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랑 님의 최근 <밤으로의 긴 여로> 리뷰에 달린 붕붕툐툐 님의 댓글 희곡이라니 무조건 담습니다. 요즘 희곡이 넘나 당깁니다!ㅎㅎ를 보고, 또 그에 이은 새파랑 님의 댓글 툐툐님의 희곡 추천이 기대되네요^^”를 보고 미천한 제가 희곡 몇 작품을 추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연극은 좋아하지 않는데도 희곡은 좋아해서 이래저래 챙겨 읽다 보니 어느덧 북플에서 제가 일곱 번째 희곡마니아라고 알려주더군요. 물론 저 위에 폴스타프 님은 희곡마니아 세 번째라고 하니, 그분 앞에서야 조족지혈이지만 아무튼 제가 읽은 희곡들 가운데 너무 난해하지도 않고(: 외젠 이오네스코, <대머리 여가수> 같은 부조리극), 너무 오래되지도 않고(: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등 그리스비극), 너무 유명하지도(: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 체호프 희곡,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않은 작품들 가운데 살아있는 동안 이건 꼭 한 번 읽어보십쇼 하는 것들로 추천해봅니다.

 

카렐 차페크, <곤충극장>

새파랑 님이 최근 이 책을 사신 것 같아, 이 작품부터 소개합니다. 체코의 천재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카렐 차페크는 희곡도 많이 남겼는데(: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도 희곡입니다. 이 작품도 괜찮습니다), 그중 <곤충 극장>은 그의 희곡 3편을 맛볼 수 있는 알짜 구성입니다. 세 편 모두 100쪽 남짓으로 짧지만 강렬합니다.... 아 이제부터 늘 하던대로 걍 반말하겠습니다. 첫 희곡인 곤충 극장은 한 편의 우화에 가깝다. 인간인 여행자가 곤충들의 세계를 엿보게 되는데, 그 곤충들의 삶이 볼수록 인간의 삶과 다름없다. 나비들은 암컷수컷 할 것 없이 짝짓기에 몰두한다. 그러다 곧 다른 짝한테 추파를 던지는 꼴불견을 서슴없이 저지른다. 쇠똥구리는 또 어떠한가? 똥 덩어리를 끌고 다니면서 그것이 마치 숭고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이 광적으로 집착한다. 쇠똥구리가 똥 덩어리를 대단하게 여기는 모습을 보노라면 인간이 집착하는 돈, 성공, 명예, 권력 같은 것들이 어쩌면 저렇게 하나의 똥 덩어리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싶어져서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된다.


 

유진 오닐, <밤으로의 긴 여로>

가족 사이의 징글징글한 이야기. 가족에게 상처받아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그 누가 이 고전에 공감하지 않으리. 인간이 혈혈단신으로 이 세상에 태어날 수는 없지만, 누구에게나 가끔 가족은 너무나도 큰 짐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유진 오닐의 자전적 이야기인 <밤으로의 긴 여로>는 그 굴레 같은, 멍에 같은 가족 이야기다. 겉으로 보기엔 어느 정도 부를 축적하는 데 성공한 아일랜드 이민자의 집이지만, 어머니는 모르핀 중독, 아버지는 오로지 관심사라고는 돈, 형은 변변한 직업 없이 술과 여자에 빠져 살며, 유진 오닐 자신의 분신인 막내 에드먼드는 폐병으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이다. 이토록 우울하고 비극적인 이야기가 왜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유진 오닐 자신이 가장 숨기고 싶어 했던 과거이자 자신의 전부를 만든 비극적인 가족사를 로 써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닐까. 무엇보다 이 작품의 탁월함은 이 모든 비극적인 가족사, 비극의 원인이 되는 사건, 그래서 현재 이 가족의 붕괴된 모습을 단 하루! 오전- 점심- 저녁 -자정 안에 완벽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가족을 소재로 한 유진 오닐의 또 다른 희곡 중 <시인의 기질>도 더불어 추천한다.


 

테네시 윌리암스,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유리 동물원>

테네시 윌리암스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유명한데, 사실 나는 이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유리 동물원>을 더 좋아한다. 무엇보다 여기 실린 <유리 동물원>때문인데, 이 작품 또한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처럼 가족이야기, 그것도 테네시 윌리암스의 자전적 가족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가족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테네시 윌리암스 쪽이 조금 더 시적이고 서정적이다. 그래서 난 <밤으로의 긴 여로>보다 <유리 동물원>을 더 좋아하기도 한다. 테네시 윌리암스는 가족 안에서 행복했던 적은 그다지 없던 듯하다. 아버지는 떠돌이 외판원이었으며 어머니는 아름답지만 히스테릭한 사람이었다. 모계로부터 정신 병력이 이어져내려 왔고 그의 하나 뿐인 누나에게서 정신 분열이 발명한다(물론 윌리암스에게도 이런 정신 병력은 나타난다). 윌리암스에게는 또 하나의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바로 그의 성적 취향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깨닫고 평생 동성애자로 살았다. <유리 동물원>은 윌리암스가 벗어나고자 했던, 그러나 쉽게 벗어날 수 없었던 가족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바탕으로 삼고 있다. 정신병을 가진 누나는 <유리 동물원>에서 절름발이 누나로 등장하며, 히스테릭한 어머니는 화려했던 과거를 잊지 못하는 다분히 허영기 가득한 어머니로 표현된다. 그리고 외판원이었던 윌리암스의 아버지는 <유리 동물원>에서 아예 집을 나가버린, 부재중인 아버지로 그려진다. <유리 동물원>의 화자이자 극 전개자인 은 윌리암스 자신으로 읽힌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자 공장에서 일을 하며 틈틈이 글을 쓰고 밤마다 극장으로 도피하는 것이 유일한 낙인 남자, 가족을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결코 쉽게 벗어날 수 없었던 남자.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또한 가족 간의 이야기다. 암으로 죽어가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거대한 유산을 노리는 탐욕스러운 큰 아들 내외와 그들의 다섯 아이들, 그들이 만들어내는 욕망과 좌절, 위선, 소통의 단절, 불협화음이 극의 주된 내용이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는 동성애자로서의 테네시 윌리암스의 고통이 드러나기도 한다.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뒤렌마트 희곡선>

폴스타프 님 덕분에 읽게 된 작가. 뒤렌마트는 희곡이 아닌 작품도 재미있지만, 역시 이 희곡이 명불허전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는 <노부인의 방문>, <물리학자들> 두 편이 실려있는데, <노부인의 방문>은 진짜 웃기고 재미나면서 해학과 풍자가 쩌는 작품이다. 몰락한 소도시 귈렌에 평소에는 정차하지 않는 특급 열차가 멈춰 선다. 이유는 오직 하나 노부인 클레어 자하나시안이 방문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온 세계가 주목하는 대부호이다. 이 노부인이 왜 이 마을을 찾았느냐고? 사실 귈렌은 그녀가 태어나고 10대 시절을 보낸 곳으로 45년 만에 처음으로 고향을 찾은 것이다. 파산 직전의 귈렌 시 사람들은 이 노부인으로부터 한몫 단단히 챙기길 바라고, 노부인은 그들의 그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면서 인간의 속됨이 낱낱이 까발려지는데……. 뒤렌마트는 거액의 돈과 정의 실현이라는 발칙한 제안으로 인간성과 공동체, 정의와 자본의 문제를 날카롭게 묻는다. <뒤렌마트 희곡선>에 실린 두 작품은 모두 풍자와 해학이 넘쳐나 흥미롭게 읽힌다. 그로테스크한 설정 때문에 저게 말이 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현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폭주하는 자본과 과학 앞에서 개인의 양심과 정의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 빛나는 작품들은 보여준다.

 


헨리크 입센,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입센의 희곡도 유명하다. 물론 그중 원탑은 <인형의 집>일 것이다. 입센을 읽어본 적 없는 이들이라면 먼저 <인형의 집>을 추천한다. 그러고 나서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를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이 작품은 입센의 마지막 작품으로 그가 일흔이 넘은 나이에 썼다. 그래서 그런지 주인공인 늙은 조각가 루베크의 모습에서 입센 그 자신의 모습이 종종 엿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인형의 집>의 노라와 비슷한 여인이 이 작품에도 등장한다. ‘이레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노라와 아주 닮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한 남성으로 인해 삶이 부서지고, 그 사실을 깨닫고는 그를 거침없이 떠난다는 점에서 닮았다고나 할까. <인형의 집>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나는 입센의 이런 여성주의적 관점이 꽤 존경스럽다(지금으로부터 거의 100년 전에 쓰인 작품들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라). 같은 제목의 에이드리언 리치의 에세이집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는 입센의 이 작품을 언급하면서 시작한다. “헨리크 입센의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는 남성 예술가이자 사상가가우리가 아는 대로문화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과 작품 속에 여성들을 이용하고, 한 여성이 자신의 삶이 이용당했음을 서서히 깨닫고 투쟁하는 서사에 대한 희곡이다.”(에이드리언 리치,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25). 이런 설명에서 엿볼 수 있듯이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는 루베크와 울프헤임 두 남자, 이레네와 마야 두 여자, 남과 여의 대비뿐만 아니라 루베크와 이레네로 상징되는 예술과 정신적인 삶, 울프헤임과 마야로 상징할 수 있는 육체적이면서도 세속적인 삶, 산 정상과 산 아래의 삶 등의 대비를 통해 여성과 남성의 문제(대상으로서 종속적인 삶을 살아가는 불행한 여인들의 삶), 예술과 세속적 삶,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깊이 있게 통찰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이레나와 마야 두 여인이 루베크를 대하는 방식이다. 그 둘은 결국 루베크와 함께 하면서 어떤 의미로든 균열을 발견하고, 그 기만된 삶을 깨닫고는 그의 곁을 스스로 떠난다. 버림받는 것도 아닌, 자기 발로 루베크를 떠나는 것이다. 입센을 이르러 현대극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까닭에는 아마도 이런 시대를 앞선 사상도 한몫 했을 것이다.

 


루이지 피란델로, <여러분이 그렇다면 그런 거죠>

어느 마을에 한 가족이 이사를 왔다. 장모와 사위, 딸 셋으로 이루어진 가족이다. 그런데 이 세 사람은 한 집에 살지 않는다. 사위와 딸은 함께 사는데, 장모는 그들의 집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혼자 기거한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딸 부부와 함께 사는 게 서로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딸과 장모, 그러니까 이 두 모녀는 서로 만날 수가 없다. 장모가 딸네 집을 찾아가더라도 집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아니라, 건물 맨 꼭대기 층에 사는 딸을 엄마가 부르면 딸은 테라스로 얼굴을 내밀고 몇 마디 나눌 수 있을 뿐이다. 그나마 그 높은 곳에서 비추는 불빛 때문에 눈이 부셔서 딸의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더욱이 딸은 단 한 번도 엄마가 사는 집에 온 적이 없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사위는 날마다 장모가 사는 집에 찾아와서 장모와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간다. 다정하기 짝이 없다. 대체 이 가족에게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마을 사람들의 궁금함, 호기심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고 마침내 진실을 밝히고자 그들은 발 벗고 나선다. , 과연 그 가족의 진실은 무엇일까? 루이지 피란델로의 <여러분이 그렇다면, 그런 거죠>는 이런 모습을 그리면서 사람들이 말하는 진실이라는 게 얼마나 덧없는지,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진실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완전히 거짓이 될 수도 있는지를 날카롭게 그려나간다. ‘여러분이 그렇다면, 그런 거죠라는 제목이 그것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면만을 본다는 것, 그리고 자기가 보고 받아들인 대로 진실이라고 믿어버린다는 것, 하지만 그게 과연 진실일지, 진실이라고 판단한 근거 자체가 모래성과 같다면 그 진실은 또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질문한다.

 


후안 마요르가, <맨 끝줄 소년>

<맨 끝줄 소년>은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한때 작가를 꿈꾸던, 그러나 이제는 고등학교에서 형편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학을 가르치는 교사인 헤르만은 학생들이 제출한 작문 과제를 채점하느라 고통스럽다. 글이라고 부르기도 뭐한 형편없는 문장의 나열을 보며 아내인 후아나에게 투덜투덜 학생들 비난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문득, 한 학생의 글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주말 친구인 라파네 집을 방문해서 그들 가족을 관찰하고 쓴 글인데, 그것을 아내에게 읽어주던 헤르만의 눈이 빛나기 시작하고 잠자코 듣던 후아나도 귀를 기울인다. 그 글을 쓴 학생의 이름은 클라우디오’. ‘맨 끝줄이란 아무도 거기는 보지 못하는데, 거기서는 모두를 볼 수 있는장소이다. 클라우디오와 헤르만은 둘 다 그 자리에서 앉아본 경험이 있고 글쓰기를 좋아하거나, 작가가 되기를 꿈꿔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헤르만은 클라우디오의 글쓰기 능력을 키워주겠다면서 개인지도를 하게 되고, 클라우디오는 헤르만의 가르침을 받으며 글을 써나가는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해 교사로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짓까지 하게 된다. 게다가 처음에는 교사이자 편집자나 마찬가지인 헤르만의 말을 유순하게 듣는 것 같던 클라우디오는 어느 순간 자신이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깨닫고는 헤르만과 그 아내 후아나까지 갖고 노는 경지에 이른다. 이 작품이 매력적인 까닭은 이 모든 이야기들이 관객 또는 독자가 보는 대로 언제든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디오가 쓴 이야기는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떤 부분은 허구일까? 이 모든 이야기 자체가 맨 끝줄 소년클라우디오가 지어낸 이야기는 아닐까? 이야기의 현실과 상상, 그 경계의 구분을 어떻게 독자가 설정하는가에 따라 <맨 끝줄 소년>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조금씩 달라진다. 이 작품은 그렇게 활짝 열린 상상의 공간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유진 오닐, <느릅나무 아래 욕망>

또 유진 오닐이다. ‘느릅나무 아래 욕망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원초적인 욕망 때문에 파멸해가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밤으로의 긴 여로>처럼 이 작품 역시 한 가족의 이야기다. 탐욕스럽고 전형적인 가부장의 모습을 한 아버지 캐벗과 그의 세 아들 시미언, 피터, 에벤, 그리고 이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집에 어느 날 느닷없이 등장하는 한 여자 애비’- 이렇게 다섯 인물을 중심으로 극은 흘러간다. 줄거리는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계속 책장을 넘기다보면 조금 충격적인 전개로 흘러간다. 아버지를 증오하고 죽이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오이디푸스 신화도 느껴지고 애비와 에벤의 관계에서는 페드라도 느껴진다. 이 작품은 가장 가까운 가족이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는 점에서 <밤으로의 긴 여로>와 비슷하지만 욕망으로 끈적끈적한 분위기와 조금은 더 충격적인 내용으로 한층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혹시라도 이 작품을 이 열린책들 버전으로 읽을 사람이 있다면 책 뒤표지는 읽지 마시라. 스포일러 투성이다!

 


장 폴 사르트르, <닫힌 방/악마와 선한 신>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을 알고 싶다면, 그의 철학책을 읽기보다는 차라리 문학, 그것도 이 희곡을 읽는 편이 오히려 더 빠르게 쉽게 다가올 것이다. <닫힌 방>은 지옥에 갇힌 세 사람의 갈등을 그리고 있는데, 그의 작품 중 연극적이면서도 가장 참여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나마 그의 작품 중 재미있다는 소리). 이 작품은 수수께끼 같은 인물의 안내를 받아 전혀 지옥처럼 보이지 않는 한 장소로 세 영혼이 차례로 들어오면서 시작한다. 신문기자였던 가르생과 우체국 직원이었던 이네스, 그리고 부유한 유한마담 에스텔. 극이 서서히 진행되면 각자의 고백을 통해서 그들의 과거와 죽은 사연이 밝혀지고, 각각이 품은 욕망과 비밀이 서로 얽히고 충돌하면서, 이들의 공존은 지옥 그 자체가 되고 만다. <악마와 선한 신>2차 세계 대전 후 세상이 뒤바뀌고 있음을 불안해하는 프랑스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1950년대 프랑스의 사회적 동요와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을 담아내고 그 속에서 참여하고 행동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묻는다.

 


아서 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이 작품은 공간과 시간을 초월해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잠재된 먹고 사는 일에 대한 불안을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 우리 나이로 치면 환갑을 넘긴 윌리 로먼은 세일즈맨으로 삼십 년이 넘게 일했다. 지금도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다. 나이 들어 운전하기 어려운 지경인데도 매일 무엇인가를 팔고자 차를 타고 집을 나선다. 한때 잘나가던 세일즈맨이었지만 그의 현재는 초라하다. 성공하지 못한 자신의 인생을 보상받기라도 할 생각으로 집착했던 두 아들은 백수건달이나 다름없다. 특히 그토록 사랑했던 첫째 아들 비프와는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만나기만 하면 싸움뿐이다. 윌리는 이런 초라한 현실을 잊고자 자꾸만 찬란했던 과거에 집착한다. 과연 윌리 로먼과 그의 가족에겐 그가 꿈꾸듯 더 나은 미래, 희망이 있을까? <세일즈맨의 죽음 Death of a Salesman>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작품은 비극이다. 그런데 그 비극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탁월하게 그려진다. 윌리의 환상을 통해 나타나는 찬란했던 과거와 남루한 현재의 적절한 대비, 이웃이자 친구인 찰리와 그의 아들 버나드의 성공한 삶과 대비되는 윌리 로먼 가족의 초라한 현실, 아들 비프와 아버지 윌리의 갈등과 그 갈등의 원인인 된 비밀 등이 차례로 드러나면서 극은 탄탄하게 전개된다. 그다지 길지 않은 분량의, 한정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희곡임에도 그 안에서 전달하는 주제와 인생에 대한 통찰력은 묵직하다.

 


에드워드 올비,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제목과 달리 작품에는 버지니아 울프도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버지니아 울프와 아무 상관도 없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랴라는 말은 아기돼지 삼형제 애니매이션에 등장하는 노래를 패러디한 것으로 그 의미는 누가 환각 없는 삶을 두려워하랴이다. 이야기 배경은 뉴잉글랜드 지방의 조그만 대학 캠퍼스에 있는 주택의 거실로, 평범한 부부들이 등장한다. 조지는 무능력한 대학교수인 남편, 마사는 대학총장의 딸이다. 이 집에 젊은 교수 닉과와 그의 부인이 초대되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성공하지 못한 남편에 대한 불만과 성공만을 강조하는 부인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면서 그들은 손님을 앞에 두고 욕설을 주고받으며 싸우는데……. 1962년에 공연된 에드워드 올비의 희곡으로 올비는 이 작품으로 토니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고 큰 성공을 거뒀다. 1966년에 개봉한 엘리자베스 테일러, 리차드 버튼 주연의 동명의 영화도 추천한다.

 



수잔 손택, <앨리스 깨어나지 않는 영혼>

절망 속에 살다간 앨리스 제임스를 위하여라는 손택의 서문에서는 셰익스피어에게 여동생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셰익스피어에게는 여동생이 없었지만 20세기 모더니즘 소설의 서막을 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헨리 제임스에게는 그러한 여동생이 있었다. 바로 이 희곡의 주인공인 앨리스 제임스가 그녀다. 헨리 제임스뿐만 아니라 앨리스 제임스의 또 다른 오빠인 윌리엄 제임스역시 철학자로 그 이름을 떨쳤다. 이런 집안의 막내딸로 태어나 일찍이 어려서부터 풍요로운 문화적 교육적 환경에 노출된 앨리스 제임스’- 그녀의 삶은 과연 행복했을까? <앨리스, 깨어나지 않는 영혼 Alice in Bed>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그녀는 행복하지 않았다. 재능이 있어도 그 재능을 꽃피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살던 19세기는 그녀의 그런 재능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평생 우울했고, 늘 자살충동에 시달렸으며 마흔네 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계속해서 병과 싸워야 했다. 고작 할 수 있는 것은 침대 위에 누워있는 앨리스로 존재하는 것뿐이었다. 손택의 이 희곡에서 앨리스가 누워있는 침대(정확히는 매트리스’)는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앨리스가 직면한 현실의 무게일 수도 있고, 앨리스에게 허용된 세상, 그러니까 영리하고 명민하지만 앨리스가 그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무대는 매트리스만큼의 작은 공간일 뿐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손택은 이 희곡을 쓰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고 한다. ‘이 연극은 어려움에 처한 여성들의 분노에 대한 연극이며, 결론적으로 상상력에 대한 연극이다. 정신적 감옥의 현실, 상상력의 승리 말이다. 그러나 상상력의 승리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라는 그녀의 서문 또한 여전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서푼짜리 오페라>

연극, 희곡 이야기하는데 브레히트가 빠질 수는 없지 않은가. 이 희곡 선집에는 서푼짜리 오페라외에 억척어멈과 자식들이 수록되어 있다. <서푼짜리 오페라>에서 브레히트는 체제 밑바닥의 부도덕성을 여실히 보여줌으로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가족과 결혼, 우정과 애정을 모두 겉치레일 뿐이라고 비웃는다. <억척어멈과 자식들>30년 전쟁 중 전쟁터를 쫓아다니면서 군인들에게 먹을 것, 마실 것, 그 외의 다른 문자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종군상인 억척어멈 안나 피어링과 그의 세 자식들의 이야기이다. 브레히트는 억척어멈을 통해 자식을 잃은 후 슬픔과 회한에 젖은 어미의 모습이 아닌, 전쟁 통에 자식을 잃고도 먹고살기에 급급하여 자신의 삶을 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간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지 버나드 쇼, <피그말리온>

피그말리온 신화에서 차용한 희곡으로 음성학자가 거리에서 꽃을 팔던 소녀를 데려다가 언어를 교정시키면서 상류사회 여자로 만들어 놓는다는 내용. 이 희곡 안에서 버나드 쇼는 영국의 계급 사회 및 여성 문제 등을 다룬다. <마이 페어 레이디>라는 제목으로 뮤지컬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꽃집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가진 거리의 꽃 파는 소녀 일라이자. 어느 비 오는 날 그녀는 런던 거리에서 사람들의 말을 받아 적는 히긴스 교수를 만나게 된다. 그는 한마디만 듣고도 말한 사람이 어디 출신인지 알아맞히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음성학자이다. 일라이자는 다음 날 히긴스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가 꽂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상류층의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데……. 쇼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빈민가의 소녀가 교육을 받아 상류층으로 진입하고, 삶이 통째로 뒤바뀌어 버리는 것을 통해 신분 제도의 허위와 영국 사회의 모순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해롤드 핀터, <해롤드 핀터 전집 1>

해롤드 핀터 전집이 국내에 나와 있다(품절된 것도 많지만). 대부분 추천한다. 1권에는 그의 대표작인 <생일파티>와 짧은 시사 풍자극이 실려 있는데, <생일파티>가 꽤 볼만하다. 어느 바닷가 하숙집에 살고 있는 피아니스트 출신의 스탠리는 하숙집 안주인의 지나친 보살핌을 받고 있는데 어느 날 느닷없이 골드버그와 매캔이라는 정체불명의 두 남자가 그를 찾아온다. 그들은 스탠리가 원하지도 않는 친절을 잔뜩 베풀더니 급기야 스탠리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생일잔치를 베풀어 한바탕 소란을 피운다. 그러고는……. 핀터의 작품도 대부분 부조리극이라 쉽지는 않다. 그러나 베케트나 이오네스코의 작품과는 달리 여느 부조리극보다 구체적이며 대사는 일상적인 구어체라 조금 더 쉽게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날카롭고 시적이다.

 

 

유치진 외 <한국 현대희곡선>

유치진 <토막>, 이근삼 <국물 있사옵니다>, 최인훈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이강백 <봄날> 등 한국 희곡의 정수만 담겼다. 일제강점기에서부터 해방전후 혼란한 시대, 전쟁 후 무기력한 시대, 70~80년대 군부독재 시대, 현대의 물질만능, 인간소외시대까지 이 책에 실린 희곡들로 우리나라 변화상을 훑어보는 것도 흥미롭다. 수록 작품들은 하나 같이 우리나라 현대 대표 희곡인지라 역시 잘 썼다, 감탄하게 된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가난에 허덕이거나 가난하지 않더라도 결국 몰락하는 집안과 그 가정을 배경으로 하고 그 집안의 맏이는 거의 아들인데, 이 장남들은 끌려갔거나 유학 갔거나 소식을 알 수 없거나 등등 가족 내에서 사라진 상태이고, 그 어머니들은(또는 가족은) 장남의 부재를 고통으로 여기고 이제나저제나 소식을 들을까 기다린다. 이런 상태가 아니라 장남이 가족과 함께 있더라도 전쟁터에서 돌아와 일자리를 얻지 못한 채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제 구실을 못한다(‘불모지’). 그러다 결국 가족을 파멸로 몰아간다. 고집스럽고 융통성 없는 아버지- 돌아오지 않는 장남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어머니, 또는 제 구실을 못하는 장남을 안쓰러워하는 어머니-그리고 주변인과도 같은 나머지 자식들 등등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집을 태그로 설명하라면 #가난#가족#밑바닥 삶#부재하거나 제 능력을 상실한 장남#가족의 몰락이랄까. 아무튼 안타깝게도 이 책은 절판인데(성범죄자 이윤택의 작품 <오구죽음의 형식> 때문), 독자를 위해서 그의 작품만 빼고 재출간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어느 계단의 이야기>

, 이 긴 페이퍼를 다 읽은 분들을 위한 오늘의 하이라이트. 사실 오늘 이 기나긴 페이퍼는 어쩌면 이 한 작품을 소개하기 위한 잡설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나만 알고 싶지만, 나만 알기에는 매우 아까운 작품이다. 숨겨진 명작이다.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의 무대는 어느 맹인 학교이다. 이곳 학생들은 태어날 때부터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크게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 앞이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졌다면 우울할 법도 한데, 그들은 하나 같이 밝고 명랑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의 면면을 보니 이른바 부잣집 자식들- 그러니까 부르주아 계급에 속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데다가, 주변에는 자기처럼 모두 똑같이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 뿐이니, 장님 나라의 장님이라 자신에게 결핍된 것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알고도 외면한다. 그런데 이 학교에 이그나시오라는 어둠의 자식이 나타나면서 서서히 문제가 일어난다. 작가는 이그나시오를 통해 고통을 알고 느끼고, 응시할 때 비로소 삶의 진실을 마주하고 그럼으로써 진짜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 물리적으로는 볼 수 없지만 정신으로는 눈을 뜬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묵직한 진실을 전한다. “우리 모두는 장님들과 같은 어둠 속에 있고, 그래서 우리는 우리들의 어둠의 장님들이다.”라는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말은 이 작품과 더불어 본다는 것의 의미, 눈 먼 상태의 의미를 곰곰이 되짚어 보게 한다. <어느 계단의 이야기> 또한 인간의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의 진실을 그리고 있다. 작품의 배경은 어느 도시의 허름한 연립주택 계단이다. 모든 사건이 이 계단을 중심으로 벌어진다. 그들이 젊었을 때는 이 허름한 주택의 낡은 계단을 떠나 성공으로 가길 꿈꾸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아등바등 살아보지만 10년 뒤에도 그 계단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어느 계단의 이야기>는 이렇게 자신의 운명을 생각대로 펼쳐나가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하층민의 삶을 한 계단을 중심으로 30년 동안 보여줌으로써 그 시절 스페인의 어두운 현실을 폭로하고 있다.





  이상, 희곡 7번째 마니아 잠자냥이 아룁니다. 더 궁금한 점은 3번째 마니아 폴스타프 님께 문의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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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6-16 13:21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그렇지 않아도 다음번 예약독서 기간에는 프랑스 현대 희곡을 읽을 예정이었답니다.
<첸치 일가>, <테레시아스의 유방>,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우리나라 희곡 <속살>, 일본 희곡 <다락방>, 이 페이퍼에 포함되어 있는....줄 알았던 지만지 <비평가/눈송이의 유언>, ㅋㅋㅋㅋ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 등이 끼어 있습니다.
여기에 오늘 주문할 프랑스 현대 희곡 몇 개가 더 포함되고요.
희곡은 읽어가며 머리 속으로 제 마음대로의 무대를 그릴 수 있어서, 책 읽는 오르가슴이 두 배예요, 두 배!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16 13:25   좋아요 7 | URL
폴스타프 님 희곡 마니아 1위 갑시다. ㅎㅎㅎ 읽지 않고 책 언급만 하는 걸로 1위는 좀 반칙이잖아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일본 희곡 궁금하네요!

독서괭 2021-06-16 14: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아아아 하나도 안 읽었네요. 으 내 보관함 ㅜㅜㅜ

잠자냥 2021-06-16 14:18   좋아요 7 | URL
보관함이 터질까봐 걱정이십니까? 괜찮아요. 보관함의 달인 유부만두 님이 2천권 넘게 담으셨어도 터지지 않는다고 증언해주셨습니다. ㅋㅋㅋㅋ

미미 2021-06-16 14:35   좋아요 6 | URL
3천개 넘어도 거뜬합니당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6-16 19:51   좋아요 3 | URL
우와 저 1200개 정도인데 아주 가벼운 거네요 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6-16 15:1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7번째 마니아가 이 정도라면 3번째 마니아님은 더 대단하시겠네요!!!!!
그동안 오래되고 유명한 희곡 읽느라 올려주신 책들을 아직 한 권도 안읽었어요.
학교때 여러 단과대별로 연극동아리가 있는데 그 단골메뉴가
고도를~~
욕망이라는~~
세일즈맨의~~
밤으로의~~
이런것들이라 낯설지는 않네요
다만 그들의 연기를 보는게 힘들었죠^^
이제 책으로 만나보겠습니다^^

잠자냥 2021-06-16 15:18   좋아요 6 | URL
제가 연극은 싫어합니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웬만한 연기가 아니면 너무 오그라들어서... 그럼에도 희곡은 좋아하는데요, 그 이유는 저 위에 폴스타프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읽는 동안 머릿속으로 자기만의 연극 무대를 꾸며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자, 이제 어설픈 배우들의 무대는 떨쳐버리고 책을 읽으면서 페넬로페님만의 무대를 만들어보세요.

그레이스 2021-06-16 15:46   좋아요 5 | URL
그러게요(페넬로페님 말씀, 3번째 마니아님은 더 대단하시겠다는)
플친님들 희곡 읽기 배워야할 1인입니다.
조금 힘들어 하거든요^^

coolcat329 2021-06-16 17: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카렐 차페크는 책제목이 참 끌리진 않네요. 무슨 도롱뇽인가도 갖고는 있는데 이 책도 구해서 나란히 꽂아둬야겠습니다.
이 중 세 권 읽었고, 일곱 권 갖고 있네요~^^

잠자냥 2021-06-16 18:02   좋아요 6 | URL
무슨 도롱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뒤렌마트 재미나게 읽으셨으면 차페크도 재미나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Falstaff 2021-06-16 21:34   좋아요 2 | URL
도롱뇽은 응답하라 1988의 이동휘가 했던 역할이고요, 희곡이 아니라 소설입니다. 재미난데 읽으시지.... 제목이 <도롱뇽과의 전쟁> 되겠습니다. ^^

다락방 2021-06-16 17:5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저는 희곡은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페이퍼 중에서 두 권은 읽었네요. 셰익스피어는 제가 좀 읽었는데 말입니다. 저는 희곡은 말씀하신 것처럼 머릿속에서 무대를 그리기 때문인지 인물에게 몰입이 좀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소설만큼 재미있게 읽히지가 않아요. 그래도 이 페이퍼 중 몇 권 담아갑니다. 킁킁.

잠자냥 2021-06-16 18:03   좋아요 6 | URL
희곡이 좀 인기가 없긴 하죠. 이상하다고 하는 분들도 많고. ㅎㅎㅎㅎ
전 셰익스피어 다 읽은 사람입니다. 으하하하하. 하지만 그의 작품을 좋아하지는 않음; -_-;;

Falstaff 2021-06-16 21:35   좋아요 2 | URL
흠... 저는 셰익스피어 > 세르반테스 >>>.....>>>>괴테

잠자냥 2021-06-16 22:10   좋아요 2 | URL
폴스타프 님/ 괴테 의문의 1패. 근데 저도 그 세 작가 중엔 괴테 작품이 제일 별로입니다.

새파랑 2021-06-16 18: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맞춤형 추천이라니 너무 좋네요 ^^ 장바구니 터질지라도 일단 담고 보겠습니다 ㅎㅎ 위에서부터가 그래도 추천순위 이겠죠? 곤충극장 아직 사진 않았는데 리뷰 보니 바로 사야겠네요. (이번달은 이제 안살려고 했는데...)
폴스타프님과 잠자냥님은 모든 마니아 순위에 있으신거 같아요. 알라딘 직원인줄 😄

잠자냥 2021-06-16 22:09   좋아요 2 | URL
위에서부터 추천 순위는 아닙니다! ㅎㅎ맨 마지막 작품이 가장 강추 작품입니다!

mini74 2021-06-16 18: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하세요. 툐툐님 좋으시겠어요. 선물대박입니다. 덤으로 저도 묻어갑니다. 두 권 읽었네요 ㅠㅠㅠ 유치진님 ㅠㅠ 교과서에서 뵀던 분. 토막이라길래 연쇄살인마가 나오나 해서 봤다가 ㅠㅠㅠ ㅎㅎ 보물같은 리뷰입니다. *^^*

잠자냥 2021-06-16 22:09   좋아요 4 | URL
근데 정작 툐툐 님은 아직 모르시는 듯. ㅎㅎ 토막 연쇄살인! 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6-16 19:2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읽기만 하고
리뷰는 쓰지 않았던 카렐
차페크의 <도룡뇽 전쟁>
인가가 생각나네요.

끝내주는 페이퍼였습니다.

잠자냥 2021-06-16 22:11   좋아요 2 | URL
아니 왜 그 재미난 작품 리뷰를 패스하셨나요! 매냐 님이 패스하는 리뷰도 있군요!

붕붕툐툐 2021-06-17 1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꺅!!!! 뭐야뭐야 이 선물 뭐야~~🎁
너무 좋다~ 흐엉흐엉~ 저 여기 소개해 주신 거 다 읽을 거예욧!!! 움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님께 사랑과 우정을!!!!🙆
(아, 근데 저는 머리 속으로 떠올리면서 못 읽어서 그런지 연극을 넘나 좋아해용~ 연극 좋아해서 희곡 읽기 시작한 사람~에헷~~)

잠자냥 2021-06-17 12:52   좋아요 1 | URL
뒤렌마트 희곡 재미나게 읽으셨다니 다른 것들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오, 연극 좋아하셔서 희곡 읽기 시작하셨구나. 그럼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2021-06-17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17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17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1-06-17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희곡을 읽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놀라운 데, 저 목록을 보고 이 댓글들을 보면서 다시한번 뜨악하고 맙니다. 리뷰 글은 꼼꼼히 읽었사온데... 그래도,.. 희곡...희곡이라니... (내가 ㄱㅈ라니 버전으로 ㅋㅋㅋ) ㅋㅋㅋ 이 책 환자들아!!!! 버럭!

잠자냥 2021-06-18 09:50   좋아요 1 | URL
(공쟝쟝 컴퓨터 모니터를 보다가 책상에 쓰러진다. 떨리는 손으로 맥주와 담배를 찾아 피우고 마시며 진정한 뒤)
공쟝쟝 : 아니, 이 세상에 희곡을 읽는 인간들이 있단 말이오? 그 기이한 것을?!
잠자냥 : 희곡의 참 맛을 아직 알지 못하는 그대를 내 한 번 이끌어 보겠소. 무엇보다 희곡은 금방 읽기 때문에 읽은 책 권 수 늘리기에 아주 좋다는 걸 아직 모르는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희곡 버전 댓글이오.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6-18 20:40   좋아요 1 | URL
그대의 이끌림에 내일은 나도 모르게… 유진 오닐… 이름이 이쁘오…

syo 2021-06-18 19: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내가 지금 뭘 읽은거지..... 이거 사람이 쓴 페이퍼가 아닌 것 같은데 ㅋㅋㅋㅋ
입 딱 벌리고😮 읽어나가다가, 마니아 1위 로쟈님 얼굴 가려주신 센스에 🙊 이렇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잠자냥 2021-06-18 19:3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그분도 남의 패이퍼에 얼굴 올라오고 싶진 않을 거 같아서욬ㅋㅋㅋㅋㅋ

박인철 2021-06-23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끝줄 소년 영화로 봤습니다. 오늘 대학로 젊은 연극제 공연작이던데..예매를 하도 복잡하게 해 놔서리 포기. 좋은 추천 땜시 성큼 다시 희곡에 관심 갑니다. 소설의 지시문 너무 귀찮아요. 저는 희곡에 한표. 소설 빨리 읽는 법-희곡처럼 대사글만 읽어나갑니다. ㅋㅋ

잠자냥 2021-06-23 14:15   좋아요 0 | URL
오종의 <인 더 하우스>를 보셨나보군요? 저도 그 영화는 재미나게 봤습니다. 요즘 대학로에서 <맨 끝줄 소년> 연극으로 하는가 보군요. 그래서 이 희곡이 뜻밖에도 한국에서 좀 팔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ㅎㅎㅎ 희곡의 장점을 제대로 아시네요. ㅋㅋㅋㅋ 소설에 비하면 정말 빨리 읽을 수 있지요. ㅎㅎㅎㅎ

유부만두 2021-06-24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제 이렇게 멋진 페이퍼를 올리셨어요? (너무 오래 앓았어요. ㅜ ㅜ )
영웅서사엔 저승에 들른다더니 그 기분이 드는 요즈음 (...네????? ..... 잘못했습니다) 이에요. 유월엔 실은 두 번이나 앓았거든요. 제겐 시간이 뭉텅이로 날아가 버렸어요.
 
오늘의 요리 24



제프리 유제디니스, <불평꾼들>
출간 전부터 알림 설정해 놓고 기다렸던 책. 2003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소설집으로, 그가 30여 년간 《뉴요커》 《게티스버그 리뷰》 등에 발표한 단편과 미공개 단편들 중 10편을 골라 엮었다.




브리스 디제이 팬케이크, <브리스 디제이 팬케이크 소설집>
브리스 디제이 팬케이크 사후 4년 뒤인 1983년 출간된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책, 생전 매체들을 통해 발표했던 여섯 편과 미발표된 여섯 편의 단편소설을 모음. 그의 선생이자 동료였던 제임스 앨런 맥퍼슨이 엮었다고. ‘섬과달’ 출판사 팀 오브라이언 등 새로운 작가 소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서 주목하고 있다.




앨런 홀링허스트, <수영장 도서관>
2004년 부커상을 수상작 <아름다움의 선>으로 알려진 앨런 홀링허스트의 데뷔작. 에이즈 유행과 맞물려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극도로 악화되었던 대처 수상 집권 말기인 1988년에 출간된 작품. 영국에서 처음으로 남성 동성애자들의 적나라한 성애와 생활을 주류 문학계 안으로 끌어오며 일대 센세이션을 낳았다고. 이 작가 책 읽기 수월하지는 않은데, 계속 읽게 될 것 같기는 하다.
    



구묘진, <몽마르트르 유서>
대만의 전설적인 천재 소설가라 불리는 구묘진의 마지막 장편 소설로, 작가가 스스로 생을 내려놓기 직전 세상에 남긴 강렬하고 매혹적인 서간체 퀴어 문학이다. 타이완 LGBTQ 문학의 최고작으로 꼽힌다고. 몇 장 펼쳐 읽었는데, 너무 절절한, 피로 쓴 기록 같아서 심정적으로 조금 힘들어져서 잠시 내려놓음.




김명순 외, <근대여성작가선>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여성 작가 5인의 주요 작품을 모은 것으로 김명순, 나혜석, 김일엽, 이선희, 임순득의 작품을 담고 있다. 남성 중심 체제 속의 어머니이거나 아내라는 자리에서 벗어나 독자성을 가진 개인이고자 했던 일제강점기 신여성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담고 있다.
    



요시야 노부코, <물망초>
근대 자본주의에서 군국주의로 접어드는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사춘기 소녀들만의 특별한 연대감을 서정적으로 그려 낸 이 작품은 소녀 소설의 대가로 평가받는 요시야 노부코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소녀들 간의 로맨틱한 관계, 우정, 질투와 번민 등을 섬세하게 그리면서도 당시 여성이 겪어야 했던 억압과 사회적 편견 또한 잘 드러내고 있다. ‘마키코’ 아버지 너무나 빡침.... -_-  크리스타 빈슬로 <제복의 소녀>와 비교하면서 읽어도 흥미롭다.
    



윌리엄 트레버, <펠리시아의 여정>
이 작품 장르가 알라딘에서 ‘액션/스릴러소설’로 분류되고 있다. 액션은 없지만 스릴러적 요소는 다분하다. 한 번 책장을 펼치면 끝까지 읽게 되는 마력의 소설. 이미 다 읽고 내 책장 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 코너에 살포시 자리 잡음.



피에르 루이스, <욕망의 모호한 대상>
간결한 문체로 정열의 노예가 된 한 남자와 그를 지배하는 어린 소녀를 등장시켜 관능의 극적인 측면을 드러낸 피에르 루이스의 소설집. 루이스 브뉘엘, <욕망의 모호한 대상>의 원작이라 기대하고 읽었으나 영화가 더 좋았다.... 읽고 팔아서 책 사진에서는 빠짐.




조앤 디디온, <베들레헴을 향해 웅크리다>
영미권에서 ‘통찰력 있는 에세이스트’를 넘어 신화가 된 조앤 디디온. 1968년 출간된 <베들레헴을 향해 웅크리다>는 그가 취재한 기사와 에세이를 엮은 첫 논픽션으로, “지난 60년간을 통틀어 가장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에세이 선집”이자 소설처럼 읽히는 뉴저널리즘의 고전으로 꼽힌다.



중고로



제임스 볼드윈, <빌 스트리트가 말할 수 있다면>
1970년대 미국, 인종 차별로 인한 고통과 분노가 깔려 있는 시간과 공간을 배경으로, 폭력적이고 차별적이고 부당한 처벌을 받는 한 연인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 영화 <문라이트>의 원작 소설이라 기대.



토니 모리슨, <술라>
<보이지 않는 잉크> 읽고 관심이 생긴 작품. 이로써 토니 모리슨 작품은 웬만한 건 다 사둔 것 같은데, 이제 읽지... 좀?



나카지마 아쓰시, <나카지마 아쓰시 작품집>
2016년에 나온 문예출판사 <산월기> 읽고 반한 작가 나카지마 아쓰시. 이 책에는 33세의 나이로 요절한 일본의 천재 작가 나카지마 아쓰시의 작품 가운데 ‘산월기’ 한 편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중단편 10편이 실려 있다.




<생각하고 저항하는 이를 위하여- 리영희 선집>
오랜만에 리영희 글을 읽고자 샀다. 사실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를 읽다가 리영희 글을 읽고 싶어졌다. 그 책에서는 리영희의 <대화>를 언급하고 있었는데, <대화>는 전에 읽었기에 이 선집을 골랐다. 리영희가 생전에 출간한 저서와 번역서 등 총 20여권, 7,500여 면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에 담긴 350여 편의 글들 가운데 22편의 ‘대표작’을 엄선해 수록. 중고지만 새 책이 와서 뿌듯(펼쳐보지도 않은 듯).




테네시 윌리엄스, <여름과 연기>
최근에 테네시 윌리엄스 <여름 호텔을 위한 의상 Clothes for a Summer Hotel>이 번역, 출간되었는데, 그 책을 읽기 전(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에 이 책부터 읽어보고자 해서 샀다.




홍은전, <그냥, 사람>
좋다는 평이 많아서 중고로 구입해서 읽음. 몇 번 눈물 콧물 닦았다.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 계기가 되었고, 좋은 글에 대해서도 또 생각해 봄.




    
조리스카를 위스망스, <저 아래>
왠지 새 책 사기엔 복불복일 거 같아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중고로 떠서 기쁘게 구매.




앙리 보스코, <이아생트>
이 책도 왠지 새 책 사기엔 복불복일 거 같아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중고로 떠서 기쁘게 구매2. <이아생트>(1940)는 <반바지 당나귀>(1937), <이아생트의 정원>(1946)과 더불어 3부작을 이룬다. ‘이아생트’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책의 3분의 1이 넘어갈 무렵이라고 하니 왜 복불복일지 가히 짐작이 가시리라.




모옌, <붉은 수수밭>
너무나 유명한 작품(영화로...) 나도 영화로만 봐서 책을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구매.




사라 스트리츠베리, <사랑의 중력>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시험하는 도발적인 사유와 시적이면서도 깨끗한 문체, 행간의 침묵과 단어마다 깃든 섬세한 뉘앙스로 유럽 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이끄는 소설가 사라 스트리츠베리의 대표 장편.




유리 트리포노프, <노인>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1981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거론될 만큼, 20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유리 트리포노프의 유작. 폴스타프 님이 수작이라고 칭찬한 바 있음.




레온 드 빈터, <호프만의 허기>
다부장님이 재미있다고 해서 구매. 일단 제목이 참 허기지다. ㅋㅋㅋ




알라딘 개미지옥 개미들이 언제나 사랑해마지않는, 환장해마지않는 책 사진---





그리고 나는 지난 주말 <노인>과 <호프만의 허기>를 아니 ‘고메중화짬봉’ 소개해준 두 친애하는 서재 친구 폴스타프 님과 다부장님을 위해 동쪽과 서쪽을 보며 건배를 했다.... 근데 전 일요일에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제의 '고메중화짬뽕'- 새우는 냉동실에 있던 거 투척- 양꼬치와 꿔바로우 찬조출연(feat. 배달의민족)




아차차, 술이 빠졌쥬? 일단 시원한 맥주로 동쪽 보며 건배, 그 후 소주로 갈아타고 서쪽 보며 건배-



이거슨 어쨌든 약속을 지켰다는 페이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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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6-07 14: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 환장헛슈. 근데 술라를 아직 읽기 전 이시라니..? (휴, 살았..?)

잠자냥 2021-06-07 21:21   좋아요 1 | URL
네, 제가 토니 모리슨을 좀 늦게 읽기 시작해서요. ㅎㅎㅎ

mini74 2021-06-07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읽지, 좀? 에서 깊은 공감을 느낍니다 *^^*

잠자냥 2021-06-07 14:5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그쵸? 우리 모두 이제 그만 사고 읽읍시다!! ㅋㅋㅋ

Falstaff 2021-06-07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스망스 중고로 사셨군요!
전 새책 사놓고 바라볼 때마다 한숨 폭폭 쉬고 있습니다. 에구.... 7월이 분명한데, 날 더울 때 저걸 어떻게 읽나 생각만 해도 땀이 비질비질.....

어제, 그니깐 이번 주 일요일 점심 때도 한 봉지 끓여 밥말아 먹었는데요, 울 냉장고 냉동실에 새우라고는 새우젓밖에 없어서 걍 새우가루 추가로 뿌려 먹었습니다. 다 좋은데 양이 좀 적어요. ㅜㅜ 열한 시 반에 밥말아 먹고 다섯 시에 조기 궈서 쐬주, 동쪽만 보고 건배했습니다. 서쪽은 못했습니다. 흑흑... 솔직히 얘기하면 때리기 없기. ㅋㅋㅋㅋ

잠자냥 2021-06-07 15:23   좋아요 1 | URL
위스망스 가을에 읽으세요. ㅋㅋㅋ 여름에 극한피서 하지 마시고. ㅋㅋ

전 여덟봉지 사는 건 포기하고 한 봉지만 사봤습니다. 먹을 만하더라고요. 양이 적죠? 그래서 저는 양꼬치에 꿔바로우까지 ㅋㅋㅋ 솔직하게 이야기하셨으니 한 번만 봐줍니다. 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6-07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 읽은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ㅡㅡ 지옥에 빠지는거 같아요 ㅎㅎ

잠자냥 2021-06-07 15:28   좋아요 1 | URL
새파랑은 이 알라딘 지옥에서 영원히 빠져나갈지 못할지어다~~ 파랑파랑파라랑~!

Falstaff 2021-06-07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앙리 보스코.... 당나귀 읽어봤는데, 그때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 그랬는지, 사차원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건 정말 잠자냥 님 리뷰 기대합니다. 그거 먼저 읽어보고 사든지 말든지 해야지!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07 16:2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폴스타프 님이 읽기 전까지 리뷰 쓰지 말아야지~~ ㅋㅋㅋ

다락방 2021-06-07 15: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머, 새우 실하다 ♡

아름다운 페이퍼입니다. 고메중화짬뽕에 술이 더해진 사진 그리고 책 무더기 사진까지. 아아, 제가 좋아하는 모든게 다 있는 아름다운 페이퍼에요. 저도 책 산 거 페이퍼 써야되는데(왜냐하면 할 말이 있음) 오늘 너무 일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잠자냥 님, 책 열심히 사시고 그래서 이런 페이퍼 자주 써주세요. 꺅 >.<

잠자냥 2021-06-07 16:34   좋아요 1 | URL
새우는 마켓컬리 손질 생새우살 (냉동 1kg) 입니다.. 양도 많고 실합니다. ㅋㅋ
다부장님 마음에 드셨다니 기쁩니다. 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6-07 1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 참... 어제 치킨 먹으면서도 안
먹은 맥쥬가 끝 땡기게 맹글어 주시
네요.

<호프만의 허기>는 읽기는 했는데
리뷰가 없더라는.

전 지금 <수영장 도서관> 40% 가량
진도 뺐는데, 아주 재미지네요. <아름
다움의 선>에 비해 거친 느낌이랄까요.

그 다음에는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소설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피에르 루이스 책 읽고 파셨다니...
그 말인즉슨 소장 가치가 없다는 거인
데... 저도 고 스텝대로 가려나 싶네요.

잠자냥 2021-06-07 16:38   좋아요 1 | URL
레샥매냐 님이 어찌 <호프만의 허기>를 읽고 안 남기셨나요? 읽다 보니 허기져서 리뷰 쓰는 걸 깜빡?

<펠리시아이 여정>-<수영장도서관>-<불평꾼들>로 이어지는 레샥매냐의 누구보다 발빠른 신간 리뷰!

피에르 루이스 책 저는 갖고 있고 싶을 만큼 좋지는 않았습니다! 뭐, 책이 얇아서 공간은 많이 차지하지 않지만... 좋은 가격에 되팔 수 있을 때 빨리 읽고 파는 게 나은 것 같아서요.

coolcat329 2021-06-07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짬뽕이 많이 맛있군요!
모르는 책들도 있지만 다 좋은 책 같습니다.

잠자냥 2021-06-07 16:4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맛나더라고요! 언제 한 번 드셔보세요. (책 추천도 모자라 이젠 짬뽕 추천까지...ㅋㅋㅋ)
쿨캣 님은 그중 <노인>과 <수영장 도서관>을 찜하셨군요. 탁월한 선택일 것 같습니다. ㅎㅎ

coolcat329 2021-06-07 23:08   좋아요 0 | URL
사실 붉은 수수밭 저 중고 구하는 중인데 잠자냥님 구하셨네요~~😅

잠자냥 2021-06-08 09:26   좋아요 1 | URL
아니, 그랬단 말입니까?! 제가 양보할 걸 그랬습니다! 전 도서관에 있기는 있는데 왠지 사고 싶어서 그만 ㅋ

coolcat329 2021-06-08 11:26   좋아요 1 | URL
앗,아니에요~~😚저야 사봤자 바로 안읽을게 뻔한데 사서 바로 읽으시는 잠자냥님에게 가는게 맞지요. 🤭

단발머리 2021-06-07 17: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살 여유는 없는데 고메중화짬뽕 살 여유는 있어요. 한 3-4년 뒤에 <펠리시아의 여정> 읽고 막 침 튀기면서 세상에~~ 이런 소설 안 읽은 사람도 읽나!! 하지 않으려면 잊기 전에 얼른 구매해야 할 텐데요.
책사진 짬뽕사진 맥주사진 모두 아름답습니다. 뭐, 완전체라 할 수 있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07 18:0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책보다 고메중화짬뽕 살 여유! 지지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완전체 페이퍼라 칭하시니 그저 황송하옵니다!

독서괭 2021-06-08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배고파요.. 아침을 제대로 못 먹었더니.. 고메중화짬뽕이라구요? 주문해서 주말에 먹어봐야겠습니다.ㅋㅋ
어마어마한 책탑이네요. 제가 소설은 잡고 쭉 읽는 걸 좋아해서 출산 후부터는 잘 안 읽고 있는데 잠자냥님이 소설 욕구 자꾸 자극하신다는..

잠자냥 2021-06-08 10:52   좋아요 1 | URL
네, 전 마트에서 샀는데, 보니까 쿠팡 같은 데서 더 싸더라고요. 근데 전 로켓프레시 사용하기 싫어서 걍 마트에서 샀습니다.
소설 한 번 읽어봐~ ㅋㅋㅋ 제 동생도 출산후에는 소설책 찔끔찔끔 읽는 거 무척 답답해 하더라고요. 그런 와중에 <나는 고백한다> 애 잘 때 몰래몰래 읽는데 진도 팍팍 못 나가서 답답해 하더라고요. ㅎㅎㅎ 아무튼 조만간 다시 또 소설에 빠지세요~ 아이는 자라니까요!

독서괭 2021-06-08 11:16   좋아요 1 | URL
네 그러니까 잠자냥님 때문(?)덕분(?)에 저도 나는고백한다를 주문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흑흑
 

윌리엄 트레버를 처음 만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어언 6년 전인 2015년이다. 현대문학 단편선 <윌리엄 트레버 - 그 시절의 연인들>이 출간되면서 처음 만났다. 그 한 책으로 나는 그에게 완전히 반했다. 그리고 그 후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그의 작품은 모두 읽었다. 그러나 평생 그가 쓴 무수한 작품에 비하면, 내가 읽은 것은 극히 일부에 속한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트레버의 더 많은 작품들이 번역되길 바라본다. 내가 이렇게 윌리엄 트레버의 작품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그의 작품을 읽노라면 차분해지고 마음 한편에서 아련하게 무언가가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그 느낌이 좋아서 내내 그의 작품을 읽는 것 같다.

단편 소설의 거장으로 칭송받는 윌리엄 트레버는 단편소설을 “누군가의 삶 혹은 인간관계를 슬쩍 들여다보는 눈길”이라고 정의했다. 그가 바라보는 누군가의 삶, 혹은 인간관계는 애잔하면서도 따뜻하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주로 가난하거나 병든 사람, 노인, 결혼하지 않은 중년 여인 또는 독신 남자 등 고독하거나 외롭고 어딘가 슬퍼 보이는 이들의 삶에 머무른다. 트레버는 그들을 연민을 잃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렇기에 작품 하나하나마다 여운이 오래 남는다. 공감이 되고, 큰 위로가 된다.

윌리엄 트레버가 빚어내는 인물들은 대부분 평범한 일상을 사는, 특별할 것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일을 계기로 삶은 그 일 이전과 그 이후로 구분될 만큼 크게 또는 조금이라도 변하고 만다. 곁에서 그 일이 무엇인지 지켜보는 사람이 없더라도 그 일을 겪은 당사자에게는 ‘무언가’ 커다란 지진과도 같은 파열이 일어난다. 평범하지만 악하지 않은, 보통 정도의 양심이나 죄책감을 가진 그들은 그 어떤 일을 겪고 난 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 그리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삶을 트레버는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연민어린 시선으로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하고.

그렇게 그이에게 반해 열심히 읽고 몇 줄이라도 기록을 남기다 보니, ‘윌리엄 트레버’ 마니아 1위에 올랐다. 다른 작가의 마니아 1위가 된 것보다 왠지 기쁘다. 트레버 마니아 1위로서 그간 국내에 출간된 트레버의 작품들을 소개해 본다.



접니다- 윌리엄 트레버 마니아 1위. ㅋㅋ



<펠리시아의 여정>
가장 최신작이면서도 트레버가 이런 작품도 쓸 수 있구나 놀라게 하면서도, 또 말할 수 없이 흥미진진해서 단숨에 읽은 작품. 윌리엄 트레버는 단편의 거장이라고 들었는데, 알고 보니 장편, 단편 가리지 않고 거장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국내에 소개된) 트레버의 작품 중 가장 재미있다. 작품의 제목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문학 에서 집을 떠나 여행길에 오른 주인공은 온갖 고난 끝에 성장해서 집으로 돌아오곤 한다. 펠리시아도 자의반 타의반 집을 떠났고 여러 고난을 맞닥뜨린다. 펠리시아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펠리시아 앞에 놓인 그 길들이 너무 험난하고 위험하며 안타까워 보여서 한숨이 절로 나온다. 트레버는 한 인터뷰에서 “이 책은 선함에 관한 이야기”라 말했다. 때문에 이 작품은 여행길에 오른 펠리시아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그녀를 돕는 선한 사람들의 영향으로 변화하고 성장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인가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줄거리는 독자의 예상과 달리 뜻밖으로 진행되면서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트레버의 작품에서 공포의 감정을 느끼다니, 조금 생소하고 낯선데, 그 공포의 감정마저도 트레버는 어쩜 이렇게 서정적으로 그리는지 놀랍기 짝이 없다. 이 작품에서 펠리시아를 도우려는 손길은 여럿 등장한다. 모두가 선한 마음으로 그녀에게 다가온다. 문제는 그 선함이 과연 펠리시아에게도 선한 것일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분명 이 작품 속에 선함은 존재한다. 그런데 그 선을 마주하기까지 너무나 지난한 악을 만나야 한다. 어쩌면 우리의 삶이 그렇다는 것을 이 거장은 말하고자 했던 것일까. 삶에 존재하는 선은 지극히 드물지만, 반드시 존재하고 바로 그렇기에 삶을 살아갈 희망이 거기에 있다고.



<그 시절의 연인들>
단편집은 보통 한꺼번에 몰아 읽으면 나중에 어떤 작품이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희미해진다. 그럼에도 가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 있다. 윌리엄 트레버의 작품이 그렇다. ‘그 시절의 연인들’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이 작품은 어느 면에서는 안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 떠오른다. 불륜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애잔하면서도 쓸쓸한, 불륜임에도 왠지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게 되는 간절함까지 닮았다. 그리고 그 사랑이 그들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녔을지, 앞으로도 또 어떤 의미일지 짐작할 수 있기에 작품을 다 읽은 뒤에도 그 사랑을 그들이 온전히 마음속에 간직하기를 바라게 된다. ‘산 피에트로의 안개 나무’도 꽤 인상 깊다. 그렇게 슬프거나 사람을 울리는 내용이 아님에도 작품 분위기가 눈시울을 젖게 만든다. 이 두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본다. 삶에서는 뜻하지 않게 불가항력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으로 사람들의 인생은 자기 의지와는 다르게 흘러간다. 이 두 작품에서는 주로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그 사람을 만나기 전과 후의 삶이 조금 달라진다. 그렇지만 ‘그 어떤 사람’과의 인생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 또한 한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다. 자기의 행복을 추구하겠다고 의지를 부릴 수도 있지만 그 또는 그녀에게 주어진 상황이나 여건이 절대로 그런 행복을 허락하지 않기도 하고, 스스로 나약해서 포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 어떤 한 사람’을 만나서 삶이 변하는 그 순간에는 진정으로 행복했고, 즐거웠으며 그로 인해 살아갈 희망을 얻는다. 비록 그 뒤에는 ‘그 어떤 이’와 함께 하는 삶이 쭉 이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의 인생에서 그렇게 아름답게 빛나던 순간이 있었음으로 남은 삶을 또 그럭저럭 살아간다. 인생에서 뜻대로 되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는 것, 그렇기에 잠시나마 그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두 작품은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루시 골트 이야기>
삶에는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자기 뜻과는 달리 불행한 결과를 불러오는 순간이 있다. 이 작품의 ‘루시’ 또한 어린 시절의 그릇된 판단,  맹랑한 실수로 말미암아 상상하지도 못한 일을 불러오게 된다. 그 결과는 그녀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부모는 물론 그 주변인들의 삶까지 달라진다. 처음에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서 책장을 숨 가쁘게 넘긴다. 그러다가 그 일이 일어난 뒤로는 루시의 삶과 그 부모의 삶이 안타까워서, 인생이 어쩌면 이럴까 싶어서 먹먹해진다. 게다가 인간은 몹시 어리석어서 같은 실수는 아닐지언정 비슷한 실수를 또 저지른다. 루시만 하더라도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며 유형지에서의 삶과 비슷하게 살아가지 않아도 됐을 텐데, 끝없이 스스로 형벌을 가한다. 삶에서 길을 잃어버린 것이다. 길을 잃어버린, 방향을 상실한 루시 앞에 우연히도 ‘길을 잃어버린’ 한 사람이 등장한다. 그리고 바로 그 사실, 길을 잃었다는 사실 때문에 그는 루시를 만나게 된다. 이 작품은 인생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의미를 생각해보게끔 한다. 또한 트레버의 많은 작품들이 그렇듯이 이 작품도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쓸쓸한 삶이 조용히 그려진다. 그렇게 잘못된 방향으로 한 번 꺾여버린 인생은 쉽사리 행복한 삶으로, 극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들의 삶이 완전히 불행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길을 잃어버렸을지언정, 그리고 그 길에서 또 다시 자기 삶을 더 어두운 곳으로 이끄는 어리석음을 보일지언정, 결국에는 그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가는 법을, 빛을 찾는 법을 인간은 스스로 알아낼 수 있는 존재임을 <루시 골트 이야기>는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전한다. 그 감동은 책을 덮고도 오래도록 남는다.



<그의 옛 연인>
원제는 <Cheating at Canasta>이다. 이 책에도 「속임수 커내스터」라는 단편이 실려 있다. 속임수가 있는 카드놀이. 어쩌면 인생이 그렇지 않을까? 부부나 연인처럼 상대를 속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을 속이기도 한다. 부끄러움이나 수치감을 잊고, 아니 잊어야만 하는 남자는 스스로 양심을 속인 채 남을 협박하여 살아가며(「아일랜드의 남자들」), 십대 소녀 ‘애슬링’은 또래 소년이 맞아 죽는 광경을 보고도 모른 척 해야만 앞으로 살아갈 수 있다(「객기」), 엄마를 잃은 딸의 빈자리를 다른 여자로 채워주어야지만 가족이 다시 화목할 것이라는 아빠의 믿음(「아이들」)은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 딸은 엄마를 잊을까봐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데 말이다. 자식들을 생각하느라 죽음을 앞둔 남편에게 끝내 진실을 말하지 못한 어느 노부인(「올리브힐에서」)은 결국 그 죄책감으로 인해 남은 생이 평화롭지는 않다. 이렇듯 윌리엄 트레버의 <그의 옛 연인>에는 크든 작든 양심을 속이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수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그런데 그 인물들을 바라보는 트레버의 시선은 그들을 단죄하는 재판관의 눈길이기보다는 이해와 연민으로 가득한 ‘인간의 눈빛’이다. 그들의 고통을 지켜보노라면 이런 생각이 든다. 누구나 삶과의 카드게임에서 이 정도 속임수는 쓰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속임수조차 쉽게 잊어버리거나 자신을 합리화하는 데 급급하지 않은가. 그러나 트레버가 빚어낸 인물들은 적어도 자기 자신의 양심의 소리, 죄책감에 귀를 기울일 줄 안다. 그리고 그로 인해 흔들리고, 대부분 스스로 유폐한 삶을 살아간다. 그렇기에 그들의 삶을 지켜보노라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쓸쓸한 여운이 오래도록 가시지 않는다.



<여름의 끝>
처음엔 그저 흔한 사랑이야기려니 했다. 그런데 천천히 문장을 음미하고 문장이 만들어낸 분위기에 젖어들다 보면 어느 순간 먹먹해져온다. 그러다 ‘아, 아름답다!’ 하고 감탄하게 된다. 우리 모두에겐 인생의 ‘여름’이 있었고 그 여름엔 끝이 있기 마련이다. 이 작품은 여름의 뜨거움과 여름이 사라진 뒤의 서늘함을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인생의 여름이라면 무엇일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청춘 시절의 뜨거운 사랑, 아니 꼭 청춘이 아니더라도 뜨거운 사랑을 떠올리리라. <여름의 끝> 또한 작은 시골 마을에서 피어난 젊은 남녀의 사랑을 그린다. 그런데 이 사랑은 끝이 너무 뻔하다. 물론 대부분의 사랑도 끝이 있기 마련이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오듯이. 1950년대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 한 장례식에서 엘리는 옆 마을에서 온 청년 플로리언을 처음 만나고 곧 그를 사랑하게 된다. 첫사랑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녀에게는 남편이 있다. 게다가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자상한 남편은 끔찍한 실수로 전처와 아이를 죽게 하고 고통 속에 살아온 사람이다. 엘리는 자신과 결혼한 것을 행운이라고 말하는 남편과 그녀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는 첫사랑 사이에서 흔들린다. 그리고 마을의 어떤 인물들은  뜻밖의 형태로 엘리의 사랑과 선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끝이 보이는 사랑은 하나같이 슬프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결별로 가는 와중에도 감정에 파묻히지 않고 담담히, 아련하게 걸어간다. 그리고 그 기억은, 추억은 인생의 한 부분으로 남을 것임을, 엘리도, 독자들도 알 것이다. 잊힐지언정 그 찬란한 기억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트레버가 81세에 발표한 이 장편은 노년의 작가가 썼다고 믿을 수 없을 만큼 그 눈부신 사랑의 기억을 아련하게 담아내고 있다.



<비 온 뒤>
언젠가는 잊히고 흩어져버릴 것들에 대한 따스하면서도 애잔한 시선이 일품이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깊은 가을인 11월쯤 읽으면 한결 더 다가올 듯하다. 트레버가 67세에 펴낸 소설집으로 작품 속 인물들이 처한 수많은 곤란한 상황과 그때 그들 행위의 옳고 그름을 작가 자신이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독자에게 넘긴다. 거기에는 뜻하지 않은 계기로 시험받는 두 친구의 우정이 있으며(「우정」), 저마다 불륜을 저지르고 결합한 재혼부부의 두 아이들의 성장이 그려지기도 한다(「아이의 놀이」). 또 맹인 조율사의 사별한 아내를 질투하는 현재 아내의 고통이 그려지기도 하며(「조율사의 아내들」), 하나뿐인 아들이 혹시 사이코패스 살인마는 아닐까 의심하는 어머니의 고통이(「길버트의 어머니」) 그려지기도 한다. 나에게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그저 누군가의 불행으로만 생각했던 사건을 직접 겪게 되는 부부의 고통도(「데이미언과 결혼하기」) 있고, 게이 아들의 생일을 맞은 부부의 이야기가(「티머시의 생일」) 담담히 그려지기도 한다. 비가 내리고 나면 서늘해지거나 공기가 맑아지거나 어쨌든 날씨는 비가 오기 전과는 조금 변한다. 이 책은 사람들의 그런 삶을 담담히, 서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다만 국내 출간된 트레버 작품들 가운데 이 책은 번역 문장이 많이 이상해서 읽다 보면 여러 번 걸리적 거린다. 나는 웬만하면 번역 지적 잘 안하는데, 이 책은 그런 생각을 지울 길이 없었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독자들도 그렇게 많이 말하는 걸 보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긴 하다. 정영목 번역이라고 무조건 믿을 수는 없다..... 트레버의 단편집을 읽겠다면 이 책보다는 현대문학 단편선과 <그의 옛 여인>을 추천한다.


아무튼
단편집은 <그 시절의 연인들>- <그의 옛 여인>- <비 온 뒤> 순으로 좋았고,

장편은 <펠리시아의 여정>- <루시골트 이야기>- <여름의 끝> 순으로 좋았다.

재미는 일단 단연코 <펠리시아의 여정>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증거사진- <여름의 끝>은 현재 동생집에 출타 중..... 찬조 출연, 로제 그르니에, 파트릭 모디아노. 사실 평소 이렇게 꽂아두진 않는다. 트레버 현대문학 단편선은 현대문학 단편선 코너에, <펠리시아의 여정>은 문학동네 세계문학 전집 코너에 꽂아두는데 촬영을 위해 모여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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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6-02 10: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현대문학 트레버 단편도 반 읽다 중지 상태인데, 저는 <로맨스 무도장>이 가슴이 시려 두 번 읽었어요. 반 읽은 소감은 쓸쓸하고, 여운이 오래 남는다는 거에요. 이 단편 읽다가 너무 좋아서 그의 책 여름의 끝, 루시골트도 사놓고 지금 펠리시아도 기다리고 있지만 중요한건 좋기만 할 뿐 읽지는 않았다는... ㅠ
잠자냥님 페이퍼가 자극을 줍니다!

잠자냥 2021-06-02 10:42   좋아요 0 | URL
ㅋㅋㅋ 로맨스 무도장 기억나요! 아주 오래 전에 읽었는데도 기억나는 거 보면 대단한 작가입니다. <루시 골트>랑 <펠리시아>는 재미나서 술술 금방 읽으실 거예요!

Falstaff 2021-06-02 1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한테도 작가의 이름만 딱 보고 무조건 소장용 책 사는 몇 안 되는 작가 가운데 한 명입니다. 여든, 그니깐 80세가 넘어서도 가슴이 서늘한 글을 쓸 수 있는 작가가 세상에 몇이나 있었는지 참. 이게 다 아일랜드 물이 좋아서 그런가봐요. ㅋㅋㅋ

coolcat329 2021-06-02 10:29   좋아요 3 | URL
하하하 물이 중요하죠!

잠자냥 2021-06-02 10:4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윌리엄 트레버는 그냥 나오면 사는 겁니다. 이 노인, 어쩜 그 나이에도 그리 절절하게 섬세하게 썼는지... ㅠ _ㅠ 오늘은 기네스입니다. (응?)

새파랑 2021-06-02 10: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잠자냥님 ㅋ 저번에 E.M.포스터도 그렇고, 월리엄 트레버도 그렇고 이런 책 추천과 순서까지 정해주시면 저같은 사람들은 웁니다 ㅜㅜ (기쁨과 슬픔이 같이 오는..)

Falstaff 2021-06-02 10:32   좋아요 4 | URL
아, 트레버는 무반주 바이올린이예요. 크...... (제가 한 말이라도 참 찰지게 했습니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1-06-02 10:45   좋아요 2 | URL
이런 페이퍼 쓰다 보면 저도 즐겁습니다. 이렇게 애정하는 작가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고, 그의 작품도 나오는 족족 볼 수 있다는 것도 기쁜 일이고...
폴스타프 님 말씀처럼 무반주 바이올린 세계에 언능 빠져보세요~

페넬로페 2021-06-02 1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새파랑님처럼 우는데 슬픔이 더한것 같아요 ㅠㅠ
포스터와 트레비중 누구를 먼저 선택해야할지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잠자냥 2021-06-02 10:44   좋아요 4 | URL
트레비는 탄산수 이름이고요. ㅋㅋㅋㅋㅋ
저라면 트레버부터 추천합니다.
포스터는 사실 요즘 읽으면 약간 오래된 느낌도 들거든요.

페넬로페 2021-06-02 10:46   좋아요 2 | URL
ㅎㅎ~~
넵^^
트레버작가의 책을 먼저 읽는걸로^^

바람돌이 2021-06-02 1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윌리엄 트레버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마니아 1위의 추천은 절대 무시할 수 없죠. 거기다 이 작가 왠지 제 취향일 것 같은 느낌이 물씬 듭니다. ^^

잠자냥 2021-06-02 11:10   좋아요 1 | URL
오~ 트레버는 꼭 읽어보세요. 일단 이번에 나온 <펠리시아의 여정>부터!

모나리자 2021-06-02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위는 참 좋은 거죠?ㅎㅎ 멋지네요!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 소설 정의도 멋지네요. 짧은 호흡으로 읽기에 매력있는 문학이죠.
6월도 화이팅입니다~^^

잠자냥 2021-06-02 11:49   좋아요 1 | URL
ㅎㅎㅎ 좋아하는 작가의 1위라서 기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 ㅎㅎ
네~ 6월도 열심히 읽고 써요~!

다락방 2021-06-02 12: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니아 1위면 이런 고급페이퍼 써야하는 겁니까? 그게 의무인겁니까? 의무였으면 좋겠네요 ㅋㅋㅋ 다른 사람들도 이런 양질의 페이퍼를 써서 작가 좀 소개하게요.

혹시 이러다 내가 1위인 작가 있는거 아니야? 싶어서 지금 검색해보니 제가 잘 모르는 작가 몇에 대해 1위여서 패쓰하고, 아니, 제가 마니아1위인 작가 중에 이디스 워튼이 있네요? 하하하하. 그리고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다니엘 글라타우어, 이승우, 줌파 라히리..다 제가 1위인데, 이 작가들에 대해서는 너무 그동안 많이 썼기 때문에 더 안써도 되겠어요. 하하하하하.

저 윌리엄 트레버 되게 익숙한 이름이다..라고만 생각했는데(어제 잠자냥 님 리뷰에서요) 오늘 이 페이퍼 보니까 제가 이 중에서 두 권이나 읽었네요. 하하하하. 두 권 다 현재 가지고 있진 않지만요.

잠자냥 2021-06-02 13:21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의무가 되면 다부장님의 잭 리처 페이퍼 같은 재미난 페이퍼가 나올 수 없기에 ㅋㅋㅋㅋㅋㅋ
작가 말고 작품으로 했을 때 다부장님 잭 리처 마니아 1위 아니에요? ㅋㅋㅋ
오, 이디스 워튼 저는 마니아 3위더라고요. 우리 사이에 누가!!??

윌리엄 트레버 이번에 나온 <펠리시아의 여정> 좋아요. 다부장님이 읽으시면 할 말 많으실 것 같습니다. ㅎㅎ

공쟝쟝 2021-06-03 14:34   좋아요 1 | URL
우아.... 저 이 글 읽고 이 댓글 읽고 뒤져봤는 데...
정희진 5위인 주제에..... 최은영 7위인 주제에... 나댔다... ....
그런데 왜 박상영이 2위일까... (상영아 미안... 너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 10위안에 안들어....ㅜㅜㅜㅜㅜ)
다행히 1위는 없네요. 뭐든 1위 되면 고급 페이퍼 써야지~~~~

다락방 2021-06-02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증거사진 언제나처럼 좋아요 💕👍🏻

잠자냥 2021-06-02 13:22   좋아요 1 | URL
사진 찍으려고 몇 년 만에 다시 들춰보게 되기도 하네요. ㅎㅎ

윤밤 2021-06-02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펠리시아의 여정>이 첫 책이었는데 너무 좋았어서,
잠자냥님이 소개해주신 트레버 다른 책도 장바구니에 담아봅니다ㅎㅎ

잠자냥 2021-06-02 14:14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저는 <펠리시아의 여정> 다 읽고 앗싸! 내가 1등으로 100자평 남겨야지 하고 들어갔더니, 윤밤 님이 벌써 달아놓으셔서 깜짝 놀랐더랍니다. 그 100자평에도 공감했고요. 이제 트레버의 책을 만나신다니 부럽습니다. 읽을 책이 여럿이잖아요. ㅎㅎ 무엇을 읽으시든 재미나게 읽으시고 감동도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케이 2021-06-02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로맨스 무도장> 떠오르네요. 너무 좋았거든요..주인공의 쓸쓸한 삶에 가슴 아렸던 기억이 나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1박 2일 머물렀는데 수도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시골 같더라고요. 제가 횡단보도 앞에서 실수로 프린트한 지도를 다 떨궈서 바람에 지도가 다 흩날려 갔는데 길에 서있던 더블린 사람들이 발벗고 나서서 다 주워줬어요. 쓸데없는 말 안걸고 지도만 넘겨줘서 (평소 낯선이가 사교성 있게 말걸거나 인사하는 거 싫어함 ㅋㅋ) 여기 사람들 나랑 잘 맞는다 생각했어요. 돌아오는 날 빨간 머리 청년한테 공항가는 버스 어디서 타냐 물어보니 긴말 안하고 자기 따라오라면서 앞장서서 데려다 줄 때도 저한테 말을 한마디도 안걸어 좋았어요.ㅋㅋ 런던 사람들이랑 다르게 동양인이어도 당연히 영어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안하는 거 같더라고요. 트리니티 칼리지도 고즈넉하니 좋았고요. 또 가고 싶다.ㅜㅜ 아일랜드 여행 전 아일랜드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아일랜드 정부는 영국 식민지 시절 자연스레 잊혀진 게일어를 어떻게든 다시 사용하고자 애쓰는데, 자기네 나라에 워낙 잘난 영문작가가 많고 또 현재도 계속 나오는 중이라 영어를 아예 버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가보니 게일어 병용표기를 하긴 하는데 아무도 게일어로 말하지 않았어요. 오늘도 잡소리가 길었어요. 애 둘다 잘 때 청국장에 밥비벼 먹으며 잘 읽고 갑니다~~항상 응원합니다!

잠자냥 2021-06-02 15:33   좋아요 1 | URL
케이 님 스토리 완전 <케이의 여정> 이네요. ㅎㅎㅎㅎㅎ
쌍둥이 잘 때 <펠리시아의 여정> 꼭 읽어보세요. 아마 밤새우실지도 몰라요-

단발머리 2021-06-02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을 대프니 듀 모리에의 그 잠자냥님인줄 알았던 내가 바보였죠. 나쓰메 소세키 지나 윌리엄 트래버까지 왔습니다.
이제 어디로 가시렵니까, 잠자냥님!! 알라딘 이웃들에게 트래버 안겨주고 이제 도대체 어디로 가시나이까?

잠자냥 2021-06-02 21:27   좋아요 0 | URL
제가 사실 대프니 듀 모리에는 마니아 2위일 뿐입니다. 1위인 작가가 좀 더 있어서 다음은 어디로 갈지 그것은 저도 몰라용~
 

루이스 브뉘엘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욕망의 모호한 대상>(1977)은 그의 마지막 영화로 십여 년 전인가 이제는 사라진 극장 하이퍼텍 나다에서 처음 봤다. 그 이후로도 이 영화는 몇 번 다시 봤는데, 볼수록 참 대단한 영화이다. 그 영화의 원작이 바로 피에르 루이스의 <욕망의 모호한 대상>으로 최근 발간되었다. 영화를 워낙 좋아했고, 영화에서 채워지지 않은 궁금증이 있어 나오자마자 책을 사봤다. 원작을 읽고 나서도 루이스 브뉘엘, 이 감독 참 대단하구나, 천재가 틀림없어 하는 생각이 든다.

 

<욕망의 모호한 대상>은 짧은 소설이다. 한 여인에게 광적으로 집착하는 중년 남자와 그를 가지고 놀면서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의 여주인공 콘챠는 팜파탈의 원형과도 같은 인물이다. 그녀가 하는 짓을 지켜보노라면 나마저도 환장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미모는 어찌나 빼어난지 한번 스쳐가듯 보기만 해도 다들 그녀에게 홀딱 반해 정신을 놓고 만다. 이 작품의 앙드레 스테브놀또한 그런 남자로 세비야의 카니발에서 이 미모의 안달루시아 여인을 우연히 보게 된 그는 어찌어찌 성공해서 그녀와 다시 만날 약속을 얻어내고야 만다.

 

이 아름다운 여인을 알기 전까지 앙드레의 삶은 무료하기 짝이 없었다. 아무런 목표도 생각도 없이 혼자, 그저 산책만이 유일한 낙이었는데 그녀와 만나기로 한 아침은 바야흐로 다른 하루가 되리란 기대로 벅차 있다. 그러면서 그는 생각한다. ‘거절이나 무시 혹은 속절없는 기다림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우리가 갈망한다면 여인들은 자신을 내어준다. 왜 안 그러겠는가?’(27) 하고. 그런데 정말 그녀, 콘챠는 앙드레의 바람대로 갈망하면 자신을 내어주는그런 여인일까? 앙드레와 콘챠의 이야기인가 싶은데, 그런 앙드레 앞에 돈 마테오가 나타나 콘챠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면서 이야기 속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마테오는 앙드레에게 자신의 이야기, 콘챠와 있었던 지독하리만치 끔찍한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거의 1년이 넘도록 정열의 노예이자 꼭두각시로 살아온 그 삶을.


한마디로 말하면 그녀는 정직한 여자입니다. 네다섯 명 이상의 연인은 두지 않죠. 우리 시대에 이것은 일종의 정숙함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선생, 그녀는 위험해요. 세상에서 가장 나쁜 여자란 말이오. 나는 그녀가 죽는 날 신이 그녀를 용서하지 않으리란 기대를 품고 그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37)

 

세상에서 가장 나쁜 여자, 그녀가 죽는 날 신이 그 여자를 용서하지 않으리란 기대를 품고 그로써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는 존재. 그 여자가 바로 콘챠이다, 마테오는 어떤 일을 겪었기에 그토록 그녀를 증오하게 되었을까? 마테오 또한 앙드레가 그러했듯 콘챠의 미모에 반해 정열의 노예가 된다. 부유한 신사인 마테오에 비해 콘챠는 공장 노동자로 일하면서 어머니와 단 둘이 근근이 살아간다. 그런데 자신의 미모가 주는 혜택은 잘 알고 있어 이를 이용해 마테오를 노예처럼 부리며 자기 잇속을 챙겨나간다. 마테오는 이제나저제나 콘챠의 마음...(아니 ’)을 소유할 기회만 노린다. 이렇게만 하면 이 여자의 몸을 차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거의 다 됐다 싶을 때면 콘챠는 이런저런 구실을 들어 그 결정적 순간을 다음으로 계속 미루기만 한다. 마테오는 화도 내보고 애걸복걸도 하고 다시는 안 볼 것처럼 돌아서기도 하지만 콘챠의 예언대로 곧 다시 그녀 앞에 나타나 노예처럼 무릎을 꿇는다. 마테오는 과연 콘챠를 완벽하게 소유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얼핏 보면 팜파탈 여자와 그 여자에게 농락당하는 어리석은 부르주아 남자의 이야기로만 읽히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끝없이 욕망해도 그 대상에 도저히 가닿을 수 없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욕망의 모호한 실체에 중점을 두면서 작품의 결을 조금 색다르게 빚어내고 있다. 특히 루이스 브뉘엘 감독은 그 욕망의 모호한 실체에 집중해 영화화함으로써 원작을 뛰어넘는 한편의 잊을 수 없는 명작을 만들어냈다.

 

콘챠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의 삶도, 생활방식도 모두 다 말이죠. 그런데도 나는 그녀와 나 사이에 하나의 벽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79)


실제로 콘챠는 마테오에게 자기 생활을 속이지 않는다. 지나치게 적나라하게 드러내서 오히려 상대를 괴롭힌다. 그럼에도 마테오는 그녀와 자기 사이에 아주 높은 벽이 있음을 실감한다. 만일 마테오가 그토록 간절하게 바라는 일, 그러니까 그녀의 내부(몸 안)로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 벽이 과연 사라질까? 그렇지 않으리란 것을 독자는 당연히 알고 있으며, 마테오 그 자신도 알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마테오는 그가 바라는 방식으로 콘챠를 소유하게 되더라도 절대로 그녀를 완벽하게 자기 사람으로 삼을 수 없음을 알고 좌절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비단 마테오만 그러할까. 누군가를 사랑하고 욕망하는 세상의 모든 인간들에게 그 욕망의 대상은 너무나 멀고 흐릿하며, 모호하기만 하다. 잘 안다고 생각한 그 대상이 어느 날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깜짝 놀라는 일은 얼마나 많은가. 애초에 욕망의 대상은 내 욕망의 투사일 뿐, 그 대상의 실체는 아니지 않은가.

 

루이스 브뉘엘 그런 욕망의 모호한대상을 기발한 방법으로 표현한다. ‘콘챠역할을 두 명의 다른 배우에게 맡긴 것이다. 영화 속 콘치타역할은 프랑스 배우 캐롤 부케와 스페인 배우 안젤라 몰리나가 각각 연기한다. 영화는 원작을 살짝 각색해서 중년의 사업가 마티유가 자신의 집에 새로 온 하녀 콘치타에게 홀딱 반해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별별 짓을 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마는 내용인데, 이 영화의 가장 재미난 점은 21역의 묘미에 있다. 영화가 시작된 후, 마티유는 새로 온 하녀 콘치타와 인사를 나눈 뒤, 그녀에게 첫눈에 반해 한밤에 은밀히 다시 자기 방으로 부른다. 그런데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온 콘치타는 낮에 마티유는 물론 관객이 본 콘치타와 좀 다르다. 관객들은 분명히 이 여자는 아까 본 콘치타가 아닌데, 왜 마티유는 이 여자를 콘치타라고 생각하는 걸까?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캐롤 부케가 연기한 콘치타는 주로 마티유에게 도도하고 차갑게 굴며, 쉽게 마음을 허락하지 않는 모습으로 나온다. 반면 안젤라 몰리나가 연기한 콘치타캐롤 부케콘치타에 비해서는 다정하게 마티유에게 말을 건네고, 좀 더 친숙하며 애교도 떨고 아양도 떨고 거침없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러다가 극이 진행될수록 콘치타역을 맡은 두 배우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관객도 두 배우가 맡은 역할의 차이를 뚜렷하게 구분할 수 없어지게 된다. ‘욕망의 모호한 대상이라는 제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캐스팅이 아닐 수 없다. 루이스 브뉘엘은 이처럼 콘챠역할을 두 사람이 맡도록 해 인간에게는 이렇게 상반되는, 서로 다른 모습이 있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사람이 욕망하는 대상은 그 실체를 명확히 알 수 없을 만큼 모호하다는 것 또한 전한다. 어쩌면 욕망이라는 것은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콘치타 역의 캐롤 부케_ 루이스 브뉘엘 <욕망의 모호한 대상>(1977)



 콘치타 역을 맡은 또 다른 배우 - '안젤라 몰리나'



영화에서는 원작에서는 볼 수 없는 의미심장한 장면들이 종종 등장한다. 그중 하나는 영화 중간 중간 등장하는 폭발 사고 등 긴박한 테러 장면이며 또 다른 하나는 마티유가 가끔 들고 다니던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커다란 자루이다. 원작과 달리 루이스 브뉘엘이 이런 장면을 끼워 넣은 까닭은 무엇일까? ‘테러장면은 마티유가 자신이 욕망하는 대상인 여자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느라 정신없는 장면과 자주 대비되어 나타난다. 어쩌면 감독은 사회가 이토록 어수선한데도 나 몰라라 자신의 욕망을 좇기만 바쁜 마티유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부르주아 사회에 대한 냉소를 표현한 것은 아닐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마티유와 콘치타의 물고 물리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긴박한 관계를 테러에 비유하여 표현한 것은 아닐지. 마티유가 종종 들고 나타나는 남루한 자루도 상징적이다. 그 자루는 마티유가 거리에서 만난 어떤 노인이 들고 있기도 하다. 그런 남루한 옷차림의 노인에게나 어울릴법한 낡은 자루를 마티유 같은 상류층이 들고 다니니 이상하기 짝이 없다. 그 자루가 상징하는 것은 인간의 욕망은 아닐까. 인간은 그렇게 늙으나 젊으나 가난하나 부자나 모두 자기만의 욕망덩어리를 평생 쥐고 가야하는 존재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자루처럼 인간의 욕망은 지저분하고 추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닐지. 손에 넣고자 해도 넣을 수 없는, 넣었다고 생각해도 도저히 완벽하게 알 수 없는 욕망의 모호한 실체. 그럼에도 끝이 없는 인간의 욕망. <욕망의 모호한 대상>은 그 불가능성을 처절하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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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17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봐도 재미있을거 같아요 ㅋ

잠자냥 2021-05-17 17:46   좋아요 2 | URL
저는 영화가 좀 더 재미났지만 ㅎㅎ 기회되신다면 둘 다 보시길 추천합니다.

mini74 2021-05-17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주인공이 둘이라니 정말 모호한 실체란 제목이랑 맞는 것 같아요. 캐롤 부케란 배우 도도해 보입니다 ㅎㅎ 영화 재미있겠어요 *^^*

잠자냥 2021-05-17 22:39   좋아요 1 | URL
네 영화 재미납니다~ 옛 영화지만 명작이에요. ㅎㅎ

로우킥 2021-05-18 1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읽다가 이런 관점도 한번 생각해볼 수 있을 듯하여 남겨봅니다. 소설과 영화의 차이 중 그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서술자의 흔적 지우기에 있다고 보여졌습니다. 소설보다는 영화가 더욱 그 흔적을 잘 지우고 있죠. 동일한 여자를 연기하는 두 명의 배우, 저는 이 부분에서 조금 더 생각을 확장해보면 여자의 다면성을 보여주는 것도 물론 있겠지만, 이 두 배우는 결국 영화의 화자, 앙드레의 시선, 앙드레의 내면, 앙드레의 의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앙드레 입장에서 바라본 여자인거죠. 사실 그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독자와 관객, 감독 모두 그러할 것입니다. 불가해한거죠. 욕망이 태어나는 곳이기도 한데요, 원작 소설이 누군가에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으로 기술되어 있는 점도 주목해야 봐야 할 것 같아요. 브뉘엘이 주목했던 것은 그 의식이 아니었나...영화가 의식을 온전하게 담아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에 걸맞는 소설을 택한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죠..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1-05-18 14:10   좋아요 0 | URL
네 말씀하신 것처럼 ‘콘챠‘는 앙드레(또는 마테오)의 시선, 앙드레(마테오)의 내면과 의식이 투영된 대상이죠. 애초의 ‘콘챠‘는 존재하지 않고 앙드레 혹은 마테오의 욕망이 투사된 대상만 존재한다는 것을 이 원작이나 영화가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말씀 잘 읽었습니다!
 

지금보다 외로울 미래를 견디기보다,

외로운 현재를 참아내고 싶은 사람들

 

문학을 전공했고, 지금은 문학을 압도적으로 많이 읽음에도, 문학을 읽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는 문학에 질려버렸는지, 한동안 문학책을 멀리했다. 그런 덕분에 책을 많이 읽는 편임에도 나쓰메 소세키를 조금 늦게 만났는데 그래서 더 그의 가치랄까, 소세키의 작품에 빠지게 된 것 같다. 어릴 때 내가 소세키를 만났다면 그 참맛을 알았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그래서 중고등학생에게 <도련님>이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추천하는 것을 그다지 찬성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에게 그 두 책은 그저 지루하기 짝이 없을 게 뻔하므로.

 

내가 소세키를 본격적으로 읽게 된 것은 한 친구 때문이다. 그 친구는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 인연이 어언 15년 넘는 지기가 되었는데. 그 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나쓰메 소세키이다. 그는 소세키의 진심어린 독자이다. 그 친구를 통해 저 구절을 처음 알게 되었다. <마음>에 나오는 구절인데, 친구는 저 글귀를 책을 산 영수증에 써 넣었고, 자신의 모토처럼 마음에 새기고 있었다. 저 구절을 지니고 산다는 것은 어떤 심정일까 궁금해서 소세키를 읽기 시작했다. 이 친구로 인해 소세키를 만났고 그러다 보니 소세키 전작을 다 읽게 되었다. 장편만이 아니라 에세이, 서한집, 단편 등도 모조리 찾아 읽었기에, 국내에 출간된 소세키 작품이라면 다 읽어봤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고 나니 소세키 그를 한 인간으로서 굳이 좋아할 수는 없지만 그 작품만큼은 여러 번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것을, 친구가 그래서 그렇게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구나 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소세키의 글은 담백해서 여러 번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 맵고 짜고 달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을 때는 확! 하고 순간적으로 입맛을 잡아끄는 게 있지만 심심한 음식은 그렇지 않다. 그렇지만 자극적이지 않기에 오래도록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곱씹을수록 음식을 이루는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나 먹는 기쁨, 맛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더욱 누릴 수 있다. 심심하고 자극적이지 않기에 두고두고 자주 꺼내 먹어도 좋다. 몇 년, 몇 십 년 생각날 때마다 먹어도 그때그때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나쓰메 소세키의 문학, 그의 글이 바로 그렇다. 물처럼 심심한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그 심심한 맛에 그의 작품을 다시 꺼내 들게 된다. 심심해서 절대로 질리지 않는 평양물냉면 같다고나 할까.

 

나는 주로 봄, 가을에 소세키를 읽는다. 소세키는 너무 뜨거운 여름도, 너무 추운 겨울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나른한 봄날이나 쓸쓸한 가을에 읽어야 그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심지어 소세키 작품 속의 고등유민들처럼 백수로 지낼 때 읽으면 더 몰입하게 된다. 아무래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작품이 쓸쓸하고 고독하며 인간이란 존재의 외로움, 타인과의 소통 부재 등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이런 계절에 더 어울리는 것 같다. 그리고 소세키의 작품을 읽으면 대개 우울해진다. 인간이란 결국 이런 존재인가? 삶이란 결국 이런 것인가 싶어 쓸쓸해지곤 한다. 소세키는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고통을, 삶의 비루함을 담담히 그려낸다. 인간으로 태어나 사회에 적응하며 사는 어려움을 이토록 조용하고 담백하게 묘사하는 작가도 드물 것이다.

 

알라딘 서재 분들은 아마도 소세키 작품이라면 한 두 권쯤은 읽었을 것이다. 소세키의 작품 세계는 <산시로> 이전과 <산시로>, <그 후>, <>에 이르는 전기 3부작, <춘분 지나고까지>, <행인>, <마음>에 이르는 후기 3부작으로 나뉜다는 것도 대부분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페이퍼는 그런 기준으로 살펴보지는 않고 어디까지나 내 마음을 기준으로 소세키의 작품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세키 작품은 <행인>, <마음>, <한눈팔기>이다. 그 다음으로는 순서를 가릴 수 없이 <명암>, <춘분 지나고까지>, <풀베개>, 그리고 <그 후>, <>, <산시로>에 이어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등을 놓고, 맨 끝으로 <우미인초>, <갱부>, <태풍>을 둔다. 여기에 숨겨진(?) 소세키의 명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이 <유리문 안에서>로 이 작품은 소세키의 글 중 가장 좋아하는 단계인 <행인>, <마음>, <한눈팔기> 대열에 놓을 수 있다.

 

 

<행인>

소세키의 작품은 대개 염세적인데, <행인> 또한 그렇다. ‘이치로는 세상과 거의 담쌓고 서재에 틀어박혀 책만 파고드는 학자다.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을 하던 중 이치로는 자신의 아내와 동생 지로사이를 의심하게 되고 지로에게 아내를 유혹해보라는 제안을 하게 된다. 아내의 정조를 시험해보고 싶었던 것. 물론 지로는 이런 가당찮은 형의 제안에 화를 내지만 결국 형의 제안대로 형수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래서 형수인 나오지로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소세키의 작품이 아닐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소세키는 그런 이치로를 통해 비뚤어진 인간의 에고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행인>은 소세키의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을 꽤 많이 반영한 작품으로 보인다. 작품 곳곳에 드러나는 이치로나 지로 두 형제의 결혼 관념은 매우 염세적이다. 결혼이라는 제도는 두 사람을 함께 묶어주고 그 두 사람이 서로 가장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소통의 방법을 알지 못하면 전혀 다른 남남이 그저 행인처럼 서로의 곁을 스치며 더욱더 뼈저린 고독을 느끼게 되는 건 아닐지. 에고이즘의 극치를 보여주는 점과 타인을 믿지 못해 생기는 고독한 인간 실존을 파헤치고 있다는 점에서 내 마음속 나스메 소세키 No.1 작품이다.

 

<마음>

<행인>을 가장 좋아하지만 누군가 내게 소세키 작품 중 단 한 권만 추천해달라고 <마음>을 읽으라고 할 것 같다. <마음>은 현재까지 3번 읽었다(이레출판사, 문예출판사, 현암사). 나는 여태까지 소세키의 <마음>처럼 사람의 마음을 잘 그린 소설은 본 적이 없다. 내용은 참 단순하다. 자기가 마음으로 흠모하던 여자를 자기 친구도 마음에 두고 있음을 알자, 그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인 줄도 모르고 그 여자를 냉큼 아내로 맞아들인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묘사되는 인간의 간사한 마음욕망을 꿰뚫어보는 소세키의 시선이 탁월하다. 내가 그렇게까지 열광하지 않았던 대상인데도 남이 탐을 내면 어쩐지 더 욕심이 나는 심리. 자기 마음이 던진 올가미에 걸려 평생 죄인처럼 사는 또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그토록 좋아했던 친구인데도, 친구가 어쩐지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라고 여겨지자 괜스레 친구가 얄미워지는 마음까지 어쩌면 그렇게 세밀하게 표현하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마음>은 인간의 욕망, 시기심, 질투, 외로움, 고독감 등 마음이 지닌 온갖 모순을 절절하게 탐구하고 있다.

 

이 세상에 나쁜 사람이라고 따로 분류되는 인간이 있다고 생각하나? 세상에 나쁜 사람이라고 정해진 인간은 없네. 평소에는 모두 선량한 사람들이지. 적어도 그냥 보통 사람들이라구. 그러던 것이 한순간에 갑자기 나쁜 사람으로 변하니까 무서운 거지. 그러니 방심하면 안 된다는 말이네.” (<마음>, 90, 문예출판사)

 

깃이나 커프사와 마찬가지야. 때가 탄 것을 내놓을 바엔 아예 색이 짙은 걸 까는 게 낫지. 흰 천을 깔려면 티끌 하나 없는 걸 깔아야지.” (<마음>, 102, 문예출판사)

 

누구나 아는 명백한 사실을 다시 반복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자주 만나고 막역해진 남녀 사이에는 사랑으로 발전하는 데 빠져서는 안 될 호기심이란 게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네. 향기에 반하는 것은 향기를 피워올린 그 순간뿐이고, 술맛에 감동하는 것은 술을 마시기 시작한 찰나인 것과 마찬가지로 사랑의 충동에도 그와 같은 순간이 존재한다고 믿네. (<마음>, 190, 문예출판사)

 


소세키는 <마음>을 읽고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어린 독자에게 다음과 같은 답장을 쓰기도 한다. 나쓰메 소세키를 크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이런 면에서는 인간적으로 끌리기도 한다.

 

<마음>이라는 소설 속에 있는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벌써 돌아가셨어요. 이름은 있지만 알아봐야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사람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데 그런 것도 다 읽는군요. 그건 아이들이 읽어 봐야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니니 그만 읽으세요. 내 주소를 어디에서 알았죠? (나쓰메 소세키, <소가 되어 인간을 밀어라>, 318, 독자에게 보낸 편지 중)

 


 

<한눈팔기>

<한눈팔기>라는 제목보다는 <도초(道草)> 또는 <길 위의 생>이라는 제목을 더 좋아한다. 내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소세키의 가장 자전적인 작품으로 그의 고뇌와 외로움, 고독감이 그 어떤 작품보다 절절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가난한 집 막내로 태어나 양자로 보내졌던 소세키는 스무 살이 넘어 다시 본가로 돌아오는데, 친부모에게서도 양부모에게서도 사랑보다는 환멸을 먼저 느꼈다. 그리고 그런 환멸과 생에 대한 쓰라린 시선이 <한눈팔기>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굴레 같은 가족 관계, 무능력하고 불만족스러운 자기 처지,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인간에 대한 경멸감, 그런 인간들이 아옹다옹 살아가는 사회에서 자기도 그렇게 닮아가는 것에 대한 모멸감, 미래와 현실에 대한 불안감 등등 <한눈팔기>는 인생의 쓰디쓴 모든 면이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라는 길 위에 뿌려진 한 포기 풀이라면 다시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그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을.

 

<명암>

소세키가 끝을 어떻게 맺었을지 너무나 궁금한 미완성 작품. 그러나 소세키 작품은 스토리가 딱히 중요한 것은 아니라서, 이 미완성작 하나로도 충분히 여느 완성작보다 훌륭하다. 소세키의 많은 작품이 그렇듯 <명암>도 부부의 이야기이다. ‘쓰다노부두 사람을 통해 사랑의 심리와 에고이즘 문제를 다룬다. 쓰다와 노부는 연애 결혼한 신세대 부부로 신혼 6개월이다.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경제 문제도 있고 쓰다의 옛 여인 문제도 두 사람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재미는 소세키의 다른 작품과 달리 주인공 한 사람의 심리만이 아니라 주변 인물, 특히 아내의 심리도 엿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소세키 최후의 걸작이라고나 할까.

 



<춘분 지나고까지>

<행인>, <마음>과 함께 후기 3부작에 속한다. 나는 <피안 지날 때까지>(예옥, 2009)라는 제목의 번역본으로 읽었다. 현암사 책은 사두기만 하고 아직 안 읽었는데, 언젠가는 다시 읽으려고 한다. 이 작품에도 고등유민이 등장한다. 소세키를 좋아하는 친구와 나는 고등유민이 등장한 소세키 작품을 읽으면 그놈들 참 부럽네-라는 말을 하곤 했다. 회사 다니지 않고 놀면서 유유자적 고독과 불안을 논하고 있으니 참, 한량스러운 그 삶이란! 아무튼 이 작품의 고등유민은 대학 졸업후 일자리를 찾아다니는 청년 게이타로, 그는 같은 하숙집에 사는 모리모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모험 욕구를 충족시킨다. 물려받은 재산 덕분에 일하지 않고 지내는 친구 스나가를 통해 그의 이모부 다구치로부터 사적인 일을 의뢰받게 되는데, 그 일이란 정류장에서 어떤 남자의 거동을 관찰해서 보고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게이타로는 스나가와 그의 사촌인 치요코, 스나가와 그의 어머니를 둘러싼 갈등에 점점 더 가까이 들어가게 된다. 한 인간의 비밀스런 내면에 접근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약간 탐정 소설을 읽는 느낌도 든다.

 

<풀베개>

나쓰메 소세키 작품 중 크게 관심 가던 작품은 아니다. 몇 번 집었다가 다른 책에 밀리고는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좋았다. 나쓰메 소세키는 그다지 길지 않았던 창작 시기 동안 소설은 물론 한시, 하이쿠, 수필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썼다. 이 작품에서는 나쓰메 소세키의 하이쿠를 맛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작품 전체가 한 편의 긴 하이쿠를 읽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첫 시작부터 그야말로 심금을 울린다. 이 문장을 읽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까지 적어도 5분 이상은 첫 페이지에서 멈춰있던 것 같다. “이지(理智)만을 따지면 타인과 충돌한다. 타인에게만 마음을 쓰면 자신의 발목이 잡힌다. 자신의 의지만 주장하면 옹색해진다. 여하튼 인간 세상은 살기 힘들다. 살기 힘든 것이 심해지면 살기 편한 곳으로 옮겨 가고 싶어진다. 어디로 옮겨 가도 살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시가 태어나고 그림이 생겨난다. (...) 옮겨 갈 수도 없는 세상이 살기 힘들다면, 살기 힘든 곳을 어느 정도 편하게 만들어 짧은 순간만이라도 짧은 목숨이 살기 좋게 해야 한다. 이에 시인이라는 천직이 생기고, 화가라는 사명이 주어지는 것이다. 예술을 하는 모든 이는 인간 세상을 느긋하게 하고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까닭에 소중하다.” 첫 페이지에서 읽어낼 수 있듯이 이 작품은 나쓰메 소세키의 예술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군데군데 동서양의 문명에 대한 그의 생각도 묻어나온다. 주인공의 그림을 그리기 위한 자연 속 여정을 담은 이 작품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과 같다. 곳곳에 -’하는 감탄이 나오는 하이쿠가 담겨 있어서 그런지 문장과 문장 사이에 여백이 느껴지고 그 여백 안에서 풀내음이 올라오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예술이나 인간의 삶, 근대 문명에 관한 쉽지 않은 철학적 질문을 만날 수 있다.

  

발길을 멈추면 싫증이 날 때까지 그 자리에 있게 된다. 그렇게 있을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도쿄에서 그렇게 하면 금방 전차에 치여 죽는다. 전차가 죽이지 않으면 순사가 내쫓는다. 도회는 태평한 백성을 거지로 오인하고, 소매치기의 두목인 탐정에게 많은 월급을 주는 곳이다. (<풀베개>, 134, 현암사)

 

세상은 집요하고 독살스럽고 좀스럽고 게다가 뻔뻔하고 지겨운 놈들로 가득 차 있다. 애초에 뭣 하러 세상에 낯짝을 내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놈도 있다. 게다가 그런 낯짝일수록 하나같이 크다. 속세의 바람을 맞을 면적이 크다는 걸 무슨 명예라도 되는 양 생각한다. 5년이나 10년을 다른 사람의 엉덩이에 탐정을 붙여 방귀 뀌는 수를 헤아리고 그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라 생각한다. 그리하여 사람 앞에 나와 너는 방귀를 몇 번 뀌었다, 몇 번 뀌었다, 하며 부탁도 하지 않은 것을 가르쳐 준다. 앞으로 나와 말한다면 그것도 참고로 해주지 못할 것도 없지만, 뒤쪽에서 너는 방귀를 몇 번 뀌었다, 몇 번 뀌었다, 고 말한다. 시끄럽다고 하면 더한다. 그만하라고 하면 점점 더한다. 알았다고 해도 방귀를 몇 번 뀌었다, 뀌었다, 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처세의 방침이란다. (<풀베개>, 147, 현암사)















 

<그 후>, <>, <산시로>

<그 후>는 한 여자를 둘러싼 두 남자의 불신과 질투를 다루고 있어서 소세키의 여느 작품들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이 작품의 가장 큰 재미(?)는 고등유민 다이스케의 뻔뻔한(?) 삶을 지켜보며 그의 궤변을 살피는 데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하지 않고 집에서 경제적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는 다이스케는 빵과 관련된 경험을 저열한 것으로 여기며 자신을 직업에 의해 더럽혀지지 않은고귀한 부류로 치부한다. 그런 주인공을 지켜보노라면 헛웃음이 절로 나기도. 소세키 작품이 대개 그렇듯이 삼각관계, 즉 사랑에 방점을 두고 있다기보다는 그 관계를 통해 인간의 윤리 의식이나 내적 갈등을 살펴본다. <산시로>가 평범한 대학생이 주인공인 청춘 방황 소설이고 <그 후>가 그 이후를 쓰고 있다면 <>은 친구를 배반한 후 죄의식을 느끼며 살아가는 남자의 어두운 내면을 그리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마음>과 비슷하지만 <마음>이 개인의 고뇌를 그리고 있다면 <>은 도리에 어긋난 사랑을 선택한 데 대한 죄의식을 안고 살아가는 부부의 고뇌를 담고 있다. <산시로><그 후>, <>보다 먼저 읽는 게 좋은데, 나는 이 작품을 앞선 두 작품보다는 좋아하지 않는다. 소세키 작품 중 드물게 대학생인 남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그 심리에 딱히 공감하기 어려워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외대출판부(2005)에서 나온 버전으로 처음 읽었는데 번역이 이상해서 몰입을 못한 것인가 싶어 나중에 현암사 버전으로 다시 읽었는데도 큰 감흥은 없었다. “그 우울한 청춘의 시대, 옆에서 늘 속삭이듯 말을 걸어준 것은 나쓰메 소세키였습니다라고 강상중이 극찬한 작품인데, 여기서 말하는 청춘은 내가 보기엔 딱 대학생 남자이다. 이 시기를 지나왔거나 거기에 위치한 남성들이 유독 좋아하는 작품인 듯. 단발머리 님이 헤맸다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두 작품은 소세키 초기 작품에 해당한다. 특히 <도련님>은 그가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기 시작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작품으로, 초기에 소세키는 겉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몰염치함이나 뻔뻔함 등에 관심을 두다가 후기로 갈수록 점점 인간 내면의 질투, 시기, 사랑 등 근원적 욕망에서 비롯된 윤리적 문제에 집착했다. 시골 중학교 수학교사로 부임한 가 겪는 짧은 기간의 이야기를 담은 <도련님>에서는 그런 오합지졸 인간 군상이 다채롭게 등장한다. 시골이라는 한적하고 폐쇄된 공간에서 사람들은 자기 일보다 남의 일에 더 관심이 많고 겉으로는 품위와 순수 고결함을 지향하지만 그 속내는 썩을 대로 썩었다. 그런 이들이 오히려 도쿄에서 온 를 세상물정 모르는 도련님이라고 비아냥대며 그들 사회에 걸맞은 인물로 만들고자 애를 쓴다. 소세키 작품을 읽으며 웃었던 적이 없는데 이 작품은 읽으면서 몇 번 웃음이 터졌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내가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고양이 눈에 비친 인간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풍자하고 있는 작품으로 소세키의 첫 작품이다. 고양이가 인간을 풍자한 구절들이 속 시원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이 작품을 읽을 무렵엔 내가 고양이를 키우지도 않았고 좋아하지도 않았던 터라 그렇게까지 재미나게 읽지는 못했는데, 고양이 집사로 어언 8년째 살고 있는 지금 다시 읽어보면 좀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다. 아무튼 이 두 작품은 소세키 작품 중에서는 그나마 덜 염세적이고 해학적인 면도 있어서 청소년들에게도 권장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나는 우울한 기운이 가득한 소세키 작품들이 더 매력적이다.

 

 














<우미인초>, <갱부>, <태풍>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전집 중 4~6번에 속하는 <태풍>, <우미인초>, <갱부> 는 그의 작품 중에는 가장 질이 떨어지는 편에 속하는 것 같다, <우미인초>에는 흥미로운 인물이 여럿 등장한다. 철학자, 문학자, 시를 쓴다는 수재. 거기에 나중에는 법학을 전공한 이도 나온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여인 셋도 나온다. 철학자의 이름은 고노, 문학자는 무네치카, 시를 쓴다는 수재의 이름은 오노이다. 법학자는 그리 중요하지는 않은 인물이지만 작가의 눈에 가장 경멸스러운 인간으로 그려진다. 책을 읽다보면 나쓰메 소세키의 시선과 생각은 철학자인 고노에게 투영되어 있음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갱부><태풍> 이 두 작품은 소세키 전집을 다 읽겠어!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권하고 싶지는 않다. 두 작품 모두 몹시 지루한 데다가, 어떤 부분은 궤변을 줄줄 늘어놓는다는 듯한 인상도 든다. <갱부>는 어느 날 한 젊은이가 소세키를 찾아와서 자신이 갱부가 된 사연을 꼭 좀 소설로 써달라고 부탁해서 탄생한 작품이다. 타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집필한 소설로 소세키 작품 중 이색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타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기에 소세키도 섬세하게 그 내면을 그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태풍>은 소세키 장편 중 가장 인기 없는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읽어보면 왜 인기 없는지 이해가 절로 간다. 가난하고 정의롭지만 어딘가 꽉 막힌 도야 선생, 유한계급청년 나카노, 도야 선생의 옛 제자이자 나카노의 친구, 병약하고 신경질적인 인문학도 다카야나기 등이 주고받는 대화가 주를 이루는데, 읽다보면 도야 선생으로 분화한 소세키의 꼰대 강좌를 듣고 있는 느낌이라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소세키 작품 중 꼭 읽으라면!

<마음>, <행인>, <한눈팔기>

 

어디 가서 소세키에 대해 두루 아는 척 하고 싶다면

<마음>, <그 후>, <도련님> 또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팬이 아니라면 굳이 읽지 말라공!

<태풍>, <갱부>

 

 

그 밖에 추천

 















<유리문 안에서>

나쓰메 소세키가 죽기 1년 전 아사히신문에 연재했던 산문을 모은 책으로 자신이 죽을 것을 예감한 한 작가의 생에 대한, 그리고 죽음에 대한 쓸쓸한 관념이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그래서 소세키의 어떤 소설들보다 더 진실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다만 책 표지는 민음사 문학의 숲 버전이나, 다들 참 내용과 어울리지 않게 만들었단 생각이 든다.

 

 

<시키와 소세키 왕복 서간집>

마사오카 시키와 나쓰메 소세키- 스물두 살 때부터 서른다섯 13년 가까이 그 누구보다 가까웠을 두 사람 사이의 편지를 수록하고 있다. 한 사람은 시인이자 수필가, 또 한 사람은 소설가로 그 빼어난 문장으로 주고받은 편지들은 더없이 아름답다. 그들 관계 또한 문장만큼이나 아름답다. 1889년 스물두 살 동갑내기로 처음 만난 그들은 관심 있는 공연이나 문학(주로 하이쿠) 이야기로 가까워진다. 서로 주고받은 편지 속에서 그 대화들은 해가 갈수록 한결 풍요롭고 해박하며 윤택해진다. 친구 사이이니 때로는 짓궂은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그 조차도 품위를 잃지 않고 서로를 향한 깊은 애정이 늘 그 바탕에 흐른다. 때로는 날카로운 설전이 오가기도 한다. 서로 문학적 가치관 차이에서는 뜨끔할 정도로 훈계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비판과 질타 설전이 매섭다. 그러나 절대로 상대를 비난하거나 그로 말미암아 관계가 변질되지는 않는다. 가벼운 인간관계에 익숙한 오늘날엔 참 생소한 풍경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에 살던 문학청년들이 주고받은 편지. 그 참된 우정의 기록은 그들이 주고받은 하이쿠처럼 은은하게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나쓰메 소세키, 추억 - 아내 교코가 들려주는 소세키 이야기>

저자가 나쓰메 교코로, 소세키의 아내이다. 소세키가 세상을 떠난 후 1928년에 교코가 소세키와의 결혼 생활을 구술하고 이를 소세키의 제자이자 사위인 문학가 마쓰오카 유즈루가 기록으로 남겼다. 이 책이 발표되자 교코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소세키를 미치광이 취급한 악처라는 차가운 눈총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타인의 눈으로 본 소세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세키 팬이라면 흥미가 생길 자료이긴 하다. <소가 되어 인간을 밀어라>, <소세키 서한집> 등에 실린 소세키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들을 보면 그가 아내를 그다지 사랑하지 않았음을 단박에 알 수 있는데, 아내 입장에서는 그렇게 까다롭고, 예민하며 이기적인 남자와 함께 사는 게 쉬웠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이 책에서 그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나는 딱히 구매하고 싶지는 않아서 도서관에 신청해서 읽었는데, 소세키에 대한 환상을 와장창 깨뜨려준다는 점에서 또 나름 의미 있는 책이 아닌가 싶기도. 그러나 소세키에 대한 환상을 품고 살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을 금합니다.





나의 소세키 컬렉션(?) 현암사 전집을 마련하면서 갖고 있던 다른 출판사 버전은 누구 주거나, 빌려줬는데 못 받았거나... 하면서 사라진 책이 좀 있다. 그런데 <명암>, 범우사 버전은 누구 주지도 않고, 처분하지 않았는데 책장에서 사라졌다...! 어디 간 것일까?! 현암사 <명암>은 책 제목이 저렇게 지워졌다. 저 전집 표지 내구성은 그다지 좋지 않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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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21-05-14 09: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음> 담아갑니다. 잠자냥님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1-05-14 10:03   좋아요 3 | URL
네, <마음> 여러 번 읽으셔도 좋은 작품입니다!

Falstaff 2021-05-14 10: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말이 필요없는 소세키 덕후시네요. ^^

잠자냥 2021-05-14 10:03   좋아요 1 | URL
제 친구에 비하면... 그것도 아니라능 ㅋㅋ

그레이스 2021-05-14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책장 그대로 우리집에 옮기고 싶네요!
색깔도 고운것이...탐심을 자극하네요
부러워요

잠자냥 2021-05-14 10:19   좋아요 2 | URL
소세키 전집이 참 예쁘게 나오긴 했어요. ㅎㅎㅎ
그런데 햇볕에 약하더라고요. ㅠ_ㅠ 빛바랜 책도 나름 멋지긴 합니다만. ㅎㅎㅎ

단발머리 2021-05-14 1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러니까 말이지요. 저기 현암사에서 야심차게 기획한 나쓰메 소세키 전집 나올 때 구매와 더불어 읽기를 시작하지 않았겠습니까. 하여 특별 증정 노트도 받고 말이지요. 그러나 야무진 꿈은 잠시 후 난관에 부딪히고 아... 저는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더랬습니다. 제가 읽은 건 <마음>, <그 후>, <문>이고 도중에 포기한 책이 <산시로>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풀베개>등 되시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오늘 잠자냥님 페이퍼 읽었더니 소세키 문학이 쫙 정리되는 듯 해요. 잠자냥님은 대프니 듀 모리에만 사랑하시는 줄 알았는데 언제 이렇게 소세키를 사랑하셨습니까. 페이퍼를 읽고는 다시 결심을 하게 되네요. <행인>, <한눈팔기>, <명암> 요렇게 세 권을 골랐습니다. 저는 다 읽는 건 자신 없어서요. 영양밥도 아니면서 이런 영양만점 페이퍼라니 너무 감사합니다. 소세키 컬렉션도 근사하구요.

잠자냥 2021-05-14 10:21   좋아요 1 | URL
와, 그래도 많이 읽으셨네요. 도중에 포기하긴 했지만 도전도 많이 하셨고요. ㅎㅎ
<행인>, <한눈팔기>, <명암> 한 번에 몰아 읽으시면 질리니까 몇 달 간격으로 띄엄띄엄, 참, 여름에는 읽지 마시고요.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5-14 1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근사한 페이퍼에 제가 등장하니 무한한 기쁨과 환희를 말로 다 할수 없네요. 여러분, 요기 위에 저 나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5-14 10:2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산시로 헤맸다는 말에 공감이 가서요.

단발머리 2021-05-14 10:23   좋아요 2 | URL
저의 헤맴을 이해해 주시다니 아!!! 잠자냥님 너무 고마우신 분!!!!

유부만두 2021-05-14 1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현암사 몇 권 있어요. 예전에 술병(도쿠리?)이랑 잔 굿즈 받은(구매한) 때 마련한;;; 더해서 <도련님의 시대>라는 일본 만화5권 짜리 있는데요, 20세기 초의 일본 문인들 이야기가 꽤 흥미롭게 담겨있어요. 그중 찌질하고 소심(세심?)한 소세키 선생이 고양이 옆에서 발톱 깎는 장면이 있습니다. 네, 발톱 튀고요;;;

잠자냥 2021-05-14 10:23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저도 그 도쿠리 잔 2개랑 술병까지 있습니다.거기다가 사케 사서 담아 마신 적도 있어요. 지금은 어디 갔는지....? ㅋㅋㅋㅋㅋ
오 <도련님의 시대>라는 만화 재미나겠어요. 찾아보러 갑니다. 감사~!

잠자냥 2021-05-14 10:30   좋아요 3 | URL
보관함에 일단 담았어요. 그래서 742권 됨.......; ㅋ 0그램 보관함 ㅋㅋㅋㅋ

케이 2021-05-14 10: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후>를 영하 15도가 일주일 내내 지속되고 추위에 전철이 멈추던 때 읽었는데요. 소설 속 한여름을 내내 그리워했어요. 직장생활이 너무 힘들어 매일 아침 사형장 가는 기분이었는데 그 책으로 겨우 버텼네요. 제가 제일 재미있었던 책은 <도련님>이예요. 식당 주인이 도쿄에 한번도 못가봤는데 왜 식당이름이 도쿄식당인지 모르겠다는 구절보면서, 우리나라 시골의 [서울] 붙은 각종 상점들 생각나서 일본도 똑같구나 싶어서 한참 웃었어요.ㅋㅋ <풀베개>의 첫장은 저 역시 읽으면서 마음이 찡해 울었고, <유리문 안에서>는 젊은 여자가 찾아왔던 에피소드 외 기억이 없네요. (저는 검정책으로 갖고 있는데 표지가 무슨 여행책인감? 했던 기억이) 저는 잠자냥님처럼 소세키의 모든 책을 읽진 않았지만 그나마 읽은 책 중엔 <행인>이 제일 좋았던 거 같아요. 특히 소설 속 나와 형수님이 와카야마로 가는 기차를 같이 타고 가는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모든 걸 다 초월한 듯한 형수님을 보며, 어떻게 독자로 하여금 이 짧은 장면으로 형수님 성격까지 알 수 있도록 썼을까 싶어서 감탄했지요. ㅋㅋ 결론은 소세키 책은 죽도록 추운 겨울에 읽어도 좋다는 것일까요?ㅋ 잠깐 쌍둥이 둘다 잠든 사이 땅콩빵에 커피 마시며 즐겁게 읽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잠자냥 2021-05-14 10:27   좋아요 3 | URL
케이 님도 많이 읽으셨다~! ㅎㅎ 추운 겨울에 읽어도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 황량한... ㅎ
<도련님>은 저도 좀 많이 웃으면서 읽었던 것 같아요. <도련님>하고 <고양이> 정도가 좀 재미난 편에 속하죠. 그래서 중고딩한테도 추천하는지도? ㅎㅎㅎ
<유리문 안에서> 그 검정책은 저도 무슨 알랭 드 보통 여행 책인 줄 알았어요. 민음사 쏜살문고는 표지 보고 정말 사고 싶은 생각 싹 가시고...
<행인>이 좋으셨다니 더 반갑습니다. 혹시 안 읽으셨다면 나중에 <한눈팔기> 한번 읽어보세요. 케이 님 마음에 들 것 같습니다. 왠지... ㅎㅎ

새파랑 2021-05-14 10: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우 이 멋진 리뷰랑 책장은 무엇~!! 이거 저장해서 책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저는 마음, 그후, 도련님, 고양이 읽었는데(아는척 할 수있는 책 목록과 일치 ㅋ) 행인, 한눈팔기 읽어보고 싶어요^^

잠자냥 2021-05-14 10:27   좋아요 3 | URL
소세키 핵심은 거의 읽으셔네요! ㅎㅎ 행인과 한눈팔기 읽으시고 더 깊은 소세키 세계에 빠지게 되길 기원합니다~!!

모나리자 2021-05-14 1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쓰메 소세키 최애 작가입니다!! ^_^
좋은 하루 되세요.^^

잠자냥 2021-05-14 10:41   좋아요 3 | URL
반갑습니다~ 프로필 사진이 멋집니다! ㅎㅎㅎ

레삭매냐 2021-05-14 10: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세키, 일단 나중에 읽게 되더라도
몽조리 사 들이고 싶습니다. 현암사
버전으루다가.

근데 막상 읽은 건 몇 권 안된다는.

잠자냥 2021-05-14 10:42   좋아요 3 | URL
현암사 버전 잘 만들긴 했어요. 탐나게. 사시면 빛을 피해서 쟁여두세요. 책의 최대 적은 물과 햇볕인 거 같아요. ㅠ_ㅠ

그레이스 2021-05-14 11:06   좋아요 1 | URL
베란다 창쪽으로 밀려난 제 책들도...
안타까와요.ㅠ

그레이스 2021-05-14 1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뜨거운 여름도 추운 겨울도 아닌 봄 가을에 읽는 책! 여기서 또 한번 마음이 흔들림!

잠자냥 2021-05-14 11:25   좋아요 2 | URL
윗 분 중 어느 분은 겨울에도 어울린다고 하십니다. 암튼 여름에는 아닙니다! ㅎㅎ

Vita 2021-05-14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름이 다가오는데 소세키를 읽어야만 하는가 하고 이 글을 읽고 심하게 갈등하고 있습니다 -_-;;;;;;

잠자냥 2021-05-14 12:13   좋아요 1 | URL
아직 봄이 다 가지 않았어요! 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5-14 12: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심미적인 일본 소설이 잘 맞지 않아 소세키 작품 하나도 읽지 않은 알라딘 서재사람입니다~~
잠자냥님의 페이퍼로 한 권씩 읽어보고 싶어요^^
근데 수연님 말마따나 여름의 시작이군요^^
그래서 아마 가을로 미룰지도**
근데 행인은 읽고 싶어요라고 되어 있어요
아마 이것도 잠자냥님의 포스팅 읽고 체크한것 같아요♡♡

잠자냥 2021-05-14 12:1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아직 봄이라니까요, ㅎㅎㅎ 가을에 읽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10~11월쯤?

황금모자 2021-05-14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제가 전집 순서대로 잘 읽다가 <우미인초>에서 멈춰버렸는데 저만 별로라고 느낀 게 아니었네요 ㅜ

잠자냥 2021-05-14 14:25   좋아요 2 | URL
ㅎㅎㅎ <태풍>, <갱도>, <우미인초> 계속 고난의 길이 펼쳐지다가 다시 좋아집니다. 특히 전집 11번 <행인>부터 12번 <마음>, 13번 <한눈팔기>, 14번 <명암>까지는 꼭 읽어보세요-

바람돌이 2021-05-14 14: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소세키는 <마음>, <행인>, <한눈팔기>라고요? 이런 한권도 안읽었네요. 소세키는 그저 도련님과 고양이인줄만 아는 무지한 독자입니다. ㅠ.ㅠ
한 작가에 대한 이런 소개 너무 좋아요. 소세키 책을 읽을 때마다 잠자냥님의 이글을 킵해 두고 참고해가며 읽겠습니다. ^^

잠자냥 2021-05-14 14:56   좋아요 3 | URL
<도련님>과 <고양이>는 초기작이라서 소세키의 참맛이 궁금하시다면! 꼭 후기작을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마음>은 꼭 읽어보세요~

바람돌이 2021-05-14 14:58   좋아요 1 | URL
넵넵
소세키의 참맛이 어떨지 벌써부터 쩝쩝 입맛 다시고 있습니다

coolcat329 2021-05-14 15: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는 이따가 집에 가서 정독하겠습니다. 알라딘 서재친구들이라면 소세키 책 한두권쯤 읽었을 것이라는 부분까지 읽다가 부끄럼이 확 밀려와 중단하고 집에 가서 정독을 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좋아요누르고 갑니다~~

잠자냥 2021-05-14 17:20   좋아요 0 | URL
하하하 부끄럽긴요. 아직 기회가 안 닿았을뿐이겠지요.
정독하신다니 고맙습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5-14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