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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의 골프 - 세상을 바꾼 위대한 천재 18명의 인생 수업
밥 미첼 지음, 김성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세상을 바꾼 위대한 천재 18명의 인생 수업>이라는 부제를 보고 뭘까?했다. 그리고 난 골프를 전혀 모른다. 박세리, 미셀위 등 유명한 골프 스타들의 이름 몇자만 알고 있을뿐인 내게 낯설것만 같았던 이 책은 골프에 대한 또다른 재미를 알게 해 주었다. 골프를 통해 인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주었다. 

상당히 흥미로운 스토리와 구성을 갖추었다. 어느날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주인공이 병원으로 실려가 수술을 받는다. 수술실 천장에 나타난 하느님은 그에게 골프 경기에서 이기면 생명을 연장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는 살기 위해 그 게임에 참여한다. 18홀 매치플레이(18홀중 10홀을 먼저 이기면 승리), 만약 비기면 서든데스(연장1홀)로 간다. 운을 하늘에 맡기고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건 게임이 된 것이다.  

엘리엇은 하느님과의 경기를 생각한다.  

"대단해! 내가 하느님하고 골프로 '맞짱'을 뜨다니!" 

하지만 하느님은 매 홀마다 각각 다른 사람들을 내려 보내고 엘리엇은 그들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윌리엄 클로드 더켄필드(미국의 코미디언이자 작가), 모세, 존 레논, 프로이트, 애드거 앨런 포, 소크라테스, 잔다르크, 그랜트랜드 라이스, 메릴린 먼로, 피카소, 링컨, 베토벤, 셰익스피어, 조지 허먼 루스, 콜럼버스, 간디, 벤 호건 18명은 엘리엇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인물들이다. 이 인물들 하나하나를 살펴보면서 각각의 인생 수업은 독특하고 개성이 넘치며 흥미로웠다. 그들을 통해 엘리엇이 성장했고, 또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작가의 생각이 너무 멋지다. 

내가 만약 생사의 기로에 서서 하느님에게 삶의 기회를 얻고자 골프를 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도 즐거웠다. 나는 어떤 인물들을 만날까? 어린시절 감동 받으며 읽었던 위인전의 인물들이 경기장에 들어와 서 있을까? 라는 생각만으로도 정말 즐거웠다.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나 시인들과의 게임은 어떨까? 작가의 즐거운 상상력이 빚어낸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골프를 알던 모르던 함께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 홀, 즉 첫번째 테스트에서 자신이 평생 동안 맞서왔던 바로 그 문제 때문에 실패한 것은 아닐까? 엘리엇은 항상 생각과 행동사이의 괴리로 고민하고 있었다. 평소의 엘리엇은 지나치게 생각만 많을뿐, 정작 실천하지 않는 햄릿 같은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두번째 샷에서는 생각하는 것마저도 완전히 실패하지 않았는가? 자신이 무엇을 하려는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행동하지 않았는가?  

골프가 인간의 약점을 드러내주다니 참 이상한 일이었다.(46쪽)

 
   
   
  맞아! 실력이 문제가 아니야. 승패가 중요한 것도 아니지. 바로 그거야......즐기는 것! 코스에서 존은 얼마나 즐거워 보였어? 팔짝대고 깡총거리고 흥얼거리고 노래하고 미소 짓고 깔깔대고......매순간을 마음껏 즐겼잖아! 시합에 열을 올리는 동안 내가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었는지 이제 확실히 깨달았어. 존은 얼마나 즐거워 보였던지! 얼마나 태평스럽고 천진난만했는지! (94쪽)  
   
   
  골프는 아주 대단한 게임이다. 스스로가 자신에 대한 판정을 내릴 수 있는, 아니 내려야만 하는 유일한 경기이니까. 매 순간 신체적인 능력과 정신적인 능력을 시험할 뿐만 아니라 사람 됨됨이까지 시험하는 유일한 경기이니까.(208쪽)  
   
 
   
  지금까지 다양한 상대에게 어떤 교훈과 영감을 얻었는지 되돌아보았다. 다 빈치는 독창성과 결단력을 갖추라고, 렌논은 즐겁게 살라고, 먼로는 신중하라고, 피카소는 자신을 믿으라고, 베토벤은 열정을 가지라고, 그리고 방금 콜롬버스는 이런 교훈을 남기고 떠났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라!(265쪽)  
   
   
  골프에서나 인생에서나 부드러움에서 나오는 힘이 있어요. 인내를 통해 성과를 이룰 수 있고, 양보를 하며 앞으로 나아가지요. 극기를 통해서 열매를 얻습니다. 금욕으로 충만함을 얻고, 타협을 통해 이득을 얻으며, 겸손함으로 승리를 얻고, 희생을 통해 보상을 받게 됩니다. 용서, 친절, 무욕, 사랑 같은 바른 행위를 하게 되면 원하는 것을 얻게 되고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골프에 몸과 마음을 다 벼쳐 전념하고 저기 놓여 있는 저 작은 볼을 잘 다루는 것이 그 시작입니다."(271~272쪽)  
   
   
  지금 얼마나 통증이 심한지 잘 알고 있네. 하지만 잊지 말게. 통증은 고통스러운 것이긴 하지만 그건 가혹한 시련을 이겨내고 살아 있다는 걸 자네에게 끊임없이 상기시켜주는 것이네.(304쪽)  
   

손에 땀을 쥐게 하는 18홀의 경기가 비기고 결국 서든데스까지 가서 하느님과 정말 맞짱을 뜨게 된 엘리엇, 그의 마지막 공이 홀에 들어가지 않고 걸려 있다. 그래도 그를 살리신 하느님, 그의 노력의 댓가를 안겨주셨다. 결국 그리 되겠지라는 추측에 실망할 수도 있었겠지만 골프든 인생이든 노력한자의 것이라는 결론이 너무 좋았다. 앞으로의 내 삶도 노력하는 삶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더불어 했다. 

골프에 대한 낯설음때문에 읽기가 망설여졌던 책이지만 골프가 인생과 너무도 많이 닮아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나도 죽기전에 골프를 배워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나의 인생을 걸고 하느님과 골프를 한판하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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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1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푹 빠져서 헤어나오질 못할까봐...그만 둔 1인.

꿈꾸는섬 2010-06-10 17:26   좋아요 0 | URL
앗, 그렇군요. 정말 흥미롭군요.ㅎㅎ

양철나무꾼 2010-06-10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은 골프를 스포츠라고 생각하나 본데,
프로가 아니구서야 우리가 하는 골프는 게임이나 비지니스지 스포츠는 아니죠~^^

꿈꾸는섬 2010-06-10 17:27   좋아요 0 | URL
앗 그런가요? 스포츠가 아니라 비지니스...이건 우리나라 현실인건가요? 책을 읽고는 너무 흥미롭더라구요. 배워보고 싶어요.^^
 
<오픈 유어 마인드>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Open Your Mind 오픈 유어 마인드 -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행복명언
이화승 엮음 / 빅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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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목표에 도달하는 것에는 네 가지 주된 요소가 있다. 

 (1) 목표 그 자체인 목적  

(2) 그 목표에 도달하려 애쓰는 주체인 사람  

(3) 목표에 도달하려 노력하는 행동, 그리고  

(4) 목표에 도달한 뒤 당신의 위치가 바로 그것이다.  

이 네 가지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목적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그리는 자아상과 목적이 일치하지 않으면, 그리하여 자신이 그 목적에 달성할 가치가 있다고 믿지 않으면 어떤 행동을 취하더라도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그러나 자신이 그 목표에 도달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믿으면 사소한 행동조차도 큰 결과를 가져다준다. 

난 요새도 뭔가를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지금 내 나이, 내 처지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의문스러울때도 있지만 난 늘 그 무언가를 해내게 될 것 같다는 꿈을 꾼다. 

꿈을 꾸는 나 자신이 가끔 우습게 여겨질때도 물론 있다. 헛된 노력들조차 하지 않으며 헛된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가 꿈꾸고 있는 것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그 길목마다 나를 키우는 그 무언가가 잠재되어 있을거라고 믿는다.  

나를 키워가는 과정, 그 과정 속에서 아직도 방황하고 있긴 하지만 언젠가는 이루게 될 꿈에 사소한 것들 하나 하나가 소중하단 생각을 다시 일깨워준 구절이다. 

마음의 문을 열고 나를 향해 걸어가보자는 생각을 다시 한다. 내가 걸어가야하는 길들 어느 곳에선가 나를 도착지로 이끌어갈 작은 화살표하나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테니까 말이다. 

------------------------------------------------------------------------------------------이 책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구절 구절 생각하며 긴 시간 읽었었다. 물론 그림들, 사진들 모두 하나하나 찬찬히 뜯어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졌었다. 한가지 아쉽다면 그림과 사진의 출처를 밝혀주었다면 좋았겠단 생각을 잠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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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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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엄마'라는 화두는 늘 내게 눈물을 떨구게 한다. 아직 엄마가 멀쩡히 살아계시는데도 말이다. 얼마전 보았던 영화 <친정엄마>도 눈물을 쏙 빼게 했고,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도 마찬가지로 눈물 범벅이 되어 책을 읽으니 남편이 아직도 소녀라며 놀리기까지 했었다. 

이 책은 몇해전 드라마로 방영했던 노희경의 원작을 소설로 재구성해서 발간한 책이다. 물론 드라마는 본 적이 없지만 대강 고두심이라는 배우가 이 드라마로 대상을 수상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을 읽으며 드라마의 영상이 내 맘대로 그려지는 것이다. 한줄 한줄 읽어내려가며 영상이 떠오르고 그 영상에 더 많이 가슴 아파하며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평생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엄마가 어느날 갑자기 암 진단을 받는다. 가족들 모두 얼마나 가슴 아플까? 그 가슴 아픔이 엄마의 아픔에 대한 아픔보다는 엄마없는 삶에 대한 두려움, 엄마없는 삶에 대한 허전함, 그런 것들이 더 컸던 것 같다. 남편의 직업이 의사이기에 그 아픔은 더 크다. 생명을 살리는 의사인 남편이 말기암 환자인 아내를 두었다는게, 얼마나 많이 아프고 속상했겠는가 말이다. 평소 살갑게 대해주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스토리구성을 가졌다. 오줌소태인줄만 알았던 엄마, 남편의 정년에 맞춰 일산에 지은 집에 들어가 노후를 보내야겠다는 엄마의 꿈,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유부남을 사랑하는 딸, 삼수생인 아들, 의료사고로 개인병원을 날리고 월급의사를 하고 있는 남편, 캐릭터들도 살아있고, 이야기의 전개도 틀에 맞춰져서 읽는데 무리없이 읽힌다. 읽는내내 책 속에 빠져서 끝을 볼때까지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죽음을 준비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은 새로 지은 집을 손수 꾸미고, 마지막을 그집에서 보내게 된다. 피를 토하고 욕지기가 일어나고 온몸이 멍으로 얼룩진 그녀의 몸을 손수 씻겨 주는 남편의 손길은 마지막 가는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었을 것만 같다. 진작에 좀 잘해주지.라는 엄마의 말은 참 가슴 아프지만 신랄하다.  

살아있는동안 우리 모두 방황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방황을 부모님 살아계실때 마치자는 작가의 말은 심금을 울린다. 우리가 받았던 것들을 고스란히 전해드리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 아니겠는가 말이다. 

자식을 낳아 키워보니 부모님 마음을 알 것 같은 나는 매일 부모님께 더 잘해야지 하면서도 그게 잘 되질 않는다. 아직 내 자식들을 더 많이 보듬어 주게 되고 내 자식들 입에 하나라도 더 넣어주게 되니 말이다. 그렇게 받고 살아왔으니 또 그렇게 주면서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어느날 갑자기 사고로 부모님을 잃는 것 보다는 죽음을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도 어느정도는 행운일 수 있겠단 생각도 잠깐 했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한다면 가는 사람도 또 보내는 사람도 덜 괴롭고 덜 슬프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래도 그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엄마의 뱃속에서 자란 우리 모두 잊지 않길 바란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말이다.  

 
   
 

"우리 부모님은 차 사고로 한순간에 돌아가셨어. 장사치를 땐 모르겠더니, 묻고 집에 오니까 그때부터 눈물이 나더라. 그게 꼬박 일 년을 너게 갔어. 밥을 먹다가, 일으르 하다가, 잠을 자다가, 그렇게 아무 데서나 눈물이 났어. 받은 건 태산 같은데 해드린 건 하나없는 내가 미워 눈물이 나더라구." 

(중략) 

"연수야, 넌 그러지마. 네가 받는 만큼, 받은 것의 만분지 일이라도 돌려드려. 할 수 있는 건 다 해. 밥두, 빨래두, 세수도 시켜드려. 네가 어른이란 걸 알려드려. 니 걱정 때문에 가시는 길 무겁게 하지 말구." 

"...전요, 아줌마, 전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사람은 다, 한 번은 다 죽는데 우리 엄마가 죽게 될 줄은 정말 몰랐고, 딸들은 다 도둑년이라는데 제가 이렇게 나쁜 년인지 전 몰랐어요. 지금 이 순간두 난 우리 엄마가 얼마나 아플까보다는 엄마가 안 계시면 난 어쩌나, 그 생각밖에 안 들어요. 엄마가 없는데 어떻게 살까, 어떻게 살까, 그 생각밖에 안 들어요. 나, 어떡해요, 아줌마?" (167쪽~168쪽)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오타가 있군요. 

38쪽 아래서 5줄 연수는 영수를...이 아니고 영석을 

118쪽 위에서 3줄 지칠 대로 치쳐...가 아니고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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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25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슬픈 건 읽을 수가 없어요~ㅠㅠ

꿈꾸는섬 2010-05-25 17:41   좋아요 0 | URL
전 슬픈거보면서 일부러 우는것 같단 생각도 해요. 정말 너무 슬퍼서 어제 밤새 울다 잤어요.ㅠ.ㅠ

어느멋진날 2010-05-2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엄마'라는 말은 눈물이 나게 하는 말인 것 같아요.
괜히 말이죠. 저도 <엄마를 부탁해> 읽을 때 참 많이 울었는데,,

꿈꾸는섬 2010-05-27 00:4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엄마'라는 말은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전 속을 꽤나 썩여 그래요.ㅠ.ㅠ

하늘바람 2010-05-26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 울것같아서 못읽을 것같아요

꿈꾸는섬 2010-05-27 00:44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도 우는 걸 두려워하시는군요. 전 아직도 철없이 잘 울어요.ㅠ.ㅠ

같은하늘 2010-05-27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요즘 연극으로도 공연하던데... 한번 보고싶긴한데 눈물 바다 되겠지요? ㅜㅜ

꿈꾸는섬 2010-05-27 22:36   좋아요 0 | URL
드라마도 엄청 슬펐었다는데 책도 엄청나게 슬펐어요. 연극으로 봐도 정말 많이 슬플 것 같아요.ㅠ.ㅠ
 
울타리를 넘어서 베틀북 창작동화 7
황선미 지음, 한병호 그림 / 베틀북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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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쁜 어린이표>를 읽고 황선미 작가의 팬이 되었지만 정작 많은 작품을 읽지는 못했다. <과수원을 점령하라> <들키고 싶은 비밀> 그리고 오늘 <울타리를 넘어서> 고작 네편을 읽었다. <마당을 나오 암탉>도 꼭 읽어봐야지 했는데 말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황선미 작가의 책도 꼭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이금이 작가의 책 만큼이나 황선미 작가의 책에도 감동과 사랑, 아이들의 섬세한 감수성을 엿볼 수 있어서 참으로 좋다. 

<울타리를 넘어서>에는 <코딱지만 한 괴물>, <울타리를 넘어서>, <앵초이 노란집>, <괭이 할아버지> 네편이 실려 있다.  

<코딱지만 한 괴물>에서는 어린시절 단짝 친구와 자라면서 점점 벽이 생기고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지는 것을 다룬다. 부모의 이혼으로 친구의 행동이 거칠어지고 친구들에게 놀림거리가 되다보니 자연히 멀어진다. 결국 할머니댁으로 이사하는 친구에 대한 아쉬움, 허전함을 잘 그려냈다. 이사하기 전에 친구가 좋아하던 어항을 선물로 주고 가고 금붕어 세마리가 오래 살았으면 좋겠단 이야기를 하는데 어항 속 물고기들의 비늘을 파 먹는 코딱지만 한 괴물을 발견하고 잡는다. 그렇게 아이들의 우정도 아주 작은 것들에 의해 상처를 입지만 다시 또 회복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울타리를 넘어서>는 두 아파트 사이의 담을 뛰어넘는 아이들을 규제하기 위한 관리소장의 입장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더 높은 벽을 쌓고 옆 아파트에 풀어놓은 개를 묶어놓아야 한다는 부녀회의 결정까지 들먹이지만 결국 아파트 사이의 울타리를 사람이 드나들 수 있도록 개방하고 개는 아파트의 자전거 도둑을 잡아내게 된다. 방법의 차이를 보여주는 좋은 작품이다. 

<앵초의 노란 집>은 친구 사귀기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걸 가르쳐 준다.  

<괭이 할아버지>는 아파트 속에 남겨진 오래된 집이다. 우물이 있고 잔디가 있고 살구 나무가 있으며 텃밭에선 감자를 기른다. 주변의 버려진 것들을 주어 모으는 할아버지와 동네 아이들의 우정을 그렸다. 할아버지를 알기 전에 괴팍하고 못된 노인네였을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할아버지의 행동은 참으로 따뜻하다. 또한 마지막 감자 농사를 지어 동네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으며 그동안 모아둔 헌책들을 아이들이 찾아와 언제든 읽어주길 바란다는 아들의 이야기는 마음이 훈훈해졌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주고 도서관이 되어줄 괭이 할아버지의 집에 나도 찾아가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런 공간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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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23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앵초의 노란집에는 괭이 할아버지랑 두 편이 실렸는데 절판되고 다른 제목으로 다시 나오고... 독자 입장에선 이런 식으로 책이 나오면 황당하죠. 제가 읽은 다른 책에선 울타리를 넘어서도 나왔고...하여간 여기 수록된 것 중 코딱지만한 괴물만 못 봤네요.
황선미 작품 중엔 뭐니뭐니 해도 '마당을 나온 암탉'이 최고~ 꼭 보세요!^^

꿈꾸는섬 2010-05-25 16:15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의 최고라는 찬사에 얼른 구해 읽어야겠어요.ㅎㅎ

희망찬샘 2010-07-31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쁜 어린이표>>와 <<마당을 나온 암탉>>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저는 이 두 책이 정말 좋더라구요. <<나쁜 어린이표>>는 제가 어린이 책을 만날 수 있게 해 준 의미있는 책이고요. <<마당..>>은 청소년 시절에 정말 좋아했던 책 <<갈매기의 꿈>>을 생각나게 하는 책이에요.

꿈꾸는섬 2010-07-31 12:19   좋아요 0 | URL
<마당을 나온 암탉>을 아직 못 읽어봤어요. 물론 좋은 책일 것 같아요.
<나쁜 어린이표>는 저도 정말 재밌게 본 책이었어요. 샘님의 추천대로 <마당을 나온 암탉>을 구해서 봐야겠어요.^^
 
핸드폰 악동 맹&앵 동화책 6
정우택 지음, 서하늘 그림 / 맹앤앵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 집에서 결제되는 핸드폰만해도 5개, 무전기까지 포함하면 6개. 그리고 집전화까지...... 

한달에 지출하는 통신비만해도 몇십만원이다. 솔직히 좀 아깝단 생각이 들지만 휴대폰이 있으니 편리하고 좋은 건 사실이다. 수시로 연락이 가능하고 어디에 있든 연락할 수 있으니 휴대폰이 없던 시대를 살아오긴 했나 싶다. 

요새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도 핸드폰을 대부분 가지고 다니는 것 같다. 핸드폰을 사주는 건 부모 마음이다. 하지만 핸드폰 사용 예절에 대해 가르치지 않고 사준다면 좀 문제가 될 것 같다.  

교실 안에서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중간중간 사진을 찍고 문자를 보내고 집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면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말이다. 

27명의 핸드폰 악동들을 맞이한 윤선생님은 무조건 금지라는 규칙을 세우기 전에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핸드폰 사용을 절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핸드폰 호텔을 만들어 수업 시작전에 호텔에 맡겨 두고 현장학습을 통해 핸드폰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배우게 하고 1박2일동안 핸드폰 없이 생활해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처음에 아이들 모두 어리둥절해하고 못마땅해했지만 핸드폰이 없으니 자연히 친구들과 더 돈독한 시간을 보내게 되고 놀이도 하게 되었다. 또 핸드폰과 관련한 글짓기를 통해 핸드폰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핸드폰이 유용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비방하거나 모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니 아이들이 읽어보면 참 좋겠단 생각을 했다. 

공공장소에서 시도때도없이 울려대는 벨소리, 큰소리로 통화하는 소리 등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일들에 대해 꼼꼼하게 정리해준 부분도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보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또 긴 통화나 유료 게임 등을 사용하기 전에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한다는 것, 다른 사람의 핸드폰을 열어보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전화사기에 주의하라는 문구는 정말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사주면서 숙지시키며녀 좋을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함부로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 안된다는 것, 개인 정보는 함부로 말하면 안된다는 것 등 아이들에게 핸드폰 사용의 예절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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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5-23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신비가 너무 엄청나요.. 가계부를 써보면 기가 찬다니까요.
저희 집도 신랑, 저, 딸아이, 시부모님 거 한대, 인터넷, 전화까지 한달에 20만원 가까이 나오고 있어요. 전에 와이브로 쓰던거 그나마 해지했는데. 딸아이에게 주의를 주지요, 통신비에 대해서.
통신 예절 꼭 가르켜야 할 듯 해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소리내어 오락하고 DMB 보는 사람들 정말 질색입니다... ㅠㅠ.. 귓가에 척척대는 소음덩어리. 으..

꿈꾸는섬 2010-05-25 16:17   좋아요 0 | URL
다른집들도 통신비가 대단하군요.ㅠ.ㅠ
정말 아깝죠. 공공장소에서 오락하고 DMB보는 사람들 저도 정말 싫어요.
이 책 통해서 아이들이 통신예절을 배우면 정말 좋겠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