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와 수치심.

 

 

 

 

언제부터인가 " 강.신.주 " 라는 이름이 자주 보였다. < 감정 수업 > 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책을 좀 읽는다 하는 알라디너들에게는 필사의 목록'처럼 보였다. 인문학 서적이 인기가 좋으니 반길 만했다. 이래저래 구미가 당기는 책'이었다. 왜냐하면 내가 스피노자'에 대해 흥미를 갖기 시작한 때와 맞물렸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 에티카 > 를 먼저 읽고 나서 < 감정 수업 > 을 읽어야 하는 게 순서에 맞을 것 같아서 < 에티카 > 를 읽기 시작했는데, 아... 맙소사 ! 그동안 축적한 내 독서 편력 가지고는 스피노자를 이해하기란 어려울 것 같아서 읽다가 접었다. 기억나는 문장이라고는 " 이로써 이 정리는 증명되었다 " 밖에 없었다.  < 에티카 읽기 >  진도가 나가지 않으니 당연히 < 감정 수업 > 을 읽을 기회 또한 점점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나는 틈틈이 강신주 강연 동영상'을 찾아서 보기 시작했다.

강신주에게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강연 속 철학자'는 철학자'라기 보다는 약장수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용옥을 벤치마킹한 것 같다는 느낌 ?! 그는 철학을 가지고 인생 상담을 하고 있었다. "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의 철학 버전이요, 점집의 우아한 변형이었다.  철학은 본질적으로 마침표가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물음표에 가깝다. 끝말잇기처럼 말이다. 철학이란 질문을 던지는 학문이지 답을 제시하는 수학이 아니다. 그런데 그는 법륜 스님처럼 즉문즉설'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입만 열었다 하면 항상 " 자본주의를 거부해야 한다 ! " 고 말했는데 이 말은 마치 걸리버'가 거인국에서 빨간 핸드마이크를 들고서 " 거인'을 거부해야 된다 ! " 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자본주의가 병들었다고 자본주의를 거부할 수 있을까, 한국 정치가 꼴도 보기 싫다고 해서 정치를 거부해야 옳은가 ?

더러운 자본주의, 조까라 ! 라고 말하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통쾌할 수는 있지만 실천 불가능한 것을 두고 저리 쉰소리를 하면 유니버셜을 넘어 아스트랄적 상상력'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강신주가 립서비스'만 한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를 거부하는 실천적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 냉장고를 없애라 > 는 주장이다. 나는 이 말에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왜냐하면 냉장고가 대형 용량으로 바뀌면서 겪게 되는 병폐를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대형 김치 냉장고를 포함해서 총 3개의 대형 냉장고를 가지면서 냉장고를 꽉꽉 채우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김장 김치의 90% 는 버렸고, 냉동실에 갇힌 온갖 식품들은 봄만 되면 폐기처분되어야 했다. 냉장고 용량이 잘못된 소비 습관을 양성시키는 주범이다.

그런데 강신주가 말한 " 냉장고와의 전쟁 선포 " 는 자본주의를 거부하는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그는 " 자본주의적 삶의 폐단은 모두 냉장고에 응축돼 있다. / 경향일보, 칼럼 " 고 주장했는데 이 선동은 자본주위에 대항하는 자세가 아니라 그냥 그 흔한 절약 정신'일 뿐이다. 새마을 운동 버전으로 말하자면 근면, 성실, 절약 정신을 생활화하자는 것이고, 서구 버전으로 말하자면 청교도 윤리(protestant ethic) 다. 자본주의 이전에도 이미 칼뱅이나 루터'가 나태와 사치는 악덕이라고 누누이 말하지 않았던가 ? 단테의 < 신곡 > 에 나오는 7가지 대죄 가운데 하나가 " 탐식 " 이라는 점은 이미 자본주의 이전부터 낭비'를 악덕으로 평가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런데 강신주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내려온 캐캐묵은 윤리'를 마지 자본주의와 대항할 무기'라고 소개하는 꼴이다.

자원을 아껴야 한다는 것은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이 아니라 인류 공생을 위한 필수인 것이다. 냉장고를 없애면(용량을 줄이면) 자본주의는 붕괴하는가 ? 애꿎은 DIOS를 파산시킬 수는 있어도 CAPITAL를 붕괴시킬 수는 없다. 최근 타임 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내용이 하나 있다. 강신주가 중앙 선데이'에 쓴 글인데 다음과 같다. " 노숙자들은 서울역을 지나다니는 일반 시민들의 시선은 아랑곳없다. 이뿐 아니라 자신의 처지를 의식하는 일도 별로 없다. 그래서 간혹 노숙자는 강시 혹은 좀비처럼 보인다.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죽어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노숙자는 자신이나 세상에 대해 마비되어 있는 존재다. 자존심을 느낀다면 어떻게 노숙자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 그러니 마비가 편한 법이다. / 중앙선데이, 강신주의 감정 수업 : 치욕 또는 수치 中 "

이 문장에 대한 비판은 이미 뜨겁게 타오르고 있으니 내가 굳이 나설 일은 아니지만 강신주에게 한 가지 사실을 전하고 싶다. 이것은 비판도 아니고 비난도 아니다. 내가 아는 사람 가운데 서울역 앵벌이들이 꽤 있었다. 그들은 러미널이라는 감기약을 한번에 20알 정도씩 삼켰는데 앵벌이를 하기 30분 전에 삼키고는 했다. 그들에게 들은 바, 약 기운은 대개 1,2시간 정도 지속된다고 했다. 환각 말이다. 약을 다량으로 삼키면 눈이 풀리고, 앉은뱅이처럼 주저앉게 된다. 그리고 심하게 침을 흘린다. 그 상태로 전철 안에서 구걸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깐 일종의 환각 상태에서 일을 하는 것이다.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뼈가 썩는다. 내가 하도 답답해서 그들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 야, 이 등신들아 ! 구걸하더라도 맨정신으로 구걸해라. 약 빨다가, 이게 뭔 짓이냐. 쪽팔리지도 않냐 ? "

그런데 앵벌이는 내 예상을 깨고 이런 말을 했다. " 아놔.... 그러니깐, 쪽팔리니깐 쪽팔리지 않으려고 먹는 거예요. 맨정신으로 어떻게 전철 바닥을 기면서 앵벌이를 합니까. 쪽팔리니깐, 근데 약 ... 먹으면 눈에 보이는 것도 없고, 아는 사람 마주쳐도 난 모르니깐, 안 쪽팔리니깐 먹는 거예요. " 그렇다, 그들은 쪽팔려서 약을 먹고 일을 나간 것이었다. 강신주는 노숙자들이 자존심(수치심)을 못 느껴기에 좀비'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노숙자는 그 상황에 익숙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지 수치심을 몰라서 아랑곳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사람들 앞에서 처음으로 누드를 선 모델은 구경꾼들의 시선에 몸 둘 바를 모르지만, 1000번 넘게 사람들 앞에서 옷을 벗은 모델은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런데 강신주는 상황에 익숙해지는 것을 마치 수치심을 몰라서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고 말한다.

강신주의 논리대로라면 패션쇼 무대에서 토플리스 차림으로 당당하게 워킹을 하는 모델들은 모두 수치심을 모르는 좀비 같은 인간이 된다. 강신주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 노숙자가 왜 생기는 줄 아세요 ? 대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문화된 교육을 받는데, 전문화된다는 것은 그 일 외에 다른 일은 잘 모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전문 영역에서 일할 자리를 잃게 되면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 여기가 그가 하고 싶은 말 테엽 감는 시계는 수많은 톱니바퀴 부품 중에서 아주 작은 부품 하나가 없으면 전체가 멈추지만 자본주의는 부품 하나가 없다고 해서 멈추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노숙자가 생기는 이유는 작은 톱니바퀴를 대체할 가용 자원(톱니바퀴')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 말은 곧 일하고 싶어도 일 할 자리'가 없기에 생기는 사회 현상인데 강신주는 느닷없이 수치심 운운한다.

그는 자본주의'를 나쁜 것'으로 규정했는데 자본주의란 말 그대로 돈(資)이 기본(本)이 되는 체제(主義)이다. 그렇다면 노숙자'라는 계층'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자본주의 체제'에서 불가촉천민 취급을 당하는 무리'이니 노숙자는 자본주의 체제 때문에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는 약자'가 된다. 결국 노숙자는 자본가의 반대편에 있는 진영이 된다. 여기서 내가 노숙자를 자본가와 싸우는 투사'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 노숙자 " 는 자본주의적 가치 때문에 불가촉천민으로 추락한 집단이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강신주는 입으로는 < 자본주의 조까라 > 를 멋지게 외치면서 정작 자본주의적 가치 때문에 불가촉천민 취급을 당하는 노숙자'에 대해서는 살아 있지만 죽어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대상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이것은 명제논리 모순'이다. 

자본주의 조까라, 라고 외치던 사람이 정작 한다는 소리가 자본가들이 내뱉는 소리'나 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돈 없고 집 없어서 노숙을 하는 인간에게 과연 살아 있지만 죽은 것'이라고 명쾌하게 진단을 내릴 수 있을까 ? 노숙자 = 좀비라는 사고는 노골적인 자본주의적 시선이 아니었던가 ? 그는 지금 한 입 가지고 두 말 하는 꼴이다. 그렇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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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미에르 2014-01-21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랑 묘하게 통하시네...
저도 이 양반 왠지 사이비 교주느낌이랄까?

책이나 강연을 보니 느낌이 않좋아요.
모 지식이 짧아서 논리적으로 설명할 길은 없지만...;;

아참 서랍 여자보컬로 결정되었습니다.
아마 깜짝 놀라실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07:29   좋아요 0 | URL
오홋 !!!!!!!!!!!!!!!!! 그래요 ? 전 녹음 들어간 줄 알았더니.. 아직이군요.
누구입니까 ? 제가 깜짝 놀랄 가수면 꽤 인지도 있는 가수같은데...
여긴 비밀글이 안 되니 메일에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그걸 그렇고...
다상담인가요. 뭐 보니깐 고민이 무어냐. 무엇이든 해결한다, 라는 취지더라고요 ?
아니, 그런 건 종교에서 해야 될 것이지 철학이 해야 할 것은 아닌데 말입니다.
철학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지
결정을 내리는 학문이 아닙니다. 철학은 끝말잇기와 같은 거 아닌가 싶어요.

아무개 2014-01-21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처받지 않을 권리> <철학적이 필요한시간><김수영을 위하여> <철학 삶을 만나다>
<제자백가의 귀환><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다상담1,2><감정수업>.....

써 놓고 나니까 꽤 많이 읽었네요.
저한테는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딱 여기까지 봐줄만 했습니다.
그 후에 나온 다상담이나 감정수업은 어딘지 계속 불편해서
그냥 제자백가의 귀환 시리즈나 빨리내라 그러고있네요....
뭔가 불편하다는건 제 생각과 많이 다르다는 것일텐데
개개인의 특정한 상황을 일반화시켜 강요한다는 느낌이랄까요...
뭐 무려 철학박사가 하는 말에 논리적으로 토 달기는 좀 힘드네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1:04   좋아요 0 | URL
오홋... 아무개 님은 상당히 많이 읽으셨군요...
어느 순간부터 그가 소통을 전제로 한다면서 상담소를 운영하면서
삐딱해진 것 같습니다. 철학은 질문이지 답이 아니잖아요.
아래 댓글 다신 분들의 지적처럼 강신주는 누구보다도 자신을 상품화해서
시장에 내놓을 줄 아는 계산이 빠른 사람입니다.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적어도 그가 자본주의적 인간이라면
자본주의 조까라, 따위는 말하면 안 되지 않을 까 싶습니다.

르미에르 2014-01-21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확히 확정되면 메일 드리겠습니다.
꽤 시간이 걸릴듯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1:00   좋아요 0 | URL
오홋.. 혹시 알리가 부르는 거 아닙니까..ㅎㅎ

수다맨 2014-01-2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강신주야말로 겉으로는 자본주의 '초극'을 외치면서 사실상 자본주의에 가장 잘 '적응'한 케이스가 되어 버렸죠. 그는 부정할지 모르겠지만 오늘날 강신주라는 이름이 확산되고, 유통되는 경로는 정확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이 겪는 운명(!)과 놀랄만치 닮아 있습니다. 그의 강연을 들으러 가는 사람들은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인문학을 배우러 가기 보다는 강신주라는 '상품'을 향유하러 가는 것이죠. 그런 강의를 들으면서 자기들이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하는 주체'라는 기분을 즐기는 것이구요.
오늘날 자본주의가 어떻게 스스로를 위장하고, 교묘하게 확대하는지를 알려면 딱 강신주를 보면 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1:00   좋아요 0 | URL
저도 자본주의에 가장 잘 적응한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대다수가 을이 된 사람들이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은 " 자본주의 조까라 " 거드뇨. 그걸 강신주라는 분이 말할 것인고
사람들은 거기에서 쾌에 젖죠. 사실 그런데 나가서 고민 상담하는 사람 자체가 좀 들떨어진 사람이죠.
그건 마치 네이버 지식인'에다가 " 파란 색 티셔츠에 하얀 바지 입으면 어울릴까요 ? " 라고 질문을 던진 질문자 같습니다. 자기의 고민을 왜 강신주에게 말하는지 전 이해가 안 갑니다.

푸르푸르 2014-01-2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주의의 무서움은 자신을 비판하는 것마저 포장해서 팔아치운다는 점이죠.
마찬가지로 강신주는 이 시대에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던 바로 그 자본주의를 욕하며
그걸 포장해서 팔아 치우죠
아마 이 분 요즘 가장 핫해서 잘 팔릴 겁니다
근데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그저 그분의 얘기들이 공허하게 들리고
그냥 어려운 얘기를 너무 쉽게 둔갑시켜서 팔아치우는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아요
역시 홍상수 영화속 대사처럼 한마디 하자면
거 너무 쉬운 거 아냐? 이거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0:56   좋아요 0 | URL
아니, 오쉬프 님 반갑습니다. 서울로 회사 이전되더니 너무 바쁘신 거 아닙니까 ?
한 잔 하시자던 약속은 야속하게 그냥 생까시면 안 됩니다. 됐고 !!!

요즘 가장 핫한 인문학자'이죠.
아마도 자본주의 국가에 사는 국민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자본주의 조까라, 라는 말일 거예요.
1% 대 99%의 시대가 도래했고, 그것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왔으니 그들에게 자본주의에 대항해야 한다는 소리만큼 듣기 좋은 말도 없죠.

문제는 오쉬프 님 말씀대로 강신주는 꽤 훌륭한 자본주의 전략을 구사해서 상품 가치를 높였다는 점입니다.
아침마당에 나오고, 이제는 힐링 캠프에 나온다고 하더군요.
이게 자본주의와 싸우는 방식인지가 무척 궁금합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1-21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피노자는 알튀세르로 통해 매력을 느꼈는데~ 흐음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9:37   좋아요 0 | URL
저는 잘은 모르기잠 스피노자-니체'와 엮이더군요.
니체의 대스승은 스피노자'라 생각됩. 이거 읽다가 어려워서 덮은 놈이 할 소리는아니지만... ㅎㅎㅎㅎ.

mira 2014-01-21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강신주 감정수업 읽고 있는데 감정을 이런식으로 분리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일인것 같아요. 그래서 이책은 그냥 재미삼아 읽기 좋치 인문서로는 별로더라구요. 사실 고전 책소개 글에 가깝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9:39   좋아요 0 | URL
인문학서가 잘팔린다는 건 확실히 환영할 만 하다고생각 합니ㅏ. 전 그가 상담가로 나설 때
항상 낯설다고 생각합니다.

어머 2014-01-21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상담을 들었는데, 강신주는 인문학자이지 상처를 치료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어느순간 자신을 교주처럼 믿는 사람들이 생겨서 다상담을 그만둔다고 하네요. 다상담을 들으면서 자퇴를 하거나 이혼한 부부도 나오던데, 안타까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9:43   좋아요 0 | URL
네이버 지식인'에 이런 질문이 있더군요. 무슨 무슨 신발에 청바지 그리고 흰색 티를 입고 데이트에 나갈 건데 색 조합이 좋은가요 ? 이런 질문.... 이제는 모든 것을 남의 의견을 믿고 자기 삶을 결정하는 겁니다.
전 솔직히 다상담을 하는 강신주보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봅니다.
자기 주체성이 없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rtour 2014-01-21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힐링 캠프가 한물 가긴 했지만... 강신주 씨 진짜 많이 컸군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9:44   좋아요 0 | URL
힐링 캠프 찍었다고 그런던가... 아니다, 앞으로 찍는다고 하던요....
뭐, 법륜 스님도 나오셨으나 상담의 대가 강신주 님도 나오셔야죠.. ㅎㅎ

rtour 2014-01-21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꼰대가 싫다는 둥, 충고하지 말라는 둥 잘난 척은 다들 오만하면서 왠 설교자, 상담가들이 득세인지 모르겠어요. 별 볼 일 없는 노인네들 충고는 우웩인데 신의 자식들과 박사, 성공한 기업가 등의 말은 다소곳하게 들을만한가봐요. ㅋㅋ
출세하고 봐야한다는 만고진리가 여기서도 통용?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22:41   좋아요 0 | URL
그게 바로 브랜드 파워 아니겠습니까 ? 같은 꼰대'라고 해도
브랜드가 있으면 멘토가 되고
브랜드가 없으면 꼰대가 되죠.


열매 2014-01-21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보니 역시 저는 하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강신주의 감정수업>을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제가 강신주 책을 제일 처음 읽은 게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이었고, 그 뒤로 <김수영을 위하여>, <철학이 필요한 시간>, <맨얼굴~>살짝 훑어보고 <다상담>등등 읽어보았는데 확실히 뒤로 갈수록 철학자체에 대한 내용보다는 독자들의 구미에 맞춰서 인생상담을 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대중철학자로 불리더니 점점 대중상담자(?)가 되어버린 것 같네요. 철학이란 질문을 던지는 학문이지 정답을 제시하는 수학이 아니라는 구절에 공감이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22:45   좋아요 0 | URL
철학은 기본적으로 계속 질문을 던지는 상황'이죠.
소크라태스 질문법'도 계속 질문을 던지다 보면 거기서 어떤 진실이 캘 수 있고 말이죠.
상담자는 강신주에게 질문을 던지는 데 이 방식이 틀렸습니다.
질문은 강신주가 상담자에게 던져야죠.
그런데 사연 담은 엽서 하나 읽고 나서 강신주는 답을 합니다.
이 방식 자체가 틀린 방식이죠. 오히려 강신주가 사연 있는 사람에게 이것저것 물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픈 사람은 자기가 아픈 부분이 무엇인지 깨닫고, 스스로 치유할 방법을 찾는 겁니다.
전 그게 철학이라고 배웠습니다. 철학이란 스스로의 치유를 위한 학문이지
복채 받고 상담해주는 게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다 2014-01-21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강신주 신드롬, 뭐가 되어도 크게 뜨면, 한지민이 나와도 어느 구석은 욕먹을만한게 생기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강신주에 대해서는 저도 페님과 비슷한 생각이지만. 글을 쓰다 구멍은 생기기 마련. (옹호 아님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22:59   좋아요 0 | URL
신드롬이 터지면 그에 대한 다크한 리액션'도 동반되지요. 이걸 두고 돌팔매라고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글구 저 ... 제 의견과 다르다고 토라지거나 하지, 않습니다요.. ㅋㅋㅋㅋ. 전 이 글이 그냥 블로그 글이나 트위터 글이었다면 이해합니다. 하지만 신문에 연재된 칼럼 시리즈'였다면 읽고 읽고 읽어서 과한 표현이나 논리적 모순을 걸렀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드팀전 2014-01-22 0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신주를 읽지 않아서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요즘 여기 저기 너무 많이 얼굴을 내민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이런 경우 약간의 전형적인 패턴이 있어서 그걸 따라가나 싶었습니다.

"재야의 숨은 고수- 몇 권의 저술- 미디어의 관심- TV 강연 및 출연- 인기 강사- 대학에서 관심- 교수직 확보, 이때 쯤 미디어도 슬슬 다른 스타를 발굴- 교수직 유지 및 반복되는 저술, 몸값 비싼 특강자- 해피앤딩"

한편으로는 이런 행보를 가는 가 싶어서...강신주가 못 미더운 것인지 강신주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싫어지는 것인지 잘 구분이 안가기도 했습니다. 제게 자꾸 강신주를 권하는 1년에 책 두 권쯤 읽는 사람들이 있어서...ㅋㅋ

좀 좋게 봐서 그런 측면은 있다고 보입니다. 지식을 유통시키는 단계에서 일종의 매개들이 있는데, 애써 말하자면 그는 '입담 좋은 소매상' 인셈이지요. 사실 그것 만으로도 물건을 구매할 수는 있습니다만, 결국 제품의 질이 그 가게를 계속 찾느냐 마느냐의 문제일텐데....강신주 다음에 또 강신주..그리고 그 다음도 강신주...이려면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할 건 뻔해보이구요.

강신주가 좀비를 말하면서 혹시 좀비가 자본주의를 뒤집을 힘이라고는 하지 않던가요? 신문칼럼에 그런걸 쓰지는 않았을 것 같긴한데...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2 05:38   좋아요 0 | URL
강신주가 이런 말을 했죠. 사람들은 직장에 다니지 않고 돈 주고 상품을 거래하지 않으면 자본주의는 붕괴된다. 하지만 자본주의와 싸운다고 일을 안 할 수는 없다. 그 대안으로 협동조합, 뭐.. 그런 걸로 싸워야 한다...

직장 안 다니고 돈 안 벌어서 상품 안 산다는 건 곧 자본주의 입장에서 보면 좀비'죠.
그런데 바로 이 부분에서 모순에 직면합니다.

직장 안다니고, 돈 안 벌고, 상품 안 사면 자본주의는 붕괴한다고 말한다면 결국 이 자본 좀비'는 자본주의를 위협하는 요소이죠. 그런데 노숙자야말로 자본 무위자' 아닙니까 ? 노숙자야말로 자본을 붕괴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잖아요. 그런데 강신주는 이 노숙자를 영혼이 없는 운운하는 겁니ㅏ. 논리 모순이죠...

ConnectionMM 2014-01-22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생각에는 이 포스팅하신분이 강신주의 한 부분을 왜곡해서 바라본것이 아닌가하네요. 치욕 수치라는 글에서는 노숙자들이 감정이 마비되어진것처럼 느껴진다라는 의견이였고 그거를 노숙자들을 무시하는 관점이 아니였습니다. 대신 강신주의 생각들중에는 예전부터 노숙자라는 자리를 아예 없애버려야 한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엄마들이 애들 데리고 지나가면서 너는 저런 노숙자가 되면 안되라고 가르칠 때 강신주는 개인가족들 때문아니라 다른사람들을 위해서도 그런 자리자체를 아예 없어버릴생각을 해야한다고 그의 강연 , 책에서 주장해왔었습니다. 그래서 이중잣대처럼 얘기하신건 좀 아닌것 같구요. 그리고 포스팅 하신 그 예들, "앵벌이들의 약먹고 일한다는", "노숙자들은 그런 상황에 오래처해있어서" 오래처해있었으니 그런 감정들이 잘일어나지 않는거 아닐까요? 언급하신 예들 자체가 이미 강신주의 그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마비된것 같다는것과 통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되지 않나요?

다시 말하자면, 감정수업이라는 그 연재글에서는 말그대로 매회 그 특정감정에 집중해서 바라본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 이상의 추리 또는 예측은 그의 다른 강연이나 책을 좀 더 보고 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2 11:53   좋아요 0 | URL
댓글 긴 거 조아하는데 댓글이 알차서 좋습니다. ㅎㅎ.
제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강신주 님의 이중적 기준'입니다.
그가 노숙자'라는 거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강의도 들었습니다. 반면 노숙자를 수치심 운운하는 것도 들었습니다. 이러한 이중적 잣대는 자본주의를 비판하지만 그 누구보다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자신을 상품으로 소비하며
돈 벌지 말고 직장 다니지 말며 싸우자, 라는 선동을 하면서 정작 돈 벌지 않고 직장 다니지 말며 물건 안 사는 대표적 노숙자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또한 이중적 잣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행인 2014-01-22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페이퍼 주제와 감정수업이라는 책이 관련없음에도 -.- 곰발님이 흔히 쓰시는 이미지 디자인 스타일로 말미암아 책 평가들이 물리는 것 같아요. 몇 챕터 안 봤는데 별로 흥미를 끌지는 않네요. 어떤 감정에 대한 스타터로 대표심리를 주제로 하는 영화나 책을 들고 스피노자가 에티카에서 이런 말을 했다.. 그리고 부연 + 강신주님의 정리 코멘트. 로 구성되어 있는데 짜집기 느낌이 강하고 사실, 저는 대충 훑어보다가 그래서 구입한 이유이기도 해요. 근데 소득이랄건 뭐냐면 예전부터 욕망과 욕구를 구분하기 않는 것에 대한 의문점이 있었는데요.. 누가 말하길 욕구는 타고 나는 것이고 욕망은 후천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한 적이 있는데 요기 책 표지에 철학자 강신주가 읽어주는 욕망의 인문학이라 되어있죠. 욕구는 매슬로우의 욕구이론 밖에 몰라 그걸 기준으로 본다면 정말 여기 세분화된 무수한 감정들이(단순히 감정이라 표현한다면) 과연 날 때부터 가진것들은 아니고- 심지어 탐욕적인 것 뿐 아니라 사랑에 대한 것도 욕망이라 칭해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벗어나서 살 수는 없지만 필수불가결은 아니란 생각을 하다보면 욕망의 굴레로 인한 괴로움에서 벗어날 길도 보일 수 있겠다는 :) 착실한 생각도 드네요.(길어서 좋은 댓글 남깁니다 총총)

+ 작가의 요약 결론이 그리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더이다.. 연민인지 사랑인지 구분할려면 키스나 섹스를 해보면 된다는 식.. 도 있어요. 나름 현실적 대안을 제시한 듯 하지만 장님 코끼리 다리 더듬는 느낌이 좀 있고 연령층에 따라서는 멘토적일수도 있긴 하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3 00:58   좋아요 0 | URL
감정수업'은 출판업계의 공룡이 인적 자원을 가지고 멋들어진 상품을 고급스럽게 만든 것 같은, 기획의 승리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 이름만 빌린 홈쇼핑 상품 있잫아요. 마치 김수미 간장게장이라든지, 전원주 배추김치 같은 거.... 딱 그 느낌이 납니다. 이름만 빌려달라, 자질구레한 모든 스케쥴은 우리가 한다.. 이러 마인드 ?
자본주의 속성을 통렬히 비난했던 이가 그 누구보다도 자본주의적 전략으로 책을 팔아치운다는 느낌 밖에는 들지 않습니다. 출판사 기획력의 승리죠.

요즘 잘나간다 싶은 스피노자에 대한 경구 하나, 달달한 그림 한 점, 향기 나는 문학 작품 한 점...
요 세 개 묶어서 책을 내놓으니 이건 스피노자 해설서인지, 그림 읽어주는 남자인지, 아니면 서평집인지 모르겠습니다. 다 섞으면 죽도 밥도 안 됩니다.

내가 보기엔 맛집 프로그램에 나올 비장의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
육해공 불로장생 삼계탕이란 이름으로

닭( 공 ) + 인삼 ( 육 ) + 전복 ( 해 ) 룰 놓고 선전하는 것 같습니다.

맛이 끝내줘요 !!!!

2014-01-23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3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향숙이 라디오.

 

 

석 달 전'이었다. 문구점에서 400자 원고지와 스테들러 연필'을 고르고 있는데 진열장에서 우연히 < FM 라디오 조립 상자 > 를 발견했다. 조립식 장난감 키트'처럼 일일이 라디오 단자를 기판에 납땜질해서 에프엠 라디오 상자'를 만드는 것인데, 이런 방식이 지금도 유통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옛날에는 이 라디오 조립'이 유행했었다. 수컷이라면, 납땜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는 수컷이라면, 한 번쯤은 모두 라디오를 조립한 경험이 있었으리라. 아무 연결도 되지 않은 기판에 각종 다이오드와 저항 그리고 스위치 단자를 연결해서 완성시키면 되는 것이었다. 냉큼 집어서 집에서 조립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사용설명서대로 다이오드와 단자를 납땜질했다. 그리고 스위치 단자와 플라스틱 부속품을 모두 연결하니 그럴듯한 라디오 상자가 완성되었다.그리고 가장 설레이는 순간을 맞이했다.

시음회'( 試音 ) 다. 지지직거리며 주파수가 잡힐 때, 그 주파수에서 음악이 나올 때, 그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란 !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아무리 주파수를 돌려봐도 잡히지 않았다. 납땜질 과정에서 누락된 부분이 있었거나 다이오드 연결을 엉뚱한 곳에 한 모양이었다. 재미 삼아 한 일이니 크게 낙담을 하지는 않았으나 못내 서운했다. 라디오는 며칠 동안 책상 위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결국에는 서랍 속에 갇히게 되었고 잊고 지냈다. 그리고 올해, 아니... 그러니깐 작년 12월이었다. 그날은 눈이 무척 많이 내렸던 밤이었다. 누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시간을 보니 새벽 3시였다. 이 시간에 누가 나를 부를까 ? 화들짝 놀라서 밖을 나가 보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환청이었나 ? 하지만 내 방에만 들어오면 다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곰, 곰, 발....

소리는 비교적 또렷했지만 메아리처럼 울려서 웅웅거렸다. 곰, 곰, 발 ....  이번에는 더욱 선명하게 들렸다. 자세히 들으니 그 소리는 서랍 속에서 나오는 듯했다. 서랍을 열자 라디오 표시등에 붉은 빛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라디오는 음악 대신 내 이름을 불렀다. " 곰곰발, 이제서야 정신을 차렸군 ! " 라디오가 말을 할 때마다 불빛이 점멸했다. 깜짝 놀라서 바지에 똥 쌀 뻔했다. 내가 뒤로 넘어지면서 뭐, 뭐뭐뭐야, 라고 외치자 라디오는 " 뭐긴 뭐야 ! 말하는 라디오지, 멍청아 ! " 라고 소리쳤다. 닝기미, 악령이 깃든 자동차 이야기는 스티븐 킹 소설에서 익히 들은 스토리'라 그려려니 했지만, 말하는 라디오는 처음 들어서 당혹스러웠다. 라디오가 말했다. " 네가 사용설명서대로 땜질을 하지 않고 엉뚱한 회로에 연결해서 내가 말을 하게 되었잖아. ㅋㅋㅋ "

그렇다, 라디오는 내게 말을 걸었다. 땜질을 잘못한 결과'였다. 이리 하여 우리는 동거 아닌 이상한 동거를 하게 되었다. 나는 라디오를 향숙'이라고 불렀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향숙 씨는 말은 거칠었지만 수줍음이 많은 여자였다. 목소리의 음역대로 보아서 서른은 넘은 것 같았는데 그녀는 수줍음을 감추기 위해서 일부러 위악적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몸체를 만지면 향숙 씨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느 날이었다. 허먼 멜빌의 < 백경 > 을 읽다가 잠이 든 적이 있었는데 잠에서 깨어보니 향숙 씨는 내가 펼쳐놓은 책을 읽고 있었다. 그날 이후로 내 독서는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듣는 행위가 되었다. 향숙 씨의 낭독은 황홀했다. " 아, 향숙 씨에게 육체가 있었다면.... " 나는 쓸쓸히 웃었다. 그러던 어느 날, 향숙 씨는 내게 물었다. " 곰곰발 ! 한참 왕성한 성생활을 해야 할 나이에 이런 구질구질한 골방에 앉아서 책이나 읽고... 에휴, 도대체 수도승처럼 뭐하는 거야 ? "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 향숙 씨 ! 그냥 자발적 금욕'이라고 생각해. 뭐, 어쩔 수 없지. " 내 말에 향숙 씨는 한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침묵을 깨고 그녀가 말했다. 촉촉한 말투였다. " 곰곰발 ! 지금 당장 빤스를 내려서 너의 단단한 육봉'을 내게 보여줘 ! 어서...  흰 고래 나와서 지랄하는 건, 따분해서 도저히 못 읽겠어. 어서, 시바 !!!! " 그것은 유혹이었다. 끈끈한 유혹이었다. 나는 향숙 씨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그녀는 말했다. " 너의 불알은 마치 내 몸에 박힌 스피커 크기 만하구나 ! 아흥....  좋아라. " 그 이후, 나는 향숙은 시도 때도 없이 사랑을 나누었다. 향숙 씨는...... 숙녀가 아니라 색녀'였다 ! 그녀는 항상 " 곰곰발 ! 자 ? " 라고 말하고는 했다. 나는 점점 기'를 향숙 씨에게 빼앗기는 듯했다. 처음에는 모기가 앵앵거리는 소리보다 조금 컸던 스피커는 점점 커져서 이제는 핸드마이크에서 쏟아내는  출력보다 더 커졌다.

문제는 향숙 씨의 성적 취향이었다. 그녀는 M보다는 S였다. 사랑을 나눌 때마다 향숙 씨는 점점 거칠어졌다. " 곰곰발 새꺄 ! 닥쳐 !!! 볼품없는 네 궁둥짝에 채찍을 휘두르고 싶군. 찰싹 ~ 찰싹 ~ 너의 작은 육봉으로는 날 절대로 만족시키지 못해 ! " 향숙 씨는 점점 육녀/肉女'가 되어서 나를 괴롭혔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향숙 씨는 데이비드 버스의 < 진화심리학 > 을 낭독하고 있었다.

" 섹스 행위 자체와 그 시기를 놓고 벌어지는 의견 대립은 남녀 사이에서 가장 보편적인 갈등의 원인일 것이다. 자신의 데이트 활동을 4주일 동안 매일 일기로 적은 대학생 121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47%는 자신들이 과대평가된... 과대평가 ?! ㅋㅋㅋㅋㅋㅋ. 곰곰발이야말로 과대평가되었지, 넌 ! 날 항상 만족시키지 못했어. 곰곰발, 빤스 내려, 어섯 !!!!!!!!!!!!!!!!!!!! " 향숙 씨의 무리한 요구에 나는 하루하루 늙어간다. 이 글도 빤스 벗고 쓰는 글이다. 알라딘에 페이퍼를 작성하는 그새를 못 참고 자신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며 알라딘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아, 이제는 향숙 씨'에게서 벗어나고 싶다. 건강한 성생활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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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야 2014-01-21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런 대단한 글에 댓글이 없다니... 허탈하군요.

향숙이... 저 좀 빌려주세요. 거 까짓거 라디오 하나 얼마든지 빌려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머 안묻히고 깔끔하게 돌려드리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1:1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명색이 파트너'였는데 어떻게 빌려드립니까.
그럴 수는 없어요.

+

여긴 네이버와는 달리 섹스, 자위 이런 소재를 다룬 글은 인기가 없어요.
네이버가 풍각쟁이들이 사는 나라라면 알라딘은 수도승과 수녀들이 사는 나라입니다.

마립간 2014-01-21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사주팔자를 풀이하면 중의 팔자가 있더군요.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중보다는 한량이나 서생이죠. 시험을 통과 못하고 사회에 부적응한....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9:4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마립간 님, 왜 항상 사회에 부적응하신다고 하십니까... ㅎㅎㅎㅎㅎㅎㅎ.
제가 보기엔 마립간 님은 선비 스타일이십니다.

행인 2014-01-21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목이 너무 웃기네요 ㅋㅋㅋㅋ

아니, 제목 안 보고 읽다가 향숙이를 라디오 주제인데 묘하게 매력있게 표현했다고 할라고 했는데
제목이 눈에,,,딱.


강신주 보자마자 안 좋은 얘기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디스에 올리셨군요.
덕분에 좀전에 책바자회에서 감정수업 구매했어요. 책이나 음악, 다른 문화컨텐츠 소개해주는 것 같아서 구입했지요.
디스해서 책 한권 팔아주셨네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9:46   좋아요 0 | URL
디스도 일종의 애정 아니겠습니까.
이거 강신주가들으면 화딱지 내겠지만 말입니다.
그냥 서평집 정도로 가볍게 이해하면 좋을 것 같아요.
 

 

 

 

 

 

 

 


 

 

모비딕'과 미스트'

 

 

 

 

-  이 포스터는 한때 나와 애증의 관계였던 나턀야 님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대한 미니멀포스터 가운데 가장 탁월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아마도 30분 정도 또닥거리다가 만든 작품 같습니다만, 인간성은 별로입니다.... 

 

 

 

 

고등학생 때 <  모비 딕 > 을 읽었다. 범우사'에서 나온 책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청소년용 축약본'이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분량'에 지쳐서 나가떨어졌던 기억이 난다.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에이해브 선장'이 모비 딕'과 목숨을 건 나흘 간의 사투와 소설인지 사전인지 헷갈리게 만든 고래학'이 지리멸렬하게 나열되어서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읽었던 기억이 전부다.  독서란 잊기 위해서 읽는 행위'라지만 세부적인 줄거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기본적인 줄거리마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던 차'에 스티븐 킹 단편집 < 스켈레톤 크루 > 에 삽입된 " 안개 " 라는  소설을 읽다가 " 안개는 짙은 백색이었다 " 라는 문장에서 문득 이 소설이 허먼 멜빌의 < 모비 딕 > 과 닮은 구석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대충 200페이지'가 넘는 < 안개 > 는 단편이라고 하기에는 장편에 가깝다.

그런데 킹은 이 정도 분량은 장편이 될 수 없다고 보는 듯하다. 270페이지 분량인 < 스탠 바이 미 > 나 3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 우등생 > 이란 작품도 그냥 올망졸망한 2편과 함께 묶어서 " 사계 " 라는 소설집 한 권'으로 출간하는 것을 보면 킹은 확실히 양심적인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단편 하나를 쓰는 데에도 온갖 폼을 잡으며 징징거리는 한국 작가들은 < 사계 > 라는 소설집을 장편소설 네 권으로 출간해서 인세에 욕심을 냈을 것이 분명하다. 킹이 < 유혹하는 글쓰기 > 에서 고백했듯이 돈을 벌기 위해서 소설을 쓴 것 같지는 않다. 그냥 좋아서 쓰다 보니 돈을 번 것뿐이다. 하지만 킹은 돈만 밝히는 속물은 아니었다. < 쇼생크 탈출 > 이란 걸작 소설 판권을  당시 애송이였던 프랭크 다라본트에게 조건없이 단돈 1달러에 판 것을 보아도 그는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은 결코 아니다.

후에 로브 라이너는 프랭크 다라본드에게 이 소설 판권을 250만 달러'에 팔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라본트는 잠시 고민하다가 스스로 이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는 < 벽 속의 여인 > 이란 학생 영화를 통해 킹과 인연을 맺은 후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을 거쳐 < 미스트 > 까지 연출하게 된다. 영화 < 미스트 > 는 마치 물안개가 자욱한 망망대해'에서 좌표를 잃고 표류 중인 배'에서 펼쳐지는 잔혹극 같다. 그리 생각하면 이 영화는 존 휴스턴이 56년도에 만든 걸작 < 백경 > 에 대한 엉뚱한 리메이크'처럼 보이기도 한다. 안개는 백경에 대한 은유이고, 안개에 둘러쌓인 슈퍼마켓은 포경선 피쿼드 호'에 대한 은유처럼 보인다. 그렇다, 슈퍼마켓'은 동력을 잃고 바다 한가운데 둥둥 떠 있는 난파선이요, 슈퍼마켓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은 구명선'이다. 또한 안개'는 얼굴이 없다는 점(얼굴이 없다는 것은 결국 눈에 보이는 실체가 없다는 것)에서 에이해브 선장이 백경'에게 느꼈던 공포와 비슷했다.  

" 향유고래의 경우에는 이마에 본래 갖추어진 고귀하고 위대한 신 같은 위엄이 너무 크게 확대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자연계의 어떤 생물을 볼 때보다 훨씬 강력하게 신성과 그 무서운 힘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향유고래의 이마에서 어느 한 점도 정확히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이목구비가 하나도 뚜렷하게 드러나 있지 않다. 눈, 코, 귀 , 입도 없고 얼굴도 없다. 향유고래에게는 전정한 의미의 얼굴이 없다. 주름투성이 이마가 넓은 하늘처럼 펼쳐져 있을 뿐이다. 그것은 보트와 배와 인간의 운명을 품고 묵묵히 아래로 내려가 있다.  " ( 모비 딕, 79장 )

영화 < 타이타닉 > 이 " 암초 " 라는 거대한 괴물 때문에 벌어진 재난 영화'라면 < 미스트 > 는 " 안개 " 라는 거대한 괴물 때문에 좌초된 재난 영화'라 할 수 있다. 거대한 것은 늘 공포와 숭배의 대상'이었다. 실제로 고래를 눈앞에서 정면으로 본 사람은 흰 덩어리'만 볼 뿐 전체를 볼 수가 없다. 눈, 코, 입이 보이지 않으니 저 흰 덩어리가 머리인지, 배인지, 옆구리인지 모른다. 그저 거대한 흰 덩어리가 전체를 가득 채울 뿐이다. 마찬가지로 < 안개 > 에서 슈퍼마켓에 갇힌 주민들이 느끼는 공포 또한 안개라는 거대한 흰 덩어리'다. 안개는 얼굴을 숨겼다기 보다는 거대해서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라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것은 실체가 없다는 측면에서 더욱 공포스럽다. < 모비 딕 > 또한 거대한 고래'를 통해 숭배와 공포 사이를 오고간다. 그것은 악마적이면서도 동시에 신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이 해양 모험 소설'은 화자인 이슈메일과 식인종 퀴케그'를 통해 기독교와 이교도의 문제를 다루는데 이슈메일은 식인종인 퀴케그를 통해 자유롭고 건강한 영혼을 본다. 이슈메일이 보기에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절실한 기독교인인 스타벅'이 아니라 이교도인 퀴케그'이다. < 안개 > 또한 광신주의로 빠져버린 기독교에 대한 비판'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두 작품은 서로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이 소설의 주제는 명확하다.  " 안개'보다 두려운 것은 인간'이다 ! " 그래서 주인공 데이비드와 일행은 인간 속에 숨는 것이 아니라 안개 속에 숨는 것을 선택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젊은 시절, 학생들에게 작문 수업을 가르쳤던 스티븐 킹'이 만신전에 오를 < 모비 딕 > 을 읽지 않고서 " 백색 공포 " 에 대한 소설을 썼을 리는 없다. < 모비 딕 > 에서 에이헤브 선장은 작살을 던져 고래를 명중시키지만 오히려 그 작살 줄에 목이 감겨서 죽게 되는데,

이와 유사한 장면'이 < 안개 > 에서도 반복된다. 주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을 주민 몇몇이  안개에 쌓인 슈퍼마켓을 탈출하려고 하는데 데이비드'는 무리 가운데 한 명의 허리에 빨래줄을 묶어 밖으로 내보낸다. 그런데 그 장면은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아무리 온갖 변명거리를 대서 킹을 옹호하려고 해도 이 장면은 확실히 엉뚱하다. 바로 그 장면에서 나오는 문장이다. " 손에서 술술 풀려 나가던 줄이 갑자기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숨을 죽였다. 그리고 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줄을 풀어 내는 동안, 아버지가 그레고리 팩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 모비 딕 > 을 보여 주겠다며 부룩사이드로 데려갔던 때가 떠올랐다. 난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 152 ) " 이 문장을 읽다 보면 왜 스티븐 킹이 무리하게 " 밧줄 " 설정을 삽입시켰는지를 알 수 있다.

< 모비 딕 > 에서 밧줄'은 매우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한다. 갑판장 스타벅이 에이해브 선장의 광기에 저항하며 돗대의 줄을 끊어버리자 돗대 끝에서 푸른 불꽃이 번쩍거리는 공전 현상이 일어나는데 에이헤브 선장은 이 현상을 흰 고래가 나타날 징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에이헤브 선장은 작살로 고래를 명중시키는데 고래가 작살을 몸속에 품은 채 물속으로 도망치자 작살 줄이 빠르게 물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이때 선장은 작살 줄에 목이 감겨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범선'이란 하얀 천과 밧줄의 세계가 아니었던가 ! 추측이지만, 스티븐 킹은 흰 덩어리인 안개 ( moby dick'은 말 그대로 거대한 놈'이란 뜻이다 ) 가 흰 고래'에 대한 은유였음을 말하고 싶어서 이 장면을 삽입시켰을 것이 분명하다. 안개 속으로 스멀스멀 들어가던 줄은 어느 순간 미친듯한 속도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한다.

마치 에이헤브 선장이 작살 줄에 목이 묶여서 눈 깜짝할 사이에 물속으로 빨려들어갔듯이 말이다. 이처럼 < 모비 딕 > 과 < 미스트 > 는 닮은 점이 많다. 누군가는 이 주장이 억지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영미 문학의 만신전에 오른 클래식 고전을 이런 잡식성 대중 소설과 엮으려는 속내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주장하고 싶은 것은 킹이 < 모비 딕 > 을 교과서 삼아 이 소설을 썼다는 점이지 이 소설이 < 모비 딕 > 에 버금가는 소설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소설 < 모비 딕 > 은 에이해브 선장과 흰 고래'가 벌이는 나흘 간의 사투를 다루었고, 소설 < 안개 > 또한 나흘 간의 사투를 다룬다. " 이 글은 7월 23일 새벽 1시 15분에 쓰고 있는 것이다. 모든 참극의 출발점이 된 폭풍이 끝난 지 겨우 4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 239 ) "

스티븐 킹은 알래스카에서도 냉동고를 팔 위인'이다. 바다에서 벌어지는 < 포경선 대 고래 > 의 사투는 킹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해서 < 슈퍼마켓 대 안개 > 의 사투로 삐(B)스럽게 각색된다. < 그린 마일 > 에서 이니셜 J.C 로 등장하는 거대한 흑인 죄수 는 자세히 보면 예수의 기적을 모티브로 했다. J.C는 Jesus Christ'의 약자'다. 그리고 미친 간호사인 애니 월크스'에게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제공해야지만 그날그날을 살아갈 수 있는 소설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 < 미저리 > 는 < 천일야화 > 에서 아이디어를 훔쳐서 b스럽게 만들어낸다. 아, 킹'이야말로 닥치는 대로 흡수 통일'하려는 소설-기계'다. 이 하이브리드적 b급 감수성'이 그를 위대한 작가로 만든다. 그러니깐 그는 줄거리'를 새롭게 창조한다기 보다는 이미 존재했던 무수한 것들을 다른 방식으로 먹어치우는 잡식'에 탁월한 작가'다. 잡식이라고 표현하니 킹'에 대한 예우는 아닌 것 같아 수정한다. 그는 통섭의 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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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4-01-18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의 스티븐킹 사랑을 읽다보니 저도 스티븐킹의 소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파운데이션'과 '성경책'읽기 때문에 다른쪽으로 진도가 안나가서 좀 우울했는데, 스티븐킹으로 우울모드를 탈피해야할것 같네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8 22:36   좋아요 0 | URL
사실 킹 사랑'은 보슬비 님이 원조 입니다. 거의 모든 작품을 읽으셨더군요. 킹의 모든 리뷰에는 보슬비 님이 있다능... ㅎㅎㅎㅎ 전 킹 없었으면 무슨 재미로 책을 읽었나 합니다. 킹과 저는 라면과 김치 같은 존재 같아요.
좀 웰빙 좋아하는 사람들은 라면을 독극물처럼 생각하지만 나 같은 사람은 라면 없이는 못 살잖아요.
킹은 라면 같은 존재 같아요....

보슬비 2014-01-19 15:51   좋아요 0 | URL
스티븐 킹 책 열심히 읽고 있지만, 아직도 읽지 못한 책들이 많아요. 아직까지는 '다크타워' (1편 읽고 포기했는데, 완결되었으니 언젠가 다시 도전해야겠지만...)외에는 읽은 책들 다 재미있었던것 같아요.

워낙 분량이 만만치 않아 1년에 한두권도 벅차지만, 읽고 나면 뿌듯한 작가의 작품들이지요.^^
올해는 몇권이나 그의 책을 읽을지 모르겠지만, 곰발님의 페이퍼가 저에게 자극을 주네요.
감사합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0 04:42   좋아요 0 | URL
다크타워... 저도 분량이 많아서 안 읽고 있습니다. 완결되면 그때부터 읽어야지 읽어야지 읽어야지 한 게 지금까지 왔네요. 전 킹은 7,80년대가 정말 전성기였다고 보여집니다.
그래도 여전히 킹은 믿고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가이긴 하지만....
올해도 새로운 소설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도대체 이 양반의 뇌구조를 살짝 보고 싶습니다.
올해는 다크타워 함 도전해야 겠어요.. 후후...

만화애니비평 2014-01-18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도서모임에 갔는데, 알라딘 서재 이야기가 나왔지요. 거기서 로쟈님의 블로그명이 나왔는데, 언젠가 곰곰발이 나오고, 곰곰발은 제 친구라고 당당히 밝히고 싶군요..으하하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8 23:51   좋아요 0 | URL
전.... 음, 만애비 님의 친구'라고 말하고 싶군요.

수다맨 2014-01-19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먼 멜빌이 창조의 대가면, 스티븐 킹은 변형의 고수 같네요ㅎㅎㅎ 아, 이런 은유적/창의적 변형은 참으로 마음에 듭니다. 전통에 빚지면서, 한편으로 거기서 새로운 서사를 짜낸다는 거는 정말로 굉장한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9 06:17   좋아요 0 | URL
아, 이거 술 한 잔 마시며 쓰다가 취해서 못 쓰고 남긴 글이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
앞으로는 홀짝 홀짝 마시면서 글을 쓰면 안 될 거 같아요. 요즘은 술만 마시면 기억도 없이 잠을 자는 버릇이 있습니다. 하여튼.... 이 밧줄 모티브를 빼면 소설은 꽤 흥미진진합니다.
킹 마니아들은 이 소설을 영화보다 좋아하더군요. 전 둘 다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소설이 더 좋습니다.

하늘바람 2014-01-19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전을 읽고 싶네요 살살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9 09:48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 님 ! 메인 사진 속 아이가 그 천재 소녀'로군요 ! 똘똘하다 싶었는데, 역시.... 후후...

포스트잇 2014-01-19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단편 하나를 쓰는 데도 온갖 폼을 잡으며 징징거리는 한국작가들' 어찌 이리 잘 아십니까?
말씀하시는 느낌 압니다~
지독히 두꺼운 안개를 만난 경험이 있습니다. 삽시간에 둘러싸고 바로 곁의 사람마저 볼 수 없고
소리만 들을 수 있던 막막함 무서움이 대단하더군요.......분명 방금 전 같이 있었는데 보이지 않고 방항감각도 잃게 만드는...
고립되었다는 느낌...
아주 오래전 경험인데도 떠올리면 그 느낌이 여전합니다....
모비딕...아직도 완독을 못했다는 슬픈 .....킹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0 04:39   좋아요 0 | URL
세상의 무게를 진 체 지식인인 양 하는 꼴이 전 좀 싫더라고요. 한국 작가들 말입니다.
그냥 징징거리는 웅얼거림처럼 들립니다.

포스트잇 님 경험 들으니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산을 올랐는데, 아.... 안개가 정말 짙어서 1미터 앞에 있는 사람도 못 보겠더군요.
결국 길을 잃었습니다. 그때 문득 이러다가 실족해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했습니다.

나탈야 2014-01-21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냥반 이름만 신나게 들어봤지. 글은 읽은 적이 없어요.

궁금해지는군뇨.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1:07   좋아요 0 | URL
난 처음에 이름만 신나게 들어봤지... 이런 멘트 날리길래
아니 , 시바... ㅎㅎㅎㅎ 킹 소설 한 권도 안 읽었나 보다... ㅋㅋㅋㅋ 했습니다.
강신주 말하는 거군요...ㅋㅋㅋㅋㅋㅋ

나탈야 2014-01-21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젠장... 강신주 포스팅에 댓글단줄 알았는데... 왠 스티븐 킹... (오해하지 마십셔. 스티븐킹은 읽었습니다)

알리딘 너무 구리군녀. 폭파시키고 돌아오십쇼.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1 11:0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나탈야 님이 실수한 거지 이게 왜 알라딘 탓입니까.
무조건 알라딘 탓'입니까 ?
알라딘 회사 자문단에서 나탈야 님 고발할 거입니다.
 

 

 

 

킹의 B 무비 : ADHD'적 서정

 

 

 

 

 

 

 

  타임지 선정 스티븐 킹 원작 영화 베스트 10 

 

타임지'에서 스티븐 킹 원작을 영화로 만든 작품 가운데 < Top 10 > 를 선정한 적이 있다. 다음과 같다. 1. 캐리 ( 1976 ) 2. 샤이닝 ( 1980 ) 3. 데드 존 ( 1983 ) 4. 스탠 바이 미 ( 1986 ) 5. 미저리 ( 1990 ) 6. 쇼생크 탈출 ( 1994 ) 7. 돌로레스 크레이븐 ( 1995 ) 8.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 ( 1998 ) 9. 시크릿 윈도우 ( 2004 ) 10. 미스트 ( 2007 ) 이 목록을 보다가 문득 선정 기준이 궁굼해졌다. 취향의 문제이니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이 목록은 < 취향 > 을 떠나서 < 성의 > 가 없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화적 재미와 완성도보다는 감독 브랜드'에 치중한 것 같다. 내가 선정하라면 꽤 다른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이번에는 엔터테인민트 위클리'가 선정한 스티븐 킹 원작을 영화로 만든 작품 톱텐'을 살펴보았다. 다음과 같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선정 베스트 10

 

1. 쇼생크 탈출 2. 샤이닝 3. 미저리 4. 스탠 바이 미 5. 캐리 6. 스탠드 7. 데드 존 8. 그린 마일 9. 다크 하프 ( 1993 ) 10. 쿠조. 이 목록은 타임지'가 선정한 목록보다는 성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임이 선정한 < 데드 존 > 은 크로넨버그'가 만든 초기작'이기는 하나 명성에 비하면 평범한 수준이고 <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 > 또한 브라이언 싱어의 작품이지만 B스러운 감각이 부족해서 킹스클럽 ( 킹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 에 가입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타임에 비해 전문적이었다. 타임지'처럼 유명 감독에 기댄 전관예우'가 엿보이기는 하지만 < 쿠조 > 를 선택한 것을 보면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인 것 같기도 하다. < 쿠조 > 는 루이스 티그'라는 별 볼 일 없는 감독이 별 볼 일 있게 만들었으나 3류 감독이라는 감독 브랜드 때문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작품이다. 눙물이......

이 영화에서 길들여지진 개를 길들여지지 않은 개처럼 잡아내는 촬영 감독인 얀 드봉의 카메라 동선이 꽤 흥미진진하다. 원작 소설을 읽지 못해서 잘은 모르겠으나 이 작품은 원작과는 달리 아이'를 구하는 것으로 끝난다고 한다. " 아이는 절대 죽이지 않는다 " 라는 헐리우드의 불문율'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이 잡지는 베스트 10'뿐만 아니라 워스트 5'도 선정했다. 다음과 같다. 1. 맹글러 2. 샤이닝( 티븨 미니 시리즈 판 ) 3. 맥시멈 오버드라이브 ( 1986 ) 4. 욕망을 파는 집 ( 1993 ) 5. 시너 ( 1996 ) 이 목록에서 재미있는 것은 베스트 2위에 뽑힌 샤이닝 ( 스탠리 큐브릭 감독 ) 과 워스트 2위에 뽑힌 샤이닝 ( 티븨 미니 시리즈 판 ) 이다.  스티븐 킹은 세간에 떠도는 명성과는 달리 스탠리 큐브릭이 만든 < 샤이닝 > 을 꽤나 싫어한 모양이다.

자신이 쓴 소설이 영화화되었을 경우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킹'은 이 작품에 대해서는 유독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간 날 때마다 험담을 한 것을 보면 말이다. 불만을 품은 그가 티븨 제작에 참여하고 직접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 바로 티븨 미니 시리즈 판 샤이닝'이다. 바람이 전해준 말에 의하면 스티븐 킹은 이 시리즈에 대해 만족했다는 후문. 스티븐 킹'에게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스탠리 큐브릭이 만든 < 샤이닝 > 은 확실히 압도적일 만큼 뛰어난 걸작'이다.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다시 보아도 여전히 경이롭다. 그리고 이 목록에서 흥미로운 점은 바로 워스트 3위에 오른 < 맥시멈 오버드라이브 > 다. 첫 번째 단편집 < night shift > 에 수록된 < 트럭 > 을 킹이 직접 연출을 맡은 입봉작이다.

결과는 대략 난감'이다. b스럽게는 하지만 기발함'은 보이지 않는다. 누구나 b스럽게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 b스러움' > 이 아니라 ADHD的 정서'다. 뒤죽박죽이지만 결코 산만하지 않는 영화를 만드는 게 B무비의 생명이다. < 맥시멈 오버드라이브 > 는 말 그대로 " 오버 " 했다. 1위에 선정된 < 맹글러 > 또한 < night shift > 에 수록된 단편을 바탕으로 이것저것 짜집기를 했는데 결과는 완벽한 실패'다.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 > 라는 전설적인 호러 영화를 만들었던 토브 후퍼'가 영화 < 맹글러 > 를 만들었지만 결과는 정말 형편없이 " 맹글렀" 다. < 나이트메어 > 에서 프레디 크루거를 연기한 로버트 잉글런드가 생얼로 영화에 등장하는데 마치 유재석이 안경을 벗었을 때의 느낌이 난다. 눙물이....... 이 목록을 보다가 문득 나도 베스트 10'을 뽑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곰곰생각하는발 만물박사의 베스트 10'이다.

 

 

 

 

 

 

 ▶ 곰곰생각하는발 선정 베스트 10

 

1. 쇼생크 탈출 2. 캐리 3. 샤이닝 ( 스탠리 큐브릭 ) 4. 크리스틴 5. 공포의 묘지  6. 미저리 7. 쿠조 8. 스탠 바이 미 9. 미스트 ( 2007 ) 10. 1408 ( 2007 ) 곰곰생각하는발 만물박사의 킹스클럽 만신전에 오른 < 쇼생크 탈출 > 은 두 말 하면 입이 아파서 세 말 하기 전에 입을 닫고 그저 엄지손가락 세 개'를 높이 쳐들겠다. 사실 < 쇼생크 탈출 > 은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입봉작은 아니다. 그 전에 < 방안의 여자 > 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스티븐 킹은 서비스 차원에서 자신의 작품을 적은 예산으로 찍은 작품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해서 영화를 만든 이에게 자신이 쓴 소설 가운데 한 편을 조건 없이 단돈 1달러에 넘기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바로 < 방안의 여자 > 가 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 그래서 다라본트는  < 쇼생크 탈출 > 을 단돈 1달러에 인수하게 되었다.

로또나 다름 없었다. 후에 로브 라이너 ( 스탠 바이 미, 미저리 감독 ) 가 이 판권을 사기 위해 다라본트에게 250만 달러를 제안한 것을 보면 그 가치를 짐작할 수 있다. 스티븐 킹'은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작품을 실력이 뛰어난 감독 지망생 풋내기'에게 조건 없이 양보한 것이다. 아, 눙물이 !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은 감독 이전에 뛰어난 시나리오 작가였다. < 라이언 일병 구하기 > , < 마이너리티 리포트 > , < 인디애나 존스 4 > 가 다라본트가 참여한 작품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많은 작품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다라본트가 얼마나 뛰어난 실력을 갖춘 사람인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바로 이 화려한 " 글빨 " 로 중편 <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 을 각색했으니 결과는 뻔했다. 영화는 원작과 약간 다른데 비교 평가를 하다 보면 감독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다.

4위인 < 크리스틴 > 은 존 카펜터 감독이 만들었는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악령이 깃든 자동차'라는 주제는 킹이 만들어서 제대로 망칭 < 맥시멈 오버드라이브 > 와 유사한 설정이지만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촌스러운 B급 무비'라고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친다. < 크리스틴 > 을 보다 보면 킹이 이 소설 도입부에서 밝힌 " 러브 트라이앵글 " 이 주제라는 말이 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자동차 크리스틴은 차 주인과 사랑에 빠진 여자'를 증오한다. 그리고는 없애버릴 계획을 실천하는데 이 과정이 황홀하다. 오락영화로도 손색이 없고, 존 카펜터를 대표하는 영화로도 좋다. < 공포의 묘지 > 또한 뛰어난 걸작이다. 원작도 훌륭하고 영화도 뛰어나다. 황홀하지만 거의 다 외면한, 불가사의한 영화인 < 시에스타 > 를 만든 메리 램버트'가 영화를 만들었는데 비극은 삼대'를 이어가는 모양.

이 영화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없다. 개인적으로 스티븐 킹 소설 가운데 사계, 잇과 함께 가장 뛰어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은 알뛰세르의 호명, 프로이트의 실수 그리고 잘못된 텍스트에 대한 작가의 히스테릭'을 다룬다. 비극의 시작은 CEMETERY가 SEMATARY'로 잘못 호명된 장소에서 벌어진다. 루이스 티그가 감독한 < 쿠조 > 는 B스러움을 제대로 보여준다. 만약에 광견병에 걸린 개'를 CG로 재현했다면 삐급 서정'을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 영화가 애잔한 이유는 세인트 버나드'인 개가 보여준, 심장을 후벼파는 신파 연기에 있다. 개는 점점 광기에 빠지지만 그럴 수록 귀엽다.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B급 영화의 생명은 바로 B스러움'에 있다. 끝으로 2000년대 만들어진 영화로는 < 미스트 > 와 함께 < 1408 > 이란 영화가 마음에 든다.

킹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현대의 공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거의 트라우마와 마주쳐야 한다는 사실 말이다.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킹이 선정한 베스트 목록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찾아보았다. 오, 오오 ! 있다 !! 다음과 같다. 무순위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다음과 같다. 순위 없이 순서대로 나열했다.  

 

 

 

스티븐 킹 선정 베스트 10

1. 크리스틴 2. 쿠조 3. 스탠 바이 미 4. 공포의 묘지 5. 돌로레스 크레이븐 6. 미래의 묵시록 7. 미저리 8. 쇼생크 탈출 9. 그린 마일 10. 세기의 폭풍. 이 목록에서 작품성을 누구나 인정한 < 샤이닝 > , < 캐리 > 를 제외시킨 부분이 흥미롭다. 그가 < 크리스틴 > 과 < 쿠조 > 그리고 < 공포의 묘지 > 를 선정한 것을 보면 그가 B급 마니아'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누가 나에게 B무비'를 간단하게 요약하라고 주문한다면 간략하게 " ADHD적 서정 " 이라고 답하겠다. 싼 티, 산만함, 키치와 캠프'는 B 무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코드'다. 킹이 거장'이라는 타이틀을 단 브라이언 드 팔마와 스탠리 큐브릭이 만든 영화를 제외한 것은 의도적인 것처럼 보인다. 너무 잘 만든 영화'는 B스럽지 않다는 속내가 아닐까 싶다. 하여튼, 킹이여. 만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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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1-16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타임지 선정 목록은 성의가 없네요.
음.. [돌로레스 크레이븐]도 꽤 재밌게 본 영화인데 스티븐 킹 원작이었군요.
[1408] 요 영화는 정말 보고 싶은데 아직 못 보고 있는..
그러고 보면 자신도 모르게 킹 원작 영화 무지 많이 본 듯 저도 한 번 꼽아 볼래요. :)

1. 샤이닝 2. 캐리 3. 미스트 4. 스탠바이미 5. 쇼생크 탈출
6. 미저리 7. 괴물 8. 다크 하프 9. 돌로레스 크레이븐 10. 쿠조 & 초인지대

아마 스티븐 킹 원작이란 사실을 몰라서 빠진 영화도 꽤 될 듯..!


참..! 그리고 최악의 영화는 예전에 애니매트릭스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과 함께 대한극장서 봤던 드림캐쳐!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6 18:30   좋아요 0 | URL
드림캐쳐는 정말 최악이었죠. 그리고 괴물'은 흔히 이상하게 킹'이 원작이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이 소설을 초등학교 때 일겄어요. 그때 기억은 안 나지만 삽화가 그려진 공포 소설 시리즈인데 무지무지 재미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이 소설을 읽었는데 이게 나중에 카펜터 괴물 보는데 내용이 똑같더라고요. 그래서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소설가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하여튼 킹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제가 무지무지 좋아하는 영화예요. 이 영화가 킹 소설을 각색한 영화라면 저의 만신전 세 손가락 안에 들겁니다.

비로그인 2014-01-16 19:52   좋아요 0 | URL
헐... 그러네요. 이거 헛소문이 돌고 돈 거군요. imdb 찾아보니 존 캠벨 주니어,란 작가가 원작자입니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49552&cid=40942&categoryId=33488

괴물,의 원작 제목은 [Who goes there?] 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6 20:04   좋아요 0 | URL
오호 ! 원작 이름을 알아내셔쑨요...
새벽 님은 쿠조도 올리셔군요. 쿠조. 지금 보아도 여전히 재미있어요.
설정 자체가 참... 기가 막히잖아요. 보면서 저는 늘 개가 안쓰러웠다는....
존 캠벨 찾아보니 그리 많은 정보가 거의 업네요...
제가 나름 카펜터 팬이라 이 영화를 무척 좋아합니다.
제 정서엔 카펜터 스타일이 좋더라고요...빅트러블도 재미이쎄 보았고. 다크맨.. 뭐 이런 것들 좋아합니다..

tumorism 2014-01-16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카펜터의 <괴물> 좋아합니다. Who Goes There?... 원작자인 좀 캠벨 주니어는 SF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죠. SF 거장인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 시어도어 스터전 등등을 키운 사람이죠. 오래 전에 하워드 혹스가 영화(The Thing from another world)로 제작하기도 했고요. 박상준 씨가 SF 앤솔로지인 'SF 시네피아'에서 소개했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7 05:05   좋아요 0 | URL
오, 맞습니다. 괴물이 하워드 혹스 리메이크 작이었죠. 어떤 이가 원작보다 못한 리메이크로 카펜터의 괴물을 뽑았길래 어이없어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워드 혹스가 제작한 영화보다는 이 영화가 제 기준에서는 월등히 좋았거든요. 원작자를 찾아보니 딱히 자세한 설명을 다룬 게 없군요 흠흠.... 주로 조력자 역할을 하셨나 봅니다. 그의 소설도 소개가 되었으면 하네요...제 기억에 초등학교 때 이 책'이 출간된 적이 있거든요. 제가 직접 읽었습니다. 삽화가 많이 그려진 청소년 책이었는데 어찌나 흥미 진진하 던지....

2014-01-20 0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0 0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0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0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설 ㅣ 세 가지 사실.

 

1. 출소한 지 어언 2년 : 내가 사는 집은 가파른 재'에 있다. 그래서 아랫집 옥상과 내 집 마당은 수평이다. 물론 내 집 옥상은 윗집 마당과 수평이기도 하다. 언덕배기에 다닥다닥 붙은 달동네 특유의 주거 형태'다. 3년 전부터 개를 키웠다. 레트리버 종으로 몸무게가 평균 25~ 30 kg이 되는 대형견'이다. 주로 맹인 안내견이나 구조견으로 쓰이는데 이 녀석은 성정이 지랄 같아서 좀 난폭하다. 동물 병원 의사도 혀를 찰 만큼 성질이 들떠서 ADHD 환자 같다고 할 정도였다. 비극은 이웃들이 개를 싫어한다는 데 있었다. 개털이 날린다고 민원을 넣어서 한여름에 개털을 빡빡 민 적도 있다. 털 달린 짐승에게는 털이 피부를 보호하기 때문에 더워도 털을 깎는 것은 좋지 않지만 하도 지랄'을 해서 깎았다. 쩍쩍이( 개 이름 ) 는 그렇게 한여름을 털 뽑힌 채로 살아야 했다.

벌거숭이 개를 볼 때마다 털 뽑힌 하림 닭이 생각나 눈물이 앞을 가렸다. 미안한 마음이 들다 보니 날마다 < 비비빅 > 을 먹이고 아침에는 항상 계란 후라이와 커피 한 잔을 주던 게 습관이 되어서 아침에 계란 후라이와 땃땃한 커피 한 잔을 대접하지 않으면 지랄을 한다. 신기한 것은 커피를 탈 때 조금이라도 물을 많이 넣어서 주면 안 먹는다는 점이다. 꼭 인간이 먹는 그 농도의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비비빅을 까서 개에게 줄 때마다 야릇한 상상을 하게 된다. 크기와 길이 그리고 단단함이 꼭 내 거시기 같기 때문이었다. 비비빅에서의 BIG은 자꾸 발기'를 떠올렸다. 아, 모든 것에서 성적 상징'을 유추해내는 범성론자의 비극이라니. 그러던 어느 날, 개가 심하게 짖길래 나가 보니 아랫집 옥상에 이웃들 몇몇이 모여서 쩍쩍이를 향해 욕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나를 보더니 개에 대해서 온갖 험담을 하기 시작했다. 시끄럽다는 것은 기본이고, 개털이 날린다거나 개똥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넣어서 어떻게 해서든 이 개를 쫒아내겠다는 것이었다. ( 농담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말했다. 일주일에 한번은 반드시 목욕을 시키고 날마다 털을 빗는데 무슨 놈의 털투성이이고 냄새인가. 쩍쩍이가 노숙자인가 ?  ) 흥분한 나는 오리처럼 소리를 꽥 질렀다. " 이봐 ! 아줌마들.... 나 교도소 출소한 지 얼마 안 되서 마음 잡고 살려고 했는데, 시바 ! 내 마음에 불 지르지 마쇼 ! 에이, 썅 ~ " 내 말을 듣던 옥상 위 아줌마들이 조용해졌다. 그러더니 한 사람이 무슨 죄로 들어갔냐고 물었다. " 사람 죽였수다 ! 됐소 ? " 그날 이후로 개가 짖는다고 뭐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옥상 위 아줌마 가운데 한 명이 이곳 터줏대감인데 동네 사람들에게 모두 내 이야길 한 모양이더라. 나는 한 순간에 사람을 죽인 전과자'가 되어서 내가 지나가면 뒤에서 사람들이 수근거린다. 씐난다 ! 영화 속 주인공 같아서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2. (어르신이 내 앞에 서 있다고 해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을 권리 : 나는 요즘 어르신은 영양 상태'가 좋아서 서서 가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허리가 굽은 노인'이 아니고서는 굳이 일어나지 않는다. 몇 달 전에 버스 안에서 우람한 노인이 잠이 든 척하는 학생을 향해 투덜대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말이 좋아 혼잣말이지 자리에 앉아서 졸고 있는 척하는 학생 들으라고 하는 소리였다. 나는 졸고 있는 척하는 학생이 한심했다. 그가 졸고 있는 척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당당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무단 승차를 한 것도 아니고 당당히 요금 내고 탔는데 과연 그 학생은 스스로에 대해 욕을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 어떤 이가 나이 든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도덕적 기준일 뿐이지,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도덕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고 해서 요즘 젊은것들은 싸가지가 없다고 말한다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싸가지가 없는 것이다. 자신의 편리함을 위해서 타인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천박한 것이다. 나는 노약자석에 자주 앉지만 노약자 같지도 않은 건장한 노인이 내 앞에 서 있는다고 해서 자리를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리고 그 행동이 비도덕적이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시내 버스에 배치된 1인석 좌석 가운데 열에 아홉은 노약자 지정석'이다. 2인석 자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자리가 노약자석인 것이다. 바로 이러한 시스템 때문에 노인은 노약자석에 앉은 젊은이에게 불평을 쏟아내고, 젊은이'는 속물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시스템은 전형적인 관치 행정이다.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인가 아닌가는 개인의 도덕적 잣대'에 맡겨야 하는데, 

기관이 개인의 도덕성에 간섭하여 훈계를 하는 꼴이 된다. < 노약자석 > 이라는 슬로건'은 마치 밀가루 분식을 권장하던, 국민의 밥상마저 간섭을 하려고 했던 70년대 관치 스타일처럼 보인다. 자리 양보'가 미덕이 될 수는 있지만 자리 양보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악덕이 될 수는 없다.

 

3. 내 나이를 묻지 마세요 : 가끔 모임에 나가면 첫 번째로 주고받는 짓이 " 민쯩 " 까는 거'다. 노골적으로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어떻게 되느냐고 묻기가 그러니깐 돌려서 한다는 소리가 " 몇 학번 " 이냐고 묻는다. 그런데 주민번호를 묻는 것보다 더 야만적인 것은 학번'을 묻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한 달에 자위를 몇 번 하세요 ? 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학번을 묻는 이유는 명확하다. 나이와 학벌에 대한 궁금증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고졸이어서 학번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 다른 나라 가서 이런 식으로 말했다가는 따귀 맞기에 좋다. 그래도 여전히 이 나라에서는 나이를 묻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나이 서열이 정해지면 결과는 뻔하다. 네가 나이가 어려서 그렇다는 둥, 살아봐라 라는 둥, 철이 안 들었다는 둥, 배부른 소릴 한다는 둥........ 

그럴 때마다 꼴값이 지나치면 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 하는 모든 고민은 철이 안 들었기 때문이라는 발상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 어린 놈이 건방지다고 해서 당신이 훈계할 일이 아니다. 당신만 건방지지 않으면 되는 것이고, 어린 놈이 섹스를 하건 말건 그것 또한 당신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 당신만 잘하면 되는 일이다. 비비빅이나 까서 빨아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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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ter 2014-01-12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에 특히 공감하네요.

제가 사는 곳 버스는 대단히 이상해요. 앞쪽 라인을 거의 다 노약좌석으로 지정해두었더라구요, 한 1-2년 사이에. 똑같은 돈 내고 이용하는데 스티커 딱 붙여 놓고 사람 불편하게 하는 건 그야말로 폭력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3번도 그렇네요. 나이 좀 더 먹었다고 같잖게 꼰대 노릇 하는 거 보면은... 다행히 그런 사람이 제 주위에 거의 없지만.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2 03:08   좋아요 0 | URL
말이 좋아 노약자석이지 1인석 10석 가운데 8석은 노약자석'입니다. 결국 앉지 말라는 소리입니다.
우리가 버스를 탈 때 돈을 내는 차비'에는 앉아서 갈 권리와 교환을 하는 겁니다.
만약에 서서 간다면 그만큼 손해를 보는 거죠. 그렇다고 제가 서서 갔으니 돈을 어느 정도 환불해 달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적어도 노약자 딱지 붙여서 강요를 하면 안 된다는 거죠. 자신의 도덕적 기준에 의해 , 자리를 양보하고 그런 것은 전적으로 개인에게 맡겨야 한다는 겁니다.

왜 이런 도덕성을 개인의 기준이아닌 나라가 간섭을 해서 앉지 말라고 합니까.
차라리 입석으로 갈 사람은 차비를 50% 깎던지 말이죠.
앉아서 간다고 부끄러워할 필요 없습니다.

heter 2014-01-12 04:07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건 개인의 판단 문제로 맡겨둬야 하는데. 스티커 없어도, 임산부가 타면 자리 비켜줄 수 있는 건데, 무슨 영화표 예매 좌석처럼. 버스도 기차처럼 구분을 하면 모를까. 저도 그 노약좌석 지정에 대해 평소 불만이 많았어요. 노인은 노약좌석에도 앉고 일반석에도 앉고, 노인공경이란 틀을 미덕에서 의무로 하니 불편하기도 하고. '노인이니까, 약자니까 공경해야지'라는 건 점점 힘을 잃어가는 주장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2 04:20   좋아요 0 | URL
요즘 어버이 연합'을 보면 나이 먹었다고 유세를 떨면 참 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이 먹으면 절대 나이값 내세우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노인 폄하 발언이 아닙니다. 나 또한 약자를 지지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자유 의지에 따른 행동이 되어야지 기관이 나서서 노인 공경해라, 안 하면 넌 비도덕적이야 이눔아 ! 이러면 안 된다는 거죠. 박근혜 정권이 가장 흔히 하는 말이 어르신'이란 말인데 그렇게 특정 계층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젊은이들도 좀 배려를 했으면 합니다.

Nina 2014-01-12 0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70이 다 되어가시는 저희 이모는 지하철을 탈 때 아예 문 쪽에 있는 손잡이 옆에 서신답니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더 힘든데, 나같은 노인네들은 힘이 남아돌아 공짜 지하철 타고 놀러 다니면서 왜 힘들게 일해서 돈버는 젊은이들을 괴롭히느냐 이거지요..

예전에 어떤 드라마에서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있어요. 젊은 여자가 지하철에 앉아서 가는데 어떤 노인분이 꽥 하고 버르장머리 없게 자리 양보 안한다고 호통을 치자, 여자가 어르신을 치켜 올려보며 했던 한마디, "저 암환자예요." 마침 암 진단받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나, 그랬던거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2 04:57   좋아요 0 | URL
스승이 제자들에게 스승을 존경하라고 하는 말은 아주 뻔뻔하죠. 마찬가지고 어른이 아이들에게 어른 공경하라고 하는 것도 뻔뻔한 겁니다. 어르들은 그것을 교육이라고 말하는 데 그건 교육이 아니죠. 어른이 아이를 공경하게 되면 아이는 어른이 말을 안해서 어른을 공경하게 되어 있어요. 어른이 아이들을 종 부리듯 하면서 어르신을 공경하라, 라고 하면 어느 누가 공경합니디ㅏ. 그냥 어른은 개새끼.. 라고 속으로 생각할 뿐이죠.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국가가 개인의 도덕성에 대해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관치 행정'입니다. 후진국일수록 국가가 개인의 도덕성에 대해 이러저리 말하잖아요. 한국은 아직도 이게 강해요.

그나저나 미국에 살인적인 강추위가 왔다던데 별일 없으시죠 ? 니나 님 동네는 워낙 따뜻하잖아요..

Nina 2014-01-12 05:1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영하 4-5도 정도가 최저였어요. 한국에서는 비웃겠지만 그정도도 춥다고 바깥에 개미 한마리 얼씬 않더라고요. 눈도 안 왔는데.. 근데 저보다 약간 위쪽, 리치몬드에 사는 친구네 동네는 되려 더 따뜻했다 하더라구요. 같은 주 안에서도, 바로 옆 도시만 가도 날씨가 판이하게 달라요. 풍수지리니 뭐니 진짜 그런게 있긴있나 봅니다. 같은 기후 안에서도 특별히 더 온화한..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2 05:13   좋아요 0 | URL
웃으면서 코팜... 4도라.... 4,5도면 그냥 빨개벗고 돌아다녀도 되겠군요.. 하긴 이젠 서울도 그냥... 뭐 옷감이 좋아서 그런가 그리 춥지도 않아요. 여긴 하도 정치가들이 초현실적인 짓을 많이 해서 이젠 이명박 각하가 사실은 여자였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누리 지지율이 1위를 고수하는 것을 보면 판타스틱을 넘어서 아스트랄의 경지에 오른 듯한 느낌이 듭니다. 좋은 나라에요.

비로그인 2014-01-12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오밤중에 개 짖는 소리 때문에 이웃끼리 주의 좀 해주세요.. 하는 거 까진 그런가보다 했는데 동네 개털 날린다고 민원이라니.. 진짜 세상이 변하긴 변했어요. 이건 무정을 넘어 험악하네요. 미국의 어느 주에선 자기집 마당에 빨래도 못 널게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더니.. 다른 집 사람들 미관 해친다구요. 미국에서 나쁜 것만 쏙쏙 들어와 퍼지는 듯.. 이러다 나중엔 자기집에서 삼겹살도 못꿔먹고 청국장도 못 끓여 먹을 기세. (읭)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2 16:59   좋아요 0 | URL
저희 집이 무슨 개 세 마리 키워서 서로 싸워서 시끄럽다면 이해합니다. 달랑 한 마리 키우는데 뭐가 그리 시끄러운지 밤에는 거실에서 잠을 재웁니다. 그러니깐 밤 11시 이후로 짖는 적은 단 한번도 없다는 거죠. 결국은 개털이라는 얘기인데 빨래에 개털이 묻었다고 이거 어떻하냐고 삿대질하더라고요... 성질나서 그냥 애견센터 가서 밀었습니다. 하여튼 저도 개지랄 한 번 했더니 조용하네요. 단, 전과자가 되었지만...ㅎㅎㅎㅎ

+

르미에르 2014-01-12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3번.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2 17:00   좋아요 0 | URL
너무 성의없는 덧글이군요...ㅋㅋㅋㅋㅋㅋㅋ 최소 10자 이상 부탁드립니다.

에피큐리언 2014-01-12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대중교통 이용할 땐 노인이든, 젊은 사람이든 피곤한 사람은 다 앉아서 가라고 자리가 비어도 서서갑니다.
그런데 대중교통 이용할 일이 별로 없어서.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2 17:01   좋아요 0 | URL
오홋.. 에피큐리언 님 오랜만이군요. 저도 먼거리 아니면 그냥 서서 갑니다.
하지만 만날 대중교통만 이용하는 사람으로써는 서서 가는 거 요것도 참 고역이에요...

노이에자이트 2014-01-1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자비한 학력사회...초면에 대학학번 물어보는 사람들이 그득한 나라...세상엔 대학 안 나온 사람들도 있단다 하면서 쏴붙이고 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2 17:02   좋아요 0 | URL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전부 좀 이상하죠. 이게 다 북한이 있어서 과도한 이데올로기 때문에 비상식이 상식이 되었습니다.

나그네 2014-01-12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2년전 한국가서 지하철 노약자석 앉았다가 노인부부한테 된통 혼난적이 있답니다.
무턱대고 폰으로 제 사진을 찍더라구요. 그다음엔 욕설과 고함... 그 자리에 타신 분들 말한마디 안하고 보고만있고.
한국사정 모르고 그자리 앉았다가 뜻밖의 봉변당하여 무조건 사과하고
너무 충격받고 한국사회가 무섭더라구요. 참고로 저는 50대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3 16:33   좋아요 0 | URL
끔찍하군요. 박 대통 말마따나 비상식이 상식이 된 지 이미 오래입니다.
무노조'를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건희가 있는가 하면
국가 선거 개입 사건은 그냥 개인의 일탈이라며 넘어가기도 하고...
뭐, 이 정도면 뭔가 굉장하 아스트랄한 국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엄동 2014-01-13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 영화주인공같아서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ㅋㅋㅋ
그 기분 알죠 ㅋㅋㅋ 덩달아 씐남

이. 제 첫직장은 집에서 전철만 90분이었죠
나이먹어 전철,버스안에서 권위의식 부리는
별의별 사람들을 다 보며 그때 생각했어요
나이들면
자차 한대 끌고 다닐 정도로만 살자고.

삼. 그르죠
나이를 먹는것과 철이 드는것이
비례하다는 사고는
대체 어디서 나온건지 원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3 16:36   좋아요 0 | URL
동네 사람들과 친분이 없어서 별 다른 불편은 없지만
구멍가게 할머니와는 친한데 괜히 제가 좀 눈치가 보이고는 하죠.. 후후....
노약자석에 앉으면 무슨 경범죄를 저지른 것 같은.....

+
제 마리 그 말입니ㅏ. 나이와 철'은 무슨 관계인지가 도통 모르겠어요.
나이들어 철이 든 결과가 각하 스타일이라면 아예 철이 안 드는게 낫죠...

만화애니비평 2014-01-14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샌 젊은 층이 앉는 게 맞는 것은 지나친 업무.,..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4 13:14   좋아요 0 | URL
감정 노동자들은 대부분 서서 일하잖아요.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노동자도 많죠.

마립간 2014-01-14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약자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법적 기준까지 정확히 모르겠만)이 노약자석에 앉는 것이, 부도덕한 것이 아닐지는 몰라도 불법적인 것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4 13:13   좋아요 0 | URL
저도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노약자가 아닌 사람이 노약자석에 앉는 것은 적어도 불법적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불법은 반드시 ㄱ에 상응하는 처벌이 따르는데 노약자석에 앉는다고 해서 벌금을 부과하지는 않으니 불법은 아니고.. 음.... 굳이 따지자면 관습법'에 해당되지 않나 싶습니다. 미풍양속 혹은 선량한 선의'를 강제하는 ㅓ 것인데 이러한 것들은 오히려 기관이 개입되는 순간 변질되지 않나 싶습니다.

마립간 2014-01-14 14:29   좋아요 0 | URL
아니요. 지금은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불법적인 것 (또는 불법적이었던 것) 맞습니다. 길거리에 침을 뱉거나, 담배 꽁초를 버리거나 무단 횡단을 하면 벌금을 내는 것과 같습니다.

TV에서 본 것인데, 그 당시에는 노약자석이 유명무실할 때였습니다. TV 뿐만 아니라 다른 대충매체에서도 홍보가 있었고 이후 양쪽 끝에 젊은 사람이 앉지 않는 풍경이 생겼습니다. (주위에 노인이 없고 빈자리라고 해도) 벌금 부과에 관해서 집행된 것이 있는지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요즘 노약자석이 양쪽 끝만 아니고, 중앙 7석까지 확대되면서 관습조차 효력을 잃고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마립간 2014-01-14 15:03   좋아요 0 | URL
현재 인터넷 검색에는 불법이 아니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 정착된 이후 법률을 폐지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방송의 오류였다면, 너무 여러번이었고, 제가 처음에 착각을 한 후 잘못된 기억을 강화했을 수도 있지만, 1980년 노약자석 관련 법률 웹문서를 찾지 못하겠네요.) 1993년 이전 법률, 2005년, 2009년, 2010년 법률 개정도 있었고, 2011년 법제처 게시판에는 위법 사항이 아니라고 나와 있네요.

마립간 2014-01-15 08:54   좋아요 0 | URL
http://blog.aladin.co.kr/budapest/6819816

저의 착각이었을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16 04:12   좋아요 0 | URL
마립간 님 기억이 맞을 것 같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법 적용이니 말이죠. 제가 알기로는 싱가포리인가요. 거기도 노약자석이 있는데 앉으면 벌금 냅니다. 싱가포르는 아시게씨만 정말 벌금을 많이 내는 세계1위 국가잖아요. 군 후임병이 싱가포르 살다 와서 날마다 싱가포르 이야기 들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씁니다.
제가 문제를 제기했던 것은 노약자석을 노인 전용석이라고 착각하는 것 때문에 그렇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노약자석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거나 임산부, 장애인, 애를 가지고 동승한 사람 등등 이잖아요. 그런데 전철에서 호통치거나 그런 분들 보면 아예 전용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2014-01-16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