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울타리를 넘어서 ㅣ 베틀북 창작동화 7
황선미 지음, 한병호 그림 / 베틀북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나쁜 어린이표>를 읽고 황선미 작가의 팬이 되었지만 정작 많은 작품을 읽지는 못했다. <과수원을 점령하라> <들키고 싶은 비밀> 그리고 오늘 <울타리를 넘어서> 고작 네편을 읽었다. <마당을 나오 암탉>도 꼭 읽어봐야지 했는데 말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황선미 작가의 책도 꼭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이금이 작가의 책 만큼이나 황선미 작가의 책에도 감동과 사랑, 아이들의 섬세한 감수성을 엿볼 수 있어서 참으로 좋다.
<울타리를 넘어서>에는 <코딱지만 한 괴물>, <울타리를 넘어서>, <앵초이 노란집>, <괭이 할아버지> 네편이 실려 있다.
<코딱지만 한 괴물>에서는 어린시절 단짝 친구와 자라면서 점점 벽이 생기고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지는 것을 다룬다. 부모의 이혼으로 친구의 행동이 거칠어지고 친구들에게 놀림거리가 되다보니 자연히 멀어진다. 결국 할머니댁으로 이사하는 친구에 대한 아쉬움, 허전함을 잘 그려냈다. 이사하기 전에 친구가 좋아하던 어항을 선물로 주고 가고 금붕어 세마리가 오래 살았으면 좋겠단 이야기를 하는데 어항 속 물고기들의 비늘을 파 먹는 코딱지만 한 괴물을 발견하고 잡는다. 그렇게 아이들의 우정도 아주 작은 것들에 의해 상처를 입지만 다시 또 회복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울타리를 넘어서>는 두 아파트 사이의 담을 뛰어넘는 아이들을 규제하기 위한 관리소장의 입장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더 높은 벽을 쌓고 옆 아파트에 풀어놓은 개를 묶어놓아야 한다는 부녀회의 결정까지 들먹이지만 결국 아파트 사이의 울타리를 사람이 드나들 수 있도록 개방하고 개는 아파트의 자전거 도둑을 잡아내게 된다. 방법의 차이를 보여주는 좋은 작품이다.
<앵초의 노란 집>은 친구 사귀기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걸 가르쳐 준다.
<괭이 할아버지>는 아파트 속에 남겨진 오래된 집이다. 우물이 있고 잔디가 있고 살구 나무가 있으며 텃밭에선 감자를 기른다. 주변의 버려진 것들을 주어 모으는 할아버지와 동네 아이들의 우정을 그렸다. 할아버지를 알기 전에 괴팍하고 못된 노인네였을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할아버지의 행동은 참으로 따뜻하다. 또한 마지막 감자 농사를 지어 동네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으며 그동안 모아둔 헌책들을 아이들이 찾아와 언제든 읽어주길 바란다는 아들의 이야기는 마음이 훈훈해졌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주고 도서관이 되어줄 괭이 할아버지의 집에 나도 찾아가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런 공간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