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책부터 읽자고 생각해서 그동안 구매를 잘도 참았다. 흥미로운 신간이 많이 보이지 않은 것도 다행이면 다행이랄까. 그래도 중고는 꾸준히도 사들였다. 2월은 신간 사지 말까 하다가, 아 그래 난 입원을 앞두고 있으니까 사자! 그래, 병원에서 읽자! 하고 오늘 좀 질렀다. 다음 주 월요일에 입원하고 화요일에는 수술한다. 큰 수술은 아닌(?) 것도 같고,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코로나 때문에 병원 입원이 꺼려져서 재작년, 작년 수술을 계속 미뤄왔는데, 최근 증상이 심해져서 더는 미루지 못하고 하루 확진자 5만 명을 넘어선 이런 때, 입원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입원 전 48시간 이내에 코로나 검사도 해야 해서, 나도 드디어 오늘 처음으로(!!!!!) 코로나 검사를 했다. 코 쑤실 때 나도 모르게 악! 소리 질렀다능~ 결과는 당연히(?) 음성.

암튼 입원해서 읽을 책도 이것저것 생각해뒀는데 과연 몇 권이나 읽을 수 있을지? 병실에서 내내 숨죽이고 동계올림픽 컬링 킴팀 경기만 보고 있는 거 아닌가 몰라~ 한일전이 월요일 밤 9시에 있던데, 이건 다행히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볼 것 같다. 킴팀 파이팅! (응???)


신간     
















엘리자베스 개스켈, <회색 여인> / 도러시 매카들, <초대받지 못한 자> / 버넌 리, <사악한 목소리>

츨판 시장에서 세계 고전문학 분야가 안전빵이긴 한가보다. 현재 여러 출판사에서 세계문학 시리즈가 나오고 있는데 거기에 두 출판사가 더 뛰어들었다. 휴머니스트와 은행나무. 그런 데다가 두 회사 모두 공교롭게도 현재의 출판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서 여성 작가 위주로 발굴해서 첫 번째 목록을 내놓았다. 나는 일단 휴머니스트쪽이 좀 더 흥미롭기는 하다. 휴머니스트는 여성 작가에 ‘공포’를 덧붙였다. 각 출판사의 시리즈 첫 번째 책은 <프랑켄슈타인>(휴머니스트), <등대로>(은행나무)로 좀 심심한 편. 아마 이 작품들은 그간 번역본이 많이 나와 있던 터라 다른 작품들에 비해 작업 속도가 빠르지 않았을까 추측 중. 두 출판사 모두 첫 번째 목록에 앨리자베스 개스켈이 포함된 것도 흥미롭다. 나는 일단 휴머니스트의 첫 번째 목록 가운데 <프랑켄슈타인>과 이디스 워튼의 <석류의 씨>를 제외한 엘리자베스 개스켈, <회색 여인>, 도러시 매카들, <초대받지 못한 자>, 버넌 리, <사악한 목소리> 세 권을 구입했다. <석류의 씨>는 이디스 워튼 공포 작품집을 갖고 있는 터라 일단 그것부터 읽고 살펴 볼 예정. 암튼 이 세 권 다 병원 가져갈까?? 말까??? 아니, 수술 후 아픔의 공포에 뭔 공포를 덧붙이려곸ㅋㅋㅋㅋㅋㅋ

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권 이상 사면 <매거진 흄세>를 단돈 100원에 받을 수 있다. 최은영, 강화길, 이다혜, 천희란, 정희진의 작품 리뷰와 에세이, 짧은 소설이 담겼다. 정희진의 글을 단돈 100원에 만날 수 있는 기회!


이것이 바로 <매거진 흄세>- 옆의 책은 크기 비교를 위해 찬조출연....ㅋㅋㅋㅋ



정희진 님의 아름다운 글은 이렇습니다. 궁금하쥬?



    
V. S. 나이폴, <세계 속의 길>
전부터 장바구니에 담았놨는데 드디어 구매. 나이폴의 자전적인 작품으로, 그의 대표작인 트리니다드 하층민의 생활상을 다룬 연작 소설 <미겔 스트리트>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다. <미겔 스트리트>의 세계관을 확장해 전 세계에서 제국주의 사회, 식민지 이후의 사회를 살아간 인물들의 발자취를 쫓는다고.



이온 크레안거, <하라프 알브 왕자 이야기/시어머니와 세 며느리>
벌써 읽고 100자평 남겼다. 흥미로워 보이는 책은 책 소개 대충 읽고 사는 편인데, 아뿔싸 이 책이 동화라는 정보를 놓쳐버렸네!!! 정말이지 끝까지 동화여서 당황스러웠다. 전형적인 권선징악- 근데 이 책은 다 읽고 어디에 쳐박아뒀는지 찾을 수가 없어서 오늘 사진에는 출연 못함.... 
    



열린책 편집부,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22>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집에 여러 권 있다. 몇 해에 한 번씩 걸러서 샀던 듯. 이번에는 그냥 넘길까 하다가, 2022년 판에는 ‘차별적 표기 순화 용례’ 내용이 추가되었다는 것을 보고 구매했다. 나도 교정교열 볼 때 차별적 용어 바로잡기에 민감하려고 애쓰는 편인데 그래도 놓친 부분이 있나 살펴볼 생각.
 


중고




막스 프리슈, <호모 파버>
폴스타프...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의 골드문트가 된 골드문트 님이 추천했던 책, 신간으로 살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떡하니 중고로 나왔으니 냉큼 구매.




블라지미르 오도예프스키, <러시아의 밤>
국내 초역, 블라지미르 오도예프스키의 대표작. 천일야화처럼 러시아의 기나긴 아홉 번의 밤을 다룬다.




알렉산드르 블로끄 외, <삶은 시작도 끝도 없다>
러시아 대표 시선집이다. 시집은 요즘 잘 안 읽기도 하고, 특히 외국 번역 시는 더더욱 읽지 않는데(다른 나라 언어로 쓴 시를 우리말로 옮겨봤자 완전히 다른 작품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서), 189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발표된 러시아 시 가운데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을 선별해 수록하고 있다니, 이건 좀 땡기더라.



딩링, <내가 안개마을에 있을 때>
중국 현대를 대표하는 여성작가 딩링의 중단편집. 가부장제도도 부족해 공산 체제 하, 억압받은 여성의 이야기가 얼마나 또 암담하게 그려졌을까 싶어서 읽기 전부터 답답한 생각도 드는데, 그래도 궁금한 작가와 작품.

















로베르토 볼라뇨, <칠레의 밤>, <제3제국>
볼라뇨 작품은 몇 권 읽었는데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칠레의 밤>은 정작 여태 안 읽었다.
난 좀 이상하게도 한 작가의 대표작은 나중에 읽는 버릇이 있다..... 사실 도서관에도 당연히 이 책은 있어서 빌려 읽어도 되지만 그냥 소장용으로 구매. 때마침 <제3제국>도 보여서 같이 구매.
   



오에 겐자부로,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이거 재밌다는 평이 많다. 제목이 왠지 안 땡겨서 아직까지 안 읽었는데 드디어 읽고 싶어졌다.




이스마엘 카다레, <죽은 군대의 장군>
이것도 약간... 제목 때문에 손이 가지 않았던 작품이다. 제목에 ‘군대’나 ‘~장군’ 들어가는 거 좀 별로라...(내용 너무 뻔할 거 같아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20여 년 후, 알바니아에 묻힌 자국 군인들의 유해를 찾아 나선 어느 외국인 장군의 시선을 통해 전쟁의 추악함과 부조리성을 폭로’한다는 내용도 사실 흥미롭지는 않다. 그럼에도 이스마엘 카다레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다 준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니, 안 읽을 수는 없잖아?! (아니, 근데 이 책도 사진에서는 빠졌다.....이런 이런)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서머싯 몸 작품임에도, 이 책 역시 제목 때문에, 그리고 고갱의 삶을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가 일지 않아서 지금까지 외면했던 책이다. 그래도 작가의 대표작이라는데 안 읽을 수는 없잖아?!2222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콜레라 시대의 사랑>
마르케스, 내겐 너무 먼 작가. 마음 속으로는 그래도 언젠가는 <백년의 고독>과 <콜레라 시대의 사랑> 읽지 않아야 하겠는가 싶었는데, 최근 새파랑 님의 이 책 증말 재미나다는 리뷰를 읽은 김에 자, 이제 바로 그때가 왔도다 싶어 샀다.



존 파울즈, <마법사>
나도 증말 웃겨. 존 파울즈의 국내 번역작은 다 읽었다. <마법사>만 빼고! 이건 진심 아껴둔 작품이다. 한 중산층 지식인의 정신적 방황을 그린 성장 소설이기도 한 <마법사>는 20세기 유럽의 현대사를 바탕으로 고전 신화, 다양한 종교와 철학, 사이드와 엘리어트, 셰익스피어 등을 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프랑스 중위의 여자>도 재미있지만 <마법사>에 비하면 조족지혈, 즉 새 발의 피.”라고 골드문트가 극찬한 바 있다.




윌리엄 포크너, <팔월의 빛>
다른 출판사에서 한 권으로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그런 소식은 안 들리네. 그런 가운데 이 책도 절판되는 거 아닌가 조마조마. 그래서 그냥 샀다. 7월 중순의 어느 날 임신한 리나가 아이 아버지를 찾아 앨라배마를 떠나 미시시피주의 제퍼슨시에 도착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일어나는 9일 동안의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나는 왜 SF를 쓰는가-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사이에서>
목차를 보니,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서 샀다. SF에 관한 작가의 전반적인 생각을 살필 수 있는 글과 SF에 관한 비평들, 그리고 애트우드가 쓴 SF단편 다섯 편이 실려 있다. 단편도 궁금하지만 르 귄의 <세상의 생일>이나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를 읽고 애트우드가 어떤 감상문을 남겼을지 궁금하다!




그렇게 지른 2월의 책들-


암튼 병원에서도 틈틈이(?) 북플할게요~ ㅎㅎ





댓글(52) 먼댓글(0) 좋아요(5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잠자냥 2022-02-18 21:23   좋아요 0 | URL
거듭 감사합니다.

은오 2023-02-17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술이라니!! 잠자냥님 살아계셔서 만나 다행입니다 아프지마세요ㅜ

잠자냥 2023-02-17 23:3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