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국에서 주문이 많은 요리점까지


                                                     지난 주말에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이전 글에서 목적 없이 도서관에 갔다고 말했으나 사실이 아니었다. 오늘 곰곰 생각하니 주말에 도서관에 관 이유는 미시마 유키오의 << 우국 >> 을 읽을 목적이었다. 그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시작은 좋았다. 당당하게 일본 문학 코너 앞에서 << 우국 >> 을 찾다가 구리 료헤이의 << 우동 한 그릇 >> 을 발견했다. 그래, 이 작품이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 힐링 푸드 - 서사 " 의 삼촌뻘이었지.     힐링 푸드 서사의 아버지(어머니)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이다    그 책을 서고 앞에서 서서 읽다가 문득 아베 야로의 << 심야식당 >> 이 떠올랐다. " 도서관에 만화가 구비되어 있으려나 ? " 찾아보니 14권까지 구비되어 있었다. 띄엄띄엄 읽기 시작했다. << 심야식당 >> 은 요리 만화'이지만 허영만의 << 식객 >> 처럼 거창하지 않았다.

<< 식객 >> 이 " 최고의 예술(요리) " 를 찾아가는 모험이라면,  << 심야식당 >> 은 " 보통의 요리 " 를 보여주는 만화'다. 비유를 들자면 << 식객 >> 은 < 한식대첩 > 에 가깝고, << 심야식당 >> 은 < 집밥 백선생 > 에 가깝다. 심야식당이 밤 12시에 문을 열어 아침 6시면 문을 닫으니 이곳을 찾는 사람은 대부분 밤손님들이다. 그들은 남들 잘 때 일한다는 측면에서, " 나인 투 파이브 " 가 주류인 정상 가족의 구성원'은 아니다. 그들은 주류 이성애 가족 사회의 이방인'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집(가정) 없는 자'에 가깝다.  심야식당은 거창한 요리를 내놓지 않는다.  정해진 메뉴는 없다. 손님이 그때그때 먹고 싶은 것을 요구하면 식당에 구비된 식재료로 만들어 준다. 손님 또한 허름한 식당에서 호텔 요리'를 주문하지는 않는다. 집에서 흔히 먹는 요리가 대부분이다.

결국 이 만화가 관통하는 서정은 " 집밥에 대한 향수 " 다. 그런 점에서 칼자국이 있는 마스터는 " 엄마 " 다. < 마스터 > 는 엄마인 듯, 엄마 아닌, 엄마 같은 남자'다. 여기서 드는 의문. 집밥이 집(가정) 없는 자의 결핍을 메우기 위한 오브제'라면 : ㉠  주인공은 남자보다는 여자'가 요리를 해야 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지 않을까 ? ㉡ 왜 < 요리하는 남자 > 라는 문장은 자연스럽지만 < 음식 만드는 남자 > 라는 문장은 자연스럽지 않은 것일까 ? ㉢ 왜 남자가 주방에서 내놓은 결과물은 요리이고 여자가 부엌에서 내놓은 결과물은 음식'이 되는 것일까 ?  우선 이 만화는 어머니의 손맛'을 대표하는 집밥을 주제로 집 없이 떠도는,  엄마 없는 고아(들)을 위로한다.

 

여기서 마스터는 손님의 서사'에 끼어들어서 흥야항야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팔짱을 낀 채 묵묵히 듣고 요리를 내놓을 뿐이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아베 야로는 수다스러운 아줌마'가 아닌 과묵한 아저씨'를 마스터로 내세운다.  단골손님들이 이 식당에서 느끼는 편안함은 이중적이다. 그들은 엄마가 해 주는 요리를 그리워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엄마의 잔소리'는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모순적 태도가 반영된 캐릭터가 바로 " 마스터 " 다. 우리는 항상 어머니의 손맛으로 대표되는 집밥을 그리워하지만, 그 그리움에는 경제적 이득'이 내포되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식당에서 사 먹는 음식은 돈을 지불해야 되지만 집밥은 공짜'이니 말이다. 공짜는 다.... 맛있다.

 

남성 주류 시선의 집밥 찬양은 결국 여성의 가사 노동을 공짜로 인식하는 편협한 자세'가 낳은 판타지'이다. 여기서 남성 주류가 찬양하는 어머니는 < 아낌없이 주는 나무 > 다. 모성 신화에서 어머니는 어릴 때는 그늘이 되고, 그네가 되었다가, 결국에는 밑동을 잘라 그루터기가 되는 존재'다. 집밥 찬양도 이와 유사하다. 주류는 " 집밥 " 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가사 노동을 공짜라고 생각한다. 어머니, 혹은 어머니 같은 여자'는 항상 아낌없이 주는 존재이니 말이다. 만약에 당신이 아내(혹은 엄마)가 해 주는 한 끼'를 먹을 때마다 밖에서 사 먹는 음식과 동일한 가격을 지불해야 된다면, 여전히 < 닥치고 집밥 예찬 > 을 할 수 있을까 ? 오히려 잔소리가 늘어날 것이다. 집밥이 사랑과 정성이 담긴 음식'이라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집밥이 가사 노동의 결과라는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심야식당에서 만들어내는 요리는 집밥이지만 사실은 집 밖에서 먹는 식당 밥'이다. 도서관 모퉁이 테이블 의자에 앉아서 심야식당 1,2,3,4권을 내리 읽었다. 그리고 5권을 읽기 위해 다시 책장으로 향했다. 심야식당5권을 찾다가 불현듯 미야자마 갠지의 << 주문이 많은 요리점 >> 이 떠올랐다. 아, 그래. 주문이 많은 요리점'이란 동화가 참... 독특했지 ! 나는 < 심야식당 5 > 를 읽으려고 서고 앞에 섰다는 사실을 깜박하고 미야지마 겐지의 << 주문이 많은 요리점 >> 을 찾기 시작했다. 잠시 후, 나는 모퉁이 테이블 의자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 겐지와 겐이치로 >> 라는 소설집이었다.

이 소설집 b권에서도 " 주문이 많은 요리점 " 이라는 단편이 나온다. 이러다 보니 도서관에 가면 항상 엉뚱한 책만 읽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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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15 18: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히려 도서관이 의외로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서점에 팔리지 않는 절판된 책도 볼 수 있고요. 도서관에 가면 이 책을 읽어볼 거라고 미리 생각을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가방 안에는 엉뚱한 책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계획 독서를 별로 안 좋아해요. 마음에 드는 내용의 책이 보이는 대로 바로 읽는 편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6 03:31   좋아요 0 | URL
생뚱맞은 책 읽다 나오고는 하잖습니까. 그런 책을 읽을 때 의외로 재미있죠. 저는 도서관 가면 오히려 산만하더라고요. 책 읽다가도 다른 책 읽어볼까? 요런 생각을 자주 하고 말입니다.

samadhi(眞我) 2015-07-15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정말 눈이 휘둥그레지는 곳이죠. 그래서 한때 서점 주인이 되고 싶었는데
곰발님은 하나의 소재나 주제로 여러 편의 이야기를 써낼 줄 아는 게 대단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6 03:32   좋아요 0 | URL
서점 주인 되셨으면 망하셨을 듯... 요즘 서점 다 망하잖아요. 하긴, 옛날에는 동네마다 서점이 있고는 했는데 이제는 아예 사라진 듯합니다.

samadhi(眞我) 2015-07-16 03:33   좋아요 0 | URL
우리 부부 둘 다 각자 그 꿈을 갖고 있었는데 일찍 포기했죠. 그냥 작은 ˝바람˝ 같은 거였죠 뭐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6 03:58   좋아요 0 | URL
아니 이 시간에 안 주무시고 뭐하십니까. 저는 기상 시간이 3시입니다.

samadhi(眞我) 2015-07-16 09:37   좋아요 0 | URL
수면장애 중증이라서요 오늘도 3시간밖에 못 자고...

수다맨 2015-07-15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전에 ˝우동 한 그릇˝을 읽었는데, 역자의 후기에 따르면 이 글이 일본의 어느 청문회에서 낭독된 뒤로 유명해졌다고 하더군요. 질문자(응답자?)가 말할 차례였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미리 준비해온 동화를 읽었고, 동화를 다 읽고 나자 모든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무슨 다과회나 친목회도 아니고, 엄정한 질문과 명확한 대답이 오가야 할 자리에서 왜 저런 걸 읽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가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6 03:33   좋아요 0 | URL
청문회에서 나온 에피소드라 재미있는데요... ㅎㅎㅎㅎ. 이 동화는 워낙 유명해서 뭐 소개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도서관에서 자본을 읽다   





 

새것(new)은 낡은 것(old) 때문에 고통받는다

 

- 맑스, 자본론 서문 中

                                       너무 당연해서 멍청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 도서관에 가면 冊이 있다(많다). 冊을 읽기 위해 도서관에 간다. 하지만 꼭 읽어야 할 책을 읽기 위해 도서관에 가는 것은 아니다. 읽어야 할 책은 대부분 사서 읽으니까. 그러다 보니 목적 없이 도서관에 간다, 생각없이 코를 파는 것처럼 !  곰곰 생각하기 위해서 코를 파는 건 변태 같잖소.  그곳에서 21세기가 간절히 원했던 조용필이 그토록 싫어했다던 산기슭의 하이에나'가 된 나는 중뿔나게 이곳저곳 어슬렁거리게 된다. 인문학 코너에서 잠시, 철학 코너에서 잠시, 문학 코너에서도 잠시, 심지어는 정기간행물 앞에서도 쓸데없이 잡지나 뒤적거린다. 세상에나, 시바. 무슨 놈의 잡지가 이렇게나 다양하나 ? 나는 월간지 << 건강한 항문 >> 을 발견하는 순간 괄약근에 힘을 주었다. 대장항문학과에서 발간하는 잡지였다.

나 같은 치질 환자'에게는 더없이 좋은 유익한 정보가 가득한 잡지였다. 특히, 항문의 다양한 생김새를 그림으로 보여준 챕터는 압권이었다. 국화 무늬 항문, 배추 무늬 항문, 방동사니 무늬 항문. 아, 이토록 많은 항문 앞에서 나는 웃었다. 항문은 꽃이로구나. 앞으로 케겔 운동을 열심히 해서 멋진 괄약근으로 돌아오리라. 괄약근 꽉 조이며 주먹 불끈 쥐었다. 축 늘어진 배추 무늬를 도톰한 국화 무늬'로 새기기 위해서 말이다. 내가 앉아서 책은 읽지 않고 이 코너 저 코너 돌아다니다고 어두컴컴한 곳에서 결국 존 코너(맙소사, 도서관에서 미래의 지도자 존 코너를 만나게 되다니 !) 까지 만나게 된 주된 원인은 책이 많다 보니 무슨 책부터 골라야 할지 감이 안 오기 때문이다.

 

이 책도 한 번 찔러보고 저 책도 한 번 찔러보다 보면 어느 순간 아, 아아. 다 읽지도 못할 책, 찔러나 보는 수준에 그치게 된다.  도서관 책상 위에 읽을 책을 부랄산맥만큼 높이 쌓아두었지만 정독(精讀)하는 책은 거의 없을 뿐더러 완독(玩讀)하는 책도 별로 없다. 그러니까 도서관에서 읽는 책은 모두 1,3,5,7,9......  띄엄띄엄 읽는 수준에 그친다. 그때, 문득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간 생각. 도서관과 자본주의'는 서로 닮았다 ! 자본주의는 선택을 강요하는 시스템이다. 자본주의 체제 이전은 < 둘 중 하나 : 흰 고무신과 검정 고무신 > 를 고르면 되지만, 초기 자본주의는 < 열에 하나 : 흰 고무신, 검정 고무신, 비단 구두, 백구두, 하이힐.... > 를 고르는 시장이 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 백이면 백 >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리고 후기 자본주의 체제인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는 너무 많은 신발 앞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으로 발전했다. 물건이 많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일 것 같지만,

사실...... 물건이 많다는 것은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실패할 확률도 높다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상품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고른 상품이 반드시 마음에 든다는 보장은 없다. 같은 가격 대비, 더 근사한 신발을 발견하게 되면 후회가 몰려온다. 설령, 마음에 쏙드는 신발을 10% 세일 가격으로 샀다고 해도 다음날 90% 폭탄 세일하는 가게가 나타나면 만족은 후회'로 변한다. < 선택의 자유 > 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만족을 주는 게 아니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내가 도서관에 가서 책을 정독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까닭은 도서관에 있는 책이 모두 시시껄렁한 책이기 때문이 아니다.

너무 많은 책이 꽂힌 공간 안'에서 책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에 그렇다. 읽을 책은 많은데 하나만 읽어야 할 때 생기는 선택 장애'가 독서 행위'를 방해하게 된다. 결국에는 도서관을 나오면 책을 읽은 것도 아니고 읽지 않은 것도 아닌 상태가 된다. 자본주의라는, 세계화라는 시장경제'는 거대한 도서관'이다. 수천 켤레나 되는 신발 진열장 앞에서 우리는 감탄과 함께 이런 소리도 한다. 이런, 신발 !!! 풍요로운 사회라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사회'는 아니다. 세상의 수많은 신발이 당신을 불행하게 만든다. 세상에나, 이런 개같은 신발이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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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5-07-14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제 남편이 저더러 선택장애래요 ㅜㅜ 뭐 하나 고르려면 머리가 터질 것 같아요. 신경 안 쓰고 대충 사고 적당히 넘어가는 멋진 성격을 가졌다면 좋으련만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4 14:24   좋아요 0 | URL
저도 선택 장애`를 가지고 있씁니다. 그래서 아예.... 포기를.. 예를 들면 뭐 먹을까 ? 라고 할 때 선택에 따른 실망이 두려워 저는 무조건 타인에게 고르게 합니다... 훅훅,,,,

samadhi(眞我) 2015-07-14 14:25   좋아요 0 | URL
상대방에게 짐을 떠넘기는 거 옳지 않아요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4 14:2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네에. 후회하고 있습니다.
 

 

 

 

 







황교익과 백주부 :  집밥에 대한 환상


                                                           어머니는 다행스럽게도 음식 솜씨'가 형편없었다. 아무리 좋은 식재료로 요리'를 한다 해도 맛은 항상 평균 이하'였으니까. 으하.  나는 그 사실에.....       감사했다. 왜냐하면 집 밖에서 먹게 되는 음식'은 우리집 집밥 맛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았기 때문이었다. 만약에 어머니의 음식 솜씨'가 << 한식대첩 >> 에 나올 수준이었다면 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밥그릇 싹싹 비우는 게 미덕인 사회에서  집 밖에서 깨작깨작거리다가 밥을 남기면 까탈스러운 인간이란 소리 듣기 딱이니 말이다.  사람들은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자주 " 집밥 " 을 찬양한다. 그들은 무의식적으로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어머니와 중노동에 가까운 식당 아줌마'를 비교한다. 식당에서 나박나박 썬 무를 넣고 자박자박하게 조린 < 갈치조림 > 을 먹으면서 집밥을 찬양하다니 " 미틴 거 아니야 ? " 나는 사람들이 입에 침이 고이도록 칭찬하는 " 집밥 이야기 " 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겪은 경험으로 축소해서 말하자면 < 집밥 타령 > 은 여성보다는 남성이 주류였고, 도시 출신'보다는 시골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집밥 예찬'에는 " 어머니 손맛 " 이라는 해괴한 논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어머니 손맛이 맛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맛집 탐방 오락 프로에 등장하는 손님들이 내뱉는 말과 비슷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카메라 앞에서 " 그 옛날 어머니가 해주던 맛 " 이라고 강조했다. 정말 그럴까 ? 그들이 집밥과 밖에서 먹는 밥'을 분리하는 기준은 의외로 단순하다. 집밥은 어머니가 주체이지만 밖에서 먹는 밥은 아줌마가 주체이다. 여기에는 한국 특유의 << 어머니 찬양과 아줌마 경멸 >> 이 자리하고 있다. 그들이 보기에 밖에서 먹는 밥이 맛이 없는 이유는 사랑과 정성의 아이콘인 엄마가 아니라 아줌마가 음식을 한다는 데 있다.  " 옛날 어머니 손맛 " 이라는 해괴한 논리'는 대한민국 남성 중심 사고'가 낳은 착각'이다. 그들이 어머니를 호출하는 이유는 어머니'라는 존재가 " 보살핌의 아이콘 " 이라는 데 있다. 그 옛날 기억 속에 어머니는 자신을 보살피는 기계"다. 비오는 날 김치전이 먹고 싶다면 김치전을 뚝딱 내놓고, 비빔국수가 먹고 싶다고 말하면 먹음직스러운 비빔국수가 나온다. 하지만 이 기억 속에는 절차가 생략되어 있다. 한여름 불 앞에서 땀 흘리며 요리를 하는, 어머니의 무보수 노동 장면이 " 블랙 아웃 "  형태로 통편집된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 과정을 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또한 여기에는 집밥이 공짜'라는 인식도 자리하고 있다. 이 세상에 공짜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 공짜는 다, 맛있어요 !  남성 입장에서 보면 " 집밥 " 은 여러모로 환상적인 음식'이다. 그러다 보니 식당에만 가면 집밥 타령이다. 이제 집밥 타령은 그만했으면 싶다. 집밥에 침이 고이더라도 한여름, 불 앞에서 고생하는 아내(어머니)를 생각한다면, 경제적으로 그리 궁핍한 생활이 아니라면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외식'을 합시다. 집밥이 곧 사랑이라고 ?  글쎄, 정말 그럴까 ? 집밥은 아내 혹은 어머니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 집밥 타령을 하며 침이 고일 때, 누군가는 집밥 때문에 땀을 흘린다. 집밥은 사랑의 결실이며서 동시에 노동의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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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7-13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곰발님이 남자들에게 하는 말이라면 얼추 맞을 겁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곰발님 주관이 좀 강한 것도 같네요.
사실 식당 아주머니들을 비하해서가 아니라 식당 음식이 정말 별로 맛이 없어요.
물론 개중엔 시골 산중에 다 쓰러져 가는 허름한 식당의 음식맛이 의외로 맛있는 곳이 있기도 하죠.
하지만 드물고. 식당 반찬은 평준화된 뭔가가 있어요.
그럼 거의 안 먹거나 욕하면서 먹죠.
그럴 바엔 집밥이 훨씬 나요. 간 조절도 내 맘대로 할 수 있고. 위생도 보장할 수 있고.

백종원이 남자 게스트 4명과 함께 음식 만드는 거 그거 기획이 좋은 거 같아요.
남자들도 음식 만들어 먹어야 한다니까요. 마눌과 같이 만들어도 좋고
언젠가 혼자될 생각해서 자꾸 만들어야 해요.
덕분에 식당에 손님이 줄어도 할 수 없죠. 또 누가 압니까? 식당도 분발할지?
글구 식당 음식 꼭 아줌마가 한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남자 요리사가 하는지 누가 압니까?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4 06:26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전 메인에 집중하느라 반찬은 그닥 신경을 안 쓰는 편입니다.
제 혓바닥이 워낙 초딩 입맛이라... ㅎㅎㅎ.`
예를 들면 갈치조림이면 갈치조림만 신경 쓰지 감자 조림은 신경 안 쓴다는 .....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집밥을 어머니의 상징 정도로 여긴다는 거죠.
사실 집밥에는 여성 노동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사실을 아예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stella.K 2015-07-14 11:29   좋아요 0 | URL
ㅎㅎㅎ 곰발님 같은 분을 여자들이 좋아한다니깐요.
요리도 못하면서 입은 고급인 사람 여자의 입장에선 저격대상이죠.

그리고 진짜 제가 말은 저렇게 해도 집에서 음식 만들어 먹는 거 고역입니다.
시간도 많이들고, 재료 사 와야지, 다듬어야지, 씻어야지, 조리해야지...
우리 엄마 세대나 그걸 당연하게 여기지 제 세대만해도 죽음이어요.
엄마가 연로해짐에 따라 음식의 맛도 노쇄해지는 것 같긴한데 그렇다고
뭐라고 할 나이 많은 자식은 없죠.
평생을 엄마에 의해 먹고 살았고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네 엄마는 충분히 존경 받을만 해요.
그래서 식당은 더 많이 발전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전 제 세대에서 알약 하나만 먹고도 하루를 버틸 수 있는 그런 비타민제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어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4 11:29   좋아요 0 | URL
혼자 사는 사람은 사실.... 집밥 해먹는 게 비용이 더 듭니다. 4인 가족은 되어야지 집요리가 비용이 적게 들지
이게 잘못하면 배보다 배꼽이 큽니ㅏ.

stella.K 2015-07-14 11:32   좋아요 0 | URL
큭, 고쳐쓰는 사이 또 언제 댓글을...
제가 그러지 않았습니까? 제 댓글은 애프터 서비스가 필요하다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4 17:05   좋아요 0 | URL
마침 글 작성하고 있었는데 댓글이 보여서요.. ㅎㅎㅎ.

마립간 2015-07-14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햄버거에 대한 명상 http://blog.aladin.co.kr/749915104/7610352

제가 `햄버가에 대한 명상`에서 `fast food의 윤리적 문제는 무엇일까요`라고 댓글을 남겼었습니다.

당시의 제 질문은 ˝`fast food`와 `집밥에 대한 환상`을 통합할 수 있는 (윤리적) 원리가 무엇이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4 11:26   좋아요 0 | URL
집밥을 반드시 어머니`라는 코드와 연결시키려는 게 저는 촌스럽다 생각합니다. 집밥하면 사랑과 정성`을 뜻하는데. 정말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결혼만족도가 최저인 한국주부들이 집밥을 만들 때 사랑과 정성을 듬뿍 담아 만들까요 ? 궁금합니다.

마립간 2015-07-14 14:14   좋아요 0 | URL
파편적인 생각이는 한데,

1) 가사 담당자에게 사랑과 정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연상만 한다면 이는 정당한가?

가사무능력자인 유아, 노인을 제외하고 청장년 남녀의 가사분담이 요구된다면,
2) 경제적 분담도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에게 요구할 수 있는가?

3) 독신 남자가 집에서 혼자 대충 해 먹는 식사는 fast food보다 윤리적인가?

이런 질문들이 연상되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4 17:07   좋아요 0 | URL
남자들이 집에서 대충 먹는 것이나 페스트푸드나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대충 차린 음식은 대충 먹잖아요. ( 윤리적 문제는 잘 모르겠네요.. ㅎㅎ )

만화애니비평 2015-07-14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밖에서 먹는 것도 좋아합니다. 일부러 나가서 먹는 게 아니라 그냥 밖에서 먹고오는게 편하나,
단지 집에서 먹는건 호주머니가 가볍기 때문이라능..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4 11:27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제가 집밥 타령 하는 이유가 공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겁니다. ㅋㅋㅋㅋㅋ.

samadhi(眞我) 2015-07-14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들의 어머니 손맛은 왜곡된 기억도 있으리라 봅니다. 익숙함에 마비된 혀 일수도 있구요. 물론 정말 음식 잘 하는 엄마 일수도 있겠지만 모든 엄마가 음식을 잘 하는 건 아니니까요. 늘 먹던 거라 그 맛이 안 나면 ˝맛 없는 ˝ 음식인 게 아닐까. 저도 최근에 이걸 생각해보고 있었는데요.
저도 요릴 좋아하지만 한결같이 요리하고 싶지는 않고 죽어라 밥하기가 싫을 때가 대부분이어서 외식(배달음식 포함)을 곧잘 합니다. 물가가 너무 올라서 집밥이 옛날 집밥값이 아니에요. 산 것도 없는데 장보면 10만원이 훌쩍 넘어가요. 그래서 남편이 오히려 그냥 사먹자고 할 때가 많지요. 밖에서 먹으면 정말 후회할 때가 많은데요 차라리 내가 만드는게 100배 맛있겠다 싶을 때. 수도권에 살 때 정말 맛없는 가짜 맛집이 많아서 하는 수 없이 저도 요리를 시작한 거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4 14:28   좋아요 0 | URL
맛집으로 알려진 집은 대다수 맛집이 아니더군요..... 뭔가 속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블로그 맛집을 전혀 신뢰하지 않습니다.

samadhi(眞我) 2015-07-14 14:30   좋아요 0 | URL
그래서 오죽하면 입맛 까다로운 제가 맛집 블로그를 쓸까 하다가 구찮아서 말았습니다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4 17:07   좋아요 0 | URL
캬.. 그럼, 알라딘에서 맛집 블로그 함 여십시여..

samadhi(眞我) 2015-07-14 17:11   좋아요 0 | URL
그게 보통 손 많이 가는 작업이 아닌 듯해요. 음식 먹기 전에 사진 찍어 올려서(사진기도 없고 제 핸드폰-베가아이언- 카메라는 구리고 ㅠㅠ) 상호랑 주소 전화번호 지도까지 올려주어야 할테고 수도권에 몇 안 되는 괜찮은 집들 일부러 찾아가기도 그렇구요 ㅋㅋ그리고 아주 비싼 집은 주로 얻어먹어서 ㅋㄷ 열정이 없죠 뭐 20대만 되어도(?) 일부러 그런 짓(?) 할 텐데

기억의집 2015-07-18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여기서 덧붙이자면 저의 친정모는 그 옛날 어머니의 손맛이라고 떠들어 대는 사람들을 싫어해요. 그 옛날엔 지금과 같은 식재료가 없는데 무슨 옛날을 들먹이냐고! 먹을 게 없던 시대라 닭 한마리를 없는 양념에 고아도 맛이 있던 시대라 하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9 15:13   좋아요 0 | URL
배고픔의 맛이라고나 할까요. 옛날 통닭구이 옛날에 먹었을 때 그 환장할 맛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데 지금은 맛이 없어 안 먹습니다. 어머니 손맛은 가난의 맛인데 굳이 그 가난의 맛을 찬양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환상이죠. 가난한 맛, 어머니 손맛. 이런 것은 모두 가난한 맛입니다. 우리 동네 맛집으로 나온 집 보니깐 손님들이(말이 손님이지 아르바이트.. ) 옛날 어머니 손맛`이라며 칭찬하던 곳으 보니까 사람이 못 먹는 재료 써서 정지 당한 곳도 있더군요. 닭내장을 카아비트`로 담근 후 씻었더군요. 그집이 티븨 프로에 나올 때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어렸을 때 먹던 닭내장탕이라고..... 문 닫았습니다. 그 옛날 어머니 손맛을 재현했던 집 말이지요...
 
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개정판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수상한 그녀, 정희진



                                      "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 는 속담은 " 열에 아홉... " 이라는 관용구'보다 예측 확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과학적 사고에 의하면 전자는 확률이 1/10 이고 후자는 확률이 9/10 이니깐 말이다. 하지만 "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 에서 < 열 > 이 " 고양이들 " 을 지시하는 군집 명사'이고, < 하나 > 가 그 군집에 속하는 독립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 하나 > 와 < 열 > 은 계통과 계열이 모두 같은 한통속이기 때문에 고양이(단수)이 쥐를 잡는다면 고양이들(복수)도 쥐를 잡는다는 사실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 열 > 이 계통과 계열이 동일한 한통속으로 결속된 군집이 아닌 경우라면 사정이 다르다. 호랑이, 사자, 여우, 늑대, 삵, 하이에나 따위로 이루어진 " 열에 아홉 " 이 쥐를 잡아먹는다고 해서

나머지 < 하나 > 도 쥐를 잡는 짐승'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 하나가 " 쥐를 무서워하는 코끼리 " 라면 ?! 확률 < 1/10 > 이 < 9/10 > 보다 정확할 수 있다. 내게는 윤대녕 소설이 그렇다. 신경숙은 윤대녕 소설을 두고 " 내밀하고 매혹적이다......  윤대녕스러운 것에 이미 얼마간 중독이 되어 있는 이들에게 중독자가 되길 잘했다는 은근한 기쁨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 라는 출판사 띠지 광고용 덕담을 선물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 윤대녕스러움 > 은 < 윤대녕 스타일 > 이 아니라 < 게으른 자기 표절 > 에 불과했다. 낯선 남자와 낯선 여자가 낯선 장소에서 만나 관계를 맺는, 여성을 남성의 외로움을 해결해주는 캐릭터로 인식하는 진부함에 넌더리가 났다. 윤대녕 소설에서 낯선 여자는 권태에 빠진 남자에게 " 박카스 " 같은 존재다, 오.... 자양강장제'시여 !  

이 서사가 반복되다 보니 "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 수준을 벗어나 " 안 봐도 뻔히 아는 "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더군다나 여성이 어머니를 닮아서 모성애의 부재를 자극할 때는 할 말을 잃는다. 이 뻔한 클리셰를 그는 왜 매번 반복하는 것일까 ?  윤대녕의 << 관광버스 소설 >> 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그는 소설가'라는 직업 대신 여행사나 차렸어야 했다. << 페미니즘의 도전 >> 에서 정희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이제까지 여성은 남성의 외로움을 해결해주는 사람들이었지, 자신의 외로움을 표현할 수 있는 주체가 아니었다. ( 89쪽 ) " 거칠게 말하자면 한국 사회에서 유통되는 < 모성애 신화 > 는 불알후드(brotherhood)가 여성을 착취하기 위해 만든 서사다. 왜냐하면 < 어머니 > 라는 단어에는 " 자기 희생 " 이라는 사회적 함의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코미디 영화 << 수상한 그녀 >> 에서 스무 살 꽃처녀인 오두리로 변신한 오말순은 손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 회춘의 맛 " 을 포기한다.  그녀는 스무 살 처녀를 포기하고 칠순 노모로 돌아온다. 처음부터 이 영화는 모성의 자기 희생을 전제로 한다.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 우리는 "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 " 라는 통속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배우고 자라서, 이 문장이 가지고 있는 폭력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 약하다 > 와 < 강하다 > 라는 형용사는 < 불완전하다 > 와 < 완전하다 > 를 에둘러 표현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에서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은 " 하자 있는 여자 " 다. 그렇다고 해서 불알후드가 결혼한 여자를 무조건 찬양하는 것은 아니다. 불알후드는 자신에게 필요할 때만 어머니를 호명할 뿐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뭉뚱그려서 < 아줌마 > 라고 부른다. 아줌마'라는 단어가 " 아주머니 " 를 낮추어 부르는 소리이니, 계급 강등'인 셈이다. 이처럼 어머니 찬양과 아줌마 경멸'은 한국 남성이 여성을 바라보는 이중적 잣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결혼한 여자'를 높여 부르는 < 여사 > 라는 단어도 조롱으로 사용되니, 여성 입장에서는 이 " 불알후드의 시발스러움 " 을 마땅히 하소연할 데가 없다. 여성이 외치는 메아리'는 태백산맥보다 높다는 부랄산맥 앞에서 산산이 부서진다. 태산이 높다 하되 부랄보다 높을쏘냐. 아, 부랄... 산맥 ! 정희진이 지적한 대로

" 우리가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말은 백인, 남성, 중산층, 성인, 비장애인, 이성애자, 서울 사는 사람의 시각에서 구성된 것이다. 중립적인 말.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 같은 책, 72쪽 ) "

​좋은 예가 < 유관순 누나 > 다. 어느 누구도, 심지어 여성인 경우에도 유관순은 " 유관순 누나 " 이지 " 유관순 언니 " 가 아니다. 이러한 예는 무수히 많다. 미혼녀라는 말은 있지만 미혼부라는 말은 없다, 여성 상위라는 말은 있지만 남성 상위라는 말은 없다, 정숙한 여성이라는 표현은 있지만 정숙한 남성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 없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사실은 차별적인 언어 습관인 셈이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언어'는 대한민국 50대 중산층 성인 남성의 목소리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한국어는 남성 언어'이지 여성 언어'가 아니다.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 오양 비디오 >> 와 << 백양 비디오 >> 에서 주목할 점은 " ~ 양(孃) " 이라는 호칭의 사용'이다. 왜 언론은 가치 중립적인 " ~ 씨(氏) " 를 사용하지 않고 성별을 분명히 알 수 있는 호칭인 " ~ 양 " 을 사용했을까 ?

< ~ 양 > 이라는 호칭이 miss라는 뜻으로 통용된다는 점에서 가치 중립적이어야 할 언론이 오히려 앞장서서 대중의 포르노적 상상을 자극했다. 불 난 데 신나 뿌린 꼴이라고나 할까 ?  내가 아는 한, 이러한 지적을 한 지식인'은 아무도 없었다. 그 사실'은 한국 지식인 사회조차 남성 언어의 폭력성에 무감각하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였다. 부자가 행복한 사회보다 가난한 사람이 행복한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이고 비장애인이 행복한 사회보다 장애인이 행복한 사회가 더 건강한 사회'다. 마찬가지로 남성이 행복한 사회보다 여성이 행복한 사회가 보다 더 건강한 사회'에 속한다. 영화 << 수상한 그녀 >> 는 여성을 공에 비유하는 장면이 나온다. 10대는 농구공이다. 농구공을 잡기 위해 수컷들이 벌떼처럼 달려든다.

20대는 럭비공이다. 마찬가지로 수컷들이 개떼처럼 달려든다. 농구공과는 달리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이다. 하지만 30대는 탁구공으로 추락한다. 탁구공을 쫒는 벌떼와 개떼는 없다. 40대는 골프공이다. 잡으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멀리 쳐낸다. 그리고 50대는 피구공이다. 보면 피해 다닌다. 이 자조섞인 농담은 한국 사회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가 나쁜 점은 이러한 태도를 긍정한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어머니'는 어느 공에 비유해야 하는지 말이다. 피구공 ? 골프공 ?! 탁구공 ?!! 프란츠 파농은 " 흑인은 백인의 타자이면서 동시에 흑인의 타자 " 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여성 또한 남성의 타자이면서 동시에 여성의 타자'이다. 이 견고한 벽부터 깨야 한다.

그렇기에 정희진의 << 페미니즘의 도전 >> 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에서 정희진은 남성에게 이해를 촉구한다기보다는 여성에서 연대를 제안한다. 시작은 손을 잡는 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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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OKU 2015-07-1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나온 저서 <정희진처럼 읽기>도 옆에 갖다 두고 읽습니다. 읽을 때마다 뭔가 반성하게 되고 나름 생각을 좀 하고 산다고 해도 이분의 사유 앞에 서면 조야해지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3 17:17   좋아요 0 | URL
정희진처럼 일기도 함 읽어보아야 겠씁니다.
 

 

 

 


밥풀과 밥풀때기

                                나는 남보다는 책을 많이 읽는 편().   " ~ 이(었)다 " 라는 표기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 내 " 다독의 경험 " 은 현재형'이 아닌 과거형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시대와 불화하는 성격이기에 티븨 매체와 당대의 유행에 호감이 없던 터라 술 마시고 노래하는 것 이외에는 취미 생활이 없어서 책과 영화를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꼴에 성격은 레트로 지향적 이어서 주로 고전을 읽거나 고전을 보았다. 곰곰 생각하니 내가 책을 사는  데 투자한 비용은 대략 5,000만 원 정도. 여기에 책 한 권 읽는데 6시간 정도 소모된다고 했을 때 독서하는 시간 대신 부업으로 곰 인형 눈깔을 붙이는 일을 했다고 가정하면 : 1억( 책 산 돈을 저축 + 부업으로 번 돈) 정도는 저축하지 않았을까 ?

​그 돈으로 근사한 외제차 하나 사서 , ! 홍콩 가자 !! ” 라고 외치지 않았을까 ? 아니면 그 종잣돈으로 사업을 해서 배, 배배배배배벤츠 타고 루, 루루루루루룸살롱에서 양주 마시며 쌀밥에 괴깃국 먹지 않았을까 ? 아, 아아. 이렇듯 가정법은 허무맹랑한 서사'일 뿐이로구나. 책 한 권에서 지혜 하나를 건질 수 있다면, 나는 대략 5000개 정도의 지혜를 득템하여 간달프 같은 지혜의 어르신이 될 법도 하지만, 이상하게 어느 순간부터 책을 읽을수록 지혜 하나를 얻는 게 아니라 지혜를 와장창 잃어버리게 되었다. " 지혜가 뭐예염 ? " 뒤늦은 후회이지만 다독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깊이 읽기에 실패하다 보니 어쭙잖은 똥고집만 남아서 사람들에게 흥야항야하기 일쑤였다. 다독의 피해는 오독이었다.

내가 읽은 책 가운데 팔 할은 오독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읽었던 책을 다시 읽자 결심했다. 발췌독이 아닌 정독으로 말이다. 비록 5000개의 지혜를 얻는 데에는 실패했으나 소득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 사랑 > 은 사랑을 나누는 행위 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나누는 행위 에 있었다. < 오병이어의 기적 > 도 알고 보면 노동을 나누는 행위'다. 빵 다섯 덩어리와 물고기 두 마리'는 일을 해서 번 재화이니, 이것을 이웃과 나눈다는 것은 결국 노동을 나누는 행위'다. 예수가 말하는 < 사랑 > 은 받는 것도 아니고 주는 것도 아니다. 노동을 나누는 것이다. 나는 이 단순한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사랑을 나누는 행위는 사랑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였다. 그것은 고상한 문학적 표현이었을 뿐, 성욕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조건 없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동을 나누는 것. 페미니즘을 이론적으로 배운 사람은 양성평등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진다. 페미니즘 이론은 남녀 간 권력의 분배에 방점을 찍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노동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양성평등을 위한 지름길이라는 평범한 진실에는 어두웠다. 양성평등은 책을 통해서 배우지 말고 싱크대 앞에서 배워야 한다. 한여름 불 옆에서 요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 여자라고 해서 모두 요리에 일가견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지나가는 민들레나 딱정벌레에게 줘야 한다는 점.

" 너도 힘드냐? 나도 힘들다! " 라고 말하기에 앞서 " 나도 힘드니 너도 힘들겠구나 ! " 라는 말의 온도와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것. 그래서 내가 가진 노동을 당신을 위해 써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싱크대 앞에 서면 사랑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집회에 참석해서 함께 물대포를 맞으며 연대하는 방식도 노동을 나누는 행위. 내 노동의 힘듦을 이해하면 당신의 밥그릇이 소중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내 밥그릇만 움켜쥐면 밥그릇 타령만 하게 된다. 김훈처럼 말이다. 노동을 나눈다는 것은 연대하는 행위와 동일하다. 연대는 한 덩어리가 되기 위해 힘을 나누는 행위'이다. 노동자는 노동의 힘으로 먹고 사는 족속이다. 그들은 대다수이지만 가장 낮은 계급에 속한다. 뭉쳐야 힘을 얻을 수 있다.  

오늘 7,000원짜리 밥을 먹으면서 한 끼 끼니도 되지 않는 최저임금 6030원을 생각하니 입맛이 떨어졌다. 대기업 곳간은 차고 넘치는데, 동전 몇 닢 올리면 경제가 망한다고 하는 그들의 공갈을 들을 때마다 어처구니가 없다.  < 밥풀 > < 밥풀때기 > 는 모두 밥알 이라는 동일한 뜻을 지시하지만또 ​그와는 사뭇 다르다.  왜냐하면 “ - 때기 는 비하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기 때문이다. 배때기, 귀때기, 볼때기, 이불때기처럼 말이다. 밥상머리에서 부모들은 < 밥풀 > 흘리지 말라고 가르치지만 < 밥풀때기 > 흘리지 말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밥풀때기는 이미 땅바닥에 떨어져 더러워진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밥풀은  생명의 근본이지만 밥풀때기는 쓸모없는 것이다. 밥풀(밥알)이 밥풀때기가 되지 않고 밥이 되기 위해서는 내 옆에 있는 밥풀과 연대해야 한다.

연대하기 위해서는 손을 붙잡아야 한다. 이 또한 노동을 나누는 행위가 아닐까 ? 따순 밥 한 그릇,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는 시대인 것 같다. 진보인 척하는 진보는 팔 할이 " 입 진보(입만 살아서 나불거린다는 의미) " 다. 입으로는 양성평등을 외치지만 실천은 전무하다.  점잔 빼고 쓴 글이라 오글거리는 감은 있다내 식대로 말하자면 시바 !   밥알, 목구멍에 걸리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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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07-10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진 글입니다. 그간의 다독이 충분히 빛을 발하시는것 같은데요?^^ 사랑은 `노동을 나누는 행위`다. 나도 힘드니 너도 힘들겠구나.. 밥풀이 밥풀때기가 되지 않도록 연대하는 일.. 꼭 기억할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0 14:51   좋아요 0 | URL
한국인이 밥풀처럼 딱 달라붙었다면 더 좋은 세상이 되었을 터인데..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보면... 뭐, 지랄이 풍년이죠.

stella.K 2015-07-1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마지막 말 진짜... 반전이라고 할 수도 없고.ㅋㅋㅋ
곰발님 이런 글 보면 참 교주 같습니다.ㅋㅋ

요즘 울엄마가 좀 몸이 안 좋으신데 그러고나니까 꼭 양성평등주의자가 된 것 같습니다.
평소 양반노릇만 하다 걸레 빨아 집안 청소하고, 저녁 먹으려 음식하면 나와서 같이 뭐 하나라도 거들고.
음식물 쓰레기도 척척 갔다 버리고.
속으로 혼자 살아도 제 앞가림은 하고 살지는 않겠구나 싶다가도 이게 식구가 있으니까
이렇게 하지 지혼자 살면 이렇게 살까 싶기도 하더군요.
여자나 남자나 혼자 살게 될 것을 대비해서 미리 길들여 놓는 것도 필요하겠다 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0 14:50   좋아요 0 | URL
쓰고 보니 말투가 꼰대 같잖아요. 흥건한 욕지거리 한 번 때려야 시원한 맛도 있고요..ㅎㅎㅎ
그렇습니다.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준비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언젠가 인간은 혼자가 되니깐 말입니다.

stella.K 2015-07-10 15:37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니까 내 말은 동생 얘기었는데
제가 개떡 같이 말해도 곰발님은 찰떡 같이 알아 들으시네요.
저의 글은 꼭 애프터 서비스가 필요하죠.ㅋ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0 15:27   좋아요 0 | URL
남동생 얘기였군요. 후후....
제 별명이 찰떡입니다...

마립간 2015-07-10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래서 이번 제가 포함된 양성 평등 논란의 가장 큰 수혜자는 제 안해라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0 14:49   좋아요 0 | URL
실천에 옮기시는군요. 부부끼리 양성평등 관련 책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samadhi(眞我) 2015-07-10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유부남의 말, `결혼 전엔... ˝좋았지˝` 라는 말이 인터넷에 떠돌았는데요 이걸 요즘 남편이 자주 써먹어요. 제가 아무것도 안 하고 부려만 먹어서 ㅋㅋ 결혼이야말로 노동을 나누는 관계인 것 같습니다. 게으르면 결혼도 하지 말아야 할 듯해요 ㅋㄷ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0 14:47   좋아요 0 | URL
결혼은 사랑을 나누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게 아니라 노동을 나누는 것을 전제로 결혼을 해야 합니다. 사랑을 나누는 것을 전제로 결혼하게 되면 밤낮없이 섹스만 하다 결국 지치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samadhi(眞我) 2015-07-10 14:48   좋아요 1 | URL
그래서 사람들이 결혼생활에 많이들 실패하는게 아닐까 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0 14:53   좋아요 0 | URL
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육아를 모두 여성이 전담하다 보면 나중에는 폴발할 것 같기도 합니다. 옛날에 비디오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어느 회사원은 날마다 영화 한두 편씩 보고 가길래 물었더니 집에 아이가 셋이랍니다. 고만고만한 아이들... 시끄러워서 아예 일 일찍 끝나면 이렇게 영화 보고 늦게 들어간다고.... 그 순간, 그 사람 아내는 참 외롭겠구나... 그 생각이 들더군요.

samadhi(眞我) 2015-07-10 14:57   좋아요 0 | URL
아주 보수적인 제 선배같은 사람이군요. 농부-전통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집단-의 아들이며 보수의 정점(?)을 달리는 일본에서 유학하고 일까지 하다 귀국한 그 선배가 딱 그래요. 제가 볼 때마다 갈구지만 자기가 심하게 데어보지 않으면 바뀌지 않겠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0 15:28   좋아요 0 | URL
농부의 아들에 일본 유학이라... 여기에 직업이 공무원이면 딱이겠군요.... 덧대자면 대구 출신이면 더할 나위없게씁니다.

samadhi(眞我) 2015-07-10 15:31   좋아요 0 | URL
직업은 그냥 회사원이고 출장이 잦아 자유로운 편이죠. 그나마 다행인 건 제가 가끔 만나준다는 거죠. ㅋㅋ 제가 정기적으로 갈궈주고 양서(?)를 권해주면 신나게 읽고 저와 토론하고 싶어해요. 출신지는 남도구요. 고담시는 아닙니다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1 08:15   좋아요 0 | URL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왜 대구를 고담이라고 부른답니까 ?

samadhi(眞我) 2015-07-11 08:22   좋아요 0 | URL
베트맨에 나오는 악의 도시이름이 고담 이거든요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1 09:39   좋아요 0 | URL
네네.. 그건 아는데 왜 고담이 대구가 된 거냔 말이죠.

samadhi(眞我) 2015-07-11 09:44   좋아요 0 | URL
선거 때마다 1번만 찍는 우리가 남이가 새똥밭이잖아요.

수다맨 2015-07-10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소진이 어느 책에서 정처 없고 박해 받는 부랑민들을 일러서 `밥풀떼기`라고 했던 게 생각나네요.
조금 유식한 사람들-그러니까 진은영 같은 사람들ㅡ은`서발턴(하위주체)`이나 `호모 사케르(벌거벗은 생명)`와 같은 표현을 즐겨 쓰는 듯한데, 저로서는 밥풀떼기라는 표현이 훨씬 더 실감과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0 21:57   좋아요 0 | URL
최저임금`보다는 밥풀-머니 어떻습니까 ? 밥full로 사먹을 수 있는 임금 말입니다. 한 끼 점심값이 7000원인데 아니 개새끼들 6000원 으로 책정하는 게 맞는 소리입니까 ? 복지가 전무한 상태에서의 밥풀머니는 결국 복지의 최전선인데.... 오이시디국 가운데 최저임금은 한국이 가장 낮죠. 거의 1/2수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0 22:02   좋아요 0 | URL
한심한 거죠. 서발턴이라고 쓰면서 생색내려는 속물근성. 홍대 두리, 쌍용 자동차 사태를 근심하면서 정작 그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먹물 용어`로 도배를 해 버리는......... 가난한 자를 찍은 사진집에 몇 십만 원에 파는 것과 비슷한..... 아마, 진은영 씨도 창비 편집위원인가 하죠 ? 아닌가 ? 아니면.... 문지인가 아마 그럴 겁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문동에 아주 처음에는 비공개 맞짱 토론 기세등등 외치다가 3자의 토론회에 참석하라고 하니 정작 문동과 창비 편집위원들은 통째로 거부를 하는 시츄에이션을 보이시더군요....

cyrus 2015-07-10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없는 댓글이지만, ‘밥풀때기’하니까 김정식이 생각났어요. 곰발님의 나이라면 쇼 비디오 자키의 ‘도시의 천사들’ 코너를 잘 아실 겁니다. 밥풀때기,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0 21:58   좋아요 0 | URL
김정식 살아는 있는 겁니까 ? 한참 생각하다가.. 아, 김정식 하게 되네요... 어디서 목사 되었다는 소리도 얼핏 들은 것 같기는 합니다.

yamoo 2015-07-11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곰발님은 이사하셔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시는군요!
7천원짜리 밥은 혼자서 먹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혼자서 먹는 밥은 거의 3-4천원에서 해결하거든요~
그럴때마다 목구멍에 밥넘어가는 느낌을 새록새록 되새깁니다~ 이 느낌을 되개기기위해 난 돈을 번다구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7-12 07:46   좋아요 0 | URL
패션니스트 야무 님, 5000원짜리 밥은 봤어도 3,4000워짜리 밥은 거의 못봤는데.... 하긴, 4000원짜리 밥이나 7000원짜리 밥이나 다 비슷하더라고요... 차이점을 별로.. 아 맞다. 시장 안에 백반집 하나 있는데 이곳 밥이 3000원입니다. 맛있어요..

yamoo 2015-07-13 11:50   좋아요 0 | URL
종각역 유명한 분식점 찌개류가 3천원 균일가 입니다. 맛도 괜찮고 좋습니다. 종로에서 가장 싼 집이라 점심시간에 북적입니다..ㅋ 그리고 편의점 도시락은 거의가 2500-4000원 사이입니다~ㅎ