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샀다.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리뷰대회에서 받은 적립금하고 알라딘 투비컨티뉴드 영업왕에 당첨되어 받은 전자책 적립금(사용 기간이 4월 30일까지야! 이렇게 짧다니!) 합쳐서 탈탈 털어서 책에 탕진-




조지 손더스, <패스토럴리아>
어쩌다 보니 이번에 조지 손더스의 책을 두 권 구매- 지금까지 읽은 조지 손더스의 책도 두 권이다. <바르도의 링컨>하고 <12월 10일>을 읽었는데, <12월 10일>은 좋았고, <바르도의 링컨>은 쏘쏘.... 아니 그런데 <12월 10일>은 그새 절판되어 현재 중고가 46,000원이네?! 나도 있는데 이 책!! 음. 아무튼 막 전작을 다 읽어보고 싶은 마음은 안 들었는데, 이번에 나온 단편집 <패스토럴리아>는 관심이 가서 구매. 조지 손더스는 현존하는 영어권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라고 불리던데, 내가 보기에도 이 사람은 단편이 더 낫다.




로베르트 무질, <특성 없는 남자 1>
내 창작 소설의 인물 ‘무질이’를 가능케 했던 작품- 그 작품을 쓸 때만 하더라도 <특성 없는 남자> 1권만(북인더갭 출판사 버전) 읽은 터라 언젠가는 다 읽을 테야....하고 있었으나. 여전히 1권만 읽은 상태에서 문학동네에서 새로 나온 버전으로 1권부터 구매했다. 또, 1권만 읽고 몇 년 보내는 거 아닌가 몰라.

<율리시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함께 모더니즘 문학 3대 걸작이라고 불리는 <특성 없는 남자> - 그런데 말이죠. 이거 모더니즘 문학 3대 걸작이 아니라, 현존하는 최고의 불면증 치료용 3대 걸작 아닐지... 음. 나 죽기 전에 이 수면용 3대 걸작 다 읽는 게 목표이긴 한데,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으려나. 참고로 로베르트 무질의 작품은 대부분 불면증 해소, 졸음유발용으로 최상이다.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 <시녀들>
여러분들아 혹시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어느 계단의 이야기> 여태 안 읽어 본 분들이 있다면 당장 사서 읽으시라! 이것은 희곡 문학의 최정점! 내 기준엔 셰익스피어 따위 저리가라..... 외칠 정도의 작품이다. 이 작품 읽고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작품은 몽땅 읽기로 결심했으나 번역이 더디다....  그러던 중 이 책이 나왔다니! 그 소식을 알려준 골드문트 님께 땡투- 지만치 책 비싸서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할까 하다가 몇 주를 기다리기 싫어서 그나마 좀 싼 전자책으로 구매. 이 작품은 벨라스케스와 그의 <시녀들>을 모티프로 한 희곡인데, 사실 난 벨라스케스 그림을 좋아하지 않기는 하지만...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니까.




루이지 피란델로, <산의 거인족>
루이지 피란델로의 희곡도 나왔다. ‘새로 번역’이라고 말하기는 좀 뭐하고 이 책은 예전에 다른 출판사의 루이지 피란데로 희곡 선집에 들어있던 작품인데, 그 책이 절판- 구하기 어려웠던 참에 지만지에서 이렇게 출간해줌. 지만지 희곡선 사,,,사랑하기엔 좀 비싸서 좋아합니다. 피란델로의 유작. 이것도 종이책보다는 좀 저렴한 전자책으로 구매. 땡투는 내가 나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




베르나르댕 드 생피에르, <폴과 비르지니>
인도양의 외딴 프랑스 섬(현재의 모리셔스), 오두막에서 남매처럼 자란 폴과 비르지니가 사랑에 눈뜨는 이야기라는데, 음, 내용만 보면 완전 뻔할 거 같고 빡치는 부분도 여럿 있을 것 같지만(그래서 중고로 구매),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는 작가라 읽어보고 판단하기로.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반향과 함께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으며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던 소설이라고. 으음-




이레네 바예호, <갈대 속의 영원>
이 책의 부제는 “저항하고 꿈꾸고 연결하는 발명품, 책의 모험”이다. 와우, 부제만 봐도 뿅간다. 수천 년 동안 위태로운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은 책들, 그리고 그 책들을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 저자가 피렌체 도서관에서 집필한 『갈대 속의 영원』은 출간 직후 독자들과 비평가들의 엄청난 찬사를 받으며 스페인 출판계에 커다란 돌풍을 가져왔다고. 어머 이건 사야 해! 했는데, 장바구니에 담고 보니 수하 님의 페이퍼가 보여서 수하 님께 땡투-




조지 손더스,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앞서 말했듯이 조지 손더스는 50%는 좋지만 50%는 별로여서 이 사람이 쓴 작법 같은 책은 그냥 넘길까... 한번 읽어볼까? 보관함에 담아두고 고민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블랑카 님의 페이퍼를 읽게 되었고, 이 책에서 단순한 글쓰기 작법 이상의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전자책으로 구매-




어멘다 몬텔, <워드슬럿-젠더의 언어학>
예전부터 관심 가던 책- 독서괭 님 페이퍼 보고 이건 읽어야 해! 그랬는데 90일 대여로 조금 저렴하게 풀렸다. 괭님에게 땡투하고 대여가로 구매. 그런데 대여 전자책은 다운로드 받자마자 날짜가 카운트가 되기 때문에 아직 다운로드는 하지 않았다.



한나 아렌트, <발터 벤야민 : 1892-1940>
정희진의 공부 3월호를 들은 분이라면 발터 벤야민이라는 인물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물론 이미 그의 저작을 읽어본 사람들이 많을 것 같기는 하지만, 한나 아렌트 관점으로 바라본 발터 벤야민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그래서 구매. 사실 난 한국에서 발터 벤야민 읽는 게 왠지 허세스러워서 여태 안 읽었는데(한국 남성 철학자들이 벤야민 운운할 때 뭔가 그 허세와 참을 수 없이 오그라드는 지점이 늘 있었습니다.........) 이제는 읽어보고 싶다.




발터 벤야민, <기술적 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책도 구매. 벤야민 읽는 허세 자냥이 되어 보겠습니다.




슈테판 츠바이크, <나쁜 정치가는 어떻게 세상을 망치는가- 조제프 푸셰 : 어느 기회주의자의 초상>
츠바이크의 인물 평전은 다 읽어보겠어! 그러면서 사 모으고만 있구나. 이 책은 제목부터 흥미롭다(요즘 한국 상황 생각하면 암담하지만............). 프랑스 대혁명에서 나폴레옹 정부, 부르봉 왕정복고에 이르는 기간 동안 내내 권력을 좇아 권력의 정점에만 있었던 이 기회주의자의 면모를 츠바이크는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메리 오토, <아 해보세요 - 치아에 새겨진 불평등의 이력들>
치아는 인간의 신체 중 가장 오랫동안 썩지 않고 남는 부위가 아닐까? 물속, 불 속, 무덤 속에서도 몇 백 년을 버틴단다. 그래서 또 많은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가난한 삶’은 특히 치아를 망가뜨린다. 이 책은 저소득층 지역이나 알래스카처럼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을 중심으로 치아에 새겨진 불평등의 이력을 살펴본다.




로렌조 피오라몬티, <숫자는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숫자는 진실을 말해준다고, 숫자는 가장 객관적인 정보이자 자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숫자와 통계에는 어떤 편견도 담기지 않은 진실만이 존재할까? 이 책의 부제는 “우리 사회를 위기로 몰아넣는 숫자의 교묘한 거짓말”이다. 흥미로워 보인다. 그리고 가격도 넘나 착하다. 무려 4,500원!!! 정가 인하 특가도서입니다. 15,000원 미만의 책 한 권 사고 배송비 내기 억울할 때 이 책을 같이 담으세요!





책탑과.....




눈에 보이지 않는 또다른 책탑..... 전자책 구매 오랜만에 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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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4-10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북인더갭의 특성없는 남자 가지고‘만‘ 있어요. ㅎㅎ
폴과 비르지니 책도 다른 출판사로 있는데 어쩐지 흄세로 다시 사서 깔맞춤 하고 싶네요.. (그런 생각 하지마!)

저도 오늘 사무실에 도착하니 책 박스가 작은 것이 하나 도착해있고, 그리고 오늘 또 살겁니다. 껄껄
우리 4월에도 책 구매 화이팅!!

그나저나 잠자냥 님은 적립금으로 사신거니 너무 좋겠네요. 전 다 제 돈주고 샀어요.. 스트레스 잔뜩 받으면서 번 돈으로..(훌쩍)

잠자냥 2023-04-10 11:58   좋아요 1 | URL
아니 깔맞춤까지?! 그런 생각은 하지 마!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또 살 거 같습니다....ㅋㅋㅋ 화이팅...

공쟝쟝 2023-04-10 12: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무질이에 대한 의리를 지킬 것인가 🤔

잠자냥 2023-04-10 13:33   좋아요 3 | URL
쟝은 의외로(?) 난해한 책을 좋아하니까 ㅋㅋㅋㅋㅋ 의리를 지켜보아 ㅋㅋㅋ

공쟝쟝 2023-04-10 14:23   좋아요 4 | URL
저 철학과 부전공했습니다 ㅋㅋㅋㅋ 전공이 경영학이라고요 ㅋㅋㅋ (아이러니 끝판왕ㅋㅋㅋ)

건수하 2023-04-10 17:27   좋아요 4 | URL
아… 철학 부전공…. (어쩐지)

잠자냥 2023-04-10 17:32   좋아요 4 | URL
어쩐지
애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4-10 18:23   좋아요 4 | URL
🤕철학과 교수님들이 가장 싫어하는 학생 = 경영학과 예비역 남학생! 내가 가장 싫어하는 학생 = 경영학과 예비역 남학생 ㅋㅋㅋㅋㅋ 이었으므로 별 분열은 없었다고 합니다 ㅋㅋㅋ

blanca 2023-04-10 13: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 이거 요청해도 되나요? 조지 손더스 <패스토럴리아> 빨랑 읽어주세요. 잠자냥님 좋다면 따라 사려고요. 저, 읽을 책 떨어져 갑니다. 급하다고요. ^^;;;; 흑, 적립금 풍년 부럽습니다.

다락방 2023-04-10 13:27   좋아요 1 | URL
읽을 책이 떨어져간다니 너무 부럽습니다!! ㅜㅜ

잠자냥 2023-04-10 13:35   좋아요 1 | URL
와 진짜 읽을 책이 떨어지다니! 놀라워요! 제가 어제 <워드 슬럿>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빨리 읽고 시작해보겠습니다!

레삭매냐 2023-04-10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지 손더스의 소설집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여전히 아리송
하고 뭐 그렇네요.

진도도 영 지지부진하고요.

무질의 책도 마저 읽어야 하는데
그것 참.

잠자냥 2023-04-10 13:35   좋아요 1 | URL
둘 다 이리송?! ㅋㅋㅋ

stella.K 2023-04-10 18:4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도요!
저는 작가의 글쓰기 책을 좋아해서
처음 나왔을 때 사야지 했는데 모처에서 리뷰 써 주기로하고
받아서 읽고 있는데 처음 초반만 읽고 제목에 낚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ㅠ
뭔 말을 하고 있는지 아리송하고 있는 중.
아무래도 과외 받고 읽어야할 것 같습니다. ㅠㅠ

근데 <짝없는...> 리뷰대회 장원급제하셨나요?
게다가 영업왕꺼정...? 축하합니다.^^

잠자냥 2023-04-10 19:51   좋아요 1 | URL
스텔라 님 장원은 아니고요. 2등상 받았습니다. ㅎㅎ 아니 근데 그 책이 아리까리하군요. 참고하겠습니다!

공쟝쟝 2023-04-10 14: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여기서 저는 아 해보세요가 땡기네요 ㅋㅋㅋ😬

잠자냥 2023-04-10 14:40   좋아요 2 | URL
아~ 해보세요.

공쟝쟝 2023-04-10 18:23   좋아요 2 | URL
하아아아악 😵

잠자냥 2023-04-10 19:55   좋아요 3 | URL
이거 봐 이거 봐 애가…..

새파랑 2023-04-10 15: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투비에서도 영업왕이시군요 ㅋ 전 투비는 안깔았는데 깔아봐야 하나요? ㅋ 잠자냥님의 적립금은 마를 날이 없는거 같습니다~!!

잠자냥 2023-04-10 15:33   좋아요 1 | URL
ㅎㅎ 한정된 기간 동안 잠깐 이벤트 했었어요. 추천하고 싶은 투비 소개하는 거였는데 그 이벤트는 이미 끝났습니다...ㅎㅎㅎㅎ

페넬로페 2023-04-10 15: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뷰대회 수상과 투비의 영업왕!
글만 쓰시면 돈이 들어오네요.
이제는 1억원 고료 문학상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요^^
저는 잃.시.찾과 율리시스 읽은 여자이니
이제 무질이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봐야 하나요!

잠자냥 2023-04-10 15:56   좋아요 3 | URL
글만 쓰면 돈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ㅎㅎㅎ
와우 그 두 작품을 모두 읽으셨다는 게 저는 더 대단해 보입니다.

책먼지 2023-04-10 16: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상반기에는 책 더 안 사기로 했는데.. 아직 4월 초인데.. 자냥님 책탑보면 홀린 듯이 책 담게 됩니다🥹 마침 저에게 눈먼 적립금 3만원이.. 일단 셰익스피어 저리가라는 대목에 홀려서 부에로 바예호 담고요.. 이레네 바예호도 담고요.. 그러고보니 두분다 바예호 씨네요..?? 츠바이크도 일단 담습니다..

잠자냥 2023-04-10 16:43   좋아요 2 | URL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는, 제가 이번에 산 <시녀들>보다는 대산세계문학 총서에서 나온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어느 계단의 이야기>를 더 추천합니다. 이것부터 꼭 읽어보세요!

건수하 2023-04-10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가 샀을까 했는데 잠자냥님이셨군요! 저는 아직 안 샀는데 살때 잠자냥님께 땡투할게요 ^^

워드슬럿 대여 정보에 전자책으로 사둘까 드릉드릉~

잠자냥 2023-04-10 17:20   좋아요 1 | URL
대여할 때도 30%인가 또 쿠폰 줬어요!

coolcat329 2023-04-10 2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는 예전에 골드문트님이 추천하셔서 진작에 구비해두었어요. 잠자냥님도 강추하시니 꼭꼭꼭! 저는 츠바이크 저 책 이화북스에서 나온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조제프 푸셰>로 읽었는데 역시 👍 였습니다.
<갈대 속의 영원>은 저도 찜해뒀어요.
저는 11시만 넘으면 졸린데 나중에 불면증이 생기면 무질의 책을 읽어야겠네요. ㅎㅎ

잠자냥 2023-04-10 22:08   좋아요 1 | URL
ㅋㅋㅋ 불면증 ㅋㅋㅋㅋㅋㅋ네 불면증 치료제로 구비하세요!

책읽는나무 2023-04-11 0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 축하요^^
결국 상 받으셨군요?
리뷰왕, 영업왕
왕이십니다ㅋㅋㅋ
패스토럴리아!!! 조지 손더스.
이제 작가 이름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저 책 알라딘 지인이 전자책으로 읽고 있던데 재밌다고 해서 그 날, 바로 질렀는데....쩜쩜쩜. 읽어봐야 알겠죠?^^
오늘도 관심가는 책 많네요.
저도 <아 해보세요~> 책도 땡기고^^
벤야민, 츠바이크, 무질...무질은 불면증 치료책ㅋㅋㅋㅋ
자냥님이 책을 구입하는 날이면 다들 이렇게 토론하다시피 책에 대한 댓글이 쏟아지는군요? 앞으로 책을 고르실 때, 책임이 막중하시겠습니다ㅋㅋㅋ

잠자냥 2023-04-11 11:31   좋아요 1 | URL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이거 약간 호불호가 있는 책인가 보군요?!
저는 호...쪽이 되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ㅋㅋㅋㅋ

건수하 2023-04-1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러고보니 희곡을 추천해주셨네요.
발매트 구매에 도움이 되는 추천 (이지만 이제 더 안샀으면)!

바예호-바예호는 혹시 관계가 있을까 찾아봤지만 아닌듯 (흔한 성인가).

잠자냥 2023-04-11 11:32   좋아요 0 | URL
지만지 희곡집은 좀 비싸요;;;
음 암튼 바예호 희곡 읽으실 계획이라면 일단 대산세계문학 총서의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어느 계단의 이야기>부터 추천입니다.

건수하 2023-04-11 11:52   좋아요 0 | URL
네 그걸 담아뒀습니다! :)

물감 2023-04-12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는 거라곤 <희생양> 뿐이네요 ㅋㅋㅋㅋㅋ 희생양도 잼씀니다!

잠자냥 2023-04-12 17:31   좋아요 1 | URL
네~ 희생양은 예전에 사서 다 읽은 것…. 근데 대프니 언니 다른 책에 비하면 좀 심심 ㅎㅎㅎ

그레이스 2023-04-14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적립금 딸 교재 사주면서 플렉스 중인데요
잠자냥님 적립금 꽤 되실텐데,,,다 어째시고 탈탈 털었다는 말씀을?@@;;

잠자냥 2023-04-15 01:07   좋아요 0 | URL
받으면 다 책 삽니다!

독서괭 2023-04-18 14: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잠자냥님, <워드 슬럿> 대여구매 하셨군요! 떙투 감사히 받았습니다 냠냠
<특성 없는 남자> 관심 1도 없었는데 최고의 불면증 치료제라고 하시니 갑자기 관심도가 확 올라가네요? ㅋㅋㅋ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는 당장 읽으라고 하셔서 화들짝 놀라 일단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역시 영업왕의 기세란..
늦었지만 수상도 축하드리고요, ㅎㅎ 역시 적립금왕. 멋있습니다^^

잠자냥 2023-04-18 15:33   좋아요 1 | URL
네, <워드 슬럿>아주 재미나게 읽다가 현재 <아메리카 비극>에 밀려서 잠깐 쉬고 있습니다.
불면증 치료제?! 요즘 잠도 못 주무십니까?
괭님네 둘째 보고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뜬금)
 

필립 K. 딕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대 때였다. 그의 작품을 읽은 것은 아니었다. <블레이드 러너>- 컬트 팬을 거느린 그 영화 때문이었다. 1982년작- 이 오래된, 낡은 듯한 작품에 왜 그토록 많은 SF팬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처음 보았을 때는 난해하고 지루했다. 그런데 참 묘하게도 그 음울한 분위기만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서 내가 무언가 놓쳤을지도 몰라 하는 마음에 그 후에도 몇 번쯤 더 보았다. 그리고 최근의 <블레이드 러너 2049>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 되었다. 당연히 영화의 원작인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찾아 읽었고 그렇게 필립 K. 딕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재미나게 본 많은 영화- 그러니까 <토탈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첵> 같은 작품의 원작도 모두 필립 K. 딕, 그가 쓴 것임을 알고는 SF 장르를 딱히 좋아하지 않음에도 그 원작들은 찾아서 읽었다.

딕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대단한 능력을 가진 자들이 아니다. 하나 같이 기억이 불분명하거나 아예 잃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이번에 <필립 K. 딕의 말>을 읽으면서 나는 그러한 인물들, 그리고 그 미미한 인물들이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세계가 필립 K. 딕 그의 정신세계이자 고난에 찬 삶의 반영임을 알게 되었다. 그는 평생 44권의 장편과 120여 편에 달하는 중단편을 발표했지만 살아서는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낮은 고료를 받으면서 생활고에 시달렸다. 수년 동안 중추신경 흥분제인 암페타민을 복용하며 작품을 썼고 이런 자기파멸적 생활 습관은 그에게 뒤늦은 명성을 가져다주기도 했지만 주변 인물들과는 불화할 수밖에 없었고(5번의 결혼과 이혼), 우울증, 편집증, 망상, 불안, 공황장애 등에 시달리게 했다. 한마디로 이 책에서 말하듯 고립감, 고뇌, 갈망, 가난함은 딕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었지만, 그와 동시에 창작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그는 고독함을 달래기 위해 글을 쓴다. 그리고 자신이 창조한 인물들과 사랑에 빠진다. 딕이 만들어낸 인물들은 모두가 그의 친구였다. 때문에 그는 책을 탈고하고 나면 상실감으로 우울증에 빠질 정도였다. 그는 말한다. “다시는 그 친구들의 말을 들을 수 없고, 다시는 그 친구들이 고투하고, 역경에 맞서 싸우는 걸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니까. 소설을 탈고한다는 건 친구들을 영영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야.”(38쪽) 고립감 속에 글을 썼던 그는 자신이 창조한 인물들로부터 위안을 얻었는데 무엇보다 영웅이 아닌 보통 사람이 엄청난 용기를 발휘하는 순간을 묘사하면서 가장 큰 기쁨을 느꼈다. 설령 그가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고, 현실 세계에 어떤 파문도 남기지 못한다고 해도 그랬다. 그래서 딕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쓰는 소설은 그의 용기에 대한 찬가”(39쪽)라고. 이런 그의 말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까지 그가 빚어낸 인물들, 그 평범한 인물들의 고뇌와 분투-SF라는 어쩌면 너무나 헛된 공상의 세계임에도 그 세계를 살아가는 그들의 쉽게 지지 않으려는 투쟁만큼은 왜 그토록 마음에 남았는지 수긍하게 된다.


그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어쩌면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에서 어떤 의미를, 하나의 질문으로 여기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일 수 있는 것에서 어떤 대답을 찾는 범주에 속한 사람이었다. 그의 직업이 하는 일은 바로 이런 질문들을 상상하는 거였다.

딕이 전에 쓴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들에서, 주인공은 세계의 질서에 관련된 엄청난 비밀을 우연히 발견하고, 믿으려는 이 하나 없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것을 설명하려고 무진 애쓴다. (엠마뉘엘 카레르, <필립 K. 딕>, 72쪽~80쪽 발췌)



어린 시절 필립 K. 딕을 우상으로 섬겼던 엠마뉘엘 카레르가 쓴 딕의 평전 <필립 K. 딕>에서는 재미난 일화가 나온다. 인간 심리에 관심이 많았던 딕은 어린 시절에 사람들을 대상으로 심리 테스트를 해보곤 했는데,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그들이 어떤 종류의 정신병에 대한 성향이 강한지 보기 위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질문했을 때, 거기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답하는지를 살폈다. 애초부터 평범한 이들의 정신세계에도 뭔가 하나쯤은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가 이런 사고를 하게 된 원인은 아마도 스스로 정신에 일종이 균열이 있음을 인지했고 그 균열에서 다양한-또는 특이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기에 타인 또한 그렇지 않을까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닐까. 실제로 그는 <화성의 타임슬립>에서 ‘정신병자로 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자신을 비롯하여 인간의 정신세계에 그가 이토록 관심이 깊었던 것은 대부분의 인간들은 ‘우리의 세계가 침식당하고 있다는 어렴풋한 느낌을 받을 뿐 우리의 개인적 통일성을 향한 침략이 어디서 오는지도 알아차리지 못’(114쪽)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즉 그의 이러한 ‘주관적 세계’에 대한 탐구는 한 인물의 세계가 그보다 더 강한 위치에 있는 다른 사람의 세계에 침식당하기 쉽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런 섬뜩하고 기괴한 상황을 묘사함으로써 소설을 통해 독자에게 경고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강자에 의한 침식- 딕은 20세기의 가장 큰 위협을 전체주의적 국가로 보았다. 그가 보기에 전체주의는 국가뿐만이 아니라 좌파 파시즘, 심리학적 운동, 종교운동, 마약중독 재활 단체, 권력자들, 책략가들 따위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었고, 심리적으로 자기보다 더 강한 위치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런 경향이 나타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본질적으로 이런 권력 관계에서 약자의 위치에 속하는 사람들, 즉 강하지 못한 사람들을 옹호했다. 그의 소설에서 매번 약자들이 주인공이 되어 분투하는 이유이다.


본질적으로 내가 옹호하는 대의는 강하지 못한 사람들의 대의야. 만약 나 자신이 강자였다면 전체주의를 그렇게 큰 위협으로 느끼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난 강자가 아니기 때문에 약자에게 공감한다네. 내 소설의 주인공들이 본질적으로 반反영웅들인 건 바로 그 때문이야. 거의 루저에 가까운 친구들이지만, 나는 혹독한 세상에서도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특질을 부여하려고 노력한다네. 그러는 동시에, 폭압에 대항하려고 같은 수단을 쓰다가 어느새 상대방처럼 착취적이고 조작적인 인간이 되어버리는 걸 보고 싶지는 않고. (<필립 K. 딕의 말>, 114~115쪽)




전체주의에 대한 경고와 함께 그가 끊임없이 고민했던 주제는 ‘진정한 인간이란 무엇인가’였다. 딕은 <인간과 안드로이드 The Human and the Android〉라는 강연에서 진정한 인간이란 무엇인가 질문한다. 그가 보기에 이 인간 사회에도 생물학적으로는 인간이지만 실제로는 안드로이드인 사람들이 있었다. 컴퓨터는 날이 갈수록 예민한 사고력을 가진 존재가 되어가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은 점점 인간성을 상실하고 있었다. 딕은 이 강연 원고를 작성하면서 아직은 인간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인간성을 강화해줄 필요가 있음을 절감한다. 딕이 생각하는 진정한 인간은 다음과 같다. “그릇된 일을 하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그걸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 “아니, 나는 죽이지 않을 거야. 폭탄을 떨어뜨리지 않을 거야.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존재.” “뇌물로 매수할 수 없고, 겁을 줘서 어떤 일을 강요할 수도 없고, 프로파간다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불법적인 시스템에 대해 불법적인 저항운동을 개시할 필요성을” 아는 존재, “법 자체가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에 때로는 법을 어길 수도 있는”(54쪽) 존재…. 이런 정의를 읽노라면 현대는 이미 생물학적으로는 인간이지만 실제로는 안드로이드인 인간들의 디스토피아가 된 것은 아닌가 씁쓸해지기도 한다.

“진정한 인간과, 단지 진정한 인간을 흉내 낼 뿐인 존재들 사이의 괴리”(149쪽)를 끊임없이 고민했고, 현실 세계에서는 딕 그 자신에게 위안을 주는 친구들의 수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설 속에 반영웅들을 창조한 그, 그리고 소설에서 영웅이 아닌 보통 사람이 엄청난 용기를 발휘하는 순간을 그리면서 무엇보다 큰 기쁨을 느꼈던 그. 필립 K. 딕은 전체주의적 국가에 맞서 각자의 고유한 세계를 지켜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안드로이드가 아닌, 진정한 인간으로서 각자의 고유한 세계를 지켜내는 일은 그가 살았던 20세기보다 이 21세기에 더더욱 중요하고 그래서 더 어려운 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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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3-28 16: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블레이드 러너 애정합니다 ㅋㅋ 그의 빻음까지도 😉

잠자냥 2023-03-28 17:25   좋아요 2 | URL
필립 K. 딕도 인간으로서는 좀 싫은 면이 있는데 ㅋㅋㅋㅋ 그 빻음까지 투영 ㅋㅋㅋㅋ

coolcat329 2023-03-28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립 K.딕이 이런 고민을 한 작가였군요. 진정한 인간이란 무엇인가...인간이란 생명체가 있는 동안에는 반드시 계속 물어봐야 하는 질문 아닌가 싶습니다.
멋진 표지의 <안드로이드...> 책 갖고 있는데 또 잊고 있었네요. 블레이드 러너도 안봤구요. 작가 외모도 너무 맘에 듭니다. 😍

잠자냥 2023-03-28 21:41   좋아요 1 | URL
안드로이드… 하고 블레이드 러너 한번 보세요. 놀라운 점은 <안드로이드…> 단편이라는 거! 저도 예전에 깜놀. 영화로 만들어진 그의 작품 대다수가 단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감독들 역량도 한몫한 거 같습니다. 그나저나 쿨캣 님 외모 취향!

coolcat329 2023-03-28 22:21   좋아요 0 | URL
헉 안드로이드가 단편인가요? 지금 찾아보니 22장 구성으로 장편같은데 중간에 이야기가 끊기나요?
책 읽고 영화도 꼭 보겠습니다~^^
근데 사진 확대해서 다시보니 제가 좀 마음이 성급했네요😅

잠자냥 2023-03-28 22:26   좋아요 2 | URL
앗 제가 <토탈 리콜>하고 헷갈렸습니다! 안드로이드는 장편 맞습니다! ㅎㅎㅎ 사진 확대 성급 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3-28 19: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유하지 않는 인간과 사유하는 안드로이드 중에 어느 쪽이 더 인간적인가라는 의문에서 안드로이드는 약자이기 때문에 사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약자인 우리가 강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무기 중 하나가 ‘사유함‘이라는 생각을 얻어갑니다. ^^

잠자냥 2023-03-28 21:42   좋아요 1 | URL
오 대디 님 오늘의 베댓 갑니다! ㅎㅎㅎ

DYDADDY 2023-03-28 23:48   좋아요 0 | URL
아렌트 누님이 무사유는 악이라고 규정하셨기에 약자인 우리가 도덕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사유함이라는 무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자신의 행동을 무엇이든 합리화할 수 있는 무사유의 강자에게 대항할 수 있겠죠. ^^
저의 ‘오늘의 베댓‘은 블레이드 러너의 빻음까지 애정하는 공쟝쟝님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stella.K 2023-03-28 1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자기가 창조한 인물에 빠지는 작가가 있긴하군요.
피그말리온과 같은..
좀 자기파괴적 인물이었네요. 흠...

잠자냥 2023-03-28 21:43   좋아요 1 | URL
소설 속 인물들이 친구 같았다는 말에선 참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신적으로는 많은 고통이 있었던 사람 같습니다.

우끼 2023-03-28 21: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날 인간의 윤리가 무엇이어야 할지에 관한 논의가 부족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논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좌파파시즘이라 표현하는 것이 괜찮은지 의구심이 들어요. 이미 불평등한 사회에서 고통받는 생명들이 있고, 그걸 발화하는 것을 막는 것처럼 들리거든요 ㅠㅠ 이것은 파시즘이 아닌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시스템이 개인의 윤리적 행위를 가로막고 있다면, 그것을 지적하는 것도 좌파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DYDADDY 2023-03-28 21:39   좋아요 3 | URL
파시즘은 아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개념이지만 최소한의 합의점은 민족공동체를 신화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포퓰리즘입니다. 즉 민족주의, 신화, 포퓰리즘의 세 키워드를 놓고 보았을 때 좌파는 최소한 민족주의와 신화를 배격하기 때문에 좌파 파시즘이라는 어구는 그저 이어서 쓴 글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파시즘은 ‘나쁜 놈‘과 등치하여 사용하는 말도 안되는 현상이 있다보니 좌파 나쁜놈이라고 말하는구나 라고 이해하셔도 되지만 논박하고 싶으실 때에는 파시즘에 대한 너의 정의는 무엇이냐고 물으시면 됩니다. 참고로 파시즘과 전체주의는 다른 개념입니다. ^^

잠자냥 2023-03-28 21:48   좋아요 2 | URL
최소한 우리나라에서 쓰는 좌파파시즘이라는 말은 잘못 사용된(나쁜 의도로) 말 같고요, 윤리에 대해 아무런 고민이 없는 사회, 윤리를 말하면 오히려 비정상인 취급받는 사회가 현재의 대한민국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물학적으로는 인간이지만 안드로이드보다 못한 인간들이 많은 사회 같기도 하고요….

우끼 2023-03-28 22:30   좋아요 1 | URL
대디님, 제가 이해한 파시즘은 직접적 폭력 없이 배제하는 구조적이고 포퓰리즘적인 폭력이었어요. 더불어 살기 위해 인간을 한계짓는 것이 윤리이기 때문에 한계짓는다는 특성때문에 윤리가 파시즘이라는 명칭을 얻는다면, 그 또한 위험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전체주의와 파시즘을 어떻게 구분하고 계신지도 궁금하네요 ㅠㅠ 저는 거의 비슷하게 생각했던것같아요

자냥님 그렇군요 ㅠ 자냥님께서 사용하는 좌파파시즘은 어떤 맥락이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윤리에 대한 고민이 없는 사회가 이상하다는 점은 정말 동감해요 ㅠㅠ 윤리적인 발언을 지속하는 어떤 사람은 자신을 바보로 지칭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윤리적인 발언을 하는 사람은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잠자냥 2023-03-28 22:44   좋아요 2 | URL
앗 저는 좌파 파시즘이라는 말을 사용한 적은 없고, 본문에 쓴 글은 필립 K. 딕의 말이었습니다… 만 좌파에서도 파시즘은 있을 수 있죠. 지배자에 대한 절대 복종을 강요한다든가, 자기들만의 이데올로기가 옳다고 생각하여 다른 생각이나 사고에 무조건적으로 배타적으로 굴거나 선민사상에 물들어 있거나 대중의 자발적 사고를 경멸하거나 등등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이데올로기를 수호하기 위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한다면 제 아무리 좌파 운운한다더라도 또다른 파시즘이라고 생각합니다. 딕도 그런 의미에서 좌파 파시즘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DYDADDY 2023-03-29 00:07   좋아요 2 | URL
전체주의와 파시즘의 차이는 큰 틀에서 보면 없습니다. 한나 아렌트도 파시즘을 본질적으로 전체주의와 동일하다고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전체주의는 위로부터의 독재 즉 상명하복을 중시하지만 파시즘은 민족주의 공동체 신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대중의 자발적 혹은 선동적 동참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다릅니다. 그리고 파시즘의 시작인 이탈리아에서 파시스트 정권 내에서도 여러 집단의 목소리가 하나로 통일되지 않았던 점도 다른 점이지요. 전체주의도 여러 갈래가 있는데 파시즘도 그 갈래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전체주의는 어느정도 이론이 확립되어 있는 반면 파시즘은 태생부터 좌파에서 갈라져 나와 부르주아와 함께 하면서 시작부터 이론 자체가 엉성하여 아직도 많은 논란과 학설이 있습니다.
우끼님이 언급하신 직접적 폭력 없이 배제하는 구조적이고 포퓰리즘적인 폭력은 파시즘 이론의 하나인 대중독재라고 생각합니다. 독재가 일방적인 상부의 억압이 아닌 다수의 대중이 직간접적으로 동의했기에 가능하다라는 이론인데 말씀하신 윤리라는 개념이 다수의 찬동이 필요하다는 부분에서는 동의하지만 때로는 윤리적 목소리를 내는 소수도 가능하기에 윤리를 파시즘과 등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수의 사람이 윤리라고 인정하는 것을 파시즘이라 표현하는 것은 상대적 소수의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으로 다수와 소수의 의견을 모두 들어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제가 조금 거칠게 평준화하여 말씀드린 부분에 대해 추가로 말씀드릴 부분은 실제로 좌파파시즘이라는 단어는 존재합니다. 파시즘의 뿌리가 좌파이고 스탈린이 사민주의를 비판할 때 썼던 단어입니다. 하버마스도 68혁명 당시에 학생들의 신좌파운동이 폭력적으로 변하자 좌익 파시즘이라는 단어로 비판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파시스트 당 내에서 좌파와 우파가 존재했지만 결론적으로 우파가 주도권을 잡으면서 그 단어는 사장되었죠. 현재 사용하는 좌파 파시즘은 부정적 이미지를 이용한 정치적 비난에 불과합니다.
우끼님 덕에 예전에 정리했던 자료를 뒤적이면서 다시 공부할 수 있어 기뻤어요. 이런 의문이나 질문.. 대환영입니다. ㅎㅎㅎ 제가 올려드린 글에서 우끼님이 궁금하셨던 부분이 아주 조금이나마 풀리시길 바라요. ^^

DYDADDY 2023-03-29 11:21   좋아요 1 | URL
질문하신 부분에 답글을 드려야지 하고 쓴 후에 혹시 덜 쓴 부분이나 오탈자 있나 라고 보는데 우끼님 댓글이 사라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3-29 11:24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오늘은 서재에 좀 늦게 접속했더니 그새 우끼 님 댓글 사라져서 아예 못 봤어요! ㅎㅎㅎㅎ

우끼 2023-03-29 11:29   좋아요 2 | URL
자냥님 상세히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까 댓글달았는데 제 우려만 너무 길게 적은것같아서 지웠었고.. 답변 달아주신거 보고 뒤늦게 다시 답니다. 사실 페미니즘에 나치즘을 붙여서 말하는, 제입장에선 나쁜 사람들도 있고, 좌파파시즘 역시도 마찬가지의 의미에서 약자를 대변하는 좌파가 부족하고 윤리적 메세지 자체가 설득력도 크지 않은(?) 시대에 윤리에 관한 논의에 개입하고 논쟁할 열의 없이 쉽게 판단내리는 그룹이 사용하고 퍼트리기 쉬운 단어처럼 보여서 경계했던것같아요. 한편으로는 논쟁에 개입하는 것도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 자신을 상처입히지 않을 편한 논리를 쉽게 습득하는 것이 더 빈번해서 그런것도 같구요… 사실 논리와 실재 삶에서 실천하는 윤리에는 차이가 있기도 하구요 각자 선택하는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우리의 선택이 각자를 포함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남은한주 평안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대디님 오 이런 역사적 맥락이 있나요? 공부량이 늘어나는게 살짝 두려워지는 순간입니다 출처를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일되지 않은 목소리도 파시즘이 될 수 있나요?? 저도 윤리와 파시즘을 동치시키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둘의 차이를 설명해내는 데는 공부가 더 필요할것같아요. ㅠㅠ 답변 상세히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참고해서 책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DYDADDY 2023-03-29 11:39   좋아요 1 | URL
일상에서 자기 검열은 일정 정도 필요하지만 여기에서는 편하게 글을 쓰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누구나 탈출구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니까요. ^^

공쟝쟝 2023-03-30 12:25   좋아요 2 | URL
한나 아렌트가 이런 종류의 말을 해요. (제 안에 남은 부분이라서… 제 뇌피셜 일 수 있습니다.) 공동의 세계를 짓는일에 참여하고 거기서 자신의 의견를 수정하는 것까지가 용기라고. 그러기위해 같음이 아닌 다름을 (단독자ㅋ) 고수해야 한다고. 전체주의적 도구로 정치를 하는 이런 사회정치적 현실에서 같은 편을 만난 것 같아도 그 다름의 긴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로 느꼈어요. 저는. 그러므로. 다름을 받아들이고 제시할 수 있는 주체되기의 과정으로 글쓰기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제 그러기 좋은 시절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언어를 가지는 일은 노력과 비용과 여러가지 자원을 쏟아야하는 일 임에는 틀립없어요. 희진샘은 한 발 더가죠. 과정에서 다른 몸이 만나 다른 앎(지식)을 생산해야한다고.

저는 지난번 댓글부터 쭉 이어지는 우끼님이 윤리를 고민하면서도 권력을 갖기를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는 권력입니다. 물론 이는 상대적이죠 ㅋㅋㅋ 이런 미디어 환경에서 고작 독후감쓰는 권력ㅋㅋㅋ) 저어하는 부분에 힘을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을 고치고 갱신할 수 있는 태도가 있다면 용기내셔도 될 듯 해요. 어려운 용어의 엄밀한 정의는 제가 모르는 영역이지만, 좌파아닌 ㅋㅋㅋ 신자유주의 페미로서 우정을 담아!

우끼 2023-03-30 14:56   좋아요 2 | URL
말씀듣고 생각해보니, 제가 반박받는걸 상당히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더라구요 ㅠ 항상 맞는 (?) 논리에 짓눌려서 제 몸의 목소리를 못듣고 대변하지 못하던 사람이라.. 제 주도권을 잃어버리는 게 두려웠던 것 같아요. 주도권은 쥐고 있되 맞다고 생각하는 말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지면 되는 거기도 한데요..
마찬가지로 타인도 그런 경우가 있겠지 하고 말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걸 두려워하기도 했구요.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말하는 사람을 더 편하게 느끼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 사람이 저를 배려해주기도 한다면, 서로 끝까지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페미니즘 영역의 일부를 공유하는 동지에게(좌파가 아니신데 이런 단어가 괜찮나 싶지만) 이런 응원을 받아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진보운동 하시는 분들 내부에서도 이런 긴장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채효정님이 하신게 생각이 납니다.. 90%에 동의해도 10%에 의문이 가면 그걸 묻고 가면 안되고 계속 질문해야 한다고..

DYDADDY 2023-03-29 12:08   좋아요 1 | URL
그당시 읽었던 책 중에 파시즘 관련 책은 캐빈 패스모어의 <파시즘>과 로버트 팩스턴의 <파시즘>, 임지현의 <우리 안의 파시즘>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5년 전쯤 <전체주의의 기원>을 읽다가 의문이 생겨 파시즘에 대한 책을 읽었던 것 같아요. 결국 <전체주의의 기원>은 다 못읽었어요. ㅋㅋㅋㅋ 엉뚱한 데 꽂히면 종종 그럽니다. 그리고 공부할 때에는 인터넷에서 해당 키워드와 관련된 것들을 검색해서 같이 정리했기에 아마 책에 없는 내용도 더러 있을겁니다. 혼자서 정리하다보니 어느 내용이 어느책에서 나온건지는 저도 잘 기억나지 않아요. ㅠㅠ
윤리는 다수의 시민이 인정하는 행동양식이라는 점에서 파시즘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파시즘의 변종인 나치즘의 윤리는 인종 차별과 우생학이었으니까요. 다수가 인준한다고 해서 그것이 윤리가 아니라는 것은 다수의 지지로 용산에 계시는 분을 선출한 것을 윤리적이라고 보지 않듯이 다수의 인준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전기가오리의 로티 강의에서 꼭 철학책을 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라고 하더군요. 꼭 철학책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인문학책이나 교양서에서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만 발췌하여 내것으로 만드는 것도 공부라고 생각해요. 더 확장하면 전기가오리 강의를 듣거나 무언가 새로운 것에 대한 의문이 생길 때 이걸 다 내 머리 속에 넣어야돼 라는 강박관념보다는 정리는 해놓되 내 삶에 필요한 부분만 그때그때 꺼내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공부량에 대한 부담감은 덜어내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요. ^^
 

1963년, 라리부와지에르에서, 지금과 똑같은 공포와 불신 속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N.의사의 판정을 기다렸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내 삶은 오기노 방식과 1프랑짜리 자판기 콘돔 사이에 자리한다. 이것이 삶을 가늠하는 적절한 방법이다. 심지어 그 무엇보다 더 확실한. (아니 에르노, <사건>, 12쪽)


마거릿 생어의 <여성과 새로운 인류 Woman and the New Race>를 읽고 책을 덮을 즈음, 아니 에르노의 <사건>이 떠올랐다. 1920년에 여성의 피임할 권리를 외치던 마거릿 생어, 그로 인해 여성은 피임을 하며 예전에 비해 자유로운 성생활을 하지만 그럼에도 늘 걱정에 시달려야 한다. 베란일을 계산하고 콘돔에 의지해도 임신의 공포를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자유로울 것 같은 영혼 아니 에르노조차도. 에르노는 피임에 실패해 임신을 하고 낙태를 하기 전까지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낸다. <사건>은 그 고통의 기록이다. 프랑스는 1970년대 중반에야 낙태를 합법화했기 때문에 그전까지 미혼 여성의 임신은 사회적 자살이나 마찬가지였다. 특히 노동자와 소상공인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교육을 받으며 계층 이동의 열망을 품었던 에르노에게 혼전 임신은 실패의 낙인이자, 하층계급으로 돌아가야 함을 뜻하기도 했다.

임신 후 에르노는 전처럼 수업을 듣고, 학생 식당에 가고, 학생들만 다니는 바에서 커피를 마시지만 이제 그들과 자신은 다른 처지이다. 에르노는 그들과 자신이 더는 같은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임신 때문에 다시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다. 그녀는 ‘그때 내 안에서 자라나던 무언가는 어떻게 보면 사회적 실패라는 낙인이었다.’고 회상한다. 공부를 좋아하고 미래를 꿈꾸던 총명한 대학생은 이제 ‘이념의 천국’에는 다가갈 수 없다. ‘그 아래로 구토하며 진창에 빠진 자신의 육신을 질질 끌고 다닐’ 뿐이다. 지식이란 습득해 봐야 결국 무너져 내릴  허울 같은 구조물처럼 보일 뿐이고 논문조차 도저히 쓸 수 없다. 그녀의 수첩에는 이런 단어들이 적혀 나간다. ‘아무것도 쓸 수 없다. 공부도 되지 않는다.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더 큰 세상을 꿈꾸던 총명한 대학생이 임신으로 말미암아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 모습은 임신과 출산이 사회적 존재로서 여성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일임을 내다본 마거릿 생어의 주장과 맞닿아 있다. 생어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원치 않는 임신과 거듭된 출산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을 수없이 목격한다. 보다 못한 그녀는 1916년 뉴욕 브루클린에 피임클리닉을 열어 피임법을 가르쳤는데 이것이 불법이라는 이유로 체포된다. 이후 법정 싸움을 통해 산아제한과 법 개정, 여성 인권 운동을 시작하고 이 운동에 동참했던 그레고리 핀커스는 연구를 시작해 1960년 경구 피임약을 발명하게 된다. 생어의 인생은 산아제한(birth control)을 통한 여성 해방의 길 그 자체였다.

생어가 보기에 여성은 번식 능력을 통해 자신을 노예화하는 한편, 세상 사람들마저 속박하고 있었다. 낙태는커녕 피임조차 제대로 할 수 없던 시절에 여성들은 다산으로 대가족을 양산하고 그 수많은 아이들을 양육하느라 육체적·정신적인 힘을 낭비했다, 이는 여성의 사회적 죽음이나 마찬가지였다. 다산의 악순환에 빠진 여성은 심지어 번식 능력을 통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 독재국가의 설립과 존속까지 가능케 했다. 생어의 주장에 따르면 ‘군주제, 과두제, 공화제 아니면 폭정이든, 이 존재의 필연적인 요인은 바로 인간이라는 종족’이었다. 인구과잉은 전 인류의 재앙이었다. 생어는 “번식의 힘이 아니었다면 그 어떤 군주도 다른 나라를 정복하다 죽지 않았을 것이고, 어떤 강대국도 영토를 넓히려고 잔혹한 전쟁을 일삼지 않았을 것”이며 “노동자들이 저임금이나 실업의 고통을 겪지도 않았을 것이고, 죄수 노역이나 아동 노동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다산이 아니었다면 ‘신의 행위‘라는 미명하에 포장된 기근이나 전염병도 없었을 것”(<여성과 새로운 인류>, 19쪽)이라고 말한다.

이런 재앙의 고리를 끊기 위한 그녀의 결론은 명확했다. 더 나은 임금, 더 짧은 노동 시간, 노동 선진화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수를 줄여야 했다. 번식 중단. 여성이 재생산만 하다 죽는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어는 전쟁과 기근, 전염병이 문제를 해결해 주길 기다리지 말자고 촉구했다. 원치 않은 아이들을 잠깐 이 세상에 데려와서, 그들이 고통받고 우리에게 짐만 더해주다가 죽게 하는 일을 그만 멈추자고 제안한다. 생어는 여성이 ‘자궁을 비우는 간단한 과정을 통해 전쟁도 종식될 것’(204쪽)이라고 내다보았다.

생어에게 산아제한은 여성이 기본적인 자유를 획득할 수 있는 수단이자, 복종을 통해 겪은 악을 뿌리째 뽑아버리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제껏 여성은 무지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사회적 재앙을 초래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현명하게 이 재앙을 원상태로 돌리고 새롭고 더 나은 질서를 만들어야 했다(21쪽). 그리고 그것은 여성이 어떤 상황에서, 언제 어머니가 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기도 했다. 이것이 생어가 말하는 여성의 근본적인 저항이며, 여성에게 이 저항은 자유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생어는 인류가 번창할지 아니면 쇠퇴할지 여부 또한 여성에게 달려 있다고 말하면서 자유라는 수단을 갖는 것은 여성의 의무이자 기본적인 인권이며, 여자는 자신의 자유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123쪽) 고 역설한다.

물론 생어는 사회가 여성들의 저항을 교묘한 수단으로 억압할 것 또한 예측했다. 여성을 단순한 재생산 도구로 삼고 저항하면 처벌할 수도 있고, 엄마가 될 것인지, 얼마나 많은 아이를 낳을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몰아갈 수도 있다고. 그러나 생어는 정치권의 엉터리 대책과 사회적 만병통치약은 부가적인 수준에 그칠 뿐이며, 그런 처방으로는 절대 사회적 질병의 근원을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여성이 자신의 삶을 가치 없게 만들 때 전쟁, 기근, 빈곤 및 노동자에 대한 억압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생어는 출산을 제한하고 인간의 삶이 더 이상 낭비되지 않을 때에만 비로소 이 모든 억압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년 전 생어의 이 주장들은 현재 한국 사회에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출생률은 0.78.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고 도리어 목숨을 끊는 사회. 정상적인 기능이 멈춘 지 오래인 이 사회에서 여성들은 아이를 낳지 않음으로써 침묵의 저항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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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3-21 15: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거릿 생어가 지금 살아있다면 한국의 래디컬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이 페이퍼를 읽으면서 하게 됩니다. 더불어 파이어스톤도 생각나고요. 분명 더 깊이 보고 그래서 더 멀리 볼 수 있었던 여성들이 이렇게 존재했었네요,

마지막 단락을 읽노라니 오늘 제가 아침에 읽었던 ‘케이트 밀렛‘의 <성 정치학> 생각이 나요. 헨리 밀러와 노먼 메일러를 가열차게 비판하면서 장 주네에 대해서는 뛰어난 작가였다고 평하거든요. 장 주네의 <발코니>에 대해 케이트 밀렛이 뭐라고 했는지 좀 길지만 인용해볼게요.


《발코니》는 남성과 여성 혹은 이를 대체하는 것들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 착취와 억압을 건드리지 않는 혁명이란 아무 쓸모가 없음을 보여준다. 주네는 섹슈얼리티라는 근원적 인간관계를 그로부터 생겨난 모든 정교한 사회적 구성물의 핵심 모델로 간주함으로써, 그것이 그 자체로 가망 없이 타락했을 뿐만 아니라 제도화된 불평등의 원형 그 자체임을 깨닫는다. 인간을 두 집단으로 나누고 생득권에 따라 그중 한 집단에 지배권을 주면서 사회 질서는 이미 억압 체제를 확립한 동시에 정당화했다고 주네는 확신한다. 이러한 억압 체제는 인간의 사유와 경험의 영역뿐만 아니라 모든 다른 인간관계의 형태에 잠재하여 타락하게 한다. -성 정치학, 케이트 밀렛, p.64

잠자냥 2023-03-21 16:59   좋아요 2 | URL
네, 생어는 틀림없이 지지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출생률 낮아지면 인구 감소로 경제성장/국가 위기가 온다 뭐 이런 말로 협박하지만 사람의 목숨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국가에서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죠. 아이들 목숨도 여성들 목숨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인을 지금 이 사회는 너무 많이 보여주잖아요. 그러면서 출생은 무슨 개뿔.... 태어난 목숨부터 지킬 궁리나 하라고 좀...... 에휴

케이트 밀렛의 저 <발코니> 분석 글 명문이네요. <발코니>도 궁금해집니다... (지만지에 있네?!)

다락방 2023-03-21 17:04   좋아요 2 | URL
제가 장 주네를 잠자냥 님 서재에서 본 것 같아 검색했는데 잠자냥 님이 쓰신건 <하녀들> 이더라고요. 저도 지만지의 <발코니>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후훗

책먼지 2023-03-22 13: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글 읽으면서 저는 토베 디틀레우센 코펜하겐 삼부작 중 <의존>이 떠올랐어요ㅠㅠ 임신과 낙태 자체도 절망적이었지만 낙태가 금지되었던 시절에 불법시술하고 그로 인한 약물중독으로 인생이 완전히 망가진 것에 대한 자전적 기록인데.. 또 생각하니 울분이 치솟으면서ㅠㅠ 의식적이었든 아니든 우리는 이미 번식 중단으로 저항하고 있었네요..

잠자냥 2023-03-22 14:09   좋아요 2 | URL
와우, 그 책이 자전적 이야기이군요. 약물중독까지.... 어쩐지 넘나 심란할 것 같아서 읽지 않았던 책인데 기회 되면 읽어봐야겠군요.

책먼지 2023-03-22 14:29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예감대로 엄청 심난한 책 맞습니다!! 인용해주신 아니 에르노 <사건>하고도 비슷하고 실비아 플라스를 연상시키기도 하고요!!

공쟝쟝 2023-03-23 16:22   좋아요 3 | URL
번식 중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더글로리 이야기해서 미안한데... 저도 어제 그 이야기 하다 왔어요. 친구들이랑. 사실 더 글로리는 통쾌한 복수극이어서 mz 한테 인기가 많은 게 아니라 부모가 최초의 가해자인 걸 의식화는 못한 세대들의 집단 무의식을 건드린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웃고만 말았는 데, 제 친구들은 가해자 되기 싫다고ㅋㅋ 그러더라고요 급진적인 자들ㅋㅋㅋㅋㅋ
대한민국은 너무 미쳐서 세상에 내놓기만 해도 가해자 되는 거 같은 기분... 뭐 이해합니다.
(물론 제 경우 mz라고 하기엔 나이 좀 애매하지만 ㅋㅋㅋ점점 양심이... 노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 또래이고 인식이 비슷하니 그냥 엠지라고 하겠습니닼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3-23 16:30   좋아요 2 | URL
쟝쟝/ 어휴 나 그 동은이 엄마? 그 부분은 집사2가 보고 있을 때 옆에서 봤는데 절레절레...˝ 저 여자가 최초의 악이네...˝ 했다능... 내가 보기엔 여러 가지로 제일 악하다..........

책먼지 2023-03-23 19:18   좋아요 2 | URL
자냥님 하필 제일 독한 부분을 보셔가지고!! 동은이가 기원에서 바둑두는 장면을 보셨어야 하는데(하도영이랑 기원 문에서 스치는 장면 원픽..)
쟝님은 친구분들도 예리하시군요!! 집단 무의식 건드린다는 부분 공감이요ㅠㅠ 있는 자원 없는 자원 다 퍼부어가며 너보다 밑에 있는 애들은 밟고 위에 있는 애들은 끌어내리며 계급의 사다리를 올라라,하는 교육을 저희가 받았죠..ㅠㅠ
저는 그것도 미치겠더라고요 동은이는 하나도 잊지 못하고 다 기억하는데 정작 연진이는 우리가 문동은한테 어떻게 했더라, 심했나, 하면서 기억을 더듬잖아요.. 때린 놈이 두 다리 뻗고 자는 세상..
김은숙 작가님 딸이 엄마는 내가 죽도록 맞고 오는 게 나아 죽도록 때리고 오는 게 나아 물은 데서 이 드라마가 시작됐다는 인터뷰 보았는데.. 으으.. 둘 다 싫다!!!

공쟝쟝 2023-03-24 00:13   좋아요 2 | URL
먼지님// 저는 부모님께 자원을 투하받거나 계급을 올라서라는 교육을 받은 적은 없고 (지는 게 이기라는 소리는 많이 들음ㅋㅋㅋ) 부모가 가해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ㅋㅋㅋ 그런 부모들이 너무 많은 한국의 혈연주의와 가족주의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ㅋㅋㅋ (저는 아닙니다 ㅋㅋㅋ 쏙 빠지기ㅋㅋㅋㅋ) 그리고 반대항의 좋은 부모나 조력자들도 드라마에 등장한다고 ㅋㅋㅋ 친구한테도 토 달았음 ㅋㅋㅋ

책먼지 2023-03-24 09:0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저희 부모님도 쟝님 부모님처럼 지는 게 이기는 거라고 가르치시긴 하셨는데 어디가서 경쟁에서 밀릴까봐 엄청 자원을 투하하기도 하셨어요!! (계급의 사다리 어쩌구 요거는 mz세대 부모 전반의 정서에 대한 저의 이해입니다ㅋㅋㅋ 여기에 너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너는 존재만으로 귀해, 니가 제일 잘났어, 요런 교육이 범벅이 되어있는 느낌) 물론 쟝님 말씀대로 개별성이 있긴 하지만 하면 됐던 세대와 해도 안 되는 세대 사이의 괴리가 있긴 있는 것 같아요!!

공쟝쟝 2023-03-24 11:25   좋아요 2 | URL
제가 먼지님이 어떻게 번식 중단까지 가셨는 지(?)에 관한 글을 읽어보진 않아서ㅜㅜ 뭐라고 댓글을 달아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ㅋㅋㅋ (암튼 그런 글로 많이 괴로워하셨다고 해서 ㅜㅜ) 이 유례없는 출산 중단은 세대의 문제, 생존의 문제 다 껴있겠지만.... 저 역시 나쁘게 보지 않아요. 다만 여성에겐 피임권도 있지만 가임기라는 생물학적인 한계도 있기 때문에 남성에 비해 조금 더 절실하게 부모되기에 대해 고민해야하는 건 사실이고요~~~ 그리고 저는 아마도 탈락‘된‘ 축에 속합니다 ㅋㅋㅋ
앞으로 계속 함께 고민해가는 과정을 공유해야 할 거 같긴 한 데요, 제 경우는 mz축에 들지만 지방이었기 때문에 교육관이 범벅되어있다는 말에 세대로는 또 동의 하지만 ㅋㅋㅋㅋㅋ 교육관이 딱히 있으셨던 것 같지도 않습니다. ㅋㅋㅋㅋ
아 진짜 세대 넘 어려워여 ㅜㅜ 여튼 누가 한번 하면 다 해야만 하는 것 같아하는 한국 특유의 이상한 집단주의 문화는 자본주의와 만나 점점 괴물이 되고 있....는 거 같아요. 그래도 뭔가가 굳이 대세가 되어야 한다면 ‘하기‘보다 ‘안하기‘가 낫지 않나? 그럼 결혼 출산 안하기!하고 있는 한녀들 칭찬합니다ㅋㅋㅋㅋ

건수하 2023-03-22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2의 성에서 낙태 얘기 한참 읽다가, 도서관에 책 찾으러 갔는데 <사건>이 있어서 얼른 집어왔어요. 마거릿 생어도 읽어야겠어요!

(이렇게 밀리는 좌파의 길…)

잠자냥 2023-03-22 23:26   좋아요 1 | URL
<사건> 흥미진진해서 금방 읽으실 거예요! <좌파의 길>은 언젠가 걷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3-23 16: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건>을 읽었습니다......... 으으... 잠자냥이 좋아하는 프랑스 영화 레벤느망도 봤어요.... 임신중지와 함께 멋진 페이퍼를 쓰려고 했지만... 이제 다 까먹었다... 그냥 그건 쓰지 못한 내 머릿 속에 ㅋㅋㅋㅋㅋ
그리고 마가렛 생어....... 우와 꼭 읽어야겠네... 재생산 남의 일이라고 ㅋㅋㅋ 속단(?)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이 시대의 여성주의자 ㅋㅋㅋ 빰! ㅋㅋㅋ

잠자냥 2023-03-23 16:31   좋아요 3 | URL
뭐야 머릿속에서 꺼내 글 써! ㅋㅋㅋㅋㅋ
재생산, 진짜 나에겐 남의 일인데 나도 읽었으니 쟝도 읽으세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3-24 11:11   좋아요 2 | URL
잠자냥도 가치잇는 삶을......... 안읽어도 살고 계신 것 같으니 사십시오 ㅋㅋㅋ

잠자냥 2023-03-24 12:32   좋아요 1 | URL
<가치 있는 삶> 사뒀는데 아직 안 읽었음. 읽고 더 가치 있게 살게요.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3-24 12:33   좋아요 1 | URL
ㅋㅋㅋ아니오 ㅋㅋㅋ 그냥 살라고!!!

잠자냥 2023-03-24 12:37   좋아요 1 | URL
아니야 더 가치있게 살 거야
내가 젤 좋아하는 페미니스트 잠자냥
내가 젤 가치있게 사는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3-24 12:42   좋아요 2 | URL
세젤페 내젤페 내젤가 잠자냥 저리가…. 은오 어디갓냐 ㅋㅋㅋ 좀 나타나서 이 자만한 냐옹이좀 케어해랏 ㅋㅋㅋ 난 못참겟 🤢
 

책을 조금 더 샀다. 알라딘에 자꾸 적립금을 야금야금 주니까 그거 그냥 날리면(~) 왠지 아까운 마음에 야금야금 더 사게 된다. 일 잘하네 알라딘.... 그 이유 외에도 초판본 발매트 탐나서 더 샀다. 이 굿즈는 소설/시/희곡 2만 원 이상 구매 시 주던데, 지난번에 책 사고 나니까 바로! 이런 이벤트를 하더라. 쳇.... 아무튼 발매트 자체가 예쁘다기보다는(?) 울집 막내 냥이가 앉으면 참 귀여울 거 같아서 책을 샀는데.....




미시마 유키오, <오후의 예항 / 짐승들의 유희>
작가는 재수(?)없지만 책은 나오는 족족 사보고 있는 미시마 유키오- 어쩌면 미시마 유키오가 내게는 길티플레져인가? 그의 책을 읽을 때 죄책감이나 죄의식 같은 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라 뭐랄까 작가가 암튼 재수없....지만 그래도 작품은 궁금해서 읽는 작가이니 ‘길티’까지는 아닌 것 같다. 책을 읽는 기쁨, ‘플례져’는 확실히 있다. 문장이 진짜....... 미쳤어. ‘화려한 문장으로 엮어낸 탐미적인 세계’ 미시마 유키오가 60년대 초반에 쓴 장편 두 편을 한 권으로 묶었다.




그라치아 델레다, <악의 길>
여성 작가로는 두 번째로 노벨상을 받았던 이탈리아의 작가 그라치아 델레다의 초기 대표작으로 국내 초역. ‘황폐한 마음에 싹튼 악에 운명을 내맡긴 존재들이 지은 죄와 죄책감의 내적 갈등을 다룬 소설’이라고. <어머니> 사두고 아직 안 읽었는데, 이 책부터 읽게 될 것 같다.




세르브 언털, <여행자와 달빛>
세브르 언털, 이름도 생소하다. 그런데 20세기 헝가리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라고.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떠난 부부 앞에 남편의 옛 친구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는데, 헝가리의 이 새롭게 알게 된 작가, 기대해 보겠어!




백욱인, <들뢰즈의 통제사회 비판>
들뢰즈 관련 책이 최근 두 권 새롭게 출판되었다. 이 책하고 장바구니에 담아둔 책은 한나 스타크의 <들뢰즈 이후 페미니즘>인데, 이 두 권 다 읽어볼 계획 중 먼저 이 책을 샀다.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나오는 얇은 책들이 종종 개론서로 도움일 꽤 주기에, ‘들뢰즈’이해에 도움이 될 듯하여 구매. 들뢰즈가 1990년에 쓴 <통제사회 후기>를 바탕으로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와 정보사회를 생각하는 책. 들뢰즈는 현대사회가 규율사회에서 통제사회로 변했음을 밝히는데, 규율사회는 ‘감금과 처벌’  중심의 사회였다면 통제사회는 ‘즉각적 통신을 통한 지속적 통제’로 운영되는 체제라고.


아래 책은 곧 구매 예정-





책탑은 참 소소하다.



지난번에 샀지만 책탑에는 같이 오르지 못했던 <점원>도 이번에 찍어줌....



그래서 주말의 거대한 음주를 가능케했던 사진 하나 덧붙인다.... 집 근처에 잘 가던 참치집이 문을 닫았다. 한 달에 두 번쯤 가서 즐겁게 먹던 곳인데 영업을 종료한 것이다. 아무래도 셰프가 너무 막 퍼준 게 아닐까 싶기도.... 그 이후 다른 참치집을 가보았으나, 이 단골 참치집에서 너무 입맛을 올려놔서 웬만한 부위는 성에 안 차고... 술값도 너무 비싸져서(술집에서 청하 한 병에 6천원이라니 말이 됩니까!) 도저히 안 되겠다! 참치를 직접 공수해서 집에서 먹자! 이렇게 된 것.... 그래서 토요일에 노량진수산시장에 가서 직접 사온 참치회- 집사2가 차려준 참치상 받아서 무려 소주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렇게 먹고도 아직 냉동실에 참치 많다! 캬컄컄




이번주에는 금욜이나 토욜까진 금주할 생각인데 가능할지.......;;




그리고 초판본발매트를 받았다. 누구 차지가 되었을까요!?.........


투비컨티뉴드.......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의 육고일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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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3-20 1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발매트 받을까 말까 엄청 고민중이긴 한데 ㅋㅋㅋ 어째야할지 모르겠네요. 저는 냥이는 없으니까 제 발매트. 그런데 발매트가 당장 시급하게 필요한 건 아니고.. 고민고민.

그나저나, ‘죄와 죄책감의 내적 갈등‘ 이라니, 너무 제 관심사네요. <악의 길> 담아갑니다. (담지마!)

참치 먹고 싶네요? 흐음.. 저도 일단 목요일까지 금주로 정해두고 있긴한데 참치는 주말로 넘기고 오늘은 치킨을 먹을까.. 아, 제발 평일 금주 좀 지키자, 나여.. 그런데 그렇게하기엔 세상이 너무 더티하지 않나요? 인생이 빡시고 말이죠.. ㅠㅠ

잠자냥 2023-03-20 13:09   좋아요 2 | URL
<악의 길> 사면서 발매트 받아요. ㅋㅋㅋ 폭신해요. ㅋㅋㅋㅋ
오늘 치킨 먹으면 음주 안 할 수가 없을 텐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술이랑 잘 어울리는 음식이 너무 많아서 금주 결심 넘나 허망하고...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3-20 1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산 책 --> 조금 더 산 책 --> ?
3월에 한 번 더 올라오길 기대해봅니다. 제목은 무엇이 될 것인가.

데미안을 좋아하는 동거인에게 저 발매트 괜히 보여줬다가
책 샀냐고 발매트 언제 오냐고.. 왜 아직 안 샀냐고... 책 사라는 얘기 생소하고요 =.=

그 분은 데미안을 원했으나
집사3 (어린이)이 오만과 편견이 예쁘다! 그런데 오만이 뭐야? 하며
발매트의 꿈은 산으로 가고 있다는 이야기....


<여행자와 달빛> 표지가 참 예쁘네요. 표지 보고 책 사고 싶다는 생각이 오랫만에 들었어요 :)
그리고 들뢰즈는 어려울 거 같으니까 <들뢰즈 이후 페미니즘> 으로 대충 주워먹고 싶..

잠자냥 2023-03-20 13:10   좋아요 4 | URL
발매트 언제 오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수하 님네 집 발매트는 무엇이 될지?! 두둥-
수하 님네 냥이들은 데미안도 잘 어울리 거 같고....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3-20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도 주말에 음주를 즐기셨군요. 저 사진을 보면 금주하고 있던 사람도 포기하게 만들 것 같아요. ㅋㅋㅋ 이번 주 책탑도 잘 보고 갑니다. ^^

잠자냥 2023-03-20 14:23   좋아요 1 | URL
주말은 언제나 음주를 즐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주중에도 거의 언제나여서 문제 ㅎㅎㅎ
한주 즐겁게 보내세요~

책먼지 2023-03-20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2303-3까지 갈 것 같아서 지금 두근두근합니다!! 저는 오만과편견이랑 바스커빌의개 고민하다가 시뻘건거 받았는데 받아보니 엄청 폭신폭신하고 의외로 크더라고요..???
하아.. 집사2님 배우신 분.. ㅠㅠ 저 안주는 못 참죠!!!!

잠자냥 2023-03-20 14:25   좋아요 2 | URL
아닙니다... 아닙니다...아닙니다...-3까지는 안 갈 것입니다.... 다짐! ㅋㅋㅋㅋㅋ
발매트 정말 폭신하죠? ㅋㅋㅋ
알라딘 발매트 이벤트 사진처럼 근데 발매트를 벽에 붙이지는 않을 거 같아요. ㅋㅋㅋ
저 안주에 금주할 사람은 정말 대단...! ㅋㅋㅋ

우끼 2023-03-20 15: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자냥님은 책 큐레이터이시네요.. 정말 재미있어보이는 책들을 골라서 읽으시는…
오늘도 보관함에 책 담아가요 ㅠㅠ 악의 길도 흥미롭고 통제사회 비판도 흥미롭네요
미시마 유키오는 재수없는데 읽는다셔서 흥미롭고요 ㅎㅎ 리뷰도 기대됩니다.

평안한 한주 보내시길 바라요

잠자냥 2023-03-20 16:20   좋아요 1 | URL
이 세상에 재미난 책이 많은 것입니다!
책큐레이터보다도 술큐레이터 안주큐레이터 같지 않습니까?
ㅎㅎㅎ 재미난 책 읽으면 꼭 리뷰 남길게요~

은오 2023-03-20 1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 이렇게 술을 자주드시면 건강에 좋지않고 잠자냥님은 나중에 저랑 같이 살아야되는데 옆에서 아프면 내가 너무힘드니까 잠자냥님의 금주를 응원합니다

잠자냥 2023-03-20 17:24   좋아요 1 | URL
은오님도 걍 마셔요. 옆에 언제 있는다고 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3-03-20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적립금 야금야금 주는 거 정말 엄청난 유혹입니다. 저는 오늘 그냥 이천 원 날렸네요.
저는 책을 밟는다는 게 영 이상해서 저 발매트 별로였는데 다들 엄청 좋아하네요.
<악의 길>저도 끌립니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있군요.
책탑이 소소한 대신 안주가 푸짐하네요. 저 뚝배기에 든 건 날치알밥인가요? 집사2께서 음식 잘 하시네요. 저도 저런 상 받고 싶네용!😍

잠자냥 2023-03-21 00:06   좋아요 0 | URL
앗! 2천원!!! 아까워라~ 그러면서 저도 부들부들 떨었어요. 오늘까지 쓰라던 거 날렸나 싶어서 ㅋㅋㅋㅋㅋㅋ (안 날렸다는 슬프고도 기쁜 소식 ㅋㅋㅋㅋㅋ ㅠㅠ) 뚝배기는 날치알밥 맞습니다. 집사2는 제 밥을 담당하고 저는 고앵들 밥을 담당하고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3-21 0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작년에 누리호? 발매트 샀었거든요.
겨울동안 정말 잘 썼어요. 뭐 봄이 온 지금도 항상 쇼파 앞에 놓고 거기다 발 올리고 있지만요.
발 시리지도 않고 감촉도 좋고^^
엄청 커서 방석으로도 괜찮더군요.
냥이들 뒹굴고 자기에도 괜찮겠습니다ㅋㅋㅋ
저 책 발매트 감촉 저도 느껴지네요^^
소소한 책탑인데 왜 끌리는 거지? 의아해 하다가 음식 사진을 보고 모든 걸 잊었어요. 🤤🤤 진짜 금손이신 집사 2님!!
회도 뜰 줄도 아시고...투비에 계정 만드셔서 저랑 맞장도 한 번 뜨셔야?ㅋㅋㅋ
제가 질 것 같으니 절대루 투비 로긴하는 방법 알려주면 안됩니다.ㅋㅋㅋ

잠자냥 2023-03-21 00:08   좋아요 1 | URL
발매트 진짜 부드럽고 폭신~ 근데 애들이 거기선 자지 않네요. 아직은 전기장판 위가 좋은가 봅니다. ㅎㅎ
집사2가 안 그래도 음식으로 투비계정 만들까 하더니 귀찮아서 걍 그만 접은 듯 싶습니다.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3-21 00:16   좋아요 0 | URL
맞아요. 넘 귀찮고 힘들어요.
근데 왠지 집사 2님!
요리 사진 올리시면 대박나실 듯!!!
참치회가 웬말이에요. ㅋㅋㅋ
참치회뿐만 아니군요. 다른 반찬들도 군침 돌아요^^

잠자냥 2023-03-21 00:22   좋아요 1 | URL
아니 참치는 그냥 사와서 잘랐을 뿐….. ㅋㅋㅋㅋ 조개구이가 실은 더 손이 갑니다. 저 조개 이름이 뭐더라…;; 알려줬지만 먹으면서 까먹은 잠자냥….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3-21 07:39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어젯밤 저 조개 치즈구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꼬막은 아닌 것 같고?
작은 가리비인가? 생각하다가...레드썬!!!!ㅜㅜ

잠자냥 2023-03-21 08:40   좋아요 1 | URL
아 홍가리비?! 이런 거 같았어요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3-21 09:00   좋아요 1 | URL
맞죠?
저도 조개 끝부분이 붉어보여 홍가리비 그거 생각했었는데 이름이 그게 맞나? 생각했었어요.
홍가리비가 겨울인가? 딱 한 철 먹는 가리비라던데....맛있었겠어요.
근데 진짜 손 많이 갔을 것 같아요.
화가님 남편 분과 집사 2님과 두 분 중 누가 더 요리 솜씨가 좋을까? 그 생각하고 있습니다ㅋㅋㅋ

잠자냥 2023-03-21 09:40   좋아요 1 | URL
네, 겨울에 왕창 사서 자기가 다 해감하고 조개껍데기도 다 깨끗하게 씻어놓고는
속살은 데쳐서(?) 조금씩 냉동실에 얼렸다가 다시 조개위에 얹어서 저렇게 요리하더라고요-
(물론 맨처음에 냉동하기 전에 조개구이 한 번 해서 먹었었고요) 전 그냥 암튼 먹기만.....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03-21 0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굳즈 발매트 있다는 건, 잠자냥님 포스팅 통해 첨 알았는데
마지막에 올려주신 사진은 기냥 발매트라고 하기엔, 알라딘의 요술램프에 나올법한 마법 양탄자스럽습니다^^

저는 투비 전혀 안하지만, 잠자냥님 글에는 응원하트 가끔 하러 갑니다.

미시마 유키오...guilty플레져
악의 길...죄책감....을 다룬 소설..

그리고 마지막 참치집....너무 퍼주시는 셰프님에게 혹시 guilty하신 건 아닌가... 오늘의 키워드는 길티^^ 인가, 혼자 놀고 갑니다. 좋은 밤 되세요

잠자냥 2023-03-21 00:26   좋아요 1 | URL
앗 그럼 우리 고양이 마법 양탄자 탄 거네요! ㅋㅋㅋ 어쩐지 엄청 좋아하더라니!

응원하트 감사합니다. 마음속에 차곡차곡 적립할게요!

ㅋㅋㅋ 오늘의 키워드 길티, 맞네요? ㅎㅎㅎ 편안한 밤 보내세요~

꼬마요정 2023-03-21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도 이번 흄세 그냥 못 지나치셨군요 ㅎㅎㅎ 저 아직 지난번 시리즈 중에 <동 카즈무후> 못 읽었는데 4개월이 참 빠릅니다. 저도 <악의 길>이랑 <여행자와 달빛> 샀어요!! 근데 사고나니 <견딜 수 없는 사랑>이 훅 들어와서 그 책부터 잡았답니다. ㅎㅎㅎ

발매트는 냥님들이 자기 털 묻히느라 털범벅이 되었겠군요 ㅎㅎㅎ 그래서 저희집은 규조토 매트… ㅋㅋㅋㅋ

잠자냥 2023-03-21 11:21   좋아요 1 | URL
네, 이번 흄세 시리즈에는 관심 가는 작품이 여럿 있더라고요.
<견딜 수 없는 사랑>! 저는 다행히 구판 <이런 사랑>으로 읽어서 그건 넘길 수 있었습니다.
<이런 사랑>의 개정판인 거 모르시는 분들이 없어야 할 텐데.....(다락방님 같은 분 ㅋㅋㅋㅋㅋㅋㅋ)
발매트 저희집도 전엔 규조토였는데 규조토는 여름에 냥이들이 좋아하죠.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3-23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나 일단 저거 들뢰즈 사러 들어왔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3-23 16:03   좋아요 1 | URL
내가 일단 저거 들뢰즈 너에게 땡투할게~

공쟝쟝 2023-03-23 16:15   좋아요 1 | URL
저도 잠자냥한테 땡투햇슝~. 나에게 오고 이씀 !! 흐흐흐흐 인증할게요!!

Falstaff 2023-03-31 16: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은 <오후의 예항>으로 미시마 유키오하고는 완전 절연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슬리마니의 <달콤한 노래>를 끔찍해서 못 읽으셨다니 더욱 그러하리라.... 싶습니다.
미시마 그 새끼는 우짜 생각하는 게 그런지 참. 아우, 궁금하시면 뭐 읽어보시든지요. ㅋㅋ

잠자냥 2023-03-31 16:42   좋아요 1 | URL
헉! ㅋㅋㅋㅋㅋ 이미 읽으셨군요!!!
 

인생, 사랑, 이별, 상실, 추억, 희망이라고 불리는 이해할 수 없는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게 얼마나 더 남았을까. (이반 부닌, <아르세니예프의 인생>, 231쪽)


알라딘 서재에 본격적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2015년 그러니까 어느덧 8년째인가 9년째인가 그렇다. 오래되었다면 오래되었고, 다락방님 같은 분에 비하면 그렇게 오랜 세월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간 이 서재라는 공간에도 이런저런 사람들이 오간다. 이웃으로 알고 지내지는 않았는데도 이 서재에서 몇 번의 죽음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렇게 사람은 떠나고 남겨진 글과 서재를 보면 기분이 묘해질 때가 있다.

꼭 죽음과 같은 극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열심히 글을 쓰다가 어느 날 문득 사라지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서재를 정리하고 사라지는 사람도 있고, 미처 그렇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그렇겠지, 온라인 공간이니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지. 며칠, 몇 주. 몇 달…몇 년........ 궁금하다가 별일 없기를 무탈하기를, 건강하기를 바라게 된다. 그러다 보면 한편으로는 다락방님처럼 저렇게 꾸준히 글을 쓰고 자기 공간을 가꾸는 사람은 참 대단하다 싶어지기도 한다.

나의 서재도 언젠가는 공간과 글로만 남겨질 날이 올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 전에 알라딘에서 서재라는 공간을 없앨지도…….(얼마 전에 이글루스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어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어느 날 문득 보이지 않는 분들 모두 무탈하고 건강하시길…….



산다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목이 마르다는 것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눈부시다는 것
문득 어떤 멜로디를 떠올리는 것
재채기를 하는 것
당신 손을 잡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미니스커트
그것은 플라네타리움
그것은 요한 슈트라우스
그것은 피카소
그것은 알프스
모든 아름다운 것을 만나는 것
그리고 숨겨진 악을 주의 깊게 거부하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운다는 것
웃는다는 것
화낸다는 것
자유라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멀리서 개가 짖는다는 것
지금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
지금 어딘가에서 병사가 상처 입는다는 것
지금 그네가 흔들리고 있는 것
지금 이순간이 지나가는 것

살아 있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새는 날개짓 한다는 것
달팽이는 기어간다는 것
사람은 사랑한다는 것
당신 손의 온기
생명이라는 것


(다니카와 슌타로, <시를 쓴다는 것>, 2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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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3-16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이 남아있고 글이 남아 있다면 존재는 지워지지 않는 것이라 생각해요. 이 곳에 글을 쓰시고 댓글을 다셨던 분들이 자신의 존재 조각을 여기에 남기시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모든 글을, 모든 흔적을 감사하고 소중하게 보고 있어요.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

잠자냥 2023-03-16 17:28   좋아요 1 | URL
ㅎㅎ 그래서 작가들이 글로 불멸하려고 하는가 봅니다.

책먼지 2023-03-16 18: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다락방님은 혹시 개국공신이신가요??? 끊임없이 사람들이 오고 가고 온갖 플랫폼이 각축을 벌이는 와중에도 여기 서재에서 꾸준히 읽고 쓰며 오래 자리를 지켜오신 분들 다 진짜 대단하신 것 같아요.. 이런 글에 이런 시라니.. 하아.. 봄이네요🌱

잠자냥 2023-03-16 22:30   좋아요 1 | URL
개국공신! ㅋㅋㅋㅋㅋ 그 개국공신 오늘은 왠지 술 마시고 있을 듯합니다!? ㅎㅎㅎ 알라딘 서재는 서재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고 책환자들 득시글한 곳이라 알라딘이 망하지(?) 않는 한 없애지는 않을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3-03-16 1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가 분명 온라인 공간인데도 서재 활동 하시다가 소식 없는 분들의 소식이 궁금해져요. 사람들은 어쩔수 없이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사는구나를 생각하게 돼요. 언젠가는 어떤 모습으로든 떠날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봐요.
그래도 저를 포함해 서재 친구들이 다들 무탈하기를 바래요^^

잠자냥 2023-03-16 22:31   좋아요 1 | URL
네 요즘 갑자기 안 보이는 분들이 있어서 문득 안부가 궁금해지더라고요….

단발머리 2023-03-16 20: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궁금한 분들 있어요. 갑자기 사라지시면.... 궁금하고요.
다락방님이랑 영생하시기로 한 거 잊지 마세요. 두 분 계시면 서재는 굳건할 듯 해요.

잠자냥 2023-03-16 22:32   좋아요 3 | URL
ㅎㅎ 저는 성격상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사라져야겠다 싶을 땐 글 다 지우거나 ㅋㅋㅋㅋㅋ 서재 닫기?! ㅎㅎ 암튼 안 보이는 분들 건강하시길.

꾸준하게 2023-03-16 23: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네이버로 블로그를 옮긴 지 5년쯤 됐지만, 예전에 다음 블로그에서 14년 동안 꾸준히 활동했었어요. 엄청 초창기 때부터 활동했었죠. 작년에 다음 블로그가 서비스를 종료했어요. ㅠ

알라딘 서재에서 활동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블로그에서 오랜 시간 활동하는 동안 잠자냥님 같은 생각이 들었던 적이 가끔 있었어요. (돌아가신 분 소식을 들은 적은 아직 없지만) 제가 다음에서 블로거를 하던 시절에 활발히 활동을 하시던 이웃 블로거분들이 어느 순간 블로그 글을 모두 비공개로 돌리거나, 방치한 상태로 내버려둔 경우는 참 아쉽고 왠지 그립기까지 하더라고요. 종종 소통하는 이웃 블로거라는 좀 외에 아무런 연고가 없었는데도요.

그래서 유명 유튜버들과 스타 블로거들도 책을 쓰나 봐요. 서비스 제공 사이트에서 해당 서비스를 종료하면 (물론 백업 서비스를 제공해서 내 데이터는 지킬 수 있지만) 온라인상에서의 추억은 사라져버리니까요. 근데 책은, 그중에서도 특히 종이책은 내가 죽어도, 심지어 책을 내준 출판사가 망해도, 나라가 망해도(삼국유사 원문을 지금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살아남을 수가 있으니까요.

물론, 종이책이라고 해서 꼭 사라지지 않는 것만은 아니지만, 절판된 지 오래됐어도 헌책방에서 발견되는 헌책을 생각해보면 온라인 서비스보다는 수명이 길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알라딘 서재는, 그리고 지금 가끔 저와 댓글을 나누는 분들도 14~15년 이상, 혹은 그 이상 오래 오래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혹시 언젠가 알라딘 서재가 사라지더라도 글을 볼 수 있게... 잠자냥님, 책을 내실 생각은 없으신지? 서재에 있는 모든 글을 책으로 낼 수는 없겠지만, 리뷰만이라도요. ^^:;

잠자냥 2023-03-16 22:37   좋아요 1 | URL
온라인 서비스는 진짜 갑자기 서비스 종료합니다! 하면 사라지니까 참 허무하죠. 그렇게 사라진 플랫폼이 한둘이 아니니까 어딘가에 둥지를 틀고 있다가도 문득, 아 백업해야 하는데 조바심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그것이지만 갑자기 소통하던 관계가 사라지면 그것도 참 허무하죠. 그래서 사람들이 또 역설적으로 종이책이라는 매체에 연연하는가 봅니다. 제 글을 그렇게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끼 2023-03-16 21: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재에 자냥님이 계셔서 좋아요. 읽지 못한 (못할) 많은 책들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서재 계시는 분들이 소개해주신 모든 책들을 다 읽지는 못하겠지만서도… 이런 책이 있구나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세계가 넓어지는 기분이라 ㅎㅎ 왠지 온기어린 이번 글이 제게는 열린 문처럼 느껴져서 감사댓글 하나 남겨 봅니다

잠자냥 2023-03-16 22:39   좋아요 3 | URL
아이고야, 제가 이런 센티멘탈 글은 잘 안 쓰는데 봄바람이 그만 저에게! ㅋㅋㅋㅋ 그래도 우끼 님이 좋으셨다니 덜 쑥스럽네요.

난티나무 2023-03-17 0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바람 분다~~ 살랑살랑~~~ 잠자냥님 서재에도~~~ ㅎㅎㅎ 라고 저도 센티멘탈한 1인으로 댓글 남겨요~~~^^

잠자냥 2023-03-17 08:48   좋아요 0 | URL
거기도 봄바람이 살랑살랑~

공쟝쟝 2023-03-17 06: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내가 안보여서 서운했구나?

잠자냥 2023-03-17 08:47   좋아요 1 | URL
이런 사람 꼭 있을 줄 알았지만 이런 사람이 궁금하지 않아!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3-17 08:50   좋아요 1 | URL
난 항상 잠자냥이 궁금해요. 보고 있어도 내가 너무 작고작은 사람이라 내가 보는 것 이상인 잠자냥.

잠자냥 2023-03-17 10:13   좋아요 2 | URL
왜 이래 아침부터 술드링킹?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3-17 10:53   좋아요 2 | URL
드링킹은 오늘 밤에 할겁니다....!@! 오늘을 기다렸어 이런 밤이 오기를~~~
이런 말랑달캉한 페이퍼를 써놓고..............

coolcat329 2023-03-17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잠자냥님 갑자기 이런 글 쓰셔서 순간 놀랐다가, 아니구나 했네요.
떠나신다는 글인줄 알고...😅
정말 꾸준히 글 쓰시는 분들 존경해요.
그리고 저도 말 없이 떠나신 몇 분들이 떠오르네요. 다 잘 지내시길요...

잠자냥 2023-03-17 08:50   좋아요 2 | URL
떠나긴요! ㅋㅋㅋ 책 읽고 기록하는 낙으로 사는 인간이라 별일 없으면 여기 계속 있을 겁니다요! 요즘 안 보이는 분들 안부가 궁금해서 끼적여봤어요. 특히 미니 님이 좀 오래 안 보이셔서 걱정도 되고 뭐 그렇더라고요.

coolcat329 2023-03-17 08:54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미니님 궁금해서 마지막 글 보니 사정이 있으신 거 같더라구요.
온라인 우정이지만 북플 이웃들과 정이 들었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물감 2023-03-17 12: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잠자냥 님께 인사는 꼭 하고 떠날게요ㅋㅋ

잠자냥 2023-03-17 15:38   좋아요 1 | URL
까칠보이가 이런 약속을! ㅎㅎ

다락방 2023-03-17 14: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 단발머리 님 말씀처럼 우리 영생하기로 한 것 잊지말아요.

제 관심사가 다양하진 않지만, 저는 한 번 하면 성실하게 꾸준히 오래 합니다. 직장 생활도 그렇고 알라딘에 글쓰는 것도 그렇고 사람 좋아하는 것도 그래요. 잘 안좋아해서 그렇지 좋아하면 그 사람만 계속 좋아해요. 재이슨 스태덤...

잠자냥 2023-03-17 15:39   좋아요 2 | URL
영생이라니까 웃기지만 암튼 영생합시다.....ㅋㅋㅋㅋㅋ
저도 관심사가 많은 건 아니지만 한번 꽂힌 거는 진짜 꾸준히 하는 편입니다...
암튼 오늘 다부장님하고 공통점 여러 개 찾네?
사실 나도 많이 먹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3-17 15:55   좋아요 2 | URL
저는 이제부터 적게 먹을건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3-17 16:24   좋아요 2 | URL
책 안 산다는 말과 똑같은 뻥............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3-19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여기 떠나거나 알라딘 서재 망하면 저한테 번호는 알려주고 가야돼요 꼭 네?!

잠자냥 2023-03-20 08:40   좋아요 2 | URL
번호 말고 주소 남길게요. 인터넷 주소 ㅋㅋㅋㅋ

은오 2023-03-20 17:07   좋아요 0 | URL
🤭 인터넷 공간 옮기는 김에 떨궈버리려고 생각하시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희 사랑의 희망을 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3-20 17:23   좋아요 0 | URL
희망고문의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