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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중간고사기간인데 아들은 일요일 저녁부터 몸의 이상을 느끼고 어제 아침 신속항원으로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중간고사 대비한다며 나름 열심히 공부 준비하며 한달 전부터 스터디카페에 다녔다. 그런데 어제 확진되어 오늘부터 실시되는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대신 기말시험 대비 인정점수를 부여받는다는데 이게 정말 합리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으로는 코로나를 숨기고 학교에 가서 시험보라고 하고 싶었다. 머리 싸매고 한숨 쉬는 아들이 이번 시험 준비로 고생했는데 그 결과를 확인받지 못하게 되자 좌절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안쓰러웠다.

확진자들만 따로 모아 시험 볼 수는 없는건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어느새 고2가 된 아들에게는 대입과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시험인데 응시하지 못한다니 너무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아픈 아이들에게 시험을 보게 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시험 응시기회를 주지 않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하면서 다음 기말시험부터는 응시기회를 준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는 사람들의 결정으로 여하튼 내 아이는 피해를 보게 되었다.

아들은 ˝엄마 난 왜케 뒷북이지..예전에 독감도 다 끝나갈 무렵 혼자 걸리고, 이번에도 우리반에선 나만 걸려서 빠져˝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오늘 일을 우린 언젠가 기억하고 있을까? 이번 시험보다 더 중요한 시험은 계속해서 있어. 이 일로 인해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자.˝하니
˝에휴 다시 계획을 세워볼게. 기말시험을 잘 봐야지. 살면서 좋은 경험했다 생각해야지 뭐.˝한다.
˝이건 좋지않은 경험 아냐?˝ 아들은 ˝좋은걸로 해˝하며 일괄했다.
나보다도 더 속이 깊은 아들은 공부하느라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며 잘 먹고 얼른 회복할게라며 나를 오히려 안심시킨다.

아들, 솔직히 엄만 안 괜찮은데..오히려 네가 더 괜찮다하니 속상한 마음이 조금 달래진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줘. 고맙다, 잘 자라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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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2-04-26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아이가 벌써 고2라니 시간의 흐름을 실감합니다. 코로나 걸려 시험 응시 못하는 것 저도 정말 너무 불합리한 것 같아요. 이게 말이 되나요? 확진자들끼리 모아서라도 시험 응시하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다 안타깝네요. 그런데 아드님 정말 대견하네요. 어떻게 그렇게 담담하게 잘 받아들이나요.

라로 2022-04-26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아이가 벌써 고2라니!! 정말 저 늙은 줄 모르고,,, ^^;; 그나저나 아이가 그렇게 의젓하게 자랐군요!!!! 코로나 환자는 앞으로도 계속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 학교는 더 좋은 방침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시험만 문제가 아니니 다시 건의를 해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 안타깝네요. 그래도 님의 글을 읽으면서 두 모자가 참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해보면 나는 욕심이 참 많다.

욕심이 많은 사람에 대해서 보통은 나쁘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욕심이 많다는 걸 남들에게 들키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아이에 대해 갖고 있는 욕심들에 대해서도 얼렁뚱땅 아닌척 포장하려고 했다.

'아이들 공부 좀 못하면 어때'

'아이들은 노는 게 최고지'

'아이들 글자는 다 알때되면 알아'

하고 위선을 떨었다.

하지만 막상 아이를 학교에 보내놓고보니 마음이 점점 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내 아이가 못 쫓아가면 어쩌지?'

'선생님께 더 예쁨 받으면 좋겠는데'

'다른 아이들보다 더 잘하면 좋겠어'

'단원평가를 다 맞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마음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면서도 애써 괜찮은 척, 괜찮아, 괜찮아, 하다가 아이고 이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이제부터 공부 열심히 시켜야겠다고 선언을 하게 되었다.

 

책만 많이 열심히 읽는다고 모든 게 다 괜찮을까?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책 읽기만은 꼭 욕심껏 읽히고 싶은 게 내 마음이다보니 현준이는 방학생활계획표대로 아침 1시간, 저녁 1시간 책 읽기를 실천하게 되었다. 1시간 꾹꾹 눌러 채우진 않아도 다독을 하게 된 것도 사실이고, 그림책뿐만아니라 줄글 책까지도 읽을 경지에 오르게 되었다. 책 읽기가 점차 쌓이다보니 아이는 점점 자신감이 쌓여가고, 책을 읽는 속도도 빨라졌다.

책 읽기가 어느 정도 잡히니 드는 생각, 역시 모든 열심히 하면 되는구나.

그러니 이제 학습적인 부분도 잡아줘야겠지, 하는 마음에 영어 학원까지 등록했다.

처음엔 영어를 왜 해야 해? 하던 아이가 자기보다 앞서 다닌 친구들 모습을 직접 보니 자기는 그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해서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단다. 역시 아들도 나를 닮아 욕심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준이는 욕심 많은 엄마때문에 피아노를 시작하고 영어를 시작하는데 처음엔 하기 싫다고 하다가도 금새 재미를 찾고, 하고 싶은 마음을 가져주었다.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태권도를 그만두고 탁구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는 탁구가 최고라고 하더니, 요샌 영어가 제일 재밌다고 한다.(탁구는 현준이가 정말 배우고 싶어해서 시켰는데 잘한 것 같다.)

그래서 드는 생각, 아이들 스스로 찾아서 할 수 없는 것들은 부모가 찾아주는 것도 좋은 일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현준이 기말시험 보고, 방학하면서 교실청소하러 학교에 갔는데,

담임 선생님 왈, "현준이 어머니, 현준이 공부 많~~~이 시키셨나봐요." 하신다.

그래서 나도 "네, 현준이 공부 많~~~~~이 시켰어요." 했다.

그랬더니 다들 웃는다.

현준이의 단원평가 시험지가 초반에는 한 두개 틀리더니 중반에는 일곱개 이상도 틀리는 거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아이도 자기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데 더 놀랐다. 그래서 그때부터 학습도 시켜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스스로 나는 뭐든 할 수 있어, 라고 생각해야하는데, 어째서 난 공부를 못해. 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는지 내가 솔직히 미안했다. 그 이후 현준이가 공부 하기 싫어하던 날도 다독여가며 하기 시작했고, 그만큼 좋은 성적을 냈다. 1학년 성적이 뭐 그리 대수겠냐마는 이건 자신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공부했고, 좋은 결과를 얻은 만큼 아이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는 뭐든 열심히 하면 다 잘할 수 있어, 라고 생각한다. 난 그걸 원했던 거고, 현준이는 그것을 이루어주었다. 마냥 '괜찮아'만 했다면 아마도 현준이는 점점 더 자신감을 잃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처럼 꾸준히 생활계획을 실천하면 좋겠다.

 

다섯친구들의 꿈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하늘을 나는 꿈을 꾼 희철이, 자신을 잡아 먹으려는 사마귀를 피해 도망가다 사마귀 입 속에 잡아 먹힌 아빠를 본 지현이,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고 놀림거리가 된 연우는 꿈에서만큼은 자신이 짱이 되고 싶어하고, 오줌 멀리 누기 내기에서 당당히 이기는데 그것이 꿈이다. 꿈에서 오줌을 싸고 진짜 이불까지 적신 연우, 현준인 이 부분이 가장 재미있었단다. 그리고, 아빠를 잡아가려는 저승사자와 싸운 한별이, 한밤 중에 자다 깨서 부모가 없을 때 아이들이 느낄 공포에 대해 생각하니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정호는 소아마비 친구를 놀리고, 그 아이에게 시달리는 꿈을 꾸고 괴로워한다. 그 이후 정호와 선우는 친구가 되는데, 이 부분은 상당히 교육적이라 좋았다.

다섯 친구들의 꿈 이야기를 읽고는 자기도 가끔 꿈을 꾼다는 현준이, 어떤 꿈을 꾸니? 하고 물으니 방학동안 못 보고 지내는 친구들 꿈을 꾼단다. 방학하고는 시간이 맞질 않아서 친구들과 만날 시간이 없었다. 친구도 만나면서 지내야하는데 날마다 생활계획표에 맞춰 시간을 보내니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한다. 그래도 떨어져 지내는 동안 그리움도 쌓아가면 그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권장도서, 반납하기까지 몇번씩 읽어주니 고맙다.

 

 

 

 

세계명작동화 시리즈는 전집으로 사주지 못해서 요새 도서관에서 틈나는대로 빌려 보는 중이다.

<피노키오> <성냥팔이 소녀>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아이교육에서 나온 책들인데, 알라딘상품 검색이 어렵다. 여하튼 현준이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단다.

 

아이를 키우는 일에 욕심내는 부모들, 그 마음은 다 똑같을 것 같다.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지. 그리고, 좀 더 노력해야지.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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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1-15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학년 때는 엄마가 얼마나 학습조력자의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널뛰기를 하지요.^^
공부를 잘하면 자신감이 커지고 난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은 앞으로의 삶에도 굉장히 도움이 될 거에요.
저도 우리 애들 저학년 때-적어도 3학년까지는-학원은 안 보냈지만 열심히 관리했어요.
엄마의 유일한 취미생활이라고 할 만큼요.ㅋㅋ
고학년 되면 알아서 하도록 한 발 떨어져서 지켜봤고요.

꿈꾸는섬 2013-01-16 08:32   좋아요 0 | URL
저학년 성적은 엄마 성적이라는 말이 맞는가봐요. 현준이도 고학년 되면 알아서 할 수 있게 도와야겠어요. 아이들 잘 키우는 일은 엄마의 행복한 일인것 같아요.^^

같은하늘 2013-01-17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올해 둘째를 입학시키는 저 꿈섬님 마음을 알것 같아요.
지금 마음이 아주 복잡해요~~~^^

꿈꾸는섬 2013-01-17 07:44   좋아요 0 | URL
제 친구는 올 해 큰애가 입학하거든요. 별별걸 다 물어요. 그만큼 초등학교 입학은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는게 사실인것 같아요. 저도 그랬구요. 막상 지나고보니 매순간이 중요한것 같아요.
같은하늘님은 그래도 큰애 경험이 있어서 둘째는 수월하실것 같아요.^^

북극곰 2013-02-01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오랫만이에요. 현준인 멋지게 학교에 다니고 있었네요.
우리 아덜은 이제 학교 들어가요.
저도 괜히 쿨하고 멋진 엄마로 '포장'하고 있었는데
슬슬 걱정도 되고 정말 공부를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들고. ㅠㅠ
걱정될 때마다 와서 현준이 이야기 읽고 방향도 잡고, 힘도 낼테니 종종 이야기 올려주세요~! :)

꿈꾸는섬 2013-02-03 22:56   좋아요 0 | URL
북극곰님 정말 오랜만이죠.^^
올 해 입학한다니 마음이 많이 바쁘시겠어요.
그래도 아이들은 믿는 것보다 더 많이 잘 하더라구요.^^
 

추운 날씨에 아이들 데리고 유치원 버스 태우러 나가는 게 너무 싫었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아이들과 버스 타는 곳까지 가는 것이 귀찮아서 "그냥 조금 천천히 준비하고 엄마 차 타고 데려다주면 안 될까?" 하고 묻는다. 그럼 아이들이 "좋아요."하고 말해주길 바라는데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싫어요." 한다.

내가 데려다주면 그만큼 유치원에 늦게 가야하고, 함께 차 타고 가는 친구들을 만날 수 없어서 싫다는 것이다. 애초에 차 타고 유치원 다니는 것 싫어할까 걱정이 많았는데 엄마의 걱정과는 전혀 다르게 아이들은 차 타고 다니는 것을 즐거워한다.

보통 다른 아이들도 그럴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현준이를 생각할때마다 마음이 흐뭇해진다. 태권도 차를 태우러 나가면 관장님께 깍듯하게 인사하고 엄마에게도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한다. 그렇게 인사를 할때 관장님도 현준이를 흐뭇하게 바라봐주신다. 그런 모습을 보니 나도 따라 마음이 뿌듯해진다. 처음 몇번은 끝나는 시간에 마중을 나갔는데 이제는 끝나고나면 혼자서 집으로 돌아온다. 다행히 같은 동에 사는 아이가 함께 태권도를 다니게 되었다.

 

요즘 아이들이 피아노에 관심이 많다. 특히 현준이의 경우 유치원에서 여러가지 악기 수업을 하고나서부터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그 전에 피아노 학원에 다니겠냐고 했을때는 시쿤둥했는데 지금은 멜로디언을 꺼내 건반 연습을 한다. 이 참에 남편에게 피아노를 사야겠다고 했더니 겁부터 낸다. 물론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살 거면 빨리 사는 게 좋을 것 같다. 어차피 현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현수도 오빠따라 덩달아 피아노 배우고 싶다고 학원에 보내달라고 노래를 부른다. 우선 피아노를 구매하고 학원이든 가정방문이든 결정을 해야겠다. 피아노도 보러 나가야하는데 날씨가 추워 계속 웅크리고만 있다. 머리로만 생각하고 실천력이 부족하다. 가까운 곳에 매장이 있으면 좋은데 멀리 나가야하니 조금은 귀찮다. 그래도 아이들이 관심을 보일때 서둘러야겠다.

 

오전에 잠깐 EBS생방송 60분 부모를 봤다. 처음부터 본 건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주도권을 주란다. 순종하는 아이들,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들은 결정력이 부족하단다. 나도 그런 것 같다. 어릴때부터 어른들 말씀에 무조건 순종하라고 배워서 그런가 뭔가 결정을 내려야할때 갈팡질팡한다. 누군가 대신 결정을 내려주면 좋겠다 싶을 때가 있다. 아이들의 삶에 있어서 아이들 자체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남았다. 강요하지 않고 아이들이 하고 싶은대로 따라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실패를 모른다고, 실패하면 안된다고, 상처받으면 안되는 것처럼 아이들을 키운단다. 그게 문제란다. 얘기를 듣다보니 정말 그렇다. 아이들이 실패하고, 상처받는 일에 대해 엄마인 내가 오히려 더 겁내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실패를 통해 성공을 향해 가고, 상처를 통해 치유를 배우고, 더 튼튼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아이의 인생의 밑그림을 내가 그려줄 수는 없는 것이다. 아이 스스로 크게 자라길 바란다면 그만큼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할 것 같다.

 

또 아침에 잠깐 아이들 가방 가격이 엄청 비싸다는 걸 봤다. 인체에 맞추고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여 30만원이라나.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가방 가격 치고는 너무 비싸다는 생각했다. 이름이 생각 안 나는데 여 기자 하는 말이 학교에서 비싼 가방 매고 오지 않게 가방 가격 상한선을 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그런 것까지 학교에서 정해줘야하는가 싶었다. 이제는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가방으로 서열화가 매겨진다는 것이다. 나는 한술 더 떠서 유치원처럼 학교 자체 가방이 나왔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물론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일 것이다. 이미 우리는 서열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부모의 재력이 나의 서열이다. 가방때문에 순간 울컥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비싼 옷, 비싼 가방을 메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입학준비물들에 대한 감사함을 기억하게 하고 싶다.

내가 처음 학교에 들어갔을 때, 엄마는 빨간색 가방을 사주셨다. 직사각형이었고, 여자아이가 좋아할만한 그림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그때 그 가방이 얼마나 비쌌는가를 기억하지 않는다. 학교에 가기 전 빨간 가방을 어깨에 메고 거울 한번 들여다보며 설레하던 날이 기억난다. 빨간 가방을 메고 언니 뒤를 졸졸 쫓아 학교에 갔던 기억과 같은 반에 똑같은 가방이 있어서 서로 바꿔 들고 왔던 기억도 난다. 운동장 스텐드 한 곳에 모아두었던 가방을 다른 친구가 먼저 메고 가버리고 남은 가방을 메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내 가방이 아니어서 엄청 울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학교에 가기 전 엄마 손 잡고 가방 사러 갔던 날도 기억이 난다. 유독 내 마음에 들었던 그 빨간 가방을 꼭 사야겠다고 고집을 피웠던 것도 기억난다. 그리고 그렇게 그 가방은 지금은 내 기억 속에만 남아 있다.

방송에서 가방 가격 천차만별, 이런 기사를 보지 않았다면 어땠을가 싶다. 방송에서 알려주니 궁금해진다. 대체 어떤 가방이길래......실험을 통해 알아봤는데 비싼 가방이든 싼 가방이든 오랫동안 메고 다니면 척추에 무리가 된단다. 가끔 앞으로도 메주면 좋단다. 다음 달에는 현준이 책가방과 신발주머니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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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1-14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준이가 학교에 가는 거에요?
엊그제 유치원 간다고 행운의 주인공이었던 거 같은데 벌써~ ^^

2012-01-14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2-01-14 00:1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현준이 유치원 간다고 순오기님 이벤트 선물 받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네요. 시간이 참 빠르죠.^^
수정했어요.^^

블루데이지 2012-01-14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궁금하네요..그 비싼 가방이요..하다하다 이젠 아이들을 상대로 되도않는 상술을 쓰네요..
정말 반성해야할 어른들...이세상에 참많아요!!
저도 아이 학교 보내기전에는 몰랐는데..요즘아이들 자기네 집 평수, 심지어는 아빠월급도 자기네들끼리이야기하대요..참~

60분부모 저도 봤는데...요즘아이들 똑똑하잖아요^^선을 정해놓은 후 주도권쥐도록 해야할것같아요^^
아이 본인 삶이니까..그안에 들어가 휘젓기보다는 뒤에서 바라봐주는게 좋을것같죠?..ㅋ

꿈섬님 글 읽으면서 깜짝놀랬어요. 유치원보내는일, 현준이 태권도 다니는이야기, 피아노구입이야기,,추억의 빨간가방이야기까지 저희집이랑 너무 닮았거든요^^와우~~

꿈꾸는섬 2012-01-17 13:23   좋아요 0 | URL
댓글이 너무 늦었네요.
시간이 왜 이리 빨리 가는지 모르겠어요. (늙어가는 증거라는데...ㅜㅜ)

블루데이지님네랑 비슷하다니 정말 놀라워요.^^ 아이들 자라는 걸 바라보는 엄마들 마음이 비슷한가봐요.^^

책가방 2012-01-14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가방은 역~~시 아이와 함께 사러 가야된다니까요.
제 큰아이도 초등입학때 이모가 가방 사준다고 데리고 갔었는데.. 엄마맘과는 다르게 기어이 자기맘에는 들지만 가격은 저렴하고 엄마맘에는 안드는 걸 고르더라구요.ㅋ
그 30만원짜리 가방도 아이마음에는 절대 들지 않을거예요..^^

꿈꾸는섬 2012-01-17 13:24   좋아요 0 | URL
엄마 마음과 아이의 마음이 다르죠. 현준이 경우 작년까진 신발의 경우 꼭 캐릭터 상품을 사고 싶어하더라구요. 올 해부터는 안 그러지만요. 가방살때도 비슷할 것 같단 생각이......
아이들 마음에 드는 가방을 사줘야겠네요.^^

잘잘라 2012-01-15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아노와 책가방.. 초등학교때를 떠올리면 항상 커다랗게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피아노와 책가방입니다.
'비싼 가방이든 싼 가방이든 오랫동안 메고 다니면 척추에 무리가 간다, 가끔 앞으로 메주는게 좋다.' 요 문장이 좋아서 베껴갑니다. ^^

꿈꾸는섬 2012-01-17 13:26   좋아요 0 | URL
피아노와 책가방...초등학교때 준비하게 되는가봐요.ㅎㅎ
피아노 사러 가야하는데 아직도 안 나갔어요. 게으른 엄마에요.ㅜㅜ 봄 되기 전에 사야할텐데 말이죠.
가방은 가끔 앞으로 메주어야 척추에 무리가 안간다네요.^^

소나무집 2012-01-17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현준이가 학교 입학을 하는군요. 입학할 때 사는 캐릭터 가방은 1~2년 쓰면 다시 사게 되더라구요. 지네들이 봐도 넘 유치한가 봐요. 가방 두 개로 초등 학교 졸업했어요.

꿈꾸는섬 2012-01-18 21:49   좋아요 0 | URL
소나무집님 현준이가 어느새 초등학교 들어가요. 시간이 참 빠르단 생각을 했지요.
가방은 큰언니가 선물해준다고 연락이 왔어요.^^
현준이는 무난한 편이라 보통 선물받는 것들 모두 만족해하더라구요. 크게 걱정 안돼요.^^
고학년때 한번 바꿔주면 좋겠네요.^^

마녀고양이 2012-01-18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준이가 많이 컸군요.. 너무 기특하고 예쁘고 자랑스럽네요.
학교 입학 축하드려요! 꿈섬님, 초등 1학년 때 신경이 은근히 많이 쓰이거든요, 그래도 당차게! 아자!

책가방으로 서열화를 한다는 자체가 우스운거죠. 저는 코알라에게
그런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나 부모 자체가, 자신감이 없어서 그런거야 라고 말해줍니다. 그래서
물건으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자신을 내세우려 한다구 말이죠. 그렇지 않나요? ^^

꿈꾸는섬 2012-01-18 21:51   좋아요 0 | URL
현준이가 기특하고 예쁘고 자랑스러워요.ㅎㅎ
정말 은근 신경 많이 쓰여요. 이사 온지 얼마 안되고 유치원도 전에 살던 곳에서 졸업하니 이 동네에 아는 아이들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신경이 더 쓰이는 것도 같지만, 괜찮을거에요. 저도 현준이도.

마녀고양이님 말씀이 전적으로 맞아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물건으로 내세우는 것. 그런 것 생각하면 우린 자신감충만이에요.ㅎㅎ

2012-01-19 07: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2-01-21 21:10   좋아요 0 | URL
ㅎㅎ 남편에게 은근슬쩍 가방은 고모가 사줘야 공부를 잘한다는 말이 있다고 흘렸어요. 알았다네요. 하나밖에 없는 고모가 가방을 사줄까 싶어요.ㅎㅎ
 

6월초부터 현수는 "쿵푸팬더2" 영화를 보러가자고 졸랐다. 이제 5살인 아이들도 자신들이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는지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잘 한다. 같은 반 선정이란 친구네는 "쿵푸팬더2"를 보고 왔단다. 엄마, 아빠랑 함께 영화 보고 가고 싶다던 현수의 소원을 들어줄 겸 오늘은 "쿵푸팬더"를 보고 왔다. 

쿵푸팬더2의 평가가 워낙 극과 극이라 볼까 말까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다. 어떤 이는 헐리웃 액션의 화려함만 담겨 있다고 말하고 어떤 이는 액션의 화려함과 생각할거리도 분명 있었다고 말했다. 과연 어떨지 궁금했던 것이 사실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보고 싶다던 현수는 장난이 많았고 집중을 못했다. 하지만 현준이는 정말 재미있었단다. 아무래도 사내아이의 정서에 더 맞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얼토당토 않은 스토리때문에 별로였다는 평도 봤었는데 글쎄 모든 영화, 소설의 출발은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쿵푸팬더의 과거, 왜 팬더가 팬더가 부모 밑에서 자랄 수 없었는지의 이야기, 친부모에 대한 복수극, 뭐 이런 이야기는 드라마를 통해서도 많이 보아오기 했지만 아무래도 사건의 극적 재미를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이 아니었나를 생각했다. 

재미있는 장면 사이사이 팬더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분명 있었던 것 같다. "선택"에 관한 문제 말이다. 어떤 삶을 살아가는 것은 이미 결정된 것이 아니라 다만 그것을 그렇게 선택하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생각했다. 현재는 과거의 연속이며 지나온 날들의 실마리가 된다. 또 현재는 우리의 미래의 연속이며 살아갈 날들의 실마리가 될테니 말이다. 

아이들이 이 영화를 통해 어떤 생각을 했는지도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다만 웃기고 재미있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성공한게 아닌가를 생각했다.  

쿵푸팬더2를 보고 점심을 먹고는 그 근처의 물놀이장을 갔다. 현준이는 물놀이장에 가서 실컷 노는게 소원이다. 올 해 들어서는 놀이터에서 제대로 놀아본 적이 거의 없었다. 현준이와 현수는 물놀이장 곳곳을 휩쓸고 다니며 신나게 놀았고, 우리 부부는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 펴고 있었다.  

돗자리에 앉아 희망찬샘님의 <아이 스스로 즐기는 책벌레 만들기> 책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도 있었지만 많은 부분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우리아이들도 한편 책벌레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분명 내게도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책에 집중한 나머지 아이들 노는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갑자기 현수가 우리 근처로 와서는 와락 토를 했다. 점심 먹기 싫다는 걸 억지로 먹인 것도 있고, 더러운 구정물이 목을 넘어가며 구토가 난 것도 같다. 준비성 철저하지 못한 나는 차에 남아도는 휴지도 챙겨오지 않아 새 타올로 바닥을 박박 닦아내고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에 갔다. 그랬더니 더 많은 양을 토해냈다. 다 토해내고는 속이 편안해졌는지 그때부터 훨씬 더 잘 놀긴 했지만 얼른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물론 집에 돌아와서는 말짱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요즘 열심히 시청중인 '나가수' 보는 것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던 나는 피자와 치킨으로 아이들 배를 채웠다. 한참 '나가수'를 볼때면 아이들이 와서 엄청나게 배고프다고 투덜거린다. 막상 밥해서 차려주면 현준인 잘 먹지만 현수는 돌아다니며 내 속을 태우며 잘 먹지 않았었다. 4시쯤 피자와 치킨으로 배를 채운 아이들 저녁밥은 먹지 않겠다고해서 얼르 양치질 시키고 8시반부터 이불 속에 들어가라고 협박을 했다. 그랬더니 두녀석 다 9시도 되기전에 곯아떨어졌다. 남편이랑 나는 남은 피자와 치킨에 맥주 한잔씩 마시고 피곤한 남편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집에 먹을 것 잔뜩인데 피자와 치킨으로 저녁을 때워놓고보니 미안한 마음이 크다. 내일 아침에 제대로 맛있는 밥상을 차려줘야겠다. 얼마전에 만들어 놓은 함박스테이크를 오늘 저녁에 먹을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내일 저녁으로 미뤄야겠다. 또 돈까스도 잔뜩 만들어 놓았고, 얼마전 세일한다고 닭도 한마리 사다 놓았고, 스테이크 만들고 남은 불고기감도 있었다. 꾸러미에서 날아온 상추와 양상추, 두부도 얼른 먹어야하는데 게으른 엄마는 좋은 재료를 두고도 인스턴트 패스트푸드를 먹인다. 오늘은 반성하고 당분간은 바깥 음식 먹이지 않도록 노력 좀 해야겠다. 현준이는 늘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최고라고 했으니 더 열심히 분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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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6-20 0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정말 즐거운 하루가 되었겠어요.. 그렇게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고있으면 세상 부러울게 없더라구요^^

꿈꾸는섬 2011-06-20 16:05   좋아요 0 | URL
아이들 신나게 노는 모습보면 정말 행복하죠.^^

하늘바람 2011-06-20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살도 쿵푸펜더를 보는군요
태은이도 볼 수 있을까요 태은이는 여자아이라 그런지 싸우는거 싫어하던데
님과 옆지기님 참 부러워요 치킨과 피자에 맥주를 마시는 부부
맥주 한잔 마시고 싶네요

꿈꾸는섬 2011-06-20 16:06   좋아요 0 | URL
오빠들따라 본 것 같아요. 현수에게 자랑하던 아이 오빠랑 현준이가 한반이거든요.^^
하늘바람님도 옆지기님과 맥주 한잔 하시며 이런 저런 얘기 나누시면좋겠어요.^^

2011-06-21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1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1-06-20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그늘 아래 돗자리 깔고 그 위에서 읽는 책, 요거 좋으네요.
희망찬샘님의 책이군요. 표지도 넘 귀여워요.^^
언젠가 해송이 우뚝우뚝 울울창창했던 어느 숲이 생각나요.
그곳에 가고 싶다, 다시 ㅎㅎ

꿈꾸는섬 2011-06-20 16:07   좋아요 0 | URL
나무 그늘은 시원한편이라 돗자리 깔고 책 읽는 재미가 좋더라구요.^^
해송이 우뚝우뚝 울울창창했던 그 숲이 어딜까요? 저도 가고 싶어요.^^

프레이야 2011-06-20 21:10   좋아요 0 | URL
경주 흥덕왕릉 들어가는 입구 해송숲이에요.
시원해요~~

꿈꾸는섬 2011-06-20 22:35   좋아요 0 | URL
경주 흥덕왕릉...저 못가봤어요. 다음에 경주에 가게 되면 꼭 기억해두었다가 흥덕왕릉을 찾아가봐야겠네요.^^

순오기 2011-06-2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은 쿵후팬더를 네번이나 봤다면서 강추했어요.
먹기 싫은 거 억지로 먹으면 탈이 나는 거 같아요. 특히 여름엔 먹을거리에 신경을 써야겠지요.
나가수는 고속터미널에서 끝부분만 쪼금 봤어요. 재방을 챙겨봐야 할텐데...

꿈꾸는섬 2011-06-20 16:09   좋아요 0 | URL
나비님은 네번이나 보셨군요.ㅎㅎ 각자 재미를 느끼는게 달라서 그런거겠죠. 저희도 재밌게 보고 왔어요.^^
순오기님 탈나셨단 글 봤어요. 아이들도 탈나기 쉽구요. 먹을거리 신경 써야겠어요.
나가수 재방 챙겨보실 수 있길......

2011-06-20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0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극곰 2011-06-20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5살인 아이인데도 의사표현이 명확하군요. 꽉 찬 6살 울아들은 전~혀 그런게 없어요. 어린이집 생활은 캐물어도 알려줄까말까....=.=; 저도 '나가수'와 '최고의 사랑'에 몰입하기 위해서 애들은 대~충 먹이고 강제로 재우려는데...이 글 읽고 그나마 조금은 위안을 얻었다면 너무 얄미운가요? ^--^

꿈꾸는섬 2011-06-20 16:12   좋아요 0 | URL
네, 아이들이 그렇게 의사소통을 잘 하고 사는지 짐작도 못했어요. 자기들끼리 어디갔었다고 자랑도 막 하고 그러나봐요. 저도 많이 놀랐어요.
북극곰님도 '나가수'와 '최고의 사랑' 보시는군요.ㅎㅎㅎㅎ'최고의 사랑'은 어차피 밤 늦게하니 다행인데 '나가수'는 꼭 저녁 먹을 시간에 걸려서 너무 속상해요.ㅜㅜ 다음주부터 먹을거리 잘 좀 챙겨주고 나가수 봐야겠어요.ㅎㅎ

양철나무꾼 2011-06-20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영화, 소설의 출발은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에서 시작된다는...
저도 저 문구에 완전 동감이에요.

부러워요.
저도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 펴고 책 읽고 싶다는~^^

꿈꾸는섬 2011-06-20 22:36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죠? 그래도 꾸준히 책 읽고 리뷰 올리시는 것 보면 많이 부끄러워요.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 펴고 책 읽는 것 부러워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2011-06-20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0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6-20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즐거운 하루셨네요.. 현준이가 토하긴 했지만. ^^
물이 좀 찼나봐요, 그죠.

쿵푸팬더2는 코알라가 너무 잼난다고 난리였답니다. 저는 심드렁~ 쿨.
곧 카2도 개봉한다는데, 현준이가 보고 싶어하겠어요.

책벌레 말이죠, 과연 책벌레가 정신 건강에 좋은걸까 요즘 생각이 많답니다.
책이 하나의 도피처, 회피처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 중이거든요.
책 좋으하는 사람이 과연 잘 살까? 이건 지적 욕심이 아닐까? 란 고민도 하는 중입니다.
꿈섬님은 어떻게 생각하셔요? 나중에 리뷰 꼬옥 올려주세요!!!

꿈꾸는섬 2011-06-20 22:40   좋아요 0 | URL
현수가 토하긴했지만 즐거운 하루를 보냈어요.^^
코알라도 쿵푸팬더2를 재밌게 보았군요.^^
카1은 안보여줬었어요.ㅎㅎ 카2가 개봉하는군요. 이건 비밀에 부치겠어요.ㅎㅎ

책벌레, 아이가 책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전 좋아요. 책이 주는 위로와 위안을 생각하면 말이죠.
'잘 산다'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책 다 읽고 리뷰 올리겠다고 희망찬샘님께도 약속드렸는데 잘 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열심히 노력할게요.^^
 

현준이네 유치원에서 7세반 아이들의 1박 2일 캠프가 있었다. 오후에 등원해서 엄마와 함께 학부모 참여 수업을 마치고 엄마와 헤어져 유치원에서 저녁을 먹고 하루를 자고 오는 것이다. 작년 7세 아이들이 1박 2일 캠프하는 것을 보고 무척 부러워했던 현준이는 올 해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학부모 참여 수업이 끝나고 포옹하고 잘 자고 오라고 하는데 녀석의 눈시울이 벌써부터 붉어졌다. 창피한 이야기이지만 아직도 엄마, 아빠 품에서 자려고 하는 아이들을 떼어 놓지 못했다. 그래서 현준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저녁을 먹고 유치원 주위를 한바퀴 돌아보았는데 유치원 마당에서 캠프파이어가 한창이다. 아이들 노랫소리도 듣기 좋았다. 갑자기 하늘 높이 폭죽이 터지고 아름다운 불꽃 놀이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의 함성소리를 들으며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가 잘 잤을까? 걱정을 하고 있으니 남편은 나중에 애 장가는 어떻게 보낼래? 한다. 그게 지금 이 상황이랑 맞는 얘기가 아니라며 한바탕 말다툼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현준이가 없다는 게 실감나지 않았다. 현수도 오빠가 없으니까 이상하다며 유치원가서 오빠를 데리고 오자고 한다. 어찌어찌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몸살 기운이 있는지 온 몸이 아프고 목이 잠겼다. 

오전 9시까지 아이를 데리러 오라는 유치원의 지시대로 10분 일찍 집을 나섰다. 아이의 얼굴이 어둡지도 밝지도 않았다. 재미있었냐고 물으니 재미있었다고 말하긴 하는데 얼른 집에 가고 싶단다. 이부자리 가방을 들고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데 엄마 손을 꼭 붙잡았다. 

집에 돌아와서 시원한 물이 가장 마시고 싶다며 물을 벌컥 벌컥 들이켜고는 오랜만에 텔레비전을 보고 싶단다. 전번 일주일내내 텔레비전 금지령이 내려져서 하루 10분도 보지 못했던게 미안하기도 하여 잠시 쉬면서 텔레비전을 보라고 했다. 수박도 썰어 내주니 금새 먹어 치웠다. 

며칠 전 갑자기 돈까스 먹고 싶다는데 만들어 놓은 돈까스가 없어 당황하여 그제 돈까스 재료를 사왔다. 오늘 오전엔 돈까스 18장을 만들어 3장은 튀겨서 점심에 먹고 15장은 냉동실에 얼려 두었다. 엄마가 해주는 음식은 뭐든 맛있다며 잘 먹는 현준이, 하루 떨어져 지낸 시간이 안쓰러워 점심 양을 많이 주었는데도 거뜬히 먹어 치웠다. 점심을 먹으며 잠자기전 우는 아이들이 있었단다. "너는?"하고 물으니 자기는 울지 않았단다. 마음 한편으로 대견했다.

그리고 나는 잠깐 졸았고, 아이들은 영어 cd를 보았다. 그리고 현준이는 아빠에게 언제 들어오냐고 계속 전화를 걸었고, 5시쯤 온다던 아빠를 기다리다 잠이 들었다. 저녁을 차리고 흔들어 보았지만 깊이 잠이 들어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엄청나게 피곤했던 모양이다. 여전히 꿈나라 중이다.  

7시쯤 현준이 담임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현준이가 잠자기전까지는 괜찮았는데 자다가 깨서 엄청나게 울었다는 것이다. 아이가 너무 심하게 울어 병이 나지 않았을까 걱정되어 전화하셨다는데 낮동안엔 잘 지냈다고 선생님이 고생 많으셨다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현준이는 자기는 울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자다가 일어나 한참을 울어서 선생님이 잠깐 데리고 산책도 했다는데 아이는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가끔 집에서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 뭐라고 말을 할때가 있는데 그런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할때가 있다. 내 맘대로 해석하기로 꿈이라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 싶다. 아님 몽유병 같은 것일까? 

아이를 처음 떼어내기에 너무 어리다고만 생각했는데 현준이는 스스로가 잘 해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마음을 알기에 선생님과의 통화내용은 얘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한번도 떨어져 지내본적이 없기에 더없이 대견하고 기특한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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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1-06-18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벌써 현준이가 엄마와 떨어져 유치원 캠프도 가고 대견하네요. 꿈섬님 돈까스 얘기 들으니 저도 담주에는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너무 더워서 밥해 먹기도 힘들어요. 저희 집 덥기로 소문났거든요--;;

꿈꾸는섬 2011-06-19 23:15   좋아요 0 | URL
어느새 엄마 품을 떠나 캠프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어요. 분홍공주님도 돈까스 좋아하나요? 돈까스용 고기 사서 소금, 후추, 마늘로 고기 양념을 먼저해요. 밀가루 묻히고 댤걀물에 담갔다가 빵가루 묻히면 쉽고 간단한 돈까스가 되어요. 치즈 돈까스를 만들고 싶으면 고기 사이에 치즈를 넣어 만들면 되지요. 저도 예전에 더운 집에 살아봤었는데 여름엔 정말 밥하기 싫었던 기억이 있네요. 현수를 여름에 낳고 아이 너무 더울까봐 조리원 들어갈 돈으로 에어컨 샀어요. 물론 많이 켜진 않지만 너무 더울땐 가끔 에어컨 이용하게 되더라구요. 오늘 처음으로 선풍기 꺼냈어요.

마노아 2011-06-18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금세금세 자라서 벌써 엄마 품을 떠나 지내는 때가 왔넨요. 첫 단추가 힘들었지만 다음 번에는 더 쉬워질 테지요? 그럼 엄마는 더 섭섭해질 것 같아요. 한 편으로 대견하고, 한 편으로 조금 속상하고요. 암튼 현준이가 이렇게 쑥쑥 자라고 있네요. 멋져요.^^

꿈꾸는섬 2011-06-19 23:16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말씀 맞아요. 첫 단추가 힘들테지만 다음에 한결 수월해지겠죠. 그렇게 자라나는게 맞는 거구요. 현준이 통해서 참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있어요. 멋지다고 해주시니 너무 고마워요.^^

무스탕 2011-06-19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는 작년에 5학년때 학교에서 1박하는것도 싫어서 얼굴을 잔뜩 구기더라구요. 현준이야 양호중 상양호지요 ^^
멋진 형아로 오빠로 쑥쑥 잘 자라고 있어요 :)

꿈꾸는섬 2011-06-19 23:16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의 위로의 글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아시죠? 고맙습니다. 양호하다니 너무 다행이구요. 멋진 형아로 쑥쑥 잘 자라주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세실 2011-06-19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떼어 놓을땐 참 걱정 많았지요. 보림인 7살때 제주도로 2박3일 졸업여행 갔었어요. 많이 걱정했는데 재미있게 지냈다고 하더라구요. 나름 서운하던걸요. ㅎㅎ
다음엔 훨씬 더 수월하게 생활할거예요. 현준아 수고 많았다~~~

꿈꾸는섬 2011-06-19 23:17   좋아요 0 | URL
와, 정말요? 보림양은 7살에 제주도 2박3일을 다녀왔다구요? 와 정말 대단해요.
다음에 훨씬 잘해낼거란 말씀에 힘이 나요.^^

마녀고양이 2011-06-19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견하네요, 첫 발을 내딯었군요.
코알라는 아직도 품 안에서 맴맴 돌고 있는데.... ^^

현준이한테 뽀뽀 대신 날려주세요~

꿈꾸는섬 2011-06-19 23:19   좋아요 0 | URL
현준이에게 마녀고양이님의 뽀뽀를 내일 날려줄게요.^^
마녀고양이님 글 읽다보면 코알라도 정말 예쁘게 잘 자라고 있던걸요. 건강하게 우리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하고 좋은지 모르겠어요.^^ 고마워요. 마녀고양이님^^

아이리시스 2011-06-19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가들은 일곱살에 제주도도 가는군요. 우리 땐 고작 초등학교 수학여행이 부모님을 공식적으로 떠나는 첫 외박이었던 것 같은데요. 역시 세상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어요. 현준이도 잘 다녀와서 한뼘 더 큰 어린이처럼 행동할 것 같아 귀여워요.ㅋㅋㅋ

꿈꾸는섬 2011-06-20 00:05   좋아요 0 | URL
일곱살에 부모 떨어져 제주도가는 여행을 전 보낼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도저히 용기가 안 나요. 2박3일 걱정하느라 아무것도 못 할 것 같기도 하구요.
현준이가 한뼘 더 큰 것은 맞는 것 같아요. 점점 더 의젓하고 대견해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