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겠답시고 돈벌이 글을 쓰려 했으나 쓰지 못하고, 책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다행히 서른 권은 읽었다고 안도했건만, 세상에, 독후감을 고작 여섯 편 쓰다니. 역대 최악의 한 달이다. 쓰려고 했으나 써지지 않았던 독후감들. 안 써지면 어쩔 수 없는 거겠지.
이달의 책으론 사뮈엘 베케트의 <이름 붙일 수 없는 자>,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 나탈리 레제의 <사뮈엘 베케트의 말없는 삶>, 곽준혁의 <정치 철학 2>, 가라타니 고진의 <제국의 구조>,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 알랭 바디우의 <사랑예찬>, 쿤데라의 <농담>, <정체성>, <느림>, <불멸>을 뽑는다. 그러나, 단 한 편만 뽑아야 한다면
김숨의 <한 명>을 뽑겠다.
눈에 베일이 깔린 듯 흐릿한 상태로 읽었다. 이 소설은 이렇게 읽는 수밖에 없겠구나. 참다 참다 ‘동숙 언니’의 죽음 앞에서 무너졌다. 한참을 울었다. 위안부 사건에 대해 이렇게 모르고 살아왔다니.
김숨, 부끄럽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