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이와 수일이 힘찬문고 26
김우경 지음, 권사우 그림 / 우리교육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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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언니네 집에 갔다가 요새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조카가 책장에서 꺼내준 책이다. 자기 읽은 책인데 정말 재미있다며 이모도 한번 읽어보라며 추천을 한다. 어떤 책이기에 아이가 재밌다고 추천해주는지 궁금했다.  

<수일이와 수일이>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제목만 보고는 이름이 같은 아이의 이야기인가 하고 나름 추측해보았다. 하지만 이야기를 펼쳐든 순간 이 책을 다 읽을때까지 내려놓지 못했다. 조카 말대로 정말 재미있는 책이었던 것이다. 

수일이는 여름방학내내 학원을 전전하는 일이 괴롭고 힘이 든다. 여름 방학을 신나게 놀면서 보내면 좋겠지만 엄마는 수일이를 영어, 피아노, 바둑 등 많은 학원을 보낸다. 수일이는 학원에 가지 않고 하루 종일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한다. 어느 날 집에서 키우는 개 덕실이와 말이 통하게 되고, 덕실이는 수일이에게 수일이를 하나 더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복제 양 돌리의 이야기처럼 자신의 분신을 만들어 학원에 보내게 된다면 수일이는 그 시간동안 실컷 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옛날 쥐가 사람 손톱을 먹고 사람이 된 이야기를 따라 수일이도 쥐가 손톱을 먹을 수 있게 빈집에 놓아둔다. 다음 날 빈집을 찾아가보니 자신과 똑같이 생긴 아이가 앉아 있고, 수일이는 새 수일이에게 학원에 가라고 시켜놓고 실컷 논다. 엄마와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말이다. 새 수일이는 처음엔 자기 집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사정했지만 엄마, 아빠와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수일이로 사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심지어 수일이를 속여 쥐의 발톱을 빵에 넣어 먹게 만든다. 옛 이야기처럼 쥐를 사람으로 돌리기 위해 수일이는 친구네 고양이를 만나게 하지만 집에서 애완용으로 자란 고양이는 쥐를 알아보지 못해서 실패한다. 진짜 고양이를 찾기 위해 덕실이와 집을 나선 수일이,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기 싫어하던 수일이가 남에게 미루다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게 되는 내용은 아이들에게 교훈적이다. 교훈적인 이야기이지만 내용은 알차고 재미있다. 사건의 전개가 술술 읽히는 것 자체도 정말 재미있다. 자기 일은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하며 모든 일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조카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조카 덕분에 재미있는 책을 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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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6-14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심오한걸요.
할 일을 차일 피일 미루며 회피하는 제 모습에 뜨끔해진다눈... 흐흐.
리포트 하나 마저 해야 하는데 말이죠, 너~~~~~~~무 하기 싫어요!

꿈꾸는섬 2011-06-15 20:52   좋아요 0 | URL
조카 추천 책인데 어른인 제가 읽어도 정말 재밌었답니다.^^
마녀고양이님 힘을 내서 마지막 리포트 마무리 잘 하시길 빌어요.^^

양철나무꾼 2011-06-15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찬문고, 예전에 울 아들 초딩때 많이 읽었었는데...
이 책 재밌었어요.

근데, 댄스 스포츠는 잘 하고 있어요?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어요?^^

꿈꾸는섬 2011-06-15 20:55   좋아요 0 | URL
ㅎㅎ우리 초등3학년 조카가 추천해주었어요. 워낙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이에요. 정말 재밌더라구요.^^

댄스 스포츠 ㅎㅎ 정말 재밌게 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두번 수업이라 이제 차차차 거의 마무리해가고 있어요.
자이브 기본 스텝도 조금 배웠구요.
위대한 탄생 끝나고 M본부에서 댄싱...프로 보고 남편도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만화로 교양하라>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만화로 교양하라 -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의 가로질러 세상보기
이원복.박세현 지음 / 알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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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교양하라>를 받아들고 처음엔 이런 책도 나왔구나 했다. 만화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만화와 관련한 소식이나 이야기의 정보는 남들보다 늦은 편이다. 학창시절에나 간혹 재미삼아 만화책을 보긴 했지만 만화를 제대로 섭렵한 사람들에 비하면 소소하기만 하다. 그래도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만화책은 워낙 유명했고 이웃나라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몇편은 사서 보았다. 만화로 보니 쉽고 재미는 있지만 깊이있게 읽을 수 없다는 단점때문에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를 모두 사서 보진 않았다.  

<만화로 교양하라>는 이원복과 박세현의 인터뷰로 구성되었다.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의 각 나라에 대한 대담 형식이 1부, 이원복 만화에 대한 박세현 저자의 논평(?)이 2부로 구성된다. 그러다보니 <먼나라 이웃나라> 만화책에 대한 이해와 만화가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이 책을 계기로 나에 대한 오해가 조금은 풀렸으면 합니다."라고 이원복 만화가가 말한다. 그에 대한 오해는 아마도

<먼나라 이웃나라>의 미국 대통령 편에서 앤드루 잭슨의 부정적인 측면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빗대어 비교한 것, 일본 식민주의의 상흔과 위안부 문제를 미래라는 명목 아래 청산해야 한다는 것, 1997년 대통령 선거 때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 것, 엘리트주의에 입각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상고 출신임을 폄하한만평을 서울대학교 동창회보에 실은 것, <자본주의.공산주의> 같은 만화에서 드러나는 자본주의와 대기업 친화적인 의견 등이 이원복을 '보수주의자'로 여기게 만든다.(241쪽) 

대단한 판매부수를 기록한 이원복의 만화에도 명암은 존재한다. 북한 등 사회주의사회에 대한 관심이 열려 있는 반면, 자본주의와 성장 제일주의 쪽으로 기울었다. 엘리트 의식이 강하고, 보수적인 정치성이 만화에 드러난다. 역사의 파란과 지형적 조건 때문에 생긴 각 나라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서구화나 세계화에 대한 예찬을 결코 숨기지는 않는다. 미래를 위해선 과거의 희생도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세계 역사를 꿰뚫고 있지만, 그 역사에서 소수자의 이야기는 부족하다. 때로는 기득권이나 권력자의 입장이 녹아 있다.(257쪽) 

예전의 나였다면 아마도 이원복 만화가에 대해 계속해서 오해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과 타협하며 사는 중년의 아줌마는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가난한 청년기를 보낸 만화가가 그림을 통해 돈을 벌고 그것이 밥벌이가 되고 학비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가 만화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요즘도 TV나 책을 통해서도 '성공'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내 책장에도 <부자들의 자녀교육>이라는 책이 꽂혀 있다. TV에서는 '성공시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대부분 부자들의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성공이라는 말은 곧 돈을 많이 벌었다라는 말이 된 것처럼 사용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셋째형이 돈을 벌어 차비를 부쳐주어 유학길에 오른 넷째형, 넷째형이 다시 돈을 모아 이원복 만화가에게 돈을 부쳐주어 유학길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가난하지만 공부를 해서 성공하고자하는 형제들의 간절함이 느껴졌다. 가난했기 때문에 절약 습관이 몸에 베었다는 말씀도 그냥 웃어 넘어갈 이야기로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열심히 살았는가를 알 것 같다. 

 가난했던 청소년기를 보냈던 나였기에 이원복 만화가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만화가는 우리나라에 대해 "개천에서 용난다."고 표현한다. 물론 본인의 이야기이다. 가난해서 돈을 벌기 위해 만화를 그리기는 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유학길에 오르고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밥을 먹기 위해 열심히 그림을 그려냈을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노력하며 살아온 만화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사실 많이 부끄러웠다. 우리 부모님이 조금이라도 돈이 있었으면, 내가 배우고 싶어하던 것들을 돈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시지 않았다면 하고 생각했던 날들이 있었다. 스스로 노력해서 뭔가를 이뤄내고자하는 열정이 내게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이다 싶은 건, 늘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한가지씩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해볼 생각이다. 누구의 탓으로 돌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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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그녀가 말했다 : 우리를 닮은 그녀의 이야기
김성원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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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했다로 시작하는 이 책, 가슴이 뭉쿨해지도 하고 감성을 울려 하루종일 우울하기도 하게 만든다. 때론 아, 그땐 그랬어. 하고 추억하게 만들기도 하는 그런 책이다. 

그녀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은 한참동안 붙잡고 잠시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고 있었다. 

사랑했던 순간들, 이별했던 순간들 혹은 현재를 살고 있는 지금의 모습들까지 그녀들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읽기 위해 열심히 책장을 넘기고 또 넘겼다. 밤삼킨별님의 사진들은 여린 감성을 함께 자극했다. 

그녀가 말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멋진 말이지? 잠이 오지 않아서 집에서 영화를 봤는데 메릴 스트립이 딸에게 그렇게 말하더라고. 사실 그 영화는 오래전에 극장에서 봤던 건데 그때는 그 대사를 주의 깊게 듣지 않았거든."
......

"얼마 전 나는 문 하나를 닫았어. 그때는 너무 힘들었지. 그런데 그 영화를 다시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아, 이제 문이 열릴 일이 남았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한결 편안해졌어."
......

나는 그녀에게 물어봤다.
"그래, 다른 문이 열린다는거지? 그렇다면 문이 닫힌 다음에 얼마나 기다려야 다른 문이 열리는 걸까? 난 너무 오래 기다려 온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시간만큼."  

인생을 살다보면 막다른 골목에 와 있는 기분일때가 종종 있다. 요새 내가 그렇기도 하다. 쓰고 싶은 욕구에 시달려 거침없이 써내려간 글들이 형편없이 느껴져 모조리 지워 버리는 행위를 반복하다보니 도무지 나가야할 길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마음을 따라가주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들때문에 견딜 수 없이 자학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하지만 조금은 알 것 같다. 아직은 견딜만하다는 것을 말이다. 내게도 곧 또 다른 문이 열릴 것만 같다. 기다리고 기다리다보면 곧 그리 될 것이라는 희망이 자꾸 생겨나고 있는 중이다. 

글을 읽으며 희망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현재의 내 모습에 실망하고 자책하고 나를 자꾸만 갉아먹으려고만 했던 것 같아 스스로가 미안해지려던 참이다. 하지만 괜찮다고 나를 다독여야겠다. 내게 또 다른 길이 생겨날테니 말이다. 가끔 어떻게 살지 하고 생각하다가도 뜻하지 않은 일들로 숨통이 트이는 순간이 오듯이 내 인생 어딘가에도 분명 그런 날이 올 것 같다. 내가 견딜 수 있는 시간만큼 지나고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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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2011-03-31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다리지만 마시고 쾅쾅 두드리고 또 두드려야 열리지요....^^
아마도 지금 열심히 두드리고 계신거지요..??

꿈꾸는섬 2011-04-01 22:45   좋아요 0 | URL
ㅎㅎ책가방님, 기다리지만 말고 열심히 두드릴게요.ㅎㅎ

양철나무꾼 2011-04-01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리기는 하지만,
우리는 때로 닫힌 문 앞에 주저앉고 말죠.
잠시 주저앉아 숨을 고르는 일 반드시 필요하지만,
숨을 고르고 난 후에는 다른쪽 문을 찾아 나서야 할거예요~

와우~ 그러고 보니 님의 리뷰도, 책가방 님의 댓글도...넘 멋진걸요~^^

꿈꾸는섬 2011-04-01 22:46   좋아요 0 | URL
닫힌 문 앞에서 주저앉지 말아야겠어요. 또 다른 문이 곧 열릴거잖아요.ㅎㅎ

마녀고양이 2011-04-01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인용구 너무 좋아요.
문을 닫고 나면, 이제 문이 열릴 일만 남았구나 생각하는거..
제가 제작년 회사 관두고 했던 생각과 비슷해요. 진짜 그렇게 저를 다독였었답니다.

숨통이 당연히 트이지요, 당연히, 분명히. 쪼옥~

꿈꾸는섬 2011-04-01 22:47   좋아요 0 | URL
마고님 문이 닫히고 나면, 다른 문이 열리는 것이 맞군요.ㅎㅎ
고마워요.^^

따라쟁이 2011-04-04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제 앞에 있는 문도 열릴는걸까요? 저는 견딜 수 있는 시간을 지난것 같은데 아직도 안열려요. 그래서 자꾸 그 앞에서 좌절하고,, 됐어. 이제 열리지 않는 문따위는 잊어버릴꺼야.. 라고 했다가 다시 열리길 기다리고.. 그러네요..

꿈꾸는섬 2011-04-06 11:13   좋아요 0 | URL
따라님 앞에 문도 분명 열릴거에요. 좀 더 열심히 두드려보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아침편지' 고도원의
고도원 지음, 대한항공 사진공모전 수상작 사진 / 홍익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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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서 참 좋은 동요들을 많이 배우게 되었다. 우리 어릴때 부르던 동요도 물론 좋았지만 요즘 동요는 특히 더 좋은 것 같다. 

참 좋은 말 

사랑해요 이 한마디 참 좋은말
우리식구 자고나면 주고받는말
사랑해요 이 한마디 참 좋은말
엄마아빠 일터갈때 주고받는말

이 말이 좋아서 온종일 신이나지요
이 말이 좋아서 온종일 일맛나지요
이 말이 좋아서 온종일 가슴이
콩닥콩닥 뛴대요

사랑해요 이 한마디 참 좋은말
나는 나는 이 한마디가 정말 좋아요 

<참 좋은 말>이라는 동요를 학부모 강연회에 참석했다가 배웠는데 어찌나 좋은지 계속 흥얼흥얼하며 다녔었다. 그랬더니 둘째 아이도 이 노래를 무척 좋아한다. 요새는 <참 좋은 말> 노래를 유치원에서도 부르는지 매일 손으로 하트도 만들어 "뿅"하고 함께 날려주며 노래를 부른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어릴때는 많이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엄마를 꼬옥 끌어 안는 것으로 사랑한다는 마음을 전달하고 "사랑"이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내놓기가 부끄럽고 쑥쓰러웠던 것 같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가면서 "사랑"이라는 말을 들었을때의 설레임과 달콤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누군가 내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 순간이 어찌나 가슴 벅찼는지 말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다정다감한 남편과 사는 덕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부끄럽거나 쑥쓰러운 단어가 아닌 가족간에 서로 주고 받기에 가장 적합한 말이라는 사실을 절감하며 산다. 아침에 눈을 부비며 일어나 품에 안기며 나에게 뽀뽀를 하고 "사랑해요"하고 말해주는 아이들이 곁에 있어 행복한 하루를 맞이한다. 

'아침편지' 고도원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읽으며 아이들이 내게 사랑한다고 하트를 보내주는 일처럼 가슴 설레이는 행복함을 느꼈다. 잔잔하게 다가오는 일상의 행복감을 글을 통해 다시 느끼게 되었다. 

좋은 구절과 마음에 와 닿는 구절들이 하도 많아 일일이 정리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내 마음을 울리는 글을 소개하기로 하겠다. 

봄이라는 계절은 경이롭다.
얼어붙고 정지됐던 온 세상이 일제히 깨어나는 에너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내면에 기록된 기억을 더듬어 움직이는
세상의 모든 생명들은 아름답다.
시작의 서투름과 탄생의 신비를 동시에 지녀
아기자기하면서도 강인함이 느껴지는,
두 가지 상반된 에너지가 봄에는 모두 포함되어 있다.
봄과 같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본다.
그는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게다.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고 불평하기 전에 우선 그 안에 해야 할 바를
최선의 성실로 수행하는 사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새롭히며 나아가는 사람이다.
-이해인의 <봄과 같은 사람> 중에서-

봄이 주는 생명력에 잠시 아찔한 가운데, 봄을 닮은 사람을 떠올려본다.
여리지만 강단 있는 모습으로 자신이 나서야 할 때를 알고 피어나는 사람,
힘껏 제 몫을 해내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는 사람,
아직 서툴고 부족하지만 그래서 더 정이 가는 사람,
조금씩 피어올라 어느새 초록색 세상을 만드는 봄의 생명력 같은 사람이 나는 좋다. (76쪽)

 봄과 같은 사람이라는 글을 읽으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떠올려 보았다. 늘 희망하고 기뻐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고마워할 줄 아는 긍정적인 사람인가? 하고 내 모습을 생각해보았다. 아, 정말 봄과 같은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봄이 주는 생명력을 닮은 사람이고 싶다. 내 몫을 해내기 위해 부지런히 노려하고 서툴고 부족하지만 정감있는 사람이고 싶단 소망을 품었다. 

봄이 소리없이 오고 있다고, 언젠가 나무에 기대어 나무가 물을 빨아 들이는 소리를 들어야겠다. 쭈욱 빨아들이며 봄의 잎싹을 봄의 꽃을 피워내고야마는 숭고함을 배우고 싶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책을 만났다. 행복하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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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3-29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쁜 말인데 정말 하기 어려운 말이예요.
특히 저처럼 뻣뻣한 아내, 뻣뻤한 엄마는..ㅎㅎ
그래도 연습하고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어요. 예쁘네요~

꿈꾸는섬 2011-03-30 22:48   좋아요 0 | URL
너무 예쁘고 좋은 말이잖아요. 아이들과 매일 '사랑한다'는 말을 주고 받으면 참 좋겠어요.^^

양철나무꾼 2011-03-29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 몫을 해내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고 서툴고 부족하지만 정감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저도, 저희 아들도...봄처럼 환하고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저 노래 알아요, 참 좋은 말~^^


꿈꾸는섬 2011-03-30 22:49   좋아요 0 | URL
네, 우리 몫을 해내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고 서툴고 부족하지만 정감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요.^^

양철댁님도 매일 사랑한다는 말을 주고 받으시길 바라요.^^

후애(厚愛) 2011-03-30 0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참 좋습니다.^^

꿈꾸는섬 2011-03-30 22:49   좋아요 0 | URL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정말 좋아요.^^

섬사이 2011-03-30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렸을 때, 엄마랑 옥상 꽃밭에 앉아 같이 노래를 부르곤 했거든요.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동요는 '정화'의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꿈꾸는섬 2011-03-30 22:50   좋아요 0 | URL
섬사이님의 어렸을때의 모습을 제 맘대로 그려보아요. 너무 좋았겠어요. 엄마와 다정히 노래를 부르는 소녀의 모습이 아른거리네요.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에서도 배울 것이 참 많지요.^^

감은빛 2011-03-30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아이가 두어해전에 배워와서 자주 부르던 노래네요.
그 노래가사를 수화로 배워와서, 보여주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꿈꾸는섬 2011-03-30 22:51   좋아요 0 | URL
ㅎㅎ저희 아들은 작년에 한참 불렀고, 딸아이는 올 해 유치원에서 배웠는지 매일 불러요.ㅎㅎ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죠.ㅎㅎ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를 남겨 주세요.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 -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인생을 바꾸는 감동의 한마디
에구치 가쓰히코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좋은 말은 사람의 힘을 돋운다. 기분이 좋아지고 더 잘할수 있도록 노력하게 만든다.  

아이를 키우며 매번 놓치는 실수가 바로 부정적인 말로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좌절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긍정적으로 말해야지. 매사에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몸 상태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천차만별이다. 몸 상태도 좋고 기분도 좋으면 모든게 다 용서되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몸 상태도 나쁘고 기분도 나쁠때는 아이의 아주 사소한 잘못에도 화를 버럭 낼떄가 있다. 그게 아이에게 얼마나 좋지 않은 일인지를 알면서도 그런 감정의 조절을 제대로 못하는 나는 부족한 엄마, 부족한 사람이다. 

<길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라>는 책의 제목이 먼저 끌렸다. 흔한 말로 '사람이 재산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나는 매번 많은 사람들을 놓치며 살았던 것 같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끝나버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반성이 가장 컸다. 세상을 사는 일이 혼자서 살 수 없으며 많은 사람들의 도움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매일 느끼며 사는데도 이제와서 예전의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기란 또 쉽지가 않다. 

매일 보던 사람들과도 멀리 떨어지면 연락을 뜸하게 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이 거의 없어지게 된다. 그러다보니 내 주변엔 정말 친한 사람들 외에는 남아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런 사람들이 손가락에 꼽힌다는게 참 부끄럽다. 

아이들과 집에서 보낼때는 거의 우리 동네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없었다. 큰아이 유치원에 보내고나면서부터 집을 나서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기 시작한 것이 그러니까 3년전부터인 것 같다. 그렇게 인사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서로가 인사를 나누게 되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자연스러워지게 된 것 같다. 남들과 잘 섞이지 못하는 내 성격탓이 가장 크겠다. 친해지기까지 참 오래 걸리는 편이다. 그런데, 요새는 인사를 잘 하는 엄마들과는 금새 친해지게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인사를 잘 하는 사람들은 풍기는 인상부터가 다르고, 아이들도 어른들에게 인사를 잘 한다. 인사 잘 하는 아이들, 얼마나 예쁜가 말이다.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는 말 한마디가 있다. 힘들다고, 내겐 재능이 없다고 생각할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게으름이 한몫하고 있었다는 걸 인정해야겠다. 하고자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노력은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기 때문"(235쪽)이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부지런해야만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매번 나를 향해 부정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큰 일을 이루기 위해 "목표, 결의, 용기, 신념, 투지 다섯 가지 요소"(237쪽)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도 공감한다. 다른 사람이 참을 수 없고 견딜 수 없는 곳에서 이루어낼 수 있는 인내의 싹이 되어줄 거라는 말이 큰 힘이 된다. 

"다른 조건이 부족하더라도 충분한 열의가 있으면 지혜와 노력이 생겨나고 반드시 성공할 길이 열린다."(294쪽)는 말은 꼭 기억해두려고 한다. 열의만 있으면 지혜와 노력이 생겨나고 반드시 성공할 길이 열린다는 말이 내게는 희망의 메세지처럼 들린다. 매번 다짐만 하지 말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매일 매일 나를 키우는 공부에도 게으르지 말아야겠다. 매일 핑계거리를 만들지 말고, 나를 위한 시간을 잘 활용해야겠다. 또 무수한 다짐이 생각난다. 이런 다짐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매일 옆에 이 책을 끼고 있어야겠다. 아무 쪽이나 펼치고 읽어도 줄줄이 옳은 말이니 아무 시간에나 내게 힘을 주는 말 한마디를 받아들여야겠다.  

희망은 멀리 있지 않다. 내 주변에서 열심히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마음이 분주하다. 아이들과 뒹구느라 바쁜 요즘, 남편도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다. 모두 잘 될 것이라고, 모든 우리가 생각했던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이다. 무엇보다 성실한 남편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남편 일이 잘 풀려야 내 일도 술술 잘 풀려나가지 않을까. 몇달간 돈에 쪼들리는 생활이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몇달만 참으면 남편이 자리를 잡아갈테고, 그럼 요 몇달의 고생은 아무 것도 아닌게 될 것 같다. 분주한 마음을 다독여주는 책 한권이 있어 다행스러운 날이었다. 나도, 남편도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모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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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2-28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니아연대기를 보면, 이런 얘기가 나와요.
"너는 참 교육을 잘 받았구나. 사물의 좋은 점을 볼 줄 안다니."

이 동네에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가 막 넘쳐나는 사람들이 몇 있죠~^^

꿈꾸는섬 2011-02-28 15:32   좋아요 0 | URL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쳐나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은 곳이죠.^^


프레이야 2011-02-28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스로 긍정의 힘을 부여하는 사람, 타인에게도 그런 힘을 불어넣어주는 사람,
존경스럽지요. 좋은 글귀를 자꾸 읽고 스스로 주문을 거는 방법도 좋은 거 같아요.
잘 안 되는 한 사람 여기 있지요.^^
굿모닝 꿈섬님!

꿈꾸는섬 2011-02-28 15:33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좋은 글귀 자꾸 읽고 스스로 주문을 거는 방법을 써야겠어요.ㅎㅎ
나무꾼님 말씀대로 이곳엔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쳐나는 사람들이 많아서 좋아요.^^

마녀고양이 2011-02-28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 좋은데요. "길은 잃어도 사람을 잃지 말라."
나두 그래야 할텐데,,,

그나저나 남편분께서 사업 준비로 바쁘시군요? 굉장히 굉장히 잘 되어, 초대박이 나기를 기원합니다!!
꿈섬님, 요즘 너무 뜸한거 아녜요? 크크, 자주 얼굴 좀 보여워염~

꿈꾸는섬 2011-02-28 15:34   좋아요 0 | URL
네, 제목부터 끌리죠.ㅎㅎ

남편따라 덩달아 바빠요. 아이들이랑 복작거리고 있어요. 3월 중순쯤 되어야 오전 시간이 자유로워지겠죠. 애들이랑 매일 바쁘게 살고 있어요. 다시 열심히 마실다닐게요.ㅎㅎ

비로그인 2011-03-01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긍정적인 마음의 조각을 얻고 갑니다.

역시나 처음이나 지금이나 꿈섬님은 한결 같으셔서.. 언제 들려도 좋습니다. ^^

꿈꾸는섬 2011-03-02 18:19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잘 지내셨죠? 요새 둘째 아이 입학 준비하느라 분주해요.
인터넷 쇼핑은 엄청 하고 있는데 알라딘엔 좀 뜸하네요.ㅎㅎ
다음에 시간내서 놀러갈게요.^^

따라쟁이 2011-03-0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하고 싶은 삶을 살 수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그렇게 하려고 아마 열심히 하루를 사는 걸 지도 모르구요.
누군가에게 내가 멀리 있는 목표가 되기보단 손 끝의 호롱이 되어서 그 길을 계속 함께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 사람을 잃지 않으면 길도 보일것 같아요. 호롱같은 사람이 옆에 있어주면 길도 비춰줄 테니까..

음.. 꿈꾸는 섬님의 긍정적 글이 오늘은 길을 밝혀요^^

꿈꾸는섬 2011-03-03 16:13   좋아요 0 | URL
따라쟁이님 잘 지내시죠?
오늘 현준이 유치원 진급식에 다녀왔어요. 애들이랑 보내다보니 하루가 무척 빨리 지나가요.
아이들 유치원 다 보내고나면 천천히 서재마실 다닐게요.^^

아이리시스 2011-03-05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꿈섬님.. 저 왔어요!
바쁘시다는 말 들어도, 걱정보다 제가 더 설레고 신나요. 아.. 봄이 오고 있어요.
힉교에 입학하는 아이와 한 살 더 커서 진급하는 아이는 얼마나 설레겠어요?^^
어제 새학기에 아이가 학교가기 싫어하면 무슨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는데,, 저는 새학기가 두렵고 무서워도 새로 바뀐다는 사실에 언제나 신났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인데 그동안 잊고 있었어요.

지혜로운 것과 좋은 엄마 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준비하고 계시는 일, 하시는 일 모두모두 잘되실 거예요. 아자아자!^^

꿈꾸는섬 2011-03-07 14:38   좋아요 0 | URL
아이리시스님, 잘 지내고 계시죠?
찬바람이 불어도 봄이 오고 있단 생각에 저도 막 신이나고 설레고 그래요.^^
저도 그 무슨 증후군 봤어요.ㅎㅎ요샌 모든게 다 병이에요.ㅎㅎ
작년엔 반이 바뀌고 적응 못해 엄청 울던 현준이가 갓 입학한 동생 챙기느라 의젓해요.ㅎㅎ
오늘 아이들 첫 등교하고 왔는데 둘다 많이 컸어요.ㅎㅎ
지혜로운, 좋은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