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집요하고 독살스럽고 좀스럽고 게다가 뻔뻔하고 지겨운 놈들로 가득 차 있다. 애초에 뭣 하러 세상에 낯짝을 내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놈도 있다. 게다가 그런 낯짝일수록 하나같이 크다. 속세의 바람을 맞을 면적이 크다는 걸 무슨 명예라도 되는 양 생각한다. 5년이나 10년을 다른 사람의 엉덩이에 탐정을 붙여 방귀 뀌는 수를 헤아리고 그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라 생각한다. 그리하여 사람 앞에 나와 너는 방귀를 몇 번 뀌었다, 몇 번 뀌었다, 하며 부탁도 하지 않은 것을 가르쳐 준다. 앞으로 나와 말한다면 그것도 참고로 해주지 못할 것도 없지만, 뒤쪽에서 너는 방귀를 몇 번 뀌었다, 몇 번 뀌었다, 고 말한다. 시끄럽다고 하면 더한다. 그만하라고 하면 점점 더한다. 알았다고 해도 방귀를 몇 번 뀌었다, 뀌었다, 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처세의 방침이란다. (나쓰메 소세키, <풀베게>, 현암사, p.147)

집요하고 독살스럽고 좀스럽고 게다가 뻔뻔하고 지겨운 놈들, 낯짝도 아주 큰 그 지겨운 놈들이 판치는 세상, 책 읽기가 가장 큰 위안이자 위로이자 유일한 즐거움이다. 버트런드 러셀은 “인간에게 성찰하지 않는 삶은 정말로 살 만한 가치가 없다. For man, the unexamined life is, indeed, not worth living.”라고 말한 바 있다. 성찰은 사라지고 오로지 돈과 권력을 좇는 뻔뻔하고 지겨운 놈들만 목소리를 높인다. 그런 놈들 방귀 뀐 횟수나 헤아리면서 열광하는 인간들… 그럴 시간에 책 한자라도 읽지 그럴까..... 




제프리 유제니디스, <미들섹스>
예전부터 궁금했던 책. 폴스타프 5별에 빛나는 책. 최근에는 이웃 dollC 님이 읽고 별 다섯을 주셨더라. “나는 두 번 태어났다. 처음엔 여자아이로, 유난히도 맑았던 1960년 1월의 어느 날 디트로이트에서. 그리고 사춘기로 접어든 1974년 8월, 미시간 주 피터스키 근교의 한 응급실에서 남자아이로 다시 한 번 태어났다.”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한 번은 여자, 한 번은 남자로 태어나 살아간 이의 이야기. 버지니아 울프 <올랜도>가 떠오르기도 하고, <란마 1/2>이 생각나기도 한다(어릴 때 이 만화 보며서 혼자 야릇 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 버전으로 읽어보려고 여러 번 애쓰다가 포기했는데 기묘한 표지가 큰 역할을 했었다..... 민음사에서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 된 것 보고 망설임 없이 구매. 이제 읽어보겠다!





전설의...(엥?!) 구판 표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기괴하다. 차마 읽고 싶지 않음.....





제프리 유제니디스, <버진 수어사이드>
이것도 같이 샀다. 이로써 집에 제프리 유제니디스 책이 무려 4권이나 되는데.... (<불평꾼들>, <결혼이라는 소설> 포함) 사서 쟁여두지만 말고 읽자.



케이티 기타무라, <친밀한 사이>
국내 처음 소개되는 작품.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 재판소에서 통역사로 일하는 여성이 일인칭시점으로 전개해가는 작품으로, 통역 일에 대한 고찰과 함께 타인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내밀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묘사”한다고. <워싱턴 포스트> <보그> <타임> 등 수많은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top 10에 이름을 올렸으며, 전미도서상 후보에도 올랐다고. 미리보기로 읽어보니 술술 읽혀서 구매.




데이비드 빈센트, <사생활의 역사>
부제는 “중세부터 현재까지 혼자의 시간을 지키려는 노력들”- 흥미로워 보인다. 책 받아보니 금방 읽을 것 같음!






가족구성권연구소, <가족신분사회- 호주제 폐지 이후의 한국가족정치>
호주제는 폐지된 지 오래인데 한국의 ‘가족’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글쎄 과연 달라지기는 했을까? 이 책은 호주제 폐지 이후 20년간의 한국가족정치를 살핀다. 13명의 필자가 각자 자리한 현장에서 생성된 의제들로 가족정치의 장면을 분석한다는데 특히 “트랜스젠더, 아동‧청소년, 한부모여성, 결혼이주여성, 비혼여성, 장애인, 동성 부부, 1인 가구 등 소수자의 관점에서 ‘가족’을 끈질기게 질문”한다고.





오혜민, <당신은 제게 그 질문을 한 2만 번째 사람입니다>
부제는 “지치지 않는 페미의 대답” 미리보기로 읽다가 술술 잘 읽히고 실전(?)에서 써먹기 좋을 것 같아서(물론 내 주위에는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는 하지만... 아니구나 아예 주변에 사람이 없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읽어보기로.



비비안느 포레스테, <경제적 공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 책 받아보고 정말 놀랐다. 이렇게 오래된 느낌의 책은 또 처음이네. 다락방에게 난데없이 이 책으로 땡투. 사실 이 책은 최근에 경향신문의 희진쌤 칼럼 ‘정희진의 낯선 사이’- ‘기민과 탄핵’ 읽다가 발견(과거에도 당신 책에서 언급하신 듯한데 내 기억에서는 잊힘), 궁금해져서 읽어보기로. 희진쌤 올해는 안식년하기로 결정하셨다고 들었는데 경향신문 칼럼은 쓰고 계신 듯하여 반가운 마음으로 읽고 있다. 앞서 말한 ‘집요하고 독살스럽고 좀스럽고 뻔뻔하고 지겨운 데다가 낯짝도 큰 놈들’ 비판하는 희진쌤의 글이 속 시원하다.....만 현실은 여전히 답답하구나. 


희진쌤 칼럼은 여기서 읽을 수 있음....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192108015?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utm_campaign=sharing


 

소박하다........



마무리 사진은 막냉이 스페셜-



이 녀식이 매우 드물게......... 싱크대 위를 올라가려고...해서 찰칵. 이날따라 간식이 매우 땡겼는가 봅니다.




막냉이 찐 엄마입니다... 이 녀석들 스트리트에서 울집 안방 차지하고.... 저 이불도 그냥 고냥이 이불로 줘 버림... -_-



꺄.......내 고양이 너무 귀여워! >_< 안고 싶은 포동포동! 어제 오후 촬영 따끈따끈 사진



막냉이 때문에 이렇게 웃기는 하지만 사실 오늘 아침에는 출근 전에 1호 보다가 처울었다......

1호가 요즘 몸이 안 좋은데 12살밖에 안 된 녀석이 벌써 왜 폭삭 늙어버린 느낌이지....ㅠㅠ

우는 나에게 집사2가 "여섯 번은 이런 일을 겪어야" 한다고! 해서 강해지기로...다짐했지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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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자 2025-02-1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를 읽고 있는 중인데,
<미들섹스>도 있군요.
아....
그것이 더 궁금하다......

잠자냥 2025-02-10 14:16   좋아요 0 | URL
<미들섹스>가 더 재미날 거 같기는 합니다..; ㅎ

Falstaff 2025-02-10 16:01   좋아요 1 | URL
<미들 섹스>가 훠얼씬 재미납니다!

관찰자 2025-02-10 16:28   좋아요 2 | URL
에잇.
그만 때려치우고,
갈아타자~!!!!!!!

blanca 2025-02-10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 고양이 보면 키우고 싶다가도 노묘 되고 아프고 이별할 생각하면 랜선집사로 만족해야겠다 싶어요. 건강하게 영원히 살 수는 없겠죠? <미들섹스> 궁금했는데 리뷰 기다리겠습니다.

잠자냥 2025-02-10 14:17   좋아요 0 | URL
아기 고양이 정말 귀엽죠?! 저는... ㅋㅋㅋ 아기 고양이 보면 또 키우고 싶어서 ㅋㅋㅋㅋㅋ 큰일입니다. 저희 막냉이가 막냉이 닮은 아가들 여럿 낳으면 완전 예쁘겠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지만 그 수많은 이별을 생각하면... 더는 안 됩니다. 안 돼.... ㅎㅎㅎ
<미들섹스> 읽고 나면 꼭 리뷰 남길게요!

망고 2025-02-10 14: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들섹스 구판으로 읽었는데 표지는 정말ㅋㅋㅋㅋㅋㅋ근데 책은 재밌어요 저는 제프리 유제니디스 소설 중에선 <결혼이라는 소설>을 제일 재밌게 읽었어요 <버진 수어사이드>만 아직인데 이번에 사야지😆
냥이가 10살 넘어가면 한번씩 아프기도 하고 식욕도 예전같지 않고 그러다 다시 잘먹고 쌩쌩해지고 그러더라고요...ㅠㅠ 1호 건강해져랏😺

잠자냥 2025-02-10 14:35   좋아요 1 | URL
근데 저 표지 ㅋㅋㅋㅋ 계속 보니까 정 드네요? (엥?) ㅋㅋㅋㅋㅋㅋㅋ
망고 님이 미들섹스 구판에 별넷인가 주신 거 봤어요. 일단 소재가 재미날 거 같습니다.
저 녀석 몇 년 전에도 좀 아파서 식겁하게 만들더니 기운 차리더라고요. 이번에도 그렇겠지요...
밥 안 먹는 거 같아서 츄르에 물 타주니까 다 먹더라고요? (엥?) 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5-02-10 16:03   좋아요 1 | URL
<처녀들, 자살하다> 안 좋더라고요. 그냥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ㅎㅎ

망고 2025-02-10 16:50   좋아요 1 | URL
처녀들..그 책 평이 그렇게 좋지 않더라고요ㅎㅎ그래서 기대를 조금 접고 읽어보려고요🤣

2025-02-10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2-10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5-02-10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들섹스 구판으로 읽었는데 표지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긴했어요. 저는 미들섹스 읽고 나서 제프리 유제니디스 한 권인가 두권 더 읽었는데 처녀들의... 어쩌고 하는 소설이랑.. 흐음. 기억이 잘 안나네요. 너무나 오래전의 일이다..
안그래도 경제적 공포 보고 아악 이 표지는, 내가 산 바로 그책!! 했습니다. ㅋㅋㅋ 근데 어디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밀한 사이]는 저도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아직 안산 책이기는 합니다.

인용문 참 인상적인데 다른 것도 그렇지만 특히 ‘게다가 그런 낯짝일수록 하나같이 크다‘ 가 너무나 맞춤하네요.
저 토요일 밤에 집에 가는 지하철 안에서, 늦은 밤이라 지하철 안에 빈 자리도 있었는데, 굳이, 임산부석에 앉아가는 뚱뚱하고 못생긴 남자를 보고 참.. 생각이 복잡해졌습니다. 왜 다른 자리도 있는데 굳이 저기 앉을까, 그리고 굳이 저기 앉는 저 남자는 왜 저런 모습일까..... 낯짝이 참 컸습니다.....

잠자냥 2025-02-10 15:5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저 표지에 무념무상할 수 있는 다락방의 독자적인 감각! ㅋㅋㅋㅋ
제프리 유제니디스 꽤 많이 읽었군요?!
<경제적 공포> 다락방 님이 잘 안 읽힌다고 쓴 페이퍼 읽었어요. 거기에 땡투함 ㅋㅋㅋㅋ

진짜 그놈들 낯짝 엄청 크죠? ㅋㅋㅋ 윤가도 그렇고 ˝증언하지 않겠습니다˝ 달고 사는 이가놈 낯짝도 그렇고...
뉴스 보다가 그놈들 면상 나오면 너무 꼴보기 싫어서 손바닥으로 가리게 되는데 잘 안 가려짐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2-10 15: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오 사랑스런 막냉아~~♥♥♥♥♥ 너의 새침한 표정 참으로 아름답도다. 막냉이 어머니도 참 동안이시군요.
1호가 아프군요? ㅠㅠ 에휴.. 최대한 건강하게 오래도록 곁에 머물기를 바랍니다.
‘커다랗고 뻔뻔한 낯짝‘ 생각하다가 냥이들 사진 보니 더욱더 아름답다..

잠자냥 2025-02-10 15:54   좋아요 1 | URL
막냉이 어머님 ㅋㅋㅋㅋㅋㅋ 아 웃기다. 저 녀석이 원래 동네 미모냥이였는데 임신하고 출산 한 번 하더니 폭삭 늙더라고요. 그래도 꽃미모 막냉이를 나은 덕에 남의 집 안방까지 차지하고 따숩게 살고 있습니다. 막냉이가 효녀인 셈이지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늙는다는 게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단발머리 2025-02-1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들섹스를 안 읽을 수 없겠군요. 민음사 꾸준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막냉이를 안 좋아할 수 없겠군요. 한결같은 미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2-10 17:27   좋아요 2 | URL
민음사가 잘 안 팔리던 문학들 세계문학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을 가열차게 하는 중 같아요…😂 그래서 잘 찾아보면 구판으로 갖고 계신 분들도 많을 거 같습니다.
막냉이한테 이제 뽀뽀 쮸압쮸압 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바람돌이 2025-02-10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책 경제적 공포 빼고는 다 흥미로움요. 냥이들은 하나도 안 빼고 다 예쁘고요.
근데 저 시절에는 책 표지를 왜 저렇게 만들었을까요?

잠자냥 2025-02-11 09:55   좋아요 1 | URL
ㅋㅋㅋ 경제적 공포 보기만 해도 공포인가요? ㅋㅋㅋㅋㅋ
표지도 표지이지만 책 펼쳐보면 더 공포입니다. 서체가 참 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5-02-10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니 전 미들섹스 표지는 차라리 양호하던데..저 표지가 싫어서 각권 오백원, 천원에 파신 듯...

잠자냥 2025-02-11 09:56   좋아요 1 | URL
유열 님은 왠지 저런 표지가 어울리십니다... 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5-02-12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서점에서 <미들섹스>책 제목 봤었는데..<미들마치>랑 제목 비슷하다. 그러곤 지나쳤었거든요. 재밌나 보군요.^^
냥이들은 뭐랄까요? 늘 느끼는 거지만..
포근포근 살랑살랑 참 사랑스럽게 찍는 잠자냥 님의 시선이 저희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됩니다.
1호가 아프다니!
맘이 아프네요. 잠자냥 님 안그래도 눈물 많아지셨을텐데…
굳세게 마음 먹고 아가들 잘 돌봐주시길요.

잠자냥 2025-02-13 09:48   좋아요 1 | URL
<미들섹스> 재미난 책 같아요. 저도 아직 안 읽어서; ㅎㅎㅎ
1호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더니 애기 소리 내면서 어리광부려서 약간 당황스럽지만...ㅋㅋㅋㅋ
 

‘2025년은 사둔 책 읽는 해’로 지정하려고 했으나.... 그것은 지키지도 못할 다짐.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사다 보니 또 이렇게 책탑이 쌓였다. 길고 긴 설 연휴니까 그 기간에 읽으려고 샀다고... 주장하지만 아마도 다른 책부터 읽겠지? 도서관에도 갈 기세... 가지 마!! 집에 있는 책부터 읽어! 아무튼 1월 25일부터 2월 2일까지 이것은 완벽한 봄방학 같은 1월의 겨울방학-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뒹굴뒹굴. 꺄... 너무 씐나 >_<



엘리자베스 보웬, <한낮의 열기>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에서 오랜만에 산 것 같다. 그만큼 궁금한 책- “가장 지적인 누아르라는 찬사를 받는 작품이자, 20세기 영국 문학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엘리자베스 보엔의 대표작”이라고. 스릴러가 섞인 누아르적 전개라는데 우앙!! 넘나 재밌을 거 같다.




존 쿳시, <추락>
2003년 노벨문학상/1999년 부커상/2015년 가디언 선정 최고의 소설 100/2019년 BBC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등등 소문 자자했던 명작. 구판은 절판 상태였다. 구판으로 구해 읽으려고 기다렸더니 마침내 문동 세계문학 시리즈로 재출간. 50대 백인 교수인 데이비드 루리는 제자 멜라니와의 관계로 인해 추문의 주인공이 된다. 그 이후 벌어지는 사건들..... 지금 읽고 있는데 정말 감탄 또 감탄 중. 역시 명불허전이로구나.




브래디 미카코, <밑바닥에서 전합니다!- 빈민가에서 바라본 혼탁해지는 정치와 사회>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로 알려진 에세이스트 브래디 미카코의 사회평론집. 일본에서 영국으로 이주해 빈민가에 발 딛고 살면서 저자가 바라본 영국 사회의 풍경이 그려진다. 빈곤과 계급 격차, 극우로 돌아서는 하층민의 삶 등 현재 한국 사회와 닮은 꼴이었던 10여 년 전 영국 사회의 모습이 담겨 있다.




리키 윌친스, <퀴어, 젠더, 트랜스- 정체성 정치를 넘어서는 퀴어이론, 젠더이론의 시작>
오월의봄 출간 목록을 살펴보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는 뒤늦게 구매. 퀴어 이론, 젠더 이론 입문서- 목차를 훑어보니 흥미로웠다....




에마누엘 레비나스, <윤리와 무한- 필립 네모와의 대화>
레비나스 책 모으는 중인 1인. 프랑스 공영 라디오 방송에서 레비나스와 필립 네모가 나눈 대담을 엮은 것으로, 네모가 레비나스 철학의 주요 주제를 레비나스에게 묻고, 레비나스가 간략하게 풀어 설명한다.




로라 베이츠, <인셀 테러>
사실 이 책은 출간되었을 때 관심은 갔으나 굳이 읽고 싶지는 않았다. 아름답고 훌륭한 책 읽기도 바쁜 나날인데 굳이 인생 루저 인셀들까지 연구하고 싶지는 않았거든.... 인셀이라는 단어만 봐도 스트레스 치솟아. 그런데 이번에 서부지법에 쳐들어간, 무식하기 짝이 없는 극우일베 2030 남들 꼬라지를 보아하니, 이 인셀들.... 진짜 왜들 그러니 싶어서 읽어보기로 했다.




수전 웬델, <거부당한 몸>
부제는 ‘장애와 질병에 대한 여성주의 철학’으로, 페미니즘 관점에서 질병과 장애 문제에 접근한다. 알라딘 선정 21세기 최고의 책 중 한 권으로 꼽혔는데, 저자 자신의 고통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책이라 더 울림이 클 것 같다.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예전부터 읽어보려고 도서관 찬스를 호시탐탐 노리던 중(아니 근데 이 책 왜 그렇게 대출하기 어려운지?!) .... 어느덧 세월은 흐르고 흘러, 이 책이 알라딘 선정 21세기 최고의 책 최다 득표 3위에 오르지 않았겠습니까! (1위는 <소년이 온다>, 2위는 <페미니즘의 도전>, 공동 3위는 <젠더트러블>과 바로 이 책 <사람, 장소, 환대>) 그래서 그냥 더는 미루지 않고 내 돈 내 산 내 읽기로.





이렇다고 합니다.... 상위 네 권은 다 갖고 있다..... <페미니즘의 도전>만 읽었다... 나머지 세 권도 다 읽어봐야지.




박권일, <한국의 능력주의- 한국인이 기꺼이 참거나 죽어도 못 참는 것에 대하여>
이 책도 21세기 최고의 책 중 한 권으로 꼽혔다. 은유 작가가 추천. 은유 아닌 은오도 이 책 읽고 예전에 5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은 씨들의 추천 책,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비스바와 쉼보르스카, <끝과 시작-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이것도 궁금했던 책인데, 21세기 최고의 책에 꼽힌 기념으로 이번에 읽어보기로.





엥? 저기 왜 지난번에 산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 끼어들어감?! ㅋㅋㅋㅋㅋ 책탑 정리 못해서 쌓여가는 나날....



그러니까 신간보다 구간을 많이 산 까닭은 이게 다 ‘21세기 최고의 책’ 때문이다. 난 이거 리스트 다 받아서 관심 책은 다 읽어 볼 생각이다..... 물론 아무리 타인이 최고의 책으로 꼽았더라도 나에게는 여전히 노관심에 내 취향 책 아닌 것도 꽤 보이긴 하더라만.




회사컴에 다운로드 받아놓음... 저기 가운데 파일 보이죠? 나름 치밀한 독서가 잠자냥... 엥?




책 사진 찍을 땐 어김없이 나타나는 녀석............




어느 날 퇴근 하고 왔더니....... 엄마랑 딸. (뒤에 있는 저 녀석 수컷 아님)



즐겁게 먹고 마시고 뒹뒹굴뒹굴뒹굴고 놀고 읽고 운동도 하는 설 연휴 보내세요~!!


돌발퀴즈) 오늘 냥 사진에 등장하지 않은 녀석은 몇 호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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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1-23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꺅 >.< 잠자냥 님 페이퍼다, 만세!!

저는 저기 추천 도서 리스트 중에는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네 권 읽었네요. 많이 읽었다..
저는 인셀에 대해 읽고 싶어서 [인셀 테러]나오자마자 사뒀는데 중간까지 읽다가 멈춤 상태거든요. 잠자냥 님 읽으신다니 저도 처음부터 다시 읽도록 하겠습니다. 이놈의 인셀들.. 절레절레.

오늘 페이퍼에는 제가 이미 읽은 책과 가지고있는 책도 있어서 넘나 반갑네요. 존 쿳시는 읽고 진짜 뒤통수 맞은 충격이었고요, 그 뭐더라 제가 읽었던 구판에는 얼음송곳으로 맞았다고 했던가.. 뭐 그게 딱 맞다, 이런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결말까지 읽고나면 되게 마음이 복잡해져요. 저는 결말 때문에 다시 읽고 싶다가 결말 때문에 다시 읽기 싫고 그렇습니다. 추락에 대한 잠자냥 님의 리뷰 혹은 간단 감상이라도 기다립니다. 음..그나저나 문동으로 다시 사서 문동 세계문학전집 깔맞춤.. 할까요?

쉼보르스카 저 시집은 가끔 펼쳐보곤 했는데 최근에 눈에 띄지 않는 걸로 봐서는 팔았는지 어딘가에 숨었는지.. 흠흠.

저도 연휴동안 읽으려고 책들을 사서 준비해두었습니다. 물론, 저 역시 2025년엔 책 안사고 있는책 읽기..를 다짐했었지만..................

잠자냥 2025-01-23 10:58   좋아요 1 | URL
위에서부터 4권 중 안 읽은 책 이번 연휴에 읽을까 싶어요(<젠더 트러블> 빼고;;; 이거 읽기 시작하면 다른 책 못 읽을 거 같아서;;)
<인셀 테러>도 후딱 읽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스트레스 폭발하면서?! ㅋㅋㅋㅋ

<추락>은 이제 그 교수가 딸 만나러 가서 딸과 지내는 부분 읽기 시작했는데요,
대학에서 있었던 일 그 부분만 하더라도 할 말이 많더라고요.
근데 일단 너무 잘 썼음. 아마도 다 읽으면 리뷰를 쓰지 않을까 싶어요.

쉼보르스카 저 시집 어딘가에 쳐박혀 있다에 700원 겁니다. ㅋㅋ
(다락방은 문동/민음 처럼 세계문학 시리즈 책은 잘 팔지 않는 듯).

연휴에 읽는다고 책 사뒀지만 오늘내일 또 살 거죠?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1-23 11:09   좋아요 1 | URL
정답! 딩동댕~
또 살겁니다, 책....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독서괭 2025-01-23 11: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당신에게 댓글을 쓰고 당신의 글을 읽는 시간이 저에게는 일종의 ‘가족 타임아웃‘ 이에요. 이 시간이 일상 밖에 있는 작은 섬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그 섬에 당신과 단 둘이서만 머물고 싶어요. 당신만 괜찮다면요. 독서괭.

- 이거 진짜 은오같 ㅎㅎㅎ

잠자냥 2025-01-23 11:2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책 읽고 그 놀이 많이 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1-23 11:40   좋아요 0 | URL
에미와 레오 대신 은오와 잠냥 ㅋㅋ

독서괭 2025-01-23 1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퀴즈정답: 1호!

잠자냥 2025-01-23 11:30   좋아요 1 | URL
헐 딩동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호 근데 요즘 뽁뽁이 터뜨리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ㅋㅋㅋ
아 사람 같은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1-23 12:42   좋아요 1 | URL
1호야 이모가 뽁뽁이 정도는 얼마든지 줄 수 있는데..

자목련 2025-01-23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냥이 사진이 많아서 행복합니다!
근데 몇 호가 없는지는 모르겠어요.
제가 읽으려고 사 둔 책도 두 권이나.(도대체 언제 읽게 될지 ㅋㅋㅋ)

잠자냥 2025-01-23 11:31   좋아요 0 | URL
정답은 잠자 냥마니아 독서괭 딩동댕! ㅋㅋㅋ
자목련 님 은근히 사두고 안 읽은 책 많은 분....ㅋㅋㅋㅋ

독서괭 2025-01-23 1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 리키 윌친스 책은 저 읽었는데 잠자냥님 다 아는 얘기일 텐데… <사람 장소 환대>는 저도 갖고만 있는데 최고의책으로 뽑혔군요? 올해는 꼭 읽어야겠다..
엄마랑딸 모녀고양이는 정말 똑 닮았네요. 사랑스러워라😍

잠자냥 2025-01-23 11:34   좋아요 0 | URL
사실... ㅋㅋㅋ 그 책... ㅠㅠㅠ 오월의봄 신간인 줄 알고 그냥 담았거든요? (그래서 뭔가 새로운 이야기 있을 줄 알고;;;) 아니 근데 나중에 보니 출간일이 2021년인거야! 헐.. 게다가 괭이 막 페이퍼도 작성했더라고? ㅠㅠ (그래서 약간 김빠짐... 왠지 이미 내가 다 아는 이야기일 거 같다.... 싶음요 ㅠㅠ)
게다가 괭한테 땡투했어야 하는데!!!! 하고 오열....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랑 딸 쟤네가 4호(앞)/5호(뒤)이고 막냉이도 저 4호 딸인데....(5호랑 자매) 근데 좀 덜 닮음;; ㅋㅋㅋㅋ

독서괭 2025-01-23 11:39   좋아요 2 | URL
왜 그랬어!! 왜 그렇게 급하게 샀어!! 읽을 책이 그렇게 많은데!! ㅋㅋㅋㅋ
네 막냉이는 별로 안 닮았어요! 제가 보기엔 3호랑 더 닮은 듯..
1호는 퀴즈 정답으로는 너무 쉬워요! ㅋㅋ

잠자냥 2025-01-23 11:59   좋아요 1 | URL
땡투 대신 돌발퀴즈 정답자 상품 보냈습니다....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1-23 12:39   좋아요 1 | URL
악 상품을 주시다니!!

2025-01-23 1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망고 2025-01-23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여기서 두 권 읽었어요ㅎㅎㅎ 인셀테러 읽으면서 설마 우리나라도 이지경일까 싶었는데 지금 보니 더 심해서...너무 암울ㅠㅠ 추락은 옛날옛적에 읽었는데 기억이 안 나요ㅋㅋㅋ다시 읽어봐야 겠네요😂
노랑노랑 냥이들ㅠㅠ 사진에서도 느껴지는 말랑말랑함 만져보고 싶어요

잠자냥 2025-01-23 15:34   좋아요 1 | URL
극우주의로 흐르는 꼴이나 인셀들이 난리 치는 꼴이나 여기나 저기나.... 지구가 진짜 망하려나 봅니다!
망고 같은 노랑이들 말랑말랑! 정말 말랑말랑해요.... ㅋㅋㅋ

민선진 2025-01-23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냥이들 완전 소중한 애기들로 보여요. 퇴근 후 반려주는 애기들 덕에 고단한 몸 편히 쉴 수 있을 듯요 ^^

잠자냥 2025-01-23 14:26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저 녀석들은,,, 제가 퇴근해도 침대에서 자느라 잘 안 나오기는 합니다만 ㅋㅋㅋ 완전 소중한 존재들이긴 합니다.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5-01-23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건 모르겠고, <21세기 자본>은 좀 진짜..... 너무 두껍잖아요. 안 읽은 사람 놀리는 거 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첫번째 사진 너무 멋져요. 뭔가 대화를 나눌 것도 같고요. 말풍선 만들어서 입히고 싶은!

잠자냥 2025-01-24 11:11   좋아요 0 | URL
<21세기 자본>ㅋㅋㅋㅋㅋ 벽돌책 깰 결심 ㅋㅋㅋ
첫번째 사진은 제가 매우 애정하는 사진이라 회사컴 바탕화면으로 설정해두었으나...
사실 저 녀석들 서로 저 알라딘 상자에 들어가겠다고 싸우다가 대치한 상황에 찍은 거랍니다. .ㅋㅋㅋㅋㅋ
제가 아무리 중간지대(이불로 만든 동굴)를 만들어줘도 소용없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5-01-23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쿳시 <추락> 이번에는 믿어도 될까요? 지금까지 읽은 아이들은 좀 힘들었었는데...

잠자냥 2025-01-24 11:10   좋아요 1 | URL
일단 전 재밌더라고요... 쿳시 다른 작품(많이 읽지는 않았습니다)보다는 암튼 그렇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5-01-23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여기서 두 권 읽었어요 ㅎㅎㅎ맨날 잠자냥님의 책탑은 안 읽은 or 안 읽을(?) 책들 아닐까 했는데 백만년만에 먼저 읽은 거 나와서 신기하다...(별게 다)

잠자냥 2025-01-24 11:09   좋아요 1 | URL
맞혀볼까요? <퀴어, 젠더, 트랜스>랑 <사람, 장소, 환대>입니까? 이런 명사 명사 명사 제목을 좋아하시는군요!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5-01-24 15:58   좋아요 0 | URL
👍🏼👍🏻👍🏿역시 잘 맞추셨네요.그런데 좋아서 라기보다 둘다 뭔가 알 수 없는 의무감(?)으로 읽었으나 오히려 좋은 책들 (재밌다곤 안 했다...) 읽고는 pc하지 못한 괴물이 된 것 같습니다...ㅋㅋㅋㅋ

coolcat329 2025-02-05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낮의 열기>땡투 접니당 ㅋㅋㅋㅋㅋ
궁금하실까봐요~😉

잠자냥 2025-02-06 09: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당!!

꼬마요정 2025-02-05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ㅎㅎ 너무 궁금해서요. 이런 글을 써야 땡투도 모이고 영업도 되는데 말입니다. ㅎㅎㅎㅎ 능력자 잠자냥 님!!

잠자냥 2025-02-06 10:01   좋아요 1 | URL
근데 의외로 땡투는 ㅎㅎ 100자평으로 많이 생기더라고요?!

꼬마요정 2025-02-07 10:11   좋아요 1 | URL
앗 근데 <한낮의 열기>가 아니라 <추락>으로 땡투였네요. <한낮의 열기>는 이미 구입한 책이라 나와서 <추락>만 샀군요. 근데 <한낮의 열기> 언제 샀지? ㅋㅋㅋ
고양이 귀엽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막냉인가요. 배 만지고 싶다아!!!!! 1호는 뽁뽁이 뽁뽁한다고 안 나오다니… 너무 귀엽잖아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2-07 12:3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땡투 감사합니다! 네, 마지막 사진 막냉이 맞아요.
근데 1호 녀석 며칠 전에 새로운 뽁뽁이 줬더니 거기다 오줌 쌌어요............ㅠㅠ
이제 뽁뽁이 안 줌..... -_-;
 

요즘 알라딘에서 <21세기 최고의 책> 이런 이벤트를 하고 있더라(인기 많았던 트롤리도 이벤트 굿즈로 받을 수 있으니 지난달에 트롤리를 놓친 분들은 어서 해당 도서를 구매하시라). 최고의 책을 선정한 이들과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알라딘은 작가, 번역가, 편집자, 출판인, 연구자, 활동가, 언론인 등 책 주변의 106인에게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출간된 1,118,869종의 책(참고서, 잡지 제외) 중에서 ‘21세기 최고의 책' 10권을 골라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최고에 대한 기준은 각자 다를 것이기에, ‘기억할 책, 함께할 책’이라는 부제를 통해 ‘지난 25년간 출간된 책 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 현재의 세계에 영향을 끼친 저작, 앞으로의 세대를 위해 더 많이 읽혀야 할 책’이라는 느슨한 기준을 제시 했습니다.”


 




책 주변의 106명이 고른 '21세기 최고의 책‘- 저마다 10권씩 뽑은 책을 모두 합하니 810권에 달한다. 이 목록을 쭉 살펴보니 내가 이미 읽은 책도 있고, 아직 읽지는 않았으나 왜 뽑혔을지 공감이 가는 책도 있고, 엥? 이 책은 좀 그렇지 않나?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책도 있고, 아니, 이 책을 고른 사람이 있다니 누구일까?! 내적 친밀감이 상승하는 책도 있고, 사두기만 하고 안 읽은 책들 중에 이 기회에 꼭 읽어봐야지 싶은 책도 있고, 오호, 이 책 재미나 보인다. 이번에 사야지! 하는 책도 있고.... 아무튼 매우 흥미롭다. 나는 일단 희진쌤과 강유원의 리스트를 가장 먼저 눌러보았다(그다음으로는 박태근-이은혜-노승영-김명남-홍한별 순). 그리고 그들이 추천한 책 중 아직 안 읽은 책은 다 읽어볼 생각인데.... 그러다 보니 문득 나도 나만의 21세기 최고의 책 리스트를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사실 나도 음지에서 활동 중인 편집자이자 책 주변의 한 사람이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당연히 책 주변인인 이 알라딘 서재 이웃들의 나만의 21세기 최고의 책 리스트도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락방아 너도 좀 해봐!

*매체와 온라인 서점 등에서 일부 신간만 주로 소개되는 상황을 벗어나 독자들이 놓쳐서는 안 될 책들을 엄선하여 소개하려는 기획으로, 지난 25년 출간된 저작 중 묻혀서는 안 될 주요한 작품과 저작들 위주 선정(2000년부터 2024년 사이 국내 출간된 도서 중/번역서의 경우 국내 초역 출간을 기준/골라주신 10권 간의 순위는 필요하지 않음)


잠자냥이 고른 2000~2024 21세기 최고의 책


   
자우메 카브레, <나는 고백한다>
문학빠로서 이 책은 21세기에 읽은(아직까지는) 최고의 문학 작품이다. 예전에 이 책 읽고 리뷰 남겼 때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가 이 책을 읽지 않고 죽는다면 얼마나 안타까울지 몸서리가 처질 정도’라고 쓴 적이 있다. 아직도 이 평은 유효하다. 스토리와 플롯, 서사 기법, 주제 모든 면에서 탁월하다.




디노 부차티, <타타르인의 사막>
<나는 고백한다>가 널리 알려서 널리 읽히고 싶은 책이라면 <타타르인의 사막>은 어쩐지 나만 아는 책으로 남겨두고 조용히 은둔하면서 여러 번 되풀이해 읽고 싶은 책이랄까. 이 책의 분위기,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사막 버전- 이젠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마거릿 애트우드, <증언들>
임신 중단, 재생산,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 성과 권력의 문제 등 <시녀 이야기>와 함께 21세기에 꼭 읽어야 할 문학 작품 중 하나. 대부분의 후속작은 전작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깬 작품이기에 <시녀 이야기들>보다 <증언들>을 리스트에 넣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창백한 불꽃>
천재가 쓴 천재적인 작품. 여러 번 읽어도 질리지 않을 작품. 나보코프의 작품은 문학은 읽으면서도 지적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나보코프의 한 작품만 읽으라면 <롤리타>가 아니라 단연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로베르트 발저, <타너가의 남매들>
성장과 진보, 발전, 자본주의에 (대부분 언제나) 태클을 거는 발저의 생각이 집약된 장편. 이대로 묻히기에는 아까운 작품이라 다시 올려본다. 언젠가 세상은 발저의 이 생각에 더 크게 공명하게 될 것이다....




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
이 책 없이 21세기 한국의 페미니즘을 말할 수 있을까.




캐럴 J. 아담스, <육식의 성정치>
페미니즘, 동물권, 채식주의 모든 것이 담긴 책.




캐롤라인 냅, <욕구들>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무엇보다 정치적인, 자기 몸, 자기 욕망의 해방에 관한 너무나 영특한 글. 이 책은 십 대나 이십 대 등 ‘앞으로의 세대를 위해 더 많이 읽혀야 할 책’으로 꼽고 싶다. 특히 외모지상주의 한국에 살면서 매일 거울 앞에서 씨름하는 모든 어린 소녀들에게.




수잔 손택, <은유로서의 질병>
손택의 책들을 꼽지 않을 수가 없다. <타인의 고통>은 21세기 최고의 책으로 여러 사람이 꼽은 바, 나는 <은유로서의 질병>을 추천하고 싶다. 결핵, 천연두, 암, 에이즈 등의 질병 및 그런 질병을 앓는 이들에게 사회는 어떤 낙인을 찍는지, 그런 질병을 둘러싼 은유를 비판한 이 책은 현재에도 당연히 유효하다(결핵이나 천연두 대신 코로나, 우울증 등의 각종 정신질환을 대입해 보라).




셰리 B. 오트너, <에베레스트에서의 삶과 죽음>
이 책도 묻히기엔 너무나 아까운 책. “인종, 계급, 젠더, 종교의 교차로로서 등반의 역사를 분석한 인류학의 고전”이라는 책 소개에 더 덧붙일 말이 없다.



아쉽게도.... 탈락이지만 20권 뽑으라고 했다면 리스트에 올랐을 책



샹탈 자케,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
제가 이 책 빠입니다....



비비언 고닉, <사나운 애착>
우리에게 고닉을 알려준 신호탄




티머시 스나이더, <피에 젖은 땅>
인간을 보는 관점을 바꿔주는 책



에릭 호퍼, <맹신자들>
극우든 극좌든 모든 유튜브 맹신자들에게....



유디트 살란스키,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아름답고 지적이고 상실감에 헛헛하고 유려하고... 아무튼 최고.



추적단 불꽃,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21세기 한국을 이토록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 또 있을까. 이대남은 사고치고 이대녀는 수습하고.... 에효.




최윤필, <가만한 당신>
부고 기사에서 이토록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는 힘. 최윤필의 가만한 발걸음을 내내 응원한다.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관점을 바꿔주는 책. 모든 어른들이 읽어야 할 책.



서현숙, <소년을 읽다>
어린이라는 세계와 자매품.



남보라, 박주희, 전혼잎, <중간착취의 지옥도>
탐사보도란 이렇게 해야 하는 것임을 증명해주는 책. 그리고 노동자이면서도 노동자의 위치성을 잃어버리고 사는 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


그나저나  토마스 베른하르트 <소멸>하고 부코스키 <우체국> 뽑아준 사람 누구? 내적 친밀도 상승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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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1-14 17: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게 이벤트였어요? 저는 21세기 최고의 책.. 이런 타이틀만 보고 어딘가에서 뽑은 책인줄 알았어요. 들여다보질 않아서 ㅋㅋ 왜 뉴욕타임즈도 뭔가 타이틀로 책 뽑고 그러잖아요? 그런건줄 알았네요.
21세기 최고의 책 열 권이라.. 저도 시간이 된다면 해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간이 허락한다면..
그런데 흐음.. 읽은 책이 그렇게 많지 않다보니 열 권을 과연, 내가?
뭐 읽은 책들 중에서 꼽으면 되겠지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5-01-14 17:36   좋아요 0 | URL
2000년부터인데 읽은 책이 많지 않다는 망언을?!

다락방 2025-01-14 17:42   좋아요 0 | URL
제가 알라딘의 수많은 고수님들에 비하면 쪼렙.. 아니겠습니까? 하핫

잠자냥 2025-01-15 10:50   좋아요 0 | URL
106인이 10권씩 뽑은 책들 리스트 보면 810권인데요, 전 요즘 그 리스트 보면서 관심 가는 책 보관함에 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만 담아! ㅋㅋㅋ)
근데 그 리스트 보면 다락방 님이 이미 읽은 책 꽤 있을걸요. 사둔 책은 더 어마어마할 듯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1-15 12:09   좋아요 0 | URL
이 이벤트 대상도서 3만원 이상 사면 트롤리 준다니까... ㅋㅋㅋㅋ
810권 중에 3만원 넘는 책도 많음요;; ㅋ

다락방 2025-01-14 17: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튼 일단 한 권은 똭- 떠올랐어요! 🤭

잠자냥 2025-01-15 10:50   좋아요 0 | URL
버섯?! ㅋㅋㅋ 그거도 많이 뽑았더라고요.

단발머리 2025-01-14 1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권 읽었고요 ㅋㅋㅋㅋ 아, 너무 장하다.
이런 나여! ㅋㅋㅋㅋㅋㅋ 첫번째책 3권 짜리니깐 ㅋㅋㅋㅋ 10권으로 카운트 부탁드려요!

다락방 2025-01-15 09:26   좋아요 0 | URL
대단하십니다! 전 다섯권 읽었네요. ㅎㅎ

단발머리 2025-01-15 09:28   좋아요 0 | URL
정희진쌤 픽 10권 안에 [세계 끝의 버섯] 있더라구요. 나의 뿌듯함과 다락방님의 선견지명! 👏👏👏

다락방 2025-01-15 10:02   좋아요 2 | URL
ㅋㅋ 저 단발머리 님 서재가서 댓글 달고 왔는데 단발머리 님은 저에게 댓글 달고 계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지금 여기 같이 있나봐요!

단발머리 2025-01-15 10:04   좋아요 1 | URL
바로 여기, 잠자냥님 서재 ㅋㅋㅋㅋㅋㅋ손님들로 북적북적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01-15 10:09   좋아요 2 | URL
제가 지금 막 열 권의 선정을 마쳤다고 합니다 ㅋㅋㅋ 저도 이 페이퍼를 쓸까요 말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1-15 10:10   좋아요 1 | URL
써야지요! 쓰셔야지요! 암요, 암요! 👍👍👍 미리 엄지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1-15 10:50   좋아요 1 | URL
잠 사랑방에 온 기념으로 두 분 모두 페이퍼 작성하시오.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1-15 10:53   좋아요 0 | URL
잠 사랑방 이용료가 왜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싼가요🙄🫣😎

다락방 2025-01-15 11:54   좋아요 1 | URL
저는 가급적 오늘 안으로, 그것도 가급적이면 퇴근 전에(응?)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작업은 작업실에서 해야 하는 것이니까요!!

잠자냥 2025-01-15 12:08   좋아요 1 | URL
쓰다가 시간 부족하면 바로 칼퇴!! 내일 써요.
작업실에서 해야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5-01-15 12:14   좋아요 1 | URL
내 평생 이런 배려심은 ㅋㅋㅋㅋ듣도 보도 못하였다! 참사랑 아닌가! 💖

Forgettable. 2025-01-14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베르트 발저는 유명한 작가였군요. 산책 읽고 좋긴 했지만 잊고 있었는데.. 몇 권 담아갑니당

다락방 2025-01-15 09:26   좋아요 1 | URL
앗 저는 산책 앞에 몇 장 읽다 포기하고 팔아버렸어요 ㅎㅎ

Forgettable. 2025-01-15 09:46   좋아요 1 | URL
역시 엇갈리는 우리의 운명(?)

다락방 2025-01-15 10:03   좋아요 1 | URL
우리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건 양꼬치랑 소주 뿐인건가요? ㅎㅎ

잠자냥 2025-01-15 10:51   좋아요 1 | URL
그리고 두 분은 잠자냥을 좋아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1-15 10:52   좋아요 1 | URL
뽀 님 발저 산책 좋았다면, 발저의 소설을 한번 만나보세요.
문동에서 나온 <벤야멘타 하인학교>가 지만지 <타너가의 남매>보다는 분량도 짧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다락방 2025-01-15 11:17   좋아요 3 | URL
잠자냥 자뻑도 좀 발전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5-01-15 11:19   좋아요 0 | URL
다락방 두 번 만났더니.....

독서괭 2025-01-14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권 중 3권 읽었고 추가 10권 중 3권 읽고 1권 최근에 샀네요 ㅎㅎ 전 유명한 분들이 꼽은 거 별로 관심 없고 잠자냥님이 꼽은 책들은 꼭 읽어보기로 결심합니다 🤩

잠자냥 2025-01-15 10:54   좋아요 1 | URL
파하하 그 유명한 분들 중에 희진쌤 픽도 있는데요?!
아무튼 그분들 리스트도 흥미로우니 시간 날 때 꼭 챙겨보세요.
아니면 은곰탱이한테 리스트 받아....(그거 다 엑셀로 저장했다던데...)

잠자냥 2025-01-15 14:12   좋아요 1 | URL
아 괭! 여깄어!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Kz2Qe3AZjdA9i2JYyE0uzfxbpDObo7l6/edit?rtpof=true&sd=true&gid=1436638650#gid=1436638650

독서괭 2025-01-15 14:18   좋아요 1 | URL
아 필요없다니까.. 잠자냥 리스트만 있으면 된다니까.. 나 참...
(다운로드 중)

잠자냥 2025-01-15 14:24   좋아요 1 | URL
독서괭, 책 많이 안 읽을 결심.....

유수 2025-01-14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가 들썩이겠네요 ㅎㅎ 리스트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5-01-15 10:56   좋아요 1 | URL
810권 리스트도 훑어보세요! 재미난 책들 많더라고요.

유수 2025-01-15 11:39   좋아요 1 | URL
넵!

새파랑 2025-01-15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 있는거 다 사야하나요? ㅋ <나는 고백한다>는 하도 좋다는 분이 많아서 아끼고 있는중입니다. <타타르> 완전 동감입니다~!@

잠자냥 2025-01-15 10:57   좋아요 1 | URL
아니 소설마니아 술파랑! 올해는 꼭 <나는 고백한다> 도전!

다락방 2025-01-15 17: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제부터 써볼 생각입니다. 30분안에 쓰기를 마치고 퇴근하는게 목표입니다!!

잠자냥 2025-01-15 18:07   좋아요 1 | URL
걍 퇴근해….🤣

다락방 2025-01-15 18:11   좋아요 2 | URL
다 썼어요! 이제 퇴근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5-01-16 0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 좋은 책이네요! 안 읽어도 좋은 책들! <나는 고백한다> 저도 민음사 세문에서 최고라고 생각해요. <창백한 불꽃>도 사야겠네요. <절망>도 잠자냥님이 추천하셔서 예전에 샀는데...
계급생산자들, 욕구들, 맹신자들 등 다 일단 접수합니다.

잠자냥 2025-01-16 09:25   좋아요 0 | URL
읽으면 더 좋은 책들입니다~!! 🤣🤣🤣
<창백한 불꽃> 쿨캣님은 재미나게 읽으실 것 같아요. 접수한 책들도 모두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공쟝쟝 2025-01-16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잠자냥 리스트에 드는 영광을 받는 책들이라니!!! 읽어야할 책들 줍줍줍!! 리스트의 안목이 뭐랄까 다양하고 고급지네요. 저는 타타르인의 사막을 담아봅니다!

잠자냥 2025-01-17 10:37   좋아요 0 | URL
쟝도 한번 리스트를 만들어보아요~ 왠지 예상되긴 합니다. 푸코푸코푸코푸코라캉라캉이뤼가레정희진정희진정희진..냥냥냥 ㅋㅋㅋㅋ

공쟝쟝 2025-01-17 10:44   좋아요 0 | URL
그들은 20세기를 살았습니다…(20세기 소녀)
정희진, 주디스 버틀러, 비비언 고닉 정도가 있을 듯해요!!ㅋㅋㅋ
이리가레는 너무 어려워 읽지 못하구요.
무엇보다 이 리스트에서 탐나는 것은 업데이트 되고 있는 문지문동민음사 목록이요..!!! 꼭 읽을 거예욧!!

잠자냥 2025-01-17 10:51   좋아요 0 | URL
쟝아, 저 리스트 선정 기준은 2000년부터 2024년 사이에 국내 발간된 도서 대상이야! (번역본은 국내 초판 발행일).... 암튼 쟝 리스트에 희진쌤 책하고 디디에 에리봉 책 있을 듯.
 

2025년 새해 첫 월요일- 병원 침대에 누워 검사를 받다 보면 그때만큼 비장하게 술을 마시지 말자! 결심하게 되는 순간이 또 없다.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러 가는 병원에서 초음파 검진을 받고 있으려니 역시나, 또 한 번 의사선생님의 손길이 어딘가에 오래 머문다 싶어지면 침을 꼴깍 삼키면서 왜 왜 왜 뭐?! 머릿속에 물음표를 동동 띄우면서 아, 내가 올해부턴 주중에 술 안 마실 거야! 생각한다. 그렇지만...... 의사 쌤의 이상 없습니다! 6개월 뒤에 또 만나요, 소리와 함께 안도하며 병원을 나오고, 퇴근 무렵에는 아니나 다를까 술 생각이...... 주중에는 금주! 선언을 외치는 것은 올해부터는 책 안 사(엥?!) 올해부터는 책탑 사진 안 찍어!(에에엥?)하는 결심과 같은 것일지도....




샹탈 아케르만, <브뤼셀의 한 가족>
이쪽 지역(프랑스-벨기에) 영화를 즐겨보는 입장에서 샹탈 아케르만 감독(이 더 익숙하다)의 이 작품이 출간되었을 때 일단 보관함에 담아두었다. 얼마 전 폴스타프 님이 이 책에 5별 주면서 내 취향이야! 외친 걸 보고 구매. 요즘 읽고 있는데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폴스타프 이 인간, 취향 참...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제 취향이기도 합니다. 무슨 소리인지 읽어보시면 알리라. 일단 문장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 책 얇은데도 진도 빨리 안 나간다. 내 취향이야 .>_<




주디스 버틀러, 프레데리크 보름스, <살 만한 삶과 살 만하지 않은 삶>
새해 첫 구매. 읽고 5별 줬다. 새해에, 1월에 아니면 2월에 읽어볼 만한 책이다. 살 만한 삶과 그렇지 않은 삶, 인간이라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인간들에게 추천.




마이클 W. 애플, <이데올로기와 커리큘럼>
부제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은 누구의 지식인가?” 부르디외 책 읽다가 궁금해져서 구매. 교육자는 아니지만 교육과 재생산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서 이런 책은 종종 사본다. 제목부터 흥미진진하지 않습니까? “1979년 초판 발행 이래 교육에서 문화적‧경제적 권력 관계를 다룬 획기적인 저술로 20세기 교육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세계적인 책 20권에 선정된 교육 명저”.




CJ 하우저, <두루미 아내-나를 만든 사랑과 이별의 궤적들>
이 책 너무 재밌을 거 같아서 급박하게 샀다. ‘나를 만든 사랑과 이별의 궤적들’이라는 부제도 흥미롭지 않은가?!  <파리 리뷰>에서 1백만 회 이상 조회되고 많은 여성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내며 커다란 화제를 일으킨 기고문에서 출발한 에세이집. 파혼하고 열흘 뒤 소설 취재를 위해 두루미 탐구 답사를 떠난 저자가 외딴 바닷가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의 사랑과 내면을 진솔하고도 섬세하게 돌아본다고.




케이티 켈러허,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
이것도 너무 재밌을 것 같다. 미국의 예술, 디자인 분야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케이티 켈러허가 인류,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매혹시켰던 아름다운 물건들의 가장 깊숙한 곳을 탐구하는 여정을 담았다고. 거울, 꽃, 보석, 향수, 실크 등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근현대 소비주의 사회를 움직여온 아름다운 물건들의 어둡고, 추하고, 비밀스러운 역사를 파본다는데...




턱괴는여자들 외, <외로움을 끊고 끼어들기>
“사회 구조가 만드는 외로움의 고리를 끊어내는 개인의 연대”- 외로움의 원인을 개인의 내면이 아닌 사회 구조에서 찾는 관점을 보편화하기 위한 시도로, 지은이가 여럿인데, 김원영(<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하미나(<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김규진(<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김인정(<고통 구경하는 사회>) 등의 이름을 보면 대충 어떤 글들이 실려 있을지 짐작할 수 있을 듯.




함보름, <십 대를 위한 영화 속 인권 이야기>

부제는 "역사, 문화, 정치, 노동, 기후 위기까지, 인권을 알면 자연적으로 알게 되는 세상의 다양한 지식들"- 솔직히 이 책은 내 관심 영역 밖이긴 한데, 굿즈(고양이 담요 하나 더) 받을 욕심에 샀다. 영화를 통해 인권을 살펴보는 취지가 좋아 보인다. 후루룩 빨리 훑어보고 집사2에게 넘기기로.




심귀연, <이 책은 신유물론이다- 브뤼노 라투르, 로지 브라이도티, 제인 베넷, 도나 해러웨이, 카렌 바라드의 생각>
아니 그런데 고양이 담요 주는 대상 도서는 아니었지만 청소년 도서 2만 원 이상 구매! 맞추려고 청소년 도서 살펴보다가 오잉?! 심봤따! 브뤼노 라투르, 로지 브라이도티, 제인 베넷, 도나 해러웨이, 카렌 바라드 등 대표적인 신유물론자들의 사상을 중심으로 신유물론이 무엇인지 쉽게 안내하는 입문서. 아니 이건 청소년 철학 도서가 아니라 저를 위한 맞춤책이군요.




아무튼 이렇게 샀다.



그리고 그래서 그렇게 괭이 담요 또 받았다. 완성!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나서 나랑 집사2랑 둘 다 뒤집어쓰고 있었다..... 그날 우리집은 고양이 8마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집사2랑 뒤집어쓰고 있으려니 회색냥이랑 노랑냥이가 아니라, 이건 완전 톰과 제리! ㅋㅋㅋㅋ

누가 톰인지는 안 알려줌.......


그리고.....



새해 첫 월요일이니까 금주!!! 는 무슨.... 퇴근하면서 이 와인을 샀다. 12월에 다락방 만났을 때 2차로 간 집에서 함께 마신 와인. 이 와인 맛있어서 오잉? 했는데 찾아보니 투썩 점퍼(Tussock Jumper). 그때 그 와인은 황소(말벡)였는데 황소는 다 팔렸는지 돼지(메를로)랑 닭이랑 펭귄 등등 빨간 스웨터를 입은 동물들이 있었다. 일단 돼지로 가져 옴.




그러니까 12월에 다락방 만났을 때 마신 저 와인은 투썩 점퍼 카우 말벡!
저 손은 "이유경 에세이만큼 읽을 만한 에세이가 없다"를 외친 주인공의 손.


나 기억력 좋지 락방아! 이거 어디서 파는지 알려줄까? 이마트24 가면... 우리가 그 술집에서 한 병 먹은 가격으로 두 병 살 수 있어! 두 병 사고도 거스름돈 받을 수 있음 ㅋㅋㅋㅋㅋ


오늘은 다른 이마트24로 황소 사냥을 가야겠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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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5-01-07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지킬 수 없는 약속이여…
아니 왜 인조고양이들만 있고 진짜 고양이 사진은 없어요?? 이 페이퍼 무효닷 😭😭😭

잠자냥 2025-01-07 14:09   좋아요 2 | URL
육냥이들 집사측과 새해 간식협상 실패해서, 최저간식 인상 요구안 부결 되는 바람에 초상권 파업 무기한 들어갔어요.

독서괭 2025-01-07 15:53   좋아요 0 | URL
왜 부결시키신 거죠??

잠자냥 2025-01-07 16:35   좋아요 1 | URL
아니 녀석들 나이 들어가는데 간식을 많이 주면 어떡해요!
안 그래도 제가 간식 많이 주는 편이라 늘 혼나는데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1-07 19:05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럼 초상권 파업 어떻게 끝내요!! ㅠㅠ

잠자냥 2025-01-08 08:47   좋아요 1 | URL
😝

망고 2025-01-07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이 톰인 거죠 제리한테 맨날 당하는...ㅠㅠ

잠자냥 2025-01-07 14:1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제가 주로 노랑고양이 담요 쓰고 있어요!!!

망고 2025-01-07 14:18   좋아요 1 | URL
인증샷 없으면 제 말이 맞음😛

독서괭 2025-01-07 15:53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이 당하실 리가 ㅎㅎㅎ

다락방 2025-01-07 17: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마지막에 와인 무슨일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만 뽐뿌 당하는게 아니라 이제 와인까지 뽐뿌당하네요. 저희 회사 직원도 저거 저랑 마시고나서 보일 때마다 사서 쟁인다고 하더라고요. 맛있다고. 이마트24..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루미 아내]는 잠자냥 님이 이 페이퍼에 써준 짧은 소개가 아니라면 표지만 보고 완전 제꼈을 책이네요. 표지는 너무 지루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내용은 좋을 것 같아요! 여기서도 제가 좀 제 장바구니에 담아가야겠군요.

-이상 2025년엔 책 안사려고 결심중인 다락방 씀-

잠자냥 2025-01-07 17:3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잠자냥 책 팔다 팔다 주류 영업까지 손 뻗쳐…. 문어발식 영업” “문어발식 영업도 또 당하는 다락방 어짬 좋아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5-01-07 1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정말, <두루미 아내> 표지가 너무... 너무.. 올드해 보이는데, 우리 옛날 민담책 같은데,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거겠죠? 잠자냥님 리뷰 기대됩니다.
이유경 에세이만큼 읽을 만한 에세이가 없다!! 옳소!!

다락방 2025-01-07 19:32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 제가 올해능 사랑한다는 말씀 아직 안드렸죠? 사랑합니다. 샤라라랑~

독서괭 2025-01-07 19:57   좋아요 1 | URL
❤️❤️❤️❤️❤️❤️❤️

북깨비 2025-02-13 0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월 아니면 2월에 읽으면 좋다하셨는데 다행히 2월이 끝나기 전에 잠자냥님 리뷰를 읽게 되었습니다. 빨리 주문해야지ㅋㅋ

잠자냥 2025-02-13 09:39   좋아요 1 | URL
새해 초반에 읽으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삶이 살 만한 삶인가 고민하기에 좋은 책 같아요.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이라 금방 읽으실 거예요.
 

2024년 하반기 결산 페이퍼를 써달라는 요청을 지난 12월 마지막 날에 은곰탱이로부터 받았으나, 그날은 연차라 작업실에 출근하지 않았고, 1월 1일은 빨간 날이라서 집에서는 노트북을 켜지 않는 관계로 작업실에 출근한 오늘 이 페이퍼를 정리해본다. 2024년에는 이런저런 일로 책을 많이 못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 이게 무슨 일이죠? 상반기에 90권 조금 넘게 읽고 하반기에는 100자평 남긴 책 위주로 대충 세어보니 80권쯤 읽었더라. 그래서 모두 170권쯤 읽은 한 해. 아마도 ‘밀리의서재’ 때문에 출퇴근길에도 책을 읽게 되어서 권 수가 조금 늘어난 듯.

2024년 하반기에 좋았던 책들....(되도록 2024년에 출간된 책에서 골라보려고 애썼다) 상반기 리스트를 보고 싶은 분은 클릭.

문학


2023년에 이어 여전히 소설을 많이 읽지 못했다. 읽어도 크게 감흥이 남은 작품이 많지 않았는데 그래도 그중에서 골라보자면.




사강, <엎드리는 개>
어떤 이들(프랑스식 연애 안 좋아하는 다락방 같은 ㅋ)에게는 그다지 공감가지 않을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나는 이 사랑이야기가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24년에 출간된 책은 아니고 2023년 11월에 나온 책. ‘밀리의서재’에서 읽었는데 종이책이 갖고 싶어서 나중에 종이책으로도 구매했다. 엎드려서 복종하는 개의 자세와 떨쳐내려고 해도 끝끝내 사랑하는 사람에게 번번이 무너지고 마는 인간의 심리를 비교해 탁월하게 묘사했다. 스무 살 가까이 차이가 나는 중년 여성과 젊은 남성의 사랑이야기로, 최근에 읽은 <셰리>와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다만..... 솔직히 콜레트보다는 사강이 훨씬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강 책은 웬만해서는 읽고 되파는 편인데, <엎드리는 개>와 <패배의 신호>는 갖고 있다. 누군가 사강의 책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그 유명한 <브람스....>보다는 나는 이 두 책을 권할 것 같다.  

이 작품 읽을 때 여주/남주 이미지를 상상해서 읽었는데 루이 말 감독의 <도깨비불 Le Feu Follet>(1963)의 ‘잔느 모로’와 ‘모리스 로네’가 정말 딱 어울릴 것 같았다.




마리아 역할에는 잔느 모로를... 물론 이때의 잔느 모로보다는 좀 더 늙고 약간 더 살집이 있어야 할듯하고.



게레 역할에는 ‘모리스 로네’ 딱 어울려!




이 책, 읽은 분들은 공감할 것 같은데... 아닌가효?



스콧 피츠제럴드, <바질 이야기>
우앙. 너무 낭만적이야. 너무 재밌어 >_< 내가 스콧 피츠제럴드 작품에 기대하는 모든 게 이 한 권에 담겨 있다.




마틴 맥도나, <필로우 맨>
마틴 맥도나를 올해의 발견이라고 부르겠다. 이 작품 때문에 그가 만든 영화들도 다 찾아보고 싶어졌다. 이야기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이 작품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최근에 나는 또 한 번 ‘이야기의 힘’을 느끼고 극장에서 주책맞게(?) 전혀 울 장면이 아닌데도....(아닌가?) 울컥해서 울어버린 영화가 있는데 바로 <더 폴: 디렉터스 컷> 때문이다. 이 작품은 2006년에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개봉했었는데 최근에 재개봉했다(예전보다 감독 추가 장면이 많다고).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병원에 입원한 꼬마에게 들려주는 그 이야기가..... ㅠㅠ








크리스토프 하인, <호른의 죽음>
국내에는 처음 소개된 작가 같다. 이대로 묻히기는 좀 많이 아깝다. 책값이 무지막지하게 비싼데도 내가 지만지 출간 목록을 계속 훑는 이유는 이런 작품을 종종 소개해주기 때문. 호른이라는 이름의 한 사나이의 죽음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어느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로 좌절된 욕망, 이루지 못하는 사랑 등등 모두가 운명에 굴복당하고 살아가는, 그 하나하나의 쓸쓸한 사연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클레어 키건, <푸른 들판을 걷다>
우리나라에서도 압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키건. 이 책 역시 좋았는데, 단편 모음집이라 더 좋았다(키건의 그간 국내 소개 작품들은 대부분 너무 짧지 않았는가). 아일랜드 특유의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단편들. 2024년 상반기의 베스트 단편 모음집으로 앤드루 포터, <사라진 것들>을 꼽는다면 하반기에는 이 책을.




에드나 오브라이언, <8월은 악마의 달>
에드나 오브라이언 또한 아일랜드 작가이다. 여성의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낸 작품들로 보수적인 아일랜드 사회에서는 일찌감치 금서 처분을 여러 번 당했다는데, 작품 수위는 사실 그렇게까지 적나라(?)한 것 같지는 않은데 작품들이 발표된 시점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파격적인(?) 내용보다는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문체가 기억에 남는다. <소녀들>도 얼른 읽어봐야지.




안톤 체호프, <낯선 여인의 키스>
2024년은 체호프 타계 120주기라서 이런저런 체호프 책이 새롭게 소개되었다. 그 덕분에 다시 읽어본 체호프 단편모음집. 이 책은 만듦새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처음 읽는 ‘낯선 여인의 키스’가 인상 깊었고 다른 단편들도 역시 체호프! 를 외치게 했다. 그리고 역자가 ‘승주연’인데 이 사람이 누구인고 하니, 빅토리아 토카레바 <티끌같은 나>를 번역한 이다. 그때부터 이 이름을 눈여겨보는 중이었는데 읽으면서 으음 역시 좋구나...! 했던.


비문학



이브 앤슬러,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이 책의 추천사 중 “아무 데나 펴서 읽어도 모든 페이지가 다 강력하고 아름다운 책이다.”라는 문장에 격하게 공감한다. 믿고 읽어보시라, 아름답다. 그런데 주의하시라. 참혹하다.




아리안 샤비시, <우리에겐 논쟁이 필요하다>
이 책 좀 많이들 읽어보시라. 일단 재미있다. 통쾌하다, 지적으로 명민하다. 그래서 읽는 내내 짜릿짜릿하다. 감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주제에 이성적으로 차분히 조근조근 따지면서 반박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만 저는 워낙 화가 나면 비논리적으로 구는 인간이라 실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이성적인 당신은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밀리의서재’에도 있습니다)



울리케 헤르만, <경제학 천재들의 자본주의 워크숍>
이 책도 일단 재밌다. 경제학! 어려울 거 같아! 머리 뜯지 마시라- 경제학하고 담 쌓고 사는 나 같은 이도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 “책은 도끼”라는 역할에도 충실한 책이다.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을 와장창 깨뜨려주기도 하는데 ‘아담 스미스’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많았다. 자본주의(신자유주의) 사회가 아담 스미스를 오독하거나 자기들 입맛에 맞는 부분만 이용하는 것 같기도.




알랭 드 보통, <현대 사회 생존법>
내가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불안> 때문이었는데 그 이후 읽은 여러 권의 책은 실패를 거듭하다가(주로 연애 관련 글들), 이 책으로 다시 보통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글들이 많은데 그래서 더 좋았다. 그리고 이 책은 어떤 분이 말씀하셨듯이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으로 읽기를 권함! 비싸지만 비싼 값을 함!




캐스린 슐츠, <상실과 발견>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여덟 달 전, 결혼하게 될 여자를 만났다.”라는 문장에서부터 사로잡혔다. 이 문장을 쓴 작가의 젠더가 여성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저 문장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를 발견하고, 사랑하고, 결국은 어떤 식으로든 떠나보내는 과정의 연속이 아닐까. 그런 생의 기록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어진다. 캐스린 슐츠의 글이 더 읽고 싶다.




슈테판 츠바이크,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 책은 분량에 비해 가격이 매우 쎄다...! 그럼에도 ‘밀리의서재’에서 읽고 난 뒤 종이책을 사려고 몇 번이나 고심했다. 소장각. 필사각. 츠바이크만세각. 이 책을 읽고 나서 ‘안톤’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으나... 참 나는 비루한 인간이라 그러지 못하는구나.




에마누엘 레비나스, <시간과 타자>
이 책을 읽음으로써 레비나스 철학의 세계에 매료되었고 앞으로의 10년은 레비나스를 파고들어보기로 결심했다. 타자를 타자, 그 자체로 존중하는 레비나스의 사상. 전 세계적으로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현시대에 그의 이 철학은 더 필요하지 않은가.


올해의 배신상



제이슨 베일, <술의 배신>
지금 생각해보니, 이 작가 혹시.... 알코올 몰래 몰래 먹으면서 쓴 글 아닐까?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이거 주정뱅이 특유의 증상인데?!

올해의 밉상



<편지 교실>의 미시마 유키오,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의 윌리엄 해즐릿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인간적으로 좋아지거나 궁금해지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좀 정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미시마 유키오는 인간적으로 좋아한 적은 없지만 작품은 그래도 그놈의 문장 때문에 외면하지 못하고 읽어왔는데, <편지 교실>의 미시마 유키오는 정말이지 적나라하게 자기의 밉살스러운 면을 다 보여주는 것 같다. 남자 캐릭터고 여자 캐릭터고 하나같이 밉상 미시마 유키오의 대변자 같다. <혐오의 즐거움>은 잘 쓴 에세이가 여럿 실려 있다. 윌리엄 해즐릿이 왜 뒤늦게 조명받고 있는지 알 것도 같다. 그런데 이런 사람 곁에 두면 왠지 피곤할 것 같다. 뒤돌아서서 신랄하게 내 욕할 거 같달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해의 늙은이상



작가들에게는 분명 그런 판타지가 있는 것 같다. 늙은 자기가 젊은이와 사랑에 빠지는 그런 판타지. 판타지가 아니라 실제로 그런 일이 잦을 것 같기도 하다. 콜레트도 사강도 그랬을 거야. 그런 경험을 통해서 작품을 쓰기도 하겠지. 안드레아 애치먼 <파인드 미>, 콜레트 <셰리> 둘 다 중년 이상의 남녀들이 한참 어린 젊은이들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소재로 하고 있다.... 대단한 이 늙은이들에게 올해의 늙은이 상을..........수여합니다.



올해의 굿즈상



<세일러와 페카 삼부작>
유아/어린이/청소년 책 사면 주는 고양이 후드 담요가 탐이 나서 이 책을 샀는데!! 내가 읽고 나서 조카 줘야지! 했다가 책 그림이 너무 예뻐서 내가 갖기로 했다. 게다가 이 책 굿즈로 주는 에코백도 예뻐! >_< 크하하....






후드 담요는 이렇습니다.....




에코백은 이렇구요......... >_<





그나저나 이 고양이 담요 정말 따뜻하고 귀엽습니다. 노랑고양이 네 마리나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특히 내 사랑 3호하고 막냉이가 노랑고양이니까 나도 노랑고양이가 되어야지! 하는 마음에 노란색 후드 담요로 받았따.... 이걸 쓰고 고양이들 앞에서! “밤비야!(막냉이 이름) 나도 드디어 고양이 됐어! 이거 봐 나도 귀 달렸어!!!!”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극혐 표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 귀가 저렇게 마징가 귀가 되면 싫어하는 거라능...)

3호는 이미 도망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너무나 귀엽습니다. 이걸 쓴 저는 제가 봐도 귀엽습니다. (자기가 자기보고 귀엽다고 하는 거 극혐인 거 알지만 내가 봐도 내가 귀여운 걸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아침에 이걸 뒤집어쓰고 커피를 내리고 있으려니 집사2가 귀엽다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냐웅냐웅냐웅.......” (번역: 고양이가 커피 내려주는 카페입니다. 커피에 털 떠다녀도 몰라요)

집사2가 귀엽다고 좋아하면서도 자기도 탐나는 거 같아서 회색 담요도 또 주문했다........ 집사2랑 나랑 둘 다 이거 뒤집어쓰고 있으면 우리 집은 이제 고양이 여덟마리......................................




올해의 원픽



샹탈 자케,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

 
상반기에도 이 책을 꼽았는데, 이 책의 아름다움을 뛰어넘는 책을 하반기에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정도가 견줄만...?! 두 권 모두 다른 의미로 저마다 아름답다. 그리고 이런 책들을 읽고 있노라면,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아주 잠깐!) 들기도 한다. 모두 그런 기쁨을 느껴보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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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자나 2025-01-02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고하여 25년도에 읽어 보겠습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잠자냥 2025-01-02 17:1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취향에 맞는 책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다락방 2025-01-02 1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 ㅑ 역시 잠자냥 님의 연말결산 페이퍼는 알라딘에 꼭, 반드시 필요합니다.
가만히 이 페이퍼 읽노라니 잠자냥 님의 극찬에 땡투 누르고 산 책들이... 대부분이네요? ㅋㅋㅋㅋㅋ 이미 가지고 있는 책들이 이 페이퍼 안에 수두룩합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회사 안다니고 책만 읽고 싶네요. 사두고 안읽은 책들이 너무 많은데 언제 다 읽죠..

잠자냥 님도 독서앱 하나 쓰시면 안될까요. 한 해 동안 읽은 책들 일자별로 다 기록되어있어서 연말에 똭- 한 페이지로 보이게 말이지요. 그러면 정말 좋을것 같은데... 흠흠.

잠자냥 2025-01-02 17:18   좋아요 1 | URL
이제 제발 그만 사고 읽어…..
독서앱 뭐 쓰나요?!

다락방 2025-01-02 17:39   좋아요 1 | URL
저는 iReadItNow 씁니다!

다락방 2025-01-02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후드를 또 받으셨다면 책을 또.....

잠자냥 2025-01-02 17:16   좋아요 0 | URL
네🙆🏻‍♀️🤦🏻‍♀️

자목련 2025-01-02 1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겹치는 책(거의 잠자냥 님의 페이퍼를 보고 알게 된)이 있어 반갑고 좋습니다!
에코백이 탐나지만 참아야...
고양이 귀가 마징가 귀가 되면 싫어하는 거라는 사실을 기억하겠습니다!

잠자냥 2025-01-02 17:17   좋아요 0 | URL
저 녀석들 싫은 소리 듣거나 이상한 냄새 맡으면 저런 귀해요. ㅋㅋㅋㅋㅋㅋㅋ
자 이제 읽는 겁니다!

건수하 2025-01-02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 후드 너무 귀여워요 ㅎㅎ
근데 냥이들은 시러하는군요 ㅋㅋ

<상실과 발견> 잠자냥님이 추천해서 가져왔는데 아직 못 펴봤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잠자냥 2025-01-02 17:44   좋아요 0 | URL
후드 세 개 장만하세요…!😻😻😻 집사3 사 줄 책을 골라봅시다…. ㅋㅋㅋㅋ 먼곳에서도 접속하신 건수하! 새해 복 많이 받아요!!

달자 2025-01-02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징가 귀는 고양이가 싫어하면 나오는 거지만 그래도 그 귀 마저도 너무 귀여운걸요ㅠㅠㅠ 잠자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잠자냥 2025-01-03 11:05   좋아요 1 | URL
녀석들 저 표정 지을 때 못생겼는데 그것조차 넘 귀여워요... 달자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oolcat329 2025-01-02 2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저 내일 「더 폴: 디렉터스 컷」보러 갑니다. 비주얼이 볼만하다는데 이야기의 힘이 또 강하군요! 영화에 대한 정보없이 가는 건데 기대됩니다.
읽고 싶은 책이 많네요. ㅠㅠ

잠자냥 2025-01-03 11:06   좋아요 0 | URL
오잉! 오늘 보시는군요! 쿨캣님에게도 즐거운 영화이길 바라겠습니다.
정보 없이 간다고 하셨죠? ㅋㅋㅋㅋ 그 귀여운 꼬마 때문에 몸살 좀 나시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케이 2025-01-03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더 폴> 너무 보고 싶지만, 도저히 시간이 나질 않네요. 애들 아플 때만 연차를 써도 모자라서요. 흑흑. 역대급으로 우울한 연말연시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4년에도 감사했습니다.

잠자냥 2025-01-03 16:39   좋아요 1 | URL
그 영화 케이 님이 보시면 진짜 좋아하실 거 같은데..... ㅠㅠ 안타깝네요. 나중에라도 기회되면 꼭 보세요!
케이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쌍둥이들은 물론 가족 모두 건강하길 바랄게요!

책읽는나무 2025-01-06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가 자기보고 귀엽다고 말 하는 사람 우리집에도 둘이나 있어요. 둥이들…
고양이 망토 쓴 잠자냥 님 모습에 반해 귀엽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다니 망토 정말 귀여운가 보군요.ㅋㅋㅋ
집사2님 두 분이서만 서로 귀여워 하고 있는 시간이었나요? 정작 고양이님들은 마징가 귀?!ㅋㅋㅋㅋ
작년 한 해 독서를 게을리 했더니 음…생소한 제목들의 책이 많네요.
올 한 해는 머리끈 조여 매고 잠자냥 님 리스트에 올라온 좋다고 하신 책들 한 번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늦었지만 잠자냥 님도 해피 뉴이얼.
고양이들도 해피 뉴이얼.
모두 다 건강하길❤️

잠자냥 2025-01-07 11:41   좋아요 1 | URL
만희만복이 ㅋㅋㅋㅋㅋ 셀프 귀여움해도 됩니다! 귀여우니까요! ㅋㅋㅋㅋ
나무 님 요즘 서재에서 가끔씩이라도 뵐 수 있어서 좋네요!
조만간 나무 님의 그 따뜻하고 재미나고 구수한 글들도 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무 님 가족분들도 모두 건강하길 기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