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알라딘 편집팀입니다.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애니멀 크래커스> 를 읽고 리뷰를 써주실 독자 10분을 찾습니다.

 


불화와 폭력 등의 문제를 안고 삐걱거리는 가정, 불안하고 피상적인 인간관계 등 미국 단편소설에서 자주 다루어져온 주제를 동물을 모티프 삼아 변주한다. 수록된 단편은 총 열한 편, 작품마다 등장하는 동물은 인간의 불쾌한 면모를 비추는 거울이다.

작가는 비정상적이고 병든 현실을 동물 세계와 연결시킨다. 각각의 이야기에서는 인간 내면에 감춰진 비뚤어진 욕망과 폭력성이 건조하면서도 섬뜩하게 표현된다.2005년 미국 헤밍웨이 상 후보에 오른 이 소설집은 미국 작가 한나 틴티의 데뷔작이자 첫 국내 출간작이다.
 
 
 
5월 15일까지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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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theme 2007-04-24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전 신청했다가 미끄러졌어요. 좋은 서평 기다리겠습니다.

뽀송이 2007-04-24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추카추카^^
작가의 데뷔작이라니... 신선함이 느껴질 것 같아요.^^*

하늘바람 2007-04-24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님

프레이야 2007-04-24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님들 감사합니다. ^^

물만두 2007-04-24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부럽습니다^^

비로그인 2007-04-24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프레이야 2007-04-24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승연님, 하도 안 걸려서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뜻밖이에요.
감사한 일이지요^^

짱꿀라 2007-04-25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07-04-25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의 서재에 와보면 늘 느끼는 거지만, 참 부지런하셔요. 열심히 사시는 느낌이 든달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 2007-04-25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고맙습니다~~ 책이 자꾸 밀리네요. 행복한 비명이죠^^
다락방님, 열심히 살고는 싶은데 사실 게으르답니다. 고마워요.
오늘도 좋은 하루 시작하세요. 아침햇살이 참 밝아요.^^
 
장건우한테 미안합니다 높새바람 15
이경화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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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아이들’에서 나오는 책은 일단 생경한 시선이 눈길을 끈다. 신인작가를 발굴해내는 눈에도 신뢰가 가며 어린이/청소년책의 소재에 있어서도 다양한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 최근에 나온 이 책은 높새바람 시리즈로 초등고학년 정도의 어린이에게 권한다. 그리고 등장인물도 5,6학년 정도의 아이를 설정하여 그들이 공감할 수 있음직한 일들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세밀화처럼 그들이 주축이 되어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그럼에도 이 책은 책장의 두께도 얇고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아 초등중학년 정도의 아이가 읽어도 무난하지 싶다.


<장건우한테 미안합니다>는 두 사람의 시점으로 서술되고 있다. 하나는 건우의 이야기이고 또 하나는 소영이의 이야기다. 두 사람의 진술이 필요한 건, 그들이 사건의 중심에 나란히 있기 때문이며 그들의 타고난 배경과 생활 환경 등이 대조적이기도 한 까닭이다. 같은 상황을 볼 때 어떤 상황?, 어떤 입장?, 그리고 다른 생활 환경 같은 것들이 영향을 준다고 믿는 대개의 독자는 이들의 엇갈린 마음의 진술을 읽으며 충분히 그럴 것이라고 끄덕이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건, 그런 우리의 선입견을 깨어야한다는 점이다. 한 사람을 둘러싼 조건이나 환경 따위는 그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주변적인 조건일 따름이라는 놀라운 충고였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분쇄해야할 얄팍한 편견의 종잇조각이었다.


이야기는 7월 13일자 건우의 비밀일기에서 시작하여 7월 16일자 소영이의 비밀일기로 맺는다. 3일 동안 6학년 어느 반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나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한참 예민하고 상처받기도 쉬운 또래 아이들의 마음속에 어떤 파문이 일고 어떤 여운이 남았을까? 작가는 있음직한 사소한 일로 시작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선생님과 반아이들 모두의 마음에 현미경을 갖다댄다. 건우와 소영이의 심리를 가장 솔직히 보여줄 수 있는 방법으로 일기를 삽입하고 ‘마음의 날씨’를  표기하여 심정을 대변한다. 예를 들어 건우의 첫 일기는 ‘마음의 날씨: 느닷없이 번개, 천둥, 우르르 쾅쾅!’ 으로 건우가 느닷없이 당한 일에 대한 전조에 해당된다. 소영이의 마지막 일기는 ‘마음의 날씨: 반짝반짝’으로 문제가 좋은 쪽으로 해결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부모 없이 고모와 살고 있는 소영이가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로 쓴 마지막 일기를 보면, 아이는 참 스스로 자라는 나무 한 그루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어른들이 해 줄 것은 다정하게 ‘이름불러주기’ 정도인 것이다. 그이상의 것들은 어른들의 오만한 편견이거나 지나친 조바심이 불러오는 아집에 지나지 않는다.


이름 불러주기! 작가는 이 책에서 김춘수의 시를 떠올리게 하는 표현을 하며 관계 맺기에 있어서 이름 불러주기의 소중한 경험을 전한다.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는 관심, 보살핌, 애정을 담는 일이고 세상 모든 대상과 살가운 관계를 맺기 위한 일이다. 그걸 알게 해 주고 싶었던 김진숙 선생님은 어린 시절 이름이 제대로 불리지 못했던 자신의 경험을 안타까워하며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선생님의 이름부르기 게임은 또 다른 차별을 낳았고 선생님의 게임에 스스로 정했던 규칙은 또 다른 피해자 혹은 소외자를 낳고 말았다. 문제는 ‘마음의 규칙’이란 게 언제나 옳을 수만 없다는 점이다. 그 규칙이라는 선 밖에 있는 대상과 선 안에 있는 대상이 갈림으로써 또 하나의 편견이나 선입견이 발생하게 마련이고, 그것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명쾌한 지적이다. 이런 점에 예리한 눈을 맞춘 작가는 마치 어느 집의 근사한 대문만 보는 게 아니라 뒷문이나 쪽문을, 그리고 그곳에 얼키설키 맺혀있는 거미줄과 거미줄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는 날파리 한 마리까지도 세밀히 살펴보는 눈을 가졌다.


이 책에는 두 가지 게임이 나온다. 처음에 나오는, 미진이와 소영이가 벌인 '쪽팔려 게임'과 나중에 선생님이 반 전체 아이들과 함께 한 '얼음땡 플러스 말걸기 놀이'가 그것이다. 게임에는 규칙이 있다. 미진/소영의 게임에는 벌칙으로 저희들 마음대로 뺨때리기를 하여 건우가 마음의 상처를 심하게 입는다. 반면 선생님이 제시한 게임은 결미에서 좀 자세히 연출되는데 그 규칙이 까다롭다. 한 사람씩 그 규칙대로 게임을 하다보면 한 학기가 지나도록 이름도 제대로 모르거나 이름을 한 번도 불러보지 않은 친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모든 게임에는 규칙이 있다. 규칙을 어기면 게임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규칙이란 게 누가 만든 것인지, 그리고 그 규칙이 언제나 옳기만 한 것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주위에도 유난히 규칙을 따르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고 규칙을 지키기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있다. 작가는 게임 두 가지를 보여주면서 우리들 마음에도 이처럼 규칙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림자 짙게 깔린 그 이면을 보여주고자 한다.

 

잊어선 안 될 결론은 아이들은 누구든, 아니 사람은 누구든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가진 게 많든 적든, 능력이 크든 작든, 성격이 좋든 그렇지 못하든 똑같이, 잘 났든 못 났든 누구나!  '나'와 '너'는 다른 어떤 수식어로 설명될 수 없는, 이해불가능한 개별적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섣부른 동정이나 이해하려는 몸짓보다 그냥 그 자체로 받아들여줘야 한다는, '규칙없음'이 마음의 규칙이 되어야 할 것이다.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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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21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가끔 그런생각을 해요. 타인이 내가 아닐진대 어떻게 내가 이해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그냥 '그럴수도' 라도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말 같아요.

뽀송이 2007-04-2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일단, '바람과 아이들' 책은 제게는 관심의 대상이예요.^^
이게 바로 인지도 구나!! 싶다는... 책 제목이 마음을 끄네요.^^
쪽팔려 게임과 얼음땡 플러스 말걸기 놀이가 궁금 하네요.^^*
님^^ 주말 잘 보내셔요!!

네꼬 2007-04-2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의 규칙, 참 어려워요. 어른이 됐다고 생각하는데도 그건 정말 어려워요. 저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네요. 저 역시, 이름을 불러주는 데 약하거든요.

프레이야 2007-04-22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그냥 받아들이는 일이 참 쉽지가 않으니 말이죠.^^

뽀송이님, 쪽팔려게임이라는 단어에서 이런 속어를 써도 되나.. 좀 멈칫했어요.
바람의아이들, 저도 좋아하는 책들이지요.

네꼬님, 마음의 규칙이란게 참 편협할 때가 많지요. 저도 늘 어려워요.
이름을 먼저 불러주는 일에도 서툴구요.^^

바람돌이 2007-04-27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서평단 당첨됐어요. 근데 아직 안오네요. ㅎㅎ

2007-04-27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4-27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바람돌이님, 그렇군요. 유명한 그 사진은 일부러 촛점이 안 맞다는, 사진으로서는 결격사유가 될 점이 오히려 생동감 넘치는 좋은사진으로 평가 받았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그런 내막이었군요. 참 별난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카파 그사람,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더군요. 독일군의 아이를 낳은 삭발 여인의 사진도 그렇고, 멀리
가서 보길 잘 했다 싶더군요.^^

그리고 장건우.. 는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보면 좋을 듯해요.^^

망상 2007-04-28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 이름이 낯익다 싶어 봤더니, '나'를 썼던 작가더군요. 어쩐지 마음이 쓰이는 작가의 반가운 신작을 이제야 발견해버렸습니다;;

프레이야 2007-04-28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uan님, 반가워요. '나의 그녀'도 이경화님이 썼지요. 모두 시각이 새롭더군요.^^

백년고독 2007-05-10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이주의 리뷰 ^^ 역시~~~

마냐 2007-05-10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촘촘한 리뷰임다. 리뷰어가 미지의 독자들에게 줄 수 있는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담은 리뷰.... 정말 축하받으실만 해요~~ 축하드려요~ ^^

마노아 2007-05-10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주의 마이리뷰군요. 축하해요~ 오월엔 행복한 일이 가득할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07-05-10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년고독님, 고맙습니다.^^ 님은 추천리뷰가 올랐던데요. 그것도 축하합니다.
마냐님, 푸짐한 칭찬과 함께.. 고맙습니다.^^
마노아님, 님에게도 행복 만땅이기를~~ 고맙습니다.^^

해리포터7 2007-05-11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배혜경님. 저도 바람의 아이들의 책들을 관심있게 보고 있는데 읽어보고 싶네요.

프레이야 2007-05-11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 고맙습니다 ^^
바람의아이들, 책 참 좋지요! 최윤정님을 좋아하다보니 더 그런가...
이 책은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읽힐 것 같아요. 그리고 어른이 함께 봐야할
책이구요. 좋은 하루 시작하셨죠? ^^

TexTan 2007-05-11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

도서관 2007-05-11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쁜 소식, 반갑고 축하드립니다^^

프레이야 2007-05-11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exTan님,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작은도서관님, 고맙습니다. 미니어쳐 도서관이 참 예뻐요..

네꼬 2007-05-11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축하드려요!! 역시, 좋은 리뷰더라니!

프레이야 2007-05-1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호호 고맙습니다~~ 저도 어제 백년고독님 댓글 보고서야 알았답니다.ㅎㅎ
근데 이미 당선되어서인지 추천을 안 눌러들주시네요.. 흑흑...

네꼬 2007-05-11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눌렀어요, 추천. 울지 마세요.)

프레이야 2007-05-1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최고얌~~ ㅎㅎ

몽당연필 2007-05-11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좋은 서평은 역시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는군요. ^^

로시난테 2007-05-11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닛! 저만 축하해 주시고 이런 경사스런 일을 귀띔 한번 안 해주시다닛*^^* 배혜경님. 축하드립니다ㅎㅎ

프레이야 2007-05-11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당연필님, ^^ 그저 고맙습니다.
로시난테님, 뒷북귀띔^^ 고맙습니다.
그리고 신문사 입사하신 것도 축하합니다!

소나무집 2007-05-12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 리뷰 당첨 되셨네요. 축하 드려요.
저도 신문에서 신간 소개 보면서 궁금했는데 꼭 찾아 읽을게요.

달팽이 2007-05-12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쓰셨습니다.
수학여행에서 돌아와 피곤한 달팽이가..

프레이야 2007-05-12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고맙습니다.^^ 이 책 재미있어요. 어른이 읽어볼 만 하구요^^
달팽이님, 수학여행 다녀오셨군요. 잘 안 보이시길래 뭔 일인가 했어요...
피곤하실 텐데 주말에 푹 쉬세요. 고맙습니다.^^

기인 2007-05-14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축하드려요 :) 저도 최근에 하이타니 겐지로 소설 읽었는데, 동화도 정말 좋은 게 많네요 ㅎ

프레이야 2007-05-14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인님, 하이타니 겐지로는 교육자의 경험을 살려 아이들의 입장에 선 동화를 참
감동적으로 그려내지요. 재미도 있구요. ^^ 고맙습니다.ㅎㅎ

히피드림~ 2007-05-16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저두 축하드려요^^ 이 책 저두 읽엇어요!

프레이야 2007-05-16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펑크님, 고맙습니다! 님도 동화 읽으시군요.^^

이쁜하루 2007-05-17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서야 봤네요~~ 축하드립니당!!! ^^

프레이야 2007-05-17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하루님, 올만이에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혼자 떡 사먹게 되어서 미안해요. 떡 아니고 책인가..ㅎㅎ

최상철 2007-05-18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자체로 받아들이기가 참 어려운 것이지요? 정말 어려운 듯 합니다~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

프레이야 2007-05-1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철님, 각자 마음속의 규칙들이 있어서 다른 걸 받아들이는 데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아요. 벽이 없는 마음, 왜곡되지 않는 시선을 갖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전출처 : 달팽이 > 갯우렁(엄태원)

갯우렁은 연체동물

백합조개 잡아먹을 때

껍질에 빨판으로 달라붙어 가만히 있다

 

마치 꼭 껴안고 있는 듯 보일 테지만

나중엔 백합조개의 볼록한 이마쯤에

드릴로 뚫어놓은 듯 정확한 원형의 구멍이

뚫려 있는 것 보게 된다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듯한 몸짓에

집요한 추궁,

뜨거운 궁구가 있었던 것

갯우렁의 먹이사냥에는

가차없는 집중력이 숨어 있다

 

너를 향한 내 이 물컹한 그리움에도

어디엔가 숨겨진 송곳,

숨겨진 드릴이 있을 거다

 

내 속에 너무 깊이 꺼내볼 수 없는 그대여

내 슬픔의 빨판, 어딘가에

이 앙다문 견고함이 숨어 있음을 기억하라.

 

 

몇 년 전이던가

몰운대의 자갈마당에서

구멍뚫린 조개껍데기를 줍고서

한참을 쳐다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 칼로 자른 듯한 정확한 이 구멍은 무엇일까? 하고서..

 

삶의 진정성이 시에 있다면

그는 날카로운,

손을 스치기만 해도 핏방울 떨어지게 날카로운

시의 칼날을 가지고 있다.

혜경님의 덤으로 보내주신 선물에서

나는 새로운 사람 한 명을 만났다.

포장 박스에서 뚜벅 걸어나와

강렬한 인상으로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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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1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4-21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04-21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155555

(숫자좀 보세요!)

달팽이 님이 갯우렁에 관한 시를 올리시다니 아주 인상적입니다 그려..


2007-04-21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4-21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ci님, 와 이런 숫자를 캡쳐해 주셨네요. 호호 한번도 숫자를 눈여겨보지
않았는데 이거 재밌네요. 오오오오오~~~
달팽이님 시 감상이 한 편의 시랍니다.^^
 

성북동 비둘기

                                                   김 광 섭

                

                성북동 산에 번지(番地)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廣場)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祝福)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찍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採石場) 포성(砲聲)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 앉아/  아침 구공탄(九孔炭)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산 1번지 채석장에 도루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溫氣)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聖者)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平和)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글샘님 서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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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04-17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성북동 하면 법정 스님이랑 길상사가 생각납니다. 간송 미술관 갈 때마다 들렀었는데...지금도 성북동 그 동네는 개발 제한 구역인지 옛(?) 모습 그대로랍니다.

향기로운 2007-04-17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어렸을때 라디오을 통해 들었던 시에요. 성북동 비둘기..하면 저는 지지직거리는 주파수가 잘 맞아지지 않은 라디오가 생각나요.

푸른신기루 2007-04-18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등학교에서 배운 기억이 나네요ㅎㅎ 지금 읽어도 좋긴 하지만 그 땐 감수성도 더 풍부했고 현실적 걱정 등에 대한 외적인 압박도 적었고 무엇보다도 더 순수(순진?)했어서 그런지 참 많이 와닿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음.. "아~ 지나간 사춘기 시절이여~"로군요;;

프레이야 2007-04-18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작년 5월 간송미술관에 갔어요. 혜곡 최순우 옛집도 가봤구요.
성북동,하면 느껴지는 그 느낌이 참 좋더군요.

향기로운님/ 주파수 잘 맞지 않는 라디오, 향수를 불러주네요.^^

푸른신기루님/ 그래요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순수한 시절의 시들이 오래 기억
되지요. ^^

프레이야 2007-04-18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 이곳은 시내 한복판에 있는 모 유명한 공원에 가면 비둘기들이 많아요.
모여있을 그것들을 후~ 날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요샌
어떤지 모르겠어요. 비대해진 도시의 비둘기들이 그나마 설땅을 잃어가니
누구의 땅인지 모르겠지요.

짱꿀라 2007-04-18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땐가 어느 땐가는 생각이 잘 나지 않지만, 성북동 비둘기를 교과서에서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곳 혜경님의 서재에서 오랜만에 시를 읽으니 반가운 마음이 앞서네요. 잘 읽고 갑니다.

푸른신기루 2007-04-18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아갈게요~ㅎㅎ 이 페이퍼 담아가려고 카테고리도 새로 만들었어요~ㅋㅋ

프레이야 2007-04-19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옛친구를 만난 느낌 비슷하지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푸른신기루님, 넵, 고맙습니다.^^
 

 

일요일 오후 3시, 모처럼 '세모녀 연극보기'를 기획한 나는 뮤클에서 표 석장을 예매해 두었다. 이만오천원의 입장료가 부모님과 함께 3인이상이면 2만원씩으로 할인되었다. 극장은 집에서 가까운 모대학 콘서트홀이라 가기도 좋고 세모녀의 나들이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동생이 배탈이 나는 바람에 엄마랑 둘이서 갔다. 현장에서 표 한 장은 다른 모녀에게 팔아서 다행!


연극배우 유순웅은 영화배우 유해진과 닮아 나도 처음엔 그사람인가 했다. 그런 착각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45세의 충청도 사나이, 그는 가까이서 보니 꽤 주름이 많았다. 하지만 아주 편안하고 소박한 인상의 주름이 일인 드라마를 하는 내내 얼마나 사람을 웃기고 울리는지, 피식피식 웃다가 나중엔 나도 흑흑 눈물바람을 했다. 젊은이들도 많았지만 우리처럼 모녀가 많이 보였다. 내 앞 좌석엔 초등5학년 남자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할머니도 있었다.


한 명의 배우가 15명의 역할을 한다. 아버지의 업을 마지못해 이어받아 염쟁이 일을 천직으로 살아온 유씨는 오늘 이 자리에서 마지막 염을 하려고 한다. 어느 젊은이의 가벼운 시신이 뭔가 특별한 인연으로 얽힌 것 같아 보인다. 일면식이 있는 신문기자를 불러놓았고(사실은 관객 중에 한 사람을 지목하여 끌어들인다. 그래서 그는 이선생이 될 수도 있고 김선생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흰색 야구모자를 쓴 이십대 청년 이선생이 지목되었다.) 우리 관객들은 따라온 사람들 혹은 구경꾼이 되었다. 유순웅이 혼신을 다해 90분을 연기하는 동안 우리는 염을 하는 절차를 지켜보는 전통문화체험단이 되고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구구절절 들어주는 사람도 되고, 나중엔 하나밖에 없는 그의 아들 장례에 문상객이 되어 ‘아이고 아이고’ 곡성을 함께 내기도 한다. 율곡의 십만염병설, 동학의 염내천, 등 기발한 조어로 웃음을 주면서 '죽음'을 보내는 마지막 절차를 담당하는 ‘염’쟁이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는 솜씨가 재미나다.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가는 이야기에 빠져들어 90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시신은 무서운 게 아니여, 산 사람이 무섭지. 산 사람한테서 나는 냄새에 비하면 시신에서 나는 냄새는 아무렇지도 않어. 그가 하는 말들이 하나하나 뼈가 있었다. 그가 염을 하여 떠나보낸 시신들의 종류도 다양하여 조폭두목에서부터 재산다툼을 하는 자식들을 둔 아버지에 이르기까지, 그네들의 이야기를 통해 냄새나는 산 사람들의 어지러운 군상을 보여주고 꼬집기도 한다. 중간에 등장하는 '장사치'는 장례절차도 장삿속이 된 오늘날의 세태를 풍자한다. 시신을 소개해주면 십만원씩을 주겠다면서 관객들에게 명함을 나눠주고 염쟁이는 그런 장사치와 드잡이를 하는데 혼자서 두명의 역할을 하는 장면에 배꼽 잡았다.

 

죽음을 두려워말고 어떻게 잘 살 것인가를 고민하라는 그의 말은 투신자살로 생을 먼저 떠난 젊은 아들에 대한 애끊는 부모의 심정에서 절정에 이른다. 애미없이 너를 기르기 위해 하루도 염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어. 넌 인형을 만들어 놀고 있었지.- 그게 무신 인형이여? - 엄마 아빠 인형이야...

절절하게 죽은 아들을 그리며 아비로서의 한을 푸는 대목에서 나는 눈물이 흘렀다. 정성들여 손수 염을 하고 수의를 입혀 관에 넣고 떠나보내는 마지막 길에서 여기저기 눈시울을 닦아내는 사람들이 보인다. 옆에 앉아 계시던 엄마가 내 손을 꼭 잡으셨다.

죽으면 목숨은 떠난 줄 알겠지만 우리들 맺은 인연은 떠나갈 수 없는 거여. 

네가 이 생에서 내게 와줘서 고마웠다며 울부짖는 아버지의 울음. 가슴이 묵지근해지다가 흐르는 눈물로 씻기듯 후련해졌다.

 

잘 살아야겠다! 알지만 어떻게?

정성을 다하라’는 말이 가장 잊히지 않는다. 모두다 잊혀져도 정성만은 잊히지 않는 법이랬다.

설겆이를 하는 뒷모습에서 인품을 알 수 있다고 하는 염쟁이 유씨는 주검에 대한 정성, 삶을 보내고 죽음을 맞는 일에 대한 정성 그리고 삶을 살아내고 사람을 대하는 일에 대한 정성을 보여주었다.


연극이 끝나자 유순웅님은 밖으로 나와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참 겸손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그러곤 다시 무대로 가서 원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진을 찍었다. 나도 가져간 디카로 엄마와 셋이서 사진을 부탁했다. 잘 나온 것 같다. 요즘 부쩍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는 엄마. 난 그 나이가 아닌데도 그런데... 다음에 또 좋은 공연 있으면 감성이 풍부한 엄마랑 함께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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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16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공연 보고 오셨네요. '정성을 다하라'와 유사한 말일지 모르겠지만 우리 할머니는 '명심(조심?)덕'을 강조하세요. 자꾸 명심하다보면 그것도 덕이 된다나? 맞나? 모르겠어요. 왜 갑자기 이 말이 떠올랐지? ㅎㅎㅎ

Mephistopheles 2007-04-16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극인 한사람의 혼을 보셨군요....^^
부럽습니다...^^

프레이야 2007-04-16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할머님의 그 말씀, 새겨들을 말씀이네요. 어르신들의 연륜에서 묻어나오
는 말씀에 지혜가 담겨있다고 생각해요. 이 연극 참 권하고 싶어요.^^

메피스토님, 네 유순웅의 연극은 처음 보지만 정말 좋은 연극이었습니다.
칠순이 2년 남은 엄니랑 가슴 뻐근한 시간이었습니다.^^

비로그인 2007-04-16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유해진이랑 닮았네요 ㅎㅎ...세모녀가 다 같이봤으면 더 좋을뻔했네요
연극이란 가슴 뭉클한장면들이 가슴 찡하게 만들잖아요...영화보다 더 좋을때가있어요^^;; 혜경님 잘 읽고갑니다

깜소 2007-04-17 0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보고싶네요,,저두 엄마랑 아버지랑..제 친구한테 연극 보자고 꼬시는 글로몇군데 좀 담아가고싶은데..괘안을까요?..허럭하시면 그때 슝~담아갈께요..ㅎㅎ

프레이야 2007-04-17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리지님/ 정말 닮았더군요. 연극은 배우랑 호흡을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지요.
참 좋은 연극이었어요.

깜소님/ 네, 담아가셔도 괜찮아요. 혹시 담아가실 님의 다른 블로그가 있으면
소개해 주실래요. 보고 싶네요.^^

춤추는인생. 2007-04-17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극할때는 그캐릭터에 한참이나 빠져서 광기를 발휘하다가도. 막이내리면 부끄러워하시고 또 겸손하신분들이 전 좋아요. 어머님과 즐거운 시간 보내셨겠어요.
부러워요 님.^^

프레이야 2007-04-17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춤추는인생님, 정말 이 분도 그랬어요. 웃을 땐 더 유해진 닮았구요^^
엄마랑 함께 이런 거 보는 시간을 늘여볼려구요. 님, 요즘 날씨가 변덕스럽지만
마음에 따뜻한 봄바람 살랑대면 좋겠어요. 황량한 바람은 어여 사라져야할텐데..
건강 조심하시고 기쁜 하루 보내시기 바래요.
님의 노란 치맛자락만 보면 기분이 좋아요^^

비로그인 2007-04-17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간 사진만 보고 유해진씨가 연극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ㅠㅠ

icaru 2007-04-17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유해진이 아니군요..ㅠ.ㅠ
하다못해,,, 동네 산책이라도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을 자주 갖어보자고 혼자 조용히 부르짖고 가요!

소나무집 2007-04-17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랑 함께 가셨군요. 저도 엄마랑 이런 기회를 가져봐야겠어요.

글샘 2007-04-17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러 가려고요. 근데 2만 5천원이면...

프레이야 2007-04-17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님, 저도 첨에 광고만 보고 그사람인가 했어요. 원래 연극배우출신이라
최근에 연극도 하네, 그랬다니까요..ㅎㅎ

이카루님/ 정말 엄마랑 지낼 시간도 이 세상에서 그리 많이 남은게 아닐 것 같아요.

소나무집님/ 이 연극 참 권하고 싶어요.^^

글샘님/ 아들이랑 옆지기랑 세분이서 가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원하시면
제가 뮤클에 세명 2만원씩으로 예매해드릴까요? 원하시면 날짜/시간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