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Capricho 의 뜻은 변덕쟁이.
1880년 안토니 가우디의 초기작이자,
바르셀로나 이외의 지역에 있는 가우디 작 3개 중 하나인 카프리쵸가 있는 곳은 스페인 북부 작은마을 꼬미쟈스. 폭풍의 바다, 대서양 바다가 하얀 포말을 뿜어대며 춤을 추던 해안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시간이 정지한 듯한 길을 느리게 걸어서 동네로 들어갔다. 옛날집들이 한가로이, 모양새를 바꾸지않고 조용하고 겸손하게 앉아 있는 길을 따라 걸으며 언덕배기에 우뚝 서있는 색깔 고운 집들이 마치 파스텔톤 그림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고요한 길에서 만난 사람이라곤 곱게 나이든 할머니 두 분.
꽃, 새, 과일 등 자연을 본떠 상상력을 한껏 발휘하고 실용성과 미적 감각을 동시에 얹어 지은 이 저택의 주인은 정작 이 집에서 일주일을 살고 죽었다 한다. 불우한 삶을 살다간 천재 가우디만큼이나 안됐다. 일본인이 매입해 레스토랑으로 쓰다가 일반인에게공개하게 된 엘 카프리쵸의 안팎을 둘러보면볼수록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배려와 가우디의 독창적인 심미안이 곳곳에 배여 있어 기쁘고 행복한 기운을 한껏 불어준다. 음악이 나오는 창문이라든가 새가 숨은 스테인드글라스, 포도송이가 조각된 나무의자팔걸이. 더구나 어디선가 낄낄거리며 숨어 쳐다보고 있을 것만 같은개구쟁이가 군데군데 상상되는 건 나만 그런가. 기념품샵에서 나에게 선물한 색연필컬러링북.
참 밝다.

ps : 카프리쵸의 옥탑방은 가정부(하녀?)가 기거하는 곳,
좁은문 그 바깥으로 나가면 하늘이 가까이 닿는 듯하다.
그런데 옥탑방으로 올라가는 나선형계단이 지나치게 좁게
설계된 건 무슨 의도였을까‥ 가우디의 20대 때 생각이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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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4-27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우디의 작품중에 저런 건물도 있었군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예전에 사그라다 파밀리아 보고 무척 감탄했었는데 아내는 조금 흉물스럽다고 해서...ㅠㅠ

[그장소] 2015-04-27 11:30   좋아요 0 | URL
지금에 와서는 테마파크 분위기랄까요..? 초기엔 충격적이었을거란..상상에 즐겁기 까지..한걸 보면..저도 사악한.모양입니다..^^

프레이야 2015-04-27 14:47   좋아요 0 | URL
네, 붉은돼지님, 레온에 까사보티네스도 있구요. 성가족성당은 당시에도 최악의 평가를 내린 사람들이 있었죠 흉물스럽다고‥ 우리의 관습적인 생각을 여지없이 깨면서 따스한 마음을 담은 가우디는 가히 천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카프리초는 정말 사랑스러운 집이에요^^

AgalmA 2015-04-27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우디 건축을 보면 우리 무의식의 움직임을 건축의 형태로 구현한 건축계의 융 같다고나 할까요. 어떻게 보면 괴이하기도 또 어떻게 보면 따뜻한, 끊임없이 감흥을 불러오는 무의식을 재현하는 건축가...그런 의미에서 종교건축에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프레이야 2015-04-27 20:45   좋아요 0 | URL
상당히 동감되는 생각이에요. 건축계의 융. 저토록 자유롭고 밝고 또 어두운‥ 가우디에게 독창성이란 시원에 접근하는 것, 그에 회귀하는것이라고 했던 점에서도 종교건축에 가닿는 것 같습니다.

cyrus 2015-04-27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바라기 모양이 있는 벽이 마치 최근에 만들어졌다고 하면 믿을 것 같아요. 가우디의 디자인은 시대를 앞서갈 정도로 예술성이 뛰어납니다. ^^

프레이야 2015-04-27 20:47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1880년작이었으니 당시는 얼마나 눈총을 받았을까 싶기도 하구요.
 

며칠 전부터 책읽는라디오,에서 들려온 건데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에선 오래된 관습이 있다고 한다.
4월23일이면 연인에게 책 한 권과 장미 한 송이 전해주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것과 가장 아름다운 것을 주고픈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겠거니. 여기서 유래되어 세계 책의 날이 정해졌다고 한다.

당신에게 가장 좋은 것과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지?
이 순간도 흘러갈 것이지만, 지금 당신이 가장 좋은 것,
가장 아름다운 것과 함께하고 있다면 살아있음의 행복감을
느껴도 좋지 않을까^^
온천지가 봄꽃들의 반란이다.
훌쩍 발칸으로 가고 싶다. 나도 또 꽃처럼 병이 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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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4-23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을 읽으니 저도 꽃 한송이와 책 한 권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과 꽃이라니, 완벽하네요!

프레이야 2015-04-26 06:13   좋아요 0 | URL
날마다 책과 꽃^^ 다락방님과 저의 완벽한 날들을 위하여~

blanca 2015-04-23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라디오에서 인상적으로 들었던 기억 나요!!!

프레이야 2015-04-26 06:15   좋아요 0 | URL
들어셨군요. 블랑카님^^ 카탈루냐 사람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하죠. 카탈라어를 지금도 쓰고 그걸 못쓰면 취업도 안 된다고‥

세실 2015-04-23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조만간 발칸으로 출발? ㅎㅎ
책의 날에 이렇게 예쁜 뜻이 있군요^^
꽃의 축제가 한창입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꽃, 꽃!

프레이야 2015-04-26 06:16   좋아요 0 | URL
음‥그럴까요ㅎㅎ 축제가 한창입니다. 역시 단어선택도 긍정마인드 반영 세실님

302moon 2015-04-23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 사진이 예뻐요! 슬며시 웃어보고 갑니다. 고마워요, 프레이야님!:)

프레이야 2015-04-26 06:16   좋아요 0 | URL
꽃을 보면 안 웃을 수가 없지요 문님^^

2015-04-23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5-04-26 06:17   좋아요 0 | URL
라일락님도 동의하시죠~^^ 님도 꽃이에요

hnine 2015-04-24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고 싶은 곳이 있을때 앞뒤 가리지 말고 떠나야합니다!
전 이제 가고 싶은 곳이 없어요 ㅠㅠ 몇년 전 만 해도 가보고 싶은 곳이 참 많았는데, 이제 확실히 나이가 들었는지 꼼짝하기 싫고 그냥 집에만 틀어박혀 있네요.

제 노트북에선 꽃사진이 거의 잘려나가서 안보이네요 ㅠㅠ

프레이야 2015-04-26 06:19   좋아요 0 | URL
네 앞뒤 가리지말고ㅎㅎ 사진은 제 컴에서도 잘려서 길게 보이네요ㅠ 폰으론 그렇지않은데 포스팅할 때의 문제일까요? ㅠ

라로 2015-04-24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갔다 왔잖아요!!ㅋㅎㅎㅎㅎ 다음 여행지는 그럼 발칸반도??? 암튼 부러워요~~~~!!ㅎㅎ

프레이야 2015-04-26 06:20   좋아요 0 | URL
가볼 곳이 한두 군데겠수? ㅎㅎ 많아도 너무 많아‥
 

Do we feel with our brain and think with our heart?


장 앙리 파브르의 증손자 얀 파브르Jan Fabre는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유년시절부터 자연과 인간, 곤충과 과학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로부터 생명이 태어나고 성장하며
소멸하는 자연의 순환원리와 인간의 허무함과 덧없음을
성찰로 깨닫고 그것이 작품의 핵심적 개념이 되었다.
이질적이고 다양한 요소를 결합하여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작품을 발표하며 예술계를 놀라게 했고 공연기획자, 안무가,
디자이너, 작가 등, 활동영역을 확장하며 현재 영향력있는
현대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
- 갤러리 604가 제공한 전시안내물 내용 중


갤러리 604는 외관부터 개성 있다. 녹이 잔뜩 슨 철이 외관의
주재료다. 요즘 유행하는 소위 뇌색남,을 2002년부터 말했던 통섭의 과학자 에드워드 윌슨과

얀 파브르가 독대하여 나누는 뇌에 대한 대화 영상이 인상깊다.

실리콘과 브론즈로 뇌의 형상을 동맥과 정맥까지 살려 만들고 무수한 상상력을 동원해 과학과 결합했다.
공감이 풍부한 뇌에서 유독 높아지는 뇌파의 소리가 2층을 꽉 매운다.

종교로서의 뇌, 부모 특히 모계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뇌의 유전적 운명을

역설적으로 만들어낸 작품은 섬뜩하고도 통쾌한 상상이다.

 스테이크 한 점을 나이프로 잘라 포크로 찍어 맛있게 한입에 넣는 상상을 부추긴다.

브레인 시리즈 전시로 인간의 뇌에 대한 과학적이고 예술적인
접근을 통해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진 얀 파브르는
2002년 에드워드 윌슨과의 대화 (지하층에서 상영)
` Is the brain the most sexy part of the body?`에서
뇌와 아름다움, 과학자와 예술가의 유사점을 이야기한다.
그래! 관건은 상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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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3 10: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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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3 10: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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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3 14: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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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3 15: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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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3 18: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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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4-23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뇌는 지방이 거의 50%. 별로 맛 없을텐데요 ㅋㅋ
뇌에 대한 예술적인 접근이라는 주제에 저의 빈약한 상상력은 절대 못미칠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제일 미지수로 남겨진 부분이 큰 기관이기에 예술적인 상상력의 몫으로 돌려질수 있는걸까요?
프레이야님 덕분에 이런 생각이라도 해보는 기회가 되었네요.

프레이야 2015-04-23 17:02   좋아요 0 | URL
네 그렇군요. 사진으로도 언급한 작품은 일종의 조롱이거나 비꼼이에요. 제목은 My mother tastes good. 잼나지요. 뇌에 전극을 꼽고 대화하는 영상도 봤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가 생각났어요. 나인님은 좀더 과학적으로 접근 가능하니 상상도 더 풍부할 것 같은걸요^^
 

˝샛바람 사이를 긋던 빗방울이 멎자 금방 교교한 달빛이
계곡의 억새밭으로 쏟아내렸다.˝

1981년 3월 9권으로 초판본이 발간된 이후로 30여년 후
10권으로 대막을 내린 김주영 작가의 `객주`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가 스스로도 말했듯 40대초반의 근력과 열정으로 밀어붙인 이 장편대하소설의 전집을 이제야 만나기로 한다.
2013년 개정판이다.
5월 초 청송의 객주김주영문학관 기행을 기대하며‥

- 이 소설에 진술되어 있는 문장이 지적이거나 논리적이기보다는
감정적이고 즉흥적이며 충동적인 것, 그리고 가창적 서정성을
지니게 된 까닭도 그 시다 서민들의 밑바닥 삶을 다루었기
때문일 것이다. 밟고 또 밟아도 또다시 일어서는 것을 멈추지
않는 질경이 같은 인생들이 가지는 독특한 향기, 그리고 언제나
소매끝에 바람소리가 끊이지 않는 떠돌이 인생들이 가지는
몸부림과 서정을 진술하려는 데 아홉권이나 되는 소설을 묶게
되었다는 것은 과문의 탓으로 돌리고 싶다.
2002년 12월 김주영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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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moon 2015-04-22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잘 지내셨어요? 제가 리뷰를 통 쓰지 않아, 오랜만일 거예요.T_T 이래저래 알던 분들 안부가 궁금했어요.:)

프레이야 2015-04-22 12:17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저도 오래 비우고 뜸했네요. 종종 생각했어요. 그동안 나의 둥지는 여전하고 시스템은 조금 바뀌었고‥다소 적응 어려워 들어오지못하고 있었어요~

풀무 2016-01-23 0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프레이야님 서재에 들러 처음으로 찾게 되는 카테고리가 첫문장을 주세요.. 입니다. 독서에 게으른 저로선 가끔 이렇게 들르는 알라딘 서재 친구들 글 통해서 간접 독서를 하곤 하는데.. 계속 안 이어 가시나요..? :)

프레이야 2016-01-23 08:31   좋아요 0 | URL
앗 그렇군요. 첫문장 페이퍼. 저도 잊고 있었던 카테고리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첫 문장을 사랑하는 건 여전한데 말이죠. 이어가야겠어요:)
 

`Violeta Parra ˝Gracias a la vida˝
http://youtu.be/UW3IgDs-NnA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렸던 한.중남미 영화제
칠레 작, 천국에 간 비올레타.


라틴아메리카 포크싱어, 시인, 작곡가, 민속음악가,
테피스트리 화가 등 이름도 다양한, 칠레 출신
비올레타 파라가 50년의 생을 마감하기까지,
불꽃같이 피워올렸던 삶을 밀도있게 담아낸다.
울림이 있는 삽입곡들은 물론 엔딩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온 이 노래‥
먼 곳에서 불어오는 황량한 들판의 바람같은음색에
묻어나오는 생의 슬픈 환희에 젖게 한다.
아들 앙헬 파라의 동명소설이 원작.

특히 창작에 대한 비올레타의 철학에 밑줄긋기!
‥기존의 질서대로 가는 건 창작이 아니다. 창작이란
비행계획이 없는 새와 같고 그 새는 절대 직선으로
나는 법이 없다. 삶의 정수는 노동뿐. 그외의 것은
한때의 꿈일 뿐. 사랑은 결국 초라해지는 끝을 위해
한껏 치장하고 달려드는 것‥

사랑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말한 것과는 달리
사랑을 잃고 공허함을 견디지 못한 그녀는 현실에 타협하지도 앓고
짐 지었던 생활고와 고독감에 단호하게 자신을 내몬다.
그러나 허물어지기보다는스스로 생을 종결하는 쪽을 택하고,
한 사람의 생이 무더운 날의 후텁지근한 바람 한줄기로
머리를 관통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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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2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5-04-2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속닥님 굿마인드에요. 개인적인 어떤 분노감이 그쪽으로 튀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음 넉넉하고 너끈한 나날들이길요. 우리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