의 장맛비에 땀에 폭삭 절은 상태였는데 스노우 패트롤은 오후 5시 공연인가 그랬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X는 그때 회사에 반차를 내고 조퇴해서 스노우 패트롤 공연(만) 보러 왔다.

공연장에서 여자처자 연락이 닿아서 그렇게 처음 만난 X- 아, 이런 사람이구나! 인사를 하고 같이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비를 맞으며 스노우 패트롤 공연을 보았다. 나는 그때 ‘과메기’하고는 아직 헤어지기 전이었던 터라(그해 여름 마지막으로 함께 여행 다녀온 후... 눈물의 헤어짐), X에게 별다른 감정은 들지 않았는데...(진짜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훗날 X는 말하길 나 때문에 울렁거리고 미식거려서 공연을 잘 못 봤다고. 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탄생하는 마성의 자냥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진짜 그랬는지 과메기랑 눈물의 이별을 한 그해 가을 그러니까 아마도 9월말부터인가 X하고 본격적으로 사귀게 된 것이었다. 그런데 스노우 패트롤은 X하고 내가 둘 다 좋아하는 밴드라서 결국 그들이 또 내한했을 때 같이 이 티셔츠를 사서 입고 공연을 간 적이 있다..... 나는 커플템 같은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X는 좀 그런 걸 좋아하는 편이어서 이걸 입고 같이 공연장에 간 날 무지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이 티셔츠는 아직 버리지 못하고 갖고 있다. 스노우 패트롤 음악은 요즘 가끔 들을 때가 있는데(최근 앨범은 딱히 좋지 않아서 잘 안 듣는다) X가 생각나는 음악이긴 하다.




이게 바로 스노우 패트롤 티셔츠.




이 앨범 나올 시기에 투어하면서 나왔던 티셔츠이다.


락 덕후의 티셔츠 좀 보실라우...?



킬러스. 내한한다고 해서 사뒀는데 내한 공연 취소됨... ㅠㅠ



이건 피더. 앨범 샀을 때 따라온 티셔츠.



플라시보 티셔츠. 정작 이걸 입고 공연간 적은 없다.



그린데이 티셔츠. 이것도 그린데이 공연장에 입고 가지는 않았다... 너무 바보 같애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위저. 같이 위저 좋아하는 친구랑 공구했다. ㅋㅋㅋㅋ 같이 입고 공연보러 갔음 ㅋㅋㅋㅋㅋㅋ



이런 티셔츠도 있지만 X 때문에 왕창 티셔츠를 처분한 적도 있다. X는 집착이 좀 심한 사람이었는데 특히 내가 자길 만나기 전에 사귀던 사람(과메기)한테 유난히 질투가 심했다.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과메기랑 내가 6년이나 사귄 데다가 딱히 서로 싫어져서 헤어진 게 아닌 걸 알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과메기랑 관련된 물건이나 추억 등등에 더 광분했던 X는... 눈썰미가 좋아서 그랬는지 내가 입는 옷 중에서 딱히 내 취향이 아닐 것 같은 티셔츠나 셔츠 같은 걸 잘도 꼬집어 내는 게 아닌가. 그러다 어느 날 콕 물었다. “이상하다, 니가 고른 것 같지 않은 티셔츠가 종종 있던데....” 아 미쳐 ㅋㅋㅋㅋ 그랬다. 과메기는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쨍한 색이라고 해야 하나? 밝고 선명하고 아무튼 강렬한 색.. 보라색 이런 색을 좋아했는데 무채색 즐겨 입는 나한테 강렬한 색을 입히고 싶었던지 같이 옷을 사러 가면 그런 색을 골라주거나 그런 티셔츠나 셔츠를 선물해주거나 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가진 옷 중에 알록달록 스트라이프 티셔츠, 보라색 티셔츠 이런 게 많아졌는데 X는 이런 옷을 귀신같이도 과메기 취향이라고 알아보고는 마침내 “그 옷 버리면 안 돼?”.......냐고 했던 것이다. 안 입으면 되잖아! 했지만 그조차도 못마땅해서 제발 버리라고.............. -_-; 아니 그래도 대부분 랄프로렌인데 그냥 버리라고??? 그 시절엔 당근마켓 같은 것도 없었으니 결국 어쨌느냐 하면 ㅋㅋㅋㅋㅋ 그때 내 동생이 만나던 남친한테 다 넘겼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사람이 아주 좋아했었다는 후문....)

그래도 버리지 못하고 여태 갖고 있는 티셔츠도 있다. 바로 이것... 이건 진짜 색깔이 내 취향 아닌데 ㅋㅋㅋㅋ 과메기가 내 생일에 선물로 사준 티셔츠이다. 그해 여름 마지막으로 함께 떠났던 여행지에서 입고 그 이후로는 입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고 있는 그런 티셔츠이다. 과메기야 잘 지내니! 네 딸 많이 컸겠구나!!




바로 이 티셔츠. 진짜 내 취향은 아닌...;;; 오랜만에 꺼내보았다.



그러고 보면 스트라이프 무늬를 좋아해서 스트라이프를 골라주거나 선물한 적이 많은 사람은 과메기 전에 만났던 사람...(이 사람은 동숭시네마테크에 날 따라왔다가 사귀게 된 사람이니까 ‘동숭’이라고 부르겠다....)이다. 동숭이 내 생일에 선물해준 이 티셔츠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다. 뭐 딱히 추억이 남아서라기보다는 내 마음에 드는 티셔츠라서. 와 근데 그러고 보면 이 티셔츠 조만간 나와 함께 지낸 지 25주년을 맞이한다.... 오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 티셔츠는 과메기 만날 때도 입었고, X 만날 때도 입었고, 지금의 집사2 만날 때도 입었고.... 역사가 유구한 티셔츠이다. 근데 다들 내가 고른 티셔츠인 줄 알고 있음. 동숭아, 잘 지내니? 결혼은 했는지 모르겠네요. 




곧 25주년을 맞이할... 동숭이 선물 티셔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사2는 알록달록한 색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스트라이프에 환장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그냥 내가 입으면 다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사람인데 그래도 주로 내가 검은색을 입었을 때 예쁘다고 말을 많이 해주는 편이다. 함께 살게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이 사람이 내 옷장 열어보고는 어처구니없어 하면서 “무슨 랄프로렌 매장인 줄... 색깔별로 다 있어??? 왜 똑같은 걸 계속 사??” 하고 빵 터진 적이 있다. “그게... 이십 대 때부터 사서 안 버리고 갖고 있으면 그렇게 된다니까...” 하니까 “옷 오래 입는 거 좋지.” 하고 별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 이십 대 때부터 산 거라는 이야기에 이런저런 추억이 깃든 옷이려니 하고 넘어간 듯하다.

집시2하고는 테니스장에서 알게 되어서 가까워졌기 때문에 집사2한테 잘 보이려고 산 옷 중에는 테니스 옷이 진짜 많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테니스장에서 만나니까 그렇죠. 암튼 그런 옷 중에 이 옷은 아놔 진짜 미쳐ㅋㅋㅋㅋㅋㅋ 진짜 내 취향 아닌데, 단지 그때 내가 응원하던 선수인 앤디 머레이가 2012년 US오픈 우승할 때 그 시즌에 입었던 티셔츠라 기념으로 샀다. 조코비치와의 결승 경기가 5세트까지 가는 풀세트 접전 중이었는데 경기가 길어지다 보니 어머나! 테니스 레슨을 가야 하는 시간이 다 된 것이다. 평소 같았다면 당연히 앤디 머레이의 우승을 기원하면서 테니스 경기를 끝까지 봤을 텐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왜냐하면... 테니스 레슨을 받으러 가야지만 집사2를 볼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그날 결국 5세트를 보지 않고 테니스장에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집사2가 말하기를... “어?! 오늘 안 오시는 줄 알았어요. 머레이 경기하지 않아요?” “아.... 네 근데 그냥 이길 거 같아서 왔어요.” 대답했는데 나중에 집사2가 말하길... 그때 속으로 이랬다고 한다. ‘얘가 나한테 단단히 미쳤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 티셔츠를 보면 집사2가 아직도 놀린다. 앤디 머레이는 은퇴한 지 오래이다. 




바로 이 옷이긴 한데..... 잘 안 입기는 함;;




앤디 머레이가 입은 핏은 이렇다.... 아 나 바지도 샀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머레이가 든 저 라켓이 내 현재 라켓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사2가 놀리는 옷 중 하나로 이 빨간 아디다스 트레이닝 팬츠도 있다. 아니 그때 내가 왜 이런 바지를 샀는지 모르겠는데 이걸 종종 입고 테니스장을 갔단 말이지? 이 옷에 대해서도 나중에 집사2가 말하길.... “그 빨간 바지 있잖아... 같이 걷기 좀... 그랬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바지는 지금 엄마 집에 있는데 엄마도 종종 동생들한테 물어본다고 한다. “이 바지는 대체 누구 거냐? 사이즈 보면 자냥이 거 같은데, 걔가 이런 색도 입니...?” 도대체 그때는 왜 이걸 샀을까? 그냥 그 시절 내 불타는 마음이라고 치자.





바로 이 빨간 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집에 있어서 사진은 못 찍음



그 시절 나는 이런 핏을 원했떤 것일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집사2가 이 바람막이는 아주 좋아한다. 그해(2012년 여름)에 가까워지고 나서 X 때문에 힘들다고 어느 카페에서 울던 때도 내가 이걸 입고 있었다고, 나보다 더 기억을 잘하고 있다. 그해 가을에는 내 덕분에 테니스 너무 재미나게 친다며 맛있는 거 사주고 싶다고 참치회집에 나를 데려갔는데, 아니 이 인간,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룸을 예약해놨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참 그렇게 술을 마시고 2차로 어느 카페에 가서 병맥주를 마시는데 급기야 내 옆자리로 넘어와서 앉아 나를 당황하게 만들더니, 집에 오려고 같이 택시 탄 택시에서 집사2는 나한네 먼저 뽀뽀를 했답니다.......... 이 사람, 많이 취했구나 싶었는데 웬걸.......... 훗날 집사2가 말하길. “바보구나! 나 그때 취한 척 한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옷은 지금도 봄가을에 종종 테니스 치러 갈 때 입는데 입을 때마다 그때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집사2가 하는 말 “나, 이 옷 좋아해! 낡아도 버리지 마!” 




안 버릴게용... 근데 요즘 좀 꽉 끼네요. 그때보다 살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긴 글 성애자들을 위해 예전에 블로그에 썼던 글도 가져와 봅니다. 

그게 아니라;;
2011/11/30 18:18 
나에게는 대학 때부터 입던 셔츠나 사회생활을 갓 시작하면서 장만한 셔츠들이 아직도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여전히 입는다. 내 옷장에는 벌써 10년을 훌쩍 지난 옷들이 꽤 된다는 이야기다. 내가 입고 다니는 옷들을 직접 본 사람들이라면 ‘뭐 유행을 절대 타지 않는 옷들이니까’ 당연히 지금도 입을 수 있는 옷이라고 끄덕끄덕 할 것이다.

유행을 타지 않기도 하지만 새로 산 티가 팍팍 나는 옷이나 신발보다는 어딘지 좀 입었거나 신었던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옷과 신발을 좋아해서 그 옛날에 입던 옷을 아직도 즐겨 입는다. 문제는, 10년을 훌쩍 지난 셔츠들은 당연하게도(?) 소매가 해지거나, 어딘가 구멍이 나기도 하고 찢어지기도 하고, 가끔은 빛이 바래기도 한다는 점이다. 스웨터 같은 것들은 올이 좀 풀린 곳도 있고, 구멍이 뚫린 곳도 있다. 그런데도 이런 걸 개의치 않고 좋다고 입고 다닌다.

새 옷 같은 느낌을 딱히 좋아하지 않다 보니 자연스레 새 옷을 살 때도 처음부터 인위적으로 구멍을 냈거나, 해졌거나, 낡은 부분을 기운 듯한 모양의 옷을 살 때가 많다. 이른바 ‘빈티지’라고 부르는 그런 종류의 티셔츠나 셔츠, 혹은 스웨터, 바지 등등. 그런데 예전에도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엄마는 영 그런 옷을 입고 다니는 게 못마땅하신 모양이다. 하도 오래전부터 입어서 이제는 낡아 소매가 해진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볼 때도 그렇고, 새로 장만했지만 전혀 새것 같지 않은 구멍이 뚫린 옷을 입고 있으면 굉장히 불쌍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옷 살 돈이 없느냐, 돈 줄 테니 옷 좀 사 입어라’ 등등의 잔소리를 하신다. 내가 아무리 좋아서 입는 옷이고, 새 옷인데 일부러 이렇게 나온 옷이라고 해도 믿지 못하는 눈치다. (아이고, 어머니, 제 옷장을 열어보세요, 얼마나 옷이 많은지;; -_-;;) 엄마가 나를 앉혀놓고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동생들은 옆에서 혀를 끌끌 차며 "엄마, 쟤가 입고 있는 옷이 얼마짜린 줄 알아?" 하고 말해도 소용없다. -_-;;

내가 새 핸드폰을 장만하자 가장 좋아한 사람은 놀랍게도 다름 아닌 엄마였다. 엄마한테 “나 새 핸드폰 했어.”라고 심드렁하게 보여주자, 엄마는 요즘 이 세상에 이토록 큰 기쁨은 없을 것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내 핸드폰을 뿌듯하게 보고 또 보시더라. 엄마가 대체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걸까?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은 금세 풀렸다. 엄마는 “내가 너 핸드폰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얘가 돈이 없어서 핸드폰도 못 사고 그 낡아빠진 핸드폰을 고장 났는데 계속 쓰나 싶어서 돈 주면서 핸드폰이 하나 사라고 할까 하다가도 괜히 자존심 상하게 할까봐 말도 못했다.”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나는 빈티지 옷에 대한 변명을 늘여놓을 때처럼 내가 핸드폰을 지금까지 바꾸지 않았던 이유들을 아무리 구구절절 설명해도, 엄마는 그저 돈이 없어서 그 낡은 핸드폰을 차마 바꾸지 못하고 있던 불쌍하고 또 불쌍한 자식 취급을 계속했다. “그게 아니라니까...”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엄마 눈에 내 낡은 옷과 핸드폰은 ‘불쌍한 자식’의 상징처럼 각인되어 있는 듯싶다. 하긴, 결혼해서 편하게 살고 있는 언니와 상대적으로 (나에 비하면)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있는 두 동생에 비한다면 엄마 눈에 나는 참 안쓰러운 존재이리라.

하지만 엄마 내 낡은 옷과 핸드폰은 그런 게 아니라고요.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어도 이 낡은 옷들과 낡은 기계를 버리지 못하는 습성은 쉽게 바뀌지 않을 듯한데, 그러면 엄마는 나를 더 불쌍하게 생각할까?  



이 글을 쓴 지 14년이 흐른 2025년에도 여전히 그러고 있다.




엄마가 제발 좀 바꾸라고 했던 문제의 폰.... 이렇게 보여도 이게 스마트폰이랍니다...?!

이 폰을 끝으로 아이폰으로 갈아탐.




얘들아, 근데 이게 뭔 줄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억돋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이거 진짜 좋아했음..... 물건이야, 물건.



빈티지
2009/06/12 15:04 

낡은 듯한 느낌의 옷을 좋아해서 몇 벌 있다. 그중 많이 좋아하는 티셔츠가 검정색 폴로셔츠인데 전체적으로 선명한 검은색이 아니라 물이 많이 빠진 느낌에 목과 팔뚝 그리고 밑단은 낡아서 올이 풀린 것 같은 느낌이다.

어느 날 엄마와 밖에서 밥을 먹었다. 이 검은 티셔츠를 입고 나갔는데 한참 밥을 먹던 엄마가 안쓰럽다는 듯한 얼굴로 “너 요즘 돈 없니?”하고 묻는다. 내가 백수로 지내던 시절이다. 난 엄마가 내가 백수라서 걱정스러워 저러나 싶어 “왜? 돈 주려고?”하고 물었다. 엄마는 “그래 내가 돈 좀 줄게, 너 가서 옷 좀 사 입어! 그게 뭐야 옷이 다 낡아빠져서는!”하면서 혀를 끌끌 차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엄마, 이거 원래 이렇게 나오는 옷이야, 산 지 얼마 안 됐는데?”라고 했더니 엄마는 원래 그렇게 나오는 옷이 어디 있느냐며 백수 딸이 당신이 걱정할까봐 거짓말까지 한다는 듯 더 애처롭게 쳐다본다. “이거 말고도 이런 옷 더 있는데?”라고 했더니 “그런 옷 사 입지 마! 나 같은 사람은 야 거지인줄 오해하겠다!”란다.

오늘 아침 허벅지 부분이 좀 찢어진 청바지를 입는데 발가락이 그 구멍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북 찢어졌다. 꺅! -_- 무척 좋아하는 바지라 찢어져도 아랑곳 않고 입고 다녔는데! 이럴 수가 이렇게 북 찢어지면 곤란하다. 옷 수선점에 맡겨서 꿰매달라고 할 생각인데 이걸 입고 나가면 엄마는 또 뭐라고 그럴까? 회사도 들어갔으니까 옷 좀 사 입어! 라고 할까? 




바로 이 티셔츠다!!!!!! ㅋㅋㅋㅋㅋ 원래 저렇게 뜯겨져서 나왔음. 

이 티셔츠는 아직도 즐겨 입는다. 엄마, 나 오늘도 입고 왔어!!!!!! 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지난해 이맘때 은오 만날 때 랄프로렌 검은색 리넨셔츠 한 벌과 인디고블루 티셔츠를 사서 입은 적이 있다. 내가 한번 옷을 사서 입는 주기를 생각해보면 그 옷들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입을 것 같은데, 그 옷을 입을 땐 은오 생각을 할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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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5-07-16 1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도 안 그래도 올해 아이팟셔플2를 사설수리로 배터리 고쳐 살려놨는데 거기 온갖 탑골 락들을 넣고 듣고 있습죠...저는 도어즈랑 마릴린맨슨 티셔츠만 있지만 저 잠자냥님 티셔츠들도 부럽네요...저는 저 나이때는 돈 체력 없어서 쌈싸페나 다녔지 말입니다...그러면서 마릴린맨슨 나인인치네일스 트래비스 내한은 꼬박 챙겨 가긴 했네요...이번에 뮤즈 내한 갑니다!!! 예매일 다 지나고 구경하다가 운 좋게 취소표 지정석을 주웠습니다. (자랑할 데가 없어서...)

잠자냥 2025-07-17 10:01   좋아요 1 | URL
아이팟셔플 진짜 물건 아닙니까?! ㅋ 전 한 번 잃어버렸는데 또 샀던 거랍니다. ㅋㅋ 저 셔플에도 탑골 락들 들어있습니다요. 도어즈! 오늘 같은 날 듣기 딱이네요. 특히 light my fire 이건... 크하 오늘처럼 비내리는 날 이 노래 전주 부분 들으면 쓰러집니다!!!!!!! ㅋㅋㅋㅋ

쌈싸페! ㅋㅋㅋㅋ 저는 이 펜타포트 재개 시점을 기준으로해서 한 7-8년은 꾸준히 다녔어요. 펜타포트, 지산밸리록, 안산밸리록 등등... 여름 한해만 기다리고는 했습죠. ㅎㅎ 근데 그 이후로 록페가 부흥하자 다 찢어져서 헤드라이너 갈라먹기 많이 하고, 그러다 보니 심지어 록음악에 맞지 않는 아티스트들까지 섭외하고 이러니까 흥미가 팍 식더라고요... 흠 다시 그때처럼 부흥하면 또 갈 생각은 있습니다. 할머니 되어서도 록페 다니는 게 또 제 목표인지라 ㅋㅋㅋㅋ

그나저나 맨슨하고 나인인치네일스 등등 열반 님은 좀 더 하드한 쪽 좋아하시는군요?! 뭔가 사드백작스러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트래비스 ㅋㅋㅋ 아니 그럼 그 종이비행기 날리던 때 저랑 같은 공간에 계셨군요?! ㅋㅋㅋㅋㅋㅋ 뮤즈 저는 록페에 헤드라이너로 왔을 때나 단독 공연으로 왔을 때 등등 한 서너번은 간 것 같아요. 근데 마지막으로 갔던 단독 공연에서 매튜 밸라미가 전날 먹은 음식 때문에 배탈이 났다더니 너무 성의 없이 공연해서 그 후로 공연은 다 패스 ㅋㅋ 이번에 새 싱글 나왔던데 들어보셨습니까?! 들어보시고 즐거운 공연 관람!! ㅋㅋㅋ


망고 2025-07-16 1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펜타포트ㅋㅋㅋ그때 전 스트록스 보러 갔었을때네요ㅋㅋㅋㅋㅋㅋㅋ잘 생겨서 좋아했던ㅋㅋㅋㅋㅋ아 진짜 추억이다ㅋㅋㅋㅋㅋ몇년전에 스트록스 음반 꺼내 다시 듣는데 못 듣겠더라고요...왜 좋아했지? 싶더라는ㅋㅋㅋㅋ

잠자냥 2025-07-17 10:02   좋아요 1 | URL
스트록스! ㅋㅋㅋㅋ 아니 그때 망고님하고 같은 곳에 있었던 거네요?!
저는 스트록스까지 다 보고 갔는데 X는 스노우 패트롤만 보고 갔답니다. 아니 이 사람아 스트록스를 봐야지! ㅋㅋㅋ
스트록스 그래도 최근에 낸 앨범 <The New Abnormal)(2020) 앨범은 들어줄 만해요. ㅋㅋ

망고 2025-07-17 12:01   좋아요 1 | URL
헐 잠자냥님만 혼자 두고 가다니!!!당시 스트록스가 공연중에 한국말도 쪼끔 하면서 꽤 귀여운 짓을 했던 기억ㅋㅋㅋㅋㅋㅋ그당시 내한했던 밴드들 공연장에 잠자냥님이랑 한공간에 있던 순간이 더 있을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ㅋㅋㅋㅋㅋ호혹시 스웨이드 내한때도 계셨어요?ㅋㅋㅋㅋ

잠자냥 2025-07-17 12: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사실 그때는 X가 먼저 가서 편했어요;; ㅋㅋㅋ 전 아주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공연 혼자 보는 거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 스트록스 ㅋㅋㅋㅋㅋ 아 그때 서태지 노래 불렀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쳐 ㅋㅋㅋ 스웨이드/브렛 단공/티어스 공연 다 간 사람 접니다.. 스웨이드 작년에도 왔었어요. 알고 계십니까!!!!!!

망고 2025-07-17 12:57   좋아요 1 | URL
헐ㅋㅋㅋㅋ전 스웨이드, 티어스 까지만 갔던거 같아요ㅋㅋㅋ티어스 때였나? 공연장이 홍대였는데 근처에서 브렛이 맥주 마시는걸 목격하기도 했던ㅋㅋㅋㅋㅋㅋㅋㅋ작년에 온거 알긴알았는데 이젠 흥미가 안 생겨서...ㅋㅋㅋㅋㅋ당시 공연장 같이 다니던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시들시들해 졌죠🤣

건수하 2025-07-16 19: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오랫만에 길고 긴 글!
근데 마지막이 왠지 쓸쓸하네요…

요즘 아이가 연애에 관심이 많아서 제 연애사 막 물어보고 그러는데 이 글 보고 급 옛날 생각 좀 했어요 ㅋㅋ

근데 과메기는… 왜 하필 과메기예요 ㅋㅋㅋ
(과메기 못 먹는 자)


독서괭 2025-07-16 19:24   좋아요 1 | URL
자냥님 예전 글 중에 과메기 글 있어요!

건수하 2025-07-16 19:28   좋아요 0 | URL
글쿤요~ 많이 옛날 글인듯 ㅎㅎ

독서괭 2025-07-16 19:46   좋아요 2 | URL
찾아봤는데 2022년2월 글이예요. <아나고와 과메기> 좋은 글이니 일독을 권합니다. (간만에 잠사모 활동 ㅋㅋ)

다락방 2025-07-16 20:17   좋아요 1 | URL
세상에 건수하 님, 과메기 글을 아직 안읽으셨다뇨. 부럽네요. 읽으시면 잠자냥 님의 매력에 더 빠지게 되실 것입니다.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아련)

건수하 2025-07-16 20:56   좋아요 1 | URL
친절한 안내 감사합니다 회장님!

(가보면 제 댓글 있고 그런거 아닐지…)

독서괭 2025-07-16 21:05   좋아요 1 | URL
없던데요 그것도 확인함 ㅋㅋ

건수하 2025-07-16 21:43   좋아요 0 | URL
역시 못 읽은 거였군요 ㅎㅎ 생각해보니 그때 인터넷이 잘 안됐네요

잠자냥 2025-07-17 10:04   좋아요 2 | URL
수하 님 잘 찾아서 읽으셨군요! ㅎㅎㅎ
혹시 궁금하신 분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 ㅋㅋㅋㅋㅋ

과메기 관련 그 글 https://blog.aladin.co.kr/socker/13328234
과메기와의 마지막 여행 관련 사연 https://blog.aladin.co.kr/socker/15575572
동숭을 만나게 된 사연 https://blog.aladin.co.kr/socker/14136628
X에게서 집사2에게 환승하게 된 사연..... https://blog.aladin.co.kr/socker/15266798

단발머리 2025-07-24 13:02   좋아요 1 | URL
어머나! 이 댓글 지금 봤어요.
저는 과메기 관련 그 글을 제일 좋아하지만, 다시 한 번 주르륵 읽어봐야겠어요. 선물인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신나는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7-16 1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마성의 자냥에게 홀려 영혼까지 갖다 바친(응??) 피해자 목록 : 동숭-과메기-X-집사2-은오
그 앞에도 사실 더 있겠지.. 마성의 냥이여..

잠자냥 2025-07-17 10:05   좋아요 1 | URL
피해자 ㅋㅋㅋㅋㅋ 그중 누가 젤 피해자인지는 모르겠...는데 뭔가 X가 좀 불쌍하긴 하네요;;

독서괭 2025-07-16 1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제일 재밌는 글이 잠자냥님과 다락방님 연애 얘기 같아요. 양대산맥 ㅋㅋㅋ

다락방 2025-07-16 20:17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남의 연애 이야기가 재미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7-16 2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제가 웬만하면 나도 이런거 있다! 하고 쓰고 싶은데, 저는 옷을 잘 안사기도 하고 없기도 한데다가 옷에 별로 추억 같은거 없고 그냥 싸구려 입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쓸 얘기가 없네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티셔츠마다 그렇게 사연이 있다니, 너무 좋네요. 저는 옷 하면 떠오르는 사연 같은건 없는데 말입니다. 사연이 있다면 버리기 힘들것 같습니다.
그런데 잠자냥 님,
바지 이야기는 따로 없나요? 티셔츠 2 편으로 바지 이야기 한 번 가시죠. 3편으로는 팬티 이야기, 어때요?

잠자냥 님의 긴 글 성애자가 기다립니다.

나 그런데 잠자냥 님이 연애 하면 좀 오래 하는거, 그거 좀 좋아요. 난 연애 오래 하는 사람에 대한 이상한 신뢰같은게 있어요. 그런 거 좋아.

잠자냥 2025-07-17 10:10   좋아요 1 | URL
바지요...? ㅋㅋㅋ 바지는 특별할 게 없는.... 아 하나 있는데 이건 진짜 안 됩니다. ㅋㅋㅋㅋㅋㅋ
집사2가 어디 가서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바보 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애는... 시작하면 오래하는 것 같기는 해요.
스무살 이후로 한 연애를 따져보자면......
2년 - 2년(2년과 3년 사이) with ‘동숭이‘ - 6년 with 과메기 - 6년 with X - 집사2와 어느덧 13년째인데... 아마 이대로 쭉 같이 죽을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 2025-07-16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옷이든 뭐든 물건에 대해서 딱히 애착이 없는 저는 - 아 전자제품은 좋아합니다만 새 전자제품 덕후라서.... ㅎㅎ
잠자냥님 이 글 진짜 신기해요. 이렇게 물건 하나에 추억을 품고 그걸 되새길수 수 있다니 너무 너무 훌륭한 감성. 부럽습니다.
매일 오늘은 뭘 버리나 생각하고, 버리고 나서 나중에 필요해서 다시 사면서 원통해하고 하는 사람이 저인지라....
그래도 사람은 안 버리고 데리고 살고 있습니다. ㅎㅎ

잠자냥 2025-07-17 10:12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은 전자제품 좋아하시는구나! 전자제품 이야기 써주세요! ㅋㅋㅋ
사람은 안 버리고 데리고 살고 있다는 말에 빵 터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25-07-16 2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펜타포트에서 저도 스트록스(최근)랑 위저 스웨이드 봤네여. 잠자냥님 저랑 음악취향이 비슷하시군요! 스노우패트롤 프란츠 퍼디난드가 한국에 왔었다니.. 술먹느라 펜타포트를 모르던 시절이네요. 저런 티셔츠가 있는 줄도 몰랐어오 ㅋㅋㅋㅋ 집사2님은 귀여운 구석이 있으시군요 껄껄 요즘도 테니스 보시나요!? 보신다면 알카라스랑 시너 중에서 누구 좋아하시나요? 저는 시너 ㅋㅋ 나달 vs 조코비치 중에서는 조코비치. 차가운 로봇미 좋아하는 듯 ㅋㅋ 테니스도 치시고 자전거도 타시고 멋지시네요

잠자냥 2025-07-17 10:20   좋아요 0 | URL
와 뽀님도 제가 좋아하는 밴드들 다 좋아하시는군요? 전 브릿팝이나 인디록 얼터너티브쪽은 웬만해서는 다 좋아해요. 그 시절 진짜.... 라인업 죽이지 않았습니까? 스트록스-프란츠-플라시보가 한 록페의 헤드라이너였다니!! 심지어 그 첫날에는 예예예스(Yeah Yeah Yeahs)도 왔었거든요. 얘들 공연이 낮 1시부터였나 그랬는데 제가 이거 보려고 그 아침부터 갔더랍니다. 이 공연 끝나고 5시쯤의 스노우 패트롤 공연까지는 딱히 보고싶은 공연이 없어서 혼자 비오는 천막 아래서 맥주 사먹고 있던 기억이 납니다. 참, 프란츠는 올해 새 앨범 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들어줄 만합니다. 그때처럼 소녀들을 춤추고 싶게 만드는데... 문제는 이놈들도 그때 그 소녀들도 다 늙어버렸다능 ㅋㅋㅋㅋㅋㅋ

테니스는 요즘도 가끔 보는데(빅4 은퇴 이후, 사라포바 은퇴 이후 너무 노재미.. ㅠㅠ) 시너-알카라스 중에선 굳이 고르자면 알카라스 경기가 더 재미난데, 이 녀석은 너무 무결점이라 응원은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시너 윔블던 우승 축하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 제가 좀 무결점 선수는 응원하는 재미가 없어서 안 하게 되더라고요. 빅4 시절에도 조코비치-나달은 응원 안함 ㅋㅋㅋ 페더러는 너무나 우아하고 너무나 멋진 경기를 하는 선수라 당연히 응원(심지어 나달한테 털릴 땐 울기까지 하는 멘탈 ㅋㅋㅋ) 앤디 머레이 응원한 것도 이 녀석이 저 빅4 중 멘탈 문제가 젤 커서 그랬던 거 같아요.

아, 요즘엔 여자 테니스 선수 중에 ㅋㅋㅋㅋ 지금 랭킹 1위인데 사발렌카라고 호랑이 언니 있거든요? 이 언니(라고 하지만 98년생 ㅋㅋㅋ) 경기 챙겨봅니다. 사라포바처럼 소리 지르면서 강력한 테니스 구사하는 선수인데, 이 여자도 멘탈에 좀 문제가 있더라고요. 스스로 지 승질 못 이겨서 무너짐 ㅋㅋㅋㅋ 팔뚝에 호랑이 문신 있는데 호랑이처럼 소리 지르는 게 너무 웃겨서 응원합니다. 사라포바랑 동시대 선수가 아니라 얼마나 다행인지 ㅋㅋㅋㅋ 둘이 대결했음 그 소리 어쩔...ㅋㅋ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25-07-17 21:44   좋아요 1 | URL
펄프 이번에 펜타포트 온다는데ㅋㅋ 전 넘 가고 싶은데 휴가일정이랑 겹쳐서 못보네요 ㅠ 브릿팝은 할배들이라도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사발렌카 언니는 98년생이어도 어쩐지 언니라고 부르고 싶은ㅋㅋㅋㅋㅋㅋ 이번에 윔블던에서 고전한게 멘탈때문이었을 수도 있겠군요 ㅎㅎ
프란츠 퍼디난드 새 노래 넘 좋네요. 잠자냥님 생각하면서 듣겠습니다!!

잠자냥 2025-07-18 10:20   좋아요 1 | URL
브릿팝은 진짜 할배가 되어도 넘 좋죠! 진짜 할배가 된 큐어 내한했을 때 폭풍 눈물 흘린 적도 있다는..;; ㅋㅋㅋ
펄프 그 내한 소식은 저도 들었어요. 자비스 코커가 한국에 오느 날도 다 있군요.
프란츠 퍼디난드 음악 마음에 드셨다니 뿌듯합니다... 참, 펄프 새 앨범도 괜찮더라고요.

사발렌카 언니.. ㅋㅋㅋㅋ 아놔 진짜 전 준결승전 보다가 3시간 가까이 봤는데 빡쳐서 진짜 ㅋㅋㅋ 3세트에서 먼저 브레이크하고도 지는 게 뭐냐고요... 심지어 사발렌카 이기고 올라간 선수가 결승에서 2세트 둘 다 베이글 먹고 졌다니까요. 나원참.

단발머리 2025-07-17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록페 티셔츠들 진짜 멋지네요. 저는 음악 안 듣는 사람인지라 ㅋㅋㅋㅋㅋㅋ 와, 처음 듣는 이름들... 위에 댓글 보고 또 놀랐어요. 다들 아시는 이름들, 음악으로도 통하는 알라딘서재 되시겠습니다.
무엇보다 잠자냥님 마성의 매력 ㅋㅋㅋㅋ인기 많은 분인줄 알고 있었지만, 오호~~ 인기짱 잠자냥님! 인생 자체가 러브 라이프인데요!

잠자냥 2025-07-17 10:55   좋아요 1 | URL
단발 님! 거짓말! 음악을 안 듣는다고요?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장도 다녀오신 분이 ㅋㅋㅋㅋㅋㅋ 왜 이러세요! ㅋㅋㅋ
그러게요, 음악으로도 통하는 알라딘! 록 음악 공연장에서 한번쯤은 다들 스쳤을 거 생각하니 재미납니다. ㅎㅎ
인기라기보다는... ㅋㅋㅋ 저를 좋아했던 사람들이 저한테 꽂혔던 이유가 좀 다들 비슷하긴 해요. 힘들어 했던 부분도 비슷하고(제 성깔... ㅋㅋㅋ) 암튼 그런 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좀 있는 것 같긴 합니다. ㅎㅎ

케이 2025-07-17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내가 진짜 팬이다!! 라고 말할만한 밴드는 없는 것 같아요. 은근히 엄격진지근엄한 면이 있어서 새로 낸 앨범 별로면 바로 그 밴드에 대한 애정이 식더라고요 ㅋㅋㅋ 굳이 말하면 전 밴드의 팬이라기 보단, 어떤 한 앨범의 팬이라고 하는 게 맞겠죠.
킬러스는 나중에 잠실에서 공연했어요. 저 갔었는데 야외가 어울리는 공연이었는데 실내에서 해서 뭔가 김빠진 느낌이었어요. 아무 감흥 없었다는 ㅋㅋㅋㅋ 그 공연에서 놀라웠던 건 서울 시내 백인들은 다 모였나? 싶을 정도로 백인 남녀가 많았던 것 뿐이네요 ㅋㅋㅋ . 킬러스도 저는 1집 Hot fuss 만 좋고 그 이후는 영... 스노우패트롤도 위에 올려주신 앨범에 Life Boat 들어 있는 앨범 맞나요? 저 앨범만 좋아했어요.
락밴드 얘기하시니 중고등학교 시절 생각이 많이 납니다. Placebo도 Sleep with ghost 까지만 듣고 안들었고, 스웨이드도 Filmstar 들어있는 앨범까지만 듣고 이후 앨범 별로라 안듣고 ㅋㅋㅋㅋ 그래도 사랑했다...밴드들아.
전 사람 많은 데를 싫어하고 서있을 체력이 안되서 락.페는 한번도 못가봤어요. 이젠 정말로 못가겠죠 ㅎㅎㅎ
저희 집에 가장 오래된 옷을 생각해봤는데 초등5학년때 대전 어느 백화점에서 산 나시네요 ㅋㅋㅋ 톰키드라는 아동복 브랜드에서 산. 놀랍게도 그 옷이 35살까진 잘 맞았답니다 ㅋㅋㅋㅋㅋㅋ
출산이후로 내가 한때 깡말랐던 때가 있었다는 게 믿기지도 않고 이젠 거의 전생처럼 느껴집니다. 어떻게 그렇게 마를 수 있었던 걸까요. 분명 똑같이 먹고 있는데 말이죠. 나이 탓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많이 쪘습니다. 출산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ㅜㅜ 크흑.
저는 대학시절에는 만원이상 되는 티셔츠는 없었던 것같아요. 맨날 뉴코아 매대에서 5천원 만원짜리 아님 못입었죠. 많이 가난했거든요 ㅋㅋㅋ 폴로 입는 애들 보면서 저런 애들은 얼마나 돈이 많길래 저런 티셔츠를 턱턱 사입을까 싶었는데. 랄프로렌을 입고 다니는 분이셨군요!
종종 이렇게 긴글 너무 재밌네요!!! 비가 엄청나게 오는 나날인데 오가시는데 조심하세요!

잠자냥 2025-07-17 14:43   좋아요 1 | URL
저는 그래도 한번 애정한 밴드는 아주 큰 문제를 터뜨리지 않는 한 계속 들어주는 것 같아요.
잊고 있다가도 문득 아, 이 밴드 요즘 뭐하지? 새 앨범 나왔나 싶어서 찾아보고 나왔으면 듣고 그러고는 해요.
근데 작가들과 달리 밴드들은 대부분 초창기, 1, 2집 앨범이 좋은 경우가 많더라고요. 글쓰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계속 단련되는데, 음악은 젋은 시절에 확 불태우고 소진하는가 싶기도 해요. 특히 록음악 ㅋㅋㅋ
스노우 패트롤도 저 앨범보다는 2집인가요. <Final Straw>가 가장 좋더라고요. 아마 저 공연 때 이 앨범에 든 노래를 많이 불러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ㅎㅎ
킬러스가 나중에 왔었군요. 근데 그때는 알고도 아마 시들해져서 안 갔던 것 같기도 해요. ㅎㅎ

우아.. ㅋㅋㅋㅋㅋㅋ 초딩 때 입던 옷이 35살까지 맞았다니! 놀랍습니다! 제가 그 시절 옷을 지금 입는다면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옷 욕심이 좀 많아가지고 ㅋㅋㅋ 어릴 때부터 옷 욕심은 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대딩땐 제 돈 주고 턱턱 사 입지는 못했고 용돈 모으거나 ㅋㅋㅋ 알바해서 사거나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근데 랄프로렌 진짜 웃긴 게 뭐냐면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오는 디자인은 똑같은데 옷값은 2.5배 가까이 올랐다는 -_- 뭐냐...

참, 록페 가면 ㅋㅋㅋ 꼬마들 데리고 온 엄빠들도 많더라고요?!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5-07-17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펜타포트는 펄프 부산락페는 스웨이드가 온다는…단독공연이면 두 팀 중 하나 갔을 것인데 이제 늙어서 락페스티벌은 무리입미다…
아 ㅋㅋㅋ종이비행기 저는 구경만 하면서 (같은 관객이면서) 한국 팬들 진짜 대단해…했었네요 ㅋㅋㅋㅌㅌ

잠자냥 2025-07-18 10:21   좋아요 1 | URL
꽃중년...(장년?) 미중년 미장년들이 다 한국에 오는군요. 으음.
종이비행기 저도 날리지는 않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관찰자 2025-07-22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옴마야. 이상한 곳에서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이 있어서, 여지껏 제가 썼던 삐삐부터의 모든 통신기기, CDP부터 MD, MP3,아이팟 셔플까지의 모든 음향기기를 다 가지고 있어요.ㅋㅋ 하다못해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탐구생활도 다 보관 중입니다. 아들이 중학교 2학년인데두요. 하하하하하.. 근데 잠자냥님, 탐구생활 뭔지 아시나요?? ;;;

잠자냥 2025-07-22 10:2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삐삐 ㅋㅋㅋㅋㅋㅋ CDP는 저도 갖고 있는데 삐삐는... ㅋㅋㅋㅋ 제가 졌습니다. ㅋㅋㅋㅋ
아니 근데 탐구생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밀려서 방학 끝날 때 울면서 하는 거잖아요?ㅋㅋㅋㅋ

관찰자 2025-07-22 17:01   좋아요 2 | URL
글쎄 그 울면서 꾸역꾸역 했던거를 무슨 자랑이라고 아직까지 싸들고 다니느냐구요.ㅠㅠ 그 중에 일등은 ‘보이지 않는 편지‘라고 해서 설탕물로 흰 종이에 글씨를 써서 말리면 그냥 백지잖아요? 그걸 촛불 위에서 살살 왔다 갔다 하면 글씨가 서서히 나타난단 말이에요.ㅋㅋㅋㅋ 근데, 뭐라고 썼는지 아세요??? ㅋㅋㅋㅋ ˝하면 된다!˝. 와씨... 아니 초등학생이 ‘보이지 않는 비밀 편지‘에 ‘하면 된다‘가 왠말이에요.ㅋㅋ

잠자냥 2025-07-22 17:09   좋아요 0 | URL
🤣🤣🤣🤣🤣🤣

건수하 2025-07-25 03:57   좋아요 2 | URL
하면 된다… 빵 터졌습니다🤣
 

살면서 지금까지 딱 한 시기 안경을 쓴 적이 있다. 그냥 써 보고 싶어서, 공부 잘하는 애처럼 보이고 싶어서 중딩 시절 엄마한테 눈이 잘 안 보인다고 뻥을 쳐서 안경을 쓰게 되었다(정확히 중2병 시절).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면 웃음이 난다. 공부는 전혀 잘하게 생기지 않았고 그저 웃기다. 금테, 뿔테 그것도 연달아 바꿔가면서 썼는데 뿔테를 쓰던 때 친구들과 피구하고 놀다가 날아온 공에 테가 부러졌다. 엄마는 또 새 안경 맞춰야 하느냐며 잔소리를 했는데 그때쯤 안경에 싫증이 난 나는 “나 이제 잘 보여!” 하고는 더 이상 안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 엄마는 좀 이상하게 여겼는데 나중에 말하길 "니가 거짓말한 거 다 알고 있었"........다고. -_-; 

그 후로 1.0/1.5 이상 시력을 늘 유지했었다. 그런데 다시 안경을 써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번에는 진짜다. 그래서 슬프다. 최근에 급격하게 눈이 나빠졌다. 회사 모니터를 보다가도 글자가 흐릿하게 보일 때가 잦다. 일시적인 것인가 싶었는데 며칠 전엔 퇴근 후 집에서 책 읽는데 글자가 너무 흐릿하게 보여서 너무 짜증이 나서 책을 덮어버렸다. 너무 우울했다. 아아, 내 눈!!!!!!!!!! 내가 세상에서 제일 끔찍하게 생각하는 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책을 읽을 수 없을까 봐. 안과를 가든 안경점을 가든 곧 그렇게 될 것 같다..... 아아, 내 눈!

2025년 상반기에 87권을 읽었다. 눈이 흐릿해서 짜증나서 책을 덮지 않았더라면 더 읽었을 텐데! 분하다! (엥?) 아무튼 그중에서 고른 2025년 상반기에 좋았던 책. 


문학 

작년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여전히 문학은 많이 읽지 못했다. 그런 중 기억에 남는 책들.



자우메 카브레, <겨울 여행>
<나는 고백한다> 이후로 현존 애정하는 작가가 된 자우메 카브레. 그의 작품은 나오는 족족 읽을 것 같은데 이 단편 모음집 <겨울 여행>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슈베르트 음악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미술과 문학 등을 넘나들면서 예술작품과 이런저런 역사가 개인의 삶에 스며들어 어떤 이야기들을 빚어낼 수 있는지.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키는지 쓸쓸하고 회한 섞인 어조로 보여준다. 다 읽고 나면 어쩐지 14개의 단편이 한 작품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이 책은 또 읽을 것 같다. 




J. M. 쿳시, <추락>
쿳시 작품을 읽는 일은 그다지 즐겁지 않다. 읽을 때마다 좀 괴롭다. 서걱서걱 불편한 감정이 어디선가 솟아오른다. 그런데 그게 바로 쿳시 작품의 장점이자 매력이 아닐까. 읽는 이의 마음과 생각 모두를 불편하게 건드리는 것. 그래서 당신이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얼마나 부조리한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공간인지 기어코 눈을 감지 못하게 하는 것. 이 작품 또한 그렇다. 성, 젠더, 권력, 인종, 정치, 식민주의 모든 것이 담긴 완벽한 작품.




페르난다 멜초르, <태풍의 계절>
사둔 지는 좀 됐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번에 읽었다. 그러다가 띵~!! 한 대 얻어맞은 느낌. 일단 입담이랄까 필력이 대단하다. 초반에는 잘 안 읽힌다(그래서 예전에 한 번 읽다가 내려놓은 경험이 있다). 알고 보니 이것은 내가 싫어하는 만연체! 그럼에도 한번 빠져들면 계속 그 문장을 읽고 읽고 읽고 읽게 된다. 게다가 또 얼마나 자극적인지. 수위를 넘는 폭력과 노골적 성(性) 묘사가 읽다 보면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면서 이렇게 끝까지 가야 하는가 싶어지기도 하는데......... 가야 한다. 왜냐하면 작가가 묘사하고 있는 이 태풍의 계절, 태풍의 도시, 태풍의 국가 멕시코의 현재가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마술적 리얼리즘의 진수를 보여준다. 마녀는 진짜 마녀일까요? 안 알랴줌. ㅋㅋㅋㅋㅋㅋㅋ




카릴 처칠, <클라우드 나인>
카릴 처칠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극작가 중 한 명. 특히 페미니즘 관점에서 쓴 작품들이 기막히다. 페미니즘 공부하는 분들은 카릴 처칠 작품 한번 읽어보시라. 웬만한 인문사회과학 책 읽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다. 지만지 책이 좀 비싸... 카릴 처칠은 저작권 살아 있는 작가라 더 비싸... 그래도 카릴 처칠 한 번 안 읽는 것은 너무 안타까움. 이 책 100자평에 “인종/성정체성/식민주의/섹슈얼리티 대혼란 속 비틀기와 풍자는 일품. 지배와 종속에서 해방으로. 성정치학 교과서로서 완벽한 작품”라고 남긴 바 있음.




샹탈 아케르만, <브뤼셀의 한 가족>
워크룸 문학 총서 ‘제안들’에서 나오는 소설 중에 물건인 작품들이 종종 있는데 이 작품도 그렇다. 벨기에 출신의 영화감독 샹탈 아케르만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소설로 어느 가족의 한 단면을 보여 줄 뿐이다. 엄마에서 딸로 화자가 자유자재로 변화하면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줄 뿐인데 그 안에 신기하게도 가까운 이의 죽음에 대한 성찰, 엄마와 딸, 아내 등 여자로서의 삶, 유대인으로서 살아가는 삶 등등 굵직한 주제들을 모두 담아내고 있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단지 시인으로만 알고 있던 로르카를 다시 보게 된 작품. 파시즘의 유령이 떠돌기 시작한 스페인에서 로르카는 끝내 총살당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그렇게 비운의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어진다. 이 작품만 봐도 그런 전체주의 사회에서 이런 작가가 온전히 살아 숨쉬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은 로르카가 죽기 2개월 전인 1936년 6월에 완성한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1964년까지 스페인에서는 상연될 수 없었다. ‘스페인 시골 마을에 사는 여인들의 드라마’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이 왜 그 사회에서는 오래도록 용납되기 어려웠을까?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라! 




로베르토 볼라뇨, <아메리카의 나치문학>
볼라뇨 작품은 좋은 게 있고 좀 실망스러운 게 있는데 이 작품은 단연 전자에 속한다. 처음엔 어디까지가 진짜고 어디까지가 허구인가 아리송한 상태에서 계속 읽게 된다. 백과사전 형식을 빌어 가상의 아메리카 극우 작가 30명의 삶과 작품 세계를 해설하는 블랙 유머 소설. 볼라뇨의 이 형식을 빌어 <아시아의 극우문학> 또는 <대한민국의 친일문학> 이런 걸 써 봐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시도해보려고 머릿속으로 상상하다가 그만뒀는데... 그래서 역시 볼라뇨는 천재 나는 범인凡人.



비문학 




디디에 에리봉, <랭스로 되돌아가다>
뒤늦게 읽고 홀딱 반한 책. 이 책에 남긴 100자평으로 대신한다. 계급 탈주자로서, 이른바 비정상적인 성정체성을 지닌 게이로서 자신이 속한 위치에서는 늘 이방인일 수밖에 없던 이의 시선으로 써내려간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너무나 정치적인 글. 진솔하고 날카로우며 아름답고 명민하다. 에리봉의 저작은 다 읽어볼 요량으로 그가 쓴 푸코 평전도 샀다능(푸코 개인의 삶엔 그다지 관심 없음에도).




라즈미그 쾨셰양, <사상의 좌반구>
이 책 100자평을 남긴 이후 몇몇 분들이 책을 구매하거나 빌려 읽으면서 즐거워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사상의 우반구”말고 “좌반구”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집에 한 권씩 구비해놓고 필요할 때마다 펼쳐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책을 사면 매우 깨끗하게 보는 편인데(여차하면 다시 팔아버릴 생각으로) 이 책은 처음 몇 장 읽고는 그냥 연필로 죽죽 줄 치면서 읽었다(이런 경우 거의 드묾). 좌파 이론의 흐름이나 핵심에 관심 많은 분들을 위한 교과서 같은 필독서.




다이앤 엔스, <외로움의 책>
처음 읽는 작가의 글인데 일단 문장에 반했다(그런데 본인은 정작 자기 문장 멋없고 건조해서 인기 없다고 고민하는데 난 그래서 더 좋은데). 외로움을 사유한다고 하면 뭐랄까 왠지 말랑말랑 유치하고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할 것 같은데 이 책은 결코 그렇지 않다. 다이앤 앤스 작가 자체가 인간의 ‘외로움’과 ‘관계’의 의미를 오랫동안 탐구해 온 철학자라고. 이 책도 여기저기 줄 치고 싶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밀리의 서재’에 뒤늦게 들어온 거 보고 오앙! 문장 긁어모으기 중.....




야닉 에넬, <고독한 카라바조>
카라바조! 카라바조! 카라바조! 평소 카라바조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카라바조에 관한 어떤 책보다도 이 책을 선물해 줄 것 같다. 화가에 관한, 그의 작품에 관한 글을 이렇게도 쓸 수 있다고. 화가의 그림보다도 더 아름답지 않으냐고.




피에르 부르디외, <상속자들>
젊은 부르디외를 느낄 수 있다...(엥? 근데 한번 읽어보시죠. 진짜라니까요 ㅋㅋ) <구별짓기>의 부르디외 학문의 출발점 같은 글. 교육 평등?! 학교가 모든 걸 다 해결해 줄 것 같지만 사실은 집안 내에서 오래도록 쌓아온 문화자본이 교육 격차를 얼마나 벌어지게 하는지, 그리고 결국 직업 선택과 그 이후의 삶의 격차도 벌어지게 하는지 연구한 통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책.




자크 랑시에르, <체호프에 관하여>
체호프빠라면 읽어야 합니다. 랑시에르가 오직 체호프만으로 책 한권을 썼으니 읽고 있으면 어쩐지 유식해지는 기분도 듭니다. 책 소개에 “이 작은 책은 체호프의 단편처럼 힘 있고 크다. 특히 상상력과 작품 해석의 여백이 광활” 하다고 쓰여 있는데 진심 공감합니다... 갑자기 왜 존대냐고요? 집에 한 권씩 두고 체호프 작품 읽을 때마다 펼쳐보시라고 권유하려고요. 저도 이 책 다 읽고 안 팔았다니까요.......  




미란다 프리커, <인식적 부정의>
처음 읽는 저자라 확신이 서지 못해서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었다. 아, 이 책은 줄 치면서 읽어야 하는데 내 책이 아니라서 안타깝구나 했던 책(물론 도서관 책인데도 자기 책처럼 줄 치는 인간들 종종 있다만....-_-). 오늘 이 책, 세일즈포인트를 보니 그새 많이 올랐다. 좋은 책은 역시 사람들이 소문 내지 않아도 알아보는구나! 증언을 불신당하기 일쑤인 흑인, 성폭력에 대한 비판적 언어로 고통받는 여성, 정체성을 표현할 언어를 갖지 못한 성소수자 등  편견이나 차별로 자신을 표현할 정확한 언어가 없어 침묵할 수밖에 없던 이들을 대하는 인간의 사고 체계에는 인식적 부정의/해석학적 부정의가 따른다는 사실을 철학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부정의에 저항하는 인식적 실천이 가능함을 일깨우는 책. 




주디스 버틀러/프레데리크 보름스, <살 만한 삶과 살 만하지 않은 삶>
두꺼운데 읽을 만한 책과 읽을 만하지 않은 책이 있듯이 얇은데 읽을 만한 책과 읽을 만하지 않은 책이 있다. 이 책 살 만한 삶과 살 만하지 않은 삶은 얇은데도 읽을 만한 책이다. 아니 다 읽고 나서 팔 만한 책과 팔 만하지 않은 책 중 팔 만하지 않은 책에도 속한다. 얇은데 있을 것 다 들어 있어. 버틀러 책치고는 쉽게 읽혀! 대담이거든요. 자, 이 책 살 만하지 않습니까?ㅋㅋㅋㅋㅋ 




비비언 고닉, <끝나지 않은 일>
<사나운 애착> 읽고 비비언 고닉 선집 다 모으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잠자냥은 그새 고닉의 전작 <사나운 애착>과 <짝 없는 여자와 도시>는 다 읽고 팔아버렸다. 그런데 이 책은 책장에 고이 남을 것 같다. 문학에 대해서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와 토머스 하디의 <이름 없는 주드>를 빨리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음.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뒤늦게 읽었지만 아주 좋았다.... 이 말밖엔 쓸말이 없는데... 여기까지 쓰느라 지쳤기 때문.....


상반기에 딱 한 권만 권하라면


(사용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북적북적은 알라딘보다 섬세하게 별점을 줄 수 있다. 알라딘에 5별 준 책도 사실 북적북적에서 보면 4.5별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은 무조건 5별이었다. 오랜만에 진짜 완벽한 책을 읽었음. 이 책은 지난해 내가 열심히 밀었던 샹탈 자케,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에 견줄 만하다. 말하고자 하는 바도 비슷하고.






2025년 7월 1일 현재 87권을 읽었다... 북적북적에서 전체 캡쳐하려면 광고를 보라고 해서 안 했다......



북적북적처럼 알라딘도 별 반개 있으면 좋겠따.... 내가 후하게 5별 주는 경우 많지만 사실 그중 진짜 5별은 드물다능.





올해도 청구된 영수증.... 엄마가 왜 날더러 거지냐고 했다.... 엄마...... ..... 그러니까.....




요 몇 달 산 책을 올리지 않았다(그러면 안 살 줄 알았지만 웃기시네 더 사고 앉아있네...). 아무튼 그래서 울집 냥이들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오랜만에 냥냥이들 투척.....





수하 님이 좋아하는 1호. 암컷들한테는 한없이 관대하고 수컷 3호는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1호....-_-



먼로 점 2호는 헬가 님을 위해 올립니다.......




먼로 점 잘 보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의 3호. 너무 예쁘게 나옴. 꺄........................




너무 예쁘고 잘생기게 나와서 영정 사진으로 써주기로 약속함....(엥?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의 사랑이자 모두의 사랑 무럭무럭 막냉이!!!!!!!




너 그 담요로 꾹꾹이 하고 있었지!!!!!




이불 폭 꺄......... 귀여운 막냉이!




오늘도 막냉이는 꿀잠 자고 잘 먹으면서 무럭무럭.... 하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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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7-02 1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날더러 왜 거지냐고 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 다 이유가 있습죠!
오늘 냥이들 골고루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4,5호는 없어 아쉽지만 ㅎㅎ 3호 잘생겨써😍

잠자냥 2025-07-02 13:28   좋아요 0 | URL
4.5호는 나랑 안 친함 ㅋㅋㅋ 특히 4호는 인간하고 안 친하고 ㅋㅋㅋㅋ 고기 줄 때만 친한 척 ㅋㅋㅋㅋㅋㅋㅋ 😂

독서괭 2025-07-02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눈의 건강을 빕니다 😭😭😭
(사진들 먼저 보고, 서문 읽고 온 사람, 이따 마지막으로 책소개 읽고 다시 올 예정)

잠자냥 2025-07-02 14:07   좋아요 1 | URL
엥...? 책 소개부터 봐야지?! ㅋㅋㅋㅋㅋ

blanca 2025-07-02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쿳시, 자크 랑시에르, 디디에 에리봉, 다 저와 겹쳐요. 진짜 너무 좋죠. 시력...제가 요즘 우울한 이유의 80프로가 노안과 근시 퇴행이에요. 나이 드는 거 다 안 좋지만 하이라이트가 노안인 것 같아요. 훌쩍. 노안 오기 전에 읽었던 책들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잠자냥 2025-07-02 16:01   좋아요 0 | URL
좋은 책은 역시 누구에게나 좋은가 봅니다! 진짜 좋아요~~
근데 눈 나빠지는 건 정말 싫어요... ㅠㅠ 주르륵...
시력이 좋았다가 나빠지니까 더 우울한 것 같습니다... 흐흐흐흑....

망고 2025-07-0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87권!!!!!! 거기다가 다 어려운 책만...🙄
저는 역시 노랑이들이 제일 귀여운거 같아요ㅋㅋㅋㅋㅋ익숙해서 그런가봐요 귀여워요 냥냥이들😍

잠자냥 2025-07-02 16:17   좋아요 1 | URL
망고랑 저희집 3호랑 막냉이랑 셋이 나란히 있는 거 상상했더니 아오........ 행복한 미소 폭발!!!!!!
저도 노랑 망또들을 좋야합니다.... 😻😻😻🐈

건수하 2025-07-02 1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이렇게 긴 글 오랜만이라 반가워서 오늘 엄청 바쁜데도 읽고 댓글 답니다.

눈 아파서 어떡해요. 얼른 병원 가보세요!
(저도 요즘 문득문득 초점이 잘 안 맞는데 그건 게임 때문인걸로...물론 게임 때문에 노안 가속화 될 수 있음)

4호 5호는 왜 없냐고 쓰려고 했는데 독서괭님이 위에 썼네요.
전 모두 좋아하지만 다들 막내를 좋아해서 1호 옆에 이름을 남기게 되었군요 ㅋㅋㅋ 기억해주셔서 고마워요

요즘 책이랑 멀어져서, 그렇게 매일같이 댓글달고 글쓰고 했던 시절이 까마득하게 느껴집니다.
이 글에 모르는 책도 너무 많고..
어제부터 오랫만에 글 써야지 했는데 못 쓰고 있지만 조만간 쓸 거예요.

독서괭 2025-07-02 17:37   좋아요 1 | URL
수하님의 긴 글도 기다립니다!
저도 역시 요즘 글을 못 쓰네요 ㅜㅜ

단발머리 2025-07-03 08:55   좋아요 1 | URL
수하님의 긴 글도 기다립니다! 2
독서괭님의 긴 길도 기다립니다!

독서괭 2025-07-03 09:07   좋아요 2 | URL
저는 긴 길을 가겠습니다..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5-07-03 09:09   좋아요 3 | URL
저는 보통 글 쓸겁니다 ㅋㅋㅋ 기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두 분❤️

단발머리 2025-07-03 09:2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어쩔 ㅋㅋㅋㅋ
그럼 건수하님은 보통 글🩷
독서괭님은 긴~~~~~~~~글💙
잠자냥님은 긴~~~~~~~~~~~글💜

잠자냥 2025-07-03 10:59   좋아요 1 | URL
그냥 다들 써요. 뭐라도 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5-07-02 1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눈은 끝까지 지키고 싶은데~~
흐릿하지만 냥이들만은
눈 크게 뜨고 열심히 쳐다봅니다.
미소 가득 담고서요.
열심히 책 읽기로 결심도 하고요^^

잠자냥 2025-07-03 10:59   좋아요 1 | URL
다들 눈 나빠지는 건 넘나 슬퍼하는 독서인들...
저희집 냥이들이 페넬로페 님 눈 휴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쁩니다!

다락방 2025-07-02 2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 엇? 내 눈이? 이상을 느낀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보쓰에게 안과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부랴부랴 안과 달려갔었어요. 책을 읽지 못하게 될까봐 얼마나 초조하고 불안하던지요. 병원에 가면서 만약 내가 읽을 수 없다면 오디오북으로 들어야 하나, 근데 그건 내가 읽는 것과 다른데.. 걱정했어요. 설마설마햇는데 노안이었고 이미 노안이 오면 그건 어떤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견디다가 돋보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저는 내일이나 모레쯤 돋보기 맞추러 갈 예정입니다.
잠자냥 님 책 그렇게 많이 읽으시는데 그에 비하면 노안은 좀 늦게 온 것 같아요. 저는 십년된 것 같네요 ㅠㅠ 저는 좀 일찍 오긴 했어요. 사무실 직원들이 제가 책을 많이 봐서 그런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옆에 계신 상무님이 ˝야 나도 노안이라 돋보기 쓰잖아˝ 했더니 다른 직원이 ˝상무님은 책도 안보시는데 왜 그렇죠?˝ 라고 해서 다들 웃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아무튼 눈 소중해 ㅠㅠ 눈 지켜!! 잠자냥 님 오랜만의 긴 페이퍼 정말 너무 좋네요. 읽을 맛이 나는 잠자냥의 페이퍼!! >.<

잠자냥 2025-07-03 11:01   좋아요 0 | URL
으앙 돋보기... ㅠㅠ
눈은 진짜 운동한다고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ㅠㅠ
암튼 다들 눈은 더 나빠지지 않도록 노력...해봅시다. (노력한다고 되는 것인가 싶지만 ㅋㅋㅋ)
다락방 실망이다... 뜸해졌어. 긴 주접 글이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7-04 10:01   좋아요 1 | URL
어젯밤에 그래서 리뷰 썼어요.. 주접은 아니지만 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5-07-02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시의 좋은 점이 뭘까요? 노안이 왔을 때 안경을 벗으면 책이 잘 보입니다. 그래서 일상생활은 안경 쓰고, 책은 안경 빼고.... ㅎㅎ 눈 좋은 사람들은 이게 안돼요. 독서용 돋보기 사세요. 별로 안 비싸요. 책 볼 때 새 세상이 열린다고 울집 남편이가 말했습니다.
상반기에 가장 좋은 책 랭스로 되돌아가다 기억하고 꼭 읽겠습니다. 저 많은 책 중에 탑오브탑인데 당연히 훌륭하리라 믿어의심치 않아요. 그래도 제가 올 상반기에 너무 사랑하게 된 겨울 여행과 추락이 있어서 기분 좋습니다. ^^

다락방 2025-07-02 21:51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 님, 독서용 돋보기 안경 검색하니까 너무 많은게 뜨는데 혹시 남편 분이 사용하시는 제품이 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바람돌이 2025-07-02 22:00   좋아요 0 | URL
제품 이름 모르고요. 그냥 단골 안경점 가서 시력 검사하고 추천해주는거 사왔어요. 시력이랑 뭐 볼때 쓸건지 얘기하고 거기 딱 맞춰서 샀어요. 남편 눈 맞춤요. 얼마 안줬다 생각했는데 지금 물어보니 10만원쯤 줬다네요. ㅎㅎ 뭐 고를지 모를 때는 안경점 전문가 사장님을 추천합니다. ^^

헬가 2025-07-02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머 강건너편에서 아무 생각없이 보고있는데 갑자기 고성능 2호냥이드론이 뚝 떨어진거같았음 놀랬어요 ㅋㅋ

잠자냥 2025-07-03 11:01   좋아요 1 | URL
고성능 2호냥이드론 때문에 즐거우셨디니 기분이 좋습니다~!

단발머리 2025-07-03 1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랭스 읽은 거 엄청 뿌듯해요. 전 이 책이 좋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좀 복잡하고 그런 마음이 들었거든요. ‘잠자냥님픽 상반기 딱 하나만 고르라면‘의 영광의 책이라 매우 반갑습니다.
친구들이 선물해준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이랑 <겨울 여행>도 얼른 읽어야겠어요. 87권 중에 엄선하신 책들이니 어느 것 하나 지나칠 것이 없지만서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냥이들 미모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내도 이쁜데, 우아~~ 3호도 눈부시게 이쁘네요!

잠자냥 2025-07-03 11:06   좋아요 1 | URL
랭스 저도 늦게라도 읽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세상에 그런 책들이 얼마나 많을지 원;;
좋은 책 선물받으셨네요. 그 두 권 다 꼭 읽으세요!
3호가 정말 예쁘게 나왔습니다... (자기도 아는 듯한 표정? ㅋㅋㅋ)

거리의화가 2025-07-03 0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맘때쯤 결산 페이퍼 올려주시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었어요. 책 소개 감사합니다. 다 읽지는 못하지만 마지막 한 권만큼은 추가해서 읽어보겠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눈만큼 건강하게 오래 가기를 바라는 기관은 없겠죠ㅠㅠ 저도 요즘 흐릿하게 보이는 현상이 늘어가고 있어서 불안불안합니다ㅜㅜ 냥이들 사진도 반갑네요^^*

잠자냥 2025-07-03 11:06   좋아요 1 | URL
제가 상반기 결산 페이퍼는 7월 초에, 하반기 결산 페이퍼는 이듬해 1월 초에 보통 올리더라고요.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의 좌반구>도 재미나게 읽으시고요. 화가 님도 눈 건강 잘 챙기세요...!


단발머리 2025-07-03 11:32   좋아요 0 | URL
사장의 좌반구 ㅋㅋㅋ
자매품 : 회장의 좌반구 ㅋㅋㅋㅋ

자목련 2025-07-03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상반기 결산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다양한 책 소개 감사드려요, 겹치는 책은 거의 없지만요 ㅎ
오랜만에 냥이를 만나서 더 좋습니다. 근엄한 1호 사진 멋지네요.
정말 사랑스러운 막내!!

잠자냥 2025-07-03 11:07   좋아요 0 | URL
자목련 님도 결산 기다리고 계셨군요?! 안 썼으면 어쩔뻔 ㅋㅋㅋㅋㅋ
결산 페이퍼도 고양이들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5-07-03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독서천재 테니스천재 잠자냥님~! 저는61권 읽었더라구요 ㅋ <겨울여행> 정말 대단한 작품 같았습니다. <태풍의계절>은 좀 헉했는데 ㅋ 멕시코는 무서운 나라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추락>은 읽어보고 싶은데 좀 찝찝할거 같아서 장바구니에만 있습니다 ㅋ

잠자냥 2025-07-03 12:45   좋아요 1 | URL
ㅋㅋㅋ 테니스 천재는 아닌 게 확실합니다. 맨날 지거든요. ㅋㅋㅋㅋ
<추락>은 새파랑 님도 재미나게 읽으실 것 같은데요?! 꼭 읽어보세요.

관찰자 2025-07-03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근에 다초점렌즈라는 것으로 안경을 바꿨습니다.
핸드폰 글씨나 책 글씩 위주로 주로 더 초점이 안맞고 부옇게 보여서,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모두다 잘 보이게 해준다는 다초점렌즈로 바꿨어요.
그래서 너무 우울했지만,
결과적으로 어차피 닥칠 일이라면 빨리 닥치자는 생각으로다가 적응했습니다.
잠자냥님도 화이팅!

잠자냥 2025-07-04 09:41   좋아요 0 | URL
네 조만간 안경하러 가야겠습니다.
저는 그냥 책이나 모니터 볼 때만 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5-07-04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저 지금 계급횡단자들 시작했거든요. 잠자냥님 책 목록에 있는 책들이 많이 눈에 띄더라니, 이 책 읽고 나서 보신 건가요? 상속자들이랑 랭스~
카릴 처칠 책이 궁금하네요. 담아갑니당
카라바조 선물했는데 받은 분이 그림이 하나도 없다며 당황, 나는 도판 있는 책인 줄 알았냐며 당황, 받은 분이 전기가 아니었냐며 당황, 나는 전기인 줄 알았냐며 당황, ㅋㅋㅋㅋ
이렇게 그냥 카라바조만으로 선물했던 후기입니다.. 그래도 읽어보라고 권했으니 안 읽을거면 나 주라고 해야징

잠자냥 2025-07-08 09:54   좋아요 1 | URL
네 그 책에서 나온 책들이 많습니다요~ 다 천천히 읽어보라냐옹...
ㅋㅋㅋ 도판이 있었으며 책값이 더 비싸졌을걸요?! ㅎㅎㅎ

구단씨 2025-07-10 0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는 책보다 모르는 책이 더 많아서 목록에 담아갑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책 좋아하는데 시력의 문제가 생기면 진짜... ㅠㅠ
저도 몇 년 전에 시력이 변한 것 같아서 병원이랑 안경점 갔었는데, 하아....
노안이라는 말에 그 자리에 펑펑 울었어요. 저도 모르게...
세월의 흐름에 몸이 맞춰가는 걸 어쩔 수는 없지만, 그래도 너무 슬펐습니다...

잠자냥 2025-07-10 10:05   좋아요 0 | URL
헐 펑펑 우시기까지! ㅠㅠ
근데 그 심정이 너무 잘 느껴집니다...;;;
어쩔 수 없지요. 안경 쓰고서라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도 다행으로 생각해야겠쬬?!

재미난 책 많이 발견하시길~!! ㅎㅎ

brainsmell 2025-08-31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인식적 부정의 책을 보다가 이글을 읽게 됐어요 추천해주신 책들 리스트업 해놓았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