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자전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그럴듯한 이야기를 보면 늘 감탄한다. 춘향전이 탄생하게 된 그 뒷얘기를 어쩜 이리 잘도 풀어가느냔 말이다. 

요새 심사가 어지러워 좀 웃긴 영화가 보고 싶었다. 그럭저럭 많이 웃었다. 류승범의 능청스런 연기와 변학도의 혀짧은 소리와 어리숙한 모습에 정말 엄청 웃었다. 그리고 마영감, 정말 뭐니?

역시 세월이 많이 변한걸까? 작가와 감독의 시선이 어째 조금 촌스럽단 생각을 했다. 굳이 요란한 정사신을 넣어야만 했을까 싶다. 오히려 영화의 질이 좀 떨어져 보였다. 물론 조조임에도 거의 극장안을 가득 채운 원동력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영화의 흐름이나 질을 생각했을때 너무 거칠었던게 아니었나 싶다. 

전번달에 보았던 하녀에서도 느꼈던 것인데, 남성 위주의 시각에서 본 정사신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쾌하다. 남자 주인이 찾아와 무리한 관계를 요구하는데 거침없이 달려들던 하녀의 모습은 남자들의(감독의) 절대적인 편견이 아니었나 싶다. 이 영화를 보면서 역시 불편했다. 춘향과의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마영감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는 방자, 그 기술이라는 것도 내게는 불편했다. 여성에 대한 성적 비하로 느껴졌다면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여하튼 남성의 성적 해석은 늘 오해로 얼룩져 있는 것 같다. 아쉽다. 

매화꽃 핀 뒤뜰에 하얀 눈이 내리고 춘향이 넋을 놓고 앉아 있다. 그녀를 업고 사랑가를 불러주는 방자, 아름답고 애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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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6-27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자전 보고픈데,, 혼자 보러 가기는 좀 그래요.
아무래도 톰 크루즈 영화나 보러가야할 듯.

꿈꾸는섬 2010-06-27 23:44   좋아요 0 | URL
저도 혼자가기 뭐해서 쬐금 친한 동생 보여준다고 불러서 다녀왔어요.
마녀고양이님이랑 같이 볼걸 그랬나봐요.ㅎㅎ(너무 멀어서 번개도 힘들지요.)

무스탕 2010-06-28 08:37   좋아요 0 | URL
전 맨날 혼자보러 다니니 이젠 어떤 영화건 혼자보는게 아무렇지도 않아요 ^^
한번 해보세요. 맛들이면 이것도 꽤 편해요 :)

꿈꾸는섬 2010-06-28 13:11   좋아요 0 | URL
저도 혼자보러 잘 다니긴 하는데 좀 야하다는 건 혼자가기가 좀 그렇더라구요. 저도 원래 혼자 잘 놀아요.ㅋㅋ

마녀고양이 2010-06-28 17:06   좋아요 0 | URL
저두 방자전은 야하다는 소문에 혼자 보기가.
오늘 <맨발의 꿈> 혼자 보고 왔습니다. 저 역시 혼자놀기 진수입니다~ ㅋ

꿈꾸는섬 2010-06-28 23:30   좋아요 0 | URL
님 서재에 금방 다녀왔어요. 별을 6개나 준다기에 한국 최고의 영화로 꼽으신다기에 너무 궁금해요. 보고싶어요.

세실 2010-06-27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 저도 하녀에서 그렇게 느꼈어요. 전도연이 기다렸다는 듯이 적극적으로 대쉬하는 모습이 억지스러웠습니다.
담주엔 방자전 보러 가려구요. 옆지기를 또 어떻게 꼬시나 고민. ㅎㅎ
요즘은 그냥 옆지기랑 보러 가는게 편하네요. 나이가 들었나봐.

꿈꾸는섬 2010-06-27 23:56   좋아요 0 | URL
좋으시겠어요. 옆지기님이랑 보러가시고...연애할때 영화도 참 많이 보러다녔는데 남편이랑 영화보러가는게 쉽지가 않네요. 오늘도 즐거우셨던가봐요.^^

2010-06-28 0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06-28 13:13   좋아요 0 | URL
^^장마가 시작되었나보군요.^^
울 집 아그들은 둘다 구협염, 수족구 걸려서 이번주내내 저랑 집에서 지지고 볶고 그래야해요. 큰아이는 먹는 걸 잘 못먹어서 불쌍해요.ㅠ.ㅠ

전호인 2010-06-28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하고 의기소침해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에로틱한 영화한번 봐주는 것도 괜찮을 듯 싶네요. 적당히 말초신경도 자극될 듯........ㅜ

꿈꾸는섬 2010-06-28 23:29   좋아요 0 | URL
에로틱이라고 하기에는 좀....하지만 우울하고 의기소침하실때 보심 즐겁긴 하실 것 같아요.^^

2010-06-29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06-29 23:3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도 그렇더라구요.^^

같은하늘 2010-07-01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 4월부터 네명이 모여서 한달에 한번씩 영화보러 가거든요.
제목은 다수결로 정하지요. 6월에는 저도 방자전 보았네요.
마지막 장면이 안타깝더군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켄 블랜차드 외 지음, 조천제 옮김 / 21세기북스 / 2003년 1월
구판절판


.신뢰를 쌓아라.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라.
.실수할 때에는 에너지를 전환시켜라.-51쪽

'우리가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추느냐'와 관련됩니다. 관리자로서, 팀의 리더로서, 그리고 부모로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하는 사람들의 밝고, 훌륭하고, 멋진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59쪽

뒤통수치기 반응
.사람들이 잘못하는 것을 잡아낸다.

고래반응
.사람들이 잘한 것을 알아낸다.-90쪽

잘 되고 있는 모든 일에 관심을 갖고 긍정적으로 말하라!-92쪽

고래 반응을 실천하는 데 있어 잘못된 행동을 못 본 척하라는 것은 잘못한 일에 대해 과도하게 조사하거나 주의를 기울이지 말라는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마치 죄수가 탈옥하려 할 때 탐조등을 비추듯 집중하고 있어요.-163쪽

사람을 한 가지 기준으로 평가하지 말라.-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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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6-27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귀들만 적어 놓으셨네요.
읽을때 뿐이라 이렇게 다시한번 기억하니 좋아요.
뒤통수 치기보다는 고래반응이 좋은데 실행하기는 힘들어요.

꿈꾸는섬 2010-06-27 23:37   좋아요 0 | URL
기억해두려고 밑줄긋기했어요.^^
아이들에게 고래반응을 실행해보려구요.
자꾸 잊게 되는 것 같아 오늘 다시 꺼내 읽어보았어요.^^

전호인 2010-06-28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수원에서 이것을 가지고 교재삼아 커뮤니케이션과정을 교안으로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갈매기효과 버려야 할 것들이지요.^*^

꿈꾸는섬 2010-06-28 23:31   좋아요 0 | URL
모든 관계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야 아이들 키우는데 많이 적용하겠지만 말이에요.^^
 
<딩씨마을의 꿈>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딩씨 마을의 꿈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가난하다는 건 불편하다. 무엇이든 마음대로 가질 수도 없고 마음대로 누릴 수도 없으니 말이다. 남들보다 조금 더 좋은 음식을 먹고 남들보다 조금 더 좋은 물건을 갖고 남들보다 더 좋은 집에서 산다면 좋겠단 생각을 나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야한다. 남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나는 어떤 짓이라도 서슴없이 할 수 있을까? 자문해본다. 나는 어떤 인간일까? 나의 욕망과 욕구를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을 짓밟는 일이 정당화 될 수 있는가 말이다. 

딩씨 마을 사람들도 꿈을 꾸었을 것이다. 자신들의 피를 팔아 좀 더 멋지게 살 수 있는 꿈을 말이다. 열심히 일을 해서 농사를 짓는다고해도 돈을 번다는 일은 늘 어렵기만 했을 것이다. 못사는 마을이 피를 팔기 시작하면서 잘 사는 동네로 변화하고 딩씨 마을 사람들도 그렇게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피를 팔아 고기를 사고 피를 팔아 샴푸를 사고 피를 팔아 기와지붕을 얹은 멋진 집을 짓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에 의해 피를 팔기 시작하던 그들중 피를 사들여 되파는 중간업자가 나타나고 사람들은 더 편안하게 피를 팔기 시작한다. 그렇게 피를 팔아 부를 이루기 시작한 그들에게 열병이 나타나고 피를 팔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열병에 걸리게 된다. 그것의 병명은 에이즈. 가벼운 감기처럼 왔다가 열이 내리지 않으면 죽게 되는 병, 그것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로부터 피를 사모아 되팔았던 매혈우두머리인 딩후이,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잘못을 여러사람앞에서 용서를 빌길 바라지만 아들은 그럴 생각이 없고 오히려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들을 자신이 관리하며 이마을 저마을 다니며 관을 팔고 음혼을 성사시키며 사람들로부터 계속해서 돈을 벌어들인다.   

둘째아들은 열병에 걸려 부인에게 외면당하고 학교로 쫓겨나자 그곳에서 사촌동생의 아내와 간통을 하고 결국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았던 그녀와 함께 마지막 생을 이어간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또다른 욕망에 자신의 전재산을 걸고, 그녀와의 마지막 생을 의미있게 살아가려 한다. 하지만 끝내 그들은 죽을 수밖에 없다. 동생의 장례를 거창하게 치루는 딩후이, 끝내 무덤은 도굴당하고 그들 집안의 원한은 끝없이 이어진다. 자신들은 죽어가지만 딩후이는 점점 더 잘 살게 되고 그들의 원망은 끝이 없다. 결국 자신들의 선택으로 피를 팔았지만 모든 것은 딩후이의 잘못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모든게 내탓이 아니라 남의 탓인 것이다. 그렇게 그들 중 누군가는 딩후이의 가축을 아들을 독살하기에 이른다. 또 도시로 나가사는 그의 집에 대문을 부수고 창문을 깨고 집안에 소변을 누고 물건들을 훔쳐간다. 그에게 빼앗긴 것을 되찾아간다는 식이다.

이 모든 걸 지켜보는 아버지의 입장은 어떠할까? 평생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학교를 관리하며 살았던 그의 마지막 결정은 어떠한가? 독살당한 손자의 음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마을로 온 아들, 할아버지의 꿈에 모든 걸 보여주었던 손자, 제발 자신을 딩씨 마을에서 떠나지 않게 해달라는 외침에 할아버지는 몽둥이를 들어 아들의 뒤통수를 때려 죽인다. 그렇게 모든 욕망은 처절하고 참혹하게 끝나버린 것이다. 3개월의 복역을 마친 할아버지는 마을로 돌아오지만 이미 마을은 아무도 살지 않는 황폐한 곳이 되어 버렸다. 마을 곳곳에 심어져 있던 나무들은 사람들에 의해 모두 잘려지고 학교의 물건들도 각자 자신들의 집으로 가져갔다. 쓸모가 있든 없든 사람들은 무엇이든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할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씁쓸하고 안타까웠겠는가 말이다. 결국 자신의 손으로 아들을 죽일 수밖에 없는 그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꿈을 좋아하는 할아버지는 자신이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허벅지로 손을 가져가 꼬집어보았다. 예전에도 할아버지는 꿈에서 깨어나고 싶을 때마다 항상 자신의 몸을 꼬집곤 했었다. 한 번 꼬집기만 하면 곧장 꿈에서 깨어나 자신이 원래 모습 그대로 학교에 있는 방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곤 했었다.(중략) 할아버지는 자신이 꿈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들의 눈앞에, 돈이 가득 쌓여 있는 아들의 방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할아버지가 물었다. 

" 이돈이 얼마나 되는 게냐?" 

아버지가 웃으며 대답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할아버지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쓸만큼만 있으면 됐지 돈이 이렇게 많아서 이디에 다 쓸꼬?" 

아버지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열병이 끝나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 저는 상부를 대신해 대형 관 공장 다섯 개를 관리하고 있고, 때문에 평원에 있는 나무들을 전부 베게 된 것이었어요. 지금은 동북지방에서 구한 나무를 이곳으로 운반해 오고 있지만 그래도 매일 만들어내는 관이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라고요. 이번 달에만 해도 저는 죽은 아들딸들의 음혼을 열 건 이상 성사시켰어요. 그리고 매일 농촌으로 가서 음혼 실적을 집계하고 있는데 이제 겨우 보름이 지났을 뿐이라 아직 음혼이 이루어진 사람 수가 결혼하지 못한 채 죽은 혼령으 삼분의 일 밖에 안 도는 실정이에요." 

할아버지가 말했다. 

"음혼을 주선하는 일은 선을 행하는 일이라 할 수 있겠지." 

아버지가 웃으면서 말을 받았다. 

"저는 한평생 선행만 하고 있잖아요."(415 ~416쪽 중)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인간의 도덕성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자신의 부를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약점을 이용하는 약삭빠른 인간의 허세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말이다. 자신의 일을 부끄럽게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도 분명 살고 있다. 그들의 거짓말에 어리석은 사람들은 모든 걸 다 퍼주게 되는 게 현실인 것이다. 작가의 인간에 대한 통찰력은 실로 섬세하다. 인간의 나약함, 인간이 가진 양심의 문제, 부끄러움, 반성에 대한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좋은 작품을 만났다. 중국에서 이 책이 발간되던 해에 법적 소송을 벌이게 된 사연도 결국 국민을 파국으로 몰고 간 당사자, 책임자가 정부이기 때문에 제 발 절인게 아닌가 싶다. 옌렌커의 작품은 처음이지만 그의 작품은 상당히 무게감있게 전해져 온다. 다만 아쉬운 건 좋은 작품을 번역하여 출판한 출판사가 어째 이리 오타가 많았냐는 것이다. 내용이나 구성은 훌륭하나 기본적인 것을 소홀히한 출판사에게는 좀 유감이다. 사실 별 다섯개를 주고 싶었으나 읽으며 오타에 짜증이 좀 나서 별하나를 뺐다.  

결국 우리 모두에게 돈이란 쓸만큼만 있으면 되는게 아닌가 말이다. 무지한 욕심과 욕망의 끝은 처절한 죽음뿐일 것이다. 죽은 뒤의 쌓인 돈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말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61쪽 2줄 아른 아침~~~> 이른 아침 

125쪽 15줄 아내 할아버지~~~>이내 할아버지 

222쪽 7줄 밥을 짓고 시작했고~~~> 밥을 짓기 시작했고 

431쪽 아래서 8줄 우리집에 딩씨 마을에~~~> 우리집이 딩씨 마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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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누구보다 너를 사랑해 맹앤앵 그림책 11
김현태 글, 박재현 그림 / 맹앤앵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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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귀찮고, 얄밉고, 걱정이다.

우리 아이들도 매일 이렇다. 거실을 난장판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아직 실수투성이라 물도 잘 쏟고 여기저기 낙서도 참 많이 해놓았다. 이젠 제발 그만하라고 해도 둘째는 막무가내다.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소리를 빽 지르게 되고 아이는 엉엉 운다. 미워서 그런 건 아닌데 아이가 느낄 땐 엄마가 자기를 미워한다는 생각을 할 것도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주니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저절로 말하게 된다. 그래서 오늘도 또 이 책을 꺼내 아이들이 잠 들기 전에 읽어주었다.

나는 특히나 아이들이 우는 걸 잘 못견디는 것 같다. 우는 소리를 들으면 좀 더 안쓰러워하며 보듬어주고 안아주고 해야하는데 가끔은 우는 아이를 나 몰라라 할때도 있다. 귀를 꼭 틀어막고 싶은 때가 가끔 있었던 것 같다.
아이를 보고 환하게 웃어준다면 아이도 나를 보고 환하게 웃었을텐데 매일 윽박지르고 잔소리를 해대고 했으니 아이도 나름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아이를 처음 안아들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그때가 어렴풋이 떠오른다. 세상에 처음 나와 내 왼쪽 가슴에 안겨 우렁차게 울던 아이에게 건강하게 잘 자라달라고 했었는데 요새 너무 개구지게 군다고 너무 혼만냈던게 아닌가하고 반성을 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또 아무리 들여다봐도 내 아이만큼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들이 어디 또 있겠는가 말이다.

현수야, 사랑해.

현준아, 사랑해.

너희들을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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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26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나~~~귀여워~~~
니들이 꽃보다 더 이뽀^^

꿈꾸는섬 2010-06-26 22:19   좋아요 0 | URL
ㅎㅎㅎ꽃보다 아이들이군요.ㅋㅋ

마녀고양이 2010-06-27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수 현준이 너무 이쁘다..... 뽀오~
정말 사랑스럽네요, 부비부비 해주고 시퍼염!

꿈꾸는섬 2010-06-27 11:47   좋아요 0 | URL
ㅎㅎ아이들은 모두 사랑스러워요.^^
다빈이도 사랑스럽잖아요.^^
 
<새벽의 나나>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새벽의 나나 - 2010 제18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박형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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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들고 너무 궁금해하던 책이라 솔직히 너무 좋았다. 단숨에 얼른 읽어버려야지하고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꾸물꾸물 읽어가고 있었다. 너무 더럽고 매스겁고 역겨웠던걸까? 아니다. 그렇지 않았다. 매춘부들의 일상을 너무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이 너무도 아팠다. 먼 이국땅에서 벌어지는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그런 이야기, 그래 이건 그저 이야기일뿐이야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그녀들, 그들, 그곳에 살고 있는 이방인들 모두가 안쓰럽고 불쌍했다. 마치 내 나라의 이름모를 수많은 어떤 여성들을 보고 있는 듯 했다.

신혼여행으로 푸켓을 다녀온 나는 태국인들의 삶이 얼마나 더럽고 열악한지 알고 있다. 여성의 성을 상품으로 팔고 있는 나라, 그 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은 누구나 그곳을 관광삼아 들러 역겨운 장면들을 본다. 그리고 마시고 피우고 떠들어댄다. 우리도 그랬다. 나와 남편은 그런 곳인줄도 모르고 따라갔다가 그날 먹은 것들을 고스란히 확인했었다. 

   
 

"어쩔 수 없는 거야. 가난하다는 것과 여자라는 건 저주야. 플로이처럼 가난하게 태어난 여자는 이중의 저주를 뒤집어쓰고 사는 거지. 물론 욘처럼 얼굴까지 찌그러졌으면 삼중이겠지만." (131쪽)

...... 

"너와 나는 남자야. 그 저주를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거지. 그러니까 이해한다고 말하지마. 플로이한테도, 이해한다고 말하지 마. 그건 모든 매춘부들이 더러워하는 말이야."(131쪽) 

...... 

"그냥 받아들여. 받아들이면 돼." 눈치를 보던 욘이 입술을 쩝쩝 다시며 말했다. "이생 뭐 별거 있어? 응? 마시고, 피우고, 떠들면 되는거지. 그냥 받아들여, 레오."(200쪽)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나는 그녀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뭐 할게 없어서 몸을 팔아 살아야하나? 게다가 왜 그녀들은 더럽게 번 돈을 그다지도 쉽게 소비해버리는거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녀들의 삶을 도무지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녀들의 삶은 내게 있어서 늘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이 소설을 다 읽고나서의 내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물론 그녀들을 이해한다는 위로같은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 다만 그들의 삶이 단순히 받아들여지는 삶이라는 것, 진짜 인생은 피하고만 싶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노동을 통해 얻어지는 알량한 돈으로 소소한 꿈을 꾸며 사는 소시민의 울적한 삶을 피하고 싶었던게 아닌가 말이다.  

   
 

 이 책은 타액이 아니라 선택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의 인생은 그간 살아오며 내린 결정과 더불어 우리가 내리지 않았던, 혹은 내릴 수 없었던 결정들에도 넉살 좋게 빚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단 한순간도 선택에서 소외된 적이 없었고, 흘러간 모든 시간들은 우리 스스로가 의도한 것이다.......한편으로 이 책은 여행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는 항상 어디론가 떠나고 돌아온다. 하지만 돌아온 우리가 떠날 떄의 우리가 아니듯, 돌아온 곳도 떠날 때의 그곳이 아니다. 우리는 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여행을 매 순간 치러내며 살고 있다.......이 책은 또한 세속에 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도덕군자나 범죄자가 아니라 이웃에 관한 이야기다......이 책은 범신론자들의 나침반인 우연과 조화에 관한 이야기다......(405쪽 작가의 말중)

 
   

아, 제발......바라고 또 바란다. 전생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그리하여 그녀들 또는 그들의 영혼이 제발 더럽고 추악하고 역겹게 느껴지는 그곳을 떠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제발 그 누군가가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제발, 누군가의 영혼을 짓밟지 않기를, 또 짓밟히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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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6-19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신글 읽으니 저도 읽고 싶어 지네요~.

꿈꾸는섬 2010-06-19 17:56   좋아요 0 | URL
나비님이 좋아하실지 모르겠어요.^^

마녀고양이 2010-06-19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형태로든 삶은 존재하지요.
제가 그런 거미줄에 걸리지 않은 것을 감사하며 살아가야 할 거 긑습니다.

섬님의 리뷰를 보니, 읽고 싶기도 하다가 무섭기도 하다가.. 그렇네요.

꿈꾸는섬 2010-06-19 17:5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삶은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는 것 같아요.
지금 살고 있는 내 삶이 헛된 건 아닌지 잘못된건 아닌지 누군가에게 해악을 입히며 살고 있는건 아닌지 조심스러워지네요.

같은하늘 2010-06-22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깝네요.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그녀들이...

꿈꾸는섬 2010-06-22 16:53   좋아요 0 | URL
그런 안타까움조차 우리의 시선일뿐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