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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레고리오 성가를 듣는다.

 

귀가 체했을 때

골이 아플 때

만사가 귀찮을 때

 

비가 오락가락

마음도 따라  눅눅하다.

'토니오 크뢰거'에서 나왔던가

길을 잘못 든 속물.

 

키리에 엘레이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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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씨에는 대청에 누워 마쿠라노소시나 읽고 싶다.

식은  밥에 찬 물 말아 오이지와 풋고추 몇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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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17-06-08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쿠라노 소시는 그런 책이군요. 오늘 하늘이 참 파랗고 온도도 적당하고 바람은 살짝 따뜻하고... 그러게 정말 어울리겠어요.
 

 

 

 

 

 

 

 

 

 

 

 

 

 

별 하나만 주겠다.

아담 이래로 찌질하고 이기적인 남자가 한 둘이 아니지만

뭣 땜에 이런 책이 칭송을 받고 choice까지 붙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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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ire 2016-08-17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댓글을 보자마자 드는 생각.
한 일 년 전쯤인가... 이 책을 사놓고 간혹 눈 흘기면서 읽어야 하는데.... 하고 있어왔는데,
어쩌지? 버려야 하나? 팔아야 하나?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야 하나...?
어쩌죠? ㅎㅎㅎ

무더위에 안녕하신 듯하니, 다행입니다.
저도 뭐, 무탈히 있는 것은 같아요.

여름이 얼른 갔으면 하는 바람뿐이에요. 요새는.
어렸을 적에는 겨울이 꼭 그랬던 거 같은데 말이죠.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여름이 간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인생은 아니지만요. 흐흐흐.

hanicare 2016-08-18 08:55   좋아요 0 | URL
무탈하신 듯(?)한 건 다행인데 글이 통 안 올라오는 건 성실한 독자인 저에겐 불행임 ㅡㅡ;

전 일종의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공부 덜하고 게으른 자의 말로는 우울합네다.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은 일이라 급여는 나쁘지 않지만 정기가 빨리는 느낌입니다.
이 공장 들어간 뒤 며칠 동안은 구직싸이트 들여다 볼 틈조차 안나서 딱 좋은 자리 놓쳤습니다.
편하고 불법요소없고 근무시간 좋고...그런데다가 급여까지 더 높았다는.
ㅜ.ㅜ

이 정도 노동강도면 도대체 몇 달을 버틸 수 있으려나.어째 맨날 구인 광고가 올라오더라니

P.S.더위가 가면 잠자는 것이 수월해지겠죠^^.
일상에서 수월한 잠이 얼마나 중요하던지.

2016-08-17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icare 2016-08-18 08:56   좋아요 0 | URL
기시마 선생은 자기의 꿈이랄까 욕망을 일체의 타협없이 끝까지 밀고나간 용기있는 사람이었습니다.반면 스토너는 뭘 하는 인간인지요.
성공이나 출세를 못해서 찌질하다는 게 아니라
연인도 딸도 지키지 못한 채 그 세월 동안 거기서 뭘 버틴 건지...

순수의 시대 찌질남도 복장 터지긴 합디다만.
 

무난한 머그를 고르는 것은 무던한 남자와 결혼하는 것보다 쉽지 않다.

 

비싸고 고급스러운 걸 원하는 게 아니다.

몇 피스건 부담없이 사들일 수 있어야 몇 개쯤 깨먹어도  속쓰리지 않을테지.

하루끼는 옛날 어느 수필집에서 인생은 볼펜이 늘어나는 과정이라고 했다.

십년 이상 살림하는 시늉을 하고보니  짝없는 그릇들이 증식하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무늬나 색이 없는 그저 단순한 머그를 찾고 있다.

촌스럽지 않고 질리지 않는 색과 패턴을 구사하는 것은

고도로 세련된 감각과 기술이 손잡고 나가야 가능할거다.

그만큼 가격대는 쑥쑥 올라가겠지.

금테 은테 사절이다.

그걸 두르면 전자레인지 사용불가이며 식기세척기에 막막 돌리기가 부담스러우며

닳은 금테나 은테는 줄나간 스타킹을 신은 여자처럼 처량맞다.

처음엔 눈부시게 빛나다가 세파에 시달려 빛을 잃는 것보다

세월이 지날수록 은은하고 더 정겨워지면 좋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어려운 일은

마음에 쏙 드는 흰색을 찾아내는 것이다.

 

싸보이지 않고

차가와보이지 않고

답답해보이지 않는 흰색.

 

흰색이라고  다같은 흰색이 아니구나.

푸른기 회색기를 띤 흰색은 값싸거나 차가와 보인다.

아이보리기를 많이 품은 흰색은 더워보이고.

 

얄팍한 머그는 얄팍한 인간만큼이나 싫다.(이 얘기는 댓글로 쥴님과도 나눈 적이 있음.)

두툼하고 입술에 닿는 부분이 편안하고 따스한 색감의 하얀색 머그를 찾아 몇 년간 헤매어왔다.

 

궁극의 머그는 아직까지 입수하지 못했다.

그러니 이 단순한 일의 난이도가 어찌 무던한 남편감을 찾는 일보다 낮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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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9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30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aire 2015-07-30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껏 어떤 글을 봐도 저 위의 좋아요만 눌렀지 공유하기를 누를 생각은 해보지 못했는데, 이 글은 철학적이면서도 편안하고 또 무난한 머그처럼 무난하기도 하면서도, 절대 둔감할 수 없는 이의 예리한 생각의 둘레가 살아 있어, 저도 모르게 공유하기 버튼을 눌렀는데.... 정작 공유할 채널이 제게는 없군요. 아쉬워라. 어쨌든 저는 목마른 날의 샘물처럼 때때로 읽어야겠다... 생각합니다. 잘 늙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그나저나 이딸라 하얀색 머그컵 정도로도 안 되는 건가 봐요. 그 궁극의 흰색은...! ^^


hanicare 2015-07-30 18:12   좋아요 1 | URL
이딸라는 지나치게 총명해보여요,ㅎㅎㅎ. 가장자리가 날카로운 느낌이거든요.
저는 타원형의 알같은 느낌. 둥글고 따뜻한 동굴같은 느낌을 찾고 있어요,
아이참 별걸 가지고 다 주절주절거리죠?

까탈스러운 것 같겠지만 변명삼아 덧붙입니다.
각 개인의 까탈스러움을 종량제 봉투에 다 담아본다면 거의 같은 용량이 나오지 않을까? 즉 각 개인별로 까탈의 총량은 일정하다라고 ㅎㅎㅎ.


2015-07-30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1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Joule 2015-08-07 12:01   좋아요 0 | URL
카이레 님이 말씀하시는 건 이딸라 띠마 머그인데 그거 말고 샤르야톤 머그가 하니케어 님이 찾으시는 머그와 유사하지 않을 까 싶어요. 하니케어 님 글 읽자마자 바로 그 머그가 떠올랐거든요. 얼핏 보면 투박해 보이고 좀 촌스러운 거 아냐 하는데 저는 아마 죽을 때까지 이 머그 쓸 것 같아요. 언제 백화점 가서 보세요. 신세계 백화점에서는 세일 때 가면 1+1으로 5만원에 두 개 살 수도 있고 그랬어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https://www.iittala.com/Tableware/Sarjaton-Mug-036-l-white/p/A018615

저는 사르야톤 머그 티키 쓰고 있어요 지금은.

hanicare 2015-08-07 14:52   좋아요 0 | URL
이런 스타일 괜찮네요. 호가나스의 나무 받침있는 머그도 괜찮아보여요.
단 스티커 부분이 스티커가 아니었음 싶어요.

Joule 2015-08-07 15:31   좋아요 0 | URL
사진보다 실물이 낫고, 처음 봤을 때보다 사용하면서 더 사랑하게 되는 머그예요. 두께와 질감과 색과 무게의 거의 손색없는 조합이라고 할 수 있죠.

hanicare 2015-08-08 10:11   좋아요 0 | URL
그런 사람이 일생 옆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쥐면 찌그러질 호일만한 인품으로 저는 이렇게 간신히 존재합니다....

Joule 2015-08-08 13:46   좋아요 0 | URL
그러게 정말... 저도 사진보다 실물이 낫고 사용하면 할수록 요긴하긴 해요. 그런데 사랑할 만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ㅎㅎ

근데 호일과 하니케어 님은 왠지 잘 어울려요! 옛날에 어떤 낯선 여자가 살았는데 그 여자는 손에 항상 호일을 들고 있었대요... 뭐 그런 장면이 문득.

2015-09-26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icare 2015-09-30 10:38   좋아요 0 | URL
하하...지금 집공사 1/3정도 진행되었어요.
헌집이란 게 까면 깔수록 숨겨진 뭔가가 나오네요. ^^;;
남자나 여자나, 집이나 건물이나 과거가 있는 건 좀 별로네요.
김모씨와 저는 혹시라도 절대 헌집은 사지말자고 맹세를 !
비용추가 일정추가 게다가 추석연휴에 10월의 공휴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일몰 후 공사 금지 등등.
결국 보관이사하고 10일 정도 호텔 신세 지기로 했습니다.

화장 안하고 옷 안 사입고 휴가 안가고 쇼핑 안하고 책은 주로 빌려보고
(개인 빵집,커피집에서 빵과 원두는 좀 사먹어요, 히히힛. 뭐 제가 간디도 아니고 먹는 것조차 구미에 맞게 못 먹으면 무슨 재미?아,...그래서 요즘 어려운 시절이라 먹방이 인기일까요?) 뭐 그렇게 지내는데
잠자리 만큼은 지저분하거나 불편한 걸 못 견뎌서 경비가 지출되겠군요.
(친인척 집에 가서 묵는 것 그들이 내 집에 와서 묵는 것 딱 질색임.
돈은 그럴 때 쓰라고 버는 거임.
남보다 못한 친인척들에게 뭉개면서 세이브하라고 있는 게 아니라.)

명절 인사를 드릴까 말까 좀 망설였댔죠.
어쩌면 그것도 상대방에겐 부담일 수 있겠다 싶어서요.
맛난 거 많이 드셨어요?
두 분 모두 기름 바른 송편처럼 포동해지신 건 아니구요? ^^*

뒤늦게 답신하면서-전 뭘 내다버릴 때,빚을 갚아버릴 때가 좋은 거 보니 부자되긴 글렀는 듯.
 

 *김영하의 '말하다'에서 발췌해서 마음대로 행갈이함.

 

P47

 

고양이가 조용하게,고요하게 앉아 있는 걸 보면 인간을 좀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인간은 뭔가를 계속하쟎아요,부스럭부스럭.

 

고양이와 살다보니 내가 참 수선스럽구나,그런 생각이 들어요.

 

사람은 별을 보면 겸손해진다고 하죠.

그런데 고양이는 별과는 또 달리 그런 게 있어요.

 

우리보다 먼저 죽고,작고 힘이 없는데도 훨씬 우아한 동물이죠.

 

그런 게 나를 돌아보게 해요.

 

*너무 많이 움켜쥐고

그러고도 현재 더 많이 움켜쥐지 못해 안달복달

현재뿐일까

미래까지 움켜쥐려고 더 안달복달.

 

작고 적은 존재로, 품위를 지키며 고요하게 살고 싶다.

의롭고 외로운 여왕이나 장군

영예로운 뜻과 반듯한 말과 생각,칼날 같은 실행

관용, 인간적인 연민? (이건 박상미의 '나의 사적인 도시'에서 인용함)

이렇게 별에 가까운,거의 실현불가능하게 까마득한  가치를 가지지 않으면 비루해지는가?

 

 

'우리보다 먼저 죽고,작고 힘이 없는'고양이가 우아하게 존재할 수 있는데

 

흔하고 범속한 인간이라 해도

고양이에 비해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 더 덜어내야 할 것 같다.

가뿐하게 홀가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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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5-07-13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하의 `말하다`는 왠지 아포리즘만 가득한 책일 것 같아 읽을 생각도 안했는데, 괜찮은가 봐요?

hanicare 2015-07-13 16:19   좋아요 0 | URL
아,사지는 마세요.
영민한 작가니만큼 눈여겨 볼 대목이 몇 군데 있긴하지만 90퍼센트는 건너뛰었어요.

chaire 2015-07-13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근데 저는 김영하의 `말하다`보다 하니케어님의 `듣다`(듣고 다시 말해주다랄까요)가 훨씬 감동적이라는.^^

hanicare 2015-07-13 17:31   좋아요 0 | URL
푸힛. 알라딘 아니면 전 어디서 이런 칭찬을 듣겠습니까?
^^*
근데 김영하의 저 인식이 제가 얼마전부터 품고 있던 의문에 하나의 가능성을 던져 주었어요.

연꽃빌라의 주인공이 사는 방식-일하지 않고 최소한으로 사는 것.그것이 가능할까?
지금 이 나라에서(스웨덴 덴마크같은 복지 잘된 곳 말고 바로 여기.세월호참사가 일어나고 메르스대혼란이 일어나는 이 곳.) 일개 소시민이 존엄성이랄까 최소한의 품위를 잃지 않고 존재를 지속할 수 있을까?

그 품위를 유지케 하는 것이 남달리 뛰어난 능력이나 악착같음 야비함이 아니라 보통 혹은 그에 좀 모자라는 자질로도 가능할까?

이것이 요즘 제 머리를 맴도는 질문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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