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01 | 102 | 103 | 10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화장실에 가면 재미있어요 - Angel Story 6
로렌스 부기뇽 지음, 낸시 피에레 그림, 김은령 옮김 / 은하수미디어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조카가 있다. 그녀의 나이 3살. 이제 만 24개월이 되었다. 한동안 배설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큰 일을 치룰 때마다 그녀가 힘들어 하며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오기를 꺼렸다.

  "저리 가"

이 한마디면 큰일을 치뤄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고집불통 구석에서 서서 해결을 보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일도 제대로 치루지 못하고 변비를 앓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화장실과 관련된 재미있는 책을 읽혀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 표지의 그림에서부터 화장실에 가면 뭔가 일이 생길 거라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는데 막상 안의 내용은 화장실에 대한 재미있는 상상력이였다. 화장실 변기 속에 괴물이 살고 있을 거라는 아이들의 막연한 상상.......사실 내가 원하던 책은 아니였다. 그래도 조카는 재미있었는지 계속 읽어달라며 책을 들고 쫓아다녔다. 다행히 그림을 보며 화장실에 대한 직접적인 얘기를 해주었다. 그런데 기대도 하지 않은 일이 다음 날부터 발생했다. 배가 아프면 변기에 앉아서 응가하라는 내 얘기와 변기에 앉아 큰일을 보는 아이의 그림이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서서 큰일을 보는 일이 없어졌다. 변기에 앉아서 '화장실에 가면 재미있어요'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여하튼 효과를 보았다. 아무래도 그림의 표현이 직설적이여서 그랬는가보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 빈치 코드 - 전2권 세트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많은 사람들의 리뷰와 신문 광고에 끌려서 읽게 되었는데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제목부터 '다빈치 코드' 뭔가 심상치 않은 냄새를 풍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에코와 비교하며 '장미의 이름'의 깊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도 하고 1권에 비해 2권에서 흐지부지 끝났다고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 책에서 누려야할 음모와 스릴을 맘껏 즐겼다. 은유와 상징으로 둘러싸인 많은 기호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이 왜 화제작인지 알 것 같다.

짜임새 있는 구성에 지루할 새 없는 스토리와 매력적인 인물-로버트 랭던과 소피 느뵈-전혀 얘기치 못했던 범인-레이 티빙 경-그들을 쫓는 경찰관 파슈와 콜레 등 개성있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재미를 한층 더 해주었던 것 같다. 예수와 마리아 막달레나의 사이에 후손이 있다는 전혀 예상밖의 상상력......

작가의 풍부한 지적 역량-루브르 박물관, 기독교적 세계관 등-까지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을 보며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올 여름 책 한두권은 읽어야겠다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다만 소설 그 이상의 것을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재미없는 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향랑, 산유화로 지다 - 향랑 사건으로 본 17세기 서민층 가족사
정창권 지음 / 풀빛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17세기...조선 사회에서도 이혼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재가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향량이라는 여인의 기구한 인생에 같이 한숨을 내쉬었다. 어린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계모 밑에서 자랐다. 우리의 인식이 그렇듯 계모라고 하면 단연 악역이 생각난다. 그러나 필자는 거듭 계모 = 악역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실 그러하다. 친부모라고 해도 잔소리와 잡일은 당연히 시키기 마련이다. 그게 친부모가 아니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만약 친부모가 살아있었더라면 더 잘 키웠을거라는 건 그저 명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 어린 남편을 가르치려했다는 것부터 향량이 옳지 않았다고 본다. 부부라는 것은 서로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를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향량은 남편이 어리다는 이유로 자신보다 낮게 바라보았고 그랬기에 둘의 갈등은 더 증폭될 수밖에 없었던 듯 하다.

그리고 가정의 불화는 남자들의 바람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는데 같은 여자 입장에서 남자들의 바람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향량이 남편을 조금만 살갑게 대했더라면 남편이 대놓고 바람을 피우고 구타를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혼을 하고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 이유로 향량은 자결을 선택하였다.

  "......천지가 비록 크다 하나/ 이 한 몸 의탁할 곳이 없구나......"

라는 산유화를 부르며 강물에 몸을 던지는 한 여인의 서글픔에 가슴이 아프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혼을 하고 있다. 이혼해서 생긴 많은 가정문제들. 그래도 요즘은 여성들이 자신의 돈벌이를 하고 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무수한 향량이 속출했을 것이다.

사람들 사는 모습이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저 여자로 태어났기에 남자들보다 더 큰 고충을 받고 손가락질을 받았던 것이리라. 지금부터라도 여자들이여 모두들 떨쳐 일어나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자.

덧붙여서 중간중간 끼여 있는 자료실에 의우도라는가 장화홍련전 초기본, 열녀향량도기, 아내에게 수염을 짤린 우상중 이야기, 환향녀 등이 있어서 참고도 되고 재미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자의 건강법 - 개정판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멜리 노통의 소설은 언제나 기상천외하고 독특하다. 그리고 그로테스크하기도 하다.

'살인자의 건강법'은 제목부터 독특하다. (사실 아멜리 노통의 다른 작품들의 제목도 독특하다)

대문호와 애송이 기자들의 인터뷰에서 사람을 칼로 찔러 피를 보아야만 살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촌철살인'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인다는)을 실감했다.

독특한 대화체가 인상적이었는데 질문자와 답변자의 기발함이 인상적이었다.

그 중 타슈의

 "손은 쾌감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거요. 뼈저리게 중요한 기관이지. 글을 쓰면서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작가는 당장 절필해야 하오."

"......손은 자기가 창조해야 하는 것을 창조해낼 때 기쁨에 소스라치며 천재적인 기관으로 변신한다오. 글을 쓰면서 얼마나 자주 느꼈는지 아시오? 손이 손에게 명령을 내리는 듯한 야릇한 느낌, 손이 두뇌에 자문을 구하는 일 없이 혼자서 술술 미끄러져 가는 듯한 그 야릇한 느낌을? 아, 해부학자들 중에 그런 걸 인정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소. 하지만 난 그런 느낌이 든단 말이오. 그것도 아주 빈번히. 그럴 때면 손은 엄청난 쾌감을 느끼지. 그건 말이 마구 날뛸 때나 죄수가 탈옥하려 할 때 느끼는 쾌감과 흡사하다오. 그런데, 손이 쾌감의 중추라는 증거가 하나 더 존재하오. 글쓰기를 할 때나 자위를 할 때나 같은 기관, '손'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당혹스럽지 않소?"

"손이란 건 작가에게 있어서 쾌감의 중추지."

"손이란 건 교살자에게 있어서 쾌감의 중추죠."

"교살은 사실 아주 기분 좋은 살인 방법이지."

에서 손의 미학을 읽는다.

특히

"황홀할 정도였지. 내 손아귀 사이로 그 부드러운 연골이 가만히 스러져 내릴 때의 느낌이라니."

"내 손가락 관절들이 그 백조의 목을 조이는 걸 보란 말이오. 내 손가락들이 연골을 어루만지는 걸 보라고. 손가락들은 갯솜 조직을 파고들고, 그 조직은 텍스트가 된다오."

이 책을 읽고 내 손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나의 손은 무엇으로 존재했던 것일까? 다시한번 돌아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의 몸과 정신의 확연하지 못한 구분을 읽는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현상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지우고 사는 상처들, 그러나 우리의 몸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어린시절의 궁핍함이 커서는 식탐을 부르고, 집착을 갖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

나도 언젠가는 나의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충동을 갖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공유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요시모토 바나나 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01 | 102 | 103 | 10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