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말하다'에서 발췌해서 마음대로 행갈이함.
P47
고양이가 조용하게,고요하게 앉아 있는 걸 보면 인간을 좀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인간은 뭔가를 계속하쟎아요,부스럭부스럭.
고양이와 살다보니 내가 참 수선스럽구나,그런 생각이 들어요.
사람은 별을 보면 겸손해진다고 하죠.
그런데 고양이는 별과는 또 달리 그런 게 있어요.
우리보다 먼저 죽고,작고 힘이 없는데도 훨씬 우아한 동물이죠.
그런 게 나를 돌아보게 해요.
*너무 많이 움켜쥐고
그러고도 현재 더 많이 움켜쥐지 못해 안달복달
현재뿐일까
미래까지 움켜쥐려고 더 안달복달.
작고 적은 존재로, 품위를 지키며 고요하게 살고 싶다.
의롭고 외로운 여왕이나 장군
영예로운 뜻과 반듯한 말과 생각,칼날 같은 실행
관용, 인간적인 연민? (이건 박상미의 '나의 사적인 도시'에서 인용함)
이렇게 별에 가까운,거의 실현불가능하게 까마득한 가치를 가지지 않으면 비루해지는가?
'우리보다 먼저 죽고,작고 힘이 없는'고양이가 우아하게 존재할 수 있는데
흔하고 범속한 인간이라 해도
고양이에 비해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 더 덜어내야 할 것 같다.
가뿐하게 홀가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